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산가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경호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바가지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구급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오스카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13
  • [데스크 시각] 甲과 乙의 서비스/전경하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甲과 乙의 서비스/전경하 경제부 차장

    얼마 전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는데 판촉사원이 와서 말을 걸었다. 지금 고르는 물건의 프리미엄급이 가격 할인돼 더 싸니 그걸 사라는 귀띔이었다. 실제로 프리미엄급 제품의 값이 더 쌌다. 물건을 집어들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 직원은 다른 신상품을 팔고 있었다. 한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신용대출을 15년가량 쓰고 있는데 최근 금리인하를 받았다. 매년 연장해 왔지만 연장 시점에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3% 포인트 가깝게 금리가 내렸다. 2009년 상담할 때 금리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4년간 잊고 지낸 결과다. 매년 내 연봉은 작게라도 오르고, 거래 실적은 쌓여만 갔으니 그 중간에 금리가 내릴 수 있다고 말해주었을 법도 한데…. 지나친 기대를 한 것이다. 개인의 변동금리 대출에 금리 인하 요구권이 허용된 것은 2003년부터다. 오죽 은행들이 알리지 않았으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점에 고시를 하도록 했을까 싶다. 금리를 내리면서 담당 직원은 요즘 파는 주택청약통장 가입을 권했다. 한 달에 몇 만원만 들면 된다는 부연 설명도 했다. 40대인 내가 주택청약통장에 가입하면 그걸 언제 써먹을 수 있을까.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하우스푸어’라며 들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궁금해졌다. 까다롭지 않거나 금융지식이 별로 없는 고객에게 이런 식의 제안을 했다면 아마도 가입해야 하는 걸로 이해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은행은 상대적으로 금융 지식이 적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농촌에 점포들이 많다는 생각에 기분이 씁쓸해졌다. 이른바 ‘갑’(甲)으로 통하는 대형 마트에 ‘을’(乙)인 제조업체의 판촉사원이 파견돼 서비스업을 했다. 은행 직원은 서비스업이 본업이다. 하지만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판촉 사원이 더 잘했다. 두 직원 모두 본사의 실적 할당에 의해 일했는데 고객에게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고객을 보는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제조사는 대형 마트의 다양한 상품 중 자사 상품을 골라주는 소비자가 참 고맙다. 제조사는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소비자가 갑이다. 반면 은행의 경우, 소비자(고객)는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았다면 자신을 을로 여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은행은 고객을 위해 치열한 고민을 덜 한다. 공공의 울타리가 있어 진입 장벽 또한 높으니 경쟁도 다른 산업보다 덜하다.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은행에 기분 좋은 서비스를 바라지 않는다. 그래도 한편으론 서운하다. 그동안 ‘공적자금’이라며 들어간 세금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면 행동을 바꿔보자. 우리가 받는 서비스에는 우리가 기여한 측면이 크다. 막연히 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말고 이제는 요구하자. 귀찮아도 물어보고 따져보고, 싫으면 싫다고 당당하게 말하자. 자신을 갑이라 생각하는 공급자에게는 까칠한 수요자가 되는 것이 을의 대접을 벗어나는 첫번째 길이다. 세상도 변했다. 공급만 하면 수요가 창출되던 시대에서 수요에 맞춘 공급이 승자가 되는 시대다. 기업보다 가계와 개인이 은행의 주요 고객이 된 지 오래다. 주요 고객으로서의 지위를 누려보자. 너도나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외치는 지금이 서비스의 관계를 바꿀 수 있는 적기다. lark3@seoul.co.kr
  • 정기예금 빼 채권형펀드로… ‘쩐의 대이동’

    정기예금 빼 채권형펀드로… ‘쩐의 대이동’

    “정기예금에 몽땅 돈을 묻어놓고 있자니 이자율이 너무 한심하네요. 채권형 펀드가 좀 낫다는데 정말 그런가요? 아니면 차라리 주식형 펀드로 가볼까요?” 지난 9일 기준금리가 연 2.75%에서 2.50%로 떨어지면서 갑자기 분주해진 곳이 있다. 시중은행 PB(프라이빗 뱅킹)센터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는 부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설마설마 했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자 자산가들의 불안감이 한층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은행예금을 빼내 MMF(머니마켓펀드)와 채권형 펀드 등으로 바꿔 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시중은행 정기예금에서 총 4조 2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에서도 2조 6000억원이 감소했다. 은행 수신상품에서만 총 6조 8000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돈은 정기예금에서 MMF로, 다시 채권형 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올 들어 꾸준히 늘어나던 MMF는 지난달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1월에 13조 8000억원이 몰렸지만 지난달에는 10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저금리로 MMF도 수익성이 낮아진 데다 기업 등 법인들이 MMF 대신 채권 매입으로 투자 전략을 바꿨기 때문이다. 통상 자산가들의 금융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정기예금이다. 수익성은 낮아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71~2.90%(1년 기준)로 떨어지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상당수 자산가들의 금리 하락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탓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과거 일반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7(정기예금)대 3(나머지)이었다면 요즘은 6대 4로 바뀌었다”면서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간 돈이 주로 채권형 펀드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채권형 펀드에는 1월 8000억원, 2월 8000억원, 3월 1조 4000억원, 4월 5조원 등 총 8조원이 늘어났다. 하나은행 김영호 센터장은 “해외 채권형 펀드에 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러시아, 미국, 브라질 등 어느 나라 가릴 것 없이 관심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중위험·중수익’이 투자의 기본이 되면서 주식형 펀드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식 시장의 부진으로 주식형 펀드에서 올 들어 2조 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과거 인기를 끌던 ELS(주가연계증권)와 DLS(파생결합증권)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지수와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기초자산인 ELS는 주가하락이, 금·원유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DLS는 원자재 가격의 급락이 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자산가들의 금리 민감도와 투자 관심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PB센터에 10억원을 맡겨두고 있는 주부 최모(54)씨는 “일정부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정기예금 비중을 줄여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PB들이 글로벌 국·공채, 하이일드 채권을 많이 추천해 주더라”고 전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은행권 자금 유출입 특징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저금리 고착화로 예금 수익률이 크게 낮아져 상대적으로 투자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핵심 자회사 안팔려”… 웅진·STX 회생 ‘안갯속’

    “핵심 자회사 안팔려”… 웅진·STX 회생 ‘안갯속’

    쌍둥이처럼 ‘신화의 몰락’이라는 수모를 겪고 있는 웅진그룹과 STX그룹의 기업회생을 위한 자회사 매각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웅진의 윤석금 회장과 STX의 강덕수 회장은 잇따라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재기를 꾀하고 있으나, 각각 그 발판이 될 수 있는 웅진케미칼과 STX팬오션의 매각 문제를 풀지 못해 속을 끓이고 있다. 17일 산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 웅진케미칼 인수설이 파다하게 돌았던 LG화학과 휴비스 측은 그러나 “검토는 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일단 발을 뒤로 뺐다. 인수를 위해 회계법인과 법률자문사도 선정한 LG화학은 웅진케미칼이 탐나는 매물이긴 한데, 가격 조건이나 상황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 눈치다. 일본 도레이의 한국법인 ‘도레이첨단소재’와 국내 화학섬유·소재업체인 티케이케미칼도 웅진케미칼 인수전 참여를 관망하고 있다. 티케이케미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다각도로 검토하는 단계이며 일정이 본격화되면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웅진케미칼 매각 주관사로 나선 우리투자증권 등은 웅진케미칼의 자산가치에 대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채권단과 웅진 측은 웅진케미칼의 일괄매각이 어려울 경우, 섬유·필터·전자소재 등 사업부문별 분리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케미칼의 섬유 사업은 국내 생산능력 3위 규모의 원사·원면·직물을 비롯해 소방복 등에 사용되는 ‘슈퍼섬유’도 생산하고 있다. 필터 사업은 해수담수화 등에 쓰이는 역삼투분리막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인수를 기다리던 STX팬오션도 실사 결과, 자산가치 ‘제로’라는 내부평가를 받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산은도 인수를 포기하자니 정부의 회생 방침을 거스르는 것이라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인수를 감행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STX팬오션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규모를 줄인 뒤 산은 주도로 제3자에 매각하는 게 유력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함께 대주주의 STX팬오션 지분을 완전 감자해 STX그룹이 지분매각 대가를 안 받는 대신에 산은이 STX팬오션을 떠맡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실사 결과가 나쁘게 나온 것은 STX팬오션이 보유한 선박에 대한 현재 가치만 고려하고, 이 선박들이 장기운송 계약 등을 통해 앞으로 벌어들일 가치를 배제했기 때문”이라면서 “STX팬오션은 부채가 1조 1000억원에 이르지만, 수익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유동성 지원만 잘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채권단 “강덕수 STX회장 사재 털어라”

    정부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에게 사재(私財) 출연 등 모든 것을 내놓으라며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조선 계열 중심으로 그룹을 살려줄 테니 개인의 기득권은 완전히 포기하라는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채권단은 강 회장에게 사재 출연 등을 통해 그룹 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STX를 살리려면 본인도 모든 것을 다 내놔야 한다”면서 “마땅한 사재가 없다면 강 회장이 사는 집이라도 압류를 걸어 모든 것을 확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채권단 등은 최근 강 회장의 개인 재산에 대해 정밀 추적을 했으나 STX 지분을 빼면 주택과 일부 예금 외에는 재산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단 개인 재산에 모두 압류를 걸어 강 회장이 책임감을 느끼고 STX를 살리는 데 매진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강 회장은 사재 출연을 해서라도 그룹을 살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책임을 다하고자 제가 가진 주식을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회사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면서 “저에게 요구되는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도 감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TX팬오션 인수를 위해 자산가치, 부채규모 등에 대한 예비실사를 했지만 예상보다 부실이 심각해 인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관계자는 “최종 결론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부실이 심각해 놀랐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커버스토리-장기 불황의 그늘] 주식·부동산 거품에 ‘잃어버린 20년’…日, 고령화·저금리·엔고 덮쳤다

    [커버스토리-장기 불황의 그늘] 주식·부동산 거품에 ‘잃어버린 20년’…日, 고령화·저금리·엔고 덮쳤다

    한때 전 세계를 장악할 듯한 기세로 뻗어가던 일본 경제는 1990년을 전후로 급격하게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잃어버린 20년’은 부동산 거품이 꺼진 1991년부터 2010년까지 극심한 장기 침체 기간을 일컫는다. 이후에도 최근까지 저성장이 이어졌다. 결국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인 하락)과 엔고 탈출을 위해 윤전기를 돌려 화폐를 무제한 찍어내는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1990년대 초 일본 주식과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일본 장기 불황의 서막이 올랐다. 금융 산업이 휘청하면서 실물경제에 타격을 줬다. 일본 기업은 3대 과잉(고용, 설비, 채무의 과잉)으로 고전했다. 투자는 실종됐고, 소비는 부진에 빠졌다.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경제는 탄력을 잃어갔다. 정부 대응도 늦었다. 뒤늦게 제로(0%) 금리를 통해 금융완화 정책을 단행하고 재정 지출을 확대했지만 장기 불황의 골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제 1980년대 연평균 4.4%였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90년대에는 연평균 1.5%에 그쳤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지 자산가격도 폭등했다. 부동산 가격은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올라 1991년 정점을 기록했다. 1981~1991년 6대 도시의 상업용지 가격은 1970년대에 비교해 473%, 주거용지 가격은 225% 상승했다. 결국 버블 붕괴라는 치명타를 입었다. 1991년 이후 1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은 급락세로 돌아섰다. 6대 도시의 상업용지와 주거용지 가격은 최고점을 기록했던 때와 비교해 각각 5분의1, 2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도쿄 주택지는 버블붕괴 후 연간 9%씩 하락했다. 1999년에는 최고 가격을 기록했던 10년 전에 비해 57% 수준으로 떨어졌다. 1980년대 주가는 6배로 상승했다. 특히 엔화와 독일의 마르크화 강세를 유도한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주가상승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5년간 200% 올랐다. 1989년 말 고점을 보인 주가가 반 토막 이하로 떨어지는 데는 불과 3년이 걸리지 않았다.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1989년 3만 8915에서 1999년 말 1만 8934로 하락했다. 플라자 합의 이후 1985년 2월 달러당 260엔이었던 환율은 3년 만인 1987년 말 120엔, 1995년 중반 80엔까지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엔고로 인한 수출 둔화를 우려해 금리를 급격하게 낮췄다. 1985년 말 5%였던 정책금리는 불과 1년 사이에 2.5%까지 인하됐다. 금리가 낮아지자 시장에는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넘쳐난 유동성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 버블을 형성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의 장기 침체 과정에서 심한 소비위축 현상을 경험했다. 일본의 평균 민간소비 증가율은 1980년대 3.7%에서 1990년대 1.5%로 급격히 떨어졌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0.9%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동안 ‘자산버블→기업수익성악화→부동산 및 주가폭락→저성장의 구조화’라는 그릇된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20년 동안 개인과 기업의 생산성이 줄고 장기간 디플레이션을 겪은 탓에 현재 일본의 국민소득은 20년 전보다 못하다. 2011년 일본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68만 1000엔(약 4700만원)으로 20년 전인 1992년보다 2.5% 떨어졌다. 반면 국가 빚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1992년 GDP의 20%에 불과했던 국가부채 비율은 20년 만인 지난해 230%로 불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23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영기 한국은행 도쿄사무소 소장은 일본 장기 불황 원인에 대해 “자산 버블이 꺼진 후 성장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기대심리가 매우 낮아진 게 큰 원인이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적절한 투자와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고령화와 저금리, 엔고 등으로 불황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골드바 실버바/육철수 논설위원

    베트남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75년 4월 중순. 당시 베트남의 응우옌반티에우 대통령은 스위스 에어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화물 16t을 스위스로 옮겨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항공사는 화물의 내용물이 금괴임을 파악하고 정부 보유 금일지도 모른다고 여겨 수송을 거부했다. 다급해진 티에우는 사이공(현 호찌민시) 함락 아흐레 전인 4월 21일, 미국 정보당국의 협조로 군용기에 금괴 2t을 싣고 타이완으로 달아났다. 일반인들도 금괴와 달러 뭉치를 미군들에게 집어주고 군함을 겨우 얻어타고 빠져나온 이가 적지 않았다. 달러도, 금덩어리도 없는 불쌍한 난민들은 보트피플이 되어 바다에서 정처 없이 떠돌았다. 티에우는 나라가 망하는 순간에도 국민의 생명을 외면하고 개인의 욕심만 채워 천고에 씻지 못 할 중죄를 지었다. 나라를 버리고 도망치는 경황망조에도 금괴는 이렇게 소중했다. 어떤 나라 화폐와도 당장 바꿀 수 있는 금의 위력을 알 만하다. 나라마다 외환보유고로 금을 일정 부분 갖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미국이나 독일은 외환보유고 가운데 무려 3분의2가 금이다. 독일의 경우 세계 1, 2차 대전에서 패전국으로 몰리면서 금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에서 금의 비중이 1.5%다. 금 보유 순위는 세계 34위쯤 된다. 요즘 북한의 전쟁 위협과 장기 불황으로 나라가 온통 뒤숭숭하다. 그 와중에 새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목표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거액의 금융거래를 세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액 자산가들의 장롱 속 돈이 골드바(Gold Bar, 막대 모양의 금괴)로 몰린다고 한다. 평범한 직장인까지 실버바(Silver Bar) 투자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은행과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골드바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란다. 금값이 연초에 온스(28.35g)당 1694달러에서 지금은 1560달러로 떨어졌는데도 매입 열기를 보면 이해 못할 현상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까닭은 있는 것 같다. 우선 절세효과다. 차명계좌를 가진 일부 부자들은 금을 사서 자녀들에게 상속·증여를 하면 국세청에 걸릴 일이 없다는 것이다. 부가세와 수수료로 15%를 뗀다지만 세금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부동산처럼 재산등록을 할 필요도 없으니 검은돈을 감추기엔 그만일 것이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낮은 이자, 장기 불황기에 이만한 환금성 상품도 드물다. 그러나 금·은에 대한 이상 투자열기가 지하경제 단속을 피하려는 풍선효과라면 과세당국은 정신 바짝 차리고 검은돈을 잡아내야 할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쪼개보고 나눠보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 …발품 판만큼 돈 된다

    쪼개보고 나눠보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 …발품 판만큼 돈 된다

    정부는 최근 선박·해외자원개발펀드 등 분리과세 금융 상품의 조세 지원 한도를 새롭게 정해 세수를 확보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종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어든 터라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선박 임대료 수입 등의 일부를 배당하는 선박펀드는 올해 말까지 투자 액면금액 1억원 이하의 배당 소득에 대해 세율 5.5%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유전이나 금광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해외자원개발펀드 역시 액면금액 3억원 이하의 배당 소득에 대해 5.5%의 세율이 적용됐다. 절세 수단의 장점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 투자에 있어서 절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넘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자산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세금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3년간 펀드에 투자해 한꺼번에 2000만원 이상 수익을 얻게 되면 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꼭 부자일 것이란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절세 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을 알아야 한다. 비과세 상품은 소득에 대한 세금을 안 내는 것이다. 분리과세 상품은 상품별로 정해진 세율만큼 따로 세금을 내면 된다. 즉,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비과세 상품에는 2014년 발행분까지 물가에 연동된 원금 상승분에 세금을 내지 않는 물가연동국고채,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 브라질 채권 등이 있다. 단, 브라질 채권은 환전할 때 브라질 정부가 도입한 금융거래세(토빈세) 정책에 따라 투자 금액의 6%를 세금으로 내게 되고,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국내 주식·채권형 펀드의 매매 차익도 비과세지만 배당과 이자 수익은 과세 대상이다. 분리과세 혜택은 소멸시효를 잘 따져야 한다. 선박펀드는 올해 말까지, 유전펀드는 내년 말까지 일정 금액 이하 투자에 대해서만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10년 이상 장기 채권 이자도 분리과세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상품을 고를 때 세금을 따져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입할 때 깜빡 잊고 세금 우대 혜택을 안 받으면 나중에 몇만~몇십만원의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할 때는 이자소득에 대해 이자소득세 14%와 지방소득세 1.4% 등 15.4%의 세금이 붙지만 연령에 따라 세금 우대 또는 비과세 혜택이 부여된다. 우선 20세 이상 국내 거주자가 총액 1000만원 이내의 세금우대저축을 1년 이상 유지할 경우 세율이 9.5%다. 60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독립유공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세금 우대 총액이 3000만원까지 상향된다. 60세 이상 노인 등에 대해서는 2014년까지 3000만원의 비과세 생계형 저축 한도가 제공된다. 보험사의 월 납입식 10년 이상 장기저축성보험도 비과세다. 세금우대저축과 중복 가입해도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보험은 사업비를 제한 뒤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상품별 수익률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 소득공제 대상인 연금저축도 세테크에 적합한 상품으로 꼽힌다. 절세 트렌드를 좇을 때도 균형감을 잃어선 안 된다. 절세 상품이란 광고만 보고 ‘묻지마식 투자’를 하면 후회할 수 있다. 절세 상품 대부분이 장기 투자용이라 중간에 해지하면 세금을 토해내거나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지난해 말부터 갑작스럽게 인기를 끈 즉시연금 열풍은 ‘묻지마식 투자’의 대표적이 예다. 가입 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월 한 대형 생명보험사는 가입자의 80%가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닌 2억원 이하 가입자라고 밝혔다. 차주용 NH농협증권 세무사는 “매달 150만~200만원을 지급받는 월 지급식 상품에 가입하는 은퇴자는 종합과세나 지역건강보험료 추가 납부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월지급액을 100만원 안팎으로 낮추고 다른 금융소득이 생길 경우에 대비하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탈세 자산가·불법 사채업자 224명 특별 세무조사 착수

    국세청이 4일 변칙적으로 부를 증여한 고액 자산가, 역외 탈세 혐의자, 불법 사채업자 등 224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김덕중 국세청장 취임 이후 ‘지하경제와의 싸움’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앞서 국세청은 한달간 조사국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융조사·역외탈세 등 지하경제 추적을 위한 첨단조사기법에 대한 집중교육을 실시했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음성적으로 부를 축적·증여한 대(大) 재산가 51명, 역외 탈세혐의자 48명, 불법·폭리 대부업자 117명, 탈세혐의가 있는 인터넷 카페 등 8건에 대한 일제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대재산가는 위장계열사 설립, 부당 내부거래, 지분 차명관리 등을 통한 부의 편법 상속 및 증여 여부를 집중 검증받게 된다. 100대 기업 사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 탈세 혐의자들은 국외 발생소득과 국외 금융계좌 신고를 누락했는지를 조사받게 된다. 국세청은 외국 정부로부터 최근 3년간의 해외 현지 소득 발생 관련 10만여명의 자료를 넘겨 받아 탈세 혐의를 정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불법으로 높은 이자를 받으면서 차명계좌나 고액 현금거래를 이용해 세금을 빼돌린 사채업자 가운데는 사채자금을 주가 조작, 불법 도박 등 또 다른 지하경제 자금으로 쓴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당 100만원가량 광고비를 받고 홍보용 사용 후기를 작성해주면서 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주요 포털사이트의 인터넷카페, 국외 구매대행업체 등도 조사대상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 13억…일반가구 순자산의 5배 수준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이 일반가계 순자산의 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 가계 순자산에 비해서는 13배에 달했다. 31일 국회·대법원·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작년 말 현재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전체 공개 대상 2387명의 평균 재산은 13억 2092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구당 평균 순자산 2억 6203만원의 5배에 달하는 액수다.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이 전국 2만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산출됐다.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소득 하위 20% 가구의 평균 순자산 8917만원의 13배에 달했다. 고위공직자 유형별로 보면 국회의원 296명의 평균 재산은 18억 6800만원으로 일반가계 순자산의 7배, 소득 하위 20% 가계 순자산의 21배에 이르렀다. 국회의원의 평균 재산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 500억원대 이상 자산가 4명을 제외하고 산출했다. 중앙부처 가급 고위공무원 이상과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 교육감 등 행정부 고위공직자 1933명의 평균 재산(11억 7000만원)은 일반가계 순자산의 4.5배, 소득 하위 20% 가구 순자산의 13배였다.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재판관 등 헌재 소속 재산공개 대상자 11명의 평균 재산은 25억 7543만원으로, 일반가계 순자산의 10배, 소득하위 20% 가계 순자산의 29배에 달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고위공직자 71% 1년전보다 재산 ↑

    고위공직자 71% 1년전보다 재산 ↑

    이명박 정부 마지막 국무위원들의 평균 총재산은 17억 2788만원으로, 지난 한 해 평균 1억 929만원의 재산이 늘어났다. 국회의원, 고위 법관, 행정부 고위 공직자 10명 중 7명의 재산이 늘었다. 극심한 경제 불황, 경기 침체를 뚫고 고위직들이 거둔 ‘개인 재테크 성적표’다. 국회, 대법원, 행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29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입법·사법·행정부 고위공직자의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2387명 중 71.3%에 해당하는 1709명의 재산이 1년 전보다 늘어났다. 사법부 고위직 158명의 평균 재산은 21억 997만원이다. 국회의원 296명의 평균 재산은 18억 6800만원으로, 1조 9249억원을 신고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 500억원대 이상 자산가 네 명을 제외한 평균 재산이다. 또 행정부 등 고위 공직자 1933명의 평균 재산은 11억 7000만원이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이명박 정부 마지막 국무위원 17명은 평균 17억 2788만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16명의 재산이 증가했다. 땅, 아파트 등의 가격 변동을 빼고 예금 증가 등 실질적으로 돈이 들고 나는 순재산으로 따지면 평균 1억 929만원씩 늘어났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147명 중 29명이 1억원 이상 늘어, 성낙송 부장판사 5억↑… 증가액 1위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147명 중 29명이 1억원 이상 늘어, 성낙송 부장판사 5억↑… 증가액 1위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법관 147명의 평균 재산은 21억 997만원으로, 이 중 66.7%인 98명이 10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법관 1명당 평균 재산은 1년 동안 5406만원 늘었다. 29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법조계 재산공개 대상자 중 최고 자산가는 139억 2529만원을 신고한 최상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4019만원 늘었다. 재산 총액 100억원 이상인 법조계 재산공개 대상자는 최 부장판사를 포함해 모두 4명으로 문영화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127억 4493만원, 김동오 서울고법 부장판사 115억 6188만원, 조경란 법원도서관장 100억 8218만원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재산은 34억 9827만원으로 사법부에서 20위를 기록했고, 재산이 가장 적은 법관은 성지용 대전지법 수석부장판사로 9685만원이었다. 순증감액 기준으로 재산이 늘어난 법관은 111명으로 이 중 29명은 재산이 1억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액이 가장 큰 법관은 성낙송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전년보다 5억 1023만원 늘어난 19억 4538만원을 신고했다.관보에는 부모님으로부터 아파트를 증여받아 늘어난 것으로 되어있다. 헌법재판소 8명의 재판관(이강국 전 소장 제외)의 평균 재산은 16억원이었다. 최고 부자는 28억 4990만원을 보유한 강일원 재판관이다. 지난 22일 퇴임한 송두환 전 재판관의 재산은 21억 5775만원으로 강 재판관 다음이었다. 헌재 소장 후보자로 지명된 박한철 재판관은 급여저축과 예금이자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1억 915만원 늘어난 11억 3662만원을 신고했다. 헌재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은 김택수 사무처장으로 89억 1718만원을 신고했다. 헌재의 재산공개 대상자는 11명이며 이들의 평균 재산은 25억 7943만원이고 모두 1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박재완 작년 4억 5500만원↑… MB 마지막 각료 중 증가폭 1위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박재완 작년 4억 5500만원↑… MB 마지막 각료 중 증가폭 1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 새 국무위원들의 재산신고가 제외되면서 ‘김빠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가 예고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MB정부 마지막 국무위원들이 경제 불황 속에서도 개인 재테크는 준수하게 해왔음이 드러나면서 서민들로서는 경제적 고통에 심정적 박탈감까지 안겨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29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정부부처 장·차관과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이상,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교육감 등 행정부 관련 고위공직자 1933명의 정기 재산 변동 신고 사항을 보면 71.6%인 1378명의 재산이 지난해 신고 때보다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재산은 11억 70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200만원씩 줄었다. 이에 대해 안전행정부는 서울과 인천 등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함께 300억원대 자산가인 전혜경 국립식량과학원장이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파견으로 제외되면서 1인당 평균 재산액을 1600만원가량 줄인 것이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장관들의 재산신고 내용은 다른 고위공직자 평균을 훨씬 웃돈다. 평균 재산 17억 2788만원으로 17명 중 16명의 재산이 늘어났다. 23억 7000만원을 신고한 권재진 전 법무장관만 9179만원 줄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2억 1000만원으로 3000만원 증가했고,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장관은 12억 1000만원으로 4억 5500만원 늘어 재산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와 함께 아파트 중도금 납부 및 채무를 상환하느라 순재산이 479만원 줄어든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16명의 순재산은 모두 늘어나 경제 불황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서민들의 고통을 무색하게 했다. 행정부 내 고위공직자 중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사람은 최교일 대검찰청 검사장으로 주식배당소득 등으로 20억원이나 늘어난 120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재산이 많은 공직자는 230억 6174만원을 신고한 진태구 충남 태안군수였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5억 9473만 5000원의 재산을 신고해 가장 재산이 적은 공직자가 됐다. 박 시장은 예금 중 일부를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하거나 펀드 상환에 써 예금이 줄었고, 배우자 사업 폐업으로 인해 채무가 늘었다.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은 39억 9267만원을 신고해 광역단체장 중 가장 많았다. 염홍철 대전시장(24억 8806만원), 박준영 전남지사(22억 8193만원), 김범일 대구시장(21억 5992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7명의 재산은 평균 30억 943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행정부 재산공개 대상자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늘어난 금통위원의 재산만도 평균 1억 551만원이다. 전체 평균이 1200만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고위공직자 사이에서 ‘투자의 귀재’로 불릴 만하다. 한은 측은 “금통위원의 보수(연 3억 1000만원)가 일반 고위공무원보다 많아 재산 증가 폭이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석진 안행부 윤리복무관은 “6월 말까지 꼼꼼히 심사해서 허위 신고는 물론, 부당·위법한 방법으로 재산을 형성한 경우는 경고,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강남부자보다 지방부자 씀씀이가 더 크다

    강남부자보다 지방부자 씀씀이가 더 크다

    서울 강남 부자보다 지방 부자가 돈을 더 쓴다. 지난해 금융자산 10억원이 넘는 국내 부자들은 15만 6000명이었다. 전년보다 1만 6000명(11.1%) 늘었다.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을 줄이고 금융 자산을 늘려가는 추세다. 앞으로 부동산은 더 줄이겠단다. 이는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6일 내놓은 ‘한국의 부 보고서’(Korean Wealth Report) 내용이다. 하나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고객 784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곁들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은 한 달에 평균 3911만원을 벌고 831만원을 쓴다. 지방에 사는 부자들의 한 달 씀씀이가 평균 1062만원으로 강남 부자들(1024만원)보다 38만원 많다. 10억원대 자산가인 국내 억만장자는 숫자로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0.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총 461조원으로 전체 개인 금융자산의 18%를 차지한다. 자산규모도 2011년보다 39조원 늘었다. 부자들의 보유 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을 제외하고 전체 가계의 증가율 및 일반 가구의 자산증가율을 계속 웃도는 추세다. 그렇다면 이들 부자는 어떻게 돈을 모았을까. 부자들의 수입 원천은 예금과 주식, 부동산 등에서 발생하는 이자, 배당금, 임대료 등 재산소득이 38.7%로 가장 많다. 사업소득(28.9%), 근로소득(26.1%) 등이 그 다음이다. 재산소득 비중이 일반 가구보다 상당히 높다. 또 재산소득과 사업소득이 전체 소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한다. 눈에 띄는 점은 부동산 비중이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51%에서 지난해 45%로 줄었다. 설문조사에 응한 부자들 가운데 세 명 중 한 명(30.6%)은 “앞으로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부동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답변은 9.2%에 그쳤다. 부자들의 ‘땅 사랑’이 시들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만일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건물 및 상가’라고 답변한 사람이 50%로 가장 많았다. ‘주택 및 아파트’라는 응답자는 16.8%로 지난해(22.9%)보다 줄었다. 부자들의 금융자산 구성은 예금이 41.7%로 가장 많았고 펀드(24.5%), 보험 및 연금(19.8%), 주식(13.8%) 등의 순서였다. 투자의향이 있는 금융상품은 은행 정기예금(22.3%), 채권형펀드(21.8%) 등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는 응답이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슈퍼 리치’의 경우 공격적인 성향이 두드러져 차별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100억원 이상의 슈퍼리치 그룹으로 옮겨가면 예금 비중이 30%로 낮아지고 주식과 펀드 비중이 47%로 높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모은 돈은 어디에 쓸까. 가장 많이 지출하는 항목은 연금 및 사회보험(183만원)으로 일반 가구가 식료품 및 음료(35만원)에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과 차이가 났다. 부자들은 노후도 따뜻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40대와 70대 부자들의 씀씀이가 컸다. 부자들의 약 90%가 기부활동을 하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일반 가구보다 많은 점도 부자들의 특징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명사가 걸어온 길] (7) 금융 외길 반백년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

    이 사람의 부모는 자작농이었다. 세 누나와 형 하나, 노부모가 하루종일 밭일을 하고 간신히 풀칠을 했다. 세 시간 배를 타야 겨우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던 ‘거제 촌놈’으로 자랐다. 해방 직전 일본인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채 다 자라지도 않은 곡물까지 쓸어갔을 그 무렵, 그래도 굶지는 않았다. 귀한 막내아들에게 쌀밥을 한 술씩 덜어주던 노모와 누나들 때문이었다. ‘가진 것 없는 섬 놈’으로 꿈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내다 은사인 김기호 선생을 만났다. 섬 밖의 삶은 생각지도 못한 그에게 스승이 말했다. “섬은 커질 수 없다. 그러나 그 섬의 사람이 커지면 달라진다.” 그 이후 공부를 했다. 부산으로 나와 법대를 졸업하고 은행에 들어갔다. 은행장이 됐다. 금융지주 회장까지 지냈다. 금융 외길 53년. 금융을 배웠고, 금융을 알았고, 금융에서 성공했다. 그래도 이 남자의 마음속엔 의문이 남았다. ‘더 가야할 길이 있지 않을까.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나’ 마음을 비웠다. 지금까지 받은 운과 복에 겨운 삶을 되돌려 줄 때라고 마음먹었다. 스스로 은행장 직에서 내려왔다. 남은 인생을 금융인력 양성에 바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FP(파이낸셜 플래너)협회를 만들어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하나은행장, 우리금융 회장 등을 지낸 윤병철(76)씨다. 그는 ‘하나마나 한 은행’으로 불리며 국내 33번째로 출범한 하나은행을 4대 시중은행으로 올려놓는 데 초석이 됐다고 자부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때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이뤄냈다. 그를 서울 마포구 도화동 한국FP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윤 회장은 1937년 거제에서 태어났다. 모두가 다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콩이 나면 그 기름을 짜서 남는 찌꺼기를 먹고 그렇게 살았지. 가뭄이 들어 농사도 잘 안 돼서 하루에 한 끼 먹는 게 힘들었어. 그 와중에도 누님들이 굶어가며 밥 덜어주고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줬어. 귀하게 컸지.” 8세. 늦봄이었다. 쑥을 캐러 가는 누나들 뒤를 따라갔다가 물 웅덩이에 빠졌다. 가뭄이 심해 군데군데 받아놓은 물 근처에서 놀다 발이 쑥 들어갔다. 한참동안 정신을 잃었다. 그때부터 “덤으로 산다”고 생각해 왔다. 11세 때 후사가 없던 큰아버지 집에서 15리 떨어진 경남 하청초등학교를 다녔다. 거기서 인생의 스승을 만났다. 하청중·고등학교를 세운 김기호 교장이다. “‘수처작주’라고, 세상 어디 가든지 간에 내가 스스로 주인이 되라는 뜻인데 그분께 배웠지. 자신을 갖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라 이런 말이오. 내가 살아온 그때, 돈·백·실력이 중요했지. 하지만 없는 걸 만들라고 하면 어떡하나. 가난한 섬놈이니 돈하고 백은 없는 걸. 그럼 실력이 2배, 3배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지.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거야.” 인생에서 귀한 사람을 1966년 또 만났다. 고(故) 김진형 한국개발금융 회장이다. 세계은행의 지원으로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개발금융을 설립할 때 한국은행 총재 출신인 김 회장이 개발금융설립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그가 경제인협회 조사역으로 일하다 실무를 보좌했다. “참 소탈하셨지. 자기 손으로 꼭 문을 열었어. ‘차 문도 못 열면서 무슨 일선에서 일을 하겠나’라고 하셨던 분이었지.” 더 놀라운 일은 한국개발금융이 출범한 뒤 생겼다. 김 회장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였다. 김 회장과 같은 경북 선산 출신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김학렬 경제수석에게 “금융계 원로가 하는 일을 적극 도와주라”고 지시한 것이다. 더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김 수석이 어떻게 도와줄지 묻자 김 회장은 “그냥 내버려두면 되네. 안 도와주는 게 더 고마운 일일세”라고 거절했다. 누구나 바라던 ‘정부의 힘’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민간의 노력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었다. 그렇게 참된 금융인의 자세를 배웠다. 앞서 금융계에 첫 발을 들인 것은 1960년, 24세 때였다. 농업은행 4기로 입사했다. “부산대 법대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떨어진 뒤 들어갔는데 서울대, 연·고대만 있더라고. 그래도 거기서 만난 동기들하고 지금도 가깝게 연락하고 지내지.” 그는 친분을 맺은 농4회(농업은행 4기 모임) 멤버들과 지금도 평생지기로 지낸다. 정영의, 조대형, 이상철, 김주익씨 등이다. 정영의씨가 훗날 재무장관을 지낼 때 그는 하나은행장을, 이상철씨는 국민은행장을 맡았다. 이들을 가리켜 ‘3인방’이라고 남들이 불렀다. 농업은행 출신 은행장 모임인 ‘동락회’도 있다. 신한은행장을 지낸 라응찬씨, 농협 회장을 지낸 원철희씨, 기업은행장이었던 김승경씨 등이 멤버다. 그렇게 농협은행에서 1년 반을 일하다 1961년, 농협은행을 나와 한국경제인협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본 경영 1세대들은 돈보다 꿈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지. 그래서 생각했어. 평생 월급쟁이였지만 월급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지는 않겠다고. 지금까지 나를 버텨준 경영지론이지.” 김진형 전 총재의 권유로 1967년 그는 한국개발금융에 둥지를 텄다. 기업이 새로 하는 사업을 심사해 시설자금을 대출해줬다. 정부 지분이 전혀 없어 민간과 외국인 주주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외부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시장원리에 따라 자금배분이 이뤄지는 이례적인 사례였다. 미래 성장산업도 발굴했다. “1970년대 초 원양어업과 해운업이 은행권에서 소외돼 있던 시절, 직접 돈을 지원하며 밀어주기도 했지. 나도 같이 컸어. 그렇게 나 역시 승승장구해 1977년엔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어.” 1991년 7월 그는 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에 올랐다. 사람 모양의 로고는 그가 채택한 것이다. 자음 ‘ㅎ’을 사람 형태로 형상화하고 마치 원을 그리며 춤추는 모습으로 연출한 것이다. ‘미친 사람 널뛰는 모습같다’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끝까지 설득했다. 33번째 후발은행이니 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고객이 편리하게 느끼는 장소만 찾아 점포를 냈다. 시장 인근, 아파트 단지 안 등을 파고들었다. 1995년 출혈경쟁 논란을 부른 ‘솔로몬 신탁’도 개발했다. 국내 최초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상품이었다. 절세효과 덕에 1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대거 몰렸고 판매 1년 만에 4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2001년 우리금융 회장이 됐다. ‘부실덩어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밤낮으로 고심했다. 첫 목표를 뉴욕 증시 상장으로 잡았다. 전문가들이 돈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만류했지만 결국 해냈다. 1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는 3년 동안 적잖은 결실을 이뤄냈다. 부실자산 정리에 7조 2000억원을 쓰고, 1조 3000억원의 순익을 남겼다. 총 자산도 30조원 가까이 늘었다. “부정적 시각이 팽배한 분위기 속에서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를 잡아 직원들한테 고맙고 뿌듯하고 그랬지.” 2004년 3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임은 생각하지 않았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한 사람이 너무 오래 하면 안 돼. 매너리즘에 빠지거든. 나한테 어떻게 금융인으로 성공하는지, 부자가 되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자.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자’야.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른다? 그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자꾸 부딪쳐 보란 거지.” 요즘 논란인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은행은 자주적인 경영이 돼야 하는 곳이라 언젠가는 꼭 민영화가 돼야 해. 근데 사업 부문 자금이 금융에 투입되도록 문호를 넓혀주고, 경영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는 여건상 민영화가 힘들지.”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찾은 ‘인생 2막’은 금융계 인재 양성이었다. “1969년 미국에서 시작된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자격제가 일본이나 캐나다 등에서 활발하게 보급되는데 이 사람들이 금융소비자에게 인생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재무설계를 해주는 거야. 투자는 물론이고 세금, 은퇴, 상속설계 등을 설명해주더라고. 한국능률협회에서 운영자금을 빌려서 2000년 한국FP협회를 설립하고 CFP제도 도입을 추진했지.” 비영리 사단법인인 FP협회는 투자관리나 위험 방지, 부동산과 세금 등을 종합적으로 교육해 자격을 주는 곳이다. 올해로 출범 13년째. 지금까지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26만명에 이른다. “시작할 때는 후임 양성만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개인과 가계에도 꼭 필요한 게 재무설계인거야. 사람들이 돈을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할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식상한’ 질문 하나를 던졌다. 부자가 되는 법과 성공하는 법. 그는 한참을 소리내 웃다 진지하게 답했다. “부자라는 게 돈이 많은 게 아니더라고.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약간의 여유 속에서 준비를 해 나가며 사는 것이지. 결혼하고 살 집 마련하고 하는 것들 말이야. 수입이 얼마나 되고, 저축이 얼마만큼이고 이런 것들을 상황에 맞게 관리하는 게 그나마 비결인 거지. 돈만 많으면 된다는 생각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어. 여러 가지 만족이 안 돼서 계속 불행해지니까.”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한만수 공정위원장 후보 재산 109억원… 금융자산만 90억

    한만수 공정위원장 후보 재산 109억원… 금융자산만 90억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자신 명의의 재산 102억원을 포함해 총 109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재산 목록에는 고급 수입차와 스포츠카도 있었다. 거액의 재산형성 과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검증 공방이 예상된다. 한 후보자는 오후 6시쯤 국회 사무처 의안과에 총 108억 9700여만원으로 적은 재산신고서를 제출했다. 23년간 김앤장과 율촌 등 대형 로펌(법률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쌓은 재산이다. 한 후보자는 대학 3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김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물려받은 재산은 거의 없으며, 재산 대부분의 원천이 로펌에서의 소득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내역도 이목을 끈다. 한 후보자는 자신의 재산 102억원 가운데 금융 자산이 90억 67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인사 청문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 후보자의 재산은 제2금융권의 머니마켓펀드(MMF)와 은행 정기예금 등 단기성 금융자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한 후보자는 부동산 재산으로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과 경남 하동군 옥종면 안계리 단독주택(10억 4500만원) ▲경남 하동·진주 일대 토지 5곳(739만원)을 신고했다. 보유 승용차는 2012년식 아우디, 2010년식 제네시스 쿠페, 2007년식 에쿠스 등 3대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의 부인은 ▲경기 분당구 서현동 상가 2곳(1억 8200만원) ▲은행 예금(2억 6500만원) ▲한화생명 주식 등 유가증권(1억 4100만원) ▲임대채무 4000만원 등 5억 4800만원을 신고했다. 김앤장 소속 공인회계사인 장남은 예금 7000여만원 등 1억 2800만원을, 로스쿨 학생인 차남은 오피스텔 2000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학생 신분인 차남이 오피스텔을 갖고 있어 증여 여부 등이 관심사다. 한 후보자가 변호사 출신이라 재력가일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막상 100억원대의 재력가로 드러나자 정부 안에서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공정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서민·중소기업·소비자를 위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 수장이 100억원대 자산가라는 점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야는 한 후보의 인사청문회를 오는 28일 열기로 했다. 민주통합당과 시민단체들은 한 후보자의 대형 로펌 근무 경력과 공정위 업무 관련 비전문성 등을 들어 “경제민주화 정책의 책임을 맡아야 할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부적절한 인사”라며 청와대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계열분리 명령제’ 등 한 후보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보고서도 공개됐다. ‘공정사회를 위한 대기업집단 정책’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한 후보자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신광식 연세대 교수, 고승의 숙명여대 교수 등과 함께 지난해 3~6월 4개월 동안 만들었다. 계열분리 명령제는 재벌 총수 일가가 부당내부 거래 등으로 자신들의 재산을 불렸을 때 회사를 팔게 하거나 총수 일가의 지분 조정, 내부거래 규모 조정 등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보다 대기업 제재 수위가 강하다. 하지만 이 보고서의 내용을 잘 아는 한 인사는 “한 후보자의 지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産銀, 고금리 상품으로 1000억대 손실 예상”

    산업은행이 손익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고금리 예금상품을 출시해 올해 말까지 1000억여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은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제도를 수년째 줄이고 있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감사원은 지난해 9~10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8개 금융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관리 실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산업은행은 2011년 9월 수신확대를 위해 고금리 다이렉트 예금 상품을 출시하면서 예금자 보험료, 지급준비금 등 필수 비용을 면밀히 따져 보지 않아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244억원의 손해를 봤다. 감사원은 “손실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올해 말까지 다이렉트 예금으로만 1094억원의 손해가 예측되며, 이를 포함한 고금리 예금 상품 전체를 통틀어서는 144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은행은 또 2011년 영업이익을 최대 2443억원이나 부풀려 임직원에게 최대 41억원의 성과급을 더 지급하는 ‘돈 잔치’를 했다. 이는 그해 회계연도를 결산하면서 1000억여원을 빌려준 기업이 파산한 사실을 재무제표에서 빠뜨렸고, 다른 기업의 유가증권 자산가치 감소분 556억원도 반영하지 않는 등 모두 1000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부풀린 결과였다. 시중 건설사의 3000억원 상당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채권의 건전성을 실제보다 한 단계 이상 높게 평가해 대손충당금 1076억원을 적게 적립하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은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업무에 소홀했다. 2009년 중소기업 대출은 15조 8400억원으로 전체의 28.4%를 차지했으나 이후 해마다 줄어 지난해 7월 현재 8조 1000억원(18.4%)으로까지 떨어졌다. 감사원은 “신용·담보력이 약한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이행능력 등을 평가해 대출해 주는 특례신용대출제도 등을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폐지하거나 축소한 결과”라고 말했다. 금융공기업들의 칸막이 경영에 따른 업무 중복과 영역 다툼도 여전히 문제였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해 3월 A사의 해외 유전 인수사업에 대해 수출입은행이 먼저 자금 차입을 협의하는 중이었는데도 중간에 끼어들어 장기 저금리로 지원키로 하는 등 과열경쟁을 벌였다. 이에 감사원은 국무총리실장에게 수출지원 금융기관 간 중복 과열 경쟁을 피할 수 있도록 기능 재조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인수위 개선안 언급으로 논란… ‘우체국 예금’ 어떻길래

    인수위 개선안 언급으로 논란… ‘우체국 예금’ 어떻길래

    우체국 예금이 논란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21일 박근혜 정부의 14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우체국 예금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하면서다. 인수위는 우체국으로의 예금 쏠림 등 공정경쟁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이로 인해 우체국 예금의 장점이 오히려 부각되면서 돈이 더 쏠리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의 ‘네 탓’ 공방도 치열하다. 24일 금융위원회와 우정사업본부(우본)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체국 예금은 60조 2660억원(잔액 기준)이다. 은행권 원화예금 수신액(990조 2731억원)의 6.1% 수준이다. 우체국 예금은 2010년 49조 2460억원, 2011년 56조 5600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최고 5000만원(이자 포함)까지만 원리금을 보장해 주는 은행 예금과 달리 우체국 예금은 금액에 관계없이 전액 보장해 준다. 우체국예금보험에 관한 법률에서 국가가 지급 책임을 지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저축은행 사태로 예금 일부를 까먹은 고령층 자산가를 중심으로 뭉칫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특히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실버우대연금예금이 50대 이상 은퇴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금리는 은행권과 비슷하거나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우체국 스마트 퍼즐 적금’은 3년 만기 금리가 최고 연 4.9%다. 다음달 출시될 재형저축 금리가 4% 초반대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에는 체크카드까지 출시, 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인수위가 우체국 예금을 콕 찍어 언급한 것을 두고 “은행권의 로비”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우본은 대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예금받은 돈 전부를 주식, 채권, 파생금융상품 등에 투자한다. 대신 증권거래세나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 예금보험공사에 예금보험료도 내지 않는다. 은행과 달리 돈을 굴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없는 셈이다. 우체국 예·적금이 은행보다 고금리를 줄 수 있는 것은 이 같은 불공정 환경 때문이라는 게 은행권의 볼멘소리다. 이에 대해 우본 관계자는 “자금 쏠림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시장상황과 자금운용 현황을 고려해 금리를 조정한다”며 “예금보험료와 법인세는 안 내지만 이익금 일부를 (일반회계에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일반회계 편입분은 2011년 700억원, 2012년 634억원 등이다. 일종의 법인세라는 게 우본의 주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우본의 특수성 등 좀 더 크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본의 다른 한 축인 우편 사업은 2년 연속 적자다. 배달물량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서 산간 지역의 배달망을 폐쇄할 수는 없다. 금융사업의 흑자로 수지를 맞추고 있는 셈이다. 우체국은 전국에 2769개 금융망을 갖고 있다. 지점 네트워크가 약한 산업은행이 우체국과 업무 제휴를 한 것은 이 같은 까닭에서다. 금융위의 다른 관계자는 “국민들의 금융기관 접근 편의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체국보험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금융위의 관리감독 아래에 놓였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점점 벌어지는 대한민국 빈부 격차

    점점 벌어지는 대한민국 빈부 격차

    지난해 빈부 격차가 9년 전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꼭짓점을 찍었던 소득 양극화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소득은 135만 2000원, 상위 20%인 5분위 월소득은 774만 7000원이다. 전국 단위 가계소득 조사가 처음 실시된 2003년과 비교하면, 1분위 월소득은 92만 7000원에서 42만 5000원(46%) 늘었다. 반면 5분위는 491만 7000원에서 283만원(58%) 증가했다.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배율은 2003년 5.31배에서 2012년 5.73배로 확대됐다. 두 계층의 소득 격차는 2006년 5.86배, 2008년 6.15배까지 벌어졌다가 2009년(6.03배)부터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하지만 벌어진 속도에 비해 좁혀지는 속도는 더뎌 여전히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한 양상이다. 빈곤층일수록 가구주 연령이 높았다. 1분위는 평균 57.6세인 데 반해 5분위는 48.0세로 열 살 가까이 차이 난다. 최근 또 하나의 사회 문제로 떠오른 ‘실버 푸어’(노인 빈곤층)가 통계적으로도 확인된 셈이다. 소비 위축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241만 2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0%에 이어 분기 연속 1%대에 머물렀다. 통계청은 “자산가치 하락과 빚 부담, 미래 불확실성 등으로 못 쓰고 덜 쓰는 경향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박근혜 첫 내각 인선 완료] 현오석도 세금 탈루·부동산 투기 의혹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세금 탈루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17일 서울신문이 국세청 인터넷등기소 등을 취재한 결과 현 후보자는 2005년 7월 2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40.33㎡(42.5평형) 아파트를 장녀에게 증여했다. 당시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16억원 정도였고, 증여세의 기준인 기준시가는 12억원 내외였다. 하지만 현 후보자는 증여 이틀 전인 20일 신한은행으로부터 이 아파트를 담보로 3억 3600만원을 빌렸다. 당시 현 후보자는 16억원 상당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파크뷰 182.23㎡(55평형) 아파트를 보유할 정도로 상당한 부동산 자산가였다. 더구나 4년 뒤인 2009년 기준 예금 19억 7000만원을 포함해 재산이 35억 6583만원에 달했다. 3억원 정도의 자금이 부족해 은행 대출을 받을 이유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부동산 업계에서는 증여세를 적게 내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증여세 세율은 5억~10억원은 30%, 10억~30억원은 40%의 세율을 매긴다. 기준시가 12억원 정도의 아파트를 증여할 때 증여세는 2억 8800만원 정도다. 하지만 3억 3600만원의 대출이 포함되면 증여세의 기준이 되는 금액 역시 대출만큼 빠지면서 1억 7118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총 1억 1700만원 내외의 증여세 절세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측은 “후보자가 자녀의 부담 없이 아파트를 증여하는 대신 일부는 자녀가 부담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반포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면서 “이후 자녀 부부가 판사와 변호사로 재직하면서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고 해명했다. 현 후보자는 또 반포동 아파트 외에 2001년 부인 천모씨의 이름으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파크뷰 주상복합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 정자동 파크뷰는 투기 논란이 일었던 대표적인 주상복합아파트다. 현 후보자는 또 이명박 정부 초기(2008~2009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단장으로 있으면서 인천국제공항에 의도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면서 민영화에 앞장섰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평가단장으로서 ‘인천공항 매각’을 위한 유리한 환경 조성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당시 인천공항 인수에 나섰던 ‘맥쿼리그룹’과 현 후보자 간 인맥은 촘촘하게 엮여 있다. 맥쿼리IMM 대표이사로 있다가 골드만삭스의 인수로 골드만삭스-맥쿼리 인프라 재간접 펀드를 운용하던 이는 이 대통령의 조카(이상득 전 의원 아들)인 이지형씨였다. 이씨는 현 후보자와 경기고 선후배 사이다. 같은 맥쿼리 계열 펀드인 맥쿼리인프라투융자회사 감독이사는 현 후보자와 경기고 65회 동기다. 또 다른 감독이사인 송경순씨는 현 후보자와 같은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위원이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상가담보대출자 10명 중 6명 “상환 부담”

    상가담보대출자 대부분이 40~50대로 노후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상가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명 중 6명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4일 상가담보대출자 550가구를 설문조사한 상가담보대출자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자 중 40~50대가 80.9%를 차지했다. 급여근로자(51.5%)와 자영업자(45.2%)가 절대다수였다. 상가를 구입한 목적은 노후와 은퇴자금 활용(41.0%)이 가장 많았으며, 자산증식을 위한 투자(38.2%)가 뒤를 이었다. 현재 임대하고 있는 건물의 평균 보증금은 5992만원이고, 월평균 임대료는 135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은 더 높았다. 평균 보증금은 7098만원, 월평균 임대료는 160만원이었다. 임대 건물의 84.1%는 월세로 운영 중이었다. 상가담보대출자의 56.9%가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임대소득 의존도가 높은 60대 이상 은퇴자의 경우 70.9%가 대출금을 버거워했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장은 “고액자산가들이 많은 데다 월세 수입이 가능해 위험이 크지 않은데도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