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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이스탄불공항 인근 경찰서 주변서 폭발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공항 인근에 있는 한 경찰서 주변에서 6일(현지시간) 차량 폭탄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로 부상자가 나왔다고 AP 등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폭발은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약 2㎞ 떨어진 예니보스나 지역에서 일어났다고 터키 NTV는 전했다. 터키 언론은 경찰 발표를 인용해 “차량 폭탄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 5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폭발의 구체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터키 정부는 쿠르드 반군이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28일에도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3건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6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영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이날 터키 접경의 시리아북부에서 IS의 폭탄 공격으로 친(親)터키 성향 반군을 포함해 최소 2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대부분 터키군의 지원을 받는 반군 조직 팔리아크 알샴 대원으로 알려졌다. 팔리아크 알샴은 터키군을 도와 시리아 북부의 IS와 쿠르드계 민병대와 싸우고 있다.  IS는 폭발직후 연계 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아트메흐 검문소 부근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무시한다”며 80대 지인 살해한 70대 구속영장

    “무시한다”며 80대 지인 살해한 70대 구속영장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80대 지인을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훼손해 공사장에 버린 70대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80대 지인을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훼손해 버린 혐의(살인과 시신 유기 등)로 이모(71)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일 오후 4시 30분쯤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87)씨를 살해한 후 금품을 빼앗고 시신을 훼손해 7km 떨어진 공사장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범행 직후 집에서 200m 떨어진 B(64·여)씨를 찾아가 밀린 임금을 달라며 흉기로 머리를 수회 내리쳐 중상해를 입힌 혐의(살인미수)도 받고 있다.  이씨는 A씨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는 등 범햄을 은폐한 후 자살을 시도하던 중 A씨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 검거됐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6년전 지인의 소개로 A씨를 알게 돼 1년에 1∼2회 만났으며,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시다 A씨가 ‘너의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어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 것 아니냐’며 잔소리 해 말다툼 끝에 범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왕따 없는 세상 위해” 1만 7000㎞ 달린 영국판 포레스트 검프 화제

    “왕따 없는 세상 위해” 1만 7000㎞ 달린 영국판 포레스트 검프 화제

    집단 따돌림 피해자를 돕기 위해 ‘401일간 401번’ 마라톤을 한 ‘영국판 포레스트 검프’가 화제다. 1만 7000㎞에 육박하는 여정을 마쳤다. 자신도 겪었던 왕따 경험을 다른 사람이 겪지 않게 자선단체에 기부할 돈을 모금하는 차원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따돌림을 없애려고 1년 넘게 매일 마라톤을 한 벤 스미스(왼쪽, 34)가 이날 오후 고향 브리스틀에서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마라톤 경기의 거리는 42.195㎞. 스미스가 작년 9월 1일부터 이날까지 주로만 총합 1만 6920㎞에 달한다.  수백 명의 환호를 받으며 결승선에 나타난 그는 “이 일을 해내다니 믿을 수 없다”며 “여기까지 오는 데 도움을 주신 한 사람, 한 사람 덕분에 이 자리에 있게 됐다.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영국 전역에 집단 따돌림의 심각성을 알리고, 집단 따돌림 피해자를 돕는 자선단체 기부금 25만 파운드(약 3억 5000만원)를 마련하고자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 세계 기록인 연속 마라톤 380번을 깨려고 400이란 목표를 세웠다.  우승 후 트랙을 한 바퀴 도는 것까지 포함해 한 차례 더 뛰어보라는 트레이너의 권유로 401번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브라이턴, 에든버러, 런던 등 영국 전역을 달리며 운동화 22켤레를 갈아치웠다. 초·중·고등학교, 대학 등을 방문해 101차례 강연도 했다.  중간에 척추 문제와 정강이 통증 등으로 인해 10일간 쉬기도 했지만 나머지 기간 부지런히 달려 애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열정을 쏟는 것은 학창시절 심한 따돌림을 겪어 피해자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8년 동안의 심각한 따돌림이 나 자신의 자존감과 자신감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열여덟 살이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오직 자살 시도뿐이었다”고 말했다.  신체학대를 동반한 오랜 따돌림의 경험은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미쳤다.  담배와 술을 달고 살다시피 하는 105㎏ 거구였던 그는 29살에 뇌경색의 전조 증상인 일과성 뇌허혈 발작을 겪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가 됐다.친구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고 덕분에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자선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자신이 성 소수자임을 밝힌 스미스는 전국에서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그는 “영국 곳곳에서 9500명이 넘는 사람과 함께 뛰는 특권을 누렸다”며 “일생일대의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걔가 먼저 칼을 들었어요. 전 여린 성격이에요”스토킹 살인범의 뻔뻔한 변명

    “저는 순수하고 여린 성격이에요. 그리고 걔가 먼저 그 날 칼을 들고 있었다니까요!”  헤어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협박하다가 결국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이 이같이 주장하자 재판부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이동욱 부장판사)는 “대단히 중대한, 이루 말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A(31·여)씨를 살인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한모(31)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집착과 감시로 인해 피해자는 회사도 못 갈 정도로 항상 불안감에 시달렸고, 살인 당한 날도 피고인을 보자마자 도망쳤으나 끝내 흉기로 마구 찔려 목숨을 잃었다”면서 “그 공포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한씨의 비겁한 변명도 질타했다. 한씨는 자살할 생각으로 흉기를 준비한 것이지 살인을 계획했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씨가 당일 준비한 도구가 말없이 ‘진실’을 가리켰다. 회칼, 과도, 부엌칼, 등산용 노끈, 나일론 끈, 케이블타이, 마스크, 장갑, 오토바이 등이었다. 누가봐도 누군가를 결박하고 해친 뒤 도주할 의도가 보이는 물품들이었다. 재판부는 이에 “피고인이 당일 준비한 도구만 보더라도 이는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라며 “무엇보다도 피고인은 손잡이에 테이핑까지 한 칼을 상의 주머니에 넣고 피해자를 쫓아갔다”며 피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청객의 눈물을 자아낸 것은 그 다음 대목이었다. 메신저 내용이나 지인 증언 등을 종합하면 죽은 피해자는 헤어진 후에도 피고인을 걱정하고 염려할 정도로 인정이 많았다는 것이다.  양형에 관해 재판부는 “계획된 범죄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면서 “피고인은 반성도 하지 않고 있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렸다.  한씨는 올해 4월 19일 정오쯤송파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 A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한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사형은 연쇄살인처럼 우리 사회가 도저히 인내할 수 없는 범행에만 최대한 제한적으로 선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람을 죽여놓고도 핑계로만 일관하던 한씨를 바라보며 피해자의 모친은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 두 손을 꼭 모은 채 연신 눈물을 쏟았다. 백민경기자 white@seou;.co.kr
  • ‘부장검사 폭언’으로 목숨 끊은 고 김홍영 검사, 순직 인정

    ‘부장검사 폭언’으로 목숨 끊은 고 김홍영 검사, 순직 인정

    부장검사의 폭언·폭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김홍영(33)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에 대해 순직이 인정됐다. 그러나 이번 사례가 자살한 공무원에 순직을 인정한 첫 번째 사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공무원연금 급여심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공단 측은 6일 밝혔다. 공단은 김 전 검사의 유족이 제출한 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김 전 검사가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공단은 또 김 전 검사가 상급자인 부장검사로부터 인격 모욕적인 언행을 당한 사실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지난 7월 28일 자살한 공무원도 공무와 연관이 있으면 순직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개정한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에 따라 이같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빅브러더 위에 빅데이터… 자살도 막는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빅브러더 위에 빅데이터… 자살도 막는다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빅데이터가 인공지능과 결합했을 때 발휘하는 위력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였다. 바둑은 직관적 통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인간만이 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알파고는 총 16만건에 달하는 기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직관마저 모방할 수 있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석유’로 불린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신기술들은 빅데이터와 맞물렸을 때 파급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과 쇼핑, 의료 등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획기적인 혁신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미래 신산업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빅데이터 시장 규모가 2019년까지 연평균 23.1%씩 성장해 486억 달러(약 53조 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며 실시간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포털 등에 실시간으로 누적되는 데이터는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이나 트렌드뿐 아니라 사회 현안과 여론 분석에까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공 데이터와 각종 통계자료, 검색사이트의 검색 로그도 빅데이터의 유용한 원천이다. 기업들은 이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마케팅에 활용한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와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빅데이터에 기반해 개별 고객의 취향에 맞춘 주문형비디오(VOD)와 상품을 추천하는 게 대표적이다. IoT와 자율주행이 가져오는 초연결시대의 근간 역시 빅데이터이다. 공공 분야에서의 활용성도 무궁무진하다. 교통사고 기록과 실시간 교통 트래픽 등을 분석해 교통사고를 예측하거나 SNS에 나타난 청소년들의 심리를 파악해 자살을 예방하는 등의 공공정책 시스템이 세계 각국에서 구현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2012년 ‘빅데이터 이니셔티브’의 시동을 걸었다. 유전자 연구와 의료, 교육, 지구과학, 국방 등 공공영역의 거시 정책 수립에 정부가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로 매년 2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빅브러더 위에 빅데이터… 자살도 막는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빅브러더 위에 빅데이터… 자살도 막는다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빅데이터가 인공지능과 결합했을 때 발휘하는 위력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였다. 바둑은 수학적 계산을 넘어 직관적 통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인간만이 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알파고는 총 16만건에 달하는 기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직관마저 모방할 수 있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석유’로 불린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신기술들은 빅데이터와 맞물렸을 때 파급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과 쇼핑, 의료 등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획기적인 혁신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미래 신산업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빅데이터 시장 규모가 2019년까지 연평균 23.1%씩 성장해 486억 달러(약 53조 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며 실시간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포털 등에 실시간으로 누적되는 데이터는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이나 트렌드뿐 아니라 사회 현안과 여론 분석에까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공 데이터와 각종 통계자료, 검색사이트의 검색 로그도 빅데이터의 유용한 원천이다. 기업들은 이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마케팅에 활용한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와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빅데이터에 기반해 개별 고객의 취향에 맞춘 주문형비디오(VOD)와 상품을 추천하는 게 대표적이다. IoT와 자율주행이 가져오는 초연결시대의 근간 역시 빅데이터이다. 스마트폰과 가전, 자동차 등 각각의 기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처리, 분석해 적절한 알고리즘을 찾아낼 때 초연결시대의 구현이 가능해진다. 공공 분야에서의 활용성도 무궁무진하다. 교통사고 기록과 실시간 교통 트래픽 등을 분석해 교통사고를 예측하거나 SNS에 나타난 청소년들의 심리를 파악해 자살을 예방하는 등의 공공정책 시스템이 세계 각국에서 구현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2012년 ‘빅데이터 이니셔티브’의 시동을 걸었다. 유전자 연구와 의료, 교육, 지구과학, 국방 등 공공영역의 거시 정책 수립에 정부가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로 매년 2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백남기 특검법 추진…사망진단서 쓴 레지던트 SNS 보니 의미심장

    백남기 특검법 추진…사망진단서 쓴 레지던트 SNS 보니 의미심장

    야3당은 5일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故) 백남기 농민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상설특검에 합의하고 이날 오후 특검 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서울대병원 3년차 레지던트 A씨가 연락을 끊고 잠적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A씨는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 백선하 교수의 지시로 사인을 ‘병사’로 기록했다. 이날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A씨는 휴대전화 번호를 없애고 출근도 하지 않고 있다.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망진단서와 관련해 갑자기 쏟아지는 연락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을 프로필로 설정해 놓은 것. 이 장면을 캡처한 화면에는 한 꼬마가 “숟가락을 휘게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오직 진실만을 깨달으려 하세요”라고 말하는 대사가 영어로 적혀있다. 이 장면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주인공이 현실에서 보던 숟가락이 아니고, 실제로 존재하는 자들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허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백선하 교수는 “환자가 최선의 진료를 받지 않고 사망에 이르러 병사로 기재했다”고 주장하면서 사인을 여전히 ‘외인사’가 아닌 ‘병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윤성 서울대학교병원 특조위 위원장은 “어떤 경우라고 할지라도 선행 원인이 급성 경막하출혈이면, 그것이 자살이든 타살이든 무관하게 외인사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진단서 지침에 나와 있는 내용”이라고 다른 의견을 보였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또한 4일 “병사라고 기재한 사망진단서가 외압이 아니라면 의대생보다 못한 교수는 서울대 병원을 떠나라”며 백선하 교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백남기씨의 유족과 투쟁본부는 “부검을 전제로 한 어떠한 협의도 응할 수 없다”면서 서울 종로경찰서에는 부검 영장 전문 공개를, 서울대병원에는 사망진단서 변경을 요구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킨슨병 환자, 극단적 선택 위험 2배”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환자가 정상인보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험이 2배 가량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1996~2012년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환자 4362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의 신경세포 소실과 관련 있는 신경변성 장애로 떨림과 경직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60세 이상 노인에게는 알츠하이머병(치매) 다음으로 흔하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조사에 따르면 인구 10만명 당 환자 수가 2010년 127.5명에서 2014년 168.5명으로 늘어 연평균 7.2%씩 증가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등록된 파킨슨병 환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환자는 모두 29명이었다.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지 평균 6.1년이 지난 후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자살 당시 평균 나이는 65.8세였다. 이 같은 파킨슨병 자살 환자 비율은 연령·성별·연도에 맞춘 일반인 자살자 비율(14.59명)보다 1.99배 정도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남성 파킨슨병 환자의 자살 위험이 더 컸고 심각한 운동장애가 발생한 경우도 자살 위험을 부추기는 사유인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앓은 적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상대적 위험도가 3.21배 높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홍진표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우울증은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환자의 마음 건강에 대해서도 적절한 치료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병사와 외인사/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병사와 외인사/강동형 논설위원

    백남기씨의 주검을 앞에 두고 병사(病死)와 외인사(外因死)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대 측은 특위까지 구성해 진실 규명에 나섰지만 명쾌한 답은 내놓지 못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윤성 교수는 그제 기자회견에서 외인사로 기재하는 게 옳지만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의 사망진단서가 부적절한 것은 아니라는 선에서 논란을 임시 봉합했다. 법의학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라도 사망진단서와 법의학사전을 찾아보면 병사와 외인사가 무엇인지 짐작은 할 수 있다. 의사는 사망진단서를 작성하면서 ‘사망의 종류’와 ‘사망의 원인’을 구분한다. 먼저 사망의 종류를 적는데 사망의 종류는 크게 병사와 외인사 두 가지가 있다. 병사는 말 그대로 질병 또는 나이가 들어 죽는 병이다. 예를 들어 백혈병이라는 병으로 고통받다 죽은 어린아이, 연세가 많아 돌아가신 노인은 병사로 분류한다. 외인사는 병사를 제외한 모든 죽음이다. 익사, 자살, 타살, 외상에 이은 합병증에 의한 사망 등도 외인사다. 백씨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합병증으로 죽음에 이르게 됐다면 외인사로 표기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의사는 사망진단서 작성 때 사망의 종류를 먼저 점검한 뒤 사망 원인을 직접사인, 중간선행사인, 선행사인 등 죽음에 이른 과정에 따라 순서대로 적는다. 백씨의 사망 원인 중 직접사인은 심폐정지. 사망진단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지만 성의 없는 사망진단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간사인은 급성신부전. 이는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것을 말하며 이에 따른 합병증은 체액 과다로 인한 폐부종과 고칼륨혈증 등이 있다. 사망률은 60~70%. 선행사인은 급성경막하출혈. 이는 뇌와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 사이를 이어 주는 혈관이 외상에 의해 파열돼 뇌와 경막 아래 공간에 피가 고여 뇌를 압박하는 상태를 말한다. 직접사인이 성의 없는 것을 제외하면 이상한 점이 없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사망의 종류이고 이는 사망의 원인과 상호 모순적이라는 점이다. 외인사가 옳지만 병사도 부적절한 것은 아니라는 표현과 다를 바 없다. 그럼 왜 병사라고 기재했을까. 만약 주치의가 외인사로 표기했다면 논란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외인사의 경우 추가 항목을 적어야 한다. 1년 전 사고발생 시간을 분단위로 작성하고, 사고 장소와 당시 상황도 기재 대상이다. 병사로 기록하면 이런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외압이 없었다는 게 사실이라면 결국 이러한 것들을 회피하려는 방편이 병사로 기재된 배경이 아닐까 한다. 이는 책임을 면하려는 법원의 부검 영장 발급 배경과도 같다. 부검이 필요하면 발급하고, 필요 없으면 기각하면 된다. 법을 집행하면서 유가족과 협의하라는 것은 갈등만 키울 뿐이다. 죽은 백씨는 말이 없는데 전문가들의 무소신으로 논란만 커지고 있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달콤한 中 재개발 파티장엔 ‘7년 저항’ 농민공은 없었다

    [World 특파원 블로그] 달콤한 中 재개발 파티장엔 ‘7년 저항’ 농민공은 없었다

    지난 2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도심 한복판에서 1만 5000명이 참석한 초대형 야외 만찬이 열렸습니다. 온갖 산해진미를 준비하기 위한 요리사가 무려 600명이나 됐습니다. 이 파티에 초대된 귀빈들은 대체 누구일까요. 바로 재개발 때문에 이주했던 이 지역 주민입니다. 연회장을 에워싼 고층 아파트들은 7년 전까지만 해도 허름한 판잣집과 다세대주택이었습니다. 주장(珠江)강이 휘감아 도는 이곳의 지명은 양지(楊箕)촌인데, 재개발이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곡절이 있었습니다. 2009년 광저우시는 아시안게임 개막을 1년 앞두고 양지촌 등 구도심 9곳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곳 주민이 반발했지만 밀어붙였습니다. 하지만 양지촌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주부가 투신자살로 항의했고, 주민 200여명이 지명수배될 정도로 격렬한 시위가 연일 이어졌습니다. 저항의 근원에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었죠. 부패 관료들이 헐값에 땅을 개발업자에게 넘길 것이라는 불신 말입니다. 결국 광저우시는 주민들의 보상 조건을 다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2년이 지나서야 철거 작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투쟁 7년 만에 새집으로 돌아온 주민들에겐 ‘대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 땅값이 5만 6000위안(약 925만원)으로 치솟았습니다. 이주됐던 1496가구는 평균 4채의 아파트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한 가구당 1000만(약 16억 5000만원) 위안 정도가 돌아간 셈이죠. 중국인들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판자촌 주민들의 달콤한 재개발 파티를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살던 세입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보도하는 언론은 없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재개발 지역에서 실제로 거주하는 이들은 집주인이 아니라 세입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양지촌은 광저우로 온 시골 농민공들이 맨 처음 정착하는 곳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양지촌 판자촌에서 새우잠을 자던 농민공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단독] 강원랜드 도박중독자 최대 3개월 출입금지

    [단독] 강원랜드 도박중독자 최대 3개월 출입금지

    도박 중독이 의심되는 강원랜드 상습 출입자들에게 강제로 카지노 출입을 최대 3개월까지 금지하는 ‘냉각기’ 제도가 연내 도입된다. 지금도 카지노에 두 달 연속으로 월 15일(총 30일)을 출입하거나 분기에 30일을 초과해 출입한 ‘도박 중독 의심자’에 한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의무 교육시간(최대 6시간)만 채우면 바로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출입 제한 제도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교육 유무와 관계없이 카지노 출입이 무조건 일정 기간 동안 원천 봉쇄된다.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는 4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카지노에 두 달에 걸쳐 월 15일, 총 30일간 출입한 도박 중독 의심자에 대해 최대 3개월간 입장을 제한하는 냉각기 제도를 도입하기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마치고 내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냉각 기간은 카지노 출입 제한을 어기면 누적해서 늘어난다. 카지노에 두 달간 30일 이상을 출입하다가 걸리면 한 달간 출입금지 조치가 취해진다. 두 번째 적발되면 두 달간 출입이 금지되고, 세 번째 적발 때에는 석 달간 출입이 제한된다. 이후에도 적발이 되면 3개월씩 카지노 이용을 할 수 없다. 다만 도박 중독자들이 출입 금지 조건인 두 달 내 30일이 아닌 29일만 출입하는 ‘꼼수’를 부릴 때 이를 막는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원랜드가 냉각기 제도를 도입하려는 배경에는 출입 제한을 푸는 도박중독관리센터의 최대 6시간 교육이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은 1회 적발시 2시간, 2회 적발시 4시간, 3회 이상 적발시 최대 6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다시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다. 지난해 카지노 이용자 수는 63만 5370명으로 연간 50일 이상 출입자는 1만 1661명이었다. 이 중 100일 이상의 상습 출입자 수는 2106명이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강원랜드 국정감사에서도 도박 중독자의 카지노 출입 제한을 강화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강원랜드 측은 “(카지노 입장을 제한하기 위해) 현재 9000원인 입장료를 최대 4만원까지 올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출입 가능 일수를 한 달 15일에서 8일로 줄이라는 요구에 함 대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선 출입 자체 봉쇄로 인한 도박 중독자들의 불법·음성화, 이용자 감소에 따른 지역 상권 위축 등 주민 반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배준호 한신대 글로벌비즈니스학부 교수는 “만시지탄이지만 진작에 시행됐어야 할 정책”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지역 수입이 줄어들 수 있지만 가정 파탄과 자살 문제가 확산되면 카지노 사업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독] 강원랜드 도박중독자 최대 3개월 출입금지

    [단독] 강원랜드 도박중독자 최대 3개월 출입금지

    도박 중독이 의심되는 강원랜드 상습 출입자들에게 강제로 카지노 출입을 최대 3개월까지 금지하는 ‘냉각기’ 제도가 연내 도입된다. 지금도 카지노에 두 달 연속으로 월 15일(총 30일)을 출입하거나 분기에 30일을 초과해 출입한 ‘도박 중독 의심자’에 한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의무 교육시간(최대 6시간)만 채우면 바로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출입 제한 제도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교육 유무와 관계없이 카지노 출입이 무조건 일정 기간 동안 원천 봉쇄된다.  강원랜드는 4일 “도박 중독 의심자에 한해 최대 3개월간 출입을 제한하는 냉각기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냉각 기간은 카지노 출입 제한을 어기면 누적해서 늘어난다. 카지노에 두 달간 30일 이상을 출입하다가 걸리면 한 달간 출입금지 조치가 취해진다. 두 번째 적발되면 두 달간 출입이 금지되고, 세 번째 적발 때에는 석 달간 출입이 제한된다. 이후에도 적발이 되면 3개월씩 카지노 이용을 할 수 없다. 다만 도박 중독자들이 출입 금지 조건인 두 달 내 30일이 아닌 29일만 출입하는 ‘꼼수’를 부릴 때 이를 막는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원랜드가 냉각기 제도를 도입하려는 배경에는 출입 제한을 푸는 도박중독관리센터의 최대 6시간 교육이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지노 이용자 수는 63만 5370명으로 연간 50일 이상 출입자는 1만 1661명이었다. 이 중 100일 이상의 상습 출입자 수는 2106명이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강원랜드 국정감사에서도 도박 중독자의 카지노 출입 제한을 강화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강원랜드 측은 “(카지노 입장을 제한하기 위해) 현재 9000원인 입장료를 최대 4만원까지 올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배준호 한신대 글로벌비즈니스학부 교수는 “만시지탄이지만 진작에 시행됐어야 할 정책”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지역 수입이 줄어들 수 있지만 가정 파탄과 자살 문제가 확산되면 카지노 사업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실력주의 구축을 위한 사회와 교육의 역할

    신실력주의 구축을 위한 사회와 교육의 역할

    우리사회의 작동 기제인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한계에 달했다는 데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작동시키는 원동력은 개인이 가진 실력(능력+노력+운을 포함한 비실력적 요인의 작용)을 토대로 사회적 재화를 배분하는 실력주의사회 시스템이다. 그런데 실력주의사회가 극을 향해 가면서 물질적 풍요는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지만 무한경쟁, 빈부격차 심화, 갈등 심화 등으로 인해 개인과 사회의 스트레스와 행복도는 추락하고 있다. 1950년대에 마이클 영은 실력주의의 그림자를 옅게 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그림자가 짙어져 결국 그 사회가 파멸할 것이라는 경고를 하였다. 그림자를 옅게 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구축해야 할 신실력주의사회의 모습, 그리고 신실력주의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교육의 역할에 대한 범사회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하며 내 생각을 세상과 나누고자 한다.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양극화된 실력주의사회에서는 교육정책과 교육활동만을 통해 입시위주의 공교육, 대입전쟁, 사교육비 문제, 교육열 양극화, 학습 효율성 저하, 학습 흥미도 저하, 학교폭력 심화, 높은 자살률, 학교 자퇴자 증가 등등의 다양한 문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교육제도나 정책 개선에 앞서 사회가 작동하는 기본 틀을 바꾸어야 한다. 신실력주의 사회 구축을 위한 시스템 개혁과 함께 교육이 이에 필요한 사회구성원과 사회문화를 만들어갈 때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신실력주의사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신실력주의사회는 실력주의사회의 강점을 살려가면서도 그 그림자를 옅게 하기 위한 보완책을 함께 적용하는 사회이다. 신실력주의사회는 단순히 부만 공평 분배되는 사회가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행복도를 높이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 신실력주의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갑부들의 선한 의지에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순수 노력으로 얻어진 재화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와 공유하도록 하는 분배제도를 단계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실력과 대학 및 직업 배분 사이의 기본 연결 고리는 유지하되, 직업과 보상 사이의 연결 고리는 약화시켜가야 한다. 누진소득세, 최고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임금체계 개혁, 저소득층 조세감면제도, 마이너스 소득제, 임금보호제도, 고용보호제도, 실업보호제도, 상속세, 기부문화 확산 등을 통해 근로의욕은 유지시키면서도 직업간 사회적 재화 분배 차이를 줄이는 제도적·사회 문화적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그 예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산업계와 노동시장의 양극화 및 이원화가 극심한 우리 사회에서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정부 주도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만들어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합리한 임금 격차, 고용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이리하여 ‘근로의욕 고취형 복지사회’의 틀이 만들어질 때 꿈꾸는 신실력주의 사회가 열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분배에 대한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이 이룬 성취가 오롯이 개인의 순수 노력 결과만이 아니라 상당 부분 타고난 능력의 결과이고, 비실력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임을 깨닫도록 이끌어야 한다. 개인의 능력은 자연(혹은 신)이 세상을 위해 사용하라고 우연히 나라는 존재에게 준 것임을 깨닫도록 이끄는 것은 교육의 몫이다. 모든 개인들이 ‘노력 순수개인 책임론’과 ‘노력 무한가능론’에서 벗어나 자신의 성공을 사회와 나누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그리할 때 타고난 능력은 자기 것이며 그 결과 얻은 성과도 자기 것이라는 오만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부를 거머쥔 개인은 그 부의 상당 부분을 사회와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빈부격차 해소, 기초생계비 보장 등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 개인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행복근육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는 교육이 해야 할 핵심 역할 중의 하나이다. 행복한 사회에 산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의 행복도가 높을 때 개인의 행복도가 더 쉽게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혐오증을 키우는 대신 사회를 위해 헌신할 지도자 양성 과정을 중학교 단계부터 개설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의 지도자가 될 명문대학 신입생을 뽑을 때 학문적 역량은 필요조건으로 하고 이에 더하여 사회행복도 증진에 기여할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충분조건으로 내세우고, 그러한 사람을 뽑을 필요가 있다. 1972년 부탄의 지그메싱예 왕추크(Jigme Singye Wangchuck) 왕은 국민행복지수(GNH)라는 새로운 척도를 제안하였다. 이를 통해 물질과 정신세계의 조화로운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문화적 가치의 보호와 홍보, 자연환경보호, 좋은 거버넌스 수립 등을 제시하였다. 코틀러(Kotler, 2015)는 ‘다른 자본주의’에서 물질 외에 평생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삶의 방식으로 1) 예술, 문화, 종교에의 심취, 2) 더 나은 세상 만들기 위한 노력, 3) 검소한 삶 선택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학교교육과 평생교육을 통해서 달성해야 할 중요한 삶의 방식이다. 우리가 꿈꾸는 신실력주의사회의 모습과 이를 만들기 위해 교육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만들고, 이에 필요한 지원을 할 때 보다 밝은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신실력주의사회 구축(goo.gl/30CTOs)」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박남기(광주교대 교수/전총장)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癌예방·수명연장 향긋한 한잔…위궤양·골다공증 씁쓸한 뒷맛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癌예방·수명연장 향긋한 한잔…위궤양·골다공증 씁쓸한 뒷맛

    “지옥처럼 뜨겁고, 악마처럼 검고, 천사처럼 순수하며, 사랑처럼 달콤하구나.”나폴레옹 시절 프랑스 정치가이자 외교관인 샤를 모리스 드 탈레랑(1754~1838)이 커피에 대해 내린 평가입니다. 그보다 앞서 살았던 바로크 음악가 요한 세바스찬 바흐(1685~1750)도 유명한 커피 애호가로 “이 커피는 너무 달콤하구나.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백포도주보다 더 부드럽구나”라는 가사를 붙인 ‘커피 칸타타’를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이 되면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갓 내린 커피의 향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저 역시 가을이 되면 통유리로 된 전망 좋은 카페에서 향기로운 원두커피 한 잔과 함께 시집 한 권을 펼쳐놓고 망중한을 즐기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낍니다. 커피는 17세기 무렵 이슬람에서 유럽으로 처음 전해진 이후 지금까지 대표적인 기호식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제커피협회(ICO)는 매년 10월 1일을 ‘국제 커피의 날’로 정해 지난해부터 기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커피도시인 강원도 강릉에서도 2009년부터 10월 첫째 주말마다 ‘커피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커피 소비국입니다. 커피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커피 시장은 6조원 규모에 이르고 있으며 국민 1인당 연간 384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다고 하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주간학보 ‘하버드 가제트’에서는 국제 커피의 날을 맞아 하버드대 연구자들이 연구해온 커피에 대한 각종 연구를 정리해 소개했습니다. 커피 속에는 각성효과를 내는 카페인과 항산화물질로 알려진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백 가지의 다른 화학성분들도 있지요. 또 커피콩을 볶는 ‘로스팅’ 과정에 따라 커피 속 화학성분들은 달라집니다. 이런 여러 성분들이 암부터 충치 예방까지 다양한 효능을 발휘하는 겁니다. 산지브 초프라 하버드 의대 교수와 대학 부설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 공동연구팀은 커피가 간 효소의 수치를 낮춰 간경변과 간암을 예방해준다는 분석결과를, 알베르토 애쉐리오 공중보건대 교수팀은 커피 3~4잔을 꾸준히 마신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파킨슨병 발병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팀은 지난해 말 하루 3~5잔 정도 커피를 마시면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경우보다 3~7년 정도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를 의학관련 국제학술지 ‘순환’에 발표하기도 했지요. 적당량의 커피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들은 심장병과 파킨슨병, 성인 당뇨병, 뇌졸중에 따른 조기 사망 등의 위험이 줄고 자살 가능성도 낮아져 평균 수명이 는다는 분석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커피가 만병통치약처럼 느껴지지만 부작용에 대한 연구도 꽤 있습니다. 커피 속 카페인은 위장의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벽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커피를 많이 마시면 만성 위염이나 만성 위궤양을 앓게 된다고 합니다. 또 장에서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키기도 한답니다. 미국 두통연구학회에 따르면 하루 5잔을 초과할 경우는 만성 두통에 시달릴 확률도 높다고 하더군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처럼 아무리 몸에 좋은 것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양의 커피와 함께 가을의 낭만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서울대병원, 백남기 ‘병사’ 재확인…이윤성 특위위원장 “저라면 ‘외인사’라고 썼을 것”

    서울대병원, 백남기 ‘병사’ 재확인…이윤성 특위위원장 “저라면 ‘외인사’라고 썼을 것”

    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에 대해 서울대병원이 재검토 끝에 기존대로 ‘병사’를 고수했다. 그러나 재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개인 소견으로 “저라면 외인사라고 쓰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는 3일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백씨 사망진단서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담당교수가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다만 다르게 작성된 것은 분명하나 담당교수가 주치의로서 헌신적인 진료를 시행했으며 임상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즉 지침과 다르게 사망진단서가 작성된 것은 맞지만 ‘병사’라는 사망 분류를 변경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윤성 위원장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의사협회 진단서 작성 지침을 집필한 저로서는 의견이 다르다.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선행 원인이 급성격막하 출혈이면, 그것이 자살이든 타살이든 무관하게 외인사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진단서 지침에 나와 있는 내용”이라며 개인 소신을 밝혔다. 또 “저는 외인사로 기재됐어야 했다고 믿는다”면서도 “사망진단서 작성은 의료기관이 작성하는 것이 아니고, 의사 개인이 작성하는 문서이기 때문에 그것을 강요할 순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단지 그것을 다른 사람이 보고 비평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 써라’라고 강요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진단서 작성 지침에 따르면 ‘무엇 때문에’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걸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행 원사인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백남기 농민이 왜 사망했냐고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머리 손상으로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백남기 농민이 머리 손상과 사망 사이에 300일이 넘는 기간이 있었지만 인과관계 단절이 아니라면 머리 손상이 원사인, 즉 외인사였다고 보는 것이 진단서 지침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치의인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는 “저는 생각이 좀 다르다”면서 “급성격막하 출혈 후 최선의 진료를 받은 뒤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면 외인사로 표현할 것인데 환자분께서 최선의 진료를 받지 않고…그래서 사망에 이르러 병사로 (기재했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사실만 확인할 것이냐, 판단을 할 것이냐‘를 논의했다. 그래서 결국 ’(지침과) 다르다‘고 표현을 했다”면서 “진단서 작성 지침을 작성한 입장에서 보면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백선하 교수는 이것은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일반적 원칙을 따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남 광양 펜션서 남녀 5명 자살기도 4명 사망

    전남 광양 펜션서 남녀 5명 자살기도 4명 사망

    전남 광양의 한 펜션에서 20∼30대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광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전남 광양시 진상면 모 계곡 인근 펜션 객실에서 남녀 5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공익요원 유모(22)씨와 이모(33)씨, 정모(37·여)씨,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0대 추정 남성 등 4명이 숨졌다. 이중 의식을 잃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은 김모(34)씨는 회복해 경찰 조사에 응하고 있다. 자살 카페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후 10시쯤 펜션에 투숙했다. 지난 2일 새벽 한차례 실패한 후 3일 오전 1시 또다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방안에는 연탄이 피워져 있었으며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빚 때문에 힘들다. 부모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유서 4장이 발견됐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광양 펜션서 20~30대 남녀 4명 숨진 채 발견…유서 내용 보니

    광양 펜션서 20~30대 남녀 4명 숨진 채 발견…유서 내용 보니

    전남 광양의 한 펜션에서 20∼30대 남녀 4명이 연탄불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동반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광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5분쯤 전남 광양시 모 계곡 인근 펜션 객실에서 남녀 5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유모(22)씨와 이모(33)씨, 정모(37·여)씨,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0대 추정 남성 등 4명이 숨졌다. 김모(34)씨는 약하게 의식이 남아 있는 채 발견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방 안에는 연탄불이 피워져 있었으며, 수면제와 ‘먼저 가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A4 용지 네 장이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지난달 30일 전남에 내려와 동반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연휴를 앞둔 이날 순천에서 모였다가 빈 방이 없자 인근 광양으로 이동해 오후 10시쯤 펜션에 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일 오전 3시 30분쯤 욕실에 연탄을 피웠다. 그러나 불이 꺼지자 하동에 나가 다시 연탄과 가스버너를 구입했고 3일 오전 1시쯤 재차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1일 유씨와 김씨에 대한 미귀가자 신고를 접수하고 순천과 광양 일대를 수색 중이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세계 최초의 ‘컴퓨터 음악’ 복원 성공

    [와우! 과학] 세계 최초의 ‘컴퓨터 음악’ 복원 성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사용한 암호기계 ‘에니그마’의 암호를 해독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 그가 개발한 거대한 기계장치로 1951년 녹음한 ‘세계 최초의 컴퓨터 음악’이 마침내 복원됐다고 뉴질랜드의 연구자들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12인치 아세테이트 디스크에 잠들어 있던 이 음악은 신시사이저(전자 악기)부터 모던 일렉트로니카(전자 음악)까지 컴퓨터로 창작한 모든 음악의 기초라고 할 수 있지만, 거기에는 지극히 전통적인 음악이 녹음돼 있었다. 이는 바로 영국의 국가인 ‘신이여 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King)였다. 참고로 이 노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재위할 때는 ‘왕’이 ‘여왕’으로 바뀌었다. 당시 녹음 작업은 영국 맨체스터 대학 산하 컴퓨팅머신 연구소에서 진행됐으며 영국방송협회(BBC)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연구소 1층을 가득 메울 정도로 거대한 장치를 사용해 영국 국가 외에도 어린이 동요 ‘바 바 검은 양’(Baa Baa Black Sheep), 미국 트롬본 연주가 글렌 밀러의 ‘인 더 무드’(In the Mood ) 등 총 3곡을 녹음했다. 이번 복원 연구를 진행한 뉴질랜드 캔터베리대 연구팀은 “이 음악이야말로 암호해독자로 유명한 튜링이 음악 분야에서도 혁신자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또한 “194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를 악기로 전환한 튜링의 선구적인 업적은 지금까지 대체로 간과돼 왔다”고 말했다. 앨런 튜링은 ‘에니그마’를 해독해 종전을 2~4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951년 동성애 행위로 맨체스터 경찰에 체포된 뒤 화학적 거세 치료를 받는 등의 논란 속에 자살하는 불운한 결말을 맞이했다. 이후 61년 만인 지난 2013년 영국 왕실로부터 특별 사면을 받았다. 참고로 이번에 복원된 2분에 걸친 음악은 다음 링크에서 들어볼 수 있다.(http://blogs.bl.uk/files/first-recorded-computer-music---copeland-long-restoration.mp3) 사진=computerhistory.org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광장] 롯데 수사 다 끝난 게 아니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롯데 수사 다 끝난 게 아니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보면서 롯데 사람들이 한숨을 돌렸다고 한다. “앞으로 잘하겠다”는 신 회장의 얼굴에도 긴장이 풀렸다. 어찌 보면 다 끝난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런가? 아니라고 본다. 신 회장은 호구(虎口)에서 겨우 벗어났을 뿐 근원적으로 문제가 풀린 것은 하나도 없다. 물론 검찰의 롯데 수사는 실패한 수사다. 검찰은 롯데를 탈탈 턴 뒤 “비자금 수사”라고 공언했지만 비자금의 비(秘) 자도 영장에 적어 내지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20여명을 동원해 4개월 가까이 전방위로 훑었지만 신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횡령과 배임이다. 고작 이런 결과를 내놓으려고 수개월간 기업을 마비시키고, 그룹 2인자의 자살을 몰고 왔는지에 대해 검찰은 자성해야 한다. “잘못 짚었어. 롯데는 비자금 같은 것 없어. 철저하게 일본식 경영이야. 한국 기업 운영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요. 잘 알고 했어야지”라는 롯데 임원의 말이 들어맞았다. 그렇다고 신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건이 끝난 것도 아니다. 검찰이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아니면 불구속 기소를 택할지는 곧 가려지겠지만 검찰과 신 회장 간의 본격적인 대결은 지금부터다. 신 회장에게는 1750억원의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됐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급여 명목으로 500억원을 주도록 해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것과 총수 일가에게 일감을 몰아주거나 계열사 주식 거래를 지시해 1250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비자금을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검찰 주장처럼 ‘사상 최대의 기업범죄’라는 꼬리표는 아직 붙어 있다. 신 회장은 모든 혐의가 아버지가 한 일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신 회장은 갈 길이 험난하다는 사실을 각오해야 한다. 5년 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사건 케이스가 신 회장과 무관하리라는 법은 없다. 당시 수사를 지휘하던 남기춘 당시 서울서부지검장이 ‘외압’에 못 이겨 옷을 벗었고,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졌지만 김 회장은 결국 유죄를 선고받은 사건이다. 후일담이지만 남 지검장이 옷을 벗은 지 며칠 되지 않아 당시 대검 대변인이었던 조은석 검사는 “두고 봐라. 김승연 분명 유죄 나온다”며 소주잔을 앞에 두고 필자에게 항변했던 일이 있다. 조 검사의 예측대로 김 회장은 1심에서 횡령·배임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김승연은 한화그룹의 지배주주로 차명 소유 회사인 한유통, 웰롭을 부당 지원한 점, 가족의 이득을 위해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점, 차명계좌를 탈법적으로 관리해 가중 처벌받아야 하는 점, 지배주주로서 이 사건의 최대 수혜자이면서도 모든 책임을 실무자에게 떠넘긴 점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 회장과 내용이 닮았다. 신 회장은 앞으로 검찰과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이겠지만 이와 별개로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롯데의 치부를 말끔하게 청소할 의무가 있다. 사건 과정을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롯데의 치부는 임직원이 아닌 전적으로 오너 일가의 적폐라는 사실을 신 회장이 뼛속 깊이 새겨야 한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유전무죄’라는 격앙된 반응이 흘러 넘치고 있다는 점도 신 회장은 알아야 한다. 신 회장이 “롯데에 미흡한 부분이 있고, 책임지고 고치겠다”고 약속한 만큼 선언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조속히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투명한 기업문화의 정착과 일본 기업이라는 논란을 불식시키는 일이 급하다. 검찰에도 향후 전개될 재판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검찰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과 신동빈 회장 자택까지 탈탈 털어 가는 것을 보면서 세간의 눈은 ‘롯데가 드디어 걸렸구나’였다. 더구나 검찰 관계자가 압수수색에 들어간 날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롯데 수사는 비자금 수사”라고 단정짓는 것을 보면서 무슨 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수사 결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검찰이 왜 이 지경까지 됐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영장을 재청구하는 부담을 덜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일 듯싶다. 지금으로 봐선 공소를 유지하는 일조차 쉽지 않아 보이지만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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