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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민의 월드why] 종교 다르다고 ‘인종청소’ 해도 되나요?

    [송혜민의 월드why] 종교 다르다고 ‘인종청소’ 해도 되나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인 로힝야족은 미얀마 북부 라카인주(州)에서 거주하는 인구 110만 명의 이슬람 소수민족이다. 전 세계에 약 220만 명이 분포하며, 대다수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특히 극심한 탄압을 받아왔다. 급기야 지난달 25일 로힝야족 무장반군과 미얀마 정부군의 무력 충돌이 발생했고, 정부군은 무장 반군 진압을 이유로 로힝야족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 로힝야족 민간인에 대한 학살과 방화, 고문, 성폭행으로까지 번지며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미 40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몸을 피했다. 그야말로 폐허이자 전쟁터가 된 고향에 남거나, 어쩔 수 없이 난민의 삶을 선택한 로힝야족의 눈물이 끊이지 않는다. 종교를 둘러싼 미얀마와 로힝야족의 갈등은 180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5년 영국은 미얀마를 식민지배하면서, 대규모 농지를 경작할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미얀마 인근에서 인도계의 무슬림을 이주시켰다. 이때부터 불교도인 토착민과 이주민인 무슬림 사이에서는 문화적‧종교적 갈등이 시작됐다. 2012년 불교도와 로힝야족 간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뒤 유엔은 로힝야족을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의 하나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후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탄압에는 ‘인종청소’라는 극단적인 표현이 쓰이기 시작했다. 인종청소에 대한 정확한 국제적인 정의는 아직 없고 국제법에 따라 독립적인 범죄로도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유엔은 “강제나 협박을 통해 일정 집단의 사람들을 제거하고 인종적으로 균일한 지역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린 바 있다. ◆종교 둘러싼 ‘인종청소’, 미얀마만의 일 아니다 종교로 야기된 유사한 갈등은 미얀마 인근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불교왕국’으로도 불리는 부탄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지만, 힌두교를 믿는 네팔계 부탄인들에게는 결코 행복한 나라가 아니다. 네팔계 부탄인들은 국민이 아닌 불법 이민자로 간주됐고, 국민으로서 그 어떤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다. 힌두교도들의 시위가 무력으로 진압당한 사례도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UNHCR)에 따르면 2013년까지 서방국가 이주를 신청한 네팔계 부탄인 난민의 수는 약 10만 명에 달한다. 현재 부탄의 불교도는 75%, 힌두교도 및 회교 등은 25%를 차지한다. 태국도 만만치 않다. 2015년 9월 남부 나타리왓주의 상카시티타람 사원 인근에서 3차례 폭탄 공격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나타리왓은 주민 대다수가 무슬림인 3개 주 중 하나로, 현지 경찰은 이 공격이 말레이시아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타리왓 및 얄라, 파타니 등 3개 주에서는 2004년 이래 6500 명 이상이 폭탄공격 등으로 사망했다. 반대로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는 방글라데시는 1%가 채 되지 않는 불교도를 탄압하기도 했다. 2012년 한 불교도 어린이의 SNS에 코란을 불태우는 사진이 실렸다는 ‘괴소문’이 돈 뒤, 이슬람교도 수천 명이 불교사원 20여 채와 가옥 50여 채를 파괴하면서 2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문제의 사진을 올린 이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탄압은 또 다른 탄압과 폭력을 낳는다 이처럼 이슬람교와 불교의 갈등은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발생해왔지만, ‘인종청소’로 표현되는 미얀마와 로힝야족의 유혈사태는 이전보다 더 심각한 위험을 내포한다. 말레이시아의 국영 베르나마 통신의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출신 IS 조직원들이 로힝야족의 인종청소 논란을 빌미로 삼아 미얀마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미얀마가 IS의 본거지인 시리아보다 말레이시아와 더 가깝다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하고, 동시에 세력을 잃어가고 있는 시리아가 아닌 새로운 지역에서 ‘부흥’을 꿈꾸는 것으로 분석됐다.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의 탄압이 또 다른 탄압 뿐만 아니라 테러와 관련한 ‘위험한 가능성’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박해받아온 이들이 삶의 터전과 가족을 모두 잃고 끝없는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다름 아닌 국제적인 테러조직이라는 사실은 더 끔찍한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용서와 희망보다는 복수와 죽음을 떠올릴 가능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탄압과 폭력을 양산케 할지도 모른다. 제2, 제3의 로힝야족이 나오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눈과 귀를 기울이고 행동해야 하는 이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허리케인 ‘마리아’ 카리브해 섬들 강타…지붕 날아가고 전기 끊기고 피해 속출

    허리케인 ‘마리아’ 카리브해 섬들 강타…지붕 날아가고 전기 끊기고 피해 속출

    괴물 허리케인 ‘마리아’가 19일(현지시간) 카리브 해 섬들을 강타했다.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마리아가 휩쓸고 간 도미니카에서는 피해가 속출했다. 카리브 해 동쪽에 있는 도미니카 섬은 산악지형이 많으며, 인구는 7만 2000명이다. 루스벨트 스케릿 도미니카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우리는 무언가를 살 수 있는 모든 돈을 잃었다”고 밝혔다. 스케릿 총리는 앞서 자신의 공관 지붕이 강풍에 날려가는 모습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하면서 “연락이 닿은 거의 모든 주민의 지붕이 날아갔다. 허리케인의 완전한 자비를 바랄 뿐이다”고 했다. 스케릿 총리는 구조된 후 “가장 큰 걱정은 지속적인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허리케인이 유발한 심각한 사상자 소식으로 아침을 맞는 것”이라며 “갇힌 주민을 구하고 부상자들에게 의료 지원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프랑스령 과들루프 섬의 관리들은 허리케인이 지나가더라도 주민들이 안전시설에 계속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에서도 2만 5000채의 주택에 전기공급이 끊겼고 2개의 마을이 고립되면서 식수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과들루프의 피해 상황이 경미해 행운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현재 통신 연결이 어려운 상황이며 2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카리브 해 자국령의 피해복구와 구호작업을 돕기 위해 2대의 비행기 편을 띄워 160명의 소방관과 군인 등을 마르티니크로 급파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마리아는 도미니카를 강타하면서 허리케인 4등급으로 다소 약해졌다가 해상으로 진입하면서 에너지를 공급받아 다시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위력이 강해졌다. 허리케인은 1∼5등급으로 나누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강하다. 이날 오전 현재 마리아는 미국령 버진 제도에 있는 세인트크로이 섬에서 남동쪽으로 275㎞ 떨어진 해상에서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260㎞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채 시속 15㎞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마리아는 이날 오후 늦게부터 20일까지 미국령 버진 제도와 푸에르토리코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됐다. NHC는 “오늘과 내일 사이 마리아의 위력이 세졌다가 약해지는 등 유동적일 것”이라면서 “그래도 4∼5등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85년 만에 4등급 이상 허리케인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을 대피시설로 이동시키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구호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위공직자 부패 잡는 슈퍼 공수처…홍준표 “푸들로도 충분한데”

    고위공직자 부패 잡는 슈퍼 공수처…홍준표 “푸들로도 충분한데”

    검사 50명을 포함해 수사 인원만 최대 122명에 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창설 방안이 추진된다. 공수처는 수사·기소·공소유지권을 모두 갖고 경찰·검찰 수사가 겹칠 때는 공수처가 우선 수사할 수 있다.법무부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18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공수처 설치 안을 마련해 박상기 장관에게 권고했다. 정식 명칭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정해졌다. 수사 대상에는 대통령, 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대법관·헌법재판관, 광역지방단체장 등 주요 헌법기관장 등이 포함됐다. 장·차관 등 국가공무원법상 정무직 공무원과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 장성급 장교도 수사 대상이다. 공무원은 대체로 2급 이상이 해당하게 된다. 대통령비서실, 국가정보원의 경우 3급까지 확대한다. 고위 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형제자매도 포함된다. 수사 대상 범죄도 폭넓게 정해졌다. 전형적 부패범죄인 뇌물수수, 정치자금 부정수수 등 외에도 공갈, 강요, 직권남용, 선거 관여, 국정원의 정치 관여 등 고위 공직 업무 전반과 관련한 범죄가 처벌 대상이다. 한인섭 위원장은 ‘수사 독점권’이 아닌 ‘상대적 우선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과 경찰 등 기존 수사기관과 공수처가 적극적으로 반부패 수사에서 경쟁한다는 취지다. 검찰과 경찰의 ‘셀프 수사’도 불가능하다. 검·경은 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고위 경찰관의 비위 사건을 인지했을 때 의무적으로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같은 권고안을 두고 “푸들로도 충분한데 맹견까지 풀려고 하나”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 법안을 보니 아예 대통령이 사정으로 공포정치를 하려고 작심한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과제 아닌 사람에 투자하자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과제 아닌 사람에 투자하자

    올해 정부 예산으로 집행되는 연구개발비는 19조원이 넘는다. 국내총생산의 4.9%에 해당되는 막대한 금액이다. 투자비 규모 면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이고 국내총생산 대비 상대적 규모로는 1위다. 그러나 투자 규모에 걸맞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 시민사회와 언론은 물론 과학기술계 내부에서도 지속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비 투자방식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첫째, 투자 대비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지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논문 편수, 특허 출원 숫자만으로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문제다. 이런 양적 평가 방식은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논문과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 장롱 특허를 만들어낼 뿐이다. 대안으로 논문과 특허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논문 편수보다 피인용 횟수, 영향력지수를 사용하는 것이다.둘째, 상향식 자유공모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현재 정부 연구개발비의 90% 이상은 연구자들이 자율적으로 제안한 과제가 아닌 관료들이 결정한 기획과제에 투자하고 있다. 물론 연구자들의 자문으로 하향식 기획과제가 결정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연구에 전념하기보다 자신의 연구 분야가 지원되도록 관료들을 설득하기에 바쁘다. 연구 능력과 연구비를 받아오는 능력은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 실정에서는 후자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셋째, 과제가 아닌 사람에 투자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현재는 상향식, 하향식에 상관없이 연구자들이 제출한 연구계획서를 근거로 동료 평가를 통해 연구비 지원 대상 과제가 선정된다. 문제는 동료 평가로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계획서를 선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연구자 숫자가 많아 특정 분야에 국한해도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충분히 있다. 반면 한국은 연구자 풀이 작아 우수한 과제를 골라낼 수 있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평가에 참여하는 연구자는 연구계획서의 우수성보다는 학연, 지연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대안은 과제가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다. 연구계획서를 받지 않고 신청서만 제출하게 한 뒤 연구자의 연구 능력만을 평가해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 능력은 논문의 양이 아닌 질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최근 3~5년 동안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의 피인용 횟수, 논문이 발표된 학술지의 영향력지수를 근거로 연구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피인용 횟수는 연구 성과의 후행 지표이고 영향력지수는 선행 지표라는 점에서 보완적 성격이 있다. 논문이 많이 인용되는 특정 분야의 연구자들이 유리해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분야별로 따로 평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구자에 투자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생략돼 연구자들이 보다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연구비 수혜자가 선정되니 공정성 시비가 사라진다. 무엇보다 연구자들이 비전문가인 공무원을 설득하는 데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 물론 이 방식을 전면적으로 채택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연구비의 1%에 해당하는 2000억원만 사람에 투자해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연간 1억원, 3억원, 10억원을 지원받는 연구자를 각각 1000명, 300명, 10명 선정할 수 있는 규모다. 이들에게 3~5년 동안 자율적으로 연구를 하게 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계속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실력 있는 연구자를 믿고 일정 기간 조건 없이 지원하면 연구자들의 창의성이 발휘되어 우수한 성과가 나올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미래를 만들어 나갈 연구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
  • DJ·盧 정부 때 추진… 檢 반발 못 넘어 무산

    DJ·盧 정부 때 추진… 檢 반발 못 넘어 무산

    20대 국회 관련 법안 3건 발의 문재인 정부 “檢 살리는 길” 의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0년간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공직부패수사처’ 등 유사한 이름으로 여러 차례 설치가 추진됐다. 고위공직자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검찰과는 별도로 이를 수사할 공수처 설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법안들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검찰의 완고하고 조직적인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 등을 전담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검찰 안팎의 외풍을 차단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1999년 공수처 설치를 추진했다. 고위공직자 수사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성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고 이를 대신할 공수처를 설치하려 했지만 검찰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2003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또다시 공수처 신설이 추진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 검찰 출신인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검찰 개혁과 함께 공수처 설치에 나섰다. 2004년 11월 정부는 공수처를 부패방지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 산하에 두는 내용의 ‘공직부패수사처설치법’을 발의했다. 당시 공수처에는 독립적인 기소권을 부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은 “검찰 수사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검찰 권한의 약화를 노린 것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이후에도 공수처 관련 법안들이 끊임없이 발의됐지만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공수처 관련 법안 3건이 발의된 상태다. 지난해 7월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공수처 설치 법안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 민주당 박범계·국민의당 이용주 의원, 12월 민주당 양승조 의원 등이 각각 공수처 설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특히 공수처 설치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거치며 여론의 힘을 얻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 5월 임명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공수처 설치가 검찰을 죽이는 게 아니라 살리는 길이다. 청와대와 검찰, 국회가 합의를 위해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수사 우선권 ‘슈퍼 공수처’ 출범한다

    수사 우선권 ‘슈퍼 공수처’ 출범한다

    검·경 수사 중인 사건도 이첩 기소·공소유지권까지 모두 보유 수사 인력 최대 122명 매머드급 명칭에 ‘범죄’… 수사 의지 반영 수사인력만 최대 122명에 이르는 매머드급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한다. 공수처는 수사·기소·공소유지권을 모두 갖게 되며, 검찰·경찰과 고위 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겹칠 때는 우선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1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어 법무부에 권고했다. 공식 명칭은 고위직 범죄에 대한 수사와 공소를 담당한다는 점을 감안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정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수사 대상에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헌법기관장과 정무직 공무원, 판·검사, 경무관급 경찰, 장성급 장교, 퇴직 후 3년 미만의 고위 공직자와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 등이 포함됐다. 수사 대상 범죄는 뇌물수수, 알선수재, 정치자금 부정수수 등 부패 범죄를 비롯해 공갈, 강요, 직권남용, 직무유기, 선거 관여 등이다. 규모는 공수처장과 차장 외에 검사 30~50명, 수사관 50~70명 등 최대 122명으로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3차장 산하 인력(검사 60명)과 비슷하다. 공수처장 임기는 3년 단임제다. 처장은 법조 경력 15년 이상인 자 또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학 교수 중에서 추천위가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한다. 공수처 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 중 처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6년이고, 중임 가능하다. 공수처는 기본적으로 고위 공직자 수사에 우선권을 갖는다. 하지만 당초 공수처에 독점적으로 주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고위 공직자 수사권을 검찰·경찰에도 부여해 경쟁체제가 됐다.<서울신문 9월 9일자 10면> 한인섭 위원장은 “동일 범죄에 대해 공수처와 검찰이 동시 수사할 때는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한다. 그러나 검찰 수사 중에 있을 때, 영장 청구 단계에선 수사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며 “수사를 독점하는 게 아니라 공수처는 전속적 관할이 아닌 우선적 관할권, 상대적 우선권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개혁위는 수사기관이 수사권을 두고 충돌할 때는 조정기구를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법무·검찰개혁위, 122명 메머드급 공수처 창설 방안 추진(종합)

    법무·검찰개혁위, 122명 메머드급 공수처 창설 방안 추진(종합)

    법무부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서울대 교수)가 검사 50명을 포함해 수사 인원만 최대 122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창설 방안을 추진한다.법무·검찰 개혁위원회는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수처 설치 안을 마련해 박상기 장관에게 권고했다. 공수처는 수사·기소·공소유지권을 모두 갖고 경찰·검찰 수사가 겹칠 때는 공수처가 우선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정식 명칭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다. 수사 대상에는 대통령, 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대법관·헌법재판관, 광역지방단체장 등 주요 헌법기관장 등이 포함됐다. 장·차관 등 국가공무원법상 정무직 공무원과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 장성급 장교도 수사 대상이다. 공무원은 대체로 2급 이상이 해당하게 된다. 대통령비서실, 국가정보원의 경우 3급까지 확대한다. 고위 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형제자매도 포함된다. 수사 대상 범죄도 폭넓게 정해졌다. 전형적 부패범죄인 뇌물수수, 정치자금 부정수수 등 외에도 공갈, 강요, 직권남용, 선거 관여, 국정원의 정치 관여 등 고위 공직 업무 전반과 관련한 범죄가 처벌 대상이다. 기본 수사 과정에서 파생되는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 쌍방이 주고받는 뇌물수수 등 사건의 경우 기업이 공여 주체라면 공수처가 기업을 상대로 한 수사도 하게 된다. 일부 국회 계류 법안에 있던 ‘국회의원 10분의 1 이상 발의 시 수사 착수’라는 내용은 중립성 우려 등을 고려해 빠졌다. 인적 규모도 기존 논의 수준을 웃돈다. 처장과 차장 외에 검사 30∼50명, 수사관 50∼70명을 둘 수 있다. 처장과 차장을 포함한 수사 인력만 최대 122명에 달할 수 있다. 검사 50명은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 부패범죄 등 특별수사를 맡는 3차장 산하 검사 60명과 비슷한 규모다. 처장 임기는 3년 단임제로 연임이 불가능하다. 처장은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자 또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학 교수 중에서 추천위가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한 명을 임명한다. 공수처 검사는 변호사 자격자 중 처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 6년으로 한 번 연임할 수 있다. 공수처는 전국 수사기관의 고위공무원 범죄 동향을 통보받고 우선 수사하는 권한을 가진다. 기존 수사기관이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게 될 경우 공수처에 통지하고, 사건이 중복되면 이첩하도록 했다. 다른 수사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첩 요구에 응하도록 해 우선 수사권을 보장했다. 한인섭 위원장은 ‘수사 독점권’이 아닌 ‘상대적 우선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과 경찰 등 기존 수사기관과 공수처가 적극적으로 반부패 수사에서 경쟁한다는 취지다. 검찰과 경찰의 ‘셀프 수사’도 불가능하다. 검·경은 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고위 경찰관의 비위 사건을 인지했을 때 의무적으로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 진경준 전 검사장이나 김형준 전 검사의 경우처럼 검찰이 내부 비리를 수사하는 길이 차단된다. 거꾸로 공수처 검사의 비리는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한다. 개혁위 방안은 권고 형식이지만 법무부는 이를 최대한 반영해 정부 안을 조속히 마련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신속한 입법을 위해 정부 법안이 아닌 의원 입법 형태로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곽 드러난 독립된 수사기구 ‘공수처’…수사 대상·범위 넓어 ‘막강’

    윤곽 드러난 독립된 수사기구 ‘공수처’…수사 대상·범위 넓어 ‘막강’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부정부패 범죄를 독립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논의돼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검사를 포함해 수사 인원만 최대 122명을 두는 방안이 추진된다.법무부 산하 법무·검찰 개혁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수처 설치 안을 마련해 박상기 법무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수처의 정식 명칭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정해졌다. 권고 내용을 보면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대법관·헌법재판관, 광역지방단체장과 교육감 등 주요 헌법기관장 등이 포함됐다. 또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과 고위공무원단,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 장성급 장교도 수사 대상이다. 현직이 아니어도 퇴임 후 3년 미만의 고위 공직자는 공수처의 수사를 받는다. 고위 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형제자매도 포함된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의 범위도 폭넓게 정해졌다. 전형적 부패범죄인 뇌물수수, 알선수재, 정치자금 부정수수 외에도 공갈, 강요, 직권남용, 직무유기, 선거 관여, 국가정보원의 정치 관여, 비밀 누설 등 고위공직자 관련 업무 전반과 관련한 범죄가 대상이다. 인적 규모도 기존 논의 수준을 크게 웃돌아 공수처장과 차장 외에 검사 30∼50명, 수사관 50∼70명을 둘 수 있다. 처장과 차장을 포함한 수사 인력만 최대 122명에 달할 수 있다. 검사 50명은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 부패범죄 등 특별수사를 맡는 3차장 산하 검사 60명과 비슷한 규모다. 공수처장의 임기는 3년 단임제로 해 연임이 불가능하다. 처장은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자 또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학 교수 중에서 추천위가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처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공수처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관련 법안 제·개정 건의를 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점이이 주목할 만 하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법률 의안 건의도 법무부나 행정안전부를 통해 가능했다. 개혁위는 공수처가 수사·기소·공소유지권을 모두 가지며 경찰·검찰 수사가 겹칠 때는 공수처가 우선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국 수사기관의 고위 공무원 범죄 동향을 통보받을 수 있다. 업무 분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수사기관이 고위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게 될 경우 공수처에 통지하고 사건이 중복되는 경우 이첩하도록 했다. 다른 수사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첩 요구에 응하도록 해 우선 수사권을 보장했다. 검찰과 경찰의 ‘셀프 수사’도 불가능하다. 만일 공수처 검사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대검찰청에서 수사하도록 해 검찰과 상호 견제하도록 했다. 물론 개혁위 방안은 권고 형식이지만 법무부는 개혁위의 권고안을 최대한 반영해 입법을 추진하기로 해 사실상 정부 안의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권고 취지를 최대한 반영해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공수처 설치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드 수렁’ 현대차도 中 철수설 고개

    ‘사드 수렁’ 현대차도 中 철수설 고개

    전문가 “유지·철수 효율성 따져야” 현대차 측 “최대 시장 철수는 없다…합작 관계 파기 땐 양측 모두 손해”‘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한국 기업의 중국시장 철수 결정이 잇따르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도 중국 내 합작공장을 접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시장 판매가 1년 전에 비해 40% 이상 줄어든 가운데 중국 측 합작회사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17일 현대차와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두 회사의 중국 판매량은 총 7만 601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2만 4116대)보다 39%가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가 5만 3008대로 작년 8월(8만 2025대)보다 35.4% 감소했고, 기아차도 같은 기간 4만 2091대에서 2만 3002대로 45.4% 줄었다. 8월까지 현대·기아차 중국 내 누적 판매량(57만 6974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104만 3496대)보다 44.7%가 줄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6년 전 수준인 7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 가까이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인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6일 “베이징기차가 비용 절감을 위해 베이징현대의 납품사를 한국 업체에서 중국 현지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으나 현대차가 이를 거부해 갈등이 촉발됐다”면서 “베이징기차가 베이징현대와의 관계를 끝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 간의 갈등은 2002년 합작회사 설립 이후 계속 있었지만 최근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커졌다는 것이다. 베이징기차는 사드 사태 이후 실적이 나빠지자 협력 업체들에 납품 가격을 깎아 주면 밀린 대금을 지급하겠다며 무리하게 납품가 인하 압박을 가했다. 이는 베이징현대의 4차례 공장 중단으로 이어졌다. 지난 13일부터 밀렸던 협력사 부품 대금을 지급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중국 내 현대차 판매가 회복되지 않는 한 극단적인 상황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철수설에 대해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단순히 판매가 부진하다고 한 해 200만대가 팔리는 제1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철수할 수는 없으며, 다른 회사들이 줄줄이 철수한 러시아에서도 현대차가 끝까지 버텨 상황이 반전된 적이 있다”면서 철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한 “디자인 등 소프트웨어는 현대자동차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합작 관계 파기는 우리나 베이징기차 모두에 손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철수가 무조건적인 답은 아니지만 효율성을 철저히 따져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유통업계와 달리 자동차업계는 시설 투자비 및 네트워크망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고 단기간에 판매 증진이 어려운 특성이 있으므로 중국 내 9개 공장을 철수 또는 유지했을 때의 기회비용을 따져 필요시 일부 구조조정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적 사살 게임 즐기는 北소년들…“입대해 원수 美와 싸울 것”

    적 사살 게임 즐기는 北소년들…“입대해 원수 美와 싸울 것”

    “나 미국인이라면 쏠 거냐”에 “네” 미사일 질문엔 “올라가는 것 통쾌…방위 차원인데 美는 왜 제재하나”“미사일이 올라가는 모습이 정말 통쾌했다.” “미국 땅을 파괴하고 싶다.”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CNN방송이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담은 특별 탐사보도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CNN 해외판인 CNN인터내셔널은 ‘미지의 국가: 북한 속으로’라는 제목의 1시간짜리 특별 다큐멘터리를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11시 방송했다. CNN 특파원 윌 리플리 등 취재팀 3명은 지난 7월 북한을 방문해 보름간 머무르며 북한 감시원이 동행한 가운데 대도시 평양을 비롯해 미사일 발사지인 강원도 원산, 비무장지대(DMZ), 백두산 등을 찾았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북한 주민들은 순박한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정권에 충성심을, 미국인에게는 적개심을 드러냈다. 국제사회에서 미사일 발사지로 이름이 높지만 북한에서는 낚시와 해산물로 유명한 북한의 다섯 번째 도시 원산에서 만난 한 남성은 “미사일이 올라가는 모습을 다 봤다. 정말 통쾌하다”며 “방위 차원인데 미국은 왜 제재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곳에서 만난 14~15세 소년들은 총으로 적을 죽이는 전자오락을 즐겼다. 여기서 상정된 적은 미국인으로, 리플리 기자가 “내가 만약 미국인이라면 쏘겠느냐”고 묻자 아이들은 대번에 “네”라고 답했다. 아이들은 “언젠가 군에 입대해 철천지원수인 미국인과 싸우겠다”, “그들이 우리를 침략하고 학살했다”고 앞다퉈 말했다. CNN은 북한이 자국민들에게 미국이 한국전쟁을 도발했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문점을 안내한 북한 군인은 최근 DMZ에서 긴장이 고조된 것은 “미국의 적대정책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곡은 ‘김정은 장군 찬가’다.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판문점 기념품 가게에서는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미국이 분별없이 덤벼든다면 무자비한 징벌을’ 등 과격한 문구가 새겨진 엽서를 팔기도 했다. 황해도에서 만난 한 여성은 ‘북한을 떠나면 어디로 가고 싶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이라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여성은 이유에 대해 “미국이 왜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는지 가서 보고 싶다. 왜 우리가 지금 고통을 겪는지 아는가? 바로 미국인들 때문”이라며 “미국인을 저주한다. 그들의 땅을 파괴하고 싶다”고 말했다. 농업에 종사한다는 한 남성은 ‘로동신문에 나온 것을 전부 믿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린 100% 믿는다”고 답했다. CNN은 “북한의 누구한테 물어봐도 똑같이 답할 것”이라며 “북한에는 ‘가짜 뉴스’가 없다”고 전했다. CNN은 이번 특별 다큐멘터리를 ‘스페셜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의 톱뉴스로 소개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열병합발전 친환경 전기 공급에 기여, 전력수급계획 포함… 연료비 현실화를”

    “열병합발전 친환경 전기 공급에 기여, 전력수급계획 포함… 연료비 현실화를”

    전기 생산과 난방 공급을 동시에 하는 열병합발전 사업자들이 정부에 연료비 정산 현실화를 요청했다.유정준 SK E&S 사장은 15일 서울 쉐라톤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제8차 에너지미래포럼’ 주제 발표에 집단에너지협회 회장 자격으로 나와 “현재 열병합발전 사업자들은 열 생산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생산된 전기를 전력거래소로부터 원가 이하로 정산받고 있다”면서 “열병합 발전소는 수요가 많은 도심 등에 들어서기 때문에 투자비와 부지비가 많이 드는 만큼 고정비 보상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 36개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 사업자 중 한국지역난방공사와 GS파워를 제외하면 나머지 회사들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총 1500억원 정도의 적자를 내고 있다. 유 사장은 “2001년부터 9년 동안은 총 5205억원의 전력산업기반기금이 열병합발전 사업에 지원됐지만 2010년 이후로는 지원이 끊긴 상태”라면서 “열병합발전이 친환경 전기 공급 등에 기여하는 만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짜장면 나눔·법문 보시 두 스님 4년 교도소 법회 ‘아름다운 동행’

    짜장면 나눔·법문 보시 두 스님 4년 교도소 법회 ‘아름다운 동행’

    ‘자비의 명상’ 수행과 ‘나눔의 실천’ 수행으로 소문난 두 출가자가 ‘밥 보시 법 보시’의 대장정에 나선다. 주인공은 전국 사찰을 다니며 자비명상을 전파하고 있는 마가 스님과 2009년부터 8년여에 걸쳐 전국의 사찰이며 군 법당, 교도소에서 짜장면을 만들어 보시해 오고 있는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 스님. 그 ‘자비명상 스님’과 ‘짜장 스님’은 오는 19일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시작으로 전국 53개 교도소를 매월 한 곳씩 4년여에 걸쳐 돌며 교도소 법회를 이어 갈 예정이다.두 스님이 ‘아름다운 동행’에 나서게 된 건 2015년 네팔 대지진 참사 때였다. 이재민 구호활동에 우연히 함께 참여했다가 서로의 사는 법에 감명받았고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짜장면 보시를 하면서 늘상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는 운천 스님이 마가 스님에게 ‘법문 보시’를 제안, 교도소 법회를 함께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 세상의 지옥이라면 바로 교도소가 아닐까요. 원망을 삭이지 못한 채 출소한 재소자들의 재범이 빈번하지 않습니까.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콘서트를 이어 가는 것이지요.” 이들이 교도소를 찾아 할 일은 법회에 머물지 않는다. 운천 스님이 직접 만든 짜장면을 재소자들에게 나눠 주는가 하면 마가 스님이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란 타이틀의 법문을 이어 간다. 젊은 예술인들의 공연도 곁들인다. 여기에 재소자 가족들 몇 명씩을 선정해 생활비를 보태 주는가 하면 이들에게 템플 스테이도 주선해 줄 요량이다. 교도관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당장 첫 방문지인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선 모든 재소자 1650명에게 짜장면을 만들어 주고 법회 참가 희망자 700여명에게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안심법문을 전할 예정이다. “교도소 법회라 해서 혹여 종교편향이란 의심을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가 스님. 스님은 ‘나를 바꾸는 100일’과 ‘간추린 자비도량 참법’을 포함해 숱한 베스트셀러를 낸 ‘자비 명상’ 전파자로 이름나 있다. 재소자들이 자신의 책들을 읽으며 매일매일 스스로를 돌아보고 출소 후에 제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단다. 그래서 찾아가는 교도소마다 스님의 책들을 무상으로 보시할 요량이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없다”는 운천 스님. 9년여의 짜장면 공양을 이어 가면서 식자재비 조달을 위해 돼지감자 차를 만들어 팔기도 했던 스님은 “음식은 잘 만드는 것보다 정성이 중요하다”며 정성이 담긴 짜장면 한 그릇이 마음을 바꾸는 회심의 방편이 되기를 바란단다. “개개인의 마음이 바뀌어야 사회도 변할 수 있다”는 두 스님은 결국 종교의 힘을 입에 올린다. 스님들은 4년여의 ‘아름다운 동행’을 마무리한 뒤 함께할 계획을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네팔 지진 참사 현장에서 결심한 게 있어요. 교도소 법회를 원만히 마칠 수 있게 된다면 꼭 불교 교도소를 만들고 싶어요.”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스페인 ‘독립투표’ 카탈루냐 시장 700명 소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저지하겠다는 스페인 중앙정부와, 체포되는 한이 있더라도 새달 1일 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한치 양보 없는 대립을 계속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스페인 검찰은 분리독립 투표를 추진 중인 카탈루냐 시장 700여명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하라고 명령했다. 불복종과 공금유용 혐의를 적용했다. 만약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8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스페인 국왕과 총리는 공개적으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비난했다. 펠리페 6세 국왕은 “스페인 헌법은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공존을 깨는 어떠한 시도에도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나라의 상징적 존재인 국왕이 정치적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번 사태를 스페인 중앙정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분리독립 주민투표는 완전한 불법행위”라면서 “투표는 치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정부는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경찰력을 동원해 저지할 계획이다. 스페인 검찰은 지난 12일 주민투표에 쓰일 투표함, 전단, 개표요원 매뉴얼 등을 발견하는 대로 모두 압수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헌법재판소도 나섰다. 스페인 헌재는 지난 7일 중앙정부가 제기한 위헌심판 청구를 받아들여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실시법의 효력을 5개월간 정지시켰다. 자치정부가 지난 6일 통과시킨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 독립 결정이 나면 48시간 안에 독립을 선언한다’는 법안을 무력화하려는 조치다. 하지만 이미 중앙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헌재의 결정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의 입장은 확고하다. 레스플루가 데 프란콜리의 다비드 로비라 시장은 “(중앙정부는) 제정신이 아니다. 체포할 테면 체포하라”고 밝혔다. 아레니스 데 문트의 후앙 라바세다 시장은 “가족이 있는 몸으로 체포의 위협이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내게는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할 정치적 책무가 있다. 자치정부의 지시에 복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탈루냐 법조인협회는 분리독립 주민투표 과정에서 시민들의 법적 권리를 지킬 100여명의 자원 봉사 변호인단을 꾸렸다. 협회 관계자는 “경찰에 증인으로 소환되거나 체포됐을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려줄 것”이라면서 “경찰 수사에 희생양이 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헌법학자 자비에 페레즈 로요는 “엄청난 수의 카탈루냐 시민들이 법을 어겨서라도 투표하겠다고 하면 중앙정부가 강제로 중단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노원 설화·전설 전파… 참된 지역 일꾼

    [인터뷰 플러스] 노원 설화·전설 전파… 참된 지역 일꾼

    ‘노원의 샛별이 되려는 이야기발전소’는 이야기꾼 변선희 이사장(54)의 창작 열정을 담은 콘셉트이다. 노원의 제일 끝자락 불암산 밑 달동네, 희망촌이라 부르는 비탈진 언덕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의 고향은 본래 경기도 여주이다. 서울로 돈 벌러 상경한 아빠를 찾아 엄마 손을 잡고 따라나섰다가 노원에 눌러앉았다. 휘경여고 시절 서울예대 문학상에 ‘초록의 상념’이란 소설이 당선되기 전부터 여고 시절 문예반장, 문예반들의 연합모임 서우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대학 시절 전대협(1기) 산하 서대협에서 활동, 6월 민주항쟁의 경험과 사회운동 등 다양한 경험은 오늘의 ‘이야기꾼 변선희’를 이끄는 견인차가 되었다. ‘참된 지역 문화 일꾼’으로 지역 문화 발전에 혼신의 열정을 다하고 싶다는 변 이사장, 그를 만나 이야기 발전소와 지역 문화의 비전을 인터뷰했다. 새벽녘 동쪽 하늘에서 빛나는 샛별, 그 별빛을 지나 한낮의 태양이 밝음으로 온누리를 비추듯이 ‘노원의 샛별’이 ‘대한반도의 샛별’로 밝게 빛나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이야기발전소란 어떤 곳인가요. -서울 노원지역의 설화와 전설을 발굴해 라디오 드라마로 제작, 팟방에 방영하는 미디어 공동체입니다. 제가 드라마 원고를 쓰고, 지역주민들이 주축이 된 회원들이 성우가 되어 라디오 드라마를 제작합니다. 나는 1960년대 말부터 노원에 살았는데요. 20대인 1989년 국민운동본부 도봉노원소식 편집장을 맡았고, 또 지역 독서모임도 하면서 ‘노원’에 도움이 되는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때마침 오마이뉴스에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연재했던 ‘변선희 저, 내시의 딸’을 노원지역신문 ‘나우온’에서 재연재를 해주면서 ‘라디오 드라마’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지금은 이야기 혁명의 시대라고들 하지 않습니까. 1997년 세계를 매혹시킨 ‘영국의 해리포터 시리즈, 연간 5조 7000억원의 경제효과’였다는 것처럼 ‘이야기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야기발전소를 기획하게 된 것이죠. 특히 ‘위키서울 프로젝트’ 선정과 시인 김정란 상지대 교수를 고문으로 모신 것이 현재의 이야기발전소 협동조합으로 발전시킨 계기가 되었습니다.→그동안 제작했던 라디오 극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맨 처음 제작한 것은 ‘연촌골 선비’라는 드라마였습니다. 현재 노원에 연촌이라는 지명은 없지만 하계동에 연촌초등학교가 있지요. 연촌은 ‘벼루 만드는 마을’이란 뜻인데요. 하계동 인근이 과거에 벼루를 만들던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문방사우를 접하다 보니, 선비가 많았던 ‘노원이 오늘날 교육특구가 된 것인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시사하는 내용부터, ‘사도세자가 나타난 당고개 전설’, ‘초안산 궁녀 혼령의 전설’, ‘영축산 전설’ 등 7편 이상이 있습니다. →‘라디오 드리마’는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것이 보통인데요.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습니까. -이야기 콘텐츠 개발이라는 과업과 미디어 사업을 합치면 대중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극본은 썼는데요. 성우로 나설 회원도, 녹음할 공간도 없었습니다. 그때 가뭄의 단비처럼 탁무권 노원문고 사장이 문화공간 ‘더숲’을 열고 그곳에 미디어룸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후 노원구청에서 사회단체들을 위한 공용공간으로 NPO사무실을 개관하면서 이제 마음 놓고 예약제로 녹음실과 세미나 룸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스토리텔링은 보통 작가 개인적인 작업일 텐데요. 협동조합을 결성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저희는 현재 서울 미디어지원센터에서 지원받아 미디어교육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위키서울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치면서 서울시가 지원하는 마을 지원사업을 하려면 일반 단체가 아닌 ‘협동조합’이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더라고요. 그게 협동조합을 결성하게 된 이유죠. →아, 그러면 왜 서울시가 아니라 미디어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은 거죠. -협동조합 만들기가 참 너무 어렵더라고요. 처음에 잘 모르고 많은 분이 호응해 주셔서 다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구청에서 협동조합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다음 단계는 공증과 사업자 등록증 이런 절차거든요. 이 과정에는 반드시 조합원 인감이 들어가야 합니다. 협동조합 회원 교육 없이 창립식부터 했던 터라, 인감이란 말에 회원들이 긴장을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협동조합을 결성했지만, 서울시 지원사업의 시기를 놓쳐 버렸어요. 더구나 당시는 자비 20%를 부담할 역량도 안 되었거든요. →자비 20% 부담은 무엇인가요. -서울시나 국가에서 하는 사업의 지원을 받으려면 지원금의 20%는 그 단체가 마련해야 합니다. 단체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제도인 거죠. →그럼 지금 미디어 사업비는 얼마인가요. 그 사업비로 무엇을 하나요. 이사장 활동비나 임금도 지원되나요. -사업비는 복합형 600만원인데요. 이 사업비는 미디어 강의 강사료나 회의용 식대, 간식비 등으로 꼼꼼하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사업비에서 원래 다른 회원의 보조강사 등의 최소 인건비는 있지만 대표인 이사장의 활동비와 인건비는 없습니다. →대표인 이사장 활동은 어떻게 하시나요. 힘들지 않습니까. -저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활동비도 거의 없습니다. 인건비로 지원되는 것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업비를 지원받으면 우리 힘으로는 할 수 없는 홍보나 회원 교육 등을 할 수 있으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죠. 그래서 이런 협동조합이나 사회활동은 지역 자치활동이다 보니, 예산이 전혀 없이 활동하는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운영됩니다만 버는 돈은 없어도 이렇게 함께 하여 사람을 얻게 되는 일이고, 그게 결국 가장 큰 힘입니다. 솔직히 일생에 좋은 벗 세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 한다던데, 이렇게 좋은 동료들을 만나 손잡고 함께 걸어간다는 것은 뿌듯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괴담이 유행하는 시대입니다. 괴담과 이야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괴담이란 민간전승의 설화에 나오는 괴이한 이야기나 연극에서의 원령극, 문학에서의 괴이소설 등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런 괴담들은 자연숭배나 종교적인 신비감이 초월적인 존재를 믿고 싶은 마음이 인간의 마음에 내재되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흥미를 끄는 가운데 존재해 왔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요즘은 판타지 소설 같은 것도 아닌, 전혀 사실무근의 날조된 거짓이 판을 칩니다. ‘가짜뉴스’의 실체가 밝혀진 적이 있지요. 그 이전에는 그 누가 활자화된 기사가 거짓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이러한 괴담 속에서 진실한 마음을 전하는 가치 실현이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통한 가치의 실현이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이야기가 가진 가치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의 마음에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대한 호모 루덴스(Homo Ludens)적인 욕구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 대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기대가 투영되어 있습니다. 심미적 효과와 더불어 인간에게 감동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가장 완벽한 담론의 형태입니다. →그렇게 보면 도처에 이야기가 널려 있겠습니다. 마을이 가진 이야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누군가 신화를 읽는 것은 세계의 새벽을 읽는 신선함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아주 오래된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흑백사진을 대했을 때 느끼는 감동처럼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이야기는 그 어느 곳의 이야기보다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이죠. 이제 마을은 도시의 삭막한 단절이 아닌 정신적인 교감과 교류를 나누는 더불어 사는 마을로 변해야 하지 않을까요. 소통과 교류 속에서 마을 이야기는 더욱 풍부해지고, 현재의 우리 이야기가 가장 즐거운 화제가 되어야겠지요. 지금 우리는 우리 마을의 역사가 되고, 이야기꽃은 지금도 마을 구석구석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피어나겠죠. →이야기발전소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지금 하고 있는 노원의 전설을 모아 동화 ‘노원의 전설’을 이야기발전소에서 출판하는 겁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 콘텐츠를 개발해 상품화하는 일입니다. 얼마 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민통선걷기를 성원하다가 해단식에 참석, ‘도라산의 전설’을 새 작품으로 기획했습니다. 신라의 마지막 경순왕이 도라산에 올라 옛 신국을 바라보며 눈물 흘렸던 것처럼, 지금 도라산 전망대에서는 또 하나의 조국인 저 북녘땅을 그리워하고 있잖아요. 우리는 노원에서 출발해서 장차는 우리나라 구석구석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파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 바람이나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얼마 전 국회에서 ‘지역문화가 열쇠다’ 라는 심포지엄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해 ‘앞으로 참된 지역 문화 일꾼을 많이 양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 말씀에 많은 기대를 합니다. 참된 문화 일꾼이 되기 위해, 직업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일자리도 주시고, 우리 같은 사회단체들이 문화사업을 하기 위해 사업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주요 프로필 ●1964년 출생 ●현 소설가, 드라마작가, 이야기발전소 협동조합 이사장 -배금택 만화 영심이 스토리 집필. -KBS 청소년 드라마 드라마 맥랑시대 집필. -2000년 7월 출판사 시와사회 ‘내안의 두여자’ 출간. -오마이뉴스에서 장편 내시의 딸 454회 4년간(2003년~2006년) 연재. -2009년 7월 노무현부치지못한 편지 (정치 사회 문화계 33인 공동집필)출간(퍼플레인 출판사). -2012년 카톨릭문학상 수필 당선. -2013년 북큐브주최 e소설공모전. 환타지소설 ‘2049년’ 장려상. -2016년 이야기발전소 창립 소장 취임.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 ‘위키서울 프로젝트’에서 최우수 실행상 서울 시장상 수상. -2017년 이야기발전소 협동조합 설립. 이사장 취임. -노원 지역공동체라디오에서 노원의 전설 라디오드라마 제작 중.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근대화의 최전선’ 덕수궁·정동, 잊혀진 대한제국이 말을 건넸다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근대화의 최전선’ 덕수궁·정동, 잊혀진 대한제국이 말을 건넸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서울의 근대교육’ 편이 9월의 첫 주말인 지난 9일 중구 정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선선해진 날씨 때문인지 가족, 친구 단위 참가자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선착순 예약자 30명과 대기자 10명까지 꽉꽉 채운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중·고교 교사를 비롯, 답사 프로그램 단골손님이 대부분이다. 밀도 있는 해설을 원하는 수준 높은 참가자들을 위해 ‘준비된 해설자’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기가폰을 잡았다.정동과 덕수궁은 슬프다. 우리는 무심하게도 덕수궁을 조선이 남긴 5개 왕궁 중 하나로, 정동은 망국의 한이 서린 근대문화의 일번지쯤으로 여긴다. 두 가지 기억 요소 모두 조선의 연장선상에 있다. 대한제국이라는 어엿한 나라의 역사는 간과되고 있다. 정동은 이 땅의 처음이자 마지막 황궁이 자리한 궁역이요, 덕수궁은 대한제국의 황궁 경운궁의 후신이라는 점을 자꾸 잊는다. 정동과 덕수궁을 볼 때마다 일제가 의도적으로 엮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1897년부터 1910년까지 13년간 이어진 대한제국의 역사는 망각의 늪에 빠졌다. 대한제국기를 느끼고, 대한제국의 시선으로 보아야 정동과 덕수궁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동과 덕수궁은 이 땅의 마지막 왕조, 대한제국의 모든 것이다.개방군주 고종은 북쪽에 치우친 경복궁과 창덕궁 대신 덕수궁의 전신 경운궁을 택했다. 1895년 명성왕후가 시해되자 정동 러시아공사관으로 몸을 피한 고종은 경복궁으로 환궁하지 않았다. 구미열강의 힘을 빌려 일본과 청으로부터 벗어날 작정이었다. 비어 있던 경운궁의 복원을 은밀하게 지시했다. 외국공사관으로 둘러싸여 안전하고, 사방으로 뚫려 근대국가의 궁궐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왕실 최고어른인 명헌태후와 왕태자비의 거처도 경운궁으로 옮겨 놓았다. 당시 초대 주미공사를 지낸 박정양은 “워싱턴DC의 현대도시적 특징과 바로크식 방사상 도로체계를 서울에 도입해 대한제국의 본궁을 짓고 대안문(대한문) 앞을 결절점으로 삼아 광장을 만드는 등 서울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려 했다”고 말했다.고종이 취한 결정적 조치는 황제국의 상징적 건조물 환구단(원구단)과 황궁우의 건립이었다. 환구단이 자리한 현재의 조선호텔은 중국 사신이 묵던 남별궁 자리다. 영은문을 뜯고 독립문을 세운 것과 마찬가지로 남별궁 자리에 환구단을 축조한 것은 중국과의 500년 책봉과 조공 관계의 청산을 의미했다. 중국이 일본이나 러시아 황제국과 동격이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그러나 첫 도심궁궐이자 마지막 근대궁궐인 경운궁은 불운했다. 1900년 선원전 화재에 이어 1904년 대화재로 대부분의 전각이 불탔다. 갈 곳을 잃은 고종이 덕수궁 밖 중명전에서 머물 때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잃었다.우리가 보고 있는 석어당, 즉조당, 중화전은 1906년 복원된 것이다. 1907년 고종이 강제 퇴위당하고 나서 경운궁은 덕수궁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동문이던 대한문이 정문이 되었다. 공사관과 교회, 학교 용도로 야금야금 잠식당해 본래의 3분의1 크기로 줄었다. 고종은 1919년 승하할 때까지 23년간 경운궁과 정동을 떠나지 않았다. 대한제국을 집어삼킨 일본은 환구단이 청나라 칙사의 숙소였다며 철도호텔을 지어 새 종주국의 위세를 과시했다. 경운궁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보다 가혹한 대우를 받았다. 덕수궁 절반이 중앙공원으로 이름을 바꿔 벚꽃놀이 명소로 둔갑했다. 원구단은 해체됐고 석조전은 이왕가미술관으로 용도변경됐다. 근대의 문화적 향기는 서구 제국주의를 모방한 일본 팽창주의의 그늘에 묻혀 버렸다. 정동의 최고 전성기는 조선이 열강의 침입으로 혼란스러웠던 근대의 새벽이었다. 당시 정동은 구미열강 공사관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호텔인 손탁호텔, 배재학당, 이화학당, 구세군 본영, 정동 제일교회 같은 모두 25개의 큰 건물이 들어선 서울에서 가장 화려하고 분주하던 동네였다. 정동에는 서양 신문물의 수용과 극일, 자주독립을 향한 약소국 대한제국의 마지막 몸부림이 담겨 있다. 지금 덕수궁 바깥 정동엔 근대의 향기만 흐를 뿐 근대의 자취는 대부분 사라졌다. 한국전쟁과 도심재개발 과정에서 옛 미국 공사관저(하비브 하우스)와 옛 러시아 공사관 3층 석탑의 잔재 이외에 모두 땅속으로 들어갔다. 서구 열강의 자존심을 건 건축의 경연장이었던 정동 옛 공사관 거리가 그때 그 모습으로 보전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중국 상하이가 조계지 와이탄(外灘)을 꾸며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을 보면서 정동의 근대풍경이 사라진 것이 못내 아쉽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다음 일정 <서울의 물길:한강 선유도공원> 일시: 16일 오전 10시 선유도공원 입구 신청(무료) : 서울시 서울미래유산(futureheritage.seoul.go)
  • [김이수 부결 이후] 앙다문 與… “공수처·부자증세 등 개혁입법 줄줄이 낭패 볼라”

    [김이수 부결 이후] 앙다문 與… “공수처·부자증세 등 개혁입법 줄줄이 낭패 볼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다음날인 12일 더불어민주당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 마련에 골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에 가려진 여소야대라는 현실의 벽을 임명동의안 부결로 확인한 만큼 대야(對野)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민주당은 ‘국민의당은 자유한국당 2중대’라는 표현을 써 가며 야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추미애 대표는 “국회가 헌법기관의 권한을 갖고 있다는 당당함을 내세워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헌재소장 자리를 날려 버린 것은 참으로 염치가 없는 소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표결 전날 저에게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3명을 정리해 달라고 얘기했다”며 “하지만 제가 지나친 요구라고 거절하면서 더는 조건을 걸지 말라고 했고 김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조건을 걸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점심때쯤 김 원내대표가 전화해 (국민의당 내 찬성표가) 20명이 될 것 같다고 했고 제가 국민의당 요청에 답변하지 않아 김 후보자를 낙마시켰다는 박지원 전 대표의 발언은 선배로서 옳지 않고 점잖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으로서는 임명동의안 부결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있지만 개혁법안을 하나라도 처리하려면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는 방송법 개정안과 증세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개혁법안의 국회 통과는 지금 상태에선 어느 하나도 쉽지 않다. 꼬여 버린 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지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국회 표결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한 뿌리 태생이라는 점을 믿고 설득하는 건 안이한 태도라는 게 이번 부결로 증명됐다. 문 대통령이 촉구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와 여야 대표 청와대 초청 행사는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한국당을 비롯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등 야 3당이 ‘신(新)야권 연대’ 구도를 토대로 전선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게 되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도 임명동의안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야 3당에서는 13일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으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민주당에서조차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민주당은 당분간 야당에 공세를 취하되 지도부에 책임을 묻지 않고 내부 단합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국민의당과의 관계 설정이 이대로 가는 게 맞는지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도 의총에 앞서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운영 전반에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고 말하며 대야 전략 수정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설계·시공 클래스가 다르다… 반포 8조 재건축 ‘2파전’

    설계·시공 클래스가 다르다… 반포 8조 재건축 ‘2파전’

    서울 강남에서 재건축 수주전 빅 매치가 시작됐다.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현대건설과 GS건설 간 자존심을 건 싸움이다. 공사비만 2조 6000억원, 금융비용을 포함하면 투입되는 사업비가 무려 8조원에 이른다.현장 설명회에는 10대 건설사 중 9곳이 참여했지만, 예상대로 2파전으로 압축돼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천문학적인 사업비와 1500억원에 이르는 입찰보증금이 부담이 돼 시공권 경쟁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1973년 지어진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는 5층짜리로 2120가구가 들어서 있다. 재건축을 하면 35층 5388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한다. 오는 27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한다. 사업 초기에는 GS건설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현대건설과 달리 오래전부터 수면 위에서 수주전을 펼쳤다. 반면 현대건설은 늦게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파격적인 금융 지원을 내걸었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GS건설이 우세했지만, 파격 금융지원 조건을 내세운 현대건설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두 업체의 경쟁은 브랜드 싸움에서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최고급 아파트에 붙이는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내세웠다. 디에이치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부터 적용했다. GS건설은 서울 강남권 1위 브랜드 ‘자이 프레지던스’를 앞세웠다. 자이 브랜드는 최근 한 부동산 정보업체 조사에서 브랜드 선호 1위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전(錢)의 전쟁. 현대건설이 수주전에는 늦게 참여했지만 파격적인 금융지원을 내세워 먼저 뛰어든 GS건설을 추격 중이다. 현대건설은 가구당 7000만원의 이사비를 무상 지원한다. 재건축 사업에서 이사비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공짜로 지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조합원 2292명에게 지원되는 이사비만 1600억원에 이른다. 조합 사업비 대여금 1조 9783억원도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주는 조건을 걸었다. 현대건설은 현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파격적인 금융 지원이 가능하고, 조합원들에게 자금력이 탄탄한 업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별도의 이사비 제공을 내걸지 않았다. 사업비 지원도 1조 740억원으로 현대건설과 무려 9000억원이나 차이 난다. 반면 GS건설은 시공 능력과 자이 브랜드를 보고 금융권이 돕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KB국민은행과 8조 7000억원 규모의 금융 협약을 체결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조합원 지원 비용은 결국 공사비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각종 비용을 최소화해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대신 재건축·재개발 사업 최고 강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사업에 공을 들이기 위해 또 다른 강남의 알짜 사업지인 서초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는 발을 뺐다. 설계 경쟁도 치열하다.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두 업체 모두 유명 해외 설계사와 손잡고 단지 및 실내 특화 설계를 제시했다. GS건설은 이중창 커튼월 시스템 시공을 약속했다. GS건설과 LG하우시스가 공동 개발한 기술이다. 내부에서 개방감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일반 아파트의 이중창이 갖고 있는 단열·환기 성능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아파트 커튼월 시스템은 창틀 문제로 개방감에 제약이 따랐다. 단지 디자인은 세계적인 설계회사 SMDP의 최고경영자인 스콧 사버가 맡았다. 사버는 타워팰리스 3차,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굵직한 재건축 단지를 설계했다. 외관은 화려한 곡선미를 살렸다. 한강 물결과 물방물이 떨어질 때 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아파트 동(棟)을 연결하는 스카이 브리지 5개를 놓은 뒤 여기에 수영장을 설치하는 안도 제시했다. 공중에서 한강을 보며 수영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조경 역시 타이거우즈 두바이, 월드 디즈니 등을 설계한 EDSA가 맡았다. 현대건설도 이에 맞서 세계적인 설계회사인 HKS와 손을 잡았다. 외관은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타워형 구조로 설계했다. 스카이 커뮤니티에는 64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설치하는 등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 구성에 공을 들였다. 단지 조경은 조각공원을 제시했다. 프랑스 대표 조각가인 자비에 베이앙과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론 아라드 작품을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진도 8 이상의 지진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반영했다. 한강변 입지를 살려 대다수 아파트를 한강 조망이 가능하게 배치했다. 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고, 가구별 맞춤형 디자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두 업체의 각오도 대단하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어머니의 집을 짓는다는 심정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주거 명작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정 사장의 어머니는 실제 이 아파트에 거주했었다. GS건설은 기자간담회를 여는 등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우무현 GS건설 건축부문 대표는 간담회에 참석해 “디자인은 물론 주거환경까지 업계를 선도하고, 단순한 아파트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프리미엄 아파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적폐청산’·박성진 청문회… 여야 난타전 예고

    ‘적폐청산’·박성진 청문회… 여야 난타전 예고

    11일부터 진행되는 문재인 정부 첫 국회 대정부 질문은 방송 개혁과 북핵 문제 등 쟁점이 산적한 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풀기로 하면서 여야의 치열한 난타전이 예상된다.국회는 11일 정치, 12일 외교·안보·통일, 13일 경제, 1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의 관계부처를 상대로 대정부 질문을 진행한다.정치 분야 질문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국가정보원 개혁 등 ‘적폐청산’에 화력을 집중할 예정인 더불어민주당과 현 정부의 인사나 탈원전 등의 정책을 ‘신적폐’로 규정한 한국당 등 야권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박범계, 노웅래, 표창원 의원 등 당내 주요 ‘공격수’가 포문을 연다. 이종걸, 권칠승 의원도 질문자에 포함돼 있다. 한국당에서는 3선의 김성태, 재선 박대출·함진규 의원, 초선 박찬우 의원이 각각 나섰다. 국민의당에서는 황주홍, 이태규 의원의 질의가 예정돼 있다. 특히 바른정당에서는 6선의 김무성 의원이 이례적으로 나선다. 그는 대선이 끝난 뒤 공개 석상에 잘 나타나지 않으며 ‘로키’(low-key) 행보를 해 왔지만 최근 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보수 통합 연구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는 등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북한 6차 핵실험으로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두고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접으며 방송 장악 저지를 위한 국정조사 요구와 전술핵 재배치를 위한 1000만 서명운동을 이어 가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현 정부의 부자 증세안과 복지정책 등이, 1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탈원전 정책 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대정부 질문 외에도 11일에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 12~13일에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열린다.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 사관과 장녀와 차남의 이중 국적 문제, 위장전입 의혹도 있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쉽지 않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를 하루 앞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 미리 나와 예행연습까지 하는 등 청문회 통과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한국당의 국회 복귀로 김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한국당이 표결에 참석하면서 절대 과반에 가까운 찬성표가 필요해졌는데 한국당은 본회의에 임명동의안이 상정되면 반대표를 행사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대법원장 후보자의 경우 야당이 ‘코드 인사’라며 대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다운계약서 의혹 등 신상문제도 청문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정은, 핵 개발 과학자와 다정하게 손잡고 팔짱껴 ‘각별 애정’

    김정은, 핵 개발 과학자와 다정하게 손잡고 팔짱껴 ‘각별 애정’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 개발 책임자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북한 조선중앙TV는 10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6차 핵실험 관계자를 위한 경축연회와 경축공연이 열렸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김 위원장이 북한 핵 개발 분야의 사령탑인 홍승무 노동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자신의 왼쪽에, 실무책임자인 리홍섭 핵무기연구소 소장을 자신의 오른쪽에 세우고 목란관 연회장에 입장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특히 김정은은 리홍섭의 팔짱을 끼거나 손을 꼭 잡는 등 핵 개발 과학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연회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 등 고위간부들에게 리홍섭을 특별히 소개하는 모습도 보였다. 리홍섭을 소개받은 군부 서열 1위인 황병서(차수)가 상장(별 3개) 계급인 리홍섭에게 깍듯하게 경례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연회장에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오른쪽 옆자리에 홍승무를, 왼쪽 옆자리에 리홍섭을 앉혔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김정은이 리홍섭과 술잔을 부딪치거나 술잔을 든 채 홍승무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모습이 확인됐다. 북한 TV가 공개한 경축공연 영상에서도 김 위원장이 핵 개발자들과 팔짱을 끼거나 손을 꼭 잡은 채 공연장에 들어서는 모습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도 홍승무와 리홍섭은 각각 대장(별 4개)과 상장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홍승무와 리홍섭이 장성 계급장을 달고 군복을 입은 모습은 지난 7일 처음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권력을 잡은 이후 고모부인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을 비롯해 체제 유지에 걸림돌이 되는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하거나 숙청했지만, 핵·미사일 개발 과학자들에게는 눈에 띌 정도로 애정을 쏟아왔다. 지난 2월 이뤄진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 시험발사, 5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시험발사, 7월 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 때에도 미사일 개발 책임자들의 손을 꼭 잡거나 그들을 포옹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그는 지난 3월 18일에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고출력 로켓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한 뒤 새 엔진을 개발한 과학자를 등에 업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른바 ‘최고 존엄’이 공개석상에서 누군가를 등에 업는 모습은 김일성·김정일 집권 시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공수처에 ‘수사권 조정위’ 설치… 검·경과 경쟁 붙인다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비리 수사를 맡게 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검찰, 경찰과 수사가 겹칠 경우 이를 조율할 ‘수사권 조정위원회’가 설치된다. 또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수처 검사들의 임기도 제한된다.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8일 공수처 관련 4차 회의를 갖고 세부적인 설치·운영 방향을 정리했다. 개혁위는 공수처를 서울중앙지법 전속 관할로 설치하기로 하고, 공수처에 원칙적으로 전속 수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고위공직자 비리와 관련해 검찰이나 경찰이 먼저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를 진행하거나 관할이 지방인 경우, 공수처와 해당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조정위원회에서 수사를 누가 맡을지 결정하기로 했다. 국군기무사령부와 국가정보원, 검·경 대공수사부가 같은 사안을 수사할 때 국정원 내 조정위원회를 통해 수사 주체를 정하는 현재 대공수사 모델과 비슷한 형식이다. 공수처와 검찰을 경쟁 관계로 설정해 상호견제와 함께 비리수사에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개혁위 관계자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전속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수사의 효율성과 관할지 문제 등을 풀기 위해 검찰과 경찰의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수처가 말 그대로 전속 수사권을 행사하게 되면 인력과 범위 등의 이유로 고위공직자 수사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찰 수사에 예외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개혁위는 공수처가 갖게 되는 막강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국회 통제를 받는 방안뿐 아니라 임기를 제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먼저 공수처장과 차장의 임기는 3년으로 연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공수처 검사들은 5년 이상 수사 경력이 있는 이들로, 지방 검찰청 수준인 20여명 선에서 선발한다. 공수처로 옮기면 검찰엔 사표를 써야 한다. 임기는 당초 공무원 정년과 같은 63세까지 보장하는 안이 검토됐지만 6년 임기에 연임을 허용, 최대 12년간 근무하게 하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 임기 제한을 통해 공수처의 막강한 권한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위 관계자는 “공수처 검사 중 부장이나 팀장직을 맡는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에 비견될 만한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이라면서 “첫 임기를 끝내고 평가를 통해 연임하는 시스템을 통해 공수처도 견제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검사들은 퇴직 후 2년간 검찰에 재임용되지 못한다. 또 변호사로 활동할 경우에도 2년간 공수처 관련 사건을 수임할 수 없다. 개혁위는 이날 대법원 무죄 판결이 난 사건을 중심으로 검찰의 수사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할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과거사 정리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상 사건은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약촌오거리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관련 수사’ 등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비록 관련 사건의 수사 지휘라인 대부분이 옷을 벗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공개가 되는 것만으로도 검찰에 상당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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