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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언론 “윤미향 뻔뻔하고 능글맞아…한국인스럽다”

    日 언론 “윤미향 뻔뻔하고 능글맞아…한국인스럽다”

    “박근혜 끌어내린 한국인, 윤미향 사태에선 어떨지” 우익 성향인 일본 산케이신문이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한국인을 비하해 논란이 예상된다. 산케이신문은 2일 이날 ‘한국답게 추궁을 계속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윤 의원의 지난달 29일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윤 씨에게선 입장이 곤란해졌을 때 한국인에게 흔한 언행과 태도가 보였다”면서 예시로 ‘변명’, ‘자기 정당화’, ‘정색하기’, ‘강한 억지’, ‘뻔뻔함’ 등을 거론했다. 그는 “윤씨의 경우 여기에 능글맞음까지 더해져 많은 시민들로부터 ‘어디까지 뻔뻔할 수 있는가’란 비판이 들린다”고 적었다. 나무라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씨는 위안부 피해자뿐만 아니라 모금과 기부를 해온 초중고생 등 시민들의 선의를 이용하고 속였던 것”이라며 “촛불집회를 일으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한국 시민. 그런 한국다움으로 한국다운 윤씨에 대한 추궁을 계속할 것인지 눈을 뗄 수 없다”고 썼다. 지국장의 이 같은 칼럼 내용은 일단 윤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그간 제기된 의혹들은 규명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신의 논지를 세우기 위해 변명·뻔뻔함 등을 ‘한국인의 흔한 모습’으로 거론한 사실은 한국인 전체에 대한 조롱으로도 읽힐 수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윤 의원에 대한 ‘색깔론’ 제기 가와무라 나오야 산케이 편집·논설위원은 ‘한일 분단의 이면…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와 북한의 관계’란 제목의 온라인판 칼럼에서 윤 의원에 대한 ‘색깔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 상임대표 시절이던 2014년 일본 언론들과의 간담회에서 “인도주의적 ‘친북’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에 “북한은 공산주의국가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자유주의 진영을 분단해 이반시키는 걸 투쟁원리로 갖고 있다”며 “윤씨와 정대협·정의연의 오랜 활동 때문에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증오’가 확대됐고, 자유민주진영인 일본과 한국이 분단됐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지난달 20일 자 사설에선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윤 의원과 정의연을 공개 비판한 사실을 들어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등지에 설치돼있는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거짓 희망’ 넘치는 사회…혁신 향해 한 발 내딛자

    ‘거짓 희망’ 넘치는 사회…혁신 향해 한 발 내딛자

    용기의 정치학/슬라보예 지젝 지음/박준형 옮김/다산북스/444쪽/2만 2000원 극우 포퓰리즘, 인종주의, 테러리즘의 득세, 성(性)의 정치와 정치적 올바름 운동(PC) 사이에서 발생하는 시민 간 분열 등 여러 문제들이 세계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변화의 열망이 점점 커져 가는 시대에 왜 세계는 도리어 후퇴할까. ‘용기의 정치학’을 관통하고 있는 일관된 의문이다. 저자는 문제의 원인이 사회에 만연한 ‘거짓 희망’에 있다고 본다. 해결되지 않고 더욱 심해지는 무수한 문제들 속에서도 ‘그래도 심하게 나쁘지는 않다, 기존 질서에 아직 희망은 있다’는 안온한 분석을 내놓는 시대 정신이 판단을 흐리고 진정한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용기는 터널 끝에서 보이는 빛이 반대 방향에서 오는 기차의 헤드라이트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대안에서 얻는 꿈과 희망은 곤경 속에서 치열한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집착이며, 이론적인 비겁함의 신호”라고 일갈한다. 저자가 판단한 현 세계 지형은 두 가닥으로 요약된다. 세계 질서의 종착지라고 여겨졌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세계를 점점 더 회생 불가능한 파괴적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것, 좌파는 현 상황에 대한 안온한 분석과 거짓 희망을 내놓는 안일한 태도, 여기서 비롯된 맹목적 무능으로 인해 사람들이 가진 거대한 변혁의 힘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과거의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 괴물이 만들어진다’는 격언을 현 상황에 적용하면 ‘공포가 모습을 드러내고 일반적인 질서를 무너뜨릴 때가 희망을 감지하고 위대한 행동이 가능한 때’라면서 “지금이 바로 급진 좌파 형성의 긴 과정을 시작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저자 스스로 밝혔듯 책은 우울하고 난해하다. 우리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나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나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요즘 우리나라를 가르고 있는 것이 이념의 문제이니 만큼 출구를 찾기 위해서라도 얼마간의 불편은 감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25세 모든 청년에게 1억 6000만원씩 주면 富의 세습 끝날까

    25세 모든 청년에게 1억 6000만원씩 주면 富의 세습 끝날까

    세계적인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불평등 연구 넘어 이데올로기 주목 “누진세 3종 세트로 소유 집중 막고 저소득·청년층에 자본금 순환하자” 사회주의 보완 ‘참여사회주의’ 제시자본과 이데올로기/토마 피케티 지음/안준범 옮김/문학동네/1300쪽/3만 8000원 정의로운 사회란 어떤 사회일까. 이젠 너무 추상적인 이 질문을 조금 바꿔 던진다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 순 있을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막는 적은 도대체 누구인가. 세계적인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자본주의와 이에 따른 불평등을 가장 큰 적으로 꼽는다. 그는 ‘21세기 자본’(2013)에서 자본의 수익률(r)이 경제성장률(g)보다 크기 때문에 불평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이른바 ‘r>g’ 공식을 제시해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렀다. 불평등에 관한 연구로는 최고로 꼽히는 그가 들고 온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그리고 훨씬 과격한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우선 정의로운 사회를 ‘사회구성원 전체가 가능한 한 가장 광범위한 기본 재화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로 제시했다. 기본 재화는 투표권, 교육, 보건 등을 가리킨다. 여기에 문화, 경제, 시민, 정치적 삶 등 다양한 개념도 포함한다.전작과 마찬가지로 저자는 각 시대와 나라에서 불평등을 어떻게 정당화하고 구조화했는지 통계를 들어 상세하게 설명한다. 경제 분야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전작과 달리 이번 책에서는 이데올로기에 주목했다. 그는 사제, 전사, 평민으로 나뉜 ‘삼원사회’까지 거슬러 올라가 불평등 작동 방식을 좇았다. 사제와 전사 계급은 일도 안 하고 세금도 내지 않으면서 평민 위에 군림한다. 그 흐름을 타고 온 현대사회는, 사적 소유권을 사회 안정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신성시하는 ‘소유자 사회’다. 당연히 계급도 실존한다. 학력, 지식, 인적 자본 축적을 지향하는 ‘브라만 좌파’와 화폐 금융자본의 축적에 능한 ‘상인 우파’는 사제와 전사 계급의 후신인 셈이다.이런 사회에서 부는 세습되고, 보이지 않는 계급은 사실 더 공고해진다. 그래서 저자는 두 가지 칼로 소유가 무한정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법률제도와 조세재정제도다. 소유의 집중을 막으려면 우선 경영권의 절반을 노동자들과 공동 관리하도록 한다. 소유세, 상속세, 소득세의 이른바 ‘누진세 3종 세트’로 재정비하자고도 제안한다. 저자가 계산해 보니 소유세와 상속세의 합은 국민소득의 5%, 소득세는 국민소득의 45% 정도다. 소유의 집중을 막으면서 발생한 이 자본을 저소득층에 흘려 자본 순환을 하자는 주장도 덧붙인다. 예컨대 25세에 이른 청년 1인에게 성인 평균 재산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본금으로 주자는 식이다. 서유럽과 미국, 일본과 같은 부유한 나라 기준으로 1인당 12만 유로(약 1억 6260만원)다. 물론 이런 논의는 ‘참여’가 필수다. 사회주의의 맹점을 보완한 이른바 ‘참여사회주의’다. 이런 주장에 문제는 없을까. 세계 1·2차 대전 전후 불평등이 감소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번영의 시대를 구가했고, 20세기 초반 영국과 미국은 누진소득세가 무려 70~90%까지 이르렀지만, 고도성장을 달리기도 했다. 저자가 찾은 문제점은 분배에 있는 게 아니라, 시민들의 혁신 노력이 부족했고 방해하는 세력의 공작이 워낙 거센 데 있었다. 특히 이 핵심에는 부의 소유를 절대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소유자 사회의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그 구심점에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전작보다 이번 책에서 저자의 목소리는 좀더 선명하고 뚜렷해졌다. 특히 ‘참여사회주의’에 관한 주장은 다소 선동적이기까지 하다. 실현 가능하냐 여부에 관해 저자는 ‘이상적인 이론’이라며 곳곳에서 선을 긋고 있지만 장장 1300쪽 분량에 걸쳐 현시대에 가장 이상적인 사회주의의 모습을 그려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가히 저자의 역작이라 불러도 손색없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中 “테러리스트 아니라면 홍콩보안법 무서워 말라”

    中 “테러리스트 아니라면 홍콩보안법 무서워 말라”

    고위급 동원 유화 메시지로 민심 달래기 변협 “中정부 직접 제정은 기본법 위배” 중국이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내용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겠다고 선언해 미국과의 갈등이 커진 가운데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홍콩 주민들에게 유화 메시지를 보내며 ‘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홍콩보안법은 극소수 적대세력의 음모를 막기 위한 것이어서 일반인에게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논리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초대 홍콩 행정장관을 지낸 둥젠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은 전날 밤 긴급 연설에서 “홍콩이 국가 안보의 ‘약한 고리’가 됐다. 새 법은 범죄와 관련된 소수만을 대상으로 한다”면서 “당신이 분리, 전복, 테러 등에 가담하거나 외국과 음모를 꾸미지 않는다면 이 법을 무서워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둥 전 장관은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부터 2005년까지 행정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홍콩 정부는 지난 20여년간 자체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면서 “그 결과 홍콩은 공공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적대적 외국 기회주의자들의 손쉬운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홍콩은 ‘스파이의 안식처’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면서 “세상 어느 나라도 테러 행위를 용인하지 않는다. 새 보안법은 홍콩의 경제·사회 문제를 안정시키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펑 중국 외교부 홍콩주재사무소장도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홍콩보안법은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와 홍콩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다. 홍콩의 독립적인 사법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셰 소장은 “이 법은 폭력과 테러에 대한 국내외 기업계의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면서 “지난해 홍콩 경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 법을 통해 홍콩은 글로벌 금융·무역 허브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홍콩변호사협회는 성명에서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한다면 이는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협회는 “기본법 23조는 홍콩인 스스로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홍콩보안법을 제정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홍콩보안법은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일인 28일 통과될 예정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국제사회 우려 낳고 있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중국이 지난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홍콩에 적용할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겠다고 선포했다. 리커창 총리는 “홍콩의 안전을 위한 법과 기구를 만들어 실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은, 홍콩에 대한 본격적인 중국화를 시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과거에는 홍콩 정부를 통해 이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이제는 우회하지 않고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홍콩 정부는 2003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다가 홍콩 주민의 거센 반대 시위에 법안을 철회했었다. 홍콩의 야당들은 이 법안의 통과를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죽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가 공존하는’ 일국양제의 틀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걱정에서다. 법안은 국가 분열이나 중앙정부 전복, 외부 세력의 내정 개입이나 테러리즘을 처벌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지금까지 홍콩에서 벌어졌던 대부분의 시위들은 사실상 불법이며 강력한 처벌 대상이 된다. 베이징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의 선거참여도 제한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민주주의를 추구할 자유와 권리가 있었지만 이제는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범죄가 되는 것”이라는 한 홍콩 야당 지도자의 주장에 귀기울이게 되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새로운 리더로 부상한 지 오래이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입증하려 애써 왔다. 일국양제는 중국이 영국과 홍콩의 주권 회복을 논의하면서 먼저 제시했던 것으로 홍콩 주민뿐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한 약속이기도 했다. 중국이 지금까지 ‘작은’ 홍콩에서의 여러 일들에 직접적인 간섭을 자제해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중국은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국에 대한 내정 간섭으로만 여길 일이 아니다.
  • 시민사회단체 “의료비만 폭등”… 원격의료 추진 중단 촉구

    코로나19 와중에 기획재정부가 원격의료 도입 군불을 때는 움직임을 보이자 시민사회단체가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건강과대안 등 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코로나19 사회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원격의료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가 여러 차례 시범사업을 했지만 안전과 효과가 증명되지 않아 추진되지 못한 대표적인 의료영리화가 원격의료”라며 “원격의료 기기와 통신기업,대형병원의 돈벌이 숙원사업이지만 환자에게는 의료수준의 향상 없이 의료비만 폭등시킬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재 병·의원에서 하는 비대면 전화상담은 코로나19로 한시적·제한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조치“라며 “비상 상황을 빌미로 원격의료를 제도화해 기업들의 숙원사업을 허용해주는 것은 ‘재난 자본주의’의 전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역 성공조차도 자신할 수 없는 이 시기에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서는 정부의 방향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라며 “의료영리화가 아니라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지금은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환자가 계속 나오는 등 위기상황”이라며 “정부가 원격의료를 이야기할 만큼 한가한 상황인가”라고 꼬집었다. 시민대책위는 “정부는 원격의료뿐 아니라 ‘디지털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료정보 상업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 돈을 벌지 몰라도 개인은 온갖 인권침해와 차별을 겪을 수 있다”며 관련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디지털이 우리를 구해 줄 수 있을까/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디지털이 우리를 구해 줄 수 있을까/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5G와 인공지능으로 첨단화된 디지털 기술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구해 줄 수 있을까. 디지털로 가능해진 비대면 만남들이 감염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을까. 디지털 기술 산업지원이 이 경제 위기로부터 우리의 일자리를 지켜 줄 수 있을까.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연설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대통령은 디지털 기반 산업을 육성하고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한국판 뉴딜’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디지털은 정말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을까? 한국의 IT 역량을 한국판 뉴딜을 위한 버팀목으로 삼겠다는 이 희망이 기존의 혁신성장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제쳐 두자. 코로나 위기 이전의 계획에 국난극복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하나 더 얻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미뤄 두자. 데이터 기반 디지털 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존 제조업에 비해 훨씬 미약하다는 통계 자료도 잠시 접어 두자. 무엇보다 이번 정부 계획이 우리가 이 위기를 다시 겪지 않도록 해 주는 방향으로 한 걸음이라도 우리 사회를 진전시키느냐는 질문만 던지고 싶다. 몇 주 전 일거리가 완전히 사라진 이 상황이 다시 또 올까 봐 너무 두렵다고 울먹이던 한 관광버스 기사를 TV에서 보면서 많은 이들이 나처럼 이번이 끝이 아닐 거라고 직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현실을 뉴노멀로 여기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마음이 무거웠다.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면 우리는 이런 위기의 재발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 있는 것일까. 코로나 팬데믹은 단지 공중보건의 위기가 아니다. 여러 학자가 주장하듯이, 신종 감염병이 불러온 공중보건의 위기를 넘어 기후변화를 포함한 지구 규모의 생태적 위기의 일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보이지 않는 강도”로 부르며 외부의 적으로 규정했지만, 사실 이는 우리의 삶이 낳은 문제이다. 바이러스를 무도한 침입자로, 인간을 선량한 희생자로 만들고 싶겠지만 이 위기는 익숙한 삶의 방식들을 누리고 받아 든 냉정한 계산서이다. 경쟁력을 이유로 경제적 지구화를 무한히 확장하고, 여유로운 삶을 찾아 때마다 해외여행을 하며, 자연에서 자원을 얻는다는 명목으로 숲을 개간하고 야생의 삶을 침입하고 상업화한 결과이다. 예외적 상태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에 익숙한 우리의 삶이 가져온 평범한 결과이다. 디지털 기술은 문제가 되는 삶의 방식을 수정하기보다는 연장하는 것에 가깝다. 디지털 기술은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가상의 비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당한 생태적 흔적을 지구에 남기고 있다.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전기회로판 재료로 쓰이는 콜탄 등의 광물을 찾는 채굴작업은 아프리카 등 지구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토스터 프로젝트’로 유명한 디자이너 토머스 트웨이츠는 우리가 전자기기를 싼값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채굴작업에서 발생하는 하천오염 등 생태적 비용을 정당하게 지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저장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서버에 전기를 공급하고 열을 식히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최근에 만들어진 기술이지만, 벌써 인간이 사용하는 전기의 1~1.5%를 사용하며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의 0.3%를 차지한다. 우리의 주변 기기들이 더 스마트해질수록 이런 생태적 흔적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일상의 삶이 자동화되고 사물인터넷이 보편화한다는 것은 결국 이런 인간의 생태적 영향이 더 깊어진다는 의미이다. 디지털 산업 육성을 외치면서 코로나 위기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랄 수는 없다. 인프라의 디지털화를 지원하면서 미세먼지가 퇴치되길 기대할 수도 없다. 이 위기로 불행을 당한 이들이 많지만, 화석연료가 없어지면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을 매일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지금 멈춰 선 활동들 중에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무엇인지 상상해 볼 기회도 얻었다. 디지털 뉴딜보다는 훨씬 과감한 정책적 상상을 할 수 있는 때이다.
  • [황규관의 고동소리] 바이러스는 악이 아니다

    [황규관의 고동소리] 바이러스는 악이 아니다

    바이러스는 악이 아니다. 오히려 바이러스는 생명의 그물망에 함께 존재하는 친구이다. 다만 만나야 할 인연과 만나면 안 되는 인연이 있듯이 공존이 불가능한 바이러스를 만나 우리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공존이 가능한 존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개체의 삶은 풍요로울 것이다. 공존 가능한 다른 개체가 많을수록 존재의 역량은 증대한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논리이지 현실은 아니다. 물론 현실에서도 공존 가능한 존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지난해 말에 새로 등장한 바이러스 친구에게 얼굴이 있다면 그 얼굴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죄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상대방의 눈동자를 읽으려는 본능이 꿈틀거리듯이, 좀처럼 떠나지 않는 이 바이러스 친구에게 우리의 사는 꼴이 무엇인지 묻는 것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 한번은 의문의 법정에 서야 했지만, 균일한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아무도 그런 일을 행하려 하지 않았거나 누가 그러기라도 하면 지금껏 비웃기 일쑤였다. 이 바이러스 친구 덕에 아무리 사나운 논리와 언어와 스트라이크와 봉기로 공격해도 철옹성 같았던 자본주의가 요동하기 시작했다는 말도 들려온다. 이 익숙한 체제가 붕괴된다면 그 잔해로 엄청난 사람들이 위험하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 붕괴를 예측하는 것도 섣부른 판단일 것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이나 ‘헬리콥터 머니’라는 말이 급부상하듯이 그동안 역시 비웃음의 대상이었던 이야기들이 눈앞에 그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격동하는 현실 속에서 관념으로만 존재했던 것들이 그대로 구현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조금이나마 그것들이 현실 쪽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일이다. 우리 삶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무언가를 직접 몸으로 느껴 보면 관념도 저절로 변이를 일으킨다. 지금 우리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친구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불필요한 생산과 놀이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듯이 말이다. 김수영은 일찍이 ‘세계일주’라는 시에서 세계일주를 비난한 적이 있다. 그는 아예 “세계일주를 떠났다는 것이 잘못된 길이다”라고 단언했다. 세계일주라는 그 많은 낭비, 그 깊은 파괴, 그 경박한 즐거움…. 어쩌면 세계여행을 통해 만들어진 우리의 자아 자체가 바이러스의 일종일 수 있다. 바이러스 친구 덕에 불필요한 여행과 활동이 멈춰지니 사라졌던 생명들이 돌아오기까지 하는 것은, 그것의 생생한 방증일 것이다.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는 바이러스 친구들이 우리를 강제로나마 멈추게 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공존 불가능한 바이러스 친구를 통해 애초에 공존해야 했던 존재들이 돌아올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나는 이번 기회에 우리와 함께 공존해야 하지만 우리가 내쫓은 존재들의 목록을 잠시 생각해 봤다. 물론 그것들은 내가 예전에 만났던 존재들의 소환에 지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자본주의는 다양성을 보장해 주고 실제 우리는 다양성이 만개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자본이 강제한 동일성을 살고 있을 뿐이다. 다양한 것은 상품의 외형이지 상품이 강제하는 것은 언제나 단 한 가지이다. “소비하라, 그러면 존재할 것이다!” 과잉 생산된 상품은 언제나 그것을 소비시킬 시장을 찾는다. 아니, 찾는 게 아니라 시장을 개발한다. 그리고 이 시장의 개발은 자유무역이란 이름으로 명명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자유무역은 부자 나라가 가난한 나라의 민중을 괴롭히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공통의 토대, 즉 이 세계를 파괴하는 것에 더 가깝다. 어쨌든 성격이 만만치 않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친구 때문에 우리가 사는 세계가 꽤나 명확해졌다. 적의 얼굴에 비치는 모습이 가장 정직한 자기 모습이다. 맑은 거울의 뒷면은 치명적인 독이 발라져 있다. 이렇게 보면 지금 우리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철없이 뛰어다니는 바이러스는 악이 아니라 우리의 친구일 수도 있다. 다만 지금 당장은 서로가 괴로운 존재일 뿐이다. 이 괴로움 속에서 우리의 현재 모습을 보지 못한다면 그 괴로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더 고약한 바이러스 친구들이 속속 문을 두드릴 것이다.
  • 70% 지지율 자신감… “마지막까지 국민과 국난 극복 매진”

    70% 지지율 자신감… “마지막까지 국민과 국난 극복 매진”

    개혁 과제보다 코로나 생존전략 초점문재인 대통령은 남은 2년 임기 동안 코로나19 극복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질서 재편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을 10일 내놓았다. 고용안전망 확대로 코로나 극복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한편 첨단산업의 세계 공장화와 ‘한국판 뉴딜’로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집권 4년차 구상에는 중간평가 성격인 4·15 총선 압승과 1987년 민주화 이후 4년차 정부로는 역대 최고치인 70% 안팎의 지지율에 따른 자신감이 묻어난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취임 2주년 대담,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과 일자리·규제 혁신, 부동산 대책, 북미 교착을 풀기 위한 남북 협력까지 국정 과제들을 망라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오롯이 코로나19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전략에 무게를 둔 점도 눈에 띈다. 최근 논란이 일던 전 국민 고용보험제 추진을 공식화한 것도 지금이야말로 사회안전망 확충을 의제화하기에 적절한 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영업자 확대나 재원 마련 등 충분히 논쟁적인 사안임을 감안해 ‘사회적 합의’, ‘단계적·점진적’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총선 압승 이후 여권 내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공감대도 코로나19 극복 ‘올인’과 맞닿아 있다. 2004년 탄핵 직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고도 4대 개혁입법(국가보안법·과거사기본법·사립학교법·언론관계법)의 ‘늪’에 빠져 2007년 대선마저 패배했다. 생존 위기에 몰린 다수 국민의 삶과 거리가 있는 개헌이나 휘발성 짙은 개혁 과제보다는 코로나19 극복과 이후 생존전략을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 180석 총선 승리와 70%대 국정지지율에 담긴 민심은 ‘위기 극복에 대한 주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서는 해묵은 개혁 과제를 마냥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우선순위’와 ‘속도조절’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동시에 ‘한국판 뉴딜’ 등 코로나19 극복을 빌미로 규제완화 등 ‘재난 자본주의’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 또한 청와대가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한국판 뉴딜)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의료와 교육의 공공성 확보라는 중요한 가치가 충분히 지켜질 수 있도록 조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탁기, 편하지만 일감 불어난 역설

    세탁기, 편하지만 일감 불어난 역설

    세탁기의 배신/김덕호 지음/뿌리와이파리/376쪽/1만 8000원서구에서 1846년 처음 특허를 받은 세탁기가 본격적으로 일반 가정에 공급된 건 1920년대 초였다. 당시만 해도 세탁기는 ‘전기 하인’ 등으로 불리며 주부들의 가사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줄 발명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확실히 세탁기가 힘든 빨래를 쉽게 만들고 빨래의 과정을 단순화시키긴 했다. 문제는 그와 더불어 개인 위생과 청결 기준도 상승했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더 자주 옷을 갈아입었고, 더 자주 침대 시트를 갈았으며, 더 많은 양의 빨래를 만들어 냈다. 결과적으로 세탁기를 들여놓았는데도 세탁에 드는 총시간은 오히려 증가하는 희한한 역설이 생겨났다. ‘세탁기의 배신’은 이처럼 여성의 가사노동을 덜어 주기 위해 만들어진 문명의 이기가 오히려 여성의 노동 해방을 방해하고 짐을 지우는 모순, 이른바 ‘코완의 패러독스’를 논증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이반 일리치, 루스 코완 등 학자들의 ‘그림자 노동’(공식 노동 통계에 잡히지 않는 여성의 가사노동)에 대한 연구를 검토하고 서구 페미니즘의 역사와 당시 사회문화적 트렌드까지 훑어낸다. 특히 20세기 전반을 통해 미국 가정마다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줄줄이 사들였는데도 여성들의 가사노동 시간이 늘어난 이유가 뭔지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지난 100년 가운데 60년 동안은 여성들의 ‘그림자 노동’ 시간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여성들의 가사노동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한 건 1960년대 들어서다. 저자는 이 역시 넘쳐나는 가전제품 덕분이 아니라 남자도 가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회인식의 변화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니 현재와 같은 소비자본주의 체제 아래서는 아무리 많은 가전제품이 개발된다 해도 여성들이 ‘코완의 패러독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이 역설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하나다. 가사노동이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공평하게 분배되는 것. 여기에 자녀들이 자신의 몫을 찾아 부모를 돕는 것이 해결의 첫걸음이자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지금, 기본소득을 논할 때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지금, 기본소득을 논할 때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도입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각급 지자체에서도 의미 있는 제안과 실천이 쏟아진다. 이참에 ‘기본소득’을 실현해 보자는 것이다. 금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BIKN) 이사의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는 기본소득이 왜 현실 사회에 합당한 제도인지, 기본소득이 가져올 변화는 어떤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AI시대 일자리 현저히 감소… 가난한 사람 도울 방법 기본소득 하면 어떤 사람들은 선거철의 흔하디흔한 포퓰리즘이라 생각한다.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무조건적으로 일정한 금액의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아야 한다’고 세뇌당하듯 들어온 탓이다.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낚시 방법을 알려 주면 된다’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자주 쓰인다. 그러나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일자리가 현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난한 사람을 도울 다양한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저자는 그중 기본소득이 가장 합당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오랜 금언(金言)은 금언(禁言)이 돼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로마 시절부터 시작돼 자본주의 CEO들도 지지 자본주의 사회가 기본소득을 금기시하는 이유는 소유권 개념 때문이다. 사유재산으로 저마다 이윤을 창출하며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마땅한데, 그걸 나누자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그런 건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에서나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고대 로마 시절부터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철학자 키케로는 당대 최고 권력자라 해도 손색없는 집정관을 지냈는데, 그는 “모든 자연물은 개개인의 사적 소유가 아니라, 모든 인류의 공유물”이라 주장했다. 나아가 “이를 사적으로 선점한 사람은 거기에서 수익을 얻는 만큼 소유하지 못한 사람을 경제적으로 도울 의무를 갖는다”고 천명했다. 그 시절이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현대 자본주의의 혜택을 누구보다 많이 받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구글 전 CEO 에릭 슈밋 등도 기본소득을 지지한다. 기본소득은 지급 범위와 수준, 방법 등 다양한 가능성이 병존한다. 저자도 이를 인식한 듯 “아직도 많은 연구와 정책적 실험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지금이 가장 적절한 기본소득 논의 시점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코로나19 이후를 논의하는 가장 첫 단계는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기본소득도 마찬가지다. 각급 지자체는 물론 중앙정부도 이미 경험을 했다. 더 넓고 깊은 공론의 장으로 나아가기 전에 이 책을 읽어 보면 어떨까.
  • 삼성, 80년 이어온 ‘무노조 경영’ 마침표

    삼성, 80년 이어온 ‘무노조 경영’ 마침표

    민주노총 “당연한 원칙인데 면죄부 될라” 한국노총 “백 마디 말보다 실천이 필요”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더이상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80년 넘게 이어진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외견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노조 방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사과했던 적은 있지만 삼성 총수가 직접 ‘무노조 경영 철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사과는 이제 노조 설립을 막는 것이 시대 흐름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3개의 소규모 노조만 있었던 삼성전자에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생긴 이후 삼성화재, 삼성디스플레이에도 잇따라 노조가 만들어졌다. 이날 한국노총 산하 6개 삼성 계열사 노조는 연대해 노동 문제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노조 설립이 번져 나가자 이제는 허울뿐인 ‘무노조 경영’을 계속 지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은 1938년 창업 때부터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 비판을 받아 왔다. 몇몇 계열사에는 노조가 생기기도 했지만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방해가 계속돼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전자의 이상훈 전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 등에 가담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입장문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과했지만 ‘무노조 경영 철폐’를 명시하지 않아 일각에서 비판이 일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사과는 추상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총수가 직접 나선 만큼 전 계열사가 기존의 관행을 개선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들은 대부분 노조 규모가 매우 작거나 노조가 없는 대신에 노사협의회를 둬 임금협상 등을 진행했다. 무노조 경영이 폐지됨에 따라 계열사별로 노동투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4노조만 해도 노조원이 이미 1000여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과에도 노동계는 삼성을 향해 보다 진정성 있는 해결책을 주문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3권 보장 등 이 부회장이 제시한 내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한 원칙인데 삼성 재벌에만 특별한 뉴스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이번 사과가 앞으로 남은 사법부 판단에서 면죄부가 되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삼성에 필요한 건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실천”이라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노총 산하 삼성 노조가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는데 삼성은 여전히 소극적으로 나온다. 이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언관 타락이 언권 혁파 불러… 총선서 ‘시민, 권력이 된 언론 외면’ 확인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언관 타락이 언권 혁파 불러… 총선서 ‘시민, 권력이 된 언론 외면’ 확인

    “대체로 사대부가 사는 곳은 인심이 나쁘지 않은 곳이 없다. 붕당을 만들어 할 일 없는 사람들을 모으고 권세를 부려 가난한 백성들을 괴롭힌다. … 신축년(1721년)과 임인년(1722년) 옥사 이래 조정에는 노론, 소론, 남인 세 색목의 원한이 날로 깊어져 서로 역적의 누명을 뒤집어씌우더니, 그 영향이 시골에까지 미쳐 싸움터가 아닌 곳이 없다.” ‘택리지’의 저자 청담 이중환이 3장 ‘복거총론’ 중 ‘인심’ 편에서 그린 18세기 초중반 조선의 사회상이다. “천지가 개벽한 이래 인심이 일그러지고 무너져 본성을 잃은 나라가 있었다 해도 오늘날 붕당으로 인한 환난보다 더한 적은 없었다. … 백만 백성이 장차 인간의 본성을 모두 잃어 구할 수 없을 터이니 이 또한 슬픈 일이다.” 인문지리서가 당쟁의 폐해를 장황하게 전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살 곳을 선택할 때 가려야 할 것이 인심의 좋고 나쁨, 기후의 건습 따위지만, 당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색목이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중환은 이렇게 충고한다. “사대부가 살지 않는 곳을 선택해서 두문불출하며 홀로 착하게 살라.”그러나 이 책을 쓰던 1751년 즈음 조정의 풍경은 판이하다. “근래에 와서는 사색이 조정에 함께 나가서 오로지 벼슬만 할 뿐이고, … 옳고 그름과 충신 역적에 대한 논란도 사라졌다. 그리하여 피 터지게 싸우던 습관은 전에 비해 적어졌지만, 나약하고 게으른 새 병폐가 생겼다.” 영조의 탕평책이 나름 뿌리를 내리던 시절이었다. 이중환은 이런 변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경신년(1741년) 전랑권 혁파를 꼽았다. “경연에 참석한 신하들이 붕당의 분열은 전랑(이조 정랑과 좌랑)에서 시작됐으니 전랑의 권한을 없애기를 청하자 임금이 허락했다.” 다음은 영조 17년 4월 19일치 영조실록. “임금이 늘 조정의 붕당을 근심하였는데, 이조 낭청과 한림을 선발할 때면 두 당에서 서로 싸우기를 그치지 않으니 임금이 그들의 하는 짓을 싫어하고 미워하여 경장하려 했다. 마침 송인명, 조현명, 원경하, 정우량 등이 극력 찬성하니 임금이 혁파를 명했다.” 전랑의 3사 당하관 인사권(통청권)과 한림(예문관 검열, 사관)이 한림을 추천(한림회천제)하는 관행을 없애라고 한 것이다. 혁파의 이유는 이렇다. “붕당의 행태가 신하들을 함몰시키고 기강을 문란시키고 있으니 신하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편당 만드는 것뿐이다. 폐단을 바꾸려고 한다면 마땅히 그 근본을 바로잡아야 한다. 낭청(정5품 이하 관리)의 통청(청요직의 추천 혹은 비준)과 야료의 온상이 된 한림의 자천제도 혁파해야 한다.” 조선은 언론을 중시했다. 백성을 근본으로 삼아(民本) 백성을 위한 정치(爲民)를 하려면 꼭 필요한 게 백성의 입장에서 권력자를 성역 없는 감시, 견제할 수 있는 언권이었다. 조선은 개국 초 심지어 풍문만으로 관리를 탄핵할 수 있는 풍문탄핵까지도 허용했다. 요체는 언론 활동의 독립성이었고, 이를 위한 인사의 독립성 확보였다.조선의 언론은 사간원(간쟁), 사헌부(관리에 대한 검증 및 감찰), 홍문관(학문) 등 3사의 당하관과 사초를 기록하는 예문관 사관이 맡았다. 이들 기관 언관의 독립성을 위해 도입한 것이 낭청권(이조 전랑이 3사 언관을 추천하는 통청권, 전랑이 자신의 후임자를 추천하는 자대권)이다. 전랑은 이 밖에 의견 차이가 있을 경우 공론을 수렴하는 처치권도 행사했다. 낭청권은 중종 11년 조광조 등의 요구로 제도화됐다. 중종은 사림을 청요직에 적극 기용해 언권으로 공신과 훈구세력을 견제했다. ‘공론재하’(공론은 아래에 있다)의 원칙, 즉 공론은 백성에게 있다는 것으로 공론정치의 철학적 토대였다. 물론 언관이 대변한 것은 백성의 여론이 아니라 사림의 의견이었다. 그렇다고 여론을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훈구 및 외척세력의 전횡에 사림이 맞서던 시절 사림의 공론은 백성의 여론과 다르지 않았다. 선조 때 사림이 조정을 주도하면서 언관의 행태가 변질됐다. 붕당이 생기고 권력다툼이 벌어졌다. 1575년 동서 분당은 바로 그 이조 전랑 자리를 둘러싼 각축에서 비롯됐다. 이때부터 언관은 공론이 아니라 붕당의 당론을 대변하고, 상대 당을 탄핵하는 데 치중하기 시작했다. 선조 때 기축옥사를 시작으로 광해군대의 잇따른 고변과 무고, 문묘종사 논란과 회퇴변척 논쟁, 현종대의 을해예송 및 갑인예송 등은 대부분 언관에 의해 주도됐다. 숙종대로 넘어오면서 공론정치는 당쟁으로, 당쟁은 아예 살육전으로 치달았다. 당시 붕당의 행태가 얼마나 타락했으면 서인의 영수 송시열이 오로지 ‘남인 박멸’을 위해 사림이 지켜 온 의리(척신 타파)를 버리고 김석주 등 척신의 정탐정치와 고변을 옹호하고 지원(경신환국)했을까. 이는 서인이 노론, 소론으로 분당하는 원인이 됐다. 숙종은 붕당의 이런 행태를 이용해 신권을 강력히 통제하며 왕권을 강화했다. 국왕 주도로 이루어진 급격한 정권교체, 곧 ‘환국정치’다. 숙종은 갑인예송이 촉발한 갑인환국(1674년) 이후 특정 붕당이 비대해져 왕권을 흔든다 싶으면 집권당을 교체했다. 1727년 정미환국까지 50여년 동안 무려 아홉 번의 환국이 있었고 그때마다 숙청과 살육이 벌어졌다. 그것이 ‘택리지’가 전하는 시대상이었고, 영조가 추진한 탕평책의 시대적 배경이었다. 탕평은 사색당파에서 인사를 고루 기용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었다. 당쟁의 총구인 언관의 횡포를 막아야 했다. 그리하여 영조는 낭청권 등을 혁파했지만, 말년에 혼미해진 영조는 노론의 등쌀에 밀려 부활시켰다. 최종적으로 혁파한 이가 정조다. 정조 8년(1784)년 청요직에서 노론의 입으로 잔뼈가 굵은 김하재 옥사가 발생했다. ‘사도세자가 죄인이므로 정조도 죄인인다’, ‘정조가 사림을 주살하려 한다’ 등의 흉언을 담은 쪽지를 돌린 게 문제였다. 정조는 조정 신료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하재 한 사람만 처형하고 증거물인 쪽지는 불에 태우도록 했다. 쪽지가 공개될 경우 대규모 당쟁과 살상극이 재연될 게 분명했다. 그로부터 5년 뒤 정조는 결단한다. 판중추부사 채제공이 나섰다. “전랑에 대한 옛 제도를 다시 설치한 뒤에는 단지 다투는 단서가 나날이 심해지고 사의(私意)가 날로 자라는 것만 볼 뿐이었습니다. 여기서 비로소 조종조에 누차 설치하였다가 누차 혁파한 것이 폐단의 근원을 환하게 살핀 데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알았습니다.” 서유린, 정창순, 심이지 등이 혁파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였다. 정조가 말했다. “무익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까지 혁파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신중치 못하다는 이론에 어찌 구애되겠는가. 이조의 낭관에 대한 규정을 혁파하도록 하라.”(정조 13년 12월 8일) 언관의 타락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를 이용해 특정 정파의 총구 노릇을 하고, 나아가 스스로 권력화한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결과는 왕에게 전권을 내맡기는 환국정치를 초래했고, 결국 언권 자체가 혁파당하기에 이르렀다. 언관의 권력화가 자초한 것이다. 2020년 4·15총선 결과에 대해 대한민국의 주류가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가 하품할 소리다. 훈구세력은 여전히 강력한 언론(사간원, 족벌 매체)을 운용하고, 감찰과 탄핵기관(사헌부, 수사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과 유착해 있으며, 주류 학계(홍문관, 대학교수)의 지원을 받고 있다. 자본주의 최고권력인 재계와 한 몸이다. 공론은 훈구의 바다에 떠 있는 조각배처럼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총선은 시민이 더이상 주류 언론에 속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거대한 감염병 재난 속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이들은 기상천외한 왜곡과 거짓을 유포했지만, 시민은 외면했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로위 국제정책연구소가 운영하는 사이트 ‘디 인터프리터’(The Interpreter)는 최근 이런 글을 올렸다. “북한 주민들은 정권이 통제하는 선전(언론)의 노예가 되고 있지만, 한국은 언론의 위기에 처해 있다. … 가장 큰 언론사들은 언론의 자세를 망각한 게으름, 권위주의 시대부터 내려온 부패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족벌언론을 북한의 선전 매체와 나란히 세운 것이 이채롭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노론의 화가, 겸재 정선(이성현 지음, 들녘 펴냄) 서양의 르네상스와 유사한 ‘진경시대’를 열었다고 일컬어지는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을 톺아본 저작. 현역 화가이자 미술학 박사인 저자는 문헌 연구에서 벗어나 작품 중심 연구 풍토하에 인왕제색도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440쪽. 3만 5000원.스파이의 유산(존 르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열린책들 펴냄) 스파이 소설의 거장인 영국 작가 존 르카레의 신작 장편소설.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1963) 이후 50여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로, 은퇴 후 다시 정보부 부름을 받은 늙은 스파이의 일대기를 그렸다. 456쪽. 1만 5800원.청소년 스마트폰 디톡스(김대진 지음, 생각속의집 펴냄) 스마트폰 보급률 95%, 생애 첫 휴대전화를 갖는 나이 평균 10살. 스마트폰 의존도가 심각한 한국의 현주소다. 한국 사회의 중독 문제를 연구해 온 저자가 한창 뇌가 발달할 시기 스마트폰 과의존에 시달리는 한국 청소년들의 실태를 진단했다. 288쪽. 1만 6800원.메이데이(피터 라인보우 지음, 박지순 옮김, 갈무리 펴냄) 노동절 130주년에 읽는 메이데이의 역사. 영국과 아일랜드사, 노동사 등에 대해 다수의 저서를 냈던 미국의 역사가 라인보우는 부자와 권력자들을 두려움에 움츠리게 만들었던 날인 동시에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동성애 혐오, 인종주의 및 전쟁에 대한 경고가 울려 퍼졌던 메이데이를 재조명했다. 320쪽. 1만 8000원.정복왕 윌리엄(폴 쥠토르 지음, 김동섭 옮김, 글항아리 펴냄) 입지전적인 군주 윌리엄 1세를 통해 중세 영국과 노르망디 공국의 역사를 살핀다. 프랑스에서는 영국을 정복한 위대한 군주로, 영국에서는 냉혹한 통치자로 불리는 윌리엄을 학문적 관점에서 살펴봤다. 608쪽. 3만원.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정승훈 지음, 길벗 펴냄) 중학교 3학년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며 소년재판까지 받았던 경험을 계기로 학교폭력 전문 상담사가 된 엄마의 이야기. 학교폭력 당사자들은 물론 부모들에게 현실성 있는 정보를 전달한다. 312쪽. 1만 6000원.
  • 미래에셋대우 ‘희망체인리더’ 사회공헌

    미래에셋대우 ‘희망체인리더’ 사회공헌

    미래에셋대우가 ‘임직원 주도의 혁신적 사회공헌’을 슬로건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임직원 70명의 ‘희망체인리더’ 위촉을 시작으로 전국 지역 단위의 특성을 반영해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조직을 구축했다. 희망체인봉사단은 2018년 발대식 이후 현재까지 약 81건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왔다. 희망체인봉사단은 글로벌 에너지 나눔 프로젝트인 ‘라이팅 칠드런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라이팅 칠드런 캠페인은 에너지가 부족한 국가의 어린이에게 직접 조립한 태양광 랜턴을 보내 주는 친환경 에너지 나눔 캠페인이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따뜻한 자본주의를 위한 미래에셋대우의 사회공헌 활동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기업문화로 발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허깨비에 발목 잡힌 긴급재난지원금/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허깨비에 발목 잡힌 긴급재난지원금/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길고 긴 갑론을박 끝에 또 한 고비를 넘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국회 논의는 얼마나 더 걸릴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전혀 긴급해 보이지 않는다. 그냥 이름을 ‘여유만만 재난지원금’으로 짓고 ‘올해 안에는 지급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더라면 김칫국으로 헛배만 부를 일은 없었을 텐데.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환자가 나온 게 1월 20일이었다. ‘재난기본소득’이 공론화된 건 2월 하순부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재난기본소득 지급 방침을 밝힌 게 3월이었다. 결국 정부도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30일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 가구당 100만원”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급 대상을 둘러싼 논란 끝에 결국 당정이 전 국민 보편지급으로 방침을 정한 게 4월 22일이다. 그러는 사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휴업, 폐업 등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과 실업자 얘기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가장 첨예한 논쟁은 지급 대상 문제다. 더불어민주당과 한때 미래통합당은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한다. 기획재정부와 현재 미래통합당은 소득 하위 70%로 제한하자고 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수면 아래 거대한 빙산 중심에서는 재정정책을 둘러싸고 세계관과 세계관이 맞붙는 담론전쟁이 한창이다. 한쪽에는 ‘긴축’이 있다. 이들의 교리는 ‘재정건전성’이다. 반대편 변방에는 ‘적극적 재정정책’을 외치며 증세와 복지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재정건전성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영역이다. 한국은 그 어느 선진국보다도 정부부채 규모가 적다는 사실은 관심 밖이다. 국제통화기금(IMF)마저도 ‘한국은 재정건전성이 지나치게 좋은 게 문제’라며 확장적 재정정책을 권고해도 마이동풍이다. 경제관료들은 틈만 나면 “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철학을 쉽게 풀어 보면 이 정도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닥칠지 모를 헬조선을 막기 위해 지금의 헬조선을 방치해야 한다.’ 재정건전성이라는 금송아지를 숭배하는 이들은 코로나19라는 외적이 쳐들어 왔는데도 군량미와 무기를 만드는 데 돈을 쓰는 걸 마땅찮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금송아지를 녹여 무기를 만들자는 말이 나올까 무서워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병원 공무원 연가보상비까지 깎는 게 기재부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정부 의존증에 걸리는 건 노예의 길’이라며 ‘노오력’만 강조할 뿐이다. 국가위기가 닥쳤는데도 곳간 열쇠를 꽁꽁 숨겼던 사례는 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독일은 ‘자본주의는 어차피 망하니 그냥 둬야 한다’는 좌파와 ‘빚지면 안 된다’는 우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히틀러에게 정권을 헌납했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 IMF가 강요한 재정긴축과 고금리로 나라가 결딴날 뻔했다. 정작 미국은 대공황과 금융위기 때 주저 없이 확장재정정책을 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직장 잃고 파산하는 사람이 넘쳐나면 세금 낼 사람이 없으니 어차피 건전재정도 불가능하다. 처음 긴급재난지원금이 꽤 괜찮은 방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효율성 관점에서 긴급한 지급을 통한 위기대응이고 또 하나는 공동체와 국가에 대한 연대와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 말처럼 “모든 국민이 고통과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에 동의한다면 허깨비에 발목이 잡혀 시간을 허비할 이유가 없다. “상상력에 제한을 두지 말라”는 말을 새겨들어야 하는 건 국민이 아니다. betul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재정건전성에 발목 잡힌 긴급재난지원금/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재정건전성에 발목 잡힌 긴급재난지원금/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길고 긴 갑론을박 끝에 또 한 고비를 넘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국회 논의는 또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긴급재난지원금에서 한 가지 분명한 건 진행 과정이 전혀 긴급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정도인 듯하다. 그냥 이름을 ‘여유만만 재난지원금’으로 짓고 ‘올해 안에는 지급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더라면 김칫국으로 헛배만 부를 일은 없었을 텐데.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환자가 나온 게 1월 20일이었다. ‘재난기본소득’이 공론화된 건 2월 하순부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재난기본소득 지급 방침을 밝힌 게 3월이었다. 결국 정부도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30일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 가구당 100만원”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급 대상을 둘러싼 논란 끝에 결국 당정이 전 국민 보편지급으로 방침을 정한 게 4월 22일이다. 그러는 사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휴업, 폐업 등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과 실업자 얘기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가장 첨예한 논쟁은 지급 대상 문제다. 더불어민주당과 한때 미래통합당은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한다. 기획재정부와 현재 미래통합당은 소득 하위 70%로 제한하자고 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수면 아래 거대한 빙산 중심에서는 재정정책을 둘러싸고 세계관과 세계관이 맞붙는 담론전쟁이 한창이다.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건 단연 ‘재정건전성’이다. 재정건전성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영역이다. 정부부채 규모를 외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재정건전성이 가장 좋은 축이지만 정부는 모른 체할 뿐이다. 한국은 재정건전성이 지나치게 좋아서 문제이니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해도 마이동풍이다. 경제관료들은 틈만 나면 “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재정여력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철학을 쉽게 풀어 보면 이 정도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닥칠지 모를 헬조선을 막기 위해 지금의 헬조선을 방치해야 한다.’ 처음 긴급재난지원금이 꽤 괜찮은 방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효율성 관점에서 긴급한 지급을 통한 위기대응이고 또 하나는 공동체와 국가에 대한 연대와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 말처럼 “모든 국민이 고통과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에 동의한다면 재정건전성이라는 금송아지에 발목이 잡혀 시간을 허비할 이유가 없다. “상상력에 제한을 두지 말라”는 말을 새겨들어야 하는 건 국민이 아니다. 재정건전성이라는 금송아지를 숭배하는 이들은 코로나19라는 외적이 쳐들어 왔는데도 군량미와 무기를 만드는 데 돈을 쓰는 걸 마땅찮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금송아지를 녹여 무기를 만들자는 말이 나올까 무서워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병원 공무원 연가보상비까지 깎으려 든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정부 의존증에 걸리는 건 노예의 길’이라며 ‘노오력’만 강조할 뿐이다. 국가위기가 닥쳤는데도 곳간 열쇠를 꽁꽁 숨겼던 사례는 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독일은 ‘자본주의는 어차피 망하니 그냥 둬야 한다’는 좌파와 ‘빚지면 안 된다’는 우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히틀러에게 정권을 헌납했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 IMF가 강요한 재정긴축과 고금리로 나라가 결딴날 뻔했다. 정작 미국은 대공황과 금융위기 때 주저 없이 확장재정정책을 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직장 잃고 파산하는 사람이 넘쳐나면 세금 낼 사람이 없으니 어차피 건전재정도 불가능하다. betulo@seoul.co.kr
  • 월급만으로 살 수 없는 시대 … 사회초년생의 똑똑한 돈 공부

    월급만으로 살 수 없는 시대 … 사회초년생의 똑똑한 돈 공부

    월급만으로 살 수 없는 시대, 재테크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청년들에게도 필수가 됐다. 하지만 갓 사회인이 됐으니 재테크도 시작해보자 싶어 책이나 정보지를 펼쳐보면 종잣돈부터 어마어마해서, 이게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 책에서는 재테크의 ㅈ도 모르는 사회초년생들을 위해 현금흐름 잡기부터 통장 쪼개기, 저금하는 방법, 예·적금 상품 고르는 기준 등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 나아가 투자의 세계, 펀드와 주식, 언젠가는 알아야 할 부동산까지 사회초년생과 재테크 초보에게 필요한 개념도 꼭 필요한 만큼 정리해준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자기 기준 세우기’다. 펀드, 주식, 부동산을 소개하고 있지만 ‘재테크는 여기서 시작해 저기까지 가야 하는 것’이라고 정해진 길을 제시하지 않는다. 자기에게 맞는 재테크는 무엇인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과 잡을 수 있는 소비습관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대화하라는 것이다. 돈을 모으는 일에 이런 대화가 왜 필요할까? 재테크의 목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의 재테크는 내집마련이나 중산층 진입, 노후대비가 지상과제였다면, 오늘날 밀레니얼이 추구하는 재테크의 목적은 다르다. 안락한 생활을 넘어 삶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밀레니얼은 큰돈 모으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려 하지 않는다. 돈을 모으면서도 자신의 취향과 성장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생존’ 이상을 추구하게 된 시대, 재테크의 목적이 노후대비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잘 쓰는 것’이 재테크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이 책은 정말 즐거운 곳에 돈을 쓰기 위해 재테크를 하자고 제안한다. 나의 행복과 즐거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만 꾸준히 돈 모으는 습관을 잡을 수 있고, 돈 모으는 목적도 더욱 명확해진다. 저자 토리텔러(Toriteller)는 2002년부터 국내 최고의 미디어 그룹에서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다 현재는 뉴스와 콘텐츠 유통으로 돈 버는 일을 하고 있다. 콘텐츠로 어떻게 돈을 벌지, 어떤 콘텐츠가 돈이 될지 항상 고민하며 답을 찾는 중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회초년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제 콘텐츠를 찾기 위한 실험과 연구 목적으로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만 2000여 명이 구독중이다. 경제뉴스를 어려워하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책 《세상 친절한 경제상식》(2019)을 출간한 데 이어 이번에 ‘재테크를 시작하려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책을 썼다. ‘잘 쓰기’ 위해 필요한 돈을 모으는 개념과 방법, 지식을 알기 쉽게 정리한 내용으로,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정보를 좀 더 쉽게 전하기 위한 ‘글쓰기 근육’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그리기 근육’을 함께 단련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샌더스 “트럼프의 잔인함과 무능함 탓에 미국인들 목숨 잃어”

    샌더스 “트럼프의 잔인함과 무능함 탓에 미국인들 목숨 잃어”

    뉴욕타임스 기고 통해 트럼프 대통령 비판“미국 현대사 가장 위험한 대통령 물리쳐야탐욕스러운 자본주의의 길 계속 갈 것이냐”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최근 하차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잔인함과 무능함 탓에 미국인들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샌더스 의원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위험한 대통령’을 물리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에서 들불처럼 번진 코로나19가 노동자가 아닌 고용주에 중점을 둔 민간 의료보험제도의 불합리성과 보험회사·제약회사의 이윤에만 무게를 둔 현행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코로나19는 소득이나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발병하지만 가난한 노동자 계층이 부유한 계층보다 훨씬 더 높은 비율로 고통 받고 죽어가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에서 이 불균형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샌더스 의원은 “의사, 주지사, 시장들이 우리에게 집에 머물라고 하는 와중에 부자들은 인구가 적은 지역에 있는 제2의 집으로 향하지만, 가족을 먹여 살리고 집세를 내려면 출근해야만 하는 서민들에게는 그런 선택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가 겪고 있는 끔찍한 전염병과 경제 붕괴 속에 자그마한 희망이라도 있다면 많은 이들이 미국적 가치의 근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단 3명이 하위 소득계층 절반이 가진 것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이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의 길을 정말로 계속해서 걸어갈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샌더스 의원은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미국인들에게 적정한 보수를 주는 일자리와 양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등 미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긴급’재난지원금의 핵심은 신속한 지급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긴급’재난지원금의 핵심은 신속한 지급

    어려운 난관에 처했을 때 인간의 진면목이 드러나듯,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한 사회가 가진 저력과 한계가 드러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는 여러 나라를 비교해 보면서 우리는 서구, 비서구, 선진국, 개발국에 대해 가졌던 고정관념이 깨져나가는 경험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 그것도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시에서 지금 벌어지는 현실은 정치 지도자의 역할, 계층·인종 간 구조적 불평등, 신자유주의가 파괴한 사회 기본 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안겨 준다. 한국은 코로나 발생 초기 정부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했고 시민이 현명하게 협조해 전례 없는 모범사례를 만들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의원 선거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내 사회 활동 전반에 대한 봉쇄(셧다운) 없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 주었다. 이를 설명할 근거는 여러 가지지만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가 남긴 뼈아픈 교훈, 중앙정부의 지휘하에 관련기관의 체계적이고 전방위적인 대응, 성숙한 시민사회가 뒷받침해준 협업과 절제가 만들어 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가지, 한국 정부가 유독 느린 지점이 있다. 다름아닌 긴급재난지원이다. 한국은 비필수 경제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셧다운은 없었지만 그래도 1월 말부터 코로나 상황이 시작돼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수가 적지 않고 그 기간도 장기화하고 있다. 그런데 재난지원의 기준이 마련되는 데에만 필요 이상의 시간이 걸렸고, 실질적인 지급까지는 시일이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 연방정부는 코로나 에피데믹에 대처하고 확산을 저지하는 일에서는 충격적으로 뒤처졌지만, 긴급재정지원에서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3월 13일 긴급사태 선포와 함께 대다수 주에서 셧다운이 시행된 이후, 미정부는 곧바로 재정지원대책을 마련하고 발표했다. 긴급재난지원의 기준은 연간 소득 9만 9000달러(1억 2000만원) 이하를 버는 개인을 기준으로 1200달러(145만원), 17세 미만 자녀가 있을 경우 500달러(60만원)를 추가 지급하는 것이다. 작년 세금신고 정보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별도의 신청 절차가 없고 지원 대책 발표로부터 한 달도 안 된 4월 15일에 지급이 완료됐다. 미국처럼 사회보장제도가 제한적이고 행정 속도가 느린 사회에서 이는 가히 전광석화에 가까운 집행력이다. 내가 일하는 캐나다도 3월 16일에 셧다운이 선포된 지 일주일 후 정부가 경제대책을 발표했다. 여러 지원 중 직장을 잃었거나 수입이 줄어든 사람에게 개인당 2000달러(155만원)를 최대 4개월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청 방법도 간단하다. 온라인 또는 전화로 사회보장번호(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기능이 비슷함)만 알린다. 입금도 하루이틀 뒤에 이루어진다. 코로나 상황이 3개월이 돼 가는 한국에서 국민 대다수가 경제적인 타격을 받아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정부의 관련 통계는 한 박자 느리고 재난 지원은 열 박자 정도 더디다. 주(周)별로 노동 통계를 발표하는 미국 노동부는 긴급사태가 선포된 3월 중순 이래 2200만(취업자 1억5000여명의 13%)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급여를 신청했다고 한다. 반면 월별로 데이터를 발표하는 한국 통계청은 2월에는 10만명이, 3월에는 20만(2700만 취업자 중 누적 1%)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실업급여 대상이 아닌 자영업자와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 경제쇼크에 대한 신속하고 체계적인 정보가 부족하다. 게다가 긴급재난지원의 대략적인 기준조차도 두 달 반이 지난 4월 16일에야 정해졌다. 3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이하를 번 가구는 가구 인원수별로 40만~100만원을,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자영업자와 특수형태노동자는 소득 감소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재산세와 금융소득을 기준으로 제외 대상이 정해진다. 이 안은 국회의 의결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지급이 이루어지려면 5월 중순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긴급재난지원의 핵심은 ‘긴급’에 있는 만큼 신청 방법이 간소하고 지급이 신속해야 한다. 이런 늦장은 아직도 정치적 경험이 적은 한국 사회의 특성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이번 일을 계기로 복지 정책의 보편성, 기본소득의 중요성에 대한 더 많은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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