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살률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우승자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유해진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세월호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69
  • 복지 사각지대 환히 비추는 강원 ‘희망 e빛’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강원도가 전국 처음 도입한 현장 중심 맞춤형 ‘강원 희망 e빛’ 보건복지연계시스템이 복지 사각지대와 자살률 감소에 큰 효과를 내고 있다. 28일 강원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복지 사각지대와 자살 방지 등을 위해 도가 자체 개발한 현장중심 맞춤형 서비스다. 인구 10만명당 우리나라 자살률은 평균 25명이지만 강원도는 32명으로 전국 최고다. ‘강원 희망 e빛’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이용해 보건의료 부서를 비롯해 시·군 사회복지사, 생명 지킴이, 건강관리사, 방문간호사, 119 요원, 집배원 등 민관을 아우르는 다양한 종사자들이 복지 사각지대 현장을 찾아 실시간으로 쌍방 소통하며 복지 혜택을 펴는 정책이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현장에서 곧바로 보건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전국 처음 구축해 2013년 7월부터 화천지역에서 시범 운영해 왔다. 시범 실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17개월 동안 화천지역에는 자살률이 종전 같은 기간 15명보다 크게 줄어 4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연계 실적도 시범사업 전 1612건에서 2661건으로 1000건 이상 늘어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1단계로 지난 2~5월 원주, 동해, 태백, 속초 등 10개 시·군에서 운영에 들어갔고, 2단계로 오는 6~10월 춘천, 강릉, 삼척 등 나머지 8개 시·군 지역에서 운영에 들어간다. 이지연 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올해부터 본격 시작되는 강원 희망 e빛 시스템은 보건복지 관계자들과 민간단체들이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발견하면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스템에 접속해 해당 담당자와 문자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신속하게 상황에 대처, 자살 예방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시론] 대통령의 한숨과 노후소득 보장/제갈현숙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

    [시론] 대통령의 한숨과 노후소득 보장/제갈현숙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인상과 관련해 ‘빚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외면하면서 국민한테 세금을 걷으려고 하면 너무나 염치없는 일’이라며 한숨까지 몰아쉬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한심스러운 일’로 인식한 것이다.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의 현실과 국민연금의 낮은 보장성을 고려할 때 대통령의 이런 인식이 매우 아쉽다. 지금까지 정부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70%(1988년)에서 2028년 기준 40%까지 축소시켰다. 예를 들어 월소득 평균이 100만원인 시민이 40년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9만원씩 내면 65세부터 40만원의 국민연금 급여를 사망할 때까지 매월 받게 된다. 그러나 우리 노동시장 현실을 고려할 때 안정적으로 40년간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는 직종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많아야 평균 20년 조금 넘는 기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정도다. 그러므로 국민연금의 실질보장성은 40%가 아닌 20% 초반 수준으로, 40만원이 아닌 20만원 조금 넘는 국민연금 급여를 받게 되고, 이처럼 낮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로는 노후 빈곤을 예방할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국민연금 개혁 과정에서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보다 연금기금 재정안정화를 최우선 정책 목표로 설정해 왔다. 그 결과 국민연금은 세계 공적연금 중 가장 큰 기금 규모를 뽐내게 됐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금급여 지출 규모는 2.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8%보다 상당히 낮다. 즉 국민연금 보험료로 적립되고 있는 기금의 규모는 가장 높지만 실제 국민들의 노후를 위해 지출되고 있는 비용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현재는 국민연금 수급자의 비율이 낮아 지출 비용도 적다. 국민연금 급여보장성이 축소됐기 때문에 2050년이 돼도 GDP 대비 국민연금 지출 규모는 OECD 평균에 도달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향후 국민연금 가입자의 고령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 수밖에 없는 지출 규모만을 내세워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를 위한 최초의 여야 합의를 부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 노후소득 보장의 현실을 직시한다면 한숨을 쉬어야 할 사람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다. 2010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평균 수명은 남자 77.6세, 여자 84.4세이고, 향후 기대여명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50세 전후로 노동시장에서 퇴출된다. 정년까지 보장받는 일터는 매우 제한적이고, 더욱이 2015년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을 고려할 때 기업은 더 자유롭게 노동자들을 해고하거나 효율을 내세워 고용 지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수명은 길어지고 있지만 고용 안정성은 더욱 악화돼 노동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적어도 20년에서 30년 이상의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을 고려할 때 퇴직 이전 노후소득을 준비할 수 있는 임금 생활자는 매우 제한적이다. OECD의 ‘2015 임금 과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매력 평가 기준을 적용한 1인 가구 기준의 한국 노동자 평균 임금은 4만 6664달러(약 4400만원)였다. 이 정도 임금 수준으로 최소한 20년의 노후를 준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주거비와 교육비가 가구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적 특성을 고려할 때 대통령의 생각대로 증세를 회피하기 위해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뻔히 예상되는 노후 빈곤에 모두가 손놓고 있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연금의 보장성이 강화돼야 할 이유는 공적연금에 의지하지 않아도 노후 소득을 준비할 수 있는 일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다. 불안정한 노동시장과 낮은 임금으로 노후 소득을 준비하기 어려운 대다수 국민을 위해서, 향후 대한민국이 현재와 같이 노인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빈곤층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국가적 대응이기 때문이다. 재정 중심의 사고 틀에서 벗어나 사회의 지속성이라는 관점에서 고용 안정과 실질임금 인상을 기반에 둔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당·정·청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국민연금, 더 주는 게 맞다/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열린세상] 국민연금, 더 주는 게 맞다/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여야가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합의했으나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기로 한 내용 때문에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국민연금 올려주는 것에 대한 여론의 질타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월권’이라 했고, 관계 부처 장관은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없어 문제라는 지적도 했다.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국민연금, 더 주는 게 맞다. 현재 국민연금은 휴지조각 수준이다. 노인빈곤율은 50%에 육박하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가장 높다. 연금의 명목소득 대체율도 OECD 회원국 평균 57.9%보다 낮은 40%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명목대체율을 50%로 올려도 평균에 못 미친다. 이런 노인 무시 정책 때문인지 노인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1등이다. 국민연금은 설계 당시 40년 가입 기준으로 명목대체율은 70%였다. 1998년 60%로 내렸고, 2007년에는 40%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가입 기간 40년간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이면 연금은 40% 소득대체율 기준으로 명목상 80만원이다. 현실은 평균 가입 기간이 20년 내외여서 실질대체율은 명목대체율의 절반이다. 따라서 생애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이면 실질대체율은 20%로 줄고 연금은 80만원이 아니라 40만원이다. 이 돈으로는 기초 생계도 어렵다. 소득대체율 인하로 재정건전성을 해결하려면 국민연금은 휴지조각이란 오명을 벗을 수 없다.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답은 여러 곳에 있다. 연금 피크제 도입이나, 국민연금 연금보험료 및 급여수준 결정의 기초가 되는 소득구간 조정 방식도 있다.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짝짓기, 즉 중층연금도 대안이다. 연금 피크제는 1994년 스웨덴에서 전 세계로 전파된 명목확정기여연금(NDC)의 숨겨진 제도다. 일정 연령에 도달하거나, 부부가 함께 동종의 연금을 받거나, 연금 대신 일을 택할 경우 급여를 줄이는 제도다. 스웨덴의 노인 비율은 20%에 이르지만 NDC 정착으로 재정건전성과 보장성을 동시에 해결했다. 국민연금 소득 구간은 1989년 출범 당시 월소득 최저 22만원과 최고 360만원 사이를 45등급으로 구분했다. 당시 월소득 360만원은 상위 10%였다. 소득구간은 매년 조정이 돼야 하는데 정부는 20년간 방치하다 2009년에야 물가연동을 시작해 2015년 최고소득은 408만원이 됐다. 월소득 408만원은 6분위 수준이다. 정상 조정됐다면 최고소득은 408만원이 아니라 현재 10분위 평균소득 990만원 정도여야 한다. 또한 45등급이 기준이기 때문에 매 소득구간마다 전체 가입자의 2.2%가 모여 있어야 하는데 최저 1등급 24만 5000원에서 12등급 59만 5000원까지 합쳐야 비로소 2.4%가 된다. 최고 등급인 408만원 이상 구간에는 14.1%가 몰려 있다. 그래서 대기업 과장부터 회장까지 국민연금 보험료도 같고, 연금 급여도 같다. 이 기형적 소득구간을 조정하면 재정건전성이 높아진다.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짝짓기, 즉 중층연금 도입으로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퇴직연금이 좋은 예다. 국민연금 부족분을 퇴직연금으로 보충하는 구조다. 그런데 대기업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91%이지만, 중소기업은 16%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가입률을 높여야 퇴직연금이 제 기능을 한다. 또한 자영업자와 농어민을 위한 준강제 가입 방식의 개인연금이 있으면 국민연금에 추가돼 보장성이 높아진다. 한국의 고령화는 심각하다. 전국은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12.7%여서 고령사회 문턱인데 전남은 20%로 초고령사회다. 시·군·구별로는 더 심각하다. 69개구는 문제가 없지만 75개시 중 전북 김제시 등 9개 지역과 86개군 중 76개가 초고령사회이다. 특히 13개 군의 노인 비율은 이미 30%를 넘겼다. 노인은 밥만 축내는 계층이 아니다.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소비주도층이다. 노인이 구매력을 가져야 소비 주도 역할을 한다. 노인이 연금으로 안정된 삶을 사는 모습을 목격해야 청장년층이 지갑을 연다. 연금은 소비가 아니라 투자다. 노인이 지갑을 열어야 내수가 산다. 실버상품 소비가 늘고, 실버 공장이 돌아간다. 실버 분야의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승수효과까지 달아서 사회로 귀환한다.
  • 아버지들이 위험하다…40·50대 자살률 급증

    아버지들이 위험하다…40·50대 자살률 급증

    # 지난달 30일 경남의 한 아파트 안방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3년 전 실직한 그는 재취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당일에도 한 회사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해 3월에는 사업 실패를 비관한 40대 남성 B씨가 치매를 앓던 70대 아버지와 함께 경기도 한 모텔에 투숙한 뒤 목숨을 끊었다. B씨는 “아버지를 두고 가면 힘들 테니 함께 가겠다”는 유서를 남겼다. 우리나라 중장년 남성의 자살이 여성에 비해 심각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으로 갈수록 남성과 여성의 자살률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7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1만 442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구 10만명당 평균 자살률은 29.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12.1명)의 배가 넘는다. 성별로 보면 같은 기간 자살한 사람 중 여성이 4367명인 반면 남성은 1만 60명에 달했다. 인구 10만명당 여성 자살률은 17.3명, 남성은 이보다 2.3배 높은 39.8명이다. 특히 노년층으로 갈수록 자살률이 높아졌고 남성의 경우 증가세가 가팔랐다. 20대 남성은 20.9명으로 14.8명인 여성의 1.4배였다. 그러나 50대에 이르면 남성 자살률이 58명으로 여성(18명)의 3.2배가 되고 60대는 3.5배(남성 64.6명, 여성 18.4명)까지 치솟았다. 연구원은 “여성 노인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살률이 높지만, 남성 노인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자살률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2012년 대비 자살 증감률에서는 40~50대 남성 쪽의 증가가 뚜렷했다. 남성들의 전체 자살률은 4.2% 증가했지만 40대 남성은 9.9%, 50대 남성은 8.9% 증가했다. 반면 여성 평균 자살률은 같은 기간 4.2% 감소했다. 박형민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사회에서 경제적 중추 역할을 하는 40~50대의 경우 조기 퇴직 위험이나 가족 부양에 대한 압박감이 커져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열린세상] 노후보장 위해 지역공동체 활성화 필요하다/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열린세상] 노후보장 위해 지역공동체 활성화 필요하다/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한림대, 충북대 총장을 지낸 정범모 선생은 ‘격동기에 겪은 사상들’이라는 책을 저술했다. 작년이고 90세였다. 인기를 끌고 있는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이 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소설이 있다. 지역의 유력인사들이 노인이 100세가 됨을 축하하기 위해 양로원을 방문하기로 한 전날 밤, 당신은 아직도 팔팔하다면서 양로원 창문을 뛰어넘어 도망친 후 펼쳐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우리 사회는 장수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17년에는 14%,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되는 20%를 넘어설 거라 한다. 하지만 준비 없는 장수는 재앙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8%, 10만명당 노인 자살률은 8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 자살률은 일본의 4배다. 또 개발연대의 주역인 고령층의 위상은 점차 떨어져 빈곤과 외로움에 내몰리고 있다. 사적인 노후보장 기능을 수행해 온 ‘가족’의 역할도 줄어들고 있어 예전만 못하다. 부모의 노후를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생각도 10년 전 70.7%에서 작년 31.7%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층의 노후대비는 형편없다. 우리나라의 사정이 유별난 것은 가족에 대한 급격한 가치관 변화에 더해 상당수 부모는 과중한 자녀 교육비 지출로 자신의 노후를 준비할 겨를이 없는 탓이 크다. 거기에다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현대문명으로 인해 자녀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다시 고학력의 길을 택함에 따라 교육비 지출이 추가될 뿐 아니라 부모에게 의존하는 기간도 한층 늘어나고 있다. 주거비용도 턱없이 높다. 때문에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고령자가 양산되는 것이다. 가족이 돌보지 못하는 노인들은 요양시설에서 노후를 보낼 수밖에 없다. 물론 방치된 채 노후를 맞이하는 사람도 많다. 거동능력이 없는 경우는 자식의 손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부유’(浮游) 신세가 된다. 물론 ‘노인 요양시대’의 도래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미국의 경우, 요양시설에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전체 사망자의 70%에 육박하며,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국적을 불문하고 현대인은 자기 삶에 바빠 자식이 많아도 부모를 제대로 돌볼 수가 없는 처지이다. 문제는 요양이다. ‘요양병원’은 그나마 형편이 낫지만 ‘요양원’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기가 쉽지 않다. 돈벌이가 목적이기 때문에 간병이 부실한 경우가 많다. 그런 시설에서 삶을 보내야 하는 고령자는 자신의 삶을 ‘버려진 인생’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한번 요양시설에 들어가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가 어려운 처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탓인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의 19%가 요양시설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우리네 죽음의 질이 세계 32위라고 할 정도로 삶을 행복하게 마감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 지원의 공적 부조도 중요하겠지만, 지역공동체가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급격한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해체됐던 마을이나 커뮤니티를 복원·활성화·진화시키는 것이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 애정과 연대가 있는 지역공동체가 ‘사회적 지지’를 함양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고령층을 위한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가족으로부터 격리된 채 요양시설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던 고령자를 지근거리에서 보호할 수 있다. 그들의 사회적 관계와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고립감을 덜고 심리적 유대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영국을 참고할 만하다. 영국은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필요한 기반시설이 나오면 이를 6개월 정도 지역공동체에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법률에서 정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키고, 노인의 요양과 여가를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지역공동체마다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러면 커뮤니티가 요양기능을 수행하고, 요양, 여가와 관련된 다양한 직업의 창출도 가능하다. 복지를 통해 일자리도 만들 수 있고, 자원봉사라는 사회적 자본도 기를 수 있다. 고령자에 대한 가족의 경제·정서적 지지가 약화된다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이제 고령층의 노후보장을 위해 커뮤니티 기반의 지역공동체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
  • 우울증 환자 차별에 우는데…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서 ‘낮잠’

    우울증 환자 차별에 우는데…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서 ‘낮잠’

    주부 이모(57)씨는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은 일로 보험에 가입하려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경미한 우울증이었지만 보험사는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며 퇴짜를 놨다. 이씨는 “차라리 우울증 치료를 받지 말 걸 그랬다”고 털어놨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질환실태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중 최근 1년간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14.4%(519만명)나 된다. 국민 7명 가운데 1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상담·치료를 받은 사람은 15.3% 정도다. 미국(39.2%), 호주(34.9%), 뉴질랜드(38.9%) 등 다른 선진국의 정신의료서비스 이용률을 한참 밑돈다. 정신질환의 경중에 상관없이 정신과 진료 병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격증 취득에 제한을 두거나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마음의 병이 있어도 혼자 억누르고 참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제도 개선 요구가 수년간 계속됐지만, 보험사의 보험가입 차별 행태를 막을 법과 제도 정비는 답보 상태다.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정신질환으로 인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축소한 정신건강증진법(정신보건법 개정안)은 국회의 무관심 속에 복지부가 제출한 지 1년 남짓 낮잠을 자고 있다. 물론 이 법이 통과된다고 우울증 환자의 보험 가입이 자유로워지고, 경미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제도적 차별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신보건법은 다른 법률의 참고문헌 격으로, 이 법에서 정의한 모든 기술적 용어들이 다른 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다른 법이 규정한 ‘정신질환자’ 정의를 수정할 여지가 생기고, 우울증 환자 등에 대한 차별을 개선할 제도적 장치 마련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29일 “정신질환 관련 표현을 사용한 현행 법률은 130여개에 이른다”며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신질환자를 정의한 다른 법률의 내용도 개정되도록 관련 부처에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신질환자의 보험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법은 상법 제732조다. 상법 제732조는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3자가 의사 능력이 없는 정신질환자를 생명보험에 가입시킨 뒤 보험금을 가로채는 등의 보험범죄를 막기 위한 법이지만, 보험사들은 ‘심신박약자’의 범주에 경미한 정신질환자까지 포함시켜 생명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법적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2005년 경북 칠곡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장애인 4명이 사고 발생 전 정신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당해 사후 보상을 받을 수 없었던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국가인권위원회가 제732조 삭제를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2005년 6월, 2008년 11월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어렵게 하는 상법 제732조를 폐지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통과는 번번이 무산됐다. 법률사무소 히포크라의 박호균 변호사는 “심신박약자의 범위를 어느 정도의 정신질환으로 볼 것이냐가 명확하지 않아 보험사 등이 악용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서울신문의 유권해석 요청에 “상법 제732조의 단서는 심신박약자라도 계약 체결 시에 의사능력이 있으면 일정한 경우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심신박약자라도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관련법상으로는 우울증 환자가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보험사들도 우울증 등 경미한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법적 명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신질환이나 우울증을 앓고 있다 해서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고,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상법 제732조가 있기는 한데, 심신박약자의 범위를 놓고 논란이 많아 명확한 규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는 보험금을 가져갈 확률이 높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약 체결을 안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법 제97조는 보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장애인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신체적 장애 외에 정신적 장애까지 ‘차별해서는 안 될 장애’로 본다. 따라서 보험사들의 계약 거부는 보험업법에도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정신질환 차별개선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을 연구한 단국대 산학협력단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현행 법률에 정신질환 관련 표현이 너무 많고, 정리가 돼 있지 않아 이런 혼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처럼 경증 정신질환까지 법적 ‘정신질환자’ 범위에 포함한 나라는 영국 정도이며, 호주나 일본 등은 중증 질환자만 정신질환자로 규정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OECD 회원국 통계비교, 제대로 할 때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OECD 회원국 통계비교, 제대로 할 때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가입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다. 1996년 가입 당시에는 논란도 많았다. 실력을 갖추지 못했는데 가입을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 때문이었다. 조기 가입을 위해 느슨한 환율정책을 펴다 IMF 경제위기가 초래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가입 전후 국내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동구권 몰락 이후 회원국이 많이 늘긴 했으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아직도 한국과 일본뿐이다. 일본이 있음에도 아태 지역을 담당하는 OECD 사무소가 ‘OECD 대한민국정책센터’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있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김영삼 정부의 조기가입이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 클럽에 가입했다는 명분 외에도 OECD 가이드라인에 따라 많은 분야에서 선진화 작업이 이루어져서다. 특히 국가 경쟁력 판단의 잣대가 되는 신뢰받는 통계생산 측면에서 그런 것 같다. 가입 이후 OECD 기준에 부합하는 통계를 생산하면서 우리나라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회원국들의 통계를 단순히 수평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초래되는 비생산적인 논쟁과 혼란이 대표적인 예다. OECD는 사실상 서유럽 국가들이 주도하는 국제기구다. 논의 내용들, 특히 사회보장 분야는 유럽의 가치관 위주로 논의되는 측면이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10번 이상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OECD 회의에 한국 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느낀 대목이다.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본도 사회보장 분야 위원회에서는 논의를 주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서유럽국가들과 사회보장제도의 발전과정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선진화를 달성한 일본이 이러한데 후발국인 한국의 상황은 어떠하겠는가. 사회보장 분야의 경우 OECD 회의장의 배포자료와 발간자료에는 우리나라가 최하위권 또는 최상위권에 속한다는 내용 일색이다. 좋은 순위로는 최하위권, 나쁜 순위로는 최상위권이다. 한 국가의 사회보장 수준을 결정하는 사회보장 지출의 국제비교에서는 멕시코와 꼴찌를 다툰다. ‘국민행복도’ 역시 하위권이다. 반면에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비교자료가 여과과정 없이 관련 분야 전문가와 언론 등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다 보니, 한국은 문제투성이인 나라로 비치고 있다. OECD 평균에 미달하는 분야를 평균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방향성 자체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동의하는 것 같다. 문제는 회원국 간 비교가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지고 한국적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로 비교되다 보니 오히려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우리와 사회보장제도 도입 역사가 70년이 넘은 나라들의 사회보장 지출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데도 말이다. 인구 고령화와 사회보장제도의 성숙 정도, 소득 파악 능력과 조세부담 수준, 시민의식 등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음에도 당장 OECD 평균에 도달하지 못하는 우리 현실을 들어 우리의 사회보장제도 발전 방향에 대한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봇물 터지듯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후발주자의 특수성, 즉 제도 도입 후 오랜 시간이 지나야 본격적인 지출이 발생하는 연금제도 등의 특성을 무시한 채 사회보장 지출액을 단순 비교하다 보니 통계지표 해석에서 혼란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OECD의 통계자료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정하여 제대로 비교해 보려는 노력 대신, 소모적인 논쟁과 인기영합적인 선거공약의 배경이 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이제 OECD 회원국으로 가입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가입이 너무 빠르다던 비판을 떠올리며 빨리 보완할 것과 시간을 두고 보완할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사회보장 분야에서 아태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아시아의 길(Asian Way)을 고민해 볼 때도 된 것 같다. 유럽과 아태 지역의 가치관을 적절히 융합한 새로운 복지모델 구축 가능성이 제일 큰 나라가 바로 우리라서 그렇다.
  • 문재인 교섭단체 대표연설, ‘경제’만 99번 언급… “정치가 곧 경제”

    문재인 교섭단체 대표연설, ‘경제’만 99번 언급… “정치가 곧 경제”

    문재인 교섭단체 대표연설, ‘경제’ 99번 언급… “정치가 곧 경제” 문재인 교섭단체 대표연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9일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화두는 단연 ‘경제’였다. 문 대표는 ‘경제’라는 단어를 99번 사용하며 “새경제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새경제’는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고, 성장 방법론으로는 소득주도성장을 추구하며, 사람 중심의 경제 철학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는 경제”라고 설명했다. 연설 제목도 ‘대한민국 경제 크게 보고, 크게 바꿔야 한다’고 정했고, 연설을 통해 ‘경제’라는 단어를 99번, ‘소득’ 56번, ‘성장’ 43번 등을 사용했다. 문 대표는 “정치가 곧 경제”라며 “국민 모두에게 소득이 골고루 돌아가는 소득주도성장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의 ‘새정치’가 ‘새경제’”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새경제민주연합’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한 부자감세 7년 결과, 재벌 대기업 금고만 채우고 국민의 지갑은 텅 비었다”며 “대기업규제 완화 결과, 골목상권은 다 무너진 반면 대기업 사내 유보금은 540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정책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경제성장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온 것 아닌가” 반문했다. 문 대표는 또 “성장 없는 풍요와 경제정의를 생각할 수 없지만 성장으로 이룬 소득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며 “부채 주도가 아닌 소득 주도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득 불평등, 조세 불평등을 바꿔 서민을 살리고 중산층을 확대해야 한다”며 “소득 주도 성장만이 내수 활성화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을 보호하고 새로운 성장의 활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청년 실업률은 11.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이고, 노인 자살률·노인 빈곤률은 OECD 1위인데 복지지출은 OECD 꼴찌이다. 가계부채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상태”라며 “이렇게 가다간 IMF 국가부도 사태보다 더 큰 ‘국민부도시대’가 올까 걱정”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국가가 위기에 놓였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불공정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며 “불공정한 소득이 사회를 양극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재분배 정책을 통한 분배 개선 효과는 OECD 전체에서 칠레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지난 정부에서부터 지금까지 대대적인 부자감세를 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연말정산 사태에 대해서는 “541만명에게 세금을 환급하게 된 황당한 잘못을 하고도 누구 한 사람 책임지는 사람,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며 “공정하지 못한 시장, 공정하지 못한 분배, 공정하지 못한 세금의 배후에 공정하지 못한 정부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또 “2년 전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 사회 대통합을 약속했다”며 “그러나 돌아온 것은 서민경제 파탄과 국민 분열의 연속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배신당한 2년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새경제로의 대전환을 제시하면서 “성장에서도 유능한 진보가 되는 것이 새정치연합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새경제의 성장 전략인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장 양극화 해결 ▲자영업 종사자 대책 마련 ▲전월세 상한제 등 국민 생활비 감소 정책 마련 ▲법인세 정상화 등 공정한 세금제도 마련 등을 들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번개탄 자살 막자’ 일산화탄소 저감화 추진

    번개탄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일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신형 번개탄을 서둘러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연구용역을 마쳤으며 조만간 시제품 개발에 들어가 경제성과 효용성이 검증되면 2017년쯤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7일 “번개탄의 일산화탄소 배출량을 떨어뜨려 치명성을 낮추면 일산화탄소에 노출됐을 때 사망하기까지 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며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중간에 깨어나 자살 의지를 스스로 꺾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고 실제 행동에 옮겨도 도중에 실패하면 재시도하기가 어렵다. 또 번개탄을 이렇게 개량하면 자살 시도 중 다른 이가 발견할 시간도 벌 수 있다. 복지부는 번개탄을 비롯한 치명적 자살 수단에 대한 접근성 감소대책 등을 담아 오는 6~7월쯤 자살 예방 관련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번개탄은 특정 회사에서 전체 물량의 70%를 생산하고 있어 이 회사의 번개탄 제조공정만 개선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번개탄은 빈곤층이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 방식을 바꿔도 지금의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부가 번개탄 개량에까지 나선 것은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 시도가 최근 급증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번개탄을 이용한 가스 중독 자살은 전체 자살 수단 가운데 7.9% 정도였지만, 2013년에는 12.6%까지 껑충 뛰었다. 목맴, 추락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정부는 자살 수단을 차단하고자 2011년 맹독성 농약 11개 제품에 대한 등록을 취소하고, 2006년 지하철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했다. 그 결과 서울지하철에서의 투신 사고는 2008년 49건에서 2012년 1건으로 급감했다. 홍콩 정부는 번개탄을 진열하지 않고 점원이 직접 보관함에서 찾아 주도록 구매 방법을 변경해 번개탄 자살률을 크게 감소시켰다. 복지부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하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개선하는 게 근본 해결책이지만 이렇게 자살 수단을 관리하면 조금이라도 자살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탈북민, 트라우마부터… 경제력은 그다음 문제”

    “탈북민이 한국에 적응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에 대한 트라우마에 있습니다. 경제적 문제는 오히려 부수적이에요.” 탈북민 첫 상담학 박사 유혜란(51·여)씨는 “불안과 공포로 가득한 북한 체제에서 온 탈북민들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일종의 정신장애에 시달리기 쉽다”며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높은 자살률과 범죄율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평양에서 태어나 경성의대를 졸업한 뒤 의사로 6년을 일했다. 북한 사회에서는 나름대로 선택받은 삶을 살았던 셈이다. 그런데도 탈북을 결심한 건 대학교수로 재직하던 삼촌이 정치범으로 체포되고 유씨 가족들까지 지방으로 추방되는 과정에서 체제에 대한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1998년 남편, 두 딸과 함께 그는 힘겹게 두만강을 건넜고, 중국을 거쳐 한국땅을 밟았다. 서울에 도착한 첫날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그는 “보슬비가 내리는 밤거리에 차들이 물결을 이루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고 회상했다. 2002년 한신대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2013년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탈북민들을 통하여 본 북한체제-트라우마 불안’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씨는 자신이 한국에서 만난 탈북민들은 대부분 이질적인 체제에 적응하는 데 따른 어려움뿐 아니라 북한 체제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체제 트라우마’란 말은 유씨가 박사 논문에서 처음 쓴 표현이다. 그는 “예측불가하고 신뢰할 수 없는 국가인 북한은 조작된 공포로 주민에게 두려움을 갖게 한다”면서 “부부 사이라도 정치적 문제는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오더라도 왜곡된 대인관계를 갖기 쉽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2013년 서울 강서구에 ‘북한체제 트라우마 치유상담센터’를 열었다. 대인기피와 불안에 시달리는 탈북민이 하루에도 여러명씩 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는다. 유씨는 트라우마의 대표적 증상으로 편집증 성향을 들었다. 그는 “타인에 대한 의심이 일상화된 삶을 살아온 탓에 일단 부정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상대가 선의로 다가와도 ‘왜 나한테 잘해 주지?’란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씨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트라우마 치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담받으러 오면 일단 문제가 된 상황과 자신을 분리시키는 작업을 한다”면서 “꾸준히 치유프로그램에 참가시키기 위해 소그룹을 맺어 집단 상담을 받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탈춤을 추며 불안, 슬픔, 두려움 등의 감정을 털어내는 프로그램도 인기가 좋다. 유씨는 “탈북민들의 정신 상태가 건강해야 통일 과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심리적 통일에 이르는 데 북한 체제 트라우마 치유 사업이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마음 건강도 해친 대기오염, 자살률 높였다

    미세먼지나 오존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호흡기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자살률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도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 시·도별 환경오염지수와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5대 대기오염 물질 중 미세먼지와 오존 농도의 변화에 따라 자살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가 발생해 1주일을 기준으로 대기 중 농도가 37.82㎍/㎥ 증가할 때마다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3.2%씩 늘어났다. 오존 농도 역시 자살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1주일간 오존 농도가 0.016 증가하자 그 주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7.8% 올랐다. 연구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연간 자살률은 29.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나 오존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중추신경계의 면역 체계와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하거나 평소 질환을 악화시켜 자살률을 높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우울감과 충동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대기오염이 지속되면 스트레스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겨 기분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특히 오존의 경우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의 대사에 악영향을 끼쳐 자살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자살률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대기오염 또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이 밝혀진 만큼 자살 예방 대책에 이 부분도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한민국 자화상] 국민 75% “자살 한 번 이상 생각해봤다”

    [대한민국 자화상] 국민 75% “자살 한 번 이상 생각해봤다”

    “노후생활 국가가 책임져야” 56.5%…20·30대도 상당수 동의 국민 10명 가운데 7~8명은 충동적으로나마 일생에 한 번쯤은 자살을 떠올릴 만큼 우리 사회의 자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과 경제적 어려움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우리나라는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국가로 알려져 있어 정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자살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75%가 한 번 이상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을 자주 생각한다는 응답이 5%, 가끔 생각하는 편이라는 응답이 14.4%, 한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55.6%였다. 성별로는 남성(68.8%)보다 여성(81.2%), 연령별로는 20대(70.4%)와 50대(71.6%)보다 30대(80.8%), 40대(77.2%)의 자살충동경험이 많았다. 또 자신이 속한 계층이 낮다고 생각할 수록 자살 충동 경험이 많았다. 자신을 상위층이라고 생각한 응답자는 자살 충동 경험이 56.3%인 반면 최하층은 83.8%에 달했다. 자살 충동 빈도가 높은 사람(19.4%)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26%)과 30대(21.2%), 일상적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22.9%)이 특히 자살 위험에 많이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 충동을 느낀 사람 가운데 13.7%가 인터넷에서 자살을 검색해 본 경험이 있었다. 반면 자살 충동을 느껴 공공기관이나 사설기관에서 상담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자살 충동의 이유(복수응답)는 ’삶이 공허하게 느껴져서’가 42.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트렌드모니터는 “그만큼 우리사회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여유없이 팍팍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 상황의 어려움(36.3%)과 생활고(31.7%), 가족·친구·동료들과의 불화(21.9%), 스스로 쓸모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21.1%), 타인과 비교한 상대적 박탈감(20.1%), 외로움(13.9%), 직장·비즈니스 문제(11.6%) 입시·취업 문제(11.5%)가 자살을 떠올리게 하는 주요 이유로 꼽혔다. 특히 연령이 높을 수록 경제적 상황의 어려움을, 연령이 낮을 수록 스스로 쓸모가 없다는 자존감의 저하가 자살 충동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심지어 자살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평가 결과에서는 전체의 80.9%가 ‘자살률이 높은 사회는 병든 사회’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75.6%)보다 높아진 결과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살률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하다는 사실. 무려 전체 응답자의 74.6%가 ‘한국사회의 자살률이 앞으로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역시 지난해 조사(70.8%)보다 부정적인 전망이 늘어났다. 다만 자살에 대한 심각한 사회적 인식과는 다르게 전체 53.1%는 자신의 주위 사람들은 자살 충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트렌드모니터는 “자살문제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다소 외면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회의 높은 자살률에 대해 전체 75.5%는 ‘지나친 경쟁시스템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한국사회의 경쟁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에는 연령별(20대 76.4%, 30대 72.8%, 40대 78.4%, 50대 74.4%) 인식차이가 거의 없었다. 전체의 51.6%는 우리나라의 자살이 대부분 사회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57.6%)가 50대(47.2%)보다 사회적인 문제에서 자살의 원인을 많이 찾았다. 자살문제의 해결책에 대해서는 전체 77.3%가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면 자살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 수록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최근 급증하는 ‘노인자살’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평가(복수응답)에서는 전체의 74.1%가 ‘우리나라 노인들의 자살은 대부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20대 62%, 30대 70.4%, 40대 81.2%, 50대 82.8%) 경제적 문제가 노인 자살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데 많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외로움(72.2%), 자식들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 때문(67.4%) 등의 응답도 많았다. 조사기관은 “경제적 어려움과 외로움, 자식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한데 뒤섞여 노인들을 자살로 몰고 가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재 모습이라고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전체 응답자의 56.5%는 ’노인들의 노후생활 대부분을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생각은 모든 연령대(20대 56.8% 30대 54.8%, 40대 59.6%, 50대 54.8%)에서 공통적인 양상을 보였다. 자식들에게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 의견(53.2%)이 동의하는 의견(32.5%)보다 우세했다. 다만 자식들의 부양에 대해 20대(42.8%)는 자신들이 좀 더 책임져야 한다는 태도가 강한 편이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MIT, 학생 자살 잇따르자 “과제물 축소” 고육책

    MIT, 학생 자살 잇따르자 “과제물 축소” 고육책

    미국의 명문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최근 학생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르자,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대학 내 교수들에게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과제물을 줄여 달라고 요구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IT는 3월 첫 번째 주에만 크리스티나 토넌트와 매튜 내링 등 두 재학생이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자살해 학생들과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라파엘 레이프 MIT 총장은 재학생 전체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가 좀 더 서로를 돌보고 이해해야 할 시간"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비극을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교 행정처는 각 교수들에게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주는 과제물이나 숙제를 줄여달라고 부탁했다. 학교 측의 이러한 움직임에 많은 교수들은 시험이나 과제물을 축소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 공과대학 교수는 이보다 더 나아가 아예 일부 교내 강의를 폐지하고 학생들과 함게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MIT 측은 평균적으로 재학생들이 일주일에 12시간 정도의 수업을 듣는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생들은 일주일에 적어도 4과목 이상을 수강하고 70시간 이상을 수업과 과제물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MIT 대학은 지난 5년 동안 미국 내 대학 평균 재학생 자살률보다 훨씬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대학에서 대학생 10만 명 당 자살률이 6.5명에서 7.5명 사이인데 반해 MIT 대학은 12.5명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교내 로비에서 최근 자살한 재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MIT 학생들 (MIT 교내 신문, Tech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生’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生’

    명품 매장이 즐비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북동쪽으로 지하철로 20분만 가면 가난한 거리가 나타난다. 파리 19, 20구의 빈민가다. 이곳은 연초에 파리 연쇄 테러를 저지른 이민 2세대인 쿠아치 형제가 살았던 곳으로 여전히 이민자들과의 갈등이 방치돼 있다. 역사적으로 노동자들의 거주지였던 파리 19, 20구는 이슬람교도들과 유대인, 흑인 등 이주 노동자들의 거주지였다. 현재는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뜻으로 ‘벨빌’로 불린다. 이 벨빌 비송거리의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칠층’에 아랍인 소년 고아 모모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끔찍한 기억을 갖고 있는 유대인 로자 아줌마가 함께 살았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가난한 경계인들로 아랍인과 유대인, 어린아이와 늙은이, 고아와 창녀, 이주 노동자와 성소수자 등이다. 이들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한 공간에 살고 있다. 작가는 이들을 극단적인 상황에 던져 놓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느냐? 사랑할 수 있느냐?”를 묻는다. 그에 대해 등장인물들은 인종, 나이, 성별을 초월한 사랑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경계인에 대한 에밀 아자르의 애정은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자 출신인 작가 자신의 삶과도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에밀 아자르는 로맹 가리라는 이름으로 공쿠르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며 외교관이었으며 영화감독이었다. 그럼에도 여러 가명으로 작품을 발표한 것은 세상 사람들의 편견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였다. 자신만의 독특한 존재 방식으로 프랑스 문단의 편견을 한껏 조롱한 작가는 권총 자살 후에야 에밀 아자르가 로맹 가리임을 밝힌다. 작가는 책 ‘인간의 문제’에 실린 장 다니엘과의 대담에서 “내 소설의 진정한 관심사는 인간의 존엄성이며 인간의 권리”라며 “인간적 여지는 내 책의 근본적인 조건”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년 시절 어머니와 단둘이 러시아에서 프랑스로 이주해 성장한 로맹 가리에게 소외, 인권, 소수자, 불평등, 편견 등 인간이 처한 사회적 구속에 대한 문제는 중요한 화두였을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문제의식은 열네 살 모모와 창녀의 아이들을 돌보는 로자 아줌마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모모는 자신을 돌보던 로자 아줌마가 뇌혈증을 앓자 거꾸로 로자 아줌마를 돌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경험하는 살고, 병들고, 늙고, 죽어 가는 삶은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 모모가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지혜를 주는 하밀 할아버지, 전직 복서였지만 지금은 여장 남자로 몸을 파는 롤라 아줌마, 비송거리의 유대인과 아랍인, 흑인에게 자비를 베푸는 카츠 선생님 등은 고아라도, 창녀라도, 성소수자라도, 종교와 인종, 세대가 다르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 준다. 누구도 서로를 비난하지 않으며 외롭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기꺼이 보살핀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이들의 경계선은 해체돼 고아고 창녀고 이방인이 아니라 어느새 사랑할 줄 아는,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존엄한 인간’으로 남는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삶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모모는 훔친 푸들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나는 녀석에게 멋진 삶을 선물해 주고 싶어졌다”며 “남에게 줘 버리기까지” 한다. 그 대가로 받은 돈을 하수구에 처넣고는 오히려 행복해한다. “엄마가 몸으로 벌어먹고 사는 여자라 해도 무조건 사랑했을 것”이고 “영웅 같은 것보다 그냥 아빠가 있어서 엄마를 잘 돌봐주는 뚜쟁이기를” 소망하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아는 아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경찰과 포주가 되어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칠층 아파트에서 버려진 채 울고 있는 늙은 창녀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 그들을 보살피고 평등하게 대해 줄 것이다”라며 소외받는 이들의 편에서 생각할 줄 안다. 모모가 “하밀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기 위해서”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서라면 무슨 약속이라도 했을 것이다. 아무리 늙었다 해도 행복이란 여전히 필요한 것이니까”라며 세상의 편견에 물들지 않는다. 늙고 병든 로자 아줌마를 보며 “그녀는 무척 아름다웠던 것 같다.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라며 우리의 마음이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가 늙고 추하고 다시는 정상적인 인간이 될 수 없었기에 이때처럼 로자 아줌마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죽음에 임박해 냄새가 나는 로자 아줌마에 대해 “그녀를 더 꼭 끌어안았다. 혹시 내가 자기 때문에 구역질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배려한다. 그러면서 모모는 자연스러운 죽음을 선택하는 로자 아줌마를 위해 기꺼이 옆을 지킨다. 하밀 할아버지가 말한 대로 “사람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 앞의 생’이라고 번역된 프랑스어 원제목(La vie devant soi)이 ‘여생’, 즉 ‘앞으로 남은 생’임을 생각해 보면 이 책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그래서 로자 아줌마가 죽은 후 이웃에게 구조된 모모는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아직도 그녀가 보고 싶다. 하지만 이 집 아이들이 조르니 당분간은 함께 있고 싶다”며 앞으로 펼쳐질 삶에 대한 애정을 보인다. 이 책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렸지만 삶을 살아내는 문제를 결코 음울하게 그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전달한다. 극한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오히려 힘든 상황일수록 일상의 밑바닥에 고여 있는 초라한 삶에 침을 뱉을지라도 더 힘껏 생을 끌어안아야 하고, 그것이 사랑임을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아련한 슬픔에 희망이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밀 할아버지의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라는 말은 고통, 희망, 미움, 사랑 등이 섞여 있는 게 온전한 삶의 모습임을 역설하는 셈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행복지수 국가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34개 회원국 중에서 32위다.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지만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다. 돈과 지위로 인간 존엄을 해치는 사건이 회자되고 있고 세계 곳곳은 테러와 전쟁으로 어수선하다. 이럴 때일수록 간절히 필요한 게 ‘사람과 삶에 대한 무한하고 깊은 애정’이라고 말하면 지나친 낭만일까. 누군가가 지금 힘들어한다면 이 책에서 펼쳐 놓은 생의 적나라한 모습을 마주하길 바란다. 모모의 독백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모모가 깨달은 삶의 의미와 진실에서 용기를 얻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생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주는 책, 삶의 부박함에 받은 상처를 치유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의 맨 앞장에는 이런 제사가 있다. “그들은 내게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쳐버린 거야.’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인생의 참맛은 그런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걸.’” 그리고 책은 이렇게 끝난다. ‘그럼에도 사랑해야 한다.’ 신운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읽어라 청춘’은 이번 주부터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을 테마로 월요일에 격주로 게재됩니다.
  • [봄처럼 따사로운 세상 위해…팔 걷어붙인 구청] 자살하는 어르신 없게

    종로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및 자살심각성 조기검진·상담’을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지역 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4.9%로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데다 최근 노인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잇따르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했다. 조기검진 상담은 11일을 시작으로 매월 둘째·셋째·넷째주 수요일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이뤄진다. 둘째·넷째 수요일은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셋째 수요일은 오후 1시부터 두 시간 동안 운영한다. 아울러 구는 고위험집단의 효과적인 자살예방시스템인 ‘조기 발견사업’을 통해 고위험 대상자 발굴·치료 연계, 사후관리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병원과 경찰서, 학교 등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살률 제로 종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빈곤층 5명 중 1명 “죽고 싶다”… 구석까지 못 가는 복지 온기

    빈곤층 5명 중 1명 “죽고 싶다”… 구석까지 못 가는 복지 온기

    “지쳤다. 나는 할 만큼 했다.” 지난 24일 지적장애 1급 언니(31)를 보살피다 자살을 선택한 류모(29·여)씨는 한 줄기 빛조차 보이지 않는 팍팍한 현실에 절망했다. 류씨가 살던 대구 봉덕동 원룸은 두 달치 월세(72만원)가 밀렸고, 아르바이트 수입은 넉넉지 않았다. 류씨는 숨지기 전 언니와 함께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음에도 아무런 보살핌도 받지 못했다. 지난 20일에도 집에서 연탄을 피웠다가 언니가 살려달라며 창가에서 소리치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가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같은 날 서울 신림동에서는 경비원 조모(54)씨가 승용차에서 번개탄을 태워 숨졌다. 조씨는 유서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했고, ”5년 3개월치 추가 수당 900여만원을 받지 못했고, 휴가도 못 갔다”고 회사를 원망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아내의 병시중을 해온 7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목숨을 끊으려 한 사건도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외계층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류씨의 죽음은 지난해 ‘송파 세모녀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들은 류씨 자매의 비극에서 보듯 정작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곳에 복지 혜택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송파 세모녀 이후에도 여전한 ‘복지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1993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9.4명이었지만, 2013년에는 28.5명으로 늘었다. 특히 ‘IMF 구제금융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1998년과 2009년엔 자살률이 전년대비 각각 40.5%, 19.2% 상승했다.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자살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 대부분 경제적 이유”라면서 “상대적 빈곤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빈곤층의 채무가 늘고 있으며 이들의 정서적 불안이 높아져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최저생계비 이하 비수급 빈곤층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빈곤층의 20.2%가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2012년 통계청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자살 충동률이 9.1%로 조사된 것을 고려하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립 기회가 있다고 느낀다면 자살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소외계층은 취업도 쉽지 않고, 취업을 하더라도 저임금 비정규직이 대부분이어서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좌절감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안전망’ 확충과 더불어 성공·경쟁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부원장은 “자살 위험군에 속해 있는 소외계층에게는 정신 상담과 함께 긴박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긴급 복지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경제 불평등을 줄여나가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지 않는 한 자살률은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에선 조금만 낙심해도 쉽게 자살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쟁에 뒤처지거나 성공을 하지 않더라도 존엄감을 잃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열린세상] 노인 자살과 공공의료/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노인 자살과 공공의료/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말기 암 환자의 10% 이상이 적절한 통증 조절도 받지 못하고 집에서 임종하고 있다. 또 한 연구에 따르면 수술만 받으면 완치될 수 있는 조기 위암 환자 중 7.2%는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고 있으나, 이 환자들이 어떤 경과를 거치는지 추적 조사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정책은 대형병원 이용이 가능한 사람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적화돼 있다. 저소득 계층을 위한 의료복지도 의료기관을 찾았을 때만 이루어진다. 의료급여 1종 환자는 의료비가 무료이지만 직접 의료기관을 찾아오지 않으면 어떠한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이러한 시설 위주의 공공의료정책은 우리나라의 높은 노인 자살률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1996년 가입한 후 2014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2배로 증가했으나 여전히 자살에 의한 사망률 1위를 지키는 주된 이유는 다른 국가들보다 현저하게 높은 노인 자살률 때문이고, 그 배경에는 노인복지와 공공의료 문제가 있다. 국민의료 복지를 향상하고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10여년간 정부는 공공의료기관을 더 늘리고,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해 왔다. 그러나 민간 의료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와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다른 영국이나 독일을 모델로 삼아 지은 공공 의료기관들은 지방자치단체 복지예산의 블랙홀이 됐고,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이 선심성 공약으로 이용하는 건강 보험의 무분별한 급여 확대는 의료복지재정의 대표적인 적자 요인이 됐다. 2013년 인구의 3%에 해당하는 환자가 진료비 총액의 35.9%를 사용했고, 특히 70세 이상 노인 입원 환자의 경우 17.5%가 전체 입원비의 64.6%를 소비하고 있다. 병원 접근성이 높은 계층일수록 고가 약과 검사, 시술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 건강보험급여 수급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정부가 공공의료뿐 아니라 사회복지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원칙이 과연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상급식과 반값 대학 등록금을 논의하고 있는 나라에서 유아보육 경비 때문에 아기들은 태어나지조차 못하고 있고, 복지 선진국의 대명사인 북유럽 국가에서도 지원하지 않는 고가 신약의 급여화를 논의하는 나라에서 기본적인 간병을 받지 못해 노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한정된 복지예산을 ‘모든 국민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것부터 가장 약하고 가난한 사람, 돌봄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에게 먼저’라는 원칙은 애초부터 없는 것인가? 보이지 않는다고, 나서지 못한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살을 해야만 보이는 이들을 먼저 찾아가는 것이 복지의 기본이다. 공공병원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 때는 영국의 공공의료를 내세우면서 지역 공동체 내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환자와 독거 노인들을 의사와 간호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맞춤형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영국의 공공의료 시스템은 왜 공공의료 정책의 모델로 삼지 않는지 알 수 없다. 영국의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들 중 최저다. 현재 도시에 있는 보건소에서 하는 일의 대부분은 민간 의료기관과 중복된다. 보건소를 포함한 공공 의료기관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지역공동체 중심의 방문 진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노인 1000만명의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다. 독거 노인이 죽은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발견되고, 간병 문제로 자살하거나 가족을 살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책임 부서인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대답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인력이 부족하고 예산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고가 장비로 가득 채운 공공병원을 지을 예산, 그 병원들의 경영적자를 메우는 예산, 그리고 한 달 약가가 1000만원이 넘는 신약들을 급여화할 예산은 있어도 독거 노인과 집에서 간병을 필요로 하는 저소득층 환자를 파악하고 방문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예산은 10년 전에도 없고 지금도 없다. 어느새 다시 12월이다. 추운 겨울 어딘가 혼자 누워 있을 병들고 외로운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예산이 아니라 우리의 진심이어야 한다.
  • [구본영 칼럼] 모두가 완생을 꿈꾸는 미생의 나라

    [구본영 칼럼] 모두가 완생을 꿈꾸는 미생의 나라

    요즘 바둑 용어를 타이틀로 뜨는 드라마가 ‘미생’(未生)이다. 완전히 죽은 돌인 사석(死石)과 달리 집이나 대마가 살아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고졸 신참 장그래든, 화려한 ‘스펙’의 장백기든 직장 생활이 고달프긴 매한가지다. 하물며 현실에서 완생(完生)을 바라는 건 늘 희망 사항일 뿐일 게다. 철학자 칼 포퍼도 그랬잖은가. “인생은 끊임없는 문제 해결의 과정”이라고. 완생이 어렵긴 국가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강국 미국은 최근 인종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흑인 용의자를 사살한 백인 경찰이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서 시작된 흑인 사회의 격렬한 시위가 퍼거슨시에서 뉴욕시로 계속 번지고 있다. 부자 이웃 일본은 어떤가. 엔화를 마구 풀었지만 경제가 살아나지 않자 저소득 가구 대상의 무상보육조차 포기했다. 그런데도 무디스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이쯤 되면 유토피아는 어원 그대로 ‘아름답지만 이 세상엔 없는 곳’일 뿐이다. 대한민국이 미생의 나라임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갈 길도 아득해 보인다. 올해까지 10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자살률 1위다. 지난해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은 세계 각국 중 최하위권이다. 구성원들이 미래를 불안해한다는 징표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의 공약인 무상보육도, 야당이 밀어붙인 무상급식도 재원 조달이란 벽에 부딪혀 있다. 게다가 국정 동력마저 떨어지고 있다. 세월호 정국에서 겨우 헤어나자마자 ‘비선 의혹’이란 자승자박의 덫에 걸리면서….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소득은 2만 4000달러 수준이다. 세계 33위로 꽤 잘사는 나라 축에 들지만, 현실에 대한 불만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 어찌 보면 자업자득일는지도 모르겠다. 박근혜 정부 역시 이룰 수 없는 공약으로 국민의 기대치를 잔뜩 부풀려 놓고 그 늪에서 허우적대는 형국이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 역대 정부가 그랬듯이. 집권 3년차를 앞둔 박근혜 정부의 국정 목표치부터 ‘영점 조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제 먹고살 만한 나라인데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왜 형편없이 낮을까. 국민소득에 내재된 평균의 함정 탓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그야말로 평균치일 뿐 양극화가 심화된다면 삶의 만족도가 낮은 국민의 비율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더구나 배고픈 것보다 배아픈 걸 더 참기 힘들어 하는 우리 사회 아닌가. 그럼에도 한정된 재원으로 모든 국민을 완생으로 이끌 요술 방망이는 어디에도 없다. 결국 맞춤형 생산적 복지를 추구하는 것 이외에 무슨 대안이 있겠나 싶다. 제 돈은 안 내면서 전면 무상복지를 말하긴 쉽다. 이는 일말의 선의가 있다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같이 망하자는 악마의 주술일 수도 있겠다. 우리는 인구는 적고 자원은 풍부한 북유럽 몇몇 나라와는 다르다. 지속적 성장 없이는 지금의 복지 수준도 유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부터 솔직해져야 한다. 국민들도 복지는 공짜가 아님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올 정기국회에서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예산 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여야와 시·도 교육감들이 벌인 ‘밀당’을 보면서. 여야는 3∼5세(누리과정) 보육 예산을 땜질 합의했다. 누리과정 예산 증가분을 국고로 직접 지원하면 법에 어긋난다며 시·도 교육청의 다른 항목 예산을 늘려 주고, 늘어난 예산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편성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편법이 언제까지 통하겠나. 무리하게 보편적 복지를 고집할 게 아니라 이쯤에서 선별적 무상복지로 전환해야 한다. 복지는 절실한 취약계층부터 먼저 배려하면서 재정이 허용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게 합리적이다. 꼭 복지 문제만 아니더라도 박근혜 정부가 담대하게 국가적 위기 탈출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시점이다. 전면 인적 쇄신이 그 첫 단추여야 한다. 작금의 ‘비선 의혹’이 부풀려졌든 아니든 실력을 갖춘 새로운 진용으로 출발해야 할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 6. 방년 20세의 슬픈 겨울…늘어나는 여성 자살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6. 방년 20세의 슬픈 겨울…늘어나는 여성 자살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한국 자살률 OECD 최고 수준…지난해 하루 평균 40명 스스로 목숨 끊어 한국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3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1만 4427명으로 1년 전보다 267명(1.9%) 늘었다. 하루 평균 39.5명이 자살로 생을 마ㅁ감한 것. (중략)연령별로 보면 1년 전보다 30대(3.8%), 40대(6.1%), 50대(7.9%)의 자살률이 증가했다. 자살은 10대, 20대, 30대 사망원인 1위로 꼽혔다.지난 9월 23일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기사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유독 높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예전에는 어땠을까요. 46년 전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기사를 소개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당시에도 한국은 최고의 자살률 국가였습니다. 물론 세계 최빈국에 가까웠던 당시와 지금의 자살 원인은 상당히 다르지만 말입니다. 당시에는 특히 여성 자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컸던 모양입니다. 내용을 한번 보시지요. ▒▒▒▒▒▒▒▒▒▒▒▒▒▒▒▒▒▒▒▒▒▒▒▒▒▒▒▒▒▒ “잠깐 참으셔요” 방년 20세의 겨울…늘어나는 여성자살 전체 사인(死因)의 제2위- 선데이서울 1968년 10월 6일자, 1971년 5월 16일자, 1972년 4월 2일자 종합 딱한 여심(女心)몇 가지 사례1: 한낮에 서울 마포의 한 여관에서 이모(20·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남 지역 산골 출신인 이씨는 중학교를 마치고 집에서 놀다가 4년 전 돈벌이를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식모살이, 병원 종업원, 다방 종업원 등 닥치는대로 일을 했지만 아직 채 피어보지도 못한 그녀의 인생은 고달프기만 했다. 이씨는 넉달 전 다방일을 하면서 알게 된 전기회사 직공(23)과 사흘을 한방에서 지내다가 마지막 날 생을 마감하는 극약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경찰은 “오늘도 지겨운 하루가 지났다”,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들고” 등 이씨의 수첩 메모로 미루어 세상살이에 염증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냈다.(1972년 3월) 사례2: 경기 화성군 반월면의 박모(23·여)씨는 신혼 첫날밤을 치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씨는 김모(26)씨와 결혼, 첫날밤을 보냈느데 일을 마친 뒤 신랑 김씨가 대뜸 “처녀가 아니다”라면서 이혼을 요구하자 “숫처녀임을 입증하겠다”며 극약을 먹고 자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1971년 5월) 사례3: 최모(32·여)씨는 어머니날(현 어버이날)에 세 딸과 함께 음독자살을 기도했다. 결국 자신과 두 딸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0월 남편과 사별한 최씨는 “남은 두 아들을 공부시켜 달라”는 요로에 보내는 유서를 남겼다.(1968년 5월) 사례4: 김모(27·여)씨는 이룰 수 없는 결혼을 비관, 애인 집의 연탄난로에 머리를 묻고 자살했다. 김씨는 애인과 깊은 관계를 맺어 임신까지 했으나 사회적인 흠(전과자)이 있는 남자에게는 딸을 줄 수 없다는 집안의 반대에 좌절, 자살을 선택했다. “엄마의 훌륭한 딸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그분을 버릴 수는 없었어요….” 그의 유서다.(1968년 6월) 사례5: 이모(21·여)씨는 조흥은행 본점 12층에서 투신자살했다. 이씨는 모 공대건축과 2년생. 2년 동안 서울대, 연세대를 계속 낙방한 것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1968년 6월) 사례6: 홍모(35)씨는 11세 어린 연하 애인(24)과 인천의 한 여관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손아래 남자와의 사랑이 빚은 비극적인 정사(情死)였다. (1968년 1월) ▒▒▒▒▒▒▒▒▒▒▒▒▒▒▒▒▒▒▒▒▒▒▒▒▒▒▒▒▒▒ “…유다가 은을 성소에 던져넣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 지라”(마태복음 27장 5절) 유다 이후 많은 인간 가족이 저마다의 절박한 이유로 자살을 했다. 클레오파트라나 오필리아, 마릴린 먼로는 결국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여심(女心)의 선각자이지만 현대인에 있어, 특히 여자의 경우 자살은 아주 매력적인 것으로까지 언제부터인가 심상에 뿌리박혀 버리고 말았다. 세계에서 자살률(인구 10만명당)이 제일 높은 나라는 덴마크로 29명에 이른다. 자살률이 가장 낮은 나라는 이탈리아, 스페인으로 각 2명 꼴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25명 정도로 자랑스럽지 못한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덴마크 등과는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판이하게 다른다. 우리나라의 자살이 ‘가난형’인데 반해 덴마크 같은 쪽은 ‘부자형’으로 통한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너무나 스트레스가 없어도 파멸적인 고적감을 느끼게 된다는데 덴마크같은 선진국의 자살이 이런 케이스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살 기도자는 여성 쪽에 많은데, 남자와의 비율이 1대 1.3 정도다. 그러나 여자에겐 자살 미수가 많아 실제로 사망하는 숫자는 남녀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최근 자살 추세를 보면 10대와 젊은 여성층에서 특히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 한국적인 경향이라고 한다.   인간해약(解約) - 20세가 절정 1967년 한 해 동안의 통계에 의하면 서울 시내에서의 여성의 자살은 전체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결핵, 3위는 암이다. 우석의대 산부인과 교실에서 최근 조사한 사인별 사망통계에 의하면 총 대상 1900명 중 결핵으로 인한 사망은 309명이며 2위인 자살은 288명, 3위인 암은 209명이었다. 그 다음이 뇌일혈(뇌졸중) 167명, 모성 사망(임신·분만 관련 사망) 128명, 고혈압 110명 순이다. 자살자 중 36%인 105명은 겨울에 사망했으며 여름 80명, 가을 53명, 봄 50명 등이었다. 자살을 가장 많이 하는 여성군(群)은 어느 연령층일까? 우석의대의 조사에 의하면 288명의 자살여성 중 33%인 95명은 20세에서 24세까지의 방년. 다음이 15세에서 19세까지의 10대 여성이며(47명), 25~29세는 46명, 30~34세는 36명, 35~39세는 21명, 40~44세는 18명, 그리고 45~50세는 21명으로 되어있다. 결국 많은 수의 24세 이하 꽃다운 처녀들이 겨울을 택해 스스로 인간해약(人間解約)을 하고 있다고 우석대 조사팀은 말하고 있다. 여자들은 왜 자살에 매료되는가? 장병임 교수(서울문리대)는 가능한 자살예방 수단으로 초자아(超自我)를 역설한다. “정신분석학상의 초자아는 교육이다. 젊은 여성들의 자살은 90%가 애정 문제에 원인이 있는데 이것은 가정교육이라는 하나의 절대수단으로 극복될 수 있는 문제이다. 요즘 부모들은 딸에게 이성교제(정신적인)는 허용하면서 막상 정조관에 있어서는 애매하고 엄격한 자신들의 견해를 강요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결국 자살을 할 수 밖에 없는 젊은 여성들의의식의 파탄은 부모에게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자살예비역 하루 20명꼴…‘살 수 없어’ 아닌 ‘싫어서’ 성모병원 안에 있는 음독자살예방센터에는 해마다 약 900명의 음독자가 들어온다. 1967년 한 해 동안 이곳 신세를 진 자살 기도자만 해도 남자 355명에 여자 488명 등 도합 843명. 그런가 하면 서울, 연세, 우석, 적십자 등 비교적 큰 종합병원의 응급실에 실려오는 자살예비역만 해도 하루 20여명을 헤아린다. 지난 1963~67년 5년 동안 성모병원의 자살예방센터에서 치료받은 음독자는 모두 4548명에 이르고 있다. 남자 1975명, 여자 2573명으로 여성 우세는 여기서도 예외가 없다. 전체 자살기도자의 57%인 2591명이 20대, 17.5%인 792명이 10대다. 16.3%는 30대, 9.23%는 40대다. 여성자살자에게는 자살원인, 자살방법, 연령분포 등 자살 주변에 얽힌 심리적 델리커시가 현란하리만큼 많다. 한마디로 ‘살 수 없어 죽는다’보다는 ‘살기 싫어서 죽는다’가 그녀들의 죽음의 변(辯)인 셈이다. 20대 여성의 경우 자살 원인의 46%가 애정 갈등으로 되어 있으나 간접적이고 충동적인 것까지 합하면 거의 90%가 애정문제에 귀착되고 있다. 도니제티의 멜로디 같은 ‘사랑의 묘약’이 그녀들의 목마른 상심엔 필요하다는 얘기다. 좀 묵은 통계지만 이 땅 춘향의 후예들에게는 거의 자연스럽다고 할 정도로 자살에의 향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수년 전 가톨릭의대에서 3000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여고생의 49%, 여대생의 62%가 “자살을 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의지 박약에서 오는 생활의 도피”라는 뒤르켕의 자살론은 이젠 아무래도 너무 낡은 관념론인 것 같다.  ”한국은 자살자의 천국” 장병임 교수는 여자들, 특히 젊은 여자들의 자살을 최대한 막는 효과적인 처방으로 “올바른 성교육의 실시”를 주창한다. 이성교제 자체를 터부시 하든지, 그렇지 않을 바에야 최소한 정조관에 대한 개념의 정립 만큼은 딸들에게 세워 주어야겠다는 것이다. 한국가이던스센터에 찾아오는 여성 중 자살에의 의지를 호소하는 층은 하이틴과 25세 이전의 미혼여성들. 카운셀링의 내용도 이상적인 상대를 얻기 위한 것보다는 이미 저질러진 사건들, 이를테면 처녀성의 상실이라든지 혼전임신 같은 건강치 못한 “어찌 하오리까”뿐이라고 장 교수는 개탄한다. 음독자살예방센터 김종은 교수는 이와는 좀 다른 각도에서 자살예방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전체 자살자의 반이 약물에 의한 자살을 기도하고 있으며, 약물의 58%가 정신신경안정제인 만큼 이들 약품의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면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에 의하면 자살약으로 이용되는 정신신경안정제를 거의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대만, 태국 정도 뿐이라고 한다. 외국의 경우 한 번 자살을 기도한 사람은 으레 정신과에 입원시키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35%만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음독자살예방센터의 집계에 의하면 자살 재기도자는 전체의 10%이며 “또 자살을 하겠다”는 사람만도 전체 자살기도자의 43%나 되는 딱한 실정이다.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사건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편집자註>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 최악의 경제 위기에 자살로 내몰리는 사람들

    최악의 경제 위기에 자살로 내몰리는 사람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살률이 급증한 이후 1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도 이코노사이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EBS 다큐프라임은 9일 밤 9시 50분 ‘삶과 죽음의 그래프’ 2부에서 개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자살 증가의 많은 사회적 요인 중 주목하는 것은 ‘경제와 자살의 상관관계’다. 경제(economy)와 자살(suicide)을 더해 경제적 자살을 뜻하는 신조어 ‘이코노사이드’의 인식 틀을 통해 경제위기에 더 늘어나는 경제형 자살의 문제점 및 대처 방법을 심층 취재했다. 1부에서는 비슷하게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했던 그리스와 아이슬란드가 자살률에서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던 것을 짚었다. 그리스는 자살률이 두 배로 치솟은 반면 아이슬란드는 자살률에 별 변화가 없었다. 2부에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살 국가 일본에서 경제적 약자들의 자살률 감소를 위한 일본 사회의 숨은 노력을 소개한다. 자살하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정부, 지자체와 민간단체들의 자살예방 활동의 내용을 찾아본다. 자살 다발 지역에 빚 구제 간판을 설치한 일본 법률가들의 모임, 골고루 다양한 분야에 자살 대책 예산을 쓰던 1차 대책(2007~2011) 때와 달리 2차 대책(2012~) 기간에는 다중채무자 등의 빚 구제 상담, 융자 및 법률 상담 등 사회적 대처 분야에 전체 자살 예산을 반 이상 쓰고 있는 일본 정부, 기금을 마련해 다중채무자에게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는 미야기현 구리하라시의 사례를 심층 취재했다. 일본 사회의 숨은 노력은 한국 사회가 배워야 할 부분을 시사해 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