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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법원, 바타클랑 테러 공격의 유일한 생포자 압데슬람에 종신형

    佛 법원, 바타클랑 테러 공격의 유일한 생포자 압데슬람에 종신형

    지난 2015년 11월 13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음악홀을 비롯해 바, 축구경기장 등을 테러한 이슬람 국가(IS)의 공격조 10명 가운데 유일하게 생포된 테러리스트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프랑스 법원은 29일 선고 공판에서 모로코계 프랑스인 살라 압데슬람(32)에게 테러 및 살인 혐의를 인정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복역 30년을 넘겨야 가석방이 가능한 이 나라 법정 최고형이며 1994년 도입 이후 선고된 사례가 네 차례밖에 없는 중형이다. 공격 계획을 돕거나 물자를 지원한 남성 피고인 19명 가운데 이미 세상을 등진 6명을 제외한 13명의 피고인에게도 2년 징역형부터 종신형까지 선고됐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이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피고인을 한꺼번에 기소하고 9개월에 걸쳐 재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압데슬람은 자살용 폭탄조끼를 버리고 주거지 벨기에 브뤼셀로 달아났다가 이듬해 3월 붙잡혔다. 그는 재판 초기이던 지난해 9월에는 자신이 ‘IS 전사’라며 반항했으나 결국 눈물을 글썽이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그의 마지막 변론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으니 종신형을 면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압데슬람은 “겁이 나서 그런 게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마음을 바꿨다”고 현장을 달아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폭탄조끼가 작동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압데슬람이 테러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공격을 계획하고 가담한 것을 유죄라고 판단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다른 주요 피고인들의 혐의와 형량은 다음과 같다. 무함마드 아브리니(37)는 공격조 일부를 파리까지 자동차에 태워다 준 혐의를 인정한 뒤 최소 22년 복역 후 가석방되는 종신형을 언도 받았다. 벨기에계 모로코인 무함마드 바칼리는 공격 무기를 제공한 혐의로 30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공격조에게 브뤼셀 은신처를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스웨덴 국적의 오사마 크라옘과 튀니지 국적 소피엔 아야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의 테러를 따로 모의한 혐의로 30년형이 선고됐다. 무함마드 우스만과 아델 하다디는 18년형을 선고 받았는데 이미 형기의 3분의 1을 넘긴 상태다. 당시 IS는 10명으로 공격조를 꾸려 음악홀, 술집, 식당, 축구장 등에서 자동소총을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려 모두 130명을 살해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압데슬람을 빼고 9명은 자폭했거나 경찰에 사살됐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정의가 구현됐다”고 재판 결과를 반겼다. 그는 “파리와 프랑스를 비탄에 빠뜨린 공격에 사법처리로 대응하는 것은 비인간적 행위에 맞선 우리 민주주의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별히 마련된 법정에는 테러 피해자, 목격자 등 수백명이 참석해 10개월의 심리 끝에 이뤄진 선고를 지켜봤다. 생존자 소피는 “형량이 상당히 무겁다”며 “안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무려 90명이 살해된 바타클랑에서 살아남은 피해자단체 대표 아르투 데누보는 “상처가 모두 아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테러는 시리아에서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를 참칭한 IS가 유럽 중심부에 조직원을 직접 보내 일으킨 새로운 유형의 잔혹행위였다. 당시 IS는 주적으로 삼은 서방 국가들에 공포와 혼란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규모 테러를 공들여 기획, 파리를 공격했다. 그 여파로 시리아, 이라크 등 극단주의 거점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테러전이 강화돼 결국 IS는 이들 거점에서 패퇴했다. 프랑스가 테러 예방 명목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해 국민 사생활 감시를 강화하는 등 유럽의 치안 수위도 현격히 높아졌다.
  • 김종인 “尹정부 심각한 상황…수습책 강구 못하면 더 어려워질 것” 경고

    김종인 “尹정부 심각한 상황…수습책 강구 못하면 더 어려워질 것” 경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와 정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에 대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빨리 수습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경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금 상황을 보면 윤석열 정부가 굉장히 긴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제 어느 여론조사기관의 발표를 보면 지금 (대통령) 지지도가 45%밖에 되지 않고, 부정적인 것이 50%가 넘는 모습을 보였다”며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20일 정도밖에 안 됐는데 이런 사태가 났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부가 새로 수립하면 인수위 시절에 이미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초기에 내놓을 수 있는 준비를 했어야 되는 건데”라며 “과연 이 사람들이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진단을 정확하게 있느냐,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이어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정확한 대책이 나올 수 없고, 정확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니까 국민이 미래에 대해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라며 “그래서 지금 여론조사가 그런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정부가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도 주문했다. 그는 “내가 우려하는 것은 우리도 지나칠 정도로 너무나 자신감에 찬 것처럼 자꾸 행동한다는 것”이라며 “무슨 BTS다, 오징어 게임이다 이런 문화까지 세계를 지배하는 것처럼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말이 선진국이지만 선진국과 같은 사회·정치 구조를 갖고 있지 못하다”며 “자살률은 OECD 평균의 배가 넘는 상황이고 노인 빈곤율은 세계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출산율은 세계에서 제일 최저를 보이고 있고 양극화는 심화된 이런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어떠한 희망을 줄 수 있겠나”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7일에도 국민의힘 의원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 강연에서 “국민의힘은 원래 뿌리가 대통령 정당이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소속된 많은 의원은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서 사는 집단 아닌가”라면서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성병 옮기고, 미성년 착취… 팝스타 알켈리 최후 [포착]

    성병 옮기고, 미성년 착취… 팝스타 알켈리 최후 [포착]

    “당신은 내 영혼을 박살 냈다. 비참했고, 죽고 싶었다.” 피해자들은 법정에서 눈물과 분노를 쏟아냈다. 1990년대 미국 대중음악을 풍미했던 알앤비 스타 알켈리(로버트 실베스터 켈리·55)는 재판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29일(현지시간) 미성년자 성매매와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켈리에 대해 징역 30년과 10만달러의 벌금을 선고했다. 국내에는 히트곡 ‘I believe I can fly’로 알려진 알켈리는 소울, 알앤비, 가스펠을 자유자재로 오간 천재 아티스트지만 1994년부터 추악한 성추문에 휩싸였다. 다큐멘터리와 인터뷰를 통해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직접 고백했지만 그는 줄곧 모든 의혹에 대해 부인해왔다. 2002년 10대 소녀와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유출돼 아동 포르노 혐의로 기소되기까지 했지만 무혐의로 풀려났다. 당시 켈리측 변호사는 그를 닮은 비디오 속의 인물은 본인이 아니며 컴퓨터로 합성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케이블·위성방송 채널인 라이프타임은 지난 1월 6부작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켈리의 소아 성애 및 납치, 감금 행태를 피해자들의 목소리로 공개했다. 10~20대 여성 팬들과 가수 지망생들을 골라 시카고와 애틀랜타 트럼프 타워의 본인 자택에 가두고, 철저히 일상을 통제하고 관리하며 일종의 ‘성노예’로 삼았다는 폭로다.전처도 추악한 성생활 폭로 알켈리의 전처 안드레아 켈리 역시 다큐멘터리에 등장해 알켈리의 추악한 성생활을 폭로하며 자살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알켈리의 지인들과 동업자들은 그가 다른 이들이 있는 자리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고 성관계 동영상을 일일이 녹화했으며, 피해자 중 한 명에게 가족을 살해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리제트 마르티네즈는 고교 시절 알켈리가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한 탓에 그의 아이를 갖게 되었고, 얼마 후 유산의 아픔까지 겪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자신으로부터 알켈리가 영감을 받아 작곡한 노래가 바로 마이클 잭슨의 1995년 히트곡 ‘You are not alone’이라고 주장했다.보석 없이 구속…여생 감옥에서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켈리는 자신이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숨기고 피해 여성들에게 헤르페스를 옮겼고, 자신이 정한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한 피해 여성의 얼굴에 배설물을 바르게 한 뒤 동영상까지 찍었다. 켈리는 1994년 당시 15세에 불과했던 떠오르는 R&B 스타 알리야를 임신시킨 뒤 알리야의 나이를 18세로 조작한 운전면허증을 마련해 운동복 차림으로 사기 결혼한 혐의도 받았다. 알리야는 22살이던 2001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켈리의 변호인들은 켈리가 심각하고 오랫동안 지속된 아동 성학대와 가난, 폭력으로 점철된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있다는 이유로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9년부터 보석 없이 구속 수감 중인 켈리는 오는 8월 시카고에서 아동 포르노와 사법방해 혐의에 관한 재판도 받는다.
  • [TV 하이라이트]

    [TV 하이라이트]

    ●벌거벗은 세계사(tvN 밤 8시 40분) 방위비 증액과 개헌을 통한 안보 강화 추진 등 과거 행보를 떠올리게 하는 일본의 변화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때 태평양을 장악했던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태평양 전쟁에 대해 알아본다. 이 전쟁은 서막이 된 일본의 진주만 공습, 전쟁 판도를 뒤흔들었던 미드웨이 해전과 가장 큰 희생을 낳은 오키나와 전투로 요약된다. 진주만 공습 당시 완벽하게 패배한 미국은 대반격에 나선다.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일본은 미드웨이 제도 공격에 나서지만 미국은 일본의 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다. 마지막 격전이 벌어진 오키나와 전투에서 일본은 가미카제 특공대의 자살 공격과 소년병을 앞세우는 등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태평양전쟁의 내막을 살펴본다.
  •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하략) -박인환 ‘목마와 숙녀’ 실존주의와 허무주의, 전쟁의 폐허 위에 돋아난 전후문학은 위태로운 두 개의 지지대에 기대어 있었다. 지적 허영과 감상주의라는 비판이나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사람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기도 했다. 1965년 1월 10일 저녁, 자살을 결심한 전혜린이 은성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인 ‘명동 백작’ 이봉구는 세 가지 술자리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첫째 정치 얘기를 꺼내지 말 것, 둘째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험담을 하지 말 것, 셋째 돈 빌려 달라는 소리를 하지 말 것. 너나없이 하는 추태를 금했던 이봉구의 술자리는 문단사에서 특이하게(?) 조용하게 시작돼 조용하게 끝난 것으로 전해진다.박인환은 가장 1950년대적인 시인으로 평가된다. 1926년생인 박인환을 1921년생인 김수영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지만, 박인환의 시에서 드러나는 모더니즘적 요소는 서울대 국문과 교수 방민호의 표현대로 그를 ‘이상 문학의 현대성의 가장 중요한 계승자’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시인 이상은 박인환이 아직 소년이던 1937년에 폐병으로 죽어 두 사람이 살아 만난 적은 없지만, 문학의 후배인 박인환은 그에게 애정과 동질감을 느꼈다. 박인환에게 이상은 ‘빈사의 구렁텅이에서 우리 문학에 따뜻한 손을 빌려준 정신의 황제’, ‘죽은 아폴론’이었다. 3월 17일 그 아폴론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를 써서 한국일보에 발표하고, 박인환은 제주(祭酒)이자 ‘망각의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사흘 동안 내리 마시고 또 마셨다. 마지막 날에 박인환이 먹은 음식이라곤 화가 김훈이 사준 짜장면 한 그릇이 전부였고, 불운하게도 빈속에 억병을 쏟아붓기에 그는 타고난 두주불사가 아니었다.‘인간은 소모품, 끝까지 정신을 섭렵해야지.’ 아폴론의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祭儀)의 첫날, 박인환은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이진섭에게 메모 한 장을 건넸다. 메모에 적혔던 말은 그대로 유언이 됐다. 시인답다. ●영화 보다 들켜 중학교 퇴학당한 소년 강원 인제에서 태어난 박인환이 보통학교 4학년 때 사업차 상경한 아버지를 따라와 산 곳이 원서동 134-8번지였다. 안국역에서 내려 계동을 지나 창덕궁 담을 끼고 돌아 골목을 걸었다. 경복궁은 광화문과 종로, 덕수궁은 시청과 서대문에 가까워 친숙한 데 비해 창덕궁은 창경궁과 함께 도심에서 비켜나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요란한 금박을 입힌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도 다른 곳보다 드물게 보인다. 한식집 용수산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를 파는 한옥 양식당 소공헌 옆으로 좁은 골목길 하나가 나타난다. 번지수에 해당하는 도로명 주소 창덕궁길 47-4가 어린 박인환이 살던 곳인데, 없다. 창덕궁길 47-2와 47-3, 47-7과 47-8은 있는데 그사이의 번지수 자리에는 주차장과 창고와 공터뿐이다. 표지 하나 없는 창고 위 공터가 집터이리라 짐작하면서 허공을 사진 찍노라니 마음이 헛헛하다. 세월이 가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이곳에서 경기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박인환은 시와 영화에 매료됐다. 소년 박인환의 책상 서랍에는 외국 영화 포스터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상상력과 열망은 학교에 갇혀 있을 수 없었다. 지금의 서울시의회 별관 자리에 있던 부민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들켜서 경기중학교를 퇴학당했고, 관립 평양의학전문학교를 다니다가 문학의 꿈을 버리지 못해 중퇴했다. ●한때 서점 열어 문인들 밥값 책임져 일제강점기의 메이지마치에서 해방 후 이름을 되찾은 명동으로 돌아온 박인환은 종로3가 2번지(지금의 낙원동 입구)에 서점을 열었다. 아버지한테서 3만원을 얻고 이모에게서 2만원을 빌려 차린 ‘마리서사’(茉莉書舍)였다. 서점에서 파는 책의 대부분은 박인환이 갖고 있던 외국문학 서적이었고, 자기 책을 팔아 번 돈으로 박인환은 문인들에게 밥을 샀다. 장사는 애초에 망조였다. 프랑스의 화가이자 시인인 마리 로랑생의 이름을 붙인 ‘마리서사’는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지만, 박인환은 그곳에서 손님으로 왔던 이정숙과 만나 결혼을 했다. 170㎝의 늘씬한 키에 진명여고를 다닐 때 농구부에서 포워드 포지션을 담당했던 여성잡지 기자 이정숙, 그녀는 박인환 시의 첫 독자였고 장안의 영화 개봉작을 함께 섭렵하는 단짝이었다. 명동 거리에 나타나면 ‘한 쌍의 학(鶴)과 같다’고 문우들의 찬탄을 받던 그들은 1948년 화창한 봄날에 덕수궁에서 신식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낭만적인 연애의 정점을 찍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동화를 쓰고 싶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공터로 남은 원서동 134-8번지를 등지고 안국역을 지나 광화문역에 잇닿은 교보빌딩으로 향했다. 그곳 주차장에 또 다른 박인환의 집터와 표석이 있다.‘박인환 집터: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1926~1956)이 1948년부터 1956년까지 거주하며 창작을 하던 장소이다. 1955년 첫 시집인 ‘박인환선시집’을 냈으며 ‘목마와 숙녀’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남긴 ‘세월이 가면’은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렸다.’ 세종로 135번지, 지금의 교보빌딩 주차장 자리는 박인환의 아내 이정숙의 친정이었다. 원서동 시댁에서 밤마다 친정이 그리워 우는 아내를 위해 박인환은 처가살이를 했다. 애지중지 귀동녀로 자란 이정숙은 가난한 시인의 아내로 살기에 너무 현실감각이 없었다. 그들은 여전히 사랑했지만 밥벌이는 팍팍하고 현실은 고단했다. 6·25전쟁이 발발해 대구로 피란을 갔던 박인환은 생활고 때문에 종군기자로 전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광화문 집터 곁 벤치에 염상섭 동상 주차장은 거닐기에 좋지 않은 장소다. 연신 들고나는 차들이 혼을 뺀다. 잠시 다리쉼을 할 곳을 찾다가 문득 교보문고 입구의 벤치가 생각났다. 그 벤치 한편에는 종로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염상섭의 동상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염상섭의 호는 횡보(橫步), 늘 술에 취해 걸음걸이가 횡보하는지라 횡보였다. 이봉구의 소설 대목마따나, 술의 중량(重量)과 싸우는 것을 인생의 중량과 싸우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탓일까? 작가라는 작자들은 그리도 원수진 듯 술을 퍼먹는다. 박인환도 결국 술로 죽음을 맞았다. 당시 9세였던 박인환의 맏아들 박세형은 67세가 되어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마지막을 이렇게 기억했다. “그날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들어와 토를 하시니 제가 등을 쳐 드렸습니다. 입에서 활명수 냄새가 났던 것으로 기억해요. 안 되겠다 싶어 어머니는 의사 선생님을 모시러 뛰어가셨어요. 그때 밤 9시가 넘고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빈손으로 오셨습니다. 이미 아버진 눈을 감으셨어요.” 1956년 3월 20일 오후 9시, 박인환은 세상을 떠났다. 3월 17일부터 평소 그리도 좋아했던 죽은 아폴론, 이상(李箱)의 기일을 맞아 사흘간 폭음한 끝이었다. 그러나 이상이 실제 죽은 날은 3월 17일이 아니라 4월 17일이었다. 잔혹한 착각, 명백한 자멸이었다.박인환이 떠난 자리에서 멀지 않은 염상섭 벤치에는 동상 옆구리에 얼굴을 묻고 한 술꾼이 잠들어 있다.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혹은 그의 무구한 꿀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사진을 찍고 돌아선다. 세월이 가도, 술병에서 떨어진 별같이 뜨거운 그들의 이름만은 종내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가
  • “식물인간으론 안 살 겁니다”… 연명의료 거부 4년 새 15배

    “식물인간으론 안 살 겁니다”… 연명의료 거부 4년 새 15배

    사전의향서 등록 130만명 넘어“‘존엄한 죽음’도 노후 설계” 인식임종 돕는 조력존엄사법도 발의“오남용·부작용 위험 주의해야”전남 영광에서 살았던 이수양(94)씨는 지난 18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년 전 건강이 크게 나빠지자 조선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최근 의사로부터 심장 수술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평소 생각대로 수술을 거부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수술해서 얼마나 더 살겠느냐. 편히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광주에 거주하는 김원모(81)씨는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며 2년 전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했다. 5년 전 투병 끝에 사망한 아내가 세상을 떠나기까지 6개월 동안 식물인간처럼 지낸 것을 보고 연명의료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나는 마지막을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존엄하게 죽음을 맞으려는 ‘웰다잉’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임종기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지난 16일에는 ‘조력존엄사법’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입됐는데, 이 법을 개정해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가 원할 경우 담당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칠 수 있는 ‘의사조력자살’을 허용하자는 게 ‘조력존엄사법’의 핵심 내용이다. 22일 보건복지부와 연명의료 관리기관 등에 따르면 2018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가 도입되자 전국적으로 8만 6691명이 서명했다. 이어 2019년에 53만 2667명으로 늘더니 2020년 79만 193명, 2021년 115만 8585명으로 급속하게 늘었다. 2022년 5월 현재 130만 8938명이 서명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연명치료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문서로,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등록기관에 가서 작성할 수 있고 언제든 의향서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연명의료는 심폐소생술이나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수혈 같이 치료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삶을 연장하는 시술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도 늘었다. 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지정 결과’에 따르면 전국 등록 기관이 568곳이다. 지역보건의료기관 131곳, 의료기관 133곳, 비영리법인 민간단체 34곳, 공공기관 2곳, 노인복지관 30곳, 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와 지사·출장소 238곳이다. 지난해 법이 개정돼 노인복지관에서도 등록할 수 있게 됐다. 김유일 전남대병원 공공보건사업 실장은 “예전에는 웰다잉 프로그램을 설명하면 어르신들이 ‘왜 구태여 죽음을 부각하느냐’며 반발했는데, 최근엔 능동적으로 ‘존엄한 죽음’을 설계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존엄한 죽음 또한 노후 설계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명의료 중단을 넘어 조력존엄사까지 허용되기까지는 많은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자살을 부추기는 제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조력존엄사법에 대해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원하지 않는 결정’을 초래하는 등 오남용이나 부작용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 채인묵 서울시의원 대표 발의 서울시교육청 자살예방 조례 개정안 본회의 통과

    채인묵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더불어민주당, 금천1)이 학교 청소년의 정신건강 사각지대 해소와 관리체계 마련을 위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21일 서울특별시의회 제30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통과했다. ‘2022년 청소년 통계’(여성가족부, 2022년 5월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청소년 사망자 중 자살자가 절반이 넘고(50.1%, 1909명 중 957명), 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38.8%)은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며, 10명 중 3명(26.8%)은 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채 위원장은 “청소년 사망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자살 청소년의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이 필요한 경우 언제나 정신건강 상태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에 익명성을 보장해 자발적·상시적인 정신건강 관리체계를 마련하여야 한다”며 입법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 조례안에는 학생자살 예방계획에 청소년 정신건강 증진 사업을 포함토록 하고, 상시적인 정신건강 상태의 측정과 검사 등 정신건강 증진 지원사업을 교육감이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 초고령사회 고독사 대응하려면

    초고령사회 고독사 대응하려면

    갈수록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맞춤형 대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18일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의 ‘초고령사회 대비 고독사 대응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고독사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이를 기반으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이 마련된다. 하지만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아직 고독사와 관련해 제대로 된 통계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국적으로 621만 4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0.4%를 차지한다. 보고서가 인용한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2025년부터 20년 동안 1인 가구는 689만여 가구에서 832만여 가구로 20% 이상 늘어나고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2.3%에서 37.1%로 증가한다. 보고서는 “최근 저출산으로 인해 2045년에는 20~30대 인구가 줄어들고 2025년 대비 1인 가구도 각각 28.8%와 20.4% 감소하는 반면, 노인인구는 급속도로 늘어 같은 기간 70대는 104.8%, 80대는 134.9%, 90대는 209.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든 연령을 포괄하는 1인 가구 대책은 물론 초고령사회에 베이비부머로 인해 급증할 1인 초고령 노인가구에 대한 정책적 설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차 베이비부머는 1955~1963년에 출생한 연령 집단이며 2차 베이비부머는 1968~1974년생이다. 올해 기준 1·2차 베이비 부머는 각각 707만여명, 630만명 규모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5년 단위 고독사 실태조사를 준비하는 연구에서 생애주기별 고독사 위험요인을 선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청년의 경우 직장·학업을 위한 시험준비, 취업·실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사회적 체념, 자살 관련 행동이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중장년층은 실직과 은퇴, 이로 인한 생활고와 우울감,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관계 단절, 만성질환, 알코올 의존 등이다. 고령층은 만성질환 및 질병 스트레스, 사별, 경제적 빈곤 등이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국 차원의 1인 가구 전수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어 고독사의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웠고 고독사 관련 지표로 무연고사 자료를 활용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고독사 통계 작성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별로 과소 파악되거나 과대 집계되는 등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았다. 고독사는 살던 곳에서 사망하고 가족이 시신을 인수하지만, 무연고사는 살던 곳을 제외한 곳에서 사망하고 주로 지자체가 시신을 처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또 고독사는 주로 가까운 이웃이 발견하지만 무연고사는 불특정 다수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보고서는 “현 단계에서 국가와 지자체의 과제는 고독사와 무연고사를 명확히 구분해 내는 것에 있다기보다 사회적 고립 사례들을 신속히 발굴해 외로운 죽음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에 있다”고 지적했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당신이 청년의 부고장을 받는다면/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의 마음 의학] 당신이 청년의 부고장을 받는다면/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국인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는 무엇일까? 몇 년 전 한 포털 사이트가 검색어 통계를 냈다. 당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로 ‘스트레스’가 꼽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는 스트레스 중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은 무엇일까. 바로 부모가 자식을 잃었을 때라고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자식을 잃는 원인의 1위는, 놀랍게도 ‘자살’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자살률 1위에 올라있다. 자살은 10~30대, 청소년과 청년의 사망원인 1위로 꼽힌다. 비율을 보면 더 놀랍다. 10대 모든 사망의 41%, 20대 사망의 54%, 30대 사망의 39%가 자살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아직 40세가 채 안 된 청소년이나 청년이 죽었다는 부고장을 받는다면 10명 가운데 4명은 자살이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2020년 자살통계를 보면 코로나 첫해 10대의 자살은 9.6% 증가했고 20대는 6.7%, 30대는 1%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는 모두 감소했다. 암, 심장질환,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많은 이유 가운데 자살만 절반으로 줄여도 대한민국 젊은 생명의 20%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자살에는 스트레스요인과 보호요인 그리고 위기대처 간의 줄다리기가 작용한다. 결국 자살률이 높은 나라라는 것은 스트레스가 높거나 보호요인이 적거나 위기대처가 후진적이라는 것이다. 핵가족화와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보호요인은 우리 사회에서 급속하게 취약해지고 있다. 더 어려운 환경을 견딘 세대에선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당위를 더이상 청소년과 청년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자살 위기에 빠진 사람은 절망 때문에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이들을 빨리 발견해 안전을 우선 확보하고 치료와 지원에 연결하면 희망은 회복된다. 이 일은 보건복지, 교육, 고용노동, 국방, 경찰 등 여러 정부기관이 협력해야만 작동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는 가족의 정성에만 의지하는 후진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선진국이란 행복한 나라를 의미할까? 우울증 유병률은 선진국이 개도국보다 훨씬 높다. 실제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꼽히는 북유럽에서도 1980년대 중반 자살률이 지금의 우리보다 훨씬 높았다. 이 나라들은 그 후 30년 동안 정신건강서비스를 확충하고 여러 정부부처의 협력으로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했다. 그 기간 우울증 유병률은 비슷했지만 자살률은 절반 밑으로 감소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 57명이 참여하는 국회자살예방포럼 세미나가 있었다. 주제는 ‘새 정부에 바란다’였다. 다행히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자살예방과 정신건강증진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자살예방을 포함한 정신건강복지예산을 모두 합쳐도 4000억원 정도로 교통안전공단이나 안전보건공단 등 한 기관의 운영예산 수준이다. 문제는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느냐’라고 할 수 있다. 자살을 과연 제도와 정책으로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면,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한 가장 비용효율적인 자살예방정책을 소개하고 싶다. 그것은 지도자의 관심과 결심이다. 가령 미국은 백악관에서 해마다 정신건강콘퍼런스를 열고 대통령 부인이 직접 8시간짜리 정신건강 응급대처교육을 이수한 뒤 수료증을 받는 걸 보여 준다. 한국에서도 이런 행사를 한다면, 이미 커다란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10대부터 30대까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과 청년들의 비극, 막을 수 있는 죽음의 40%를 살리는 것은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그 무게에 걸맞는 변화를 기대해본다.
  • [단독] ‘박원순표’ 민간위탁에 직영 전환·감사 줄줄이… 오세훈 다시 칼 뽑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돌아오면서 ‘서울시 바로세우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민간위탁 사업이 직영으로 속속 전환되는 한편 민간위탁 사업에 대한 감사도 줄줄이 진행될 계획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서울역 도시재생 거점시설 운영이 민간위탁에서 자치구로 넘겨졌다. 거점시설은 서울역 인근 서계·중림·회현동에 들어선 공유주방, 복합문화공간, 카페 등이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 사업과 맞물려 만들어졌다. 그동안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이 시설 운영을 맡았지만, 지난 4월부터 중구 등이 운영하고 있다. 거점시설 일부는 계약 종료로 운영이 중단됐다. 시 관계자는 “운영이 중단된 시설들에 대한 (운영) 수요처를 조사 중”이라며 “그동안 일부 시설의 활용도가 낮은 만큼 시설의 성격도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교통방송(TBS) 등이 입주해 있는 에스플렉스센터는 입주시설 안전 운영, 운영 효율화 등을 이유로 직영으로 전환됐다. 인쇄 사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서울인쇄센터의 운영도 직영으로 전환됐다. 오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 바로세우기’를 강조하며 민간위탁 및 민간보조 사업의 대대적인 구조 개선을 예고했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4선에 성공하고 서울시의회 역시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서울시 바로세우기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 바로세우기와 관련해 “이제는 본격화할 때가 됐다”며 “(민간위탁 사업 중) 구청에 위임할 일들은 구청에 환원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감사위원회도 이번 달부터 민간위탁시설 운영 및 관리 실태에 대한 특정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공예센터 더아리움, 자살예방센터, 청년창업꿈터, 디지털대장간 등이 대상이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 주기적으로 평가한 결과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거나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사업 또는 언론 등에 지적된 사업을 중심으로 감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단독]도시재생 거점시설도 직영으로…오세훈 ‘서울시 바로세우기’ 속도

    [단독]도시재생 거점시설도 직영으로…오세훈 ‘서울시 바로세우기’ 속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돌아오면서 ‘서울시 바로세우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민간위탁 사업이 직영으로 속속 전환되는 한편 민간위탁 사업에 대한 감사도 줄줄이 진행될 계획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서울역 도시재생 거점시설 운영이 민간위탁에서 자치구로 넘겨졌다. 거점시설은 서울역 인근 서계·중림·회현동에 들어선 공유주방, 복합문화공간, 카페 등이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 사업과 맞물려 만들어졌다. 그동안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이 시설 운영을 맡았지만, 지난 4월부터 중구 등이 운영하고 있다. 거점시설 일부는 계약 종료로 운영이 중단됐다. 시 관계자는 “운영이 중단된 시설들에 대한 (운영) 수요처를 조사 중”이라며 “그동안 일부 시설의 활용도가 낮은 만큼 시설의 성격도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교통방송(TBS) 등이 입주해 있는 에스플렉스센터는 입주시설 안전 운영, 운영 효율화 등을 이유로 직영으로 전환됐다. 인쇄 사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서울인쇄센터의 운영도 직영으로 전환됐다. 오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 바로세우기’를 강조하며 민간위탁 및 민간보조 사업의 대대적인 구조 개선을 예고했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4선에 성공하고 서울시의회 역시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서울시 바로세우기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 바로세우기와 관련해 “이제는 본격화할 때가 됐다”며 “(민간위탁 사업 중) 구청에 위임할 일들은 구청에 환원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감사위원회도 이번 달부터 민간위탁시설 운영 및 관리 실태에 대한 특정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공예센터 더아리움, 자살예방센터, 청년창업꿈터, 디지털대장간 등이 대상이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 주기적으로 평가한 결과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거나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사업 또는 언론 등에 지적된 사업을 중심으로 감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관악구, 코로나19 대응으로 소진된 직원들 마음치유 힐링 시간 마련

    관악구, 코로나19 대응으로 소진된 직원들 마음치유 힐링 시간 마련

    서울 관악구가 코로나19 대응으로 지친 직원 120여명을 대상으로 마음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구는 지난 15일 관악구청 대강당에서 마음치유 교육 특강을 열고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19 대응으로 몸과 마음이 소진된 직원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및 심리적 재충전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오티움’의 저자인 문요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강사로 나선 이번 교육은 ‘지친 나를 위로하고 살아갈 힘을 주는 나만의 휴식’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주요 내용은 ▲우리는 왜 소진되어 가는가? ▲좋은 휴식이란 무엇인가? ▲나만의 오티움을 찾는 법 등 스스로 자기돌봄과 휴식의 질을 높여 번 아웃을 예방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 방법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강의 종료 후에는 질의응답과 직원들 간 소통의 장이 이어졌고 특강에 참여한 모든 직원에 힐링을 위한 장미꽃이 전달됐다. 구는 직원 대상 교육에 이어 오는 7월 지역주민과 관계기관 직원 등을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울·자살사고 극복을 위한 나만의 마음치유 습관’을 주제로 2차 마음치유 특강도 진행할 계획이다. 박준희 구청장은 “이번 특강이 롱코비드 후유증으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는 직원들에게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직원들과 지역주민들의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새로운 제3지대를 갈망하는 한국 민주주의/이창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새로운 제3지대를 갈망하는 한국 민주주의/이창구 사회2부장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는 예견된 일이었다. 많은 유권자들이 이번만큼은 민주당을 찍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민주당은 ‘당신들, 우리 말고 찍을 사람 있어?’라고 오기를 부리는 듯했다. 선거 다음날 후배 기자가 작성한 민심 르포 기사에 나온 말 “내가 국민의힘을 찍을 줄은 나도 몰랐다” 이런 마음을 민주당만 몰랐다. 선거에서 참패와 압승은 반복되는 것이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정책 차별성이 사라진 지 오래니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퇴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선 제3지대의 부재가 도드라졌다. 호불호를 떠나 정치인 안철수는 2011년 하반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혜성처럼 등장한 이래 양당 구도에 큰 균열을 냈다. 2015년 민주당에서 탈당해 국민의당을 차린 이후부터는 각종 선거에서 제3당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그가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힘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대1로 극단적으로 맞붙었고, 유권자들은 완충지대를 잃었다. 양당은 각자의 불모지인 영남과 호남에서 아예 후보를 내지 않거나 기초의원 2명을 뽑는 선거구에선 1명씩만 후보를 내는 ‘담합’으로 무투표 당선자를 490명이나 양산했다. 역대 선거를 돌아보면 안철수 말고도 제3지대는 늘 있었다. 유권자들이 어느 정당에 마음을 두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지표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 득표수다. 월드컵 기간이라 지방선거가 열리는 줄도 모르고 치러졌던 2002년 3회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정당 투표에서 134만표를 얻어 자민련을 제치고 실질적인 제3당에 올랐다. 집권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궤멸 수준의 참패를 당했던 2006년 4회 선거에서도 민주노동당은 226만표를 얻었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정당 득표수는 405만표였다. 5회 선거에선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자유선진당이 제3지대를 놓고 각축을 벌였다. 4년 전에는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이 그 역할을 했다.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은 고작 91만표를 얻었다. 4년 전 226만표에 비해 135만표나 줄었다. 문재인 정부 내내 ‘민주당 2중대’ 논란에서 허우적거리다 안철수가 떠난 제3지대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정의당은 날려 버렸다. 민주주의 발전에서 보면 민주당의 참패보다 정의당의 소멸이 더 뼈아플 수 있다. 제3지대에 대한 갈망은 호남 민심에서 잘 드러났다. 역대 민주당은 친노·친문·86세대로 대표되는 이념적 ‘리버럴’ 세력과 ‘호남’이라는 지역 세력 간 결합과 분열에 따라 안정과 불안 사이를 오갔다. 이번에는 두 세력 간 갈등이 없었는데도 호남은 민주당을 사실상 ‘탄핵’했다. 광주 유권자의 63%가 투표를 포기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광주의 투표 포기는 민주당 심판, 현 체제에 대한 절망, 새 정치를 향한 갈구가 응축됐다고 볼 수 있다. 광주와 달리 전남 투표율은 58.5%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지만, 22개 시군 가운데 7개 시군에서 무소속 후보가 시장·군수에 당선됐다. 선거인단 명부 유출, 돈 봉투, 줄 세우기, 탈당, 자살로 얼룩진 민주당의 공천 ‘갑질’을 광주는 선거 포기로, 전남은 무소속 선택으로 심판한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진보당 후보들이 끊임없이 지역을 파고들어 21명(13명은 여성)이나 당선됐다는 사실에서도 제3지대를 열망하는 민심을 엿볼 수 있다. 한국 민주주의는 ‘팬덤 정치’라는 유령에 사로잡힌 민주당과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동정표에 의지해 온 정의당, 그 너머를 원하고 있다.
  • 제40회 교정대상 [교정공무원-성실상] 정미라 의정부교도소 교위

    제40회 교정대상 [교정공무원-성실상] 정미라 의정부교도소 교위

    25년간 복무하면서 중증환자·정신질환자·신입수형자 등에 대한 수시 면담을 통해 안정적인 수용생활이 되도록 철저하게 관리했으며 재판 진행 절차를 잘 알지 못하는 수형자에게 형사소송절차 등을 교육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2010년에는 1급 천식환자인 수형자의 호흡곤란 상태가 위험해지는 것을 알아채고 신속한 초동조치로 외부병원에 후송해 사망 사고를 예방했다. 2014년에는 평소 자살 언급이 잦았던 수형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현장을 발견한 뒤 조치를 취해 교정 사고를 방지했다. 또한 직장 봉사단체를 통해 관내 결식아동과 불우이웃을 꾸준히 돕고 있다.
  • 제40회 교정대상 [교정 참여 인사-박애상] 이현 청주교도소 교정위원

    제40회 교정대상 [교정 참여 인사-박애상] 이현 청주교도소 교정위원

    21년간 수형자 교정 교화와 교정행정 발전,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노력했다. 특히 무연고자, 상습 규율 위반자, 관심 대상 수형자 등 자살 우려자 상담에 나서 수용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수형자의 고충 해소로 교정 사고 방지에 기여했다. 기독교 집회와 정보화 교육, 체육대회 등에 참여해 수용생활 안정에 기여한 공적이 있다. 교정협의회 사무국장과 회장,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정기총회, 임원회의, 간담회 등에 참여해 교정협의회 활성화에 기여했다.
  • 코로나 첫해 청소년 극단선택 더 늘었다

    코로나 첫해 청소년 극단선택 더 늘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한국의 자살자 수는 전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10~30대 청소년·청년 자살률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사회적 고립이 심화하면서 심리적으로 취약한 젊은층이 극단적 선택에 내몰린 것으로 보인다. 일상회복 이후에는 전 연령대에서 자살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공개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자살자 수는 1만 3195명으로 전년보다 604명(4.4%) 감소했다. 하지만 10대(9.4%), 20대(12.8%), 30대(0.7%)는 전년과 비교해 자살률이 증가했고, 이 연령대의 사망 원인 1위로 꼽히고 있다. 원소윤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청년층 자살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정신적 문제가 주요 동기이고, 경제적 문제와 코로나19 우울감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더 우려스런 점은 청소년(9~24세) 자살자 수가 전년보다 81명 많은 957명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11.1명이다. 2016년 7.8명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원 과장은 “전 세계에서 10대 자살 증가 현상이 나타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10대 자살률은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계류 중인 자살예방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청소년·청년 대상 자살 예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연령이 높을수록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율이 늘어 80대 이상에서는 인구 10만명당 62.6명, 70대 38.8명, 50대 30.5명 순으로 나왔다. 자살 원인은 정신적 문제가 38.4%로 가장 크고, 경제생활 문제(25.4%), 질병 문제(17.0%), 가정 문제(7.0%) 등이 뒤따랐다. 한국의 자살률은 2016·2017년을 제외하고 2003년부터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전문가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원 과장은 “국가적 재난과 위기의 시기에는 국민적 단합력이 발휘돼 자살률이 감소하지만, 재난·위기가 지나고 향후 2~3년간은 자살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밝혔다.
  • 코로나19 첫해 10~30대 자살 늘었다...상대적 박탈 커질 향후 2~3년이 위기

    코로나19 첫해 10~30대 자살 늘었다...상대적 박탈 커질 향후 2~3년이 위기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한국의 자살자 수는 전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10~30대 청소년·청년 자살률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사회적 고립이 심화하면서 심리적으로 취약한 젊은층이 극단적 선택에 내몰린 것으로 보인다. 일상회복 이후에는 전 연령대에서 자살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공개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자살자 수는 1만 3195명으로 전년보다 604명(4.4%) 감소했다. 하지만 10대(9.4%), 20대(12.8%), 30대(0.7%)는 전년과 비교해 자살률이 증가했고, 이 연령대의 사망 원인 1위로 꼽히고 있다. 원소윤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청년층 자살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정신적 문제가 주요 동기이고, 경제적 문제와 코로나19 우울감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1 더 우려스런 점은 청소년(9~24세) 자살자 수가 전년보다 81명 많은 957명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11.1명이다. 2016년 7.8명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원 과장은 “전 세계에서 10대 자살 증가 현상이 나타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10대 자살률은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계류 중인 자살예방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청소년·청년 대상 자살 예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연령이 높을수록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율이 늘어 80대 이상에서는 인구 10만명 당 62.6명, 70대 38.8명, 50대 30.5명 순으로 나왔다. 자살 원인은 정신적 문제가 38.4%로 가장 크고, 경제생활 문제(25.4%), 질병 문제 (17.0%), 가정 문제(7.0%) 등이 뒤따랐다. 한국의 자살률은 2016·2017년을 제외하고 2003년부터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전문가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원 과장은 “국가적 재난과 위기의 시기에는 국민적 단합력이 발휘돼 자살률이 감소하지만, 재난·위기가 지나고 향후 2~3년간은 자살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면서 “일상회복 이후 자살 사망이 증가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상회복 전인 올해 3월까지의 잠정 통계를 보면 자살 사망자 수는 아직 증가하지 않았으며, 4~6월 통계는 나오지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고 이예람 중사 성추행 가해자 2심서 징역 7년…1심보다 2년↓

    고 이예람 중사 성추행 가해자 2심서 징역 7년…1심보다 2년↓

    공군 고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가해자가 2심에서 1심보다 적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방청석의 유족은 울분을 토하며 판결에 격렬하게 반발했다.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14일 열린 공군 장 모 중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앞서 장 중사는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특가법상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지난해 12월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장 중사가 이 중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메시지 등을 보낸 것이 ‘사과 행동’이었다는 피고인 측 주장을 인정함으로써 이 부분이 보복 협박 혐의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역 15년을 구형한 군검찰과 판단을 달리했다. 군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로 이어진 2심에서도 보복 협박 혐의가 쟁점이 돼 군검찰은 이 부분 입증에 주력하면서 1심 때와 같이 징역 15년을 구형했으나 형량은 되레 2년이 더 낮아졌다. 법원은 “피고인이 사과 행위 외에 추가 신고하면 생명·신체에 해악을 가한다거나 불이익 주겠다는 등 명시적 발언이나 묵시적 언동이 없는 이상 가해의사 인정할 수 없고 이런 행위만으로 구체적으로 위해를 가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살 암시를 포함한 사과문자를 보낸 점으로 위해 가하겠다는 구체적 해악고지로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이후 실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어떤 해악 끼치는 행위를 했다는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 점을 볼 때 구체적으로 피고인이 어떤 위해를 가했다는 것을 알 수 없으므로 해악고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1심이 보복 협박 혐의에 무죄를 인정한 것을 “정당하고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아울러 법원은 이 중사의 사망 책임을 장 중사에게 전적으로 돌릴 수 없다면서 원심의 형을 깎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상급자들에게 피고인 범행을 보고했음에도 되레 은폐, 합의를 종용받았고 피해자 가족 외엔 군내에서 제대로 도움받지 못하는 등 마땅히 받아야 할 보호조치를 받지 못했고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는 등 정신적 고통이 이어졌고 이런 사태가 군내에서 악순환되는 상황 또한 피해자 극단적 선택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극단적 선택의 결과를 오로지 피고인 책임으로만 물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 자신이 범죄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지면서 잘못을 교정하고 사회에 재통합할 수 있게 하는 형벌 기능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보인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가 7년 형 결정 부분을 읽어내려가는 순간 유족은 고성을 지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격렬하게 반발했다. 재판장석으로 뛰어가다 군사경찰의 제지를 당한 이 중사의 아버지는 윗옷을 벗어 던지며 “뭔 소리야! 이래선 안 되는 거야, 재판장!”이라고 절규했다. 어머니는 판결에 충격을 받고 과호흡으로 쓰러져 실려 나갔다. 이 중사의 부친 이씨는 재판정을 나와서도 울분을 이기지 못하고 기물을 던지면서 “군사법원에서 이런 꼴을 당할지는 몰랐다. 최후의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몰랐다”며 군사법원을 성토했다. 이씨는 “우리 국민의 아들딸들이 군사법원에 의해서 죽어갔던 거다”며 “그래서 군사법원을 없애고 민간법원으로 가야 된다”고 소리를 높였다. 유족 측의 강석민 변호사는 군사법원이 상식에 반하는 판결을 했다고 비판했다. 강 변호사는 “대법원은 양형을 판단하지 않고 보복 협박 유무죄만 판단할 것이므로 양형을 이렇게(감형) 한 것은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라며 “보복 협박이 인정되면 파기환송이 서울고법으로 갈 건데 법리적 문제가 쉽지 않아 유족이 엄청난 난관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군검찰이 2심에 불복해 다시 항고하면 군사법원이 아닌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열리게 된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2일 저녁 자리에서 선임인 장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를 호소하다가 동료·상관의 회유·압박 등에 시달린 끝에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 ‘많이 힘들었죠?’… ‘손을 내밀어요’… 자치단체, 전염되는 자살을 막아라

    ‘많이 힘들었죠?’… ‘손을 내밀어요’… 자치단체, 전염되는 자살을 막아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데다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가족과 이웃 등 주민들의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충북 영동군은 고층아파트 투신자살을 차단하기 위해 자살 예방 스티커 사업을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군은 6월 한 달 동안 관내 9층 이상 아파트 14곳, 68개 옥상 출입문에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스티커에는 ‘많이 힘들었죠? 괜찮아요. 손 내밀어요’라는 문구와 함께 군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화번호가 담겼다. 주저앉은 사람을 누군가 일으켜 주는 그림도 그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2020년 관내에서 12명이 자살하는 등 충북에서 영동은 자살률이 높은 지역”이라며 “자살자가 발생하면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의 자살 가능성이 높아져 한 명의 자살자라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군 정신건강복지센터는 관내 6개 마트에 내부가 보이지 않는 번개탄 안전보관함을 보급했다. 비진열식 판매를 위해서다. 진열대에 놓고 판매하면 눈에 쉽게 들어와 충동적으로 번개탄을 살 수 있다. 구매자에게 사용 용도를 묻는 ‘어따쓰게’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번개탄과 소주 등을 함께 구매할 경우 사용처를 물어 대답을 제대로 못 하면 마트 주인은 판매를 하지 않고 센터로 바로 연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살자를 막기 위한 촘촘한 안전망 구축도 활발하다. 전남 장성군은 이달 초 약국 14곳을 생명사랑 마음돌봄약국으로 지정했다. 생명사랑 약국은 고객들에게 정신 건강 서비스를 안내하고 필요시 보건소의 자살예방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군은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자살예방전화 안내 문구가 적힌 종이봉투도 약국에 배부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병원, 전북 전주시는 편의점을 생명지킴이로 활용한다. 인천시가 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자살 사망 전에 정신건강의학과나 병의원을 방문했던 사례가 절반이 넘어서다. 전주에선 지난해 4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수상한 손님을 발견하고 경찰에 연락해 극단적 선택을 막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자살자는 1만 3195명이다. 2019년보다 604명 감소했다.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25.7명으로 전년(26.9명)보다 1.2명 줄었다. 하지만 OECD 국가 평균인 11.3명의 두 배가 넘는다.
  • 아파트 옥상 스티커·번개탄 보관함… 지자체들 “극단 선택 막아라”

    아파트 옥상 스티커·번개탄 보관함… 지자체들 “극단 선택 막아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데다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가족과 이웃 등 주민들의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충북 영동군은 고층아파트 투신자살을 차단하기 위해 자살 예방 스티커 사업을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군은 6월 한 달 동안 관내 9층 이상 아파트 14곳, 68개 옥상 출입문에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스티커에는 ‘많이 힘들었죠? 괜찮아요. 손 내밀어요’라는 문구와 함께 군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화번호가 담겼다. 주저앉은 사람을 누군가 일으켜 주는 그림도 그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2020년 관내에서 12명이 자살하는 등 충북에서 영동은 자살률이 높은 지역”이라며 “자살자가 발생하면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의 자살 가능성이 높아져 한 명의 자살자라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군 정신건강복지센터는 관내 6개 마트에 내부가 보이지 않는 번개탄 안전보관함을 보급했다. 비진열식 판매를 위해서다. 진열대에 놓고 판매하면 눈에 쉽게 들어와 충동적으로 번개탄을 살 수 있다. 구매자에게 사용 용도를 묻는 ‘어따쓰게’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번개탄과 소주 등을 함께 구매할 경우 사용처를 물어 대답을 제대로 못 하면 마트 주인은 판매를 하지 않고 센터로 바로 연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살자를 막기 위한 촘촘한 안전망 구축도 활발하다. 전남 장성군은 이달 초 약국 14곳을 생명사랑 마음돌봄약국으로 지정했다. 생명사랑 약국은 고객들에게 정신 건강 서비스를 안내하고 필요시 보건소의 자살예방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군은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자살예방전화 안내 문구가 적힌 종이봉투도 약국에 배부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병원, 전북 전주시는 편의점을 생명지킴이로 활용한다. 인천시가 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자살 사망 전에 정신건강의학과나 병의원을 방문했던 사례가 절반이 넘어서다. 전주에선 지난해 4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수상한 손님을 발견하고 경찰에 연락해 극단적 선택을 막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자살자는 1만 3195명이다. 2019년보다 604명 감소했다.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25.7명으로 전년(26.9명)보다 1.2명 줄었다. 하지만 OECD 국가 평균인 11.3명의 두 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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