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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 제1과제 국민통합 책임 확실히 완수”

    이재명 “대통령 제1과제 국민통합 책임 확실히 완수”

    압도적인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는 27일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 통합의 책임을 확실히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마지막 순회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후보 수락 연설에서 “정권 탈환을 통해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 기회를 주셨다. 반드시 승리해 정권을 탈환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현장에서 발표된 누적 득표율에서 합산 89.77%를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 사상 역대 최고 득표율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후보는 “모든 것이 무너지는 불안과 절망, 고통 속에서도 89.77%라는 역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로 후보로 선출해준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안전, 회복과 성장, 통합과 행복을 실현하라는 간절한 소망일 것”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나라, 희망과 열정이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지금 이 순간부터 이재명은 민주당의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위기극복, 통합과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며 “새로운 세상을 위해 이재명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 복원이 국민 통합의 길이고, 성장 회복과 격차 완화가 국민 통합의 길”이라며 “불평등과 절망, 갈등과 대결로 얼룩진 구시대의 문을 닫고 국민 대통합으로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23년 전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날”이라며 “노무현 후보는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개혁의 시대, 통합의 시대로 가자고 당당히 선언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적통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비명(비이재명)계를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그는 “2002년 4월 27일이 그랬듯 2025년 4월 27일도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라며 “음침한 내란의 어둠을 걷어내고, 군림하는 지배자·통치자의 시대를 끝내고 진정한 주권자의 나라,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라, 미래와 과거의 대결, 도약과 퇴행의 대결이고, 희망과 절망의 대결이자 통합과 분열의 대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는 과거에 얽매여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며 “더 큰 퇴행과 역주행으로 30년, 50년 후의 국가 미래를 망칠 여유도 없다”고 했다. 당내 통합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끝까지 아름다운 경쟁을 펼친 김경수·김동연 후보님께 감사드린다. 당의 귀한 자산이자 든든한 동지인 두 후보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 김동연의 비전이 이재명의 비전이고, 김경수의 꿈이 이재명의 꿈”이라며 “더욱 단단한 민주당이 되어 ‘원팀’으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앞의 거대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대한민국 재도약을 이뤄낼 후보, 지배자나 통치자가 아니라, 위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가 될 준비된 대통령 후보가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더 나은 나라를 꿈꾸는 국민 열망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자”며 “먹사니즘의 물질적 토대 위에 잘사니즘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으로 도약하자”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과거 정치 입문을 결심할 당시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3월 28일 오후 5시 성남시청 앞 주민교회 지하 기도실에서 눈물을 훔치며 결심했다. 성남시민들이 바랬지만 부정한 기득권자들이 좌절시킨 시립 공공병원의 꿈을 이루려고 성남시장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경기도민의 부름을 받아 경기도를 바꿨고 당원들의 소망을 따라 당원 중심 민주 정당, 유능하고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과 관련해선 “3년 전 나라의 운명이 걸린 건곤일척의 승부에서 패했다. 모두 제 부족함 때문”이라며 “미세한 차이로 승리했지만, 모든 걸 차지한 저들은 교만과 사욕으로 나라를 망쳤다. 지금도 내란과 퇴행 파괴 시도는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패배도 아팠지만, 패배 이후는 더 아팠다. 뼈아픈 패배의 책임자인 저를 여러분이 다시 일으켜 줬다”며 “미안하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얼마나 괴롭고 간절하셨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통합은 수천만 국민이 한뜻으로 내린 지상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자. 이재명은 여러분이 지어준 희망의 이름으로, 국민의 유용한 큰 도구이자 충직한 대표 일꾼의 이름”이라며 “지금은 이재명이다”라고 했다.
  • [공직자의 창] OECD 지표로 본 삶의 질

    [공직자의 창] OECD 지표로 본 삶의 질

    “1인당 국민소득 3만 7000달러, 세계 6위”, “자살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한국의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과제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신문 헤드라인이다. 1996년 OECD 가입 이후 한국의 경제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사회적 지표와 국민의 삶 만족도는 여전히 정체된 상태다. OECD는 삶의 질을 평가하는 데 11개 항목으로 구성된 ‘더 나은 삶 지수’(BLI)를 활용한다. 한국은 주거(7.5), 교육(7.8), 안전(8.8)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공동체(1.5), 삶의 만족(3.1), 일과 삶의 균형(3.8) 부문에선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장시간 근로 문화와 낮은 사회적 신뢰 수준은 웰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OECD는 삶의 질을 현재 지표와 미래 지표로 나눠 시계열적으로도 분석한다. 현재 지표는 국민이 직접 체감하는 삶의 질을, 미래 지표는 경제·인적·사회·자연 자본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성을 평가한다. 우리나라 지표를 보면 가처분소득은 2004년 2만 달러에서 2022년 3만 2000달러로 증가했다. 과밀 주거 비율도 2010년 11.7%에서 2021년 4%로 감소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반면 성별 임금격차는 2023년 29.3%로 OECD 내에서 가장 컸다. 의지할 만한 친구나 친척이 없다는 비율도 19.5%로 1위를 기록했다. 사회 시스템 개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삶의 만족도는 2022년 기준 6.5점으로 OECD 30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자살률은 2023년 인구 10만명당 27.3명으로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미래 지표에선 경제 및 인적 자본 부문이 크게 향상됐다. 생산 고정 자산은 2004년 8만 3000달러에서 2023년 20만 2000달러로, 지식재산 자산은 같은 기간 4000달러에서 1만 5000달러로 증가했다. 그러나 사회적 자본의 경우 행정·입법·사법 전반에 걸친 정부 신뢰도는 2023년 31.8%로 낮고, 부패 인식 지수도 2024년 기준 64점으로 개선 여지가 많다. 자연 자본 측면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2021년 13.1t)과 멸종위기 지수(2024년 0.68)는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의 ‘국민 삶의 질 보고서’ 역시 소득과 주거 등 물질적 지표는 향상됐지만 사회적 신뢰, 자살률, 삶의 만족도 등은 악화했음을 보여 준다. OECD 평균 수준의 삶의 질을 달성하려면 정책 방향을 일과 삶의 균형, 성평등 강화, 사회적 자본 확대에 맞춰야 한다. 첫째, 장시간 근로환경 개선과 유연근무제 확대를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높여야 한다. 시간 투입 위주가 아닌 성과 중심 업무 방식으로 전환하고, 공공부문의 선도적 실천도 병행돼야 한다. 둘째, 성별 임금격차 해소와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직장 내 성차별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또 육아휴직 활성화와 보육 인프라 확충을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지원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신뢰를 높이려면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투명성을 강화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성숙한 국가로 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공동체가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내년은 한국이 OECD에 가입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한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만큼 이제는 경제적 성과를 넘어 국민의 삶의 질과 주관적 웰빙을 고려한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일과 삶의 균형, 성평등 강화, 사회적 자본 확대를 바탕으로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최상대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 [데스크 시각] 연봉킹 관전 포인트

    [데스크 시각] 연봉킹 관전 포인트

    832억 7000만원. 금융계 스타 최고경영자(CEO)인 메리츠금융그룹 김용범 부회장이 작년에 수령한 보수 금액이다. 국내 산업·금융계 통틀어 최고로 높다. CEO를 평가하는 척도는 실적과 주가인데 그가 메리츠금융 CEO로 취임한 2014년 2376억원이던 순이익은 10년 만인 지난해 2조 3334억원으로 10배, 같은 기간 주가는 6436원(2014년 1월 2일)에서 10만 4000원(2024년 12월 31일)으로 16배 뛰었다. 스톡옵션 행사 이후에도 주가가 오름세여서 일반 주주들 사이에서도 ‘합당한 보상’이란 긍정 평가가 쏟아진다. 은행도 없이 손해보험과 증권사만으로 회사를 시가총액 기준 국내 2위 금융지주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것은 오너인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있기에 가능했다. 김 부회장이 받은 보수의 대부분이 스톡옵션 99만주를 행사한 돈(814억원)인데, 스톡옵션은 조 회장의 아이디어와 결단으로 나왔다. 자신이 임명한 스타 CEO의 선전으로 주가가 수직상승하면서 조 회장도 국내 주식부자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조 회장에 의해 주식부자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에도 메리츠금융만큼은 아니어도 고액 보수를 받는 CEO들이 적지 않다. 다만 최근 5년간 이 회사 연봉킹은 공교롭게도 모두 퇴직 임원들이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삼성전자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80억 3600만원)를 받은 경계현 고문은 DS(반도체) 부문장에서 물러나며 받은 퇴직금(52억 7200만)을 합산해 이 회사 연봉킹이 됐다. 2020년 권오현 전 회장(퇴직금 93억원 포함, 보수 172억 3300만원), 2021년 고동진 전 사장(퇴직금 64억 3500만원 포함, 보수 118억 3800만원), 2022년 정은승 전 사장(퇴직금 49억 8500만원 포함, 보수 80억 7300만원), 2023년 김기남 전 회장(퇴직금 129억 9000만원 포함, 172억 6500만원) 등 연봉킹 모두 퇴직자들이다. 전통 있는 회사의 장기 근속자들인 만큼 퇴직자가 연봉킹이 되는 게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전 5년의 기록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2014~2019년에는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을 이끄는 부문장들이 그해의 최고 보수를 받아 회사에서는 물론 전 업계에서도 연봉킹 자리를 차지했다. 2014년 연봉킹은 ‘갤럭시의 아버지’ 신종균 전 부회장(IM부문장)이었고, 삼성 반도체 ‘초격차’를 이끈 권오현 부회장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봉킹을 휩쓸었다. 그해의 성과와 실적을 빛낸 이 회사 연봉킹 스타 CEO들은 이 밖에도 손에 꼽을 정도다. ‘반도체 슈퍼 호황’이 아니었을 때도 연봉킹은 퇴직 임원이 아니었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은 2001년 삼성전자 사장 재직 당시 연봉 52억여원과 스톡옵션 14만주를 받았는데 장관으로 가면서 스톡옵션을 포기했지만 행사했다고 가정하고 환산하면 그해 보수가 120억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시 ‘미스터 반도체’로 통했던 그 역시 현직에서 장관으로 스카우트된 스타 CEO다. 팀 쿡, 젠슨 황 등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에는 수백억원대 연봉킹 자리를 다투는 스타 CEO들이 포진해 있다. 파격 보상에 어울리는 스타 CEO가 실종된 지난 5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4만전자’로 추락했고 아직도 ‘5만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산 규모에서 게임이 안 되는 메리츠금융에 연봉킹과 주식부자 1위 자리를 내준 건 주주 입장에서도 뼈아픈 대목이다. 최고의 성과만 허락하되 몸값도 최고로 주겠다(No compromise, no bargain)는 메리츠의 성과주의 이전에 삼고초려로 선수들을 끌어모았던 삼성의 인재 제일주의가 있었다. 연봉킹 스타 CEO가 나올 때 ‘10만전자’도 가능하다. 주현진 디지털금융부장
  • “집·차·주식 다 팔아도 소용없다”…한은이 경고한 금융 뇌관

    “집·차·주식 다 팔아도 소용없다”…한은이 경고한 금융 뇌관

    지방 주택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고위험가구의 채무상환 능력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지방의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고위험가구의 채무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위험가구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부채자산비율(DTA)이 100%를 넘는 가구로, 자산을 팔아도 빚을 갚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이들 가구는 지난해 기준 38만6000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3.2%에 달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72조3000억원, 전체의 4.9%에 해당한다. 한은에 따르면 고위험가구의 DSR 중위값은 75.0%, DTA는 150.2%로, 소득과 자산 측면에서 모두 상환 여력이 현저히 낮다. 특히 지방의 경우 고위험가구 중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18.5%로, 수도권(5.1%)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은퇴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소득이 없는 고령층 가구가 많아 리스크는 더 크다는 분석이다. 지방의 주택가격 하락과 경기 부진은 취약차주를 더욱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실제로 취약차주 비중은 6.6%에서 6.9%, 잠재 취약차주는 17.5%에서 17.6%로 모두 상승했다. 한은은 올해 말 기준 고위험가구 비중이 지방 5.6%, 수도권 4.0%로 격차가 1.6%포인트까지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의 미분양 증가와 건설 경기 위축 등이 위험 확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방 고위험가구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관련 동향과 정부 대응 방안의 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30대 초반 전세 줄고 월세·자가 늘어…깊어지는 청년세대 ‘주거 양극화’

    30대 초반 전세 줄고 월세·자가 늘어…깊어지는 청년세대 ‘주거 양극화’

    30대 초반 전세 세입자 비율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월세·자가 거주 비율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세대의 자산 격차가 커지면서 ‘주거 양극화’가 깊어지는 모습이다.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은 27일 이런 내용의 ‘생애과정 이행에 대한 코호트별 비교 연구: 혼인·출산·주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를 코호트(cohort·공통된 특성을 가진 사람들 집단) 분석해서 1970~1989년생 일반가구원의 주택 점유 형태를 분석했다. 30대 초반(31~35세) 가구원 중 월세 형태 비율은 점차 증가했다. 1970~1974년생이 30대 초반이던 때엔 월세 거주 비율이 17.3%였다. 이후 1975~1979년생이 30대 초반이 된 시기엔 이 비율이 19.0%로 커졌다. 월세 비율은 1980~1984년생은 20.8%, 1985~1989년생 21.3%로 꾸준히 늘었다. 30대 초반에 ‘월세살이’를 하는 비율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의미다. 자가에서 사는 사람의 비율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30대 초반 자가 거주 비율은 1970~1974년생이 48.1%, 1975~1979년생이 46.6%, 1980~1984년생이 51.1%, 1985~1989년생이 49.0%였다. 보고서는 “약간의 등락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최근 세대일수록 자가 거주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30대 초반 시기 전세 거주 비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하향’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가족 형성이 가장 활발한 30대 초반 청년층의 주거 점유 형태에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경제적 여력이 있는 청년들은 전세에서 자가로, 그렇지 못한 청년들은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며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자가 소유 비율은 역대 부동산 정책 변화와 경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 금값 3000弗 첫 돌파… “연내 3500弗”, ‘김치프리미엄’ 빠져 국내선 15% 하락

    금값 3000弗 첫 돌파… “연내 3500弗”, ‘김치프리미엄’ 빠져 국내선 15% 하락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국제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국내 금값은 지난달 최고치를 기록한 뒤 15%가량 떨어진 상태다. 국내 금값도 국제 금값에 수렴해 완만히 상승할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만기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3002.2달러를 기록했다. 전장인 지난 14일에는 장중 한때 3017.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3001.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선물 가격 종가가 3000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 현물 가격도 지난 14일 온스당 3004.86달러까지 치솟으며 처음으로 3000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국내 금값 상승세는 연초에 비해 둔화한 상태다. 17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 종가(14만 1000원)보다 520원 내린 14만 4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금값은 지난주 13만원대까지 내리기도 했다. 금값은 지난달 14일 종가 기준 16만 353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찍은 뒤 15%가량 내린 상태다. 이 같은 격차는 이달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정책 본격화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국제 금값은 오르는 반면 한국에서만 형성된 ‘김치프리미엄’은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치프리미엄이란 금이나 가상화폐 같은 자산이 투자 열기 과열로 국제시장 가격보다 국내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인데, 금값 급등 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가 약 2주간 이어지면서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연내 국제 금값이 35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금값도 이를 따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쿼리그룹은 올해 3분기 금값이 온스당 3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BNP파리바는 올해 2분기 중 금 가격이 온스당 3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치프리미엄은 국내 다수의 개인투자자가 특정 종목에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해져 나타난 것”이라며 “단기간에 김치프리미엄이 사라지고 국내 금값도 장기적으로 국제 금값 추이에 수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트럼프, 18일 푸틴과 통화… 휴전 협상의 분수령 될까

    트럼프, 18일 푸틴과 통화… 휴전 협상의 분수령 될까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안’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에게 미러 정상 대화 일정을 이같이 공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저 전쟁을 끝낼 수 있는지 보길 원한다. 그렇게 할 수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우리에겐 매우 좋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말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협상 의제가 될 사안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자산 분할에 대한 논의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땅과 발전소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발전소는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의 원자력발전소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도 전날 CNN 인터뷰에서 “논의해야 할 많은 사안이 남아 있지만, 이번 주에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매우 좋은 분위기에서 긍정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정상의 대화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매우 복잡하지만 우리는 양측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부문별 관세를 예고한 대로 다음달 2일 부과하겠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면서 상호관세 부과에 맞춰 자동차 관련 관세도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 “취업 안 돼서 숨어 살아요”…외로운 청년들, 결혼·출산 의향도 ‘뚝’

    “취업 안 돼서 숨어 살아요”…외로운 청년들, 결혼·출산 의향도 ‘뚝’

    지난해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이 2년 전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무조정실이 11일 공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의 집에만 있는 청년’(임신·출산·장애 제외)은 5.2%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조사 당시 2.4%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집 밖에 나오지 않는 청년도 0.9%에 달했다. 청년들이 숨어 지내는 이유는 ‘취업이 잘되지 않아서’가 1위(32.8%)로 나왔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2위(11.1%), ‘학업중단’이 3위(9.7%)로 뒤를 이었다.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정신건강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는 청년 비율이 2022년 2.4%였는데 이번에는 2.9%로 높아졌다. 우울 증상 유병률도 2022년 6.1%에서 2024년 8.8%로 뛰었다. 청년들의 결혼 계획 및 출산 의향도 줄었다. 미혼 청년 가운데 향후 결혼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22년 75.0%에서 지난해 63.1%로 내려갔다. 자녀 출산 의향이 있는 청년 비율 역시 같은 기간 63.3%에서 59.3%로 떨어졌다. 청년 가구 월평균 생활비는 213만원이고, 개인 평균 소득은 2625만원, 평균 부채는 1637만원, 평균 재산은 5012만원으로 조사됐다. 월 소득은 남성이 288만원, 여성이 242만원이었고 수도권이 274만원, 비수도권이 255만원으로 성별·지역별 격차도 나타났다. 취업자(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경험) 비율은 67.7%로 2022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독립해서 사는 청년은 45.6%로 이 가운데 자가를 보유한 비율이 49.6%, 전세 23.8%, 월세 23.8%로 나타났다. 물가가 상승하면서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1순위 요소로 임금을 고려하는 비율도 2022년 48.5%에서 2024년 57.9%로 늘었다. 빨리 돈을 벌고 싶은 청년이 늘어나면서 고졸 이하 청년 비율도 2022년 14.6%에서 2024년 17.4%로 상승했다. 여러 지표가 악화한 가운데 청년들이 평소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좋아졌다. 주관적 건강인식이 좋다고 답한 비율이 2022년 54.5%에서 2024년 61.1%였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거의 같았지만 보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2022년 38.4%에서 2024년 31.7%로 낮아지면서 더 많은 청년이 건강하다고 느끼게 됐다. 팍팍한 삶의 와중에도 청년들은 바라는 삶의 요소(중복응답)로 일자리(95.9%), 인간관계(94.7%), 소득과 자산(93.0%), 연애(78.3%), 결혼(74.4%), 사회기여(71.8%), 출산·양육(69.0%) 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청년들은 취업 등 경제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이것이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2022년 처음 시작한 ‘청년의 삶 실태조사’는 국가승인통계로 2년마다 작성·공표된다. 국무조정실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7개 시·도의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이 있는 약 1만 5000가구를 표본으로 선정해 조사가 진행됐다.
  •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vs MBK·영풍 이달 말 주총 격돌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vs MBK·영풍 이달 말 주총 격돌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이를 지키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격돌한다. 최 회장 측이 지난 1월 순환출자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는데 이를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다. MBK연합 측은 의결권 회복을 통해 적극적 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MBK연합과 최 회장은 이달 말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구성 문제를 놓고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됐다. MBK연합은 이날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 이상 확보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며 “집중투표제로 인해 주주총회를 거듭할수록 최대 주주인 MBK·영풍 측 선임 이사 수가 2대 주주인 최 회장 측 선임 이사 수보다 많다”고 주장하며 이번 정기주총 이후 임시주총을 1~2회 추가 소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1월 최 회장 측은 순환출자 고리 형성을 통한 상호주 의결권 행사를 제약하면서 최대 주주인 영풍의 손발을 묶었다. MBK연합이 이에 반발해 낸 가처분에 대해 법원은 지난 7일 “해외 손자회사를 활용한 순환출자 고리로 상호주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이사 18명 대 MBK연합 1명(장형진 영풍 고문)으로 재편됐는데 법원에 의해 이 결과가 무효화되면서 양측이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MBK연합은 최 회장 측과 이사 수 격차를 13명 대 11명 식으로 2명까지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기업 가치보다 오직 경영권 획득과 사적 이익을 취할 목적밖에 없는 속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 지분은 MBK연합이 40.97%, 최 회장 측이 34.35%(우호지분 포함)를 갖고 있다. 법원은 최 회장이 도입한 집중투표제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양측은 수싸움에 들어갔다. 영풍은 지난 7일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 526만 2450주(지분 25.4%)를 신규 유한회사인 ‘와이피씨’에 현물 출자했다고 공시했다. MBK연합은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하고 자산 가치를 온전히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현물 출자가 주총 특별결의 없이 이뤄져 위법”이라며 반발했다.
  • ‘경영권 분쟁 원점’ 고려아연 vs MBK·영풍 이달 말 재격돌

    ‘경영권 분쟁 원점’ 고려아연 vs MBK·영풍 이달 말 재격돌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이를 지키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격돌한다. 최 회장 측이 지난 1월 순환출자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는데 이를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다. MBK연합 측은 의결권 회복을 통해 적극적 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MBK연합과 최 회장은 이달 말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구성 문제를 놓고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됐다. MBK연합은 이날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 이상 확보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며 “집중투표제로 인해 주주총회를 거듭할수록 최대 주주인 MBK·영풍 측 선임 이사 수가 2대 주주인 최 회장 측 선임 이사 수보다 많다”고 주장하며 이번 정기주총 이후 임시주총을 1~2회 추가 소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1월 최 회장 측은 순환출자 고리 형성을 통한 상호주 의결권 행사를 제약하면서 최대 주주인 영풍의 손발을 묶었다. MBK연합이 이에 반발해 낸 가처분에 대해 법원은 지난 7일 “해외 손자회사를 활용한 순환출자 고리로 상호주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이사 18명 대 MBK연합 1명(장형진 영풍 고문)으로 재편됐는데 법원에 의해 이 결과가 무효되면서 양측이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MBK연합은 많게는 17명 이상의 신규 임원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최 회장 측과 이사 수 격차를 13명 대 11명식으로 2명까지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임시주총을 추가 소집할 의향을 내비친 MBK연합에 대해 “기업 가치보다 오직 경영권 획득과 사적 이익을 취할 목적밖에 없는 속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 지분은 MBK연합이 40.97%, 최 회장 측이 34.35%(우호지분 포함)를 갖고 있다. 법원은 최 회장이 도입한 집중투표제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양측은 수싸움에 들어갔다. 영풍은 지난 7일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 526만 2450주(지분 25.4%)를 신규 유한회사인 ‘와이피씨’에 현물 출자했다고 공시했다. MBK연합은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하고 자산 가치를 온전히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현물 출자가 주총 특별결의 없이 이뤄져 위법”이라며 반발했다.
  • 상속세 23년 만의 개편 논의… 중산층·기업 만족하는 묘수 찾나[홍희경의 탐구]

    상속세 23년 만의 개편 논의… 중산층·기업 만족하는 묘수 찾나[홍희경의 탐구]

    중산층 상속세 문제점부동산 급등, 중산층까지 과세 확대같은 액수 상속, 인원수에 세액 격차뜻밖의 사망 땐 증여세보다 큰 부담세 부담 가중에 우는 기업최대주주 주식상속 때 과세액 할증비상장사 활용 등 절세 컨설팅 필요수사 우려해 가업 승계 포기하기도여야의 ‘상속세 정치학’정부 법안 野 반대에 막혀 작년 부결민주, 중산층 부동산 상속세에 집중세수 감소 불 보듯, 기업 부담은 여전 #1. 상속세는 사회적 세금 상속세가 부자의 세금이란 인식은 더이상 현실과 맞지 않는다. 국세청 통계에서 2005년 전체 사망자의 2% 미만이던 상속자 과세 대상은 2022년 5%를 넘어섰다. 2000년 이후 과세표준과 세율 구조는 변하지 않았지만 부동산 가격과 자산 가치 급등으로 중산층까지 과세 대상이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해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자녀 공제를 대폭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여소야대 국회에서 부결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세율 구조는 유지하되 배우자 상속공제와 일괄공제를 대폭 상향하는 대안을 내놓아 논의 중이다. 해방 후 80년 역사에서 50%가 높은 수치는 아니었다. 한국전쟁 직후엔 상속세의 최고 한계세율이 90%에 달했는데, 부자들이 주로 일본인 적산(敵産·적국 재산)을 기반으로 부를 일궜다고 보고, 이들의 특혜를 회수해 빈 재정을 채워야 한다는 인식이 작동한 여파다. 이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초입인 1960년대 민간의 경제 참여가 절실해지면서 최고 세율이 30%로 낮아졌다가 석유파동 시기에 다시 75%까지 치솟았다. 이후 세계화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민간 주도 성장이 필요해질 때 상속세율은 낮아졌다. 주로 가족 간 돈의 흐름에서 발생하는 세금. 가장 사적인 세금일 것 같지만 상속세엔 이처럼 한 사회의 성장 전략과 부의 재분배 철학, 국제화 지표가 때마다 녹아 들어 있었다. #2. 해외 상속세? 없는데 있습니다 23년 만의 개편 논의. 재계는 지난해 시작된 상속세 개편 논의를 반기는 분위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최고 상속세율(50%)이 일본(55%) 다음으로 높다는 주장을 이어 온 터다. 이 통계는 진실이지만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세율이 낮거나 없는 국가들도 다른 방식으로 소득세나 자본취득세 등을 통해 상속에 과세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 연방유산세의 기본공제액은 1290만 달러(약 170억원)에 달해 미국인 대부분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신 상속 자산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차익에 최대 20%의 자본이득세를 부과한다. 캐나다는 사망자가 사망 직전에 모든 자산을 시장가격으로 매각했다고 간주, 취득가액과의 차액에 소득세를 부과한다. 호주는 사망 시점에 바로 과세하지 않는 대신 상속인이 나중에 자산을 매각할 때 원래 소유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자본이득세를 부과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해외와 비교되는 한국 상속세의 특이점은 높은 세율이 아니라 사망 시점에 과세를 집중시키는 방식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유산세 방식을 고수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유산세는 상속받을 인원이나 개인 상황과 무관하게 고인의 재산 총액에 세금을 매겨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와 다르게 유산취득세 방식이라고 상속자 입장에서 실제로 받는 금액에 개별적으로 과세하는 방식이 있다. 유산세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하면 같은 액수를 상속받게 되더라도 사람마다 내는 세금에 격차가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다. 즉 100억원의 상속재산을 남겼을 때 현행 제도의 각종 공제를 제하고 정해진 세율대로 계산하면 약 38억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런데 누군가 남긴 100억원을 100명이 균등하게 상속받는다면 1인당 3800만원씩을 세금으로 내고 6200만원을 세후 받게 된다. 반면 고인이 1억원을 남겼고 이것을 총 1명이 상속받는 경우라면 기본공제(5억원)보다 적은 1억원에 과세가 되지 않기 때문에 상속세 납부 의무는 사라진다. 이때 상속인은 1억원 전액을 받는다. #3. ‘갑작스러운 죽음’ 페널티가 되다 유산세는 부의 재분배 기능이 강하지만,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더 정교한 과세가 가능하다. 유산세 체계로는 같은 금액을 상속받아도 고인이 남긴 재산 규모와 상속 여건에 따라 큰 세금 격차가 발생한다. 이 밖에도 현실에선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 15억원 하는 아파트를 남편 단독명의로 보유한 부부를 생각해 보자. 남편이 갑자기 사망하면 가족들은 배우자 공제 5억원과 일괄공제 5억원 등을 적용받는다. 그러나 15억원 아파트를 부부가 공동명의로 보유했다면 남편 사망 시 상속분은 7억 5000만원으로, 배우자 공제와 일괄공제로 모두 커버돼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부부가 함께 모은 돈으로 집을 샀더라도 명의에 따라 세금 격차가 생기는 불합리가 있다. 생전 소득세나 취득세를 납부한 재산에 다시 과세한다는 이중과세 논란도 지속된다. 부모가 수십 년간 소득세를 내고 모은 자산에 최대 50%의 상속세가 다시 부과되기 때문이다. 상속세 지지자들은 이를 상속인의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로 이중과세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상속세와 다르게 우리나라 증여세는 유산취득세 방식을 취한다. 부모가 생전에 자산을 증여하면 상속으로 잔여 재산을 물려받아도 증여세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이를 계획하지 못했다면 더 큰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이를 활용한 상속·증여 상담 마케팅을 펴고 있다. 애초에 ‘상속받은 만큼 세금 낸다’는 식으로 제도가 설계됐다면 불필요한 마케팅이다. 더욱이 고인이 갑작스럽게 사망했을 경우 증여 등 준비가 덜 돼 있을 여지가 큰데, 가족이 갑자기 사망한 것도 한스러운데 여기에 더해 마치 ‘사망 범칙금’을 받은 듯한 억울함이 생기는 게 현행 체계다. #4. 상속세 대응=범행? 수사당국의 시선 기업 얘기로 하면 문제는 좀더 복잡해진다. 중산층이 자산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쥐었다면, 기업을 일궈 낸 큰 부자들은 주식 자산 비중이 높다. 그런데 현행 상속세는 최대주주가 기업 주식을 상속받을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과세가액을 할증한다. 지분을 팔거나 주식담보 대출을 받지 않고선 세금 납부가 어려운 지경이 되다 보니 기업들은 상속세를 낮출 수 있는 지주회사 설립, 비상장사 주식 활용, 계열사 간 합병 등의 경영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나아가 수사당국은 최대주주가 연루된 횡령, 배임 사건 등을 수사할 때 상속세를 줄이거나 세금 재원을 마련하는 데에서 범행 동기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이 보기에도 기업 경영을 이어 가기 위한 상속세 부담이 워낙 크니 범행동기가 될 것 같다는 상식적 동의에 기댄 수사다. 항소심까지 무죄가 나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소·중견 기업에선 창업주 사망 시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주식 매각이나 회사와의 금전거래에 의존하거나 아예 기업승계를 포기하는 일도 드물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사망자 재산을 결산하듯 거액을 단기간에 부과하는 유산세 방식 상속세가 기업 가치를 하락시키는 악순환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상속세 개편이 단순히 세수의 문제를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 나아가 국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는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됐다. #5. 종부세 표심, 상속세 표심에선 바뀔까 최근 들어 한국의 상속세는 이처럼 두 가지 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하나는 중산층의 부동산 상속, 다른 하나는 기업의 지분 상속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부담이다. 지난해 당정은 이 두 문제 모두를 해결하자며 상속세법 개정안을 추진했으나 국회에서 부결됐다. 민주당은 두 가지 해결법 중 기업 지분 상속에 대한 부담 완화를 ‘초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중산층의 부동산 상속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 속에서 민주당이 표를 셈하는 정치공학적 계산에 기반해 이 같은 입장을 취한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 표 차이가 24만여표였고, 종합부동산세 등의 영향력 안에 든 중산층에서 석패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상속세 공제 혜택이 예상되는 수도권 아파트 밀집 지역 표심을 잡는 것은 민주당이 표심을 잡아야 할 이른바 ‘산토끼’들이 모여 있는 뒷산 어딘가를 공략하는 전략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산층에만 주력하는 ‘상속세 정치학’은 치명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이 전략만으로는 상속세에서 덜 걷힐 세금을 충당해서 걷을 세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순히 공제액을 늘리는 방식은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기업 지분 상속에 대한 부담을 줄이거나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상속세제를 개편한다면 기업들이 ‘상속세와 승계에 발목이 잡힌 경영’에서 빠져나올 여지가 생긴다. 장기적으로 법인세, 소득세 등 다른 세원이 확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역의 정치인가, 국가의 정치인가. 중산층 세 부담이라는 나무부터 봐야 하나, 상속세 변화에 따른 경제효과라는 숲까지 봐야 하나. 적산 기업가를 표적 삼을 때는 90%였다가 경제개발을 위해선 30%로 낮아졌던 역사처럼 이번 상속세 개편의 결론 역시 한국 경제 방향을 보여 주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 “감세 경쟁 대신 조세 확충… 복지 늘리고, ‘개천의 용’ 키워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감세 경쟁 대신 조세 확충… 복지 늘리고, ‘개천의 용’ 키워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미완에 그친 경제민주화OECD 평균보다 낮은 조세부담률재정건전성 악화가 복지 확대 막아양극화 극복의 열쇠 ‘교육’교육 격차, 진학·취업 성패로 이어져“공교육 강화·대학 서열 없애 나가야” 87년 헌법에 명시된 경제민주화는 미완에 그쳤다. 1970~80년대 압축 성장 과정에서 빚어진 경제적 불평등을 국가가 오롯이 해소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아무리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면 가뜩이나 1%대 저성장의 터널에 들어서는 상황에서 국가 역동성은 떨어지고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워진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3포세대’(연애·결혼·출산 포기)나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란 자조가 나온 지 오래다. 그렇다 보니 사회 갈등은 커지고 국민 통합도 요원해졌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에 극단으로 치닫긴 했지만, 최근 수년간 정치가 보수와 진보의 양극단으로 치닫고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상황 또한 이런 계층 고착화와 무관치 않다는 의미다. 다수 경제, 사회학자들은 역대 정부가 성장에 치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재분배에 소홀했다고 입을 모은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범람한 신자유주의와도 맞물려 있다. 이를 입증하는 지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낮은 조세부담률과 복지 지출이 꼽힌다. 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경제주체의 세 부담 수준을 보여 주는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의 비율로 지난해 17.8%(추정치)를 기록, 2017년 17.9% 이후 7년 만에 18% 아래로 떨어졌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조세부담률은 2022년 기준 25.2%로 한국보다 3.1% 포인트가량 높다. 과세 기반을 넓혀 이를 어떻게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활용할지를 논의하기보다 여야 할 것 없이 감세 경쟁에 뛰어들었던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감세 드라이브와 맞물린 재정건전성 악화는 복지 지출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한국의 GDP 대비 복지 지출은 2022년 기준 14.8%로 OECD 평균 21.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가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해 충분한 재원을 마련해야 했음에도 불로소득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하면서 자산 불평등이 커졌다”면서 “OECD 회원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복지 지출도 불평등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멀게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가까이는 2020년 본격화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한국 사회의 양극화는 깊어졌다. 경제 위기 때마다 자본력을 가진 계층이 강한 생명력을 발휘해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한 결과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1990년대부터 세계화와 기술 혁신에만 몰두하다가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경제 민주화가 주목받았지만 이후 경제 위기 극복에 치중하면서 양극화를 완화해야 한다는 87년 헌법 정신이 구현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 기간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빚을 내서라도 버텨라’라는 생각이 확산하면서 가계 부채와 자영업 부채가 심각해졌다. 이것이 자산시장을 부풀리는 부작용을 일으켰는데 이걸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양극화 해결의 열쇠는 상당 부분 국가 재정의 역할에 달려 있다. 정 교수는 “양극화를 해결하려면 가계 소득을 보전하고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첫 번째”라면서 “어느 때보다 국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재원을 확보하려면 세수 확충이 뒤따라야 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사회복지 지출을 확대하려면 부유층에 대해 실효세율을 높여야 할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에도 합리적인 세금을 부과해 세원을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납세 의무를 규정한 헌법 38조 정신을 이어 가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조세를 통한 재분배 강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소득이나 재산이 많을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누진세’가 적용되는 세목의 세수를 넓히면 재분배가 강화된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복지를 통한 양극화 해결에 한계가 있으므로 조세를 통한 재분배도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정책방향’에 양극화를 극복할 사회 이동성 방안을 담아내려 했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계층 사다리 복원의 열쇠로 ‘교육’을 꼽았다. 소득 양극화의 뿌리를 교육 격차로 본 것이다. 부의 크기에 따른 교육 기회 불평등이 진학과 취업의 성패로 이어져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의미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재분배 정책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교육의 격차를 줄여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면서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줄이고 개인별 기초 학력을 튼실하게 하면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도 “공교육 시스템을 강화해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좋은 대학과 직장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면 교육 격차로 인한 양극화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위계화된 대학이 양극화를 초래한다”면서 “학령인구 감소세를 고려해 서울대와 지방 국립대를 통합·평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대학 서열을 없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외환위기와 함께 무너진 계층 사다리… ‘N포 세대’만 늘었다[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외환위기와 함께 무너진 계층 사다리… ‘N포 세대’만 늘었다[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계층 간 순자산 격차 키운 집값 상승무주택 18% 늘 때 다주택 43% 껑충상하위 10% 소득 격차 첫 2억 넘어직업·인적 자본까지 ‘부의 대물림’1년간 소득분위 상승 국민 18% 그쳐청년 10명 중 8명 “불평등 심각해져”“국가는 적정한 소득 분배와 시장 지배 및 경제력 남용 방지, 경제 주체 간 조화를 통해 경제 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다.”(헌법 제119조 제2항) ‘87년 헌법’은 1970~1980년대 압축 성장 과정에서 생긴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헌법에 처음 명시했다. 정부 주도의 산업·통상·거시경제 정책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궜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은 짓눌리고 사회 모순도 깊어졌다는 반성에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선 때마다 진보는 물론 보수 후보까지 경제 민주화를 선거 구호로 내건 것은 불평등을 좌시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해서이지만, 대부분 선언적 구호에 그쳤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의 그늘은 점점 짙어졌고 계층 사다리마저 허물어지면서 저성장 늪에 빠져든 한국 사회의 재도약을 가로막고 있다. #.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34)씨는 여자친구와 신혼집·결혼 비용 문제로 다투다 결국 파혼했다.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서울의 대학을 졸업했지만 학자금 대출 갚기에 늘 빠듯했다. 서울에서 신혼집 전세 자금을 마련할 형편은 못 됐다. 친구들처럼 예식장비,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비, 신혼여행비로 1000만원을 쓸 여윳돈도 없었다. 대출도 고려했지만 신축 아파트 전세금은 역부족이었다. #. 비슷한 연배의 명문대 출신 법조인 유모(33)씨는 서울 서초구 20평대 자가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모아 놓은 돈이 없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법조인 출신 아버지의 도움이 있었다. 부모의 재산뿐 아니라 좋은 직업과 사회경제적 지위, 인적 자본까지 확대 유지된 것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득 상하위 10% 간 연소득 격차는 2억 32만원으로 집계됐다. 격차가 2억원 이상으로 벌어진 건 처음이다. 소득 상위 10%의 연소득은 2억 1051만원, 하위 10%의 연소득은 1019만원이었다. 배율로는 20.66배다. 분배 지표도 빨간불이다. 상위 20%의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2023년 5.72배였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72배라는 뜻이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8.25배) 이후 개선되는 흐름이다가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5.75배) 이후 둔화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소득 격차 개선세가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계층 간 자산 격차를 키운 건 부동산이다. 서울의 집값 상승이 자산 양극화를 불러왔다. 2022년 유주택 가구 중 상위 1%의 평균 가액은 29억 4500만원, 하위 10%는 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격차가 98배에 이른다. 상위 1%가 소유한 주택 수는 평균 4.68채로 전체 주택 보유 가구 평균 1.34채보다 3.5배가량 많았다.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자산 틈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018~2020년 무주택 임차 가구의 순자산은 18.0%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1주택 가구는 26.2%, 다주택 가구는 43.4% 증가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득보다 자산이 증식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 부의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더는 통용되지 않는 시대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 교육 수준과 직업을 좌우하면서 인생 역전도 신기루가 됐다. 2022년 소득이 늘어 소득 분위가 상승한 국민은 17.6%에 그쳤다. 1년 동안 계층 사다리를 오른 사람이 5명 중 1명에도 못 미쳤다. 2017년 소득 하위 20%(1분위)에 속했던 사람 가운데 3명 중 1명(31.3%)은 5년 뒤에도 여전히 1분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 상승 가능성을 비관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청년은 1990~1994년 8.4%에서 2016~2020년 20.8%로 확대됐다.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낙담하는 청년이 26년 만에 약 2.5배 늘어난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설문조사(2022년)를 보면 청년 84.9%가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 불평등이 더 심각해졌다’고 응답했다. 안간힘을 써도 삶의 목표에 도달하기는커녕 소득 분위 상승조차 어렵게 되자 계층 상승을 포기한 이른바 ‘계포족’도 등장했다. 인간관계, 희망, 학업, 건강 등 삶의 기본적인 요소까지 포기하는 ‘N포 세대’와 비슷한 개념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0.7명대까지 곤두박질친 것도 결혼 비용과 내 집 마련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 탓이 크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노동 소득과 자산 격차에서 비롯된 객관적 양극화는 ‘헬조선’ 같은 분노와 혐오 심리가 담긴 주관적 양극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부도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은 예산을 복지 분야에 쏟았다. 고용 예산까지 더하면 한 해 예산의 40%에 이른다. 하지만 양극화는 되레 심해졌다. 한국재정정책학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니계수는 1990년부터 30년간 0.08 뛰었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이종하 조선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05)보다 양극화 심화가 2배 가까이 빨랐다”고 했다. 이 명예교수는 “정부 정책이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엔 미온적이며 형식적이었다”고 비판했다.
  • 돈 더 불린 빅테크 거물들… ‘슈퍼 억만장자’ 등극

    돈 더 불린 빅테크 거물들… ‘슈퍼 억만장자’ 등극

    급속한 기술 혁신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빅테크 거물들이 기존 억만장자와 다른 차원의 ‘초부유층’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글로벌 자산정보회사 알트라타 자료를 인용해 올해 2월 기준 전 세계에 24명의 ‘슈퍼 억만장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슈퍼 억만장자는 50억 달러(약 7조 1600억원) 이상 자산을 가진 이들을 말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194억 달러(601조원)로 1위를 차지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2638억 달러),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2389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래리 엘리슨 오러클 회장(2370억 달러),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2208억 달러),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공동 창업자(1605억 달러), 스티븐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1574억 달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1542억 달러)이 4∼8위에 올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1084억 달러·13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1060억 달러·14위)도 ‘슈퍼 억만장자 24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총자산은 3조 3000억 달러(4729조원)로,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가깝다. 매체는 “억만장자 집단 내부에서도 격차가 생겨나고 있다”며 “종전 부유층 개념을 뛰어넘는 이들의 정체성은 ‘기술 발전으로 큰돈을 번 미국 남성 정보기술(IT) 기업가’로 요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잘릴 것인가, 잘 쓸 것인가… ‘AI 일머리’에 달린 일자리[비하人드 AI]

    잘릴 것인가, 잘 쓸 것인가… ‘AI 일머리’에 달린 일자리[비하人드 AI]

    인공지능(AI)이 빼앗는 일자리가 많을까, 아니면 새로 창출하는 일자리가 많을까. AI는 불평등의 골을 메울까, 아니면 더 깊게 만들까. 전망은 엇갈린다. ●직업군, 숙련도 따라 AI 영향도 달라 세계경제포럼(WEF)의 ‘미래 직업 보고서’는 AI의 보편화와 인구·지정학적 변화로 향후 5년간 일자리 1억 7000만개가 새로 생기지만 9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22개 산업 분야 1000여개 기업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전문직 수요는 증가하지만 단순 행정 직무는 감소한다. ●저숙련 노동자일수록 AI 도움 받아 미국 스탠퍼드대의 에릭 브리뇰프슨 연구팀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저숙련 노동자의 생산성을 34% 향상시켰다. 반면 숙련된 직원은 거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노동자 간 격차를 AI가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직은 상위권이 AI 활용에 ‘성과’ 그러나 매사추세츠공대(MIT) 에이든 토너 로저스 연구팀에 따르면 상위권 과학자들이 소재 개발 분야 연구에서 AI를 활용했을 경우 생산성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하위 3분의1에 속하는 집단의 연구에선 영향이 거의 없었다. 시카고 대학의 앨릭스 김 연구팀은 경험과 자산이 많은 전문 투자자가 AI를 활용했을 때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은 2%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AI가 격차를 벌린 셈이다. 앞으로 내 일자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AI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기획취재팀 팀장 이창구 장진복 김중래 명종원 이성진 기자
  • 두나무 송치형 회장, 청년 디지털 금융 교육에 진심인 이유는?

    두나무 송치형 회장, 청년 디지털 금융 교육에 진심인 이유는?

    30대 이하 청년층이 디지털 금융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다. 지난 해 3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전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청년층(18-29세) 점수는 전체 평균인 66.5점보다 낮은 64.7점을 기록했다. 10대 청소년들의 금융 이해력도 심각한 수준이다.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의 ‘2023년 금융 이해력 조사’에서 고등학생들의 금융 이해력 평균 점수는 46.8점으로 나타나 10년 전보다 무려 1.7점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은 청년층이지만 정작 투자 등을 진행하기에는 이들의 금융 지식이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두나무 송치형 회장은 청년들의 금융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도의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ESG 키워드 중 하나를 ‘청년’으로 설정할 만큼 ‘청년 금융 교육’에 진심인 송 회장은 “미래를 책임지는 청년들의 금융 이해력이 뛰어나야 가상자산을 비롯한 금융 업계의 미래가 밝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송 회장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두니버스’다. 2022년부터 시작된 ‘두니버스’는 청소년 디지털 금융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및 금융 경제에 대한 기초 상식을 총 8차례에 걸쳐 교육한다. 블록체인 및 핀테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두나무의 현직자들이 자신의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자료를 직접 검수해 전문성 있는 내용을 담게 되었다. 교육 현장의 반응도 매우 고무적이다.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와 교육 현장의 수요 증가 덕분에 두니버스의 교육 대상 및 범위는 해마다 확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해에는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으로 교육 대상 지역을 확대했다. 2022년에서 2023년까지 2년 동안 두니버스를 통해 금융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은 무려 1만 2천여명에 달한다. 이 중 1125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무려 90.8%가 ‘교육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참가자 10명 중 8명이 “두니버스 덕분에 디지털 금융 이해도가 향상되었다”고 답해 교육의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했다.
  • 오세훈 “부모 급여를 아이 명의 펀드 및 적금으로”…‘차일드 시드머니 펀드’ 제안

    오세훈 “부모 급여를 아이 명의 펀드 및 적금으로”…‘차일드 시드머니 펀드’ 제안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우리 사회는 ‘지원’이 아닌 ‘투자’로서 미래 세대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차일드 시드머니 펀드 및 적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부모 급여, 아이 미래를 여는 진짜 투자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 사회의 큰 과제 중 하나는 청년들이 마주한 심각한 자산 격차”라며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출발선이 다르고,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학자금이나 전월세 마련하기도 힘든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정부가 지급 중인 부모 급여와 아동수당은 분명 긍정적 정책이지만,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며 “이제 우리도 부모급여 등 현금 지급에 머무르지 않고, 부모가 원할 경우 아이 명의로 펀드나 적금을 장기 투자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 시장은 과거 영국이 시행했던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Child Trust Fund)를 언급했다. 이는 정부가 아이에게 초기 자금을 지원하고 부모가 추가로 납입해 성인이 됐을 때 목돈을 만들어주는 장기투자 제도다. 그는 “우리나라에 차일드 시드머니 펀드 및 적금 제도가 정착한다면 아이들은 18세가 됐을 때 4000만원 정도의 목돈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얻을 것”이라며 “청년 개개인의 삶을 바꾸는 힘을 넘어, 우리 사회가 공정한 출발선을 만들어주는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이 제도는 자본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돼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장미대선 ‘플랜B’ 꺼낸 與잠룡들

    장미대선 ‘플랜B’ 꺼낸 與잠룡들

    안철수 “갈등 끝내야” 출마 선언홍준표 “탄핵 반대지만 대선 준비” 국민의힘 차기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탄핵 인용 및 조기 대선 시나리오, 이른바 ‘플랜B’에 대한 공개 언급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 변론이 25일로 확정되고 ‘5월 장미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며 그간 암중모색하던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차기 주자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 표결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시대교체, 시대전환을 완수해야 한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예고했다. 그는 ‘오늘 회견을 대선 출마 선언이라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여러분들 생각하시는 대로 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시대교체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치교체”라며 합리적·도덕적 정치 복원 방안으로 대통령과 국회의 권력을 동시에 축소하는 개헌론을 꺼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탄핵 기각으로 윤 대통령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에 하나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릴 때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플랜B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시장은 “박근혜 탄핵 때 아무런 준비 없이 정권을 그저 헌납한 아픈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선을 준비 없이 두 달 만에 치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던진 상속세 개편안에 대해 “상속세 개편은 ‘서울 집 한 채 가진 중산층’의 표심을 겨냥한 미봉책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 현실과 자산 축적 구조 변화를 반영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던진 정책 이슈를 조목조목 따지며 ‘오세훈 vs 이재명’ 구도를 선점하는 전략을 편 것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26일 저서 출간 이후 복귀가 예상된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시간을 침해하지 말라”며 비판 메시지를 냈다. 그러자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한 전 대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니 배가 아프든가 아니면 겁이 난다고 하시는 게 차라리 솔직하지 않을까”라고 맞받았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의 중도보수 정당론에 대해 “이 대표가 진짜 노리는 것은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덮어 보려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신종사기’에 국민들이 속지 않도록 보수는 중원경쟁에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탄핵심판 최후 변론 이후 헌법재판소가 다음달쯤 만약 인용 결정을 하면 여야는 바로 대선 경선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탄핵과 조기 대선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탄핵 인용 시 본선까지 최대 60일밖에 시간이 없어 대선 주자들로서는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인 데다 정당 지지율도 중도층 이탈 폭이 커지며 조기 대선 시 여당에는 험난한 레이스가 예상된다. 최근 여론조사(한국갤럽, 18~20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국민의힘(22%)의 중도층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42%)에 20%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갤럽의 전주 조사에선 국민의힘 32%, 민주당 37%였는데 일주일 사이에 격차가 5% 포인트에서 20% 포인트로 벌어진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표에 대해선 인정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국민의힘은 늘 수도권과 청년, 중도 중심의 방향으로 중도층을 향해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 인용 또는 기각과 관련해선 “아직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 “문화유산은 한민족의 종자… 한류 번성하고 국가 품격 높였죠” [서동철의 노변정담]

    “문화유산은 한민족의 종자… 한류 번성하고 국가 품격 높였죠” [서동철의 노변정담]

    출판인 출발 뒤 문화유산운동가로20·30대 때 부산서 고서 수집 첫발국보·보물 등 출판 유산 다수 소장삼성출판박물관 보유 40만점 달해내 인생 길을 내준 고마운 두 분형 김봉규, 목포에 대양서점 설립당시 책 속 뒹굴면서 꿈 크게 가져이어령 설득에 출판박물관 세웠죠‘문화유산국민신탁’ 설립 주도숱한 문화 행사 참석 ‘축사의 달인’유산신탁 회원 1만 7000명 이끌어보성여관·시인 이상의 집 등 매입‘베푼 것 생각 말고 받은 것 잊지 마라’이젠 ‘입 닫고 지갑 열어라’ 실천중박물관 보람 컸지만 운영 쉽지 않아나 이후엔 사회 환원되지 않을까요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은 문화예술 및 문화유산 분야에서 폭넓은 자취를 남긴 문화운동가이자 문화유산운동가다. 그에게 붙여진 ‘문화계 마당발’이라는 별명도 광범위한 활동의 결과일 것이다. 그는 우선 친형이 1964년 창업한 삼성출판사 운영에 일찍부터 참여해 우리나라 출판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고서(古書)에 대한 깊은 관심은 삼성출판박물관 설립으로 이어졌다. 과거의 출판문화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 유산을 후손에 물려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더불어 한국박물관협회를 주도하며 우리 사회에 다양한 박물관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근까지 이사장으로 재임한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선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사회 구성원 스스로 보전하겠다는 의지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를 세검정에서 불광동으로 넘어가는 진흥로에서 북한산 등산로 방향으로 들어가는 초입 서울 구기동에 자리잡은 삼성출판박물관에서 만났다. 김 명예회장에게 출판인에서 문화유산운동가로 탈바꿈한 계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부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형님이 삼성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출판일을 배우라며 부산지사장으로 보내 10년 남짓 일했어요. 그곳에서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교유(交遊)하며 옛날 책에 관심을 갖게 됐지요. 부산의 대표적인 고서점가인 보수동 책방골목에 어지간히 드나들었어요. 당시는 수집가들이 도자기와 그림에 눈독을 들이던 때라 고서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습니다. 나에게는 행운이었지요. 아마도 6·25전쟁으로 부산에 피란한 수장가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생활고가 깊어지며 중요한 자료들을 헌책 골목에 내놓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는 “그때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다”면서 “집안에선 젊은 놈이 벌써부터 골동품가게를 어슬렁거린다며 걱정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고 했다. ‘새책 팔아 헌책 사는’ 자료 수집은 서울 본사에 올라온 이후로도 이어졌다. 그가 지금도 관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삼성출판박물관은 국보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과 보물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 ‘월인석보’, ‘제왕운기’, ‘금강반야바라밀경’, ‘경국대전’ 등 중요 출판 유산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옛 활자와 문방사우 등 보유하고 있는 출판 문화유산은 모두 40만점에 이른다고 한다. 김 명예회장은 ‘인생에 길을 내준 고마운 두 분으로 형인 김봉규 삼성출판사 창업회장과 문학평론가 이어령 선생을 꼽았다. 형님은 전남대 상대에 다니던 1951년 전남 목포에 대양서점을 세웠다. 당시 전남대 상대는 목포에 있었다고 한다. 형님은 1962년에 서울에 올라와 수도서적을 열었고 1964년에는 삼성출판사를 설립했다. “대양서점은 목포 한복판 죽교동에 있었어요. 일제강점기에 지은 2층 목조 상가 1층에 세들어 있었지요. 살림집도 안에 함께 딸려 있었습니다. 당시 학생이며 선생님, 목포 지역의 지식인들이 모두 이 책방에 들락날락했어요. 책 속에서 뒹굴 수 있던 시기였습니다. 맹모삼천지교를 떠올리게 하는 환경이었다고나 할까요. 형님은 그때부터 출판이 우리 사회와 문화를 주도하는 산업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어요. 덩달아 나도 꿈을 크게 가질 수 있었지요.” 이어령 선생은 김 명예회장에게 출판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득한 당사자였다. 이 선생은 초대 문화부 장관에 취임하고 삼성출판박물관이 개관하자 ‘출판박물관은 책의 탑이고, 출판박물관은 책의 씨앗이며, 출판박물관은 악기’라는 인사말을 남겼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 대다라니경’처럼 출판박물관은 과거가 아니라 1000년 뒤 미래를 바라보는 존재이고, 곰팡내 나는 책이 있기에 앞으로 태어날 새로운 책들도 예비할 수 있다는 덕담이었다. 무엇보다 ‘출판박물관은 가만히 있으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가까이 입술을 대고 허파 깊숙이 호흡을 하면 아름다운 음향이 들려오는 옥퉁소’라며 출범을 축원했다. 김 명예회장은 목포 문태중학교 시절 목포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형님의 권유로 목포상고에 가게 된다. 고교를 졸업할 무렵에도 시인 서정주 선생이 계셨던 동국대 국문과를 염두에 두었으나 다시 형님의 설득으로 같은 학교 경제학과로 진학했다. 그 시절 경제 구조의 선진화가 진행될수록 산업 분야의 격차를 줄이고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경제학자 조동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결국 부(富)든 문화유산이든 나누는 게 바람직하다는 가르침인 만큼 지금도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2022년 충남 논산 돈암서원에 ‘가례집람’ 등의 책판 54점을 기증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가례집람’은 돈암서원에 배향된 사계 김장생(1548~1631) 선생이 주자의 ‘가례’를 해석한 책이다. 더불어 ‘사계선생연보’와 ‘사계선생유고’, ‘사계전서’, ‘경서변의’의 책판도 포함됐다. 돈암서원은 한때 4168개 책판을 보관하고 있었으나 많은 분량이 흩어지고 1841개만 남았다. 기증한 책판은 50년 전 ‘서울 변두리 집 두 채 값’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기증으로 돈암서원 책판이 완질(完帙)을 이루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박물관 100년’을 맞았던 2009년에는 삼국시대 금동제 말갖춤과 화살통 장식 등 10건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2023년에는 인촌상을 수상하며 상금 1억원 가운데 5000만원을 자신이 몸담고 있던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기부했다. 남은 5000만원은 “문화유산과 박물관 사람들에게 흔쾌히 쏘겠다”고 공언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뚜껑을 열고 보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양방언을 비롯한 음악가들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불러모아 ‘음류’(音流)라는 제목의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던 음악회를 열어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 김 명예회장은 숱한 문화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도맡는 ‘축사의 달인’이다. 요즘도 하루 2~3곳은 기본이고 박물관협회 회장 시절에는 7~8곳을 다닌 적도 있다고 한다.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 축사만 끝내고 자리를 떠야 할 때도 없지 않다. 그에게 “그렇게 숨차게 뛰어다니시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나에게 ‘약방의 감초’라고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공것이 없다”고 했다. 다양한 행사에 가서 인사말을 하는 것도 결국 주어야 받을 수 있는 품앗이라는 것이다. “문화행사뿐 아니라 경조사에도 많이 갑니다. 옛 어른들은 아무리 원수같이 지낸 사람이라도 부모 상을 당했을 때 찾아가 예를 표하면 다 풀리게 마련이라고, 이런 게 인생의 지혜라고 가르쳐 주셨지요. 경사보단 흉사에 더 많이 가 줘야 합니다. 후손이 어려울 땐 더더욱 가야 하고요. 요즘도 흉사에 가면 자식·손자들에게 돌아가신 분이 얼마나 훌륭한 분이었는지를 증언해 줍니다. 후손들이 그런 줄 몰랐다며 뿌듯해하면 나도 보람이 있고요” 김 명예회장은 “돌이켜 보면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직을 맡았을 때 1000명 남짓이던 회원이 그만둘 때 1만 7000명이 넘도록 불릴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바쁘게 다니며 인연을 쌓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는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의 요청으로 설립위원장을 맡아 2007년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출범할 수 있도록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 2009년에는 다시 이건무 문화재청장 요청으로 제2대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문화유산국민신탁에 무보수로 만 15년 넘게 재임한 지난해 연말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우리나라의 전통인 동계(洞契)와 같은 공동체 정신을 이어받아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문화유산을 민간이 보존하는 시민사회운동이다. 산업화로 파괴되는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영국의 ‘내셔널트러스트’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 회원의 회비로 운영된다. 김 명예회장이 추구하는 ‘나눔의 정신’과도 일치한다.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에 ‘남도여관’으로 등장한 전남 벌교의 보성여관은 복원작업을 거쳐 2012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개관했다. 서울 자하문로에 있는 시인 이상의 집은 2009년 국민신탁이 처음으로 매입한 보전자산이다. ‘마지막 신라인’으로 불리는 경주의 윤경렬 옛집, 군포 동래 정씨 동래군파 종택, 고흥 죽산재도 국민신탁이 사들여 문화공간화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농부는 죽어도 종자를 베고 죽었다”고 했어요. 아무리 먹을 게 없어도 다음 농사에 쓸 종자는 남겨 둔다는 뜻입니다. 우리 문화유산은 바로 한민족 문화의 종자이고 씨앗입니다. 종자가 되는 문화유산이 있기에 한류도 번성하고 국가 품격도 높아진 것이지요. 더많은 사람이 국민신탁에 참여해 문화유산을 지켜가야 하는 이유일 겁니다.” 김 명예회장에게 “꿈을 이루셨느냐”고 물으니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욕심을 부려 90세까지 산다고 할 때 처음 30년엔 군대도 갔다오고 자리를 잡는 시기였다면 다음 30년은 그야말로 생업에 전력투구하는 시기였어요. 이후에는 재산이든 재능이든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스스로 좌표를 잘 만들어 80~90%는 실천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 희망하시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 보시라”고 했더니 “지금 이대로도 너무 바빠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웃었다. “그동안에는 좌우명이 ‘베푼 것은 생각하지 말고, 받은 것은 잊지 마라. 다른 사람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 자랑은 하지 마라’였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고 나선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를 실천하려 하고 있습니다.” 김 명예회장은 삼성출판박물관 개관 당시부터 “박물관은 개인의 것이 될 수 없다”고 했었다. “출판박물관은 내 생전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꾸려 가려고 합니다. 박물관은 보람이 컸지만 운영은 쉽지 않았어요. 자식들에게는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합니다. 3남매가 자기들 밥벌이는 하고 있으니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사회에 환원이 되지 않을까요.” ■김종규 명예회장은 1939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났다. 목포상고와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출판사 사장과 회장으로 일했다. 삼성출판박물관을 설립해 현재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국민훈장 모란장과 은관문화훈장, 인촌상을 수상했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인천시민, 전국 평균보다 소득 적고 부채 많아

    인천시민의 소득과 자산 수준이 전국 평균보다 낮고, 부채는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은 10일 빈곤 실태 분석 결과 인천시민의 연간 시장소득과 처분 가능한 소득(가처분소득)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는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2018~2023년) 자료 중 인천 거주자 852가구 1998명의 데이터를 조사한 것이다. 연간 소득은 2019년 전년보다 318만원 증가했으나,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17만원, 2021년 53만원, 2022년 253만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액은 62만원, 256만원, 290만원으로 인천보다 높았다. 가처분소득도 2020년 이후 전국과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비율도 76.6%로 전국 평균(82.4%)보다 5.8%포인트 낮았다. 부채 비율은 23.9%로 전국 평균(17.8%)보다 5.8%포인트 높았다. 소득과 자산을 고려한 이중빈곤율도 전국보다 높았다. 2022년 중위 30%의 이중빈곤율은 인천 6.1%, 전국 5.4%였고 중위 50%의 이중빈곤율은 인천 11.2%, 전국 10.2%였다. 이선정 연구위원은 “인천은 자산 보유 수준이 전국 평균보다 낮고 부채가 많아, 연령과 계층별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며 “연령대별 맞춤형 지원 전략을 세운다면 인천이 다른 지역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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