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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에 상처 안은 사람들 보듬고 싶어”

    ‘키친’‘도마뱀’‘아르헨티나 할머니’ 등의 소설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44)가 26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새 장편 ‘왕국’(전3권·민음사 펴냄)의 국내 출간에 맞춰 서울에 온 요시모토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 독자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이가 아직 어려(다섯 살) 그동안 한국을 방문할 여유가 없었다.”고 방한 소감을 밝혔다. 요시모토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 에쿠니 가오리 등과 함께 일류(日流)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 자신의 이름 ‘바나나’에 대해 그는 “바나나는 세계인이 모두 아는 과일일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바나나꽃을 좋아하고, 바나나라는 이름만으론 성별을 알 수 없는 ‘모호함의 매력’도 있어 필명으로 사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의 본명은 요시모토 마호코다. “내 작품의 주요 독자들 중에는 사춘기를 겪는 사람들 또는 마음이 아주 섬세하고 감수성이 강하고 세상과 잘 교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이들의 내면에 있는 어떤 것들이 내 소설을 찾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독자들이 내 소설을 읽은 뒤 한 차례 여행 혹은 온천행을 다녀온 기분을 느끼며 상처를 보듬어갈 수 있도록 작품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작가는 “일본에서는 젊은 사람들의 자살률이 매우 높은데 몇년 전까지만 해도 자살하는 사람들이 하루만이라도 자살을 늦춰 주길 바라는 심정으로 쓴 작품도 있다.”며 “지금은 보다 근본적으로 자살을 줄여 나갈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의도를 살리기 위해 그는 ‘현실’이 아닌 한편의 ‘우화’를 작품 속에 담는다고 한다.이번에 출간된 ‘왕국’ 또한 우화적인 요소를 한껏 강화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산 속에서 살다 도시로 나온 소녀 시즈쿠이시를 통해 현대의 물신주의를 고발하고 인간성 회복의 절실함을 역설한다.“이 작품을 쓰고 있을 때 해리 포터 시리즈가 널리 읽히고 있었어요. 내 나름의 판타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도한 작품입니다.” 지금은 주부로서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 만큼 창작활동은 다소 뜸한 편이라는 그는 “나는 사람들과 사귀는 데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인데 이번에 한국 땅을 처음 밟아 봤으니 앞으로 자주 와서 다양한 형태로 교류하고 싶다.”고 밝혔다.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외롭고 돈없고 몸 아프고… 노인자살 10년새 3배↑

    외롭고 돈없고 몸 아프고… 노인자살 10년새 3배↑

    노인 자살률이 10년 사이에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60∼84세 노인 자살자수는 1995년 인구 10만명당 평균 23.8명에서 2005년 80.3명으로 급증했다. 자살자 비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에 비해 훨씬 높았다. 실제로 2005년을 기준으로 60∼84세 남성 자살자수는 10만명당 평균 131.6명인 데 반해 여성은 48.5명으로, 여성 자살자수가 남성 자살자수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또 전반적인 자살률은 일본과 비교해 유사한 추이를 보였지만 유독 노인 자살률은 한국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건강 문제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라면서 “노인의 경제자립도를 높이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환경·생명] 전국 軍사격장 주변마을 르포

    [환경·생명] 전국 軍사격장 주변마을 르포

    군 사격장 소음과 진동 등으로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갖가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격장 인근 주민들의 환경권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1월26일자 서울신문 보도> 2006년판 국방백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방부에 접수된 사격장 관련 민원은 총 246건으로 현재 40여만명이 국가를 상대로 군사격장 관련 피해소송을 진행 중이다. 과연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 서울신문은 전북 고창군 미여도 공군사격장, 충남 보령시 웅천사격장, 그리고 2005년 폐쇄된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사격장 지역을 찾아가 주민들의 환경권 실태를 살펴보았다. ●“극심한 소음… 하루에도 몇번씩 놀라” 사격장 인근 지역을 찾은 기자에게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토로한 고충은 바로 소음이었다. 예고없이 들리는 폭발음에 놀라 넘어지거나 불안증세를 보이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충남 보령시 웅천군 소황리의 웅천사격장(1996년 12월 설치)은 육상사격장이 논 한가운데 있다보니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2003년 서울시립대가 측정한 이 지역의 순간 최고소음은 107∼112㏈로 전기톱 소리(약 100㏈)보다 높았다. 마을에서 3대째 살고 있는 최종엽(67) 할아버지는 “사격장 소음에 아이들이 놀라 울거나 가축이 날뛰다 유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전북 고창군 동호해수욕장은 환경부로부터 ‘아름다운 어촌 100선’에 선정될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지만 바닷가에서 4.2㎞ 떨어진 미여도 공군사격장(1978년 설치)의 소음(평균 83㏈) 탓에 마을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 마을에서 40년을 살았다는 전금례(61) 할머니는 “소음 때문에 임신이 잘 안되자 타지로 1∼2년 떠나있다가 아이를 낳아 돌아오는 이들도 있다.”며 한숨지었다. ●오폭 피해 공포도 커 하지만 주민들이 사격장 이전을 원하는 더 큰 이유는 바로 오폭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실제 오폭을 경험한 주민들은 그동안 정부가 보여준 미온적 대응방식 때문에 더욱 강경한 자세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한다. 지난 2004년 6월에는 웅천사격장에서 훈련 전투기가 발사한 연습탄이 웅천역 광장에 떨어졌다. 지난해 2월에도 사격 훈련 중인 KF-16 전투기가 추락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경북 상주시 공군 낙동사격장에서도 2002년 9월 F-16D 전투기가 인근 야산에 추락했고, 전남 담양군 담양전차포 사격장(1954년 설치)에서는 지금까지 전차 파편 등에 맞아 1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돈 웅천사격장 소음대책위원장은 “오폭으로 우리집이 폭격을 당할 수도 있는데 누가 자기 집 주변에 사격장이 남아있기를 원하겠냐.”고 반문했다. ●토양·지하수 오염도 심각 쓰고 버려지는 탄약·탄피 등에서 비롯되는 토지·지하수 오염도 주민들의 삶을 위협한다.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미군 쿠니사격장(2005년 폐쇄)의 경우 지난 16∼17일 국방부가 전체면적 2376만 9000㎡ 를 감식한 결과 6960㎡가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납의 경우 기준치의 34배,TPH(총석유계 탄화수소)는 4배가 검출됐으며, 지하수에도 발암물질인 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가 기준치의 8배나 함유돼 있었다. 전만규 매향리 주민대책위원장은 “이번 조사에는 땅 속에 방치된 불발탄과 사격 잔재물에 대한 조사가 모두 누락돼 있다.”면서 “치유작업 실시설계에 앞서 이 부분도 철저히 조사해 반영해야 한다.”고 국방 당국에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현실적 이주대책 요구에 정부는 미온적 현재 사격장 주변 주민들은 사격장 이전 및 폐쇄가 어렵다면 현실적인 이주대책이라도 세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당국은 예산상 이유 등을 들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낙동사격장은 사격장 주변 농지에 대한 강제매수를 통해 주민 이주가 일부 이뤄지기도 했지만 턱없이 낮은 보상가격 때문에 반발에 부딪혔다. 담양전차포 사격장의 경우 2001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전차포 소음과 파편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심각하다.”며 사격장 이전을 권고했지만 육군은 아직 대체부지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군사격장 주변 주민 실태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녹색연합 고이지선 간사는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 사격장 주변의 주민에 대한 건강조사가 단 한 차례도 이뤄진 적이 없다.”면서 “이제부터라도 국방부, 환경부, 지자체 등이 사격장 인근 주민들의 환경권 보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창·보령·화성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미여도사격장 김형균 대책위원장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가 정부 보상금이나 노리고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수십년간 가만히 있다가 왜 이제와서 ‘못 살겠다.’며 들고 일어나냐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헌법 35조에 나와 있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는 조항이 우리에게도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격장이 들어서기 전만 해도 이곳은 한가롭고 아름답던 어촌이었는데 지금은 30년째 쏟아지는 ‘소음폭탄’으로 가축도 살기 힘든 마을로 변했어요.” 지난 23일 전북 고창군 동호해수욕장. 밤새 내리던 눈이 조금 그치는가 싶더니 곧바로 하늘에서 ‘웅’하는 엔진음이 들려온다. 그러자 백사장에서 미여도 사격장을 바라보던 김형균(44) 미여도사격장 반대 대책위원장의 미간이 금세 찌푸려진다. “날씨가 갠다 싶으니까 곧바로 전투기들이 선회 비행을 시작하는 거예요. 마을 주민들에게 ‘이제 곧 폭격을 시작하겠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죠. 그러면 미여도 주변에서 고기잡이 하던 배들도 부랴부랴 자리를 피합니다.” 이곳에서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공군 전투기들의 폭격훈련이 이뤄진다. 훈련 중 마을에 들리는 소음은 평균 83㏈. 지하철을 탔을 때 들리는 소음(약 80㏈)을 넘어선 것으로 일상적인 대화뿐 아니라 TV 시청도 여의치 않다. 게다가 훈련 중에는 섬 주변 반경 9.2㎞ 이내가 모두 접근 금지구역으로 지정된다. 미여도는 이곳에서 물고기가 잡히는 유일한 곳이어서 어민들의 생계 또한 타격이 크다. “이곳에서 태어난 저 역시 소음을 견디지 못하고 한 동안 타지에 나가 살다 온 경험이 있어요. 우리 마을에 자살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그럴까를 고민하다 소음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2006년부터 반대 대책위를 꾸린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죠. 현재 우리 군에 등록된 어선 수만 750척이니까 선장과 선원, 그리고 가족들까지 합치면 고기잡이로만 2000∼3000명이 먹고 사는 셈인데요. 그런데도 훈련 중에는 섬 주변에 얼씬도 못하게 하면 어민들은 뭘 먹고 삽니까?”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민들은 폭격 훈련 중에도 죽음을 무릅쓰고 금지구역에 들어가 조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늘 오폭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실제로 김씨도 조업 중 전투기에서 쏟아진 탄피들이 배 안에 가득 떨어져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이렇게 힘든데 아직까지 정부는 여지껏 우리를 단 한 번도 만나주지 않았어요. 그저 군부대에서 몇 번 왔다 간 것으로 면피하려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납니다. 올해부터는 대정부 투쟁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제발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우리에게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고창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획일적 학교교육 무엇이 문제?

    ‘OECD 주관 학업 성취도 조사 최상위권’‘청소년 자살률 세계 최고 수준’‘세계 유례 없는 연간 30조원 이상 사교육비 지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어느 나라보다도 뜨거운 교육열을 자랑하지만, 학생들의 학교 만족도와 교육여건은 세계 최하위를 면치 못하는 우리의 교육. 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MBC는 신년특집으로 마련한 3부작 교육 다큐멘터리 ‘열다섯 살, 꿈의 교실’에서 15세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지, 교육제도 중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등을 알아본다. 과감한 발상의 전환과 교육 현장에 대한 통찰로 가득한 이 프로그램은 12일부터 3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40분에 방송된다. 1부 ‘1년쯤 놀아도 괜찮아’에서는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열 다섯살의 조너선을 만나본다. 그는 요즘 학교도 가지 않고 좋아하는 기타 연습만 하고 있다. 이유는 지금이 전환 학년 기간이기 때문이다. 조너선처럼 아일랜드에서는 우리나라 고1에 해당하는 중학교 4학년생들이 1년 동안 휴식기간을 가질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전환 학년을 거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고등학교 졸업 시험 성적이 높다는 것. 2부 ‘꼴찌라도 괜찮아’에서는 ‘2006 OECD 주관 학업성취도 조사(PISA)’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핀란드와 한국의 교육을 비교해본다. 지난해 12월24일 파리의 OECD 본부에서 성취도 결과가 발표되자 세계 기자들은 성적이 좋은 두 나라 교육의 차이점에 주목했다. 핀란드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에게 모든 면에서 도움을 주는 시스템인 반면, 한국은 학교간 혹은 학생간 경쟁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한국에서 고입을 앞둔 슬아(15)와 핀란드로 이민 간 동갑내기 락호의 모습을 통해 비교해본다. 3부 ‘엉뚱한 상상도 괜찮아’에서는 획일적인 교육현장에 대해 반성해본다.MBC 신년기획 제작진이 이탈리아, 영국, 스웨덴, 한국 등 4개국의 열다섯 살 아이들을 대상으로 창의력 테스트를 해본 결과 스웨덴이 가장 뛰어난 창의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가보니, 과연 학교나 학제 등 전반적인 면에서 차이가 난다.무학년제이기 때문에 교실에는 학년·반 등의 팻말이 없다. 또 교실과 복도 사이에 벽도 없다.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하는 스웨덴의 아이들은 학습 환경부터가 이처럼 자유로웠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브레인 다이어트/앨런 C. 로건 지음

    성인 체중의 평균 2%를 차지하는 것이 인간의 뇌이다. 이 뇌가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와 혈액이 필요하다. 뇌 에너지의 공급원은 음식이다. 다시 말해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정신·신체적 건강이 좌우된다. 건강한 삶을 위해 두뇌에 ‘프리미엄급’ 연료를 공급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책이 ‘브레인 다이어트’(앨런 C. 로건 지음, 서예진 옮김, 수북 펴냄)이다. 지은이는 미국 하버드 의대 심신의학연구소 교수이자 자연의학전문의. 섭취하는 영양의 질에 따라 두뇌의 구조와 기능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으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자살률이 높아지는데, 왜일까. 패스트푸드의 가공육을 섭취하면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농도가 높아져 우발행동, 자살기도 등의 반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해답을 내놓는다. 항산화 물질이 든 커피는 하루에 한두 잔쯤 마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8년 동안 13만명의 사람들을 추적연구한 결과 일정량의 커피를 꾸준히 마실수록 자살률은 물론 우울증, 당뇨병,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크게 줄어들었다. 복부비만 때문에 머리가 나빠질 수도 있다. 복부의 비만은 기억력을 지배하는 해마의 영역을 쪼그라들게 해 인지능력을 떨어뜨린다는 것. 균형잡힌 영양섭취 등 식생활 개선으로 우리 몸의 기능을 최적화해 두뇌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브레인 다이어트’인 셈이다. 선도 넘치는 제목에 걸맞은 독창적인 제안은 크게 눈에 띄진 않는다. 그러나 일과성 유행에 편승한 책이 아니란 점이 주목할만하다. 정신건강과 영양의 관계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읽을거리는 흔치 않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선택 2007 D-28] 이인제,독자출마 굳히나

    [선택 2007 D-28] 이인제,독자출마 굳히나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및 후보단일화 협상이 일단 결렬된 가운데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20일 독자 출마 선언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통합이나 후보단일화가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저와 민주당은 독자적으로 중도개혁정권을 세우는 일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끝내 중도개혁세력의 재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가 국민 앞에 선언한 합의를 헌신짝처럼 차버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재협상과 관련,“국민 앞에서 한 선언은 신당과 정 후보가 갈기갈기 찢었다. 재론할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4자회동 선언 이행이 전제되는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그는 “그들(통합신당)의 진정성이 보여진 것이 이 시간까지 없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2일 양당 대표·후보 등 ‘4자 회동’의 성사에는 이 후보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통합에 부정적이었던 박상천 대표를 이 후보가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가 되지 않으면 대선 정국에서 후보가 없는 당은 소멸한다는 위기감을 갖고 통합을 주장했다. 하지만 협상 결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지난 18일 이 후보는 지도부에 “(통합이 안 되면)끝까지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도 후보가 있어야 당이 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날 합당 없는 후보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있을 수 없다. 선택이 아니라 불가능하다. 끝난 얘기다.”라고 못박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날 이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당사 앞에서 통합신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후보는 그동안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정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조절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자살률, 이혼율, 출산율, 모두 세계 최악의 수준”이라면서 “이러고도 반성 한마디 없이 가족행복시대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남편 자살 1년… 우울증에 눈물만

    Q남편과 사별한 지 1년 됐습니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자살로 지난 1년간 어떻게 보냈는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남편이 자살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내가 몰랐다는 사실에 너무 괴롭습니다. 일상 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우울증으로 외출하기도 어렵습니다. 자식들한테 매일 하소연할 수도 없고, 나만 편안히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편에게 의지하고만 살다가 갑자기 길거리에 선 기분입니다. 넓은 집에 혼자 살면서 밤이 되면 온갖 생각으로 힘이 들고 자꾸 눈물이 납니다. -양미순(가명·59)- A10년 전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 자살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사망의 원인으로 질병이나 교통사고 외에 10위 안에 자살이 들어갑니다. 한국 사회의 특징으로 동반 자살을 말하지도 하지만, 요즘 들어 중년 남성의 자살 소식이 뉴스에 오르내릴 때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반영하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합니다. 남성들은 보통 문제가 있어도 잘 드러내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고 하며, 해결책이 없으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던 일반 가정에서 남편이 자살했다고 하면 가족들은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어떤 단서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또는 남편이 암시적인 말이나 행동을 한 적이 있었음에도 그저 흘려보냈기 때문에 남은 가족들은 더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척 중에 자살한 사람이 있는 경우, 전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가 생기고 힘든 일이 생기면 자살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양미순씨가 남편이 자살한 뒤 1년간 우울증이 걸리거나, 생활에 의욕이 없어지는 것은 너무나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슬픈 일이 있으면 슬픈 감정이 생기는 게 당연하니까요. 지금으로선 자신의 상태를 너무 비극으로 몰고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이가 좋았던 부부가 아니라도 배우자가 사망하면 재적응하는 데 적어도 3년은 걸린다고 합니다. 심리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천천히 자신을 추스르며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우선 남편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큰 집은 혼자 살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출가한 자녀 근처의 작은 집으로 이사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예전엔 남편 외에 누구를 사귈 필요가 없었더라도 이제는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먹을 친구들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혹시 우울증이 있다고 자녀들이 아이를 맡기지 않으려고 해도 이해하고 그대신 다른 사회봉사나 일거리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갑자기 늘어난 혼자만의 시간을 남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체적으로 고된 일이 정신적으로는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억지로 남편을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다른 아름다운 일거리를 찾는 것이 더 쉬운 일입니다. 건강하게 사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입니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의 마음 가짐으로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 놓은 뒤에도 남은 인생을 잘 살아야 합니다. 양미순씨는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가 환자일지 모릅니다. 프로이트도 자기 자신이야말로 평생 돌봐야 할 환자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병을 알고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며, 억지로 감추거나 과장해서 비관하지 말고, 병을 잘 다루는 게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 중의 하나입니다. 우울증은 처음부터 나에게 있었던 것이 아니며 무조건 자리잡은 염치없는 병도 아닙니다. 나 자신이 다른 일에 몰두하다 보면 저절로 물러서는 얌전한 친구입니다. 나이들수록 문화와 예술을 가까이 하면서 심신을 정화하고, 나보다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선물하시기 바랍니다. <목포대 교수·한국가족상담사협회장>
  • ‘5·18 사망자’ 중 10%는 자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입은 부상과 후유증을 치료받다가 숨진 사람 가운데 10%가량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5·18기념재단과 생명인권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 가운데 사망자는 총 376명으로 이 가운데 39명(10.4%)이 자살했다. 이같은 비율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 전체 사망자수(24만 3900여명) 대비 자살자수(1만 700명)의 비율이 4.4%였던 것에 비하면 2배를 넘는 것이다. 또 피해자 가운데 정신질환자로 인정된 사람도 133명이나 됐으며, 이 중 지난 8월까지 숨진 56명 가운데 13명(23%)이 자살해 5·18 당시의 충격과 정신질환, 자살 등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5·18 부상자 및 후유증자의 자살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물론,5·18 피해자에 대한 보상 지연, 생활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에 참여한 관계자는 풀이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자살 6년만에 줄었다

    ‘한국=자살공화국’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해마다 급증하던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기형편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면서 실업이나 이혼, 가정불화를 비관한 20∼30대 젊은층의 자살이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술로 인한 사망은 남성이 여성보다 10배나 많았다. 서구화·고령화 등에 따라 암·당뇨병·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이 급증세를 보였다. ●사망원인 1위 암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06년 사망 및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말하는 자살률은 23.0명으로 2005년 26.1명보다 11.8% 줄었다. 특히 2000년 14.6명 이후 계속 증가하다 처음 감소세로 반전됐다. 지난해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1만 700명으로 2005년 1만 2000명보다 12.1%(1359명)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 사망자수는 24만 3934명(하루 평균 668명)으로 2005년보다 1577명이 줄어들었다. 박경애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30대 젊은층 자살이 준 것이 사망자수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실업률과 이혼율은 떨어지고 경제형편이 나아져 가족간 유대가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국의 연령구조 변수를 고려해 올해 발표한 ‘연령 표준화 사망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망률은 21.5명으로 헝가리의 22.6명(2003년 기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였다. 술 등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는 4491명으로 하루 평균 12.3명에 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남녀간의 사망률 차이. 남성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16.8명으로 여성의 1.6명보다 무려 10배나 높았다. 남녀간 사망률 차이는 2001년 15,2002년 13.1,2003년 13,2004년 12.8,2005년 11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알코올 관련 전체 사망자수는 2004년 5050명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술로 인한 죽음 하루 12명 사망원인 1위는 역시 암이었다. 전체 사망자 중 암에 의한 사망이 27%(6만 5909명)를 차지했다.10명 중 3명은 암으로 죽는 셈이다. 암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등에 의한 사망이 전체 사망자의 47.6%를 차지했다.2명 중 1명이 ‘3대 사망원인’으로 사망한 것이다. 특히 암 사망률은 1996년 110.1명에서 10년 만에 134.8명으로 24.7명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사망원인을 10년 전과 비교하면, 당뇨병은 6위에서 4위로, 자살은 7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반면 교통사고는 3위에서 6위로, 간질환은 5위에서 7위로 낮아졌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서울광장]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자/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자/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얼마 전 광주광역시에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아들(27)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아버지 A(51)씨가 살인 혐의로 입건됐다. 그런데 만약 아들이 연명 치료를 원하지 않았다면 아버지를 처벌해야 할까.A씨는 오랫동안 투병해온 아들을 편안하게 보내주고 싶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50개주 가운데 49개 주에서 사람들이 건강할 때 존엄한 죽음을 원한다는 의사표시를 해두는 리빙 윌(Living Will)이 법제화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의학적으로 더 이상 회복 가능성이 없을 경우, 고통을 완화해주는 조치 이외에 무의미한 생명연장 조치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문서로 작성해 두고 그에 따르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리빙 윌에 서명해 두었다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게 될 때에 이를 제시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한림대 생사학(生死學)연구소장 오진탁(철학)교수가 최근 펴낸 ‘마지막 선물’은 우리에게 존엄한 죽음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사람들은 보통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심폐사 또는 뇌사를 죽음의 기준으로 삼아 인간을 육체적 측면으로만 정의하고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생사학 연구자들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죽음이 끝이 아닌 증거로 호스피스 봉사자와 임사(臨死)체험자들의 증언, 기독교·불교·힌두교 등 종교의 가르침, 빙의(憑依)현상 등을 제시한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40년동안 삶과 죽음을 화두로 삼은 20세기의 대표적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육신에서 벗어나 나비처럼 날아오른다고 확신했다고 한다. 그는 2004년 8월 자신의 장례식에서 수많은 나비들이 일제히 날개를 퍼덕이며 파란 하늘로 날아오르도록 이벤트를 연출했다. 그는 그렇게 은하수로 춤추러 떠났다. 오교수는 우리 사회에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유독 강하고, 불행하게 죽어가는 사람도 많으며, 자살률이 급증하는 것은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그러나 죽음을 육체적인 관점만이 아닌 영혼과 영성의 문제로 바라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삶을 어떻게 아무렇게나 살고 자살할 수 있을까.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는 세속주의와 물신주의를 치유할 수도 있다. 오 교수는 초등학교부터 눈높이에 맞춰 죽음 준비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 준비 교육은 죽음을 바르게 이해하도록 함으로써 삶을 더 의미있게 살도록 하고,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삶의 준비 교육이자 자살 예방 교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2년부터 학교 교육에 죽음 준비 교육을 포함시켰으며, 죽음준비교육 연구를 위해 2006년 예산에 400만달러를 책정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요즘 웰빙이 유행이다. 잘 먹고 잘사는 것에 광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웰빙은 잘 먹고 잘사는 문제만이 아니다. 행복한 죽음, 즉 웰다잉이 포함되어야 한다. 잘 죽지 못한다면 어떻게 잘 먹고 잘살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삶의 마지막 과정에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영위하다 편안하게 죽음을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길고도 고통스러운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의 생명을 각종 의료장비와 기술로 연장하는 것은 오히려 고통과 불안, 혼란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웰빙은 웰다잉으로 완성된다는 오 교수의 웰다잉 안내서 ‘마지막 선물‘은 필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오늘’… 계간 ‘황해문화’ 특집

    외환위기 후 10년째다. 지난 시간, 한국 사회는 신산했다. 신산한 사회가 생산한 극과 극의 이미지는 언어마저 양극화했다. 한편에선 ‘홈리스’가 거리에 넘쳐나고,‘신용불량자’가 울부짖으며,‘청년실업자들’이 끝없이 좌절한다. 다른 한편에선 ‘럭셔리’가 시장표를 몰아내고,‘웰빙’이 문화적 대세이며, 명품시장은 불황 없는 성장일로다. 계간 ‘황해문화’ 가을호가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오늘’이란 특집기획을 마련했다.‘황해문화’의 분석을 빌려 ‘1997년 그때’와 ‘2007년 오늘’ 사이, 한 가상의 50대 초반 남성 가장이 살아온 풍경을 스케치해 본다. #풍경1,‘A공화국’과 명품열풍 홍길동씨는 누구나 선망하는 A그룹 계열 회사에 근무하다 명예퇴직했다. 외환위기 10년이 지난 지금 A그룹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다.“2005년 투자액이 총 14조 1000억원으로 8대 재벌의 투자총액 33조 4000억원의 42.4%를 차지했다(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A그룹은 인재 블랙홀로도 유명하다.“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출신 7명, 국무총리와 장관 출신 9명이 A그룹의 인적 네트워크에 속해 있던 적도 있다.‘A그룹 인력으로 국무회의도 운영할 수 있다.’는 말이나,A그룹의 지배력이 경제영역을 넘어 정치·사회·문화 영역으로까지 확대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김상조).” 작년엔 큰딸을 미국으로 유학보냈다. 명문대 졸업장이란 명품 획득에 실패한 딸은 구두, 가방, 옷 등 패션 명품을 닥치는 대로 샀다.‘짝퉁이라도 명품을 들고 다녀야 안 꿀린다.’며 돈이 없을 때도 브랜드만은 포기하지 않았다.“젊은 세대가 명품에 더 집착하는 것은 이들이 교육에 대한 희망을 더 빨리 버리게 된 것과 연결돼 있고, 명품 열풍은 실제로 상류층이 아니면서도 상류층의 표지를 공유하고자 하는 열망에 기반을 두고 있다(정준영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는 어떤 학자의 분석도 홍길동씨를 서글프게 했다. #풍경2, 우울한 청춘과 ‘기러기 아빠’ 홍길동씨는 딸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홍길동씨는 “지금 실업자인 사람과 조만간 실업자가 될 사람, 세상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박민규 ‘갑을고시원 체류기’).”고 믿었다. 자칫하면 딸도 “가짜 아디다스 추리닝을 입고 옆구리에 비빔면을 낀” 채 쏘다니거나,“뿌린 이력서가 거의 이백장에 가깝지만 여전히 도시 변두리에서 ‘찌라시’를 붙이고 다니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김애란 ‘성탄특선’)”이 될 거란 생각에 홍길동씨는 두려웠다. 홍길동씨는 반강제로 딸을 유학보내고 기꺼이 ‘기러기 아빠’가 됐다. 중국어와 영어를 모두 배울 수 있는 곳이란 판단에 싱가포르를 택했다. 외로웠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올 10월이면 로드리고 데 라토(58)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자녀 교육 때문에 임기 1년 6개월을 앞당겨 조기 사퇴한다지 않는가. 홍길동씨는 “‘기러기 아빠’는 생계책임자 ‘아빠’가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세계적 수준의 자녀 키우기를 할 수 있는,‘능력있는 아빠 노릇’의 기표이자 월드클래스를 향한 한국사회 욕망의 기호(조은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라 생각했다.2006년 통계청 조사결과 ‘직장, 학업 등의 이유로 배우자나 미혼자녀가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가구주 가족’이 국내외를 합하면 전체 가구의 21.2%나 됐고,98년부터 2004년까지 초등학생 해외유학도 30배 증가했다(조은). #풍경3, 급증하는 자살률과 비정규직 홍길동씨는 모처럼 KTX를 탔다. 부산에 계신 어머니를 뵈러 가는 중이었다. 홀로 지내시는 어머니는 요즘 부쩍 쓸쓸해하신다. 외환위기 후 10년 동안 자살률이 2배 이상 급증했다는 말이 들린다.1993년과 2005년 사이 60대 이상 자살률은 3배,85세 이상 자살률은 5.3배 뛰었다고 한다. 외환위기 이후 사회적 지지망이 취약하고 소득분배가 불평등한 계층일수록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다(신동준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우리 어머니도? 설마’, 홍길동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밀양역을 출발하던 KTX가 급정거했다. 열차 문에 승객 발이 끼인 걸 모르고 운행해 승객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7월8일)한 것이다.‘정규직화를 요구하며 500일 가까이 농성중인 KTX 여승무원들을 철도공사가 하루빨리 복귀시키지 않으면 사고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을 텐데’…, 홍길동씨는 걱정했다. 철도공사는 안전업무가 승무원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승무원들의 업무에 안전 업무가 포함되면 철도공사는 ‘도급’(철도공사는 KTX 여승무원들이 도급직이라 주장) 형태의 계약이 불가능해져 결국 승무원들을 직접 고용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 부산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들렸다. 홍길동씨는 수첩을 덮었다. 수첩엔 날짜 몇 개가 적혀 있었다.2003년 3월26일,7월2일,10월25일,2004년 4월12일,11월25일,2005년 3월1일,10월17일,2006년 11월20일, 2007년 8월13일….‘기러기 아빠’가 자살했다고 보도된 날들이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CEO칼럼] ‘우리시대의 탱크’ 두 영웅이 아름답다/신상훈 신한은행장

    [CEO칼럼] ‘우리시대의 탱크’ 두 영웅이 아름답다/신상훈 신한은행장

    최근 나는 두 명의 아름다운 영웅들을 한꺼번에 접하는 행운을 가졌다. 첫번째 주인공은 ‘산악인 엄홍길’씨다. 지난 6월4일 새벽에 귀국한 뒤 인사차 들른 ‘2007년 한국 로체샤르 로체 남벽 원정대’ 속에 작은 거인, 그가 있었다. 엄홍길 대장을 비롯한 대원들의 검게 탄 얼굴이 반가웠고 까칠한 손끝을 통해 전해지는 산사나이들의 감촉이 너무나 정겨웠다. 내가 엄 대장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지난 2005년에 있었던 ‘휴먼원정대’ 뉴스를 통해서다.2004년 에베레스트 등반에서 사고를 당해 당시 8750m의 설벽에 매달려 있던 동료의 시신을 77일간의 사투 끝에 수습하고 목놓아 울부짖던 엄대장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올 봄, 통합 1주년을 맞은 신한은행은 산악인들의 쉼 없는 도전정신과 끝없는 개척정신을 공유하고자 원정대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8일 열린 발대식 분위기는 실로 비장했다. 앞서 세차례 실패한 난공불락의 봉우리였기에 등정기간 내내 1만 3000여명의 임직원들은 등정 성공을 한결 같이 염원했다. 그런 만큼 25시간의 사투 끝에 이룬 세계 최초의 히말라야 16좌 완등 소식은 가뭄에 단비처럼 참으로 달콤했다.‘도대체 무엇이 167㎝의 이 작은 사나이로 하여금 그 극한 상황을 이겨내게 했을까?’ 궁금하여 물어보았을 때 그의 미소는 부드러웠으나 대답은 참으로 단호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이루겠다는 꿈과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 때문에 가능했습니다.”,“우리 한국인에게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근성과 끈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한없는 겸손함, 치열한 승부근성과 솔선수범의 리더십 등 생사를 넘나들며 터득한 지고지순의 가치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장마와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해준 사람이 있다면 바로 ‘최경주 선수’가 아닐까 싶다. 그는 지난 9일, 신기의 벙커샷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 후 여섯번째 우승을 일궈내며 세계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그가 정녕 아름다운 것은 단지 빛나는 승리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무대로 홀연히 나아갔듯 그는 늘 더 높은 곳을 향해 온몸을 던지는 도전정신의 소유자였다. 밥을 굶고 날을 새우더라도 하루의 목표연습량만은 반드시 달성하고야마는 끝없는 노력의 화신이기도 하다. 그는 “뒤를 돌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다. 여러가지 난관이 내 앞을 막았지만 매일매일 내 자신을 믿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최선수가 높이 치켜 올린 우승 트로피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끝없는 노력이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흔히 사람들은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이들에게 “무모하다.”거나 “미쳤다.”고 말한다. 엄홍길과 최경주! 어찌 보면 그들은 미쳤기에 아름다운지 모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와 심각한 청년실업!우리는 큰 난관에 봉착했을 때 너무 쉽게 삶을 포기하고 꿈을 잃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나약해지기 쉬운 세상 사람들에게, 엄홍길과 최경주는 힘주어 말한다.“극한 상황에서도 꿈과 자신감을 잊지 말고 뚝심있게 한발 한발 걷다 보면 언제나 새 길은 열립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우리시대의 진정한 탱크, 엄홍길과 최경주! 그들이 아름답다. 신상훈 신한은행장
  • “자살 막을 사회안전망 구축해야”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와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김홍 KBS 부사장)는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급증하는 자살,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제7회 가톨릭포럼을 개최했다.정진석 추기경은 축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년 연속 자살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자살은 국가의 장래마저 어둡게 하고 있다.”면서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말도 있듯이 하나하나가 모두 다 소중한 생명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급증하는 자살의 원인과 대책을 모색하는 이날 포럼에서는 발표자로 서동우 한별정신병원 진료원장과 김종임 충남대 간호학과 교수, 윤혜선 다솜예술치유연구소장, 오진탁 한림대 철학과 교수가 참석했다.서동우 원장은 “자살에 이를 수 있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국민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의 자살보도 방식은 자살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자살을 영웅시 혹은 미화하거나 삶의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오해할 수 있도록 보도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김종임 교수와 윤혜선 소장은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생명사랑문화 프로그램’이라는 발표를 통해 자살예방 프로그램인 행복예술요법(HAT)과 중장년, 노년층을 위한 프로그램 베하스(BeHaS) 운동을 소개했다. 오진탁 교수는 “조사 대상 653명 중 자살예방 교육을 받기 전 자살충동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은 52%인 340명에 달했으나 자살예방 교육을 받고 난 뒤 단 1명만이 자살충동을 느낀다고 답했다.”며 자살예방 교육의 도입이 시급함을 강조했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15~19세 ‘가족 불만’ 깊어졌다

    15~19세 ‘가족 불만’ 깊어졌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가족과의 관계가 점점 소원해지면서 담배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더욱 빠져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4명은 부모와 형제 관계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남자 고등학생 5명 중 1명은 담배를 피우며, 청소년들은 하루에 60통이 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형제·자매에 만족 59%”… 5.5%P 낮아져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07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5∼19세 청소년이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60.8%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조사 때보다 7.0%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특히 형제·자매와의 관계에 대해 만족한다는 15∼19세 청소년은 59.2%에 불과해 같은 기간 5.5%포인트 줄었다.20∼24세 청년층이 부모와 형제·자매에 대해 만족하는 비율도 4년 사이 각각 7.9%포인트와 7.0%포인트 하락했다. 15∼19세 청소년들이 고민을 부모와 상담하는 경우는 22.6%에 불과했다.48.8%는 고민 상담 대상으로 친구·동료를 꼽았다. 반면 청소년의 흡연율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남자 중·고등학생의 흡연율(2005년 기준)은 5.3%와 20.7%로 1년 전보다 각각 0.9%포인트와 5%포인트 높아졌다. 고등학생의 경우 3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고 3의 경우 흡연율은 22.4%로 1년 사이 9.2%포인트나 급증했다. 담배 피우는 고 3생 중 절반에 가까운 49.5%는 하루 6개비 이상 피운다. 청소년들이 주변과의 대화보다 문자메시지로 의사소통을 하는 추세도 더욱 짙어지고 있다. ●高3생 흡연율 20.7%… 1년새 9%P 늘어 지난해 15∼19세 청소년이 이용한 문자메시지는 하루 평균 60.1건이나 됐다.1년 전보다 0.6건 늘었다.6세 이상 전체 인구의 평균 사용 횟수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20∼24세도 하루 평균 30.9건을 사용해 8.3건 늘었다. 컴퓨터 이용 시간은 1주일 평균 10시간 이상이 64.7%로 가장 많았다. 자살률도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이 자살로 사망한 경우, 즉 자살 사망률(10만명당 사망자수)은 10대 4.2명,20대 17.7명으로 1년 사이 각각 0.5명,3.9명 늘었다. 지난 1년간 자살 충동을 느낀 청소년은 12∼14세 8.61%,15∼18세 18.41%,19∼29세 12.47%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15∼29세 청년층이 졸업·중퇴후 취업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2개월로 나타났다.1년 전보다 2개월 늘었다. 졸업 후 1년내 취업한 경우는 74.2%로 1년 사이 2.7%포인트 줄었다. 대학 신규 졸업자 100명 중 취업자는 67.1명으로 1년 사이 2.1명이 증가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조울 자살 부르는 장애 당신도 예외 아니다.

    화창한 봄이 되면 있던 병도 나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흔히 조울병이라고 하는 양극성 장애가 대표적인 경우다. 양극성 장애는 지나치게 기분이 들뜨는 조증(躁症), 기분이 처지는 울증(鬱症) 상태가 교차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특히 계절성의 경우 가을, 겨울에는 우울증이 심한 반면 봄, 여름에는 조증이 심해져 문제가 된다. 최근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을 일으킨 조승희씨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이 “혹시 양극성 장애를 가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 데서도 이 병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종류 양극성 장애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눈다.1형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조울병으로, 조증과 우울증이 교차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에 비해 2형은 우울증은 1형과 비슷하나 조증의 상태가 가벼운 경우이다. 이런 경조증을 가진 사람은 분위기를 잘 띄우며, 말이 많고, 괴짜 성향이나 변덕이 심하다. 조증의 증상이 가벼워 주변에서 치료를 기피하기도 하며 이 때문에 사회적응 등에 문제가 생겨 자살을 부르기도 한다.1·2형 외에 조증과 울증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재성, 조증과 울증의 순환 주기가 매우 짧은 급속순환형, 환청이나 망상 등 정신병 증상이 동반되는 정신병형이 있는가 하면 특정 계절에 따라 조증과 울증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심해지는 계절성도 있다. ●원인과 발병률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의학계에서는 유전적인 소인과 함께 뇌의 변화, 스트레스 등이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성은 강도가 낮아 부모가 모두 양극성 장애를 가졌더라도 자녀가 이 병을 가질 확률은 일반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양극성 장애 환자의 뇌 상태는 일반인과 다르다. 뇌의 활동성에 변화가 뚜렷한가 하면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도 정상인과 달리 지나치게 많거나 부족하다. 이 때문에 뇌의 반응 조절이 안돼 양극성 장애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한다. 정상인이 평생 동안 양극성 장애를 앓을 확률은 3∼5%선.100명 중 3∼5명은 평생 1회 이상 양극성 장애를 경험한다는 뜻이다. ●진단 한 질환이지만 조증과 울증의 진단기준은 다르다. 정신질환 진단기준(DSM-Ⅳ)에 따르면 비정상적으로 고조된 들뜬 기분이 1주일 이상 지속되고 여기에 더해 다음 항목 중 3개항 이상이 해당되면 조증으로 본다.▲지나친 자신감이나 과대한 생각 ▲수면 욕구 감소 ▲지나치게 말이 많아짐 ▲생각의 속도와 양이 빠르고 많음 ▲주의, 집중이 안 되고 부산함 ▲지나친 활동량 ▲도박, 쇼핑, 음주, 섹스 등 즐거움에 지나치게 몰두함. 우울증은 우울감이나 일상적인 일에 대한 흥미 감소와 함께 다음 증상 중 5개 항 이상이 적어도 2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거의 하루 종일 우울한 느낌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체중이나 식욕의 감소 또는 증가 ▲불면증 혹은 과수면 ▲초조감,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 축 처지고 가라앉는 느낌 ▲피로감, 활력의 감퇴 ▲스스로 가치가 없다는 생각과 과도한 죄책감 ▲생각이나 집중, 결정의 어려움 ▲죽음에 대한 반복적 생각 또는 자살 계획의 수립과 시도. ●양극성 장애와 자살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2일부터 11일 동안 전국 26개 병원에서 양극성 장애 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1회 이상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이 가운데 3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 시도자의 평균 자살 시도 횟수는 2회였다. 전문의들은 양극성 장애의 경우 조증과 우울증 간에 감정 기복이 심해 자살률이 일반인의 20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치료 양극성 장애의 주요 치료 수단은 약물과 전문의 상담이다. 특히 질환의 특성상 신경세포를 안정시키고,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꾀해야 하는 만큼 약물없이는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체적 건강과 의지력 강화,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의 안정 등은 약물치료에 곁들이는 보조적인 치료 수단일 뿐이다. 치료제로는 리튬 등 기분조절제, 카바마제핀 등 항경련제, 쿠에티아핀 등 항정신병 약물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최초의 양극성 장애 단일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쎄로켈’(성분명 쿠에티아핀)이 미국,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조증과 우울증의 적응증을 인정받아 치료의 새로운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OECD중 자살률 1위 범국가적 대책 시급”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략적이고 계획적인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홍강의(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은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국제 자살예방 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수가 2005년 1만 2000명으로 인구 10만명당 26.1명에 이를 정도로 범사회적, 범국가적인 문제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학술대회는 오강섭 성균관대 교수 사회로 오경자 연세대 교수, 홍콩의 폴 S F 립 박사, 일본의 요시토모 다카하시 박사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홍콩과 이스라엘, 일본 등 각국의 자살 방지 사례를 소개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최희주 보건복지부 보건정책관은 “정부가 자살 문제에 대해 연령대별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2008년부터 예산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담은 홈페이지(www.suicideprevention.or.kr) 사이버 상담실이나 전화(1577-0199,1588-9191)로 하면 된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n조이(YTN 오전 11시35분) 용인시 백암면에 자리한 약 8900평의 거대한 옛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위풍당당한 왕궁과 소박한 민가의 모습.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모형물과 다채로운 과학체험을 통해 우주와 지구의 신비를 접해 볼 수 있는 우주박물관. 시공을 초월하는 용인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20분) 10년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혼자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김현순(78) 할머니. 할머니를 위해 눈물겨운 사랑을 보여주는 이수철(75) 할아버지.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한 수십년의 삶. 몸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아내의 수발을 들며 할아버지는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5분) 자살의 이유로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지만 우울증보다 2.5배 더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조울증. 우울증에 비해 훨씬 덜 알려져 있다. 조울증이란 무엇인지, 왜 어떻게 생기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정신질환에 의한 자살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도 살펴본다.   ●하얀거탑(MBC 오후 9시40분) 준혁은 한밤중에 도영의 암센터를 찾아가 검사를 부탁한다. 모니터를 보며 신중히 검사를 하던 도영은 시선이 멎은 채 화면 한곳만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홍상일 교수를 찾아간 도영은 수술은 누가 할 것이냐고 묻고, 홍교수는 막상 과장님 수술을 자신이 해야 할 생각을 하니 걱정부터 앞선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준호는 3년간 기억해온 지연의 전화번호로 전화하지만, 지연의 번호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준호는 지연의 회사로 찾아오고, 준호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지연은 은지를 서둘러 숨긴다. 늦은 시간 지연에게 전화를 건 준호는 지연을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안데스산맥, 그 문화의 중심 칠레. 공식명칭은 칠레공화국이다. 서쪽으로는 태평양을,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을 경계로 아르헨티나와 마주하고 있는 칠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긴 나라이다. 아름다운 자연유산과 고도의 문화유산이 섞인 안데스의 별, 칠레로 떠나본다.
  • [문화마당] 아버지의 2월/최동호 고려대 국문과 교수 시인

    여느 해보다 따뜻한 2월이 왔다 간다. 설날이 지나가고 새 학기가 다가온다. 졸업생들이 사회로 나오고 신입생들이 학교로 들어가려고 준비한다. 세상이 아무리 소란해도 젊은 세대들은 겨울의 얼어붙은 밭에서 새순이 돋듯이 솟아나온다. 설날의 미덕은 한국인으로 하여금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가족을 통해 자기를 되새겨 보고 새로운 활력을 되찾는 데 있다. 그런데 가족의 중심에 서야 할 아버지의 자리는 축소되고 없어져버린 것 같다. 아버지의 처진 어깨가 유난히 커 보인다. 어머니의 자리가 좀더 커진 것 같지만 그 또한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는 자리일 것이다. 산업사회가 대가족제도를 붕괴시켰고 디지털 사회가 핵가족마저 붕괴시키고 나면, 인간 존재는 가족이라는 끈을 잃어버리고 낱개의 존재로 고독하고 음울하게 살아갈 것이다.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되고 우울증이 심화되며 자살률이 급증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2006년도 노벨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수상 기념연설 ‘아버지의 가죽가방’은 전세계인을 잔잔하게 감동시킨 바 있다. 젊은 시절 문학 지망생이었지만 별 볼 일 없는 문인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가죽가방으로부터 그의 문학이 유래했다고 그는 말했다. 가족을 부양하느라고 자신의 뜻을 접고 파지에 가까운 글을 가죽가방에 남기고 간 아버지의 유언은 파묵에게 삼류 문사로 세상을 살다 갈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되었다. 남의 글을 아류적으로 추종하는 한 제대로 된 작가가 될 수 없다는 깨달음은 파묵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커다란 유산이었다. 아버지 없는 아들은 없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미 아버지가 새로운 세대의 전범이 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새로운 세대는 전 시대와의 단절을 외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전 시대의 교훈을 질료로 삼지 않은 전진이란 불가능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전 시대와 단절된 전진은 일시적으로 가능할지는 몰라도 언제나 더 큰 대가를 치러왔다는 것이 인류사의 교훈이다. 2월을 보내면서 고형렬 시인의 시집 ‘밤 미시령’을 다시 읽어 보았다. 여러 시 중에서 ‘명태여, 이 시만 남았다’가 인상적이었다. 겨울방학을 보내고 개학이 다가오는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명태를 구워 먹던 오래 전의 기억이 떠올라 그도 또한 아들과 더불어 명태를 구워 먹으면서 다음과 같이 쓴다. “아버지가 되려고 아들을 불러 앉히고 그 중태를 죽죽 찢어 입에 넣어주었다. 그 황태 간 있던 곳에서 눈냄새가 나고 납설수 냄새도 나자 아버지 냄새가 났다. 슬프다기보다 50년 신춘에 이렇게 건태 뜯어 먹는 버릇도 아버지를 닮았으니, 아들도 나를 닮을 것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대에 이런 이야기는 시인의 추억 속에서나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가고 시인도 가고 나면 그의 말대로 시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처럼 명태를 구워 먹는 기억이 없다면 우리들의 삶은 아주 삭막하게 단절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첨단을 간다고 하더라도, 아니 디지털 시대의 첨단을 가기 위해서는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처럼 함께 사는 삶이 필요하다. 누구나 스스로 존재하는 독자적 개체이지만 그 독자성은 가족 구성원을 중심으로 방사적인 그물망을 구성하고 있다. 그 그물망이 조금이라도 훼손된다면 정서적·개체적 중심도 흔들리게 된다. 아버지만 존재하고 아들은 없던 권위주의 시대가 있었다. 그 시대의 젊은 세대가 결코 행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버지 없는 젊은 아들만의 시대는 그보다 더 불행한 시대일 것이다. 아버지를 부정하라. 그러기 위해 눈 냄새 나는 아버지의 잘잘못을 제대로 배우라. 최동호 고려대 국문과 교수 시인
  • [사설] 자살 예방, 민관이 힘 모아야 한다

    정부가 자살 예방을 위한 범정부적 종합대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한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경종을 울린 것이 발단이 됐지만 자살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그동안 뚜렷한 대책없이 지켜만 보고 있던 정부가 뒤늦게나마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에서 자살은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하는데 10대의 경우에는 두번째 사망원인이다. 또 자살로 인해 죽는 사람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람의 1.5배나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지난 20년간 자살 증가율 1위를 기록했고 인구 10만명당 자살률도 26.1명으로 1위다. 지난 10년간 동두천시 인구에 맞먹는 8만 40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자살은 경제문제를 비롯한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국가정책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보다 먼저 자살자 수 증가문제를 경험한 선진국들은 정부가 직접 자살 문제를 관리함으로써 자살 증가율을 급격히 줄일 수 있었다. 정서가 불안하고 나약한 청소년, 생활고와 외로움에 시달리는 노인,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자 등 자살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배려한 정책을 펼친 결과다. 정부는 차제에 선진국 사례를 거울삼아 전시용이 아닌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자살자 증가를 막을 수 없다. 자살은 개인적 행위이지만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 원인은 개인보다는 사회구조나 사회 분위기에 있다고 한다. 민관이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 자살예방에 힘써야 한다.
  • 매년 진화작업중 사상

    해마다 소방공무원 100명 가운데 1명 꼴로 업무수행 도중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업무와 관련된 순직을 제외한 사망 원인으로는 자살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돼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소방방재청이 분석한 ‘소방공무원 사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동안 업무수행 도중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소방공무원은 1587명이다. 전체 소방공무원이 2만 9957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마다 100명 중 1명 이상이 사고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숨진 소방공무원은 209명으로, 업무수행 중 순직이 106명, 일반 사망이 103명이다. 일반 사망자 가운데 17.5%인 18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2002년 이후 자살한 소방공무원이 16명으로, 연평균 3.2명에 이른다. 최근 5년간 소방공무원 자살률은 1만명당 1.1명 수준이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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