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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떠나도 ‘메르켈 시대’

    메르켈 떠나도 ‘메르켈 시대’

    ‘흙수저’ 광부 아들, 메르켈 후임 예약9월 총선서 1당 유지 땐 새 총리 유력이민정책 적극 옹호… 중·러엔 우호적중도 우파 ‘메르켈 16년’ 기조 이을 듯독일 집권 기민당(CDU) 총재로 16일(현지시간) 선출된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지사가 앙겔라 메르켈에 이어 독일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라셰트는 당내 유명한 보수주의자이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독일 회장을 지낸 프리드리히 메르츠를 521대466으로 꺾었다. 오는 9월 연방의회 선거에서 기민당이 승리하면 자매당인 기독교사회당(CSU)과의 연정을 통해 독일의 새 총리가 될 수 있다. 독일 한 여론조사업체는 올 총선에서 기민당이 제1당을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1961년생으로 탄광 광부 부친을 둔 라셰트는 자신이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 등을 강조했다. 부모 모두 벨기에 출신이며 로마 가톨릭 신자이다. 법학 학위를 취득했고 저널리스트로 일했다. 1994년 독일 연방 하원의원, 1999년에 유럽 의회의원으로 선출됐으며 2005년에 노르트 라인베스트팔렌주 정부의 각료에 올랐다.2017년에는 메르켈의 강력한 경쟁자인 사회민주당 당수 마르틴 슐츠의 고향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며 메르켈의 역대 최장기, 4연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구 1800만명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독일 16개 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곳으로, 앞선 50년 동안 한 차례 말고는 줄곧 사민당이 집권해 온 터라 당시 패배는 사민당에 충격적이었다. 직전까지 높은 지명도를 앞세운 마르틴 슐츠 전 유럽연합(EU) 의장이 사민당 당수를 맡아 당 지지율을 빠르게 상승 견인하던 중이었다. 라셰트는 중도 우파 성향으로 메르켈의 정치 성향과 유사하다. 그의 승리는 집권 기민당이 자유, 중도주의를 지속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2015년 유럽 이주 위기 동안 메르켈 총리의 이민 정책을 맹렬히 옹호했으며, 2017년 6월 국회 표결에 앞서 독일의 동성결혼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폴리티코’는 라셰트가 러시아에 우호적이며, 독일 수출산업 보호 차원에서 중국에 대해 유화적인 노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 독일이 갈등할 때도 “미국은 세계 최고의 기술 국가이며 유럽의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다른 독일 정치인들보다는 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독일은 수동적인 지정학적 국가가 아니다’면서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표방해 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머니 블랙홀’ 주식시장… 두달 새 예금 10조 ↓ 대출 7조 ↑

    ‘머니 블랙홀’ 주식시장… 두달 새 예금 10조 ↓ 대출 7조 ↑

    주식시장이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코스피가 최근 2개월여 새 10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는 동안 정기예금은 10조여원 줄었고 신용대출은 7조원 이상 급증했다. 예금에서 빼고 대출로 빌린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주식을 비롯한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정기예금 총잔액은 630조 9858억원으로 지난해 10월 말(640조 7257억원)보다 9조 7399억원 감소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30일(2267)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하다 지난 11일 장중 역대 최고치인 3266을 찍었다. 두 달 보름 만에 1000포인트 가까이 뛴 것이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은 40조 9856억원에서 41조 1940억원으로 2084억원 늘었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말과 비교해 12월 한 달간 1067억원 감소했고, 올 들어 14일까지 추가로 1270억원이 더 빠졌다. 언제라도 뺄 수 있어 단기자금 성격의 돈이 머무는 요구불예금 잔고 수위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615조 5798억원에서 지난 14일 603조 8223억원으로 보름도 지나지 않아 11조 7575억원 급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에 풀린 돈 상당 부분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프라이빗뱅킹(PB) 쪽 얘기로는 정기예금에서 해지된 자금, 요구불예금에 뒀던 여유자금 등이 주식시장에 많이 투자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장기 저축성예금 운용이 계속 줄고 단기로만 운용되는 만큼 일부 예금 쪽에서 주식투자로 빠지는 부분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포함한 신용대출도 폭증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 5286억원으로 지난해 말(133조 6482억원)과 비교하면 올 들어 1조 8804억원 불었다. 증시가 급등세를 탄 지난해 11월 초 이후 증가액은 6조 6855억원(10월 말 128조 8431억원→1월 14일 135조 5286억원)에 달한다.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신규 신용대출은 지난해 12월 31일 1048건에서 지난 14일 약 2.2배인 2204건으로 뛰었다. 11일에는 5대 은행에서 단 하루 동안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 통장 수가 2742건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 14일까지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모두 2만 588개,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1조 6602억원(46조 5310억→48조 1912억원) 불었다. 신용대출 급증도 증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뭉칫돈 과속스캔들… 자산시장 딜레마

    뭉칫돈 과속스캔들… 자산시장 딜레마

    한은 : 금리 올려 과열 식히자니 실물 경제가 걱정정부 : 주가 하락 땐 뭉칫돈 부동산 갈아타기 우려개미 : 집 못 살 바엔 고점 논란 있어도 주식 투자뿐연초 불을 뿜다가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주식시장과 공급물량 확대를 둘러싼 부동산시장을 두고 중앙은행과 정부, 정치권, 개인투자자 모두 딜레마에 빠졌다. 너무 가파르게 오른 주가가 위험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긴축 정책을 펼 순 없다. 빈대 잡으려다 실물경제라는 초가삼간마저 태울 수 있어서다. 오는 3월 공매도 재개로 시장의 자정능력을 끌어올리고 싶지만 동학개미의 반발이 거세 선택이 쉽지 않다. 쏠렸던 증시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유턴하는 것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부동산시장에서는 공급물량 확대 방법론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한은 “과속 땐 작은 쇼크에도 흔들” 경고뿐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여 만인 지난 8일까지 37.0%(2300.16→3152.18) 올랐다. 조정을 거쳐 지난 15일에는 3085.90까지 떨어졌지만, 두 달 동안의 상승 폭은 30%를 웃돈다. 한국은행도 증시 과열을 우려하고 있지만 내놓은 건 구두 경고뿐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과속을 하면 조그마한 쇼크에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자본시장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 유동성 긴축 신호를 보내지만 실물경기에 충격을 줄 수 있어 꺼내지도 못했다. ●전문가 “우량주 위주로 매달 적립 투자를” 소방수 역할을 해야 하는 당정은 동학개미 눈치를 보느라 공매도 재개를 놓고 갈팡질팡이다. 4월 보선을 앞둔 여당은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는 공매도 재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원칙적으로 재개해야 한다고 보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과 여당의 압박이 부담스럽다. 혹시라도 주가가 가라앉을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뿐더러 자산시장의 다른 한 축인 부동산시장에 뭉칫돈이 흘러 들어가는 걸 더 우려한다. 개인투자자도 난처하다. 예적금 금리는 0%대로 너무 낮은데 부동산은 워낙 비싸고 규제도 강화돼 마음대로 살 수 없다.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주식이라 고점 논란이 있어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낮은 금리에 비해 주식 배당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주식은 앞으로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과평가 구간에서 많이 사기보다 매달 우량주 위주로 조금씩 사는 게 수익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 양도세 완화 등 선택 어려워 부동산시장에선 강남·여의도 재건축과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처럼 물량과 세금에서 옥죄어 놓은 규제를 풀어야 하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철학’과 결이 달라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기존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주거지 용적률 상향을 통한 초고밀 개발 외에는 획기적인 공급 확대책이 나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택 구입 자금이 부족한 젊은층은 현재 주식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면서 “현 정권의 부동산 철학과 반대되더라도 세금과 재건축 규제를 풀어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민주당 이병훈 의원 “이낙연, 정권 재창출을 위한 대통령 후보” 공개지지

    민주당 이병훈 의원 “이낙연, 정권 재창출을 위한 대통령 후보” 공개지지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은 17일 “이낙연 당 대표가 대선후보에 적절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광주 동구남구을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 대표 체제에서 권력기관 개혁 법안, 민생관련 공졍경제 법안을 포함해 87년 민주화 이래 제일 많은 개혁법안을 처리했다”며 “두차례에 걸쳐 약 17조원 규모의 코로나 피해 지원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권 재창출을 하는데 후보의 기준은 막스 베버가 말한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에 도덕성을 붙여서 판단해야 한다”며 “거론되는 후보 중에서는 이 대표가 적절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최근 대선 후보 적합도 지지율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역전당한 이후, 호남 의원이 이 대표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앞서 광주 광산을을 지역구로 둔 민형배 의원은 이 지사를 공개 지지했다.  이 의원은 최근 이 대표가 언급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의 눈높이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면론으로 역풍을 맞은 이 대표에 대해서는 “이낙연 대표는 우리 민주당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고, 김대중 대통령 이후 호남의 재목”이라며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사면) 발언으로 인해 일방적으로 돌팔매질 받는 것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큰 시각에서 봐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과속페달 밟혔는데…멈출 수 없는 금융시장 딜레마

    과속페달 밟혔는데…멈출 수 없는 금융시장 딜레마

    코스피, 최근 두달 간 30% 넘게 ↑한은 총재 “작은 쇼크에 흔들릴 수도”금리 인상 등 긴축 신호 보내긴 어려워공매도 재개 두고 정부 입장 오락가락부동산 양도세 완화하자니 철학과 달라개인들 “자산 증식 방법 주식 밖에 없어”연초 불을 뿜다가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주식시장과 공급물량 확대를 둘러싼 부동산시장을 두고 중앙은행과 정부, 정치권, 개인투자자 모두 딜레마에 빠졌다. 너무 가파르게 오른 주가가 위험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긴축 정책을 펼 순 없다. 빈대 잡으려다 실물경제라는 초가삼간마저 태울 수 있어서다. 오는 3월 공매도 재개로 시장의 자정능력을 끌어올리고 싶지만 동학개미의 반발이 거세 선택이 쉽지 않다. 쏠렸던 증시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유턴하는 것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공급물량 확대 방법론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여 만인 지난 8일까지 37.0%(2300.16→3152.18) 올랐다. 조정을 거쳐 지난 15일에는 3085.90까지 떨어졌지만, 두 달 동안의 상승 폭은 30%를 웃돈다. 한국은행도 증시 과열을 우려하고 있지만 내놓은 건 구두 경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과속을 하면 조그마한 쇼크에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자본시장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 금리 인상 등 유동성 긴축 신호를 보내지만 실물경기에 충격을 줄 수 있어 꺼내지도 못했다.소방수 역할을 해야 하는 당정은 동학개미 눈치를 보느라 공매도 재개를 놓고 갈팡질팡이다. 4월 보선을 앞둔 여당으로서는 공매도 재개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원칙적으로 재개해야 한다고 보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이 부담스럽다. 혹시라도 주가가 꺼지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뿐더러 자산시장의 다른 한 축인 부동산 시장에 뭉칫돈이 흘러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같은 규제를 풀어 바로 물량을 나오게 하자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철학’과 결이 다르고, 새로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건 3~5년이나 걸린다. 획기적인 공급 확대 대책이 나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면 공매도를 재개해 없애 주는 게 맞고, 거품이 아니라면 공매도를 재개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장 감시자’인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세계 주요국과 비교하면 우리 증시는 고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자료를 내며 증시 거품론을 반박했다. 개인투자자도 난처하다. 예적금 금리는 0%대로 너무 낮은데 부동산은 워낙 비싸고 규제도 강화돼 마음대로 살 수 없다.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주식이라 고점 논란이 있어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낮은 금리 수준에 비해 주식 배당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주식은 앞으로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과평가 구간에서 많이 사기보다는 매달 우량주 위주로 조금씩 사는 게 수익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로켓배송·복합쇼핑몰 막는 정부…나경원 “시대 역행 발상”(종합)

    로켓배송·복합쇼핑몰 막는 정부…나경원 “시대 역행 발상”(종합)

    정부·여당이 다음 달 복합쇼핑몰에 심야 영업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을 지정하는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삶을 불편하게 만들지 못해 안달이 났나. 로켓배송, 새벽 배송을 막고 주말에 복합쇼핑몰을 못 가게 하다니 이 얼마나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인가”라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삶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사고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외출마저 자유롭지 못한 요즘, 그나마 쾌적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 배송 덕분이다. 특히 직장생활과 육아, 가사노동을 병행해야 하는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쉽고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는 배달 서비스는 이제 필수”라고 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코로나와 추위, 미세먼지 등으로 주말마다 아이들 데리고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젊은 부부들에게 그나마 넓고 쾌적한 복합쇼핑몰이 흔치 않은 휴식공간인데 왜 못 가게 막겠다는 거냐”고 따졌다. 또 나 전 의원은 “그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사람들은 어떤 분들인가. 입점한 점포 60~70%가 바로 자영업자이거나 중소기업”이라며 “복합쇼핑몰 입주 점포들은 주말에 평일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은 매출을 올리는데 월 2회나 주말에 문을 강제로 닫아버리면, 사실상 이분들의 소득을 깎아버리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점포 영업이 어려워지면 누구부터 일자리를 잃나. 바로 거기서 일하는 청년 종업원들이다. 새벽배송·로켓배송이 끊기면 또 어떻게 되겠나. 배달노동자의 일감이 끊긴다. 온라인 판매로 그나마 코로나19 위기를 버티는 업체들은 판로가 막힌다. 그러면 그 관련 업체들도 도미노 타격”이라고 했다. 또 그는 “도대체 이런 규제들이 누굴 위한 것이란 말이냐. 유치원생만도 못한 수준의 황당 규제, 시대착오적 규제 이제 좀 그만하자. 민주당은 국민이 부여한 입법권을, 국민 괴롭히는데 쓰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새벽배송 멈추고 복합쇼핑몰 영업 제한되나 더불어민주당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여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규모 점포에 대한 추가 영업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대형마트, 준대규모점포(SSM)에 대해 심야 영업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일 지정이 가능하다. 개정안은 여기에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스타필드, 롯데몰 등 유통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은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아야 한다. 이밖에도 발의된 법안 중에는 백화점, 면세점, 전문점 등까지 의무휴업·영업시간 제한 의무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또 전통시장 20㎞ 이내(기존 1km 이내) 마트나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가 들어서지 못하게 하는 안도 있다. 이 가운데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쿠팡, 마켓컬리, 신세계 쓱배송, B마트 등 자체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주문·배송 서비스를 하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규제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법안이 통과되면 일부 품목은 로켓배송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영업시간 조정으로 새벽 배송은 멈출 수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두산, 분당시대…주요 계열사 입주

    두산, 분당시대…주요 계열사 입주

    경영 위기로 ‘동대문 두산타워’를 매각한 두산그룹이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준공한 ‘분당두산타워’에 입주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분당시대’를 연다. 두산그룹은 최근 분당두산타워 준공을 마치고 18일부터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일부 부서가 이곳으로 첫 출근을 한다고 17일 밝혔다. ㈜두산, 두산밥캣, 두산큐벡스 등 다른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분당두산타워는 부지 면적 8943㎡, 연면적 12만 8550㎡, 높이 119m의 지상 27층, 지하 7층 규모로 지어졌다. 총 2개 동으로 나눠졌고 상단부는 다리로 연결돼 있다. 어린이집, 피트니스센터, 직원식당, 대강당 등 직원용 편의시설과 협업 공간을 두루 갖췄다. 두산 관계자는 “흩어져 있던 주요 계열사가 한 공간에 모이면서 소통이 확대되고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지역사회 일원으로 성남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두산은 서울 중구 소재 두산타워를 마스턴자산운용에 8000억원에 매각했다. 이외에도 두산솔루스(6986억원), 모트롤BG(4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등을 팔았으며 두산중공업도 보유 중인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정리했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법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관련 소송에서도 대법원이 두산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3조원 규모의 자구안 이행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 주식매매대금 관련 소송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8000억원을 물어줘야 할 뻔했으나, 지난 14일 법원이 두산의 승소 취지의 판결을 내면서 부담을 덜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분당두산타워 전경 두산그룹 제공
  •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 당분간 계속 오른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 당분간 계속 오른다

    한국은행은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글로벌 경기 회복 등과 함께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17일 ‘최근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배경 및 전망’ 보고서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기 회복, 위험자산 선호 등에 크게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국제 유가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 감산, 미국 셰일 생산 둔화 속에서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지수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지난해 3~4월 급락했다가 이후 빠르게 반등해 대부분 품목이 위기 이전 수준 가격을 웃돌고 있다. 원유는 지난해 11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올해 1월 중순 현재 배럴당 50달러대(브렌트유)까지 올랐고, 비철금속도 지난해 5월 이후 반등해 계속 오르는 추세다. 구리 가격은 최근 1톤당 8천 달러 안팎으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곡물 가격도 대두를 중심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금은 지난해 8월 사상 최고(온스당 2천64달러) 기록을 경신한 뒤 소폭 하락해 19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은은 “비철금속과 곡물 가격 상승 압력은 상당 기간 해소되지 않겠지만, 단기간 급등한 점을 고려할 때 가파른 가격 오름세는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금은 경기 회복 등 상승 요인과 위험자산 선호 경향 등 하락 요인이 뒤섞여 가격 전망이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람의 마음은 주식을 못하게 설계돼 있어요.”

    “사람의 마음은 주식을 못하게 설계돼 있어요.”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 홍진채 대표 인터뷰“주식시장, 경험으로 예측하기엔 너무 복잡성공한 투자자의 심리적 공통점은 평정심자신의 원칙 필요…스스로 상황부터 물어야‘주린이’는 액티브보다 패시브 투자가 적합”‘주변에서 너도나도 주식으로 돈을 벌면 FOMO(Fear Of Missing Out·고립공포) 현상이 나타난다. 나만 뒤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상이다. 인간에게는 일종의 ‘군집 스위치’가 있어 다수와 함께 움직이며 동질감을 느낄 때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낀다.’(책 ‘주식하는 마음’ 중) 눈에 익은 광경같지 않은가. 맞다. 지금 주식시장이 딱 그렇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는 등 연초부터 불을 뿜고 있다. 주인공은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 예·적금 통장의 돈이 주식 계좌로 이동하고 있다. 15일 코스피가 2.03% 빠지며 단기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2조원 넘게 사들였다. 개인들이 주식을 하는데 이유는 여럿이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건 하나,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성패의 기준도 결국 수익률이다.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홍진채(39) 라쿤자산운용대표는 “주식의 성패는 결국 마음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는 서울대 주식동아리인 ‘스믹’ 출신으로 2007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시장에서 최상위급 수익률을 내던 공모펀드를 책임 운용하는 등 성과를 남기고 2016년 회사를 떠나 자산운용사를 세웠다. 지난해 10월에는 주식 투자의 성공과 실패를 심리적 관점에서 설명한 ‘주식하는 마음’이라는 책을 썼다.홍 대표는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진화 과정에서 돈을 다뤄본 시기는 아주 짧은데다 인간의 뇌는 과거의 일을 패턴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주식시장은 변수가 너무 많고, 각 행동 주체가 다른 주체의 행동에 따라 의사결정을 수정하는 ‘복잡적응계’라 움직임을 추론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홍대표는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많은 투자자를 만났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는 이들이 가진 공통적 마음가짐을 묻자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돈을 잃어도 그만, 벌어도 그만’이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성공 확률이 높더라”고 했다. 상승장에서든, 하락장에서든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요동치는 주식시장에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오래 버티려면 투자 전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홍 대표는 이를 위해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에게 묻고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컨대 ▲나의 여유자산은 얼마인지 ▲감당할 수 있는 손실폭은 얼마까지인지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는지 ▲노동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은퇴 이후 몇 년이나 살 수 있을 것인지 등이다. 자신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자산배분을 생각해봐야 한다. 홍 대표는 “주식의 매수·매도 시점을 묻는 것보다 전체 자산 중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할 때인지 혹은 줄여야 할 때인지를 묻는 게 훨씬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연구들을 보면 자산 배분이 투자 성과의 90% 이상을 좌우한다는 결과가 있다. 그는 “전체 주식시장은 과거 30~40년 동안 연평균 8~10%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 “이 정도 수익률이 나는 자산에 내 돈을 얼마나 배분하는 게 좋을지 따져봐야 하고, 시장 평균 수익률에 만족할지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을 막 시작한 이들에게 홍 대표가 추천하는 방법은 패시브 투자(지수의 등락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된 종목을 사고파는 투자) 비중을 높이고, 액티브 투자(종목을 능동적으로 골라 하는 투자)를 조금 하며 자신의 실력을 측정해보는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투자 비율을 높였다가 3~7년 정도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전략을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패시브 투자에만 길들여지면 투자자로서 발전이 없고, 급등주를 보며 조급해질 수 있기에 ‘날려도 될 정도의 돈’으로 액티브 투자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감정이나 시장의 단기적 소음에 휩쓸린 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투자 의사결정은 장이 열리기 전날하며, 결정 과정과 내용은 반드시 기록해놓는다”고 했다. “기록하지 않으면 과거의 의사결정을 왜곡한 채로 기억해 실수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檢 “조국 수사 비난, ‘우리 편’ 처벌 막으려는 것…법원, 정의 실현해달라”(종합)

    檢 “조국 수사 비난, ‘우리 편’ 처벌 막으려는 것…법원, 정의 실현해달라”(종합)

    “객관적 비판 아닌 선정적 용어를 쓴 무조건 비판, 아시타비·내로남불 비방”“소추권·재판권, 살아 있는 권력 조직 뒤에 숨지 못하게 실체적 진실 추구해야”“사모펀드 비리수사, 부정부패 견제한 것”檢, 조국 5촌 조카에 징역 6년 구형1심에 없었던 벌금 5000만원 추가검찰이 15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법정에서 털어놓으며 재판부에 엄정한 판단을 요청했다. 강백신 창원지검 통영지청 부장검사는 수사팀에 대한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의 비난과 관련, “객관적 비판이 아닌 선정적 용어를 쓴 내로남불 비방이었다. ‘우리 편’이라면 범죄를 저지른 자라도 처벌 받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검사는 “법원이 정파적인 기준이 아닌 사법적인 기준에 따라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정의로운 판결을 함으로써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계기가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8)씨의 사모펀드 의혹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구형했다. 1심에서는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소추권, 부정부패 침해 받은국민 인권 보호 위한 권한” 강 부장검사는 이날 서울고법 형사11부(구자헌 김봉원 이은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의견을 진술하며 “소추권은 부정부패로 침해 받은 국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권한”이라고 밝혔다. 강 부장검사는 “수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수사팀에 대한) 비난을 보면, 실체적 진실과 사법적 기준을 근거로 사실과 다르다거나 기준에서 벗어났다거나 불법·과잉이라는 객관적 비판보다 선정적 용어를 사용한 무조건적 비판이나 아시타비·내로남불 비방들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소추와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해 ‘우리 편’이면 범죄를 저지른 자라도 처벌받지 않게 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소추권과 재판권은 살아 있는 권력의 부정부패 범죄가 조직 전체의 보호막 뒤에 숨지 못하도록 실체적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임한 프리트 바라라 전 뉴욕남부지검장이 저술한 책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의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바라라 전 지검장은 이 책에서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검찰을 무자비하게 비난했다고 언급하며 이를 “노골적인 사법방해”라고 규정했다.檢 “살아 있는 권력 수사에 대한 사법 방해부당 공격, 법원이 무력화할 때 정의 실현” “수사는 피의자 조씨 공적 지위 오남용 초기 적발해 부정부패 확산 저지” 강 부장검사는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한 수사는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부정부패를 은폐하기 위해 부당한 정파적 공격과 사법방해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런 부당한 공격이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에 의해 무력화할 때 정의가 실현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부장검사는 “사모펀드 비리 수사는 피고인(조씨) 등의 공적 지위 오남용을 초기에 적발·엄단함으로써 부정부패 범죄가 우후죽순 성장하고 확산하는 것을 저지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모펀드 비리 수사는 살아 있는 권력의 부정부패가 태동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불거진 의혹을 형사법 집행기관이 엄격한 수사권을 발동해 견제 기능을 다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檢 “조국 조카·정경심, 지도층으로서공적 지위 오남용한 권력형 비리”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의 조카 조씨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6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징역 6년을 구형했는데, 여기에 벌금형까지 추가로 구형한 것이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조씨 혐의 일부를 무죄로 판단한 것을 놓고 “이 범죄들의 위법성이 선언되지 않으면 법률적 판단을 악용하는 중대한 범죄가 양성돼 매우 큰 사회적 해악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과 정경심(조 전 장관 부인)의 범행은 사회 지도층 또는 고위 공직자로서 책무를 고의로 방기한 채 범죄로 나아가고 그 과정에서 공적 지위를 오남용한 권력형 비리의 한 유형”이라고 강조했다.조범동 “침몰하는 배 키 억지로 맡아”무죄 주장… 선고 기일은 29일 1심 73억 횡령·배임 유죄 인정정경심 공모 혐의는 무죄 판단 이에 조씨의 변호인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부분에 “형식적인 사항만을 근거로 피고인을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실소유주이자 의사 결정권자로 단정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코링크PE의) 최종적이고 궁극적인 책임자여야 한다는 편견이 있다”며 “원심도 이런 편견과 왜곡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2018년말 가라앉는 큰 배의 키를 억지로 어쩔 수 없이 잡게 됐다. 배의 침몰을 막으려는 마음이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살펴봐줬으면 하는 부분은 제가 관련된 타인들의 과거 문제들도 도의적으로 피하지 않고 해결해보려는 노력을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조 전 장관 일가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그는 자산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차례에 걸쳐 기소됐으며, 적용된 혐의는 총 21건에 이른다. 1심 재판부는 총 72억 6000여만원의 횡령·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조씨가 정 교수와 공모해 코링크PE 자금을 횡령한 혐의와 약정금을 부풀려 신고한 혐의 등은 무죄로 판단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검찰, 조국 5촌 조카 조범동 항소심에 징역 6년 구형(종합)

    검찰, 조국 5촌 조카 조범동 항소심에 징역 6년 구형(종합)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에 연루된 5촌 조카 조범동(38)씨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5일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구자헌) 심리로 열린 조씨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6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1심에서 검찰은 징역 6년을 구형했는데,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추가 구형했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조씨의 혐의 일부를 무죄로 판단한 것을 두고 “이 범죄들의 위법성이 선언되지 않으면 법률적 판단을 악용하는 중대한 범죄가 양성돼 매우 큰 사회적 해악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살아있는 권력자의 부정부패로 엄격히 양정함으로 평등의 원리와 법치주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씨의 변호인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부분에 “형식적인 사항만을 근거로 피고인을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실소유주이자 의사 결정권자로 단정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조씨도 최후 진술에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제가 관련된 타인들의 과거 문제들도 도의적으로 피하지 않고 해결해보려는 노력을 한 점을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조씨는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키맨’으로 지목됐다. 그는 자산운용사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차례에 걸쳐 기소됐으며, 적용된 혐의는 총 21건에 이른다. 특히 조씨의 혐의 중 코링크PE 등의 자금 횡령과 금융위원회 허위 보고 혐의, 사모펀드 관련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공범으로 적시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총 72억 6000여만원의 횡령·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조씨가 정 교수와 공모해 코링크PE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은 무죄로 판단해,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29일을 선고 기일로 지정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개인 2.1조 샀지만…기관·외인 매도에 코스피 2% 하락

    개인 2.1조 샀지만…기관·외인 매도에 코스피 2% 하락

    상위 10종목 모두 하락셀트리온, 6.67% 떨어져“연기금 주식 비중 조정 등 영향”개인 투자자는 또 2조원대를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15일 코스피는 기관과 외인의 매도세 속에 2% 하락하며 31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연초 5거래일 만에 10% 가까이 오른 뒤 단기조정을 받는 모양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4.03포인트(2.03%) 떨어진 3085.9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91포인트(0.12%) 오른 3153.84로 출발했으나 약세로 돌아선 뒤 하락 폭을 키웠다. 연초 지수의 상승세를 이끈 반도체·자동차 등 대형주 중심으로 기관과 외국인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은 1조 4085억원을, 외국인은 763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의 순매도는 삼성전자(4363억원),현대차(908억원) 등에 쏠렸다. 외국인도 삼성전자(2550억원), 삼성전자우(686억원), LG화학(602억원), 기아차(460억원) 등을 주로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이날도 2조 1306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1.90%), SK하이닉스(-2.30%), 현대차(-4.19%), 현대모비스(-1.68%) 등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셀트리온(-6.67%)은 지난 13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결과 발표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1조 9000억달러(약 2082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의 경기 부양책 등) 호재보다는 수급 불안에 민감한 모습”이라며 “연기금의 주식 비중 조정, 금융투자 발 프로그램 물량의 출회,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이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물가 대비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 과열 및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자산 시장은 경기와의 괴리를 좁혀나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5.85포인트(1.62%) 내린 964.44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43포인트(0.15%) 오른 981.72에 개장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30억원, 94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557억원을 순매수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스타항공, 회생절차 신청… 법원 “가압류 금지·채권 동결”

    이스타항공, 회생절차 신청… 법원 “가압류 금지·채권 동결”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이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15일 이스타항공에 대해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은 회생절차 개시 전까지 채권자들이 이스타항공의 자산을 함부로 가압류하거나 팔지 못하게 하고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법원은 “이스타항공이 인력 감축과 보유 항공기 반납 등을 통해 비용절감을 해온 점 등을 고려해 M&A를 통해 회사의 전문기술과 노하우가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회원으로 가입된 항공동맹의 적절한 활용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미국 보잉사 B737-800 Max 기종의 운영 재개 가능성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여행 수요 기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법원은 변제금지 보전처분을 발령하며 계속적이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대한 상거래채권 변제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의 협력업체들이 안정적으로 거래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주심인 김창권 부장판사는 창원지법에서 성동조선해양의 회생절차를 진행하며 M&A를 성사시킨 바 있어 이스타항공의 M&A 절차도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제주항공과의 M&A에 실패한 이스타항공은 당초 인수 우선협상자를 정하고 나서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려고 했으나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들이 부담을 느껴 먼저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회생개시 결정을 내리면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통해 법원 주도로 공개매각 절차를 거쳐 인수 후보자를 정할 계획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법원, 회생절차 신청한 이스타항공에 “가압류 금지·채권 동결”

    법원, 회생절차 신청한 이스타항공에 “가압류 금지·채권 동결”

    법원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스타항공에 대해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15일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수석부장 서경환)는 이날 오후 4시 이스타항공에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는 회생 개시 전까지 채권자들이 이스타항공의 자산을 함부로 가압류하거나 팔지 못하게 하고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이스타항공은 전날 인수·합병(M&A) 절차 등을 통해 항공 운송업무를 계속할 방법을 모색하고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인력감축과 보유 항공기 반납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을 해온 점 등을 고려해 M&A를 통해 회사의 전문기술과 노하우가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제금지 보전처분을 발령하면서도 계속적이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대한 상거래채권에 대한 변제는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에 대해 재판부는 “채무자의 협력업체들이 안정적으로 거래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의 주심인 회생1부 김창권 부장판사는 창원지방법원에서 성동조선해양의 회생절차를 진행하며 M&A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바 있다”면서 “이 사건 M&A 절차도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법원 측은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사드 및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19로 인한 여객감소, 저비용항공사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운임료 하락 및 수익률 악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 호황기에 체결한 리스료 부채 등을 회생절차 신청 원인으로 꼽았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옵티머스 로비스트’ 신모씨 등 첫 재판 “공소사실 과장” 주장

    ‘옵티머스 로비스트’ 신모씨 등 첫 재판 “공소사실 과장” 주장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이권사업 성사를 위해 불법 로비활동을 한 의혹을 받는 브로커들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며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손동환)는 1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57)씨와 김모(57)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신씨 측 변호인은 이날 “검찰이 공소장에서 신씨가 검찰과 법원, 정관계 인맥을 과시하며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고, 김씨에 대해서도 신씨의 비서실장, 기씨는 신씨의 대외연락책이라고 기재했는데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씨가 옵티머스로부터 합계 9억원을 지급받았다는 공소사실도 과장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옵티머스에서 ‘신 회장’으로 불리며 핵심 로비스트로 꼽혀온 신씨는 금융권 로비 명목으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돈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옵티머스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된 선박 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해덕) 임시 주주총회와 관련해 김 대표를 상대로 소액주주 대표에게 돈을 제공한다고 거짓말해 총 10억원을 뜯어낸 사기 혐의도 있다. 검찰은 또 신씨가 해덕 소액주주 대표에게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하고 6억 5000만원을 건넸다고도 보고있다. 신씨의 변호인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신씨와 함께 옵티머스 이권 사업을 위한 불법 로비를 한 혐의를 받는 김씨 측 변호인도 “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부풀려졌다”며 “처신을 잘못한 점은 있지만 공소사실 상당 부분 피고인이 억울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신은 신씨와 도주 중인 로비스트 기모(55)씨를 회장으로 모시고 일을 했을 뿐 범죄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신씨와 김씨 측은 모두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피고인을 기소할 때 공소장 외에 다른 서류나 증거물을 첨부해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검찰은 신씨와 김씨 외에도 옵티머스의 또다른 브로커로 지목된 정영제(58)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와 언론인 출신 손모(57)씨 등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한은 기준금리 연 0.5% 동결…“완화적 통화 정책 유지” (종합)

    한은 기준금리 연 0.5% 동결…“완화적 통화 정책 유지” (종합)

    이주열 총재 “경기 회복세지만 불확실성 남아”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15일 결정했다. 지난해 3월과 5월 ‘빅컷’(큰 폭의 금리 인하)으로 총 0.75%포인트를 내린 이후 시작된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결정 이후 가진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수출 호조로 국내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 나타내고 있지만 코로나19로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한은은 국내 경제가 안정적 흐름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통위원 7명 모두 금리 동결에 동의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 결정 뒤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 때와 마찬가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회복 흐름이 약해졌고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로 유지됐다. 저금리 속에 지난해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100조원)로 불어나고 이 유동성이 부동산·주식 등 자산으로 몰리면서 ‘버블(거품)’ 논란이 커지는 점도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5일 ‘범금융권 신년사’에서 “코로나 위기 후유증으로 남겨진 부채 문제와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등 해결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태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금융시스템의 취약부문을 다시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기준금리(0.5%)만으로 ‘실효하한(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금리 추가 인하가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금리를 더 낮추기에는 금융·외환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국고채(3년) 금리는 이달 13일 기준으로 0.98% 수준이다. 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도, 국고채 수급 경계감, 미국 경기 부양책 합의 등의 영향에 오르는 추세지만,2019년말(1.36%)보다는 여전히 낮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 1,2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1,100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증거담긴 박원순 휴대폰 유족에 반환…“피해자 생각해봤나”

    증거담긴 박원순 휴대폰 유족에 반환…“피해자 생각해봤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업무용으로 쓰던 휴대전화가 이달 초 유족에 반환된 사실이 알려지자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가 강하게 반발했다. 김 변호사는 15일 “뭐가 그리 급한가요”라고 한탄하며 “성추행, 추행방조사건 모두 검찰에 송치되었을 뿐 아직 종국처분이 나오지 않았고 여전히 수사중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는 계속하여 고 박 시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자료 분석)을 요청해 왔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시가 경찰에 핸드폰 반환요청을 했나본데, 무슨 필요 때문에 사자의 핸드폰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나”라며 “서울시 공용자산을 명의변경까지 해가며 유족에게 넘긴 까닭은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박 시장의 휴대전화를 경찰에 반환해 달라고 요청할 때 피해자를 한번이라도 떠올려 봤느냐고 항변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시가 간과하고 있는 피해자는, 지금도 여전히 서울시청 소속 공무원이라고 호소했다.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는 문자, 사진 등 성추행 증거가 담겨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원은 지난 14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피해자가) 박 시장 성추행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상황에서 범행(성폭행) 피해를 입어 정신적 충격이 무엇보다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지난 13일 “박원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지난 반년 간 민주당 정치인들과 서울시 6층 사람들 그리고 관련 인사들은 피해자를 음해하는데 앞장섰다”며 “열린공감TV, 고발뉴스 등 언론 또는 유사언론 채널이나 김주명, 오성규, 민경국 등 서울시 사람들 그리고 민주당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이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2차가해를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해 12월 김민웅 경희대 교수가 피해자의 손편지를 공개한 이후 2차 가해 대응 서명운동을 전개한 경희대 학생인 이준서씨는 “오래 전부터 민주당의 ‘성주류화’ 정책을 통해 수많은 인사들이 여성운동을 경력으로 삼아 정계에 진출했다”며 “주류 여성운동은 권력과 점점 가까워졌고 권력의 일부가 되어버린 여성운동계도 그동안의 전략에 대해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치솟는 코스피, 뭘 해야 하나/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치솟는 코스피, 뭘 해야 하나/전경하 논설위원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한창일 때 고등학생 아들은 주식계좌를 텄다. 몇 년 전 내 계좌로 사둔 종목들을 옮기고 본인이 주식매매를 시작했다. 새로 산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물었고 아들 휴대전화의 주식투자방 문자는 지웠다. 본인이 공부하고 판단해 돈을 벌고 잃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식 투자를 하겠다고 할 때부터 강조했던 원칙이다. 쌍둥이 형의 성과를 본 동생도 얼마 전 투자하겠단다. “어떤 기업?”이라는 물음 이후 대화는 끊겼다. 한번 더 물어본다면 인덱스 투자를 권할까 싶은데 말이 없다. 코스피가 3000을 넘으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 전직 금융관료는 가족들 사이에서 면목을 잃었다. 지난해 상반기 주식을 정리하고 보유 현금을 늘렸고, 형제들도 따라 했다. 하반기에 치솟는 주가를 바라보기만 하다 공모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익은 났지만 공모주다 보니 액수는 크지 않다. 모 금융기관 수장도 지난해 주식 관련 자산을 처분했다가 얼마 전 다시 투자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지금 상황이 낯설듯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가 아닌 개인투자자 ‘동학개미’가 만들어 낸 상승장이 낯설다. 그동안 ‘동전주’, ‘잡주’ 등에 주로 투자해 손실을 입었던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상승장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등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대형주를 사들이면서 코스피를 밀어 올리고 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할지, 지금의 투자 규모를 늘릴지, 주식을 팔아 이익을 실현할지라는 투자 상황에 따른 고민이 코스피가 출렁거릴수록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금융사들은 자산의 부동산 쏠림 현상을 우려해 왔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의 자산은 76%가 실물자산이고 실물자산의 94%가 부동산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부동산 쏠림이 심하다. 금융자산 투자가 늘고,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 것은 언젠가 이뤄져야 할 일이다. 다만 너무 빠른 속도에 내용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커져서 걱정들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코스피 3000 돌파에 대해 “우리 경제와 기업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에 크게 기인한다”면서도 “불안감과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고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으므로 금융 시스템의 취약 부문을 보다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으로서는 해야 할 말이지만 개인투자자들에게 이 말이 얼마나 받아들여졌을까. 전문가들은 몇 번의 고비가 찾아올 것이라고 한다. 영원히 오르기만 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3월에 공매도 금지가 풀릴 수 있고, 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실적도 3월에 발표된다. 미국의 금리를 결정해 전 세계 자금 흐름의 방향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공개시장운영위원회(FOMC)도 꾸준히 열린다. 이런 일정 외에도 기업마다 각종 계약이 있고 중요시되는 지표가 다르다. 하루 몇 만개씩 주식계좌가 개설되면서 증권사 콜센터에는 주식매매 등에 따른 자금 흐름을 이해하지 못해 직원을 당황케 하는 전화도 걸려오고 있다. 은행 예적금에만 익숙했던 투자자들에게 주식은 완전히 딴 세계다. 정부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증권사들과 협조해 연령대별, 투자경험별 다양한 교육 콘덴츠를 만들고 이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공급하는 일이다. 투자는 자신의 책임하에서 감당할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들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지키기는 어렵다. ‘주식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은 “주식에 투자할 때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을 보고 나서 주가를 봐야 하지만 종종 거꾸로 본다. 그러다 작전 세력의 주가 조작 등에 휩쓸려 낭패를 보기도 한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10월 불법·불건전행위 집중대응단을 만들고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 처벌을 강화한다고 했다. 제재 사례, 투자 유의사항 등도 나왔다. ‘허위 사실 유포로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 매도 차익 실현’이 불공정 거래와 관련한 대표적 문구다. 투자자 피해와 관련해선 이런 문구를 찾기 어렵다. 가끔 피해 사례와 규모가 언급되면 작전세력에 당하는 일이 남의 일 같지만은 않을 것 같다. 버핏의 말처럼 “썰물이 빠져나갈 때 누가 벌거벗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다”. 우리 모두 제대로 된 ‘수영복’을 입고 또 입도록 유도하자. lark3@seoul.co.kr
  • [씨줄날줄] 한일 선박 대치/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일 선박 대치/황성기 논설위원

    한국의 해양경찰청 경비함과 일본의 해상보안청 측량선이 제주 서귀포시 동남쪽 129㎞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대치를 시작한 지 오늘로 엿새째다. 해경은 지난 10일 일본 정부의 측량선 쇼요(昭洋·3000t급)가 나타나자 조사 활동을 즉각 멈추고 퇴거할 것을 9시간 동안 요구했다. 일본 측은 “일본 EEZ에서의 정당한 조사 활동”이라며 해경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런 상황은 측량선이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2월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왜 하필 이 시기에 일본 측량선이 한국쪽 EEZ에 나타났는지는 여러 갈래로 추측할 수 있다. 먼저 정치적 이유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맹반발했으며 스가 요시히데 총리까지 “소송은 기각돼야 한다”고 판결 불수용을 주장했다. 이런 일본 분위기 속에서 판결 이틀 만에 측량선이 나타났다. 한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시위의 한 방법으로 측량선을 보냈다는 시각이 많다. 강제동원 판결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현금화가 임박해 오자 선행적 보복으로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내린 뒤인 지난해 8월에도 다른 측량선이 이 해역에 출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하나는 측량선이 머물고 있는 해역의 군사적 중요성 때문에 시위를 가장해 해양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을 공산도 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양희철 해양정책연구소장은 “한일이 대치하고 있는 해역은 동중국해로 가는 길목으로 거듭되는 조사 활동을 통해 지역 해역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일본의 의도도 다분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 해역은 한일어업협정과 한일대륙붕협정이 적용되는 곳이다. 하지만 어업이나 석유·가스 개발도 아닌 목적의 측량선 파견이라면 중국도 군침을 흘리는 이 해역의 해양 조사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본도 자국의 EEZ라고 주장하는 이 해역에 자주 나타남으로써 관할권 행사를 인정받으려는 ‘묵인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이다. 양국의 EEZ가 겹치는 ‘중첩 수역’에서는 정부 선박에 대한 물리적인 퇴거 행위는 국제법상 주권 침해에 해당돼 불가능하다. 해경이 경고 방송을 내보내고 외교부가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게 고작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측량선 파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EEZ는 자국 연안에서 200해리(370.4㎞)까지 자원의 독점적 권리를 행사하는 수역이라는 점을 활용해 한국도 동일 해역에 해양과학 조사용 선박을 파견해 맞대응하는 길밖에 없다는 양 소장의 생각을 고려해 볼 만하다.
  • ESG 경영,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 앞서가는 전략이다

    ESG 경영,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 앞서가는 전략이다

    기업경영의 목적은 무엇일까. 가장 본질적인 목적은 ‘이윤 창출’과 ‘생존’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매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수명은 1935년 90년에서 1970년에는 30년, 2015년에는 15년까지 단축됐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1907년 이래 100년 넘게 미국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의 하나였다. 그러나 주가의 지속적 하락으로 2018년 6월에 다우지수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변화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하면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세계의 기업들은 커다란 리스크와 변화의 흐름에 직면하고 있다. 1년 넘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예상치 못한 리스크라면 탄소중립과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는 기업에 변화를 강요하는 새로운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일반 사회와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 역시 유행과 경향이 존재한다. 한때 경영계를 풍미하던 이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역할을 다하고 사라지며 새로운 흐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새롭게 대두한 탄소중립 및 ESG 등은 과거와 달리 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사회변화까지 가져오는 동인(動因)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어 가고 있다. ●ESG란 무엇인가 ESG 경영과 투자란 전통적으로 중시돼 온 재무적 수익성 위주의 경영과 투자 의사결정에 비재무적 요소, 특히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핵심요소로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전환은 ESG 요소가 기업의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통찰에서 비롯됐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 이외의 요인들이 경영과 투자의 고려 요소가 된다는 것은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투자를 결정할 때 전통적인 재무적 수익성 외에 다른 잠재적 영향 요인을 고려하는 사례는 꽤 역사가 깊다. 1977년 발표된 ‘설리번 원칙’도 그중 하나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목회자이자 당시 제너럴 모터스 이사회 임원이었던 레온 설리번 목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해 흑인 근로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남아공 내 회사 운영 윤리 강령인 설리번 원칙을 발표했다. 이 강령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는데 제너럴 모터스가 당시 남아공 내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던 대형 사업장이었기 때문이다.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투자들은 점차 도박, 주류, 담배 등 소위 ‘죄악성 주식’에 대한 투자 회피, 사회적 가치나 환경보전 등 특정 목적을 위한 영향투자(impact investment)로 확대됐다. 1990년대 세계화의 시작은 기업들에는 새로운 시장과 노동인력의 유입이라는 호재를 가져왔지만, 반대로 과거에 비해 한 단계 높아진 규범을 적용받는 계기가 됐다. 잘 알려진 사례가 있다. 1996년 파키스탄의 열두 살 어린 소년이 나이키 상표가 찍힌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이 많은 사람의 분노를 촉발하면서 전 세계적인 나이키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이에 나이키는 노동 및 환경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책임부를 신설하고 본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안전, 건강, 인력개발, 환경 등을 고려하도록 하는 지침을 시행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했다. 세계화에 따른 혜택을 보려면 그에 합당한 의무를 지키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을 충족시켜야 함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2004년 6월 코피 아난 당시 유엔사무총장이 주도해 개최한 ‘글로벌 콤팩트 리더스 정상회의’ 선언문에서 ESG를 언급하면서 구체화한다. 이듬해 유엔은 지속가능한 금융에 관한 보고서(‘Who Cares Wins, 2005’)에서 ESG를 투자원칙으로 공식 제안했다. 따지고 보면 ESG와 엇비슷한 이념과 목적을 갖는 투자원칙은 그동안에도 책임투자, 사회적 책임투자, 기업 건강성, 공유가치창출 등 다양한 이름으로 함께 사용돼 왔다. 투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2008년의 한 설문에서 대다수가 ESG 명칭을 선호한다는 것이 확인된 이래 ‘ESG 투자’라는 용어는 보편성을 획득했으며 이제 기업경영 및 투자의 원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ESG 투자 40조 5000억 달러 운용 자산이 우리 돈으로 무려 7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의 ESG 투자 의지는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핑크 회장은 2018년 ESG를 포함한 가치투자를 선언하고 작년 1월에는 “향후 10년간 ESG 투자를 10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한발 더 구체화했다. 피델리티, 핌코,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사들도 뒤질세라 ESG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투자컨설팅사인 오피머스는 2020년 기준으로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가 40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운용자산의 40%가 넘는 규모이다. ESG 투자가 확실한 대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왜 대상 기업의 ESG를 비중 있게 고려하고 기업은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을까.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와 리스크 관리를 위한 윤리경영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영국의 글로벌 투자회사인 핌코가 분석한 원인 중 눈에 띄는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기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발달된 소셜미디어가 세계적으로 사회 규범과 투자 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다.(평판이 나쁜 기업은 어디서든 사업이 힘들어진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의 재정 안정을 위해 투자한 기업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ESG 경영에 영향을 주는 각국의 규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ESG 투자라고 해서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수익 위주의 전통적 투자와 비교해 수익성이 높은 경우가 많다. 지속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ESG 투자와 경영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모건 스탠리 증권이 발표하는 ESG 투자지수(MSCI ACWI ESG Focus)와 전체 투자지수(MSCI ACWI)를 비교해 보면 지난 8년간 ESG 투자가 다른 투자에 비해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더 나은 실적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자산운용사들이 나란히 ESG 투자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시중의 대형 은행들이 ESG 경영을 천명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SK의 환경사업·거버넌스 위원회 신설을 필두로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포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ESG를 기업경영의 이념과 원칙으로 확고히 하고 제대로 된 변화의 궤도에 올라서려면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이사회를 중심으로 기업 구성원 모두의 각성과 절실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점점 커지는 탄소중립 요구 환경(E)의 경우 단순히 환경기준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요구받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동일한 상태를 뜻하는 탄소중립(넷 제로라고도 한다)은 지구 기온상승을 2도 이내로, 그리고 가능하다면 1.5도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이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행을 약속하였고, 이달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신행정부도 큰 틀에서 동일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앞다퉈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작년 10월 국회 예산안 시정 연설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처음 거명한 이후 12월에는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기업들로서는 단순히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넘어 기존의 생산방식 변화는 물론 사업활동의 지속 가능성까지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은 미래 국가전략의 방향을 탄소중립 사회로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중대하다. 세계가 앞서가는 상황에서 사실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외면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오히려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을 경제와 사회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기업에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남보다 앞서서 해야 할 과제이다. 아래 그림의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을 보면 산업 부문에서 배출하는 양이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56%를 차지한다. 여기에 수송과 건물 부문으로 분류된 배출량 중 직접 기업활동과 연관되는 배출량을 더한다면 기업 관련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탄소중립 시대로 진입하려면 기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사회적 책임·지배구조도 당면 과제 온실가스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환경(E)이 근래 기업에 급박한 문제이지만 사회적 책임(S) 및 지배구조(G) 또한 당장 직면하고 있는 과제임이 분명하다. 작게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련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을 통해 이를 기업들에 의무로 요구하는 논의 또한 본격적으로 진행돼 왔다. 상장기업 사외이사의 재직 연한을 6년 이내로 제한하도록 상법이 개정됐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여성 임원 할당제가 도입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올 1월부터 회사의 대표이사가 매년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며칠 전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넓은 의미에서 기업에 사회(S)에 대한 책무를 다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기업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필자는 30년간 환경 관련 정책과 집행 업무에 종사해 왔다. 1990년대 초반 환경정책이 본격적으로 수립되기 시작할 때 많은 기업이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무시하는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 요구 속에서 기업들은 결국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기회로 삼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며 더 빨리 성장했다. 경영환경의 변화는 거부와 부정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의 목표인 생존과 이윤 창출을 위해 기업들은 더 빠르게 적응하고,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세계 10대 경제력을 갖춘 대한민국의 기업이라면 ESG는 선택이 아닌 당연한 의무이다. 60여년간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보여 줬던 것처럼 ESG 역시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민호 법무법인 율촌 고문·ESG 연구소장■ 이민호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대변인 등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정부의 환경, 기후변화, 녹색성장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경희대 교수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율촌 ESG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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