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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서 음독 자살한 20대 집에서 신천지 관련 물건 발견돼

    광주서 음독 자살한 20대 집에서 신천지 관련 물건 발견돼

    광주에서 음독한 뒤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20대 남성이 치료 중 숨졌다. 이 남성의 집에서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관련 물건이 발견돼 경찰관과 구급대원이 한시적으로 격리 조치됐다. 18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31분쯤 북구의 단독주택 2층에서 A(25)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살려달라’고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음독한 것으로 추정되는 A씨는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A씨의 집에서는 신천지 유관단체 고문 명함과 성경 공부 흔적이 발견됐다. A씨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바 없고, 확진자 직간접 접촉에 따른 격리 대상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만일의 상황을 고려해 A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찰관 10명과 구급대원 6명이 근무지나 자택에 격리 중이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A씨의 사인과 독약 성분 등을 규명키로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가정교육 중이던 발달장애 고교생, 어머니와 숨진 채 발견

    가정교육 중이던 발달장애 고교생, 어머니와 숨진 채 발견

    특수학교 고교생이 어머니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제주 경찰에 따르면 제주도 내 사립 특수학교 고교생 2학년인 A군과 A군의 어머니가 17일 오후 3시 45분쯤 서귀포시 남원읍에 세워진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 아버지는 지난 16일 유서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차량을 발견했다. A군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 특수학교 역시 개학이 4월로 연기돼 학교에서 신청자에 한해 긴급돌봄 교육을 하고 있지만 A군은 가정 교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돌봄교육 1차 신청을 않다가 2차 신청을 했지만 학교에 나오지 않자 연락해 보니 A군 어머니가 ‘코로나가 걱정돼서 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극단적 선택 후 구조 요청한 20대 사망...집에서 신천지 물건 발견

    극단적 선택 후 구조 요청한 20대 사망...집에서 신천지 물건 발견

    극단적인 선택 후 구조를 요청한 20대 남성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숨진 남성의 집에서는 신천지 관련 물건들이 발견돼 경찰과 구급대원 등이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격리됐다. 18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4분즘 광주 북구 용봉동에 사는 20대 남성 A씨가 살려달라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119 구급대원은 긴급 출동해 음독 후 쓰러져 있던 A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A씨의 집에서는 신천지 관계자의 명함과 함께 관련 서적이 발견됐다. 관할 보건소 확인 결과 A씨의 신천지 활동 이력이나 신종 코로나 검사나 격리 이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 지구대원과 구급대원을 임시 격리 조치했다. 또한 A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英·러 전철 밟은 美… 아프간전쟁 승리 대신 철군 ‘불안한 휴전’

    英·러 전철 밟은 美… 아프간전쟁 승리 대신 철군 ‘불안한 휴전’

    지난달 29일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18년 전쟁을 끝내자는 평화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협정문에 서명한 미국과 탈레반 양쪽 모두 ‘평화’보다는 ‘미군 철수’를 원했던 것 같다. 말 그대로 ‘협정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군을 수십 차례 공격했다. 이에 미국은 탈레반에 드론 폭격을 가하며 휴전을 무색하게 하면서도 협정이 잘 지켜지고 있다며 철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계속된 전쟁에 미국 대통령 3명 임기가 걸쳐 있었다. 그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일하게 미국인들에게 이 전쟁에서 ‘승리’가 아닌 ‘출구’를 약속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협정 체결 직후 “승리를 선언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는 건 알지만 아프간에서 승리는 국민이 평화와 번영 속에 살게 될 때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 역시 역사상 가장 오래 끈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도망치는 셈이 된다. ●대영제국도… 러시아도 승리 없이 철수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에서 “아프간 전쟁은 미국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좋은 전쟁’(Good War)에서 영국과 소련 등 다른 나라들처럼 서둘러 하차하고 싶은 부담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19세기 이후 가장 강력한 열강들은 차례로 아프간을 지배하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했으며, 상처를 끌어안고 물러나야 했다. 대영제국은 1차 세계대전으로 지쳐 결국 1919년 아프간 독립을 승인하기까지 약 80년에 걸쳐 세 번의 전쟁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아프간을 점령하고 지배하기도 했지만 수만명의 사망자를 냈다. 군종 장교로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들을 목격한 작가 조지 로버트는 “현명한 의도 없이 시작돼, 무모함과 소심함의 이상한 조합으로 수행된 전쟁이었다”며 “어떤 영광이나 이익도 없이 고통과 재앙만 남기고 끝났다”고 썼다. 1차 세계대전 뒤 중앙아시아를 평정하고 근대화하는 데 큰 성공을 했다고 자부한 소련은 아프간에선 그러지 못했다. 1979년 내전을 진압하고 아프간 정부의 동맹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침략했지만 10년 만에 도망치듯 철수해야 했다. 소련이 아프간에 남기고 간 것은 폭격을 받아 껍데기만 남은 탱크들과 지구상 어느 장소보다 많이 매설된 지뢰였다. 그뿐 아니라 소련이 철수한 뒤 아프간 정부가 붕괴됐고, 수년간의 격렬한 내전 뒤 1996년 탈레반이 부상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 직후, 미국이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격파하기 위해 시작한 전쟁은 당시만 해도 이렇게 오래갈 줄 아무도 몰랐다. 미군은 2001년 10월 7일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폭격하며 전쟁을 시작해 한 달여 만에 수도 카불과 칸다하르를 함락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은 토라보라 인근 산악지대를 통해 파키스탄으로 탈출했다. 하미드 카르자이는 아프간 임시정부를 설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으로 미국 주도 군사 동맹인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창설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2003년부터 미군의 아프간 주요 전투작전을 종료시키고 자원을 이라크로 보냈다. 그러자 탈레반이 기세를 회복해 2006년부터 수많은 매복공격과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났다. 아프간 보안군은 ISAF의 지원을 받고 있었지만, 파키스탄 무장세력의 지원을 받는 탈레반에 속절없이 당했다. 결국 미국은 아프간 병력을 증원하기로 했고 2007년까지 미군은 2만 5000여명으로 늘어났다.버락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2009년 아프간 전쟁 재개를 선언하고 미군 1만 7000여명을 추가 배치했다. 12월엔 다시 대규모 증원을 발표했다. 2010년 중반 아프간 주둔 미군은 거의 10만명이 됐다. 2011년 5월 미 해군 특수부대가 빈라덴을 사살하면서 전쟁은 아프간 안정화로 목표가 재설정됐다. 다음달 오바마 대통령은 병력 감축을 발표했다. 2013년 ISAF가 임무를 훈련과 대테러 작전으로 전환하면서 안보 임무는 아프간 보안군이 맡게 됐다. 2014년 아프간에서 미군의 전투 임무는 공식적으로 종료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 말까지 대부분 병력이 철수하는 일정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프간 정세가 불안정한 틈을 타 탈레반이 보안군을 밀어붙이며 기세를 올렸다. 아프간 영토 70% 이상이 탈레반 수중으로 돌아갔다. 136개국이 참여해 20년 가까이 진행된 전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미국은 이 전쟁에 2조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미군은 2400명 이상이 숨졌고, 연합군 사망자도 700명에 육박한다. 민간인 3만 8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프간 보안군 사망자는 6만여명으로 추정된다. 미국인이 아프간 전쟁 종식과 완전 철군을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할 만도 하다. 미국은 2018년 후반부터 탈레반과 평화 회담을 시작했고 지난달 말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탈레반 정통성만 자리잡을 길 열어준 셈 그런데 협정 곳곳에 의아한 점 투성이다. 제목부터 ‘아프간 평화 도출을 위한 아프간의 이슬람 에미레이트(이슬람 군주가 지배하는 정치적 구역)와 미국과의 합의’다. 아프간의 평화를 위한 협정인데 아프간은 빠져 있고, 탈레반을 에미레이트라는 생소한 명칭으로 협정 주체에 넣었다. 특히 외교안보연구소 인남식 미주연구부 교수는 최근 발간 자료에서 이번 협정이 “지금까지 미국이 이란 또는 북한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상대의 선이행, (미국의) 후조치와는 다른 패턴”이라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철군을 먼저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탈레반의 우호적 태세를 확인하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가 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둘렀다는 의미다. 그러다보니 이번 평화협정으로 아프간에 평화와 번영이 깃들 것이라는 믿음은 희박하다. 협정대로 미군과 연합군이 연말까지 완전 철수한 뒤 탈레반이 합의를 깨고 적대행위를 재개하면 아프간 보안군은 이를 제압할 능력이 없다. 이럴 경우 철군했던 연합군이 다시 신속하게 아프간으로 돌아와 탈레반을 격퇴하기도 쉽지 않다. 협정대로 아프간 탈레반이 파키스탄의 강성 원리주의 탈레반과 연계를 끊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아프간에서 병력을 철수시켰다는 명예로운 역사를 탈레반에게 선물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테러범과는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미국이 협상 상대로 인정해 준 셈이며, 이로 인해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정통성 있는 정파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 교수는 아프간 정치가 먼저 자리를 잡으면 탈레반이 국제사회 규범과 조응하는 정치 세력으로 뿌리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불행히도 최근 아슈라프 가니와 그의 오랜 정적 압둘라 압둘라가 각각 대통령 취임식을 거행하는 등 정세는 불안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가니 대통령은 미국과 탈레반의 협정대로 탈레반 포로 5000명을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석방된 포로들이 온순하게 아프간 재건에 협조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타인이라는 바다에서 서로 더 배려했더라면

    타인이라는 바다에서 서로 더 배려했더라면

    발목 깊이의 바다/최민우 지음/은행나무/284쪽/1만 3000원 사람들이 사라진다.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직장 동료가, 자재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았다. 자의로 보기에는 너무 준비가 없었고, 범죄에 휘말렸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없는 일들. 남겨진 이들에게 피눈물을 안겼다는 것만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장편소설 ‘발목 깊이의 바다’는 ‘대실종’이라 불리는 ‘이유도 없고 정황도 수상쩍은’ 실종 사건 752건을 소재로 했다. 현실과 환상을 자유자재로 변주한다는 평을 듣는 최민우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지난해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사단법인 도서정리협회’라는, 이름과 달리 비밀스럽게 움직이며 주변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묘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단체가 있다. 도시정리협회의 직원으로서, 갑자기 사라진 파트너 노아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경해 앞에 한별이라는 꼬마가 나타난다. 아이는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무 때나 찾아오라고 했다”며 노아의 명함을 경해에게 건넨다. 놀랍게도 소년이 말한 엄마의 정체는 ‘불로불사’이며, 그래서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 어른을 당황시키는 조숙함을 가진 밝은 연갈색의 눈동자에 이끌려 경해는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게 된다. 공사 현장에서 유골들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비둘기 떼가 도로를 점령하는 비정상적인 일의 연속. 의문의 아이를 선뜻 따라나선 경해의 행보에 의문이 들 때 소설은 다른 방향을 향해 치닫는다. 경해도 ‘대실종’으로 남겨진 사람들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잡지 ‘루머의 루머’에 따르면 언뜻 이유가 없어 보이는 ‘대실종’ 당사자들에게는 하나둘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가족 문제, 돈 문제, 학업 문제, 또는 성 정체성 문제. 실종자 단체의 대표는 ‘대실종’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그건 일종의 상징적 죽음”이며, “세상에 대해 나를 보라고 선언하는 자살과는 다르다”고.(191~192쪽) ‘이 난리를 일으키는 ‘쐐기’를 빼내 제거하면 뒤틀렸던 것이 원상태로 회복되면서 틈새가 사라진다’는 것이 소설이 달려가는 결말이다. 쐐기를 찾기 위해 이들 실종의 기원을 찾아 올라가면 얼룩진 과거로부터 비롯된, 순리를 거스른 존재가 있다. 여기서 작가가 말하는 ‘쐐기’는 과연 쐐기인지, 그것을 제거 또는 사라지게 하는 것이 해결 방식으로 적합한지는 사람마다 해석의 여지가 있을 것 같다. 독서에 줄곧 가속력이 붙다가 주춤하게 되는 지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타인이라는 바다의 해변에 서 있을 뿐”(183쪽)이라는 경해의 서술, “우리 사회가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했다면, 그렇게 사라지는 사람은 훨씬 적었을 것”(193~194쪽)이라는 실종자 단체 대표의 말을 종합해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정점을 찍는 것은 다시 만난 노아의 말이다. “저는 우리가 가능한 한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한 가장 좋은 해법을 내놓는 것도 사람의 일일 것이다. 추천사에 구병모 작가는 ‘최민우는 입장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그가 지닌 머릿속 상상의 도서관을 열람해 보고 싶은 작가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썼다. 현상과 환상을 오가는 서술에 관한 편견만 거세하고 본다면, 단연 매력적인 독서가 될 것 같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로마황제도 써먹은 가짜뉴스…건강한 집단지성이 이겨내죠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로마황제도 써먹은 가짜뉴스…건강한 집단지성이 이겨내죠

    가짜뉴스의 고고학/최은창 지음/동아시아/508쪽/2만 2000원 한국살이 9년 차인 영국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의 기사 한 편이 화제다. 그는 ‘한국 언론을 믿을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유’라는 기사에서 ‘팩트 체크란 없다, 팩트 부풀리기, Ctrl C+Ctrl V, 소설의 냄새가 난다, 언론 윤리의 부재’를 지적했다. 요즘 말로 ‘뼈 때리는’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가운데 엄청난 뉴스가 쏟아진다. 문제는 가짜뉴스도 덩달아 쏟아진다는 점이다. ‘가짜뉴스의 고고학’은 가짜뉴스의 어제와 오늘의 연원을 밝힌 책이다. 데이터 전문가인 저자에 따르면 가짜뉴스는 과거에 더 활개를 쳤다. 예컨대 로마제국 첫 황제 옥타비아누스는 경쟁자 안토니우스를 제거하고자 여론전을 펼쳤다.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에 빠진 안토니우스가 로마를 배신할 거라는, 명백한 가짜뉴스였다. 하지만,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안토니우스는 내전에서 패함과 동시에 자살로 생을 마쳤다. 시진핑 주석을 코로나19 극복의 영웅으로 만드는 중국도 가짜뉴스의 온상이다. 저자는 중국에 ‘온라인 친정부 프로파간다’가 존재한다며 우마오(五毛)당을 지목한다. 그들이 하는 일은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친정부 메시지, 즉 가짜뉴스를 날리는 것이다. 미국 정치학자 게리 킹의 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이들이 각종 온라인 게시판이나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댓글만 4억 5000만건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 사례도 있다. 1950년 2월 무명 상원의원이었던 조지프 매카시는 공산국가 중국의 등장, 소련의 원자폭탄 실험, 동유럽 등에서 공산주의가 영향력을 증대한다는 사실들을 한데 묶어 강력한 반공주의를 견지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매카시즘’의 시작이었다. “사회 각 분야에 공산주의자들이 득시글거린다, 명단을 가지고 있다” 등은 명백한 가짜뉴스였다. 언론은 받아쓰기에 급급했고, 한동안 미국 사회는 매카시즘 광풍에 휩쓸렸다. 가짜뉴스가 횡행하면 여론이 동요하고, 비판과 감시라는 공론장의 기능이 무력화한다. 정치는 물론 종교와 코로나19 사태에서 발생한 가짜뉴스를 보더라도, 건강한 의견은 사라지고 과도한 공포가 사회에 만연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돈 때문에 명백하게 사회를 병들게 하는 가짜뉴스를 포기하지 못한다. 제어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보 유통을 규제하다 보면 공익을 위한 의혹 제기 같은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보도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건전한 시민들, 그들이 만들어낼 집단지성의 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 있다.
  • ‘일베’라며 테러당한 대한의사협회 “면마스크 권고 안해”

    ‘일베’라며 테러당한 대한의사협회 “면마스크 권고 안해”

    박근혜 석방 요구한 의협 회장, 진보 유튜버에 봉변대한의사협회(의협)는 12일 진보 성향 유튜브 방송 ‘서울의 소리’ 편집인들로부터 테러를 당했다며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3시쯤 유튜브 방송 ‘서울의 소리’ 편집인 백모씨를 비롯한 3명이 대한의사협회 8층 회장실에 무단 침입해 최대집 회장에게 비방과 욕설, 고성을 지르며 이를 영상으로 촬영했다. 의협 측은 백씨 등의 언행을 제지하며 건물 내에서 퇴거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던 7층 회의실에서도 최 회장에 대한 비방을 이어갔다. ‘서울의 소리’는 다음날 무단침입을 통해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의사협회 최대집 응징취재…“의사들까지 빨갱이로 몰아!”’란 제목으로 게시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대한의사협회 13만 회원은 코로나19라는 국가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백주대낮에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대한 테러행위가 발생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서울의 소리 편집인 백씨와 신원불상자 2명의 범죄행위에 대해 건물침입죄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를 비롯하여 법적 조치를 하고, 유튜브 영상에 대해서는 법원에 영상 삭제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서울의 소리’는 2009년 10월에 설립된 진보성향 인터넷 매체로서 대표 백씨가 보수성향의 인사를 찾아가 고성과 욕설을 하는 장면을 녹화하여 ‘응징취재’라는 제목으로 공개하고 있다. 백씨는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분신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마스크 재사용과 면마스크 권고 안해 한편 의협 코로나19 대책본부는 이날 마스크 사용 권고안을 발표했는데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와 함께 감염 전파 차단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공식 권고했다. 특히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질병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도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보건용 마스크는 일반인은 KF80 사용으로 충분하며 KF94는 방어력은 더 높지만 장시간 착용이 어려워 효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또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외과용(치과용) 마스크 역시 필터 기능이 있어 감염 예방과 전파 차단 효과가 있으나 면 마스크의 사용과 마스크 재사용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책본부 전문위원회 염호기 위원장(인제의대 호흡기내과)은 “구로 콜센터에서의 집단 확진 사례에서 보듯이 인구가 밀집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비록 외국에서는 건강한 일반인에게 마스크가 불필요하다는 지침이 있지만 국내의 상황을 고려하여 지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신도 투신 사망…신천지 격분 “이단 프레임이 죽였다” (종합)

    여신도 투신 사망…신천지 격분 “이단 프레임이 죽였다” (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능동감시를 받던 신천지 여신도가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10일 소방본부에 따르면 9일 오후 10시36분쯤 전북 정읍시 수송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A씨(41·여)가 추락해 사망했다. 이를 목격한 주민은 “사람이 11층에서 떨어졌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치료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신천지 신도 명단에 포함돼 최근 코로나19 검사를 2차례 받았다. 결과는 모두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신천지 신도 명단에 A씨가 포함돼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음성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능동감시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추락 직전 남편과 종교 문제로 말다툼 경찰은 A씨가 남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아파트에는 각각 7살과 5살짜리 두 자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전업 주부인 A씨는 추락 직전 남편과 종교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종교가 없는 남편은 경찰에서 “아내가 7~8년 전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안 뒤부터 종교 갈등을 빚었다. 가끔 말다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건 당일) 말다툼 과정에서 아내를 폭행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신천지 “이단 프레임이 국민 또 죽였다” 신천지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천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신천지 여신도가 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측은 “부부는 몇 해 전부터 종교 문제로 다툼이 있었고 최근까지도 종교 문제를 놓고 다퉜으며 남편은 신천지 신도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신천지 측은 A씨가 출석했던 신천지 정읍교회 관계자 말을 인용해 “(A씨는) 평상시 남편의 폭언과 가정 내 폭력이 있었고, (사건) 당일 저녁 코로나 사태 이후 TV를 본 남편이 A씨 주변 몇몇 신천지 성도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내와 다툼이 있는 상황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지만,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코로나19와 자살예방,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코로나19와 자살예방,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코로나19가 기세등등하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 연구를 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일상이 멈췄고 불안과 분노가 늘었다’고 답했다. 감염병 스트레스는 건강에 대한 위협에 그치지 않는다. 많은 국민들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에 고통받고 있다. 자살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재난이다. 2018년 1만 3670명을 잃었다. 하루 37명꼴이다. 자살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급속히 증가한 뒤 2011년 최고치에 이르렀다. 해마다 3월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시기이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자살의 주요 동기는 결국 건강과 경제 문제가 핵심이다. 코로나19로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이 시기에는 자살대책도 시급하다. 코로나19에 집중하는 사이 만성질환이 악화되거나 정신질환이 재발하는 사례가 있을까 우려스럽다. 최근 약물을 중단한 상태에서 입원실을 찾지 못한 한 조현병 환자가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외에선 코로나19 확진을 두려워한 사람들이 자살하는 사례도 잇따른다고 한다. 감염병 스트레스는 누군가에겐 죄책감과 혐오로 자살을 생각하게 할 만큼 고통스럽다. 의료진과 방역 관련 종사자 역시 갈수록 위험하고 피로가 쌓이는 속에서 과로와 상실감에 노출될 수 있다. 보건소와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기존 자살예방 인력까지도 코로나19 방역에 투입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자살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5일 일본의 자살예방의원연맹은 자살증가를 막기 위한 긴급 자살예방 대책을 정부에 요청했다. 우리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감염병 재난이 닥쳤을 때 자살예방을 위해선 일단 대면 상담에 제약이 많은 걸 감안해 자살예방 상담전화(1393)와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를 강화해야 한다. 이미 코로나19 스트레스로 정신건강 전화상담을 이용한 국민이 2만명이라 한다. 인력과 회선을 늘려 위기에 빠진 국민의 구조요청에 응답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젊은층과 청소년을 위해서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상담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공 체계가 어렵다면 민간 서비스라도 활용해야 한다. 코로나19 사망자의 유가족, 확진자, 자가격리자, 의료진, 현장인력 등에 맞는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통합심리지원단은 자가격리자 정신건강서비스와 함께 이번 주부터 생활치료시설과 감염병 전담병원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배치하기로 했다. 재난에 맞서기 위해선 민관협력으로 풀어 가야 한다. 아무리 공공 서비스가 수백개, 수천개 있어도 절망에 빠진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자살예방법 3조에 의하면 자살위기에 빠진 국민은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혼자서 끙끙 앓고 있다면 주변에서 미리 알아차릴 수 있는 관심이 필요하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
  • “군 생활·자살 인과관계 있다면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해야”

    구타와 폭언 등 직접적인 가혹행위가 없었어도 군 생활과 극단적 선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면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육군에서 복무하다 숨진 A씨의 유족이 경북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비대상 결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2014년 6월 육군에 입대한 A씨는 다음해 5월 휴가를 나갔다가 부대로 복귀하는 날 사망한 채 발견됐다. A씨 어머니는 선임병의 언어상 가혹행위와 지휘관의 관리·감독 소홀 등으로 과도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해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신청을 했다. 그러나 보훈청은 “A씨의 사망은 군인 직무수행 또는 가혹행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거절했고 A씨 어머니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보훈청의 결정이 옳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며 A씨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대법원은 A씨가 보훈보상대상자는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의 개인적 취약성이나 군 생활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소속 부대의 부적절한 대처 등이 복합적인 원인이 되는 등 사망과 군 생활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 보이니 A씨 사안을 좀더 면밀히 따져 보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망인이 직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으로 우울 증세가 악화해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저하된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교도관 2명 확진에 불안한 재소자들...대구교도소 “편지로 심리 상담”

    교도관 2명 확진에 불안한 재소자들...대구교도소 “편지로 심리 상담”

    수용자 접견 중단 했지만교도관들이 외부서 감염재소자들 동요 가능성에서신 형태로 심리 상담교도관 2명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대구교도소가 비상이 걸렸다. 재소자들이 동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교도소 측은 재소자들의 심적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편지 형태로라도 심리 상담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6일 법무부에 따르면 전날 대구교도소에 근무하는 교도관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교도관 1명이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6일 만에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법무부는 A씨와 접촉한 수용자 6명과 직원 62명 등 68명을 격리 조치했다. 대구교도소는 지난달 24일 시설 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수용자 접견을 전면 중지했는데, 교도관이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경기북부2교도소에서도 신천지 교인인 교도관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또 김천교도소에서는 같은 방을 쓰던 수용자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누구를 통해 감염됐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밀집 공간에서 생활하는 재소자들 입장에서는 불안에 떨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도소마다 심리치료팀이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면 상담도 어려워졌다. 이에 대구교도소는 고육지책으로 편지 형태의 심리 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명칭은 ‘희망의 편지’. 재소자가 고충 내용과 극복 계획 등을 적어 내면 심리치료팀에서 내용을 파악한 뒤 인터넷 서신을 통해 재소자에게 다시 편지을 발송하는 구조다. 대부분 재소자들이 편지를 소중하게 보관한다는 점을 착안한 아이디어라고 한다. 교도소 측은 자살기도 등 심각한 위기 상황이 포착되면 예외적으로 대면 상담도 검토하기로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대구교도소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람 피부로 만든 ‘나치의 사진앨범’ 발견…강제수용소 희생자의 비극

    사람 피부로 만든 ‘나치의 사진앨범’ 발견…강제수용소 희생자의 비극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희생됐던 사람의 피부로 만들어진 끔찍한 사진앨범이 발견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현지언론은 사람의 피부로 제작된 2차대전 당시 사진을 담은 앨범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믿기 힘들만큼 충격적인 이 사진앨범은 한 수집자가 폴란드의 골동품 시장에서 구매한 것이다. 이 수집가는 앨범 커버에서 문신과 머리카락 그리고 심한 악취가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이를 아우슈비츠 박물관에 넘겼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분석을 통해 앨범 커버의 재료가 사람의 피부이며 특히 부헨발트 강제수용소에 머물던 희생자의 것으로 추측했다. 나치가 1937년 독일 바이마르 교외에 세운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는 우리말로 ‘너도밤나무 숲’이라는 아름다운 뜻이지만 무려 5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낳은 악명높은 곳이다. 전문가들이 이 앨범의 재료를 부헨발트 강제수용소 희생자의 것으로 보는 이유는 있다. 바로 ‘부헨발트의 마녀’로 불렸던 일제 코흐(1906~1967) 때문. 코흐는 히틀러 친위대의 여성대원이자 부헨발트 강제수용소 소장을 지낸 카를 오토의 아내다. 특히 코흐가 마녀로 불린 이유는 수용자를 대상으로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죄 행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인체 해부를 배워 재미삼아 시신을 훼손했으며, 피부 등을 벗겨 전등갓, 책표지, 장갑 등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나치 패망 후 종신형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그녀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아우슈비츠 박물관 측은 "이 앨범은 반인륜적인 범죄의 증거"라면서 "이는 참혹한 살인자 역사에 이름을 새긴 코흐의 모습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 휴전협정 직후에도 탈레반 공습…트럼프 ‘재선용 평화합의’ 전락하나

    美, 휴전협정 직후에도 탈레반 공습…트럼프 ‘재선용 평화합의’ 전락하나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맺은 평화협정이 일주일 만에 난관에 봉착했다. 협정 직후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군을 76회 이상 공격했으며, 미국도 탈레반에 공습을 가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맺은 협정의 부실함이 잇달아 드러나는 모양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군은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정부군을 공격한 탈레반에 대해 드론 공습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통화한 뒤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 폭력은 없을 것이며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아프간 주둔 미군 대변인인 소니 레깃 대령은 트위터에서 “탈레반은 정부군 검문소를 맹렬히 공격했다”며 이번 공습이 방어적이었음을 강조했다. 아프간 정부에 따르면 탈레반은 협정을 맺은 지난달 29일 이후 아프간 24개주 전역에서 정부군에 대해 최소 76건의 공격을 수행했다. 4일엔 북쪽 쿤두즈 외곽 정부군 전초기지를 포위 공격해 15명을 살해했다. 정부군은 단 두 명만 멀쩡히 탈출할 수 있었다. 미국 안팎에서 평화협정이 단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전쟁 종식과 미군 철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허약한 협정이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평화협정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도 휴전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아프간 정부는 “그런 합의는 한 적이 없다”며 탈레반 포로 석방을 거부했다. 탈레반 공세가 높아진 건 이 때문이다. 탈레반 역시 협정 전 신뢰 구축을 위해 약속한 일주일의 ‘폭력 감축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탈레반의 도발을 평가절하하며 협상 자체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상원 청문회에 나온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탈레반이 미군이나 동맹군에 대한 공격은 하지 않으며 조약 준수 의지를 보여 줬다”면서 “그들 내부에서도 이 문제로 씨름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 역시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이나 각 주 수도를 공격한 적은 없다”면서 “주요 인사 공격이나 자살폭탄 테러를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똑똑 우리말] 감염률과 치사율/오명숙 어문부장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확진환자의 80%는 의학적 처치가 필요 없는 경증이라든가 메르스에 비해 감염률은 높지만 치사율은 낮다는 설명에도 감염에 대한 공포가 일상을 마비시켰다. 전염병의 위력을 나타내는 감염률(感染率)과 치사율(致死率). 그런데 같은 한자인 ‘률’(率)은 왜 두 단어에서 ‘률’과 ‘율’로 다르게 표기되는 것일까. 한글맞춤법 두음법칙은 ‘녀자’(女子)는 ‘여자’로, ‘량심’(良心)은 ‘양심’으로, ‘래일’(來日)은 ‘내일’로 적는 것처럼 ‘ㄴ’과 ‘ㄹ’이 단어의 첫머리에서 발음되는 것을 꺼려 ‘ㄴ’과 ‘ㄹ’이 사라지거나 ‘ㄹ’이 ‘ㄴ’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단어의 첫소리에만 적용되는 두음법칙에도 예외 조항은 있다.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는 것이다. ‘치사율’은 이 조항이 적용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치사율’의 경우 ‘률’이 받침이 없는 ‘사’의 모음 ‘ㅏ’ 뒤에 이어지므로 ‘ㄹ’이 사라져 ‘율’로 적는 것이고 ‘분열’(分裂), ‘환율’(換率)의 경우는 ‘ㄴ’ 받침 뒤에 ‘렬, 률’이 왔기 때문에 역시 ‘ㄹ’이 사라져 ‘열, 율’로 적는 것이다. ‘감염률’의 경우는 ‘ㄴ’ 받침이 아닌 ‘ㅁ’ 받침 뒤에 ‘률’이 왔기 때문에 한자음 그대로 ‘률’이라고 적는다. ‘합격률’, ‘자살률’, ‘시청률’, ‘실업률’ 역시 ‘ㄴ’ 받침이 아닌 ‘ㄱ’, ‘ㄹ’, ‘ㅇ’, ‘ㅂ’ 받침 뒤에 ‘률’이 왔기 때문에 한자음 그대로 적는 것이다. oms30@seoul.co.kr
  • 서울시의회 제16기 정책위원회 연구발표회 및 전체회의 개최

    서울시의회 제16기 정책위원회 연구발표회 및 전체회의 개최

    서울특별시의회(의장 신원철, 서대문1,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의회 구현을 위해 앞장서 노력하고 있는 제16기 정책위원회(위원장 김희걸, 양천4,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2월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구발표회와 전체회의를 개최하였다. 제16기 정책위원회는 서울시의원 22명과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8명의 외부위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시민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연구·발표하여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날 연구발표회에서 김달호(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성동4,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노인자살의 현황과 예방 대책」을, 이승미(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서대문3,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서울시 민자투자사업의 현황과 공공투자사업의 정책방향 연구」를, 여명(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미래통합당, 비례) 위원은 「소극적 주거복지에서 적극적 주거복지로」를, 문장길(서울특별시의회 의원, 강서2,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한강수질 및 수생태계를 위한 물재생 인프라 강화」를 각각 발표하였으며, 서울시 관계공무원들이 참석하여 향후 시 정책 반영 계획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등 활발한 질의응답 및 토론시간을 가졌다. 김희걸 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의원님들이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연구를 활발하게 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라며 “코로나19 등으로 사회가 어수선하니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을 없애고 어려운 분들을 지원하기 위한 발 빠른 정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서 여러 노력을 하고 있으나 우리 정책위원회 위원님 중에는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 위원님들도 계시니 전문가적 식견을 행정에 접목한 신속하고 적절한 정책연구도 부탁드린다”라며 “남은 기간동안도 정책위원회 위원님들께서 활발한 정책연구를 하시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0대 노부부 숨진 채 발견…“남편이 5년간 치매 아내 돌봐”

    70대 노부부 숨진 채 발견…“남편이 5년간 치매 아내 돌봐”

    70대 노부부가 집에서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남편은 오랫동안 치매를 앓아 온 아내를 돌봐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일 오전 10시 30분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남편 A(77)씨와 부인 B(73)씨가 나란히 누워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부부의 몸에 특별한 상처가 없고, 외부 침입 흔적도 없는 점으로 미뤄 볼 때 A씨가 주도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주변 이웃 등의 증언에 따르면 부인 B씨는 5년간 치매를 앓아왔다. 참전용사로 알려진 남편 A씨가 요양보호사의 도움 없이 직접 아내를 간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A씨 부부는 집을 찾아온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이 일부 부패가 진행돼 경찰은 이들이 숨진 지 시간이 다소 흐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이들 부부의 임대 재계약에 필요한 서류를 요청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햇지만 연결이 되지 않자 직접 집을 찾았다가 현장을 목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발견 당시 현관문은 잠겨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으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A씨 유족을 수소문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일가족 동반 자살? 엄연한 자녀 살해!

    일가족 동반 자살? 엄연한 자녀 살해!

    “미안하다. 정리하고 가겠다. 가족을 두고 혼자 갈 수 없어 이런 선택을 했다.” 두 아이와 아내를 살해하고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버지가 남긴 A4용지 8장 분량의 유서 중 일부다. 한의사였던 A(34)씨는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투신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부인 B(41)씨와 5살, 1살짜리 아이들의 목 주위에는 압박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지난해 12월 새로 개원한 한의원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한 고민과 대출 문제, 아버지와의 갈등 등으로 고민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가 아니면 우리 가족도 이 힘든 세상을 살 수 없다’는 그릇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와 같은 일부 부모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일가족 동반 자살’이라는 말로 세상에 주로 소개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동반자살이 아닌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후 자살하는 사건’으로 불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왜곡된 인식으로 말미암은 일종의 아동학대라는 의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비극의 배경에는 가부장적 사고가 있다”면서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린 부모들이 자식을 대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은 채, 자녀의 인생에 있을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무시한 채 마음대로 목숨을 결정하는 범죄”라고 설명했다. 잊을 만 하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 사건들은 공식 통계조차 없다. 다만 지난해 기준 언론에 보도된 건만 25건에 이른다고 추정할 뿐이다. ●위기의 가족들, 그들은 왜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A씨처럼 일가족이 전부 사망한 경우 몇 장의 유서만 남은 채 사건은 잊힌다. 자녀를 죽음으로 내몬 부모의 죗값을 물을 기회조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살인이나 자살 시도가 미수로 그칠 때서야 사회는 위기의 가족들을 제대로 마주한다. 지난해 7월 한 가족의 가장이던 40대 안모씨는 1심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아내와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다. 판결문에 따르면 안씨는 8600만원의 채무, 1년간 밀린 월세 등으로 경제적 압박을 겪고 있었다. 혼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지만 마음을 바꿔 아내와 아들을 먼저 살해했다. 자신에게 아내와 아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데 자신만 죽으면 남은 가족들이 불행해질 것이라는 일방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그날은 1년간 월세가 밀린 아파트의 계약기간 만료일이었다. 범행의 순간 “왜 그러냐”는 아내의 질문에도 안씨는 “죽어야 된다”는 답만 했다고 한다. 어린 아들 역시 단 한 차례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스러졌다. 당시 아들은 겨우 다섯 살이었다. 재판부도 안씨의 선택을 “잔인한 범죄”로 규정했다. 여러 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실패한 안씨가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잘못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나이 어린 아들은 피고인의 압도적인 힘에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면서 “범행 전날까지도 피고인과 함께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피해자들은 무슨 이유로 피고인이 자신들을 죽이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고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최근 원심을 확정했다. ●미수 그친 부모에게 기회 준 재판부… “한 가족, 다시 살아야” 비극적 선택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가족들에게 사회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최근 법원의 한 판결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세 자녀들을 모두 살해하고 자살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40대 여성 이모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남편 김씨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부부는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 한 투자자에게 고소까지 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자녀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방 안에 연탄불을 피웠는데 잠에서 깬 7살 막내가 방문을 열면서 미수에 그쳤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던 부부는 급하게 아이들에게 응급조치했지만 둘째 자녀는 끝내 숨졌다. 재판부는 남은 자녀를 먼저 생각했다. 단순히 형사적 처벌만 할 것이 아니라 이 가족의 피해가 어떻게 진정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려했다고 한다. 항소심은 앞서 직권으로 어머니 이씨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씨가 자녀와 함께 트라우마를 서서히 치료해 나가는 모습을 보았고 앞으로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그의 다짐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이씨는 수차례 반성문을 냈고 아이들과 함께 심리 치료도 받았다고 한다. 당시 1심 변호를 맡은 한 변호사 역시 “평소 아이들을 정말 잘 돌봐 왔던 부모였고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점을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었다”면서 “항소심 재판부 역시 부부의 이야기를 변명이 아닌 진심으로 받아들여줬고 한 가족이 다시 살아갈 수 있게끔 이례적인 기회를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사회는 비극적 선택 막을 준비됐나… 인식 바꿔야 비극 막는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비극이 일어나기 전 사회가 막을 방법은 정말 없었을까.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원래 자살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지만 자녀 살해 후 자살은 특히 내밀한 동기까지 알아내기 쉽지 않다”면서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예방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다른 자살들과는 다르게 타살이 동반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어린 아이들이라는 점, 동시에 그 아이들은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많은 전문가들은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속에 숨어 있는 우리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사건을 마주했을 때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는 공감이 아닌 자식의 생명을 동의 없이 부모가 앗아간 학대의 일종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점만 인식해도 많은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성호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 역시 “자녀 살해 후 자살을 선택하는 부모들은 자식을 일종의 부속품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면서 “자녀의 독립적인 인격을 보장했다면 부부간의 갈등이나 채무 관계 등 문제는 극단적 선택 대신 자신들의 선에서 해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미 학계에서 자녀 살해 후 자살은 사실상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아동학대로 간주하고 있다. 김은정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은 “부모가 자신의 생명과 자식의 생명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만 이러한 비극이 멈출 것”이라면서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매년 수없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공식적인 통계가 없어 실태 파악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녀 살해라는 비극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자살 예방을 위한 복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자살은 우발적인 선택보다 수많은 시도 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서 사회안전망만 잘 마련돼도 극단적 선택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수정 교수는 “범죄도 유형이 전부 다르듯 자살 유형 역시 천편일률적이지 않다”면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겪던 사람만 혹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사람만 선택하는 것이 아닌 더 보편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과를 넘어 사회복지 차원에서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때”라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흉가 체험 유튜버, 폐가서 백골 시신 발견...경찰에 신고

    흉가 체험 유튜버, 폐가서 백골 시신 발견...경찰에 신고

    흉가 체험 영상을 촬영하는 한 유튜버가 충북 증평군의 폐가에 들어갔다가 백골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증평군 증평읍의 한 폐가에서 A(42)씨가 백골 상태의 시신을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백골 상태였던 시신 주변에는 불에 탄 번개탄과 유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 “공포 촬영 영상을 찍기 위해 집안 내부를 살펴보던 중 화장실에서 변사자를 발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과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50대 사업가 납치 살해후 잠적한 조폭 부두목 검거

    지난 해 5월 50대 사업가를 납치 살해 후 달아났던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0)이 범행 9개월여 만에 붙잡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공개수배 중이던 조씨를 충남 아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25일 오전 9시30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공조수사를 통해 도피를 도와준 인물과 이용 차량을 밀착 추적한 것이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이송된 조규석은 혐의 인정 여부와 자수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취재진이 질문하자 “이번 사건은 주가조작과 M&A(인수합병)의 폐해”라고 말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조씨는 지난해 5월 19일 광주에서 공범들의 도움을 받아 사업가 A(56)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회사 인수·합병 투자를 둘러싼 금전적 갈등 때문에 공범들을 동원해 A씨를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동기는 그동안 주범인 조씨가 검거되지 않아 확인되지 않았다. 공범 홍모(61)씨와 김모(65)씨는 범행 직후 경기 양주시의 한 공영주차장에 A씨의 시신을 유기한 뒤 인근 모텔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다 검거됐다. 이들은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2일 의정부지법에서 홍씨는 징역 5년을, 김씨는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강도살인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상해치사 혐의가 인정됐다. 조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조씨의 동생(58)도 지난달 13일 광주지법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조씨는 이번 사건과 ‘판박이’ 사건인 ‘2006년 광주 건설사주 납치 사건’ 때도 휴대전화 수십대를 바꿔가며 5개월간 도피행각을 벌이다가 검거됐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및 경위, 그동안의 행적, 도피에 도움을 준 조력자 등에 대해 조사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美 11세 소녀, 반자동소총 매고 주 의회에 나타난 이유

    美 11세 소녀, 반자동소총 매고 주 의회에 나타난 이유

    미국의 한 11세 소녀가 반자동 소총을 둘러매고 미국 아이다호 주 하원 공청회에 출석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11세 소녀인 베일리 닐슨이 24일 아이다호 주 보이시에 위치한 주의회에서 열린 총기법안 관련 공청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닐슨은 이른바 ‘테러리스트 소총’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AR-15 매고 의원들 앞에 섰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진을 보고도 믿기힘든 장면. 닐슨은 이날 할아버지와 함께 공청회에 참석했으며 모든 발언은 할아버지가 대신했다. 할아버지와 손녀가 함께 주 의회를 찾은 이유는 있다. 바로 시민들의 총기 소지에 대한 확대를 지지하는 것. 앞서 지난해 여름 아이다호 주는 18세 이상 주 거주자의 경우 허가가 없어도 컨실드 총기(concealed handgun)를 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주 내에서 총을 남들에게 보이지 않게만 하면 별도의 허가가 없어도 휴대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이번에 닐슨 가족은 아이다호 주민 뿐 아니라 다른 주의 미국 시민에게도 그 특권을 확대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할아버지 찰스는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산다"면서 "손녀는 5살 때 부터 총을 쐈으며 9살에 사슴을 잡았다. 아이는 책임감 있게 총을 다룰 줄 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다호에 오는 미국 시민이라면 총을 은닉한 채 다닐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들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으로,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범죄자"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총을 가진 법을 준수하는 시민과 범죄자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아리송하다. 미국 진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아이다호는 지난 10년 간 총기 관련 살인사건이 다른 주에 비해 적었지만 총기 자살 건수는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어머니들의 단체(Moms Demand Action) 측은 "총기를 숨겨 소지하는 것은 더 많은 총격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특히 10대 들에게 이같은 법안은 매우 좋지않다"고 밝혔다. 한편 AR-15는 우리에게 익숙한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이다. 총기제조사인 아말라이트가 1958년 개발한 AR-15는 정확도와 살상력이 뛰어나 사냥용으로 인기가 높지만 총기 난사 사건 등에 빼놓지 않고 등장해 악명이 높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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