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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위 이하 경찰 자녀, 서울 특목고에 ‘사회통합전형’ 지원 가능

    경위 이하 경찰 자녀, 서울 특목고에 ‘사회통합전형’ 지원 가능

    2020학년도부터… 서울 특목고·자사고 사회통합전형 확대소방위 이하 자녀도… 다자녀가구 모든 자녀 지원 가능 서울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과학고 사회통합전형 문이 소폭 확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학년도 고등학교 입시에 적용할 사회통합전형 추진계획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 자사고·국제고·외국어고·과학고는 모집정원의 20% 이상을 사회통합전형(기회균등전형 및 사회다양성전형)으로 선발해야 한다. 사회통합전형 모집정원의 60% 범위에서 우선 선발하는 기회균등전형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한부모가족보호대상자, 법정차상위대상자 등이 대상이며 사회다양성전형은 특수교육대상자와 다자녀가정·다문화가정·북한이탈주민·특수직업종사자·장애인 등의 자녀가 대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사회다양성전형 2순위 대상자 가운데 ‘경찰의 자녀’와 ‘소방공무원의 자녀’ 범위를 넓혔다. 종전에는 경찰은 ‘15년 이상 재직한 경사 이하’, 소방공무원은 ‘15년 이상 재직한 지방소방장 이하’여야 자녀가 사회다양성전형 대상자였는데 2020학년도 고입부터는 각각 ‘경위 이하’와 ‘소방위 이하’로 계급이 높아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경찰과 소방공무원 근속승진 기준을 고려했을 때 15년 이상 재직하고도 경사나 지방소방장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사실상 없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자녀와 마찬가지로 사회다양성전형 2순위 대상자인 다자녀가정(자녀 셋 이상)의 자녀에 대해서는 형제자매 중 1명만 사회다양성전형에 지원할 수 있었던 제한을 폐지했다. 예를 들어 종전에는 첫째 자녀가 사회다양성전형으로 자사고 등에 합격해 다니고 있다면 둘째와 셋째 등은 이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둘째와 셋째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 서울시교육청이 고입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확대에 나선 것은 ‘지원자가 없어 뽑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를 뺀 서울 자사고 23곳(2019학년도부터는 22곳) 사회통합전형 경쟁률을 보면 2017학년도 0.33대 1, 2018학년도 0.25대 1, 2019학년도 0.27대 1 등 ‘미달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6개 외고 사회통합전형 경쟁률도 2017학년도 0.65대 1, 2018학년도 0.61대 1, 2019학년도 0.53대 1로 자사고와 마찬가지 상황이다. 교육계에서는 자사고와 외고 학비가 일반고보다 비싸다 보니 사회통합전형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공립인 서울국제고 사회통합전형 비율을 2020학년도부터 ‘전체 모집정원의 40%’로 2019학년보다 10%포인트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점’에 명운 갈릴 자사고, 종합감사 결과 발표로 ‘먹구름’

    서울교육청이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잇달아 공개하면서 자사고들의 재지정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는 자사고들이 감사에서 적발된 비위사실로 최대 12점까지 감점받을 수 있어, 재지정에서 탈락한 학교들이 평가지표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서울교육청은 30일 한대부고와 세화고, 중앙고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 한대부고는 시험에서의 오류가 발견됐음에도 심의를 거치지 않고 채점을 진행해 학업성적관리지침 운영이 소홀했고, 교직원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연수 시간을 확보하지 않은 등의 이유로 기관주의와 관련자 주의 조치를 받았다. 세화고는 소규모테마교육여향 입찰 과정에서 관련 증빙 자료를 보관하지 않고, 단일공사로 통합해 낙찰자를 선정해야 하는 학교 공사를 분할해 계약을 체결하는 등으로 주의조치를 받았다. 중앙고는 정기고사별 시험계획과 수행평가 계획 등을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과 학생부 출결상황 관리 소홀 등으로 기관주의와 관계자 경고 및 주의 조치 요구 처분을 받았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재지정평가 대상인 13개 자사고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부터 감사를 실시, 지난 20일부터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앞서 20일 공개된 한가람고는 관련자 경고 처분을, 경희고는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감사 결과 비위 사실이 확인된 학교는 운영평가 점수에서 감점을 받는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기관경고는 2점, 기관주의는 1점 개인 주의 및 경고는 0,5점 감점된다. 감사 결과로 인해 운영평가 점수가 감점된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1점이 아쉬운 자사고들은 평가지표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2015년 1주기 평가에서는 종합감사 등에서의 감점이 최대 5점이었지만 이번 평가에서 12점으로 대폭 확대됐다. 교육청이 ‘트집잡기’ 감사를 해 자사고 재지정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자사고들의 주장이다. 전국 자사고 중 가장 먼저(6월 중순) 재지정 여부가 발표되는 전주 상산고는 평가지표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북교육청은 전국 교육청 중 유일하게 재지정 기준점을 10점 높은 80점으로 잡았다. 상산고는 “타 지역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상산고가 70~79점 사이의 점수를 받아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평가지표에 대한 논란이 불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수능 혁신 없는 IB 도입은 새로운 교육 양극화”

    대구·제주 토론 수업·논술 평가 추진하자 “IB 대입전형 실시 땐 특권 교육 악용 우려” 사걱세, 논술형 국가시험 도입 등 촉구 ‘국제 바칼로레아’(IB) 공교육 도입을 둘러싸고 교육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수능 혁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28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IB 도입을 계기로 지금의 수능을 논술형 국가시험으로 대체해야 한다”면서 “대입제도의 변화 없이 IB를 도입하는 학교가 늘어날 경우 새로운 교육 양극화가 생겨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 IBO가 운영하는 교육과정으로, 세계 153개국 5000여개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토론 중심 수업과 논술형 평가가 결합돼 있으며 세계 주요 대학들이 IB 교육과정을 입시 성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IB 도입을 통해 문제 풀이에 매몰된 우리나라 교육 체제를 혁신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 IB 교육과정을 한국어로 번역해 관내 학교에서 시범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동진 사걱세 책임연구원은 “IB 도입의 목표는 교육 혁신”이라면서도 “현재의 대입 구조를 그대로 두고 IB를 도입하는 학교를 키우는 것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걱세가 IB 도입의 문제 의식과 선결 과제, 교육 과정의 적절성, 소요 재정, 부작용 여부 등에 대해 29가지 항목을 정하고 자체 평가를 내린 결과 ‘좋음’ 평가를 받은 항목은 10개였으며 8개 항목은 ‘보통’, 11개 항목은 ‘좋지 않음’ 평가를 받았다. 대구와 제주교육청의 시범운영 단계에서는 소수 학교, 소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므로 고입 경쟁이나 사교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사걱세는 평가했다. 그러나 자사고나 외고 등에서 IB를 도입하고 상위권 대학에서 IB 교육을 받은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실시할 경우 IB가 특권교육으로 악용돼 교육 양극화를 가져온다는 게 사걱세의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시범운영 사업이 종료돼 교육청의 지원이 멈추면 공립 일반학교는 자체적으로 운영할 여력이 없고, 재정적 여유가 있는 사립학교들이 치고 들어올 것”이라면서 “IB 도입 학교 입학 경쟁 심화와 영어 몰입교육으로 인한 사교육 증가 등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사걱세는 “정부는 수능 체제를 극복할 논술형 국가시험 도입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면서 “교육청은 IB를 도입하려는 자사고나 외고 등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사교육 부담을 낮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지난 금요일, 아이들을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나서 시내에 나갔다. 오전 10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는 한산했다. 문제집을 파는 코너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40대로 보이는 여성 예닐곱이 진지한 표정으로 국어독해, 수학 문제집을 고르고 있었다. 한쪽엔 초등학교 교과서도 팔았다. 한 권에 5000원 정도였다. 지난 3월 학부모 총회 때 딸의 담임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3월 말부터 교과서 수업에 들어갑니다. 교과서는 집에 보내지 않고, 숙제도 없습니다. 수학익힘책도 학교에서 저와 같이 풉니다. 아무 신경 쓰지 마세요. 대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수학익힘책을 집에 보내드릴 테니 우리 아이들 많이 칭찬해주시고 격려해주세요.” 부모가 자녀에게 교과서를 미리 공부시키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 같았다. 그런데 서점에서 이렇게 쉽게 교과서를 구할 수 있다니…. 부지런하고 꼼꼼한 엄마들은 이미 교과서를 사서 봤을 것이다. 난 한참 멀었다.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다행스럽게도 별 탈 없이 학교에 적응했다. 혼자 학교에 가고, 끝나면 집에 오고, 친구들과도 잘 논다.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 처음에는 아주 기본적인 화장실 스스로 가기, 실내화 갈아신기 같은 것만 잘해도 감지덕지했는데, 이제 딸의 공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선행학습.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일이 돼버렸다. 처음엔 ‘초등학교 1학년이 배울 게 뭐가 있다고, 열심히 뛰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만 잘 들으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보통은 공부도 어릴 때 해야 효과가 있다는 말로 받아들인다. 반대의 뜻도 통한다. 어린 나이에 배우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부도 머리가 굵어지면 쉽게 이해한다. 중학교 1학년 때인가, 초록색 성문기초영문법을 보기 시작했다. 당최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었다. 학원 선생님은 네댓 번 보면 괜찮을 거라고 했다. 이해되지 않는 외국말을 달달 외우라는 소리가 싫어서 결국 학원을 관뒀다.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그 책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슥슥 잘 읽혔다. 이렇게 쉬운 걸 왜 4년 전에 억지로 배우려 했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불신이 큰 나지만 자식 키우는 처지가 되자 마음이 심하게 흔들린다. 이런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적어도 한글은 깨우치고 학교에 가야지. 초등학교 1~2학년이면 영어 알파벳이랑 음가(파닉스)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3학년 되면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배운다는데, 그전에 수영을 배워놓으면 더 좋겠지. 요샌 줄넘기도 필수라는데 동네 문화센터 줄넘기 강좌라도 듣게 해야 할까. 선행학습이란 무엇인가. 교육당국은 학생 스스로 또는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학교 수업 진도보다 최소 1개월 이상 미리 공부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학교 수업 준비를 위해 1~2주 먼저 공부하는 ‘예습’과는 다르다.교육과정평가원이 2013년 발간한 ‘학교교육 내 선행학습 유발 요인 분석 및 해소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중 86.2%가 영어 또는 수학 선행학습을 경험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학부모) 9720명을 조사한 결과다. 학교급으로 보면 초등학생의 84.1%, 중학생의 87%, 고등학생의 89.5%가 선행학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 설문을 분석해보니 ▲학급 내 성적이 높을수록 ▲진학 희망 고등학교가 특목고 또는 자사고일 경우 ▲월평균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어머니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선행학습 시간이 길었다. 3월 초에 만난 대학선배 언니 A가 해준 기막힌 이야기가 떠올랐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A는 둘째를 올해 초등학교에 보냈다. A는 어렵사리 유명한 수학학원 강사 전화번호를 구했다. (유능한 사교육 강사 연락처를 확보하는 게 학부모의 정보력이라고 한다.) A는 강사에게 둘째 교육을 의뢰했다가 면박을 당했다. 강사가 그러더란다. “어머니, 너무 늦으셨네요. 특목고 가려면 6살 때부터 준비해야 해요.” 선행학습은 사교육을 받는 주요 목적 중 하나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사교육비 조사(복수응답)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을 받은 초등학생 가운데 39.7%가 선행학습이 목적이라고 답했다. 학교수업 보충이 86.2%로 가장 많았고 보육(17.6%), 진학준비(15.9%) 등의 순이었다.다만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는 2007년부터 시작됐는데 그해에는 초등학생의 65.6%가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았다. 반면 학교수업을 보충할 목적으로 사교육을 받는 초등학생은 2007년 49.6%에서 1.7배 이상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졌기 때문은 아닐까. 사교육에서 성행한 선행학습은 공교육을 무력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사교육을 통해 미리 교과 내용을 학습한 학생에게 학교 수업이 재미있을 리 없다. 그런 학생이 많으면 교사들도 기본 개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결과적으로 선행학습을 받지 않은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당하게 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주입식 선행학습에 익숙해진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선행학습이 대학입시를 위한 속도 경쟁을 부추겨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나왔다. 오죽하면 법으로 선행학습을 금지했을까. 지난 2014년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선행학습을 전제로 한 학교 수업 ▲교육과정을 벗어난 범위와 수준의 시험 출제 ▲대입전형 논술 시험 등에서 고교 교육과정 벗어난 문제 출제 등을 금지했다.법 시행 이후 학교에서는 선행학습을 유발을 할 수 없게 됐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아침 저녁 보충수업과 방학 특강을 통해 교과과정을 미리 배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다. 방과후 학교에서도 선행학습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다만, 지난 3월 국회에서 공교육정상화법이 개정된 덕에 초등학교 1·2학년도 방과후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됐다.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정규교과에 포함되기에 초 1·2 대상 영어 수업은 선행학습에 해당된다. 하지만 국회는 교육현장과 학부모 요구를 받아들여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했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대한 학부모 반응은 둘로 갈린다. 선행학습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반기는 쪽도 있지만, 학교에서 공부를 더 안 시키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부모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어느 쪽이든 공교육법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걸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딸은 수학 시간이 제일 싫다고 한다. 지난주에 들고 온 수학익힘책을 보니 한자리수 덧셈과 뺄셈을 배우고 있다. 예컨대 ‘5와 3의 합은 8입니다. 5와 3의 차는 2입니다’ 이런 걸 배우는 모양이다. 손가락 10개로 더하고 빼기를 해결하는 딸에게 딱 맞는 수준이다.딸은 선행학습은커녕 ‘후행학습’마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딸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어 가끔 10이 넘어가는 두자릿수 덧셈을 시켜볼 때가 있다. 그러면 딸은 빽 소리를 지른다.(손가락 10개로 셈을 할 수 없어서다. 잘 구부러지지 않는 발가락을 동원하다가 성질을 낸다.) 돈을 셀 때 1000원을 1만원이라고 하고, 100원을 10원이라고 하기에 세자릿수 읽기를 가르쳐보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딸은 어김없이 화를 낸다. “엄마, 학교에서 배울 거잖아. 왜 엄마가 가르치려고 해?” 그럼 학교에서 배운 덧셈과 뺄셈을 복습해보자고 붙잡아 앉히면 또 저항한다. “아니, 학교에서 배운 건데 왜 엄마랑 또 해? 싫어!” 속에서 천불이 난다. 공부하지 않겠다는 고집만큼은 아주 자기주도적이다. ‘됐다, 됐어.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 속으로 뇌까려봤자 아쉬운 쪽은 나다. 어느새 서점에서 사온 덧셈 연산 책을 펴놓고 어르고 달래며 3장만 풀어보자고 애원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복직’ 입니다.
  • 서울교육청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자사고 중간고사, 재지정평가에 반영 안한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가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제를 수학시험에 출제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서울교육청이 조사 결과를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24일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재지정 평가 대상인 자사고들의 상당수가 현장평가가 완료된 상황이어서 추가 점검 결과를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13일 서울시내 자사고 9곳이 지난해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수학시험에서 1학기 이후에 배우는 내용을 출제하거나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는 등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9개교 중 3개교가 올해 서울교육청의 재지정평가 대상이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는 자사고 19곳의 지난해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수학시험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으며 내달 말 점검이 마무리된다. 자사고 운영평가 항목에 ‘선행학습 방지 노력’이 포함돼 있어 서울교육청의 조사 결과가 재지정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서울교육청은 “선행교육 실시여부를 점검한 현황이 지난달 29일 자사고 평가 주무 부서에 제출됐다”면서 “전수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3개교를 포함한 전체 자사고를 대상으로 한 점검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세종시 일반고 경쟁력 ‘쑥쑥’… 비결은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세종시 일반고 경쟁력 ‘쑥쑥’… 비결은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학생, 너희 선생님 강의 점수를 얼마나 주면 좋겠니.” “어~ 중상이요.” “아니, 중상은 없고 상·중·하만 있는데.” “그럼 상이요.” 지난 17일 오후 8시 20분쯤 세종시 성남고에서 ‘건축의 첫걸음-바라보고 느끼며 생각하기’ 수업을 지켜본 서재룡(66) 학부모 모니터 요원은 1교시가 끝나자 한 여학생을 복도로 불러 이같이 물었다. 이는 세종시교육청이 실시하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으로 개설한 과목 중 하나다. 시교육청은 이 공동교육과정에 투입된 강사의 수업 역량을 평가하는 학부모 모니터링단을 올해 처음 만들었다. 이정세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실시한 뒤 대학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수업의 질 관리가 잘 안됐다”며 “그래서 학부모 모니터링단을 만들어 학기마다 평가 기준에 못 미치는 강사는 강의를 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업이 일방적이고 강의식이라 딱딱하다’, ‘고교생 눈높이에 맞지 않게 어렵다’ 등의 학생과 학부모들 민원을 반영했다.교육청이 이 교육과정을 도입한 뒤 세종시 고교생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강세를 보이며 이른바 ‘국내 상위권 10개 대학’ 합격생이 2017년 169명에서 이듬해 452명으로 크게 늘 정도로 성과가 좋았지만 지속적 성장을 위해 보완이 필요한 터였다. 시교육청이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2017년 1학기부터다. 교육청은 ‘학생에게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학종 확대 등 입시제도의 변화에 따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도입했다’고 밝혔다. 학기당 공동교육과정Ⅰ은 34~51시간, 과정Ⅱ는 3시간씩 8차례 모두 24시간으로 주말에 수업이 이뤄진다. 금요일 저녁반, 토요일 오전반·오후반이 있다. 과정Ⅰ에 지역 고교들이 채택하지 않는 프랑스어 등 제2외국어도 개설됐다. 이 장학사는 “교사가 생활기록부에 150~500자로 평가 기록하는 정규 교육과정 수업”이라며 “다만, 참여 여부는 학생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했다. 세종시 공동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시 고교 전체를 하나의 캠퍼스로 묶어 학생들이 학교 구분 없이 강의를 듣는다는 점이다. 즉 원하는 강의가 다른 학교에 개설되면 그곳에 가 듣는 것인데 지역 고교 전체를 묶어 캠퍼스처럼 운영하는 공동교육은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이 장학사는 “면적이 넓은 도 지역이나 학생수가 엄청난 대도시는 어려운 방식”이라며 “다른 대도시는 몇몇 학교만 묶어 과목이 다양하지 않고 강사 모집과 행정업무 등을 직접 할 수밖에 없어 학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교육청이 강사 모집과 행정업무 지원을 직접 주도해 학교 부담이 거의 없고 운영 시스템이 안정적이다. 2017년 첫해 130개 강좌가 개설됐고, 당시 세종시 전체 10개 고교가 참여했다. 이 장학사는 “일반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미도 있어 특목고와 자사고는 제외했다”며 “일반고 상위 30% 학생이 다수 참여했지만 그 이하 학생들도 꽤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귀띔했다. 올해는 과정Ⅰ 46강좌, 과정Ⅱ 150강좌로 대폭 증가했다. 일반고도 14개로 늘어났다. 세종시는 급격한 인구 증가로 해마다 학교가 새로 문을 연다. 일반고 전체 7500명 중 3000명 이상의 학생이 공동교육과정에 참여해 강의를 듣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세종국제고, 세종예술고, 세종하이텍고 등 특목고 3곳과 24개 중학교 2·3학년생에게도 문을 열었다. 고교마다 강좌가 모두 개설돼 있다. 강사는 165명이다. 현직 교사가 70%를 차지하지만 대학 겸임·초빙교수, 연구기관 연구원, 심리상담사, 방송사 아나운서와 작가, 미용실 원장, 도예장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전문가들로 짜여 있다. 심리학, 국제정치, 무용실기, 방송작가반, 금속공예, 네일아트, 파이썬 가지고 놀기, 서양미술사, 스포츠마케팅, 반도체 물성과 제조과정 이해 등 강좌 이름에서 보듯 몇몇 고교만으로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는 예술고까지 참여해 음악을 배우고 싶은 일반고 학생도 예술고에서 맘 놓고 피아노를 칠 수 있다. 자신의 미용실에서 실습하며 학생을 가르치는 원장도 있다. 학부모 모니터링단이 운영되면서 강의는 더욱 진지해졌다.이날 저녁 성남고의 건축학 강의도 대학 강의실 못지않았다. 학생 10여명이 들었다. 책상마다 ‘황금분할’, ‘창호표시법’ 등이 인쇄된 교재가 놓여 있었다. 건축공학 박사인 강사는 학생들 사이를 바삐 오갔다. “TV를 어디에 놓을지 정해야 소파 놓을 자릴 정하지.” “욕조는 어떻게 할지 정했니. 테이블은 어디에 놓지.” 강사는 한 학생의 책상 옆에 10여분간 붙어 설명했다. 학생이 그린 도면을 보며 서로 의견을 나눴다. 학생은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한 학생이 “선생님, 이건 어떻게 하죠”라고 하자 자리를 옮겨 개인 과외하듯 가르쳤다. “가족의 주요 동선을 생각하고 집 구조를 그려야 해. 계단이 있는 걸 보니 2층 집인데 1층과 2층에 배치할 것들을 생각해야지. 중앙에 거실을 두면 아, 자녀방은 여기, 주방은 여기가 좋겠다.” 강사는 학생들을 일일이 돌며 가르쳤다. 강의실에서 만난 보람고 2학년 정찬호(17)군은 “지난해 교육학을 들었지만 건축학과로 대학을 가겠다고 결정한 뒤 올해부터 건축학으로 바꿔 강의를 듣고 있다. 관심이 커져서인지 재미가 있고 자극도 된다”고 말했다. 정군은 금요일 저녁마다 집에서 10여분간 버스를 타고 온다. 소담고 3학년 최조은(18)양은 “건축학과로 진학하고 싶은데 지식이 부족한 것 같아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포기하고 이 수업을 듣고 있다”며 “알고 싶었던 것을 배우고, 이론도 있지만 실습 위주로 개인 지도하듯이 가르쳐 좋다”고 웃었다.성남고에서 공동교육과정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이은미(48)씨는 “입시가 촉박해 딸이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 교육과정에 참여하며 스스로 비교논문을 쓴 덕에 ‘금수저 전형’이라는 학종으로 명문대에 입학했다”면서 “남들에게 이를 알리고 돕고 싶어 코디로 나섰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2014년 경북에서 세종시로 이사 왔다는 이씨는 “당시에는 공부 환경이 썩 좋지 않아 입시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고, 자소서 지도받는 데도 시간당 10만원씩 줘야 했는데 이거야말로 공교육의 힘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교육청은 수업일정 관리, 프로그램 책자 발간 등 행정업무를 돕는 코디네이터 26명을 학부모 중 선발해 학교에 파견했다. 또 강사와 학생들의 각종 수업 자재와 실험실습 도구를 지원한다. 인건비와 도구 구입비 등 사업비로 연간 6억여원을 투입한다. 강원, 울산, 충북 등 전국의 여러 교육청이 앞다퉈 벤치마킹하겠다며 세종을 다녀갔다. 최교진 시교육감은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은 전 고교가 하나의 공동체가 돼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면서 학생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 진로·진학과 꿈을 이룰 소중한 기회를 부여한다”며 “학생들이 자기 교육과정의 주인이 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일반고의 진로 역량도 크게 향상됐다. 국무조정실에서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할 정도로 세종교육의 자랑이 됐다”고 말했다. 글 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주도적 노동교육?… 마음은 냉면 사발인데 현실은 간장 종지”

    “주도적 노동교육?… 마음은 냉면 사발인데 현실은 간장 종지”

    교사 72% “노동인권 교육 한 적 없다” 직업에 대한 학생들 인식=돈 버는 것 알바 고교생 48% “노동인권 침해 경험” 부당 대우 받아도 그냥 넘어가기 일쑤“학생들에게 노동 인권을 가르칠 때 자신감을 그릇으로 표현해 볼까요?”(최윤정 이화여대 교수) “마음은 냉면 사발이죠. 하지만 현실은 간장 종지예요.”(서울의 한 교사) 지난 16일 서울 중구 순화동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 고교 교사 16명이 모였다. 서울교육청에서 주관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연계 노동 인권 지도자료 활용 교사 연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들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 연계 노동인권 지도자료’(지도자료)는 서울교육청이 올해 초 기존 고교 교육과정에서 교사가 노동 인권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지도 지침서다. 이날 연수는 이 지침서 개발에 참여한 이화여대 사회과교육과 최윤정 교수와 윤노아 박사가 참여해 진행됐다. 연수 시작과 함께 최 교수가 노동 인권 수업에 대한 자신감을 간장 종지와 밥그릇, 국그릇, 냉면 사발 순서로 표현해 보자고 묻자 교사들은 대부분 간장 종지와 밥그릇을 선택하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동은 곧 직업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진로 상담을 해주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선생님 그 일 하면 돈 많이 벌어요?’예요. 노동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입니다.” 장충고에서 진로를 담당하고 있는 유원식 교사는 학교에서 노동과 노동 인권을 가르쳐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생들의 노동에 대한 인식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직업에 대한 우리 학생들의 인식은 ‘돈을 버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멈춰 있는 것 같다”면서 “직업, 곧 노동에는 얼마나 다양한 일이 있으며 노동의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또 노동 인권이 왜 필요한지 등이 교육과정에 더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노동인권 실태조사(2018년 10월 8~22일, 서울 지역 교원 1673명 대상 설문)에 따르면 교사가 주도적으로 노동 인권 교육을 실시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72.4%가 ‘없다’고 답했다. 또 실시했더라도 외부 전문강사(51.9%)가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교과목 담당 교원(21.2%)이나 취업 진로 담당교원(5.7%)에 의해 주로 이뤄졌다. 장충고 영어 담당 이상민 교사는 “꼭 사회나 진로 담당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노동이나 노동 인권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는 아이들의 비율도 늘어서 좀 더 구체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연수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일반고에서 직업반을 맡은 적이 있다는 한 교사는 “졸업 후 취업을 목표로 하는 직업반 아이들조차 노동 인권 강의를 하면 아이들은 ‘필요 없어요’라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아이들에게 왜 노동 인권 수업이 필요하고 그러한 내용을 알아야 하는지 설득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수에 참여했다”고 했다.이날 연수에서는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노동과 노동인권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됐다. 윤 박사는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1849년 그린 ‘돌 깨는 사람들’과 빈센트 반 고흐가 1888년 그린 ‘씨 뿌리는 사람’ 등 명화를 통해 노동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모두 서울교육청 발간 지도자료에 포함된 내용이다. 위대한 영웅이나 낭만적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당시 그림 풍조를 깨고 노동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 이 작품들을 통해 노동의 사회적 인식과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윤 박사는 “이들 그림을 설명하며 당시 사회에서 노동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가지는 노동의 의미를 함께 고민해 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아이들은 노동이라고 하면 ‘돌 깨는 사람들’에 나오는 육체적 노동의 의미만을 생각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 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노동을 그림으로 보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직장 생활이 모두 노동이라는 점을 언급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풍속화를 통해 노동에 대한 의미를 생각 할 수 있는 사례도 제시됐다. 김홍도의 ‘담배 썰기’나 ‘대장간’, 권용정의 ‘보부상’ 등의 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노동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박사는 “이 그림들에는 모두 남성만 등장하는데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당시 사회에서 숨어 있는 여성 노동자들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사는 이와 관련해 “아이들이 단순히 노동과 노동인권에 대한 피상적 개념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 등 다양한 시선으로 노동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서울교육청의 서울학생 노동인권 실태조사(2018년 10월 8~22일, 서울지역 중고생 8654명 설문)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경험자 중 절반가량인 47.8%가 노동 인권 침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반면, 이들 대부분이 참고 계속 일하거나(35.3%), 일을 그만두는(26.4%)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노동 인권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날 연수에 참가한 서울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특성화고에서는 현장 실습 등 직접적으로 노동 현장을 겪는 아이들이 많음에도 노동 인권에 대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이런 경우를 대비해 학교에서 제대로 된 노동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 교육의 필요성은 특성화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함께 연수에 참가한 강남의 한 자사고 교사는 “강남 학생들의 경우 생계나 돈의 필요성 보다는 수능이 끝난 뒤 사회 경험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학교에서 노동 인권 수업을 제대로 받을 경우 아이들이 자신들의 권리 찾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환경이 조성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명훈 서울교육청 노동인권 전문관은 “학교 수업시간에 다양한 방법으로 노동을 접하고 노동 인권에 대한 가치를 깨우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이들이 어떠한 것이 부당한 대우인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교사 등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 노동환경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이 이달 세 차례에 걸쳐 실시한 연수에는 특목고 2명, 자사고 1명을 포함, 교사 67명이 참여했다. 서울교육청은 하반기 지도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더 심화시켜 추가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올 연말 완성을 목표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지도자료도 개발 중이다. 한편 서울교육청 외에도 노동 인권 교육을 위한 노력은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6일 청소년 노동 인권 매뉴얼 ‘알바요’(알기 쉽고, 바람직한 청소년 노동 인권 요약서)를 제작해 도내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에 배포했다. 근로기준법의 내용과 근로계약서 작성법, 임금과 근로시간·휴식의 기준, 부당한 대우 대처 사례 등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 자사고 9개교 수학시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서울 자사고 9개교 수학시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9개교 수학시험지 분석 결과교육과정에 없는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도 등장서울 소재 자율형사립고(자사고) 9곳이 수학 시험에서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출제했다는 교육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소재 자사고 9곳의 지난해 1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수학 시험에서 2학기 이후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등으로 선행학습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사걱세가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 자사고 9개교의 수학 시험지를 현직 수학교사 17명이 분석했다. 선행학습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초·중·고등학교에서 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시험에 출제해 평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분석 결과 9개교 모두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시험에서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개정 교육과정부터 1학년 1학기에서 2학기로 미뤄진 ‘유리함수와 무리함수’ 관련 문제를 1학기 시험에 출제하는 등 2학기 이후 배우는 내용을 1학기에 출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1학년 1학기 범위이나 교육과정을 위반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2015개정 교육과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보고서’에서는 고교 1학년 수학 평가에서 “이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를 활용하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는데도 이를 활용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2015개정 교육과정부터 삭제됐거나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출제한 사례도 있었다. 1학년 1학기 수학 학습내용에서 삭제된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과 ‘부등식의 영역’, 교육과정에 아예 없는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 등도 이들 학교 시험에 등장했다. 사걱세는 “서울교육청이 지난해 7~8월 23개 자사고 전체를 전수조사한 결과 고1 시험에서 선행학습금지법을 위반한 학교가 없었다고 보고했다”면서 “교육청은 자사고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사례를 재조사하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단출해진 ‘서른 살 전교조’… 사회적 역할 다시 고민하겠다

    단출해진 ‘서른 살 전교조’… 사회적 역할 다시 고민하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오는 25일 결성 3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2월 제19대 위원장에 선출된 권정오(54) 위원장은 말 그대로 전교조의 산증인이다. 1989년 창립 멤버인 그는 전교조의 굴곡을 손금처럼 꿰뚫고 있다. 한때 조합원이 10만명에 육박했던 전성시대에 비하면 지금은 6만명 조합원으로 단출해졌다. “전교조의 사회적 역할을 치열하게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30년을 돌아보는 권 위원장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본부에서 만났다. -지난해 12월 위원장 선거에서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전교조가 내부 조직원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눈길을 끌었다. “교육의 핵심 주체는 교사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교육권이 보호되지 않으면 무엇도 바꿀 수가 없다. 전교조는 교사를 보살펴야 하는 울타리다. 교육노동이 어떤 외부 환경에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작업을 늦출 수 없다. 시험만 끝나면 학부모들이 시험지를 들고 교사를 찾아와 항의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해졌다. 치열한 입시경쟁 탓이겠지만, 교사들이 받는 상처는 참담한 수준이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방관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교육권 보호를 위해 어떤 장치를 구상하고 있나. “이를테면 교육권보호센터 같은 곳을 만드는 거다. 교육현장에서 상처를 입은 교사들을 보호하고 치유를 도와주는 센터를 각 지부에 만드는 방식이다. 퇴직한 조합원 교사들이 누구보다 좋은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선 교사들의 일상에 중점을 두게 된 절실한 배경이 있는지. “우리로서는 아픈 이야기다. 교장, 교감을 제외한 교사는 43만명쯤 된다. 이들 중 10%가 조금 넘는 6만명이 현재 조합원이다. 조합원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03년, 9만 3000명이었다. 전교조가 정치투쟁으로 사회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그건 핑계로 들릴 거다. 2030세대 젊은 교사들에게 전교조가 함께하고 싶은 매력적인 단체로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게 반성할 점이다.” -입시제도를 무엇보다 고민해야 할 것이다. 특목·자사고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자사고가 도입될 때부터 우리는 강력히 반대했다. 국영수 중심의 입시학원이 되리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사고는 지금 입시에 특화된 학교가 돼 있다. 경제력이 없으면 보낼 수 없는 학교이므로 기득권층을 위한 학교로 변질됐다고 본다.”-전교조나 진보교육감들의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세간의 비판이 많다. 많은 사람은 자사고를 특권학교라고 보지는 않는다. 국영수 주요 과목의 사설학원을 보내는 돈이면 외고나 자사고 학비를 감당할 수 있다. “솔직히 그렇게 자세한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웃음). 현실을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분명한 것은 교육은 학습뿐만 아니라 사회통합 기능을 아울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사고는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의 소통이나 통합을 방해하는 학교다. 혁신학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진보교육감들이 강력히 추진하는 혁신학교는 현장의 저항이 크다. 왜 내 자식으로 교육실험을 하느냐는 원색적인 비판까지 터뜨리는 현실이다. “그 진통 과정을 겪어내야 한다. 성공한 혁신학교 모델이 이미 나오고 있다. 주목받는 혁신학교는 현장 교사들의 작은 노력에서 성공의 싹이 튼다. 입시에 최적화한 학교를 좋은 학교라고 규정하는 우리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런 인식틀을 깨면 혁신학교의 가치가 보일 텐데, 학부모들은 어떻게든 내 자식만큼은 입시학원처럼 주입식 교육을 잘 시키는 학교로 보내고만 싶어 한다.” -교원평가 및 차등성과급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수업의 질을 개선하려면 이런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교사를 점수로 평가해 줄세우는 제도는 장기적으로 없애야 한다. 수업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평가든 받아들일 수 있지만, 현재의 교원평가 방식은 승진의 장치로 활용될 뿐이다. 교직생활을 객관적 수치로 평가하기는 불가능하다. 지금처럼 교원평가 결과가 승진 통로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 -교장공모제 확대도 주장하는데, 교장승진 제도를 바꿔야 학교가 개혁된다고 보는 건가. “당연하다. 우리 교육체계에서는 교장 한 사람이 전권을 행사한다. 교장의 의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다. 지금처럼 평가점수를 잘 받아서 승진한 교장이 어떻게 자율적으로 학교혁신을 주도하겠는가. 대한민국 교사의 최소 10%가 전교조 조합원이다. 교장이나 교감도 그만큼은 전교조 조합원이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습을 시키고 학교 업무를 보거나 논문을 써야 현행 시스템에서는 점수를 따서 승진할 수 있다. 전교조 교사들은 그런 시스템에 찬성할 수도 없으며, 그 관문을 통과할 수도 없다.” -현재 전교조가 풀어야 할 최대 난제는 법외노조 문제일 것이다. “가장 절실한 우리의 과제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법적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개혁의 주체로 나서려야 나설 수가 없다. 학교를 바꾸고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고 싶은데, 2013년 이후 7년째 법외노조 신세를 벗어나려는 싸움에 발목 잡혀 있다.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에 청와대도 공감은 하고 있다. 정권 초기, 지난해 지방선거 즈음 등 정부가 해결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 놓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어려울 것이다. 권 위원장은 1989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교직에 발을 디딘 지 4개월 만에 해직됐다. 1994년 복직해 고교에서 물리를 가르쳤으며, 2013~2016년 울산지부장을 지냈다. 2016년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소하고도 학교 복귀를 거부해 현재는 해직교사 신분이다. sjh@seoul.co.kr 7년째 법외 노조 신세…34명 학교 복귀 못해 1인 시위 이어 가는 전교조 전교조는 2013년 법외노조로 분류됐다. 해직 공무원을 조합원에 가입시켰다는 사유로 당시 고용노동부는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고치고 조합에서 배제하라고 명령했다. 전교조는 그에 맞서는 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1, 2심에서 모두 패소했고 2016년 2월 상고한 이후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2016년 2심 패소 이후 학교로 복귀하지 않아 해직된 교사는 34명. 오는 25일 설립 30주년 교사대회 전까지 정부가 법외노조를 철회해 달라는 것이 전교조의 입장이다.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는 전국 권역별 교사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고, 청와대와 대법원 앞에서 해직교사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 “논술·토론 수업에 공정성 확보” vs “IB 사교육 시장만 키울 것”

    “논술·토론 수업에 공정성 확보” vs “IB 사교육 시장만 키울 것”

    비영리 국제 교육재단 IBO 운영 교육과정 정규교육과정과 달라 해외대학 지원 가능 도입 방식 두고 이견… 한국형 IB 고민해야“한국 입시의 고질적 문제인 평가의 공정성을 얻는 동시에 논술과 토론 중심의 수업으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IB(국제바칼로레아)의 공교육 도입입니다.”(이혜정 교육과학혁신연구소장) “IB의 도입만으로는 공교육 혁신을 이룰 수 없습니다. 혁신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우리 입시와 평가제도 등을 총체적으로 개혁해야 합니다. 자칫 또 다른 특수목적고나 ‘스카이캐슬’이 될 수 있습니다.”(신성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 연구위원) 대구교육청이 2021년부터 관내 초등학교·중학교 3곳, 2022년부터 고등학교 3곳에 국제바칼로레아(IB)를 도입하고, 제주교육청은 올해 말까지 고등학교 한 곳을 지정해 IB 시범운영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내 교육계에 IB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 IBO가 운영하는 교육과정으로, 현재 세계 153개국 5288개교(2019년 3월 기준)에서 IB를 운영 중이다. 토론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며 평가 역시 단답형이 아닌 논술형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한 혁신 교육과정으로 관심이 높다. 또 미국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세계 주요 대학들이 IB 교육과정을 입시 성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사교육계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지난 2일 ‘IB 도입의 기대효과 및 문제점을 평가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IB 도입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와 부정적 전망이 교차했다. IB 교육과정은 현재 우리 초·중·고교 학생들이 이수하고 있는 교육부의 ‘2015 개정교육과정’과 완전히 다르다. 과목별로 정해진 시간의 수업을 이수해야 하는 우리 교육과정과 달리 IB는 언어, 과학, 수학 등으로 나뉜 6개 영역별로 수업의 비중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신동진 사걱세 책임연구원은 “우리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IB는 선택 과목수는 줄어들지만 적은 수의 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정 교육과학혁신연구소장은 “IB에서는 예를 들어 세계 2차대전을 주제로 배경과 원인, 영향 등을 종합해 한 학기 내내 수업을 진행한다”면서 “전체 세계 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공부해야 하는 우리나라 역사 수업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런 수업방식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가지고 더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는 이 같은 교육과정에 맞는 시험 체계를 보인다. 지난해 5월 외부 공통시험(영어권)으로 치러진 세계사 시험의 경우 시대별로 12개의 주제를 제시하고 이 중 두 가지 질문에 대한 에세이를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초기 근대국가(1450~1789년)-한 국가의 지배와 쇠퇴, 한 국가의 권력과 지배의 본질을 비교하고 대조하라’ 는 식이다. 평가 방식도 우리나라와 다르다.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가 이뤄지며 교사가 평가하는 ‘내부시험’과 IBO에서 주관하는 ‘외부시험’ 결과를 종합해 합산되는 방식이다. 신 책임연구원은 “채점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시험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를 투명하게 처리하는 방식은 우리나라 논술시험 도입에 걸림돌로 여겨지는 공정성과 신뢰 확보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공교육의 IB 도입이 또 다른 사교육을 키우고 또 다른 입시학교, 이른바 ‘스카이캐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신 연구위원은 “대학 서열체제가 공고한 우리 사회에서 절대평가 논·서술형 형태의 IB로는 서열을 매겨 뽑을 수 없다”면서 “결국 일부 대학에서만 부분 도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특목고·자사고 등을 중심으로 또 다른 영재교육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위원은 IB를 도입하게 될 경우 들어갈 비용도 문제 삼았다. 신 연구위원은 IB 학교가 되려면 교사 워크숍 비용과 IB 신청 및 연회비 등 IB를 도입하는 학교당 최소 한 해 2억원 이상의 기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입에서도 IB 도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경기외고가 IB 과정을 채택해 운영 중이다. 한글화 과정을 거쳐 도입할 계획인 대구·제주교육청의 경우와 달리 전체 과정을 영어로 운영하고 있다. 경기외고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 학교 IB 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은 국내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를 비롯해 미국 16개, 영국 17개 대학에 합격했다.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 모두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해외 대학이나 국내 대학 모두 입학할 수 있는 통로가 한정적이라는 점은 한계다. 국내 대학의 경우 IB 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수시 전형으로만 지원이 가능하다. 또 IB 과정 자체가 점수를 얻기 쉽지 않기 때문에 수능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해외 대학의 경우도 대학별로 요구하는 요건을 갖추기 위해 IB 외에 추가로 준비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IB가 기존 우리 교육과정과 비교해 학생의 사고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다만 공교육을 수행하는 교육청은 IB를 그대로 우리 교육에 도입하는 것 외에 우리 교육 현실에 맞는 논술형 평가를 고민하는 등 IB 교육과정의 노하우와 데이터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고교학점제 진척 없이 공회전…23개 교육과제 중 이행완료 ‘0’

    고교학점제 진척 없이 공회전…23개 교육과제 중 이행완료 ‘0’

    대입개편안 시대 역행·사회혼란만 초래 국가교육위 설립에도 비관적 전망 우세 국정교과서 폐지·국공립 증설엔 긍정적 계획대로 이행 중인 과제는 39.1% 그쳐교육 분야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내내 대학입시 개편,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문제 등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사흘 만인 2017년 5월 13일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지시할 때만 해도 교육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후 지지부진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울신문·참여연대의 국정과제 이행 평가단도 정부의 교육 정책 추진 상황을 부정적으로 봤다. 평가단의 분석 결과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 23개 세부 사안 중 이행이 끝난 건 하나도 없었다. 애초 계획대로 이행하려고 노력 중인 과제도 전체의 39.1%뿐이었다. 나머지는 원래 계획보다 후퇴한 채 추진하고 있거나 전혀 움직임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박한 평가를 받은 분야는 ‘교실 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이다. 고교생이 각자 희망 진로와 적성에 맞춰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 학점제 도입’은 진척이 전혀 없는 대표적 과제로 지목됐다. 애초 정부는 고교 학점제를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해 2022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과 연계되면서 전면 도입 시점을 2025년으로 늦췄다. 문 대통령 임기가 2022년까지라 보장할 수 없는 약속이다. “사실상 대선 공약 폐기”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또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 등으로 서열화된 고교 체제를 국가교육회의를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개편하겠다던 계획도 출범 4년차인 2020년에야 시작할 예정이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 결정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도 위원 모두로부터 “애초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고 평가받았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개편안이 교육부가 아닌 국가교육회의로 넘어가면서 사회 혼란을 낳았고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공론화를 표방하면서 공정 추구 취지도 무색해질 만큼 여론에 휘둘렸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고교 학점제에 부합하는 대입제도 개선도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중장기 교육정책을 수립할 기관인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추진을 두고도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강 교수는 “(사회적 합의가 없어) 당초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국가교육위 설치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적 갈등을 풀 수 있도록 숙의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이를 위한 사회 문화 형성을 위한 노력”이라고 했고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관을 만든다면 정권 이후에라도 평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폐지하고 검정 역사교과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과 유아교육 국가책임 확대 계획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사태가 터지면서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 시기를 2021년으로 1년 앞당기기로 했다. 물론 검정 교과서 추진 속도가 느리다든가, 취원율 확대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과 고교 무상교육도 의지를 가지고 이행하고 있는 분야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정 회장은 “초등학교 유휴교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활용해 돌봄교실을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명문대 직행코스’ 영재학교·과학고, ‘강남3구’ 등 교육특구 출신이 독차지

    ‘명문대 직행코스’로 알려져 이공계를 지망하는 최상위권 중학생들이 몰리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에도 ‘강남3구’ 등 이른바 교육특구 출신 중학생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에서 공시한 자료를 토대로 전국 중학생들의 지역별·학교별 영재학교·과학고 진학 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영재학교와 과학고에 진학한 서울 소재 중학교 졸업생 535명 중 강남3구와 양천구, 노원구 등 교육특구 출신이 289명(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영재학교·과학고 진학자를 살펴보면 강남구가 80명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56명), 양천구(53명), 서초구(52명), 노원구(46명) 순이었다. 이는 경기, 인천, 부산, 대구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성남시 분당구(55명)과 인천 부평구(65명), 부산 해운대구(41면), 대구 수성구(41명), 경남 창원시 성산구(45명) 등 전국 각지에서도 교육특구로 알려진 지역에서 영재학교와 과학고 진학자를 다수 배출하고 있었다. 반면 학교알리미의 서비스 지역 구분 기준인 전국 251개 자치군·구 중 영재학교·과학고 진학자가 없는 곳은 58곳(23.1%)이었으며 5명 미만인 곳은 138곳(55.0%)으로 지역별 격차가 드러났다. 각 학교별 영재학교·과학고 진학자 배출자 수를 살펴봐도 이같은 ‘교육특구 쏠림’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 영재학교·과학고 진학자를 많이 배출한 중학교는 강남구 휘문중(14명), 서초구 신동중(14명), 양천구 목운중(13명)·신서중(13명), 강남구 대청중(12명), 강남구 도곡중(12명), 송파구 잠신중(11명) 중 강남3구와 양천구의 중학교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경기지역에서도 성남시 분당구 내정중(10명), 고양시 일산서구 신일중(10명), 분당구 수내중(8명), 안양시 동안구 평촌중(8명) 등 신도시 교육 특구 지역의 중학교에서 영재학교·과학고 진학자가 많았다. 인천에서도 부평구 구산중·부원중·신곡남중(각 10명), 서구 인천청라중(8명) 등 부평구와 청라, 송도 등에 집중돼 있었다. 정부가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겠다며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폐지하려는 정책을 펴면서 중학교 최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영재학교와 과학고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해 운영되는 영재학교는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의 ‘무풍지대’로, 자사고 폐지 논란이 본격화된 지난 2년(2018~2019년) 연속으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김경 서울시의원, 일반고 정상화를 위한 ‘자사고 폐지’ 전략적 접근 촉구

    서울시교육청이 위헌 판결과 상관없이 ‘자사고 폐지’에 대한 전략적 방안을 마련해 폐지 수순을 밟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헌법재판소가 자사고와 일반고에 중복지원을 하지 못하게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학생과 학부모의 평등권을 침해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을 내렸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현재의 교육방침에서 변경되는 사항 없고 자사고 폐지에 대한 정책기조 또한 변함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 경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22일 열린 제286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교육감 주요 정책보고에서“13개 자사고가 교육청에 운영성과평가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있었고 최근엔 위헌 판결까지 나면서 자사고가 이슈화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자사고 지원율이 점점 낮아져 추후 자연 소멸될 것으로 예상하나 이번 노이즈 마케팅 효과로 교육청 의도와 다르게 학생들이 자사고 등에 더 몰리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일부 자사고가 불법적인 선행학습이나 야간자율학습을 공공연히 실시하고 있으나 이를 적발한 사례가 없다”며 “자사고의 불법적인 교육 행태를 적발해 누적점수를 평가에 반영하는 등 ‘자사고 폐지’정책에 대한 전체적인 로드맵을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희연 교육감은 “최근 이슈에 따라 반짝하는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자사고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통해 재지정과 폐지 등이 이뤄질 예정이고 자사고의 가장 큰 문제인 우수학생 독과점, 입시위주 교육, 고교 서열화 등이 해결되고 일반고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방안을 세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과학고 등 영재학교 경쟁률 15대 1…2년 연속 상승 왜

    서울과학고 등 영재학교 경쟁률 15대 1…2년 연속 상승 왜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30.6대 1…전국 최고 경쟁률헌재, 이중지원 허용 등 ‘한번 찔러나 보자’ 영향도2020년도 서울과학고 등 영재학교 경쟁률이 15대 1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상승했다. 23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전국 과학·과학예술영재학교 8개교 내년(2020학년도) 신입생 선발 원서접수 결과 789명 선발에 1만 2085명이 지원해 15.3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최근 영재학교 입학 경쟁률은 2019학년도 14.43대 1, 2018학년도 14.01대 1, 2017학년도 15.09대 1, 2016학년도 18.26대 1 등이다. 2016학년도와 2018학년도 사이 경쟁률이 떨어졌다가 이후 반등했다. 올해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모집정원이 84명인데 2570명이 몰려 8개교 가운데 가장 높은 30.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21.50대 1)보다 크게 오른 것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보다 경쟁률 상승 폭도 최고였다. 경쟁률이 가장 낮은 학교는 서울과학고로 8.33대 1(120명 선발에 999명 지원)이었지만 지난해(6.55대 1)보다는 경쟁률이 뛰었다. 경기과학고는 경쟁률이 10.48대 1(120명 선발에 1257명 지원)로 유일하게 지난해(19.69대 1)보다 경쟁이 덜했다. 올해 입학전형 방식을 바꿔 1차 서류전형 통과 인원에 제한을 두면서 지원자가 줄었다는 것이 입시업계 설명이다.영재학교 인기는 교육정책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 결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운영되는 학교로 과학고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 등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와 구분된다. 서울·경기·대전·대구·광주과학고는 과거 과학고에서 영재학교로 전환해 이름만 과학고인 영재학교다. 영재학교는 비슷한 성격의 과학고보다 먼저 학생을 선발한다. 영재학교에 지원했다가 탈락해도 과학고라는 선택지가 남기 때문에 자연계열로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영재학교 지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고등학교 학생선발 시기가 ‘과학고는 전기,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는 후기’로 정리되고 자사고 등과 일반고 이중지원도 완전히 허용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한번 찔러나 본다’는 식으로 영재학교·과학고·자사고에 지원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영재학교들은 공립이어서 교육의 질이 높을 뿐 아니라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운영돼 교육정책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사실상 ‘무풍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면학 분위기와 대입실적도 크게 좋아 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며, 이런 추세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북대 지역인재전형 재심의 요청

    전북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지역인재전형 재심의를 요청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전북대에 따르면 대교협에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 재심의를 요청하고 법제처에 해당 법령에 대한 유권해석을 신청했다. 전북대는 의대, 치대, 수의대, 간호대 등 일부 인기학과에 지역출신 학생 비중을 높이기 위해 2019학년도까지 지역인재 전형 자격을 ‘전북소재 고교에서 전 과정을 이수하고 입학일부터 졸업일까지 부모와 학생 모두 전북지역에 거주한 자’로 제한했다. 그러나 대교협의 권고를 받아들여 2020학년도부터 ‘전북지역 고교에서 전 과정을 이수한 자’로 완화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하고 다른 지역 출신이 많은 자사고 출신을 배려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부 또는 모와 함께 전북지역에 거주한 자’로 자격을 바꾸어 재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대교협의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이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어서 시간이 촉박해 재심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 대학과 형평성도 논란이 된다. 전남대, 원광대, 우석대 등은 의대 등 인기학과 지역인재 전형 지원자격을 광주, 전북, 전남 등 호남지역 소재 고교에서 전 과정을 이수한자로 대폭 열어놓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시의회, 제286회 임시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의장 신원철)는 15일부터 30일까지 16일간의 일정으로 제286회 임시회를 개최하고 2019년도 서울시정 및 교육행정에 관한 각종 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신원철 의장(더불어민주당)은 개회사를 통해, 자치분권은 지역에 다양한 성장 기회를 허락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인 만큼, 지방의회가 요구했던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내용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치분권의 필요성을 알리고,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차원에서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서울시의회 주도로 마련되어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서울시의회가 먼저 지방의회의 변화된 모습을 시민들께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서울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의 만남에서 서울시의회의 자정노력 방안에 대해 시민사회단체가 지지를 보내줬다고 밝히며, 실력으로써 신뢰받는 의회가 되겠다던 처음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국가재난 중 하나가 된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마련과 강력한 재정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월 미세먼지 관련 조례를 개정하여 취약계층에게 마스크를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서울시장도 단호한 결단과 추진력으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고 중앙정부 및 다른 지자체들과 상호 협력하여 장기적인 안목에서 해결해 달라는 부탁을 덧붙였다. 또한, 교육감에게 자사고 재지정과 관련하여 법에서 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개선해 나가길 부탁하며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혼란을 겪거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강원도 화재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과 강원도에 연고를 두고 있는 서울시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서울시도 그 어떤 재해와 재난 속에서도 반드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낼 수 있도록 재난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정비해주길 요청했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15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은 서울시정 및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을 하고, 18일부터 29일까지 각 상임위원회 별로 소관 실·본부·국의 각종 안건을 심의하게 되며,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어 부의된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사고·외고 폐지 무풍지대’ 영재고, 내년도 경쟁률 올라

    내년도 과학영재학교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논란 속에서 영재학교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12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020학년도 과학영재학교 및 과학예술영재학교 7개교(한국과학영재학교·경기과학고·대전과학고·대구과학고·광주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신입생 입학전형 원서접수 결과를 분석한 결과 7개교의 정원내 평균 경쟁률은 669명 모집 정원에 1만 1086명이 지원해 16.57대 1로 전년도(15.85대 1)보다 올랐다. 학교별로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가 30.60대 1(전년도 21.50대 1)로 가장 큰 폭으로 올라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대구과학고 21.39대 1(전년도 17.71대 1),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21.12대 1(전년도 19.25대 1), 대전과학고 14.21대 1(전년도 13.02대 1), 한국과학영재학교 13.11대 1(전년도 11.73대 1), 경기과학고 10.48대 1(전년도 19.69대 1), 광주과학고 9.98대 1(전년도 9.07대 1) 순으로, 경기과학고를 제외한 6개 학교의 경쟁률이 전년 대비 올랐다. 과학영재학교 경쟁률이 오른 것은 전기고(과학고 등) 및 후기고(자사고, 외고, 일반고 등) 전형 이전에 실시하는데다 11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전국 단위 선발 자사고 역시 사실상 후기 모집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이공계열을 지망하는 최상위권 중학생들이 영재학교로 대거 우선 지원한 것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자사고, 외고 폐지론 등 교육정책의 ‘무풍지대’인데다 면학 분위기, 대입 실적이 좋아 중학교 상위권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면서 “영재학교의 인기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자사고 선발 現체제 유지

    자율형사립고와 일반고 입시에서 자사고를 지원하면 일반고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동시지원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전기와 후기로 나눠서 학생을 뽑지 못하게 한 ‘우선선발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자사고 선발은 현행대로 후기에 자사고와 일반고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헌재는 11일 민족사관고, 상산고, 현대청운고 학교법인 등이 청구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헌법소원 사건에서 ‘동시지원 금지´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우선선발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4(합헌)대5(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2월 자사고는 시행령이 평등권,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과거 고등학교 입시에서는 과학고·외국어고 같은 특수목적고와 자사고가 전기(8~11월)에, 일반고는 후기(12월)에 신입생을 선발했다. 학생들은 전기에 자사고를 지원하고 후기에 일반고를 동시 지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자사고 폐지가 포함되면서 자사고가 우수한 학생들을 선점하지 못하도록 시행령이 개정됐다. 2017년 12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자사고 입시를 전기에서 후기로 변경하고(우선선발 금지), 자사고에 지원한 학생이 일반고를 이중 지원할 수 없도록(동시지원 금지) 했다. 자사고 입시에서 떨어지면 고입에서 재수를 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자사고는 즉각 반발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헌재는 지난해 6월 동시지원을 금지한 조항에 대해서만 효력을 정지하는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은 자사고 지원 학생도 2개 이상의 일반고에 동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일방적 자사고 폐지 정책에 제동 걸린 교육부

    헌법재판소가 어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학생 우선선발권을 제한한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반면 시행령 중 자사고와 일반고에 학생이 이중 지원하지 못하게 한 조항은 위헌으로 결정했다. 자사고는 일반고와 같은 날 학생을 선발하되 자사고 선발에서 탈락하더라도 일반고를 학생 희망대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헌재는 판단한 것이다. 자사고 폐지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은 제동이 걸린 셈이다. 자사고와 외고·국제고 폐지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은 2017년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 입학전형(전기)을 일반고(후기)와 같은 날 하도록 강제했다. 자사고에 지원하면 일반고 지원을 못 하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했다. 그러자 자사고들은 지난해 학생 선택권과 학교 선발권을 가로막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우수 학생들을 선점하는 자사고 때문에 고교 서열화가 심화한다는 것이 현 정부의 생각이다. 그러나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나 유예 기간 없이 정책 방향을 급선회해 교육부는 몇 년째 교육 현장에 극도의 혼선을 던졌다. 전 정권 때는 진보 교육감들의 자사고 옥죄기에 제동을 걸었던 것이 다름아닌 교육부였다. 헌재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걸린 입시제도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정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교육 현장의 절실한 목소리가 과연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 전국 42개 자사고 중 24개교가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아 기준 점수에 미달하면 강제로 일반고로 전환된다. 기준점을 수직 상승시킨 탓에 살아남을 학교가 없을 것이라고 현장 반발이 극심하다. 또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고 자사고들이 벼르는 만큼 현장의 혼란은 심화될 수 있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묵살하는 정책은 결코 사회 구성원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없다.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과 대화하고 설득하는 쪽으로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정책의 자세를 고쳐야 한다.
  • 헌재 “자사고 동시지원 금지, 불합격자 대책 없어 평등권 침해”

    헌재 “자사고 동시지원 금지, 불합격자 대책 없어 평등권 침해”

    보편화된 고교 진학 기회 제한해선 안 돼 자사고 지원자 차별 정당성 갖추지 못해동시 선발해도 사학 운영 자유 침해 안 돼자율형사립고와 교육부가 입시 방식을 두고 펼친 싸움에서 헌법재판소는 양쪽의 손을 모두 들어 줬다. 자사고와 일반고를 이중 지원하지 못하게 한 ‘동시지원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위헌을, 전기와 후기로 나눠서 뽑지 못하게 한 ‘우선선발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11일 자사고와 일반고의 동시지원을 금지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1조 5항이 학생과 학부모의 평등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자사고를 기존의 전기에서 후기 입시로 바꿔 우선선발을 금지한 80조 1항은 사학 운영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자사고와 일반고를 동시에 지원할 수 없게 하면 학생들이 고등학교 진학하는 데 평등의 문제를 야기한다고 봤다. 고등학교 교육이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보편화된 일반 교육임을 고려하면 고등학교 진학 기회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경우 통학이 힘든 먼 거리의 학교에 진학하거나, 정원 미달된 고등학교 추가 선발 전형에 지원하거나, 고입 재수를 해야 하는 등 진학 자체가 불투명하게 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고등학교 교육의 의미,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 진학률에 비춰 자사고에 지원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불이익을 주는 것이 적절한 조치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사고 불합격자의 일반고 배정에 어려움이 있다면 이를 해결할 다른 제도를 마련해야 했는데 동시지원 금지 조항은 원칙만 규정하고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고등학교 진학 기회에 있어서 자사고 지원자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다만 전기와 후기로 나눠 우선선발을 금지한 조항에 대해서는 유남석, 이석태, 이은애, 김기영 재판관이 합헌 의견을 냈다. 위헌 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위헌 의견이 5명으로 더 많았지만 합헌 결정이 났다.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자사고와 일반고가 동시 선발하더라도 자사고 학교장이 입학전형 방법을 정할 수 있으므로 사학 운영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과학고·예체능고 등 다른 전기 선발 특목고는 전문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지만, 자사고는 그럴 필요성이 적어 학교법인의 평등권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고교서열화와 입시경쟁 완화라는 공익이 중요한 만큼 학교법인의 신뢰보호원칙을 위배한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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