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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근육 키우는 소통과 공감… 다큐, 책, 강연으로 담아내다

    마음근육 키우는 소통과 공감… 다큐, 책, 강연으로 담아내다

    작가 박상미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글쓰기는 물론 영화 연출, 심리 상담, 방송 진행, 연구와 강연과 교육 등 여러 방면의 활동을 해 왔기 때문이다. 몇 사람이 협업해도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오롯한 완성도로 이루어 온 그는 정작 자신을 어떻게 규정할까? “매 순간 의미를 발견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어떤 그릇에 마음을 담아야 더 많은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 보니 여러 가지를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제 관심은 ‘사람’입니다. 언제나 사람에게 배우고 귀 기울이고 싶습니다.”그동안 그가 낸 책들을 산문으로 포괄할지 에세이 장르로 명명할지 잠시 머뭇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제 글이 어느 장르에 속하는지 궁금해 온라인서점에 들어가면 ‘인문학’, ‘에세이’, ‘심리학’에 고루 배치돼 있어요. ‘인문학’에 있을 때 가장 마음이 놓이는 걸 보면 저는 제 글이 ‘산문’으로 인지되길 원하는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호소력이 큰 산문 미학에 담아낸 인간 탐구의 궤적이 말하자면 박상미가 맞아들이는 ‘문학의 순간’이었던 셈이다.작가는 아버지 사업이 기울어 집안 분위기가 어두워졌던 중학생 때 그레이브스병을 심하게 앓았다. 결국 고등학교 입시에 떨어져 재수를 하게 됐을 때 죽을 계획까지 세웠지만 아버지가 어린 딸을 살렸다고 그는 기억한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부산시립도서관에 딸을 데려다주면서 “여기는 책도 많고 좋은 영화도 틀어 주니까 네 인생을 축복의 시간으로 이끌 거야. 상미는 네 말대로 사람을 살리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거야”라고 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좋은 문장을 옮겨 쓴 독서일기 형태의 편지를 지속적으로 보내 주었다.1년여 동안 어린 상미는 문학, 심리학, 철학 책을 읽으면서 삶의 긍정적 기미를 깨달아 갔다. 그 경험을 글로 옮겨 백일장, 공모전에 여러 차례 당선됐는데 ‘문학 특기생’ 이름표를 달고서야 어린 상미는 어깨를 펼 수 있었다. 대학 시절 아버지가 담도암으로 돌아가셨을 때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찾아왔지만 역시 아버지가 남긴 편지 한 박스로 다시 일어섰다고 한다. 그는 30대가 되어 스스로 돈을 벌면서 공부를 시작했고 처음에는 문학을, 나중에는 상담심리학과 대중문화를 연구해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러한 과정이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글쓰기의 자양이 돼 주었던 것이다.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글쓰기  가난·병으로 삶이 힘겨울 때마다 독서와 아버지의 편지로 일어나 문학·상담심리학·대중문화 연구 글쓰기 권유해 어머니 상처 치유 작가로서 기반을 다져 가던 어느 날 어머니에게 글쓰기를 권유해 어머니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엄마는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아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셨어요. 밖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데 정작 엄마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게 죄송했어요. 어릴 때 이야기를 하나씩 글로 써 보시라고 했는데 다섯 살 때 기억을 생생하게 묘사하시는 거예요. 엄마가 글을 잘 쓰세요. 엄마 글을 통해 엄마 마음속에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만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딸은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칭찬해드렸다. “우리 엄마, 정말 잘 사셨네!” 어머니는 글쓰기를 통해 과거와 화해하고 자존감을 찾아갔다. 기억력도 좋아졌다고 한다.그는 영화도 찍었는데 그 맥락이 그의 글쓰기를 빼닮았다. “독일에 연구원으로 나가 있을 때 취미로 영화를 배웠어요. 독일에 입양된 한국인 친구를 알게 됐는데 그 친구는 자신이 노량진 수산시장 쓰레기통에 탯줄을 단 채로 버려져 있었다는 충격적인 말을 건네 주었어요. 한국에 가서 엄마를 찾고 싶으니 도와 달라면서 그 과정을 촬영해 주면 좋겠다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 ‘찍고 싶다’에서 ‘찍어야만 한다’로 영화의 의미가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2015년 박상미는 미혼모와 입양인 이야기를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마더, 마이 마더’를 찍었다. 이 작품은 여성영화제, 인권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되기도 했다. 몇 년 후에는 강원 영월 상동 폐광촌 할머니들이 자서전을 쓰고 싶다고 강의를 요청해 와 찾아갔는데 절반이 글을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한 할머니께서 “나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데 내 인생 한이 너무 많아 입으로라도 쓰고 싶어 왔소”라고 호소하자 박상미는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2019년에 찍은 장편 다큐 ‘내 인생 책 한 권을 낳았네’는 그렇게 탄생했다. 영화를 먼저 찍고 이야기를 받아 적어 같은 제목의 책도 펴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국 현대사 특별전에서 상영작으로 초대받았어요. 관장님께 평생 서울 구경을 못 해본 할머니들이니 관광버스 대절해 전원 모시고 오자고 부탁했어요, 영화가 끝난 후 할머니들이 무대에 올라 전원 마이크를 잡고 자기소개를 했지요.” 이제 미혼모, 탄광촌, 교도소 등 주변부를 탐색하는 일은 박상미 글쓰기의 토대이자 무대가 됐다. “미혼모의 삶을 알게 되면서 아이를 입양 보낸 다양한 사연을 들을 수 있었어요. 교도소와 소년원에 심리치료 교육을 자원해 들어갔죠. 모든 것이 연결돼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법무부 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 6만여명을 대상으로 고민상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 가석방되는 모범수와 인사 나눌 기회가 있는데 “내일 퇴소합니다. 감사한 마음 갚을 길이 없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 여전히 울컥 눈물이 난다. 그는 이 일을 지치지 않고 오래 지속하고 싶다고 한다. 그럴 수 있기를 응원한다.박상미의 글쓰기 키워드는 치유, 회복, 소통, 공감이다. 감염병 시대에 더욱 맞춤한 것 같다. “자살 시도, 아동 학대, 고독사, 협의 이혼 신청이 증가했어요. 우울감, 무기력감, 대인기피 증상도 깊어지고요. 소통에 유연해지려면 예전보다 더 많은 관계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책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에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이 적혀 있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밖에는 들을 수 없다고 괴테가 말했어요.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연습, 잘 듣고 상대의 진심을 해석하는 연습, 나의 진심을 오해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연습,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공감 연습은 건강하고 안전한 관계를 맺는 데 반드시 필요해요.” 이러한 그의 경험과 실천은 우리 시대의 건강한 산문 미학이 어디를 향해야 할지를 암시해 주기에 족했다. 작가는 그동안 베스트셀러도 여럿 냈다. 스스로 생각하는 대표 저서는 어느 것일까? “우리 마음속에는 울고 있는 어린아이가 한 명쯤 살고 있죠. 죽음의 문턱까지 어린 저를 데려갔던 가난,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 다시 살기로 결심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간 인생의 기록을 쓴 책이 ‘마음아, 넌 누구니’예요.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잘 달래 주어야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갈 수 있는데 어린 시절 상처를 그대로 품고 살아가는 어른들이 많아요.” 그러고 보니 박상미의 말과 글에는 ‘울고 있는 어린아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주변 탐색의 결과, 다큐와 글쓰기 입양인 친구 사연 다큐로 남기고 책으로 펴낸 폐광촌 할머니들 삶 교도소·소년원 심리치료도 자원 “힘든이들의 의미 있는 삶 도울 것 “마음과 대화하는 법을 익히고, 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은 이미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쓴 거지요. 심리 상담을 받고 싶어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 쓴 것이기도 하고요. 상처 많은 사람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와 함께 작가는 마음을 보호하려면 ‘마음근육’을 길러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몸도 근육을 기르지 않으면 힘을 쓸 수 없듯이 마음도 근육을 기르지 않으면 무력감과 불안감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마음근육에서 긍정 에너지를 발산해야 삶의 기초대사량이 늘어나며, 아픈 마음을 발견하고 위로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안에 울고 있는 어린아이는 그렇게 스스로의 마음근육으로 삶을 위안해 갈 것이다. 그는 이제 무엇을 새롭게 해 갈까? “요즘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어요. 청소년의 마음근육을 키워 주는 이야기를 쓰고 영화로도 찍고 싶어요. 누구나 와서 책 읽고 토론하고 강의도 듣고 상담도 받는 쉼터를 만드는 게 꿈이었는데 곧 문을 엽니다. 특별히 소년원 출신 아이들이 머물면서 계획을 세우는 공간으로 활용될 겁니다.” 그는 여전히 힘든 사람들이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 싶다고 한다. 책의 수익금을 교도소, 소년원, 미혼모 자녀에게 도서를 후원하는 데 쓴다고 한다. “혼자 쓴 게 아니잖아요. 공감의 힘이지요.” 이제 우리는 그를 ‘인문 에세이스트 박상미’로 호명해도 괜찮을 것이다. 문학적 글쓰기가 얼마나 인간의 삶을 치유와 공감 쪽으로 접속할 수 있는지를 강렬하게 느낀 어느 늦겨울의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글로벌 In&Out] 러시아, 크림전쟁 패배 잊었나/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러시아, 크림전쟁 패배 잊었나/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연구과 박사과정

    최근 서양이든 한국이든 일본이든 뉴스에서 ‘러시아’를 검색하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관한 기사가 많이 나온다. 지난 2월 10일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을 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자 라브로프는 통역관에게 “통역할 필요 없다”고 했다. 왜 그럴까? 사실 최근 러시아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와 151년 전 파리조약 파기와의 역사적 유사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1812년 프랑스군의 침략을 물리친 러시아는 이듬해 유럽 원정에 나서 나폴레옹의 프랑스 패망과 왕정 복고에 크게 기여했다. 1825년 말 제위에 오른 니콜라이 1세는 유럽의 군주제를 보호하는 걸 사명으로 삼아 유럽의 혼란이 러시아 이익에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1848년 오스트리아제국에서 발발한 헝가리 혁명 등 19세기 유럽 혁명운동의 탄압에 적극 참여했고, 이에 힘입어 ‘유럽의 헌병’으로까지 불렸다.  하지만 유럽의 상황이 안정되자 러시아는 유럽의 수호자에서 적으로 변했다. 1853년,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의 분쟁을 이용한 영국과 프랑스, 오스트리아제국은 크림전쟁에서 러시아를 패배시키고 파리조약을 통해 흑해의 해군기지와 영토 일부를 포기하게 했다. 러시아에 있어 이들 서유럽 제국의 참전은 배은망덕의 행위였다. 당시 러시아 외무상인 알렉산드르 고르차코프는 “러시아는 화를 내지 않고 힘을 집중하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러시아의 지위를 회복할 기회를 기다렸다.  기회는 1870년에 왔다. 프로이센과 프랑스의 오랜 마찰이 결국 전쟁으로 이어지면서 유럽이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됐다. 프랑스가 패배의 길을 걷기 시작하자 고르차코프는 러시아가 더이상 파리조약에 얽매이지 않고 흑해에 해군을 주둔시킬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혼란에 빠지면서 이에 반대할 여유조차 없던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달라진 지위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871년 3월 런던회담에서 러시아 해군 흑해 주둔을 금지했던 파리조약은 사실상 폐기됐다.  오늘날 러시아는 150여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1990년대 초 통일의 길을 걷고 있던 독일은 이 통일이라는 목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유럽 주요 국가들의 동의가 필요했다. 한데 소련에 있어 동독은 자신들을 가상의 적으로 삼아 온 나토의 위협을 저지하는 방어선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당시 소련의 최고지도자인 고르바초프는 독일의 통일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길 원했다. 미국이 이를 약속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르바초프에 따르면 구두 약속은 했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 통일 직후 사회주의 진영은 나토와 관계없이 스스로 붕괴됐고, 1991년 말 소련도 해체됐다.  반면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 이후에도 나토는 이들 진영의 국가들을 흡수하면서 확장해 나갔다. 1999년 헝가리, 체코, 폴란드가 나토에 가입했고 2004년에는 구소련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동유럽의 많은 국가들도 나토에 들어갔다. 냉전에서의 패배로 러시아는 중부 유럽에서의 방어선을 상실하는 차원을 넘어 러시아를 여전히 적대시하는 나토가 러시아 국경 인근에다 군사기지를 두는 상황을 맞았다.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한다면 러시아로선 완전히 완충지대를 잃게 되는 것이다.  지금 러시아 상황은 크림전쟁 패배 직후와 비슷하다. 아무리 군사력이 뛰어나다 해도 나토와 전쟁을 하거나 서방세계의 혹독한 경제 제재를 받는 건 러시아에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유일한 선택지는 고르차코프가 한 것처럼 ‘힘을 집중’하면서 유럽에서 분열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다. 러시아는 이를 직시해야 한다.
  • ‘또’ 가정 참극...자녀 2명 살해 후 투신 자살 혐의 20대 공군 병사

    ‘또’ 가정 참극...자녀 2명 살해 후 투신 자살 혐의 20대 공군 병사

    대만 타이중의 조용한 한 주택가에서 20대 남성이 투신 자산을 시도한 사건과 관련해 남성의 두 자녀가 모두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대만 매체 연합보는 지난 13일 새벽 주택가 일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25세 남성의 투신 자살 미수 사건 수사 중 그의 집 안에서 살해된 두 명의 아동 사체가 발견됐으며 이들이 투신 시도를 했던 남성의 친아들로 확인돼 두 사건의 연관성을 수사 중이라고 14일 보도했다. 타이중시 관할 경찰국은 이날 투신 자살을 시도했던 25세 남성이 대만 공군 제3연대 소속의 병사 샤오 모 군으로 확인하고 군검찰의 지휘 하에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 중간 결과를 보도한 이 매체는, 평소 아내와 잦은 불화와 다툼을 겪었던 샤오 군이 사건 당일 아내와 싸움 끝에 두 아들을 잔인하게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이 남성은 아이들의 목숨을 스스로 끊은 뒤, 자신도 투신하기 위해 위해 베란다 밖으로 몸을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신 직후 이웃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샤오 군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병원 측은 이 남성이 투신하며 뇌를 심하게 다쳐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당시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타이중시 관할 경찰국은 사건이 이날 새벽 오전 2시 51분에 최초 신고됐으며, 외부 침입 흔적이 없었고 집 안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흉기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희생된 25세 남성의 두 아들은 첫째 3세, 둘째는 생후 18개월의 영아로 확인되면서 현지 언론과 누리꾼들은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희생된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흉기에 찔린 채 시신으로 발견으며 저항 흔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아이들의 목에는 칼로 그은 듯한 자상이 선명했고, 구조대가 출동했을 무렵에는 이미 사망한 지 수 시간이 지체된 후였다고 관할 소방국은 설명했다.  이날 사건을 최초 신고한 이웃 주민 A씨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사건 당일 새벽 1시 쯤 큰 소리로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한 젊은 여성이 큰 비명을 지른 이후 갑자기 소리가 잠잠해졌다. 그래서 부부 싸움이 끝나고 잘 화해한 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무자비한 사건이 있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만 이 남성이 평소 자신의 아내와 살해된 아들 2명, 친모까지 총 5명이 함께 거주해왔다는 이웃 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시신으로 발견된 아들 2명 외에 아내, 친모의 행방에 대해서는 경찰의 추가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장에서 발견된 두 명의 어린 아이 시신과 관련해 정확한 살해자와 살인 동기에 대해서 추가 수사 중이라고 관할 경찰국은 전했다.
  • “이불 펼쳐!” 건물 3층서 추락한 여성 받아낸 경찰관들

    “이불 펼쳐!” 건물 3층서 추락한 여성 받아낸 경찰관들

    “상담자가 위험한 선택을 할 것 같아요!” 지난 11일 오후 3시 22분쯤 다급한 목소리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정신건강센터 관계자가 상담 중이던 대상자가 극단적 선택 우려가 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신고 내용을 전파받은 광주 북부경찰서 우산지구대는 즉시 순찰차 3대와 지구대원 7명을 현장에 출동시켰다. 경찰이 광주 북구의 한 빌라 건물로 도착했을 때 아슬아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건물 3층 창문에 한 여성이 위험하게 걸터앉아 디딜 곳 없는 허공에 발을 내밀고 있었던 것이다. 추락에 대비한 안전장비를 보유한 119 소방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여유가 없었다. 경찰관들은 이웃의 문을 두드려 이불을 달라고 요청했다. 급하게 이불을 받아들고 여성이 걸터앉은 창문 아래에서 경찰관 4명은 이불을 펼쳤고, 그 직후 이 여성이 추락했다. 다행히 경찰관들이 펼친 이불 위로 이 여성이 떨어졌다. 추락의 충격으로 여성이 바닥에 부딪히긴 했지만, 경찰관들이 이불을 힘껏 잡아당겨 추락의 충격을 대부분 받아내면서 큰 부상을 피할 수 있었다. 경찰이 신고를 전파받고 현장에 출동해 여성이 추락하기까지 불과 5분여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13일 우산지구대 1팀 신철규 경감은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대원들이 기지를 발휘했다”면서 “이불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삶이 힘들지라도 그 힘듦을 혼자서 감당하려 하지 말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서로에게 기대어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열린세상] 이재명 지옥이냐, 윤석열 지옥이냐/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이재명 지옥이냐, 윤석열 지옥이냐/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지난 100여년 사회과학자들은 권력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했고 나름대로 발전이 있었다. 이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권력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인간의 권력과 인프라 권력. 이 둘은 많은 경우 섞여 있으나 사람들은 권력을 통상 막스 베버식 ‘인간(집단)의 권력’으로 이해한다. 세대, 계급, 젠더, 진영 간의 싸움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권력이다. 2030세대와 여성은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 보터로서 판세를 가를 중요한 인간집단의 권력이다. 이재명과 윤석열은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하는 권력은 인프라 권력이다. 한국이라는 국가는 왜 자살하는가? 초저출산으로 인해 한국 인구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한국은 미래에 사라질 국가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이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수도권이다. 서울은 경제, 교육, 문화, 정치 인프라가 집중돼 한국인들에게 거대한 병목으로 작동한다. 한국인은 ‘서울 독재’에 지배받고 있고, 경제병목(대기업 집중), 공간병목(부동산 자산 집중), 지위병목(명문대 집중), 문화병목(문화 인프라 집중)이 합쳐져 국민들을 질식시키고 있다. 이 최악의 병목현상이 바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되면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는 기성 세대의 환상을 박살 내고 역설적으로 한국을 헬조선으로 만들었다. 서울 독재는 곧 인프라 독재다. 서울 독재의 해체 없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프라 독재는 통상 인간의 권력과 상관없이 작동한다. 당신이 여성이건 남성이건, 여당이건 야당이건, 경상도건 전라도건 인프라 권력은 당신의 외부에서 작동하는 거대한 권력이다. 우리는 서울 독재의 노예가 됐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은 옳았다. 그는 행정수도와 혁신도시를 기획했고, 서울이라는 인프라 독재에 맞서 인프라 민주주의를 꿈꾼 지도자였다. 이재명과 윤석열은 헬조선 탈출을 위해 병목사회를 해체하고 다원기회구조의 사회를 제시해야 한다. 일례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서울이라는 공간병목과 학벌이란 지위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지방에 인프라 고속도로를 깔아 주는 것과 같다. 이는 국민들이 전국 어디서나 양질의 삶을 살 수 있게 인프라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다. 통상 권력은 지배와 억압을 의미하는 우울한 단어다. 자본가의 노동자에 대한 경제적 지배, 남성의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지배, 기성 세대의 젊은 세대에 대한 연공서열적 지배는 우울한 현실이다. 하지만 이 지배를 벗어난다고 해도 ‘서울 가부장’을 벗어날 수 없다. 서울 독재는 세대, 계급, 진영, 젠더를 뛰어넘어 작동하며 인간집단 간의 지배와 억압을 강화한다. 청년 세대와 상층이 아닌 사람들은 서울에 진입할 수 없고 다양한 기회에서 배제된다. 하지만 사회과학자들의 새로운 권력이론은 권력이 억압과 지배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라는 점을 밝혔다. 창조권력의 가장 대표적인 행위자는 국가, 기업, 대학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식이 곧 권력이자 경제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 선진국들은 대학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2차 산업혁명은 19세기 독일 대학들이 주도했고, 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미 캘리포니아 대학들이 주도했다. 국가, 기업, 대학은 지배를 넘어 창조의 인프라가 돼야 한다. 지금의 대선 레이스는 대단히 우울하다. 인프라 민주주의를 위해 국가라는 창조권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두 개의 지옥 중 하나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재명 지옥’이냐, ‘윤석열 지옥’이냐. 헬조선에 들어온 당신이여, 단테의 말대로 ‘모든 희망을 버려라’. 우리는 ‘올바른 길을 잃고서 어두운 숲에 처해 있다’.
  • 인터넷 쇼핑몰 사무실서 2명 숨진 채 발견...경찰 조사 중

    인터넷 쇼핑몰 사무실서 2명 숨진 채 발견...경찰 조사 중

    서울 강서구의 한 인터넷 쇼핑몰업체 사무실에서 회사 관계자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오후 5시쯤 강서구의 한 건물에 남성 2명이 숨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신고자는 택배기사로,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집하하러 갔다가 현장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한 관계자들은 주변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美 “추문으로 얼룩진 한국 대선, 비호감들의 선거”

    美 “추문으로 얼룩진 한국 대선, 비호감들의 선거”

    WP “역대급 토지 부패 스캔들”“성폭행 피해자 미투 동기 호도까지”“정당 전통 약한 한국, 개인 의존해 사회 피로 키워”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다음달 9일에 진행되는 한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선거”라며 “추문·말다툼·모욕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한국 거대 양당 두 대선 후보가 역대급 토지 부패 스캔들과 무속·점술가 논란을 두고 싸우는 중인데, 이들 중 한국의 다음 대통령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관련 논란을 상세히 다뤘다.  기사는 “논란은 그들의 가족에게도 확장됐다”며 “한 후보의 부인은 (자신을) 비판하는 기자를 감옥에 넣겠다고 협박했다. 또한 성폭행 피해자를 비하했다. 이 부인의 모친은 경제 범죄와 연루됐다”고 전했다. 이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지칭한 것이다. 매체는 “또다른 후보의 부인은 자신의 남편의 수행원들의 사적으로 유용했다”며 “이들의 아들은 도박 혐의에 연루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를 가리킨 것이다.WP는 “한국 선거는 정치 스캔들을 이미 경험했었다”며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권력 남용과 무속인 정치 개입 논란에 휩싸여 2017년 탄핵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다가오는 대선은 또 새로운 국면”이라면서 “비호감들의 선거”라고도 표현했다. 매체는 “이번 대선은 대내적으로는 소득, 젠더 문제 관련 분쟁이 격해지고 대외로는 한국이 문화·경제적으로 끼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기에 중요하다”며 “북한·중국·미국·일본 등과의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이번 대선 공약에는 일부 후보가 남성들을 위한 탈모 치료 건강보험 세제 공약이나 흡연자 권리 확대 등 정치적 영합만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후보들이) 정치적 논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지원 등 인기에 영합한 이슈 몰이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 여론조사에는 이런 끝없는 공방에 유권자들이 점차 지쳐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WP는 또한 최근 공개된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대화 내용에 대해서도 “젠더 이슈가 화두인데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는 미투 피해자의 진정성에 의심을 품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보수당(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젠더 평등 정책이 경제적 기회를 박탈했다고 믿는 젊은 남성을 (유권자로) 끌어당기고 있다”며 “‘안티 페미니스트’ 움직임에 기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매체는 이 맥락에서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자 그의 온라인 팬클럽이 생기고 남편 윤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갔다고도 분석했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대장동 의혹도 언급했다. WP는 “그의 지원을 받던 공적 개발 관련 스캔들에 연루됐던 2명이 최근 자살해 사망했다”며 “해당 사업으로 소수가 재정적 이득을 봐 논란이 됐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가장 인구가 많은 경기도 도지사 출신으로 문제 해결사 이미지를 구축했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지원금을 처음 지원한 정치인이다. 이를 통해 해결사 페르소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무속 논란에 휩싸여 있다”면서도 “부인의 성폭행 피해자 관련 발언을 사과했다”고 했다. 다만 “검찰총장 출신이며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도와 반부패 이미지가 있지만 정책적 논의를 보여주지 못했다”고도 했다. 매체는 다르시 드라우트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한국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 정치는 역사가 짧은 정당 시스템보다 개인이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 유권자들이 개인들의 부패 때문에 공적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를 잃고 스트레스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했다.
  • “너무 아파”…‘암 투병’ 20년지기 부탁에 살해한 여성 감형

    “너무 아파”…‘암 투병’ 20년지기 부탁에 살해한 여성 감형

    암 투병 등으로 고통받던 20년지기 동거인의 부탁을 받고 살해한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형을 감경받았다. 광주고법 제2-3형사부(부장 박정훈)는 촉탁살인 혐의로 기소된 A(47·여)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19일 정오쯤 광주 자택에서 함께 살던 여성 B(40)씨의 부탁을 받고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20여년 전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언니·동생 사이로 지낸 두 사람은 2011년부터 한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4년 B씨가 암 진단을 받게 됐다. B씨의 병세는 갈수록 나빠졌고, 통증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사망 직전에는 스스로 대소변을 못 가릴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 B씨는 2020년 초부터 A씨에게 “몸이 아파 살 수가 없다. 제발 죽여달라”며 여러 차례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말에는 함께 병원에 가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은 뒤 한 차례 범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약을 먹고 잠든 B씨를 A씨가 살해하려 했으나 중간에 깨어난 B씨가 그만두라고 하면서 미수에 그친 것이다. B씨가 생전 작성한 유서에는 ‘언니(A씨)에게 힘든 부탁을 했다. 언니도 피해자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범행 뒤 B씨의 시신을 27일 동안 방치하다가 지난해 4월 15일 경찰에 자수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피고인은 가족은 아니었지만 장기간 같이 산 동거인으로서 피해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촉탁살인보다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병세가 악화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의 부탁을 받고 아픔을 줄여주려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가족과 단절된 채 장기간 피고인에게만 의존하며 생활한 점, 피고인이 혼자 벌어 생계를 유지했는데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궁핍하게 지낸 점, 피해자의 유서 내용 등을 고려했다”고 정상참작의 이유를 설명하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날 열린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생전 피해자를 비교적 잘 돌봐왔던 점 등을 두루 참작한 결과 원심의 형이 무겁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본다”고 판시했다. 범행을 자수한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도 고려됐다. A씨는 항소심 재판을 받는 내내 일어선 채로 흐느끼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故김인혁 강제 아웃팅”…추모한 사람에게 또 쏟아진 악플[이슈픽]

    “故김인혁 강제 아웃팅”…추모한 사람에게 또 쏟아진 악플[이슈픽]

    ‘故김인혁 아웃팅했다’ 악플에 분노홍석천 “너희는 살인자야” 악플러들 탓에 최근 아까운 청춘 두 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프로배구 선수 고(故)김인혁(삼성화재 블루팡스)과 트위치 스트리머 고(故)잼미(실명 조장미)의 이야기다. 방송인 홍석천은 절친했던 김씨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가 또다른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7일 홍석천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플러들한테 한마디 하자. 악플 다는 인간들은 글 이해력도 없는 거냐. 무슨 아웃팅이고 무슨 고인 모독이냐”며 관련 기사 댓글을 캡처해 올렸다. 여기엔 ‘고인을 강제 아웃팅했다’, ‘고인을 욕보였다’며 홍석천을 비난하거나 고인을 모욕하는 악플이 담겨 있다. 앞서 홍석천은 영화 ‘그린북’을 예로 들며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공격하고 차별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의 잔인함은 2022년 지금 이 땅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며 “나는 어디에 서있어야 하는 걸까”라며 김인혁의 명복을 빌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홍석천이 고인이 된 김인혁의 성 정체성을 아웃팅 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불거졌다. 아웃팅(Outing)이란 성소수자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대해 본인의 동의 없이 밝히는 행위를 말한다.“아웃팅했다”…악플에 홍석천 “너희는 살인자야” 홍석천은 “다르다는 말뜻이 동성애자라는 게 아니라 보통 생각하는 남자배구선수와는 조금 다른 자기표현방법 때문에 온갖 악플과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던 인혁이의 아픔을 얘기한 건데. 이제 나를 공격하네”라며 악플러들에 일침을 가했다. 이어 “커밍아웃하고 22년 동안 수많은 악플을 견뎌왔는데 이젠 나도 좀 할 말은 해야겠다”라며 “악플러들 너희는 살인자야. 이젠 참지 못하겠다. 고인과 고인 가족을 더 힘들게 하지 말고 이제 그만해라. 경고한다”고 했다.숨진채 발견된 故김인혁…“자택서 신변 비관 메모 발견” 경찰에 따르면 배구선수 김인혁은 지난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김씨가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추모 물결이 일었다. 실제로 김인혁은 지난해 8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수년 동안 절 괴롭혀온 ‘악플’들 이제 그만해 주세요. 버티기 힘들어요. 이제”라는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생전에 김씨는 동성애설, 성인배우 활동설 등 근거없는 루머에 고통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6개월 전, 김인혁의 절친한 친구인 배구선수 고유민이 ‘악플’로 인한 신변비관으로 극단 선택을 했다. 이후 포털 사이트들은 2020년 8월 고씨의 극단 선택을 계기로 스포츠 뉴스 댓글란을 폐지했다. 그러나 악플러들은 선수들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옮겨가 악플을 달았고, 결국 약 1년6개월 간격으로 두 동갑내기 친구가 ‘악플’로 생을 등지는 일이 발생했다. 현행법상 악플러는 그 내용과 방식에 따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나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70조에 따르면 시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또 허위 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 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악플러 빠르게 추적할 수 있게 ‘실명제’ 도입해야” 악플로 인한 죽음을 막고자 여러 조치가 단행돼 왔다. 그러나 악순환을 끊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악플러들을 더 빠르게 추적할 수 있게끔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0년 12월 ‘인터넷 준실명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인터넷 이용자의 아이디와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함께 표시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수개월째 답보 상태에 있다. 다만 인터넷 준실명제 논의가 재시작된다고 해도 실제 도입 가능성은 미지수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년 12월 인터넷 준실명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2012년 8월 헌법재판소가 표현의 자유 위축 등을 이유로 위헌 판결을 내린 이른바 ‘인터넷 실명제’와 그 결이 다르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모친상에 오열해도 “네 탓” 악플…BJ잼미 청원 11만 넘어

    모친상에 오열해도 “네 탓” 악플…BJ잼미 청원 11만 넘어

    ‘BJ잼미’라는 예명으로 유튜브와 트위치에서 활동해온 조장미씨는 27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지난달 말 사망했고 장례 절차도 끝났으나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2019년 방송을 시작한 이후 남성 혐오 제스처를 했다는 이유로 끊임없는 악성댓글에 시달렸고, 2020년 그의 어머니는 딸에 대한 악성댓글로 괴로워하다 극단 선택을 했다. 모친상 이후 방송을 중단하며 자신을 향한 악성댓글을 그만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지만 그마저도 “네 탓” “부모 없는 xx”라며 조롱거리가 됐다. 장미씨는 심각한 우울증을 앓다 세상을 떠났고, 생전 그에 대한 비난댓글로 가득했던 유튜브 영상들은 대부분 비공개 처리됐다. 유서에는 그동안 악성댓글로 얼마나 힘들었는지, 어떻게 괴롭힘을 당했는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미씨의 삼촌은 “그동안 수많은 악플들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었고, 그것이 원인이 되었다. 제발 고인을 모욕하는 짓은 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죽음에 대해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성희롱 발언 감스트·남순 사과뻑가 “책임있지만 선동안했다” 유튜버이자 BJ인 감스트와 남순은 과거 합동 방송 중 성희롱 발언이 나왔던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감스트는 “당시 사과 연락을 드렸고, ‘괜찮다. 저한테 하신 것도 아니지 않나. 걱정 안 해 주셔도 된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직접 (성희롱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리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음속으로 추모하고 방송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남순은 “잼미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부분에 대해 길게 언급하는 건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짧게 언급하겠다”라며 “3년 전 방송으로 비판을 하는 분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살아가면서 반성하고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방법 중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잼미에 관한 영상을 제작했던 유튜버 뻑가는 “내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늦었지만 이렇게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면서도 자신이 잼미를 사망으로 몰고 가는 것을 선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뻑가는 “이슈를 정리한것 뿐”이라며 당시 각종 남초 성향의 커뮤니티 및 인터넷 기사, 포털 사이트 실시간검색어 등의 캡처 화면을 공개했다. 뻑가는 “조회수와 채널 성장에 눈이 멀어 인터넷을 며칠간 시끄럽게 했던 그 논란의 태풍 속에 휩쓸려서 저 또한 이슈 유튜버로서 영상을 만들게 됐고 잘못이 있다고 본다. 잼미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유튜버·커뮤니티 처벌” 국민청원심상정 “온라인폭력 방치 안된다” 장미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모녀살인범 유튜버사망사건) 가해자 유튜버랑 에펨코리아, 디시인사이드 강력처벌을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7일 오후 5시 현재 11만 4934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남초사이트에서 고인을 모독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라며 “심한 욕설과 성희롱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렸다. 에펨코리아, 디시인사이드 아이피 추적을 통해 강력 처벌을 원한다. 유튜버 뻑X를 모욕죄, 허위사실 유포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6일 “또 한 명의 여성 청년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해진 악플과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보도를 보았다. 이 자리를 빌어 고 조장미 님의 명복을 빈다”라며 “동료 시민을 ‘페미’라는 낙인으로 무조건 낙인찍고 공격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러한 온라인 폭력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누군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진천군 인공지능 스피거로 노인 돌본다

    진천군 인공지능 스피거로 노인 돌본다

    충북 진천군은 AI(인공지능) 스피커 ‘아리아’를 도입해 치매 예방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군은 65세이상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치매선별검사를 진행해 인지 저하로 분류되거나 정상이라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어르신 20명에게 지난달 아리아를 지원했다. 아리아는 음악 등 라디오를 들을 수 있고, 어르신이 날씨, 운세 등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안내한다. 또한 설정에 따라 복약시간을 알려주고 마음체조와 치매예방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긴급구호 기능도 있다. 어르신이 48시간동안 아리아를 사용하지 않으면 관제센터에 알림이 뜬다. 어르신이 아리아와 대화를 하면서 ‘자살’ 등 비관적인 단어를 자주 사용해도 알려준다. 군은 이럴 경우 노인돌봄 생활지원사에 연락해 집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상황을 파악한다. 기계 구입비와 통신비, 설치비 등 아리아 20대의 연간 운영비용은 1300만원 정도다. 군은 국비와 도비, 군비로 충당키로 했다. 군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마음 돌보기, 인지강화, 우울감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아리아 효과를 분석해 사업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삶, 풀리지 않으면 끊자?… 마지막 여행 떠난 두 젊은이의 좌충우돌

    삶, 풀리지 않으면 끊자?… 마지막 여행 떠난 두 젊은이의 좌충우돌

    ‘온 세상이 하얗다’라는 제목은 강원도 태백시와 관련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온 세상이 하얗다’는 뜻을 가진 태백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30대 남녀 모인(강길우)과 화림(박가영)은 그곳에 죽으러 간다. 두 사람은 우울증을 앓는 알코올중독자다. 우울해서 술 마시고, 술 마시다 보니 우울해진다. 그런 도돌이표를 떼어내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치료, 다른 하나는 죽음이다. 치료는 합리적 선택이다.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의학적 도움을 받아 재활에 임하는 것이다. 수렁에 깊이 빠진 이가 그러기는 쉽지 않다. 치료를 받은 다음도 문제다. 애초에 이들을 나락으로 내몬 근심거리가 해결되지 않는 한, 모인과 화림은 다시 우울증을 앓는 알코올중독자가 될 수밖에 없다. 삶이 풀리지 않는다면 삶을 끊어버리자. 그들은 죽기로 결심한다. 비합리적으로 보여도 두 사람 입장에서 이것은 합리적 선택이었다. 동네 주민으로 우연히 말을 트게 된 모인과 화림이 무슨 이유로 죽으려는 것인지, 어떻게 동반 자살 여행에 합의했는지는 여전히 모를 일이지만. 모를 일은 더 늘어난다. 주인공 둘 다 신뢰하기 어려운 인물인 까닭이다. 모인은 알코올성 치매로 자꾸 기억을 잃어버리고, 화림은 자기방어의 일환으로 거짓말을 일삼는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모인은 자신이 목매달 밧줄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잊고 계속 그것을 산다. 화림은 여러 이름과 직업을 둘러대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비)의도적으로 이들은 스스로의 진실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죽어야겠다는 그들의 말도 관객으로서는 점점 믿기 힘들어진다. 태백으로 간 두 사람은 진짜 목숨을 끊을까. “애초에 변죽을 울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대단한 거 같지만 들어 보면 헛헛한 말, 평범해 보이는데 사실은 평범하지 않은 장면들이 뒤섞이는 영화이길 바랐다.” 감독 김지석이 밝힌 연출의 변이다. 그는 상업 광고 제작으로 경력을 쌓아 왔다. 영상으로 상품의 핵심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해야 한다는 압박에 오래 시달려 왔으리라. 이 점을 감안하면 그가 왜 “변죽을 울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지 납득된다. 그에게 독립 영화는 상업 광고의 정반대에 위치한다.영상 스타일까지 정반대는 아니다. 동반 자살 여행이라는 심각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상업 광고 특유의 경쾌함이 묻어난다. 자신이 볼일 보고 나온 화장실에 화림이 곧바로 들어가자 냄새날까 봐 당황해하는 모인의 모습, 아직 우리가 선출하지 않은 20대 대통령의 활동을 거론하고 남북통일이 됐음을 라디오 뉴스로 언급하는 장면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장편 데뷔작이라서 그럴 테다. 이 작품에서 무거움과 가벼움은 자주 충돌하고 때로 공명한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면 낭만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방향 감각을 잃기 십상이다. 관객도 감독도 화이트아웃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2030 여성들이 심상정 후원회장 된 이유

    2030 여성들이 심상정 후원회장 된 이유

    2030 여성 자살 상담하는 강혜지씨이랑 “여성 창작자도 무섭지 않는 사회”스쿨미투 손영채…포스트잇, 확성기 선물심상정 “2030 여성 대선에서 알릴 것”“정신과에서 일하는 저는 많은 이들을 만나고, 그중에 2030 여성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들의 어려움은 비단 ‘우울증’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여성혐오와 젠더차별의 문제는, 이념의 문제를 넘어 생존의 문제입니다.” 강혜지 정신보건노동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30 여성후원회 발족식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후원회장을 수락하며 “피해를 넘어 공존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너무 많은 여성분들을 잃고 또 상담내담자 중에 자살하신 분들도 계셔서 그때가 떠올랐다”며 “더 이상 여성이, 청년이, 노동자가 죽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는 심 후보에게 “죄송하지만 더 힘내달라”고 요청하며 정신과 상담에서 사용하는 2030여성의 인생그래프 등을 선물했다. 2022년 서울가요상 ‘올해의 발견상’을 받은 싱어송라이터이자 영화감독인 이랑은 “저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생존자”라고 말하며 심 후보의 후원회장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랑은 “가해자들의 위협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제가 겪은 일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과 연대하며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며 “여성으로, 여성 창작자로 살아가는 것이 무섭지 않은 사회를 원한다”고 했다. 이랑은 “노래나 그림이 아닌 ‘말’이고, ‘정책’이고, ‘정치’이기에 더욱 무섭고 떨릴 거라는 것도, 어려울 거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며 “제가 글이나 노래로 에둘러 표현해 왔던 이야기의 정수를 이곳에서 소리 내 말하고 있는 분이시기에 저는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고 후원회장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자신의 책을 심 후보에게 전달하며 “심상정 후보님, 모쪼록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한 명의 후원회장인 헤엄출판사 대표인 이슬아 작가는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슬픔과 사랑과 책임감을 일관되게 가져오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 후보를 평가했다. 이어 “여성뿐 아니라 동물을 대하는 방식은 그 사회가 가진 감수성을 정말 여실히 드러낸다고 생각한다”며 비건 잡지 ‘물결’ 창간호를 심 후보에게 선물했다. 2019년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스쿨미투를 외친 손영채씨는 심 후보에게 포스트잇과 확성기를 전달했다. 그는 “포스트잇은 최초로 피해 사실을 고발할 때 쓴 물품이며 확성기는 정치권에 외치는 저의 목소리”라며 “정치권은 혐오세력을 등에 업어 여성, 남성 갈라치기를 그만두고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여성과 약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자신의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 섬뜩한 선동정치가 등장을 하고 있다”며 “2030 여성들의 존재가 이번 대선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악플 그만” 호소했던 김인혁 숨져…타살 혐의점 없어

    “악플 그만” 호소했던 김인혁 숨져…타살 혐의점 없어

    남자 프로배구 김인혁 숨진 채 발견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 호소해 와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레프트 김인혁이 세상을 떠난 가운데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5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김인혁의 자택을 살펴본 결과 현재까지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본 뒤 특이점이 없으면 내사 종결할 것”이라며 유가족의 뜻을 존중해 부검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인혁은 전날 오후 3시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김인혁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구단의 연락을 받은 그의 지인이 자택을 방문했다가 이를 발견했다.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김인혁은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 왔다. 그는 지난해 8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십년 넘게 들었던 오해들, 무시가 답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지쳐요. 수년 동안 절 괴롭혀 온 악플들 이제 그만해주세요. 버티기 힘들어요. 이젠”이라고 호소한 바 있다. 1995년생인 김인혁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이후 2020년 11월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배구선수 김인혁, 자택서 숨진 채 발견...경찰 조사 중

    배구선수 김인혁, 자택서 숨진 채 발견...경찰 조사 중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블루팡스 레프트 김인혁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4일 삼성화재 관계자는 “김인혁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혁은 진주 동명중·고와 경남과기대를 거쳐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이후 2020년 11월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부상 등으로 고전하던 김인혁은 2021-2022시즌 단 2경기만 뛰었으며, 지난해 12월부터는 치료 등을 위해 자택에 머물렀다. 앞서 지난해 김인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인혁은 당시 SNS에 “십 년 넘게 들었던 오해들, 무시가 답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지쳐요. 수년 동안 절 괴롭혀 온 악플들 이제 그만해주세요. 버티기 힘들어요. 이젠”이라고 남긴 바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청년 성소수자 86% “차별 경험해도 신고도 못 해”

    청년 성소수자 86% “차별 경험해도 신고도 못 해”

    청년 성소수자 10명 중 8명은 차별을 경험해도 관계 기관에 신고를 하지 않았고, 직접 신고한 경우는 극소수였다. 또 10명 중 4명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했다’고 응답해 성소수자의 우울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단체 다움(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은 3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2021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9~34세의 청년 성소수자 3911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국내 청년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처음 진행했고 가장 표본수가 많다는 게 다움 측의 설명이다. 응답자 중 33.6%는 최근 1년간 성소수자로서의 차별을 경험했다. 가장 심각했던 차별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대학(원)(19.7%), ▲직장(17.4%) ▲화장실, 탈의실, 사우나 등(13.6%) 순으로 나타나 주 생활공간과 성별 정체성이 드러나는 장소에서의 피해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이들 중 경찰이나 학교 내 관련 조직, 성소수자 단체 등에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는 3.0%에 그쳤다. 85.7%가 신고하지 못했고, 1.0%는 타인이 대신 신고했다고 밝혔다. 구직 과정에서도 성 역할에 따른 차별 피해가 빈번했다. 차별을 겪었다는 응답은 22.6%였으며, 그들 중 ‘외모, 말투 등이 남자·여자답지 못하다고 부정적인 반응이나 평가를 받았다’는 응답이 73.7%로 가장 많았다. 직장에 지원하는 것을 포기(19.7%)하고, 입사 취소 또는 채용 거부(5.4%)를 당하기도 했다. 연구 책임자인 정성조 다움 활동가는 “트랜스젠더의 60% 이상이 구직 과정에서의 차별을 토로했다”며 “직장에서 성 정체성을 숨겼다는 응답도 73.3%에 달하는 건, 노동환경이 성소수자에게 얼마나 각박한지 보여 준다”고 했다. 최근 1년간 자살 생각을 한 경우도 41.5%에 달했다. 전체 청년을 대상으로 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 조사에서는 자살 생각을 했다는 응답이 2.7%에 그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남성이나 여성 등 어느 성별로도 스스로를 정의하지 않는 논바이너리·젠더퀴어(62.9%), 트랜스젠더 남성(59.7%), 트랜스젠더 여성(58.7%) 순으로 자살을 생각한 경우가 많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호림 고려대 보건학 박사는 “자료가 없어 우리는 한국 전체 인구 중 성소수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알지 못한다”며 성소수자가 국가통계 수준에서 가시화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 [단독] 형 집행 없는 사형수 12번째 사망… 사형제 존속 논의는 제자리

    [단독] 형 집행 없는 사형수 12번째 사망… 사형제 존속 논의는 제자리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인 한국에서 지난해 ‘죽암사 살인사건’의 범인인 60대 사형수가 암에 걸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병사나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한 것은 이번이 12번째로 남은 55명의 사형수도 자연사할 가능성이 커 사형제 존속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사형수 임모(사망 당시 67세)씨는 지난해 1월 29일 직장암으로 사망했다. 2019년 7월 사형수 이모씨가 옥중 사망한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임씨는 1995년 10월 새벽에 귀가 중이던 40대 여성을 헤어진 연인으로 착각해 살해하고 충남 공주(현재 세종시) 죽암사에 숨어 지내다 60대 여성 신자 두 명까지 살해했다. 임씨는 1996년 사형이 확정됐지만 25년간 집행이 되지 않아 병사했다. 한국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7년 12월 30일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뒤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법원에서 사형 선고가 확정된 것도 2015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세 모녀 살인사건’을 저지른 김태현에 대해 지난달 항소심 재판부는 “사형은 형벌로서 실효성을 상실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하기도 했다. 사형을 법원이 선고하지 않고 정부도 집행하지 않으면서 사형수 숫자는 계속 줄고 있다. 2006년부터 지난해 사망한 임씨까지 포함해 병사한 사형수는 7명이다. 사형수 5명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대로면 한국은 사형제도는 존재하되 사형수는 ‘0명’인 나라가 된다. 사형제 폐지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996년과 2010년에 사형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010년 “국민의 생명권 보호와 정의실현 등 사회를 보호한다는 공익이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며 사형제를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1996년에는 7대2, 2010년엔 5대4로 사형제에 대한 위헌 판단은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2월에는 세 번째 사형제 헌법소원이 접수돼 심리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적 논란 탓에 이번 대선에서도 사형제 존속은 본격 논의되지 않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후보가 “흉악범 사형 집행”을 주장한 것이 전부다.
  • [단독] ‘죽암사 살인사건’ 사형수 암으로 사망…25년째 사형 집행無

    [단독] ‘죽암사 살인사건’ 사형수 암으로 사망…25년째 사형 집행無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인 한국에서 지난해 ‘죽암사 살인사건’의 범인인 60대 사형수가 암에 걸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병사나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한 것은 이번이 12번째로 남은 55명의 사형수도 자연사할 가능성이 커 사형제 존속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사형수 임모(사망 당시 67세)씨가 지난해 1월 29일 직장암으로 사망했다. 2019년 7월 사형수 이모씨가 옥중 사망한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임씨는 1995년 10월 새벽에 귀가 중이던 40대 여성을 자신과 헤어진 연인으로 착각해 살해했고 이후 충남 공주(현재 세종시)에 위치한 죽암사에 숨어 지내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60대 여성 신자 두 명을 추가 살해했다. 2003년에는 주변 재소자에게 “내가 경기 화성에서 아줌마를 죽였다. 한두 명 죽인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게 빌미가 돼 1986~199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받기도 했다.임씨는 1996년 사형이 확정됐지만 병사하기 전까지 25년간 집행을 피했다. 한국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7년 12월 30일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뒤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법원에서 사형 선고가 확정된 것도 2015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세모녀 살인사건’을 저지른 김태현씨에 대해 지난달 항소심 재판부는 “사형은 형벌로서 실효성을 상실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하기도 했다. 법원에서 사형 선고 자체도 이뤄지지 않고 정부 역시 사형 집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옥중에서 사망하는 사형수는 계속 늘고 있다. 2006년부터 지난해 사망한 임씨까지 포함해 병사한 사형수는 7명이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형수는 5명이다.법조계 관계자는 “사형수도 수감 중에 질병이 발생하면 다른 재소자와 똑같이 병원에서 충분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다만 사형 집행이 중단된 지 25년쯤 됐기 때문에 고령인 사형수 중에 자연사하는 이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형제 폐지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1996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정치적 논란이 큰 이슈인 탓에 이번 대선에서도 사형제 존속 문제는 본격 논의되지 않고 있다. 경선 당시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후보가 “흉악범 사형 집행”을 주장한 것이 전부다.  
  • ‘직장 괴롭힘’ 신고해도 보호 못 받는 현실...피해자를 죽음으로 밀어넣는다

    ‘직장 괴롭힘’ 신고해도 보호 못 받는 현실...피해자를 죽음으로 밀어넣는다

    직장갑질119, 직장 내 괴롭힘 제보 분석‘2차 가해’ 보복·불이익 우려해 신고 꺼려“부서장이 말을 할 때마다 비인격적 모독을 일삼고 외모를 비하하고 차별대우를 하고 폭언을 할 때도 많습니다. 죽지 않기 위해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들지도 못합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일 이러한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제보 사례를 공개했다. 이 단체가 지난달 이메일로 받은 제보는 184건으로 이중 88건(47.8%)이 직장 내 괴롭힘 문제였다. 유형별(복수응답 가능)로는 부당지시가 50건(56.8%)으로 가장 많았고, 따돌림·차별·보복 44건(50.0%), 폭행·폭언 40건(45.5%), 모욕·명예훼손 29건(33.0%)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거나 생각했다는 응답이 10건으로 11.3%를 차지했다.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A씨는 이메일 제보에서 “지난 5년 동안 최선을 다해 회사를 위해 헌신해 왔는데 하루 아침에 헌신짝 취급을 당하고 나니 배신감과 억울함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정말 심하다”면서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병원에서 일하는 B씨는 “정신과 진료를 받고 나서 가해자를 정식으로 신고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다”면서도 “가해자와 분리 조치가 되지 않아 2차 가해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와 자살 충동이 심해져 다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고 심정을 전했다. 직장 내 괴롭힘 제보자 88명 중 회사에 신고한 사람은 27명(30.7%)에 그쳤다. 하지만 신고를 한 제보자 24명(88.9%)은 회사가 근무 장소 변경 등 피해자 보호, 객관적 조사, 비밀 유지, 가해자 징계 등 근로기준법상 신고자 보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신고를 이유로 불합리한 처우를 경험했다는 제보도 13건(48.1%)에 달했다. 괴롭힘을 당한 직장인들이 용기를 내 신고를 해도 회사가 법이 정한 4대 의무를 지키지 않고 오히려 신고자에게 2차 가해 등 보복을 하는 현실이 이들을 죽음의 나락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단체 측은 설명했다. 김유경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까지 고려하는 다수의 제보자들은 괴롭힘 행위 자체로 인한 고통보다 신고 이후 2차 가해, 신고해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절망감 탓에 더 큰 고통을 호소한다”면서 “조직이 현행법에 명시된 기본 의무만이라도 이행한다면 비극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IS 여성부대 이끈 미국 여성의 가족들 “엮이고 싶지 않다. 연락 말라”

    IS 여성부대 이끈 미국 여성의 가족들 “엮이고 싶지 않다. 연락 말라”

    미국에서 교사로도 일했던 미국인 여성이 시리아에서 극렬 이슬람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여성 부대를 지휘하며 자국 공격을 기도했으니 당연한 반응이겠다. 캔자스주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앨리슨 플루크에크런(42)과 엮이고 싶지 않다며 연락하지 말라고 미국 검찰에 밝혔으며 본인도 이를 통보받았다고 영국 BBC가 3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그녀는 3일 구금 변론이 예정돼 있어 법원에 출두할지 주목된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버지니아주 연방검찰이 시리아에서 IS의 테러 활동에 상당한 도움을 준 에크런의 신병을 인도받아 체포했다고 밝혔다. 미국 검찰은 2019년 그녀를 기소했으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다가 최근 시리아에서 체포된 그녀를 전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넘겨 받았다. 미국 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징역 20년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녀의 부모들, 의붓어머니, 첫 남편과의 사이에 태어나 성인이 된 두 자녀가 제발 자신들에게 연락하지 않게 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는 것이다. 연방 검사 라지 파레크가 이런 가족의 의사를 전달하자 그녀는 조용히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녀를 체포한 뒤에야 공개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플루크에크런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IS 부대를 지휘하면서 여성과 아이들에게 총, 폭탄 등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쳤고, IS의 극단주의 교리를 가르치거나 번역하는 활동도 벌였다. 당시 IS의 수도였던 라카에서 만들어진 카티바 누사이바흐란 부대였는데 IS 전사와 결혼한 여성들만 부대원으로 받아들였다. 그녀는 이 부대에 합류하자마자 리더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FBI 공소장에는 한 목격자가 그녀의 아들 중 한 명이 기관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 일이 있다고 증언했는데 두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아들이 5~6세 때였다. 검찰은 “플루크에크런은 IS 군부대의 임명직 지도자로 복무하면서 자신의 극단주의 신념을 실천에 옮겼다”며 “IS의 살해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여성과 아이들에게 AK-47 소총과 수류탄, 자살폭탄 조끼 착용 방법을 직접 훈련시켰다”고 밝혔다. 플루크에크런은 쇼핑몰에 테러 공격을 가하는 방안을 논의한 혐의로 기소됐고, 미국 대학 캠퍼스를 공격할 요원을 모집하려 하기도 했다. WP는 미국에서 IS를 지지한 혐의로 기소된 사람 중 여성은 약 10%에 불과한 데다 이번처럼 고위직을 차지한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IS 내에는 엄격한 성별 규범이 있지만 여성의 무력 행사가 금지된 적은 없었고, 영토가 공격당할 때는 여성들도 무기를 들도록 권장됐다고 WP는 전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플루크에크런은 2008년 미국을 떠나 이집트에 도착한 뒤 2011년 리비아, 2012년 시리아로 거처를 옮겼다. 두 번째 남편 역시 동행했고, IS의 저격수 교관이 됐다가 공습을 받고 숨졌다. 두 번째 남편이 한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의 대학 캠퍼스에 폭탄을 설치하는 계획을 수립한 뒤 당시 IS의 우두머리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플루크에크런이 임신을 하게 되면서 이 계획은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다. 그녀는 한 증인에게 폭탄을 이용해 쇼핑몰을 공격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으며 많은 이를 한꺼번에 죽이지 못하면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해외 테러 조직을 물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두 번째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그녀는 드론 전문가인 방글라데시 출신 IS 간부와 세 번째 결혼을 했는데 그 역시 2016년 말이나 이듬해 초에 라카 방어의 지휘관으로 일하다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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