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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인 듯, 봄날 아닌 ‘헷갈리는’ 경기지표

    봄날인 듯, 봄날 아닌 ‘헷갈리는’ 경기지표

    ‘경기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한 달 만에 반등했다. 4월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229억 6400만㎾h로 지난해 같은 기간(228억 2600만㎾h)보다 0.6% 증가했다. 전달에는 1.1% 감소해 가동을 멈춘 공장이 늘었다는 우려를 낳았다. 경기에 민감한 신사복 매출도 완연한 회복세다. 신세계백화점의 남성 정장 매출액은 지난해 8월을 제외하고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올 2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9% 증가했고 이달(21일 기준)에도 0.5% 늘었다. 설 연휴와 계절적 효과가 반영된 2월(3.4%), 3월(2.3%) 증가세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경기가 좋아지면 고용이 늘어 신사복 판매가 늘어나는 것으로 간주된다. 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도 4월 2975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1년 전보다 6.1% 증가했다. 나들이를 떠나는 행락객과 육로를 이용한 물동량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들쭉날쭉하던 경기 지표가 지난달부터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수정하고 있지만 생활 속 일부 체감 지표는 1분기에 바닥을 찍는 모습이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최근 경기 흐름에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공표할 수는 없지만 (한은이 내부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심리 지표에 긍정적인 신호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과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경기 불확실 요인이 커 아직은 회복세를 자신하기 이르다고 말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5일 “정부 정책에 영향을 받는 일부 지표들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우리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 지표가 악화되고 있고 외부 변수도 많아 올해 3%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통화위원은 “부동산, 주가 등 자산시장 중심으로 회복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이 온기가 실물 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옮겨 가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2분기(4~6월) 지표가 판단의 중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헷갈리는 경기 지표] 소비지표 반등·자산시장 활력… 수출 부진이 경기회복 발목

    [헷갈리는 경기 지표] 소비지표 반등·자산시장 활력… 수출 부진이 경기회복 발목

    ‘석가탄신일 황금연휴’ 첫날인 지난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은 화장품과 가전제품 매장마다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남편과 영화를 보고 오랜만에 백화점에 들렀다는 최인영(39·여)씨는 “중국 백화점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연휴를 이용해 나들이에 나섰던 직장인 오모(51)씨는 “경기가 안 좋다는데 고속도로에 차가 넘쳐 나고 유흥지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경기가 정말 안 좋은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나아지고 있다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서울신문은 25일 신용카드 매출, 자동차 판매량, 대형 가전제품 매출 등 생활 속 경기 지표들을 분석해 봤다. 일부 지표는 4월을 기점으로 확실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달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5.3% 급증했다. 증가율 규모로는 2012년 9월(15.7%)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4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11만대로 올라서며 1년 전보다 2.8%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밀어내기 판매 때문에 올 1~2월 자동차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부진했다”면서 “4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000대가량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특정 회사의 파격적인 무이자 할인 판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의 지표 호전을 끌어내고 있는 원동력은 부동산 시장이다. 지난달 주택 거래량은 12만 48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3% 급증했다.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4월 거래량으로는 최대치다. 부동산 건설 경기 침체로 2012년 6만 8000건까지 떨어졌던 4월 주택 거래량은 3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이는 부동산 중개업, 부동산 서비스업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사가 늘면서 내구재 소비도 늘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대형 가전제품(냉장고·TV·세탁기·에어컨 등)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이사하면서 냉장고와 소파 등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전체 매출액 역시 지난 3월 5.7% 감소했다가 지난달에는 1.5% 증가했다. 할인점 매출액 감소세도 같은 기간(-6.5%→ -0.2%) 크게 둔화됐다. 코스피도 고공 행진이다. 지난해 12월 말 1915.59였던 지수는 올 들어 2100선을 넘어섰다. 이달 22일 종가는 2146.10이다. 자산시장 호전은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로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생산, 소비, 건설투자 등 실물 지표가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며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수출이다. 올 1~4월 수출 실적은 179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879억 달러)보다 4.4% 줄었다. 감소 폭도 더 커지는 양상이다.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8.1%로 전달(-4.5%)의 거의 두 배다. 엔저 여파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탓 등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수출 부진이 단지 환율 요인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교역량 둔화 등을 걱정했다. 노동시장 등 4대 구조개혁도 지지부진하다. 4월 청년실업률은 10.2%로 4월 수치로는 199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돈이 많이 풀리면서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개선되고 백화점 매출도 늘었지만 실물경제로 경기회복이 퍼진 단계는 아니다”라며 “기업 투자와 매출 증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 가야 하는데 아직은 모멘텀이 확실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헷갈리는 경기 지표] “가계부채·美 금리인상 가시화… 경기회복세로 보기엔 시기상조”

    최근 일부 경기 지표가 반등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평균 소비성향이 올 1분기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소비가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면서 “소비가 부진하니까 기업도 매출이 줄어 투자를 못하고 고용도 늘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이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저조하고 유럽도 경기가 나쁜데 엔화 약세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져 수출 감소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발목을 잡고 있는 가계부채, 고령화, 청년실업, 구조개혁, 소득불평등 등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도 회복세를 자신하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를 더 내리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경기회복의 마지막 수단”이라며 “그런데 가계빚은 소비를 제약하는 최대 요인인 만큼 기준금리 인하에는 ‘가계빚을 더 늘리지 않으면서’라는 어려운 전제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가계가 노후 걱정으로 지갑을 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소비 여력이 많은 젊은층 일자리를 늘려서 소득을 올려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계속하려면 연금, 노동시장, 세금 등에 대한 구조개혁을 계속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자산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고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올리는 정책을 힘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고소득층으로 돈이 몰리면서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이 돈을 못 쓰고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지표가 호전되기는 했지만) 내수가 여전히 취약하다”며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코노미스트는 “자산시장의 온기가 일부 실물시장으로 옮겨 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가시화한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은 약해졌다”며 “경기회복 불씨에 좀 더 기름을 부으려면 금리보다는 추가경정예산 카드가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2%대로 끌어내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추경 등 현 시점에서의 추가 경기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안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 경제를 보는 엇갈린 두 진단

    한국 경제를 보는 엇갈린 두 진단

    “日보다 낫지만 침체 진행중” 사사키 노무라연구소 이코노미스트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보다 양호하지만 경기 침체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가계부채를 해결하고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됐다. 사사키 마사야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2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제3회 대한상의 경영콘서트’에서 ‘세계 경제에서의 한국경제 동향’을 주제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사사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 상황은 일본의 30년 장기 침체보다 양호해 보이지만 2012년 이후로 한국 제조업의 설비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기업 재고율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3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6%로 2009년 5월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달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0.8% 더 쌓였다. 사사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저성장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가계부채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금융시장 붕괴에 대비하고, 고용 진작을 위해 강한 중소기업을 키우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소비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마쓰이 데이지로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사무소 대표는 “2010년 이후 가계 소비지출이 하락하고 저성장기가 지속되면서 일본 소비시장에 양극화가 나타난 것처럼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가 제품이 사라지고 고가와 저가 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자동차 시장과 화장품 시장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경기 회복 긍정적 신호 확대” 기재부 “작년 4분기 부진 점차 벗어나” 정부는 우리 경제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며 지난해 4분기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고용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생산, 소비, 건설투자 등의 실물지표가 월별로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택과 증시 등 자산시장의 회복이 점차 소비·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가 확대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다만 “엔화 약세와 세계 경제의 회복세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0.4% 감소해 2월(2.3%)보다 크게 나빠졌다. 하지만 1분기 전체적으로는 -0.1%로 지난해 4분기(-0.9%)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다. 3월 소매판매(-0.6%)도 ‘설 효과’로 조정을 받았지만 1분기 전체로는 전 분기 대비 0.5% 증가했다. 기재부는 4월 소매판매와 관련해 “승용차와 차량연료 판매가 늘고 신용카드의 국내 승인액도 큰 폭으로 증가해 다소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4월 승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늘었고, 휘발유·경유 판매량도 8.7%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과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도 각각 1.5%, 15.3% 늘었다. 4월 주택 매매 가격은 전월보다 0.4% 상승했고 전세가격은 0.6% 올랐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3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조정을 받았지만 기계·건설 수주는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해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최경환 조기 차출설이 불편한 까닭/안미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최경환 조기 차출설이 불편한 까닭/안미현 경제부장

    예상 범주를 별반 벗어나지 않았다. 0.8%. 우리 경제가 올해 1분기에 거둔 성적표다. 4분기 연속 0%대(전기 대비) 성장이다. 한국은행은 이미 올 한 해 우리 경제가 지난해(3.3%)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3.1%)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마저도 해낼 수 있을지 깔딱깔딱한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실상 물러났다. 아니, 끌어내려졌다. 정부조직법의 의전 서열에 따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국무회의 의사봉을 잡았다.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최 부총리는 당분간 1인 2역을 해야 한다. ‘조기 차출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두 달쯤 전이다. 지난 2월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유승민 의원이 뽑히면서다. 친박(親朴) 이주영 의원이 떨어지고 비박(非朴) 유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자 청와대에 위기감이 커졌고 서청원 최고위원으로는 당(黨)으로 기우는 무게추를 되돌리기에 역부족이라는 게 최 부총리 조기 차출설의 배경이다. 대통령과도 소통이 되는 ‘핵심 실세’ 최 부총리가 하루속히 당으로 돌아가 흔들리는 친박을 결속시켜야 내년 총선 지분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성완종 리스트’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니 요즘에는 총리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최 부총리 측은 음모론이라고 일축한다. 경제 회복을 위해 불철주야 ‘가 보지 않은 길’을 뚫고 있는 부총리를 흔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의리 있는 사람’으로 각인된 김에 ‘난세의 영웅’까지 노려 보고 있는지, 아니면 소나기 퍼부을 때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지 최 부총리의 속내를 알 재간은 없다. 다만, 경제주체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7월 최 부총리가 취임할 때부터 시한부 사령탑이란 얘기가 많았다. 총선 전에 정치판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최 부총리가 경제 운전대를 잡은 지 채 1년도 안 됐다. 그가 대단히 운전을 잘해서는 아니다. 대타가 없어서도 아니다. 공무원연금 개혁, 노동 개혁 등 그가 벌려 놓은 4대 개혁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주가가 치솟고 있고 부동산 거래가 늘고 있지만 모래성일지 모른다는 우려도 똬리를 틀고 있다. 기세 좋게 700선을 뚫었던 코스닥이 가짜 건강식품 파동 하나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것은 이런 우려가 과장만은 아님을 말해 준다. 최 부총리는 최소한 한여름까지는 해야 한다. 그래서 그가 벗어젖힌 겨울옷(LTV·DTI)이 그의 말대로 ‘맞지 않는 옷’이었음을 입증해 내야 한다. 너무 빨리 벗어젖혀 감기에 걸렸다면 처방전 또한 그가 써야 한다. 공들여 간신히 자산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으니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모두의 바람대로 ‘부(富)의 효과’를 끌어내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리하여 성공한 경제 부총리로서 더 큰 야심을 갖는다면 그 또한 온전히 ‘만사경통’이 누릴 권리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 3%대 성장을 지켜 낼 것이냐, 2%대로 추락할 것이냐는 2분기(4~6월)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 친박 진영의 절박한 처지와 특정인의 정치적 셈법을 위해 희생할 여력도, 기다려 줄 여유도 없다. 하긴 무슨 걱정인가. 식물총리에게 국정을 맡겨 놓고 열흘이나 아무런 대책 없이 훌쩍 비행기에 올라타는 ‘강심장’ 대통령을 가진 나라의 국민이다, 우리는. 국난 극복의 저력을 생각하면 괜한 기우일지도 모르겠다. hyun@seoul.co.kr
  • [오르는 주가·커지는 경고음] “富의 효과로 경기 회복 기미” VS “저금리 기조가 쌓은 모래성”

    [오르는 주가·커지는 경고음] “富의 효과로 경기 회복 기미” VS “저금리 기조가 쌓은 모래성”

    주식과 부동산 등 국내 자산시장에도 봄바람이 불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산 증가가 소비를 늘리는 ‘부(富)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경기 회복세를 키울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가 떠받치고 있는 ‘모래성’일 뿐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예전처럼 ‘자산 증가→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자칫 실물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가계 빚’만 남는다는 경고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자산시장이 완전히 회복되는 분위기”라면서 “지난해부터 연달아 발표한 경기 활성화 정책이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시장 회복 불씨가 실물 경제로 옮겨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경제 상황에 비해 실물지표가 미약하게 보이는 것은 시차로 인한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자산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다”면서 “다만 코스피는 최근 며칠 새 급등한 것이라서 경기 회복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한 차례 조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글로벌 증시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머물고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택 거래량도 지난달 11만 186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4%나 급증했다. 부의 효과가 실물 경기로 옮겨 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반론도 팽팽하다. 부동산시장만 하더라도 주택 거래는 많이 늘었지만 가격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달 전세 가격은 전월 대비 0.5% 오른 데 반해 주택 매매 가격은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거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도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유동성 랠리’가 펼쳐지고 있지만 오르는 종목만 계속 오르는 형국이다. 통신(-2.25%), 운수·창고(-2.83%) 등 일부 내수 업종은 지난해 말 대비 뒷걸음질치거나 상승 폭이 크지 않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다시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2분기까지는 유동성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6월 이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설사 증시가 계속 달아오른다고 해도 ‘버블’(거품)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자꾸 자산시장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면서 “자산시장이 살아나면 소득이 늘었다고 느껴 소비를 늘리는데 실물경제가 살지 않으면 시중에 풀린 돈이 자산시장으로만 몰려 거품이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지금은 금리 인하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가 자산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위험한 모래성”이라고 우려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자산시장 회복은 경제의 기초 체력이 좋아졌다기보다는 금리 인하에 기댄 효과”라면서 “결국 대출로 집을 사라는 얘기인데, 거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가 내수 침체의 원인인데 정부의 가계소득증대세제는 도움이 안 된다”면서 “자산시장으로 경기를 부양한다는 정책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자산시장 봄바람이 실물경제로 이어지지 않으면 더 큰 경기 침체가 온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처방전도 엇갈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경기 상황은 한은의 잇단 금리 인하로 경기 급락을 막은 수준”이라면서 “실물경기가 회복되려면 금리 추가 인하를 포함해 더욱 강력한 통화·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금리를 더 내려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잃을 게 더 많다”며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면 금리보다는 추가경정예산이라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지난해 일찌감치 바닥난 재정 때문에 4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쳤다”면서 “성장률이 떨어지면 세수는 더 떨어지는 만큼 추경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정부 ‘봄기운’ vs KDI ‘겨울잠’

    정부 ‘봄기운’ vs KDI ‘겨울잠’

    경제는 하나인데 바라보는 눈은 다르다. 경제 정책을 책임지는 정부는 ‘봄 기운이 돌고 있다’고 하고, 정부 판단에 도움을 주는 국책연구기관은 ‘여전히 겨울잠을 자고 있다’고 한다. 헷갈리는 경기 지표만큼이나 진단도 엇갈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내놓은 ‘4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아직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공업 생산이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1.7% 늘었다가 2월 들어 -4.7%로 고꾸라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1~2월 평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2월 제조업 출하는 전년 동월 대비 4.6% 줄었고 재고율은 1월(120.4%)보다 높은 122.6%를 나타냈다. KDI는 “생산과 출하는 줄고 재고는 쌓인 것을 볼 때 생산이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민간 소비도 2월에 전년 동월 대비 5.5% 늘었지만 1~2월 평균은 지난해 월평균 증가율(1.7%)보다 낮은 1.1%에 그쳤다. 그간 성장을 떠받쳐 온 수출도 국제유가 하락과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 등으로 지난달 4.2%(전년 동월 대비) 줄었다. 2월(-3.3%)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생산 등 주요 지표가 2월에 반등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재개됐다”고 주장한다. 저유가, 저금리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 실물 경제 회복세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등으로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거래가 활발해지고 생산, 소매판매 지표가 반등하는 등 미약하나마 회복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재부와 KDI가 꼭 한목소리를 낼 필요는 없지만 경제 주체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면서 “그만큼 우리 경제상황이 불확실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생산·소비 경제지표 ‘봄기운’

    생산·소비 경제지표 ‘봄기운’

    2월 경제지표가 반등했다. ‘설 효과’로 2월 전(全)산업생산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와 투자도 모두 증가세로 돌아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그러나 1~2월을 묶으면 경기 회복세가 견고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횡보 수준이다. 3월 경제지표를 확인해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성장률이 1%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2.5% 증가했다. 2011년 3월(4.0%) 이후 가장 높다. 지난 1월의 큰 감소세(-2.0%)에 따른 기저 효과와 설 명절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기저 효과 등으로 반등했다”며 “경기 회복 흐름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들도 지난 1월과 달리 모두 증가세로 돌아섰다.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2.6% 증가했다. 화학제품(-2.3%)과 기타운송장비(-3.0%) 등이 감소했지만 자동차(4.6%)와 반도체(6.6%) 등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서비스생산도 예술·스포츠·여가(-2.9%),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업(-0.4%)에서 줄었지만 도소매(3.7%)와 금융·보험업(2.9%) 등이 늘면서 전월에 비해 1.6%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1.4% 포인트 상승한 75.5%를 찍었다. 소매판매는 내구재(-0.2%)가 감소했지만 비내구재(4.2%), 준내구재(3.9%) 판매가 늘면서 전달보다 2.8% 증가했다. 지난해 8월(2.8%) 이후 최대 증가세다. 소매업태별 판매는 대형마트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22.6%, 슈퍼마켓 13.0%, 편의점 6.3%, 무점포소매 3.6% 등 모든 업태에서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전기 및 전자기기 등에서 줄었지만 항공기 등 기타운송장비와 자동차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3.6% 증가했다. 2월만 놓고 보면 확실히 경기 회복의 기운이 감지된다. 그러나 설 효과를 감안해 1∼2월을 묶어서 보면 주요 지표들이 제자리걸음이다. 1~2월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0.1%로 지난해 4분기(0.1%)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4분기보다 1.1%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 8.6% 증가했던 것에 견줘 보면 큰 폭의 추락이다. 기재부 측은 “1∼2월을 합치면 광공업생산과 설비투자 등의 흐름이 다소 나빠진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다만 “주택과 주식 등 자산시장 개선세가 지속되고 저유가와 저금리 등의 효과가 가시화되면 실물 경제 회복세가 점차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면서 “올 1분기 성장률은 1%에 못 미치는 0%대 후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산업생산이 나아졌지만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면서 “정부 말대로 (우리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인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의 반짝 효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푼 것 때문에 경제 심리가 약간 좋아진 것이지 펀더멘털(경제기초)이 좋아져서 경기가 나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론] 두려워할 것은 ‘제로금리’가 아니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두려워할 것은 ‘제로금리’가 아니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1.75%로 인하했다. 정책 당국의 경기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실물경기 지표가 급락하며 상황이 악화된 데 따른 선택이었다. 0.25% 포인트 인하폭은 실물경기를 반등시키기에는 부족하지만, 경제의 급격한 추락을 막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통화정책은 금리의 변경 자체도 중요하지만 통화 당국이 이를 통해 시장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즉 필요하다면 유동성 공급을 통해 디플레이션 심화를 막고 경기 침체와 강력히 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러한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금리 인하가 이루어졌다기보다 실물경기지표 악화가 여러 기간에 걸쳐 누적된 후 뒤늦게 금리를 일부 조정하는 상황이다. 기존에 통화 당국이 금리 인하를 반대한 논거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는 현재의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이 장기 수요 부진과 거리가 있는 일시적인 공급여건 변화에 기인하기 때문에, 여기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012년 7월 이후 계속 마이너스였고, 재고 누적이 심화되다가 최근에는 아예 생산 감소까지 이어진 현재 상황은 수요 부진에 따른 장기 침체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수요 부진이 아닌 공급여건 변화 때문이어도 이렇게 오랜 기간 침체가 지속된다면 대응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는 우리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어서 금리를 낮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금융시장이 작동하는 대부분 국가들은 금리를 인하하며 디플레이션과 싸우고 자국 통화 강세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국가의 통화정책이 변화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원화는 가장 강세인 통화 가운데 하나가 됐고, 그 결과 최근 들어서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수출까지 무너지며 주요 대기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달러를 제외하면 제로금리에 도달한 일본 엔화나 유로화의 경우도 국제적인 호환성이 원화보다는 높지만 기축통화가 아니다. 더구나 최근에 금리를 인하했거나,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달한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도 기축통화 국가가 물론 아니다. 따라서 유일하게 남은 금리 인하 반대 논거는 가계부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계부채는 주의해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현재 상태에서 기존에 이미 발생한 가계부채의 총량 자체를 줄인다고 접근하면 자칫 주택을 비롯한 자산시장을 붕괴시키며 더욱 극심한 경기 침체에 돌입할 수 있다. 가계부채는 총량 자체가 아니라 부채의 분포가 얼마나 위험한지가 문제의 핵심이다. 극단적인 경우로 대출금리가 ‘0’이라면 이자 상환에 따른 위험은 사라지고 원금 상환 부담만 남고, 원금 상환도 만기가 연장된다면 위험은 감소한다. 따라서 이자부담을 낮추는 가운데, 기존에 나가 있는 부채 가운데 상환 기간이 짧게 설정돼 있거나 상환이 만기에 몰려 있는 구조를 전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금리를 낮추면 추가 대출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는 경제주체에게 대출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오히려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결국 문제는 원리금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계층에 대한 대출이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금리 이슈가 아니라 대출이 적격자에게 이루어지는지 점검해야 하는 금융 감독 문제다. 결국 금리를 인하하되 적절한 금융 감독으로 건전한 적격대출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특히 원리금 상환 능력이 부족한 가계라면 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규제하는 한편 재정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정도로 소득이 낮은 계층에 필요한 것은 대출이 아니라 직접적인 생계 지원이다. 즉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는 대출 총액이 늘지 않도록 감독하며 오히려 금리 인하를 통해 기존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을 덜고, 궁극적으로는 원리금 상환을 위한 소득이 증가할 수 있도록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제로금리’ 자체가 아니라 ‘제로금리’를 두려워하며 통화정책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다가 실물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이 진행된 후에 그 결과로 ‘제로금리’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2015 한·일 경제의 길을 묻다] “빈곤층에 몰아주는 집중적 복지를”

    [2015 한·일 경제의 길을 묻다] “빈곤층에 몰아주는 집중적 복지를”

    한국은 급속한 노령화, 신용대출 확대, 자산시장의 거품 요소 등의 측면에서 일본과 유사한 과정을 밟고 있으며 이런 요인들을 고려할 때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니시무라 기요히코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는 6일 서울신문과 도쿄신문·주니치신문의 공동 주최로 열린 한·일 경제 국제포럼에서 이같이 지적하면서 고용 감소, 구매력 약화, 채무 증가, 정부 정책능력 저하 등의 환경을 고려한 대비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한·일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일 경제 국제포럼-한·일 경제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한·일 관계 전문가와 정·관계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니시무라 교수는 아베노믹스와 관련, “증권 및 금융시장 등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 속에서 생산 잠재력 강화 및 실물시장에서의 직접적인 효과도 기대된다”며 “노령화로 인한 사회적 복지 부담, 잠재 성장력 확대를 위한 교육개혁 및 젊은 세대에 대한 투자 등의 사회적 합의 도출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니와 우이치로 이토추상사 명예이사는 “구조개혁을 통한 잠재 성장력 확대 여부가 아베노믹스 성패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면서 “중산층 복원과 2년제 대학교육의 무상화 등 고등기술교육의 확산, 중소기업의 재건을 통해 잠재 성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가토 다카토시 일본 국제금융정보센터 이사장은 “아베노믹스로 경제 심리가 회복됐지만 엔화 약세로 인한 혜택이 수출 대기업에만 집중되면서 일반 가계는 더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깊어졌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여성 및 해외 인력의 활용 방안 모색을 제안했다. 한국경제 현황에 대한 발표에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올해는 총선이나 대선 등 정치 이벤트가 없어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해”라며 “열악한 노동시장 개혁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논쟁이 되고 있는 복지와 관련해 “보편적 복지를 해서는 안 되며 빈곤층과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복지 혜택을 몰아주는 ‘집중적 복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n@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일 경제포럼-5인 주제발표] “젊은세대 교육 어떻게 강화하느냐가 관건”

    [한·일 경제포럼-5인 주제발표] “젊은세대 교육 어떻게 강화하느냐가 관건”

    니시무라 기요히코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과 일본 경제의 현 위치와 미래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아베노믹스는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 및 금융위기 후유증,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한 고용 감소, 인구통계학적 전환 등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젊은 인구가 줄어들고, 줄어든 젊은 인구가 증가하는 나이 많은 인구를 부양하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베노믹스는 이제 1년 반 정도가 지난 상황으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증권시장 및 금융시장 등 자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 공장 및 설비시설의 일본 회귀 등 직접적인 영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엔저 효과가 에너지 가격 하락과 맞물려 일본 경제의 활력 회복 등 실제적인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니시무라 교수는 전 세계적인 인구변화, 신용대출의 확대, 자산시장의 거품 요소 등을 지적하면서 한국도 이런 측면에서 일본과 유사한 과정을 밟고 있어 위기가 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베노믹스의 추진 과정에서 누가 노령화로 인한 사회적 복지 등을 부담하고, 어떻게 부담을 이끌어 낼 것인지, 또 잠재 성장을 이끌기 위한 젊은 세대들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사회적 합의 도출이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노령화와 고용의 감소 속에서 사회적 합의와 정부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지적이다. 생산연령인구가 비생산연령인구를 부양하고 책임을 분담해야 하는 ‘역의존 인구비율’의 증가 속에서 퇴직인구에 대한 보건 및 사회보장 비용을 부담하고, 젊은 노동인구의 줄어들고 있는 가처분 소득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을 밝힌 셈이다. 또 세계적인 경제 환경 탓에 수요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고, 거시경제의 전통적인 부양책이 먹혀들지 않기 시작한 데다가, 부양책에 대한 수요 반응 감소도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니시무라 교수는 1953년 도쿄도 출신으로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5년간 일본은행 부총재를 지냈다. 이론경제학과 경제통계가 전문 분야로, 일본 경제학자 중에서 노벨 경제학상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인물로 평가받는다.
  • [국감 하이라이트] 野 “초이노믹스 꼬라박았다” 최 “주가하락, 기업 실적 탓”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 모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취임 이후 내놓은 경제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재정지출 확대, 부동산 활성화 등으로 대표되는 ‘초이노믹스’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면 재정적자와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데 막대한 빚을 내고 정부와 가계, 기업을 총동원해 인위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나성린 의원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저출산 고령화가 계속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주식 시황은 경제지표의 선행지수로 볼 수 있는데 지난 7월 30일 코스피가 2082까지 올라갔다가 어제 1925로 떨어지면서 석 달 만에 초이노믹스가 완전히 꼬라박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 부총리는 흥분된 어조로 “주식시장은 부총리가 바뀐다고 오르내리는 게 아니고 기업 실적에 따라 변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야당 의원들은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은 명백한 ‘서민 증세’이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과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10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를 더 늘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재정·통화 확대정책만으로 경제를 살린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면서 “경제의 체질 개선과 성장잠재력을 확중하기 위해 서비스, 노동, 금융, 교육, 공공 등 5대 분야의 구조개혁에 방점을 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띄우기 논란에 대해서는 “부동산시장이 장기침체, 폭락하면 가계부채 위험성이 더 높아지므로 자산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담배에 이어 술, 타이어, 거위털 점퍼 등에 개별소비세를 과세해야 한다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연구용역 보고서에 대해 “담뱃세 외에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부채 문제와 관련해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사업평가가 이뤄지면 정부도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고, 한국거래소의 방만 경영 정상화가 확인되면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최 부총리는 내년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자본유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토빈세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의 의견에 대해 “외환보유고,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할 때 자본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현재 환율 시스템으로 견뎌 낼 수 있다”고 반대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2022년 전면 실시…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기대효과 및 부작용은?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2022년 전면 실시…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기대효과 및 부작용은?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방안이 발표된 가운데 기대효과 및 부작용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가 27일 발표한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및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은 사적연금의 역할을 강화해 스스로 노후 소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금융, 세제를 아우르는 대책을 담고 있다. 빈곤층에게 기초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을, 일반 국민에게는 국민연금이라는 안전판을 깔고 그 위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을 추가해 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런 방안은 기본적으로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손실 위험이 커지고 기업에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시행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번 대책은 은퇴자들의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노년층의 빈곤층 전락을 막자는 것이다. 2028년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0% 수준으로 만들고 여기에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으로 20~30%를 추가해 70% 수준의 소득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생애주기적으로 안정적인 소비 흐름을 만들어 내수를 활성화하고 자산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첫번째 포인트는 퇴직금 제도를 단계적으로 퇴직연금으로 일원화하는 것이다. 퇴직연금 의무 가입 사업장을 2016년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2022년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로써 2022년쯤에는 142만 5000개 사업장에서 근무 중인 530만명의 근로자가 퇴직연금 의무가입 대상이 된다. 정부는 2020년 말을 기준으로 현재 25만개인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이 50만개 내외로, 가입 근로자는 485만명에서 7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장 신설 1년 이내에 기준에 맞는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으면 과태료 등 벌칙을 부과하고 근속기간 1년 미만 근로자도 일정 기간 이상 근무시 퇴직급여 가입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총 위험자산 보유 한도는 확정급여형(DB)과 같이 40%에서 70%로 상향조정하고 운용방법을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등 자산 운용 규제도 완화했다. 퇴직연금의 수익성을 좀 더 끌어올리자는 취지다. 이번 대책은 자산시장 활성화 효과도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 약 80조원 수준인 퇴직연금 시장이 170조원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430조원, 개인연금은 200조원가량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이번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가장 먼저 정부가 도입하려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경우 현행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보다 운용 비용과 손실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개별 기업이 적립금 운용에 더 많은 결정권을 갖게 되면 그만큼 책임도 커지게 된다. 그 정도의 운용 전문성을 기금 수탁자가 갖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개별 기업과 근로자의 일반적인 금융지식 수준이 높지 않다면 기금 부실로 손실을 보고 근로자가 연금을 수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관리 감독 등 운용 비용도 늘어나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단점이다. 연금 자산 운용 규제 완화도 마찬가지 위험을 안고 있다. 수익률을 높이려다 정작 중요한 연금 자산 자체에 손실을 입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규제를 무턱대고 완화하면 금융사가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위험 자산 투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거나, 투자 지식이 부족한 근로자가 충분한 이해 없이 위험도가 높은 상품을 선택해 손해를 보는 일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퇴직연금의 자산운용규제가 한국보다 자유로운 미국과 일본에서처럼 수탁기관이 무리한 투자를 벌이다 근로자의 노후 자금에 손실을 입혀 ‘줄소송’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연금 위험 감독 체계와 수탁자 책임 강화 방안, 수급권 보호 장치 등 보완책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실이 나더라도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확실한 보험성 장치를 만들고, 수탁자에게는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방식의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퇴직연금 의무화 및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예상되는 효과와 부작용은?

    퇴직연금 의무화 및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예상되는 효과와 부작용은?

    ‘퇴직연금 의무화’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퇴직연금 의무화 및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에 노사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가 27일 발표한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은 사적연금의 역할을 강화해 스스로 노후 소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금융, 세제를 아우르는 대책을 담고 있다. 빈곤층에게 기초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을, 일반 국민에게는 국민연금이라는 안전판을 깔고 그 위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을 추가해 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런 방안은 기본적으로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손실 위험이 커지고 기업에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시행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번 대책은 노후소득 보장이 충분하지 않은 공적연금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출발했다. 2011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8.5%로 미국의 19.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1.6%에 비해 크게 높다. 한국의 노인 빈곤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가계의 저축률이 낮은 가운데 금융이나 수익 자산보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 위주로 가계의 자산이 구성돼 있어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은 가입자 평균 가입기간이 8.1년에 불과하고 소득 대체율도 40년 가입기준으로 봐도 47%에 불과하다. 결국 사적연금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런 필요에도 퇴직연금 도입률은 16%에 불과하다. 특히 급여가 많지 않은 영세·중소기업의 도입이 저조하다. 퇴직연금은 극히 보수적인 운용으로 단기·원리금 상품에 치우쳐 있고 개인연금은 상품이 다양하지 못해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이 69%, 원리금 보장형이 93%, 단기 상품이 81%를 차지한다. 퇴직연금 중도 해지가 많고 연금보다 일시금 수령이 많은 점도 노후 자산으로 실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번 대책은 이런 측면에서 은퇴자들의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노년층의 빈곤층 전락을 막자는 것이다. 생애주기적으로 안정적인 소비 흐름을 만들어 내수를 활성화하고 자산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첫번째 포인트는 퇴직금 제도를 단계적으로 퇴직연금으로 일원화하는 것이다. 퇴직연금 의무 가입 사업장을 2016년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2022년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업장 신설 1년 이내에 기준에 맞는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으면 과태료 등 벌칙을 부과하고 근속기간 1년 미만 근로자도 일정 기간 이상 근무시 퇴직급여 가입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사용자와 근로자,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금운용위원회가 퇴직연금의 운용방향과 자산 배분을 결정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연금 도입과 운용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연금 가입자의 선택권을 늘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가장 먼저 정부가 도입하려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경우 현행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보다 운용 비용과 손실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개별 기업이 적립금 운용에 더 많은 결정권을 갖게 되면 그만큼 책임도 커지게 된다. 그 정도의 운용 전문성을 기금 수탁자가 갖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개별 기업과 근로자의 일반적인 금융지식 수준이 높지 않다면 기금 부실로 손실을 보고 근로자가 연금을 수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관리 감독 등 운용 비용도 늘어나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단점이다. 연금 자산 운용 규제 완화도 마찬가지 위험을 안고 있다. 수익률을 높이려다 정작 중요한 연금 자산 자체에 손실을 입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규제를 무턱대고 완화하면 금융사가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위험 자산 투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거나, 투자 지식이 부족한 근로자가 충분한 이해 없이 위험도가 높은 상품을 선택해 손해를 보는 일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퇴직연금의 자산운용규제가 한국보다 자유로운 미국과 일본에서처럼 수탁기관이 무리한 투자를 벌이다 근로자의 노후 자금에 손실을 입혀 ‘줄소송’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연금 위험 감독 체계와 수탁자 책임 강화 방안, 수급권 보호 장치 등 보완책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실이 나더라도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확실한 보험성 장치를 만들고, 수탁자에게는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방식의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국제수지 불균형의 보전 또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이다.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는 석유수출 대금 등으로 축적된 국가의 부(富)를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펀드를 말하며 때로는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부펀드라는 용어는 2005년 런던 소재 금융기관에 근무하던 앤드루 로자노브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유가 상승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산유국이나 국제수지 흑자가 급증한 일부 아시아 국가의 외화자산을 국부펀드라고 불렀다. 1970년대부터 석유 수출로 부를 축적한 중동 및 북유럽의 산유국들은 미래에 석유가 고갈될 경우에 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국가펀드를 설립, 운용해 왔다. 이에 따라 국부펀드는 원래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과 관련된 펀드로 인식됐는데 최근 들어서는 중국처럼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설립된 펀드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국부펀드 설립이 유행하면서 일부 국부펀드가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부동산은 물론 항만·공항 등 국가기간산업까지 사들이려 하자 해당 국가들이 제동을 건 사례가 있다. 이는 외국의 국부펀드가 자국에 중요한 기업의 경영에 관여할 경우 해당 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국부펀드가 각국의 보호주의나 민족주의를 자극해 국가 간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008년 주요국 국부펀드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밝힌 국부펀드 운용 원칙을 채택하면서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부펀드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SWF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국부펀드는 급속한 증가 추세로 지난 2월 말 현재 6조 3210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말(3조 2590억 달러)에 비해 불과 6년 사이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국부펀드 중 약 60%는 석유나 가스 등 천연자원의 수출과 관련돼 있는데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의 국부펀드가 이에 속한다. 최근에는 기존 산유국 외에도 아프리카 및 남미 국가에서 석유 등의 수출에 기반을 둔 소규모 국부펀드의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국가의 국부펀드는 경상수지 흑자에 의한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2007년 9월 중국 정부가 특별국채를 발행해 마련한 재원으로 중국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를 매입해 설립한 CIC가 대표적이다. 개별 국부펀드를 규모면에서 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석유기금이 지난 2월 말 현재 8380억 달러로 국부펀드 중 1위다. 다음으로 UAE(773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6759억 달러), 중국(5752억 달러·CIC 기준) 등이 5000억 달러 클럽에 있다. 그 아래로 쿠웨이트(4100억 달러), 홍콩(3267억 달러), 싱가포르(2850억 달러·GIC기준) 등이 있다.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는 외화자산이라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자금의 보유목적 및 조성 방법, 운용 방식, 운용 주체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첫째, 보유 목적의 차이다. 외환보유액은 평상시 외환시장에서 외화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이를 제때 공급하고, 위기 때에는 외채상환 등 긴급한 대외지급 용도로 바로 쓸 수 있다. 국부펀드는 석유 등 원자재 관련 수익, 경상수지 흑자 등을 통해 축적한 외화자산을 활용해 미래 세대를 위해 장기적으로 국부를 증대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장기 시계로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둘째, 자금의 조성 방법이다. 외환보유액은 주로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부채 증가가 뒤따른다. 국부펀드는 원자재 관련 수익이나 재정잉여금, 연기금 또는 장기 국채 발행으로 조성된 국가의 여유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운용 방식에서 외환보유액은 유사시에 사용하는 국가 비상금이므로 안전성과 유동성을 수익성보다 우선한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은 선진국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투자되고 있다. 국부펀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운용수익률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채권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자산 외에 부동산·사모펀드 등 대체자산에도 투자하고 있다. 대체자산은 유사시에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IMF는 외환보유액 산정시 이를 제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넷째, 운용 주체 면에서 외환보유액은 대부분 중앙은행이 운용한다. 국부펀드는 중동, 중국, 싱가포르, 한국의 사례처럼 국가가 따로 세운 기관이 주로 운용한다. 노르웨이와 홍콩처럼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를 함께 운용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국부펀드로는 한국투자공사(KIC)가 있다. KIC는 원자재와 관련된 전통적 국부펀드는 아니지만, 정부(외국환평형기금) 및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화자산을 위탁받아 대체자산을 포함하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한다. 한은이 KIC에 자산을 위탁할 때에는 외환보유액의 성격을 유지할 수 있게 전통 자산에만 투자하도록 명시적인 투자 지침을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위탁 성과는 한은의 손익이 되며 한은은 위탁 운용의 대가로 수수료를 KIC에 지급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나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채권 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등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해 스위스, 홍콩 및 중국 등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의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선진국 우량 채권 외에 상장 주식까지 투자를 다변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가 운용 면에서 과거에 비해 차이가 줄었다. 하지만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는 투자자산의 위험·수익 구조면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외환보유액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대체투자는 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점을 고려해 볼 때 한은의 외환보유액 운용과 KIC의 외화자산 운용은 국가의 외화자산이라는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완적인 성격이 있다. 국부펀드는 지속적인 성장세로 전통적 자산시장(주식·채권)에서 연기금, 뮤추얼펀드, 보험에 이어 네 번째 대형 투자자로 부상했다. 국제금융계에서는 2017년에는 15조 달러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부펀드의 자산증가 및 투자대상 다변화로 신흥국 및 대체투자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용호 외자운용원 위탁관리팀 과장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s) 주식 및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 상품과 수익과 위험 특성이 다른 부동산, 주식, 원자재, 헤지펀드 등 여러 대체자산에 대한 투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체투자는 전통적인 투자 상품에 비해 기대수익이 높은 반면 환금성이 낮고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외국환평형기금 외국환 거래의 원활화를 위해 국가재정법에 따라 1967년 설치된 특별기금이다. 1년 단위의 기금조달 및 운용계획은 국회에서 확정한다. 정부의 출연금이나 채권(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등으로 조성된 자금을 이용해 유사시 외환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사용된다.
  • [시론] 갈길 먼 경제활력… 난제 해결을 위한 이니셔티브/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시론] 갈길 먼 경제활력… 난제 해결을 위한 이니셔티브/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위기가 되풀이되고 전례 없는 정책노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새해를 맞이한 우리의 주변정세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게다가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은 근본차원에서 해결보다는 일단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해결에 필요한 포괄적인 처방이나 개혁을 솔선수범할 리더십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부지불식간에 통합된 환경이지만 국가단위의 지배구조로 인해 우리의 민생을 위협하는 글로벌 차원의 충격이나 환경문제 등에 대해 딱히 개입할 근거도 방법도 마땅찮다. 이러한 구도가 쉽게 바뀌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수세적 대응만으로 점차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비(非)기축통화국으로서의 정책 선택에 근본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 달러체제의 양적완화와 아베노믹스의 연장선상에서 불가피한 금리나 환율관련 충격은 우리의 취약부문인 가계부채나 자산시장의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대기업 위주로 편중된 우리 경제의 특성상 자칫 안정성장 기조마저 흔들릴 수 있다. 반면 정책 선택의 폭은 극도로 좁다. 주력 성장엔진의 출력저하를 막으려면 외환시장 개입 등이 불가피해지고 수반되는 부담요인은 서민경제에 전가되기 쉽다. 재정부담으로 사회안전망의 유지조차 버거워진다. 고용기반이 취약해지고 자산가격이 불안해지는 데 비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경제주체들의 기초 체력은 저하되고 있다. 결국 해답은 민간주도의 적극적 이니셔티브다. 현 시점에서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보호하려면 첫째, 과거와 같이 정부와 정책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국은 소방수 역할 대신 경제주체 스스로의 준비가 가능한 개방 여건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동안 위축된 민간부문을 대신하느라 정부주도의 개입과 지원이 강화되면서 우리의 생태계는 의존적이며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모했다. 둘째, 세계적인 환경변화와 흐름에 부합하는 각종 규제나 법규 및 기술표준의 개정작업이 적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시장에서 외면받는 각종 기술 및 보안관련 표준을 인위적인 인센티브로 연장시키는 역행 드라이브는 자기 발에 총쏘기일 뿐이다. 배경에 관계없이 창의성과 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경쟁환경이 우선시돼야 한다. 셋째, 현실의 이면에 숨어 있는 공급자 위주의 시장교란, 불공정 행위 및 담합 등 시장왜곡과 마찰요인을 관리하려면 무의미한 실적위주의 칸막이식 대응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쏠림현상의 심화로 점차 황폐화되고 활력이 저하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려면 경제주체 모두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제 활력은 보이지 않는 각종 진입장벽으로 질식당하고 있는 생태계를 살아 숨 쉬는 기회의 장으로 변모시키려면 뇌관제거 작업과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 가계부채문제 해결은 우리 경제가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소비 흐름을 짓누르는 과잉부채를 민관협동기구의 시장참여로 해결해야 한다. 후유증이 우려되는 부채탕감 대신 부채를 배드뱅크로 이전하고 유동화시켜 채무상환 부담이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축소지향적 구도를 종식시켜야 한다. 노사합의하에 실질임금을 인위적으로 높여서라도 우선적으로 소비가 가능한 소득 흐름을 만드는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 아베노믹스와 같이 축소지향적 악순환 구도의 대반전을 주도하려는 과감한 정책이니셔티브도 필요하다. 또한 미래를 위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초기의 거대 위험을 정부나 공공기관이 민관합동방식으로 분담하는 역할도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준비가 민간주도로 시장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보다 선진화된 방식으로 적극적인 배후 역할에 나서야 한다. 개방과 다양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분위기 쇄신, 문제 해결의 주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이 시대에 요구되는 분위기 반전의 핵심카드이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기준금리 변경은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 주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기준금리 변경은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 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은 물론 많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추는 등 통화정책을 매우 완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의 회복 속도는 더디고 많은 나라가 경기 부진에서 장기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리 정책을 중심으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어떤 파급 경로를 거쳐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살펴보자.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변경하면 일차적으로 금융시장, 자산시장, 외환시장 및 대출시장이 영향을 받는다. 이는 가계의 소비 및 기업의 투자 등으로 파급돼 성장과 물가의 변동을 가져온다. 통상 통화정책 파급 경로는 금리 경로, 자산가격 경로, 환율 경로, 신용 경로, 기대 경로 등으로 구분된다. 금리 경로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내리면 단기 시장금리, 장기 시장금리 및 은행 여수신금리가 차례로 내려가고 이런 금리 하락이 소비, 투자 등으로 파급되는 과정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만기 하루의 초단기 시장금리인 콜금리는 바로 금리 조정폭만큼 하락한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기업어음(CP) 금리 같은 단기시장 금리도 콜금리와 거의 비슷하게 하락한다. 그러나 장기 시장금리는 반드시 기준금리 및 단기 시장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변동하지 않는다. 국고채, 회사채 등 만기 1년 이상의 장기채권 금리는 미래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와 장기간의 채권 보유에 따른 위험을 보전하기 위한 프리미엄(기간프리미엄)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은 장기금리 결정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금융시장 참가자의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와 기간프리미엄 요구 수준에 따라 장기금리는 단기금리와 얼마든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지난 5월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뒤 CD 금리는 5월 8일 2.81%에서 11월 26일 2.65%로 떨어졌다. 반면 5년물 국고채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같은 기간에 2.62%에서 3.29%로 올랐다. 정책금리 변경에 따른 장기 시장금리 및 은행 대출금리의 변화는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소비나 투자는 금리 이외의 다른 요인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 변화가 실물에 파급되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자산가격 경로는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변경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의 가격 변화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금리가 내려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격이 오르면 개인들은 그만큼 부유해졌다고 느껴 소비를 늘린다. 또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담보가치가 높아져 은행으로부터 대출받기도 쉬워진다. 환율 경로는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변경이 환율의 변화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국내 금리 변화가 환율을 변화시키는 과정과 이런 환율의 변화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과정으로 구분된다.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금리가 하락하면 원화표시 정기예금과 같은 국내 금융자산은 수익률이 떨어진다. 그러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진 국내 금융자산을 팔고 달러표시 금융자산을 살 것이다. 이는 원화 매도 및 달러 매수 수요를 늘려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킨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수입품 가격 상승에 의한 국내 물가 상승 등을 통해 실물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신용 경로는 금융기관의 대출에 영향을 미쳐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과정이다.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인하 등을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면 보통 시중자금의 가용량이 늘어나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이 커진다. 기업도 금리 하락 시 매출 증대, 현금흐름 개선 등으로 순자산가치가 늘어나 재무 상황이 좋아진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이 대출을 확대 공급하면서 소비와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런 신용경로를 통한 정책효과는 직접금융시장 및 국제금융시장 등에 대한 접근성이 있는 대기업보다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 및 가계에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중앙은행은 경제 주체들의 미래 통화정책과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변화시켜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이를 기대 경로라고 한다. 예를 들어 미 연준은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6.5%를 넘고, 1∼2년 후의 물가상승률이 2.5% 이내에서 유지되며, 장기 인플레이션기대가 적정 수준에서 안착돼 있는 한 현 정책금리(0∼0.25%)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사전적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이런 미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는 정책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상당 기간 제로(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장기금리가 하락해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대다수가 금리 중심 통화정책을 운영하면서 금리 경로를 통화정책의 주된 파급 경로로 인식하고 있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금리는 지역별로 다르다. 금융구조가 자본시장 중심인 미국 등에서는 장기 시장금리의 역할이, 은행 중심인 유로(EURO) 지역이나 신흥국에서는 은행 여수신금리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은 단기대출 비중이 높아 단기금리가 은행 여수신금리 및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의 산업생산 변동에 대한 단기(3개월) 금리의 설명력이 장기(10년) 금리의 설명력보다 2배 이상 크게 나타난다. 나라마다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파급 경로도 다르다. 자본시장 중심 국가에서는 자산가격 경로가 중요하지만 은행 중심 금융구조 국가에서는 신용 경로가 중요하다. 또 환율 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금리 변경이 내외금리차의 변화를 가져와 자본 유출입과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 경로를 중시한다. 다만 신흥국의 경우에는 외자유출입 및 환율이 내외금리차보다 기초경제여건(펀더멘털), 글로벌 금융상황 등에 더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가 환율에 미치는 관계가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앙은행은 평상시에는 주로 정책금리를 조정해 위에서 언급한 정상적 파급 경로를 통한 정책 효과를 기대한다. 그러나 금융 불안 시에는 주요 파급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금리 조정의 효과가 제약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중앙은행은 자국의 파급 경로상 특징을 고려하면서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해 정책의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은은 2008년 이른바 ‘리먼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리 및 신용경로의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두고 기준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을 활용한 바 있다. 당시 위험 회피 성향이 늘어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가 올라 금리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국고채 매입, 증권사 CP 매입 지원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또 은행의 대출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을 지원하는 등 신용 경로의 원활한 작동을 도모했다. 한은은 또 지난해 7월 연 3.25%였던 기준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내려 올 5월부터 2.5%로 운용하고 있다. 그간의 금리 인하는 금리 경로를 통해 은행의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지난해 7월 각각 5.20%, 5.53%에서 올 10월 4.21%, 4.56%로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 왔다. 이 같은 금리 하락은 가계와 기업의 소비 및 투자활동에 필요한 자금의 조달비용을 낮춰 내수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가계부채와 고용 불안 등으로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세계적 경기 부진과 높은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의 투자심리도 움츠러들어 있어 금리 하락이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요철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장·美 퍼듀대 경제학 박사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기간프리미엄(期間·Term premium) 만기가 긴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단기 금융상품에 비해 낮은 유동성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보상 수익률을 의미한다. 기간프리미엄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정도, 채권시장의 수급상황 등에 영향을 받아 변동한다.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중앙은행이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을 미리 명시적으로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말한다. 경제 주체의 향후 정책에 대한 기대에 영향을 미쳐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향후 정책금리의 전망 경로를 공표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현 제로금리 정책을 앞으로 얼마나 지속할지를 실업률 등 경제지표의 특정 수치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포워드 가이던스에 해당한다.
  • 공약 쌓여있는데 세수는 급감… “1차 해결책은 경제활성화 뿐”

    박근혜 정부의 나라살림(재정) 운용이 출범 첫해부터 복잡하게 꼬여 들고 있다. 당장 어디서부터 악화된 재정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할지 가닥조차 잡히지 않을 만큼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었다. 해결 방법은 정부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둘 다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국채 등 임시수입을 제외한 국가의 경상수입은 대부분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서 충당된다. 하지만 현재 국고로 들어오는 국세는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올 상반기 국세수입 실적은 총 97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조 3000억원)보다 10조 1000억원이나 줄었다. 당초 정부가 확정했던 올해 예산지출(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편성 이전 342조원 기준)은 지난해보다 5.1%나 증가했는데도 세수는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10%가량 결손이 예상된다. 세수가 이렇게 줄어든 원인은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소득의 감소와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동반하락에 따른 소득 감소 등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거품이 붕괴되면서 자산 관련 세수비율이 종전보다 15%가량 하락했다. 이에 더해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도 현 정부의 나라 곳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과표(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소득) 2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율을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13%에서 10%로 낮춰줬다. 특히 법인세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과표 2억원 초과 기업의 세율을 2009년 25%에서 22%로 내린 데 이어 지난해 다시 20%로 낮췄다. 법인세,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 주요 세목의 신고·납부기간이 상반기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세수 사정이 특별히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가정이나 정부나 수입이 줄었으면 지출을 줄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새 정부 들어 복지 관련 지출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큰돈이 들어갈 각종 대선 공약사업도 줄줄이 대기 상태다. 정부는 지난 5월과 7월 각각 140개의 ‘국정과제’(중앙정부 공약)와 105개의 ‘지방공약’에 대한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재원 135조원과 지방공약 재원 124조원을 합해 259조원이 필요하다. 한 해 전체 국가 예산의 75% 수준에 이르는 액수다. 내년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점도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자기 지역에 대한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할 게 뻔하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 중산층으로 고통 분담(세 부담 확대)의 범위를 넓혀 십시일반 나라살림을 확충하려고 했지만 이 또한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지원마저 기대하기 힘들게 된 가운데, 박 대통령이 12일 교육·복지 등 중산층 체감 예산을 증액하라고 지시한 것도 정부의 운신 폭은 한층 좁힐 것으로 보인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1차 해결책은 오직 경제가 살아나는 것뿐”이라면서 “경제가 좋아져야 세원도 확보되고, 소득이 증가해 세 부담을 올려도 국민들의 조세저항이 작아지고 정부의 정책운용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올 상반기 법인세 납부 급감…세수 10조 1000억 덜 걷혀

    올 상반기 법인세 납부 급감…세수 10조 1000억 덜 걷혀

    올 상반기 국세가 지난해보다 10조원 덜 걷혔다. 9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4년 재정운용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세는 97조 2000억원이 징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7조 3000억원보다 10조 1000억원 적다. 상반기 세수진도율(세수 목표액 대비 세금 징수액 비율)은 46.2%로 지난해(52.9%)보다 6.7% 포인트 낮다. 최근 3년간 평균 세수진도율은 52.5%였다. 가장 덜 걷힌 세금은 법인세다. 12월 결산법인의 이익이 줄면서 법인세 납부가 21조 4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25조 6000억원보다 4조 2000억원 적다. 부가가치세는 25조 6000억원 걷혀 지난해(27조 9000억원)보다 2조 3000억원 줄었다. 세수 감소 및 결손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약한 경기회복으로 소비가 늘지 않아 부가가치세 납부가 부진하다. 부동산, 금융 등 자산시장의 침체로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 재산 관련 세수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세수 부족에는 법인세 및 소득세율 인하,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실효관세율 하락 등 구조적 요인도 있어 앞으로 세입 여건을 더욱 제약할 것”이라며 “세입 및 세출 측면 모두에서 중장기적 재정 안정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절세상품 ‘쩐의 대이동’… 부동산은 회의적

    절세상품 ‘쩐의 대이동’… 부동산은 회의적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서 자산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세금 부담이 적거나 비과세가 되는 즉시연금, 주가연계증권(ELS), 물가연동국채, 브라질 채권과 같은 절세상품으로 돈이 옮겨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도 ‘쩐(錢)의 이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세청,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자는 5만 1231만명이다. 이들이 이자·배당으로 한 해 벌어들인 금융소득은 10조 274억원에 이르렀다. 금융소득이 1억원 이상인 자산가도 1만 7537명이나 됐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란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친 금융소득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다른 소득(근로소득·사업소득 등)과 합산해 누진세율(6∼38%)로 소득세를 매기는 것을 말한다. 종전까지는 이 기준액이 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국회가 이날 새벽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2000만원으로 대폭 강화됐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종전 5만여명에서 19만여명으로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대표적 과세상품인 은행의 정기 예·적금 인기가 시들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예금상품 이자가 연 3%인 점을 감안하면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려면 금융자산이 6억 7000만원 가량 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으로 ▲증여 등을 통한 소득 분산 ▲절세상품 가입 ▲분리과세형 통장과 비과세형 통장 활용 등을 조언했다. 그렇다고 ‘절세’에만 올인하다가 자칫 ‘수익률’을 놓칠 수도 있는 만큼 장기 포트폴리오(자산 배분)를 구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절세상품으로는 만기 10년 이상의 저축성보험과 물가연동국채 등이 꼽힌다.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가입하면 납부금액에 관계없이 세금(15.4%)을 면제받을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이 올라가는 물가연동국채는 물가가 올라 늘어난 원금에 대해서는 비과세다. 금융소득이 한 해에 집중되지 않도록 만기를 분산하는 것도 ‘세테크’ 요령이다. 예컨대 만기에 한꺼번에 찾는 방식 대신 월 지급식을 선택하면 금융소득을 분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회사에는 월 지급식 ELS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박승안 우리은행 PB강남센터 부장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으로) 신규 편입된 투자자들의 고민이 크다 보니 문의도 부쩍 늘고 있다”면서 “절세형 상품 중에는 장기 투자를 해야 하거나 수익률이 낮은 상품도 많아 잘 살펴보고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세금이 무섭다고 수익률이 낮은 상품만 고집하다가는 아무런 수익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의 기대감도 크다. 예컨대 상장지수펀드(ETF)는 매매차익이 비과세인 만큼 거액 자산가들의 절세 수단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부동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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