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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가 변하면 교육문제도 풀 수 있다는데

    부모가 변하면 교육문제도 풀 수 있다는데

    SBS가 2014년 신년특집으로 준비한 ‘SBS 스페셜’이 우리 교육의 현실을 정면으로 진단한다. ‘부모 vs 학부모’라는 타이틀을 붙인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진정한 부모와 학부모의 역할을 모색하고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한국 사회와 가정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체가 부모라는 관점에서 출발하는 1부는 오는 5일 오후 11시 15분부터 방송한다. 한 해 100명 이상의 아이들이 학업문제로 자살하는 나라 대한민국. 전체 청소년 자살의 절반을 넘는 숫자가 공부 때문에 무너져 가고 있다. 과연 출구는 없는 것일까. ‘부모 vs 학부모’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 부모의 선택이 한계에 달한 교육문제를 풀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사교육이 장악한 대한민국 초중등교육에서 부모는 교육을 소비하는 첫 번째 의사결정권자이다. 과도한 입시경쟁을 해결하려는 정부와 시민들의 노력은 오랫동안 계속됐다. 하지만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을 확보해서 서열 구조를 유지하려는 대학, 부모의 불안을 자극해 수익을 높이려는 사교육업체에 부모들은 교육 주도권을 뺏기고 있다. 부모들은 각자도생, 무한경쟁으로 사교육에 의존해 자녀를 입시경쟁에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많은 아이들이 죽어가고 병들고 있다. 부모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 사회와 제도가 바뀌는 것이 중요하지만 부모들의 변화를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힘을 길러줄 수는 없을까. 5일 방송되는 1부 ‘공든 탑이 무너진다’ 편에서는 학업 성적 지상주의가 가져온 현실적 문제점을 진단한다. 12일 2부 ‘기적의 카페’ 편에서는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복판에서 진행된 6개월간의 부모 교육 프로젝트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이루는 교육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19일 3부 ‘부모의 자격’에서는 부모의 과도한 교육열이 가져온 부정적 결과에 대해 분석하고, 자녀의 행복한 학교생활과 공부방법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연출을 맡은 박진홍 프로듀서는 “이번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사교육 소비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부모의 인식 변화를 통해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변화를 모색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울역 앞 분신男 사망… ‘안녕 대자보’ 유서 발견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인 뒤 병원으로 옮겨진 이모(40)씨가 1일 오전 7시 55분쯤 전신 화상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의 수첩에서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담은 글이 발견돼 정확한 분신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분신 직전 자신의 손을 쇠사슬로 묶은 채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고 적힌 플래카드 2개를 고가 밑으로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현장에서 발견된 이씨의 수첩엔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적혀 있었다. 이 글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17줄 분량으로 최근 대학가에 붙은 대자보 형식과 비슷했다. 경찰은 이씨가 1주일 전에 가입한 보험 수급자를 동생으로 바꾸고 휘발유통과 압축연료를 미리 준비하는 등 사전에 분신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광주의 한 편의점에서 매장관리 일을 했으며 정당이나 사회단체의 회원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빚 독촉과 어머니의 병환 등으로 많이 힘들어했다는 유족의 진술이 있었다”며 “정확한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이씨의 유서에는 경제적 이유로 자살을 결심했다는 내용이 없다”면서 “유서 7편의 내용 중 2편이 대자보 형식의 글”이라며 경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날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는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강기정 민주당 의원 등 정계 인사 200여명이 찾아와 조문했다. 2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는 “장례는 4일간 시민사회장으로 치르고 4일 서울역 광장에서 영결식을 한 뒤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 안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서울역 분신 남성 사망, 쇠사슬+인화성 액체를..‘한정수 한마디’

    서울역 분신 남성 사망, 쇠사슬+인화성 액체를..‘한정수 한마디’

    서울역 인근 고가 위에서 분신을 시도한 남성이 결국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경찰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가 전날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서울역 고가도로 위에서 자신의 몸에 인화성 액체를 뿌린 뒤 불을 붙여 온몸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이날 오전 7시 55분경 사망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A씨의 수첩이 발견됐고, 유서 형식의 글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분신하기 전 쇠사슬로 자신의 몸을 묶은 채 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적힌 플랜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광주의 한 편의점에서 매장관리했으며, 분신자살 일주일 전 가입한 보험 수급자를 동생 명의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또 휘발유통과 벽돌형 톱밥, 압축연료 등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역 분신 남성의 사망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서울역 분신 남성 사망..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될 일”, “서울역 분신 남성 사망, 만약 진짜로 이씨가 정치 때문에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 “서울역 분신 남성 사망..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서울역 분신 남성 사망..무슨 일인가 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배우 한정수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서울역 분신…. 결국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 건 어느 뉴스에도 이 사건은 보도되지 않는다는 것.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글을 남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진 = 트위터 (서울역 분신 남성 사망) 연예팀 chkim@seoul.co.kr
  • 북적북적 박노수 미술관 종로구 지난해 좋은 소식

    북적북적 박노수 미술관 종로구 지난해 좋은 소식

    종로구는 1일 ‘구정 10대 뉴스’ 선정으로 뱀띠 해인 계사년을 갈무리하고 ‘청마(靑馬)의 해’ 갑오년을 맞았다. 먼저 ‘사람 중심 명품도시’란 슬로건에 걸맞게 지역 첫 구립미술관인 박노수미술관 개관이 눈길을 끌었다. 구는 지난해 2월 세상을 떠난 박 화백의 가옥 개보수 작업을 9월까지 벌였다. 박 화백이 기증한 그림과 소장했던 고미술·골동품 등 1000여점이 주인의 빈자리를 대신해 손님을 맞고 있다. 관람객은 평일 1만 6668명(하루 평균 1442명), 주말·공휴일 1만 8947명(하루 평균 2420명)에 이른다. 윤동주문학관도 2012년 7월 문을 연 뒤 1년 3개월 만에 방문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 평일 평균 155명, 주말·공휴일 평균 500명이 찾았다. 건강도시 만들기 사업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국토연구원 발표 시민 건강장수 지표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고, 오는 9월 열리는 제8회 대한민국 건강도시협의회 정기총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지난해 도시 비우기 사업을 통해 비우기(철거) 2146건, 줄이기(통합) 53건, 정비 5439건 등 7638건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달 본격 운영에 들어간 폐쇄회로(CC)TV 통합안전센터도 포함됐다. 범죄 예방과 위급상황 때 신속대응을 위해 방범, 주차·문화재·공원·청사 관리 등 815대의 CCTV를 통합해 관리한다. 효 문화 사업 추진을 위한 효행본부 설립, 한강 다목적 운동장 조성, 견인차량 보관소 종로·서대문 공동 이용, 자살률 감소 시내 자치구 1위, 전통 한복 입는 날 지정도 10대 뉴스에 꼽혔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2014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심사평

    [2014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심사평

    160편의 응모작품 중에는 사회적 약자로 내몰리는 젊은이들의 일상과 욕망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것이 모두가 공감하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일지라도 연극은 모방과 재현 너머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는 고양된 가공을 요구한다. 시대의 증후에 예민하면서, 우리 삶의 문제를 은유적 상상력으로 포착해 낸 작품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황승욱의 ‘몽돌’은 쓰나미 상황을 배경으로 인류종말의 날을 암시하며 죽음의 문턱에서 만난 전혀 다른 두 남녀를 통해 시대의 공포를 형상화하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뚜렷한 드라마 없이 인물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어 동어반복의 문제를 피할 수 없었다. 윤현구의 ‘좋은 날에’는 자살을 시도하는 실직 가장과 그를 말리기 위해 찾아온 가족들의 만남을 통해 조금 진부하다 싶은 현실의 문제를 명쾌한 연극적 상황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무대화하기에는 다소 평면적인 인물과 단순한 주제의식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김아로미의 ‘전당포’는 시력을 잃어가는 아내의 기억여행이라는 다분히 판타지 소설 같은 시간과 공간을 그리면서, 인간의 기억과 사라짐에 대한 소박하지만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가 이 작품에 주목한 또 다른 이유는 요즘 한국희곡에서 만나기 힘들어진 문학적 언어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우들의 입말로 옮기기엔 쉽지 않은 문어체, 때론 번역 투의 대사도 섞여 있는 등 아직 정련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의식의 흐름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형상화해낸 작가의 공력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또 한 사람의 작가를 탄생시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희소한 극 언어를 발견한다는 취지에서 김아로미의 ‘전당포’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당선자가 구어적인 것과 문어적인 것 사이의 긴장을 무대 위에서 더욱 벼려갈 수 있기를 바란다.
  • “죽고 싶다” 모텔서 불지른 20대男 실형 선고

    “죽고 싶다” 모텔서 불지른 20대男 실형 선고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모텔 객실에 불을 지른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정문성 부장판사)는 1일 현존건조물 방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23)씨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1년 7월 22일 오전 4시쯤 인천시 부평구의 한 모텔 객실에서 가스라이터로 번개탄 등에 불을 붙여 객실 내부를 태우는 등 84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씨는 실직 등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 불 때문에 투숙객 2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이씨는 판결 선고를 앞두고 달아났으며, 다시 체포되기 전까지 PC방 등지를 전전하며 생활비 마련을 위해 15건의 절도·사기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수 사람이 이용하는 모텔에 불을 질러 공공의 안전과 평온에 위험을 가져온데다 이 사건 판결 선고를 앞두고 달아난 점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 “자살하려고 불을 지르고 생계를 위해 절도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사자·세월호 희생자 470명 가족에게 국가유공자급 가산점

    의사자·세월호 희생자 470명 가족에게 국가유공자급 가산점

    세월호 희생자를 포함해 전국에 등록된 의사자 470여명의 가족에 대해 공무원시험을 볼 때 가산점을 주는 등 국가유공자에 해당하는 혜택이 주어진다. 안전행정부는 11일 “살신성인으로 많은 인명을 구한 의사자들에 대해 국가에서 주는 혜택이 국가유공자에 비해 덜하다는 지적이 있어 올해 초 업무계획에서 공무원시험 가산점을 주기로 이미 추진 중이었다”고 밝혔다. 의사자에 대한 공무원시험 가산점은 그 배우자와 자녀를 대상으로 우선 국가 7급과 9급 시험을 볼 때 줄 예정이다. 가산점 혜택은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으로 올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시행 가능하다. 다만 공무원 수험생을 중심으로 한 가산점 혜택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 안행부 관계자는 “의사자의 배우자와 자녀라고 해야 1000여명 수준이고 이들이 모두 공무원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므로 가산점 혜택은 결코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운데는 승무원인 박지영(22)·김기웅(28)·정현선(28)씨 등 3명이 이미 의사자로 지정됐으며 실종자를 수색하다 사망한 잠수사 이민섭씨,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씨 등이 의사자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의사자는 보건복지부의 의사상자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의사자는 보상금, 유족의 의료급여, 자녀의 교육급여 및 취업보호 등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예우를 한다. 국가유공자는 의사자 예우에 더해 요양지원, 연수교육, 생업지원, 낮은 이율의 대출 등 지원 범위가 훨씬 넓다. 또 경기 안산 단원고 피해 교사들은 의사자가 아닌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 것이 추진 중이다. 자살한 교감을 포함한 단원고 교사 8명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았다.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 다음 절차는 안행부의 순직보상심사위원회에서 순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이어 최종적으로 국가보훈처에서 국가유공자로 결정한다. 안행부 관계자는 “순직 심사가 진행 중이며 경기도교육청에서 자료를 더 보완해 제출하면 이달 중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을 하지 못해 입시 준비를 못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대학 정원 외 특례입학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기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여영무 남북전략연구소장

    [기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여영무 남북전략연구소장

    독립운동가이자 국사학자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올해 여야 정치인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분열갈등과 이전투구를 보면 역사를 잊은 지 오랜 것 같다. 한반도는 임진왜란 때부터 오늘까지 대륙과 해양세력의 상시적 각축장이 돼 왔다. 한반도 상에 지정학적 대분단선(大分斷線)이 지나가는 데다 4강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 민족의 고질적 대외의존 중독증과 분열적 DNA도 한몫하고 있다. “역사는 스스로 반복한다”는 말이 오늘의 한반도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륙과 해양세력 간 숙명적 대분단선으로 인해 임란 이후 전란 때마다 한반도 분할론이 강대국 간 비밀 흥정거리가 되었다. 임란 때는 명나라 지원군사령관 이여송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이에 흥정이 오갔다. 분할조건은 한강을 중심으로 이북 4도는 조선국왕에게 반환하고 이남 4도는 일본에 할양한다는 것이다. 일본과 명 간의 이해 대립으로 분할은 불발로 끝났지만 근세사 이후 최초의 분할론이라는 점에서 나쁜 선례를 남겼다. 두 번째 분할흥정은 1894년 7월 영국 외상 킴벌리가 내놓은 청나라와 일본의 한반도 공동점령 분할론이다. 한반도 전체를 병탄, 식민지화하기로 결정한 일본의 반대로 이 분할안은 성사되지 못했다. 세 번째 분할흥정은 1896년 6월 모스크바에서 있은 니콜라이 2세 대관식 때였다. 일본의 야마가타 아리토모와 청나라 이홍장(李鴻章)이 특사로 참석했다. 야마가타는 러시아의 로바노프 외상에게 북위 38선을 기준으로 서울이 포함된 남반부는 일본이 차지하고 북반부는 러시아가 갖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부동항에 야심을 가진 러시아는 한반도 전체를 단독점령하기 원했기 때문에 이 안을 반대함으로써 성사되지 못했다. 이때 민영환이 대관식에 참석했음에도 강대국들의 한국 말살음모를 까맣게 몰랐다. 정보수집 기능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7년 후인 1903년 러시아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한국 분할안을 일본에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일본이 거절했다. 이유는 일본이 7년간 군비를 대폭 증강, 현대화한 데다 최강국 영국과 군사동맹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양국의 한반도 분할흥정은 실패하고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한반도를 병탄, 식민지화했다. 조선정부는 러·일 사이 국가 해체를 위한 음모에 대한 기본적 정보조차 없었다. 410년 전 임란 때부터 1953년 휴전협정, 그리고 오늘의 한반도 분단은 약소국에 대한 외세의 비밀흥정과 정글 논리가 초래한 희생의 산물이었다. 4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반도를 둘러싼 대륙과 해양세력 간 4강의 치열한 각축 프레임은 똑같다. 핵 무장한 호전집단 북한, 복잡다단한 영토문제, 그리고 방공식별구역을 둘러싼 강대국 갈등이 우리에게 새로운 약육강식의 희생을 강요하지 못하게 유비무환의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국정원을 폐지하자는 건 안보의 첨병인 국가의 눈과 귀를 빼 버리자는 망국적 자살행위다. 국정원 개혁은 초당적이어야 하며 정보활동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 러시아 이틀째 자폭 테러… 기차역 이어 버스 폭발

    러시아 이틀째 자폭 테러… 기차역 이어 버스 폭발

    자살 폭탄 테러로 60여명이 사상한 러시아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에서 하루 만에 또다시 폭발테러가 발생했다. 38일 앞으로 다가온 소치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통신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쯤 볼고그라드 시내 드제르진스키 시장 부근에서 운행 중이던 트롤리 버스(무궤도 전차) 안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14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폭발 충격으로 버스는 완전히 파괴돼 뼈대만 남았으며, 사고 현장 주변에는 희생된 승객의 시신 잔해가 널려 있었다고 수사 당국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마르킨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은 “남성 자폭 테러범이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용의자의 시신을 수습해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알렉산드로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과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부 장관을 만나 테러 상황을 보고받았다. 한편 지난 29일 볼고그라드역에서 일어난 자폭 테러 용의자는 당초 ‘블랙 위도’로 알려진 옥사나 아슬라노바가 아니라 다게스탄자치공화국에서 활동하는 테러 단체 소속 반군일 확률이 높다고 러시아 보안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블랙 위도’는 러시아군에 의해 숨진 반군의 아내를 일컫는 말이다. 파벨 페첸킨이라는 본명 대신 안사르 아르루시란 아랍식 이름을 쓰는 이 용의자는 러시아 중부 자치공화국 ‘마리이 엘’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다게스탄의 테러 단체에 가입해 활동해 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인구 100만명의 볼고그라드는 체첸과 다게스탄에 인접해 반군의 주요 공격 목표가 돼 왔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범들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연쇄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두 사건의 연관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허가받을 때는 “장학금 줄게” 허가받고 나선 “나중에 줄게”… 군위군, 양심불량 골프업체 철퇴

    허가받을 때는 “장학금 줄게” 허가받고 나선 “나중에 줄게”… 군위군, 양심불량 골프업체 철퇴

    경북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가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장학금 출연을 약속해 놓고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회사를 상대로 처음 소송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승소할 경우 고액의 출연 약정 장학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경산시와 예천군 등 전국 자치단체 장학회로 소송이 확대될 전망이다. 군위군교발위는 40억원의 장학금 출연을 약정한 뒤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동우 몽베르를 상대로 조만간 약정 금액 청구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동우 몽베르는 2007년 12월 군위 산성면 운산리 일원에 18홀 규모의 대중 골프장 조성과 관련해 군위군교발위와 장학금 40억원 기탁 협약을 체결했다. 골프장이 완공되는 2009년 10억원, 이후 10년간 매년 2억원씩 등을 내기로 했다. 하지만 몽베르는 협약 당시 10억원을 기탁한 뒤 지금까지 나머지 30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몽베르는 지난해 1월 김학헌 회장이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자살한 뒤 2월 영천 오펠골프장 운영업체인 신우개발㈜로부터 104억원을 받고 군위 골프장 조성 사업권을 넘겼다. 현재는 운영 실적이 없는 유명무실한 회사로 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위군교발위 관계자는 “소송을 앞두고 변호사에게 자문한 결과 비록 협약이라도 내용(조건)이 구체성을 띨 경우 계약서와 동일하게 간주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우개발이 최근 군교발위에 장학금 10억원을 기탁하면서 이번 소송을 적극 만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를 놓고 지역에선 골프장 매각 과정에서 기탁해야 할 장학금 30억원까지 인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우개발은 지난달 군위 골프장을 준공, 운영하고 있다. 군위군교발위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기업체가 자신들의 개발 이익만 챙기고 공익성을 띤 지역 환원사업 약속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그릇된 기업윤리를 바로잡기 위한 차원”이라며 “군위 골프장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체납 장학금을 인수인계했는지는 소송을 통해 밝혀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곽효인(58) 신우개발 상무는 “장학금 납부 문제는 신우개발이 군교발위와 다시 협의해 정하는 것으로 구두 계약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따라 신우개발은 지난해 4월 군교발위와 장학금 10억원 출연을 약정한 뒤 2차례에 걸쳐 완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1999년 설립된 군위군교발위는 지금까지 전국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장학회 가운데 가장 많은 222억원의 장학금을 모금했다. 이 중 111억원을 우수학생 장학금 지원과 우수 지도교사 포상, 학교 면학환경 개선, 지역 교육발전사업 지원 등에 사용했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장성택 측근 일부 자살” 숙청 피해 탈출 이어지나

    “장성택 측근 일부 자살” 숙청 피해 탈출 이어지나

    처형당한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주변 인물 중 일부가 자살했다는 정보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한 북한 소식통은 최근 장 부위원장 숙청 과정에서 처형 등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자살한 사람이 적지 않게 나왔다는 정보가 평양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장성택과 측근들의 숙청과정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지시찰 때 명령한 시설 개선 등이 자금 제약 등으로 인해 실행되지 않자 김정은의 측근이 조사를 진행하면서 촉발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장성택의 핵심 측근 2인방인 노동당 행정부의 리용하 제1부부장, 장수길 부부장이 “장성택 지시로 대응 순서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조사를 맡은 김정은 측근은 “장성택이 지시 이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러시아 철도역사 자폭 테러 순간 영상 충격

    러시아 철도역사 자폭 테러 순간 영상 충격

    29일(현지 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기차역의 자살 폭탄 테러 현장. 조사당국은 이날 여성 테러범이 기차역 입구에서 폭탄을 터뜨려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의 철도 역사에서 29일(현지시간) 자폭 테러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수사 당국이 밝혔다. 내년 2월 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폭발 사고는 이날 낮 12시 45분쯤 볼고그라드 철도 역사 1층 출입구 근처에서 발생했다. 테러범이 역사 출입구 안에 설치된 금속탐지기 근처에서 몸에 지니고 있던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볼고그라드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900km 지점에 있으며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흑해 연안도시 소치에서는 북동쪽으로 650km가량 떨어져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연방 정부에 맞서 분리·독립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이슬람 반군들이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언론 “장성택 측근 잇단자살”

    지난 12일 처형당한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주변 인물 중 몇 명이 자살했다고 지지통신이 28일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은 장 전 부위원장 숙청 과정에서 처형 등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자살한 사람이 적지 않게 나왔다는 정보가 평양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지 시찰 때 명령한 시설 개선 등이 자금 제약 등으로 인해 실행되지 않자 김 제1위원장의 측근 간부가 사정을 조사했다고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러 남부 또 자폭 테러… 소치 올림픽 안전 비상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을 40여일 앞둔 29일(현지시간) 소치 인근 볼고그라드의 기차역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18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해 올림픽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고그라드주 정부 대변인은 이날 낮 12시 45분쯤 남부도시 볼고그라드의 기차역 1층 출입구 인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방수사위원회 블라디미르 마르킨 대변인은 “잠정 확인 결과 폭발 사고로 14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을 입고 입원했다”고 말했다. 폭발은 누군가가 폭발물 탐지를 위해 설치된 역사 출입구 안쪽의 금속탐지기로 접근하면서 일어났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역사 안에 있던 승객들이었다. 금속탐지기 근처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도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엔 30여대의 구급차가 출동해 부상자 응급처치와 후송에 나섰다. 자살폭탄 테러 용의자는 여성인 것으로 알려져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인 ‘블랙 위도’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러시아 반테러위원회가 전했다. ‘블랙 위도’는 지하드(성전)로 죽은 남편이나 가족의 복수를 위해 테러를 감행하는 체첸 등지의 이슬람 과부를 뜻한다. 볼고그라드는 내년 2월 7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소치에서 불과 650㎞ 떨어진 인구 100만명의 도시다. 지난 10월에도 이곳에서 여성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한 바 있다.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인 소치는 이슬람 반군의 분리주의 테러활동이 빈번한 체첸, 다게스탄 공화국과 인접해 있어 동계올림픽 안전에 대한 우려가 지적돼 왔다. 앞서 지난 7월 체첸의 반군 지도자인 도쿠 우마로프는 “‘전력을 다해’ 블라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을 막아 달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 테러를 독려한 바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과잉 ‘자식작용’으로 암세포 죽인다

    세포가 자신의 불필요한 성분을 스스로 먹어치우는 ‘자식작용’을 인위적으로 유발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새로운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의생명연구소 황정진 교수팀은 자식작용이 과잉 발생하면 세포가 죽는 현상에 착안, ‘BIX-01294’(이하 BIX)라는 화학물질로 암세포의 과잉 자식작용을 유도함으로써 암세포를 대량 사멸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2400여개의 생체 관련 화학물질 중에서 자식작용 유발 효과가 높은 BIX를 선별, 이를 유방암 세포주와 정상적인 유선 상피세포주에 10㎛(마이크로몰라) 농도로 24시간 동안 배양했다. 이어 세포생존율 측정기법을 적용해 세포 사멸효과를 측정한 결과, 암 세포주에서 정상 세포주 대비해 50% 이상 많은 암세포가 사멸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BIX가 암세포의 성장을 돕는 ‘G9a’효소를 억제하고, 세포 내의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암세포의 과잉 자식작용을 촉진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냈다. 실제로 G9a효소의 발현 정도가 28배나 높은 유방암·대장암 환자의 종양세포를 배양, BIX로 처리한 결과 암세포가 100% 사멸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대부분의 암 치료제가 불필요한 세포를 자살하도록 명령하는 세포자살 유도와는 접근 방식이 달라 주목된다. 암세포의 경우 세포자살과 관련된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에 정작 필요할 때 세포자살이 잘 일어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세포의 자식작용을 유도하는 방식을 항암제 개발에 적용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돼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의학회지 ‘자식작용’(인용지수 12.042)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황 교수는 “자식작용을 경유한 세포사멸 원리가 향후 항암제 개발 등 임상에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암환자들이 겪는 부작용과 이상 반응을 최소화해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살이 찐다고요? 스트레스와 잘 싸운다는 증거!

    살이 찐다고요? 스트레스와 잘 싸운다는 증거!

    다이어트의 배신/아힘 페터스 지음/이덕임 옮김/에코리브르/288쪽/1만 5000원 #1.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여성상은 산드로 보티첼리가 그린 ‘비너스의 탄생’(1485년 작)에 담겨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 3층에 걸려 있는 이 작품에는 회화 역사상 가장 우아한 여성이 등장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너스는 요즘 기준과는 좀 거리가 있다. 엉덩이는 지나치게 풍만하고 배는 볼록하며 팔과 허벅지는 두툼하다. 비너스가 오늘날 환생해 모델 에이전시라도 찾아갔다가는 당장 퇴짜 맞을 몸매다. 과학자들은 비너스의 나이를 19세, 키를 175㎝로 가정할 경우 체중은 77㎏ 안팎이라고 추정한다. 이때 체질량지수(BMI)는 25 안팎으로 20~25를 오가는 21세기의 또래 여성과 비교해 과체중 상태라는 진단이 내려질 만하다. 이 기준은 타당한 것일까. #2. 181㎝의 키에 체중 75㎏인 50대 남성 외르크의 BMI는 23에 불과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높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문제도 없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일주일에 세 차례 이상 조깅하는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규칙적인 생활방식까지 갖고 있다. 반면 동갑내기 스벤의 BMI는 32에 달한다. 176㎝의 키에 99㎏의 체중을 지닌 그는 35세 때부터 의사로부터 과체중에 따른 심장과 동맥의 위험을 경고받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심근경색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두 사람 중 무사히 걸어서 병원을 나선 사람은 ‘뚱뚱보’인 스벤이다. 외르크는 안타깝게도 중환자실에서 목숨을 잃는다. 신간 ‘다이어트의 배신’은 단순히 살찐 이에게 보내는 위로가 아니다. 일종의 ‘논리적인’ 비만 분석서란 표현이 알맞다. 독일 뤼베크대 교수로 세계적인 뇌과학자이자 내과의학자인 저자는 비만이야말로 인체가 가장 자연스럽게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역설한다. ‘이기적인 뇌’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고, 이는 음식의 섭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살찌는 것이 질병의 신호라는 견해는 애초부터 잘못된 연구 가설이란 반론이 나올 법하다.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뚱뚱한 채로 산다는 것은 인종차별보다 더한 주위 편견과 무시를 견뎌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살찐 사람에 대한 사회의 평가는 “게으르고 의지가 약하다”로 압축된다. 그런데 다이어트 책과 치료법이 넘쳐나는데도 정작 비만이 3배가량 더 증가한 현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21세기 신장 전문의들이 제시한 ‘비만 패러독스’를 들고나온다. 과도한 지방이 신장질환의 발병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증상 악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이는 뇌졸중이나 뇌출혈, 심근경색, 폐·간 기능 장애 등에도 적용된다. 저자의 관점에서 다이어트는 뇌의 심각한 에너지 위기와 같다. 다이어트로 몸 안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고 뼈나 근육의 감퇴, 심혈관계 질환,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영화 ‘타이타닉’으로 알려진 월드 스타 케이트 윈즐릿이 대표적인 사례다. 20년 이상 BMI 21을 유지하느라 ‘섭식 억제자’로 살아오면서 탈선과 방종, 이혼, 탈진과 재활센터 입원 등의 소식으로 가판대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다는 극단적인 분석까지 내놓는다. 저자의 주장에 방점을 찍는 것은 1944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실시된 악명 높은 ‘굶주림에 관한 실험’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 36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진행된 굶주림 체험에서 참여자의 대부분은 공포와 우울증, 자살충동에 시달렸다. 뇌로 가야 할 포도당 공급이 급감한 탓이다. 그는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현대사회의 심각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이 왜 뚱뚱할 수밖에 없는지를 의학적으로 설명한다. 나아가 영국의 학자 피켓과 윌킨슨의 스트레스 연구를 인용, 사회적 불공정과 체중이 상관관계를 드러낸다는 결론에 이른다. 빈부격차가 심한 미국에는 뚱뚱한 사람이 많은 반면 스웨덴과 핀란드에선 비만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비만을 벗어나기 위한 가장 좋은 치료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스트레스 조절을 첫손에 꼽으며 무방비 상태에 노출된 아이들을 먼저 돌보라고 강조한다. 가난의 비참함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사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美억만장자, 전 재산 기부하고 아파트서 자살

    美억만장자, 전 재산 기부하고 아파트서 자살

    무려 수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억만장자가 돈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한 채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의 거물 로버트 윌슨(86)이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위치한 자신의 초호화 아파트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현장에서 사망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벌어진 이 자살 사건은 윌슨의 신분이 밝혀지면서 세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윌슨은 월스트리트에서 헤지펀드를 운영해 큰 돈을 번 거물로 지난 2000년 기준 자산 가치가 무려 8억 달러(약 8478억원)로 평가받은 바 있다. 윌슨은 그러나 화려한 생활을 뒤로 한 채 10여년 전 은퇴했으며 그간 번 돈을 여러 자선단체 기부하며 독지가로 명성을 쌓았다. 기부의 기쁨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던 그에게 시련이 닥쳐온 것은 불과 1달 여 전.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진 이후 병마와 싸우는 고통의 시간이 이어졌고 결국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윌슨의 친구인 스티븐 비스쿠시는 “1달 전 윌슨은 모든 돈을 기부하고 이제 1억 달러 남았다고 말했다” 면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자신의 재산을 급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고 밝혔다. 이어 “평소에도 모든 재산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윌슨은 과거 이혼 전력이 있으며 슬하에 자식은 없다. 또한 매년 환경단체, 교육단체 등에 6억 달러 이상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안전! 레디~ 액션… 서초구 ‘안문협’ 발대식

    서초구가 24일 오후 2시 구청 대강당에서 주민의 안전의식 제고 및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안전 문화운동추진 협의회’(이하 안문협) 발대식을 개최했다. 안문협 구성은 정부지침에 따른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가 가장 먼저 첫발을 뗐다. 서초구 안문협은 진익철 구청장과 김경래 자원봉사센터 운영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서초·방배경찰서, 서초소방서, 강남교육지원청, 한국전기안전공사(서울남부지사), 한국가스안전공사(서울지역본부), 도로교통공단(서울지부) 등 공공기관과 민간단체 대표 90여명이 위원으로 뛴다. 이날 서초구 안문협은 사회안전, 생활안전, 교통안전, 기획홍보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3대 유형 21개 실천과제’를 발굴, 선정했다. ▲성폭력 등 4대 범죄, 조류인플루엔자, 유해화학물질 등의 사회재난, 어린이·노인 교통사고 등의 안전사고 ▲자살, 풍수해, 산불, 전기사고 등 매년 큰 피해가 반복되는 분야 ▲지진, 대형화재 등 대규모·복합적 사고 발생 우려가 높은 분야 등이다. 이 밖에도 ‘21개 실천과제’는 안전사고 빈도, 결과의 심각성 등의 이론적 기준과 외국 선진사례, 법제화 추세 등 현실적 기준을 반영해 선정했다. 서초구는 앞으로 분야별 목표관리제를 도입해 정책목표를 공개하고 주기적으로 달성률을 점검할 계획이다. 성폭력의 경우 미검률을 매년 평균 10% 감축하고 재범률 또한 매년 평균 5% 감축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어린이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도 지난해 1.3명에서 2017년 1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2년만에 부모 찾아온 아들, 돈가방만 둔 채 투신자살

    집을 나간 뒤 가족과 연락이 끊긴 30대 남성이 2년 만에 부모님 집을 찾아 돈 가방을 놔두고 투신해 숨졌다. 24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1시 20분쯤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1층 화단에 김모(39)씨가 머리 등에 피를 흘리는 것을 관리사무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온몸을 다친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이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김씨가 이 아파트에 사는 부모님 집 현관문 앞에 현금 407만원이 든 가방을 내려둔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25층 옥상으로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2년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가 지난 20일 누나와 통화하며 오는 28일 열리는 가족 모임에 오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일정한 직업을 구하지 못해 고민했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처지를 비관해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최광숙의 시시콜콜] 성형 수술 부추기는 나라

    [최광숙의 시시콜콜] 성형 수술 부추기는 나라

    요즘 우스갯소리로 ‘누구 누구 연예인은 아빠가 같다’는 얘기가 있다. 그 아빠란 다름 아닌 뛰어난 손 기술로 얼굴을 예쁘게 만들어준 성형외과 의사를 말한다. 성형으로 인해서 똑같아진 여성들의 얼굴을 빗대 ‘의란성 쌍둥’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가끔 TV 드라마를 보다가 시어머니 역을 맡은 실제 노년의 여배우 얼굴은 빵빵하니 주름살이 하나 없는데 중년의 며느리가 오히려 더 늙어 보이는 경우도 있다. 놀라운 의학 기술이 주는 ‘역차별’이 아닌가 싶어 쓴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의학의 도움을 살짝 받아 외모 콤플렉스에 싸인 이들이 자신감을 찾고 당당히 살아간다면 성형 수술대에 오를 만하다. 하지만 성형 수술로 돌이킬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않은 것을 보면 우리 사회의 ‘성형 열풍’이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한 40대 여교수는 수면마취 상태에서 모발이식 수술을 받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사지가 마비돼 11개월째 병원에 누워 있다고 한다. 양악수술 등 성형 수술 후유증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하는 이들까지 있다. 심지어 양악수술 후 며칠 만에 숨진 젊은 여성들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너도나도 성형 미인을 꿈꾸면서 한국은 인구 1000명당 성형 시술 건수가 연간 13.5건으로 세계 1위다. 이 수치는 근본적으로 외모 지상주의에 빠진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 일 수도 있겠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병원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미국에서 허리디스크 수술 빈도를 조사해 봤더니 캘리포니아 지역의 척추수술 건수는 인구가 비슷한 뉴욕보다 두 배나 많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외과의사 수만큼 수술이 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의사의 과잉 공급이 불필요한 과잉 수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성형 시술을 집도하는 병·의원은 전국 4000여개로 추정된다. 서울의 이른바 ‘뷰티벨트’라 불리는 강남에만도 수백개의 성형외과가 몰려 있다. 병원들은 경쟁 체제에 돌입하면서 고객 유치전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성형 효과를 거짓·과장 광고해 소비자들을 유혹한 전국 13개 성형외과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사각턱뼈를 깎고도 다음날 출근’, ‘주름 한번 수술로 90세까지’와 같은 부풀린 광고 문안들이 고객들을 병원으로 유인한 것이라고 한다. 병원이야 광고 문안을 시정하면 그만이지만 엉터리 광고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질 수밖에 없다. 교묘하게 규제를 빠져나간 광고까지 감안하면 이제 과대·허위 의료 광고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잣대로 엄히 처벌해야 할 때다. 자칫 소중한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잘못된 의료 광고로 인한 책임을 환자들에게만 지우기에는 그 부작용과 폐해가 너무 커 보인다. 논설위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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