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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프리뷰] ‘더 헌트’ 전염병 같은 마녀사냥… 성폭행범으로 몰린 남자

    [영화 프리뷰] ‘더 헌트’ 전염병 같은 마녀사냥… 성폭행범으로 몰린 남자

    유치원 교사 루카스는 이혼을 하고 고향에 내려온다. 퇴근하면 친구들과 어울려 술도 한잔하고, 유치원 동료와 연애도 시작한다. 무엇보다 아들 마커스를 데려와 함께 살 날만을 고대한다. 어느 날 친구 테오의 딸 클라라가 유치원 원장에게 거짓말을 던지면서 악몽이 시작된다. “루카스 선생님이 싫어요. 선생님은 고추가 있어요. 뻣뻣하게 서 있었어요.” 원장은 클라라의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 루카스가 성폭력을 휘둘렀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다른 유치원생 몇몇도 루카스에게 당했다고 진술한다. 학부모들은 모두 루카스의 친구들. 하지만 그의 결백을 믿어 주지 않는다. 토마스 빈테르베르 감독의 ‘더 헌트’는 어처구니없게 누명을 쓴 사내가 공동체의 광기 어린 폭력에 맞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과정을 다뤘다. 시작은 정말 미약하다. 유치원 선생님을 좋아하던 소녀가 장난처럼 입술을 맞춘다. 선생님은 ‘입술 뽀뽀는 아빠, 엄마하고만 하는 것’이라고 타이른다. 하지만 웬걸. 사랑(?)이 증오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다. 소녀의 거짓말은 전염병처럼 온 마을로 퍼진다. 하루 전만 해도 절친처럼 굴더니 자신의 아이들이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생면부지의 타인보다 더 무섭다. 경찰에서 무혐의 처리를 받지만, 이미 어린이 성폭행범이란 낙인이 찍혔다. 상점에서 출입을 금지당하고, 유리창으로 돌덩어리가 날아든다. 마녀사냥이나 집단 히스테리, 개인에 대한 집단의 폭력은 인류 역사를 통해 끊임없이 반복됐다. 학교 내 왕따 문제와 연애인의 잇단 자살을 부추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익명성에 기댄 악성 댓글 또한 마녀사냥의 21세기 버전이다. “‘더 헌트’는 우리가 살고 있는 거대한 세계를 하나의 작은 마을로 축소한 것”이란 감독의 설명도 궤를 같이한다. 10여년 전 덴마크의 저명한 아동학자와 빈테르베르 감독의 만남에서 비롯된 ‘더 헌트’는 완벽한 시나리오와 최고의 배우가 만나면서 관객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감독은 영화를 지켜보는 우리 또한 루카스에게 돌을 던지는 그들 중 하나는 아닌지를 묻고 있다. ‘더 헌트’로 지난해 제65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마스 미켈센의 연기는 발군이다. 당황하고 억울한 마음에서 출발해 분노로 폭발하고, 끝내 용서하기까지 루카스의 심리 변화를 차곡차곡 덧칠해 나간다. ‘007 카지노로얄’(2006)의 악당 르시프로 각인된 날카롭고 강인한 이미지와는 또 달랐다. 1995년 테크놀로지에 경도된 상업영화의 위기를 경고하면서 라르스 본 트리에르 감독과 함께 ‘도그마 95 선언문’을 발표했던 빈테르베르의 연출력도 한껏 물이 올랐다. 본 트리에르 감독이 최근 들어 ‘안티크라이스트’(2009), ‘멜랑콜리아’(2011) 등 난해하고 논쟁적인 영화들을 쏟아낸 반면 빈테르베르는 현실 사회의 운동가로 돌아온 느낌이다. 24일 개봉.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민주, PK 쓴소리에 ‘사죄 3拜’

    민주, PK 쓴소리에 ‘사죄 3拜’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부산·경남(PK)을 찾았다. 전날 광주·전남에 이어 두 번째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 차원에서다. PK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야풍(野風)이 불었던 만큼 아쉬움이 더 큰 지역이다. 대선 이후 잇따른 노동자의 자살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계의 ‘쓴소리’도 경청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부산 영도구의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씨의 빈소와 천막 농성장을 찾아 노조 관계자들에게 호된 질책을 들었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노동자가 죽어가기까지 정치권에서 과연 무얼 했는가. 정리해고, 비정규직법, 복수노조법 여야가 다 합의했다”면서 “빈소에 어떤 마음으로 오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죽음에 책임져라. 309일을 왜 크레인에 있어야 되고 35살 젊은이가 왜 죽어야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참담한 심정이다.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서럽고 괴로운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정치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현장을 보면서 회한과 반성, 참회의 생각을 갖게 된다”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 비대위는 창원 경남도당에서 두 번째 비대위 회의를 갖고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정신은 어디로 갔는지, 남은 우리는 친노니 비노니 반노니 이렇게 싸우고 있다. 죄송하다. 저희가 잘못했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지금부터 뼈를 깎는 자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비대위원들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비대위원들은 또 부산 민주화항쟁의 성지인 부산민주공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사죄의 ‘3배’를 올렸다. 이들은 부산 민중항쟁 기념사업회와의 간담회에서도 ‘쓴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선 수개표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당 지지자를 ‘행사 진행에 방해가 된다’며 기념사업회와의 간담회장에 못 들어가게 막아 국민의 쓴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기도 했다. 창원·부산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왜 국민안전인가?

    [김일수 樂山樂水] 왜 국민안전인가?

    한 열흘 전, 한 신문기사가 필자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전제조건은 안전사회를 확립하는 일이라 강조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섬기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경영목표도 ‘국민안전·사회통합을 추구하는 형사정책 연구기관’이기 때문이었을까. 이렇듯 안전모드는 어느새 다양한 정책전문가들의 눈에 우리 시대의 정신을 읽는 코드가 되었다는 느낌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생산과 시장의 글로벌화와 국제화, 노동시장과 사회적 관계의 유연화, 국가기능의 민영화, 포드주의에 지향된 복지국가가 약속했던 정책의 변화, 포스트모던 시대의 심화와 함께 전통적 결속감과 보편적 공동체정신의 해체 그리고 고도의 개인주의화와 다원화로 인해 사회적 불안정이 증폭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과정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고, 도처에서 체감정도만 다를 뿐 계속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두 차례에 걸친 경제위기와 금융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한 저력을 확증하긴 했지만, 그로 인해 사회 주변영역으로 내몰린 취약계층의 증가와 사회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의 간극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것이 지난번 대선의 투표성향에서도 드러났다. 문제는 외적 불안요인이 내면세계의 불안으로 파고들고, 이 같은 불안의 순환구조가 해소되지 않은 채 정체에 빠지면 내면세계의 불안감은 자살 아니면 분노와 같은 극단적 행동으로 분출되기 쉽다는 점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공동체의 평화롭고 안전한 삶의 지평을 열어 나가는 프로젝트가 바로 오늘날 안전국가·안전사회의 이념이다. 왜 개인의 자유가 아니고 안전이며, 왜 시장의 효율성이 아니고 안전인가? 경제적 변혁과 국가기능의 변화 등을 포괄하는 거시적인 사회변화가 이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만 놓고 보더라도 산업화시대의 지표는 성장과 완전고용이었다. 최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면서 우리는 어느새 행복과 안전을 추구하기에 이르렀다. 안전은 후기현대사회의 국가적 정책에서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모든 어젠다 중에서 우선순위를 점한 필수의 문제이다. 단순한 행복추구의 수단이 아니라 행복 그 자체와 동일시하는 단계에 와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정착으로 이제 시민의식은 국가의 신화화나 권력의 폭군화를 염려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국가가 국민의 자유보장보다 국민의 안전과 보호에 더 신경 써 주길 기대하는 추세이다. 여기에서 개인의 안전과 사회의 안전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사회적 불안의 확산은 안전지향정책의 큰 장애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새로운 위험요인들은 사회 도처에 깔려 있고, 그러한 위험요인들을 국가가 우선적으로 잘 관리함으로써 생활의 안전을 확보해 주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박 당선인의 정책 프로그램 속에는 안전사회의 프로그램 일부가 제시되고 있다. 성폭력·가정파괴·학교폭력·불량식품을 4대 악으로 상정하고, 이를 근절시켜 사회안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한 주요대책으로 합동성범죄전담반 설치, 범죄예방을 위한 안전시설 확충, 범죄피해자 지원 확대, 범죄취약계층을 위한 경찰력 대폭 증원, 식품안전정보망 구축과 식품표시제 확대 등이 구상될 전망이다. 안전지향적 형사정책은 더 많은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고전적인 범죄 진압 모델에서 예방모델로, 폐쇄적인 사회통제모델에서 개방적인 사회통합모델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단계에 와 있다. 위험이나 재난으로부터 더 심각한 사회적 트라우마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이미 발생한 위험이나 재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더 나아가 아픈 경험을 벗어나 일상의 평온을 회복하는 자발적 복원능력을 촉진시키는 통합적인 안전정책 수립도 필요하다. 어느새 우리는 웰빙보다 힐링을 자주 이야기하는 상황에 접어들지 않았는가.
  • [경제 프리즘] 지점장 죽음 부른 은행들 실적 옥죄기

    [경제 프리즘] 지점장 죽음 부른 은행들 실적 옥죄기

    지난 14일 한 시중은행 철원지점장 이모(53)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지점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의정부 지역 본부 ‘업무추진역’으로 대기 발령받자 괴로워하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으로 후선 배치되면 개인별로 각종 여·수신, 신용카드 영업을 통해 일정한 실적을 내야만 현업으로 복귀할 수 있다. 연봉이 20~30% 깎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실상 ‘퇴출’로 받아들여져 심적 부담감이 크다. 은행 지점장을 자살로 내몬 은행들의 실적 옥죄기는 특정은행만의 일이 아니다. ‘뺏고 뺏기는’ 실적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은행별로 각종 지표를 활용해 지점장을 평가한다. 점수가 낮으면 후선 배치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투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2년 실적을 종합해 실적이 저조한 지점장의 10%가량을 후선 배치하는 것이다. 올해 후선 배치된 지점장은 모두 83명이다. 신한은행은 업적평가를 통해 지점장을 1~5등급으로 ‘서열화’한다. 5등급을 받고도 실적을 내지 못하면 각종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준다. 하나은행은 지점장별로 전년 실적과 영업소 상황 등을 고려해 목표를 부여한 뒤 여러 차례 도달하지 못하면 후선 배치한다. 이럴 경우 개인이 영업에 뛰어들어 실적을 내야 한다. 혹은 지점장 자리에서 강등돼 일반 직원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우리은행은 ‘삼진아웃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상·하반기로 나뉘는 실적 평가에서 하위권 점수를 세 번 받으면 후선 배치된다. 대출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부실규모가 큰 지점장이 주로 낮은 평가를 받는다. 대출의 경우 지점에서 임의로 기업의 신용등급을 수정해 부실여신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듯 명백한 잘못이 드러나면 곧바로 후선 배치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본인이 취급한 부실여신을 회수하거나 연체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한 지점장은 “인사평가철이 되면 불면증이 생길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은행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강변한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지점장 입장에서는 실적 스트레스가 엄청나겠지만, 은행 차원에서는 자산 건전성 관리와 시장점유율 유지 등을 위해 지점장 성과 평가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텃밭 광주, 野 민생투어에서 제대로 ‘회초리’ 들었다는데…

    텃밭 광주, 野 민생투어에서 제대로 ‘회초리’ 들었다는데…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5일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의 첫 일정으로 호남 지역을 찾았다. 민주당을 지지해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쓴소리를 듣고 당을 ‘재건축’하는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예상대로 혼쭐이 났다. 민주당 비대위원들과 지역 의원 50여명은 5·18 민주묘지를 먼저 찾아 헌화, 참배했다. 이어 ´광주전남 시도민께 드리는 삼배’를 올렸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를 지고 말았다. 열화와 같은 광주시민들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며 “살려달라,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텃밭’으로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냉담한 기운이 느껴졌다. 비대위원들의 첫 방문지였던 광주 YMCA 간담회에는 당의 원로들과 당원들 외에 시민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마저도 전체 100석 자리 가운데 30여명도 채 안 되는 인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를 ‘봇물’ 터진 듯 쏟아냈다. 송희성 한국여성지도자연합 광주전남회장은 “태어나서 두번 울었는데, 한번은 1987년 DJ가 떨어졌을 때였고 또 한 번은 이번이다”면서 “전부 나서서 똘똘 뭉쳐도 이길까 말까 하는데, 대통령 경선에서 떨어진 분들이 똘똘 뭉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안성래 전 5월 어린이집 원장은 “(울먹거리며) 우리가 논밭 다 팔아서 민주당 만들었다”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나날이 자살하는 분들, 크레인 위의 그 분들을 위해 뭘 하겠다는 성명서라도 내라”고 지적했다. 이창 유네스코 협회장은 “문재인 후보가 대선 패배 후 감사와 참회의 민생투어를 하기를 기대했다”면서 “정치쇼로 보일지언정 봉사하고 독거노인 찾아가는 등 민생을 살펴야 민주당에 대한 연민이라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는 문 비대위원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계파 정치의 폐해도 지적됐다. 대선 광주 지역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무진 스님은 “매번 위급한 상황이 올 때마다 계파정치 안 한다고 하더니, 꼭 선거 때마다 계파정치 되더라”면서 “민주당은 친노, 친손 세력이니 하는 계파를 우선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천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송 회장은 “왜 꼭 새누리당보다 공천을 늦게 해 선거운동 출발이 늦어지나”라고 꼬집었다. 박종택 상임고문은 “권리당원을 등한시하는데, 내년 6월 지방선거 때는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현장 첫 방문지는 광주 양동시장이었다.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매질’은 계속됐다. 한 상인은 “민주당에서 정책다운 정책을 내놓은 게 없었다. 정말 한심스럽다”면서 “선거 때만 되면 호남, 광주를 볼모로 삼아서 광주 시민들에게 해준 게 뭐 있나. 상처만 많이 받았다”고 질타했다. 일반 시민들도 민주당을 호되게 비판했다. 광주 서구에 사는 나병수(56)씨는 “왜 선거만 지면 5·18 묘지에 오나. 정치인들은 하루만 인사하고 당선되면 끝이다”면서 “민주당은 호남 사람들을 그만 좀 이용해라”고 다그쳤다. 또 다른 시민인 정익주(72)씨도 “선거 때 친노니 비노니 하는 얘기는 정말 듣기 싫다”면서 “제발 줄 잘 서서 공천 얻고 이런 것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함평의 한 노인정을 방문해 어르신과의 간담회를 끝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16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비대위 2차 회의를 연 뒤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부산 민주공원 참배 등의 일정을 이어간다. 광주·함평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청와대 특별사면, 說이길…비 근신 처분, 제대로 받길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청와대 특별사면, 說이길…비 근신 처분, 제대로 받길

    스포츠 스타의 엇갈린 운명이 눈에 띄었다. 1위는 ‘조성민 발인’이다. 유력한 투수였던 데다 슈퍼 스타 최진실과의 결혼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던 조성민이 최진실·진영 남매에 이어 자살로 삶을 마무리했고 서울 안암동 고려대병원에서 장례식이 치러졌다. 환희, 준희 남매와 고인의 누나, 어머니 등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0위는 ‘장미란 은퇴’다. 한국 역도의 영웅이었던 장미란이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선수 생활에 더 욕심이 났지만 몸과 마음이 버텨내지 못해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는 얘기를 눈물과 함께 전했다. 자신의 재단을 통한 비인기 종목 선수 지원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에 매진하겠다는 꿈도 선보였다. 대선이 끝난 뒤 가는 자와 오는 자에 대한 조명도 관심거리다. 3위는 ‘인수위 공식 출범’이다. 6일 현판식을 하고 공식 인수인계 절차에 착수한 것. 김용준 인수위원장 등 26명의 인수위원이 드러났다. 4위는 ‘청와대 특별사면 검토’다. 2월 10일쯤 특별사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특히 관심을 모으는 이들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3인의 거취 문제다. 목 놓아 법치를 부르짖어 왔던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응은 무엇일지 관심을 모은다. 온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성폭행 사건도 빠지지 않았다. 5위는 ‘나주 성폭행범 사형 구형’이다. 10일 광주지검은 나주 성폭행범 고종석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잔인한 성폭행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고종석은 지난해 집 안에서 자고 있던 7살짜리 소녀를 이불에 싸 납치, 성폭행한 뒤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7위는 ‘엘리베이터 중학생 성폭행’이다. 집에 가던 14살 여학생을 뒤따라가 성폭행한 10대에게 서울남부지법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위는 ‘비 근신 처분’이다. 공무 출장 중 배우 김태희와 연애한 가수 비에게 국방부가 7일간 근신 처분 결정을 내렸다. 6위는 ‘다케시마 후원 기업’이다.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는 캠페인을 후원하는 일본 기업 명단이 인터넷에 나돌았다. 8위는 ‘강심장 폐지’다. 연예인들의 강하고 자극적인 고백으로 인기를 이어 왔던 프로그램이 사라진다. 9위는 ‘명문대 알바생 사기’다. 아르바이트 시간 확인을 위해 스마트폰이 필요하다고 속인 뒤 스마트폰 판매 보조금을 챙겨 달아난 사건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천재 해커’ 에런 스워츠 숨진 채 발견

    ‘천재 해커’ 에런 스워츠 숨진 채 발견

    ‘웹 RSS(Rich Site Summary)’ 초기 버전을 만든 천재 해커 에런 스워츠(26)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뉴욕타임스는 그의 삼촌인 마이클 울프의 말을 인용해 스워츠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워츠는 14살에 웹상의 피딩 포맷인 RSS 1.0 버전을 공동으로 만들어 인터넷 이용자들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RSS는 뉴스나 블로그 등 콘텐츠 업데이트가 잦은 웹사이트의 업데이트된 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그는 20 11년 하버드대학 윤리학센터 대학원 재학 중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침입해 학술자료 사이트인 ‘JSTOR’에서 논문 약 480만건을 내려받은 혐의로 기소돼 다음 달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 검찰은 스워츠가 이 자료를 파일공유 웹사이트에 올리려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35년의 징역형과 100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경찰 ‘카톡’ 두 생명 살렸다

    경찰 ‘카톡’ 두 생명 살렸다

    울산의 한 경찰관이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해 자살을 시도한 2명의 목숨을 구했다.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 35분쯤 울산지방청 112센터에 ‘아들이 죽어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대구에 사는 김모(50)씨가 “울산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23)이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내온 뒤 전화가 끊겼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무거동 일대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정확한 위치를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울산지방청 112센터 이성진(42) 경사가 김씨의 아들과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를 시작했다. 이 경사는 김씨와 평소 친분이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하면서 집 위치를 알아냈다. 이 경사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에게 집 위치를 알려줘 신고 접수 20분 만에 김씨가 자살을 시도한 원룸을 찾아낼 수 있었다. 경찰은 원룸 창문을 뜯고 들어가 착화탄 25개를 피워 놓고 친구와 함께 쓰러져 있던 김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이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목숨을 구했다. 이 경사는 “친근하게 대화를 이어가며 설득했더니 김씨가 ‘죄송합니다’라며 뉘우치며 자신의 위치를 알려줬다”면서 “경찰 신분을 속이는 거짓말을 한 셈이 됐지만, 소중한 두 생명이 이번 실수를 반성하고 다시 살아갈 기회를 얻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경제 블로그] 자살 느는데 자살보험금은 감소 왜

    지난해부터 ‘자살 보험금’ 지급이 줄고 있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자살률은 꾸준히 높아져 왔기 때문이다. 사망담보상품 가입이 적은 젊은 층 자살률(10만명당 자살자 수) 상승이 보험금 지급 감소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장 많았다. 11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의 2012년 자살 보험금 지급 건수는 4022건으로 2011년(4645건)보다 약 13% 줄었다. 보험금 지급액도 지난해 1040억원으로 전년(1107억원)보다 6%가량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14.4명이었던 자살률은 2011년 31.7명까지 높아졌다. 전체 생보사의 보험금 지급건수도 2006년 2857건에서 2011년 6415건으로 늘어났다. 이를 두고 ‘청소년 자살률’ 증가에서 원인을 찾는 해석이 많았다. 연령별 자살률을 살펴보면 10대가 전년 대비 6.8% 증가해 연령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30대(3.2%), 50대(2.7%) 순이었다. 이에 반해 60대와 80대는 각각 4.8%, 5.3% 줄었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일수록 생명을 담보로 하는 상품에 가입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면서 “청소년 자살률 증가가 보험금 지급이 줄어든 이유와 무관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창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에서 가입심사할 때 자살 가능성이 높은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수도 있고 자살했지만 다른 사고로 가장한 보험사기일 수도 있다”면서 “2012년 자살률 통계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원인을 꼽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쌍용차 이제 경영정상화에 노사 머리 맞대라

    쌍용자동차 노사가 그제 무급휴직자 455명 전원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기나긴 노사 협상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아무쪼록 이번 합의를 계기로 3년 넘게 끌어온 쌍용차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새로운 도약의 초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정리해고자와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반쪽 조치’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당초 새누리당이 약속한 ‘대선 직후 국정조사’를 무산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정리해고자 159명과 희망퇴직자 1904명은 그대로 남아 있다. 해고 노동자들은 지금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평택공장에선 철탑 위에 올라가 농성을 하고 있다. 구조조정 이후 23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이 스트레스성 질환과 자살로 세상을 등졌고, 지난 8일에도 조합원 류모씨가 평택공장 생산라인에서 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쌍용차 사태는 이미 단순한 개별 기업의 노사문제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갈등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번 노사 합의로 갈등 해소의 단초는 열렸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중국 상하이자동차 같은 견실하지 못한 해외자본이 신규투자도 없이 기술을 빼갔는데도 피해보상이나 재발방지책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야당의 주장대로 국정조사를 한다면 그 원인과 대책을 차분하게 따져보는 게 마땅할 것이다. 여야가 책임 전가와 비난전으로 일관하며 기업 신뢰에 타격만 주는 국정조사라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 쌍용차 노사도 밝혔듯 기업 이미지 훼손과 국제 신인도 하락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 경쟁력 회복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쌍용차 사태는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대 말 쌍용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롯됐다. 경쟁력 약화가 근본 원인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쌍용차의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향후 4~5년 내 신차 개발 등에 9억 달러(약 950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 파워가 괄목할 만큼 강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계획을 앞당기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노도 사도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회사 경영정상화에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노사 공히 더 큰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 [부고] ‘희망 전도사’ 이우재 중앙지법 부장판사

    [부고] ‘희망 전도사’ 이우재 중앙지법 부장판사

    ‘법조계의 희망 전도사’로 불리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 이우재 부장판사가 지난 10일 급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48세. 이 부장판사는 2008년 3월 인천지법 부장판사로 있을 때 과거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했던 자신의 아픈 경험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그는 당시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건강 문제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적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했다.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고 또 누구나 치료 가능하다”며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줬다. 이후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 일일이 상담하고 편지에 꼬박꼬박 답장하며 용기를 북돋워 법조계 안팎에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 지난 4일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했던 고인은 6일 병원에 입원했으나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10일 오후 7시 39분 숨을 거뒀다. 사인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인한 패혈증 쇼크로, 의료진은 2주 전 발병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부장판사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30회에 합격, 1994년 3월 판사로 임용됐다.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고 민사집행법 분야의 권위자로 불렸다. 테니스를 즐기고 소탈하며 쾌활하고도 따뜻한 성품으로 선후배 법관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아왔다. 재판업무 외에도 민사집행법 주석서 편찬, 법무부 민사집행법 개정위원회 업무 등을 병행해 왔으나 약 2개월 전부터 입술이 부르트고 잦은 기침을 하며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 발인은 12일 오전 7시 30분이다.(02)3410-3151.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깔깔깔]

    ●금연 한 사나이가 담배 끊을 결심을 했다. 그래서 하루에 은단을 두 통씩 먹었다. 그렇게 한 달 후 그 사내는 은단에 중독이 되고 말았다. 그는 할 수 없이 은단을 끊기 위해 다시 담배를 피워야만 했다. ●빵은 뭐요? 너무나도 삶이 팍팍한 러시아인이 자살을 하기로 결심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빵 한 덩어리를 옆구리에 끼고 시골길을 걸었다. 마침내 철길이 나오자 그는 그 위에 누웠다. 지나가던 농부가 이 모습을 보고 물었다. “이보쇼, 거기 철길에 누워 도대체 뭘 하는 거요?” “저는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빵은 뭐요?” “아, 이거요? 이 지방에서 기차 오는 걸 기다리려면 굶어 죽는 수도 있다고 해서요.”
  • 쌍용차 노조원 자살기도… “정부·정치권 원망스럽다”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에서 이 회사 직원 류모(49)씨가 높이 2.7m의 호이스트(전기 리프트 장치)에 끈으로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 뇌사에 빠졌다. 류씨는 해고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아닌 현직 직원들이 주축인 회사 측 쌍용자동차노조 소속 조합원이다. 류씨는 ‘존경하는 사장님, 조합장님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A4용지 6장짜리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쌍용차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책, 정치권에 대한 원망, 해고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으로 인한 불안감, 쌍용차 내부의 어려운 현실, 건강이 안 좋은 두 자녀의 치료 문제 등의 가정사, 경제적 어려움 등에 대한 심경’이 담겨 있다. 입사 23년차라고 소개한 그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고통을 전했다. “구조조정으로 급여가 삭감되고 제때 지급이 안 되는 것은 저 같은 사회적 약자한테는 너무나도 고통이었습니다. 1년, 2년, 생활은 궁핍해지고 아이들 학업과 병원비 등 모자라는 돈을 빌리고 또 빌리면서 살아도 쌀독에 쌀이 떨어져 아이들에게 라면을 먹인 게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어 “정년을 채우려 했는데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무잔업 3년, 너무도 길고 힘들었습니다”라며 회사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쌍용차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류 조합원의 자살 기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현장 행정] 강동구 ‘좋은 중학교 만들기’ 3년

    [현장 행정] 강동구 ‘좋은 중학교 만들기’ 3년

    학업 성적만 좋다고 ‘좋은 학교’라고 할 수 있을까. 강동구의 생각은 달랐다. 구는 대신 ‘올바른 인성 함양’에 방점을 두고 수업을 개혁하는 ‘좋은 중학교 만들기’ 사업을 가동했다. 그 결과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가 줄어든 것은 물론 성적 향상 효과까지 거뒀다. 9일 강동구에 따르면 2011년부터 ‘최고 교육도시’를 목표로 좋은 중학교 만들기 사업을 진행해 왔다. 기존 중학교가 초등학교, 고등학교 사이에서 교육 방향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학교폭력이 빈번한 장소가 되자, 이 시기에 인성 교육을 제대로 해야 전체 교육이 살아난다는 생각으로 추진한 것이다. 올해 3년차에 접어드는 사업 결과는 고무적이다. 특히 첫 대상 학교로 지정돼 3년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천호동 천일중학교는 이 사업이 학교 역사의 전환점이 됐다. ‘2012년 좋은 중학교 만들기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10년 전까지도 학부모들이 기피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 사업 시작 이후 학생·학부모 만족도는 물론 학업성취도까지 높은 학교가 됐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이 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2010년 12.8%였던 것이 2011년 6.3%, 지난해에는 5.0%로 급감했다. 또 학생 만족도(5점 만점) 조사는 3년간 3.7점, 3.8점, 4.2점으로, 학부모 만족도는 4.1점, 4.2점, 4.3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사업은 ▲창의인성 교육 ▲수업 개혁 ▲학력 신장을 3대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 개인별 심리에 따른 맞춤형 상담을 해주는 니즈콜(Needs call) 상담센터, 폭력·흡연·휴대전화가 없는 학교를 만드는 ‘3무(無) 운동’, 영어 원격 화상 수업, 대학생 멘토링, 저소득층 학습·진로캠프 등 세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업이 학교폭력 예방, 학력 신장, 또 교육격차 해소에도 효과를 발휘하자 구는 올해 사업 대상을 신명중학교 등 총 3개교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3년간 예산 지원을 받아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구는 지난해 이외에도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운영, 진로직업체험센터 상상팡팡 운영, 명문고 집중 육성 등 다양한 교육 지원 사업을 벌였다. 이해식 구청장은 “어른의 시선에서 좋은 중학교는 성적이 좋은 학교이겠지만 학교폭력, 자살 충동으로 학교생활이 위협받는 요즘은 올바른 인성 교육으로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 좋은 학교일 것”이라며 “이 사업은 학부모와 학교, 사회가 함께 학생들을 보듬는 대안 교육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문화마당] 가수 비와 ‘아테네의 변명’/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문화마당] 가수 비와 ‘아테네의 변명’/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악법도 법이다.’ 2400년 전 아테네의 현자 소크라테스가 사형선고를 받아 독배를 들면서 외쳤다는 유명한 말이다. 실제로 소크라테스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의 마지막 말은 ‘법 앞의 만민 평등’과 ‘법 수호’의 대명사처럼 전해진다.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들기 전 탈옥을 권유하는 제자들을 냉정하게 물리쳤다고 한다. “내가 행한 모든 선을 인정해 국가의 비용으로 내게 공짜 저녁을 영원히 제공하라. 나는 당연히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한다.” 죽음 직전까지 자신의 떳떳함을 항변한 소크라테스는 그래서 최초의 ‘이데올로기 순교자’로 불린다. 고대에 그토록 찬란한 민주주의를 꽃피웠다는 아테네는 왜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아갔을까. 당시 아테네의 상황을 침착하게 들여다보면 ‘희생양’이요 ‘억울한 죽음’이라는 후대인들의 판단이 엉뚱하지만은 않다. 스파르타와의 거듭된 전쟁에서 패해 두 차례나 군사정변이 일어났고 거액의 전쟁 배상금을 무느라 민심이 극도로 흉흉해진 아테네였다. 위정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거리를 누비며 아테네 정치를 비판하기 일쑤였던 소크라테스가 곱게 보일 리 없었을 것이다. 지금 말로 치자면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일등의 해악이자 눈엣가시라고나 할까. 결국 새로운 신을 만들고 젊은이를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내린 그 처사는 흔히 ‘아테네의 변명’으로 치부되곤 한다. 새해 벽두부터 연예계가 대형 스타들의 잇단 일탈과 자살 사건으로 혼란스럽다. 탈세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강호동의 복귀가 입초시에 오르더니 군인 복무규정을 어기고 김태희와 밀애를 즐겼다는 가수 비가 뭇매를 맞고 있다. 네티즌의 악플을 못 견딘 최진실 전 남편 조성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비난이 빗발친다. 그리고 그 돌팔매질과 비난의 이유는 대체로 ‘공인’ 신분이라는 인기 스타들의 도덕심 증발로 모아진다. 언제부터인가 인기 연예인 스스로가 매기고 일반인들도 대충 그렇게 인정하는 ‘공인’ 신분의 망각에 대한 공격인 셈이다. 일반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그들은 각별히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인심의 폭발이라고나 할까. 연일 도마에 오르는 그 일탈의 ‘공인’들을 두둔하고 변명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문제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유독 ‘똑바로 살아야 한다’는 그 불평등의 요구이다. 튀는 행동과 언변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소크라테스에게 독배를 들라고 아우성쳤던 그 아테네 사람들과 뭐가 다를까. 국가가 법으로 인정한 진짜 ‘공인’들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까. 그 불평등의 요구를 쏟아내기에 앞서 ‘내 눈의 들보를 먼저 치우라’고 하면 무리한 주문일까. ‘공직자 윤리법’이나 ‘삼진아웃제’, ‘부패와의 전쟁’ 같은 것들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나 자신의 도덕 불감은 뒤로 물린 채 남에게만 화풀이를 해대는 ‘한국의 변명’은 2400년 전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아간 ‘아테네의 변명’보다 더 가증스럽다. kimus@seoul.co.kr
  • 30대, 그 또래 남자들 아버지 되기 부족한 점 많지

    30대, 그 또래 남자들 아버지 되기 부족한 점 많지

    “그냥 벌어진 일이 어디 있어? 전부 비틀비틀 이어지는 거지.”(247쪽)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전문업체에서 일하는 ‘안’이 보험회사에서 보험금 지급하는 일을 하는 ‘영호’에게 하는 말이다. 영호는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안’을 불편해하지만, ‘안’은 영호에게 “나는 영호씨가 싫지 않소”라고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자살하지 않았으면 영호만 했을 아들 이야기를 덧붙인 뒤 이렇게 말했다. 2008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이영훈(35)에게 2관왕의 영광을 안겨준, 제18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체인지킹의 후예’는 ‘안’의 이 발언과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하늘에서 툭 떨어진 듯이 벌어지는 일이 어디 있는가, 모두 이어지지 않은 듯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른둘인 영호는 자신이 암보험금을 지급한 여덟 살 연상의 채연과 결혼했다. 영호에겐 초혼이었고 채연에게는 재혼이다. 채연은 자궁암 2기로 투병 중이다. 결혼 후 얼마 안 돼 채연은 미국에서 살고 있던 열세 살짜리 아들 ‘샘’을 불러들인다. 미국에 사는 채연의 전 남편이 마약 소지로 문제가 되자 소송으로 양육권을 되찾은 것이다. 의붓아버지와 의붓아들은 예상대로 대화가 안 된다. 영호는 어려서 부모를 모두 잃었다. 처음에는 보험금 수령자에게 예의를 차리기 위해 병원에 찾아가 채연과 대화를 시작했던 영호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어둠과 고독을 걷어내기 위해 채연과 결혼했다. 영호에겐 채연이 세상으로 통하는 열쇠인데, 샘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영호에게 고통이다. 여기까지가 할리퀸 로맨스의 남자 버전이다. 영호는 샘이 어린이용 TV 시리즈물 ‘변신왕 체인징킹’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샘과 말을 트기 위해 영호는 ‘특촬물’이라고 불리는 이 시리즈물의 피규어를 사려고 애를 쓰다가 특촬물 카페활동을 하는 ‘오타쿠’와 ‘히키코모리’ 같은 ‘민’과 ‘블루’ 등을 만나게 된다. 여기부터는 추리물처럼 바뀐다. 더구나 어려서 부모를 잃은 영호에게 보험금을 타기 위해 어린 아들의 팔을 고의로 부러뜨렸을지도 모른다는 혐의를 받는 서른두 살 프로그래머 ‘윤필’과 윤필의 과거는 소설을 더욱 추리수사극처럼 전개시킨다. 혼란에 빠져드는 영호를 보고 ‘안’은 “그 나이 또래의 남자란 아버지가 되기 부족한 점이 많지”(92쪽)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들 샘은 어느 날 학교에서 친구의 팔을 부러뜨리는 사고를 저지른다. 윤필은 자기 아들의 팔을 부러뜨렸을지도 모르고, 샘은 친구의 팔을 부러뜨린다. 소설은 이렇게 같은 소재를 돌려막는 방식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의 고리를 찾아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설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의붓 아들’이란 단어가 주는 정서적 저항과 헌병대 출신인 ‘안’의 찍어누르는 듯한 저돌성도 답답하다. 그렇다고 책을 아예 덮어버릴 만큼 답답하지도 않다. 소설적 분위기 속에서 세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의 배치가 정교하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386세대들과는 다른 대한민국의 30대 남성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소설이라고 편집자는 밝혔다. 하지만, 다소 무기력하고 체념한 듯한 영호나 ‘민’, 윤필의 방식이 정말 오늘날 30대 남성이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시대를 돌파하며 살아왔던 386세대로서는 후배들의 처지가 마음이 아프고 답답할 뿐이다. 이영훈은 8일 “96학번으로 선배들과 어울려 잘 놀러다니다 IMF사태가 터지고 막연한 공포가 전 사회에 확산될 때쯤 혼자 남았다는 것을 경험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2월 취임식에서 약간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나라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당시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은 ‘우리는 이제 끝장났구나’하는 공포에 휘둘렸다”면서 “그러나 상황은 굉장히 시시하게도 조금씩 나빠졌다. 형체가 없는 공포의 늪에 무릎이 빠지고 허리와 목까지 빠진 것이 현재 우리의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살아보니 우리가 추구했던 안정과 행복의 바닥이 단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절망할 것도 없었던 것이다. 사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다만 공포에 억눌려서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세대들이 생겨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저널리즘, 기본으로 돌아가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저널리즘, 기본으로 돌아가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저널리즘은 저널리스트들이 직업적 활동을 통해 생산한 결과물이다.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제임스 캐리는 저널리즘을 ‘시민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연장하고 확장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미 컬럼비아대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를 지낸 그에게 저널리즘은 공동체, 문화 그리고 국가에 대해 보다 나은 이해를 제공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그의 관점에 조응하는 저널리즘 실천을 한국 사회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주류 미디어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20여일 전에 치러진 대선과 관련하여 언론은 시민이 요구한 공적 책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방송 뉴스의 양은 2007년 대선의 절반 정도였고, 신문의 기사 건수 또한 예전에 비해 급감했다. 언론은 의제 설정력을 ‘일부러’ 행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 언론들은 후보들의 동선 좇기와 정치 이벤트에 주목했고 단순 정책발표 중계에 그쳤다. 가상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후보 간 지지율 비교에 목을 맸다. 전형적인 경마 저널리즘 보도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철저히 배제됐다. 전통 미디어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유권자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의존했다. 언론 스스로 SNS에 대안미디어라는 지위를 부여한 셈이다. 97% 이상의 한국인들이 지상파 방송을 시청한다. 미디어 신뢰도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미디어 생태계의 절대 강자다. 그런데 2013년 새해에도 방송은 노동자들의 연이은 자살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조폭 보스의 사망이나 젊은 트로트 가수의 10주년 콘서트에 더 주목한다. 주류 미디어는 ‘소외된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모바일 미디어는 전통 미디어와 인터넷 미디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이론가들은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사상과 경험을 학습하고 교환하는 시민들의 힘을 확장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파한다.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진보만으로 그러한 기회가 주어질까. 시민들은 국내 정치 정보와 여론·의견 정보를 얻기 위해 신문보다 인터넷에 더 의존한다. 포털의 모바일 월드와이드웹 초기화면에는 시사뉴스가 아닌 선정적인 내용의 연성 뉴스로 가득하다. 연예·스포츠 인터넷미디어는 30%에 달하고, 전체 기사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종합일간신문·시사잡지와 정치 뉴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 2.5%와 5.5%에 불과하다. 미디어 테크놀로지 진보가 시민들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정보 유통 환경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민들은 포털을 통해 뉴스를 얻지만 관심 있게 읽은 기사를 생산한 언론사가 누구인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월드와이드웹 정보 공간에서 주류 미디어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 신규 언론사에는 언론시장 진입장벽이 높지 않음을 보여주는 ‘기쁜 소식’이다. 하지만 기존 주류 언론에는 거의 ‘재앙’에 가깝다. 정보유통 권력을 장악한 한 포털은 올초 뉴스 제공방식을 뉴스 캐스트에서 뉴스 스탠드 형식으로 변경했다. 그래도 저널리즘의 질적 수준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미 주류 언론들은 온라인 신문을 별도로 편집하고 연예, 스포츠, 범죄 중심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실질적인 내용은 없고 정책 이슈를 다루지 않는 보도만이 난무한다. ‘이용자는 곧 고객’이라는 논리가 지배한다. 저널리즘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읽을 수 없다. 저널리즘의 궁극적 책무는 식견을 갖춘 시민 양성이다. 시민은 인간 활동의 공적 차원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다. 시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치도 없고, 책임과 가치 그리고 선택에 기초하여 행동하는 개인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주류 미디어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대화 연장과 확장에 앞장서야 한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 교환을 도와 시민 중심의 사회적 담론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 언론은 정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부정책이 개별 시민이나 사회집단 그리고 시민사회가 중시하는 가치와 규범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깨닫게 하는 그런 뉴스를 생산해야 한다.
  • 부산서 하루 새 7명 자살… 베르테르 효과?

    지난 6일 전직 프로야구 선수 조성민(40)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회에 큰 충격을 준 가운데 부산에서 하룻밤 새 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하룻밤 새 부산에서 이처럼 많은 사람이 숨지는 것은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베르테르 효과’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산진경찰서는 8일 부산진구 한모(20)양의 원룸에서 백모(26·서울 금천구), 신모(27·경기 부천시)씨 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정확한 사인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원룸 내부에 침입 흔적이 없고, 착화탄 4장이 있던 방 안이 청테이프로 밀봉되어 있던 점으로 미뤄 이들이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의 한 대학에 진학해 반수를 준비하던 최양은 일주일 전에도 충북 고향에 신년인사를 다녀오는 등 전혀 자살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숨진 3명의 거주지가 서로 다른 점으로 미뤄 인터넷 자살카페 등에서 만나 동반자살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자살경위에 대해 수사를 펴고 있다. 이에 앞서 7일 오후 1시 45분쯤 부산 동래구 명륜동의 한 모텔에서 부부 불화로 비관한 장모(56)씨가 목숨을 끊었다. 이날 오후 8시 50분 연제구의 한 주택에는 이혼 후 혼자 살고 있던 김모(63) 씨가 “어머니가 그립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목을 매는 등 부산 시내에서만 이날 하룻밤새 7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부산시 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베르테르 효과처럼 많이 알려진 사람의 자살은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자살 위험’ 정신건강 고위험자 368만명

    정신건강 고위험자가 3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신건강 고위험자 관리체계 정립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2011년도 건강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한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368만 1943명에 달한다. 복지부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기분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장애를 최근 1년간 겪은 확률인 정신장애 1년 유병률은 10.2%로, 여성(14.3%)이 남성(6.1%)보다 높았다. 이를 남성과 여성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남성은 109만 8847명, 여성은 258만 5955명으로 추정된다.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각종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이나 자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정신건강서비스 기관에 대한 이용률이나 인식도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지난해 6월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한 결과 이들 중 평소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응답이 22.5%에 달했다. 그러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받아 봤다고 응답한 828명 중 92.9%는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으로는 친구 및 가족 등 주변사람(52.0%)이 가장 많았으며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35.2%였다. 조사 대상자 중 82.8%가 정신과 병의원 외에 이용 가능한 정신건강서비스 기관을 모른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지역사회의 정신보건센터는 정신 질환자에 대한 사례 관리에 중심을 두고 있어 지역사회에서의 정신건강 고위험자에 대한 관리가 미비하고 일반 국민의 인식도 부족하다”면서 “정신건강 보건사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정신보건센터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은 물론 다른 기관 등과의 연계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세대 차이와 갈등 치유의 길/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세대 차이와 갈등 치유의 길/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2012년을 뜨겁게 달궜던 선거도 끝나고 새해가 밝았다.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 단적으로 드러난 세대 갈등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생각해 본다. 서울신문 12월 26일 자 ‘한국사회 2030 vs 5060 양분화’ 기사는 세대 갈등의 단면을 잘 보여 주지만, 사실확인이 안 된 추측성 표현이 있다. 예컨대, ‘가난한 2030세대와 돈, 권력, 지위를 가진 5060세대’란 말에는 직장에서 쫓겨나 자영업을 시도하다 실패한 5060세대의 상황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또한 ‘젊은 층은 일자리가 없고…50대는 대부분이 안정적인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에서도 ‘대부분이 안정적’이란 말의 근거가 없다.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으면 편견이 담긴다. 빈곤층 노인 비율과 자살률을 청년층의 것과 정확히 비교한 자료를 제시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치매 등 질병으로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자살하는 노인도 있고, 수입 없는 독거노인이 극심한 생활고로 유명을 달리하기도 한다. 이번 대선에서 2030세대는 현실이 불만스러워 이를 바꾸려고 투표했고, 5060세대는 국가 정체성의 위기를 걱정하며 불안감에 투표장에 나왔다. 젊은 층은 ‘달라지면 좋겠다’는 열망은 강했지만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에 대한 성찰이 부족했다. 반면, ‘달라지더라도 그런 방향으론 안 된다’는 마음이 50대의 90%를 투표장으로 이끌었다. ‘말’에 능한 SNS 신세대를 기성세대가 묵묵히 투표라는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신세대의 투표도 개념 있는 행동인 만큼 기성세대의 투표도 개념 있는 행동이다. 본인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만 개념 있는 사람들로 분류하고 그러지 않는 사람은 개념 없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야말로 통합보다 분열을 가져오는, 개념 없는 행위다. 이제 이분법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모든 소통이 그렇듯 신구 세대 간의 갈등 치유도 서로의 장점을 잘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신세대의 장점은 솔직함과 순발력, 기성세대의 장점은 인내심과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신세대는 그래서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반대’를 거리낌없이 주장하지만 기성세대는 그냥 참는다. 동전의 양면처럼 이 장점들은 상대의 단점에 해당한다. 기성세대는 참고 배려하느라 솔직함과는 거리가 있는 이중성을 지닌다. 반면 신세대는 시원스럽게 표현하지만 눈앞의 성과가 보이지 않을 때 고통을 참아내며 극복하는 데 약하다. 세대는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경쟁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관계다. 단절적 관계가 아니라 연속적 관계다. 옛날 수메르인도 세대차를 걱정했듯이 세대차는 우리나라, 현 시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한국사회의 변화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 격차가 크다는 것이 해결을 어렵게 하지만, 불치병에 걸린 것처럼 호들갑을 떨 일도 아니다. 22년 전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란 영화가 있었다. 지난 30년간 한국인의 가치관변화 연구를 보면 남녀차는 줄고 세대차는 커졌다. ‘단지…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것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모두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믿음을 갖기만 해도 상대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다. 무엇보다 ‘나만 옳다’는 생각을 버릴 필요가 있다. ‘나도 틀릴 수 있다, 상대가 옳을지도 모른다’는 겸허한 마음이 소통과 통합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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