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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흐, 자살 아닌 타살” 범죄과학자 ‘증거 제기’

    “고흐, 자살 아닌 타살” 범죄과학자 ‘증거 제기’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등 주옥같은 명작을 남긴 네덜란드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프랑스의 한 농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37년의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는 이 천재 예술가의 최후에 최근 유명 범죄과학 전문가가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고흐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었다고…. ▼ 유명 범죄과학 전문가, 고흐 자살 부정 후기인상파 화가 반 고흐는 1890년 7월 29일 당시 살고 있던 파리 교외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보리밭에서 권총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왼쪽 가슴을 쏜 뒤 자력으로 집으로 돌아가 29시간 동안 고통을 겪은 끝에 사망했다는 것이 당시 증언 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사건의 전말이다. 지금까지도 고흐의 ‘자살설’에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최근 범죄과학의 관점에서 이 가설을 뒤집는 주장이 미국 월간지 베니티페어 등에 소개돼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이는 총상 분석 전문가인 범죄 과학자 빈센트 디 마이우 박사이다. 디 마이우 박사는 고흐의 치명상이 된 총상을 검증한 결과, 자살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 검증 1. 권총으로 왼쪽 가슴을 쏘기 어렵다 자살이 아님을 나타내는 가장 큰 단서는 권총으로 스스로 왼쪽 가슴을 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자신의 몸 앞에서 손목을 갑자기 비틀어 가슴에 총구를 향하는 행동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동작이다. 참고로 고흐는 오른손잡이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설에서는 왼손으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권총을 쥐고 있던 손이 오른손인지 왼손인지는 알려지지 않다는 것이다.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가슴을 쏘려고 한다면, 권총을 역으로 들고 엄지로 방아쇠를 당기는 방법이 가장 편하다”고 디 마리우 박사는 남아있는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하지만 권총을 다시 바로잡을 정도로 왼쪽 가슴을 쏠 이유를 찾는 것은 확실히 어려울 듯하다. 명확하게 자살이 목적이라면 권총의 총구를 관자놀이에 대거나 입안에 넣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 검증 2. 고흐 손에 화약 흔적 없어 자살설을 부정하는 두 번째 단서는 고흐의 손에 화상이나 화약 점화 시 그을린 자국이 남아 있었다는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총기에 사용된 ‘흑색 화약’은 매우 불타기 쉽고 위험해 발화 뒤 절반 이상이 새까맣게 연소하며 흩어지는 번거로운 것이었다. 따라서 신체에 총구를 거의 밀착시킨 상태에서 발사하면 손과 팔에 화상을 입거나 화약 연소 과정에서 불똥이 튀어 그을음이 묻을 수 있지만, 수사 기록에는 전혀 그런 보고는 없었다는 것이다. 디 마이우 박사는 기록에 남은 고흐의 총상에 대해 지금까지의 통설과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의학적 검증을 고려한 데다가 어디까지나 개인적 생각이지만, 이 총상은 고흐 본인이 낸 것은 아니다. 즉 자살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 신빙성을 띠고 온 ‘타살설’ 디 마이우 박사의 이론이 옳다면, 남은 수수께끼는 누가 고흐를 죽였느냐는 것이다. 이 내용은 2011년에 출판된 ‘반 고흐: 삶’(Van Gogh: The Life)의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명 소설가인 스티븐 네이페와 작가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는 수많은 고흐의 편지를 분석함과 동시에 많은 고흐 연구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쓴 그 책 속에서 고흐가 프랑스 근교 농촌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소년 2명에 의해 살해됐다는 가설을 전개하고 있다. 당시 고흐는 마을에 살던 두 소년(형제)과 친분이 있었는데 사건 당일 보리밭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불량 총을 가지고 놀던 두 소년이 우발적으로 쏜 총에 맞았다는 것이다. 총상을 입은 고흐는 고통으로 느끼면서도 이 소년들의 미래를 생각해 스스로 자살을 가장하기로 하고 예기치 않은 죽음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사건 전날 고흐는 평소보다 많은 물감을 주문했다는 기록도 남아있으며, 사실이라면 적어도 전날까지 자살할 의지는 없었다는 것이 된다. 이번 범죄과학 전문가로부터 옹호를 얻어 점점 ‘타살설’이 신빙성을 띠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네이페와 스미스는 또 다른 우려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가장 큰 문제는 고흐의 자살은 천재 예술가의 극적인 ‘그랜드 피날레’(장엄한 종말)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돼 흔들리지 않는 것이 돼 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천재 예술가 반 고흐의 ‘전설’은 이미 완결돼 있는 것이지, 그의 팬일수록 ‘수정’된 내용을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년들의 미래를 생각하고 죽음을 감수한 고흐 역시 결코 그 모습의 나쁜 죽음이 아니었으리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빈센트 반 고흐 초상화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단독]‘분신자살’ S아파트 경비원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

    [단독]‘분신자살’ S아파트 경비원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

    경비원 이모(53)씨가 분신해 숨져 논란이 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아파트 경비원들이 파업을 잠정 결정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S아파트분회는 지난 27~28일 ‘임단협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행한 결과, 투표권자 56명 중 찬성 42표(71.18%), 반대 11표, 무효 3표로 파업을 잠정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아파트 경비원 78명 가운데 59명(76%)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 휴가자 1명, 투표 거부자 2명을 제외하고 조합원 56명이 파업 찬반투표에 참여했다. 노조 측은 이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기로 했다. 앞서 24일 경비 용역업체인 한국주택관리주식회사와 제25차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교섭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면 통상 조정기간 10일(연장하면 최장 20일)을 거친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진행한다. 노조 측은 조정에서 주도권을 갖고자 미리 찬반투표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7일 경비원 이씨가 아파트 입주민의 언어폭력에 시달리다가 분신자살을 시도 하기도 했다. 이씨는 결국 전신 3도 화상을 입었고, 한 달만인 이달 7일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이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5일 회의를 열고 용역업체 변경을 결정했다. 경비원 78명 등 용역업체 노동자 106명에게 12월 31일 해고하겠다는 예고 통보를 지난 20일 보냈다. 관리사무소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다음 달 초 열리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확정될 사안일 뿐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내년부터 감시·단속직 노동자의 최저임금이 100%로 오르기 때문에 12월에 다른 아파트에서도 무더기 해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아이 대신 폭탄 업고…나이지리아 여성 자폭 테러 45명 사망

    아이 대신 폭탄 업고…나이지리아 여성 자폭 테러 45명 사망

    나이지리아의 10대 소녀 두 명이 사람이 붐비는 시장 한복판에서 잇따라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25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보코하람의 본거지인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주(州)의 마이두구리시(市) 먼데이 마켓 시장에서 여성 2명이 잇따라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해 시장 상인 등 최소 45명이 숨졌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최근 나이지리아에서는 이슬람 무장반군 보코하람의 대규모 살상 테러가 잇따르고 있어 당국은 이번 테러 역시 그들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먼데이 마켓은 지난 7월 1일에도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 폭탄 테러로 최소 15명이 희생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안당국 책임자는 “여성 2명에 의한 자살 폭탄 테러였다”고 단정지었다. 이날 첫 번째 테러는 한 여성이 많은 짐을 실은 화물 오토바이 쪽으로 다가가면서 시작됐다. 그녀는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자 받는 듯 하더니 전화를 떨어뜨림과 동시에 자폭했다. 이후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구급대원과 주민이 모인 곳에 19세 전후로 보이는 히잡을 쓴 여성이 아기를 업고 지나가는 듯한 모습으로 나타나 자폭했다. 등에 짊어지고 있던 것은 아이가 아니라 폭탄이었던 것. 의료 관계자는 사망자가 45명 이상으로 이 중 머리가 완전히 사라진 시신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북부에서는 지난 몇 달간 여성에 의한 자살 폭탄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제2의 도시인 카노에서는 지난 7월 비슷한 공격이 일주일에 4회나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보코하람이 자신들의 이슬람국가 건설을 위한 전략의 하나로 여성 지원자를 기용하기도 하지만 젊은 여성과 소녀들에게 자살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보코하람 여성 3명이 체포됐으며 8월에도 여성 자살 폭탄테러 대원 16명과 교관 1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전 마이두구리에서 결성된 보코하람은 주로 보르노주에서 테러를 자행했지만, 점차 북동부 변방으로 밀려났다. 이 때문인지 마이두구리에서는 단발의 자폭 테러부터 병영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까지 지난 5년간 수십 차례의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나이지리아서 10대 소녀 연쇄 자살폭탄 테러… 최소 45명 사망

    나이지리아의 수니파 무장반군 보코하람이 10대 소녀를 자살테러에 내몰고 있다. 수니파 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소년병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소식에 이어 극단주의 세력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25일 AFP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마이두구리시의 시장에서 10대 소녀 2명이 잇달아 자살폭탄테러를 벌여 최소한 45명이 숨졌다. 지역 치안 책임자 압바 아지 칼리는 “히잡을 쓴 10대 소녀 2명이 인파로 붐비는 시장에 들어와 폭탄을 연쇄적으로 터뜨렸다”고 말했다. 첫 폭발 때는 3명 정도만 희생됐지만 희생자 구조를 위해 몰려든 사람들 사이에서 두 번째 폭탄이 터지면서 피해자 수가 대폭 늘어났다. 군과 경찰은 즉각 사고 현장을 통제했다. 이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세력인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간주했다. 나이지리아 동북부가 보코하람의 주된 활동 영역인 데다 지난 19일과 20일 인근 지역에서 주민 수십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내걸고 2009년부터 무장 행동을 개시한 보코하람은 지난 4월 여학생 276명을 집단 납치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단독] “국토부 출신 이사장들이 철피아 부패의 싹”

    [단독] “국토부 출신 이사장들이 철피아 부패의 싹”

    “‘철피아’(철도+마피아) 수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공분을 달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 같습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 전체가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비쳐졌지만 정작 비리의 근본 원인을 도려내지는 못했습니다.” 윤정일(41) 한국철도시설공단 노조위원장은 25일 “철피아 수사 이후 공단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하다”며 씁쓸한 웃음과 함께 공단 내부 기류를 전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의 상징이자 도려내야 할 적폐로 지목된 철피아 수사는 지난달 조현룡(68) 새누리당 의원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같은 당 송광호(72) 의원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광재 전 이사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전·현직 간부 6명의 납품비리 정황이 드러났다. 노조 역시 철피아 수사가 부패 경영진과 정치권 스캔들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뿌리 깊은 부패의 고리를 끊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검찰 수사가 ‘환부’를 오롯이 도려내진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공단 내부의 인사 비리 등 추가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수사의 초점이 정치권 인사의 수뢰 혐의, 납품 비리 등 굵직굵직한 사안에만 맞춰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철도비리가 낙하산 인사에서 비롯된 만큼 언제든 부패의 싹이 다시 자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역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중 국토교통부 출신이 아니었던 적은 없다. 대부분 이사장 직을 ‘다음 자리’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여기고 치적 쌓기에만 골몰했다.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김 전 이사장 역시 국토부 차관으로 영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윤 위원장은 부패의 또 다른 고리로 철도업계의 폐쇄성을 지적했다. 국가 기간사업인 철도 관련 기술의 전문성과 특수성 탓에 일반 건설사들이 진입 장벽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철도청’ 출신들이 힘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04년 이후 철도 민영화 작업이 이뤄지면서 철도청 퇴직 인력들이 민간업체로 대거 흡수됐다. 윤 위원장은 “철도청 인사들이 납품 청탁의 표적이 됐고, 또 이들이 로비에 나서면서 민관 유착관계가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경영진 인사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정부와 국회로 이어지는 ‘비리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패의 또 다른 축인 철도시설공단과 납품업체 간 유착을 막으려면 투명한 공사 입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철도시장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그에 걸맞은 입찰제도는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철피아 수사로 공단 직원들의 어깨가 움츠러든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실제 온갖 비리는 경영진이 저질렀지만, 사회적 지탄은 직원들에게까지 쏟아졌다. “철피아 수사는 많은 숙제를 남겼다고 봅니다. 그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낙하산 인사를 주도한 건 결국 그들이니까요.” 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고흐, 자살 안 했다” 유명 범죄과학 전문가 ‘증거 제기’

    “고흐, 자살 안 했다” 유명 범죄과학 전문가 ‘증거 제기’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등 주옥같은 명작을 남긴 네덜란드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프랑스의 한 농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37년의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는 이 천재 예술가의 최후에 최근 유명 범죄과학 전문가가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고흐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었다고…. ▼ 유명 범죄과학 전문가, 고흐 자살 부정 후기인상파 화가 반 고흐는 1890년 7월 29일 당시 살고 있던 파리 교외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보리밭에서 권총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왼쪽 가슴을 쏜 뒤 자력으로 집으로 돌아가 29시간 동안 고통을 겪은 끝에 사망했다는 것이 당시 증언 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사건의 전말이다. 지금까지도 고흐의 ‘자살설’에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최근 범죄과학의 관점에서 이 가설을 뒤집는 주장이 미국 월간지 베니티페어 등에 소개돼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이는 총상 분석 전문가인 범죄 과학자 빈센트 디 마이우 박사이다. 디 마이우 박사는 고흐의 치명상이 된 총상을 검증한 결과, 자살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 검증 1. 권총으로 왼쪽 가슴을 쏘기 어렵다 자살이 아님을 나타내는 가장 큰 단서는 권총으로 스스로 왼쪽 가슴을 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자신의 몸 앞에서 손목을 갑자기 비틀어 가슴에 총구를 향하는 행동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동작이다. 참고로 고흐는 오른손잡이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설에서는 왼손으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권총을 쥐고 있던 손이 오른손인지 왼손인지는 알려지지 않다는 것이다.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가슴을 쏘려고 한다면, 권총을 역으로 들고 엄지로 방아쇠를 당기는 방법이 가장 편하다”고 디 마리우 박사는 남아있는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하지만 권총을 다시 바로잡을 정도로 왼쪽 가슴을 쏠 이유를 찾는 것은 확실히 어려울 듯하다. 명확하게 자살이 목적이라면 권총의 총구를 관자놀이에 대거나 입안에 넣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 검증 2. 고흐 손에 화약 흔적 없어 자살설을 부정하는 두 번째 단서는 고흐의 손에 화상이나 화약 점화 시 그을린 자국이 남아 있었다는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총기에 사용된 ‘흑색 화약’은 매우 불타기 쉽고 위험해 발화 뒤 절반 이상이 새까맣게 연소하며 흩어지는 번거로운 것이었다. 따라서 신체에 총구를 거의 밀착시킨 상태에서 발사하면 손과 팔에 화상을 입거나 화약 연소 과정에서 불똥이 튀어 그을음이 묻을 수 있지만, 수사 기록에는 전혀 그런 보고는 없었다는 것이다. 디 마이우 박사는 기록에 남은 고흐의 총상에 대해 지금까지의 통설과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의학적 검증을 고려한 데다가 어디까지나 개인적 생각이지만, 이 총상은 고흐 본인이 낸 것은 아니다. 즉 자살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 신빙성을 띠고 온 ‘타살설’ 디 마이우 박사의 이론이 옳다면, 남은 수수께끼는 누가 고흐를 죽였느냐는 것이다. 이 내용은 2011년에 출판된 ‘반 고흐: 삶’(Van Gogh: The Life)의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명 소설가인 스티븐 네이페와 작가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는 수많은 고흐의 편지를 분석함과 동시에 많은 고흐 연구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쓴 그 책 속에서 고흐가 프랑스 근교 농촌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소년 2명에 의해 살해됐다는 가설을 전개하고 있다. 당시 고흐는 마을에 살던 두 소년(형제)과 친분이 있었는데 사건 당일 보리밭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불량 총을 가지고 놀던 두 소년이 우발적으로 쏜 총에 맞았다는 것이다. 총상을 입은 고흐는 고통으로 느끼면서도 이 소년들의 미래를 생각해 스스로 자살을 가장하기로 하고 예기치 않은 죽음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사건 전날 고흐는 평소보다 많은 물감을 주문했다는 기록도 남아있으며, 사실이라면 적어도 전날까지 자살할 의지는 없었다는 것이 된다. 이번 범죄과학 전문가로부터 옹호를 얻어 점점 ‘타살설’이 신빙성을 띠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네이페와 스미스는 또 다른 우려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가장 큰 문제는 고흐의 자살은 천재 예술가의 극적인 ‘그랜드 피날레’(장엄한 종말)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돼 흔들리지 않는 것이 돼 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천재 예술가 반 고흐의 ‘전설’은 이미 완결돼 있는 것이지, 그의 팬일수록 ‘수정’된 내용을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년들의 미래를 생각하고 죽음을 감수한 고흐 역시 결코 그 모습의 나쁜 죽음이 아니었으리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빈센트 반 고흐 초상화(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딸뻘 여중생 임신시킨 유부남 무죄 논란

    딸뻘 여중생 임신시킨 유부남 무죄 논란

    자신의 아들보다 두 살 위 여중생과 성관계를 맺고 출산까지 하게 한 40대 유부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성폭행이 아니라 서로 사랑해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현행법상 어쩔 수 없는 판단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시민들의 감정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A(18)양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된 연예기획사 대표 B(45)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B씨는 2011년 8월 아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가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던 A양을 만났다. 당시 15세로 큰 키에 예쁘장한 외모를 지닌 A양에게 끌린 B씨는 “연예인 해 볼 생각이 없느냐”며 접근했다. 며칠 뒤에는 자신의 차에서 성관계를 맺었고, 이후에도 관계가 이어졌다. B씨는 이듬해 3월 A양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별을 통보했지만 A양이 자살을 시도한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리자 가출을 권유해 자신의 집에서 살게 했다. 얼마 뒤 B씨는 사기 및 공갈 사건으로 구속됐고, A양과 가족은 2012년 9월 출산 직후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에 넘겨진 B씨는 “A양이 출산 전까지 거의 매일 면회를 오거나 ‘사랑한다’는 편지를 보냈다”며 성관계에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부모 나이와 비슷한 남성을 만난 지 며칠 만에 이성으로 좋아하게 돼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마찬가지 판단을 한 뒤 형량을 징역 9년으로 낮췄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랐다. 접견 횟수나 대화 내용, 편지 내용은 물론 편지에 형광펜을 사용해 하트 표시 등 각종 기호를 그리고 스티커로 꾸민 점 등으로 미뤄 A양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고 봤다. 성관계에 강제성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B씨는 무죄가 됐다. 현행법은 만 13세 미만 아동과 성관계를 맺은 성인은 처벌할 수 있지만 13세 이상부터는 대가성이 확인되거나 위계·위력에 의한 게 아니면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위계’(거짓, 속임수) 부분을 통해 처벌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이 공소사실에 따라 위력 여부는 판단했지만 위계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양의 변호를 맡은 백성문 변호사는 “B씨가 연예인을 시켜 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간음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면 혐의 입증이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 개정 의견도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만 13세에 이성적, 합리적 판단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 검사는 “현행법은 청소년의 다른 권리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13세가 넘으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는 허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페루에서 바다사자 500여 마리 독살 당해

    페루에서 바다사자 500여 마리 독살 당해

    남미 페루에서 또 스트랜딩(해양 동물의 갑작스런 집단자살 현상)이 발생했다. 페루 북부 산타 주의 안코티요 해변가에서 바다사자 500여 마리가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다사자들이 떼죽음을 당한 게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체는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생태경찰은 사체의 부패가 심각한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1차 조사 후 서둘러 바다사자 사체를 수습했다. 사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생태경찰 관계자는 독살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바다사자들이 극약이 든 먹이를 먹고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독살이 맞다면 유력한 용의자는 안코티요 해변가 주변에서 수산물을 양식하는 어민일 가능성이 높다. 바다사자들이 떼지어 해변가 주변으로 수산물을 먹으러 오는 걸 막기 위해 독이 든 먹이를 뿌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가리비를 양식하는 어민들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루에서는 이달 초에도 북부 피우라 지방에서 바다사자 187마리, 돌고래 4마리, 바다거북이 4마리, 펠리칸 5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사진=안디나 손영식 해외 통신원 voniss@naver.com
  • 경비원 분신 아파트 해고, 5층에서 먹던 떡·과자 던지면서..‘비난 폭발’

    경비원 분신 아파트 해고, 5층에서 먹던 떡·과자 던지면서..‘비난 폭발’

    ‘경비원 분신 아파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경비원 분신 아파트 사망 사건이 발생한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이번에는 근무 중인 경비원 전원을 해고하려고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확산 되고 있다. 25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경비와 청소 등의 업무를 맡은 ㈜한국주택시설관리(건설협회 자회사)는 지난 20일 아파트 경비원 78명을 포함한 청소노동자 등 106명에게 해고 예고 통보장을 보냈다. 이 통보장에는 업체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다음 달 31일부로 노동자들을 해고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최근 새 용역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공고문을 아파트 단지 내 게시판에 붙여 놓은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60세 이상 경비원들만 교체하겠다던 입주자대표회의 측이 분신 사건 이후 돌연 입장을 바꿔 용역업체와 경비원 모두 교체하겠다고 통보했다”며 “분신 사건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분신 사건 이후 같이 가지는 못할망정 더 상처만 주고 있다”며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입장을 전혀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지난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달 7일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몸에 시너를 뿌리고 자살을 시도한 경비원 이모씨의 사연이 전파됐다. 당시 동료 경비원들은 이씨가 분신자살한 이유로 한 사모님을 지목하며 “평소에 폭언을 하며, 5층에서 떡을 던지거나 먹던 과자를 먹으라고 하는 등 경비원들에게 모멸감을 줬다”고 전한 바 있다. ‘경비원 분신 아파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소식에 네티즌들은 “경비원 분신 아파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너무하네!” “경비원 분신 아파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전원해고로 이미지 더 실추!” “경비원 분신 아파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가혹한 현실이다” “경비원 분신 아파트, 잘 해결되길” “경비원 분신 아파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도대체 왜 이런 일이” “경비원 분신 아파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무서운 사람들”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경비원 분신 아파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연예팀 chkim@seoul.co.kr
  • ‘사’(士)자 부러울것 없네…자살률 높은 직업 보니

    ‘사’(士)자 부러울것 없네…자살률 높은 직업 보니

    업무 스트레스는 어떤 직업이라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스트레스가 지나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단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왜 자살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다음은 미국의 순위사이트 ‘더 리치스트 닷컴’이 최근 미국에서 가장 많이 자살하는 직업 상위 10종을 소개한 것이다. 만일 당신이 직업이 이 중에 속해 있고 평소 스트레스가 지나치다고 느껴진다면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좋겠다. 10위. 과학자=항상 연구성과를 내야 하고 새로운 발견을 해야 하므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이 중에는 연구 보조금이 끊겨 실험용 약품 등을 마시고 자살한 예도 있다. 자살률은 평균보다 1.28배 높다. 9위. 약사=제약회사들의 압력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약사들은 약물에 중독될 확률도 평균보다 20%나 높다. 자살률은 평균의 1.29배. 8위. 농업 종사자=미국에서 가장 소득이 낮은 부류에 들어가는 직종. 중노동이나 저소득뿐만 아니라 중장비를 다뤄야 하는 이들은 지난 2012년에만 216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직업 특성상 기후 및 날씨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고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자살률은 평균의 1.32배. 7위. 전기기사=수입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경기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또 최근 연구에서는 전자파에 장시간 노출돼 뇌의 화학성분이 바뀌어 결과적으로 멜라토닌 생성에 영향을 주는 우울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자살률은 평균의 1.36배. 6위. 부동산업자=고수익 직종이지만, 2008년 리먼 쇼크 이후에는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으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자살률은 평균의 1.38배. 흥미로운 점은 이들 중 업무 관련 사망으로 이르는 경우 원인의 3분의 1은 살인이라고 한다. 5위. 경찰관=신체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징후가 확인된 사람 수는 다른 직종의 2배 이상.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을 넘지 못하는 비율도 다른 직종보다 4배 이상 높다. 특히 여성이나 흑인 경찰관의 자살률은 각각 평균의 2.03배, 2.55배. 4위. 변호사=놀랍게도 법학도의 약 40%가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이미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 후에도 평균보다 4배 이상 우울증 관련 질환을 갖고 있으며 자살률은 평균 1.33배. 사회 문제로 자리매김하면서 많은 국가에서는 변호사를 위한 정신건강 프로그램의 참여를 의무화하고 있다. 3위. 금융업 종사자=매일 직접 받는 스트레스가 심하다.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회복까지 더딘 상황에서 자살률은 평균의 1.51배. 올해 1분기 만해도 이미 11명이 자살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2위. 치과 의사=고수입에 안정된 일자리로 보이지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종 중 하나다. 개인 병원으로 개원하는 경우가 많은 데 소득이 안정하지 못하고 성공에 대한 보장도 없다고 한다. 정신 장애가 발생하는 비율도 높지만 치료받는 사례가 적다. 자살률은 평균의 1.67배. 1위. 의사=스트레스가 높지만 정신 장애와 우울증에 걸려도 외부에 소문이 나는 것이 두려워 치료받길 꺼리는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 종사자이므로 인체를 잘 알고 있어 자살 방법을 쉽게 찾는 것도 자살률을 높이는 원인이라고 한다. 자살률은 평균의 1.87배.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中 군부 숙청 ‘칼바람’

    中 군부 숙청 ‘칼바람’

    중국군 고위 인사에 대한 반부패 조사가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군 장성들의 자살 기도가 잇따르면서 군 통수권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숙군(肅軍) 작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린(吉林)군구 부정치위원(소장) 쑹위원(宋玉文)이 시 주석 해외 순방 기간 목을 매 자살했다고 타이완연합보가 해외에 서버를 둔 반체제 매체 보쉰(博訊)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호주에 이어 전날 뉴질랜드에 도착한 시 주석은 피지를 끝으로 23일 해외 순방을 마무리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보다 앞서 마파샹(馬發祥) 해군 부정치위원(중장)이 지난 13일 베이징에 있는 해군단지 빌딩에서, 지난 9월 2일에는 장중화(姜中華) 해군 남해함대 장비부 소장이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 시내의 한 호텔에서 각각 투신해 숨졌다. 최근 3개월 사이 고위 장성 3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들의 자살은 최근 전·현직 장성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반부패 조사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보쉰은 당국이 시 주석의 명령에 따라 시 주석 순방 기간 전후로 전·현직 장성 8명을 부패 혐의로 연행했으며 향후 군 4대 총부와 8대 군구를 상대로도 대규모 숙청 작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자살한 군 장성 3인 중 쑹위원과 마파샹은 살생부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인사다. 이들은 사법처리가 확정된 군 부패 몸통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마파샹이 체포 통지를 받고 목숨을 끊은 13일 베이징군구 문공단(예술단) 소장 류빈(劉斌), 총후근부 사령부통신자동화국장(소장) 류정(劉錚), 총정치부 보위부장(소장) 위산쥔(于善軍) 등 현역 3인과 퇴역 장성 3인도 체포됐다고 보쉰은 전했다. 시 주석의 군 숙청 작업이 본격화된 것은 취임 이후 대대적인 반부패 행보를 통해 축적해 온 그의 권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이를 바탕으로 권력의 핵심인 군에 대한 사정 작업을 통해 군을 장악하는 식으로 권력집중을 완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말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사법처리 결정 이후 다소 지체돼 왔던 숙군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는 “살생부에 이름이 오른 전·현직 장성 8인은 쉬차이허우와 함께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3대 장군으로 통하는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및 리지나이(李繼耐) 전 중앙군사위원과도 친분이 있어 파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창작뮤지컬의 달 11월

    창작뮤지컬의 달 11월

    연말을 겨냥한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쏟아지기 전인 11월은 중·소극장 창작뮤지컬들이 각축을 벌이는 시기다. 화려한 무대와 의상, 웅장한 오케스트라는 없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 좋은 음악으로 승부하는 수작(秀作)들이 많아 놓치면 아쉽다.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최근에는 영화나 소설, 만화 등 원작에 기반한 작품들이 많다. 그러나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한두 번 비틀고 뒤집는 무대들도 눈에 띈다. 원작의 힘을 빌리되 참신한 발상으로 식상함을 덜어내 호평받고 있다. ‘셜록홈즈’는 흥미진진한 추리 과정이 돋보이는 뮤지컬이다. 시즌 1 ‘앤더슨가의 비밀’과 시즌 2 ‘블러디 게임’ 모두 셜록과 왓슨이 사건의 진실을 쫓으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관객들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관객들은 ‘셜록홈즈’에서 다뤄지는 사건들이 100% 창작물이라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코난 도일의 원작에서 주요 캐릭터를 따왔지만 사건의 추리 과정은 모두 노우성 작가와 배우 김은정이 3년 동안 기획했다. 지난 13일 다시 무대에 오른 ‘앤더슨가의 비밀’(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위)은 두 발의 총성과 함께 사라진 여인의 이야기가 원작에서 다뤄진 ‘춤추는 그림자 사건’과 절묘하게 중첩되며 재미를 더한다. 셜록의 파트너인 왓슨을 여성 캐릭터(‘제인 왓슨’)로 뒤집은 것도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왓슨은 셜록 못지않은 추리와 정보수집 능력을 발휘하며 여성 캐릭터지만 셜록과의 ‘러브라인’은 없다. 남성 캐릭터 위주이거나 멜로를 중시하는 기존 뮤지컬과 차별화되는 지점 중 하나다. 21일 개막하는 ‘사춘기’(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아래)는 독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 ‘눈 뜨는 봄’을 각색했다. 엄숙한 종교적 가치관이 지배하던 19세기 독일의 청교도학교에서 막 성(性)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의 방황과 일탈을 그린 희곡으로,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한동안 독일에서 상연이 금지되기도 했다. 개성 있는 창작 뮤지컬을 꾸준히 만들어 온 김운기 연출과 이희준 작가는 2년간의 작업을 거쳐 한국의 현실에 맞는 이야기로 다듬어 냈다. ‘사춘기’는 입시 지옥인 학교를 배경으로 저마다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청소년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방황하고 일탈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임신, 자살 등 원작의 충격적인 전개들을 가져왔지만 청소년만의 언어와 유머, 위트로 경쾌하게 표현해 2008년 초연 당시 호평을 받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前 경찰간부가 400억대 보이스피싱 주도

    前 경찰간부가 400억대 보이스피싱 주도

    전직 경찰관과 프로야구 선수, 광고 모델, 별정통신 사업자 등이 낀 국내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광주지검 형사2부(부장 윤대진)는 19일 조직원 100여명을 두고 전화 대출을 미끼로 400여억원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조직을 적발, 이 가운데 32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또 해외에 도피 중인 경찰 출신 주범 A(42·전 사이버범죄수사대 경위)씨 등 21명을 인터폴 등을 통해 지명수배하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조직원 50여명을 추적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직 경찰인 A씨는 조직원들과 공모해 2001년 11월~지난해 7월 중국, 필리핀 등지에서 저축은행 직원인 것처럼 속여 대출 희망자 2000여명으로부터 40억원을 가로챘다. A씨는 자신이 2002~2008년 경찰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한 경험과 당시 범죄 관련자 등의 인맥을 이용해 2011년 보이스피싱 조직을 만들어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친동생인 B(39)씨를 자금 총책, 전직 광고모델 C(42·여)씨를 교육 담당, D(36)씨를 인력 담당 등으로 각각 배치하고 콜센터를 설치한 중국, 필리핀 등지에 지역 사장과 팀장 등을 내세운 뒤 범행을 주도했다. 이들 간부급 조직원들은 “대출해 주겠다”고 속여 각각 1억~35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범행에는 국내 유인책, 조선족 출신의 인출책, 불법 개인정보 유통업자, 조폭, 연예인 매니저 등이 동원됐다.이들은 신용·담보 부족 등으로 은행 대출이 거절된 대출 희망자의 명단을 확보해 필리핀 등에 설치된 인터넷 전화 콜센터를 통해 저축은행의 실제 전화번호가 발신번호로 나타나도록 조작하는 수법을 동원했다. 이를 통해 대출 수수료, 인지대, 보증보험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등록된 저축은행 상담 직원들의 사진과 이름, 신분증 등을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팩시밀리로 전송하는 등 치밀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출 희망자의 예상 질문과 상황별 대처 요령 등을 상세히 기술한 메뉴얼을 만들어 교육담당 등을 통해 이를 교육시킨 뒤 피해자를 유인했다. 주범 A씨는 특히 현직 경찰관을 매수해 간부급 조직원들의 수배 여부 등을 조회하고, 대포통장 모집 조직, 현금 인출 조직, 송금 조직 등을 두는 등 기업처럼 범죄조직을 이끌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범행 계획표, 일일 환전 금액, 범행 기간 등을 참작하면 총피해액은 400여억원, 피해자는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자 중 일부는 음독자살을 기도한 사례도 있는 만큼 조직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 환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학폭·인터넷 중독 예방 ‘뮤지컬의 힘’

    서울 도봉구가 학교폭력과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고자 드림스타트 아동(저소득층 가정의 0~12세 아동)을 대상으로 뮤지컬 ‘내 손 잡아!’를 공연한다고 19일 밝혔다. 사단법인 아리인의 뮤지컬 ‘내 손 잡아!’는 집단 따돌림과 학교폭력 그리고 자살로 이어지는 것의 근본적인 문제인 왕따를 노출시켜 우리 모두 약점이 있는 사람들이고 나와 다른 친구를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친구의 아픔을 진심으로 느끼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행동을 반성하게 함으로써 우정과 화합을 강조하는 뮤지컬”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드림스타트 아동뿐 아니라 지역아동센터와 학교를 연계해 진행한다. 학교폭력과 인터넷 중독 예방 교육의 효과를 높이고 뮤지컬을 통해 학교폭력의 현실을 깨우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드림스타트 및 지역아동센터 1~6학년 190명을 대상으로 하는 1차 공연은 20일 오후 4시 도봉구민회관 3층 소강당에서 진행된다. 드림스타트 및 서울쌍문초등학교 3~6학년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하는 2차 공연은 오는 25일 오후 1시 서울쌍문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구는 지난 1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창동중학교, 백운중학교 등 지역 내 중학교 5곳에서 찾아가는 학교폭력 예방 뮤지컬 ‘꿈꾸는 학교’ 공연도 함께 하고 있다. 이동진 구청장은 “앞으로도 아이들 스스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학교폭력 예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수능감독관 휴대폰때문에 수능망친 20대男 자살예고…충격

    수능감독관 휴대폰때문에 수능망친 20대男 자살예고…충격

    ‘수능감독관 휴대폰’ 2015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20대 남성이 시험 감독관의 휴대전화 진동소리에 시험을 망쳤다며 자살을 예고해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 방송된 ‘KBS 9시 뉴스’는 수능감독관의 휴대폰 진동 소리 때문에 영어듣기를 망친 한 수험생의 주장을 보도했다. 모 대학 휴학생 A씨는 올해로 네 번째 수능시험을 치렀다. 교탁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던 A씨는 교탁 안에서 휴대폰 진동소리를 들었다. 그 휴대폰은 수능감독관의 것이었다. A씨는 감독관의 핸드폰이 울린 것이 영어 듣기문제 시간에 1번, 독해 시간에 20초 가량 3~4번이 울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탁자 앞쪽 점퍼에서 소리가 났다. 감독관께서 핸드폰 진동을 끄지 않고 점퍼를 그대로 교탁 안 에다 넣어두었다”며 “힘들게 준비했는데 그냥 수포로 돌아가 이미 마음이 아프다”고 증언했다. 영어 시험을 마친 A씨는 감독관에게 항의했지만, 감독관은 자기 휴대폰이 아니라며 부인하다가 나중에서야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A씨는 감독관이 전화와 문자로 A씨의 시간과 비용,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보상을 하고 교사로서 처분을 받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연락을 받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30일 오후 10시 마포대교 위 생명의 다리에서 목숨을 끊겠다. 학생의 힘이 이렇게 약할 줄 몰랐다. 도저히 억울해서 살아갈 자신이 안든다. 죽음으로라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자살을 예고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20일 오전 5000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들고, 쓰고, 신고, 입고 소설과 패션이 만나다

    들고, 쓰고, 신고, 입고 소설과 패션이 만나다

    “패션은 내가 보고자 하는 거울이다. 자기 자신을 반사하는 실제 거울과 다르다. ‘백설공주’에서 왕비가 가장 예쁜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할 때 왕비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 은희경, 편혜영, 김중혁, 백가흠, 정이현, 정용준, 손보미(등단순)…. 한데 어우러지기 어려운 개성 강한 작가 7명이 ‘패션’으로 뭉쳤다. 패션과 관련된 ‘들다, 쓰다, 신다, 입다’ 네 개의 동사들에 맞는 패션 아이템을 택해 한 편씩 글을 썼다. 패션 아이템은 글을 풀어 가는 소재가 되기도 하고 글 전체의 주제를 부각하기도 한다. 프로젝트 소설집 ‘더 클로짓 노블(THE CLOSET NOVEL)-7인의 옷장’(문학과지성사)에서다. 작가들이 택한 패션 아이템은 각 작품의 주제의식을 빛나게 한다. ‘상자의 미래’의 정이현은 ‘쓰다’라는 동사에 매료돼 ‘레이밴 보잉 선글라스’를 소재로 삼았다. 오랫동안 ‘쓰다’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했고 패션에서 ‘쓰다’라는 건 무엇일까를 반추하다 안경, 그중에서도 선글라스를 택했다. “안경은 잘 보기 위해 쓰는데 선글라스는 눈의 표정을 감추고 도수를 넣지 않으면 잘 보이는 것과 상관없는 모순적인 안경이다.” 작가는 선글라스를 통해 시간의 모순을 탐구했다. 작품엔 선글라스를 쓴 ‘박’과 ‘장’, 두 남자가 나온다. 박은 주인공 ‘양’의 옛 연인이고 장은 현재의 또 다른 남자다. “선글라스는 그대로인데 두 남자 사이의 시간은 많이 변했다. 시간이 변하지 않는 선글라스를 통해 시간이 오히려 많이 변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네 친구’의 백가흠은 구두를 들고 나왔다. 작가는 “구두는 사람의 인생을 상징적으로 압축해 놨다”며 “사람마다 인생이 다르듯 다른 인생들이 녹아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때와 먼지에 전 구두도 있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식적으로 광을 낸 구두도 있다. 작품 속 혜진, 제민, 은수 등의 삶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패션의 의미도 구두와 무관치 않다. “패션은 사람이 잘 드러나는 또 다른 얼굴이다. 사람을 잘 가릴 수도 있고 잘 드러낼 수도 있는 얼굴 같다.” ‘미드윈터’의 정용준은 ‘털모자’에 꽂혔다. 한땀 한땀 긴 시간을 들여 손으로 직접 뜨는 털모자다. 작품엔 동지의 기나긴 밤을 털모자를 짜며 보내는 한 남자가 나온다. 털모자를 뜨는 데 몰두해 자기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느껴지는 시간을 이겨내려 한다. 하지만 끝내 털모자를 완성하지 못하고 자살한다. 한 사내가 그의 곁에서 그런 모습을 지켜본다. “사랑하는 대상의 외로움과 슬픔을 이해할 순 있지만 전적으로 동조하진 못한다. 그 대상을 지켜보는 이는 쓸쓸할 수밖에 없다. 털모자를 통해 우리의 쓸쓸함, 고독함을 그리려 했다.” ‘앨리스 옆집에 살았다’의 작가 편혜영의 소재는 독특하다. 신발은 신발인데 ‘신지 않는 신발’이다. 소설엔 옆집 사람들의 비밀을 계속 궁금해하고 자신의 삶과 비교하며 내 삶에선 무엇이 빠졌는지를 고민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자신의 신을 신지 않는다는 건 자기 존재를 비밀로 하고 싶다는 거다. 자기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누군가를 지켜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대변한다.” 은희경이 ‘대용품’의 소재로 삼은 ‘운동화’도 마찬가지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련한 물건이라기보다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 불안과 어긋남, 사소한 비밀들을 함축하는 기호들”이라고 설명했다. 남다른 사연도 있다. ‘종이 위의 욕조’의 김중혁은 가방을 택했다. 예전 유럽 여행 때 시장에서 사 온 가방을 잊지 못해서다. 가방 안엔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사람은 왜 가방 안에 이름을 썼을까, 가방을 소유하고 그 안에 뭔가를 담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하며 썼다.” 작품 전반의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슈트(양복)를 내세운 손보미의 ‘언포게터블’이 대표적이다. 한 조직의 보스, 보스를 좋아하지만 두려워하는 한 남자, 팜파탈(치명적인 여자)인 보스의 여자…. 전형적이고 통속적인 ‘누아르 영화’를 글로 재현했다. “세 사람의 관계가 슈트의 옷매무새를 가다듬거나 하는 동작을 통해 드러날 수 있도록 했고, 슈트를 통해 떠나고 싶지만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나 잊고 싶지만 잊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드러내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예루살렘 교회당서 총기 난사, 기도하던 이스라엘인 4명 사망·6명 부상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에서 18일 오전(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인 2명이 공격을 가해 이곳에 있던 이스라엘인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이날 오전 7시쯤 유대교 성향이 강한 서예루살렘 하르노프 지역의 한 시나고그에 들어와 기도 중이던 이스라엘인을 향해 칼과 도끼를 휘두르고 권총을 난사하면서 사상자가 났다. 출동한 경찰은 이들 2명을 현장에서 사살했다. 루바 삼리 경찰 대변인은 범인 2명이 동예루살렘에서 온 팔레스타인인이라고 확인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이들이 사촌형제간이라고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사망자가 5명이라고 보도했다. 부상자 중 2명은 경찰관이며 나머지 4명은 중상을 입은 탓에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날 사건은 2008년 유대교 세미나에서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진 이래 유대교 시설·행사를 겨냥한 공격 중 인명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나고그 공격은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와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의 선동을 국제사회가 무책임하게 외면한 직접적인 결과”라며 “이에 엄격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공교롭게 팔레스타인인 버스기사가 전날 예루살렘의 차고지 버스 안에서 목을 매 사망한 채로 발견된 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이스라엘 경찰은 버스기사가 자살했다고 발표했지만 팔레스타인 언론들은 이스라엘 극단주의자가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런던을 방문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시나고그 공격에 대해 “순전한 테러 행위며 무자비하고 야만적 폭력”이라며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이를 비난해야 하고 선동을 조장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압바스 수반은 “예배하는 유대인 뿐 아니라 어느 누구에 대한 공격이라도 규탄한다”고 말했다. 반면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날 시나고그 공격이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행태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작용”이라며 ‘영웅적 행동’이라고 추켜세웠다. 최근 동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민간인을 겨냥한 보복 공격과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웃사촌] “받은 만큼 나눠요” 팔 걷어붙인 쪽방촌 이웃들

    [이웃사촌] “받은 만큼 나눠요” 팔 걷어붙인 쪽방촌 이웃들

    “쪽방촌 사람들이 먹을 김장인데, 쪽방사람 힘도 보태야죠.”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갈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에 참여한 김정길(68·동자동 쪽방촌 거주)씨는 온몸에 비닐 옷을 입고 절인 배추에 김치 속을 넣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는 “매년 김치를 얻어 먹기만 할 수 없어 오늘 23명의 쪽방촌 주민들이 김장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면서 “쪽방촌에 1200가구가 살기는 하지만 대부분 치매, 장애 등이 있고 연로해 그래도 일을 할 수 있는 이들만 가려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각계의 지원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경기가 안 좋다고 하더니 지난해 이맘때면 김치 2400박스 정도를 도움받았는데 올해는 800박스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집마다 한 박스씩이라도 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박스에 통상 김치 7~8포기, 즉 10㎏ 정도가 들어 있다. 하지만 쪽방촌 독거노인에게 김치는 겨울 끼니를 책임지는 밑반찬이기 때문에 한 박스로는 크게 모자란다. 김씨는 “기초수급액을 월 45만원 받는데 쪽방 월세가 23만원이니 이것저것 반찬 살 엄두가 안 난다”면서 “밥도 밥이지만 매일 라면으로 한 끼 식사를 때우는 상황이니 우리에게 김치는 ‘금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쪽방촌에서 12년을 살았다. 가난한 사람을 낯설게 보는 시선이 두려워 김치 봉사에 참여하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사실 지난달에 쪽방촌에서 9명이 자살 등으로 죽었다”면서 “김치를 조금이라도 더 만들어 쪽방 이웃들에게 주기 위해 용기 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구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19일까지 3일간 지역 내 동주민센터를 비롯해 19곳에서 김장 나눔 행사를 연다. 참여하는 총 자원봉사자는 2000여명이며 만드는 김장 물량은 100t이다. 봉사에는 아파트 부녀회나 봉사단체뿐 아니라 군부대, 외국인, 다문화 가족 등도 참여한다. 김치는 지역 저소득계층 5520가구, 사회복지시설 및 단체 230곳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적이는 세상속 외로움·노년의 삶·현대인의 콤플렉스…부조리한 세상에 또 한번 묻다

    북적이는 세상속 외로움·노년의 삶·현대인의 콤플렉스…부조리한 세상에 또 한번 묻다

    “작가는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말하는 존재이고, 소설은 작가가 동시대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소설가 김경욱(43)은 당대 사회 부조리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새 소설집 ‘소년은 늙지 않는다’(문학과지성사)에서도 그 예리함이 번뜩인다. 사회의 제도·구조적 모순이 개개인에게 억울함을 강요하고 그 억울함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칠수록 더 수렁에 빠지는 불합리한 현실이 돋을새김돼 있다. 소설집엔 2012년 이상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스프레이’, ‘빅브라더’, 표제작 ‘소년은 늙지 않는다’, ‘인생은 아름다워’, ‘승강기’, ‘염소의 주사위’ 등 9편의 단편이 실렸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우리 시대의 그릇됨이다. ‘소년은 늙지 않는다’에선 현대인의 도시 생활을 특징짓는 아파트를 화두로 삼았다. 빙하기, 폐허가 된 아파트에서 사망한 지 오래된 할아버지와 동거하는 소년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몇 년 전 봄에 이상 한파가 몰아쳤을 때 ‘소빙하기’라는 말이 회자됐다. 그때 진짜로 빙하기가 오면 도시의 고층 아파트 숲은 어떻게 바뀔까라는 상상을 해 봤다. 빙하기라는 특수 상황을 설정해 슬럼화된 아파트를 형상화하긴 했지만 현재 아파트에서의 삶도 서로 단절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수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 살지만 정작 혼자뿐인 삶의 모순을 빙하기에 빗대 표현했다는 의미다. ‘승강기’에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는데도 보수 비용을 내라는 아파트 관리소장의 강압에 대항하는 사내가 등장한다. 보통 아파트는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비용을 분담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관리소장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증거를 직접 대라고 윽박질러 억울함을 부채질한다. ‘염소의 주사위’에선 동생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사회에서 정의를 세워주지 않자 사적으로 복수하는 사내가 나온다. 작가는 “삶의 부조리한 현실이 주를 이루지만 그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인생을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노인의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자살면허를 따는 게 노후 계획이 될 정도의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한 할머니를 만나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할아버지 얘기를 다룬 ‘인생은 아름다워’를 두고 한 말이다. 인간의 내재된 심리도 파고든다. ‘빅브라더’에선 남들이 보기엔 괜찮은데 본인만 느끼는 콤플렉스를, ‘스프레이’에선 정형화된 일상에서의 일탈과 해방을 다뤘다. 작가는 “명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무언가를 견디기 위해 소설을 쓴다”며 “다른 사람들도 시시포스처럼 다시 굴러내려올 것을 알면서도 산 정상으로 밀어올리는 바윗덩어리를 갖고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도 쉼 없이 동시대 사람들에게 던질 질문인 ‘바윗덩어리’를 밀어올리고 있다. 계간 ‘문학과 사회’에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1980년대 초 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과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을 통해 80년대 사회의 모순과 이면을 탐구하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안락사는 잘못된 동정심”

    프란치스코 교황 “안락사는 잘못된 동정심”

    “인간 존엄을 위해 안락사를 한다는 것은 잘못된 동정심에서 나온 겁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뇌종양을 앓던 미국 여성 브리트니 메이너드의 자살로 관심을 끌었던 존엄사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고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동성애에 대한 전향적 태도로 논란을 일으킨 적은 있지만 안락사, 낙태, 시험관 시술 등의 생명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교리에서 전혀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교황의 이날 발언은 바티칸 교황청 요한6세홀에서 이탈리아가톨릭의사회 소속 의사들 4000여명을 만났을 때 나왔다. 구체적으로 메이너드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교황은 의사들이 생명의 존엄함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생명으로 장난치는 것은 창조주의 뜻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시대가 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고대에서든 현대에서든 ‘살인’이라는 말의 뜻은 똑같다”고 반박하는가 하면, 존엄사를 “병자와 노약자들을 사회의 하수구처럼 바라보는 것으로, 저 멀리 내쳐야 할 현대 문화의 나쁜 증상”이라고 비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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