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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TSD 소방관 현황도 모르는 소방청… “형식적 설문으로 낙인찍기만 한다”

    PTSD 소방관 현황도 모르는 소방청… “형식적 설문으로 낙인찍기만 한다”

    “우리는 재난에 빠진 사람 구하는 법만 알지 내 마음의 재난은 어떤 상태인지 몰라요.” 현장 소방관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상담과 관리 체계가 부실하다고 지적한다. 함께 출동한 동료를 잃고 PTSD가 발병한 A소방관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에 ‘괜찮다´며 혼자 버티다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마음 관리의 상당 부분이 비전문가인 개인의 자의적 판단에 의존하는 데다 나약하다는 ‘낙인효과’, 인사상 불이익이 있다고 증언한다. ●“청구 과정 복잡해 사비로 치료” 소방청은 소방공무원복지법에 따라 ▲찾아가는 상담실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마음 건강진료비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B소방관은 “소방청이 제공하는 힐링캠프는 일회성에 그치고, 연계 병원도 자택과 거리가 멀고 후 청구 과정이 복잡해 사비로 치료하고 있다”며 “환자처럼 보일까 봐 알리지 않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정책의 지표가 되는 소방관 마음건강 통계 자체도 의구심이 적지 않다. 소방청은 지난해 전국의 응답 소방관 5만 2119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자살위험군이 2301명, PTSD위험군이 2666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소방청은 조사 결과에 대해 “전년도(2453명) 대비 자살위험군 규모가 줄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당 조사의 신뢰도 자체에 의문을 표시한다. 2017년 동료 상담 프로그램을 시작한 박승균 경기남양주서 소방위는 “매년 반복되는 설문지에다 아픈 사람으로 찍힐까 봐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경북 지역의 한 소방관은 “설문조사에 참여하라는 공문이 많이, 자주 내려온다”면서도 “조사 이후에도 정책 변화가 없어 왜 조사를 하는지 의문만 든다”고 말했다. 해마다 이뤄지지만 형식적인 조사라는 지적이다. ●소방관 트라우마 치유 위한 시설 없어 소방청 관계자는 “설문을 바탕으로 자살과 PTSD 위험군 규모를 파악하지만 실제로 PTSD 진단을 받은 소방관 수는 우리도 알지 못한다”며“소방관들이 자비로 진단·상담·치료를 하면 정신과 진료 이력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현장에서는 PTSD 관련 공황·불안·강박장애나 우울증 치료 내역이 인사상 불이익으로 작용할까 봐 숨긴다는 목소리가 많다. 국내 소방관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시설은 현재까지 없다. 내년 3월 착공 예정인 국립소방병원이 정상적으로 예산 집행이 이뤄지는 걸 전제로 했을 때 2024년 말 개원한다. 소방관과 함께 위험직무 공무원으로 분류되는 경찰의 경우 관련 시설이 9곳, 해양경찰은 4곳, 군인은 직영 6곳과 민영 62곳에 이른다. 2017년 작성된 국내 위험직군 공무원의 10만명당 자살 인원 보고서에 따르면 소방관이 31.2명으로 경찰의 20명과 차이가 크다. 일본의 경우 소방관에 대한 재난 스트레스 전문기관이 존재하고 관련 상담·치료와 유족 지원 등을 전담하는 별도 기관이 있다. 미국도 주별로 소방관이 이용하는 심리상담사 리스트와 ‘소방관 정신건강 연대’ 사이트를 통한 각종 지원 정보가 제공된다.
  • 사망·추락 현장 악몽, 30대 소방관의 삶을 삼켰다

    사망·추락 현장 악몽, 30대 소방관의 삶을 삼켰다

    #소방관 꿈 이뤘지만 불행했던 강한얼씨 임용 후 5년 6개월간 3583차례 출동자살 등 연평균 37회 참혹 현장 목격우울증 치료에도 고통… 극단적 선택‘멈춘 것 같아 내가. 한얼이었던 애가, 그렇게 행복했던 애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 같아.´(2017년 5월 15일) 강한얼(사망 당시 32세) 소방관이 남긴 일기장에는 그가 겪어 온 ‘마음 재난’ 단서들이 남겨져 있다. 구급 업무를 하며 생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우울증은 그의 심신을 서서히 잠식해 나갔다. 강 소방관은 2019년 1월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관이 된 지 6년여 만이다. 그가 남긴 일기장과 메모에서는 소방관 시험을 준비했던 밝고 건강했던 취준생과 소방관이 된 이후 점점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며 괴로워하는 청년 구급대원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됐다. ‘(소방공무원) 시험지가 배부되기 전까지 난 생각했다. 시험 보러 온 오늘 (병원) 나이트 끝나고 잠도 못 자고 온 오늘이, 절대 그냥 헛된 날은 아니라고. 충분히 자극이 되고 경험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시작은 이제부터라고.’(2011년 4월 24일) 강 소방관은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2년간 응급구조사로 실습 경험을 쌓았다. 그는 바쁜 병원 실습 중에도 소방 시험을 준비하며 느끼는 미래에 대한 설렘과 계획들을 꼼꼼하게 일기로 남겼다. 강 소방관은 2012년 12월 경기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됐다. 그는 이듬해 8월 구급 출동을 했다가 첫 PTSD 충격을 받았다. 아파트에서 추락한 청년이 두 눈을 뜬 채 숨이 멎어 있었다. 강 소방관이 청년에게 30여분간 심폐소생술(CPR)을 했지만 살려 내지 못했다. 언니 강화현(38)씨는 “동생이 당시 그 청년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더니 ‘뛰어내리면 괜찮다’는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고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강 소방관의 생전 출동 내역을 확인한 결과 그는 임용 후 휴직 전까지 5년 6개월간 3583차례 출동했다. 그중 사망, 추락, 자살 등의 출동 건수가 204건이었다. 연평균 약 37회의 참혹 현장을 목격한 셈이다. 강 소방관에게 축적된 트라우마는 점차 두통, 어지럼증, 무기력증 등 눈에 띄는 신체적 증상으로도 나타났다. 강 소방관은 그 와중에도 구조 출동과 심리 치료를 병행했지만 트라우마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2018년 5월 질병 휴직을 했다. 당시 상담 기록에는 ‘먹는 걸로 막 푼다. 내가 왜 이러나 싶다. 계속 누워만 있는 게 죄송하다’는 심경과 ‘원래 하던 일(업무)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었다. 강 소방관은 사후에 PTSD 위험군 진단을 받았다. 유족이 제기한 순직 신청은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기각됐다. 인사혁신처는 2019년 11월 재심에서 강 소방관의 죽음을 공무상 일반순직으로 최종 판정했다. 서울신문이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소방청·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등록된 소방공무원 자살 현황을 취합·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방관은 64명이었다. 이 중 순직이 인정된 소방관이 11명으로 전체 순직자 90명 중 12.2%를 차지했다. 11명 중 강 소방관을 포함한 6명의 죽음은 PTSD가 원인이 됐다.
  • [속보] 구미 야산서 20대 소방관 숨진 채 발견… 유서도

    [속보] 구미 야산서 20대 소방관 숨진 채 발견… 유서도

    20대 소방관이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15일 오전 6시 30분쯤 경북 구미시 인동 한 야산에서 경북지역 한 소방서에 근무하는 20대 소방관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날 오후에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은 없고 유서가 발견됐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가족 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번엔 해군 여중사, “상사에 성추행” 신고 뒤 극단 선택 (종합)

    이번엔 해군 여중사, “상사에 성추행” 신고 뒤 극단 선택 (종합)

    숨진 A중사, 5월 민간 식당서 상사에 성추행상관에 피해사실 알렸지만 뒤늦게 정식 보고사건 발생 두달여 뒤 육상 부대로 파견조치 가해자-피해자 늑장 후속조치 의혹 제기5월 공군 여중사도 성추행 신고 후 사망또 다시 비극이 일어났다.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부대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해군 여군 A 중사가 12일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공군에서 여군 중사가 상관들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한 뒤 조직적 회유와 은폐 속에 목숨을 끊어 사회적 논란이 됐었다. 부대 숙소서 발견…유서 발견 안돼해군 “극단적 선택 추정” 해군에 따르면 A 중사는 같은 부대 B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뒤 B 상사와 분리된 상태였으며, 가해자인 B 상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A 중사는 이날 오후 부대 숙소에서 발견됐으며 유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수사에서 A 중사는 지난 5월 27일 민간 식당에서 B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직후에도 상관인 주임 상사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정식 신고는 하지 않았다. 당시 A 중사는 ‘피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중사는 이후 지난 7일 부대장과의 면담에서 ‘B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피해 사실을 재차 알렸고 이틀 뒤 피해자 요청에 따라 사건이 정식 보고됐다. 피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까 극도로 조심하던 피해자가 뒤늦게 정식 신고를 희망했다는 점에서 5월 27일∼8월 7일 사이 벌어진 일이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해자 제때 분리 조치 의문 성추행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조치 등 후속조치가 제때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섬에 위치한 부대에서 근무하던 A 중사는 지난 9일에서야 육상 부대로 파견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현재까지는 피해자가 8월 7일 부대장 면담 과정에서 육상 부대로 파견을 희망해 9일 정식 신고 접수와 함께 본인 요청에 따라 다른 부대로 전속 조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5월 27일 이미 부대 관계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점에서, 부대 자체적으로 즉각적인 분리 조처가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 당사자가 ‘노출을 꺼렸다’는 게 군의 설명이지만, 가해자 분리와 그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는 건 별개의 문제다. 피해 사실의 유출 방지는 기본이며, 즉각적인 분리 조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지휘부엔 성추행 피해자 숨진 뒤 보고서욱 장관, 국방부와 해군에 수사 지시 해군은 이튿날인 10일 A 중사의 요청에 따라 국선변호인(민간인)을 선임해 법률상담 지원에 필요한 절차를 마쳤다고 한다. 군사경찰은 또 같은 날 성고충 상담관이 동석한 상태에서 A 중사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실시했고, 다음날인 11일 B 상사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고 해군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A중사가 이 과정에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휘 보고 계통을 통한 보고 시점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지휘부 보고는 피해자가 숨진 뒤에야 이뤄졌다. 부 총장은 보고를 받은 즉시 엄정 수사를 지시하고,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어 서 장관 지시에 따라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가 수사에 투입됐다고 해군 관계자는 전했다. ‘2021년도 국방부의 성폭력 예방활동지침’에 따르면 부사관 이상 사건이 발생한 경우 각 군 양성평등센터에서 국방부 양성평등과로 보고하게 돼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관련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공군에서도 상관에 의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여군 부사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군 이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의 충격이 여전한 상황에서 두 달 남짓 만에 또다시 성추행 피해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의 성폭력 대응 매뉴얼이 허술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도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공군 여중사, 성추행 뒤 신고하고도조직적 회유·합의 종용 끝 극단 선택 억지로 불려나간 회식 후 강제추행상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돼?” 회유“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야” 충남 서산 소재 공군부대 소속 이모 중사는 결혼을 앞두고 올 3월 선임인 C 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이러한 피해사실을 정식으로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C 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사는 스스로 신고를 하고 적극 도움을 요청하고도 공군의 조직적인 회유와 은폐 속에 두 달여만인 지난 5월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부사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하루 만에 25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장례식장에 직접 가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군 부대 내 성범죄 재발 방지 의지를 거듭 밝혔지만 또 다시 해군 여중사가 성추행 신고 뒤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군 기강 문제와 미숙한 대응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군 중사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 폐습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상황에서 성범죄가 반복된 것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동탄 주민 마음 문 연다” ‘리조이스 심리상담소’ 동탄점 오픈

    “동탄 주민 마음 문 연다” ‘리조이스 심리상담소’ 동탄점 오픈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롯데마트 잠실점에 이어 세번째로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리조이스 심리상담소’를 오픈한다. 동탄 상권의 특징을 적극 반영한 맞춤형 심리상담소를 선보인다. 12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가족심리상담 수요가 지난해 1~5월 6만 300건에서 올해 1~5월 11만 7207건으로 전년 대비 94.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 젊은 층의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각각 24.3%, 22.6%로, 50대·60대(각 13.5%)의 1.5배 이상으로 조사됐다. 우울 평균 점수는 여성의 우울 점수가 5.3점으로 남성(4.7점)보다 높고, 그 중에서도 20대 여성의 우울 점수는 5.9점으로 모든 성별·연령대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실제 롯데쇼핑 측이 ‘리조이스 심리상담소’ 1, 2호점을 찾는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구성비가 80%, 20~30대 구성비가 5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심리상담 94% 늘어나 장기화되는 코로나로 10대 청소년 우울증도 최근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최근 전국의 만 13~18세 청소년 5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10.2%는 ‘최근 2주 이내에 자해나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중학생(7.5%)보다 고등학생(13.8%)이 더 높았다. 정신건강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신건강 상담 건수는 2만 704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2% 급증했다. 실제로 롯데마트 잠실점에 위치한 2호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오픈 이후 80%에 달하는 예약률을 보이며 여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40% 이상이 재방문 고객이며 특히 주말에는 상담 예약이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최소 7일 전에 예약을 해야 될 정도로 심리 상담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동탄점이 위치한 화성시의 인구가 40대 이하의 비중이 약 72%로 전국 평균보다 약 13%p 나 높은 젊은 도시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출산율 수도권 1위, 맘카페 회원수 40만명 이상 등 특히 자녀를 키우는 30~40대 여성이 많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인 것을 반영해 ‘리조이스 심리상담소’ 입점을 1순위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최근 코로나 블루, 산후우울증, 아동 심리 치료 등 상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에 비해 화성시에 심리상담소가 부족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에는 100㎦ 내 0.5개의 심리상담소가 있는 데 비해, 화성 지역은 100㎦ 내 0.14개의 심리 상담소가 운영되고 있다.롯데쇼핑은 리조이스 심리상담소가 동탄 주민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센터가 있는 지하 2층에 자리했다. 상담 프로그램도 동탄 주민들을 위한 맞춤으로 기획,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심리 케어는 물론 아이들을 위한 심리 상담과 아동지능검사를 특화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전문 심리 상담 자격을 보유한 우수 상담사가 상주해 아동 심리 상담, 지능 상담 등 코로나로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는 아이들의 정서도 케어해 줄 예정이다.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상담소 될 것”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 및 현장 접수를 통해 상담 가능하며, 대표적인 상담 콘텐츠로는 성격·기질 검사, 부모·양육 상담, 커플·부부·가족 상담 등이 있다. 오픈을 기념해 모든 상담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달 말까지 미술심리상담 등 모든 상담 프로그램에 대해 5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미술 테라피, 컬러 테라피 등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무료 원데이 클래스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 지역맘카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후기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학수 롯데쇼핑 CSR 팀장은 “최근 코로나 블루, 산후우울증, 아동 심리 치료 등 상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동탄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심리상담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도쿄올림픽 1위 미국이 각각 60위와 15위로 밀려나는 ‘대안 순위’

    도쿄올림픽 1위 미국이 각각 60위와 15위로 밀려나는 ‘대안 순위’

    2020 도쿄올림픽의 최종 메달 순위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영국, 개최국 일본 순으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인구가 많고 영토가 넓은 나라들이 4년마다(이번 대회는 미뤄져 5년 만에 개최) 올림픽 메달 순위의 위쪽을 번갈아 차지한다.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9개를 비롯해 113개의 메달을 휩쓸어 어느 나라보다 많은 금메달과 메달을 챙겼는데 그 원동력이 뭘까? 올림픽 성적을 예측하는 일을 연구하는 영국 리버풀 대학 경제학부의 데이비드 포레스트는 “인구, 소득수준, 정치체계가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는 점이 명약관화하다”고 말했다. 인구가 많은 것은 선수를 배출할 수 있는 풀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게 만든다. 인구가 적으면 세계 일류 선수를 배출할 잠재력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63만 3622명의 인구 밖에 안되는 룩셈부르크는 7개 종목 12명의 선수를 파견해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반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미국은 35개 종목에 613명을 내보내 어느 나라보다 많은 메달을 챙겼다. 물론 인구에 견줘 좋은 성적을 올린 나라들은 있다. 영국 BBC는 10일 두 가지 대안적인 메달 순위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먼저 100만명당 메달 수를 기준으로 삼으면, 유럽의 작은 나라 산마리노가 3만 3000여명의 인구로도 메달을 셋이나 따 1위가 된다. 미국은 60위로 밀려난다.하지만 인구 수로만 메달 수가 결정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포레스트는 “한 나라가 아주 가난하면 잠재력을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실질적인 힘으로 바꾸어낼 자원을 갖지 못하게 된다”며 “우선 스포츠에 뛰어들게 하는 일이 중요한데, 예를 들어 헤엄을 아주 잘 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훈련할 수영장 풀이 없어 이를 경쟁력으로 전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난한 나라들은 비용이 안 드는 레슬링 등에 집중하게 되고, 부유한 나라들은 승마와 요트 등에서 쉽게 메달을 거둔다. 해서 일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메달 순위를 매기면 실제 메달 순위의 각각 2위와 3위였던 중국과 러시아가 한 계단씩 오르고, 케냐가 3위로 뛰어오른다. 미국은 15위로 밀려난다.문화적, 정치적 변수까지 감안하면 옛 소련에 속했던 나라들은 공산정권에 의해 훌륭한 스포츠 인프라가 갖춰진 덕분에 힘 안 들이고 메달을 수확한다. 영연방 국가들(커먼웰스)도 국가 규모나 부에 견줘 손쉬운 성적을 거둔다. 포레스트 연구원은 대영제국이 여러 종목을 만들어낸 영향으로 이들 국민들이 세계 무대를 누빈다고 지적했다, 메달 순위 10위를 차지한 호주가 대표적이다. 한 나라가 국기(國技)를 선택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인도는 크리켓을 아주 좋아하고 투자도 많이 하지만 올림픽 종목이 아니다. 해서 이 나라가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하키인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메달은 딱 둘이다. 반면 체조나 수영, 육상 등은 개인전, 단체전까지 메달이 널려 있어 한 선수가 5~7개까지 딸 수 있다. 포레스트는 “일반적으로 팀 스포츠에 죽자살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데이터 수집업체 닐슨 그레이스노트의 사이먼 그리브 스포츠분석국장은 무수한 변수들을 갖고 올림픽 메달 집계를 예측하는 일은 아주 까탈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와 일인당 GDP 같은 변수들을 갖고 평가하면 그 나라의 일류 선수 몇몇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위험이 따른다고 짚었다. 이런 경우는 과거 대회 성적이 훨씬 유용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는데 그렇게 해도 여전히 거친 예측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브는 BBC에 “몰라보게 성적이 좋아지거나 나빠진 나라들을 골라내지 못하는 것이 내 생각에 가장 재미있는 대목”이라면서 그저 선수의 과거 성적만 따지지 않고 지난번 올림픽 이후 국제경기대회에서 각국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스크 시각] ‘건보료 미납자’ 가족, 나는 죄인입니다/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건보료 미납자’ 가족, 나는 죄인입니다/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국민건강보험법 제77조 ‘보험료 납부 의무’ 항목엔 무시무시한 규정이 있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그 가입자가 속한 세대의 지역가입자 전원이 연대 납부한다’는 규정이 그것이다. 2008년부터 개인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이 폐지되는 등 금융권의 ‘연대 부담’ 제도는 거의 사라지는 추세이지만, 유독 건보료 제도는 가족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물론 건보 재정 악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았고 소득도 거의 없는 노인이 집 나간 아들이 내지 않은 건보료 때문에 은행 예금을 압류당하고 대납 독촉장을 받아든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아들이 보험료를 내지 않은 업보 때문에 덜컥 ‘죄인’이 된 기분일 것이다. 이런 무자비한 제도는 노동시장에 진출조차 못 한 ‘미성년자’도 해당됐었다. 부모가 사망하거나 부모와 오래전 인연이 끊겨도 미납 보험료는 어김없이 자식에게 대물림됐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약간의 소득만 올리면 곧바로 저승사자 같은 대납 독촉장이 날아왔다. 지옥 같은 현실을 비판하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2017년 정부는 집과 승용차가 없고 100만원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저소득 미성년자는 연대 납부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법을 바꿨다. 그렇지만 미성년자와 똑같이 힘 없고 돈 없는 노인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2018년 기준 43.4%로 OECD 국가 평균인 14.8%의 3배다.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멍에도 썼다.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보다 못한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저소득 노인의 건보료 연대 납부 의무 규정을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3년째 묵묵부답이다. 폐지는커녕 면제의 ‘면’ 자도 꺼내지 않고 쉬쉬한다. 기본소득, 재난지원금으로 정치권이 들끓는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현금을 줄 수 있을지 골몰한다. 하지만 노인의 ‘건보료 그늘’을 들여다보는 이들은 없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다다르고 가정 해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노인이 이런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은 모르는 이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인권위가 2019년 확인한 통계는 비참한 노인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월 보험료가 5만원 이하인데도 건보료를 못 낸 생계형 체납 가구는 지역가입자 체납 가구의 62.6%인 251만 가구였다. 월 보험료가 2만원 이하이지만 보험료를 못 내 체납한 가구는 154만 가구나 됐다. 보험료 체납자의 40%는 3년 이상 체납이 반복됐다. 그해 5월 6회 이상 보험료를 체납해 건강보험 적용을 못 받는 급여 제한자 중 만 65세 이상이 7만 975명이나 됐다. 만 19∼29세 미만인 청년층은 5만 5558명이었다. 가족이 실종되거나 고령, 장애 등의 이유로 보험료를 ‘결손 처분’하는 제도가 있긴 하다. 하지만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데다 본인이 직접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대상자라는 점을 입증해야 해 노인 가정이 나서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연대 납부 제도의 완전 폐지를 거부했다.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 이유다. 그럼 경제적 자립이 불가능한 노인만이라도 선별해 저소득 미성년자처럼 보험료 연대 납부를 면제해 주는 건 어떤가. 사회적 공감대를 모아 법 개정을 추진하면 될 일이다. 선진국이 됐다면 노인에게 그 정도 배려는 해야 하지 않을까.
  • 인간 내면에 감춰진 악마성… 위기의 한국 사회 밑변을 읽다

    인간 내면에 감춰진 악마성… 위기의 한국 사회 밑변을 읽다

    무더위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외국 유명 작가의 다양한 범죄 소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되고 있다. 인간의 악마성이나 본질적인 욕망 등을 치밀하게 묘사한 범죄 스릴러물이 코로나19로 지친 독자들에게 좋은 ‘북캉스’가 될 법하다.스웨덴의 대표 인기 스릴러 작가 스테판 안헴의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편지의 심판’(마시멜로)은 첫 번째 이야기인 ‘얼굴 없는 살인자’ 국내 출간 한 달 만에 한국 독자들을 찾는다. 세계 30개국에서 200만부가 넘게 팔린 이 시리즈는 스웨덴 형사 파비안 리스크가 사건을 해결하는 스릴러다. 잔혹한 사건 뒤에 가려진 인물들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며 공포와 긴장감을 조성한다. 전편 ‘얼굴 없는 살인자’가 청소년기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동창생 살인 사건을 다뤘다면, ‘편지의 심판’은 시체에서 장기가 사라진 연쇄 살인 사건을 그렸다. 파비안은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살인 사건 수사를 거듭할수록 그 이면에 정치적·국제적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스웨덴 최고의 범죄 소설상인 크라임타임 스펙세이버상과 독일 미미어워드 베스트 크라임상 등을 받았다.영국 여성 작가 C J 튜더의 네 번째 작품 ‘불타는 소녀들’(다산책방)도 타임스가 선정한 ‘2021 최고의 범죄 소설’로 기대를 모은다. 영국 성공회의 여성 신부 잭 브룩스는 작은 마을 교회에 부임하는데, 두 달 전 전임자가 자살했다는 사실과 30년 전 소녀 두 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이 있었음을 알고 진실을 좇는다. 하지만 이 마을에는 비밀이 있고 주민들도 신뢰할 수 없다. 미국 장르 문학의 거장 스티븐 킹에 비견돼 ‘여자 스티븐킹’으로 불리기도 하는 작가는 흔치 않은 여성 신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의 깊고 어두운 내면을 끄집어낸다.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매혹적이고 엄청난 충격과 반전으로 가득 찬 결말은 C J 튜더 최고의 소설”이라고 극찬했다.이 밖에 2014년 소설 ‘굿 걸’로 스릴러의 여왕 반열에 오른 메리 쿠비카의 신작 ‘디 아더 미세스’(해피북스투유)도 주목받는다. 세이디, 카밀, 마우스 세 여성의 시선으로 교차 진행되는 이 작품은 남편의 외도와 불륜, 가정 폭력을 겪는 등장인물들이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웃집 여자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세이디가 용의자로 몰리고, 세이디의 남편 윌과 불륜 관계에 있는 카밀의 외로움 등을 통해 인간 본연의 공포를 탁월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로도 제작된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5일까지 인물 심리 묘사와 긴장감을 선사하는 스릴러·미스터리 소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늘어났다. 오창은 중앙대 다빈치교양대 교수는 “범죄 소설은 사회에 부조리가 있을 때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으로 대중에게 문학적 쾌감을 준다”고 분석했다. 권성우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도 “전염병이 창궐하는 등 위기에 처했을 때 인간의 악마성이나 욕망 등으로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범죄 소설이 호소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 무더위 속 해외 범죄 소설 출간 열기…지친 영혼에 인간 본연 모습으로 ‘북캉스’

    무더위 속 해외 범죄 소설 출간 열기…지친 영혼에 인간 본연 모습으로 ‘북캉스’

    무더위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외국 유명 작가의 다양한 범죄 소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되고 있다. 인간의 악마성이나 본질적인 욕망 등을 치밀하게 묘사한 범죄 스릴러물이 코로나19로 지친 독자들에게 좋은 ‘북캉스’가 될 법하다. 스웨덴의 대표 인기 스릴러 작가 스테판 안헴의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편지의 심판’(마시멜로)은 첫 번째 이야기인 ‘얼굴 없는 살인자’ 국내 출간 한 달 만에 한국 독자들을 찾는다. 세계 30개국에서 200만부가 넘게 팔린 이 시리즈는 스웨덴 형사 파비안 리스크가 사건을 해결하는 스릴러다. 잔혹한 사건 뒤에 가려진 인물들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며 공포와 긴장감을 조성한다.전편 ‘얼굴 없는 살인자’가 청소년기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동창생 살인 사건을 다뤘다면, ‘편지의 심판’은 시체에서 장기가 사라진 연쇄 살인 사건을 그렸다. 파비안은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살인 사건 수사를 거듭할수록 그 이면에 정치적·국제적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스웨덴 최고의 범죄 소설상인 크라임타임 스펙세이버상과 독일 미미어워드 베스트 크라임상 등을 받았다.영국 여성 작가 C. J. 튜더의 네 번째 작품 ‘불타는 소녀들’(다산책방)도 타임스가 선정한 ‘2021 최고의 범죄 소설’로 기대를 모은다. 영국 성공회의 여성 신부 잭 브룩스는 작은 마을 교회에 부임하는데, 두 달 전 전임자가 자살했다는 사실과 30년 전 소녀 두 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이 있었음을 알고 진실을 좇는다. 하지만 이 마을에는 비밀이 있고 주민들도 신뢰할 수 없다.미국 장르 문학의 거장 스티븐 킹에 비견돼 ‘여자 스티븐킹’으로 불리기도 하는 작가는 흔치 않은 여성 신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의 깊고 어두운 내면을 끄집어낸다.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매혹적이고 엄청난 충격과 반전으로 가득 찬 결말은 C.J. 튜더 최고의 소설”이라고 극찬했다.이 밖에 2014년 소설 ‘굿 걸’로 스릴러의 여왕 반열에 오른 메리 쿠비카의 신작 ‘디 아더 미세스’(해피북스투유)도 주목받는다. 세이디, 카밀, 마우스 세 여성의 시선으로 교차 진행되는 이 작품은 남편의 외도와 불륜, 가정 폭력을 겪는 등장인물들이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웃집 여자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세이디가 용의자로 몰리고, 세이디의 남편 윌과 불륜 관계에 있는 카밀의 외로움 등을 통해 인간 본연의 공포를 탁월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로도 제작된다.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5일까지 인물 심리 묘사와 긴장감을 선사하는 스릴러·미스터리 소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늘어났다. 오창은 중앙대 다빈치교양대 교수는 “범죄 소설은 사회에 부조리가 있을 때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으로 대중에게 문학적 쾌감을 준다”고 분석했다. 권성우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도 “전염병이 창궐하는 등 위기에 처했을 때 인간의 악마성이나 욕망 등으로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범죄 소설이 호소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 올림픽 열어 IOC만 이득, 그런데 왜 죽자살자 하는 걸까?

    올림픽 열어 IOC만 이득, 그런데 왜 죽자살자 하는 걸까?

    일년 미뤄진 끝에 지난달 23일 막을 올려 그런대로 순항하며 8일 막을 내리는 2020 도쿄올림픽의 공식 개최 비용은 154억 달러(약 17조 6176억원)다. 늘 올림픽 막바지에 이런 기사가 나오는데 AP 통신이 이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7일 정리해 눈길을 끈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임을 감안해 300개의 병상이 갖춰진 병원 하나를 일본에서 짓는다면 5500만 달러가 드니 이런 규모의 병원을 300개 가까이 지을 수 있다. 또 일본 초등학교의 평균 건설 비용이 1300만 달러정도 되니 1200개의 초등학교를 지을 수 있다. 또 보잉 747 한 대가 4억 달러정도 되니 38대 정도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일본 정부의 예산 집행을 감시하는 기관들은 154억 달러의 곱절 정도가 실제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67억 달러를 뺀 나머지는 일본인들의 세금으로 충당한다. 여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3억 달러 정도를 책임져준다. 그나마 이 중 얼마는 팬데믹 이후 수백만 달러정도가 삭감됐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1960년 이후 올림픽은 그 전 대회보다 개최 비용이 평균 172% 상승했다. 도쿄 대회의 경우는 집계 기준에 따라 111~244% 늘어났다. 연구를 주도한 벤트 플라이버그는 “IOC와 개최 도시 둘 다 비용을 추적하는 데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비용을 추적할수록 비용이 늘어난 것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IOC와 개최 도시는 당황할 일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IOC가 개회식 비용 같은 것을 떠안아주면 개최 비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홀리 크로스 단과대학에서 스포츠경제학을 연구한 빅터 마테슨은 “올림픽 비용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어차피 발생할 것들을 올림픽에 맞춰 서두른 사회간접자본까지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964년 도쿄올림픽은 준비하는 비용을 얼마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가장 값싼 대회이면서 가장 비싼 대회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400억 달러 이상 든 대회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은 510억 달러가 들어가 가장 비싼 대회로 잘못 알려졌다. 플라이버그는 “베이징과 소치 대회에는 도로와 철도, 공항, 호텔 등등 인프라 비용이 들어간 반면, 도쿄 대회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누가 돈을 지불할지를 모호하게 만들어 IOC는 일단 올림픽을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이득을 본 것처럼 보이며 이윤을 추구하지 않아야 하는 IOC의 재정적 이득은 국기들과 시상식, 팬데믹을 이겨낸 선수들의 투혼 얘기 뒤에 가려진다. 여기에다 도쿄 대회는 일년 미뤄져 그에 따른 비용이 전가된다. 관리들은 28억 달러 정도가 최종 비용에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관중 대회로 치러져 8억 달러 정도의 관중 수입이 사라졌다. 이 손실은 일본 정부, 아마도 도쿄도 정부가 부담할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거대 광고회사 덴쓰 등 국내 후원기업 15곳으로부터 33억 달러를 거둬들였는데 많은 스폰서 기업들이 무관중이라 투자한 돈만 날렸다고 불평을 해댄다. 도요타는 국내 광고에서 자사 몫을 빼기로 했다. 결국 이번 대회 개최로 가장 큰 재미를 본 것은 IOC다. 관중은 없었지만 대회를 개최해 중계권료 수입으로만 30억~40억 달러를 쥐었다. IOC는 중계권 수입이 75%를 차지하고18%는 스폰서 수입이 차지한다. IOC가 우여곡절 끝에 대회를 강행하게 밀어붙인 원동력은 개최도시 합의 때문인데 IOC에게 유리하게 돼 있지 개최 도시에게는 불리하게 돼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재정적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 IOC의 연기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고 부정했다. 그는 15개월 전에 취소하지 않고 연기 결정을 내린 것은 보험으로 커버하면 훨씬 재정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손쉬운 결정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와 IOC는 한 번도 대회를 취소하면 얼마나 보험으로 손실을 메울 수 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그러면 도쿄는 왜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을까? 왜 다른 도시들도 그럴까? 독일의 스포츠경제학자 볼프강 매니그는 올림픽은 경기 부양 효과가 적어 어떤 가치라도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림픽을 친구들 잔뜩 불러모아 내 돈으로 여는 파티에 비유했다. 그냥 친구들이 즐겁게 놀다 가고 나중에 날 좋은 친구로 기억해주길 바라는, 그런 파티 말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조정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매니그는 “30년 가까이 연구에 매달린 결과, 올림픽은 국가(지역이라도)의 수입과 고용, 세금 수입, 관광 등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데 경제학자들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홈 어드밴티지와 개최국에 더 많은 메달이 돌아올 수 있고, 새 경기시설, 국제 인지도가 나아지고 도시 재생 사업 등이 원활해지는 이득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물론 일본 건설자본들은 이득을 챙긴다. 8개의 새 경기장을 지었는데 도쿄 국립경기장은 14억 3000만 달러가, 새 수영센터는 5억 2000만 달러가 들어갔다. 2024년 파리와 2028년 로스앤젤레스 조직위원회도 새 경기장 건설을 최소화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물론 일본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지만 5조 달러 규모의 경제에는 얼마 안되는 것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 ‘투신다리’ 오명 ‘동백대교’ 안전장치 시급

    ‘투신다리’ 오명 ‘동백대교’ 안전장치 시급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을 연결하는 동백대교에서 투신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안전장치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 동백대교 개통 이후 최근까지 2년 8개월 동안 교량과 주변 일대에서 발생한 투신자살 시도가 45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투신자살 사건은 2019년 5건, 2020년 15건, 올들어 25건 등으로 해마다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동백대교는 길이 1930m로, 차량 통행과 함께 사람들이 걸을 수 있도록 인도가 설치돼 있다.그러나 투신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 난간이 낮지만 투신 방지망 등 안전장치가 미흡해 해마다 사건 발생이 증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 서천소방서는 투신사건이 발생하면 119구조대원들의 접근이 어려운 현장에서 소방드론을 띄워 입체적인 작전을 펼치지만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관계기관에서는 투신자살 방지시설 설치 및 예방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투신사건이 끊이지 않았던 다른 지역 교량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살다리’ 오명이 붙었던 대구 아양교는 다리 난간에 적외선감지기 와 방송용 스피커 등을 설치해 위험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있다. 청주 문의대교도 2.6m높이의 난간과 야간 촬영이 가능한 투광기, 사물 감지센서 등 다양한 사고 방지 시설을 갖추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는 “동백대교 개통이후 투신자살 시도 신고가 크게 늘어 긴급출동 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 강서구의회, 고독사 예방사업을 위한 간담회

    강서구의회, 고독사 예방사업을 위한 간담회

    서울 강서구의회는 사회적 안전망에서 제외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고독사에 대한 논의를 지난 4일 진행했다.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의 이유로 혼자 임종을 맞이하고 일정기간(사망 후 3일 이상)이 지난 후 발견되는 죽음이다. 강서구에서 올해 발생한 고독사는 현재까지 10건에 달한다. 특히 폭염이 시작되는 7, 8월에 고독사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 강서구의회는 설명했다. 강서구의원들은 실태 파악과 해결책 모색을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김병진 의원, 강선영 의원, 김미영 생활복지국장, 김철우 복지정책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독사 예방을 위한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고독사 예방 사업을 위한 방안으로 ▲안전·건강관리솔루션 ▲위기가구 일제조사 ▲서울 살피미 애플리케이션(앱) 활용 등이 논의됐다. 또한 이웃살피미, 우리동네돌봄단 등 인적안전 자원을 활용한 예방, 관내 복지기관 및 돌봄 이용시설 등 민관협력을 통한 예방 방안이 논의됐다. 김병진 의원은 “단순한 미봉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보다 촘촘한 모니터링으로 복지대상자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선영 의원은 “더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독사 예방을 위한 다양한 시책 개발과 자원발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 ‘아내 살해’ 신고 뒤 극단 선택…현장엔 초등생 자녀 있었다

    ‘아내 살해’ 신고 뒤 극단 선택…현장엔 초등생 자녀 있었다

    경기 파주시에서 40대 남성이 흉기로 아내를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 선택을 했다. 숨진 아내의 곁에는 어린 자녀들이 있었다. 5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7분쯤 파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를 흉기로 찔렀고 자신도 뛰어내리겠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와 경찰은 아파트 인도에서 40대 남성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 후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사망했다. A씨의 집에서는 부인 B씨가 흉기에 찔려 숨져 있었고, 집 안에는 초등학생 자녀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두 명 모두 숨진 상황이라 정확한 사건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히는 한편, 유족과 주민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여기는 중국] 중국판 ‘범죄와의 전쟁’…조직폭력배 114명에 최고 사형 판결

    [여기는 중국] 중국판 ‘범죄와의 전쟁’…조직폭력배 114명에 최고 사형 판결

    중국 법원이 대규모 조직폭력 범죄 사건의 주범인 하이난성 폭력 조직원 144명에 최고 사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하이난성 제1중급인민법원은 폭력 조직을 이끌었던 두목 오 모 씨에 대해 감형 없는 사형과 개인 재산 몰수, 정치권력 영구 박탈 등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그와 폭력 조직을 공동으로 이끌었던 조직원 총 144명에 대해서도 최소 25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개된 재판 판결문에 따르면, 오 씨 등 폭력 조직원들은 지난 30년 동안 하이난 성 일대에서 폭력 조직원을 모집해 핵심 구성원에 대해서는 도박장 개설 및 타인 토지 불법 점용, 토지사용권에 대한 불법 판매, 갈취 등 범죄를 저질러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동안 오 씨 등 조직원들이 불법 취득한 금액은 무려 20억 위안(약 36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조직원 소탕 과정에서 오 씨를 포함한 조직원 상당수가 공동 생활했던 주택 내부에서는 21정의 권총과 사격용 소총 1정, 엽총 4정, 불법 복제 권총 5정, 탄환 1300여 발 등이 발견, 압수 조치됐다. 오 씨의 조직원들인 지난 30년 동안 저지른 범죄 혐의는 고의 살해, 고의 상해, 집단폭행, 강도, 불법 구금, 공갈, 도박, 도박장 개설 및 운영, 총기 불법 제조 및 유통, 탄약 불법 소지, 입찰 담합, 농지사용권 불법 판매, 토지 불법 점거 등을 포함한 총 120여 건의 위법 사실에 대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 씨 일당은 이 과정에서 총 4명의 주민을 살해한 사실도 확인됐다. 일부 조직원들은 불법적인 방식으로 피해자들의 금전을 갈취한 뒤 바다에 투신하도록 강제, 자살로 위장하는 등 각종 범죄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공개됐다. 또, 상당수 조직원들은 조직 간 보복 폭행을 위해 흉기와 둔기로 무장한 채 하이난성 일대를 활보, 주민들을 위협하는 사례도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오 씨의 폭력 조직은 사법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인근 주민들을 위협해 토지를 마구잡이식으로 차지했다”면서 “특히 이 과정에서 장기간의 범죄 행위를 감추기 위해 정부 기관 간부 다수에게 뇌물을 전달하려는 시도를 하는 등 장기간 정상적인 사법 질서를 훼손,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 씨의 폭력 조직원 144명에 대한 재판은 중앙 정법위원회가 일망타진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공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에 이목이 집중된 상태다. 총 144명에 대한 주요 범죄 안건은 8건, 개정 심리만 20일에 걸려 공개된 인민재판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재판부는 오 씨 등 조직원 사건에 대해 총 1000장, 80만 글자에 달하는 상세한 내용의 판결문을 공개한 상태다. 한편, 재판부는 두목 오 씨와 그의 오른팔로 불렸던 리 모 씨 등에 대해 “긴 세월 동안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저해할 정도로 치밀한 범행을 계획적, 조직적으로 반복해왔다”면서 “이들의 범죄는 인명 경시의 자세가 두드러졌다. 반사회적인 성향이 강하고 일체의 갱생 가능성이 없다”면서 1심에서 사형 판결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피고 144명이 불복해 상소할 경우 하이난성 고등법원에 이관돼 사건에 대한 추가 재판이 진행될 전망이다.
  • [데스크 시각] ‘82년생 김지영’의 눈물은 아직 흐르고 있다/한준규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82년생 김지영’의 눈물은 아직 흐르고 있다/한준규 사회2부장

    아내와 아들이 각자 약속으로 집을 비운 여유로운 지난해 어느 주말. 혼자 노트북을 켜고 빈둥거리다가 우연히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봤다. 큰 기대 없이 ‘킬링 타임’용으로 본 영화에 50대 초반의 아저씨인 내가 금세 빠져들었다. 혼자 오롯이 담당하는 ‘육아’의 무게와 출산 후 신체적 변화 등에 짓눌려 신음하고 아파하는 지영을 보며 20여년 전 아내 생각에 가슴이 저며 오기 시작했다. 2001년 8월 말 아들을 막 출산한 아내와 낯선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사회부의 경찰기자란 이유로 매일 밤 늦거나 아니면 아예 경찰서의 기자실에서 자는 일도 많았다. 처가가 먼 이유로 육아는 오로지 아내의 몫이었다. 힘들고 괴로워하며 ‘우울감’에 빠진 영화 속 지영의 모습에서 당시 아내가 보였다. ‘저렇게 힘들고 우울했겠구나’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멈춰지지 않았다. ‘당신만 애를 낳는 거야. 애 하나 가지고 뭐 그리 힘들다고 엄살이야’라며 아내를 타박하던 내가 너무 부끄럽고 원망스러웠다. 그때는 몰랐다. 아이를 낳는 것이 여성에게 큰 변화이고, 육아가 벅차고 어려운 일이며, 그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결혼하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여자에게 자연스러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 속 지영에게, 아니 아내에게 더 미안했다. 최근 산후우울증 관련 기획취재를 하면서 우리 현실에 깜짝 놀랐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혼자만 아이 낳니? 유난 떨기는…’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이 대부분이다. 산후우울증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국가 시스템이 20여년 전 아내가 출산할 때와 판박이였다. 쓰러져 있는 지영이의 손을 잡아 주는 정부나 지자체의 시스템이 전무했다. 지난 5년간 법원에서 확정된 산후우울증 관련 사건 33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인 16건이 ‘살인’이었다. 자신과 아이 등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넣은 것이었다. 행복과 축복이어야 할 출산이 비극의 씨앗이 된 것이다. 또 2015년 전국 20~40대 기혼 여성 110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3.7%는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가운데 실제로 2%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는 산모도 급증하고 있다. 2015년 1000명당 7.3명이던 산후우울증 고위험 산모는 2019년 24.4명으로, 3.34배 늘었다. 이처럼 출산을 계기로 많은 여성이 극단에 내몰리고 있지만, 정부에는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이 몇 명인지 통계조차 없다. 또 2019년 지역 보건소에서 우울증을 검사한 산모는 6만 6336명으로, 같은 해 출생아 수 30만 3000명의 21.8%에 불과하다. 산모 10명 중 8명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주소다. 정부는 OECD 만년 꼴찌인 출산율을 올린다며 올해만 36조원, 2025년까지 196조원의 저출산 대응 예산을 쏟아붓는다지만 정작 산후우울증 예방과 치료 관련 대책과 예산은 하나도 없다. 우리의 현실이 이 지경인데 산후우울증을 경험한 여성이 둘째를 낳을 수 있을까? 당장 정부와 지자체가 초보 엄마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기를 몇 시간 돌봐 주는 보육 도우미도 좋지만, 정신적 압박과 신체적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치유할 수 있는 정신적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 출산에 대한 부부 교육도 꼭 필요하다. 더는 우리 사회에 ‘82년생 김지영’같이 고민과 우울증을 앓는 초보 엄마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중년 직장인의 위기와 도움/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중년 직장인의 위기와 도움/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최근 40대 중반 직장인을 진료실에서 유독 자주 만난다. 한 40대 직장인은 최근 임원한테서 ‘자신처럼 세상으로 나아가 프로젝트도 따오고 영업도 하라’는 질책을 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자신이 성실히 노력했던 모든 것을 부정당하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직장인은 기질성격검사에서 새로움 추구 경향이 유독 낮게 나왔다. 그런 그에게 갑작스런 변화 요구는 위기의 시작이었다. 동료들과 두루 친하게 지내던 한 40대는 노조위원장을 맡아 보라는 주변 권유를 덥석 받아들였다. 몇 가지 실수로 시작해 관계는 꼬이고 적이 생기면서 이후 심각한 우울증이 찾아왔다. 위원장을 그만두고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한참 휴직을 하고서야 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의 낮은 위험회피 경향과 높은 사회적 민감성은 노조원으로서는 장점이었지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위험요인이었다. 조직 논리에 따라 중년에게 역할 변화를 요구하는 일이 자주 있다. 공무원, 경찰 등 공공조직은 직급 승진에 따라 필수교육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가 있지만 민간기업에선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때로 변화의 요구는 폭력적이다. 중년은 마치 인생의 정오와 같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엄습한다. 이 시기는 배치전환, 승진, 해고 등 조직 문제도 크지만 우리나라에선 특히 관계의 문제가 적지 않다. 나이와 행복에 대한 많은 연구를 보면 인생경로에 따른 행복도가 U자형을 보인다. 중년에 스트레스가 높고 행복감이 낮은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 셈이다. 1960년대 미국 정신과 의사 엘리엇 자크는 ‘중년의 위기’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중년, 그중에서도 특히 남성은 오히려 꼭 필요한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40~50대의 자살사망자가 가장 많다. 중년의 경제적 위기도 원인이 되지만, 이들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사회를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에는 직장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기업정신건강연구소장 신영철 교수는 법률조언이 필요해 고문 변호사를 둔 기업은 많은데 이제 임직원의 정신건강을 조언해 줄 고문정신과 의사도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은 1980년대에, 일본은 2000년부터 근로자지원프로그램에 정신건강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2013년부터 영국 하원은 정신건강서비스를 의원과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정신건강 진료건수가 연 1500건에 이르고 24시간 무료로 비밀보장을 받으며 이용할 수 있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에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6명을 포함한 다학제 정신건강전문가를 직장에 배치하고 있다. 중년의 위기에 누구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도 큰 조직부터 제도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 “DC는 빌런의 보물 창고, 그 중 으뜸은 할리퀸”

    “DC는 빌런의 보물 창고, 그 중 으뜸은 할리퀸”

    “할리퀸은 슈퍼맨과 원더우먼, 아이언맨 등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캐릭터다. 이 캐릭터엔 배우 마고 로비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보다 더 뛰어난 배우를 생각할 수 없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제임스 건(사진)감독이 히어로물을 주로 만드는 마블과 DC 영화의 차이점부터 할리퀸 등 영화 속 주요 캐릭터, 그리고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까지 다양한 뒷이야기를 밝혔다. 건 감독은 2일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오리지널 코믹북의 팬”이라며 “연출에 전혀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 이 영화 만드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영화는 미국 교도소 중 최고의 사망률을 기록한 벨 리브에 모인 초인 악당들(빌런) 이야기다. 감옥을 나가기 위해 이들은 ‘자살특공대’ 태스크 포스X에 합류해 광기 어린 활약을 펼친다. 2016년 개봉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캐릭터가 일부 등장하지만, 별개 작품이다. 배우 마고 로비가 연기하는 할리퀸을 비롯해 릭 플래그 대령(조엘 킨나만 분)과 슈퍼 빌런들의 배후에 있는 아만다 월러(비올라 데이비스 분)를 제외하고 블러드 스포트, 피스메이커, 폴카도트맨, 자벨린, 몽갈, 씽커 등 다채로운 악당들이 등장한다.영화는 시작 당시 DC 코믹스의 라이벌인 마블 스튜디오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연출했던 건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으면서 주목받았다. DC 코믹스는 야심 차게 내놓은 ‘저스티스 리그’(2017) 등 여러 작품이 줄줄이 혹평받자 건 감독에게 영화를 맡기면서 “마음대로 만들라”고 전권을 부여했다. 그러다 보니 양쪽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독특한 작품이 나왔다. 양쪽 영화를 모두 연출한 첫 감독인 그는 “DC는 75년 동안 쌓여온 슈퍼 빌런들이 많다. 쿨한 캐릭터도 있고, 무용해 보이고 웃겨 보이는 캐릭터도 있다. 히어로와 빌런 등의 그림도 만들고 이들을 조합해서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부적응자들, 잘못된 결정을 내린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건 슈퍼 히어로와 달리 자신의 인생을 구제하는 모습을 담는 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캐릭터를 선택한 기준으로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했다. 캐릭터에 스토리가 없다면 제거했다. 이 스토리의 균형을 맞춰 서로 잘 어울려서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각별히 신경 쓴 캐릭터로는 역시 수어사이드 특공대의 주연인 할리퀸이었다. “할리 퀸은 광기 속에서도 자신을 배워간다. 자기 자신을 표출하는 방식이 광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독창적인 방식으로 성장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또 이전과는 달리 선함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영화 제작 당시 한국 영화를 참고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건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는 자기 복제가 되어 가고 있다. 같은 반전이나 비슷한 캐릭터가 나온다. 서로 다른 개성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은 장르를 섞고 혼합해서 매력적인 영화를 만든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괴물’도 그렇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한국영화, 홍콩영화, 일본영화를 보며 영감을 얻었다. 그렇게 해서 이번 영화를 촘촘하게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 [근대광고 엿보기] 경성의 호화 프랜차이즈 카페 ‘낙원장’/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경성의 호화 프랜차이즈 카페 ‘낙원장’/손성진 논설고문

    현대적 의미의 카페는 1686년에 이탈리아에서 문을 열었다고 한다. 맥주 등 술도 팔았지만 주로 커피 등 음료를 마시는 사교 공간이었다. 지금의 수많은 커피 전문점들도 대체로 원형을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는 달리 1930년대 경성(서울)에서 번성한 카페는 여성 종업원(여급)을 두고 위스키나 와인, 맥주를 판매한 유흥업소였다. 커피를 파는 곳은 끽다점, 다실로 불리며 구별됐다. 술집 형태의 카페는 일본에서 유입된 것이다. 경성의 카페는 처음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던 남촌(명동과 충무로 일대)에서 생겨났다가 점차 북촌(청계천의 북쪽 종로, 인사동 일대)에서 급속히 늘어났다. 룸 형태의 남촌 카페와 달리 북촌 카페는 주로 칸막이로 돼 있었다. 홀에는 재즈 음악이나 대중가요가 흘렀고 큰 카페에는 전속 악단도 있었다. 카페들에선 수십 명이나 되는 종업원들이 양장이나 기모노 차림에 짙은 화장을 하고 손님의 말동무가 돼 주었다. 1930년대 초 통계를 보면 경성의 카페 수는 74개, 종업원은 총 1000여명에 이르렀다. 카페에서는 육체적인 접촉, ‘에로 서비스’도 성행해 타락의 온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손님과 종업원의 로맨스 또는 불륜이 심심찮게 있었고, 모던보이와 사랑에 빠진 종업원의 자살 사건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소수의 이름난 배우나 기생 출신, 인텔리 여성들도 카페에서 일했다. 북촌의 유명한 카페로는 종로의 엔젤, 평화, 왕관, 낙원회관, 목단, 희대지, 백령 등이 있었다. 남촌에서는 타이거, 릴리, 은좌, 바론, 적옥, 아리랑 등이 인기를 끌었다. 그중에서도 낙원회관은 카페의 프랜차이즈를 추구한 경성 최대 규모의 기업형 카페였다. 종로의 낙원회관은 본관이었고 낙원별관, 낙원본정(혼마치), 낙원장 등 지점을 거느렸다. 낙원 카페의 창업주는 나카노라는 일본인으로 부산과 만주로 사업 확장을 꿈꾸어 ‘카페왕’으로 불렸다고 한다. 나카노는 시설을 최고급으로 꾸미고 종업원도 엄격한 기준으로 뽑았다. 1936년 문을 연 ‘낙원장’ 광고를 보면 시설과 규모, 형태를 짐작할 수 있다. 나카노는 일본 도쿄 최고의 카페를 직접 둘러보고 개점했다고 한다. ‘37년식 스팀 장치’, ‘경성 제일을 자랑하는 염가의 식사’, ‘커피 한잔으로 미녀와 더불어 즐겁게 한다’, ‘50명의 미인이 절대적인 노팁(no tip)으로…’ 등의 광고 문구에서 낙원장의 시설과 영업 방식을 읽을 수 있다. 광고 속의 사진을 보면 그렇게 높지 않은 칸막이로 둘러싸인 접대 공간이 있고 시설이 화려해 보인다. 낙원장의 위치가 보신각 바로 뒤임을 알려 주는 지도도 광고에 첨부돼 있다.
  • #소년공 #인권변호사 #경기지사… 정책·민심 업고 “끝까지 간다”

    #소년공 #인권변호사 #경기지사… 정책·민심 업고 “끝까지 간다”

    내년 3월 9일 실시되는 20대 대선을 향한 여야 레이스가 뜨겁다. 서울신문은 유권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주요 주자가 걸어온 길, 정책, 캠프 등을 분석하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첫 번째 주자는 예비경선이 끝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다. 여야 후보를 번갈아 싣는다.“헌인능에 소풍 갔다 오는 중학생 아이들과 마주쳤다. 나는 교복 하나 입어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 입을 것이다.”(검정고시 준비하던 1980년 5월, 일기장) “앞으로 성남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억울한 사람을 위해 일하겠다.”(사법시험 합격한 1986년 11월, 언론 인터뷰)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를 현재 성남시 재정으로 갚을 능력이 안 돼 지급유예를 선언한다.”(2010년 7월, 성남시장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이재명(57) 경기지사의 유년 시절은 가난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경북 안동 산골에서 태어나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성남시 빈민촌으로 이사했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소년공이 된다. 목걸이, 야구글러브, 시계 공장을 전전하며 일했고 글러브 공장에서 프레스기에 왼팔이 끼여 장애 6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이 지사의 일기를 엮은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에는 “나 같은 팔 병신은 군역이 면제될 텐데 정말 그렇게 되면 난 어떻게 한단 말이냐”라고 적혀 있다.막막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장애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학비는 물론이고 매월 20만원씩 생활비를 지원받는 장학생으로 중앙대 법대 82학번으로 입학했다.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로 들어가 ‘노동법연구회’ 학회에서 정성호 의원 등을 만났다. 학회에서 당시 인권변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인권변호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굳힌다.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숙명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부인 김혜경씨와 1991년 결혼해 연년생 두 아들을 얻게 된다.‘성남시민모임´의 창립 구성원으로 #시민운동을 시작, 2002년 분당 파크뷰 아파트 특혜분양 사건으로 성남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성남시립병원 설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공동대표로 활동하다가 2004년 성남시의회에서 공공의료원 심의를 거부당한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한다.2006년 성남시장,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낙선한 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정치에 데뷔한다. 성남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성남시 #모라토리엄(채무 지급유예)´ 사건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 주요 정치인과 설전을 벌이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시장실 폐쇄회로(CC)TV 설치 등 기존 정치인과 다른 문법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청년 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지원 등 ‘#성남시 3대 무상복지’로 존재감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소송을 벌였고 재선 이후에는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2016년 촛불 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야를 처음으로 요구했고, 탄핵 정국을 거치며 대권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가 3위에 그쳤지만 ‘사이다’ 발언에 열광한 열성 지지자 모임인 ‘손가혁´(손가락혁명군)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되며 #경기도 기본소득, 신천지교회 강제조사, 불법 계곡 정화사업으로 #‘강한 행정가´로서 이재명표 정책을 부각했다.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은 검찰에서 무혐의 및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 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무죄, 2심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당선 무효 위기에 몰렸으나 지난해 7월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 [대선주자대해부] #소년공#인권변호사#경기지사…정책·민심 업고 “끝까지 간다”

    [대선주자대해부] #소년공#인권변호사#경기지사…정책·민심 업고 “끝까지 간다”

     이재명, 1위 주자 되기까지  “헌인능에 소풍 갔다 오는 중학생 아이들과 마주쳤다. 나는 교복 하나 입어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 입을 것이다.”(검정고시 준비하던 1980년 5월, 일기장)  “앞으로 성남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억울한 사람을 위해 일하겠다.”(사법시험 합격한 1986년 11월, 언론 인터뷰)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를 현재 성남시 재정으로 갚을 능력이 안 돼 지급유예를 선언한다.”(2010년 7월, 성남시장 취임 후 첫 기자회견)  이재명(57) 경기지사의 유년 시절은 가난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경북 안동 산골에서 태어나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성남시 빈민촌으로 이사했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소년공이 된다. 목걸이, 야구글러브, 시계 공장을 전전하며 일했고 글러브 공장에서 프레스기에 왼팔이 끼어 장애 6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이 지사의 일기를 엮은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에는 “나 같은 팔 병신은 군역이 면제될 텐데 정말 그렇게 되면 난 어떻게 한단 말이냐”라고 적혀 있다.  막막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장애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학비는 물론이고 매월 20만원씩 생활비를 지원받는 장학생으로 중앙대 법대 82학번으로 입학했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로 들어가 ‘노동법연구회’ 학회에서 정성호 의원 등을 만났다. 학회에서 당시 인권변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인권변호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굳힌다.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숙명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부인 김혜경씨와 1991년 결혼해 연년생 두 아들을 얻게 된다.  ‘성남시민모임’의 창립 구성원으로 #시민운동을 시작, 2002년 분당 파크뷰 아파트 특혜분양 사건으로 성남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성남시립병원 설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공동대표로 활동하다가 2004년 성남시의회에서 공공의료원 심의를 거부당한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한다.  2006년 성남시장,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낙선한 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정치에 데뷔한다. 성남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성남시 #모라토리엄(채무 지급유예)’ 사건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 주요 정치인과 설전을 벌이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시장실 폐쇄회로(CC)TV 설치 등 기존 정치인과 다른 문법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청년 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지원 등 ‘#성남시 3대 무상복지’로 존재감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소송을 벌였고 재선 이후에는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2016년 촛불 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야를 처음으로 요구했고, 탄핵 정국을 거치며 대권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가 3위에 그쳤지만 ‘사이다’ 발언에 열광한 열성 지지자 모임인 ‘손가혁‘(손가락혁명군)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되며 #경기도 기본소득, 신천지교회 강제조사, 불법 계곡 정화사업으로 #‘강한 행정가’로서 이재명표 정책을 부각했다.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은 검찰에서 무혐의 및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 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무죄, 2심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당선 무효 위기에 몰렸으나 지난해 7월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1호 공약은 ‘공정 성장’…불공정·양극화 해법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선 공약과 정책 분야에서 자신의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3년의 공약이행률을 근거로 추진력을 강조한다. 이 지사는 “이재명은 지킬 약속만 하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며 이를 경쟁 후보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이 지사는 지난달 18일 1호 공약으로 ‘전환적 공정 성장’을 내놨다. 기본소득 후퇴가 아니냐는 지적을 감수하고 1호 공약으로 ‘성장 해법’을 택했다. 그는 저성장의 원인을 불공정과 양극화에서 찾았다. 출마선언문에서도 “누군가의 부당이익은 누군가의 손실”이라며 불평등과 양극화가 자원 배분과 경쟁의 효율을 떨어뜨려 성장동력을 훼손한다고 진단했다. ‘공정’을 달성하면 우상향 성장경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적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 하청기업과 납품업체, 대리점과 가맹점, 소상공인 등 갑을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경제적 약자들에게 단체결성 및 협상권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다만 단체행동권은 “아직 도입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있다”며 제외했다. 또 불법행위에 징벌 배상을 도입하고, 공정거래위원회 권한을 대폭 강화한다. 이와 함께 정부 주도의 대대적 투자로 에너지·디지털·바이오 산업을 키운다. 기후에너지부, 대통령 직속 우주산업전략본부, 데이터전담부서 설치도 공약했다.  이 지사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연 100만원, 청년은 추가 100만원을 얹어 연 총 200만원으로 설계했다. 약 59조원(전 국민 52조원+청년 7조원)의 재원은 먼저 재정 구조개혁으로 25조원, 각종 조세 감면 제도 축소로 25조원을 확보해 증세 없이 시작한다. 이후 기본소득의 효과를 증명하고 기본소득 탄소세와 기본소득 토지세(국토보유세 신설)를 도입한다는 게 이 지사의 구상이다. 여야 가릴 것 없는 맹폭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친문(친문재인)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토론회에서는 “기본소득은 민주당의 길을 계승하는 게 아니다”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은 추후 공개할 부동산 공약의 핵심 내용이다. 부동산으로 수익을 내는 게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무주택자는 누구나 30년 이상 살 수 있는 기본주택을 공급한다. 법정 최고금리를 10%로 제한하는 것도 이 지사의 핵심 공약이 될 예정이다. 이 지사는 지난달 17일 “대통령 당선 시 1호 업무로 대부업체 법정 최고금리를 10%로 낮추겠다”고 했다.  ‘실용적 민생 개혁의 실천’도 이 지사가 내세우는 핵심 기조 중 하나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재보궐 참패 후 “작든 크든 민생에 도움 되는 실질적 개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며 “반발이 적은 작은 개혁도 많이 모이면 개벽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2017년 대선 출마 선언 때 말한 “작은 일 잘하는 사람이 큰일도 잘한다”와 같은 맥락이다. 최근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고 하자 이 지사 측은 “닭도 잡지 못하면서 소 잡는 칼을 갖고 있으면 뭐 하냐”고 반격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계파에 치우치지 않은 ‘新친명’ 열린캠프    이재명 경기지사의 20대 대통령 경선 캠프인 ‘열린캠프’와 5년 전 성남시장 당시 19대 대통령 경선 캠프였던 ‘공정캠프’의 규모는 천지 차이다. 제윤경, 유승희, 정성호, 이종걸, 김영진, 김병욱 등 현역 의원은 6명이 전부였던 공정캠프는 당시 가장 작은 규모로 ‘다윗’이었지만, 지금은 수십명의 현역 의원이 가담한 골리앗으로 변모했다.  이재명 열린캠프의 특징은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캠프에는 86세대 운동권 출신부터 친조국 의원, 비주류까지 모두 모였다. 캠프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상임선대위원장은 운동권 출신이자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인 우원식 의원이 맡았다. 고 김근태 고문을 따르던 우 의원은 계파색이 엷은 개혁 성향 의원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더좋은미래를 이끄는 박원순계 핵심이었던 박홍근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으며 힘을 보탰다. 계파가 없지만, 그간 당직을 맡았던 중진도 눈에 띈다.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과 최고위원으로 일했던 남인순 의원이 대표적이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그룹과 친조국 의원들은 이 지사의 ‘비주류’ 이미지를 상쇄해 준다. 원조 친노로 분류되는 윤후덕 의원, 친문 송재호 의원은 캠프와 친문 지지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친조국 의원 모임으로 불리는 ‘처럼회’의 멤버도 대거 열린캠프에 입성했다. 김남국 의원이 수행실장을 맡고 있고, 황운하 의원도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최고위원을 역임했던 박주민 의원과 이재정 의원도 뒤늦게 캠프에 들어왔다. 2030 당원에게 인기가 많은 당내 최연소 전용기 의원도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원조 친이재명계는 배후에서 이 지사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캠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 지사의 거친 이미지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정 의원과 이 지사는 고시원 앞뒷방에 기거하며 우정을 쌓았고 28회 사법시험에 나란히 합격한 평생 동지다. 이 지사가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단점은 주로 김영진 의원이 보완한다. 김 의원은 최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문제 삼는 등 공격을 주도했다. 김 의원은 전략기획위원장,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거친 당내 전략통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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