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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법」 개정 형사처벌 축소로 가닥(정책기류)

    ◎전속고발권 존폐여부 줄다리기/담합 등 최악사범외엔 대상서 거의 제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강화돼야 하는가,아니면 완화돼야 하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돼있는 전속고발권은 바람직한가』 공정위와 검찰,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끊이지 않아온 이 사안이 올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앞두고 다시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세계화추진위원회 보고서에는 이와 관련한 문구가 있다.막판까지 진통을 겪다가 겨우 막연하게 끼어 들어갔다.「형사처벌대상과 전속고발권의 범위축소 검토」가 그것. 사전협의과정에서 검찰측은 공정거래법 위반사범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자유로운 수사를 통한 엄벌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형사처벌대상을 축소해서는 안되며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공정위는 형사처벌대상을 축소해야 한다는 전체적인 흐름에는 견해를 같이 하면서도 대폭 축소나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 달갑지 않아한다. 세추위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신광식 연구위원은 『선진국처럼 담합,특히 정부조달공사 입찰담합이나 시정명령 불이행 등 최소한의 악질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벌조항을 모두 없애면서 담합의 경우 수사권을 가진 검찰의 직접 수사를 통해 적발과 처벌이 용이하도록 공정위의 전속고발권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한다.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경제활동까지 형벌로 다스린다면 전과자를 양산하고 경제를 위축시켜 하루아침에 기본경제질서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1차적으로 시정명령을 통해 경쟁제한행위를 시정하고 시정되지 않을 경우 벌을 가하는 방식이 경쟁촉진을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공정거래법의 본래취지에 맞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것이다. 신박사는 『모든 광고에 대부분 과장이 섞여 있는데 허위·과장광고도 형사처벌대상』이라면서 『공정거래법 위반사건은 강·절도 등과 달리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에는 사실 외국에 비해형사처벌대상이 많다.시장지배적 지위남용,기업결합 제한,출자총액 제한을 비롯한 경제력집중억제 위반,부당공동행위(담합),사업자단체의 경쟁제한행위 등에 대해 3년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이하의 벌금(66조),거래거절·허위표시광고 등 불공정행위,재판매가격 유지,부당 국제계약 체결,시정조치 불응 등에 대해 2년이하의 징역이나 1억5천만원이하의 벌금(67조)에 각각 처하도록 돼있다.그밖의 벌금조항도 있다.66,67조에 대해 전속고발권을 행사한다.전속고발권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합헌판결을 내렸다. 공정거래와 관련,과징금이나 과태료 등과 달리 전과에 기록되는 징역이나 벌금 등 형사처벌대상의 경우 미국에서는 독점시도와 담합뿐이며 독일에는 전혀 없다.형사처벌대상이 없으니 고발할 필요도 없다.우리나라와 비슷한 일본의 경우도 담합,독점,기업결합,사업자단체 금지,시정명령 불이행만이 형벌대상이고 일반불공정행위나 허위과장광고,재판매가격유지 등은 형벌은 물론이고 과태료부과대상도 아니다. 공정위는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이달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형벌조항에 대해서는 담합과 기업결합이나 독과점지위남용 등 구조적인 사안이나 국민건강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한해 남기고 대부분의 일반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없앨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형벌이 가능한 사안중에서도 담합 등 일부에 대해서는 전속고발권 적용을 배제,검찰이 자체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아울러 검토중이다.담합 등에 대해서는 과징금상한선도 매출액의 5%에서 10%정도로 상향조정할 방침이다.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57조)도 1년에서 3년으로 늘릴 계획이다. 형벌조항을 축소할 경우 소비자보호보다는 대기업쪽을 거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독점규제및 공정거래법의 본래 취지는 경쟁촉진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이루자는 것이고 소비자후생증대는 경쟁촉진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과 소비자보호법을 혼동해서는 안된다』면서 『소비자보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실체규정이 미비된 소비자보호법,식품위생법 등 관련법 개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관계부처 협의나 공청회,당정협의,국회 심의 등 향후 공정거래법 개정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법개정이 어떤 모습으로 확정될지 관심거리다.〈김주혁 기자〉
  • 김일성 찬양보다 북 개혁 촉구해야(박화진 칼럼)

    『한때 일본에서도 대학시절 「자본론」「유물론」「변증법」따위 마르크스·엥겔스 저서들을 읽고 진보적사상에 심취해보지 못한 사람은 지식인 대열에 끼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그러나 오늘의 사정은 매우 다르다.대학가서점에서 마르크스·엥겔스 전집들이 사라진지 오래다.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부 한국대학생들만,러시아나 중국에서도 외면당하는 파산선고의 마르크스 사상과 이론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해가 가지않는다』 옛공산권 붕괴와 개혁이 한창이던 시절 어떤 서울주재 일본신문특파원이 쓴 글의 한토막이다. 북한은 마르크스·레닌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옛소련이 세계적화전략의 일환으로 만든 위성국의 하나다.그 종주국의 공산주의체제는 붕괴된지 오래며 아시아공산권의 대부였던 중국과 베트남,몽골까지 자본주의 시장경제 도입에 경쟁적으로 열을 올리고 있는데도 자본주의 도입은 커녕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이름의 공산체제를 고집하고 있는 북한이다.사회주의체제가 옛소련이나 중국과는 달리 북한에만은 그들이선전해온 「지상천국」을 건설해 주었기 때문인가.그렇다면 세계는 물론 우리도 당연히 따르고 배워야할 일일지 모른다.고르바초프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강조한 적이 있지만 이념과 체제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답게 살수 있도록 하기위한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의 북한이 드러내고 있는 모습은 지상천국아닌 지옥을 방불케 하고있지 않은가.연이어지는 탈북자,북한 여행자 증언 가운데 절반을 과장이라해도 오늘의 북한은 지옥중에서도 상지옥이란 말이 훨씬 어울린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먹을것이 없어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일가족 동반자살이 잇따른다』는 탈북귀순자 정순영씨의 9일 증언에 많은 우리국민은 연민과 충격을 넘어 분노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북한을 이처럼 비참하게 만든 책임은 과연 누구와 어디에 있는 것인가.옛소련과 동구 그리고 아시아공산권에서 실패한 마르크스·레닌주의 공산체제 50년의 결과이며 그체제를 도입하고 주도한 장본인으로 지난 8일 2주기가 지난 김일성에게 궁극적인 책임이 있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 김일성을 찬양하며 재평가해야 한다는 성명이 북한정권아닌 한국 대학생단체에서 나왔으니 시대착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부 좌경학생집단에 지나지 않으면서 한국의 전체대학생을 대변하는양 「한국대학총학생연합」(의장=정명기 전남대 총학생회장)이란 거창한 과장단체명을 쓰고있는 이른바 「한총련」이라는 단체의 성명이다.『김일성주석은 항일무장투쟁을 벌이고 해방후 한반도에 들어와 친일파청산과 「새사회건설」을 위해 노력했다』며 이북사회를 50년간 이끈 지도자로서 정당하게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개인숭배의 김씨세습왕조 건설을 위해 민족분단을 강요하고 6·25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했으며 오늘의 북한을 「공포와 굶주림의 동토공화국」으로 전락시킨 것을 「새사회건설」의 노력으로 높이 평가해야 한다니,아직은 배우는 학생들이라지만 말문이 막힌 국민들이 많았을 것이다. 범국민적 분노와 개탄을 샀던 김일성사망조문 파동이후 기세가 꺾였던 일부 좌경학생들의 김일성찬양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인가.최근의 미묘한 내외정세 전개와 관련이 있는것은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식량지원등 미국의 대북 관용태도와 총선등을 통한 러시아및 동구 사회주의세력 부활 움직임등에 고무되고 그에 편승한 교활한 국민기만의 행동일지 모른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이라면 허황된 환상과 미망에서 하루속히 깨어나야 한다.미국과 우리의 북한지원이나 관용은 한반도안전을 위협할수 있는 북한의 갑작스런 파멸을 가능한 막으며 질서있고 자발적인 민주화 개방·개혁의 연착을 돕고 유도하기위한 것이지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체제 고수를 돕기위한 것이 아니며 동구나 러시아총선의 사회주의 세력부상도 부진한 개혁성과에 대한 불만과 채찍의 의사표시이지 공산독재체제의 복귀에 대한 지지증대는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으로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고 2천만 북한동포를 도우려 한다면 조문파동에서 보았듯이 결과적으로 남북관계를 방해하고 동결시킬 김일성 재평가·찬양 성명발표같은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라 북한의 조속한 민주화 개방·개혁과 민족화합에의 동참을 촉구하고 유도하는 일에 먼저 발벗고 나서야 할것임을 한총련 학생들은 조속히 깨달아야 할것이다.〈심의·논설위원〉
  • 문학평론가 박덕규씨 첫 창작집 「날아라 거북이!」 출간

    ◎잘난 인간들의 구린 뒷모습 풍자/고상한척 하는 이들의 물욕·쾌락욕구 등 해부 『고상하고 정신적인 듯한 거죽에 물질과 쾌락에 대한 욕구를 덮어가리고 있는 천민자본주의를 발가벗겨 봤습니다』 문학평론가 박덕규씨는 곧 민음사에서 나올 첫 창작집 〈날아라 거북이!〉에 대해 문화라는 한마디를 업고 잘난 체하는 이들의 실체를 캔 작품이라 밝혔다.이 책에 실린 8편중 출판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압도적인 것도 출판이야말로 「문화」라는 기호를 만들어 세간에 전달하는 대표적 문화산업이기 때문.이 때문에 우리 출판계의 숨겨진 뒷모습을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의 한편인 「날아라 도적떼!」는 대하무협소설 「밤의 도적」으로 먹고사는 청록출판사를 배경으로 그 직원들의 물고 물리는 욕망을 그리고 있다.대형서점 담당자들에게 얼마씩 집어주고 자사책을 베스트셀러로 올리라는 사장의 지시에 영업부장은 리베이트의 일부를 자기 주머니로 집어넣는다.자사 책은 한권도 안 읽었으면서 출판사에 다닌다고 뻐기는 경리 김미라는 관리부장의 영업비를 좀도둑질한다.「밤의 도둑」이 자기소설 표절이라며 고발태세인 작가를 여자관계를 빌미로 협박하려는 기획실장도 무마비의 일부를 탐내고 있다. 이밖에 뽕짝을 즐기면서 문화인인체 하는 이중성(「날아라 박노식!」),몸이 둔해 거북이라는 별명을 얻은 잡지사 기자의 천년묵은 거북이 방생대회 취재기(「날아라,거북이!」),황석영 소설 「객지」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동혁의 공처가전(「날아라 동혁!」) 등 속도감 있고 풍자적인 문장에 웃지못할 현실이 담겼다. 박씨는 『문학상에 얽힌 뒷얘기를 다룬 장편을 끝낸 다음 북한 귀순자를 통해 통일문제에 접근하는 작품도 써보겠다』고 다음 창작계획을 세워두고 있다.〈손정숙 기자〉
  • 북한의 정책노선 딜레마/“경제난 타개” 제한적 자본주의 실험

    ◎체제붕괴 우려해 시장개방에 한계 과연 북한은 변하고 있는가.반세기 가까이 북한을 철권통치했던 김일성의 사망 2주기(8일)를 맞이하면서 제기되는 의문이다. 김일성의 유산은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그의 상속자 김정일에 의해 충실히 계승되고 있다.주체사상과 「우리식 사회주의」등 그의 생전의 노선이 「김일성 없는 북한」에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이는 『김일성만 죽으면 북한도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믿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불가사의하게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철옹성처럼 변화를 거부하던 북한체제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음은 부인키 어렵다.무엇보다 눈에 두드러지는 변화는 조심스럽지만 폐쇄와 고립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다. 서방자본과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불러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대표적이다.물론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라는 좁은 울타리내이긴 하다. 경수로 건설 예정지인 함남 신포에 수차례에 걸쳐 남한 기술진을 포함한 외부 관계자들을 불러들인 사실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이중적 노선은 주변국과의관계에서도 나타난다.종래 「철천지 원쑤」로 간주했던 미·일과는 적극적인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으나 남북대화는 계속 거부하고 있다.이른바 「통미봉남」 노선이다. 이같은 양면성이야말로 김정일체제의 본질이자 한계다.김은 권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선 주체사상과 같은 「혁명위업」 계승을 부르짖어야 하나 당면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이를 청산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말하자면 겉으로는 자력갱생 위주의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해야 한다.하지만 내용면에서는 대외개방은 물론 부분적이나마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실제로 올들어 북한이 자본주의적 영농방식을 「실험」하고 있다는 첩보도 정부당국에 의해 입수된 바 있다.북한의 일부 지역에서 10가구를 한묶음으로 토지를 분배한뒤 생산과 처분을 자율화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북한」이 중국 수준의 시장사회주의로 전환할 기류는 아직도 엿보이지 않고 있다.중국은 지난 70년대 공산당대회에서 자본주의시장경제를 사회주의 경제의 「보완수단」으로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비해 북한은 경제·무역·농업등 3대 제일주의를 외치면서도 여전히 제한적인 개방에 머무르고 있다.체제붕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나마 구조적 체제개혁이 뒤따르지 않는한 부분적 개방의 효과도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김정일 스스로 필승불패로 규정한 「우리식 사회주의」의 장래가 결코 장미빛이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구본영 기자〉
  • 북 김정우 15일 방일/대외 부위장/홍콩도 방문 예정

    김정우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이 오는 15일부터 이달말까지 일본·홍콩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북한의 경제 및 외자 유치담당 총책인 그의 방문은 자본주의 시장 진출과 투자 유치에 주목적이 있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 북 자영업 허용… 자본주의 실험/평양 등 가판대 설치 식품 판매

    ◎체첸전반의 중대한 변화 예고 최근 북한내부에서 경제체제의 변화 조짐이 속속 외부로 표출되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당국이 20여일전부터 「가내방이라는 소규모 자영업을 공식 허용했다는 첩보가 대표적이다.평양시내와 교외지역에서 일부 주민들이 가판대를 설치,손수 마련한 식품과 직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의 1일자 평양발 보도 내용이다. 북한이 최근 기존의 사회주의적 협동농장 방식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첩보도 우리 정부에 입수된 바 있다.북한의 일부 농촌지역에서 10가구를 한 단위로 해 일정한 토지를 분배해준뒤 생산과 처분을 자율화하고 있다는 중국측 정보통의 제보였다. 물론 정부는 이중 이타르타스 통신의 보도는 상당히 과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 58년 북한당국이 이미 허용한 농민시장(일명 장마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추측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가내방은 「가내작업반」이 와전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가내작업반이란 북한의 일부 가정이 지방공장에서 원자재등을 갖고와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방식이다.최근 북한주민들의 생활고가 심화되면서 가내작업반 생산품 일부가 각 지역 장마당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움직임들은 북한사회가 자본주의 시장원리에 젖어드는 징후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1개군에 하나씩 월 3회(1,11,21일) 허용된 장마당이 최근 대도시 근교에서 매일 열리고 있어 그 자체가 중대한 경제체제 변화라는 것이다.변화의 조짐들이 김일성 사망 2주기(8일)를 앞둔 시점에서 터져나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경제를 일으키지 않고는 권좌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김정일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중국식 사회주의와 같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려는 전주곡으로 보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게 지배적 견해다.살얼음을 딛듯 조심스럽게 사회주의경제에 이윤동기에 입각한 자본주의적 요소를 가미하는데 그치고 있는 탓이다. 다만 배급체제와 주체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철옹성이 외벽부터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부인키 어렵다.때문에 이같은 점진적인 변화는 북한체제 전반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정치적 개혁은 묶어둔 채 경제적 회생만 추구한다는 게 김정일정권의 의도일 수 있다.하지만 경제 개혁의 여파는 주체사상을 약화시켜 마침내 북한체제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구본영 기자〉
  • 혼례비용(외언내언)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절묘하게 파헤치는 소설가 박완서씨가 장편 「휘청거리는 오후」를 발표한 것은 지난 70년대.이 작품의 주인공인 중소기업 사장은 세딸의 혼수 마련에 허덕이다가 결국 자살하고 만다.그로부터 20년도 더 지난 이제 호화혼수와 지나친 결혼비용에 관한 이야기는 진부한 것이 되고 말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조사 결과 혼례로 인해 지출되는 비용이 연간 12조원을 넘고 신랑·신부 한 쌍의 결혼비용이 주택마련 비용을 제외하고 평균 3천6백22만4천원에 이른다고 한다.지난 94년을 기준으로 한 액수다. 이 수치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실제보다 적다」는 것이다.전국적인 평균이니 도시인들에겐 체감액수보다 훨씬 적어 보이는 모양이다.그러나 이 액수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8.6배에 달하는 것이다.며칠전 외신은 일본의 평균 결혼비용이 주택마련 비용을 포함해서 4천7백50만원이라고 전했다.우리가 일본보다 결혼비용을 더 쓰는 셈이다. 「풍속의 역사」의 저자인 에르하르트 푹스에 의하면 결혼식은 『그 시대 풍속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보여 주는 대표적인 행사』다.결혼식으로 드러나는 우리사회 풍속은 천민자본주의의 극치.최근 결혼 파경의 원인중 호화혼수 문제나 이른바 「시어머니의 리스트」등 시댁의 지나친 혼수요구로 인한 것이 20∼30%에 이른다고 여성단체들의 보고서가 밝히고 있다. 사회학자들 사이에선 중산층 이상의 결혼이 매매혼의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하고 부에 편승하려는 가치전도 현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모 세대와 달리 풍요로움을 누리며 자란 신세대들이 부모의 재력을 바탕으로 가능한 한 편안하게 결혼생활을 시작하려는 바람도 여기에 편승하고 있다. 부유층부터 솔선수범해서 우리 사회의 뒤틀린 결혼풍속을 바꾸어 나가야 하겠다.〈임영숙 논설위원〉
  • 북한,대미자세 180도 달라졌다

    ◎올들어 「반미투쟁 월간」 자취 감춰/주적 대상 탈피… 관계개선에 주력 『북한의 대미 자세에 「코페르니크스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한 정부당국자는 30일 북한이 올들어 종래 미국을 「주적」으로 삼아왔던 자세에서 급격히 탈피하고 있다는 점을 이렇게 강조했다. 북한의 대미 자세전환의 결정적 징후는 올들어 이른바 「반미 공동투쟁월간」이 슬그머니 사라진 점이다.지난 59년 이래 매년 6월25일부터 7월27일까지 약 한달간 연례적으로 전주민을 총동원해 펼쳐오던 대대적인 반미선전공세가 자취를 감춘 것이다. 북한은 지난 91년까지는 매년 「반미 공동투쟁 월간」을 지정,북한 전지역에서 반자본주의사상과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는 각종 행사를 동시다발적으로 벌였다.긴장된 동원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내부단합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나아가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 및 정당단체들과 공동으로 「조선 인민과의 연대성행사」를 이 기간 동안 병행해 국제적인 반미,반한투쟁을 선동하기도 했다.그러나 미국과의 관계개선 필요성을 절감한 이후인 92년부터는 행사규모 자체를 눈에 띄게 축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올해는 6월25일부터 7월27일까지를 「범청학련 반미 평화월간」으로 설정했다.그래서 반미투쟁 선동이 아니라 아예 조·미 기본합의서 이행을 부르짖으며 적대관계 종식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분단이후 북한의 혁명전략의 양대축인 「반미 자주화투쟁」과 「반파쇼 민주화투쟁」중 전자가 사실상 실종된 것을 뜻한다.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앞당기기 위한 본격적인 정지작업일 것이다.북한이 대미 관계개선과 이를 통한 유·무형의 지원획득이야말로 그들식 표현대로 체제생존을 위한 「중심고리」로 간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도 이 점을 강조했다.즉 『북한을 지탱해온 중요한 수단이었던 대미 적대정책이 미국과의 관계개선 정책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때문에 이같은 자세전환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대남 적대정책의 강화로 투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김정일의 북한체제가 의도적으로 대남 긴장을 고취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요컨대 미국이라는 「주적」이 사라진 마당에 남한에 대한 적대감을 증폭시켜 그들의 취약한 정권기반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는 얘기다.최근 격화되고 있는 북한의 대남 비방도 이와 무관치 않은 셈이다.〈구본영 기자〉
  • 「홍콩의 앞날」 우려할 것 없다/여신(지구촌 칼럼)

    ◎중의 일국양제정책 자본주의·자치 보장 1년뒤 오늘인 97년 7월1일,홍콩은 중국의 품으로 돌아온다.외국침략에 의해 식민지로 전락했던 홍콩은 줄곧 중화민족의 수치였다.1840년 제국주의 영국은 청나라정부의 아편수입금지에 맞서 전쟁을 일으켰다.「아편전쟁」이란 이름으로 역사의 한 장을 차지한 이 전쟁으로 청나라는 굴욕적 남경조약을 맺고 거액의 배상금과 함께 홍콩섬을 떼어준다.이때부터 홍콩의 식민통치가 시작됐다. 한나라가 마약을 팔기위해 다른 나라에게 전쟁을 걸고 영토를 점령한 사실은 인류역사에서 흔한 일은 아니다.청나라가 혁명으로 넘어간 뒤 어떤 중국정부도 홍콩 관련 불평등조약에 대해 승인하지 않았다.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뒤 중국정부는 청나라와 영국이 맺은 홍콩에 관한 불평등조약 약속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또 홍콩은 중국 영토임을 확인하면서 조건이 성숙될 때 홍콩의 주권을 회복할 것임을 천명했다. 82년에 시작된 중·영간의 홍콩반환협상은 84년12월 「중·영 연합성명」으로 열매를 맺었다.이 연합성명은 97년 7월1일 홍콩의 중국반환과 중국의 홍콩에 대한 주권회복을 규정했다.홍콩의 중국귀속은 침략전쟁이 빚어놓은 역사의 불공정을 바로 잡는 것이며 동시에 아시아에서 식민주의 통치의 종식을 선언하는 것이다. ○식민주의 통치 종식 정의를 추구하고 식민주의 압제를 겪어낸 인민들은 중국의 홍콩에 대한 주권회복을 지지하고 동감한다.그러나 홍콩의 미래에 대해 회의와 불안을 퍼뜨리려 시도하는 세력도 있다.심지어 악의로 중국정부를 비방하고 중국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임 정서를 고취하고 부채질하고 있다.그들은 근거없이 『홍콩이 중국에 귀속되면 경제적 번영을 계속 유지할 수 없을 것이며 국제무역·금융 중심지의 위치를 잃을것』임을 주장하고 예언한다. 그들은 또 『중국은 홍콩주민의 자치권리를 존중하지 않을 것이며 홍콩의 민주주의를 박탈할 것』이라고 강조한다.비록 소수에 의한 것이지만 이같은 소음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전후 역사가 증명하듯 식민주의자들은 식민통치를 자발적으로 포기치 않으려한다.그들은 오직 형세와 흐름에밀려 부득이하게 그렇게 할 뿐이다. 그들은 식민지에서 떠나갈 때 한보따리의 골칫거리와 문제를 남겨놓는다.식민통치자들과 밀접한 일부 세력도 식민지에서 누리던 정치·경제상의 특권 향유의 연장을 위해 별의 별 수를 다 부린다. 사실 영국도 먼저 홍콩의 주권반환을 원치 않았다.다만 중국정부의 확고한 원칙,입장과 노력에 의해 여러차례의 힘든 협상을 거쳐 합의를 이뤄냈다.홍콩의 중국반환은 협상을 통해 역사가 남겨놓은 영토 및 주권의 숙제와 국제적 분쟁거리를 풀어낸 성공 사례라 말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풀수 있었던 것은 바로 중국이 채택한 「일국양제」(하나의 나라 두가지 제도)란 정책 덕분이었다.등소평이 제창한 이 제도는 중국대륙의 사회주의와 홍콩의 자본주의 생활방식이 하나의 영토주권이란 조건아래 최소 50년간 지속될 것임을 보장하고 있다.이 정책은 한편 ▲중국의 홍콩에 대한 주권회복 ▲홍콩주민의 충분한 권익보장 ▲영국과 기타 외국의 홍콩에 대한 투자 등 합법적 권익보장을 의미한다.「중·영 연합성명」은 85년부터 정식 효력을 발생했고 홍콩은 「일국양제」를 향한 과도기를 거쳐왔다. ○분쟁 협상해결 사례 「중화인민공화국 홍콩 특별 행정 기본법」은 광범위한 홍콩 및 중국각계인사들의 의견을 수렴,90년4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제정·반포됐다.기본법은 97년7월이후 홍콩에 특별행정구의 수립과 고도의 자치를 규정하고 있다.하나의 국가내에 사회·경제·정치 및 법률체제가 다른 체제를 운영하는 것은 역사적 전례가 없는 새로운 창조이며 중국이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룰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평화통일 가능해져 「고도 자치와 항인항치」(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는 의미)를 뼈대로 삼고 있는 기본법은 홍콩 행정특구의 각종 자치권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외교,국방,최고 수반인 행정장관 및 몇몇 주요관리 임명의 중앙정부 귀속을 제외하곤 홍콩 행정특구는 행정관리권,입법권,독립적인 사법권 및 최종 심판권등의 영역에서 광범위한 자치권을 향유한다.기본법을 이해한다면 홍콩의 앞날에 대해 우려가 사라질 것이다.홍콩이 과거 채택한자유경제제도의 방법과 완전한 개방경제정책을 기본법은 규정하고 있고 이같은 보장은 홍콩이 국제금융·무역의 중심지로서의 진일보한 발전을 기약케 한다. 지난 1백50년 식민통치기간 전국민의 90%를 넘는 홍콩 중국인들은 기본적 민주권리를 박탈당해왔다.앞으로 기본법에 따라 입법기관은 평등선거로 구성될 것이며 행정장관 역시 종래엔 선거로 선출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일부의 우려와 달리 홍콩의 민주주의는 97년 7월1일이후에야 영국에 의해 임명된 식민지 총독독재체제에서 벗어나 진정한 민주주의로 첫발을 내디딜수 있게 될 것이다. 중국의 홍콩에 대한 주권회복은 역사적 조류다.
  • 한국기업 진출이후(변화하는 동유럽:4)

    ◎사원복지 향상… 자본주의 맛 만끽/무료점심 먹고 충분한 휴식시간 가져/노사화합·결제 신속… 기업 신뢰 회복 동구의 근로자들은 점심시간이 따로 없다.빵조각을 비닐봉지에 싸와서 10여분만에 먹어치우는 것이 그들의 점심식사이다.그리고는 또다시 하는둥 마는둥 작업을 시작한다.한국기업이 동구에 진출하기전 모습이다. 그러나 이제는 동구 근로자들의 생활이 바뀌고 있다.대우자동차는 근로자들에게 구내식당을 만들어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1시간 점심시간을 줬다.근무시간은 철저히 지키라는 약속이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그리고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해 스위스제 마스크와 귀마개를 나눠줬다.옛날같으면 생각도 못하던 사원복지에 근로자들은 자본주의 맛을 톡톡히 느끼고 있다.국가가 국민을 먹여살려준다는 사회주의식 복지관이 이제는 회사가 복지를 담당하는 데로 바뀌고 있다. 바르샤바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은 근로자들과 단합시간을 많이 갖는다.근로자들에게 술자리를 마련하거나 대화 시간을 가지면서 동서양의 이질적 문화를 극복하려 한다. 근로자들은 회사의 세심한 배려에 매우 고마워하는 것은 물론이다.하지만 그들은 술을 한두잔 마신뒤 몰려나가 민속춤인 단스 루도베를 추며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에 돈도 많이 들지 않는다고 석진철 대우­FSO사장은 소개한다. 근로자들은 이제 한국인 기업을 신뢰하고 따르기 시작했다.묵은 빚더미도 깨끗이 청산해 자재 공급업체들도 신속하게 자재를 공급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본주의를 완전히 익히기도 전에 파업을 배워 한국인 책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한 한국업체는 지난해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공장 근로자 8백80명을 한국내 공장에 연수를 보냈다.기술능력을 배양하고 한국을 알리려는 계획에서다.이들은 연수과정에서 파업을 배워와 올해초 한차례 파업을 벌였다.루마니아 정부 고위층들이 직접 나서 자제를 호소하는 등의 진통을 겪은뒤 파업은 잠잠해졌다. 동구에서 만들어내는 한국기업의 자동차는 해당 국가에서 시장점유가 일차적 목표이다.하지만 값싸고 질이 좋지 않은 동구산 자동차는 경쟁 대상이 아니다.우선은수입산 서구의 중고자동차와 경쟁해야 한다.체코의 AVIA사가 만드는 트럭은 이미 국내에서는 독점상태이고 유일한 경쟁상대는 이탈리아의 이베코 트럭이다. 해당국의 시장확보 다음에 수출에 뛰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서구시장 진출이 우선적 과제이고 세계시장 진출도 해야한다.하지만 가격경쟁력 면에서 동구진출 한국기업들의 경쟁 대상은 한국이다. 북한은 대우가 인수한 AVIA사에서 생산한 트럭을 순수 체코산인줄 알고 사들였다.아직은 한대에 불과하지만 동구시장의 가능성을 엿볼수 있는 단면이다.〈프라하=박정현 특파원〉
  • 사회표정(홍콩반환 앞으로 1년:3)

    ◎거세지는 대륙풍… 미래불안 점증/「중정부 50년간 자치보장」 확신 못가져/“실력보다 북경과 연줄이 더 중요” 팽배 「대륙인들이 몰려온다」­주권반환을 앞두고 홍콩 현지언론과 주민들이 점증하는 대륙인의 물결과 영향력을 걱정스럽게 비꼬는 말이다. 93년말이후 합법적으로 홍콩에 정착한 대륙인은 12만명.지금도 하루에 1백∼1백50명이 중·영 합의로 합법적인 정착을 위해 국경을 넘고 있다.중국기업의 홍콩상륙도 3천2백20개,상주파견 직원 6만5천6백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홍콩·중국 국경간 일반인들의 인적왕래도 계속 늘어 대륙입김이 강해지고 있다는게 정위명 홍콩스탠더드지 편집부국장의 지적이다. 순조로운 사업진행을 위해 중국고위층과 친해보려는 경향도 두드러졌다.홍콩인들이 강택민·전기침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손님에게 자랑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게된 것도 대륙바람중 하나다.몇년전만해도 찾기힘든 북방풍미의 고급음식점이 늘고있고 북경말을 들을 기회도 늘었다.대개 접대받거나 공금사용중 하나다.경제계의 북경향하기는 오래된 일로 패튼 총독이 『재벌들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홍콩 이익과 민주주의를 팔아넘기고 있다』고 열내지만 푸념정도로 치부된다.18만여명중 77%가 외국여권을 가졌다는 공무원사회도 북경 눈치보기엔 지지않는다.입조심은 물론이고 레임덕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중문대 정치행정과 옹송연 교수는 지적한다. 외지인을 배척하려는 경향이 심한 연예계에 최근들어 대륙출신의 샛별이 각광을 받고 있다.홍콩입성 14개월밖에 안되는 다이아나 펑 단씨(23).발레리나에서 영화배우로 전향한 호남성출신의 이 여배우는 「실력보다 북경에 힘있는 사람과의 관계가 성공의 비결」이란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소문의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사회 각 부문에 퍼진 대륙거부반응과 대륙입김 걱정 분위기를 보여준다. 북경측은 기회 있을 때마다 50년이상 현행 홍콩제도 및 자본주의보장등 1국양제 원칙불변을 강조한다.강택민·이붕도 고도자치,홍콩인에 의한 홍콩통치약속에 앞장서고 있다.반환이후도 홍콩은 독자적 재정권·조세권·화폐발행권을 갖는다.무관세정책,외환 자유이동,독자적 여권발급 권리도 유지한다.국제기구에 참가하고 체육행사에도 별도 팀을 파견한다. 그런데도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실질 보장문제에서는 현지인들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홍콩정부의 로살린 로우 부국장은 월례 전화 여론조사결과 시민의 가장 큰 문제는 『홍콩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조사됐다고 말한다. 천안문사태의 기억과 아직도 모호한 정치일정 및 지도자 선출방법등은 불안을 부채질한다.「중국이 독단적으로 행정장관을 임명하고 임시입법국(의회)을 구성하려한다」는 비난이 일자 노평국무원 홍콩·마카오 담당관실 주임(장관급)이 현지에 와 관계자 및 시민을 만나는 등 여론수렴에 성의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기본권법의 개정 및 입법의회해산방침 등은 현지인들의 중국에 대한 점수를 깎아먹고 있다. 종교·인권단체들의 걱정은 이런 분위기를 뛰어넘는다.「대륙 민주화지원 홍콩위원회」등 민주화지원 단체의 수명이 얼마 남지않은 것은 물론이다.홍콩을 통해 자유를 찾던 대륙 반체제인사도 출루 봉쇄에 직면했다.중국이 내국인 자치종교단체만을 인정하는 관계로 가톨릭단체는 비상사태를 맞고있다. 대륙인들이 보는 홍콩인은 애국심도 귀속감도 인간미도 없이 단지 계산에만 밝은 깍쟁이들이다.반면 홍콩인들이 보는 대륙인은 무식하고 투박하면서도 권력을 이용,위에 올라서려는 위험한 속물로 비쳐지고 있다.언어학상 독일어와 프랑스어의 차이보다 더 큰 북경어와 광동어만큼,대륙인과 홍콩차이니즈의 거리는 넓다.〈홍콩=이석우 특파원〉
  • 「현대 한국정치 재성찰」 정치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 요지

    ◎특정지도자 중심 정당운영 탈피해야/경선통한 세대교체로 당내민주화 확립 시급/대북경협 민족경제공동체 기반형성 계기로 한국정치학회(회장 신정현)는 27일부터 2박3일동안 부산 파라다이스비치호텔에서 「현대 한국정치의 재성찰­전근대성,근대성,탈근대성」이라는 주제로 96년도 하계학술대회를 갖고 있다.다음은 이번 대회에서 발표될 논문 요지. ◇15대 총선과 한국정당정치의 과제(정용대 여의도연구소연구위원)=정당 운영과정이 비민주적이거나 인물중심적일 때 정당과두화,선거과정의 독점화,정당의 자기특권화 현상이 나타난다.새로운 정당정치 운영을 위해서는 우선 정당의 활동과 결정이 특정지도자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보편적이고 독자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개인이 아니라 정당이 핵심적인 정치단위가 될때 비로소 정당정치가 가능하다.중요한 것은 정권에 대한 국민의 적절한 견제가 이뤄지도록 제도권내 민주화 의지를 높이고 의회내 정당의 정치적 의지가 수렴되도록 당내 민주주의를 수립하는 일이다.세대교체와 당내 경선을 통한 인물 교체로운영의 효율성과 체제의 정당성을 보강해야 한다. ◇한국 원내정치세력의 이합집산(이정희 한국외국어대 부교수)=한국의회정치가 안정적 구도하에서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가지 못한 이유의 하나로 원내정치세력의 불안정성을 들 수 있다. 원내정치세력의 이합집산의 특징은 첫째,정치지도자가 원내정치세력을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가에 따라 양태를 달리한다는 것이다.둘째,보스중심 정당운영,계파정치,당내 정책결정의 비민주성,정당간 이념과 차별성 부재도 정당정치의 파행과 직결돼 있다.셋째,이합집산은 잠재적 일탈과 통합의 과정이 지속적으로 진행된 결과이다.넷째,이합집산은 특정 정치인의 생존전략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다섯째,13대 국회의 3당합당은 여야의 통합을 이룬 것이어서 이합집산의 범위와 가능성을 넓혀 놓았다.앞으로 원내정치세력의 이합집산은 대폭적으로 자주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한국 지역감정의 역사적 배경­호남 포비아(Phobia)를 중심으로(신복용 건국대교수)=우리가 겪는 지역감정 문제는 호남 포비아(배격)를의미한다.지역감정의 핵심은 호남의 소외이다.이는 체제의 산물이 아니라 오랜 역사에 걸쳐 형성된 소산이다.호남포비아의 이론적 공급처가 된 왕건의 훈요십조등은 호남에 대해 신라 유민들이 가지고 있던 적대감의 표현이었지 과학적 근거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따라서 호남포비아는 천형이 아니라 인재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행정구역을 개편해야 한다.도를 없애고 고려시대나 일본처럼 광역 군현제도로 바꿔야 한다.도를 없애면 지역감정이나 이로인한 포비아가 어느정도 극복된다.균형있는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이는 호남선의 복선화 같은 물질적 투자뿐만 아니라 능력위주의 인재등용을 포함하는 것이다. ◇남북대화의 과거·현재,그리고 미래(이창헌 조선대교수)=정부 일각에서 미·북,일·북 관계개선이 남북관계 개선과 별개로 급속히 진전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나 그럴 필요는 없다.이들 국가와 북한간 관계개선이 장기적으로 남북관계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는 촉매가 되는 한편 한반도에서 북한의 우발적 행동을 억제시키는 견제장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한의 대화전략은 시기별로 목표를 설정,장기적인 차원에서의 통일과 중기적인 차원에서의 평화체제 구축,그리고 단기적인 차원에서의 긴장완화를 정책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경제특구정책과 외자유치(남궁영 민족통일연구원연구위원)=북한은 나진·선봉지역을 경제특구로 분리운영,외국자본과 기술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향유하는 한편 소위 「자본주의적 오염」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그러나 외자유치가 북한체제에 미치는 제반 파급효과를 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특히 북한은 중국에 비해 경제규모가 매우 작아 나진·선봉경제특구의 경제활동이 북한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에 비해 매우 클 것이다.한국은 대북 경협및 두만강 지역개발계획을 경제발전이외에 남북관계 개선과 민족경제공동체 기반형성의 계기로서 활용한다는 견지에서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 개발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와 정치발전­지방자치의 문제점과 의회활동을 중심으로(이영 전부산광역시의회 운영위원장)=지방자치의 근본정신에 걸맞게 자치사무의 확대가 필요하다.자치사무의 예시건수를 늘리고 개별법에 의한 제한규정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지방자치법 개정이 필요하다.지방자치기능과 밀접한 국가사무를 중점 조사,이양과 위임대상 사무를 발굴해 관련법의 개정을 통해 지방이양을 확대해야 한다.〈정리=박찬구 기자〉
  • 각국의 사회문제/루마니아(변화하는 동유럽:3)

    ◎버려진 고아 해결이 최대 과제/정부는 재정난 때문에 고아원 수용 못해/파선 부동산 가격 폭등… 집사기 어려워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시내를 나다니려면 개를 조심해야 한다.주인 없는 개는 한마리 또는 몇마리씩 무리지어 다니면서 사람을 문다.사람도 먹고 살기 어려워 버려진 개다. 한국의 한 대기업체 사장은 출장을 왔다가 7∼8마리의 개에게 물렸다.광견병이 없다는 말을 듣고서 안심을 했지만 당시의 당혹감을 생각하면 아직도 개만 보면 피한다.그는 루마니아를 방문하는 사람에게 「개조심」하라는 말을 가장 먼저 해준다. 개와 함께 버려진 고아도 많다.루마니아의 「3다」 가운데 2가지다.고아는 부쿠레슈티거리의 하수구에 몰려서 살고 있는데 이 고아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요즘 루마니아의 시급한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유명한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고아들」이다.최근 미 시사주간지 타임도 루마니아의 고아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차우셰스쿠는 국민이 많아야 국력이 커진다는 허황된 신념 아래 국민의 출산을 장려했다.임신중절도 법으로 금지했다.하지만 먹여살릴 능력이 없는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걸거리에 내버렸다. 엄밀히 말하자면 고아가 아닌 기아다.과거 공산독재정부는 고아원을 지어 이들 기아를 수용해왔다.그러나 공산정권이 무너진 뒤 새로 들어선 정부는 재정난 때문에 이들을 수용하기에 역부족이다. 차우셰스쿠는 이들 고아의 도움을 톡톡히 받은 적이 있다.차우셰스쿠는 똑똑한 아이를 뽑아 보안군에 배치했다.차우셰스쿠를 「아버지」라고 생각한 보안군 고아들은 지난 89년 혁명 당시 그를 위해 시민에 총격을 가하면서 차우셰스쿠를 보호하기도 했다. 공공병원에서 주사기를 반복사용하는 바람에 에이즈에 감염된 기아문제는 또다른 사회문제거리다.에이즈에 감염된 고아는 공식집계로 3천2백여명이다.한국정부에서도 「차우셰스쿠의 고아」들을 위해 무상원조를 했다.이 무상원조로 부크레슈티의 시내에 보건소를 짓는 중이고 올 가을쯤 완공될 예정이다. 그리고 시내에는 짓다만 건물의 흉한 모습이 곳곳에 있다.공산독재시절 추진하던 건축은 자본주의체제로 전환하면서시장경제원리에 맞지 않아 중단된 채 도시미관을 해치는 한편 시민의 생활에 불편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동구국가라도 폴란드에서는 사정이 정반대다.바르샤바에서는 돈주고도 집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부동산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평당 임대가격 평균 1백65달러(약 13만2천원)정도.동구사회에서는 엄청난 값이다. 대우가 바르샤바에 가장 높은 40층짜리 호텔을 짓고 건설사업에 뛰어들 계획을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높은 부동산가격 때문이다.대우는 중국 연변에 구축한 호텔망과 함께 호텔체인 이름을 「대우호텔」이라고 이름지을 방침이다. 루마니아대학 교수 월급은 한달에 50달러(4만원).가정부 월급 25달러보다 2배정도의 금액이다.대우자동차 근로자는 직급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보다 3배인 1백50달러선이고 광부는 2백50달러를 받는다.〈부크레슈티=박정현 특파원〉
  • 홍콩(중국반환 앞으로 1년:1)

    ◎“예측못할 미래” 낙관·불안 혼재/중국과의 경제통합 가속화… 무역중심지 자부심/주민 대부분 대륙출신… 체제·인권문제엔 회의적 세계적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 홍콩은 여전히 역동적이다.침사초이와 몽콕등 홍콩의 중심가는 번쩍이는 네온사인으로 밤 11시가 넘도록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그러나 그 화려함 속에는 불안도 함께 증폭되고 있다.내년7월1일로 예정된 중국반환이 1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홍콩에는 미래에 대한 낙관과 불안이 혼재하고 있다.홍콩의 반환은 단순히 홍콩이라는 영국식민지의 반환을 의미하지 않는다.19세기 제국주의 잔재의 청산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접목이라는 세기적 실험의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중국은 홍콩이라는 새로운 체제를 귀속시키며 발전의 기회와 동시에 도전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홍콩에는 실업률이 3.5%에 이르고 물가도 6.5%선을 넘어서는등 경제적 우려와 함께 반환후의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하지만 94년 폭등이후 내리막길이던 부동산값이 올들어 4∼5%가량 오르고 있고 연간 1천만명을 넘어선 여행객과 외국출장자들의 행렬이 이어지는등 미래에 대한 낙관도 건재하고 있다.신공항 건설사업,지하철 확장,부두 확장,간척사업,대형 건물 신규건설등….대형 토목사업이 제주도의 5분의 3만한 크기에 인구6백30만명의 복잡한 도시를 더 역동적으로 만들고 있다. 홍콩의 대표적 TV채널인 TVB 기자 곽방씨(28·여)는 『지난 84년12월 중·영 공동성명을 통해 반환이 발표된뒤 10여년간 시민들이 개인적으로 마음의 준비를 거쳐 비교적 담담한 상태』라고 소개했다.80년대초 부모따라 북경서 이주해온 곽씨는 『달라질 것이 없다.경제 통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낙관했다.지금도 매일 1백여명의 대륙인들이 중·영 합의에 따라 홍콩이주를 계속하고 있다. 부동산 및 건설업,금융등의 업체를 갖고 있는 캐피털 차이나그룹의 매니저 마이클 탕씨(40세)도 『홍콩과 중국경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상태』라며 『오히려 홍콩 통합은 무역활동에 도움이 되고 경제발전에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주재 미국상공인회와 일본상공인회도 지난해말 조사결과,경제적으로 장래를 낙관한다는 결과를 얻었으며 이같은 관점은 여전하다고 일본무역진흥회(JETRO) 마사루 이노우에 홍콩소장은 지적한다.이런 낙관론뒤에는 금융과 무역경제지로서의 장래에 대한 자신과 낙관이 깔려있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 10여년간 중국정부의 유화적 태도와 설득도 친중파의 세력을 더욱 확고하게 확산시키고 있다.중국지도층은 향후 50년간 자본주의제도를 유지시킬 것이라는 1국 2체제 방침,홍콩은 홍콩인들에 의한 고도의 자치를 보장할 것이라는 향인향치원칙등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과연 그러한 약속을 지킬지에 대한 의문과 미래에 대한 불안도 강하다.홍콩인들의 불안은 80년대초 해마다 2만명가량되던 해외이민자수가 87년 3만명으로 늘더니 반환이 임박한 92년엔 6만6천명,93년 6만2천명,95년 4만3천명으로 급증하는 데에서도 상징적으로 나타난다.떠나간 사람의 절반가량이 고학력 전문직이거나 부유층이란 사실도 홍콩사회에 타격이 되고 있다.대부분의 홍콩인들이 49년 대륙공산화와 함께 광동과 상해에서탈출해왔거나 62·63년 문화대혁명초기에 이주해온 사람들이고 보면 이들의 불안은 오랜 뿌리를 갖고 있다. 지척거리인 광주의 중산현이 고향이라는 택시운전자 황철일씨는 『불안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같은 서민들에겐 더이상 갈곳이 없다.오직 잘되길 희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색은 않지만 대륙에서 살려고 넘어온 사람들』이라면서 『정치개혁을 하지않는 중국의 영향이 이곳까지 미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홍콩의 상위계층 6분의1가량이 다른나라 여권과 국적을 취득하고 있다는 사실도 미래에 대한 강한 불안의 한 단면을 말해준다.이들은 캐나다나 호주,영국등에 집이 있고 아이들도 이곳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두집 살림」을 하는 예가 대부분이다.홍콩에선 돈을 벌수 있기 때문에 계속 머물러 있지만 언제고 사태가 악화되면 훌훌털고 떠나겠다는 입장이다.경제에 대한 안정된 전망에도 불구,이런 불안은 인권과 행동의 자유를 보장할 정치권리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대표적인 친중계 신문 대공보의 부사장겸 편집국장인 증덕성씨(47)는 『홍콩인 스스로가 홍콩을 관리하게됐으며 서구 식민지를 청산하게 됐다는 민족적 자부심의 회복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 가치관과 국가운영방법의 차이로 인해 두체제간에 갈등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양면적이고 이중적인 감정이 적잖은 것 같다』고 반환을 1년앞둔 홍콩인들의 심리상태를 설명했다. 홍콩은 중국표준어인 보통화(북경어)로는 의사소통이 안될 정도로 중국과는 이질적 요소가 적지않다.홍콩은 국민소득이 중국의 46배인 2만3천달러며 대외교역은 세계8위인 자유무역의 도시다.1백50년동안의 식민지로 영국식으로 길들여져온 홍콩과 홍콩 차이니즈들이 어떻게 1국2체제의 실험속에서 자유와 번영의 꽃을 피울수 있을지….평화적 주권이양과 1국2체제 실험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잇단 정치개혁… 중­영 갈등 불씨로/“민주개혁 명분의 중국견제용,친중파 비난 홍콩 구룡역에서 출발하는 심천행 전철은 40분이면 심천 나호세관 입구에 도착한다.나호세관 쪽으로 이어진 10m 남짓한 다리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세관건물 벽에 설치된 반환시계가 눈에 띈다.남은 반환일을 일수와 초로 나타내는 이 전자시계는 북경 천안문광장옆 역사기념박물관의 대형 반환시계와 같은 것이다.최근 홍콩에선 신화사,대공보,중국계 기업들이 이 시계의 축소모형을 만들어 기념품으로 돌리면서 반환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반환이 임박하면서 중국정부의 주권접수 준비도 가속화하고 있다.주해의 특구 주비위(PC)는 지난달 전체회의에서 8월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추천위(SC)의 구성방법을 최종결정하기로 했다.4백명으로 구성될 추천위는 홍콩특구의 첫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임하고 현행 국회를 해산하는 대신 잠정 입법의회를 선출하는 문제를 결정한다.추천위 구성원의 색깔에 따라 홍콩특구의 모습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신화사 홍콩분사 관계자들은 95년 11월 이후 12차례에 걸쳐 홍콩정청 국장급 이상 관계자들로부터 관련업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홍콩경영 준비에 대비하고 있다.그러나 정치분야에서의 중·영대립은 첨예하다.중국은 영국이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다가반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뒤에야 민주개혁이다 직접참여 확대다 법석을 떠는 것은 여론조정과 반대파 육성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처사라고 불만이다. 91년 6월 기본권법 제정,92년10월 각급선거에서의 연령 인하(18세 선거권 부여)와 직접참여 확대를 골자로 한 정치개혁 등은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또 지난해 9월 치러진 입법의회(국회) 선거에 대해선 중국측과 합의되지 못한 사항임을 들어 97년7월 이후 해산을 선언했다.총건설비 2백2억달러 가량이 소요될 첵납콕 신공항건설 등 대형토목사업에 대해서도 중국은 재정을 바닥내고 이익은 영국계회사들이 챙기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고 있다.그럼에도 중국은 반환 시간표대로 홍콩접수를 위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고 홍콩내 친중파의 목소리는 높아가고 있다. ◎약사 ▲1841.1=영국,1차 아편전쟁을 계기로 홍콩섬 점령 ▲1842.8=남경조약 체결로 홍콩섬,영국에 영구할양됨 ▲1898.7.9=북경조약에 따라 신계를 영국에 99년간 조차 ▲1941∼45=일본,홍콩점령 ▲1979.3=등소평,홍콩총독과 만나 홍콩반환문제 첫 논의 ▲1979.4=등,97년 홍콩반환후 현체제 유지의사 표명 ▲1983.7=중·영,홍콩반환회담 개시 ▲1984.4=하우 영국외무,97년이후 홍콩통치는 「비현실적」선언 ▲1984.5=등,97년이후 인민해방군의 홍콩주둔방침 천명 ▲1984.12=중·영,홍콩반환협정 조인(영국은 97년7월1일 0시를 기해 홍콩을 반환하고 중국은 50년간 홍콩의 자본주의체제 유지 약속) ▲1990.4=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홍콩기본법 비준 ▲1992.10=패튼홍콩총독,입법국 직선의원확대등 민주개혁안 발표 ▲1993.7=중,홍콩반환에 대비할 예비운영위원회(PWC)설립 ▲1994.8=중,홍콩기본법에 따르지 않고 구성된 입법국 해체경고 ▲1994.9=홍콩입법국선거서 반중국 민주당 압승 ▲1996.1=중,PWC를 대신할 홍콩특별행정구주비위 발족 ▲1996.3=홍콩정청,홍콩인들에 대한 영국여권 발급 마감
  • 성장 잠재력(변화하는 동유럽:2)

    ◎“자본주의 전환” 최우선 목표/유럽문화권 뿌리­외교·내정 서구화 박차/한국,EU시장 진출 전초기지 활용 최적 대우자동차가 체코의 대표적인 항공기엔진·트럭 제조업체인 AVIA사를 인수한지 얼마되지 않아 한 노조 간부가 정길수 사장을 찾았다.그는 노조간부답지 않게 『근로자들의 숫자가 쓸데없이 너무 많으니 정리를 하라』고 충고를 해 정사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근로의 기회를 균등히 제공해주는 강제할당고용은 사회주의의 잔재이다.공산주의 붕괴이후 자본주의로 이행과정에도 그같은 잔재는 여전히 남아있다. 체코의 실업률은 2.9%로 선진국에 비해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낮다.고용이 포화상태지만 기술을 갖춘 근로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능력있는 기술자들은 모두 서방사회로 빠져 나갔다.때문에 고급인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 루마니아 대우자동차 근로자들의 한달 평균 임금은 1백50달러(12만원)∼2백달러(16만원)이지만 그들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시골 별장에 휴양을 떠난다.AVIA사의 근로시간은 상오 6시부터 하오 2시까지이고 근무를 끝내고는 가족들과 함께 여가를 보낸다. AVIA사는 얼마전 임원승진을 시켜려 한적이 있다.그러나 부장급들은 골치아픈 임원승진을 하느니 차라리 현직급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고급인력 확보와 함께 인식 차이 극복이 동구의 과제로 꼽힌다. 비합리적인 시설투자도 고쳐야할 문제점이다.기존의 공장들은 사회주의체제 아래서 비효율적으로 지어진 것이어서 유지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간다.하지만 이런 점만 고쳐나가면 동구는 투자 최적지로 꼽힌다.동구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평균임금은 1백30달러∼3백달러.약 20만원도 안되는 저렴한 임금수준이다. 동구의 자본주의 체제전환은 하나씩 진행되고 있다.이미 헝가리와 체코는 선진국 경제협력체인 OECD에 가입했다.체코와 폴랜드·헝가리는 동구권이 아니라 중구국가로 불린다.동구국가에 비해 서구사회에 가깝고 어느정도 자본도 갖고 있다. 루마니아·불가리아·알바니아는 중구국가들에 비해 조건을 열악하다.하지만 이들도 서방의 유로­아틀랜틱 국가에 편입되는 것을 외교와 내정의 최우선목표로 정하고 있다.백낙환 루마니아대사는 『중동구 국가들의 서구체제로 전환하려는 노력은 대단하다』며 『그런 노력에 의심할 여지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중구·동구국가들은 과거 유럽문화권에 속했던 나라들이다.자본주의 체제로 전환중에 있지만 일단 가속도가 붙으면 엄청난 속도로 자본주의와 서방 자유사회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구의 진출은 동구시장만이 아니라 유럽연합(EU)시장을 겨냥하고 있다.즉 중기적으로는 동구 시장이 대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통합유럽의 회원국이 될 동구국가를 바탕으로 유럽전체 시장의 전초기지로 활용할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시장의 블록화는 이같은 전초기지의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세계무역시장이 자유화되더라도 블럭내에서의 자유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블럭외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욱 심한 장벽이 생겨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프라하(체코)=박정현 특파원〉
  • 역사의 아이러니(변화하는 동유럽:1)

    ◎한국 기업된 체코 「6·25남침용 트럭공장」/대우인수 AVIA사 회의실엔 김일성서명도/루마니아 북 대사관저 카지노개조 “외화벌이” 동구공산체제가 붕괴된후 7년.요즘 동구사회는 프랑스·독일같은 서구국가들을 모델로 삼아 「자본주의 혁명」을 일으키면서 변모해가고 있다.일부에서는 옛 공산당이 다시 집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 역시 크게 변모해 과거의 공산당 냄새를 거의 풍기지 않는다.그래서 2000년이면 동구의 일부 선두그룹 국가가 서방사회에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본사는 박정현 파리특파원을 루마니아·체코·폴란드등 동구 3개국에 보내 변화하는 동구의 오늘을 점검하고 그곳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의 활약상 등을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브쿠레슈티(루마니아)=박정현 특파원】 프라하에 자리잡은 AVIA사는 항공기 엔진·트럭 등을 만들어온 체코의 대표적인 회사.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회사에서 만들어진 트럭들은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남침에 쓰여졌다. 하지만 동구 공산주의가몰락한지 7년째인 지금 AVIA의 주인은 한국으로 바뀌었다.대우자동차가 지난 3월 AVIA를 인수해 승용차와 트럭을 제조하기 시작한 것이다.전형적인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AVIA사의 대형 회의실에 비치된 방문록에는 김일성의 서명이 있다.지난 84년 6월6일 김일성이 AVIA를 방문해 사회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찬양한 글을 한글로 쓰고 그 밑에 서명한 방문록이다. 정길수 사장은 AVIA 방문객들에게 김일성의 서명을 자랑스럽게 보여준다.또 회의실에는 김일성이 서명과 함께 주고간 꿩그림의 자수가 걸려 있어 김일성의 선물이 이제는 자연스레 한국기업의 홍보물로 탈바꿈했다. 동구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북한도 변화하게 했다.북한은 냉전 당시만해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시내에서 소련대사관과 나란히 가장 좋은 위치에 대사관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대사관을 변조해 카지노를 운영하면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북한은 대사관저를 사업장으로 대주고 레바논의 한 사업가가 자본을 투자해 카지노와 레스토랑을 합작경영하고있다. 여기서 얻는 수익금은 서로 균등하게 배분한다.올림픽위원회위원장을 지낸 북한의 거물인 김유순대사는 대사관저를 내주고 대사관 건물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관의 특권 등을 규정한 빈 협약은 외교관은 상업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루마니아정부는 최근 북한의 영업활동을 적발했지만 「옛정」을 생각해 눈감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동구변화의 상징에 지나지 않는다.엄청난 변화의 물결들이 동구를 휩쓸고 있다.몇몇 동구국가에서 공산주의가 집권을 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그러나 실제로는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외교관들은 단정적으로 말한다. 동구의 움직임은 러시아식의 공산주의 회귀 현상과는 질을 달리하고 있다.공산주의 붕괴이후 잘살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들이 실망을 느끼고 행정경험이 있는 공산주의 출신자를 다시 선택하고 있다.그러나 이것은 잘살기 위한 목적에서이지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향수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루마니아의 남쪽 크라이오바에 위치한 대우자동차공장은 얼마전 화장실에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자」는 표어를 붙이려 했다가 근로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했다. 차우셰스쿠 공산독재 시절 곳곳에 나붙은 선전문구로 이제는 표어만 봐도 지긋지긋하다는게 그들의 반대 이유이다.공산당이 제2당이지만 그들은 꾸준히 자본주의체제로 옮겨가고 있다.
  • “청년들 안보의식 둔감 답답”/귀순 이철수 대위 서울 생활 한달

    ◎“북 전쟁준비 심각성 너무 몰라”/“「달동네」 생활도 북한간부 수준 30년동안 속고 산게 너무 억울” 『남조선 청년의 사는 모습이 부럽긴 한데,북조선의 전쟁준비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미그 19기를 몰고 지난 5월23일 귀순한 북한 공군 이철수대위(30)는 자못 불안한 표정으로 한달여동안 서울에서 느낀 소회등을 피력했다. 24일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였다. 이대위는 비교적 안정된 심리상태를 보이면서 그동안 남대문시장과 남산타워·63빌딩·용산전자상가 등 서울의 관광코스는 물론 종로구 평창동 고급주택가와 이른바 「달동네」로 불리는 관악구 봉천동 판자촌까지 구석구석 둘러보았다.지난 21일 30회 생일이기도 했다. 『30년동안 북에서 듣고 배운 것이 말짱 거짓말이란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평창동 60평짜리 집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귀순자에게 으레 보여주는 곳으로 여겼다.냉장고에 가득 찬 과일이나 식료품도 일부러 채워넣었다고 생각했다. ○구석구석 둘러봐 그러나 봉천동에서 「요원」들이 정해준집이 아닌,스스로 선택한 허름한 판잣집에 들어가 확인한 「가난한 남조선 인민」의 생활실상은 조종사로서 북에서는 상층의 대우를 받아온 그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집이 누추하다고 마다하는 아주머니를 설득해 들어가보니 역시 북에서는 간부집에만 있는 냉장고에 돼지고기를 비롯한 온갖 음식이 가득했고,고위간부만 놓을 수 있는 전화기나 세탁기도 있었습니다』 돼지고기를 명절이나 김정일 생일에만 배급받아온 그는 아주머니가 『먹고 싶을 때 시장에 가서 사먹는다』는 말에 다시 놀랐고,『집이 좁아서 그렇지 큰 불편은 없다』는 아주머니의 대답에서 속아 살아온 30년이 너무 억울하다고 느꼈다. 그가 밤에 찾은 이화여대 입구의 한 「록카페」.신세대가 아닌 이대위는 「입장불가」인 곳이었으나 TV 등을 통해 그를 알아본 신세대 남녀들이 그의 손을 끌어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현란한 조명과 귀가 찢어질 듯한 음악속에서 젊은 남녀가 어울려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모습은 그에게 「잘 사는 남조선 청년들이 좋은 옷을 입고 젊음을즐기는 모습이 부럽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고기 등 가득 “깜짝” 그러나 『난 14살때부터 총을 쏘았고,17살에 입대해 전쟁준비를 해왔다』면서 『심각한 경제 및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인민군이나 북한 주민이 「사회주의를 하든 자본주의를 하든 어서 빨리 전쟁이나 해봤으면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마다 6월이면 북한 곳곳에서는 정치강연회와 「전쟁영웅」을 추모하는 기념행사를 갖고 TV를 통해서도 6부작 6·25관련 전쟁영화를 50일이상 계속 방영하는 등 남조선과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전쟁준비를 독려한다고 했다. ○“즐기는 모습부럽다” 『김정일은 지난 3월 동부전선을 방문했을 때 「인민군 조종사들은 싸움이 나면 모두 자폭비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히는 그는 귀순직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남한 7일점령계획」을 폭로,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대위는 『김정일은 「인민군대는 남한과의 평화회담에는 기대를 갖지 말라」고 하는 등 무력통일에 집착하고 있다』고전하고 『내가 귀순했을 때 서울의 경보사이렌이 울리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남조선 사람」의 둔감한 안보의식에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황성기 기자〉
  • 북 자본주의 영농 실험/토지분배후 자율생산·처분 허용

    북한이 구조적 문제인 식량난타개를 위해 기존의 협동농장방식에 자본주의적 영농방식을 부분적으로 접목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날 『북한당국이 일부 농촌지역에서 10가구를 한 단위로 해 일정한 토지를 분배해준 뒤 생산을 자율화하고 세금을 공제한 뒤 수확물을 마음대로 처분하도록 하는 새로운 영농방식을 실험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는 남북을 왕래하고 있는 유력 중국교포로부터 입수한 것』이라면서 『북한에 상주하고 있는 중국측 인사로부터 확인된 첩보인 만큼 상당한 신빙성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다른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북한의 농업연구사 출신의 귀순자 이민복씨의 증언에 따르면 비료·농기계·농약 등 다른 제약조건이 같더라도 북한농민의 생산성은 우리의 3분의 1수준에도 못미친다』면서 『북한당국도 이를 모를 리 없는 만큼 나름대로 이윤동기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영농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특히 『북한 고위층도 김일성 사후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경제난을 어느 정도 극복하지 않는 한 체제유지가 곤란하다는 차원에서 모종의 경제체제개편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4월 김정우 대외경제위 부위원장이 방미중 「자본주의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와 무관치 않을 개연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 손으로 하늘가린 체제선전/유은걸 국제전략연구소연구위원(남풍북풍)

    사람이건 어떤 조직이건 약점이 노출될 때 이를 감추기 위해 본능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세하려 든다.최근에 부쩍 늘어난 북한의 체제선전도 바로 이런 것이다.아무 문제가 없으면 굳이 선전하지 않아도 되지만 심각한 식량난과 경제파탄으로 갈수록 살기가 힘들어지고 이에 따라 사회일탈현상이 빚어지자 주민 다독거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며칠전 중앙TV를 통해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체제로 전환한 러시아와 북한 인민의 생활상을 비교한 새로운 기법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한마디로 「우리식 사회주의」체제가 훨씬 우월해 북한사람이 러시아사람보다 모든 면에서 잘 살고 있다는 내용이다.북한이 러시아로부터도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고 세계 각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음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도 주민에게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의 북한 선전은 얼마 전에 있은 러시아대선때 옐친진영이 거꾸로 북한의 공산주의체제를 문제삼은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옐친진영은 『주민이 굶주리고 있는 북한을 보아라.공산당후보를 선택하면 그 꼴이 된다』며 공산당후보인 주가노프를 공격했다. 정말로 북한이 자신들의 사회주의체제가 우월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옐친진영이 북한의 체제를 문제삼거나 옐친후보가 공산당후보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는 사실등을 떳떳하게 주민에게 알렸어야만 했다.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북한의 선전이 허구라는 점이 그대로 입증된 셈이다.사회주의체제의 우열평가는 우리와의 경쟁을 통해서도 이미 오래전에 판가름났다. 북한의 내부사정이 어떤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선전내용을 반대로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는 것이 북한문제전문가들이 경험을 통해 터득한 북한독해법이다.따라서 북한이 체제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바로 내부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반증이며 북한지도부가 체제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50년에 걸쳐서도 「먹는 문제」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아직도 「우리식 사회주의」로 주민을 세뇌시키고 있는 북한의 천연덕스러운 체제선전이 언제쯤 끝날지 궁금하다.
  • 「전환기의 대북정책」학술토론회 김덕영 국방대학원 교수 주제발표

    ◎정·경분리 정책으로 북체제 전환 유도를/민간차원 교류넓혀 북개방 가속화시켜야/정부선 인도적 지원·북붕괴 대비책 마련을 북한의 체제전환을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민간의 적절한 분업이 긴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20일 국방대학원 주관으로 열린 「전환기 북한의 전략환경 변화와 대북한정책」이라는 주제의 안보학술토론회에서 국방대학원 김덕영 교수는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주민생활의 실질적 개선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확대하되 민간차원의 교류·확대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고 남북간 경제적 보완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날 하오 국방대학원 안보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전환기 북한의 경제정책과 대북 경제정책」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김교수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북한은 제3차 7개년 계획이 실패하자 지난 94년 2∼3년간의 완충기를 설정하고,경제구조 조정을 위해 농업제일주의,경공업주의,무역제일주의를 기본전략으로 하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그러나 완충기간내 미달한 계획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처해 있는 경제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경제체제의 개혁과 대외개방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그럼에도 북한당국은 개혁·개방을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의 대북투자사업이 착수되고 이미 북한에서 가공한 의류와 TV세트의 반입이 시작된 것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남북관계의 징표이다.최근의 남북교류현황을 보면 남북대화의 단절,재개가 반복되는 가운데서도 교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정경분리 접근방식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남한의 임금상승과 북한의 외화획득 필요성 때문에 위탁가공 교역이 급증하고 있다.남북한간의 경제적 의존도를 높이고 쌍방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며,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남한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하는 이러한 교역방식의 확대가 바람직하다. 앞으로 북한경제가 현재의 심각한 침체현상으로부터 얼마나 빨리 탈피,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인지는▲대외개방·개혁의 속도와 범위 ▲대서방 관계개선 및 대일수교협상 속도 ▲남북경협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 여부등에 좌우될 것이다. 북한지도층이 사회주의체제의 단점을 실감할수록,경제난을 심각하게 인식할수록,체제를 보는 시각과 인식에서 지도부내의 이견과 갈등이 작을수록 북한이 개혁·개방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또 북한정권이 개혁과 개방의 실익에 대한 기대가 크거나 남한과 자본주의사회가 북한체제를 무력으로 전복시키려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할수록 마찬가지로 개혁·개방노선을 밟을 개연성은 커진다. 분석기간을 10년 이내로 한정한다면 북한은 소극적 개혁,제한적 개방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가장 크며,이어서 체제개혁을 거부하다가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 다음이다.그러나 20∼30년에 걸친 비교적 장기간을 분석기간으로 한다면 제한적 개혁·개방에서 시작해 전면적 개혁·개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가장 크고,다음이 북한체제의 자체 붕괴 가능성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대북 정책의 기본방향은정부보다 민간이 주도하는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고,정부차원에서는 국제사회와 연대해 북한주민 생활의 실질적 개선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북한과의 교류·협력확대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가속화시키고 남북간 경제적 보완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한편 남북한간의 경협의 실질적 증진을 위해서는 정치논리와 정략적 이용은 배제해야 한다. 한국의 대북 정책은 정부와 민간의 적절한 분업을 요구하는 기본방향에 따라 추진하되 북한체제의 연착륙을 지향해 장기적으로는 체제전환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또 북한의 붕괴에 대비해 통일정책을 보완하고,남북한 지역의 통합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해 이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전개해야 한다. 한편 단기적으로는 북한붕괴에 따른 대비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북한의 국제화를 촉진하며 민간부문의 대북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과 함께 제3국의 대북 진출이나 북한과의 경협추진시 한국과 사전 협조하거나 의견을 조율하는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정리=구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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