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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성폭력·학대…매일 듣다보니 내가 당한 듯 짓눌렸다

    자살·성폭력·학대…매일 듣다보니 내가 당한 듯 짓눌렸다

    자살 유가족 상담 후 현장 본 듯한 충격 상담자 극단 선택 땐 자책감에 시달려 아동학대 현장출동 등 업무 과중까지 대다수 심리치료 매뉴얼도 없이 방치심리 상태가 불안정한 사람들의 ‘재활’을 돕는 심리상담사들이 극심한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통을 겪는 상담자들이 쏟아내는 경험담을 마치 자신이 겪는 일처럼 여겨 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간접경험에서 오는 ‘대리 외상 증후군’이다. 2일 서울신문이 심리상담사 10명에게 가장 두려워하는 상담 유형을 설문한 결과 이구동성으로 ‘자살 상담’을 꼽았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사 유모(35)씨는 “상담자에게 약물·입원 치료를 권유했는데도 돌연 자살해 버리면 가족이나 지인이 자살한 것과 같은 충격을 받는다”면서 “‘내가 잘못했나’, ‘내가 놓친 것이 있나’라는 생각과 함께 극심한 죄책감이 밀려와 심리적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사랑의 전화 우혜진 과장은 “유가족이 자살한 가족의 마지막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면 듣고 있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우 과장은 “한 예로 학생이 교복을 입은 채로 어떻게 자살했는지 유가족이 지나치게 자세하게 설명해 한동안 교복 입은 학생만 봐도 멈칫할 정도”라고 말했다. 상담사들은 이와 같은 불안한 심리 상태에서 또 다른 사람의 고통을 상담한다. 마음속 상처가 아물 틈이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랑의 전화나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등은 자살 상담을 한 달에 1~2번, 하루 3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청소년 상담도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모의 협조나 동의를 요구하는 미성년자라는 점에서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소속 상담사 이모(31)씨는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대하고 소통하는지가 상담의 키포인트인데 부모와 협조가 잘 안 돼 성인 상담보다 배나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성폭력 상담사들도 자괴감과 무력감에 빠지기 일쑤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팀 조은희(51) 활동가는 “피해자가 유출된 영상이나 사진을 지우고 또 지워도 온라인에 계속 남아 힘들다고 호소하는데 마땅히 해줄 수 있는 게 없거나, 상담을 한 피해자가 무고죄로 역풍을 맞으면 큰 좌절감을 맛본다”고 말했다. 특히 성폭력 상담사들은 각종 수법의 피해 사례를 수차례 듣다 보니 평소 자신도 범죄에 노출될까 봐 상당히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아동학대 상담원은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힘든 직군이다. 아동학대 상담은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신고전화가 ‘24시간 체계’로 돼 있어 한밤중에 상담이 이뤄지는 경우도 잦다. 또 가해자가 가족이거나 친척인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아동을 ‘분리 상담’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김성민 경북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은 “부모와 떨어져 불안을 겪는 아동을 보면 상담원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피해 아동의 가정을 사후 지속적으로 관찰·관리하는 것도 상담원의 몫이다. 안혜은 전남중부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은 “매년 수백건의 아동학대 사례가 누적되다 보니 건건마다 개입할 수 있는 시간적·구조적 한계가 있다”면서 “재학대까지 발생하면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심리 상담사에 대한 치료나 보상책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상담사를 위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이나 관련 매뉴얼을 마련해 둔 상담소는 극히 드물다. 명상이나 심리 치료를 병행하는 상담소도 있지만, 상담사 인력이 부족해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한 상담원은 “주변 동료와 대화하는 게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중동 담당’ 美해군 5함대 사령관 자택서 숨진채 발견

    ‘중동 담당’ 美해군 5함대 사령관 자택서 숨진채 발견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국 해군 5함대의 스콧 스터니 사령관(해군 중장)이 1일(현지시간) 바레인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존 리처드슨 미 해군참모총장은 “미 해군범죄수사대(NCIS)와 바레인 내무부가 스터니 사령관의 사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범죄에 대한 의심은 제기되지 않고 있다”면서 “스터니가 무수한 훈장을 받은 해군 전사였으며 헌신적인 남편이자 아버지였고 좋은 친구였다”고 말했다. 폴 실리스 부사령관(해군 소장)이 5함대 사령관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바레인을 모항으로 삼고 있는 미 5함대는 아라비아만과 오만만, 아덴만 및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관장하고 있으며 소말리아 해적 퇴치, 이란의 불법 무기 밀매 등을 단속한다. 해군 조종사 출신인 스터니 사령관은 2만여명의 미군과 역내 동맹군의 지휘를 관장하고 있다. 미 해군은 스터니 사령관의 개인 비위 혐의에 따른 자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지만 그가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테러 가능성 등 다양한 원인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뉴질랜드서 고래 또 떼죽음…총 200마리 죽음의 미스터리

    뉴질랜드서 고래 또 떼죽음…총 200마리 죽음의 미스터리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 뉴질랜드에서 145마리의 고래가 떼죽음을 당한데 이어 또다시 5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지난 30일 뉴질랜드 환경보호부(DOC)는 동쪽 채텀 섬 인근 핸슨 베이에서 80~90마리 정도의 고래가 해안으로 떠밀려왔다고 밝혔다. DOC에 따르면 이 가운데 일부는 다시 바다로 헤엄쳐 돌아갔으나 나머지 51마리는 그대로 뭍에서 죽었다.   집단 사체로 발견된 이 고래는 길잡이 고래(pilot whale)로 대서양과 태평양, 인도양 등지의 따뜻한 바다에서 주로 서식한다. 특히 이번 사건이 관심을 끄는 것은 지난달 24일에도 역시 길잡이 고래 145마리가 뉴질랜드 남섬 바로 아래에 위치한 스튜어트섬 해변에서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모두 200마리에 달하는 고래들이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은 셈이다. 현지언론의 관심을 끌고있는 점은 역시 왜 고래들이 집단적으로 뭍으로 올라와 죽었느냐는 점이다. 현지에서도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으나 전문가들은 고래의 자살인 좌초현상(stranding)이 일어난 것으로 해석했다. 고래는 물론 물개, 바다표범 등이 육지로 올라와 식음을 전폐하며 죽음에 이르는 좌초현상은 뉴질랜드를 비롯한 호주·스페인 세계 곳곳의 인근 해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질병에 대한 종족보존을 위한 자기희생이라는 주장에서부터 바다 오염이나 먹이 고갈, 인간들이 사용하는 음파탐지기에 의한 방향감각 상실에서 발생했다는 추정까지 주장이 분분하다. 현지언론은 “뉴질랜드는 좌초현상이 일어나는 전세계 핫스팟 중 한 곳”이라면서 “1년에 대략 85건이 일어나며 1840년 이후 총 5000마리의 고래가 이같은 죽음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SKY캐슬’ 이태란, 염정아에 의미심장 미소 “너 맞구나”

    ‘SKY캐슬’ 이태란, 염정아에 의미심장 미소 “너 맞구나”

    ‘SKY 캐슬’ 염정아가 위기에 빠졌다. 치열한 말다툼 끝에 이태란이 염정아의 과거를 눈치 챈 것. 예측불가 전개와 함께 시청률 또한 대폭 상승, 전국 5.2%, 수도권 6.0%(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제작 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총 20부작) 3회에서는 한서진(염정아)과 이수임(이태란)의 대립이 그려졌다. 수임은 독서토론의 부조리함을 짚어냈고, 김주영(김서형)까지 해고한 서진의 화를 돋우고 말았다. 결국 두 사람은 예의까지 버리고 치열한 말다툼을 시작했고, 서진의 말버릇으로 인해 숨기고 싶어 하는 과거가 수임에게 들통 날 위기에 처했다. 주영을 찾아가 뺨을 때리고 “너 때문에 명주 언니가 죽었어”라는 서진. 태블릿 PC 박영재(송건희)의 일기에 “김주영 쌤 말씀대로 합격할 때까지만 참자. 합격증 던져주고 이 집을 떠나자”라고 적혀있었기 때문. 이명주(김정난)를 죽게 만든 원인이 복수를 부추긴 주영이라고 생각한 서진은 입시 코디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분이 풀리지 않는 서진과 달리 주영은 담담히 “우린 입시전문가지 애들을 가르치고 계도하는 선생이 아냐”라고 했다. 하지만 3년 전 그녀는 영재의 학습효과를 위해 복수라는 욕망을 극대화했고, 이제 와서 영재의 연락을 모두 차단하고 있었다. 서진은 코디를 관두고도 큰딸 강예서(김혜윤)에게 “우리 딸, 엄마 믿지? 엄마가 괜히 김주영 쌤 자를 사람이야?”라며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대치동에서 유명한 학원에도 예서의 학교인 신아고 내신반은 없었고, 다른 학생들과 팀을 짜는 것도 쉽지 않아 막막할 뿐이었다. 중간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예서는 “당장 전화해. 김주영 쌤한테 전화하라고”라며 초조해 했다. 하지만 주영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예서의 전화를 무시하고 노승혜(윤세아)의 쌍둥이 아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한편, 수임은 승혜를 통해 명주의 자살과 자식 교육 경쟁에 치열한 SKY 캐슬 분위기를 알게 됐다. 그리고 승혜의 추천을 받아 입주민 독서토론 ‘옴파로스’에 가입하면서 서진의 심기를 또 다시 건드리고 말았다. 어른들도 읽기 어려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주제로 한 독서토론이 시작되고, 역시나 예서가 발표를 주도해나갔다. 하지만 예서와 차민혁(김병철)의 해석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고, 수임의 아들 황우주(찬희) 역시 예서의 주장에 반박했다. “권력은 선한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민혁의 말에 참다못해 “이거 완전 코미디네?”라는 한마디를 날린 수임. “이건 토론이 아니라 사회자님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자리 같은데요”라며 토론의 잘못된 점을 요목조목 짚었다. 그동안 ‘옴파로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다. 서진과 진진희(오나라)가 민혁의 편을 들었지만 “이 독서토론,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게 맞나요? 혹시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닌가요?”라는 수임의 말에 민혁은 독서토론 존폐에 대한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수임을 찾아간 예서는 “아줌마 때문에 독서토론 없어지면 어떡할 거예요? 대학입시가 달렸다고요”라며 온갖 짜증을 부렸다. 다투는 두 사람을 본 서진은 예서 대신 직접 수임과 말싸움을 시작했다. 예서에 대해 “아이가 이기적이고 편협한데”라고 말하는 수임에게 머리끝까지 분노한 서진은 반말까지 쓰며 “이게 어디서, 아갈머릴 확 찢어버릴라”라고 말했다. 그 말투를 듣자 서진이 어릴 적 친구 ‘곽미향’과 동일인물임을 확신한 수임. 웃음을 지으며 “너, 맞구나!”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서진을 당황케 했다. 서진은 과연 자신의 과거를 끝까지 숨길 수 있을까. ‘SKY 캐슬’, 오늘(1일) 토요일 밤 11시 JTBC 제4회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운명과 분노’ 이민정 “출산 후 2년만 복귀, 에너지 생기는 느낌”

    ‘운명과 분노’ 이민정 “출산 후 2년만 복귀, 에너지 생기는 느낌”

    ‘운명과 분노’ 이민정이 출산 후 2년 만의 복귀 소감을 전했다.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는 SBS 새 주말드라마 ‘운명과 분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정동윤 PD와 배우 주상욱, 이민정, 소이현, 이기우, 윤학, 박수아가 자리했다. 이민정은 극중 아버지의 사망과 언니의 자살 미수 등 계속되는 불행을 겪다가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거짓으로 사랑을 시작하는 ‘구해라’ 역을 연기한다. 출산 후 2년 만에 복귀하게 된 이민정은 “육아만 하다가 오랜만에 촬영을 했는데,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 있더라“며 ”처음에는 집과 밖에서 계속 일을 하다 보니까 피곤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두 가지를 함께하는 것이 몸에 익어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배우에게는 작품으로 보여주는 것이 떨리고 의미있는 일이지 않나. 재미있게 봐주시고, 다음이 궁금해지는 드라마가 됐으면 하는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SBS 새 주말드라마 ‘운명과 분노’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와 운명인 줄 알고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 목적을 위해 남자를 차지하려는 여자와 복수심에 차 그 여자를 되찾으려는 남자 등 네 남녀의 엇갈리는 사랑과 분노를 담은 현실성 강한 격정 멜로드라마다. 오는 12월 1일 오후 9시 5분 첫 방송.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가족 보낸 아픔을 치유하세요” 추모 전시회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30일 ‘세계 자살 유족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2018년 세계 자살 유족의 날 기념식 및 추모 시·사진 전시회’를 개최했다. 복지부는 자살로 상처받은 유족이 고인의 이야기와 추억을 함께 나누며 치유와 희망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념식과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인미술관에 마련된 전시회에는 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된다. 유족이 고인을 추모하고 일반 관람객이 유족에게 위로 엽서를 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전시관은 다음달 2일까지 무료 개방한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 2463명이었다. 자살 유족 수는 대략 6만명에서 1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발표한 지난해 심리부검 면담 결과에 따르면 자살 유족의 88.4%는 고인을 떠나보낸 후 일상생활의 변화를 경험했고 특히 죄책감과 우울감 등의 심리 정서적 고통과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컸다.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유족 심리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자살 유족 전용 홈페이지인 따뜻한 작별(www.warmdays.co.kr)을 운영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원 폭력’ 유성기업 노조 “사측 8년 횡포도 봐달라”

    ‘임원 폭력’ 유성기업 노조 “사측 8년 횡포도 봐달라”

    노조 공식 사과… “계획적 아닌 우발적”“노동자는 올빼미가 아니다. 밤에 잠 좀 자자.” 2011년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주간 연속 2교대 합의를 지켜 달라며 시작한 힘겨운 싸움이 아무런 결실 없이 끝이 났다. 현대차 협력업체란 이유로 ‘귀족노조’라는 프레임에 갇힌 이들은 8년 동안 정부와 사측의 압박에도 꿋꿋이 버텼지만, ‘임원 폭행 사태’라는 역풍에 휩싸이면서 농성장마저 자진 철거했다.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2일 조합원들의 사측 노무 담당 상무 김모(49)씨 폭행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달 15일부터 노조원 20명이 벌인 서울사무소 점거 농성도 46일 만에 끝냈다. 이들은 7년 전 중단된 임금·단체 협약 교섭을 개시하고 유시영 회장이 직접 교섭에 임하는 등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 22일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노조원들이 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다. 도성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성과 없이 농성을 해제하는 것에 대해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전이 하인을 때리면 뉴스가 안 되는데 하인이 상전을 때리자 뉴스가 됐다”면서 “(조합원들의) 폭력행위는 계획적이거나 1시간에 걸친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1~2분 동안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8년 동안 이어진 유성기업의 공격적 직장폐쇄와 해고, 용역깡패 투입, 회사 주도로 만들어진 제3노조 설립 등 사측의 불법행위도 함께 봐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2010년 노사가 합의한 주간 2교대 도입이 이행되지 않자 2011년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사측은 직장을 폐쇄하고 용역 경비를 동원했다. 용역 경비와의 충돌로 노동자 2명의 머리뼈와 광대뼈가 함몰됐다. 사측이 노조를 상내로 낸 고소·고발만 1300여건이다. 조합원 한광호씨는 2016년 노조 파괴에 항의하며 분신자살했다. 최근 8년간 해고당한 노동자만 해도 34명에 달한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임원 폭행 사건에 가담한 노조 조합원 12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살인적 단속”vs“과실 없었다”… 미얀마 노동자 추락사 진실공방

    법무부 “안전조치했지만 통제 불가능” 법무부 이민조사과의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추락사한 미얀마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둘러싼 법무부와 이주노동자 단체의 진실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29일 ‘살인 단속 규탄 및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씨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살인단속을 한 법무부가 진상을 밝히기 부족한 증거를 내놓고 죽음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딴저테이(25)는 올해 초 취업비자가 만료돼 불법체류자 신분이 됐다가 지난 8월 김포의 한 건설현장 불법체류 단속 과정에서 추락사했다. 대책위는 딴저테이가 추락 직전 단속반과의 접촉이 있었다는 점, 구조 작업이 없었다는 증언, 병원 기록에 ‘자살’로 기재돼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법무부의 과실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0일 설명자료를 통해 “단속반의 과실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양측 공방에선 ‘영상 공개’가 핵심으로 꼽힌다. 대책위는 “단속반이 딴저테이의 무릎을 잡은 이후 추락사가 발생한 만큼, 전후 영상을 통해 해당 직원의 과실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채증 영상 전체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법무부는 현장사진을 첨부한 해명자료를 통해 “식당 창문을 안전하게 뛰어넘어 1차 착지한 후 맞은편 아래 비계 구조물 등으로 혼자서 재차 뛰어넘어 가려다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대책위 관계자들을 불러 당시 촬영된 영상을 1분가량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책위는 법무부가 공개한 영상 일부분만으로는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간이식당 옆 시멘트 바닥으로 착지한 다른 노동자들과 달리 구조물로 떨어진 딴저테이의 추락을 안전한 추락으로 볼 수 있냐”고 물었다. 특히 법무부 주장대로 1차 착지 후 재차 뛰려던 것인지, 이미 추락에 영향을 받은 행동이었는지 등을 해당 영상을 통해선 판단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단속반의 안전조치 여부도 공방 대상이다. 대책위는 “안전담당 요원을 배치했다는 법무부의 주장과 달리 위험한 건설현장 쪽으로 난 창문에는 아무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며 “추락을 보고 정말 구조 행위를 한 것이 맞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나머지 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대책위의 재반박문에 대해 “딴저테이가 나온 1분 분량만 편집한 것으로 관계자들도 영상에 납득을 하고 돌아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안전요원도 창가에 배치했지만 이 경우 여러 명이 한꺼번에 나가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로켓포 날고 몸수색당하는 삶… 이·팔 국민들 “평화 오길”

    로켓포 날고 몸수색당하는 삶… 이·팔 국민들 “평화 오길”

    8m 높이의 잿빛 장벽이 팔레스타인 자치 지구 ‘가자’를 둘러쌌다. 인간의 힘으로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장벽은 지평선을 따라 끝도 없이 뻗어 나갔다. 그것은 가자를 이스라엘로부터 격리하는 벽이자, 세계로부터 격리하는 벽이었다. 분리장벽 꼭대기 초소 기관총 총구는 가자지구 쪽을 향했다. 장벽과 지면이 맞닿은 곳에 노란 꽃이 피었다. 가자지구를 실질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수백발을 발사해 양측의 긴장이 절정으로 치달았던 지난 17일 가자지구 분리장벽과 맞닿은 이스라엘 중서부 마을, 유대인 25가구 약 1000여명이 사는 네티브하사라에 갔다. 거대한 차량 출입 통제기가 마을 입구를 막았다. 검문소에 마을을 둘러보려고 한국에서 왔다고 설명하자 통제기가 열렸다.놀이터에서 유대인 남성 오베르 마르코비치(47)를 만났다. 그는 6세 아들과 놀고 있었다. 마르코비치는 “이 마을에 산 지 16년이 됐다”면서 “가자에서 수시로 로켓포가 날아온다. 나도 나지만, 내 아이들이 더 걱정된다. 아들 말고도 딸 둘이 더 있다”고 했다.왜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사느냐고, 왜 떠나지 않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마르코비치는 “여기에 내가 지은 집이 있고 내 부모님이 있고 내 친구가 있다. 다른 곳에 가서 살 수는 없다”고 답했다. 마르코비치는 “지난 20년간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정책은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마르코비치의 아내 탈리(44)가 기자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탈리는 정착촌 1세대인 부모를 따라 네티브하사라에 왔다고 했다. 탈리는 “20년 전에는 평화로웠다. 하지만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너무 두렵다”면서 “지난주 하마스 공격 때에는 집안 방공호에서 24시간 동안 떨었다”고 했다. 차로 30여분을 달려 가자지구 북쪽 장벽에서 불과 2㎞ 떨어진 인구 2만 5000의 소도시 스데롯으로 이동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위협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을까. 스데롯 경찰서 앞에는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포탄 잔해 수백발이 쌓여 있었다.한 여성에게 가자지구에서 쏜 미사일이 실제로 위협이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여성은 기자를 동네 놀이터로 안내했다. 그는 종잇조각처럼 찢어지고 절단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 놀이터의 철제 구조물을 보여 줬다. 여성은 “넉 달 전 가자에서 쏜 포탄이 이곳을 강타했다”고 했다. 포탄 파편이 튀어 시커먼 구멍이 뚫린 시소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가 다친 적은 없다”고 그가 덧붙였다. 딸 둘과 놀이터에 나온 주민 니심 몬틴(28)은 “하마스의 공격은 일상”이라면서 “아이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오토바이, 비행기 소리에 경기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에게 바람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그는 “오직 평화, 평화만 바란다”고 말했다. 이튿날 기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서안지구’의 도시 헤브론 내 이스라엘 정착촌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정착촌 중에서도 긴장 수위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스라엘에서 20년 넘게 생활한 가이드가 동행했다. 가이드는 “헤브론 정착촌에 사는 유대인 정착민은 8가구다. 이스라엘은 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헤브론에 군대를 보냈다”면서 “그러나 그 이면에는 종교적 이유가 있다. 헤브론에는 이슬람교와 유대교 양측이 선조로 모시는 아브라함과 그의 가족의 묘 ‘막벨라 사원’이 있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마을 입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정착촌 주위를 오가는 팔레스타인 청년의 몸을 수색했다. 청년은 주머니를 까뒤집어 검문소 군인에게 보여 줬고 벨트를 풀어 검색대에 올려놓았다. 인근에서 만난 한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하도 못살게 굴어 정착촌 주변에 살던 팔레스타인인들이 떠났다. 원래 여기는 우리 상인들이 장사하던 시장 골목이었다. 활기차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시멘트로 봉쇄한 한쪽 골목을 가리키면서 “이 벽 너머는 팔레스타인 지역이다. 통행을 못 하게 막은 것”이라고 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라진 상점 문들은 굳게 닫혀 있었다. 적막한 거리에 이스라엘 국기만 나부꼈다. 정착촌을 가로질러 강철로 만든 출입구를 빠져나갔다. 출입구 너머는 별세계였다. 그곳은 왁자지껄한 팔레스타인 도시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웃고 떠들고 터키시 커피를 마시고 케밥을 먹었다.헤브론 시민인 팔레스타인인 압둘 하미드(50)는 “유대인들이 와서 도시가 쪼개졌다. 재산과 집을 저쪽에 두고 밀려난 사람들이 많다. 우리와 이스라엘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아예 저쪽 통행로를 막아버린다”면서 “헤브론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란다. 다시 예전처럼 마음대로 이쪽저쪽으로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가 영어로 시간을 내줘 고맙다고 하자. 그는 “앗살라무 알라이쿰”(신의 평화가 당신에게)이라고 인사했다. 양측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평화는 그러나 요원해 보였다. 20일 오전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정부 측 입장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만났다. 그는 “평화 협상을 하려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해야 하는데 그들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마스는 헌장에 이스라엘을 파괴하라는 내용을 명시한 집단이다. 하마스와 항구적인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마스를 실질적 위협으로 규정한 이스라엘은 가자를 분리장벽으로 가뒀을 뿐 아니라, 첨단 기술을 사용해 감시한다. 같은 날 오후 텔아비브의 이스라엘 국영 군수업체 IAI를 방문했다. 인근 활주로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오토바이가 아니었다. IAI의 무인 정찰기 ‘헤론’이었다. 헤론은 약 10초 만에 활주로에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IAI 관계자는 “헤론은 한 번 뜨면 45시간 공중에 머무른다. 헤론 여러 대가 1년 365일 가자를 감시한다”면서 “보통 상공 1만 피트(약 3㎞)에서 기동한다. 헤론의 존재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헤론 작전통제실은 컨테이너 박스 1개 크기였다. 거기에는 모니터 10여개가 설치돼 있었다. 조종사들이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원격 카메라 조종기로 헤론이 보내는 영상을 확인했다. 헤론은 상공 1만 피트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을 찍었다. 또 다른 IAI 관계자에게 이스라엘이 자살 드론(폭탄을 장착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인기)을 보유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기밀이다. 답해 줄 수 없다”고 했다. IAI 측은 또 원격 조종으로 움직이는 무인 군용 자동차, 은폐·엄폐물을 뚫고 생물체 움직임을 간파할 수 있는 레이더 등 각종 군수 장비를 소개했다. 기자는 이스라엘에 오기 전 사진으로 본, 가자 분리장벽을 향해 돌팔매를 던지던 팔레스타인 청년을 떠올렸다. 글 사진 네티브하사라·스데롯·헤브론·예루살렘·텔아비브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북한 개방되면 월드옥타 회원들이 北제품 전세계로 수출...이런 날이 빨리 오길”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북한 개방되면 월드옥타 회원들이 北제품 전세계로 수출...이런 날이 빨리 오길”

    하용화 신임 월드옥타 회장이 말하는 취임 각오“북한에 대해서는 우리 한인 무역인의 할 일이 아주 많을 겁니다. 지금도 합법적인 범위에서 북한과 생활필수품 교역을 하는 우리 교포들이 많습니다. 북한이 개방되면 국가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중공업이나 큰 규모를 빼고 가내 수공업 내지 경공업 분야에는 우리의 역할이 자주 클 겁니다. 우리도 여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통하면 북한 내부 소식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기대나 역할에 비해 우리 조직이 너무 과소평가돼 있어 안타깝습니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74개국 146개 도시에 지회를 두고 있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하용화(62) 신임 회장의 포부다. 그는 지난달 월드옥타 회장으로 뽑혀 11월 1일부터 2년 임기가 시작됐다. 세계 금융의 ‘전쟁터’인 미국 뉴욕에서 굴지의 보험중걔회사인 솔로몬 보험그룹을 이끌고 있다. 회사 창립 25주년 행사를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 홈구장 경기를 스폰서하면서 성황리에 열기도 했다. 지난달 말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23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차 귀국한 하용화 회장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 출국 직전 가까스로 인터뷰에 응했다. “1986년 영어 공부하고자 도미70군데 원서 넣어도 취업 실패7년간 가방들고 나가 보험 팔아곰팡이 피는 반지하서 생활했죠” 그는 “뉴욕에서 기업을 운영하며 먹고 살만하고, 월드옥타 회장까지 됐으니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맞습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제 이름이 ‘물하(河), 용용(龍), 될화(化)’이니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이름대로 증명됐지요.” 그의 고향은 충남 부여군 세도면으로 ‘오지’로 치부된다. 경기대를 마치고 ‘영어 회화’를 익히고자 미국으로 넘어갔다. “안병욱 교수님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21세기에 살려면 세 가지 즉 운전면허, 컴퓨터, 영어회화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영어회화 한 3개월 하면 될 줄 알고 1986년 1월 미국에 넘어왔는데…. 남들은 1년 반 만에 마치는 MBA를 4년이 걸렸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으니.” ‘어떻게 미국에서 사업을 크게 일구게 됐느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하 회장은 잠시 뜸을 들였다. “1986년 미국에 올 때 아무 연고도 없었습니다. 롱아일랜드대학에서 MBA를 마친 한국 동문 대다수는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경기도 좋았고.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등 집안 형편상 돌아가지 못하고 …. 입사원서를 미국 회사 70군데에 넣었습니다. 영주권이 없으니 다 떨어지고, 마지막에 보험회사에서 ‘일 해보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열심히 일해 성과가 좋으면 ‘그린 카드’(영주권을 지칭)를 받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그래서 들어가 일한 거지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겁니다.”“1992년 설립한 솔로몬보험연간 1억달러 수신고 기록‘100대 중개사’ 진입 목표동남아인 보험가입 권유하면?” 미국에서의 사업 성공 비결을 묻자 그는 “처음엔 한 7년 동안 가방 들고 한인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보험을 팔았던 거죠. 사람을 많이 알게 되고, 바닥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사회에서 한국인의 한계는 분명하죠. 그래서 유대인, 팔레스타인인, 이탈리아인, 중국인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면 죄송하지만, 한국에서 동남아 출신 사람이 찾아와 ‘보험 가입하라’고 하면 들겠습니까. 미국은 그게 가능한 나라입니다. 아시아인인 이 얼굴로 가능합니다.” 그의 회사는 직원 70여명 정도지만 연간 수신액이 지난해 기준 1억달러(한화 1126억원 상당)를 넘었다고 한다. 직원당 약 15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을 한 셈이다. 미국에 보험 중개사가 수십만개 회사가 있지만 그는 회사를 ‘100대 중개사’에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다. 회사 직원의 절반 이상이 비(非)한국인, 수신고를 올리는 이들의 95%가 미국인이다. 지난해 5월 창립 25주년 기념행사를 뉴욕 메츠 홈구장인 플러싱에서 가진 것과 관련해 하 회장은 ‘쿨’하게 이야기 했다. “예약만 하면 다 가능합니다. 시구도 할 수 있고요. 직원들 사기는 굉장히 올라갔습니다.” “버핏, 5만달러 주면서 만찬 초청주빈 테이블서 농담도 교환버핏, 돈 잘 쓰는 철학 보여줘다양한 사람 만나는 게 버킷리스트” 초창기 미국 생활을 이야기해 달라는 말에 하 회장은 “보험 가입하라고 명함을 건네면 그 자리에서 제 명함을 쓰레기통에 넣는 사람도 봤습니다. 곰팡이 핀 반지하에서 살기도 했고 …. 처음엔 한인들을 중심으로 만났지만 나중에 세계 각국의 사람을 다 만났습니다.” 그러다 1992년 솔로몬보험 회사를 설립했다. 그 회사가 성장해 미국 재계가 주목하게 되면서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88)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5년 6월 하 회장에게 5만달러(약 5600만원)를 주면서 만찬에 초청하기도 했다. 버핏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은 보험회사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손꼽히는 중개사 최고경영자(CEO)이자 뉴욕한인회장이었던 그를 초대한 것이었다. ‘워런 버핏 회장과의 만남 뒷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하 회장은 “버핏 회장과 한 테이블에 앉았는데, 금언이 되는 말씀을 들려 주셨습니다. 버핏 회장은 자신의 버킷리스트 첫 번째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꼽았습니다. 기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음미해볼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언이 필요할 때 누구를 찾느냐’고 질문하니 그는 ‘당신보다 나은 점이 있는 사람과 어울리고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들려줬습니다. 자신은 사람을 만나는 것, 특히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첫번째 버킷리스트이고, 거래가 크면 클수록 만족도가 높아진다며 직접 투자하는 것을 권했습니다. 취직하면 처음엔 다른 사람을 위해 돈 벌어주고, 다음엔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돈을 벌어주지요. 마지막엔 돈이 돈을 벌어들입니다. ” ‘기부 왕’인 버핏 회장은 돈을 쓰는 철학에 대해서도 하 회장이 전해줬다. “버핏 회장은 ‘돈을 버는 건 자신 있지만 돈을 잘 쓰는 것은 어렵다’고하더라며 돈을 잘 쓰는 사람에게 자신의 재산을 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가 말하는 돈을 잘 쓰는 것은 경로당이나 고아원 같은 불우이웃 시절에 거액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면서도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것’이라고 하 회장은 나름대로 해석했다. 그런 결과로 버핏 회장은 5개의 비영리 재단을 만들었다고 봤다.하 회장은 버핏을 만나면서 만찬 비용을 낸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로 5만달러를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그리고 살짝 말했다. “초청을 받은 저는 왕복 항공권과 숙박권뿐만 아니라 그가 소유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백화점 상품권도 받았습니다.” 매일 신문 6~7개를 읽는 버핏 회장은 또한 유머가 굉장히 뛰어났다고 그는 기억했다. 그가 들려준 유머다. “내 친구 존이 귀가 안 들린다고 이야기하길래 내가(버핏이) 친구랑 같이 주치의를 찾아갔지요. 병원 의사는 나랑 친구를 몇 걸음 떼어 등을 돌리고 서 있으라고 한 뒤 나에게 궁금한 것을 친구에게 물어보라고 했어요. 내가 ‘GM 주가 어떻게 돼?’를 여러 번 갈수록 큰 소리로 외쳤던 겁니다. 아무 소리도 안들려 의사에게 ‘친구 존이 정말로 귀가 먹었나보다. 내가 큰 소리로 몇 번이나 물었는데도 답이 없다. 큰일이야.’고 하자, 의사는 ‘사도 괜찮다며 친구는 다 답을 했다.’라고 했죠. 하하. 실제로 대화해보니 버핏 회장은 잘 듣고, 대답도 잘 하시더라고요.” 그는 재외동포 중심의 경제단체인 월드옥타가 그 역할에 비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옥타 위상의 재정립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해외 750만 동포의 경제 중심 단체로서 모국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4세대까지 내려간 동포들에게 정체성을 일깨우고 무역실무를 가르치는데 방점을 찍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창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수출 계약금이 6200만달러(약 700억원)였습니다. 수출대국 한국에선 ‘그게 무슨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한 번도 수출해보지 못한 작업 기업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출이라는 큰 발을 내디딘 것이라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중국이 처음 개방했을 때 전세계 화상(華商)들이 중국 물건을 보따리 장사로 수출했던 것처럼 머지않아 월드옥타 회원들이 한상(韓商)으로서 북한 제품을 수출할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에 최근 이와 관련된 조직을 정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 제품을 우리가 수출하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우리 월드옥타 회원들은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그가 장밋빛 성공 가도만 달렸을까. 참척(慘慽)의 고통에 대해서도 되풀이되지 말자는 뜻에서 담담히 털어놨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이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숨겨 가족끼리만 (장례를) 하려고 했죠. 그래서 실명 대신 ‘H’씨로 보도됐는데 뉴욕지역의 유력 신문이 ‘전 뉴욕한인회장의 딸 투신 자살’이라고 1면 톱으로 보도한 거예요. 그 신문 사장과 ‘x새끼, x새끼’하고 전화로 싸워봤자 이미 다 터져버린거죠. 어쩔 수 없이 빈소를 차리니 조문객이 1200명이 오신 거예요. 부의금이 10만달러였는데 이를 어쩔까 고민하다 3개월이 지나 조문객들을 모아 논의했지요. 그때 마음의 병도 생명을 다투는 병이니 경각심을 주자는 의견이 모였고 그래서 2014년 딸의 이름을 따서 정신건강 비영리단체인 ‘에스더 하 재단 설립했습니다. 자살이나 우울증과 같은 심리 문제에 대해 상담과 소통, 치유 등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에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고 운동과 햇빛이 좋다는 인터넷 이야기는 미친 짓이란 걸 절절이 깨달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딸 죽음 불행에이름 딴 ‘에스더 하 재단’ 설립한류 열풍에 동포들 자긍심 높아해외 우리 유물 알기 운동도 계획” 이 재단을 만들고서도 뒷말이 많았단다. “재단을 알려야겠기에 처음엔 ‘아이와 사연’ 있는 한국 가수들을 초청해 공연도 했지요. 그랬더니 ‘딸을 팔아서 가수 부른다’고 수군수군했습니다. 이젠 많이 알려졌고, 많은 이들이 재단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어 더는 가수들을 초청하지 않습니다. 또 재단에 연간 20만달러 정도 소요되는데 제가 절반쯤 냅니다만, 재산을 빼돌리려고 재단을 만들었다는 등 뒷말들이 많았는데, 이젠 조용해졌습니다. 진심이랄까 진정성이 통했던 거죠. 지난달 25일엔 뉴욕의 그레이터플러싱 상공회의소로부터 ‘동네 영웅(Neighborhood Hero) 상을 받았습니다.” “딸 아이 때문에 많이 힘들었겠다”고 하자 하 회장은 “처음엔 지옥이었습니다. 사회생활에 무척 바빴던 저는 가정에 소홀했다는 회한, ‘머리가 이상하다’는 딸의 말을 무시하고 강하게 푸시했던 무지, 서로 ‘당신 탓’이라며 원망과 비난으로 끝없는 부부 싸움, 학교를 그만두고 술만 마시며 나이트클럽만 전전한 딸, 아무런 말도 않고 안으로만 들어갔던 아들 … 모든 게 엉망이었고,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죠. 이런 것을 극복하는데 기독교 신앙의 힘이 컸죠. 부의금을 재단의 시드머니로 삼았습니다. 재단을 잘 운영해 한 명의 목숨이라도 건지는 것이 21살, 대학교 2학년 때 간, 가슴에 묻은 딸을 기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의 가족의 상처를 다시 건드릴까봐 쓰지 말까 생각하다 비슷한 고통에 처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해서 기사화했다. 그도 이런 부분을 기사화하는데 동의했다). 그리고 이같은 그의 아픔과 치유 스토리는 미국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딸의 이름으로’라는 제목으로 지난 9월 29일 심층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애국가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해외 동포들이 요즘엔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다고 한다.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과 한국 음식, 한국 문화 등 한류 열풍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 문화가 세계화되면서 현지에 있는 우리 문화재 내지 유물에 관심도 높아진 거죠. 당장 무슨 환수운동을 벌인다기보다는 우리 유물이 어디에 어떤 게 있는지 파악하고, 현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 문화재가 한국 것이라고 후세들에게 알려주는 거죠. 그런 것을 통해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정체성도 일깨워주는 것도 우리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해외 동포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면 그곳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다시 한번 찾아가보고 조사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외 취업 ‘전쟁터’라는 각오로아이들 연약하게 키운 부모 책임” 한국의 실업률과 관련해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하 회장은 “청년들이 국내에서 취업이 어려우니 외국에 눈을 돌리는데, 그게 해외는 도피처가 아니라 ‘전쟁터’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전쟁터에 나간다는 마음의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고 말하며 잠시 쉬었다. “한국 청년들, 소위 말해서 스펙은 무척 좋습니다. 자격증도 많고 토익 점수도 900점대로 아주 높고…. 그러나 인재를 뽑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것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이거나 아주 특이한 분야를 전공한 사람을 찾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취직을 하겠다고 하면 환상을 깨야 합니다. 미국만 해도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전쟁터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영국·일본 등 선진국만 찾습니다만 이런 나라에는 야심만마난 전세계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나라입니다.”하 회장은 쓴소리를 이어갔다. “한국의 부모가 자녀를 연약하게 키운 책임이 큽니다. 자라면서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아이들이 험한 데서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도 베트남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몇 년 열심히 투자하면 저보다 몇 배나 더 큰 부를 일굴 수 있을 겁니다. 베트남 등 동남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이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 좋은 기업, 많은 연봉을 주는 곳만 찾으니 이런 나라에 갈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류 열풍에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한국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 호텔리어, 헤어·의상 디자이너 등등에 수요가 아주 많습니다. 행운이라는 것은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만났을 때 생기는 것이지 하늘에서 곶감 떨어지듯 하는 건 아닙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살려달라 애원하자 재밌다고 계속 때려”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살려달라 애원하자 재밌다고 계속 때려”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다 추락해 숨진 A군(14)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망 경위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A군은 이달 13일 오후 5시20분쯤 인천시 연수구 한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가해 학생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뒤 당일 오후 6시 40분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피의자 진술·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해 B군이 폭행을 피해 달아나려다 이날 오후 6시40분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국적의 A군 어머니는 서툰 한국어로 인해 지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28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A군 어머니는 “키가 작은 아들이 몇시간에 걸쳐 폭행을 당한 후 힘이 어디 있어서 자신의 키와 별반 차이가 없는 난간을 스스로 뛰어넘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가해 학생들은 A군의 집에 놀러온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집에 없는데도 집 안으로 쳐들어온 적도 있다. 한번은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다가 나를 보고 달아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평소 A군이 새 옷을 사줘도 잃어버리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A군의 몸에 상처가 난 적이 있었고, 그때마다 A군이 성질을 내며 아무 일 아니라고 해서 더는 물어보지 않았다”고 지인을 통해 이야기했다. 추락사 사건이 발생한 당일 현장 증언도 나왔다.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당시 폭행 현장에 함께 있었던 두 명의 여학생을 만났다. 여학생들은 “새벽 2시에 피해 학생을 끌고 가면서 수차례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뺨을 때리는 모습을 봤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데도 계속 때렸다. 코피랑 입에서는 피 같은 게 완전 물처럼 뚝뚝 흘렀다.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나는 이럴 때가 제일 재밌다’라면서 계속 괴롭히며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숨진 A군의 패딩을 가해 학생이 입은 사실은 러시아 국적의 A군 어머니가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사진을 보고 “내 아들을 죽인 살인범, 저 패딩도 내 아들들의 옷”이라고 러시아어로 글을 남기면서 알려졌다. 가해학생들은 경찰조사에서 “빼앗은 것이 아니라 교환했다”고 진술하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피의자 중 한 명은 아파트 경비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기 전 다른 3명에게 “도망가면 더 의심받을지 모르니 자살하기 위해 뛰어내린 것으로 하자”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연수경찰서는 23일 상해치사 및 공동공갈, 공동상해 혐의로 구속 상태인 가해 학생 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1차 집단폭행에 가담한 여중생 2명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송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한편 소년법 폐지와 개정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미래유산 톡톡] 김수근作 서울대예술관 전통미… 전뢰진 작업공간은 방치

    [미래유산 톡톡] 김수근作 서울대예술관 전통미… 전뢰진 작업공간은 방치

    투어단이 탐방한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미래유산은 모두 3곳이다.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 서울대 예술관 6개 동 건물은 한국식 전통마당의 멋과 흥겨움을 고스란히 옮겨 놨다. 지형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관악캠퍼스를 정립하는 기준이 됐다는 점에서 보존가치를 평가받아 2003년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설계 당시 예술관에 구현하고 싶었던 붉은 벽돌과 유리 공간, 단과대별 개성을 드러내는 6가지 색깔의 코어는 없지만 그의 건축 신념을 고스란히 담은 수려한 건축물을 볼 수 있었다.관악산 둘레길을 따라 관악산 문화원 앞 주차장을 지나면서 신림동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지금은 사라진 콜럼버스 스넥카 미래유산터를 만났다. 2015년 미래유산으로 선정됐지만 신림동 경전철 공사로 인해 용지가 사라지면서 지난해 안타깝게 폐차가 되고 말았다. 콜럼버스 스넥카는 1970~1980년대 여의도와 강남 개발 당시 공사판 건설 노동자들의 식사를 책임지던 이동식 밥차였다. 당시 시대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자동차로서는 최초로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대체 용지를 확보하지 못해 폐차 수순을 밟게 됐다.신림동 고시촌 호암로 22길에 있는 조각가 전뢰진(90)의 작업공간은 거의 방치 수준이었다. 그는 1976년 자살바위로 유명한 부산 태종대에 높이 2m, 너비 1m에 이르는 ‘모자상’을 설치한 후 자살률을 큰 폭으로 줄이는 등 환경조각가로 유명하다. 2013년까지 이곳에서 거주했으나 이후 2층을 임대하면서 세입자가 살고 있다. 1층은 여전히 작업공간으로 남아 있지만 미래유산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돌조각가의 주택으로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 됐지만 마치 황량하게 버려진 건물처럼 보존이 전혀 안 되고 외부인 출입도 막고 있는 실정이다. 생명의 손을 가진 그의 조각이 신림동 고시촌에 큰 울림을 주는 작업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신수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흥미진진 견문기] 기록문화의 산실 규장각, IT 강국의 시작이 아닐까

    [흥미진진 견문기] 기록문화의 산실 규장각, IT 강국의 시작이 아닐까

    예상보다 많이 내린 첫눈으로 교통이 일시 두절됐지만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미술관 앞에서 신수경 해설사의 낭랑한 목소리로 이날 답사는 시작됐다. 휘날리는 눈발 속에 도착한 서울대 예술관은 “나에게 건축은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궁극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라는 김수근의 건축 철학이 그대로 느껴지는 아늑하고 정감 있는 공간이었다.어느새 가늘어진 눈을 맞으며 도착한 규장각 입구에는 회화식으로 그린 한성도가, 계단 벽에는 가로 4m, 세로 7m 크기로 전체가 펼쳐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반겨줬다. 조선왕조실록 등 우리 기록문화의 방대함과 다양함에 놀라고, 의궤의 사실적이고 섬세함에 감탄했다. 이 같은 기록의 유전자가 정보기술(IT) 강국을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단풍과 첫눈이 어우러진 관악산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어릴 적 여름이면 관악산 개천에 만들어진 수영장에서 물놀이했다는 한 참가자의 경험담과 관악산에 얽힌 얘기를 들으며 둘레길을 걷는 동안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듯했다. 콜럼버스 스넥카 자리를 지나 녹두거리로 향했다. 평범한 다가구주택 입구에 붙은 고시 합격자 명단을 통해 이곳이 고시촌임을 실감했다. 고시생들이 주로 애용했다는 태양 어린이 놀이터에서는 그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었다. 녹두거리 끝, 전뢰진 조각가의 작업공간은 내부를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부산 태종대의 ‘모자상’이 자살 예방에 이바지했다는 해설사의 경험을 곁들인 얘기는 흥미로웠다.박종철거리를 지나 마지막 장소인 인문과학서점 ‘그날이 오면’ 앞에 도착했다. 학생들과 함께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어 경영이 어렵지만 계속 문을 연다는 서점 주인의 얘기를 전해 들었다. 6월 항쟁의 방아쇠를 당긴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떠올리며, 대학촌이면서 고시촌이었던 이곳 거리의 이름이 왜 ‘녹두거리’인지 궁금했던 물음에 답을 찾은 것만 같았다. 황미선 책마루 연구원
  • [단독] 국내 첫 ‘변사·부검 가이드라인’… 사회적 죽음 관리 첫발

    [단독] 국내 첫 ‘변사·부검 가이드라인’… 사회적 죽음 관리 첫발

    “국가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하는 죽음” 범죄·신원불상·화재 등 11가지 사망 규명국내 법의학자들이 ‘뜻밖의 사고로 인한 죽음’을 뜻하는 변사와 부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그동안 수사 당국이 변사 사건을 자의적으로 처리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학계가 명확한 기준에 따라 처리하도록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27일 의학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연건캠퍼스에서 열린 대한법의학회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변사 가이드라인이 통과됐다. 가이드라인에는 변사에 대한 개념 정의와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규명해야 할 유형이 열거돼 있다. 2004년 일본법의학회에서 마련한 ‘이상사(異狀死·변사) 가이드라인’을 일부 참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에는 형사소송법을 비롯해 국내 법규 어느 곳에도 변사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수사 당국도 범죄 의심이 있는 사건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부검을 의뢰하고 있지만, 어떤 사건을 변사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법의학자들은 변사를 ‘국민의 건강, 안전, 범죄와 관련해 사망 원인을 밝히고, 국가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하는 죽음’으로 정의했다. 이어 범죄와 관련된 사망 외에도 자살, 부패 및 신원불상 시체, 수중 시체 및 화재와 연관된 사망 등 11가지 사망에 대해서는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죽음’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려면 원인 분석부터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수사 당국의 판단 실수 또는 부실 수사로 사망 원인이 뒤바뀌는 경우는 적지 않다. 2016년 5월 충북 증평에서 숨진 80대 할머니는 한 남성에 의해 살해당했는데도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병사로 종결했다. 자연사로 추정했기 때문에 부검도 이뤄지지 않았다. 2010년 충남 부여에서는 폭우에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돼 장례까지 치렀던 주민 시신이 뒤바뀐 일도 발생했다. 당시 시신은 유관으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한 상태였는데, 유족들이 “맞는 것 같다”고 하자 경찰이 아무런 의심 없이 추가 수사를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변사 처리 지침에 따라 정확한 사망 원인이 필요하면 부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찰이 의뢰한 부검 건수는 8583건이다. 이숭덕 대한법의학회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수사 당국의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국가가 책임 있는 자세로 접근하자는 취지”라면서 “무조건 부검을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018 교통안전 행복사회] 3초 깜빡했다가 100m 지나쳐 쾅!… ‘죽음의 질주’ 졸음운전

    [2018 교통안전 행복사회] 3초 깜빡했다가 100m 지나쳐 쾅!… ‘죽음의 질주’ 졸음운전

    졸음운전은 한순간 깜빡하는 사이 운전자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 가는 사고로 이어진다. 졸음운전은 무의식 중에 발생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대처할 여유도 없이 대형 사고를 불러와 치사율도 높다. 과속이나 신호 위반처럼 눈에 보이는 법규 위반 운전자에게는 단속과 처벌이 따르지만, 졸음운전은 보이지 않아 단속도 어렵다. 특히 사업용 차량의 졸음운전 사고율이 월등히 높아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겨울에는 자동차 히터를 틀고 창문을 자주 개방하지 않아 차내 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쉽게 졸음이 몰려온다.졸음은 생리적인 현상이다. 운전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밀려온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졸음운전 사고가 음주운전 사고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졸음은 순간이지만, 깜빡하는 순간만큼은 무의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졸음운전이 대형 사고와 인명 피해를 불러오는 이유다. 그만큼 치사율도 높다. 졸음운전은 중앙선 침범, 신호 위반, 일시정지 위반 등으로 이어져 운전자가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아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교통사고를 원인별로 분석하면 전방 주시 태만에 따른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 사고가 가장 잦은데, 주시 태만도 따지고 보면 졸음운전에서 시작될 때가 잦다. 따라서 사고의 근본 원인을 따지면 졸음운전 사고는 통계로 나타난 건수보다 훨씬 많다고 할 수 있다. 음주운전을 하면 알코올 기운으로 판단·제어 능력이 많이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지만, 졸음운전을 하면 아예 의식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인지능력이나 판단·제어 능력이 제로(0)나 마찬가지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건강한 운전자가 위험을 깨닫고 브레이크를 밟는 데는 0.7초 걸린다. 시속 100㎞로 달리는 차량은 1초에 28m 정도를 달린다. 3초만 졸면 앞을 보지 못한 채 100m 정도를 지나쳐 앞차를 추돌하거나 중앙분리대를 넘어가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지난 5월 11일 오후 3시 27분쯤 강원 평창군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면온 인터체인지 4㎞ 후방에서 일어난 사고는 대표적인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졸음운전 사고였다. 사고는 고속버스 운전자가 졸다가 앞서가던 스타렉스 승합차를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2차로를 달리던 버스는 앞서가는 승합차를 들이받은 뒤 1차로로 튕겨 나가고 나서 70m 더 달려서야 멈췄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9명 가운데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충격이 얼마나 강했던지 승합차 뒷부분은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운전자가 졸지 않았다면 설령 앞서가던 차량이 급정차했더라도 브레이크를 밟아 멈췄거나 추돌했더라도 충격이 가벼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이 많아 곳곳에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구간이었지만, 맑은 날씨였고 도로 상황도 좋아 조금만 주의했다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사고를 낸 운전자는 졸다가 서행하는 앞차를 보지 못해 그대로 들이받았다고 진술했다. 지난 9월 2일 오후 4시 46분쯤 중부내륙고속도로 경남 창원 칠원분기점 진출로에서는 25t 트레일러 화물차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고, 이 충격으로 승용차가 버스를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용차 탑승자 2명이 숨졌다. 이 사고 역시 화물차 운전자가 졸다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추돌해 발생한 사고다. 이어 같은 달 21일 새벽 5시 43분 서해안고속도로 줄포 부근에서 일어난 사고 역시 원인은 4.5t 화물차 운전자의 졸음운전이다. 비가 내리는 날씨라서 더욱 조심 운전을 해야 했지만, 운전자는 야간 운전에 지친 나머지 전방 주시 태만으로 이어졌다. 결국 졸음을 이기지 못한 운전자는 앞서가던 트레일러 화물차를 들이받고,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던 중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김동혁 도로공사 교통처 부장은 “고속도로 졸음운전은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죽음의 질주나 마찬가지”라며 “충분한 휴식만 졸음운전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기길운 안양시청소년재단 신임 대표이사 취임

    기길운 안양시청소년재단 신임 대표이사 취임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고 내일을 향한 꿈과 열정을 키워가는 행복한 청소년 육성을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안양시청소년재단 제4대 신임 대표이사에 임명된 기길운 전 의왕시의회 의장이 28일 취임 첫 포부를 밝혔다. 기 대표는 청소년이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2020년 11월까지 2년동안 안양시청소년재단 업무를 맡아 이끈다. 기 대표는 “전국 최고를 뛰어넘어 국제사회 청소년정책의 흐름과 선진사례를 파악하고 발굴, 공유하며 교류하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청소년의 균형 잡힌 성장을 지원하고 꿈과 희망찬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복지관, 대안학교, 범시민단체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5·6·7대 의왕시의회 3선 의원을 역임한 기 대표는 돋보이는 친화력으로 조직의 발전과 화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적극적인 의정활동으로 의왕지역사회와 지방자치 발전에 공헌한 성과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3월 경기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 제139차 정례회의에서 제7대 기초의회 지방 의정 봉사상을 받았다. 전남 무안 출생인 기 대표는 단국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제5대 의왕시의회 의원, 제6대 의왕시의회 전반기부의장, 후반기 의장, 제7대 의왕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역임했다. 이어 위기가정 무한돌봄 위원회 위원, 한국자살예방 시민연대 고문으로 활동했다. 기 신임대표는 “재단 설립 2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에 대표이사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성희롱 피해 뒤 극단적 선택… 법원 “사망 배상 책임은 없어”

    동료들로부터 성희롱 발언을 듣고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더라도 사망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직장과 동료들에 물을 수는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성희롱 발언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맞지만 가해 직원들이 자살이라는 사건을 예견했을 가능성까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6부(부장 황병하)는 서울시 산하기관의 공무원이었던 A씨의 유족이 동료 직원과 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측은 총 3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막내 직원이던 A씨는 2013년 회식 장소에서 “모텔 가자”는 말을 듣거나 “연예인 누드사진 원본 보내줄까?”라는 등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 일부 동료가 발언을 사과하기도 했고, 성희롱 방지 관련 직원교육도 실시됐다. 그러나 A씨는 이듬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동료들의 발언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로 망인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명백하다”고 본 1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서울시를 향해서도 “산하기관에서 피고들의 성희롱 발언을 예방하지 못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망인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했다”며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근무 환경에서 발병·악화된 우울증으로 자살에 이르렀다”며 사망에 대한 배상까지 주장한 유족 측 입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망인이 성희롱 발언을 듣기 전부터 우울 증세가 있었고 진료 과정에서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성희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성희롱으로 인한 자살이 예견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숨진 학생 패딩…“서열 1위가 뺏어 4위에 입혔다”

    숨진 학생 패딩…“서열 1위가 뺏어 4위에 입혔다”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폭행하다 숨지게 한 중학생들이 서열을 정해 피해학생의 패딩을 뺏고,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요신문 24일 보도에 따르면 한 피의자는 “숨진 A군(14)의 베이지색 패딩은 서열 1위인 애가 뺏어 입고 있었는데 뉴스에 보도된 사진을 보니 서열 4위인 애가 입고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달 13일 오후 5시20분쯤 인천시 연수구 한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A군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1시간 20여분 뒤인 당일 오후 6시 40분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A군의 패딩을 가해 학생이 입은 사실은 러시아 국적의 A군 어머니가 인터넷에 “내 아들을 죽인 살인범, 저 패딩도 내 아들들의 옷”이라고 러시아어로 글을 남기면서 알려졌다. 가해학생들은 경찰조사에서 “빼앗은 것이 아니라 교환했다”고 진술하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피의자 중 한 명은 아파트 경비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기 전 다른 3명에게 “도망가면 더 의심받을지 모르니 자살하기 위해 뛰어내린 것으로 하자”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연수경찰서는 해당 점퍼를 압수해 유족에게 돌려주기로 했으며, 절도죄 적용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3일 상해치사 및 공동공갈, 공동상해 혐의로 구속 상태인 가해 학생 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1차 집단폭행에 가담한 여중생 2명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송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한편 소년법 폐지와 개정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 인천시는 A군 어머니에게 장례비 300만원을 지원하고 6개월간 월 53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A군 어머니는 자신의 SNS에 “물질적인 지원에 감사드린다. 그(아들)의 마지막 여행을 보냈지만 더이상 상처를 입지 않는다. 내 천사가 안식하게 합시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재판부 바꿔달라”… ‘드루킹’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 불복해 항고

    “재판부 바꿔달라”… ‘드루킹’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 불복해 항고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 측이 재판부를 바꿔달라는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김씨 측 변호인인 김형남 변호사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에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에 대한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의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재판진행을 외면한 부당한 결정”이라며 “기각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밝혔다. 김씨와 도두형 변호사 등은 2016년 3월 노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공판에서 김씨 측은 “노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이 없고 공모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중간 전달자로서 신문해야 한다”며 노 전 의원의 부인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 노 전 의원의 자필유서를 두고 “의문사라는 의혹이 있어 자살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재판 증거로 사용하는 데 부동의했고, 노 전 의원의 사망과 관련된 현장검증을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김씨 측의 증인신문과 현장검증 신청 등을 받아들이지 않자 “수사와 재판이 모두 편파·불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거나 연고관계 등으로 당사자가 법관을 기피해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에 재판부를 바꿔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기피신청 사건을 심리한 형사합의33부는 지난 21일 “제출한 소명자료나 사정만으로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 측은 여기에 불복해 이날 즉시항고장을 냈다. 즉시항고는 법원이 재판과 관련해 내린 결정에 대해 신속한 해결을 요구하는 이의제기 절차로, 조만간 서울고법 형사부 가운데 한 재판부가 김씨 측의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해 다시 심리를 하게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고래 140마리 뉴질랜드 해변서 떼죽음…원인은 자살?

    고래 140마리 뉴질랜드 해변서 떼죽음…원인은 자살?

    무려 140마리가 넘는 고래들이 해변으로 올라와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았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환경보호부(DOC)는 뉴질랜드 남섬 바로 아래에 위치한 스튜어트섬 해변에서 고래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집단 사체로 발견된 이 고래는 길잡이 고래(pilot whale)로 대서양과 태평양, 인도양 등지의 따뜻한 바다에서 주로 서식한다. DOC 관계자는 "지난주 하이킹을 하던 사람들에게 처음 목격됐다"면서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에는 이미 고래의 절반은 죽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나마 숨이 붙어있는 고래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고 싶었으나 살아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 안락사시켰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의 관심을 끌고있는 점은 역시 왜 고래들이 집단적으로 뭍으로 올라와 죽었느냐는 점이다. 현지에서도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으나 전문가들은 고래의 자살인 좌초현상(stranding)이 일어난 것으로 해석했다. 고래는 물론 물개, 바다표범 등이 육지로 올라와 식음을 전폐하며 죽음에 이르는 좌초현상은 뉴질랜드를 비롯한 호주·스페인 세계 곳곳의 인근 해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질병에 대한 종족보존을 위한 자기희생이라는 주장에서부터 바다 오염이나 먹이 고갈, 인간들이 사용하는 음파탐지기에 의한 방향감각 상실에서 발생했다는 추정까지 주장이 분분하다. 현지언론은 "뉴질랜드는 좌초현상이 일어나는 전세계 핫스팟 중 한 곳"이라면서 "1년에 대략 85건이 일어나며 1840년 이후 총 5000마리의 고래가 이같은 죽음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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