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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률 농촌 >대도시 왜?

    자살률 농촌 >대도시 왜?

    ‘서울 21.6명’ ‘임실 76.1명, 횡성 73.9명, 단양 65.3명’ 보건복지부가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23일 발표한 인구 10만명당 2008년 자살자 수다. 스트레스가 자살의 주요 원인이라면 대도시 시민들이 농촌 주민들보다 자살할 확률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한국자살예방협회 관계자는 “최근 6년간 농촌의 자살률이 도시보다 더 높았다.”고 밝혔다. 통계 역시 농촌의 자살률이 서울에 비해 최고 3배 이상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신경정신과 교수 등 자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은 농촌 지역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로 ‘황혼자살’의 증가를 꼽았다. 고령화된 농촌사회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외로움을 느낀 노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농촌의 자살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경란 연세의료원 정신과 교수는 “7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청년층의 3배에 달한다.”면서 “도·농 간 빈부격차 등 경제적 문제가 노인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노인이 주를 이루는 지역사회 구조상 자연히 통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족한 의료 체계와 여가시설, 정서적 외로움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진단도 있다. 신영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기획홍보이사는 “노인들은 각종 신체적 질환을 겪으면서 2차적으로 우울증을 앓는 경우가 많은 데, 시골은 병원 접근성이 떨어져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고, 이 때문에 생긴 신병 비관이 자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가족화, 가족 해체 등 노인의 고립이 심화되는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은정 부연구위원은 “외국도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대도시보다 사람들과 왕래가 뜸하고 소통이 적은 시골 지역에서 자살률이 높다.”며 “농촌은 문화센터 등 여가활동을 즐길 시설이 적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를 극복할 기회가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7대 종단 ‘자살 예방’ 한목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종교계가 힘을 모았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국내 주요 7개 종단 지도자가 참여하는 종교지도자협의회(이하 종지협)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자살 없는 건강 사회 구현을 위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성명서에서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이제 자살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결코 자살을 해서는 안 된다는 공동인식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하는 우리 이웃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고 귀를 기울여 주는 포용이 필요하다.”며 “자살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온 국민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는 1만 2858명이다. 하루 평균 35.1명이 자살한다는 얘기다. 10년 전 8622명에 비해 49%나 늘어난 수치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8) 우울증

    [Weekly Health Issue] (8) 우울증

    이상한 일이다. 봄이 되어 생명이 약동하면 없던 병도 낫는데, 이 병은 꽃이 피는 봄에 더 문제가 된다. 바로 우울증이다. 딱히 봄에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겨울에서 이어지는 봄철에는 확실히 발현율이 높아진다. 죽음까지도 불사하게 하는 ‘죽음 위의 병’이 바로 우울증이다. 우리 사회에서 지명도 높은 인사의 자살 소동이 빚어질 때마다 호명되곤 하는 우울증의 실체를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전홍진 교수를 통해 알아본다. ●우울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살다 보면 누구나 슬프거나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을 겪게 된다. 그 때는 마음이 울적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곤 한다. 이와 달리 우울증은 기분을 조절하는 신체기능에 이상이 생겨 오랫동안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수면이나 식사·행동·생각·신체까지 영향을 받는 등 개인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우울증의 원인은? 우울증은 단일 원인으로 생기는 질환이라기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는 게 옳다. 유전적인 소인에다 내분비계 이상, 일상적 스트레스, 성격, 대인관계의 문제, 아동기의 갈등은 물론 최근에는 뇌 신경전달 물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이상이 있어 생긴다는 증거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울증 유형별로 구분할 수 있나? 증상이 심한 ‘주요우울증’은 대표적인 우울증 형태로, 심한 우울증상이 2주 이상, 하루 종일 계속된다. 이 때문에 가정·학업·직장생활에 큰 장애가 초래된다. 만성우울증인 ‘기분부전증’은 주요우울증보다 가벼운 증상이 2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삶의 대부분을 우울증상을 갖고 살아가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은 오래 전부터 우울했다고 말하며,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학교나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하게 된다. 흔히 조울증이라고 하는 ‘양극성장애’는 기분이 들뜨고, 활동이 많아지며, 자신감이 넘치는 조증 상태와 기분이 가라앉고, 자신감이 없어지는 우울증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처음에 우울증으로 시작되면 주요우울증과의 감별이 어려울 수도 있으며, 유전성이 강한 것이 특성이다. 이 밖에 여성에게 많은 산후우울증, 암환자의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 등도 따로 구분한다. ●증상을 설명해 달라. 대표적인 증상이 심각한 우울감이나 계속되는 기분의 저하다. 여기에다 기운이 없고 매사가 귀찮아 의욕이 없으며, 과도한 걱정과 불안·초조·예민함 등도 자주 나타난다. 또 불면증이 심하고, 자살 사고에 연루되거나 직접 자살을 시도하곤 하며, 소화불량·두통·가슴 답답함과 숨막힘·만성 피로감 등 설명하기 어려운 신체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은 증상이 다양하고, 개인차가 커 일률적인 증상을 말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자신의 증상이 우울증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도 많다. ●증상으로 우울증을 알아내는 법 간단히 보자면, 우울한 기분이나 의욕 저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간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을 것을 권한다. ●우울증에 취약한 사람이 있나? 그렇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강박적·완벽주의적 성향이며,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또 내분비계나 뇌혈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약물을 오·남용하는 사람이 대체로 우울증에 취약하다. ●우울증은 어떤 기준으로 진단하는가? 일반적으로 미국 정신의학회의 진단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따르면 주요우울증은 ▲2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슬프거나 공허하거나 우울하게 지낸 적이 있는가? ▲2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일이나 취미 혹은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에 흥미를 잃은 적이 있는가? ▲그때 심각하게 체중이 빠지거나, 늘었거나, 매일같이 식욕이 평소보다 크게 줄거나 매우 좋았는가? ▲그때 매일 불면증이나 과도한 졸림이 있었는가? ▲그때 매일 안절부절 못하거나, 말하거나 움직이는 것이 평소보다 느려졌는가? 등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진단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스스로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울감과 우울증은 어떻게 식별할 수 있는가? 우울증은 우울한 감정 외에 불면증·식욕감소·의욕저하 등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는 기능이 두드러지게 저하된다. 또 우울감은 우울하더라도 즐거운 일이 생기면 즐겁게 반응하지만 우울증을 가진 사람은 매사에 좋은 일이 없다는 느낌을 가져 즐겁다는 감정을 갖기 어렵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우울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고, 개인마다 증상과 경과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또 진단 후에는 항우울제를 포함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며, 필요한 경우 광치료·자기자극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치료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가? 당연하다. 우울증이 있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통해 80∼90% 이상의 환자가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찍 의사와 만나야 하고,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울증과 자살 상관성 있나. 또 우울증 환자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우울증 환자는 불면증이나 의욕저하가 지속되어 세상이 비관적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극단적인 생각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이런 생각이 크게 줄어 자살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정상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특히 봄철에 우울증이 잘 발현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계절을 가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의 경우 봄이 되면 감정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지고 예민해져 우울증에 깊게 빠지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우울증은 봄꽃과 함께 온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경기 복지시설 부익부 빈익빈

    경기도내 각종 복지시설이 도시지역에 집중돼 있는 등 지역간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사회복지시설 가운데 종합사회복지관은 56개소, 노인복지관은 44개소가 있다. 이 가운데 사회복지관은 시·군별로 부천시가 9곳, 성남·시흥시가 각 6곳, 고양시 5곳, 수원시가 4곳 운영되고 있는 반면 안성·의정부·양평·포천 등 9개 시·군에는 1개소씩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이천·김포·광주·의왕·남양주·파주·양주·동두천시와 여주·가평·연천군 등 11개 시·군에는 사회복지관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복지관에서는 방과후 아동보육을 비롯해 청소년 공부방 운영, 치매노인이나 장애인 가정지원, 장애아동 부모상담, 급식서비스, 보건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복지활동을 펴고 있다. 때문에 이들 시설이 없는 지역 주민들은 사회복지시설의 부재로 서비스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불만이 높다. 노인복지관도 지역 간 불균형을 이루긴 마찬가지다. 성남·평택 4곳, 수원·부천·안양 등에 3곳씩 운영되고 있지만 시흥·동두천·포천·오산·양주시, 연천군 등 6개 시·군에는 설립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복지관 설립 및 운영은 무엇보다 각 시·군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노인복지관이 없는 지역에서 노인자살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복지시설이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도차원에서 다양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2008년 1만285명 자살 하루평균 35명꼴 “국가질병… 정부 나서야”

    삼성전자 부사장의 자살을 계기로 자살을 단순한 개인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국가질병’으로 보고 정부가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하지만 정부는 자살예방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자살 예방관련 법안도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않는 실정이다. 27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2008년 한 해에 1만 2858명이 자살했다. 하루 평균 35명이 자살한 셈이다. 전년에 비해 5.6%인 684명이 증가한 숫자다. 자살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80대 이상의 10만명당 자살률이 112.9명에 달하는 등 60~80대 등 노인층의 자살률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훨씬 높았다. 20대의 자살률은 22.6명에 불과했지만, 사망원인으로 따지면 6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살을 단순한 개인문제로 넘길 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적극적 대처로 자살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정부는 2013년까지 인구 10만명당 20명 미만으로 자살자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각종 상담기관과 의료기관을 통해 지역사회 정신질환 예방과 조기발견에 주력하면서 질환자 재활, 자살예방 및 위기 중재, 생명사랑 캠페인 등의 노력을 병행하는 내용의 ‘2차 자살예방종합대책’을 2008년 내놨다. 하지만 관련 예산도 확보하지 못해 거의 대부분을 자살예방 공익광고 비용으로 쓰고 있을 뿐이다. 국회에도 자살 예방관련 법안은 잠자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강창일 민주당 의원이, 2008년 9월에는 임두성 한나라당 의원이 ‘자살예방법안’을 제출했지만 관련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앞서 17대 국회인 2006년 9월 안명옥 한나라당 전 의원이 내놓은 ‘자살예방법안’은 논의도 하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전문가들은 자살의 대표적 원인으로 꼽히는 ‘우울증’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효과적인 자살예방의 지름길로 꼽았다. 우울증이 감추거나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다른 병처럼 고쳐야할 ‘질병’이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심리상담사는 “우울증세가 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알려서는 안 되는 것처럼 숨기고 그런 적 없다고 사실 자체를 부정한다.”면서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에서 차별을 받을 것라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혼자서 속으로 감춘 우울증이 자살의 한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에서는 자살예방을 위해 우울증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줄 서지 말자/부경희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열린세상] 줄 서지 말자/부경희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유학 시절 지도교수의 연구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부모가 마약, 알코올, 도박 중독 등에 빠진 문제 가정 아이들에 대한 보고였다. 그 중 30%가 불우한 환경에서도 ‘상당히 인기 있고’ ‘적응 잘 하는’ 청소년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개천에서 용 절대 안 난다.’고 큰소리로 말하는 요즘 우리 사회가 눈여겨 볼 만한 얘기다. 대학진학률 87%라는 엄청난 교육열을 보이면서도, 반면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청소년 흡연율과 두 번째 높은 청소년 잠재 자살률을 보이는 우리 사회가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얼마 전 부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며 가족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한 여고생의 모습이 방영되었다. 그 여학생은 더 좋은 공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부모를 심하게 탓하고 있었다. 우리의 과대한 교육열이 낳은 부작용일까. 청년 심리학의 후속연구들이 흥미로운 답을 준다. 불우한 환경의 미국 아이들을 밝게 성장시킨 힘은 다름 아닌 ‘자신을 믿도록’ 하는 교육이라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환경을 버텨낼 탄력성(resilience)을 가지고 태어나며, 힘들 때 고무줄처럼 제자리를 찾으려는 이 탄력성은 오로지 자신의 능력을 믿는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통해 강해진다는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극복해 냈다는 자신감이 더 강한 적응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반면에 자신에 대한 믿음 없이는 수없이 반복되는 좌절에 점점 탄력성을 잃게 되고, 결국 외부의 어려움에 쉽게 쓰러지는 나약하고 수동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는 바로 이 좌절을 양산하는 데 있는 것 같다. 자기 능력을 믿을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한 줄 세우기이다. 한 줄 서기는 1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두가 좌절하는 구조다. 떼로 우르르 몰려 다니는 집단적 문화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과 빈도도 많아진다. 경쟁의 기준이 항상 하나밖에 없다. 올해 입시에서도 소수점으로 가릴 정도로 많은 동점자가 있으며, 한 문제 실수가 평생 진로를 수정하게 만들 정도다. 다양한 기준을 가진 수시전형에서조차 공평성,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또다시 줄 세우기를 할 수밖에 없다. 기준이 하나인 이상 복수지원 기회는 오히려 복수로 좌절하게 만든다. 이 수많은 좌절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은 이미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알고 믿을 기회를 잃어간다. 만점을 맞아 온 아이에게 ‘너 말고 만점자 몇 명이냐?’며 또 줄 세우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은 점차 자기 효능감을 상실해간다. 작은 것이라도 개개인의 특성을 끄집어내어 ‘칭찬’하는 미국 교육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자기의 애완동물을 자랑하는 작은 대회였는데, 발표자 모두가 상을 받았다. 가장 ‘귀여운’ 동물뿐 아니라, 가장 ‘부드러운’, 가장 ‘눈이 큰’, 가장 ‘과묵한’ 등으로 다양한 상을 주었다. 누구도 좌절시키지 않는 교육환경이었다.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발견하게 하는 교육환경이었다. 입시에서 수상경력을 점수화하는 데 골머리를 앓는 우리가 배울 교육철학이다.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노력한 것만으로도 상을 준다. 어떤 일이든 준비하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발견하는 것이 그 아이의 자기 효능감을 키워주는 초석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에서는 노래에 소질 있는 학생의 대회 수상점수보다, 그 노래가 이 사회의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잘 활용되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한 줄 서기에서의 빛나는 수상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선 공연을 준비하고 그들을 위로한 경험을 더 소중히 여긴다. 그 경험 뒤에 반드시 자신이 가진 또 다른 능력과 할 일을 찾아낼 것이라는 믿음에서이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찾아낸 능력이기에 그 일을 향해 더 열정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확신에서이다. 자신의 능력을 믿는 이들에게 더 큰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을 믿도록 하는 교육’은 우리가 한 줄 서기를 하는 한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 80대이상 10만명당 113명 자살

    우리 국민의 가장 높은 사망원인은 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60대 이상 노인 자살률이 연령별 자살률의 1~3위를 차지해 노인자살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8년 국민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사망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28%를 차지한 암이었다고 11일 밝혔다. 뇌혈관질환(11.3%)과 심장질환(8.7%)이 뒤를 이었다. 특히 암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39.5명으로 10년 전 108.6명에 비해 30.9명이나 증가했다. 식습관의 서구화와 스트레스 가중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자살도 심각했다. 자살이 국민 전체 사망률의 5.2%를 차지해 사망원인 4위에 올랐다. 2008년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6명으로 1998년의 7.6명에 비해 4배가량 증가해 1998년 7위에 불과하던 사망 순위가 10년 만에 4위까지 치솟았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 자살률이 10만명당 112.9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70대와 60대가 뒤를 이었다. 노인 자살률이 다른 연령대를 제치고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보사연 장영식 연구위원은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데다 경제적 어려움, 정신적 나약함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여기에다 사회 저명인사의 자살에 따른 모방심리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사망률은 3월에 9.2%로 가장 높았으며, 1월 8.9%, 12월 8.8% 순으로 나타나 겨울철과 환절기에 사망자가 많았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통찰력 주는 고전… 재미·삶으로 접속하라”

    “통찰력 주는 고전… 재미·삶으로 접속하라”

    누군가는 잠잘 때 베개로 쓰거나 불면증 치료용으로 맞춤이라고 한다. 또 누군가는 두꺼운 안경 쓴 학자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한다. 고전(古典)의 둘레에 파놓은 해자(垓子)는 여전히 깊고, 그 성벽은 높기만 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유일의 고전평론가 고미숙(50) ‘연구공간 수유+너머’ 공동대표의 얘기는 다르다. 고전처럼 재미있고 쉬운 책도 없다. 고 대표는 10대 청소년들은 물론 가정주부, 직장인, 자영업자, 심지어 노숙자, 대통령 등 2010년 한국사회를 살고 있는 이라면 누구든지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7일 서울 용산 해방촌오거리 근처 비탈길에 비스듬하게 세워진 집들 사이의 ‘수유+너머’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기도 전에 고 대표는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절박하다.”고 입을 열었다. “과거 몇 십년간 이뤄진 고도 압축 성장은 물질적 풍요를 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빈곤하고 공허합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지역, 학벌, 계급을 떠나 개개인의 욕망이 균질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압축 성장이 갈 데까지 간 것이죠. 새 욕망을 생성하지 못하면 사회 내적 폭발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우리 사회에는 우울증, 무기력증, 극심한 짜증이 만연해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의 자살률, ‘묻지마 살인’ 등의 병리현상으로 표출된다. 고 대표는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고전 읽기”라고 역설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지금의 내 모습과 다른 삶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통찰의 실마리를 주는 것이 고전”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어렵고 따분한 게 고전 아니냐.’고 어깃장을 놓아 보았다.“노(No)”라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식과 정보로 접근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내 삶의 연관성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면 아주 편해져요. 고전 입문서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서울신문이 ‘수유+너머’와 공동으로 ‘고전, 다시 읽기’(가제)를 기획한 이유다. 오는 11일부터 ‘임꺽정’ ‘열하일기’ ‘논어’ ‘삼국사기’ ‘걸리버여행기’ ‘변신’ 등 동·서양의 소문난 고전들을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늘날의 눈높이에서 다시 해석하고 소개할 예정이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동창회 모임, 계 모임, 직장 회식 등에서 무작정 술만 푸느니 재미있는 고전을 한 구절씩 돌아가며 읊조리면 얼마나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술맛도 좋겠습니까. 지도교사도 따로 필요없어요.” 비록 수학능력시험 대비 성격이 짙긴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불고 있는 ‘고전 열풍’도 긍정적 현상이라고 고 대표는 말한다. 다만 지식과 정보로서의 고전이 아닌, 참을 수 없는 재미와 함께 삶에 연관성을 주는 지혜의 보고(寶庫)로 접근해야 고전의 참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인문학의 궁극적 목적이 교양의 터득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행복 추구에 있다면 단 한 권의 고전으로도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어떤 고전을 고를까 고민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맞닥뜨린 고전에 바로 올인하라.”고 권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과장급후보자 교육 강화

    과장급 공무원 승진 후보자 상당수가 ‘역량평가’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서울신문 12월15일자 25면>과 관련, 중앙공무원교육원(중공교)이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공교는 내년부터 과장급 후보자에 대한 ‘핵심역량교육’ 과정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핵심역량교육은 교육생들이 실제 업무 환경과 비슷한 상황에서 모의 과제를 부여받고 역할연기와 집단토론을 하는 등 역량평가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된다. 중공교는 지난 3월부터 시범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했으며 29개 부처 209명의 공무원이 교육을 받았다. 또 당장 내년 1월부터 역량평가를 받게 되는 대검찰청 과장급 승진 후보자 57명에 대해서도 교육을 실시했다. 중공교가 교육생들에게 부여한 모의 과제는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개발해 장관에게 보고하라’ ‘노벨상프로젝트 태스크포스 팀장으로서 정책을 개발하라’ ‘조직 개편에 따라 인사 이동되는 직원을 설득하라’ 등 실제 역량평가에서 출제될 가능성이 큰 것들이었다. 중공교는 앞으로 매년 600여명의 공무원을 교육하고 역량이론 전문가와 각 부처의 전·현직 고위공무원을 교수로 초빙할 예정이다. 또 교육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 제공해 부족한 모습을 스스로 고치게 할 계획이다. 정장식 중공교 원장은 “모의 과제를 주고 역량을 개발하는 방식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는 기법”이라면서 “중간 관리자인 과장급 공무원의 역량이 강화되면 정부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내년부터 고위공무원단 승진 후보자에게만 실시하던 역량평가를 과장급 후보자에게도 전면 확대할 계획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기대수명 80세 돌파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80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수명은 남자 76.5년, 여자 83.3년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 태어난 ‘올림픽둥이’들의 기대수명은 남자 66.3세, 여자 74.6세였다. 20년 만에 남녀 수명이 8~10년씩 늘어난 셈이다.통계청은 9일 기대수명과 기대여명(앞으로 더 살 것으로 예상되는 연수) 등을 포함한 ‘2007년 생명표’를 발표했다. 지난해에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0.1세로 2007년보다 0.5년(6개월), 10년 전(1998년)보다는 5.3년이 늘었다.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남자 76.5세, 여자 83.3세로 여자가 남자보다 6.7년 더 살 것으로 예상됐다. 남녀 간의 차이는 1985년을 정점(8.4년)으로 감소 추세였지만 지난해보다 0.2년 늘어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성별·연령대별 사망률 중 20·30대 남성 사망률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20·30대 사망률이 높아진 것은 자살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는 48.4%, 여자는 71.9%로 분석됐다. 2008년의 원인별 사망수준이 유지된다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이 3대 사인(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에 의해 사망할 확률은 남자 48.1%, 여자 40.2%였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평균보다 높았다. 남자는 OECD 평균(76.2년)보다 0.3년, 여자는 평균(81.8년)보다 1.5년 길었다. 1970년대 이후 기대수명 변화를 보면 남자가 58.7년에서 76.5년으로, 여자가 65.6년에서 83.3년으로 늘어나 OECD 회원국 중 터키를 제외하고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문화마당]‘자살공화국’과 인문학의 위기/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자살공화국’과 인문학의 위기/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얼마 전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이 프랑스의 자기 집에서 자살했다. 외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최근에는 대통령과 톱스타에 이르기까지 자살이 만연한 ‘자살공화국’이라고 전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삶의 재앙이 자살이다. 자살이라는 죽음에 이르는 병은 우리사회에서 빈민, 기업가 등 거의 모든 계층에 퍼져 있는 전염병이다. 죽어야 할 운명을 갖고 태어난 인간은 어느 시대에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문제를 고뇌해야 한다. 특히 중세 말 흑사병이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2000만명을 죽음에 이르게 했을 때 세상의 종말이 도래한 것처럼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여 교회와 기득권 세력들은 마녀사냥과 같은 광기를 부추겨서 민중을 통제하고 권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죽음의 손길은 추기경과 왕, 귀족과 기사, 농부와 거지 그리고 은둔한 성자까지 모든 사람을 끌고 간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다. 중세인들은 이 같은 인간 운명을 ‘죽음의 춤(dance macabre)’이라는 예술적 형태로 승화시키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리하여 죽음을 의인화한 해골들이 등장해 산 자들을 ‘저 세상’으로 데려가면서 춤을 추는 것으로 표현하는 드라마, 시, 음악과 회화 등이 창조됐다. 이 춤의 메시지는 죽음의 불가피성과 공정성이다.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죽음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평등은 죽음으로 구현되고, 인간은 결국 모두 죽어야 할 운명을 가졌다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이 나왔다. 인간에게 가장 확실한 것은 죽는다는 것이고, 가장 불확실한 것은 언제 죽느냐다. 이렇게 불확실한 죽음의 때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자살이다. 자살이란 삶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선택하는 인간으로서 가장 어려운 결단이다. 자살에 대한 가장 높은 인문학적 성찰을 한 사람이 알베르 카뮈다. 그는 “인생을 괴로워하며 살 값어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게 철학의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면, 참으로 위대한 철학의 문제는 자살이라는 단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뮈가 자살을 옹호했느냐 아니냐를 따지기 이전에 삶의 의미와 무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성찰이 인문학의 존재이유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이 인생이다. 그 차이를 심각하게 느낄 때 사람은 우울해지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보인다. ‘글루미 선데이’는 이런 사람의 모습을 잘 그려낸 영화다. ‘글루미 선데이’라는 음악을 듣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영화에서 누군가가 했던 말처럼 저주의 노래인가. 아니다. 이 노래를 통해 사람들은 자기 마음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자기 존재의 심연을 보고 자기 삶의 덧없음에 절망하여 죽음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누구나 살면서 감기에 걸리듯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병을 앓는다. 이러한 실존적 감기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인문학은 현상적으로는 먹고사는 문제와 상관없는 비실용적인 학문으로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 삶의 목적과 의미를 성찰하는 가장 실용적인 학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위기에 빠진 인문학의 길을 물어야 하는 동시에 인문학에 길을 물어야 하는 창과 방패의 모순에 직면해 있다. 이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화두로 삼고 우리 시대 인문학자들은 자살이라는 우리 사회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치유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 자살로 비춰본 우리사회 자화상

    2009년을 들썩이게 했던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자살’이다. 지난 2월 탤런트 장자연의 자살은 연예계에 구태의연하게 행해지는 로비와 비리의 단면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정치보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져줬다. 최근엔 연쇄살인범 정남규의 자살로 교정당국의 수감자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렇게 자살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실체를 살펴볼 수 있는 결과물이다. KBS 1TV에서 24일 오후 10시부터 방송되는 ‘시사기획 쌈’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자살을 파헤친다. 특히 한국에서만 한해에 1만 3000여명이 자살로 사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단연 1위인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담았다. 취재진은 한 병원 응급실에 일주일간 머물며 병원에 실려온 환자들을 분석했다. 거의 하루에 한 명꼴로 자살을 시도해 병원에 실려왔으며 연령대도 다양했다. 또 인터넷을 통해 함께 자살할 사람을 구하는 20대 남성과 나눈 생생한 인터뷰도 담았다. 문제는 예산도, 법도 없다는 것. 현재 국회에 제출된 자살 방지 관련 예산은 7억원이다. 이 가운데 자살예방 공익광고 예산 3억원을 빼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제2차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시행하려면 20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측됐음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자살방지법도 표류하고 있다. 지난 17대 국회에도 자살방지법이 제출됐지만 논의도 없이 폐기됐다. 자살 방지를 위해 어떤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한지 알아본다. 취재진은 영국과 미국의 사례를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영국의 자살률은 우리나라의 4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미국 역시 자살과 우울증은 부끄러운 질병이 아니라는 자살 관련 교육을 강화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형수 정남규 자살… 수형자 관리 구멍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던 연쇄살인범 정남규(40)가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사형수가 구치소에서 자살한 것은 2007년 2월 김모씨가 천안구치소에서 침낭 줄을 창살에 매 목숨을 끊은 지 2년9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정신적으로 극히 불안한 수형자의 관리소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은 수감 중이던 서울구치소 독거실에서 21일 오전 6시35분쯤 목을 맨 채 발견됐다. 구치소 측은 그를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겨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22일 오전 2시35분쯤 숨졌다. 발견 당시 정은 독거실 내 105㎝ 높이의 텔레비전 받침대에 재활용 쓰레기 비닐봉투를 엮어서 만든 끈을 연결해 목을 맨 상태였다. 구치소 측은 즉시 정을 병원에 옮겼지만 정은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손상과 심장쇼크 등으로 끝내 사망했다. 법무부는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별도의 유서는 없었지만 개인 노트에 ‘사형제가 폐지되지 않을 것 같다. 요즘 사형제도 문제가 다시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 같은 것’이라는 등의 언급이 있는 것으로 봐서 사형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 자살을 계기로 수형자 관리의 부실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2004년 이후 통계만 보더라도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자살한 수형자는 정을 포함해 82명으로 매년 14명 가까이 되고 있다. 특히 2006년 법무연수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형자 10만명당 자살률은 30.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고, 이 중 자살을 가장 많이 한 수형자는 살인범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이 수감된 독거실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았고 자살도구로 쓰인 재활용 쓰레기봉투도 아무런 제약없이 반입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은 사건에 관계된 사람은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다는 점 때문에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명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수감생활과 정서적 순화 등을 위한 전반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cho1904@seoul.co.kr
  • [글로벌 시대] 글로벌 코리안의 정체성/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글로벌 시대] 글로벌 코리안의 정체성/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이탈리아 피렌체 토박이인 알렉산드로는 관광객들로 득실대는 피렌체 시내 골목 구석구석을 일행을 앞장서 여유롭게 걸었다. 손가락으로 여기저기를 가리키며 현재 자신의 삶의 터전에 공존하는 과거의 유산을 진정 자랑스러워했다. 사업상 세계 여러 곳을 다니지만 그는 이탈리아의 모든 것?말, 음식,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여인-을 진심으로 이 세상 최고라고 생각했고 사랑했다. 뼛속까지 이탈리아인인 그의 영혼은 모국의 토양에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에게서는 단단한 정체성을 가진 이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자기안정감과 자긍심이 느껴졌다. 알렉산드로를 보며 강한 국가브랜드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그 나라 국민이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행복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브랜드 평가기관인 안홀트-지엠아이는 국민, 정부, 수출, 관광, 문화, 투자 등 다양한 분야별 대외 이미지를 분석해 2005년부터 국가브랜드지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관광, 문화, 국민 매력도에서 국가브랜드 상위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국민 개개인의 건강한 정체성이 국가 브랜드라는 경제적 효용가치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글로벌시대에 필요한 소양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희석시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우리말보다 영어를 잘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거나, 우리나라를 제대로 아는 것보다 국제적 안목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며, 유럽여행에선 잘 보존된 과거의 아름다움에 경탄을 보내면서도 우리는 강박적으로 서울에 존재하는 모든 과거의 흔적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는 식으로 말이다. 요즘 글로벌 기업에서는 글로벌 감각으로 무장한 비서구권 출신의 고급인력들을 예전보다 훨씬 많이 볼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의 생태계도 시대에 걸맞게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을 보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처럼 글로벌 인재들의 공통분모는 여전하지만 문화적 정체성은 예전보다 다양해지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강한 문화적 정체성을 가질 때 이들은 오히려 훨씬 매력적으로 보이는 편이다. 모국어 억양이 묻어나는 좋은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 자기 나라에 대한 문제의식과 자부심이 조화를 이룬 사람, 문화적 뿌리가 견고하면서도 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은 사람처럼 말이다. 나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의 역사, 문학, 문화를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돌처럼 단단한 나의 정체성이야말로 결국 글로벌 무대에서 내가 내밀 수 있는 경쟁력의 밑천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곳의 말과 공기와 문화적 코드를 바탕으로 키워진다.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인간에게 운명적으로, 하지만 공평하게 주어지는 생의 기초를 이루는 자양분이다. 정체성이란 결코 국제적 감각이나 다문화적 소양과 대치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를 풍성하게 키우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체력과 같은 것이다. 밀란 쿤데라는 그의 소설 어딘가에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기를 열망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모국을 떠나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을 지구 위의 빈 공간을 걷는 사람이라고도 표현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유치원에서부터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모국어보다는 영어의 우월적 효용성을 주입받으며, 조기유학을 통해 일찍부터 ‘지구 위의 빈 공간을 걷는’ 정신적 이방인이 된다. 건강한 문화적 정체성을 가꾸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 아닐 수 없다. 20~30대 자살률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마음 무거운 소식이나 ‘코리아디스카운트’에 대한 문제도 결국 이 모든 우리네 풍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 60세이상 매년 4000명 넘게 자살

    노인 자살이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가운데 60세 이상 노인 4000명 이상이 매년 자살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통계청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연령대별·성별·월별 자살통계’ 자료에 따르면 노인자살 사망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60세 이상 노인 자살자는 2004년 40 99명, 2005년 4346명, 2006년 4006명, 2007년 4351명, 2008년 4365명으로 증가했다. 총 자살자도 2004년 1만 1492명에서 2006년 1만 653명으로 줄었다가 2007년 1만 2174명, 2008년 1만 2858명으로 늘었다. 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연령 표준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4.1로 가장 높다. 특히 7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 평균보다 8.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

    #1. 지난 1월 부산에 사는 임모(43)씨는 현관문에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임씨의 어머니와 조카가 발견해 구조했지만, 이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시 목을 매 숨졌다. #2. 2005년 1월 강원도 횡성에서 조모(22·여)씨가 자살했다. 조씨는 한 달 전에도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매년 9월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제정한 ‘세계 자살예방의날’이다. 우리나라도 2005년부터 각종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가 없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 연구를 빌려 자살시도자의 자살 재시도율을 6.3~51%로 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자살시도자는 자살 사망자의 22~40배에 달한다. 정부에서는 자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05년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2008년에는 총예산 370억원이 들어가는 ‘제2차 자살예방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자살률은 증가하고 있다. 2008년 한국의 자살자는 모두 1만 2858명으로 10만명당 자살률은 26명 수준이다. 8년 전에 비해 2배 증가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제일 높은 수치다. 가장 큰 문제는 응급실의 자살시도자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전국응급의료센터 중 자살위험 평가체계를 구비한 곳은 6.7%, 자살 관련 교육을 수행하는 기관은 20%에 불과하다. 정부가 내놓은 자살시도자 관리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013년까지 자살시도자에 대한 DB를 만들고, 119 신고시 ‘U-안심콜’을 이용해 즉각 출동하는 대책을 내놨다. ●관리체계 미흡… 정부대책도 현실성 떨어져 이와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하지만 실제로 자살시도자 관리 방안을 구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시도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데 근거가 될 만한 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 통계작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자살 통계는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사망환자 위주다. 외국의 경우 응급실 입원환자, 퇴원환자 등을 조사해 자살시도자를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자살시도자의 재자살을 방지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화여대 응급의학과 정구영 교수는 자살 ‘고위험군’인 자살시도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외국은 응급실, 정신과, 정부에서 운영하는 보건센터가 서로 연동돼 자살시도자를 관리한다.”며 “우리나라도 각 시·도에 있는 정신보건센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신과를 찾아오는 환자뿐만 아니라 정신과 치료를 원하지 않은 자살시도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한국 교육복지(성취도·문자해독) OECD 2위

    한국 교육복지(성취도·문자해독) OECD 2위

    한국의 고등학교 이하 교육복지 수준이 ‘선진국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10대 출산은 최저치를 보였다. OECD는 2일 홈페이지에 올린 ‘어린이 복지 개선(Doing Better for Children)’ 보고서에서 회원국 19세 이하 청소년, 어린이, 영유아의 전반적인 복지수준 비교 결과를 공개했다. OECD가 이같은 보고서를 내기는 처음이다. 한국은 교육복지 부문에서 핀란드에 이어 2위에 올랐으며, 캐나다·네덜란드·아일랜드가 뒤를 이었다. 미국은 25위, 일본은 11위에 그쳤다. 교육복지 부문은 15세 청소년 학업 성취도, 교육 성취의 불평등, 문자해독률 등 항목의 순위를 합산해 점수가 매겨졌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 의무교육 정착 등의 요인과 함께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의 경우 저소득 이민가정 청소년의 비율이 비교적 높은 점 등이 복합 작용해 한국의 순위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10대 출산 등이 포함되는 ‘청소년 위험행동’ 발생비율 부문도 낮아 스웨덴에 이어 밑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일본이 한국과 같은 수준이었고 노르웨이와 스위스가 그 뒤를 따랐다. 미국은 15위였다. 한국의 경우 청소년 음주 등 일부 자료가 빠져 순위의 신뢰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으나, 마약 등에 물들어 있는 서방 국가 청소년들과 비교하면 대체적으로 ‘ 바른생활 청소년’이 많은 것으로 평가해도 좋다는 의견도 많다. 한국은 저체중, 영아사망률 등 보건·안전 부문에서도 30개국 중 10위에 올라 미국(24위), 일본(13) 등을 앞섰다. 부문별로 보면 영아사망률에서 24위로 다소 높았고, 저체중 확률은 4위, 모유 수유비율은 20위, 청소년자살률은 15위였다. 빈곤가정 아동수 등 물질적 어린이 복지 부분에서 한국은 13위를 차지했다. 노르웨이가 1위였고, 미국은 23위, 일본 22위에 그쳤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사설] 급증 청년자살 방치 안된다

    우리 사회에서 자살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은 지난해 2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 자리를 6년째 고수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최근들어 20∼30대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1만 285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이 가운데 20∼30대가 3762명으로 29.3%를 차지했다. 이 연령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었다고 한다. 20∼30대 자살률은 2007년 이후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20대 자살률은 2006년 13.8명에서 지난해 22.6명으로 크게 늘었다. 30대의 경우 자살률이 2006년 16.8명에서 지난해 24.7명으로 증가했다. 고 최진실씨 등 유명연예인의 자살로 인한 모방자살이나 동반자살이 빈번하게 일어난 데다 경기침체로 취업난이 장기화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제대로 가동된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보다 각별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견해다. 자살률은 사회의 건강상태를 나타내주는 핵심지표 중의 하나다. 한창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실현하며 자립기반을 갖춰 나가야 할 시기에 생을 포기하는 사람이 속출하는 사회는 건강할 수 없다. 청년층 자살방지를 국가적 당면과제로 인식하고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기 바란다. 사회·경제적 안전망 강화로 자살요인 제거에 역점을 두는 한편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도록 범국민 캠페인과 교육을 강화할 것을 당부한다.
  • 佛, 수감자에 종이잠옷 지급

    프랑스가 유럽에서 최고의 교도소 자살률을 기록하는 국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미셸 알리오 마리 법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오를레앙 유치장을 방문해 증가하는 수감자들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20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알리오 마리 장관이 이날 발표한 대책의 핵심은 ‘예방과 보호’다. 이를 위해 수감자들이 주로 목을 매 자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찢어지지 않는 수건과 담요를 공급하고 종이로 된 잠옷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알리오 마리 장관은 “가을부터 교도관들에 대한 교육을 대폭 강화해 자살할 우려가 있는 심약한 수감자들을 잘 돌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가 이런 대책을 발표한 것은 교도소 내 자살률이 해마다 증가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115명의 수감자가 자살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이는 유럽에서 최고로 인근 독일과 영국보다 2배나 많고 스페인의 3배에 해당한다. 2003~2004년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수감자들의 14%는 정신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40%가 우울증에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의 발표가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라시다 다티 전 장관 시절 교도소 자살대책 보고서를 제출한 루이 알브랑 박사는 “진작 대책을 발표했더라면 올해 발생한 수십건의 자살을 막을 수 있었다.”며 “이번 발표는 내가 제안한 대책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김 전대통령 서거] 국장 어떻게 치러지나 ☞“먼 길 달려왔는데 7번째 연기라니…” ☞비위판사는 사표 맘대로 못낸다 ☞“뚜껑 나이트클럽 안된다” ☞장자연사건 유력인사 10명 모두 무혐의 ☞“프라다 나와!”
  • [그의 삶 그의 꿈] 한 달에 한 시간, 교훈 하나 이야기 두 개

    [그의 삶 그의 꿈] 한 달에 한 시간, 교훈 하나 이야기 두 개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다. 그런데 먼 앞날을 내다보고 세워야 할 중요한 계획이 목표부터 잘못된 듯하다. 일류대 진학이 교육의 목표가 되면서 학교는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을 양성하는 게 아니라 안하무인 독불장군을 배출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무한경쟁과 1등제일주의가 교육의 다른 말이 된 오늘날, 우리에게 인성교육이 절실한 이유다. 정보통신 발전, 선진국으로 가는 길 삼보컴퓨터 창립자인 이용태 박사가 인성교육 전도사로 변신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개인용컴퓨터(PC)의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았던 1980년부터 삼보는 국내 컴퓨터 시장을 성장시켜 온 선두주자였다. 대한민국이 정보통신 대국이 된 과정과 삼보컴퓨터의 발자취는 맥락을 같이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보의 역사는 바로 이용태 박사의 역사이기도 하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용태 박사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것은 1969년. 귀국 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서 일하던 1970년, 그는 인텔에서 발명한 IC 컴퓨터를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1세대 컴퓨터의 구성소자는 진공관입니다. 진공관은 가지만한 크기인데 이때의 컴퓨터는 공장과 맞먹을 정도로 어마어마했습니다. 다음에 나온 게 콩만한 크기의 트랜지스터인데 이 컴퓨터는 장롱 10개를 펼쳐놓은 것만 했죠. 그리고 1970년에 나온 게 3세대 컴퓨터입니다. 손톱만한 칩 안에 수천 개의 트랜지스터를 인쇄해 놓았어요. 엄청난 혁명이죠.” 복잡하고 거대한 컴퓨터의 시대가 종식되는 것을 목격한 이용태 박사는 두 가지 이유에서 흥분했다. 하나는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겠구나’, 또 하나는 ‘국산 컴퓨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겠구나’. 그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임을 확신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다들 로켓트 만들어 달나라 가자는 사람 취급했지요. 정부와 재벌을 상대로 10년을 설득했지만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제가 직접 만드는 수밖에요. 1980년 청계천에서 자본금 1,000만 원 가지고 삼보컴퓨터를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국산 컴퓨터 개발, 정부기관의 행정전산망 통일, 초고속 인터넷 보급…. 뛰어난 통찰력과 결단력으로 그 모든 일을 해온 그가 2005년 삼보컴퓨터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인성교육 전도사로 변신한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정보산업 발전에 평생을 바쳐온 그는 “컴퓨터 만드는 일보다 인성교육 사업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다. IT 산업보다 더 중요한 인성교육 이용태 박사가 1996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박약회는, 초대 회장인 포항공대 김호길 총장과 지인들이 도산서원 내 박약제(搏約劑:학문은 넓히고 예술은 줄이다)에 모여 퇴계 이황 선생에 관한 스터디모임을 가진 것이 시작이었다. 모임의 횟수가 거듭되면서 회원이 늘어났고, 이용태 박사가 회장이 되었을 때는 회원 수가 3,000명에 이르렀다. 그는 박약회 회장으로서 오늘날의 선비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에 관해 고심했다. “과거와 미래 중에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지 생각했습니다. 문집을 간행하고 서원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과거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미래는 후진을 바르게 인도하는 것이죠. 저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005년 삼보컴퓨터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손자 손녀들을 모아놓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 것이 인성교육 사업의 첫 걸음이었다. 아이들에게서 긍정적인 변화를 본 그는 ‘인성교육을 국민운동 차원으로 벌이자’, ‘나부터 인성교육의 전도사가 되자’라고 결심했다. 먼저 박약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법을 강의했고 22개 박약회 지회에서 젊은 어머니들에게 전도했다. 이것이 인성교육 사업의 1단계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산 동래교육청으로부터 인성교육을 특별사업으로 실시할 계획이니 강연을 해달라는 전갈이 왔다. 2007년 그는 여러 차례 부산을 방문해 동래교육청의 공무원, 초등·중학교 교장,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그리고 2008년 동래교육청에서 본격적으로 인성교육을 시작하면서 각 가정으로 인성교육에 관한 안내문을 보냈고 900여 가정이 신청했다. 이로써 인성교육 사업 역시 2단계로 접어들었다. 한 달에 한 시간, 교훈 하나 이야기 두 개 그가 말하는 인성교육법은 쉽다. ‘한 달에 한 시간, 교훈 하나 이야기 두 개’면 충분하다. “인성교육을 신청한 가정에 한 달에 한 번 교훈 하나와 교훈에 맞는 이야기 두 개를 보냅니다. 그걸 가족들이 다 함께 읽은 다음에 토의합니다. 정말 쉽죠?” 이토록 간단한 인성교육의 실천사례는 실로 놀랍다. 동래교육청과 박약회가 펴낸 《감화이야기를 통한 가정 인성교육 실천사례》를 읽어보면, 새옹지마에 관한 교육 후 실패를 두려워하던 아이가 실수를 하고도 자신감을 잃지 않아 기쁘다는 어머니, 양보와 배려에 관한 교육 후 싸움이 잦던 연년생 형제의 사이가 좋아져 뿌듯하다는 어머니 등 감동적인 실천사례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아이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변화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인성교육의 날을 정하고 가족이 둘러앉아 토의의 시간을 가지면서 평소에도 가족 사이에 대화가 늘었다. 부모가 솔선수범하여 그달의 교훈을 실천하다 보니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는 감화사례도 있다. 이용태 박사는 이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는 데 ‘한 달에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한 달에 한 시간, 일 년이면 열두 개의 교훈을 아이에게 가르칠 수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덕목은 생각만큼 많지 않습니다. 열 가지면 충분하죠. 3년이면 열 가지 이야기를 서너 번쯤 되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요.” 왜 인성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모든 건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취업할 때에는 일류대 나온 게 중요할지 몰라도 입사 후엔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가, 열의와 의지가 강한가, 일을 하는 데 있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가, 하는 것이 판단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우수한 사원은 인성으로 판가름 나는 셈이다. 사회활동만이 아니다.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느냐 못하느냐도 결국 가족 구성원의 인성 문제다. “부부 사이에 불만이 있다면 상대가 라틴어 문법을 몰라서도 아니고 칸트의 철학을 몰라서도 아닐 겁니다.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아서, 함부로 말해서, 이기적인 태도를 취해서 불만인 거예요. 그게 바로 인성 아닌가요?” 인성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전후 우리는 잿더미 속에서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범죄률과 자살률이 날로 높아가는 현재, 우리가 정말 예전보다 행복한지 자문해 볼 일이다. 이용태 박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GDP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모두가 반듯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예전에 저는 우리가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선 선진국을 숨 헐떡이며 쫓아갈 게 아니라 그들 앞으로 껑충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컴퓨터였고요. 지금 우리나라는 정보통신에 있어 세계 1등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앞서 가기 위해서 그보다 더 우선해야 할 것이 교육이에요. 그래서 인성교육 사업이 제게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교육의 목적이 일류대에 진학하는 것이 되어버린 세태가 안타깝다. 크게는 사회에 유용한 인간을 기르고 작게는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을 만드는 게 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불어 사는 법과 스스로를 경영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서양학문엔 없지만 예부터 우리 교육이 중시해 왔던 게 바로 그것이다. 다행히 5년간의 인성교육 사업이 호응을 받고 있어 그는 요즘 너무 기쁘다. “아침부터 밤까지 만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반듯하고 착하면 그보다 더 좋은 세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글_ 하재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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