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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10만명당 최고 180.5명… 전국 노인자살 지도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10만명당 최고 180.5명… 전국 노인자살 지도

    한해 우리나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65세 이상) 인구가 3497명(2014년 기준)에 이르는 가운데 강원과 충청 지역 노인 자살률이 전국 평균 자살률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이 8일 중앙자살예방센터로부터 전국 광역시·도 17개 지역의 시·군·구 250곳의 노인(65세 이상) 10만명당 자살률 통계(2013년)를 받아 지리정보 분석 프로그램인 ‘엑스레이맵’으로 맵핑(지도에 데이터를 표시해 통계적 경향성을 파악하는 기법)한 결과 노인 자살률 상위 광역시·도 5곳은 ▲충청남도(90.6명) ▲인천광역시(89.2명) ▲강원도(85.3명) ▲충청북도(80.2명) ▲경기도(72.7명) 등이었다. 충남은 광역시·도 중 노인 자살률이 가장 낮은 광주광역시(49.0명)보다 1.85배 높았다. 서울의 노인 자살률은 광역시·도 중 5번째로 낮은 55.1명이었고 부산은 2번째로 낮은 50.8명이었다. 시·군·구별로는 ▲강원 고성군(180.5명) ▲충남 태안군(148.5명) ▲경기 포천시(141.7명) ▲경기 오산시(141.0명) ▲경기 의왕시(121.0명) 등이 높은 노인 자살률을 보였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부산 중구(12.1명)로 시·군·구별 노인 자살률 격차는 최대 14.9배까지 났다. 강원과 충북 지역은 최근 10년간의 자살률 조사에서 꾸준히 상위 1·2위를 다퉜다. 실제 2010년 시·군·구 노인 자살률은 ▲강원 영월군(303.1명) ▲울산 북구(205.2명) ▲울산 남구(195.5명) ▲충북 진천군(191.1명) ▲충남 서산시(190.4명) 등이 높았고 2005년에는 ▲강원 철원군(245.0명) ▲강원 양양군(234.3명) ▲강원 영월군(175.4명) ▲경남 고성군(171.6명) ▲충남 홍성군(159.0명) ▲강원 고성군(155.8명)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강원·충청권 노인들의 자살률이 타 지역보다 높은 이유를 지역 정서에서 찾았다. 박지영 상지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강원 지역의 독거노인 비율이나 노인 1인당 소득·경제참여율 등의 지표는 자살률이 낮은 전남보다 오히려 좋다”면서 “하지만 전남 노인들은 부락을 이뤄 생활하며 서로 보살피는 등 응집력이 강하지만 강원 노인은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경향이 커 외로움을 더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윤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부센터장은 “충청 지역 노인들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자존심이 강해 스트레스를 표현하지 않는다”면서 “반면 호남 지역은 상대적으로 감정이나 의사 표현에 익숙한데 이런 점이 노인 자살률 차이를 낳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심리 부검을 통해 본 노인 빈곤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심리 부검을 통해 본 노인 빈곤

    변사사건처리부 한 장에 정리된 노인의 죽음은 냉정하리만큼 간단명료하다. 한 해 노인 35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실에서 오늘도 또 다른 노인의 죽음은 늘 하던 방식대로 기록되고 정리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노인 자살률과 빈곤율이 부끄럽다고 외치지만, 정작 무엇이 노인들을 벼랑 끝에 서게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 해 벼랑 끝에 서게 되는 노인이 3500명이나 되는 현실을 그리고자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심리·정신분석 전문가들과 함께 자살자에 대한 ‘심리적 부검’을 시도했다. 심리부검이란 자살자의 유서나 가족·동료와의 면담 자료 등을 수집해 자살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이다.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 전까지 노인이 거쳐 온 삶의 궤적을 좇아 ‘마음속 지도’를 그리기 위함이다. 높은 자살률로 고민이 많던 핀란드는 1980년대에 행했던 한 해 동안의 자살자 전원에 대한 심리부검을 통해 10년 새 자살률을 20% 포인트 넘게 떨어뜨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전국 자살자 가족을 상대로 심리부검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의 실적은 121건으로 많지 않다. 여기에는 죽음 앞에 침묵하는 문화 탓이 크다. 지난 두 달여 동안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100여명의 노인 자살자 유가족 등을 만났지만 실제 심리부검을 허락한 것은 7가족뿐이었다. 이번 심리부검은 서울신문이 중앙심리부검센터에 의뢰해 한국형 심리부검 체크리스트인 ‘K-PAC 2.0’으로 진행됐으며, 유가족 면접은 임상심리 전문가가 진행하되 서울신문 취재진이 사례를 발굴하고 면접 과정에 모두 참관했다. 국내 언론이 다수의 노인 자살자를 대상으로 전문가 집단과 함께 심리부검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복지부가 구축하고 있는 국가 심리부검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다.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1858~1917) 사연 없는 주검이 있을까.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사례는 노인을 자살로 이끄는 공통된 키워드를 찾기 위해 중앙심리부검센터와 진행한 총 7건의 심리부검 중 대표적 사례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이름이나 주소지 등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두 노인을 자살로 내몬 상황과 심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키워드별로 부산, 충남 등에서 진행한 노인 심리부검 98건에 대한 통계(숫자 표시)와 전문가의 해석(알파벳 표시)을 덧붙였다. ■스스로 세상 버린 두 노인… 그들의 심리를 읽다 [주검1] “안방에서 죽었어. 그라목손(ⓐ) 먹고. 여서 꼬꾸라졌는디…거긴 보기도 싫여.” 2개뿐인 앞니에 박유순(69·가명) 할머니의 발음은 샜지만 악몽 같았던 그날 하루의 기억은 방금 전 일처럼 생생하다. 시부모 봉양으로 시작해 남편과 50년 이상을 함께한 흙담집(①)에서 남편 김희준(81·가명)씨는 지난 4월 중순 제초제(②)를 마시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사달이 난 건 7개월 전이다. 그날 아침 달라진 남편의 행동은 할머니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남의 농사일을 돕다 갈비뼈 골절(③)로 한 달여간 누워만 있던 할아버지(④)는 작심한 듯 성질을 부렸다. 밑도 끝도 없었다. 머리맡에 놓인 과도를 들고는 “문 닫고 나가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우리 아저씨는 원래 나한테 군소리 안 하고 다정한디 그날은 이상혔어. 과일 깎아 먹으려고 놔둔 과도를 들고 눈에 불을 싸지르면서 갑자기 나한테 문 닫고 나가라고 하는 거여. 겁이 나 문 닫고 나와 마당서 나물 두 바가지를 씻고 문 열어 보니 제초제를 마시고 쓰러져 있더라구.” 빗속을 뚫고 시속 100㎞ 이상을 달리는 구급차가 마치 경운기처럼 더디게 느껴졌다. 청주 병원을 거쳐 다시 천안의 대학병원으로 갔지만, 할아버지의 몸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불행이 다가온 건 지난 4월이다. 할아버지가 집 뒤 대나무 밭에 갔다 넘어져 갈비뼈 2대가 나갔다. 병원에 갔지만 계속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퇴원하고 며칠 후에 남의 삼밭 일을 도와준다며 경운기를 몰고 언덕배기를 오르는데 경운기가 넘어졌다. 다시 갈비뼈 3대가 나갔다. 의사는 “뼈가 다 붙은 뒤 퇴원하라”고 권했지만 그럴 순 없었다. 보름치 입원비로 내야 하는 90만원도 이미 노부부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돈이었기 때문이다. 퇴원 후 할아버지는 끼니는 물론 화장실 가는 일조차 혼자 해결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할머니가 늘 곁에 있을 수는 없었다. 당장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할머니는 가끔 나오는 남의 밭일이나 공공근로를 하러갈 수밖에 없었다. 돈이 원수였다. 주변에서는 병간호하는 사람을 붙이든 당분간 요양원에 보내든 하라고 권했지만, 매달 40만원이 드는 게 문제였다. 그렇게 할머니는 미안한 마음으로 할아버지에게 기저귀를 채우고 일을 나갔다. “먹고살려면 계속 일을 나가야 하니까. 찌개 끓여놓고 조기새끼 가시 다 발라놓고 남의 밭에 쑥 뜯으러 갔어. 그러고는 일 다하고 집에 갔더니 온종일 우리 아저씨가 밥(ⓑ)도 못 먹고 누워 있는 거여. 지 혼자 일어나지를 못하니까 밥도 못 먹고 있더라구. 그렇게 밥 좋아하는 양반이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할아버지 밥 떠먹여 주면서 그날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몰라. 그리고 하루 있다가 그렇게 됐어.” 지긋지긋한 가난은 대물림을 받았다. 그나마 젊을 때는 몸뚱이가 재산이었다. 머슴 일부터 남의 농사까지 안 해본 게 없었다. 다들 가난한 때라는 위안을 하며 평생 농사일을 했지만 살림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한때는 희망도 있었다. 한 해 농사를 지으면 쌀 7가마니 정도가 나오는 작은 땅도 생겼다. 하지만 그런 꿈도 잠시. 몇 년 전 아들의 빚을 갚느라 전답을 모두 날렸다. 할아버지는 몇 년간 ‘그 땅은 쳐다보기도 싫다’며 애먼 산을 돌아 빙 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그 고단한 삶 속에서 3남매를 키워 출가시킨 것만도 대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년의 삶은 더 곤궁했다. 몇십만원이 전부인 통장 잔고는 늘 한 달을 못 버텼다. 할아버지가 팔순이 넘으면서 바깥 일은 거의 할머니의 몫이었다. 남의 밭에 일을 나가거나 공공근로를 해서 버는 돈은 20만~30만원 정도, 노령연금 등을 합쳐도 손에 쥐는 돈은 늘 50만~60만원(⑤)을 넘지 않았다. 땅 빌리는 데 드는 돈에 전기요금, 난방비, 약값, 식비, 부조금 등을 내면 남는 돈이라곤 몇만원 정도였다. “한 2년 전에 아저씨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내가 아파서 드러누우면 스스로 죽어야지, 남한테 피해가 가기 전에… 치료비(⑥) 때문에 산 사람도 못 살게 할 순 없잖아’라고…. 그때는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타박했는데 그때부터 그런 생각을 좀 했었나 봐.” 어려서부터 가난한 삶이었지만 할아버지는 점잖고 다정한 남편이었다. 시골 투전판에 낀다든지 바람을 피우는 일도, 그 흔한 주사 한번 부리는 일이 없었다. 덕분에 살아생전 집안에서는 큰소리 한번 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는 유품을 확인하다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수십년을 써 다 낡고 눅눅해진 남편의 지갑 속에 3만원이 찰싹 들러붙어 좀체 나올 줄을 몰랐다. 시어머니가 읽었던 성경책 등에선 몇 년을 모았는지조차 종잡을 수 없는 꼬깃꼬깃한 지폐 109만원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뒤늦게 발견한 할아버지의 쌈짓돈은 농협에 빌린 200만원을 스스로 갚아 보려는 마음인 듯했다. 가난한 부모는 3남매(ⓒ) 중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못 배우고 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 남들처럼 좋은 것 못 먹이고 부족하게 가르친 것이 항상 미안했다. “생활비 대주는 애들은 없지만, 명절 때는 와요. 자기들 애들 키우고 밥 먹고 살려면 부모까지 챙길 여유가 있나. 자기 쓸 돈도 없을 거야.” 할머니는 못내 후회되는 것이 있다고 했다. “죽으려고 했나. 하도 이불을 걷어차서 3~4개월 전부터 이불을 따로따로 덮었거든. 근데 언젠가 ‘임자, 내 곁에 와서 자’(ⓓ) 이러는 거야. 그래서 ‘더운데 뭘 같이 자’라며 홱 돌아서서 잤지. 그리고는 사흘 뒤에 그렇게 됐어. 그런데 우리 아저씨 돌아가시고 3일장도 못 치렀어. 며칠 지나지도 않아 공공근로 시작했지. 눈물도 안 말랐지만 목구녕이 포도청이니 그래도 나가야지. 일 안 하면 돈 못 받잖우.” [주검2] “아버지는 평생 가난했어요. 그렇지만 한번도 열심히 일하시지 않은 적은 없었죠.” 이명자(44·여·가명)씨는 아버지 이영재(가명)씨의 정확한 기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아니,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는 편이 더 진실에 가깝다. 매번 외워 보려 하지만 좀처럼 기억에 남지 않는다. 부친의 죽음은 그만큼 잊고 싶은 사건이었다. 아버지는 일흔일곱 되던 2011년 3월(⑦) 고향인 전남 XX군 시골집에서 숨졌다. 사인은 병사(病死). 하지만 가족들은 아버지가 스스로 곡기를 끊어 사망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자살이라고 여긴다. 마흔살 때 한번 자살하려고 했던 전력이 있었고 사촌형(ⓔ)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가족사에 아픔도 겪었던 아버지였다. 딸 이씨는 “아버지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 ‘그렇게 돌아가시면 남은 자식들이 평생 손가락질 당한다’고 했더니 이번에는 병사로 위장하려고 굶는 방법을 택하신 것 같다”고 했다. 이씨가 남긴 전 재산은 현금 200만원. 갚지 못한 농협 대출금 수백만원을 생각하면 실제 유산은 빚밖에 없다. 가난은 촌로의 게으름 탓이었을까. 하지만 딸 이씨의 기억 속에 아버지는 ‘늘 부지런한 소작농(⑧)’이었다. 거둬들인 농작물의 절반은 땅주인에게 주고 남은 것의 절반은 자녀 5명에게 골고루 나눠 줬다. 그리고 남은 곡식을 팔아 푼돈을 벌었고 알뜰히 모았다. 선천성 난치병을 앓던 막내아들(ⓕ)이 있었기에 ‘아이가 먹고살 돈은 남기고 가야 한다’는 부채 의식에 더 악착같이 일했고, 또 모았다. 하지만 그 노력은 전 재산 1800만원을 친척에게 사기당해 모두 잃고 막내는 20살의 나이로 세상을 등지면서 허사가 됐다. 아버지 이씨의 황혼녘에 남은 것이라고는 ‘자식을 앞세웠다’는 허망함, 그리고 가난뿐이었다. 노인성 우울증(⑨)이 찾아왔고 76세 되던 해에는 후두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늙은 부정(父情)은 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 아비마저 기대기에는 딸들의 삶이 이미 퍽퍽했다. 빈곤의 대물림(ⓖ)은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아내와 사는 고향집에서 외롭게 앓았다. 뒤늦게 아버지의 투병 사실을 알아챈 딸은 지역 대학병원에 아버지를 모시고 갔지만 의사는 “어차피 돌아가실 분(ⓗ)인데 뭐하러 데려왔느냐”고 말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아버지는 음식과 물을 전혀 먹지 않았다. 어머니의 애타는 부탁과 만류에도 곡기를 끊었고 굶은 지 15일 만에 숨을 거뒀다. 빈곤한 노년은 늘 벼랑 끝에 서 있지만 내색할 수 없다. 가족들은 늙은 부모의 자살을 갑작스럽게 받아들이며 그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인은 오히려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사례가 드물며, 모든 연령대 중 자살을 가장 치밀하게 준비하는 세대”라고 말한다. 심리부검에 응했던 딸 이씨도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먹먹하게 말했다. “유품 중 아버지 수첩이 있었는데 가족 생일과 제사만 적혀 있었어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가을걷이(ⓘ)를 해 보내주실 만큼 가족만 위하다가 즐기지도 못하고 사셨는데 도대체 왜….”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2시간 30분마다 한명씩…주범은 ‘빈곤’ 공범은 ‘질병’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2시간 30분마다 한명씩…주범은 ‘빈곤’ 공범은 ‘질병’

    가난한 노인에게 한국은 버티기 힘든 나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인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이를 방증한다. 심리적 부검을 통해 사후(死後)에 취재원이 돼 준 노인들은 그들이 자살에 이르게 된 경로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빈곤+α’.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이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31일까지 보건복지부의 중앙심리부검센터와 직접 진행한 총 7건의 노인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와 부산시·충청남도 등으로부터 받은 자살 유가족 심리면담 자료 98건 등을 분석해 얻은 노인 자살의 공식이다. 다수의 노인이 빈곤의 늪에 빠진 현실에서 불행히도 ‘α’는 다양하다. 지병 또는 갑작스러운 질병, 심리적 고립감, 가족과의 불화, 폭력과 학대 등이 이미 벼랑에 선 노인들의 등을 떠민다. 한국 사회에서는 노년층도 경쟁에서 이길 힘을 잃으면 떠나줘야 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각자도생’의 냉엄한 사회에서 끝내 버티지 못한 한국 노인들은 2시간 30분마다 1명씩(2014년 기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가난에 허덕이다 끝내 잘못된 방식으로 삶을 마감한 노인들의 사연을 통계와 사례로 살펴봤다. 우리 사회의 노인들을 자살로 내모는 주범은 ‘빈곤’이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노인(65세 이상)의 10.9%가 60세 이후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40.4%)을 가장 많이 꼽았고 ▲건강 24.4% ▲외로움 13.3% ▲부부·자녀·친구와의 갈등 및 단절 11.5% ▲배우자·친구 등의 사망 5.4% 순이었다. 특히 잘사는 노인보다 못사는 노인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더 자주 했다. 소득 하위 20%(연 소득 754만원 이하) 가구의 노인 중 자살을 생각해 본 비율이 16.5%인 데 반해 소득 상위 20%(연 소득 3426만원 초과) 가구의 노인은 절반인 8.3%에 그쳤다. 현대사에서 경기침체가 자살률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를 봐도 노인 자살과 빈곤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인 자살률이 크게 늘었다”며 “자살은 경제적 어려움 등 원인 상황이 불거지고 2~5년 뒤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인구 10만명당 노인 자살률은 1997년 30.3명이었지만 외환위기(1997~98년)로 경제 성장률이 곤두박질치고 나서 3년 뒤인 2001년 42.0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카드대란(2003년)의 여파 등이 겹치며 노인 자살률은 급증세를 보였고 2005년에는 80.3명에 달했다. 노인 자살률은 이후 잠시 감소세를 보였지만 미국발 금융위기(2008년)의 여파로 2010년에는 역대 최악인 81.9명까지 치솟았다. 자살 문제 전문가들은 “빈곤만으로는 노인 자살을 완벽히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빈곤에 추가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더해질 때 인간으로서 자존감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얘기다. 노인 자살을 부추기는 첫 번째 공범은 ‘병환’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이 수사한 60세 이상 자살자 4141명 중 육체적 질병 탓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난 건이 1824명(44.0%)으로 가장 많았다. ‘건강=돈’인 우리 사회에서 노환이 찾아오면 경제적 어려움은 증폭된다. 박 교수는 “노인들은 질병 탓에 겪는 통증보다 경제적 부담과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하는 존재의 고민을 한층 심각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특히 집안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면 ‘가장’으로서 더욱 큰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 남성 노인들은 건강 악화로 돈을 벌 수 없게 되면 자살하는 사례가 여성보다 더 많다. 최명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심리적 어려움 등을 겉으로 드러내 해소하기 어렵고 자살 방법도 훨씬 과격해 자살률이 여성보다 높다”고 말했다. 외로움과 심리적 고립감은 노인을 절벽 아래로 미는 두 번째 공범이다. 가족의 해체가 노인을 가난하게 또 외롭게 만든다. 국내 노인 인구 중 혼자 사는 비율은 2000년 16.0%였으나 이후 증가해 2010년 19.4%, 2015년 20.8%로 치솟았다. 통계청의 예측에 따르면 독거노인 비율은 계속 늘어 2020년이면 21.6%에 이른다. 젊었을 때 자녀를 뒷바라지하는 대신 늙어서는 자녀에 의지해 살던 전통적 가족 복지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지금 노인 세대는 늙은 부모를 봉양한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로부터 부양받지 못한 첫 번째 세대”라면서 “가족 부양 체계가 이 정도로 해체될 것으로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경제적, 심리적으로 대비 없이 노년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향을 홀로 지키며 사는 농촌 노인은 심리적 어려움에 취약하다. 김도윤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부센터장은 “충남의 농촌 지역에서 노인 자살 원인을 조사해 보니 경제적 어려움, 질병 문제에 관계 단절로 인한 고독감이 겹치면서 괴로워하다 자살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충남의 한 농촌 마을에서 3년 전 음독자살한 김신옥(82·여·가명)씨는 ‘가난’과 ‘관계 단절’의 이중고 속에 죽음에 내몰린 사례다. 아들 둘, 딸 둘을 뒀던 김씨는 재산의 대부분을 큰아들에게 증여한 뒤 다른 자녀들과 불화가 생겨 관계가 멀어졌다. 그나마 같은 지역에 살며 의지했던 큰딸마저 병으로 사망했고 이후 둘째아들과 함께 살았지만 아들이 집을 담보로 빚을 지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다. 이웃과 왕래조차 없었던 그는 지역 보건소장에게 “죽고 싶다”고 자주 털어놨지만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자 결국에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이렇듯 노인에게 자녀는 ‘힘들어도 버티게 하는 존재’여야 하지만 때로는 자살 생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노인은 건강이 나빠지거나 경제력을 잃으면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힘든 자식에게 짐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자살하는 일이 많다. 고선규 중앙심리부검센터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의 노인 중에는 짐이 된다는 생각에 시달리다가 자식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자살하는 일이 다른 나라보다 많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인포그래픽]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예술치유

    [인포그래픽]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예술치유

    -국민 행복도 158개국 중 47위, 자살률 1위 등 한국 사회의 정신적 피로도 짐작-문화예술을 통해 불안과 우울증, 스트레스, 자살률 감소 등 긍정적 ‘치유’ 효과 가져와 지금 우리 사회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인한 물질만능주의, 소외계층 문제, 서로 다른 문화와 가치에 대한 이해 부족, 사람들의 정서적 유대 쇠퇴 등이 그 이유다. UN의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민 행복도는 세계 158개국 중 47위, OECD가 발표한 ‘최신 건강 보고서 2015’에서는 한국의 자살률이 1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한국의 경제수준에 비해 국민의 행복도는 낮고, 정신적 피로도는 높음을 짐작케 한다. 이러한 사회현상으로 인해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서 정신적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시대에 왜 ‘힐링’이 중요한 이슈이며 일상 언어가 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우리 누구나가 상처를 받을 수 있고 삶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음을 인정하기 시작하며 이를 건강하게 회복할 필요성 또한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겪은 사람들을 위하여 예술을 통한 치유적 접근이 다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예술은 우리의 삶을 개선시키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감성, 태도 등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정서적인 회복과 함께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도 도움을 받는다. 이는 예술이 우리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치유’의 기능이 있음을 의미한다. 예술치유 프로그램은 전문적인 상담과 심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내담자 내면을 읽고 예술을 통해 표현하게 함으로써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미국의 한 예술치유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예술치유는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우울을 억제하며 스트레스 줄여주고 자살률을 감소시키는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 (세부내용 아래 인포그래픽 이미지 참고) 또한 2년 동안의 미술치료에 참여한 참가자는 자신이 말하지 못할 때 마다 미술이 자신의 목소리가 되어주었다고 말하였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예술의 힘을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학교폭력, 재난사고, 범죄 피해 등으로 인해 심리적 상처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특화된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국군병원, 안산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 도박문제관리센터, 소년원학교, wee스쿨/센터 등 다양한 기관과 시설에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총 77개 프로그램을 통해 약 790여명의 수혜자를 만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된 문화예술치유 지원사업은 각 특화된 대상들을 위해 예술치료전문 학회,협회와 연계하여 상담,심리적 활동 기반에 미술, 음악, 연극, 무용의 예술적 기법을 적용한 소규모 그룹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치유적 효과는 예술 활동의 참여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은 상처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일상생활에서부터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예방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www.arte.or.kr).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자살, 사회적 문제인가… 뇌의 장난인가

    [사이언스 톡톡] 자살, 사회적 문제인가… 뇌의 장난인가

    나는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1858~1917)일세. 처음 들어본다고? 독일의 막스 베버와 함께 현대 사회학을 만든 양대 기둥으로 불리는 사람인데 이거 영 섭섭한걸.내가 쓴 대표적인 책 중 하나가 ‘자살론’일세. 자살론은 통계학을 이용한 실증적인 방법으로 사회현상을 분석함으로써 현대 사회학의 기틀을 마련한 혁신적인 책이라네. 자살은 당시 사회과학자들이 주목했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지만 많은 학자들은 단순히 인종이나 기후, 정신적 장애, 특정 개인의 죽음에 대한 모방 행위로만 해석했지. 하지만 그런 해석으로는 여러 형태의 자살을 설명할 수 없었다네. 그래서 다양한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자살이란 개인의 바깥에 존재하는 사회적 힘’이란 결론에 이르렀지. 물론 내 설명도 완벽할 수는 없겠지. 그런데 과학이 발달한 21세기에도 자살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더군. 우울증 환자들이 자살 충동을 많이 느낀다고 하지만 우울증 환자의 10% 미만이 자살을 시도하고, 자살 기도자들 중 10% 이상이 어떤 정신적 문제도 일으키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통계만 봐도 그렇지 않나.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과학자들이 이번에도 미스터리를 풀러 나섰다더군. ‘네이처’ 11월 25일자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IH) 카를로스 사라테 박사팀이 뇌 과학을 이용해 자살의 근원을 파헤치는 연구에 착수한다는 내용을 읽었네. 사라테 박사팀은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 40명, 자살을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겪고 있는 환자 40명, 일반인 40명을 대상으로 뇌 구조와 기능을 분석해 자살을 시도할 때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내고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을 사전에 가려내는 방법을 찾겠다더군. 최근 미국 인디애나대 알렉산더 니쿨레쿠스 교수팀은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의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독특한 6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다네. 이 유전자로 양극성 장애(조울증)나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자살 시도 위험을 90% 이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더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5 보건의료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10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도 이런 연구들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공동체에서 분리돼 있다고 인식하는 순간 엄청난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네. 전통사회에서 강력한 규범의식과 종교적 공동체로 구성원을 결속시키던 사회적 연대의식을 현대사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공동체 의식으로 대체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자살률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던 것도 그래서일세. 과학기술이 자살률을 낮추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겠지만 완벽히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보네. 과학기술과 함께 ‘더이상 살기 싫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함께해야 할걸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韓, OECD 자살률 1위… 항우울제 복용은 27위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지만 자살 기도의 주요 원인인 우울증을 호전시키는 항우울제 복용은 가장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우울증 환자들이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에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하루 항우울제 소비량은 1000명당 20DDD(1일 사용량 단위·2013년 기준)이다. 28개 조사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OECD 국가들의 항우울제 하루 평균 소비량이 1000명당 58DDD인 점을 감안하면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항우울제 소비량이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칠레(13DDD) 단 한 곳뿐이었다. 반면 아이슬란드(118DDD), 호주(96DDD) 등은 압도적으로 많았다. 우리나라는 감기 치료를 위한 항생제나 당뇨약 사용량은 많았지만 항우울제 사용량은 유독 적었다. 약물 남용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오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울증 환자 가운데 치료를 받는 사람의 비중이 작은 것이다. 국내 우울증 치료율이 낮은 것은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정신과 진료 경험이 있거나 항우울제를 처방받으면 취업이나 보험가입 등이 어려워지는 등 사회적 인식이 곱지 않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굿네이버스, 서울·대구서 대규모 부모교육 ‘부모 마음톡톡’ 실시

    굿네이버스, 서울·대구서 대규모 부모교육 ‘부모 마음톡톡’ 실시

    대한민국 아동/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자살률 또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아동 10명 중 1명은 우울, 스트레스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처럼 심리 정서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 www.gni.kr)와 GS칼텍스(대표이사 부회장 허진수)는 오는 11일 마장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부모의 긍정적인 양육태도를 형성하고 자녀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자녀의 마음을 치료하는 건강한 부모’라는 주제로 대규모 부모교육 ‘부모 마음톡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동일 내용으로 대구에서는 27일 대구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진행된다. 굿네이버스는 GS칼텍스와 함께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약 3,900명의 저소득가정아동 및 심리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마음톡톡’ 사업을 진행해왔다. 통합예술치료 및 캠프, 집단치료 및 개별치료를 진행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치료하고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는 데에 주력해온 것이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부모 마음톡톡’은 자녀들의 건강한 마음성장을 위해 문제 행동에 대한 근본심리를 이해하고 올바른 양육방법을 교육하기 위해 마련되는 자리로, 서울 및 대구 지역 학부모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 날 교육에서는 한국 자폐학회 회장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가 ‘자녀의 마음을 톡톡(Talk Talk) 치유하는 건강한 부모’라는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 김 교수는 자녀들의 건강한 마음성장을 위한 우리 아이들의 심리/정서적 문제 행동을 이해하고 올바른 자녀 양육방법에 대해 알려줄 예정이다. 이혜경 굿네이버스 심리정서사업팀장은 “이번 부모 마음톡톡을 통해 부모들이 아이들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자녀를 올바르게 양육하는데 도움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 51개 지부와 해외 38개국에서 아동 권리를 최우선으로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굿네이버스는 전국 15개의 좋은마음센터를 통해 심리, 정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 청소년 및 가족에게 전문적인 상담과 심리치료, 지속적인 사례관리 등 통합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전시 ‘일·어·나’ 사업… 노인 자살률 ‘0’ 결실, 전북도 ‘엄마의 밥상’… 결식아동에 힘 줬어요

    대전시는 ‘일·어·나’ 사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노인 자살을 줄이려는 노력이었다. ‘일으키는 열정’, ‘어르신과 함께’, ‘나누는 생명 사랑’에서 앞글자를 따온 캠페인이다. 자살 고위험군 1930명을 표적으로 분류해 관리한 끝에 자살률 ‘0’을 기록해 열매를 맺었다. 먼저 전직 교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자격증 소지자들이 동료 노인들을 중심으로 생명 지킴이 ‘실버공감팀’을 발족시켰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척도를 적용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자살 예방 교육, 사례 관리에 중점을 뒀다. 22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대전시를 포함해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펼친 18개 사업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9개 분야(일반행정, 복지사회, 보건위생, 지역경제, 지역개발, 문화여성, 환경산림, 안전관리, 중점과제)에서 각각 2개씩 추렸다. 전북도는 ‘엄마의 밥상’ 사업으로 지역경제 부문 우수사례에 꼽혔다. 결식 실태 일제조사를 거쳐 굶는 아이가 없도록 만들자는 취지다. 18세 이하의 결식아동 121가구 185명에게는 ‘사랑의 도시락’과 밑반찬을 배달해 박수를 받았다. 행자부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기초지자체를 포함한 17개 시·도의 실적을 대상으로 합동평가를 실시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이다. 분야별 가·나·다 등급을 매겼다. 특별·광역시 중엔 대전(5개), 도에선 충북과 경북(이상 4개)이 가 등급을 가장 많이 받았다. 서울·부산·대구·울산이 4개, 경기·강원·충남·전남·경남이 3개, 전북·제주가 각 2개로 나타났다. 2013년에 비해 가 등급을 더 많이 받은 지역은 울산과 경북으로 3개씩 늘었다. 서울과 전남이 2013년보다 2개씩 더 챙겼다. 울산은 복지사회, 문화여성, 중점과제 분야에서, 경북은 지역개발, 문화여성, 안전관리에서 두드러진 발전을 보였다. 정부는 앞서 연구기관, 학계 등 전문가 131명으로 평가단을 구성했다. 시·도끼리 교차로 검증하고 중앙부처·지자체 평가위원 합동 실적 검증으로 객관성 확보에 애썼다. 김성렬 행자부 지방행정실장은 “사후 관리를 위해 컨설팅팀을 짜 모든 지자체에서 신청을 받아 해당 지역별로 맞춤 지원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주민을 지켜라

    서초구가 주민 지키기에 나섰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낮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살기 좋은 도시, 어려운 주민이 기댈 수 있는 도시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21일 “좋은 도시는 지역 주민들이 행복한 삶을 사는 곳”이라면서 “자연환경뿐 아니라 각종 복지와 상담제도 등으로 주민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같이 해결하는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서초구의 자살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15.3명으로 서울 평균(24.7명)보다 훨씬 낮았다. 2013년 20.6명보다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서초구가 주거 환경뿐 아니라 복지체계 등이 그만큼 우수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구는 2012년 ‘서초구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조성에 관한 조례’ 제정으로 자살 예방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 보건소와 정신건강증진센터 중심의 전문적 자살 예방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보건소는 지역 보건·복지 18개 기관과 시민단체가 자살예방협의체를 구성, 자살의 다양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찾아가는 생애주기별 정신건강 선별검진과 마음건강 교육을 정기적으로 연다. 이 외에도 자살 시도자 등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조기 대응과 사후 관리를 위해 병원, 경찰서, 소방서 등과 응급의료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우울감과 자살률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1박 2일 힐링캠프도 열고 있다. 오는 29~30일 열릴 제3회 캠프에서는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는 마음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조 구청장은 “살면서 누구나 몇 번의 어려운 고비를 맞게 마련”이라며 “서초 주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복지 그물망을 더욱 촘촘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류양지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의 ‘정신보건법’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류양지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의 ‘정신보건법’

    지난해 자살로 숨을 거둔 사람은 10만명당 27.3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11.2명의 2.4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지만 내년 자살예방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오히려 4억원이 줄었다. 정신적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상당수인데도 관련 법인 정신보건법 개정안은 지난해 1월 국회에 제출된 지 2년이 다 돼 가도록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정신보건법 개정안의 내용을 현실에 맞도록 일부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류양지(47)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에게 ‘우울 사회’의 해법을 물었다. 우울증은 특정인만 겪는 정신질환이 아닙니다. 삶이 힘든 모든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질환이죠. 저출산이 문제라고 하는데 우리는 잘 키워 놓은 아이들마저 자살로 잃고 있습니다. 병원 문턱을 낮춰 적기에 우울증을 치료받을 수 있게 해야 하지만 ‘2014 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우울증 환자의 18.2%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 또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외국처럼 우울증 환자들이 보험 가입 문제 등을 걱정하지 않고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법률상 ‘정신질환자’ 범주에서 외래치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증 정신질환자를 배제한 법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정신보건법 개정안입니다. 이 법이 통과된다고 우울증 환자에 대한 인식이 단번에 개선되고 보험 가입 차별, 사회적 낙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신보건법상 정신질환자의 정의가 바뀌면 ‘정신질환자’ 또는 유사한 표현을 사용해 직업 선택이나 자격 획득을 제한한 다른 120여개의 법도 달라질 여지가 생기는 것이죠. 그러나 현장에서는 개정안 통과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경증 정신질환자가 ‘정신질환자’의 범주에서 빠지면 남은 중증 정신질환자는 법으로부터 명확하게 “당신은 정신질환자”라는 ‘선고’를 받는 셈이 되기 때문이죠. 몸이 아플 때 병원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이 아파 병원을 찾는 것인데 이렇게 법으로까지 낙인을 찍을 필요성이 있겠느냐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이지만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현재 대안을 찾는 중입니다. 일부에서는 정신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건강보험 기록인 ‘상병코드 F’를 없애자는 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신과 질환의 상병코드를 없애 버리면 환자의 치료 내역을 관리하지 못해요. 따라서 현재 검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신질환자도 치료받고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사회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사회적 인식입니다. 복지부가 있는 세종시에도 퇴원한 정신질환자들이 사회 적응을 위해 머무는 공동생활가정을 세우려 했는데 주민들이 반대해 무산됐어요. 그분들은 중증이 아니고 사회생활이 가능한 분들인데도 말이죠. 정신질환이 있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최대 목표입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부터 개선하지 않는 한 경증이든 중증이든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은 여전할 것입니다. 정신질환 자체를 사회적으로 터부시하다 보니 가족들도 안으로 숨기려고만 하고 애물단지 취급을 하죠.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대국민 홍보 등 예산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정신질환자의 인권 개선도 시급합니다. 현행 정신보건법에 따라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의사 1명의 진단만 있으면 6개월까지 정신질환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입원시킬 수가 있어요. 2013년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정신질환 입원자 8만 462명 중 73.1%가 강제 입원해 있습니다. 정신보건법 개정안에선 입원이 필요한 질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모두 있는 경우에만 비(非)자발적 입원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지금은 두 가지 중 하나만 충족해도 보호의무자에 의한 강제 입원이 가능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얼마 전 보호의무자에 의한 강제 입원은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습니다. 물론 이 정도로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최소 2명 이상의 의사에게 진단을 받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반면 환자 가족 중에는 오히려 비자발적 입원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루 벌어 하루 생활하기도 힘든 저소득 가정은 환자를 돌보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결국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돌봐야 하는데 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시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 317곳밖에 없습니다. 정신질환자의 사회 적응을 위한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정신건강증진센터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센터마다 인력이 10명도 안 돼요. 중증 정신질환자의 적응을 돕고 지역사회의 정신건강도 책임져야 하는데 업무보다 인력이 적다 보니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요. 오는 12월에 자살 예방을 포함해 정신건강 종합계획을 발표합니다. 정신건강 증진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을 거예요. 정부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우울증과 자살, 정신질환 문제만큼은 오케스트라 협주처럼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⑧ 자살은 나 만의 죽음일까

     50대 가장이 암 투병중인 아내와 고교생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경제적 이유로 부부가 가정불화를 겪다 동반의 죽음으로 끝난 비극이 서글프다. 살아내기가 죽을 만큼 힘들었다지만 꼭 그런 처참한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 29.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가장 자살률이 높다. 벌써 11년째 달갑지 않은 최고의 불명예를 안고있는 셈이다. 정부와 종교계가 이런저런 자살 예방 캠페인과 운동에 나서고 있다지만 자살 소식은 도통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근래 들어 전해지는 자살의 배경엔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크다고 한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 목숨까지 버리는 고통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엔 유난히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쏠린다. 그런데 죽음의 이유와 상관없이 종교계에서 자살을 보는 시각은 일반 사회의 인식보다 훨씬 더 나쁘고 결코 저질러선 안될 ‘최고의 악’이다. 불교에서는 자살을 타살과 같은 죄로 보며 자살뿐만 아니라 남에게 죽음을 찬탄하여 자살하도록 하는 것까지 금하고 있다. 생명은 고통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완성하기 위한 방편이므로 수명을 단축하는 일은 결코 허락되지 않는다.  기독교에서 자살은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죄악이다. 천부의 귀한 제 생명을 인위적으로 끊는 일이란 용서받지 못할 극악이다. 그래서 기독교, 특히 개신교 신자들은 가정에 자살이 발생할 경우 공동체에 쉬쉬하며 숨기기 일쑤이다. 다른 종교에서도 자살이 생명 존엄에 따른 절대불가의 원죄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종교계에서 자살을 용납할 수 없는 극악으로 여기는 큰 이유중 하나는 나 말고도 남까지 같이 해친다는 점이다. 남은 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지우는 해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자살은 개인적 행동이지만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 130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종교가 없는 사람일수록 자살기도율이 높았다고 한다. 종교가 없는 경우가 무려 65.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종교를 갖고있는 인구 비율이 53.1%이라고 할 때 신앙인일수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자살 예방과 관련해 종교계의 역할과 노력은 커 보인다.  실제로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등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복지부와 ‘자살예방을 위한 범 종교 협약식’을 가졌다. 각 종단과 교단이 자체적으로 자살 예방 운동을 벌이고 있고 연합의 캠페인도 진행중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우리나라 자살률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을 ‘공동체 삶의 붕괴’로 꼽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계에 쏟는 기대가 큰 것 같다. 평화로운 삶, 화합하는 삶, 나와 남이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 종교가 추구하는 많은 공동의 선(善)이 있다지만 ‘공동체 지킴이’로서의 종교 위치가 유난히 커 보인다. “종교계가 제 각각의 교리적인 말보다는 실천적인 자비, 사랑을 실행해야 한다”는 한 목회자의 말이 실감 난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책 통해 찾는다, 행복한 마을

    책 통해 찾는다, 행복한 마을

    역시 화두는 행복과 공동체, 청년이었다. 구청장들의 관심사다. 현재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책들로 구청장의 가을 서재가 찼다. 대학에서 인문학과가 퇴출되고 있으나 구청장들의 인문학 사랑은 여전했다. 서울시 자치구청장 20명은 ‘가을의 책’으로 56권을 추천했다. ‘삶·행복’에 대한 책이 13권으로 가장 많았고 공유 및 마을공동체가 9권, 고전 6권, 정의·미래·리더십에 관한 책이 각각 4권 순이었다. 우선 ‘함께 행복하자’는 구호에서 실천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눈에 띄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도시에서 행복한 마을은 가능한가’(유창복)와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연호)를 꼽았다. 그는 “오연호씨는 2년 연속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서 1위를 한 덴마크 사회를 1년 6개월간 심층취재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실현 가능한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면서 “성미산마을에서 20년 가까이 마을살이를 한 유창복씨가 들려주는 책에서는 행복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곱씹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행복한 마을을 위해서 건축의 인프라뿐 아니라 복지, 사회적 경제, 공동체 의식 등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와 함께 최근 한국을 방문한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행복의 경제학’을 손꼽았다. 그는 “저자가 인도 라다크에서 생활한 3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화와 양극화를 넘어서기 위한 해법으로 제시한 지역화에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불평등을 넘어’(앤서니 B 앳킨슨), ‘한계비용 제로 사회’(제러미 리프킨), ‘전환의 키워드, 회복력’(마이클 루이스·팻 코너티) 등의 책을 제시했다. 그는 “마을은 소통하고 이견을 조율하면 느리지만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면서 “자본의 불평등, 소득격차 등 구조적 문제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지만 ‘그래도 이 길이 맞다’는 희망을 안겨준 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도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마하트마 간디)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른스트 슈마허)를 골랐다. 그는 “‘생각은 지구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라는 말이 있다”면서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아 자치와 분권에 대한 뜨거운 열망의 원류 격인 책”이라고 설명했다. 1973년에 출간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성장지상주의를 주장하던 주류경제학을 비판하고 대안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사에 반향을 일으켰다. 선인의 지혜를 얻으려는 시도도 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탄허록’(탄허스님)과 ‘논어백책’(산천재)을 추천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초심을 다잡겠다면서 ‘담론’(신영복)을 꼽았다. 다만 그는 새로운 유형의 도봉 개발을 언급하면서 ‘크리에이티브 시티’(찰스 렌들러)도 권했다. 사회문제 중에는 사회정의, 청년이 화두였다. 주민이 주인 되는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는 이성 구로구청장은 “수직적 체계가 아닌 수평사회를 다루고 있다”면서 ‘고장난 저울’(김경집)을 꼽았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도 “자살률 1위, 노인 고독사 증가 등의 사회 문제를 공동체의 미덕으로 해결했으면 한다”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를 골랐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닌가’(엄기호)를 추천했다. 그는 “취업도, 사랑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 청춘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노량진 청춘들을 보며 느낀다”면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식의 위안은 이들의 실상을 반영하지도 못하고 공감도 못 얻는다는 점에서 이들의 민낯을 기록한 책을 권한다”고 말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도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젊은이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면서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를 권했다. 미래 사회 예측에 관심이 많은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신호와 소음’(네이트 실버), ‘2018 인구절벽이 온다’(해리 덴트) 등을 꼽았다. 그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는 만큼 실버공원을 만들고, 폐교를 활용할 방안 등 고민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첨단 신기술의 등장으로 사회에서 각광받을 일자리나 능력을 다룬다는 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첨단기술로 본 3년 후에’(이준정)를 추천했다. 구청장이 선출직이고 조직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리더십 관련 책도 옆에 두고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리더스’(리처드 닉슨)와 ‘세종처럼’(박현모)을 꼽았다. 그는 “처칠, 드골, 맥아더 등이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알 수 있다”면서 “또 신하들의 의견을 잘 청취하고 목표를 세우면 구성원을 설득하고 소통하는 모습에서 세종은 오늘날 국가 지도자들의 본보기”라고 설명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충무공 생가터를 담당하는 구청장으로서 관심이 가는 책이며 이순신 장군의 창의적 리더십은 어려운 정치·경제 상황을 극복하는 지침서”라면서 ‘이순신, 신은 준비를 마치었나이다’(김종대)를 선택했다. 역사 바로 세우기에 열심인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세상을 바꾼 질문들’(김경민)을 추천하면서 “광인으로 취급됐지만, 역사적으로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꾼 위인들을 보면서 미래를 보는 역사의 혜안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촌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 정책을 펼치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도시는 도시계획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의 결정체이며 생명체라는 이 책의 시각에 도움을 받았다”면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유현준)를 추천했다. 도로공사도 현장 점검을 할 정도로 꼼꼼한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작지만 강력한 디테일의 힘’(왕중추)을 꼽았고 폭넓은 시각을 인정받는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리콴유와의 대화’(톰 플레이트) 등 중국 관련 서적들을 추천했다. 국경일마다 태극기 달기와 애국심 고취를 역점사업으로 펼치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시크릿파일 서해전쟁’(김종대)과 ‘독립정신’(이승만)을 읽고 있다고 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하루 평균 자살자 39명…남성 70%”-경찰청 국감자료서 드러나

     우리나라에서 하루 평균 3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 중 남성이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28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자살한 사람은 총 1만 4271명이었으며, 그 중 남성이 9920명(70%), 여성이 4346명(30%)으로 집계됐다. 성별 불상자는 5명이었다.  직업별로는 무직자가 6733명(47%)으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 899명(6%), 회사원 848명(6%) 등으로 뒤를 이었다. 원인별로는 정신과적 문제가 4011건(28%)이었고, 질병과 경제 문제가 각각 2905건(20%) 등이었다.  정 의원은 “허술한 사회 안전망과 경제 양극화가 대한민국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자살률 부동의 1위라는 오명을 씌웠다”고 지적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DNA는 그저 대본일 뿐 운명은 당신이 연출한다

    DNA는 그저 대본일 뿐 운명은 당신이 연출한다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네사 캐리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480쪽/1만 8000원 2000년 6월 26일 과학자들이 인간게놈(유전체) 지도를 완성했을 때 우리 인류는 드디어 건강과 질병에 관한 모든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으리라는 꿈에 부풀었다. 인류의 청사진을 손에 쥐게 되면서 생명 현상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풀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장밋빛 전망과는 달랐다.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궁금증을 낳을 뿐이었다. 예컨대 일란성 쌍둥이의 DNA 염기서열은 같은데도 완전히 다른 인생을 맞이한다. 환경과 경험의 차이 때문이라면 어떤 식으로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원제 The Epigenetics Revolution)는 DNA 염기서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을 최신 후성유전학 연구 결과에 기대어 상세하게 풀어나간다.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란 환경에 따라 유전자가 발현되거나, 혹은 발현되지 않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하는 유전학의 하위학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DNA는 대본에 가깝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지고 만든 조지 큐커 감독의 1936년 작 영화와 배즈 루어먼 감독의 1996년 작 영화가 서로 완전히 다르듯이 세포가 DNA에 들어 있는 유전암호를 읽을 때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DNA의 운명은 ‘사용법’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우리가 먹는 음식, 화학물질과 오염 물질, 자외선 등 수많은 환경 자극과 경험은 유전자가 발현하는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다. 저자는 “최근 생물학에서 일어난 혁명은 놀라운 후성유전 현상이 어떤 원인 때문에 일어나는지 처음으로 제대로 이해하게 해주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본성(유전정보)과 양육(환경) 사이를 잇는 잃어버린 고리를 우리가 마침내 찾아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잃어버린 고리는 바로 환경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방식과 우리를 변화시키는 방식을 가리킨다. 책에 따르면 후성유전적 현상은 DNA에 메틸기(基)가 달라붙거나(DNA 메틸화), DNA가 감겨 있는 히스톤 단백질에 변형이 생기거나(히스톤 변형) 하는 현상과 관련이 깊다. 부모로부터 멀쩡한 DNA를 물려받더라도 환경 등의 영향으로 DNA 메틸화나 히스톤 변형이 일어나면 유전자가 발현돼야 하는 상황에서 발현되지 않거나, 발현되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발현되면서 몸에 문제가 쌓인다. 환경이 바뀌어도 그 패턴은 고정되며 어떤 문제는 세대를 넘어 자식, 손자에게까지 유전되기도 한다. 예컨대 임신 초기 석 달 동안 산모가 영양실조에 시달리면 태아의 세포들은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킨다. 이런 아이들의 세포는 제한된 영양 공급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후성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되어 비만아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극단적인 예로 네덜란드 대기근(1944~1945)의 생존자를 추적해 조사한 결과 임신 초기 석 달 동안 굶주렸던 산모의 아이들에게서 평균 아이들보다 비만율이 높게 나타났고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비율도 더 높았다. 또 이때 태어난 여자아이가 나중에 임신해서 첫아이를 낳으면 그 아기는 대조군보다 체중이 더 많이 나가는 경향이 있었다. 20여년 전 어머니 자궁 속에서 발달하던 때의 경험이 자신의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스웨덴 웨베르칼릭스에서 발견된 데이터도 의미심장하다. 할아버지가 9~12세 소년일 때 영양을 과다 섭취했을 경우 그의 손자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한 어른의 자살률이 높은 것도 후성유전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연구 결과 어린 시절에 트라우마를 겪은 어른에게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많이 생산되는 코르티솔의 평균 생산량이 더 높다. 어린 시절 학대를 받는 동안에 몸속의 신호는 코르티솔을 과잉 발현하게 하며 이 같은 패턴이 고정되면 정상인보다 정신질환에 더 취약한 상태가 된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은 후성유전을 통해 행동에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전자 발현에 변화가 일어나면 세포의 기능과 세포 자체의 본질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과학자들은 후성유전이 인간의 건강에 미칠 막대한 영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제약회사들은 일부 심각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차세대 후성유전 의약품 개발 경쟁에 수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저자는 “21세기에는 후성유전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우리가 지금까지 도그마로 간주해 온 것을 무너뜨린 뒤 아주 다양하고 복잡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그것을 다시 쌓아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먹고 마시고 경험하는 모든 것이 유전자의 운명을 바꾼다

    먹고 마시고 경험하는 모든 것이 유전자의 운명을 바꾼다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네사 캐리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 480쪽/ 1만 8000원    2000년 6월 26일 과학자들이 인간게놈(유전체) 지도를 완성했을 때 우리 인류는 드디어 건강과 질병에 관한 모든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으리라는 꿈에 부풀었다. 인류의 청사진을 손에 쥐게 되면서 생명 현상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풀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장밋빛 전망과는 달랐다.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궁금증을 낳을 뿐이었다. 예컨대 일란성 쌍둥이의 DNA 염기서열은 같은데도 완전히 다른 인생을 맞이한다. 환경과 경험의 차이 때문이라면 어떤 식으로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원제 The Epigenetics Revolution)는 DNA 염기서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을 최신 후성유전학 연구 결과에 기대어 상세하게 풀어나간다.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란 환경에 따라 유전자가 발현되거나, 혹은 발현되지 않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하는 유전학의 하위학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DNA는 대본에 가깝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지고 만든 조지 큐커 감독의 1936년 작 영화와 배즈 루어먼 감독의 1996년 작 영화가 서로 완전히 다르듯이 세포가 DNA에 들어 있는 유전암호를 읽을 때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DNA의 운명은 ‘사용법’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우리가 먹는 음식, 화학물질과 오염 물질, 자외선 등 수많은 환경 자극과 경험은 유전자가 발현하는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다.  저자는 “최근 생물학에서 일어난 혁명은 놀라운 후성유전 현상이 어떤 원인 때문에 일어나는지 처음으로 제대로 이해하게 해주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본성(유전정보)과 양육(환경) 사이를 잇는 잃어버린 고리를 우리가 마침내 찾아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잃어버린 고리는 바로 환경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방식과 우리를 변화시키는 방식을 가리킨다.  책에 따르면 후성유전적 현상은 DNA에 메틸기(基)가 달라붙거나(DNA 메틸화), DNA가 감겨 있는 히스톤 단백질에 변형이 생기거나(히스톤 변형) 하는 현상과 관련이 깊다. 부모로부터 멀쩡한 DNA를 물려받더라도 환경 등의 영향으로 DNA 메틸화나 히스톤 변형이 일어나면 유전자가 발현돼야 하는 상황에서 발현되지 않거나, 발현되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발현되면서 몸에 문제가 쌓인다. 환경이 바뀌어도 그 패턴은 고정되며 어떤 문제는 세대를 넘어 자식, 손자에게까지 유전되기도 한다.  예컨대 임신 초기 석 달 동안 산모가 영양실조에 시달리면 태아의 세포들은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킨다. 이런 아이들의 세포는 제한된 영양 공급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후성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되어 비만아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극단적인 예로 네덜란드 대기근(1944~1945)의 생존자를 추적해 조사한 결과 임신 초기 석 달 동안 굶주렸던 산모의 아이들에게서 평균 아이들보다 비만율이 높게 나타났고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비율도 더 높았다. 또 이때 태어난 여자아이가 나중에 임신해서 첫아이를 낳으면 그 아기는 대조군보다 체중이 더 많이 나가는 경향이 있었다. 20여년 전 어머니 자궁 속에서 발달하던 때의 경험이 자신의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스웨덴 웨베르칼릭스에서 발견된 데이터도 의미심장하다. 할아버지가 9~12세 소년일 때 영양을 과다 섭취했을 경우 그의 손자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한 어른의 자살률이 높은 것도 후성유전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연구 결과 어린 시절에 트라우마를 겪은 어른에게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많이 생산되는 코르티솔의 평균 생산량이 더 높다. 어린 시절 학대를 받는 동안에 몸속의 신호는 코르티솔을 과잉 발현하게 하며 이 같은 패턴이 고정되면 정상인보다 정신질환에 더 취약한 상태가 된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은 후성유전을 통해 행동에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전자 발현에 변화가 일어나면 세포의 기능과 세포 자체의 본질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과학자들은 후성유전이 인간의 건강에 미칠 막대한 영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제약회사들은 일부 심각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차세대 후성유전 의약품 개발 경쟁에 수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저자는 “21세기에는 후성유전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우리가 지금까지 도그마로 간주해 온 것을 무너뜨린 뒤 아주 다양하고 복잡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그것을 다시 쌓아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2030男만 자살률↑… 실업 탓인 듯

    지난해 자살률이 6년 만에 가장 낮아졌지만 20∼30대 남성 자살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10대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운수 사고’로 조사됐다. 2013년까지는 10대 청소년도 자살이 사망 원인 1위였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4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자살을 선택한 사람은 하루에 38명으로 총 1만 3836명이었다. 1년 전보다 591명(4.1%) 줄었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은 27.3명으로 전년보다 1.3명(4.5%) 감소했다. 이는 2008년 26.0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유독 20∼30대 남성 자살만 늘었다. 20대 남성 자살률은 21.8명으로 전년(20.9명)보다 4.2% 증가했다. 30대 남성은 36.6명으로 1년 전보다 0.5% 늘었다. 20∼30대의 사망 원인 1위도 자살이다. 취업이 어려운 현실이 20~30대의 극단적인 선택을 늘린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30대 남성 자살 증가에 대해) 복합적인 원인들이 있겠지만 취업과 결혼이 어렵고 장래가 불안한 상황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는 취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걱정 많나요?…불안감 들게 하는 ‘뇌 부위’ 찾았다

    걱정 많나요?…불안감 들게 하는 ‘뇌 부위’ 찾았다

    평소 걱정이 많다면 자신의 두뇌 중 ‘안와전두피질’(OFC)이라는 부위를 탓해야 할 듯하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버너-섐페인 캠퍼스(UIUC) 연구진이 안와전두피질(OFC)이라는 뇌 부위가 큰 사람일수록 걱정이 덜하며 낙관적인 성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바꿔 말하면 이런 부위가 작을수록 걱정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 이번 연구는 안와전두피질(OFC)라는 뇌 부위의 크기가 불안감과 낙관적 성향의 관계를 중재하는 최초의 증거를 제공한다. 불안감이 지나치면 장애가 되고 이는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유발할 수 있다. 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불안장애 환자는 52만 2000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6배가 넘는 미국에서는 불안장애 환자가 4400만 명에 달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불안장애는 삶을 방해해 미국에서만 매년 420억~470억 달러(약 50조~55조원)의 비용 손실을 일으키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이런 불안장애에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 우리 뇌 중에서도 바로 안와전두피질(OFC)이라고 연구진은 말하고 있다. 안와전두피질(OFC)은 전두엽의 한 부분으로 눈 바로 위에 있는데, 보상과 처벌 등과 연관성이 있는 영역이다. 이 영역은 또 지적 정보와 정서적 정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하며 행동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 부위다. 기존 여러 연구에서도 이런 안와전두피질(OFC)의 크기가 걱정 즉 불안감이 들기 쉬운 것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2011년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을 당시, 사고 전후 젊은 일본인들의 뇌를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 촬영하고 분석한 한 유명 연구에서 연구진은 사건 4개월 만에 일부 참가자의 안와전두피질(OFC)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안와전두피질(OFC)이 더 줄어든 사람일수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진단될 가능성이 컸다고 당시 연구진은 밝히고 있다. 또 다른 여러 연구에서는 낙관적인 사람일수록 덜 걱정하게 되고 그런 낙관적인 성향이 안와전두피질(OFC)의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안와전두피질(OFC)이 클수록 낙관적인 성향을 증폭시킴으로써 부분적으로 걱정 즉 불안감을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가정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산다 돌코스 박사는 “불안감에 관한 대부분 연구는 불안장애로 진단받은 사람들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와 반대 방향으로 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와전두피질(OFC)이 줄어들고 그런 수축이 불안장애와 연관성이 있다고 밝혀진다면 일반인 중 안와전두피질(OFC)이 상대적으로 큰 경우는 어떠할지, 안와전두피질(OFC)이 큰 것이 불안감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 안와전두피질(OFC)이 큰 것과 덜 불안해 하는 것을 연결하는 메커니즘에 개인의 긍정적 성향이 포함되는지 밝혀내길 원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젊은 성인 61명의 MRI 영상을 수집해 안와전두피질(OFC)을 포함한 여러 뇌 부위의 구조를 분석했다. 이들은 뇌 전체 체적에 대비해 각 영역의 회백질량을 계산했다. 이때 연구 실험의 참가자들은 자신이 낙관적인지 불안감을 느끼는지 우울 증상이 있는지와 같은 심리 상태는 물론 열정적이고 무언가에 관심이 많은 긍정적인 성향이 강한지 아니면 짜증을 내거나 울화가 치미는 부정적인 성향이 강한지 등을 설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진은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모델링해 뇌 왼쪽 안와전두피질(OFC)이 두꺼울수록 더 낙관적이고 덜 불안해 한다는 것과 일치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결과는 낙관적인 성향이 안와전두피질(OFC)을 더 크게 하고 불안감을 감소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추가 분석에서는 다른 긍정적인 성격 특성은 불안감 감소에 있어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며, 또한 낙관적인 성향을 증폭해 불안감을 감소하는 작용에서도 안와전두피질(OFC)을 제외한 다른 두뇌 구조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산다 돌코스 박사는 “당신은 ‘좋아, 안와전두피질(OFC)과 불안감 사이의 관계가 있다. 그런데 내가 걱정을 줄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OFC와 불안감 사이 관계를 보인) 우리 모델을 통해 낙관적 자세가 불안감 감소에 부분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그러므로 낙관론을 해결책으로 고려해볼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판 후 연구원은 “낙관론은 수년간 사회심리학에서 연구됐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서야 낙관론과 두뇌 사이의 구조적·기능적 관련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가 삶에 대해 지속해서 낙관적인 자세를 유지한다면 이런 자세가 과연 뇌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에 답을 찾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총괄한 플로린 돌코스 심리학과 교수는 “앞으로의 연구는 사람들이 훈련을 통해 안와전두피질(OFC)의 부피를 늘리거나 직접 낙관적인 성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서 걱정을 덜 하고 낙관적인 성향을 높일 수 있는지 실험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이론에 근거해 말하자면, 사람들이 특정 상황에서 낙천적으로 반응하도록 장기간에 걸쳐 훈련받는다면 결국 이런 능력이 안와전두피질(OFC)을 늘려 불안감이 덜 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회적 인지 및 감정 신경과학’(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줄리 맥마흔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누가 왜 자살하는가? 진화론적 접근’ 라이프 아카데미 강연회

    ‘누가 왜 자살하는가? 진화론적 접근’ 라이프 아카데미 강연회

    생명공동체운동을 전개하는 비영리민간단체 자살예방행동포럼 라이프(LIFE, 대표 이명수, 박일준, 송인한, www.lifewooriga.or.kr)가 주최하고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정신보건·보건복지 연구실이 주관하는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위한 사회정책 강연 시리즈 제5차 프로그램인 “라이프 아카데미”가 오는 24일 연세대학교 연세삼성학술정보원 7층에서 진행된다.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위한 사회정책 강연시리즈인 라이프 아카데미는 이번이 다섯 번째 시리즈로 이번 강연 주제는 “누가 왜 자살하는가?”로 진화론적 접근을 통한 자살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내용으로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장대익교수의 강연으로 진행 될 예정이다. 이번 강연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본 자살의 이유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춰 누가 왜 자살하는지를 면밀히 추적해 보면 자살에 대해서도 진화론적 설명이 가능하다. 이번 강연에서는 자살에 대한 기존의 진화론적 설명들을 소개하고 진화론적 관점에서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살예방행동포럼 라이프 송인한 정책위원장(연세대 교수)은 “자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를 통한 해결책을 찾아내고자 이번 라이프 아카데미를 기획하게 되었다.”며 “11년째 지속적인 문제점을 사회와 개인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 대책을 찾아 대한민국의 자살률 하락을 위한 사회정책적 방안이 이번 정책아카데미를 통해 도출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에는 학계 및 자살예방전문가, 일반대중 누구나 참석 가능하며 강연은 오는 24일 목요일 오후 4시부터 5시30분까지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자의 소리] 자살 예방을 위해 사회안전망 구축해야

    몇 년 전 잇따른 연예인 자살로 그 연예인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유행해 큰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연령대에 상관없는 자살 소식은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보여 준다. 최근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건강 통계 2015’를 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9.1명으로, OECD 회원국 중 11년째 1위다. OECD 회원국 평균 12명보다 2.5배가량 높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병리 현상이다. 자살하는 이유는 많겠지만 생명경시 풍조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겠다. 생명경시 풍조는 물질 만능주의가 빚어낸 부작용이다. 자신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면 남의 생명도 귀한 줄 모르게 되고, 이는 생명경시 풍조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자살을 줄이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명이 존중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요즘처럼 무한경쟁 속에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회적·제도적 차원의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 주장한 사회통합의 정도가 높고 규제력이 강한 사회에서는 자살률이 낮다는 사실에 유념하면서 생명존중 문화 조성과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9월 10일은 ‘자살예방의 날’이다. 자살 문제 예방과 대책을 마련하고 공동의 노력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제정한 날이다. 생명 중시 문화 조성에 모두가 동참하여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정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건강 염려증’ 앓는 한국인

    ‘건강 염려증’ 앓는 한국인

    우리 국민 중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명 중 4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실제로 건강이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건강 염려증’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OECD의 ‘2015년 건강 통계’를 보면 2013년 기준으로 15세 이상 우리나라 국민 중 스스로 건강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35.1%로 조사 대상 31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1년부터 3년째 꼴찌다. 일본과 포르투갈이 각각 35.4%와 46.1%로 뒤를 이었다. 뉴질랜드가 89.6%로 1위였고 캐나다(88.7%), 미국(87.5%) 등도 상위권이다. 성별로 보면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남성은 38.8%인 반면 여성은 31.5%로 낮았다. 여성은 OECD 최하위, 남성은 일본(37.1%)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우리 국민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2013년 기준 전체 인구 중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 비율이 31.5%다. 일본(24.1%)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OECD 평균은 57.2%다. 15세 이상 인구 흡연율도 19.9%로 OECD 평균(19.8%)과 비슷하다.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연간 평균 음주량도 8.7ℓ로 OECD 평균(8.9ℓ) 수준이다. 통계청은 “객관적인 수치에 비해 건강이 안 좋다고 느끼는 비중이 높은 데는 상대적으로 낮은 국민행복지수와 건강 염려증 풍조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살률은 2012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29.1명으로 OECD 회원국 중 10년째 최고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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