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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화의 두 얼굴/송일 외국어대 교수·경영학(시론)

    ○리스트의 ‘세계주의 경고’ 대공황의 전주가 시작된 1929년 10월24일 금요일은 뉴욕 월가에서 ‘암흑의 금요일’로 기억되고 있다.주가가 수직적으로 폭락하면서 미국 경제는 하루 아침에 다운된 컴퓨터처럼 주저앉고 말았다.실업률이 25%를넘어 1천3백만명이 실직했으며 공황의 파고는 대서양을 건너 유럽을 강타했다.시장경제와 세계주의가 조종을 울렸다. 지난 연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체제로 접어든 한국은 지금 전대미문의 경제 변란을 경험하고 있다.국내외의 전문가들은 IMF 위기의 본질을 국제수준의 규범과 세계화시대에 적합한 경쟁질서를 따라가지 못한 폐쇄된 구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곧바로 보호주의의 종말을 알리는 요란한 경적처럼 금융,주식,M&A 시장에 남아있던 외국인 투자장벽이 남김없이 무너져 내렸다.세계주의로 회귀를 선언한 미국의 역습이다.E.H 카의 말대로 역사는 반복하며 현재와 과거의 부단한 대화임을 실감한다. 역사학파의 선구자인 리스트의 사상체계는 최근 한치 앞을 예단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시대에 한번쯤 반추해 볼 가치가 있다.리스트는 19세기 말 독일 정부의 자유무역정책에 저항하며 고전학파가 복음처럼 신봉하는 시장원리의 초역사성과 세계주의를 비판했다.공업생산력과 무역이 타국을 압도하는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세계주의 원리가 국익에 부합되지만 독일과 같은 후진국에서는 자유무역정책이 민족적 실천과제를 해결해 줄 수 없으며,후진국은 선진국의 가치와 공유할 수 없는 고유의 목적과 역사적 개성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논리이다. 90년초 ‘정부’와 ‘시장’의 갈등적 관계가 첨예한 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가운데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을 서두를 즈음 엘리스 아담스의 ‘아시아의 다음 거인­한국과 후기산업화’가 국제경제학계에 뜨거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그는 이 책에서 산업혁명이나 기술혁신을 주도한 서구의 ‘전기산업화’와 구별하여 ‘후기산업화’란 ‘학습’을 통해 의도적으로 경제발전을 추구한 사업구조로 정의하면서 그 성공적 전형으로 한국을 지목했다.그리고 ‘후기산업화’가 ‘전기산업화’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이고 인위적인 선택이 필수적이라고 해석했다. ○다국적 기업의 생존방식 그동안 눈부신 고도성장과 함께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역동성을 발휘하던 아시아 각국이 왜 줄줄이 IMF 구제금융의 수혈을 받는 신세로 추락하고 말았는가.아시아의 경제성장은 생산성이나 기술향상과는 무관한 것으로 성장결과는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 증가에 단순 반응한 것이라는 폴 크루그만의 주장도 음미할 필요는 있다.한편 한국의 고비용­저효율 시스템에 이르면 더욱 더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준비되지 않은 개방화와 강요된 세계화가 아시아 경제에 고도의 취약성을 제공하고 있다.아시아인에게 세계화란 희망과 재난을 동시에 안겨주는 패러독스일 뿐 결코 유토피아는 아니다.세계화는 열강의 논리이며 경쟁력을 확보한 초일류 다국적 기업의 생존방식이다.이들은 국가의 강약빈부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인 보호주의의 타파가 세계 경제의 후생을 극대화시킨다는 자유경쟁원리의 이론적 옹호를 받으며 지구촌 전역을 공략한다.특히 ‘적자생존’ ‘정글의 법칙’ 등 세계화를 통념화하는 무차별 경쟁윤리 속에는 다윈의 ‘진화론’과 맬더스의 ‘인구론’에서 도출된 약육강식의 제국주의적 계율을 정당화시키는 독소가 있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하버드대 로렌스 교수는 오늘날 국제환경은 열강의 각축전이 극에 달했던 1차 세계대전의 전야를 연상케 한다고 필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세계주의(WTO)와 지역이기주의(EU,NAFTA)의 첨예한 갈등에 미국의 쌍무주의(슈퍼 301조)가 이중,삼중으로 난마처럼 얽혀 열강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음을볼 때 그의 주장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한다. ○실사구시의 노선 세우자 세계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대명제임에 더 이상의 이론이 없다.그러나 국제경제질서를 움직이는 힘의 실체와 방향은 분명히 간파해야 한다.이제 한국시장의 문은 무방비 상태로 열려 있다.개방화에 따른 ‘지킬’적 영향과 ‘하이드’적 영향을 분리해 실사구시의 세계화 노선을 자주적으로 확립할 수 있는 변별력과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한국의 자본주의는 아직 완료형이 아니며 미래형이기 때문이다.
  • 화폐불임/우홍제 논설위원실장(외언내언)

    고대와 중세 서양에서는 이자를 매우 죄악시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화폐불임설을 주장하기도 했다.돈은 생명체가 아니므로 자식을 낳을수 없다는 식이다.이자를 가난한 자에 대한 악랄한 수탈수단으로 보고 이를 격렬히 비난했던 것이다.로마교회는 9세기에 아예 이자금지법을 제정,모든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이를 철저히 지키도록 엄한 칙령을 내렸다.교황 그레고리10세의 경우 고리대금업자에게 집만 빌려줘도 파문한다고 으름장 선언을 했을 정도다. 그렇지만 유태인만은 달랐다고 한다.유태인은 종교적으로 로마교회의 구속을 받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게다가 유태교는 이자받는 것을 허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시절부터 이미 금융업과 상권은 자연 그들 손에 들어가게 된 것으로 서양경제사는 적고 있다.영국을 비롯,대부분의 중세 기독교국가의 왕실은 내탕금을 포함한 국고관리를 유태인들에게 맡겼다.이자놀이의 죄악은 유태인에게 떠넘기면서 돈을 불려 가는,눈 가리고 아웅식의 자기기만이라고나 할까.어쨌든 유태인은 이재술이 다른 민족보다 뛰어나게 됐고 수전노의 불명예도 붙어 다니게 됐다. 그러나 1090년부터 약 180년 동안이나 계속된 십자군전쟁에 의해 전비운반위험의 대가로 기독교세계에서도 점차 이자를 받는 것이 불가피해졌고 이러한 역사적흐름은 산업혁명후 근대자본주의 성립과 함께 금융업발달을 촉진시킨다.이처럼 다사다난의 과정을 거쳐 오늘날 국제금융동향을 결정하는 가장 긴요한 독립변수로 떠받들여지는 이자이건만 엄격한 코란경전의 율법이 지켜지는 중동에서는 아직 푸대접신세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외환은행 바레인지점에 따르면 중동계 은행들은 “단기외채를 중장기로 전환할 경우 이자수수를 금하는 코란에 위배된다”며 한국의 외채상환연기협상에 난색을 보인다는 것이다.이들은 그동안 한달이내의 단기자금을 한국측 은행에 빌려주고 받은 돈은 이자가 아니라 상대방 편의를 봐주고 지급받은 수수료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래서 자국민들의 예금·대출도 이자가 아닌 수익금과 수수료 등으로 취급하는 등 율법 우선의 금융관행이 지켜진다는 것이다.현대의 화폐불임이라고나 할까.
  • 변화·내분 기로의 러 공산당/탄생 100돌의 명암

    ◎온건주의자들 옐친과 타협… 개혁노선 공개 지지/레닌신봉 금진파도 정체성에 ‘새 좌표’ 설정 막막 【모스크바=류민 특파원】 러시아 공산당이 13일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정확히는 1898년 3월13일부터 15일까지 3일 동안 혁명가인 레닌,플레하노프 등은 현재 벨라루시공화국의 수도인 민스크에서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의 결성을 꾀했다.이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이 바로 그해 가을 탄생한 러시아공산당의 모태다. 그러나 오랜 역사의 러시아공산당은 이제 발전은 커녕 정체감 위기 속에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 러시아’에서 공산당의 역할은 무엇인가.옐친정부의 협력자인가 아니면 적인가.공산당 이론에 충실한 반대자인가 급진적인 무리들인가.옛 이론에 충실한 고위층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공산당은 방황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자에 염증을 느끼고 정치보다는 오히려 경제적 이익에 관심이큰 ‘신세대 공산주의자’에게 러시아 공산당은 이제 아무런 호소력도 없다.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 공산당 당수는 최근 옐친 대통령에게 ‘연립정부’의 뜻을 비추다 ‘퇴짜’도 맞았다.이 연립정부 제안은 곧바로 공산당의 분열을 가속시킨다.“공산당을 헐값에 팔아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일부 관측통들은 당이 최소한 두조각이 날 가능성을 벌써부터 점치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소련체제의 붕괴를 ‘공산주의의 사망’으로 연결했었다.그러나 공산당은 여전히 러시아의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존재하고 있다.국가두마의 다수당이요,러시아 남부 ‘레드벨트’에서 공산당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공산당은 무엇인가.당내 일부세력은 서방의 사회민주당을 본따며 변화하려 든다.하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소련식 전체주의를 숨김없이 드러내며 미국을 적대시한다. 변화의 한 축에는 주가노프 당수가 자리잡고 있다.그는 온건하고 합리주의적인 공산주의자의 선봉으로 꼽힌다.마르크스주의보다는 러시아의 민족주의에 호소한다.때때로 시장개혁과 자본주의자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일부분파들은 그를 실용주의자로 분류해 비난한다.러시아 정치무대에서 옐친과 타협하며 그와 권력을 공유하려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 축인 급진주의를 대표하는 블라디미르 세마고 하원의원은 “공산당이 좌파로서 새 좌표를 설정하지 않으면 안되며 레닌주의는 21세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정작 정체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한다.공산당의 정체성과 관련한 최대의 아이러니는 옐친정부 지도부의 상당수들이 전직 공산당 간부라는 점이다.한 몸에서 나온 두개의 머리가 러시아 정치를 괴롭히고 있다.
  • 미 칼럼니스트 홀먼 젠킨스 WSJ기고 요지(해외논단)

    ◎인니 경제회생뒤 부패척결을 월스트리트 저널지의 칼럼니스트인 홀먼 젠킨스는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정권이 부패하고 족벌체제를 유지하지만 그래도 IMF는 구제금융을 통해 인도네시아가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인도네시아의 부패를 고치는 노력은 경제가 되살아난 다음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다음은 그의 칼럼요지. ○족벌 자본주의 폐해 인정 인도네시아의 통화위원회에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수하르토 대통령을 족벌자본주의자로 알고 있다.이같은 신념은 인니의 중앙은행 총재가 통화위원회 도입에 반대하다 면직된 사건을 통해 확실하게 드러났다.중앙은행 총재는 수하르토의 딸과 아들의 고문중 한사람에 의해 금융통화위에 반대하기 위해 직위를 잃었다.그의 추방은 족벌 자본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같다. 그러나 통화위의 도입은 한편으론 수하르토 일족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든가 인도네시아에서 더많은 부(부)를 쌓는데 방해가 되는 측면도 갖고있다. 이전에도 그래왔듯이 IMF는 회복을 위해선 서방 은행들의 대출금 회수가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 IMF는 루피아화로 계산되는 인도네시아의 국내부채,저축 그리고 2억의 인니인들의 임금 등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다.IMF가 관심을 갖는 것은 서방은행들이 달러를 회수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의 대기업들 뿐이며 이들 대기업의 상당수는 수하르토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IMF는 루피아화의 평가절하가 수하르토 일족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로 하여금 보다 싼 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많은 돈을 벌게 하고 결국 이 돈이 시티은행이나 스미토모은행 등 채권은행들의 채무 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보고있다. 만일 IMF가 인니의 빈민층이 시티은행이나 스미토모보다 빨리 조정의 부담을 질 준비가 돼있다고 결론내린다면 이는 IMF가 단지 시티은행이나 스미토모 만을 위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보다 엄격히 말한다면 IMF가 가난한 채무자들에게 국제자본시장에의 접근하기 위해 모든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막대한 자원과 잠재력에도 불구,인도네고시아는 한세대 동안 닫힌 나라가 될수 있는 형국이다.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같은 가설은 10여년 전 정부가 빚을 지고 있던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에 IMF체제가 적용됐을 때에는 의심받기 충분했다.정부는 세금을 통해 그 나라의소득에 대해 최초의 권리주장을 할 수 있는데다 문제해결을 위해 인플레이션을 이용하려 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민간투자자들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도록 유인하기 위해 부채를 통제가능한 수준 이하로 줄이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부채는 민간부문이 진 것이다.인니는 민간기업들이 외국은행들로부터 달러를 차입하면서 스스로 구덩이를 판 것이다.그리고 금융통화위의 목적은 바로 통화안정을 꾀해 민간기업들이 재투자를 하도록 신뢰를 갖고 재협상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IMF 구제금융이 관건 사실 대출금의 상당부분은 완전히 상환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인도네시아정부가 외국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을 대행할 필요가 없었다.시티은행과 스미토모은행은 인니를 그들의 사업영역에서 영구히 제외시키지는 않을 것이다.대출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취할 조치를 그대로 취할 따름일 것이다.채권은행들로 하여금 그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개인들이나 다시는 거래하지 않을 기업의 명단을 작성하도록 하자.그리고 해외에 빌려준 돈 가운데 상환되지 않는 것을 평가하도록 하자.이들 아시아국가들의 기업들은 전세계적으로 관련될 만큼 크며 법과 계약이 철저히 이행되는 국가에서는 취약하다. 그리고 이들 은행들이 기업도산체제를 개선시키도록 인도네시아정부에 촉구함으로써 새로운 기업소유자들에 의해 새로운 상환계획이 다시 신용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자.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들이 그들의 실수를 자각하는 것이다.사실 은행들은 어리석지 않다.심지어 IMF에 대해 “다시는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라도 펀드운용이나 투자에 관심갖는 이들은 이같은 상황속에서도 전망치를 읽어내고 있다.언젠가 인니는 다시한번 거대한 번영된 나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경제가 다시 활기를 찾게 하기 위해서는 IMF가 권고한 내핍체제보다는 위에서 말한 조치들이 필요할 것이다.그러나 이는 인도네시아 화폐가 안정을 되찾은 다음에나 가능하다.이제까지 IMF는 혼란만 더욱 가중시켰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채권은행들이 인니정부로부터 자금을 회수하려는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것은 IMF 밖에 없다.IMF의 도움없이는 이들 은행들이 그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려 들지 않을 것이다.IMF만이 대출금을 회수하려는 채권은행단과 안정을 갈구하는 인도네시아의 희망을 절충시킬 수 있다.
  • 민족주의론 대두 경제 회생 먹구름/수하르토 재선후 인니 어디로

    ◎“족벌경영 포기 안해”… 폐쇄경제 전환 가능/IMF와 끝없는 반목… 모라토리엄 가시화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당선은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예측을 더욱 부정적으로 하게 한다.거덜난 ‘연고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수하르토의 7번째 연임으로 5년 더 연장된 까닭이다. ‘연고 자본주의’는 인도네시아 경제의 독특한 실상이다.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 요구도 경제의 ‘연고성’ 타파에 모아진다.족벌들이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부당한 보조금 지급과 독점체제를 버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하르토는 헌법정신까지 들먹이면서 IMF가 요구하는 ‘시장원리에 의한 경제’를 비난,현행 경제체제를 지켜갈 것임을 천명했다.일가족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수하르토는 이를 위해 진작 ‘늙은 예스맨’ 하비비를 부통령에 지명했고 고정환율제 반대론자인 중앙은행 총재도 갈아치웠다.이어 ‘민족주의자’들로 경제팀을 재구성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특히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푸아드 바와지는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도 모르게 대통령 자녀들과 함께 고정환율제 전문가인 스티브 행크(존스 홉킨스대 교수)를 수하르토에게 소개했던 인물이다. 10일 대통령 선출을 위해 소집된 국민협의회 대의원이자 수하르토의 딸 시티 헤디아티의 발언은 향후 경제정책에 대해 시사하는 바 크다.그녀는 이날 “이런 저런 조건으로 압력을 가한다면 IMF의 도움은 필요없다”고 잘라 말했다.또다른 대의원은 “루피아화가 망가지더라도 우리의 위신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하르토 정권의 경제운용 실패는 곳곳에서 드러난다.집권 초기 25억 달러였던 외채는 30여년이 지난 지금 1천4백억 달러(지난해 정부발표 1천1백17억달러)로 늘었다.1인당 국민소득(GNP)도 케냐와 몽골 중간으로 전세계 국가중 끝에서 26번째로 밀렸다.올 성장률 0%에 실업률이 46%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루피아화의 대달러 가치는 6개월전의 20%로 폭락했다. 미셸 캉드시 IMF 총재는 9일 “한국과 태국이 코너를 돌고 있는 지금 인도네시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위험해진다”고 개탄했다. 이런 판국에 IMF와 세계은행의 추가지원마저 보류되면서 인도네시아 경제의 앞날에 먹구름이 한층 짙어졌다.경제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이달중 갚아야 할 단기외채가 9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가 끝까지 IMF의 개혁 프로그램을 따르지 않을 경우 닥칠 최악의 시나리오는 국가적 지급불능 선언이다.민간채무까지 정부가 떠안은뒤 싸잡아 지급불능을 선언,폐쇄경제로 돌입하리라는 우려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럴 경우 세계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받음은 물론 인도네시아에 1백억 달러 이상을 빌려준 우리 금융기관들도 또한번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 미 칼럼니스트 조지 멜로언 WSJ 기고 요지(해외논단)

    ◎클린턴,인니 개혁 직접 요구를 월스트리트 저널의 칼럼니스트인 조지 멜로언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IMF를 통해 간접적으로 인도네시아의 모든 문제를 다루려 하지 말고 직접 나서서 수하르토에게 인니 문제를 말하라”고 촉구했다. 적절치 않아 보이지만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 대해 여러해동안 한가지만을 염두에 둔 것 같다.그가 인도네시아(인니)의 금융가인 제임스 리아디와 친분을 가진 것은 지난 1984년부터 이다.그 당시 리아디는 알칸사주에서 클린턴 친구의 도움을 받아 금융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을 때이다.리아디와의 친분은 물론 최근 그를 통해 유입된 아시아의 돈이 백악관에서 무엇을 얻어왔는가에 흥미를 갖는 의회에서 철저히 관찰되고 있다. 그 댓가의 일부는 아시아에 대한 보호이다.지난 1993년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긴 지 얼마되지 않아 클린턴은 미키 캔터와 함께 인니를 새로운 무역정책안을 위한 시험장으로 만들었다.그들은 미국 노동조합원들에게 개발도상국에 대한 가격보호 조치에 대해 안심시켰으며 몇몇으로부터는동정적인 표도 얻었다.이 두사람은 또 무역부문의 양보를 이유로 인니의 노동과 환경수준을 높이기를 요구했으며 그 결과 인니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그 실험의 결과는 미미했지만 그들의 노력은 아직도 클린턴파들이 무역협상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들의 선례가 되었다. ○수하르토·IMF 해법 이견 시간이 흘러 지금 아시아 각국들은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현재 클린턴은 인니 수하르토 대통령에게 어떻게 국가를 경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계획대로 5년 더 권좌에 머물게 된 수하르토는 처음 권좌에 올랐을 때 이제 막 대학생으로 등록했었던 클린턴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하르토는 워싱턴의 희망을 무시하고 인니 화폐인 루피아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달러화 고정환율 조치를 채택하려 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클린턴 참모와 재무부 차관의 조언을 받는 국제통화기금(IMF)은 이같은 난해한 문제에 대해 인니와 강공으로 맞서기 시작했다.IMF는 3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정지시켰고 수하르토가 백악관이 원하는대로 하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자금지원을 중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하르토는 인니의 경제위기 이면과 정권불안의 배후에는 한때 친구였던 클린턴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루피아화의 붕괴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완만한 모습을 모이면서 경제성장율이 7%로 예견하게 하던 인플레이션 비율을 급격히 올려놓았다.쌀과 같은 기초생필품의 가격도 치솟아 국민들의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이즈음 수하르토는 “왜 하필이면 내가 곤경에 처했을 때 그들이 나에게 이런단 말인가”라고 물을 것이다. 좋은 질문이다.그에 대해 IMF가 권고하는 기준선을 지키라는 해답외에 클린턴이 대답할 만한 다른 것이 있을지 모르겠다.수하르토의 잘못은 이미 기록으로 작성돼 있다.편파적 자본주의,정실인사,그리고 정적들에 대한 강경책 등이 그것이다.인니는 분명 워싱턴이 원하는 시장경제체제의 수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니는 지난해 경제위기를 겪기 전까지 헤리티지재단이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작성한 경제자유도와 질적 성장수준에 따른 도표상 좌표에서는 “아시아의 호랑이”로 등재돼 있었다.세계에는 2억1천만여명이 6천여개의 섬에 흩어져 사는 인니보다 더 혹독한 독재국가가 존재한다. ○총체적 부패 척결 제기할때 수하르토는 IMF와는 달리 인니의 가장 급박한 정치문제부터 다루려하고 있다.아시아의 문제는 금융위기이다.그점을 기억하는지?.이와같은 문제는 자국 통화가 외국통화에 대해 가치가 하락하려는 순간에 무리하게 방어책을 취했던 태국과 말레이시아와 한국에서도 일어났다.근본적인 접근법은 통화량을 줄이고 이자율을 높이는 것이었어야 했다. 그러나 원치 않는 가치하락을 본 적이 없는 IMF의 똑똑한 친구들은 그같은 정책을 취하도록 하지 않았다.일단 시작된 자본전쟁은 그 자체에 의해 계속된다.루피아화는 가치가 폭락했다.결과 달러와 엔을 차입했던 인니는 깊은 외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수하르토씨는 지난 32년동안 권좌에 있었으면서도 바보같이 “아하 나의 문제는 바로 돈문제였구나”라고 말하는 우를 범했다.그래서 그는 미국경제학자인 스티브 핸케의조언을 들어 자국통화가 공격을 받았을때 이자율을 높이고 자동적으로 통화량을 줄이도록 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만들었다.그는 분명 흠집 한번 나지 않고 통화가 잘 흘러가게 한 홍콩의 위원회를 본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문제는 자신이 경제를 성장시켰다고 믿기를 좋아하는 클린턴씨가 수하르토씨 추리의 간결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수하르토가 돈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준 것이 아니라 IMF로 하여금 돈문제만을 제외한 인니의 모든 것을 해결하라고 도운 것이다.4백30억달러에 달하는 원조는 바로 미끼에 불과한 것이다.그리고는 IMF는 수하르토에게 인니의 편파적 자본주의,부패,정실인사 등 모든 문제를 고치도록 요구했다.만일 그가 이에 대해 외면한다면 IMF는 원조정지를 알리는 호각을 불게 돼 있다. 확실히 인니는 많은 개혁을 할 수 있다.그러나 그 일들은 지금 당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만일 지금 인니의 금융문제가 해결되고 통화가치가 회복되면 부패 등 많은 문제들이 다시 수면위로 고개를 들 것이다. IMF가 유보하고있는 2차분 30억달러란 돈은 인니의 통화를 고정시키고 통화위원회의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데 아주 유용하다.그렇다면 도덕적 위엄에 대해 전문가인 클린턴은 지금 수하르토에게 부패문제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김의락 교수 저 ‘탈식민주의와 현대소설’

    ◎아프리카­영미의 문학 그 상관관계는 무엇인가/나이지리아·가나출신 작가들 작품 해부/탈식민주의 관련 논문·참고문헌도 망라 문학이 역사적 맥락을 떠나 그 자체의 법칙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유럽 부르주아 이념의 핵심인 보편주의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문학의 심미적 가치에 무게를 두는 이러한 서구문학의 관점은 또한 미국의 신비평론자 같은 형식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예술을 위한 예술’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 역사적·사회적 맥락이 무시된 문학이 과연 존립할 수 있을까.최근 부산외국어대 영어학과 김의락 교수가 펴낸 ‘탈식민주의와 현대소설’(자작아카데미)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아프리카 문학과 영미문학을 비교·분석한 책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미국의 문화비평가이자 마르크스주의자인 프레드릭 제임슨이 제3의 역사적 발전단계로 강조하는 후기 자본주의라는 개념은 단일국가의 정치·경제·사회·문화라는 틀에 박힌 상식과 한계를 초월한 범세계적인 문화체계를 의미한다.오늘날 우리는 더이상 순수한 형태의 원형이나 근원은 존재하지 않는 보편적인 문화체계 속에 살고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같은 인간 삶의 모습을 제3세계 특히 아프리카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치누아 체베(‘모든 것이 허물어지다’)·부키 에메체타(‘어머니의 기쁨’)·아이 케이 알마(‘우러러볼 만한사람이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우스만 셈빈(‘저주’)·마리아마바(‘길고 긴 편지’)·구기 와 티옹오(‘십자가 위의 악마’)·나딘 고디머(‘버거의 딸’)·아마 아타 아이두(‘흥을 깨는 자매’) 등이 그것이다. 현대 영미문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학이 영미문학에끼친 영향과 이들의 관계,그리고 아프리카 문학 자체의 독특한 뉘앙스 등을 폭넓게 알 필요가 있다.김교수는 조셉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속’을 예로들어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인다.이 소설은 유럽 식민지인 아프리카가 주된 관심사인 만큼 엄격하게 서구문학의 틀에서 보기 보다는 아프리카 소설인 치누아 체베의 ‘모든 것이 허물어지다’같은 작품과 연계해 이해하는 것이 보다 생산적이라는게 그의 지적.나아가 ‘어둠의 속’은 주인공 찰리 말로의 입장에서 볼 수 있듯 아프리카인들을 인간으로 평가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 책에서는 특히 서아프리카 영어권 소설에 주목한다.아프리카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와 영국 식민지로부터 처음으로 독립을 쟁취한 가나 출신 작가들이 아프리카 소설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나이지리아 출신 소설가들은 영어로 소설을 쓰기 전에 이미 전통적인 아프리카 이야기체의 소설을 펴냈다.영어로 글을 쓴 최초의 아프리카 소설가로 꼽히는 투투올라는 그들의 구전체 이야기인 ‘요루바 구전 민담’을 토착어로 썼다. 또 그의 또다른 작품인 ‘팜주의 주정꾼’의 환상적인 요소는 카프카나 조이스의 작품 분위기를 닮았다는 평을 듣는다.아프리카 작가들에게 정신적 지주와 같은 인물인 동부 나이지리아 출신인 치누아 체베에 관한 해석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그의 대표작 ‘모든 것이 허물어지다’를 그리스 비극에 견줘 이해하는 평자들의 견해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하나의 예로 평론가 모지즈는 이 작품에는 ‘호머풍의 특질’이 뚜렷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구기의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 투쟁의 양상’‘다문화 문학비평’‘퍼논의 『비참한 세상』해설’ 등 탈식민주의와 관련된 영문논문도 실렸다.또한 탈식민주의에 대한 모든 참고문헌을 망라해 탈식민주의 문학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이 책은 그동안 국내에서 비껴간듯한 탈식민주의 문학의 핵심을 주류문화에 노출되지 않은 제3세계의 다양한 문화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 미 기업연 글래스만 연구원 IHT 기고 요지(해외논단)

    ◎일 통제 경제 모델이 아주 위기 불러 아시아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은 일본식 정부의 개입·통제형 경제운영 방식이며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최대 채권국가인 일본의 잘못된 금융제도와 관행은 아시아 금융위기의 근원적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미국경영연구소(AEI)의 특별연구원인 제임스 K.글래스만씨가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주장했다.글래스만씨는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선 일본의 금융제도 및 운영방법의 개선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기고문의 요지. ○잘못된 자본 분배 유발 미국경제는 아직 아시아 금융위기의 영향권 밖에 있다.오히려 환율 절하로 인한 아시아 상품가격의 인하 등이 미국 시장의 가격인하 압력으로 작용,인플레인션을 억제시키고 주식시장을 부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주식시장은 두달새 13%나 상승했다.물론 이같은 장미빛 균형상태가 오래 갈 것 같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경고처럼 ‘아시아의 태풍’은 이제 우리 앞으로 닥쳐오고 있다. 우리는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의회는 아시아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1백80억달러 추가 금융지원 문제를 놓고 논란중이다.그러나 IMF의 논란은 부차적인 문제다.문제의 핵심은 한국이나 인도네시아에 있지 않고 일본에 있다.일본이야말로 골치거리다.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엉망진창이 된 일본의 재정·금융정책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는데 미온적이다.이제는 일본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때다. 일본은 지구촌 경제에 교란과 혼란을 가져왔다.일본의 ‘정부주도형 통제·명령 경제’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 모델이 되어왔다.“은행과 거대기업,정부가 한통속이 돼 경제를 말아먹는다”는 지적은 이제 다른 아시아국가들에게도 적용돼게 됐다.이같은 일본의 ‘통제·명령 자본주의’는 자유시장 체제에선 생겨나지 않을 과도한 투자와 잘못된 자본분배를 가져왔고 이는 아시아의 금융위기로 불거져 나왔다.일본식 시스템이 지구촌에 재앙을 몰고 왔다고 할 수 있다. ○일 제도 우월의식은 망상 금융거품이 걷히면서 일본은 세계경제에 또 한번의 충격을 주고있다.1990년 이래로 일본은 물가는 계속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떨어지는 스테그플레이션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정부당국자들은 은행의 현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지만 일본 은행들은 최소 6천억달러나 되는 악성부채를 안고 있다. 일본의 은행 및 금융제도는 꽁꽁 얼어버렸다.악성부채 문제는 일본경제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정부와 재벌로부터 자유로운 은행들이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관행이 마련돼야 한다.개혁을 위한 첫번째 장애물은 일본식 제도가 다른 어느 나라 것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잘못된 믿음이다.경제 상황은 그같은 믿음이 잘못됐음을 보여준다.일본의 주가지수는 1989년 3만9천에서 이제는 1만7천으로 추락했다.부동산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일본경제의 회생을 위해선 세금을 줄이고 화폐공급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그러나 일본정부는 정반대의 시책을 펴왔다.지난해 일본정부는 부가가치세를 인상시켰고 그 결과 자동차 판매는 22%나 떨어져 버렸다.더 큰 문제는 화폐정책이다.화폐정책을 바꾼다면 7년간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몇달 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국제경제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한마디로 일본은 돈을 더 찍어내고 화폐의 유통을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소비자들의 구매력을 활성화시키고 경제가 활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그러나 일본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왜 그런가.일본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제도와 관행에 대한 국가적 자존심을 느끼고 있다.이는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 아시아 경제는 시장을 필요로 하고 일본 경제는 상품 수요,특히 아시아 상품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 내야 한다.여타 아시아지역에서 제조업이 다시 활기를 띨 때 채무자들(아시아국가)의 부채 상환이 가능해질 것이다.일본은 은행의 여유자금을 이들 국가들에게 다시 빌려줄 수 있을 것이다.일본은 최대채권국가로서,아시아의 거대 소비국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아주 소비국 역할해야 아시아 금융위기로 일본 은행은 아시아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2천7백50억달러의 여신중 3분의 1은 한국,태국,인도네시아에 빌려준 돈이다.“일본의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시아의 위기도 끝나지 않을 것이며 아시아 금융위기 해결의 열쇠를 쥔 것은 미국이나 IMF가 아닌 일본”이란 경제학계의 지적은 타당한 것이다. 미국이 방관자가 돼서는 물론 안된다.1백80억달러의 구제금융 자금을 IMF에 지원하기 보다는 일본이 잘못된 금융제도와 관행을 바꿀 수 있도록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한다.올 상반기 이같은 작업이 실패한다면 하반기에 들어 미국도 저성장,고실업,주식시장의 침체,비정상적 통화 위축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금융)‘태풍’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 국제금융체제 개편론 확산

    ◎“IMF의 통화위기 감시·해결방안 미흡”/미·일 고위관리 “새 기구 필요” 발언 잇따라 【브뤼셀 연합】 아시아 경제위기를 계기로 미국 등이 거론하고 있는 국제금융체계 개편 주장에 일본 고위 관리가 동조하는 등 국제금융체제 개편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 대장성 재무관은 2일 마이니치 신문과의 회견에서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의 연장선 상에서 새로운 국제금융 구조를 모색할 시기가 왔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사카키바라 재무관은 각국 지도자들이 아시아에서의 금융위기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미 이를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아시아 위기는 아시아 만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국제금융체제의 결함에서 온 것이며 현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불안정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카키바라 재무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통화위기) 감시 및 해결 방안도 불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외교 소식통들은 그러나 일본 정부가 이같은 입장을 정부정책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도 이날 세계금융체제를 전면 개편하고 브레튼우즈 협정에 따른 국제금융기구를 재조직하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금융인들과의 회합에서 브레튼우즈 협정을 바탕으로 한 세계금융기구가 창설된 지 50년이 넘었다고 지적하고 세계경제 환경의 변화에 걸맞게 이들 역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장경제로 가는 길(우홍제 칼럼)

    ○새 대통령의 정책방향 김대중 대통령의 시장경제철학은 매우 확고하다.김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 많은부분을 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에 할애했고 특히 민주주의와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동전의 양면이고 수레의 양바퀴와 같다.결코 분리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김대통령은 경제정책방향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김대통령이 가리키는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경제원리는 합리성과 창의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사고가 존중되고 한정된 국가자원의 효율적배분,공정한 경쟁 및 소득분배보장 등이 이뤄짐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또 정치뿐 아니라 경제도 민주적 페어플레이가 지켜지는 시장질서가 확립되고 경제정의가 굳게 뿌리내려야 국민들의 총체적 에너지를 결집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룰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민주적 시장경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를 누려 본 적이 있을까.‘없다’고 말하는 데에 이의가 없을 것이다.장애요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그 가운데 특히 재벌기업들의 배타적·우월적 시장독과점현상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생명으로 하는 시장질서를 원천적으로 왜곡시킴으로써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계열기업과의 내부거래로 견실한 중소기업의 설 땅을 빼앗았고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상호지급보증으로 과다차입과 문어발확장의 탐욕을 그치지 않아 결국 경제위기의 국난을 부른 것이다. ○독과점이 큰 장애요인 물론 재벌기업이 그동안 성장의 견인차로서 지난 50∼60년대의 절대빈곤을 없앤 공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복합기업군을 거느리고 막강한 경제력집중으로 엄청난 독과점이윤을 얻고 부동산 등의 투기,인플레조장,정경유착의 부정부패 등 무소불위의 폐해를 저지르고 그릇된 방향으로 국가경제를 좌지우지한 과가 너무 많은 것이다.경영이나 기술면에서 끊임없는 혁신(Innovation)을 통해 성숙한 자본주의 경제사회를 이루려는 진지함은 찾기 어려웠던 것이 우리의 재벌들이 보여준 파행적,반시장경제적 행태였던 것이다. 도대체 자기자본금의 10배가 넘는 부채를 안고서도 독과점의 횡포와 사익의 극대화를 꾀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내부거래로,상호 빚보증으로 수십개의 계열사 선단을 거느리고 법적 책임이나 전문적 판단력도없이 이것 저것 무리한 중복투자를 지시해서 국가자원을 낭비하고 외채를 늘려온 현재의 과대포장된 재벌구조는 해체되지 않으면 안된다. 계열사들은 매각하거나 독립경영체제를 통해 스스로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제각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재벌오너의 전횡이 외국자본의 합작투자 등 외국인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임을 고려할 때 오너의 퇴진을 가능케하는 책임경영제 도입도 불가피하다.이처럼 현행 재벌체제가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지지 않으면 안되는 까닭은 헤아릴수 없이 많다. ○재벌개혁은 필수 과정 시장경제와 관련,재벌들의 볼멘 소리도 많다.정권이 바뀔때마다 재벌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든지,시장경제에 맡긴다며 구조조정 시한을 정하는 것 등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그렇지만 재벌기업들의 시장경제인식의 문제는 무엇보다 공정성이 결여된 것임을 지적한다.한결같이 주장하는 바는 한마디로 민간주도형의 경제운용을 위한 모든 규제의 철폐와 자유방임이다.그러나 규제철폐는 만병통치가 아니다.오히려 획일적이고 무분별한 규제완화나 자유방임은 재벌의 사회경제적 해악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우리는 재벌에 휘둘려 그들의 요구대로 따랐던 과거 정권의 예에서 많이 보았다. 게임의 법칙을 지키며 각 경제주체들이 힘을 겨루고 체질을 강화할수 있는 공정한 경쟁의 큰 틀은 건강한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확대발전의 조타수역할을 맡는 정부가 마련해야 마땅한 것이다.국제경쟁력 강화를 지향하고 국가·대기업·중소기업·근로자인 모든 국민들이 잘살고 현재의 국난을 극복하는 길이 진정한 시장경제의 실현에 있음을 거듭 강조한다.
  • 인니는 약속한 개혁조치 이행하라(해외사설)

    아시아 금융위기는 처음엔 이 나라 저 나라 구분없이 몽땅 휩쓸었지만 이젠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생기고 있다.정통으로 당했으나 이후 절충없는 개혁조치를 수용한 한국 같은 나라는 바른 길로 들어서는 중이다.그러나 30년 넘게 갈수록 현실감각을 잃어가는 독재체제의 인도네시아는 위험하게 계속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제 경제적 문제 못지않게 정치적인 것이 근본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지난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금융감독의 독립성,소모적인 정부사업 포기,무역기업의 독점해소 등의 개혁을 약속했었다.이같은 변화들은 실행될 경우 기업가 정신을 질식시키면서 수하르토 대통령의 자녀와 친지들을 부자로 만들어준 정실 자본주의에 일대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아마 이런 이유로 대통령은 프로그램 실천의 약속을 저버리려 한다.개혁의식을 갖춘 인사들을 해고한 데 이어 IMF에 정면으로 반항해 인도네시아의 루피아를 일정 가격에 묶어두는 고정환율제를 지지하고 나섰다.이 제도로도 번영하는 나라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인도네시아는 이를 실행할 여러 기준에 미달한다.약속한 개혁조치의 실행 외에 인도네시아는 평화적인 수하르토 이후체제를 상정할 수 있는 민주제도의 발전이라는 정치 개혁을 필요로 하고 있다. 여러 상황을 보건데 4백30억달러의 구제금융 계획을 백지화할 수 있다고 IMF가 경고한 것은 잘한 일이다.금융대출을 잘라버리는 것은 과감한 결정으로 아시아에 심각한 파장을 끼칠 것이다.그러나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IMF는 기존 프로그램의 강행 외에는 대안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IMF가 다른 나라에 개혁 프로그램을 요구할 수 있는 신뢰성의 기반이 사라지며,한국처럼 열심히 개혁을 추진한 나라의 열성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 밖에 안된다.수하르토 대통령이 정치·경제 개혁 대신 제 식구만 챙기려 든다면 인도네시아의 국가적 실패는 자명하다. 이런 나라에 서방이 투자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 “날라리 끌어들이면 사람들 건달부려”

    북한은 예술인들에 대해 “날라리를 끌어 들이면 사람들이 들떠서 건달을 부린다”며 자본주의 예술풍조의 유입을 철저히 경계할 것을 촉구했다.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호에서 러시아의 일부 부정적인 문화현상을 예로 들면서 소련이 망하게 된데는 날라리를 끌어들인데도 그 요인이 있다고 강조했다.이 신문은 러시아 문화가 공산체제 아래에서는 매우 건전했으나 자본주의로 바뀐 뒤에는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타락할대로 타락시켰을 뿐아니라 변태적인 생활풍조로 끌어갔다며 이것이 결국에는 소련을 붕괴시키고 말았다고 역설했다.노동신문은 예술인들에게 날라리를 끌어들이면 “사상정신적으로 변질되어 안일부화한 길을 걷게 되며 결국 나라를 망쳐 먹게 된다”고 강조했다.
  • DJ취임과 한국경제의 대전환/노조에 신이치(지구촌 칼럼)

    ○적절한 선수교체로 호기 김대중 정권이 이틀 뒤 정식으로 발족된다.이미 지난해 12월 당선이후 한국의 정치·경제는 김대중씨를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외국인의 눈에는 조금 이상하게 비치는 풍경이지만 ‘법치보다 인치’라는 표현이 딱맞는,아무래도 한국적인 정치풍경이다. 그러나 이‘선수교체’는 한국으로서는 대단한 행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한국은 바로 그때 경제가 통화·금융위기에 빠져 막대한 자금지원과 맞바꿔 국제통화기금(IMF)의 융자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권교체는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기도 했다.김대중씨가 야당출신의 대통령이라는 사실도 한국이 필요로 하는 개혁을 지향하는데 다행이었다. 한국 경제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한마디로 말하면 차입 거품의 붕괴다.일본의 경우는 토지 거품의 붕괴였지만 양국 경제는 모두 성장 메커니즘 그 자체에 기능 부전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에선 땅값의 상승과 기업활동이 상호 작용해 성장을 이끌어 가는 메커니즘이 형성돼 ‘땅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라는 토지신화를 낳았다. 한편 한국에서는 정부의 두터운 보호(관치금융) 아래 많은 대기업이 성장,‘재벌은 도산하지 않는다’라는 신화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들 거품은 언젠가는 붕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일본에서는 80년대말부터의 몇번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땅값이 크게 떨어져 대량의 부실채권이 발생됐으며 아직도 그 처리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지하고 있는 것처럼 97년에 들어서서부터 일련의 중견재벌이 도산,이번 통화·금융위기의 출발점이 됐다. ○차입 자본주의의 붕괴 양국의 경제위기는 인간의 병을 예로 든다면 당뇨병과 같이 대사기능에 관한 병이다.난병이어서 간단하게는 고칠 수 없다.방심하면 합병증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실제로 이 ‘차입자본주의’는 한국 발전에 유효했다.한국기업의 다이내미즘은 차입경영에 있었다고 말해도 좋다.한국기업은 한국인이 의식하지 않는 가운데 세계적으로도 커다란 존재로 성장했다.그 일례를 들어보자.니혼케이자이신문은 3년 전부터 ‘아시아기업(일본기업 제외)중 매출액 상위 100대기업’을 발표하고 있다.이것을 보면 95년 발표에는 100대 기업 가운데 한국기업의 수는 38개사였고 96년에는 중국을 제외시켰다는 사정도 있어 43개사로 늘었다.97년에는 중국을 제외하기는 했지만 호주,뉴질랜드가 추가됐기 때문에 31개사로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이 31이라고 하는 숫자는 큰 숫자다.상위 10개사에 한국기업이 7개사나 들어가 있는 것도 지나쳐 버릴 수 없다. ○재벌개혁이 포인트 이렇게 덩치가 커진 기업이 계속해서 차입으로,무모하다고 할 수 있는 사업확장을 지속하는 것은 세계경제로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IMF 및 그뒤에있는 미국의 생각이었던 듯하다.한국의 통화·금융위기를 기화로 한국의 문어발식 기업경영에 메스를 대려는 것이 이번 IMF체제의 포인트일 것이다. IMF가 한국에 요구한 조건에 대해서는 여러 비판적인 논의가 있다.당사자인 한국에 말할 게 많은 것도 당연할 것이다.그러나 한국경제는 몇번이나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외쳐졌지만 엔고 등 요행에 도움을 받아 개혁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채 여기까지 온 것도 사실이다.이번 사태는 그 외상값이 돌아온 것을 의미한다. 야당 정치인 김대중씨의 대통령 취임이 개혁을 지향하는 한국 경제에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 것은 경제개혁의 포인트인 재벌개혁에는 재벌과 유착이 없는 정치인이 어울리기 때문이다.또 구조재편(리스트럭처링)에 불가결한 정리해고제의 법제화가 가능하게 된 것도 노동조합과의 관계가 깊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 경제난 극복 낙관 재벌개혁은 연결재무제표의 도입,상호지불보증의 폐지,외부감사인 제도의 도입 등 제도적 개혁으로 상당히 진전돼 갈 것이라고 생각된다.이들 제도적개혁에 금융개혁이 덧붙여짐에 의해 재벌기업의 경영의 투명성이 촉진돼 주력산업도 자연히 명확하게 돼 갈 것이라고 생각된다.이들 개혁을 오너 경영자의 ‘하고자 하는 마음’을 손상시킴없이 추진해 나간다면 최고일 것이다. 세계경제의 추세는 대기업 체제로부터의 이탈이다.‘커다란 것은 좋은 것이다’라고 마구 외형적 성장을 좇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시장원리에 바탕을 둔 투명성 있는 경제운영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한국 경제의 면모는 일신돼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위기의식 가져야/안병준 국제부장(데스크 시각)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종 빌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이 또 터졌을 때다.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떠들었다.외신종속의 우리 언론은 더욱 요란했다.미국대통령 클린턴은 곧 탄핵을 받아 물러날 형국처럼 되었다.그 무렵,미국민들 사이에는 블랙 유머(빈정거리는 듣기 거북한 유머)가 유행했다.‘점잖은’언론도 공공연했다.신문은 활자로,전파매체는 소리로­.그 중에 이런 게 있다. “내 것에 찌르지 않는데 무슨 상관이야” 30년만에 재정흑자를 기록해 세계최강 미국의 체통을 살렸고,경제도 좋아 국민들이 잘사니,지도자로는 A급이라는 것이다.스캔들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일로 여긴다.빌에 대한 지지도는 오히려 상승했다.우리들 동양적인 의식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최고라는 대학교의 중견·원로교수들이 뇌물을 받아 구속됐다.그중에는 저서를 통해 평소 ‘선비정신’을 강조해온 분도 있다.‘양심의 최후 보루’인 판사들도 변호사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처벌을 받았다.지난 수년동안 여러 계층이 옳지못한 일들로 처벌을 받았다.이들의 비행은 벌거벗겨져 대부분 공개되었다.정치인 재벌총수 군지휘자 교육자 공무원언론인 등등­. 이들은 한결같이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고귀한 신분에 따른 도덕상 의무)를 갖는 사람들이다.또한 우리나라에선 사회적 지위에 따라 소위 ‘영감님’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다.지도계층이다.입법 사법 행정 3부와 제4부라는 언론까지 포함됐다.그래서 국민들은 울분을 터뜨리며 “모두가 도둑놈들”이라는 블랙 유머를 서슴치 않았다. ○문화융합 과정일지도 지도층의 추락이고,도덕의 추락이다.기자는 그것을 동·서양 문화·문명의 화학적 융합과정이라는 시각을 갖는다.전통사회가 부분적으로 훼손되고,외래문물이 들어온지 반세기 남짓이다.현재도 뒤섞이는 과정이다.세포는 분열과정을 거친 뒤 더욱 건강하게 재탄생한다.곧 취임하는 대통령 당선자의 신념인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병행발전’역시 이 범주에 들어간다 하겠다. 우리는 어느 사회인가.정의 사회이다.혈연 지연 학연으로 엮어져 있다.이것은 물론 순기능도 하고,역기능도 한다.식구중 1명이 중병에 걸리면,가족 전부가 병에 매달린다.일가친척까지 모두 앓는 것이다.수험생이 있는 집안 역시 모두 입시생이 된다.숨도 못쉬고 산다. 기독교 문명의 서구는 어떠한가.클린턴의 경우에서 보듯,그들은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한다.부모자식간에도 자식이 18세가 되면 각각 독립이다.부모가 사망하고 나서야,부모 재산규모를 알게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그들의 민주주의란 또 무엇인가.3C이다.상식(Common Sence) 상호교신(Communication) 타협·절충(Compromise)이다. 금융위기를 겪고있는 아시아국가들의 민주주의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같은 문화의 차이에 있다.미국의 대통령 중심제가,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잘정착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미국은 힘(권력)이 고르게 분산되어 상호견제하며 작용한다.동양권의 대통령은 승자전득(Winner takes all)이다. ○그들은 일부라 믿고 싶어 독일의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최근 “DJ가 지난 30년 동안 역경 속에서도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신념을 지켰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그의 진정한 어려움은 국민들이 너무 빨리 위기의식을 망각할 때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지도계층의 추락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그의 정치역정에서 잉태된 신념­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성공할 것인가. IMF위기가 기회이듯,한국 지도계층의 추락 역시 기회가 될 수 있다.‘벌거벗은 영감님’들의 추락은 제자리·제모습 찾기의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더욱 중요한 것은 추락한 지도층 인사들이,그 분야에서 지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는 신념을 국민들이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IMF터널을 빠져나갈 때까지 위기의식을 견지하고,대부분의 지배계층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희망을 갖는다면 우리는 다시 명예의 언덕에 우뚝설 것이다. 한국이라는 어물전에는 꼴뚜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싱싱한 생선들이 훨씬 많다.
  • 귀순 북 외교관 김동수씨 일가족 문답

    ◎“국제지원 식량 상당량 전쟁용 비축”/당 간부들 주민 습격 대비 철제문 달아/“김정일 생일때 알사탕 하사”는 말뿐/자본주의 사상 중간 간부들까지 확산 귀순한 김동수씨(38) 일가족의 일문일답 내용을 간추린다. ­망명한 이유는. ▲황장엽 비서를 비롯,장승길 대사와 장승호 참사가 망명하고 농업담당비서 서관희이 간첩죄로 공개처형을 당했다는 등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데다 농업의 피폐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북한의 현실을 듣고 사상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북한 주민들은 하루 1만t의 곡식으로 충분히 연명할 수 있는데 원조를 포함한 총 3백60만t에 이르는 곡물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북한 정부와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대사에게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뒤 강한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이후 나의 소환문제가 거론된다는 말을 듣고 망명을 결심했다. ○백화점 출입 엄두도 못내 ­로마에서의 생활은. ▲심명숙=북한은 지옥이고 대표부는 천당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월 398달러가 나오는데 200달러로 생활한다.매월 100달러는 저축하고 분기마다 북한의 시어머니와 딸에게 100달러를 보낸다.생필품 구입은 인근 시장을 이용한다.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포장된 물건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북한 외교관사람들만 시장을 이용한다.조선사람이냐고 묻는 상인에게 자존심 때문에 일본인이나 남조선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 고위관료들의 부패실상과 전쟁수행 능력은. ▲특히 경제부분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책임지는 사람이 없다.처벌이 두려워 공장기계를 파는 것을 알고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과거에는 간부들 사이에 뇌물이 암암리에 거래 됐지만 요즘은 더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어느 한 부분이 마비되면 다른 부분도 영향을 받아 수습하기 어렵게 된다.김흥림 대표(FAO주재 북한대표부)에 따르면 지원식량이 군부에도 들어가고 많은 양이 땅속에 저장돼 있어 전쟁에 대한 확고한 준비가 됐다고 한다. ○미·EU 곡물 지원 협상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북한의 자세변화 가능성은. ▲현재 미국과 EU를 통해서는 막후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미국은 20만t을 보내기로 약속했고 추가로 10만t을 보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자체 생산한 식량과 지원식량이 군부나 특수기관에 들어가 전쟁을 위해 비축 중이기 때문에 정작 주민들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남한의 식량이 직접 들어오면 사상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국제기구를 통하도록 하고 있다. ­김정일 생일 때 특별 하사품은. ▲알사탕 등을 중국에서 들여와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려 했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경제난으로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굶어죽는 사람 계속 늘어 ­지금까지 굶어 죽은 사람이 2백80만명에 이른다고 했는데 어떤 경로를 통해 알게 됐나. ▲지난 12월 2주간 평양을 방문한 세계식량계획(WFP) 영양담당 직원이 이와 관련된 중국 지방신문을 봤다고 했다.나는 당시 북한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 넘는 숫자라며 불가능한 일이라며 부정했다.지난 95년 홍수피해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북한 대표부를 방문한 사람을 통해 들었다.대략 10만∼20만 정도라고 알고 있지만 확실한 수치는 잘 모르겠다. ­식량난에 대해 과장된 부분은. ▲일반적으로 식량지원을 많이 받기 위해 통계자료를 과장하곤 한다.북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기구들의 명확한 현장조사가 필수적이다. ○반정부 음모 혐의로 처형 ­서관희 농업담당 비서가 처형됐다는데. ▲친척에 대한 비료제공 알선이 빌미가 됐다.비료담당 일꾼이었던 서관희는 부인 친척의 청탁을 받고 비료를 내준 뒤 이 사실이 폭로돼 해임됐다.이후 다시 남한의 식량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남조선에 매수됐다는 내용의 사로청 사건에 연루돼 결국 반정부 음모 혐의로 공개사형을 당했다. ­북한이 해외공관을 철수시키고 있다는데. ▲최근 핀란드,덴마크,우즈베키스탄,싱가포르 등 24개 대표부가 철수했다.외화난과 함께 외교관들의 심리 동요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철수 공관 중에는 김평일이 대사로 있던 핀란드 대사관도 포함돼 있었다. ○농민들 농업정책 큰 불만 ­북한의 식량난 해결 방법은. ▲어떤 자구책도 없는 불가능한 상태이다.정책상 오류가 있다.이런 체제로서는 안되겠다는 주민들의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이미 농민을 비롯한 하부층에는 자본주의 사상이 구축돼 있고 이 체제가 중간간부로까지 확산돼 있다. 주민들의 요구를 알면서도 위에서는 누구하나 이야기를 못하는 실정이다.개방되면 체제에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국제적 개방에 대해서는 문을 닫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본주의 형태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본다. 김흥림 대표에 따르면 식량난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돼 간부들의 집은 주민들의 급습에 대비하기 위해 목제 출입문에 철문을 덧붙이기도 한다고 한다.김대표 자신도 북한에 가면 이탈리아 주재 대사라는 것을 거리나 아파트에서조차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WFP(세계식량계획)에서 지원된 식량이 북한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다는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지원식량은 피해지역 주민들에게만 주게 되어 있지만 더 어려운 친척들에게 보내기도 하고 다른 물건과 교환하기도 한다.상점에서 쌀을 판매하는 일은 극히 제한된 일이다.○외교관도 돈벌이에 급급 ­북한 외교관들의 생활은. ▲북한의 국내 경제 등 여러가지 사정이 너무 어려워 최근 대표부에 유지비를 지급해 주지 않고 있다.그래서 불법이지만 생활을 위해 할 수 없이 마약밀매를 결심하게 된다.외국 생활뿐 아니라 귀국해서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 얼마라도 챙겨가야 한다는 생각이 외교관들 사이에 강하게 퍼져 있다.이런 상황에서 본 업무에 전념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 중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병’/북경=정종석(특파원 수첩)

    중국에서 핸드폰을 의미하는 ‘따꺼따(대가대)’는 원래 홍콩에서 ‘큰 형님’이라는 뜻으로 불린 일종의 방언이다.20여년전 홍콩의 깡패들이 TV 등 갱드라머에 등장할 때 반드시 핸드폰을 갖고 나타나서 홍콩사람들이 이를 ‘따꺼따’로 불렀다는 것이다. 중국의 광주에서 발간되는 남방주말지는 최근 동아시아 ‘4룡’중에서 단연 큰 형님격인 ‘따꺼따’로 군림하던 한국의 ‘한국병’을 칼럼으로 실었다.칼럼은 금융위기는 누구나 겪는 ‘시금석’같은 것인데도 어째서 한국만이 이를 이겨내지 못했는가라고 자문하며 한국의 ‘검은 돈 정치’가 해답이라고 제시했다. 칼럼은 한국에 존재하는 일부 경제문제가 다른 3소룡인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는 없다고 할 수 없지만,때로는 정치문제의 답안을 경제에서 찾을 수 있는 것처럼 경제문제의 답안을 정치 또는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리고 최근 몇년 사이 한국에서 발생한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건,두 전직대통령 및 현직대통령 아들 구속사건을 예로 들면서 이는 모두검은 돈 정치,즉 정경유착 및 부패에서 기인한다고 꼬집었다.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초 무책임과 부정부패,금전만능풍조를 지적하며 ‘한국병’치유를 강조했던 점을 상기한 이 칼럼은 우리의 금융위기를 한국병의 또 다른 현상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그래서 이번 위기가 한국인을 자각시킨 동시에 다른 아시아국가들도 깨우쳐줬다고 지적한 뒤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다급해하지 마시요.당신들의 길은 아직 멀었소”. 뼈아픈 이 글을 읽으면서 베이징에서 만난 한 서방기자의 말이 생각난다.“강력한 기세로 달려나가던 동아시아 국가들의 잇단 좌절은 미국자본주의에 의존해 오직 짧은 기간동안의 ‘수고(pain)’만으로 너무 긴 기간동안 ‘과실(advantage)’을 따먹으려는 경제행태가 빚어낸 부산물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수백년동안 서구식 자본주의를 일구며 선진국이 된 서방국가들로서는 어쩌면 해방후 50년 만에 단번에 ‘따꺼따’가 된 한국의 성장배경을 의아해하며 현 난국을 보고 고소해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노력에 비해 너무 쉽게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과신하며 방만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앞으로는 수고한 만큼만 과실을 따먹자.그러면 4룡중 ‘따꺼따’로서의 권위와 위상을 다시 찾을 날이 의외로 빨리 다가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 한국적 시장경제를 찾자/송일 외국어대 교수·경영학(시론)

    ○다층적 가치충돌의 시대 IMF시대는 이율배반과 가치충돌의 시대이다.실물과금융,미국적 가치와 한국적 가치,그리고 정부기능과 시장기능이 끝없이 격돌하고 있다.2년전 평성유신회라는 간판을 내건 오마에 겐이치(대전연일)가 필자에게 한 말이 최근들어 새롭기만 하다.“한국이나 일본은 변하지 않으면 곧 망합니다.일본과 한국은 ‘삶은 개구리 증후군’에 빠진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이란 냄비 속에 개구리를 넣고 가열하면 몸이 익어 죽을 때까지 온도의 변화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개구리의 둔감함에 빗대 환경변화에 민감하지 못한 기업이나 국가를 꼬집어 하는 말이다. 세계적인 경영전략가로 명성을 떨치던 그가 신용평가회사인 멕킨지일본지사장을 그만 두고 정치단체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그것은 일본의 강대한 관리경제의 폐단 때문이었다고 한다.‘삶은 개구리 증후군’에 중독된 일본의 개혁은 정부의 개혁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정치 투신의 변이었다.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가 끝없는 위기의 수렁으로 빠져들자 미국의 언론은 유교자본주의의 붕괴,일본식 모델의 종언,또는 아시아 가치의 몰락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특히 한국의 발전모델은 반시장경제적인 자본주의의 기형,이단 또는 세계경제의 교란자로 낙인찍으려 하고 있다.분명한 것은 그동안 시장의 힘을 무력화시킨 정부의 과규제나 역기능은 ‘시장의 실패’라는 경제학적 개념의 틀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의 실패’라는 적신호 앞에 멈추어 선 한국경제가 경계할 신호등은 ‘시장의 실패’이다.최근 ‘IMF’ 다음으로 수시로 등장하는 용어는 아마도 ‘시장경제’일 것이다.엄밀한 의미로 시장경제란 아담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표현한 가격기능에 의해 생산과 소비가 정부의 간섭없이 자유방임적으로 형성되는 시장이다. 그러나 1930년대 대공황을 계기로 자본주의가 전대미문의 붕괴위기에 직면하면서 케인즈는 그의 저서 ‘자유방임의 종언’에서 시장의 자동조정기능은 검증되지 않은 인류의 염원에 불과하다고 결론지었다.그후 실업대책,유효수요의 창출,산업의 육성과 성장 등 경제 전반에 걸쳐 개입의 대소나 역할의 강약에 차이가 있을 뿐 정부가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혼합경제가 국가운영의 기본틀이 되었다. ○미국의 가치에 매몰 우려 IMF 관리체제로 접어든 한국에서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시장경제’의 개념은 아담 스미스 이후 신고전학파가 복음처럼 신봉한 자유방임주의가 아님은 물론이다.그렇다고 케인즈학파를 비판한 프리드만류의 통화주의자의 언어도 아니다.사회주의 붕괴 이후 계획경제에 대립된 개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 개념의 상투성과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는 최근 이의과 반론을 봉쇄하면서 소위 신패러다임의 이념적 키워드로 신앙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자유방임적 시장원리가 보장될 때 시장경제라 부를 수 있는가.한마디로 그 한계는 자의적이며 대단히 단호한 미국의 판단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프랑스의 포도농가에 지원된 보조금은 시장경제에 위배되지만 아칸소주의 쌀농사에 지원된 보조금은 시장경제에 합당하다.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한국의 자동차 과세는 공정무역에 위배되지만 슈퍼301조는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이익과 충돌하지 않으면 일단 시장경제적이라는 아이러니가 이 개념에 존재한다.‘시장경제’를 앞세운 IMF의 개혁요구에는 한국의 이익 뿐아니라 미국의 이익이라는 복선과 배수의 진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에 ‘시장경제’라는 미명 아래 미국적 가치와 충돌하는 한국적 가치가 몰락할 우려가 있다. 우리가 미국식 시장경제의 모순성과 다중적 의미를 깊이 음미할 필요는 여기에 있다.예컨데 국민,정부,기업이 하나로 뭉쳐 철의 삼각동맹을 구축하고한강의 기적을 연출했던 한국적 공동체 정신은 비록 기업이 가진 지배구조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정실자본주의(crony capitalism)로 매도될 수 만은 없다. 거기에는 서구식의 차가운 손익개념을 초월하는 패자부활적인 도전과 집념의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드러커에 따르면 서구기업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기 위해서는 창업이후 3∼4기의 세대교체기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서구 잣대에 끌려가서야 한국의 자본주의는 이제 유아기의 불과한다.예컨데 기업자금의 저수지가되어 자본시장의 꽃이라고 불리는 증권시장은 이제 간신히 봉우리가 맺힌 정도다.한국기업이 증자보다 차입경영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금융자본시장의 원시적 제약에 그 원인이 크게 있다.구조조정의 선후를 따진다면 차입경영의 차단에 앞서 간접금융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환경조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시장환경의 조성없이는 200년 역사의 서구자본주의의 잣대로 표시된 IMF이행조건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정부실패’에 버금가는 ‘시장실패’나 ‘IMF실패’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다. IMF 체제하의 신패러다임은 우리 경제의 불합리한 단층을 깊숙히 들여다보면서 21세기 한국의 길을 뚜렷이 암시할 수 있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정부실패’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한국적 가치를 부활시킬 수 있는 우리 나름대로의 ‘시장경제’의 진지한 탐색작업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 혼돈에의 도전­일본의 조류 98(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일본 정부는 ‘시장’서 당장 손을 떼라/관 주도 경제체제가 경쟁력 저해/보호·규제의 틀 개혁해야 위기극복/자발·촉발·창발 자세로 미래 개척 【도쿄=강석진 특파원】 일본 유수의 광고 회사인 덴쓰(전통)의 부설 종합연구소가 일본의 가까운 미래 상황을 전망하는 ‘일본의 조류 98­혼돈에의 도전’이라는 팸플릿형 소책자를 내놓았다.일본의 조류 시리즈는 올해로 6번째 출간을 맞는다. 이 보고서는 3부로 이뤄져 있다.제1부는 현재 상황과 변화의 방향에 대한 인식을 펼쳐 보인다.제2부는 ‘혼돈’으로 여겨지는 현상황 속에서 미래에 도전해 나가고 있는 기업 활동을 소개한다.제3부는 미래에 대한 도전을 위해서는 ‘자발·촉발·창발’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예를 들어가면서 풀어 나간다. 덴쓰가 진단하는 일본의 98년은 개혁이 막 시작한 단계다.일본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뒤늦게 개혁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있다.보호와 규제의 틀 속에 오랜동안 안주해 온 일본 체제는 고통과 마찰을 겪을 수 밖에 없지만 피할 수는 없다.98년은 개혁과정에서 생기는 혼돈 상태를 두려워 하지 말고,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관 주도 체제를 파괴해 자유롭고 투명하며 자신과창조력이 풍부한 사회를 창조해 나가기 시작하는 해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승리로 커다란 변화를 겪은 20세기 말 세계는 동시에 인구 환경 자원 에너지 식량 등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리고 있다.또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몇 지역의 경제발전으로 공업제품은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금융불안도 거세게 밀어닥쳤다.정보화 사회는 인간의 지적 활동 영역을 넓혀 주고 있지만 사회 의식을 분산화시키고 국가에 대한 귀속의식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국경없는 경제활동과 소득의 평준화 현상으로 세계의 구조는 다극화한다.세계 질서는 주요국의 연대에 의존하게 된다.정보화로 정보가 풍부하게 유통되지만 문화나 가치관을 둘러싼 새로운 대립과 마찰이 생길 우려도 있다.경제력에 비해 일본의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은 떨어져 있다.일본이 혼돈 가운데 새로운 발전의 길을 찾아 세계지도적 위치에서 활약할수 있으려면 ‘자발·촉발·창발’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자발이란 ‘어깨를 나란히 하고’라는 의식과 관의존 체질을 탈피해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발상하고 신념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며,촉발이란 사람과 조직이 타인과 접촉과 교류를 활발히 갖고 상호 절차탁마함으로써 개성적 다원적인 가치를 발현하는 것이다.창발은 기성의 질서에 매이지 않고 유연한 발상을 기초로 새로운 사상과 기술 질서를 창출해 내는 것을 의미한다.소책자에는 경제학자인 레스터 더로(미 MIT공대)와 미래학자인 존 네이스빗이 국제무역과 일본의 진로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더로는 국제무역환경과 관련,미국의 무역적자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미국의 무역적자를 메울 자금순환이 막히게 되면 그 영향은 광범위하고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네이스빗은 일본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관·업 밀착이 약점이 되고 있다고 단언한다.일본은 수출경쟁력이 뛰어나지만 일본 경제에서 수출액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나머지 80%는 재기불능 상태의 국내경제가 점한다.일본 경제를살리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비즈니스 영역으로부터 즉각 손을 거둬 들이는 것이다.그렇지 않을 경우 일본경제는 장기적으로 하강곡선을 그려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본의 가능성에 대해 덴쓰측은 낙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왜냐하면 기업활동이 소개된 제2부는 일본기업들이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끊임없는 개혁속에 미래를 개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첨단기술,벤처산업,인재육성,국제공헌,네트워크,문화발신,주민참가,국제화,정책제언 등의 제목하에 소개된 기업들 가운데 두 곳을 보자. 일본진공기술주식회사 하야시 치카라(임주세·76) 최고고문은 “비관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인다.그는 “진공기술이 커다란 산업이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산업에는 세대교체가 있다.기계산업이 성숙되면 다음은 에너지 산업,그 다음은 화학산업,화학의 다음은 전기,이어서 전자,원자들로 변화된다.진공기술은 점점 더 비중이 높아진다”고 말한다.그는 진공과 초미립자 연구에서 일본이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고 강조한다.퍼스컴 소프트 웨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메쓰사는 그래픽 분야에서 국제시장 제2위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사장인 나가타 노리히사(영전전구·37)는 지난 88년 회사를 세우면서 설립 목표를 ▲독자성이 있는 상품개발능력을 갖는다 ▲상품의 가격 결정권을 갖는다 ▲경영진은 사심을 버리고 건전경영에 철저히 임한다 등의 3가지로 정했다.그는 상품개발과 관련,단일 상품 개발 방식이 아니라 ‘부품 결합 방식’을 채택해 수요로부터 상품개발에 이르는 시간을 1개월이라는 단시간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또 연구팀에게는 세밀한 작업 지시로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한다.회계면에서는 최근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접대비는 존재하지 않는다.그는 “나의 생활은 국 하나,반찬 하나면 족하다.경영에 사심이 들어가서는 안된다”고말한다. 덴쓰가 강조하고 있는 자발·촉발·창발력이 뛰어난 이런 기업이 존재하는 한 일본 경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상을 받는다.그러나 금융불안,부패 등은 일본 장래를 어두워 보이도록 한다.일본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일본 모델을 쫓아온 아시아 국가들로서는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문제다.물론 일본보다 더한 혼돈 속에 빠져 있는 우리의 방향 탐색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얇은 소책자이기 때문에 일본어가 능통하지 않더라도 다소 해득되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원제 일본の조류 ’98­혼돈への도전,주식회사 덴쓰(전통) 종합연구소 출판,60쪽.
  • 여의도클럽 토론회 강현두 교수 주제발표

    ◎위성방송사어 대기업 참여 필요/자본력 갖춰야 외국 메이저사와 경쟁 가능 위성방송사업에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하고,변화하는 방송환경에 대응해 방송통신위원회에 보다 적극적인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는 여의도클럽(회장 김도진)이 12일 개최한 ‘새 방송통신법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강현두 서울대교수에 의해 제기됐다.내용을 간추린다. ○방송구조·제도의 문제점 새로운 방송정책과 방송법을 제정하기에 앞서 현행 방송구조와 제도를 다시한번 비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기존의 방송구조 특성 가운데 중요한 몇가지를 살피면 다음과 같다. 첫째,한국방송은 그동안 정부나 자본·종교·신문은 물론 거대 방송조직의 관료구조에 의해서도 종속돼 왔다.또 최근에는 방송·통신의 융합이라는 환경변화 속에서 방송이 정보통신 분야의 일부분으로 조직적 개편이 이뤄지고 있으며,문화현상으로서의 방송 소프트웨어가 기술적 측면의 하드웨어적 가치기준으로 평가되는 새로운 종속현상도 나타났다. 둘째,각국의 방송시장들이 자본주의적 세계방송시장으로 편입돼가는 상황에서 우리의 방송구조는 공영·공민영·민영중 어느 것을 택해야 하며, 지상파방송과 위성방송·케이블방송과의 차별성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정책적 가치판단이 필요하다. 셋째,우리 방송역사를 돌이켜 볼때 채널수의 증감이나 채널의 내용적 특성 및 필요 재원 등 채널정책과 관련된 연구가 없었다. 넷째,한국방송은 방송사가 송출 뿐아니라 프로그램을 생산·유통·분배·판매까지 장악하는 독점적 시장구조를 띠고 있다.다섯째,글로벌 방송시장 질서의 도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방송정책과 방송법,그리고 방송사의 운영과 구조는 여전히 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국내 시청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이런 점들은 새 방송법을 제정하는데 반드시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현재 새 방송법과 관련해 가장 대립을 보이는 부분은 위성방송에 대한 재벌·언론사의 참여문제와 통합방송위원회의 위상에 관한 것이다. ○시장진입 장벽 낮춰야 우선 위성방송과 관련,새 방송법은 국내적으로는 방송산업의 시장진입 장벽을 낮추고 방송시장을 개방해 국내 방송산업을 육성시키는데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또 국제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방송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에 나가 외국 오디언스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생산과 유통을 뒷받침 해주는 정책 및 법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적으로 방송제작자들에게 좀 더탈규제적인 방향이 돼야 하고,채널 소유 방송사들에게는 시장개방을 위한 규제여야 한다.그리고 국제적으로는 국내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프로그램유입이나 국내 방송산업 활동에 대한 재규제정책이어야 한다.이와 함께 위성방송은 많은 비용이 드는 하이테크놀러지 매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기업의 참여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 CATV가 국내적 성격을 띤 매체라면,위성방송은 국제적 성격을 띠는 뉴미디어다.외국 메이저 프로그램공급업체(PP)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자본력이 풍부한 대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 ○방송통신위 역할 확대를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상 및 기능에 관해서는 흔히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많이 논한다. 그러나 FCC 역시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기구는 아니다.또 FCC같은 기구를 통해서도 방송의 독립과 자유가 보장된다는 법은 없다.일각에서는 영국의 독립통신위원회(ITC)를 모델로 제시하기도 한다.그러나 ITC는 BBC를 포함하는 모든 영국방송의 정책과 행정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방송만의 행정·운영을 담당한다.우리로 치면 SBS와 그밖의 지역민방 및 CATV의 행정과정책을 관장하는 것이다. 이 경우 공영방송인 KBS와 변형된 형태의 공영방송 MBC는 독자적인 방송위원회를 가져야 한다.결국 그 어떤기구도 절대적으로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새롭게 등장할 방송통신위는 더이상 전파의 인허가 행정에 그치지 않고 방송사업과 관련된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조정,글로벌 환경에서 무분별한 외국 프로그램의 유입 억제 등 더욱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 과소비추방본부 정책회의 김용서 교수 주제 발표

    ◎정치·행정·문화 과소비가 더 문제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는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 상의클럽에서 ‘IMF경제 극복을 위한 종교·시민단체 대표 정책회의’를 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이화여대 김용서 교수가 ‘과소비추방 국민운동의 올해 목표와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내용을 간추린다. ○국가위기 책임자 처벌을 온나라가 총체적으로 붕괴된 IMF시대를 맞았다.이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자기기만과 자체모순의 결과이다.따라서 지난 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앞으로의 과제를 정확히 인식하는 합리적 과소비추방 국민운동의 전략수립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선 우리는 왜 이러한 국가적 위기가 조성됐는지를 철저히 점검,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부패와 부정,무능과 허세로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 권력자들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는다면 사회기강이 제대로 설 수 없다.이와함께 권력이나 지위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거짓이나 허영에 넘친 생활을 했거나 위선과 허위의 권력에 동조했다면 그만큼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또 과소비 추방운동의 경험을 돌이켜 지난 날의 운동방향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간의 우리 운동은 시야가 좁고 소극적이었다.정치적·행정적·문화적 과소비의 문제가 더욱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사치성과 소비 추방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 과소비 추방운동을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구조개혁으로 한 차원 높여 사회구조를 총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사치 추방 위주 벗어나야 그런 면에서 우리 국민이 오래 전에 스스로 했어야 할 일을 못하니까 외부의 IMF가 강제로 실현시켜 준다는 국민적 인식의 형성도 필요하다.외국 자본이 국내 기업을 매수하여 합리적으로 경영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도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평등화와 분배 우선주의보다는 철저한 경쟁논리와 생산성 중심의 원리를 도입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동안 경영자 우선주의보다 노동자의 인권과 복지화를 앞세우는 바람에 업적의 많고 적음에 대한 구별이 없어졌고,생산성을 무시한 인권주의적 임금상승을 정치적으로 수용해 왔다.외형은 자본주의지만 내실은 사회주의와 정치의 논리가 지배해 온 것이다. 과소비 추방운동이 단순한 현상만이 아니라 과소비의 토대가 되는 구조적 측면을 분해,근본적인 논리나 원리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성공과 실패의 책임을 개인·기업 등 행위 주체자에게 국한시키는 원칙을 제도화하도록 해야 한다. ○구조개혁으로 발전해야 합리화운동과 금욕적 훈련을 통해 모든 분야에 자본주의적 논리가 자리잡게 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2백여명으로 줄이고 지구당을 폐지하는 등 정치권부터 구조개혁과 정리해고가 솔선수범돼야 사회의 기타 분야에서 합리화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우리는 현 위기상황을 결코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얄팍한 인기주의나 민족주의적,또는 민중주의적 방식으로 해결을 시도해도 큰 실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이같은 방법을 갖고 전 국민이 지역별·직장별로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생활화를 통한 개혁이 이루어지도록 국민운동을 전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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