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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와 권력, 극장의 욕망 깨우다

    정치와 권력, 극장의 욕망 깨우다

    극장, 정치를 꿈꾸다/이상우 지음/테오리아/392쪽/1만 9000원신상옥 감독은 이광수 소설 ‘꿈’을 원작으로 1955년 동명 영화 ‘꿈’을 제작한다. 신 감독은 12년 뒤인 1967년, 또다시 영화 ‘꿈’을 만든다. 1967년 작품은 극작가 오영진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다. 1955년 작품보다 분량이 24분 정도 늘고, 새로운 주변 인물이 몇 명 추가된 점 외에 달라진 점은 크게 없었다. 신 감독은 왜 영화 ‘꿈’을 두 번이나 만들었을까.1955년 영화 개봉 이후 10여년간은 ‘한국 영화의 황금기’로 불린다. 1955년 15편에 불과했던 영화제작 편수는 1968년 200편을 넘었다. 서울 지역 영화관은 이 기간 19개에서 95개로 크게 늘었다. 황금기의 한복판에 신 감독이 있었다. 1966년 한국 최대 규모의 안양영화촬영소를 인수해 거대 제작자로 입지를 굳히던 차였다. 외국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던 그는 그 발판으로 오영진의 시나리오를 원했다. 이병일 감독은 1956년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로 영화 ‘시집가는 날’을 만들었는데, 이 영화로 이듬해 아시아영화제 특별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사상 첫 해외영화제 수상작이었다. 신 감독은 오영진의 시나리오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외국 진출을 꾀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가 두 번이나 영화 ‘꿈’을 만든 이유다.영화는 시대의 흐름과 예술가의 당시 처지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곤 한다. 대중과 호흡하는 이상, 영화뿐 아니라 사실상 거의 모든 예술은 필연적으로 정치색을 띨 수밖에 없다. 객석 예술평론상, 노정 김재철 학술상으로 유명한 이상우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낸 ‘극장, 정치를 꿈꾸다’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예술과 예술가들을 역사, 젠더, 민족주의, 극장정치라는 4개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연극과 영화, 시나리오가 다양한 이데올로기에 어떻게 부딪히고 어떻게 변하는지 각종 참고자료로 촘촘히 살폈다. 식민지 시대부터 전쟁, 분단 시대의 극장 예술에 대한 아홉 편의 글을 쓰는 데에 참고문헌 20여편, 국내 단행본 90여권과 일본 단행본 20여권, 논문 110여편이 활용됐다.김 교수는 같은 예술이라도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사례를 ‘김옥균’에서 찾았다. 일본의 힘을 빌려 조선을 개혁하고자 갑신정변을 일으켰다가 망명 끝에 암살당한 그를 둘러싼 각기 다른 해석을 ‘기억 담론 투쟁 행위’로 설명했다. 미디어·정치자본과 정치권력, 그리고 대중의 욕망이 서로 경합을 벌여 각기 다른 형태로 구현된다는 뜻이다. 영화계 거장 신상옥 감독이 박정희와 김정일 정권에서 진정한 예술 창작의 자유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한 부분은 흥미롭다. 박정희 정권의 검열과 통제는 영화의 질을 높여 외국으로 진출하겠다던 그를 좌절시켰다. 북으로 넘어가 김정일 정권의 유일사상체제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그의 영화는 북한의 대외홍보용에 그쳤다. 정치권력의 희생양이었던 셈이다.남녀 불평등 사회에서 예술이 어느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을 띨 수도 있는지 보여 준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최초 여성 소설가로 알려진 김명순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명순은 1917년 문예지 청춘에 단편 ‘의심의 소녀’로 등단했다. 이어 ‘창조’를 비롯해 ‘학지광’, ‘여자계’, ‘신여성’, ‘개벽’ 등에서 여러 작품을 내놔 주목받은 신여성이었다. 그러나 1930년대 일본으로 건너간 뒤부터 문단 주류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유학시절 만난 한국인 사관생도 이응준에게 강간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김명순은 이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했음에도 이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의 화살은 김명순에게 향했다. 특히 남성 문인들의 공격은 도가 지나칠 정도였다. 극단 토월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김기진은 1924년 ‘김명순씨에 대한 공개장’에서 김명순의 시를 ‘분 냄새 나는 시’라 공격했다. 이 밖에 염상섭, 김동인, 전영택 등 남성 문인들도 돌아가며 김명순을 조리돌림하듯 공격했다. 당시 신여성을 연구한 임종국, 박노준의 책 ‘흘러간 성좌’(1966년)는 당대 남성 문인들에 대해 ‘너무나 이해 없고 몰염치하다’며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임종국과 박노준의 지적이 나온 지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 지적이 예리하게 느껴진다”고 평했다. 남성들의 공격이 달라진 시대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변형된 것은 아닐는지, 지적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양정철 출연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시청률 4%…‘유시민 썰전’ 위협

    양정철 출연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시청률 4%…‘유시민 썰전’ 위협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인터뷰하며 스타트를 끊은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첫 방송부터 시청률 4%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렸던 JTBC의 ‘썰전’을 위협했다.1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8일 방송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1회의 시청률은 전국 기준 4% 기록했다. 오후 11시 시간대 시사프로그램임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표다. 이날 방송에서는 양 전 비서관과의 ‘독한 대담’과 강유미의 ‘다스투어’ 등이 담겨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지난해 11월 2회분의 파일럿 방송을 내보낸 뒤 호평이 쏟아지자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이 프로그램은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의 지상파 진출 시사 프로그램으로 거침 없고, 성역 없이 여러 사회 이슈를 다루는 시사토크쇼를 표망해 주목을 끌었다. 김구라와 유시민 전 의원이 주도하는 JTBC의 ‘썰전’은 이날 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해피투게더’는 4.4%, MBC 스페셜 ‘36700년의 눈물’은 3.4%의 수치를 보였다.이날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7일 김어준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지금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지갑에 갖고 다니신다”며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컴퓨터 화면에서 보고 처음 출력해서 문재인 (당시) 실장께 갖다 드린 출력본으로 (문 대통령이) 그걸 꾸깃꾸깃 접어서 지갑에 갖고 계시더라”고 말했다. 양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 자살 이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쭤보니 그때 (문 대통령이) ‘복수’ 얘기를 썼는데 그 복수는 누구에 대한 앙갚음이 아니라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이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아름다운 복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MB 정치보복 주장에 분노한다고 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이 마치 청와대가 정치보복을 위해 검찰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한 데 대해 이는 우리 정부에 대한 모욕이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역임한 분으로서 말해서는 안 될 사법질서에 대한 부정이고 정치 금도를 벗어나는 일”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특정한 사안에 대해 ‘분노의 마음’, ‘모욕’, ‘정치 금도’ 등 노기가 서린 표현들을 한꺼번에 쏟아낸 것은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싸늘했던 전직 대통령과 달리 환한 웃음과 소탈한 행보로 국민의 마음을 샀다. 그랬던 대통령이 격한 감정을 보인 것은 이 정부의 ‘역린’인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거론됐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와 자살은 정치 진영을 떠나 한국 정치사에서도 가슴 아픈 한 페이지다. “논두렁 시계를 운운하며 전직 대통령을 치졸한 방법으로 망신을 줬어야 했느냐”는 자성과 함께 “정치보복은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적반하장식으로 이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의혹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하니 대통령 이전에 개인적으로도 울분이 터질 만하다. 더구나 ‘나라다운 나라’를 위한 적폐청산 작업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대목에서는 정권을 흔드는 중대 사안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국정원의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돼 있고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도 국정원 돈이 전달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의혹을 해명하지는 않고 이 전 대통령은 그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이라며 먼저 논란의 불을 댕겼다. 우리는 이런 정치적 공방보다는 진실을 밝히는 게 중요하고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듯이 전직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죄가 있다면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진실 규명을 외면한 채 정치적, 이념적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라디오방송 등에 나와 현 정권과 검찰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앞으로는 그런 행동을 삼가야 한다. 문 대통령 또한 더이상의 언급은 자제하고 냉정하게 사태를 바라보아야 한다. 어제 발언은 이 대통령 측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수사의 가이드라인으로도 비칠 수 있다. 앞으로도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급은 피해야 하며 오직 법률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검찰에 맡기는 게 옳다. 전·현 정권의 충돌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물론이고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진영 대결과 대립을 부추기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양 진영 모두 차분하게 대응하기 바란다.
  • ‘시한폭탄’ 김희중은 “MB의 분신”…이명박 심기불편

    ‘시한폭탄’ 김희중은 “MB의 분신”…이명박 심기불편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15년간 최측근에서 보좌해온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의 결말을 보여줄 ‘키맨’으로 주목 받고 있다.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일부 언론에 “김희중은 한 마디로 MB의 분신”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이었다가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의 갈등으로 친이명박계를 이탈했다. 정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은 MB의 돌아다니는 일정표였다”며 “MB를 대신해 모든 전화를 받고 모든 일정을 만들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 지역구 의원에 당선된 이듬해인 1997년 이 전 대통령의 6급 비서관으로 채용돼 15년간을 보좌했다. 2002년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재임할 때는 의전비서관을 지냈고,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2008~2012년 대통령실 제1부속실 실장으로 옮겨 이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챙겼다. 정 전 의원은 전날 tbs교통방송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도 출연해 “키는 (MB집사인)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아니라 김 전 실장”이라면서 그를 집사 중의 집사인 ‘성골집사’로 표현했다.정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이 이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을 때부터 보좌관을 쭉 해왔고 김백준 씨보다 더 돈 관리를 직접 했다”며 국정원 특활비 의혹뿐 아니라 다스의 BBK 투자금 회수 의혹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은 2012년 김 전 실장이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되면서 금이 갔다. 김 전 실장이 저축은행 뇌물수수로 징역 1년 3개월을 받았고 특별사면을 기대해 항소를 포기했는데 이 전 대통령이 사면을 해주지 않아 그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때인 2014년 만기 출소했다. 정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이 출소하기 전에 부인이 자살했다”며 “그러나 MB가 거기(부인의 빈소)에 안 갔을 뿐만 아니라 꽃도 보내지 않아 김 전 실장으로서는 정말 너무나 처절하게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전 실장이 인간적 배신감에 이 전 대통령에 등을 돌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다.지난 12일 검찰 조사를 받았던 김 전 실장의 진술이 공개되면서 5일 만인 지난 17일 이 전 대통령이 공개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김백준 전 기획관에게서 1억원을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또 2011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 직전, 달러로 환전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고도 말했다. 이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전 실장의 검찰진술 내용을 제보받았다“며 국정원 특활비가 김윤옥 여사의 명품 구입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심기불편한 듯 정 전 의원과 여권에서 내놓는 김 전 실장의 주장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면서도 측근들을 통해 “정치보복성 몰아가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내일 쇼핑가자’는 남편 말에 비극적 선택한 아내

    ‘내일 쇼핑가자’는 남편 말에 비극적 선택한 아내

    아내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남편 탓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영자매체 데일리바스는 우타르프라데시주(州) 러크나우 출신의 남성 디펙 드위베디가 쇼핑을 가자는 아내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혹독한 대가를 치뤘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다음 달에 있을 사촌 결혼식을 앞두고 쇼핑이 하고 싶었던 아내 디피카(23)는 남편 드위베디에게 쇼핑을 가자고 말했지만, 남편은 “사무실에서 처리해야할 일이 많으니 내일까지만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남편은 “아내가 쇼핑을 하루 연기한 것에 매우 화를 냈다. 퇴근해 저녁 늦게 귀가했을때도 아내는 방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았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거실에서 잠을 청했다"면서 "다음날 아침 6시에 아내를 불렀지만 답이 없어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그 때 목에 밧줄을 두르고 천장 선풍기에 매달려 있는 아내를 발견했다”며 충격적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남편은 경찰에 이 사실을 즉시 알렸지만 아내는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있었다. 현지 경찰은 “부검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친정)가족들은 남편이나 시댁식구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 교육청에서 일하는 드위베디는 1년 전 아내와 결혼해 형,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그는 “아내가 사소한 문제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문을 잠그는 일이 다반사였고, 음식도 거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MB 공개석상 끌어낸 김희중은 누구…정두언 “MB에 대한 배신감 커”

    MB 공개석상 끌어낸 김희중은 누구…정두언 “MB에 대한 배신감 커”

    ‘다스 120억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전날(17일) 전격적인 기자회견을 한 배경에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진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MB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보다 김 전 실장이 더 중요한 내용들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자신의 아내가 죽었을 당시 와보지도 않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이 커 검찰에서 불리한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 전 대통령이 판단하고 정면돌파를 택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김 전 실장은 서울대 사범대 부속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이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 지역구 의원에 당선된 이듬해인 1997년 이 전 대통령의 6급 비서관으로 15년간 보좌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대통령실 제1부속실 실장으로 옮겨 이 전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챙겼다. 검찰은 앞선 지난 12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수사를 위해 김 전 부속실장을 비롯한 김백준 전 기획관,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을 소환 조사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tbs교통방송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의 성명 발표에 대해 “MB가 자신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진술로 급해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키맨은 김백준 전 기획관이 아닌 김희중 전 부속실장”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MB 쪽에서 대책회의를 한 것은 김희중 실장 때문”이라면서 “(김 전 실장은) BBK, 다스, 특활비를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정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이 “돈 받은 걸 일부 달러로 바꿔서 해외 출장 때 줬고 또 영부인(김윤옥 여사)한테도 줬고”라며 다 털어놨다며 “김 전 실장이 김백준 씨보다 더 돈 관리를 직접했는데 검찰 수사에서 구속이 안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김백준 전 기획관에게서 1억원을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또 2011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 직전, 달러로 환전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고도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이 실토한 배경에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이 있을 것이라며 일화를 소개했다. 정 전 의원은 “이 사람(김 전 실장)이 과거 저축은행 사건에 연루돼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한 1년 정도를 (감옥에서 실형을) 산 적이 있는데 출소하기 전에 부인이 못 기다리고 자살했다”며 “MB는 거기에 가기는커녕 꽃도 안 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모습을 보였다. 김희중은 처절하게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두언 “MB 마음 급해져…핵심 인물은 김백준 아닌 김희중”▶ “MB 국정원 특활비, 김윤옥 여사 명품 구입에 사용” 김 전 실장은 15년간 ‘모셨던’ 이 전 대통령이 2012년 ‘저축은행 비리’ 당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년 3개월을 복역하면서 사면을 기대했지만 이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그를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발표 한 달 전 사면 기대감에 1심 징역형 선고에 대한 항소를 포기했다. 결국 김 전 실장은 2014년 만기 출소했다. 정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이 모든 걸 검찰에 얘기했다면 엄청난 카드를 쥔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당연하다”며 “게임은 끝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실장은 검찰 소환 직후인 지난 14일 김재윤 전 비서관에게 “나도 살아야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가상화폐값 열흘새 ‘반토막’… 투자자 “억대 날렸다” 비명

    가상화폐값 열흘새 ‘반토막’… 투자자 “억대 날렸다” 비명

    극단적 선택 고민글 속출 사회적 문제화 우려 고조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가상화폐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사회적 문제로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생명 존중 및 자살예방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생명의전화에 따르면 최근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해 투자자의 상담전화가 접수됐다. 한국생명의전화 관계자는 “최근 가상화폐 관련 전화가 걸려와 상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무서운 기세로 오르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우리 정부와 중국 등 세계 각국의 규제 압박이 이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당 1200만원대로 떨어졌다. 전날 1800만원대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30%가량 폭락했다. 코인당 2900만원에 근접했던 지난 6일과 비교하면 열흘 새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한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며칠이 꿈같이 느껴진다. 1억원까지 불어났던 수익금이 며칠 사이 사라진 것은 물론 투자 원금에서도 수천만원의 손실을 입고 ‘패닉’ 상태에 빠졌다. A씨는 “지금 팔아버리면 손실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 손을 대지 못하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가상화폐 거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까지 투자 손실을 봤다는 계좌 인증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밥상을 뒤엎고, 컴퓨터 모니터를 부수는 사진 등을 함께 올리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검색어가 몇 시간 동안 1위에 오르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기도 했다. 서울대 학생들만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도 “가상화폐 9개월, 한강에 갑니다” 등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가상화폐 투자 손실을 호소하는 일이 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빠져나오려는 사람들의 환급 요청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는 환급 지연 사태가 빚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투자자들이 예측하지 못한 수준의 폭락을 경험하면서 정신적 충격이 커지고 있다”며 “손해를 한꺼번에 만회하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갖기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홍콩 가족살해 한국인 사업가 “술 취해 기억 안나”

    홍콩 가족살해 한국인 사업가 “술 취해 기억 안나”

    홍콩에 여행 중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홍콩 경찰에 체포된 한국인 A(43)씨가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16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4일 오전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 “사업에 실패해 막다른 지경에 몰렸다”며 가족과 자살하겠다고 알렸다. A씨의 친구가 경찰에 알렸고, 경찰은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 연락했다. 홍콩 경찰이 출동했을 땐 이미 그의 아내 B(43)씨와 일곱살 아들은 흉기에 찔려 숨진 상태였다. 현장에는 길이 13㎝ 흉기가 있었다. A씨는 술에 취해 경찰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A씨는 미국의 유명 초콜릿 기업의 한국대표로 최근 여러 점포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 가족은 지난 6일 홍콩에 도착한 뒤 마카오에 갔다가 10일 홍콩으로 돌아왔으며, 14일 퇴실할 예정이었다. 5성급 최고급 호텔에 투숙하고 있었다. A씨의 인스타그램에는 “나에게 매일 새로운 활력을 주는 유일한 원천은 가족이다”라는 글이 남아있다. 평소 SNS에 가족과 함께한 여행 사진 등을 올렸다. A씨는 현재 홍콩 사법당국에 의해 살인 혐의로 기소됐고 홍콩 카오룽 법원에서 진술을 앞두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정훈 서울시의원 “배운터지킴이 자원봉사, 신분-처우개선 필요”

    이정훈 서울시의원 “배운터지킴이 자원봉사, 신분-처우개선 필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1)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학교보안관과 달리 중고등특수학교에서 거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배움터지킴이들을 자원봉사자로 위촉하여 배치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에는 746개 국∙공∙사립 중∙고등∙특수학교에 915명의 배움터지킴이분들이 교육청에서 1년에 1인당 880만원 예산지원을 받아 근로계약의 체결 없이 자원봉사자로 위촉되어 활동수당을 지급받고 활동하고 있다. 반면에 초등학교에서 거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학교보안관은 학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서울시에서 지원받아 1인당 월급여 약 143만원(2017년 기준)을 받으며 근무하고 있다. 이정훈 의원은 “2016년부터 교육위원회에서 지속하여 차별받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배움터지킴이 신분 개선을 서울시와 교육청에 요구하여 왔다”고 하며 “하지만 아직까지 예산과 인력관리 등의 문제로 근로자성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는 직군임에도 서울시와 교육청은 적극 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의원은 “최근 발생한 학교 폭력 기사나 세계 최고 수준인 중고등학생의 스트레스 지수, 자살률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학교 내 폭력과 사고 방지 등을 위한 활동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활동을 주로 하고 계신 배움터지킴이분들의 신분 전환 및 처우 개선을 위한 방안을 서울시와 교육청은 조속히 검토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정훈 의원은 “2017년 12월 현재 배움터지킴이분들은 근로자가 아닌 자원봉사자로 위촉되어 최저임금 적용도 받지 못하며 월평균 약 88만원의 활동수당만 받고 있으므로, 당장 신분전환 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서울시교육청 생활임금(2018년 기준 시간당 1만원) 수준의 활동수당 지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제원, ‘2012년 위헌 결정’ 인터넷 실명제 부활 법안 발의

    장제원, ‘2012년 위헌 결정’ 인터넷 실명제 부활 법안 발의

    네이버나 다음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인터넷 댓글 게시자의 본인확인조치를 하도록 하는 법안이 제출돼 ‘인터넷 실명제’ 부활 논란이 일고 있다.‘인터넷 실명제’는 이미 2012년 위헌 결정이 난 사안이다. 해당 법안은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발의했다. 정보인권 보호 운동을 펴고 있는 시민단체 ‘오픈넷’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2일 장제원 의원이 인터넷 댓글 실명제 도입 취지로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망법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장제원 의원은 네이버와 카카오(다음)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인터넷 댓글 게시자의 본인확인조치를 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위원장이 이행을 명령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장제원 의원은 “최근 모 검사의 투신 자살과 관련해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그 검사에 대한 비방·모욕·욕설 등 악성 댓글로 인한 타인의 인격권 침해 등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헌법상 기본권으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는 헌법상 기본권인 피해자 인격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보장되는 권리”라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픈넷은 “장제원 의원의 망법 개정안 발의안은 2012년 위헌 결정이 난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시키는 것으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면서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또 “‘댓글’에 대한 정의가 없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며 결국 모든 게시글에 대한 본인확인조치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홍콩 여행중 가족 살해한 한국인…SNS엔 단란한 가족사진

    홍콩 여행중 가족 살해한 한국인…SNS엔 단란한 가족사진

    한국인 관광객이 가족과 함께 홍콩에 여행 온 후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14일(현지시각) 체포됐다.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 웨스트 카오룽 지역의 5성급 호텔인 리츠칼튼 호텔에 투숙했던 한국인 A(43)씨는 전날 오전 7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 “사업에 실패해 막다른 지경에 몰렸다”며 그의 가족이 자살하려고 한다고 알렸다. 이에 한국에 있던 친구가 급히 경찰에 알렸고, 경찰은 다시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 연락했다. 홍콩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의 아내 B(43)씨와 일곱 살 아들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길이 13㎝ 흉기가 있었다. 살인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A씨는 술에 취해 경찰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주홍콩 총영사관 관계자는 “홍콩 경찰과 함께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국내 유족과 연락하면서 사후 지원에도 만전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서울 시내에 여러 판매점을 개설한 다국적 식품기업의 한국 대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평소 바쁜 와중에도 63빌딩이나 자신이 운영하는 식품 판매점 등에 가족들과 함께 놀러 가고, 아들의 생일 파티를 함께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다정한 가정이었다. 인스타그램에는 “나에게 매일 새로운 활력을 주는 유일한 원천은 가족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결혼 선물 대신 자선단체 모금 활동…美 예비부부 화제

    결혼 선물 대신 자선단체 모금 활동…美 예비부부 화제

    미국에서는 결혼식 날 축의금 대신 선물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결혼식 선물을 들고 가는 게 아니라 청첩장에 적힌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신랑·신부가 받고 싶어 하는 선물 중 선택해 대신 결제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시카고에 사는 한 예비부부는 이른바 ‘웨딩 레지스트리’로 불리는 결혼 선물 웹사이트 대신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NBC 투데이닷컴은 13일(현지시간) 오는 5월 5일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부부 티파니 아워와 케일럼 레밍턴이 결혼 선물 문화를 결혼 자선기금 문화로 바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 사람이 일생에 한 번으로 가장 큰 날인 결혼식을 자선 행사로 바꾸려고 하는 이유는 예비신랑 레밍턴이 낭성 섬유증 환자로 자선단체들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되돌려주기 위한 것이다. 낭성 섬유증은 소화기와 폐, 그리고 다른 장기에 손상을 주는 유전성 질환이다. 그는 지금도 감염이나 세균과 싸우고 있으며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60개가 넘는 알약을 복용하고 있다. 레밍턴은 이날 예비신부 티파니 아워와 함께 투데이쇼에 출연해 “잠에서 깨면 정말 심하게 기침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1시간가량 흉부 요법과 호흡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 몸은 음식에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없어 췌장 효소를 먹어야 한다. 이는 폐 기능 유지를 위해 약을 복용하는 것 외도 호흡 치료와 흉부 요법을 위한 꽤 힘든 식이요법”이라면서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폐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레밍턴이 치료를 받는 동안 항상 그의 옆에는 약혼자 아워가 자리를 지킨다. 두 사람은 하와이에서 한 해변으로 이어지는 2마일 거리의 하이킹 끝에 약혼했다. 두 사람은 결혼식과 결혼 생활을 계획하면서 결혼 선물을 받는 대신 자선 모금 활동으로 자선단체들에 기부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아워는 “우리는 결혼 생활이 우리에게 뭘 의미하고 왜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지에 대해 대화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다시 지역사회로 환원돼 다른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귀결됐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결혼식을 자선행사로 만들면 뭔가가 이뤄질 거라는 걸 확실히 알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어느 날 서로를 바라보다가 깨달았다. 자신들의 결혼식을 사람들이 자선단체들에 기부하는 기회로 만들면 어떨까하고 말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그레이티스트 웨딩 에버 도네이티드’(Greatest Wedding Ever Donated)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사람들에게 결혼 선물 대신 기부금을 보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두 사람의 결혼식은 자선 행사 겸 자선 콘서트가 될 것이며 이미 참석 대기자 명단까지 나왔다. 이렇게 모은 돈은 레밍턴과 같은 낭성 섬유증 환자 지원단체 ‘낭성 섬유증 재단’(Cystic Fibrosis Foundation)과 세계 희귀질환자 지원단체 ‘글로벌 지네스’(Global Genes), 아동 교육지원단체 ‘싱크 투게더’(Think Together), 노숙인 지원단체 ‘웨이페어러 재단’(Wayfarer Foundation), 자살퇴치운동기구 ‘투 라이트 러브 온 허 암스’(To Write Love on Her Arms)으로 보내진다. 레밍턴은 “우리 결혼식을 통해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길 바란다. 당신의 웨딩 레지스트리를 기부 웹사이트로 바꿀 수 있다”면서 “결혼으로 발생하는 몇백억 달러의 돈 중 1%라도 비영리단체로 돌아간다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3억 중국인의 가슴 먹먹하게 만든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사연

    13억 중국인의 가슴 먹먹하게 만든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사연

    최강 한파가 동북아시아를 강타한 가운데 중국에서 극심한 추위 속에서 등교하다가 ‘눈송이 소년’이 된 한 소년의 사연이 중국인의 마음을 울렸다. 이 소년의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지자 중국 전역에서 성금이 쇄도해 전날까지 벌써 12만 위안(약 2000만원)이 쾌척됐다.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소셜미디어와 포털사이트에는 윈난성 자오퉁시 주안산바오 마을에 사는 8살 소년 왕푸만(王福滿)의 사연과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 속 왕푸만은 겨울옷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얇은 옷차림을 한 채 머리와 눈썹은 온통 눈으로 뒤덮여 서리까지 맺혔고, 볼은 추위에 빨갛게 상기됐다. 어색한 표정의 왕푸만 주변 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 초등학교에서 약 4.5km 떨어진 마을에 사는 그는 매일 1시간 넘게 걸어서 등교한다. 영하 9도의 맹추위 속에서도 목도리나 장갑을 하지 않은 채 걸어서 등교하다가 이런 모습이 된 것이다. 담임교사가 찍은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국에 전해졌고, 그에게는 ‘눈송이 소년’(氷花男孩)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중국 네티즌들은 “너의 고생은 미래에 너의 길을 비춰주는 등불이 될 거야”라는 글을 올리는 등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사진이 중국인들의 마음을 울린 것은 왕푸만이 농촌 출신으로, 도시로 돈을 벌러 나간 농민공 자녀인 이른바 ‘류수아동’(留守兒童)이기 때문이다. 농민공 부모와 떨어져 농촌에 홀로 남겨진 류수아동들은 극심한 가난과 외로움에 시달리다가 자살을 하기도 하며, 혼자 불을 피우다가 화재로 사망하는 등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왕푸만도 누나와 할머니와 함께 낡은 집에서 살고 있으며, 돈이 없어 주로 밥과 야채로 끼니를 때운다고 이웃은 전했다. 난방 기구도 없어 장작을 태워 온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구경을 하고 싶다”는 왕푸만은 “학교에 가는 것은 춥지만 힘들지는 않다. 커서 경찰이 돼서 나쁜 사람을 잡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죽음을 파는 사회’…반성과 변화 없는 언론의 자살 보도

    ‘죽음을 파는 사회’…반성과 변화 없는 언론의 자살 보도

    1994년 한 가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록 밴드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 이야기다. 1991년 발표한 앨범 ‘네버마인드(Nevermind)’는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약 1000만 장이 팔릴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러나 약물 중독에 시달리던 커트 코베인은 전 세계 팬들에게 충격을 안기며 세상을 떠났다. 그의 비보에 모방 자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하지만 커트 코베인의 죽음이 그해 자살률에 미친 영향은 없었다. 미디어가 사건을 다루는 초점이 여느 자살 보도와 달랐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자살 자체보다 약물중독이 더 부각됐다. 아내 코트니 러브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커트 코베인의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 세계 팬들이 그를 애도했지만, 그의 죽음을 미화하거나 모방하는 일은 없었다. 반대로 자살 그 자체를 주목한 경우도 있다. 2008년 배우 최진실씨 사망에 관한 보도다. 한국 언론은 그녀는 물론 가족의 사생활을 샅샅이 파헤쳤다. 자살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혔으며 지인들이 추모하는 모습을 근접 촬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보도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최진실씨 사망 직후 자살자가 예년보다 1000여 명 늘었다. 그녀와 유사한 방법으로 죽음을 택한 사례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 생각을 바꿀 동기가 있다면 실연 때문에 죽기로 결심하는 두 인물이 있다. 베르테르와 파파게노다.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는 연모하던 이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자 깊이 상심하고 죽음을 택한다. 소설이 출간된 후 수많은 청년이 소설의 영향을 받아 모방 자살을 감행했다. 유명한 사람의 자살이 자살률을 증가시킨다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여기서 유래했다. 오페라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파파게노 역시 사랑을 잃고 괴로워한다. 그러나 파파게노는 죽지 않는다. 요정들이 부르는 희망의 노래를 듣고 마음을 돌렸다. 언론이 자살 보도를 자제할수록 자살률이 감소한다는 ‘파파게노 효과’가 이를 말한다. 베르테르와 달리 파파게노에겐 생각을 바꿀만한 동기가 있었다. 바로 그 차이가 자살을 막는다는 것이다.실제로 자살 보도량과 자살률의 관계는 밀접하다. 1978년 오스트리아 빈에 지하철이 도입되자 지하철에서 자살하는 사람 수가 급증했다. 언론은 지하철 자살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고, 자살률은 더욱더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1987년 지하철자살대책위가 ‘자살보도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언론사에 알리기 시작했다. 오스트리아 언론이 이를 따른 뒤로는 자살률이 대폭 줄었다. ● 지켜지지 않는 보도 윤리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자살예방협회, 보건복지부는 자살 보도가 수용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2013년 ‘자살보도권고기준2.0’을 만들었다. ‘자살이라는 단어를 자제할 것’,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미화나 합리화를 피할 것’, ‘자살을 사회적 문제 제기를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을 것’ 등 가이드라인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문제는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유명인의 자살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보도가 불가피할 경우엔 사실 위주로 단신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언론사가 이를 지키기란 어렵다. 자살 사건도 여타 사건·사고와 마찬가지로 맥락이 단번에 드러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가 계속 추가된다. 언론이 1보, 2보, 종합 순으로 덧붙이다 보면 양적 증가가 이뤄진다.지난달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숨진 소식을 전할 때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많은 언론사가 자살 방법을 여과 없이 알렸다. 가족과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을 비롯해 지인에게 남긴 유서까지 공개했다. 이를 토대로 죽음을 택한 동기를 추정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방송에서 자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자살 동기를 단정하는 표현을 금지한다”면서 해당 방송 프로그램들에 대한 심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06년 왕따 문제로 자살한 여학생의 자필 유서를 실은 적이 있다. 학교폭력 실태를 고발하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보도 후 한 자살예방민간단체의 항의를 받았다. 해당 기사가 같은 처지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자살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문제의식에 공감한 아사히신문은 내부 토론을 거쳐 2012년 자체적으로 ‘자살보도권고안’을 만들었다. 또한 부득이 자살 보도를 할 때는 관련 상담기관 링크를 함께 넣는 노력을 한다. ● ‘자살’을 말하지 않는다 핀란드는 1965년부터 1990년까지 자살률이 3배 늘었다. ‘자살 공화국’이란 오명이 붙을 정도였다. 심각성을 깨달은 핀란드 정부는 국가 주도로 자살 예방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6년 동안 연간 5만명의 전문가들을 섭외해 1379건의 자살 사건에 대한 심리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보고서를 바탕으로 자살 사건을 유형별로 분류해 각각에 맞는 예방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정책 중 하나가 ‘자살’을 금기어로 만드는 것이다. 핀란드 언론은 자살 관련 기사는 되도록 쓰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보도할 때도 사망원인이 자살이란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언론의 보도만 그러한 게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사람들은 ‘자살’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 그 결과, 한때 세계 2위까지 치솟았던 자살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알베르 카뮈는 저서 ‘시지프 신화’에서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라고 말했다. 이 에세이는 지금도 수많은 독자가 찾는다. 하지만 카뮈의 글을 읽고 자살을 결심하는 이는 없다. 카뮈는 인간의 자살을 이해하지만, 그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흔들리는 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나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이 삶이 부조리임을 알면서도 전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비롯한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도 이뤄내야 한다”며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화만이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북한이 다시 도발하고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제 사회는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다음은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일 년, 저는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꼈습니다. 촛불광장에서 저는 군중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에서 아들로, 아버지에서 딸로 이어지는 역사가 그 어떤 거대한 역사의 흐름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겨울 내내 촛불을 든 후 다시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들을 보면서 저는 우리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평범한 사람, 평범한 가족의 용기있는 삶이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 희망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자신의 소중한 일상을 국가에 내어주었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울 힘을 주었습니다. 이제 국가는 국민들에게 응답해야 합니다.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입니다. 2018년 새해,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과 요구를 나침반으로 삼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입니다. ‘사람중심 경제’라는 국정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자리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개개인의 삶의 기반입니다. ‘사람중심 경제’의 핵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 추경으로 마중물을 붓고, 정부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시작되었고, 8년만의 대타협으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결정했습니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도 늘어났습니다. 노사 간에도 일자리의 상생을 위한 뜻깊은 노력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부는 올해 이러한 변화들을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결정입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상생과 공존을 위하여,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대책도 차질없이 실행할 것입니다.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 인구는 작년부터 2021년까지 39만 명 증가했다가, 2022년부터는 정반대로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청년 일자리는 이러한 인구구조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앞으로도 직접 챙기겠습니다. 일자리 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격차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같은 근본적 일자리 개혁을 달성해야 합니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노사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의지를 갖고 만나겠습니다.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습니다. 국회도 노동시간 단축입법 등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혁신성장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연말까지 자율주행차 실험도시(화성 K-city)가 구축됩니다. 2000개의 스마트공장도 새로 보급됩니다. 스마트 시티의 새로운 모델도 몇군데 조성할 계획입니다. 국민들께서 4차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의 성과를 직접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정경제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더불어 잘사는 나라로 가기 위한 기반입니다.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경쟁을 보장받고, 억울하지 않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재벌 개혁은 경제의 투명성은 물론, 경제성과를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겠습니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습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습니다.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재벌대기업의 세계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금융도 국민과 산업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개선하겠습니다. 불완전 금융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막고,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금융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해 여러 차례 안타까운 재해와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안전을 정부의 핵심국정목표로 삼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습니다. 특히 대규모 재난과 사고에 대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습니다. 2022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겠습니다. 감염병, 식품, 화학제품 등의 안전문제도 정기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해 국민께 보고하겠습니다. 아동학대, 청소년 폭력, 젠더폭력을 추방해야 합니다. 범정부적인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약속, 안전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한해 많은 국민을 만났습니다. 일상을 포기하고 치매 가족을 보살피는 분, 창업 실패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청년, 방과 후 혼자 있는 아이를 걱정하는 직장 맘, 한 분 한 분이 소중한 우리 국민입니다. 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할 것입니다. 3만이라는 수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에 걸맞는 삶의 질을 우리 국민이 실제로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과 예산으로 더 꼼꼼하게 국민의 삶을 챙기겠습니다. 이달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국가책임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의료, 주거, 교육과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해 기본생활비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더 이상 과로사회가 계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 삶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노동시간 단축과 정시퇴근을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2월부터는 대부업까지 포함하여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됩니다. 상환능력이 없는 장기소액연체자의 채무를 줄여드립니다. 7월에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됩니다.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년에 정부가 8600억원을 출연한 모태펀드가 시중에 지원됩니다. 3월에는 이에 이어 10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는 혁신모험펀드가 출범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개발, 판로개척도 도울 것입니다. 3월에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제도가 전면 폐지됩니다. 재창업지원 프로그램 전용펀드도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합니다.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를 겪어도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7월에는 노동자와 기업이 여행경비를 적립하면 정부가 추가비용을 지원하는 노동자 휴가지원제도가 새로 시행됩니다.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문화이용권이 1인당 6만원에서 7만원으로 늘어나고, 도서구입, 공연관람 등 문화지출에 대한 소득공제도 새로 시행됩니다. 국민들께서 좀 더 문화를 향유하고, 휴식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9월부터 어르신들 기초연금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도 돌보겠습니다. 지난해, 중증 치매환자 의료비와 틀니 치료비의 본인 부담비율을 대폭 낮추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플란트 치료비의 본인 부담률이 50%에서 30%로 인하됩니다. 육아의 부담을 국가가 함께 지겠습니다. 9월부터 만 5세까지 아동수당 10만원이 새로 지급됩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올해 450곳 더 생깁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 단가가 9.6% 인상되어, 보육서비스의 질이 좋아질 것입니다. 온종일 돌봄서비스를 시군구로 확대하는 시범사업이 상반기에 시작됩니다. 직장 맘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혁신하겠습니다. 혁신의 방향은 다시 국민입니다.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겠습니다.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할 일을 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해서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습니다. 2월말까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민주주의의 촛불이 국민들의 삶으로,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였던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고용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촛불이 바랐던 상식이고 정의입니다. 10월 22일, 대한민국은 새로운 숙의민주주의 장을 열었습니다. 오랜 갈등사안이었던 신고리 5·6호기 문제를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성숙하게 해결했습니다. 대화하고 타협하며, 결과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사회가 촛불이 염원했던 대한민국입니다.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 촛불을 더 크고 넓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촛불정신을 국민의 삶으로 확장하고 제도화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과 역량이 30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국민의 뜻이 국가운영에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국민주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약속했습니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려면 적어도 국민의 세금 1200억원을 더 써야 합니다. 개헌은 논의부터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지 정략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산적한 국정과제의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블랙홀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시기를 거듭 요청합니다. 개헌에 대한 합의를 이뤄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정부도 준비하겠습니다. 저는 줄곧, 개헌은 내용과 과정 모두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반도의 평화정착으로 국민의 삶이 평화롭고 안정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됩니다. 우리의 외교와 국방의 궁극의 목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재발을 막는 것입니다. 저는 당장의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나라를 바로 세운 우리 국민이 외교안보의 디딤돌이자 이정표입니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끌어 낼 힘의 원천입니다. 지난해 저는 그 힘에 의지해, 주변 4대국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원칙을 일관되게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당당한 중견국으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천명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과 고위급 회담이 열렸습니다. 꽉 막혀있던 남북 대화가 복원되었습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평창올림픽을 통한 평화분위기 조성을 지지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도 합의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합니다.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나아가 북핵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 올해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입니다. 평창에서 평화의 물줄기가 흐르게 된다면 이를 공고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정착을 위해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입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입니다. 한반도에 평화의 촛불을 켜겠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든 불안과 불신을 걷어내겠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국민과 함께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셨습니다. 80여 년 전 꽃다운 소녀 한 명도 지켜주지 못했던 국가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다시 깊은 상처를 안겼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한일 양국 간에 공식적인 합의를 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일본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매듭은 풀어야 합니다. 진실을 외면한 자리에서 길을 낼 수는 없습니다.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류사회에 교훈을 남기고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드리겠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듣겠습니다. 할머니들이 남은 여생을 마음 편히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또한 일본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역사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함께 노력하여 공동 번영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천명해 왔던 것처럼 역사문제와 양국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여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북핵문제는 물론 다양하고 실질적인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입니다. 국민주권을 되찾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그 때부터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어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기까지 대한민국은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길도 국민의 길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새로운 백년을 다짐하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 평범한 삶이 민주주의를 키우고,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컴퓨터 사용 금지 당하자, 자살 선택한 10대 소년

    컴퓨터 사용 금지 당하자, 자살 선택한 10대 소년

    한 남학생이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달아 충격을 주고 있다. 소년의 자살은 컴퓨터 사용을 놓고 부모님과 논쟁을 벌인 후 벌어진 일이었다. 8일자(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영국 버미엄 캐스 베일에 사는 코너 로버트슨(12)은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떠났다 집으로 돌아온 길이었다. 멋진 주말을 보냈지만 코너는 휴가 동안 욕설을 해 부모로부터 노트북 사용을 금지 당했다. 집에 도착한 그는 엄마에게 컴퓨터를 사용해도 되냐고 다시 물었지만 아들의 버릇을 고쳐주고 싶었던 엄마는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엄마의 완강함을 꺾지 못한 코너는 풀이 죽은 채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10분에서 20분 정도가 지나 짐을 풀러 올라간 코너의 형이 스스로 목을 맨 동생을 발견했다. 엄마는 급히 구급차를 불러 코너의 목숨을 살리려했으나 결국 아들을 먼저 떠나보냈다. 엄마 재클린은 “아들은 평소 활발하고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랑스런 아이였다. 휴가를 잘 보내고 왔기에 아들의 행동을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며 슬퍼했다. 형 역시 “코너가 자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평을 늘어놓긴 했지만 충동적 행위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지난해 9월 중학교에 입학한 코너가 평소 주의력결핍과다활동장애(ADHD)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었다”며 충동적 자해 행위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배트맨·헐크·슈퍼맨…히어로가 지키는 멕시코 마을 논란

    배트맨·헐크·슈퍼맨…히어로가 지키는 멕시코 마을 논란

    배트맨에서 아이언맨, 헐크, 슈퍼맨 그리고 원더우먼까지 슈퍼 히어로가 지키고(?) 있는 작은 도시가 있다.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의 익수아트란실로가 바로 그곳. 멕시코시티에서 약 280km 떨어진 익수아트란실로엔 슈퍼 히어로 동상이 줄지어 설치돼 있다. 돌을 쌓고 설치한 슈퍼 히어로의 동상의 높이는 2m. 전문가에 의뢰해 제작한 동상은 완성도가 무척이나 높아 마치 살아 움직일 듯하다. 늠름하게 도시를 지키고 있는 슈퍼 히어로를 보면 왠지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것 같다. 익수아트란실로는 '멕시코에서 최초로 슈퍼 히어로들이 지켜주는 도시'라는 타이틀까지 갖게 됐다. 하지만 슈퍼 히어로 동상이 설치되면서 말도 많아졌다. "지금이 이럴 때냐"고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인구 2만1000명의 작은 도시 익수아트란실로는 멕시코에서 가장 빈곤이 심한 곳 중 하나다. 공식 통계를 보면 인구 중 절반이 넘는 52.6%는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재정적으로도 자립하지 못해 멕시코 연방정부로부터 매년 적지 않은 지원을 받는다. 이런 도시에 슈퍼 히어로 동상들 들어선 건 지난해 12월. 시는 연방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 중 일부를 들여 동상을 설치했다. 제작과 설치에는 36만 페소, 우리 돈 약 2000만원이 들었다. 무리한 사업같지 않지만 멕시코 현지 물가와 마을의 사정을 감안하면 큰 금액이다. 주민들은 "배를 곪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동상이나 설치하면 뭐하냐" "쓸데없이 재정만 낭비했다"고 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게다가 시장은 슈퍼 히어로 동상 설치를 마지막 사업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자신의 업적을 위해 엉뚱한 곳에 돈을 썼다는 비판까지 쇄도했다. 민심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자 시는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시는 동상 행렬을 일종의 놀이동산처럼 봐주면 좋겠다며 시민들을 달래고 있다. 관계자는 "마약과 알코올 중독, 청소년 자살 등이 급증해 사회적인 문제가 컸다"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슈퍼 히어로 동상을 세우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우니베르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그때의 사회면] ‘땐스 열풍’과 ‘자유부인’

    [그때의 사회면] ‘땐스 열풍’과 ‘자유부인’

    서양식 댄스가 유행하기 시작한 때는 거리에 모던보이와 모던걸이 넘쳐나던 1930년대였다. 그러나 일제는 퇴폐를 조장한다며 여성들의 댄스홀과 카페 출입을 금지했다. 기생 오은희, ‘끽다점’ ‘비너스’의 마담 복혜숙 등이 “경성에 댄스홀을 허하라”는 글을 잡지 ‘삼천리’에 기고한 것은 1937년이었다.광복 후에도 댄스는 미풍양속을 해치는 일종의 범죄행위 취급을 받았다. 정부는 댄스 홀을 수시로 폐쇄하기도 했지만 노도처럼 번져 가는 댄스 열풍을 막을 길이 없었다. 뒷골목 요릿집과 시민관(옛 부민관·현재 서울시의회), 조선호텔, 외교구락부 등 서울의 한복판에서 댄스파티가 공공연하게 열리고 있었다(1949년 12월 29일자 동아일보). 남녀 학생, 유부녀, 공무원 등 직업과 남녀를 가리지 않고 춤바람에 빠졌고 ‘댄스 엄금’은 신문 사설의 소재로도 올랐다. 6·25 전쟁 중이나 직후에도 댄스 바람이 사그라들지 않았는데 당국의 대응은 신문회관의 ‘외국인용 댄스 홀 외에 전 댄스 홀 폐쇄’ 조치였다(1954년 8월 16일). 비밀 댄스 홀과 댄스 교습소는 서울에만 수십 군데였고 일반 음식점에서도 버젓이 춤판이 벌어지자 당국은 음식점마다 이렇게 써 붙이도록 했다. ‘댄스, 낮술 금지!’ 부산에서는 부평동의 비밀 댄스 홀을 ‘습격’해 남자 10명과 여자 22명을 검거해 재판에 넘겼는데 가정주부가 18명이나 됐고 승려도 있었다(1955년 6월 2일). 춤바람이 나 간통을 하거나 이혼 소송을 내는 여성들도 있었고 춤을 못 추게 한다고 여학생이 음독자살한 사건도 있었으니 1950년대의 댄스는 ‘사회악’이었다. 사실 춤과 퇴폐 행위의 유행은 전후의 황폐함을 달래려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댄스의 유행에는 1954년 1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서울신문에 연재된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도 영향을 미쳤다. 이 소설은 대학교수 부인의 춤바람과 일탈을 다뤘지만 여성의 권익 신장에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소설이 연재되는 동안 서울신문의 부수가 5만부 이상 늘 만큼 소설은 큰 인기를 끌었다. 연재가 끝난 직후 단행본으로 출간된 ‘자유부인’은 14만부가 팔려 국내 출판 사상 처음으로 10만부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운 책이 됐다. 또 1956년 이 소설은 한형모 감독에 의해 영화화돼 수도극장에서 개봉됐는데 역시 14만명이라는 관객을 동원, 그해 흥행 1위를 차지했다. 한 감독은 ‘운명의 손’에서 처음으로 키스신을 선보인 감독이었다. 영화 ‘자유부인’은 러브신의 수위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개봉일인 6월 9일을 하루 앞둔 8일 정오까지 상영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대학교수 부인 역의 김정림은 실제 다방 마담 출신으로 일약 여주인공에 스카우트돼 화제를 모았다. 사진은 ‘자유부인’ 14회가 게재된 서울신문 지면.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 ‘1987’ 관람·블랙리스트 만난 文… “노력하면 세상 바뀐다”

    ‘1987’ 관람·블랙리스트 만난 文… “노력하면 세상 바뀐다”

    “‘그런다고 세상 바뀌나’ 큰 울림…그 질문에 대한 답이 영화 ‘1987’” 감정 복받친 듯 잠시 말 못 잇기도 배우 김규리 등 블랙리스트 간담“진실 제대로 규명해 책임자 처벌…억압 받는 일 없게 지원 늘릴 것”“역사는 금방은 아니지만 긴 세월을 두고 뚜벅뚜벅 발전해 오고 있다. 우리가 노력하면 세상이 바뀐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서울 용산 CGV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항쟁을 다룬 영화 ‘1987’을 관람하고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가장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였다”면서 “지금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진 게 있느냐, 그렇게들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다. 저는 오늘 이 영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항쟁 한 번 했다고 세상이 확 달라지진 않지만, 영화 속 87년 6월 항쟁으로 ‘택시운전사’란 영화로 봤던 택시운전사의 세상, 그 세계를 끝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 교체를 하지 못해 미완으로 남게 된 6월 항쟁을 완성해준 게 촛불혁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힘을 모을 때, 그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를 만든 장준환 감독은 “2017년 또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여러분이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고,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관에 6월 항쟁의 불씨가 된 고(故)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를 초청했다. 영화 관람에 앞선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87년 당시 박종철 열사 댁을 자주 찾아가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1987년 2월 부산에서 ‘박종철 범국민추도회’를 주도하다 연행됐다. ‘호헌 반대 민주 헌법 쟁취 범국민운동 부산본부’의 상임집행위원이 인권변호사였던 문 대통령이었고, 상임집행위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배씨는 문 대통령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박종철·이한열 열사 이외에도 많은 열사가 있는데, 유품을 보관할 장소가 없으니 공간을 마련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동석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했다. 우 의원은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 영정 사진을 들었던 인물로, 정치인 중에선 유일하게 참석했다. 당시 사건의 내막을 담은 옥중서신을 외부로 전한 한재동 전 교도관은 배씨에게 “죄송하단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라고 했고, 배 여사는 “왜 죄송해하십니까. 말씀이라도 그렇게 해주시니 그저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배씨는 “차마 영화를 보지 못하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영화를 관람하고서 무대로 나간 문 대통령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내내 울면서 아주 뭉클한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고 하고선 쇼크사로 묻힐 뻔한 박종철 사건에서 부검을 지시한 최환 검사, 한 전 교도관 등 영화를 함께 본 6월 항쟁의 주역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영화에서 이한열 열사로 분한 배우 강동원은 “내가 지금 이렇게 잘살고 있는 게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어 영화관 인근 식당에서 배우 김규리, 소설가 서유미, 신동옥 시인, 음악감독 겸 가수 백자 등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들과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해 책임 있는 사람들, 벌받을 사람들이 확실하게 책임지고 벌받게 하는 게 하나의 일이고, 문화·예술인들이 정치적 성향이나 정치적 의사 표현으로 차별받거나 억압받는 일이 없도록, 나아가서는 제대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배우 김씨를 보며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 심지어 자살을 생각했던 분들도 계셨다고 들었고, 김규리씨도 못 견뎌서 예명을 바꿨지요”라며 위로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소설가 서씨에게 갈등을 해소하고 빛이 되는 삶을 살라는 의미를 담아 조명 기능이 있는 찻잔을 전달하는 등 참석자 각각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한 것은 지난해 8월 ‘택시운전사’, 10월 ‘미씽’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영화 ‘1987’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영화 ‘1987’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일요일인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 영화 ‘1987’ 상영을 기다리던 극장 안이 한 일행의 등장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깜짝 방문’이었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문 대통령 내외 양쪽에는 1987년 경찰의 고문으로 사망한 고(故) 박종철 열사의 형 종부씨와 주연 배우 김윤석이 앉았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배우 문성근 등도 동행했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두 시간여 동안 영화를 보고 배우들과 함께 인사차 무대에 오른 문 대통령은 영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것처럼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영화를 보는 내내 울면서 아주 뭉클한 마음으로 봤다”며 힘겹게 입을 뗐다.문 대통령은 “영화를 보면서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였다”라면서 “민주화 투쟁 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인데 오늘 이 영화는 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연희(영화 속 등장인물)도 참가할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장준환 감독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정말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셨다”고 격려했다.영화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를 연기한 배우 강동원은 문 대통령이 영화 관람 소감을 밝히는 동안 옆에서 뒤돌아 많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포착됐다.영화 관람에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한 인사들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박 열사의 형 종부씨 외에도 6·10 민주화운동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재동씨, 최환 전 검사 등도 함께 영화를 봤다. 한씨는 영등포교도소 교도관으로 일하던 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돼 있던 이부영 전 의원이 작성한 쪽지를 외부에 전달해 사건의 진상을 알렸고, 최 전 검사는 박종철 열사 시신 화장을 막고 부검을 명령한 인물이다.문 대통령은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관객들에게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를 관람하기 전 상영관 옆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이들과 20분가량 비공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가 컸을 텐데 6월 항쟁, 박종철 열사와 관련한 영화를 만들고 이에 흔쾌히 참여해 준 배우들을 만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87년에 박종철 열사의 집을 자주 찾아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대화를 이어갔다.박종부씨는 ‘박종철과 우리, 30년의 기억, 그대 촛불로 살아’라는 책을, 간담회에 함께한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는 ‘1987 이한열’이라는 책을 각각 선물했다. 배 여사는 “이 영화는 차마 보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영화는 관람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관람을 마친 문 대통령은 근처 식당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본 예술인들과 오찬 간담회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제가 듣기로 (블랙리스트 피해가)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심지어 자살을 생각했던 분들도 계셨다고 들었다”고 말하고는 옆에 앉은 배우 김규리(전 김민선)를 보며 “못 견뎌서 예명을 바꿨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진 이유는 그만큼 문화의 힘이 크기 때문일 텐데 지난 촛불집회 때도 문화가 결합해 큰 시너지를 발휘했다”라면서 “앞으로도 문화예술인들이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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