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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집으로’ 할머니

    올 상반기 국내 영화가의 최대 흥행작인 ‘집으로’의 여주인공 김을분(78) 할머니가 ‘집으로’ 가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조상과 남편의 묘소가 있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두메산골에서 짓던 밭농사도 작파하게 됐다는 것이다.박근혜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은 북한에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김 할머니는 왜 집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김 할머니의 사정은 손녀 이모(23)씨가 관객 300만명을넘어선 직후인 지난 11일 영화제작사인 튜브엔터테인먼트의 인터넷사이트에 글을 올리면서 비로소 알려졌다.이씨는 “당초 문화영화로 찍어 외국에서 상영하겠다던 영화가국내 개봉돼 관객 50만명이 넘으면서 불행이 시작됐다.”면서 “건장한 남자들이 집안을 기웃거리고 할머니는 ‘얼마 벌었느냐.’는 질문에 길을 다니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그는 또 “계속 울리는 전화와 초인종에 잠을 잘 수없고 고3인 남동생은 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노이로제에 걸렸다.”고 전하고 “할머니가 살 작은 집과 땅을 구하고 있지만…장소를 말하면 같은 일이 생길까봐 말을 못하겠다.”고 적었다. 이 글에는 지난해 ‘산골소녀 영자'의 비극이 혹시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당시 강원도 산골에서 순진무구한 삶을 살던 영자는 유명세를 타면서 아버지가 강도에게 살해됐고 결국 출가해 비구니가 됐다. 왜 영자는 이토록 슬픈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야 했고 김할머니는 집을 옮기게 됐을까.이는 우리사회에 팽배한 천민자본주의 때문이다.‘돈이 된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다른사람들이 어떤 괴로움을 받을지 아랑곳하지 않는 세태가 원인일 것이다.따라서 이런 풍토를 고치지 않는 한 제2의 영자,제2의 김 할머니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최근 금강산 상봉 드라마를 연출했던 정귀업(73)할머니 주변에도 한탕을 노리는 파리들이 모이고 있다고 한다.정 할머니까지고향을 떠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금도 못만났으면 내 인생이 완전히 끝날 판이제.아매도 넋새가 되어 울고 다닐거여.” 정 할머니가 50여년만에 남편을 만나 토해낸 이 말은 지금 김 할머니의 심정일 것이다.조상과남편을 묻은 땅을 60여년만에 떠나게 됐으니…. 5월은 가정의 달인데 김 할머니가 보여준 모정에 이렇게 답하는 세상이 안타깝다. 박재범 논설위원 jaebum@
  • 토요영화(11일)

    ◆소무 (EBS 세계의 명화 오후10시) 중국 제6세대 감독 자장커의 장편 데뷔작.자본주의에 물들어 황폐해져 가는 중국 현대 사회를 냉정한 시선으로 담아낸 이 한편으로 감독은 98년 부산국제영화제,밴쿠버영화제 황금용호상,낭트영화제 그랑프리 등을 휩쓸며 일약 중국 차세대 기수로 떠올랐다.시골마을의 샤오무는 미래가 없는 소매치기.담배밀매로 벼락부자가 된 죽마고우 샤오닝의 결혼식장에서조차 문전박대 당한다.치솟는 분을 삭이지 못해 피로연장을 뒤집어엎고 단골 가라오케로 피신한 그는 여기서 메이메이라는 여급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감독의 낙후된 고향에 살고있는 토박이들을 배우로 데려다 16㎜ 필름에 찍어낸 97년작. ◆키스 더 걸 (MBC 주말의 명화 오후 11시10분) 미모의 여성만 골라 납치하는 엽기적 연쇄살인범을 추격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워싱턴D.C. 경찰청의 범죄 심리학자 알렉스크로스는 조카 나오미의 실종 소식에 노스캐롤라이나 더럼으로 직행한다.알고보니 나오미뿐 아니라 다수의 여성들이 실종된 상태.그녀들이 모두 재색을 겸비한 재원들이란 걸 간파한 알렉스는 사건이 고단수의 인간 수집가 소행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수사에 들어가는데….모건 프리먼·애슐리 주드 주연,개리 플래더 감독. ◆13번째 전사 (KBS2 토요명화 오후 11시) ‘붉은 10월’‘다이하드’를 감독한 존 맥티어넌의 99년작.10세기 아랍을 무대로 펼쳐지는 마이클 크라이튼 원작의 액션 스릴러물.바그다드의 시인 아메드 이븐 파할란(안토니오 반데라스)은 유부녀와 통정하다 남편에게 덜미를 잡혀 머나먼 북구의 땅으로 추방당한다.우연히 한 왕국에 당도하지만 새로운 왕 불바이가 우방(友邦)을 도울 13전사의 한명으로그를 선발,다시 유랑길로 내몬다.괴물의 습격으로 황폐해진 우방에 도착한 아메드는 ….오마 샤리프가 통역관으로우정출연한다. 손정숙기자
  • 광주비엔날레 벌써 30만명 ‘성공 예감’

    ‘멈춤,PAUSE,止’를 주제로 6월 29일까지 열리는 광주비엔날레가 개막 40일만인 8일 현재 관람객 29만6000여명을 돌파했다.파격적인 전시개념 도입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국제미술전으로 자리잡았다는 국내외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주요 일간지인 ‘르 몽드’와 ‘르 피가로’,일본의 아사히신문 등은 최근 “동북아시아 여러 도시가 비엔날레로 미술적 실험을 시도했지만 광주만 유일하게 성공을 거뒀다”고 극찬했다.이들 신문은 광주비엔날레가 기존 비엔날레의 틀을 깬 ‘무모하리만큼 실험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국 94명을 포함한 33개국 325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지난 대회때처럼 국가·장르별 또는 본전시·특별전으로이뤄지지 않았다.각각의 주제를 가진 4개의 프로젝트별로구성됐다.전시장소도 전시관에 국한하지 않고 5·18 당시상무대 자리 등 역사적 공간으로 옮겨졌다.각 프로젝트별전시 컨셉트와 공간을 둘러 봤다. ◆ ‘프로젝트1-멈춤’ ‘숨막히는 속도사회에서 잠깐 멈춰서 우리의 삶을 성찰하자’는 의미가 담긴 주제 ‘멈춤’을 표현하고 있다.전시관 1∼4,6전시실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에 미술작품들이 걸려 있을 것이란 상상은 깨지고 만다.대신 건축 공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목재, 천막,벽돌 등과 비디오 설치작품들로 뒤섞여 있다.또 전시장 안의 또다른 전시공간인 파빌리언이 18개나 들어서 있다.벽면에는 낙서,만화,사진 등이 덕지 덕지 붙어있다. 한편에서는 주민들이 춤판을 벌이고 있다.공간도 주제별로 분할하지 않았다. 관람객이 아무데서나 드나들 수 있도록 여러개의 입구와 동선을 미로처럼 꾸몄다. 큐레이터도 예술감독인 성완경씨와 찰스 에셔,후 한루 등 3명이 공동으로 맡았다.현지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초청,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서다.미리 디자인된 공간에 작품을 운송해 내거는 대신 공간내의 구성에 초점을맞춘 것.세계미술의 주류가 아닌 대안공간그룹의 젊은 작가와 건축가들이 이들 공간을 꾸몄다.폴크스바겐 승용차를 뒤집어 거꾸로 매달아 놓고 타보라고 관람객을 유도하는설치작가도 있다.어떤 작가는 가건물을 짓고 그 안에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찍은 기념사진을 붙여 놓기도 했다.퍼포먼스,해프닝,작품 제작 등에 관객들이 즉석에서 참가해 살아 움직이는 요소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 ‘프로젝트2-저기:이산의 땅’ 비엔날레 전시관 제5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세계 곳곳에 흩어진 한국인의 정체성문제를 다룬다.이국땅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들이 갖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문제에서 출발,세계속에 던져진 또 하나의 ‘나(한국사람)’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인의 민족성이나 동질성 같은 개념은 요구하지 않았다. 현지문화와 모국문화 사이의 조화와 갈등,흡수와 거부,친밀함과 낯섦의 갈등 구조를 ‘정착’이란 개념으로 새롭게 접근했다.미국·일본·베이징·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자신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문제를 작품과 다큐멘터리 비디오 등 영상물을 통해 보여준다. ◆ ‘프로젝트3-집행유예’ 옛 상무대가 자리했던 상무지구 5·18자유공원에서 열리고 있다.5·18민중항쟁과 관련된 지역적 특성이 강한 프로젝트이다. 5·18당시 시민들이 구금되거나 재판을 받았던 옛 헌병대 건물과 영창,군사법정,내무반 등이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역사적 사건이나 가치에 대한 공공의 기억 그리고 그것에 내재하는 가치나 습관에 대한 근원적 반성과 재구성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리이다. 옛 상무대가 도시개발로 아파트촌과 유흥가들이 들어서는 과정 등을 영상을 통해 볼 수도 있다.유치장 창틀을 연상시키는 구조의 스크린에 옛 유행가로 만든 뮤직비디오 작품, 5·18 암매장 발굴의 허구성을 지적한 ‘개죽음’등이 눈길을 끈다. 또 동백림 사건으로 투옥됐던 고암 이응노 화백이 서울구치소 등지에서 제작한 16점의 작품도 볼 수 있다.우리나라에선 처음 선보인 이들 작품은 먹으로 그린 ‘자화상’시리즈 및 신문지와 밥풀을 이겨 만든 인물조각,나무 도시락을 소재로 한 꼴라쥬,문자 추상화 등이다. ◆ ‘프로젝트4-접속’ 최근 폐선된 경전선의 옛 남광주 역사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재래시장인 남광주 시장과 상인들이 내려다 보이고 주변에 오래된 가옥이나 건물들이 즐비하다. 70여년 동안 철길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버려진 땅이다.이곳에는 9개의 대형 파빌리언이 설치됐다. 철길 침목을 일으켜 세워 사람의형상을 만들거나 철로가 지나간 자리의 땅을 파 내려가 지층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NGO 파빌리언’을 통해 도시개발에 대한 의견 수렴과 폐선부지의 활용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철교 위의 보도교 설치와 박물관 건립을 통한 시간·공간·시민간의 접속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 본전시중 ‘집행유예’와 ‘접속’은 전시관에서 멀리 떨어진 5·18자유공원과 도심철도 폐선부지 등 역사·생활 공간으로 끌어냈다.역할을 다한 이들 공간은 망각 속에 버려진 가운데 재탄생을 기다린다는 점에서 주제와 합치된다.“신선하다 그리고 역동적이다.고정관념을 털어낸파격이 두드러진다.”(만레이 슈 타이완 큐레이터)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에너지가 넘친다.역사의 현장을 전시장으로 꾸민 점도 이채롭다.”(아키라 다테하타 일본 다마미술대 교수) 광주비엔날레를 둘러 본 국내외 전문가들은 후한 점수를 매겼다.준비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을 드러내긴 했으나 전시 주제와 내용은 기존의 비엔날레와 대비되는 차별성을 확보했다는 게 미술계 안팎의 평가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kdaily.com ***예술감독 성완경씨 “생활접목 살아숨쉬는 전시로” “박제된 예술의 틀을 깨고 생활과 접목된 살아 숨쉬는전시를 꾀했습니다.” 성완경(58) 2002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이 난해하고 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관객과 공동체에 다가서는 친밀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제 ‘멈춤’의 의미는.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뜻을담고 있다.멈춤은 단순한 도피나 휴지(休止)가 아니다.휴식과 재충전이고 새로운 출발이다.멈춤은 그래서 현실의변화와도 맞물려 있다.새로운 사상과 제도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요구한다.기존의 낡은 사상과 제도·관행을 버리는 일은 쉽지 않다.그러나 중요하다.현실의 갈피 사이에서멈춤의 긴급성을 읽어내고 그 실현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행사가 택한 덕목이다. ■이번 비엔날레의 특징은. 전 세계 25개 대안공간그룹 작가들이 참여했다.이들은 전시공간에서 직접 작품을 꾸미고 활발한 토론과 네트워킹을 이뤄내고 있다.또 수 많은 파빌리언을 설치했다.이런 형식은 세계 어떤 비엔날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파격’이다.그동안 예술계의 흐름을 서구중심의 가치와 문화가주도해 왔다.그러나 대안공간 그룹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이들은 범지구적인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으로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교환과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세계의 언론들이 광주비엔날레를 주목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아시아의 최대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할것으로 본다.지속적인 성공 여부는 아시아의 정체성 확보등 나름대로의 독창성을 갖는 것이다.베니스 비엔날레 등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비엔날레 행사들이 대부분 ‘미술의신전’과 같은 모델로서 현학적 사유 또는 스팩터클의 효과에 기대고 있다.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진열돼 있는 미술’이 아니라 ‘행동하는 미술,함께 체험하는 미술’이다.이번 전시공간을 원초적 상거래 행위가 이뤄지는 복잡한시장터처럼 꾸민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우리만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 ‘영미문학’誌 특집 ‘우리에게 영어는 무엇인가’

    ‘영어바람’이 거세다.초등학교에선 영어가 주요 과목으로 들어앉았고,부모들은 아이를 우리 말이 아닌 영어로 가르치는 유치원에 못보내 안달이다. 영어는 이제 한글도 못 깨우친 유아에서부터 정년을 앞둔 기업 간부들에 이르기까지 능력을 가늠하는 보편적 잣대로 군림한다.이것은 단순한 외국어 교육의 차원이 아닌 ‘영어광풍’이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영미문학 반년간(刊) 문예지인 ‘안과밖’의 올 상반기호는 우리의 ‘영어광풍’을 학술적으로 짚어보는 특집 ‘우리에게 영어는 무엇인가?’를마련했다.영어로부터 비롯되는 일상에서의 억압과 문화적정체성 문제,아프리카 작가 아체베와 응구기의 민족문학논쟁 등을 짚어보고 대응방안을 모색해본다. ◆억압으로 작용하는 영어=윤지관(尹志寬) 덕성여대 영문과 교수는 영어는 우리 일상에서 유용한 도구인 동시에 절대 다수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억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전제한다. 영어는 근대 이후 우리 삶에 끼치는 위력이 커가면서 의문의 여지없이 습득되어야 할 당위의 모습으로굳어져 왔다는 것.이렇게 영어의 권위가 사회내에 견고하게 자리잡으면서 개인은 그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끊임없는좌절을 겪었고,이는 심리적 결핍으로서의 억압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이경원(李慶援) 연세대 영문과 교수는 “한국에서 영어는 매체로서의 기능을 넘어 이미 ‘물신’(物神)이 돼버렸다.”고 주장한다.타자의 언어이면서도 언제나우리의 타자성을 상기시켜 주는,우리 스스로를 ‘결핍’과 ‘부재’로 규정짓고 일상을 불안과 강박으로 짓누르는영어야말로 한국인의 사회적 의식을 지배하는 ‘초월적 지표’라는 것이다. ◆정체성의 문제=윤 교수는 영어문제는 이제 문화적 정체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언어는 우리가 활용하는 수단으로서의 어떤 (정복의)‘대상’일 뿐만 아니라우리 속에 개입하고 우리를 형성하는 힘이기 때문이라는것이다. 이에 따라 영어라는 언어에 동반된 문화적 힘은 결국 한민족이나 그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정체성 문제를 일으키며,이미 영어의 제국주의적 성격은 세계화를 통한 미국적 대중문화의 전지구적 확산이라는 현상과 결합되어 나타나고있다는 설명. ◆아체베와 응구기 논쟁=이경원 교수는 70년대 아프리카에서 일었던 아체베와 응구기의 민족문학 논쟁을 통해 ‘영어제국주의’ 극복을 위한 해법을 찾고자 한다. 나이지리아 태생의 세계적 작가 아체베(Chinua Achebe)는 “아프리카 각 국가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부족을 대표하고,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그들을 하나의 ‘상상적 공동체’로 묶을 수 있는 것은 영어 뿐”이라며 따라서 “민족문학은 영어로 씌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폈다. 이에 대해 케냐의 대작가 응구기(Ngugiwa Thiong’o)는‘제국주의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숙명론적 논리’라며 반박한다.그는 영국 식민지 시절 영어는 아프리카를 정신적으로 정복했다며,이러한 영어의 이데올로기적 폭력으로서의 기능은 과거 식민지 시대나 이후의 ‘신식민지시대’나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한다.이 교수는 아체베와 응구기의 논쟁이 상호배타적 관계가 아닌 수단과 목적의 상호보완적 관계로 파악될 때 우리의 문제도 실마리를 풀 수있을 것으로 본다. ◆대응방안은 없는가=“문제는 한국사회가 영어의 정치성에 대해 너무 무감각하다는 것이나,설령 영어의 ‘초국적,신식민적 자본주의의 공모관계’를 인식한다 하더라도 마땅히 내세울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경원 교수의 안타까움 어린 말이다.이런 가운데 윤지관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영어에 실린 과잉부하를 막아내고 오도된 영어정책에 개입하는 실천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우선 현실적인 방안으로 “우선교육 현장에 있는 전문 연구자들의 기본적인 자세의 문제를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즉 영어교습 형태에 담긴 이념적 성격에 대한 인식을 좀더 의식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영어의 문제를 자기 삶과 우리 사회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인문적 시각이 자리잡을 때 영어교습 현장이 영어의 제국주의적 이념의 지배에맞서는 의미있고 주체적인 언어교육의 장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디지털시대 기업가’ 등 6편 자유경제출판문화상 도서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제13회 자유경제출판문화상수상작으로6편의 도서를 선정했다고 1일 발표했다.우수도서에는 ‘디지털시대의 기업가와 기업가정신’(문원택·김원석 저,한언커뮤니티),‘Q&A 형식으로 엮은 시장경제 이야기’(박동운 저,FKI미디어),‘이제는 자유를 말할 때’(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편,율곡출판사) 등 3편이 선정됐다. 추천도서에는 ‘현대 한국·동아시아 경제론’(안충영 저,박영사),‘부자국민 일등경제’(송병락·이원복 저,김영사),‘자본주의 역사와 중국의 21세기’(이재정 역,이산) 등 3편이 선정됐다.우수도서와 추천도서 수상작은 각각 1500만원과 1000만원의 도서구입비를 지원받는다.시상식은 22일 오후 6시30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다. 박건승기자 ksp@
  • [대한광장] 신문 강제구독 아이들 뭘 배울까

    21세기 초등학교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 장면이다.모든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자율학습시간에 특정 어린이신문을 구독하고 있다.‘딸배’라고 부르는아이들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신문뭉치를 가져와 친구들에게 배달한다.학교는 신문구독에 대한 리베이트로 기백만원을 신문사로부터 받아서 화장실 청소아주머니의 월급으로 지급한다. 학교측에서는 이렇게 변명한다.아이들이 신문을 읽으면 좋지 않으냐,다른 학교도 다 그렇게 하고 있다,500여만원을 받아서 화장실 청소아주머니 월급을 주고 있는데 가뜩이나 부족한 학교재정에서 어떻게 그 돈을 채우느냐,아이들로부터구독신청을 받기 때문에 강제구독이 아니다,아침 자율학습시간에 신문에 나오는 한자를 학습하고 있어서 좋은 부교재가 된다는 등등. 그러나 아무리 형식적인 구독신청을 받고 있다 하더라도 자율학습 시간에 신문에 나오는 한자를 쓰게 하고 문제를 풀게 하는 이상 그것은 강제구독일 수밖에 없다.또 신문이 좋은부교재가 된다는 것과 그것을 강제구독하는 것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시중에는 어린이신문보다 훨씬 더 좋은 내용의 학습지들이많이 나와 있는데,그렇다면 학교에서는 그 학습지들도 부교재라는 명목으로 자율학습 시간에 일률적으로 다 보게 하고그 리베이트로 20%를 학교발전기금으로 받아도 되는 것인가. 현재 이 리베이트는 학교발전기금으로 들어가는데,학교발전기금은 우유업체나 부교재업체 등 이권관련 업체들로부터는받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따라서 신문구독으로 인한 리베이트를 학교발전기금으로 받는 것은 불법이다. 학교재정 문제도 너무나 궁색한 변명이다.화장실 청소를 아이들에게 시키지 않기 위해서 학교가 신문사 보급소가 되고아이들은 배달원이 되어서 학교내에서 영업행위가 버젓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사실 교육적으로 말하자면 화장실 청소를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신문을 읽으면 좋은가에 대해서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의문이다.아무런 경쟁없이 나누어 먹기식으로 자연히팔리는데 신문의 질이 좋아질 리 없다.새로나온 컴퓨터게임을 선전하는 기사들,세계 각국이 반대하는 미국의 엠엔디정책을 긍정적으로 설명하는 기사들이 아이들에게 교육적일 수 없다. 신문을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집에서 혹은 특별활동시간에 선택적으로 구독하면 된다.만약 부교재로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교사가 그 부분을 발췌해서 활용하면 된다. 사실 필자도 어린이신문 강제구독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필자는 지난 2년간 작은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운영위원으로 일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몇 차례 문제제기를 하기는 하였으나 해결하지 못하였다.이제라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나서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가뜩이나 어른들이 보는 신문들도 강제구독이 말썽을 빚고있다.신문 끊기가 담배 끊기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자본력을 앞세운 신문사들의 불공정행위도 줄을 잇고 있다. 필자도 탈세 언론사들의 사주들이 석방된 직후,최대 부수라고 자랑하는 신문사에서 발신자 표시장치가 부착된 전화기를 주겠다고 찾아온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해서 겨우 거절한 적이 있다.경품과 리베이트를 통한 강제구독은 경쟁을 왜곡하고 무의미하게 만드는 불공정행위로서 자본주의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해악이다. 신문이 비판을 하려면 스스로 정정당당해야 한다.교사도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스스로 모범이 되어야 한다.신문사와 학교가 학생들에게 신문을 강제구독시키는 것은 언론과 교육의 본분에서 너무나도 멀리 벗어나 있다.이 구태를 하루속히 벗어버려야 한다. ▲박주현 변호사·사회평론가
  • [지방자치 새 패러다임] (14)시민단체의 빛과 그림자

    ‘제5의 권력’이라는 시민단체(NGO)들이 유리알 같은 지방행정과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제의 착근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지방행정을 감시,견제하고 개혁을 촉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우리 사회가 1970년대부터 급속히 자본주의화되면서 시민단체들이 급격히 팽창해 왔다.그 결과 시민단체가 지방행정을 투명하게 이끌었다는 나름대로의 평가를 받는 반면 행정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지방행정에 앞장서 개입하게 된 것은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야 할 지방의회 의원들이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지방의원들이 비리에 개입하고 자질이 떨어지는 데다 전문성마저 부족하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대체적인 주장이다. 그래서 시민단체들은 지방의원들에게 “의회를 투명하고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의원들이 제살을 깎는 듯한 자기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지방의원들이 부정부패 등으로 구속되면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어김없이 성명서를 내거나 항의하고 있다.의원들은시민단체의이같은 성명서 등에서 의원 자질을 거론하면서 다른 결백한 의원들까지 매도하고 의회를 비하한다고 분개한다. 경실련 전남협의회는 “모든 회의를 공개하고 회의록 작성을 비롯해 모든 표결상황과 의원 재산 및 납세실적,무분별한 자료요구 자제,의회 발언시 불필요한 인사말 줄이기” 등 10대 개선안을 지난해 마련해 도내 각 지방의회에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방의원들은 회의 한번 참석하는 데 일당 8만원과 다달이 90만원 가량의 의정활동비를 지급받고 있지만현실적으로 너무 부족해 전문성을 갖춘 의정활동이 어렵다는 입장이다.이에 따라 능력있고 참신한 인재는 지방의회를 외면하고 토착세력과 연계된 인사들이 대거 지방의회를 점거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지방의원과 공무원들이 시민단체의 감시와 견제를 탐탁잖게 생각하고 있다.시민단체의 활동비 가운데 많은 부분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되고 있기 때문이다.지방자치단체는 한해에 많게는 수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는 실제로 지난달 말까지 각종 공익사업을펼치는비영리 민간단체에 올해 5억 9000여만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신청을 받았다.지원대상은 ▲국민화합사업 ▲문화시민운동 ▲투명사회 만들기 ▲국제교류사업 ▲시민참여사업▲푸른부산가꾸기사업 등이다. 울산시도 올해 비영리 민간단체에 2억 89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신청을 받기도 했다.울산의 경우 지난해 71개단체들이 8억 7800만원을 신청했으나 59개 단체에 2억 9700만원을 지원했다.의원들과 지방공무원들은 “시민단체가지원금을 당초 목적대로가 아니라 운영비 등으로 전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의원들은 시민단체를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건전한동반자가 아니라 잠재적 경쟁자로 보고 있다.선의의 경쟁자가 아니라 자신의 지역구를 넘보는 정치적 경쟁자라는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방의회에 진출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다.회원들은 개인 자격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이름으로 나오려는 것이다. 6월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에 대한 낙천·낙선운동 차원을 넘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를 직접 내기로 했다.환경운동연합 등은 독자적으로 ‘녹색후보’를,다른 시민단체들도 광역단체장에서부터 기초의원까지 후보를 골고루 내기로 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달 말까지 ‘만인위원회’를 구성해 시장과 5개 구청장 후보를 함께 내기로 최근합의하기도 했다.전북도 역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자치연대’를 결성해 15명 안팎의 시·군의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조진상 광주시민환경연구소장은 “시민단체가 정책 대안을 제시해도 행정기관이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시민운동가들이 직접 지방의회에 진출,행정을 움직이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이 시민단체가 지방행정의 중심축으로 진입하려고 하자 시민단체가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할 권력을 탐하며 스스로 권력화한다는 비판도 있다. 또 시민단체들은 회원이 부족해 사회적 현안이 대두됐을때 서로 연대하는 ‘품앗이’하기가 일쑤다.시민단체 회원 상당수가 상임·공동대표가 아니면 고문·집행위원장 등의 감투를 써 직급 인플레이션도 심한 편이다.스스로 권력화된 계층조직을 닮아간다는 비판을 귀담아들어야 할 부분이다. 이기철기자 chuli@ ■日요코하마코드 탄생 배경 일본 요코하마(橫浜)시는 지난 2000년 3월 비영리 민간단체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한 ‘시민활동과의 협력에 관한 기본방침(일명 요코하마 코드)’에서 민관 협력에 관한 기본원칙을 밝히고 있다. 요코하마 코드는 원활한 민관 협력을 위해 ▲자주성의 존중 ▲상호이해 ▲자립화 ▲대등 ▲목적 공유 ▲공개의 원칙 등 6가지를 들고 있다. 이같은 요코하마 코드는 조례에 바탕을 둔 것으로 시가제정한 ‘시민활동추진 조례’에 근거한 것이다. 요코하마시는 조례 제정에 앞서 97년부터 행정이 시민단체의 활동을 지원할 때 갖춰야 할 자세에 관해 검토하기시작했다.민관 파트너십 원칙과 방향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의견수렴을 하기 위해서다. 시는 이를 위해 ‘시민활동추진 검토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위원으로 시민단체 관계자와 대학교수 각각 4명으로 구성했다.그러나 요코하마시나 행정 공무원은 위원회에참여하지 않았다.행정의 감시나 감독 없이 의견을 자율적으로수렴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검토위원회는 본위원회의 회의 5차례,소위원회의 회의 11차례를 열고 시민활동의 역할,시민단체와 행정의 관계,시민단체와 행정의 연대자세 등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했다. 위원회는 99년 3월 의견수렴·공개포럼·시민단체 조사등을 근거로 요코하마시에 ‘시민활동과의 협력에 관한 기본방침’을 제안,조례가 제정되게 됐다.이 조례를 바탕으로 다음해 3월 요코하마 코드란 옥동자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기철기자 ■전문가 조언/ 정부와 시민단체는 ‘공생'해야 시민단체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의 하나가 됐다.정부나 정치권에 대한 비판·감시뿐만 아니라,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급격히 늘어난 사회복지수요에 대처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이와 함께 최근 행정과의 접촉면도 넓어지고 있다.정부의 각종 위원회나자문회의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으며,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을 통해 정부는 시민단체에대해합법적·공개적으로 지원하기에 이르렀다.종래 시민단체와 정부가 서로 비판과 배제로 일관한 데 비하면 획기적인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행정이 과연 바람직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민관협력 경험이있는 시민단체 관계자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을 만나보면,양자 간에 현격한 인식 차이가 있고 상대방에 대해 부정적이다. 공무원은 시민단체가 기업이나 행정조직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으며,시민단체는 공무원들이 ‘규정과 절차’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또파트너십의 주안점에 대해서도 생각이 달라,시민단체 관계자는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반면 공무원은 결정된 정책을 집행하는 데 도움 받기를 원하고 있다.실제로 시민단체가 민관 파트너십에서 갖는 가장 큰 불만은 ‘결정은 행정이 하고,민간이 자원봉사로 뒷받침해 주기만 바란다.’는 것이다. 파트너십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시민단체는무조건적인 자원봉사 단체가 아니다.비록 영리를 추구하지는 않지만 나름의조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활동비가 필요한 조직이다.시민단체는 적어도 자기분야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이기도 하다.마찬가지로 시민단체도 행정의 강점과 한계를 이해하고 파트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각종 공무원 교육때 시민단체에 대한 과목을 개설하거나,시민단체 연수나 교육에 행정이동참할 필요가 있다.나아가 상호 단기파견 근무와 같은 보다 적극적인 교류도 가능할 것이다. 그동안 행정은 시민단체에 대해 지원한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가져왔다.사무실 제공이나 재정지원만이 효과적인 파트너십으로 간주된 것도 그 때문이다.그러나 이제 ‘지원에서 협력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됐다.행정이 필요로 하는 분야를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진정한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적극적인 정보제공을 통해 시민단체로 하여금 행정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이해하고,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시민단체의 비판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할 것이 아니라,시시비비를 가리는 가운데 건설적인 제안은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참여연대의 서울시장 판공비 공개요구가 적극적인 제도개선으로 나타난 것이 한 가지 사례다.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간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종합전담 창구로서 ‘민관협력정보센터’를 설치해 보자.시민단체에 대한 행정정보 제공,시민단체와 자치단체의 협력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조정,각종 지원사업의 결정과 대상단체 선정,기타 시민단체에 대한 행정편의제공 등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아울러 현행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의 한계를 보완하고,각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민관협력조례’를 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흔히 시민단체와 행정은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라고 한다.양자 모두 시민의 복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창조적인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지방자치의 성공적인정착을 위해 서로 책임 있게 비판하고,당당하게 협력하는 문화를 기대한다. 김수현 서울시정개발硏연구위원
  • 이산가족 근본적 해결책 언제/ 아직은 시기상조…화해 분위기 관건

    오는 28일부터 엿새 동안 금강산에서 제4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다.항상 그러하듯 이번에도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은 서로 부둥켜 안으며 ‘눈물 50년,한숨 반백년’의회한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눈물의 드라마를 연출할 것이다.그러나 이산가족들은 물론 국민들은 이제는 이런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생사 확인,서신 교환,면회소에서의 만남,자유 왕래 등과 같은 근본적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입을 모으고 있다.이에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과 절차,북한이 상봉장소로 금강산을 고집하는 이유 등을 알아본다. 생사·주소지 확인,서신·선물 교환,면회소 설치 및 정기적 상봉,고향 방문,자유 왕래….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들이다.가능할까. 한마디로 정부는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남북간 화해·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얼마든지 실현이 가능하다.”면서 “서신·선물 교환만 이뤄져도 남쪽의 가족들이 북쪽피붙이들에게 ‘달러 송금’을 시작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북한도 경제난을 헤쳐나가는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생사확인.남·북 당국이 적십자사 등을 통해 접수한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확인 작업에 들어가면 된다.남한은 3∼4일,북한은 한달 정도면 생사와 주소지 확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 이봉조(李鳳朝) 통일정책실장은 “한꺼번에 모든이산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고령자 순으로 매달 수백명 정도의 명단을 교환,생사 및 주소지를확인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엔 서신과 선물 교환에 들어가면 될 것이다.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대규모 서신 교환이 이뤄졌을 때 그 내용을 일일이 검열할 수 없다는 점이다.그래서 정부는 북측에 ‘공개된 편지’,즉 엽서 교환을 제의한다는 방침이다.북한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선물 교환이 시작되면 북한의 이산가족들에 대한 ‘달러송금’이 이뤄질 것이다.‘퍼주기 논란’ 등을 잠재울 수있는,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대북 경제지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다음 단계는 면회소 설치다.물론 면회소 설치가 생사·주소지 확인보다 앞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면회소가 우선설치돼야 남·북간 다른 논의들도 힘을 받기 때문이다.정부는 28일부터 엿새동안 열리는 제4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끝나면 남북 적십자회담을 열어 면회소 설치 문제를 적극 제기할 방침이다. 남북간 ‘이산가족 교환상봉’ 모델이 처음 등장한 것은85년이다.당시 도입된 ‘고향방문단’은 2000∼2001년 3차례 실시된 ‘이산가족 상봉단’과 형태가 거의 같다.우리정부는 이번 금강산 상봉을 ‘면회소 설치’로 가는 디딤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실제로 이번에 그동안의 교환상봉 방식에서 벗어나 남북 가족들이 삼일포를 함께 둘러보는‘참관상봉’이라는 새로운 만남형식이 생겼다.정부는 이를 ‘동숙(同宿)만남’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고향 방문은 남쪽 실향민들이 가장 바라는 사항이다.“고향에 있는 부모 묘소에 술이라도 한 잔 올려야 다소나마불효를 씻을 수 있다.”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다.고향에가족·친척들이 남아 있다면 더욱 금상첨화다.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남북간 화해·협력관계가 상당 정도로 진척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북한이 경제난과 체제붕괴의 우려에서벗어나 개혁·개방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는 뜻이다.나아가 자유 왕래는 최종 단계이고,남북이 ‘경제공동체’를 이뤘을 때야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이봉조 통일정책실장은 “우리 정부와 북한이 바라는 ‘관계개선의 속도’가 매우 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신뢰를 쌓는다면 생각보다 일찍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과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평양서 딸 상봉 노범석옹 “편지라도 주고받았으면…” “한번 만나고 오면 뭐해.편지라도 주고 받을 수 있어야지.” 2000년 8월 제1차 이산가족 상봉단 교환때 평양으로 가딸 노순복(54)씨를 만나고 온 노범석(盧範錫·77)씨는 상봉 때 건네받은 북녘 아내와 딸의 빛바랜 사진을 가슴에꼭 품고 산다.반백년만에 만난 딸의 모습을 잊지 않으려고 함께 찍은 사진을 액자에 넣어 방과 마루에 걸었다. 열여덟살 꽃다운 나이에 시집온 아내는 이미 10년 전 ‘저세상’ 사람이 됐다고 들었고,헤어질 때 세살배기던 딸은 50대 초반에 접어들었지만 죽기전 만난 것은 더없은 행운이었다.노씨는 1·4 후퇴 당시 고향인 함남 갑산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는데 큰 눈이 내려 풍산 근처에서 아내와딸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했다.아내에게는 “눈 길을 뚫고가다가는 모두 죽을 것 같다.”면서 “두 달 뒤에 집으로돌아가겠다.”고 약속하고 홀로 남행길을 재촉했다.자신은 읍사무소 공무원이던 탓에 북한에서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딸 순복씨가 만나자마자 “아바이,왜 나랑 오마니를 버리고 가셨습네까?”고 물었을 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50년 동안 가슴에 묻어뒀던 회한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딸을부여안고 말없이 통곡만 했다. 노씨는 “요즘 매일같이 사진을 통해 딸을 만난다.”면서 “남한에서 결혼한 부인이 이런 사정을 이해해 줘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노씨는 “지금도 고향마을 앞을 흐르는 허천강이 눈에선하다.”면서 “고향 선산에 있는 부모님의 묘에 술이라도한잔 올리고 불효를 빌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마지막 소원은 고향에 가서 죽는 것”이라면서 “통일까지야 바라지도 않지만 편지 왕래,전화 통화라도 할 수 있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전영우기자 ■北 왜 금강산에 집착하나 북한은 지난해 10월 6차 장관급회담 이후 이산가족 상봉장소로 줄곧 금강산을 주장해 왔다.북한이 왜 금강산을 이산가족 상봉장소로 고집하는 것일까. 우선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서울과 평양에서 열리는데 대해 큰 부담을 갖고 있다.북쪽 이산가족들이 서울등 남한의 발전상을 직접 보고는 정신적 충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때문에 북한 당국은 남한을 다녀온 이산가족들을 상대로 1주일 가량의 특별 정신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즉 남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인도적차원’으로 생각하지만 북한 당국에게는 심각한 ‘정치적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북한은 정치적인 부작용 없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둘째 문제는 남쪽 출신으로 북한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바닥났다는 점이다.정부 당국자는 “그 동안 서울을 방문한 북쪽 이산가족은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이었다.”면서 “이제 그런 사람들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다만 남측이 이산가족 문제를 남북관계 진전의 ‘처음이자 끝’인양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이를 모른채 외면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이에 따른 대안이‘조용한’ 행사이고,최적의 행사장으로 금강산이 떠오른것이다. 게다가 금강산은 북한이 이미 남한 기업에 개방한 장소다.북한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자신들도계속되기를 절실히 원하는 금강산 관광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금강산은 북한이 개방한 지역이면서 지리적으로 백두대간 너머에 자리잡은 ‘고립지역’”이라면서 “때문에 북한 당국은 이산가족 행사를 계속하면서도자본주의의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금강산을 이산가족 상봉장소로 선뜻 동의한 이유는 무엇일까.북한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이를 계기로 금강산 육로관광의 길을 트겠다는 뜻인 것으로보인다.나아가 금강산에 ‘이산가족 면회소’를 설치하는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최근 “금강산에 하나,도라산역에 하나,이렇게 두 개의 면회소가 생겨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정부가 이번 금강산 상봉에 ‘면회소’ 설치 추진이라는 의도를 깔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워싱턴 잇단 시위로 몸살

    [워싱턴 외신종합] 미국의 수도 워싱턴이 연이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1일(현지시간)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봄 정례회담 때문이다.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춘계회담을 가진 21일세계은행과 IMF 본부 앞에는 1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세계화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뉴욕대학의 빌 웨첼(22·학생)은 “미국자본이 세계의 문화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다.”며 ‘자본주의’와 ‘전쟁’을 규탄했다. 이날 회의장 안에서는 재무장관들이 보다 공격적인 빈곤퇴치 방안을 논의하며 세계의 모든 취학 적령기 아동,특히 여자아이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앞서 20일에도 워싱턴에 집결한 시위자 수천 명은 세계화에 기인한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을 비난하는 시가행진을 벌였다.특히 아랍인과 회교도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또한 ‘우리는 모두 팔레스타인인이다.’라고적힌 셔츠를 입고 “폭탄이 아닌 부채를 떨어뜨리라.”며미국을 비난했다.이틀 동안 경찰은 400여명을 동원,워싱턴 인근에서 삼엄한 경계를 펼쳤으나 폭력사태는 일어나지않았고 20일 본부 지하주차장으로 불법 침입을 시도한 25명 만이 체포됐다. 공식적인 집계 발표는 없었지만 경찰은 워싱턴 시위에 참여한 인원을 최대 5000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워싱턴 방문이 예정돼있어 주중에도 시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실리 우선” 北 자본주의 학습 열풍

    북한이 ‘경제살리기’와 함께 자본주의 학습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유럽연합(EU)에 처음으로 경제각료들로구성된 경제시찰단을 파견한데 이어 대규모 경제연수생을받아줄 것을 EU측에 공식 요청했다. 특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이달초 평양을 방문한 임동원(林東源)특사에게 다음달 장성택(張成澤) 노동당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최측근을 포함한 경제시찰단을파견하겠다며 “북한이 배워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중소기업형 산업들을 보여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최우선 자본주의 학습장은 ‘대북 지원·협력 전략 문서’를 채택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EU이다.미국의 영향을 덜 받는 자본주의 국가들이 많기 때문이다.리광근 무역상을 대표로 한 경제시찰단은지난달 벨기에·이탈리아·스웨덴·영국 등 4개국을 순방했다.이들은 증권거래소와 금융감독원·투자보험공사 등현대 자본주의 상징적인 장소들을 방문하며 시장경제와 국제금융,정보통신(IT)산업 등에 대한 강연을 받았다.EU 본부는 이들에게 동구 등 체제전환국들의 경제상황과 EU의지원경험 등을 설명했다.북한측은 마지막 방문지인 영국방문 후 500명의 북한경제 연수생을 받아줄 것을 EU측에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U측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EU대표부 존 사가 정치경제담당관은 “북한 정부 및 경제부문 관리들이 시장경제 경험도 없고,시장지향적 사고도 결여돼 있음을 감안,시장경제등 자본주의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4개국 순방후 북한과 EU간 경제지원협력이 두드러지고 있다.북한은 지난 11일 스웨덴과 경제·기술협력 합의서를채택한데 이어 지난 17일 독일과 계량계측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북한의 전문가들을 독일 물리공학연구소에 파견키로 합의했다. 북한과 아시아국가들과의 교류도 눈에 띈다.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 2월말 태국 말레이시아를 방문,닭고기 가공공장과 멀티미디어 개발회사 등을시찰했으며,태국 정부에 탄광·축산·통신부문의 협력사업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조창덕 내각 부총리는 경제대표단을 인솔하고 지난 4일부터 9일간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돌아왔다. 북한은 또 경제·식량난이 심화된 90년대 중반부터 미국,호주와 이탈리아 등지에 소수지만 영농기술과 국제 경제·금융을 배우는 유학생들을 파견했다.98년 무렵부터는 이러한 유학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EU측은 자본주의 연수와 경제개혁,산업재편 등 북한경제의 구조조정에 관심을 두고 있는 반면,북한은 정보통신 관련 선진장비와 과학기술 도입등에 주로 관심을 표명하는 등 양측 관심사가 다르다.”면서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자본주의 체제학습에 응하면서 서방세계가 마련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변화가 일고 있다.노동신문은 최근호에서 ‘경제사업에서의 실리보장과 혁신적인 일본새(근무자세)’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 시기 경제발전에서가장 중요하게 나서는 것은 최대의 실리를 보장하는 문제”라고 강조,실리를 가장 우선시해야 할 준칙으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계획경제체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경영방식이 실용주의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러한 변화는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해 1월 ‘신사고’를 제창한 이후 모든 분야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이미 예고됐다. 김수정 전영우기자 crystal@
  • [씨줄날줄] 맥도널드 보고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개시된 직후인 지난해 10월,파카스탄의 이슬라마바드와 카라치에 있는 맥도널드 상점들이 수난을 당했다.그리고 프랑스에서는 ‘반세계화’ 시위 군중들이 역시 맥도널드 상점을 폭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이들은 맥도널드를 미국,그리고 미국식 경제제국주의첨병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맥도널드화’는 제3세계 사회학자들이 신자유주의 현상을 말할 때 즐겨 사용하는 말이다.빠르고 간편하게,그리고 동일한 질과 양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파죽지세로 세계를 제패해가고 있는 맥도널드의 특성을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보는 시각이다.이들은 맥도널드의 바탕에 노란 글자 엠(M)이 맥도널드머리 글자가 아니라 돈(Money)의 머리 글자라고 비아냥댄다.오로지 이익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다국적기업답게 맥도널드의 영업기법은 기발하다.국내 4월 판촉 광고에서 그들은 “빅맥 두개를 사면 한 개는 반값”이라는 광고를 냈다.대부분의 백화점이나 패스트 푸드점에서 실시하는 25% 할인을15초 동안의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머리속에 50% 할인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발달된 광고 마케팅으로 그들은 세계를 제패해 나가고 있다. 맥도널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맥도널드의 시장지배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맥도널드의 세계화가 제3세계의 기근을 부른다고 본다.뉴욕 시민들이 햄버거 한 개를 먹기위해서는 그만한 면적의 제3세계 삼림이 초지로 바뀌면서가뭄과 홍수를 초래한 것처럼,싸고 편리한 서비스로 쇠고기 소비를 늘림으로써 더 많은 삼림이 초지화될 것이라는비판이다. 이같은 세계 도처의 비우호적 눈길을 의식했음인지 맥도널드가 최근 ‘지속가능한 환경을 생각하는 경영’을 표방하는 ‘맥도널드 보고서’를 발표했다.이 보고서는 동물과열대우림 보호, 장애인 고용, 공정한 임금지급,사랑의 집지어주기 운동 등 광범위한 이미지 개선 계획을 담고 있다.나아가 산림을 육성하면서 벌목하는 제지회사,항생제를쓰지 않는 축산농가의 가축을 골라 구매하겠다는 계획도들어 있다.듣기에 따라 그동안 ‘과오’를 고백하는 것 같기도 한 이 보고서가 과연 진심을 담은 것인지 아니면 ‘지역경제와 생태계를 망치는 기업’이라는 비난을 의식한‘립서비스’인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 친사회주의 성향 때문”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색깔논쟁이 재계로도 번질 조짐이다. 자유기업원은 9일 전용덕(田容德) 대구대 교수의 ‘재벌정책의 올바른 방향과 대책’이란 글을 인용한 정책제안에서“통제일변도의 재벌정책이 수립된 원인은 일부 지식인의 반시장적,친사회주의적 성향이 국민의 의식에 영향을 미쳤기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이어 “재벌의 경제행위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은 이런 성향의 지식인과 산업조직 이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추진한 빅딜 정책도 위기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자본주의의핵심인 사적 소유권만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빅딜 정책도 일부 지식인과 국민의 지지가 없었다면 시행되지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올바른 재벌정책의 방향과 관련,“대중주의에 입각해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방법으로 재벌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일부 지식인을 친사회주의적이라고 규정한 것이색깔론 공세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친사회주의적이란 용어는 경제적 측면에서 제기한 것일 뿐 과거 70∼80년대 정치적·이념적 용어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참여연대 김상조(金商祖) 경제개혁센터소장(한성대 교수)은 “재벌의 경제행위를 일부 규제하고 통제하는 것은 재벌 스스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이며 재벌의 문제점은 외환위기가 증명하고 있다.”면서 “시류에 편승,시대착오적인 색깔론 제기는 적절치 못하다.”고 설명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남북관계 복원/ 의미·전망

    *긴장 완화 '큰틀'마련.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사가 3박4일간의 방북에서 이뤄낸 성과는 크게 한반도 위기 예방과 남북관계의 ‘원상 회복’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를 비롯한 각종 회담 재개,경의선·동해북부선 등 철도·도로 연결,이산가족 상봉,경제시찰단 방문 등 남북관계를 우선 진전시킴으로써 북·미,북·일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고,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위기조성을 방지한다는 ‘큰 틀’에 남북이 합의했다는 뜻이다. ◆한반도 위기 예방=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를 추진하겠다.”면서 잭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 수용 의사를 밝힌 점이 주목된다. 지난 2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도라산역 방문시 촉구한이산가족 및 경의선 연결 문제 해결에 대해 북한이 이번에긍정적인 답을 내놓은 것도 대미 유화 제스처로 평가된다.다만 북·미 대화의 시기와 속도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나아가미사일·핵 문제 등의 근원적 해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수 있다. ◆경제협력 및 군사신뢰 구축=최대의 합의는 역시 경제협력분야다.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타개하는 데 남북이 우선협력하기로 뜻을 같이한 결과다.철도와 도로 연결,개성공단건설 등은 지난해 9월 제5차 장관급회담 때까지의 합의를 다시 ‘실행’하겠다는 뜻이다.이는 군사분계선이 일부 뚫리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모든 것들이 제대로 실행되려면 군사당국간 회담이 먼저 열려 군사적 문제들이 우선 해결돼야한다.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에서는 육로관광과금강산 관광특구 지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추위와 함께 경제시찰단이 다음달 남쪽을 방문하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92년 7월 김달현(金達玄) 부총리 겸 대외경제위원장이 경제관료들과 함께 남쪽의 경제상황을 시찰한 뒤 딱 10년 만의일이다.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개혁·개방에 대한 의지를과시하는 동시에 실제로 ‘자본주의’에 대한 공부도 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점 및 전망=그러나 군사당국자회담 일자 등이 확정되지 않아 경협과 군사신뢰 구축에 관련된 사안들이 얼마나 빨리 실행될지의문이다.북한이 진정 ‘실천’ 의지를 갖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되는 대목이다.임 특사는 이에 대해 “서로 불신하면서 의심만 갖고 있으면 될 일도 안된다.”면서 “적극적인 사고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월드컵과 아리랑행사 연계 지원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는것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월드컵’ 자체를 공식 언급하기싫어하기 때문”이라면서 “1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릴 민간접촉에서 ‘아리랑’ 행사 참관문제가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산가족 상봉장소를 ‘금강산’으로 양보하면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문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같은 모든 사안들을 김 위원장이 ‘직접’ 결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북측이 지난 1월22일 ‘김대중 대통령 임기 이후에도남측이 6·15 공동선언을 계속 준수,이행하기를 바란다.’고 한 언급과 함께 남북관계가 앞으로도 희망적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남북관계 복원/ 전문가에 듣는다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사의 방북은 한반도 안정의 한축인 남북관계를 6·15 공동선언 상태로 복원시켰으며 동시에 또 다른 한축인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평가다.고유환(高有煥·북한학) 동국대 교수와 동용승(董龍昇)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은 7일 대한매일이 마련한좌담에서 “북한은 김대중(金大中) 정권 임기말에 ‘마지막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하면서 “남북 및 북·미 관계에서 북한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고교수는 특히 “경의선 복원 재합의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물리적 전제조건’으로 김 위원장의답방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고유환 교수] 남북이 경의선 복원 등 6개항에 합의하고 미국과의 대화를 수용하는 등 전향적 자세를 보인 것은 북한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해결구도에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북한은 9·11테러사태 이후 전개된 국제사회흐름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면서,남북관계 진전을 통한 경제 회생을 모색하기로 큰 방향을 잡은것으로 보인다. [동용승 팀장] 남측의 경제지원을 노린 ‘한건주의’라는 지적도 있다.북한은 어려운 경제상황과 국제사회,특히 미국으로부터의 체제 위협을 남한과의 공조를 통해서 돌파하기 위해 이번 특사 방북을 받아들였다. [고유환] 합의의 초점은 민족공조와 6·15 공동선언 이행에맞춰져 있다.북한은 김대중 정권이 말기이고 남북관계가 장기 정체됨에 따라 6·15 선언의 이행에 상당한 위기가 조성됐다는 점을 우려한다.북한은 남한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햇볕정책이 유지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겠다는 판단을했다.북한은 한나라당의 대북노선을 줄곧 비판해 왔다.특히부시 미 행정부와 일본의 고이즈미 내각에 이은 한·미·일3각 보수연대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동용승] 북한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입장이 북한체제에 위협적임을 절감하고,남쪽에 부시 행정부와 궤를 같이하는정부가 들어서는 사태를 염려하고 있다.현 정부와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놓지 않은 상태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미국의 대북 강경책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판단을했다고 본다.이런 점에서 남한이 한반도 문제를 주도할 수 있는 입지가 생겼다고 볼 수도 있다. [고유환] 6·15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큰 흐름은 한·미공조에서 민족공조로 옮겨지고 있다.이번 합의도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남북 공조의 비중이 더 높아지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임 특사가 5시간동안 한반도 정세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철도 연결에 주목해야 한다.서부지역 경의선은 통일의 상징성 부분에서 우리가 집착하는 것이고 동부지역 동해선은 경제적 의미가 강하다.시베리아 횡단철도 등 금강산 사업 활성화를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서부는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성 외에 장거리 여행시 열차편을 주로 이용하는,김정일 위원장 답방의 물리적 전제조건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을 시간적·물리적으로 열어두는 조치로 보인다.김정일 답방은 여전히 유효한 ‘카드’이다. [동용승] 특사교환은 장관급 회담과 성격이 다르다.따라서구체 일정합의 등이 나오는 것은 무리다.물론 2차경협추진위가 열린다 해도 대북 지원 규모 및 시기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다.다만 부시 대통령이 지난 2월 도라산역에서 언급한 이산가족 문제 및 경의선 연결 등 2개 사안에 대해 북한이 이번에 응답을 한 것은 미국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를갖는다. [고유환] 북측은 미국의 대북의지를 확인,협상에 나설 시점임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잭 프리처드의 방북을 수용한다며 미국과의 대화의 문을 열었다. 북한은 제네바합의 불이행에 따른 전력보상 문제를 꾸준히제기하며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미사일은 ‘카드’이긴 하지만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님을 북한은 안다.경수로 건설과 연계된 핵사찰은 선뜻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북한의제의로 이뤄진 지난달 20일의 뉴욕접촉을 북·미 대화 시작으로 봐도 된다.북·일 관계는 북한으로선 부차적인 문제다.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적십자회담 등에 일단은 나섬으로써 50만t 식량공급 중단을 요구하는 일본내 여론을 무마하려고 할 것이다. [동용승] 경협은 지난 10여년간 진행돼 왔지만 한단계 더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이는 북한의 경제운용시스템이 상이하기 때문이다.시장이 좋으면 자본은 자연스레 몰린다.당국간 회담이 선행돼 제도적 장치 및 사회간접시설을 마련해놓고 추진해야 할 문제다.개성공단 건설은 남북경제협력의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 [고유환] 북측이 경제시찰단을 받아들인 것은 자본주의 학습과 개방의지와 연결된다.사상 해방과 지도자의 신사고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경협이 성공한 사례는 별로 없다. 철도와 관광개방 등은 빠르게 진척될 수 있으나 나머지는 민족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인프라구축의 의미가 있다. [동용승] 너무 빠른 속도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체제 특성상 남북한이 각각 가진 시계가 다르다.경제시찰단의 경우 대규모 공장시설을 보여주기보다 실질적으로 자본주의 경제를알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찾아야 한다.북한이 현재 유럽연합 등으로 보내는 유학생을 남쪽으로 오게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돼야 할 것이다. [고유환] 사실은 합의가 얼마나 이행될지가 문제다.지난해 5차 장관급 회담때도 유사한 합의를 했으나 다시 정체국면에빠졌다. 미국의 대북 입장과 대선 상황에서의 남남갈등,이에 대한 북측 반응 등 순조로운 이행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변수들이 너무 많다.정권차원이 아니라,장기적인 한반도의 안정과 민족경제의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이해했으면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노후보 정책분석과 평가/ 재계 ‘盧風정책’ 탐색전

    재계에 ‘노풍(盧風)’의 경제정책 분석·평가작업이 활발하다.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경제단체와 기업들이 그의 정책 성향을 파악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벌써부터 노 후보의 반(反) 재벌 성향의 정책,평등주의와 사회연대주의 색채를 경계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재계는 원칙과 신뢰의 경제를 만들겠다는 노 후보의 정책총론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러나 방법론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그가 원칙과 신뢰의 경제를 위한 원칙으로 제시한 ‘자유경쟁과 사회연대’는 ‘한꺼번에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식의 발상이라고 단정했다.재계 관계자는 “자유경쟁은 자본주의적 사고의 결과인 반면 사회연대는 서구 사회주의적인 사고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양립할 수 없다.”고 했다. 노 후보와 재계는 기업정책과 규제개혁 부문에서 시각이확연히 엇갈린다.노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의 현행 골격을 유지하고 집단소송제의 대상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입장인 데 반해 재계는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두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맞선다. 또 관료적 기업규제를 최대한 없애는 대신 환경과 노동자권리를 해치는 규제를 완화해선 안된다는 노 후보 논리에대해 재계는 모든 규제는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서민생활 안정을 꼽는다.이를 위해 서민에게 질좋은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부동산투기를 억제하며 40% 이상의 이자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않고 있다.또 해마다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해 2007년 주가를 2300포인트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이에 대해 재계는 서민생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매년 5%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 말처럼 쉽겠느냐는 반응이다.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인플레 억제책을 쓰면서 주가를 2300포인트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은 모순된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노 후보가 빈부격차의해소를 위해 생산적 복지정책과 적극적 노동정책을 펴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자유시장 경제체제 달성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이런 정책을 펴려면 강력하고도거대한 정부가 필요하지만,이는 작은 정부와 민영화를 지향하는 국제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재계는 “공기업 민영화는 계속 추진하되 기간망은 민영화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노 후보 주장에 “민영화는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해야지,기간망 여부를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했다. 재계는 그러나 벤처육성을 위해 벤처인프라를 확충하고농민·농촌대책을 적극 강구하겠다는 노 후보 정책을 대체로 지지하고 있다. 반(反)재벌,친(親)노조의 이분법적 시각은 곤란하다.공정하게 시장경제의 룰이 작동해야 경제가활발하게 돌아간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다.재벌정책도 재벌의 횡포나 불공정 문제를 시정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한다.거듭 얘기하지만 철저하게 시장경제원칙에 입각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다. 박건승 김상연기자 ksp@
  • 한신대 강인철교수 논문서 주장 “”한국종교 자본주의 포로됐다””

    한국 종교가 지나치게 상품화·산업화해 심각한 정체성위기를 낳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신대 강인철(종교문화학) 교수는 최근 계간 ‘비평’봄호에 ‘종교와 자본주의-이데올로기적 동조와 종교의 산업화’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그는 이 글에서 한국 종교가 빠르게 자본주의에 흡수된 뒤 기복주의와 성장지상주의로 치달아 심각한 상품화·산업화 문제를 노출,위기상황에 놓여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강 교수는 한국의 종교가 독특한 윤리를 내세워 국가 경제개발 등에 신자들을 동원함으로써 자본주의적 성장에 기여하였고,그런 과정에서 신자들을 예비 자본가로 상승시켰음을 주목했다.또 종교가 자체의 엄격한 규율과 도덕적 훈련을 통해 하층 신자들을 산업적 통제에 적응시키는 한편,이들을 계층상승을 위해 노력하는 노동자층으로 변모시켰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강 교수는 “자본주의의 지배적 가치들에 대해 이데올로기적으로 ‘동조’하는 모습은 무엇보다 자본주의에 대한종교적 강복(降福·복을 빎)과 찬양 현상에서 잘 나타났다.”며특히 ‘기복주의’적 종교문화로 인해 물질적 성공을 지지·정당화·조장하는 종교행위들이 넘쳐난다고 꼬집었다.종교적 물신주의는 이웃사랑이나 자비 등 본래의 종교적 목적을 훼손시킬 정도로 ‘돈’이 종교적 실천의 중심을 이루게 됐다고 지적했다.주요 종교의례들이 ‘성스런 모금의 시간’으로 변질되고 불교 사찰들에 경쟁적인 ‘대형 불사(佛事) 붐’이 일고 기독교 교파간의 갈등이나연합운동이 경제적 이권에 좌우되는 현실이 그 예다. 강 교수는 또 종교가 시장경제의 한 부분으로 편입된 결과 ‘정액제’ 기도나 정액제 안찰·안수까지 등장시켰다며 장로,권사,집사 등의 기부금이 직급에 의해 정액화되거나 감사헌금의 액수에 따라 축복의 순서와 강도가 달라지는 등 종교계에 자본주의적 계급관계가 빠른 속도로 뿌리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종교의 산업화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잠재적 신자(비신자)들을 대상으로 ‘선교’ 목적이 강한 출판,교육,의료,복지,방송사업이나 학교,복지시설들이 이미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개신교의 수많은 무인가 신학교들이 수용인원을 초과하는 학생들을 뽑아놓고 ‘가짜 학위’를 남발하거나 종교계통 복지시설들에서 수용자들에대한 강제노역과 착취를 통한 치부행위가 심각한 지경에이르렀다는 것이다.특히 몇몇 종교 관련 기업들은 재벌급의 규모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따라서 “요즘 한국 종교의 여러 양상들은 ‘자본주의에 굴복한’,혹은 ‘자본주의의 포로가 된’ 모습”이라면서 “종교의 산업화로 인해 종교조직 자체의 기본적 정체성이 심각한 혼란에 직면했으며,최근 거세게 일고있는 종교 내부의 개혁운동들은 바로 그런 혼란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탈북 긴급점검] (중)탈북자, 그 평가 및 위상은

    중국 전역에 탈북자가 없는 곳이 없다.심지어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몽골·미얀마·베트남·라오스까지 퍼져있다는 것이 탈북자 구호단체 관계자들의 말이다. 정확한 통계수치는 없지만 96년 북한에 대규모 홍수피해가 난 직후 시작된 탈북자들의 행렬은 97∼98년에 30여만명으로 정점을 이룬 뒤 현재는 10만∼20만명이 중국 등지를 떠도는 것으로 추산된다.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탈북자를 색출,송환하고 있는 데다 식량원조 덕분에 북한의 식량배급체계가 어느 정도 복구된 것도 탈북자가 준 이유다. [누구인가] 탈북자들의 계층과 직업은 다양하다.식량난이가장 심각했던 96∼97년에는 함경도 출신의 광부나 노동자들이 주류였다.헤이룽장(黑龍江)·지린(吉林)·랴오닝(遼寧)성 등 중국 동북3성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친척집에기숙하면서 농사나 집안일을 도우며 양식을 얻었다. 98년부터는 탈북자의 출신지가 평안도와 황해도·강원도등 북한 전역으로 확대됐으며 노동당원·군인·의사·교수등 지식인 계층이 합류했다. 식량사정이 다소 나아진 99년부터는 단순 식량구입이 아닌 직업·장사 목적이나 가족을찾기 위해 탈북하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탈북자들이 중국에 ‘장기체류’하고 있음을 뜻한다. 여성 탈북자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사단법인 좋은벗들이98∼99년 동북3성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탈북자의 75%가여성이다. 이는 직장과 조직생활에 얽매인 남성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운 여성이 식량을 구하러 나섰기 때문이다.주부가 끼니를 책임진다는 관습과 여성의 생존이 남성보다쉽다는 것도 한 원인이다. [어떻게 지내나] 중국에 체류하는 탈북자는 대부분 동북3성에 몰려있다.이중 남자들은 숙식을 해결해 주는 조건으로 무보수,또는 중국인 노임의 절반밖에 안되는 저임금에노동력을 착취당하며 살고 있다.주로 산간 오지의 양몰이나 벌목장 인부 등 ‘3D’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중국 공안에 잡혀갈까봐 불안에 떨고 있는 형편이다. 여성들은 초기에 주로 조선족 노총각의 결혼 상대로 소개됐다.그러나 숫자가 늘면서 일시적인 동거상대나 중국인홀아비의 재혼 상대가 되는 사례가 많아졌다.그렇지만 정식 결혼이 아니라 중국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여성들이대부분이다. 실제로 한 탈북 여성은 브로커가 중국돈 3000위안(한화약 50만원)을 받고 중국인에게 팔아넘긴 뒤 몇달 후 그 친구에게 5000위안,다시 또 다른 사람에게 1만위안에 팔려다니기도 했다.산간 오지나 향락업소에 넘겨지고,인신매매를당해 윤락녀로 전락하는 여성들도 많다. 탈북여성 매춘을전문으로 한 전문조직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 주변 장백현 고지대에서 수십개의 마을을 이루고생활하는 탈북자도 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작용] 탈북자들이 늘면서 부작용도 심각한 상태다.우선새로운 ‘이산가족’이 생겨났다. 지난달 북한에서 탈출한유태준(劉泰俊)씨가 대표적인 예다. 청소년 문제도 심각하다.‘꽃제비’로 불리는 이들은 제때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영양실조와 정신적 피폐 등으로 범죄자나 조직폭력배로 전락하기도 한다.단순절도에서 밀수·인신매매·살인 등의 중죄를 짓는 청소년도 허다한 실정이다. 구호단체인 ‘피난처’ 이호택(42) 실장은 “중국 정부가탈북자들의 신분을 보장하고, 북한도 소환된 탈북자에 대한 탄압을 중지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자칫 탈북자는동북아 전체의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준규 전영우 윤창수기자 hihi@ ■국내입국자 분석. 19일 현재까지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는 모두 2156명이다. 올들어 이미 166명이 들어왔다. 통일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겨울에 들어오는 탈북자는 드물었으나 이제는 계절에관계없이 꾸준히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 입국하는 탈북자의 숫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94년부터.93년까지 10명 이하이던 입국 탈북자 수가 94년 52명으로 늘더니 99년 148명,2000년 312명,지난해에는 무려 583명이나됐다. 이런 현상은 탈북자의 절대 숫자가 많아졌음을 의미하는것은 아니다.오히려 탈북 유형이 초기의 우발적인 ‘기아모면형’에서 ‘이주·이민,기획탈북형’으로 바뀌었음을뜻한다.탈북자들을 돕는 국내외 민간단체와 ‘이주브로커’들이 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는 2000년과 지난해 가족단위의 탈북자가 전체의 40%를넘는 데서도 확인된다. 95년 이후 가족단위 탈북자는 전체의 32∼69%를 차지한다.이 결과 지난해의 경우 여성 탈북자는 289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이르렀다.19세 미만 청소년과 50대 이상 고령층도 각각 23%와 11.1%나 됐다. 최근에는 가족중 한 명이 먼저 들어온 뒤 정부로부터 받은 정착금과 주거지원금 등을 이용해 나머지 가족을 데려오는 사례도 많다. 최근에는 국내 입국전 중국에서 1∼2년씩 거주했던 탈북자들이 많다.노동자나 농민으로 일하며 돈을 모은 뒤 남한으로 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위성방송과 남한 사람들을 접하면서 남한체제를새롭게 인식하고 남한행을 결행했다는 탈북자들도 많다.중국에서 ‘자본주의의 맛’을 본 뒤 북한으로 되돌아가지않고 남한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출신지역은 지난해의 경우 함경도가 전체의 79.4%에 이를만큼 압도적으로 많다. 18일 서울에 온 탈북자 25명도 모두 함경도 출신이다.이는 두만강이 평안북도의 압록강보다수량이 적어 건너기에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탈북 전 직업은 노동자가 전체의 절반 정도이나,점차 관리직이나 전문직,예술·체육분야 종사자가 늘고 있다.북한의 체제유지 기반인 ‘조선노동당원’도 상당수에 이른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탈북25명 ‘서울 첫밤’/ “”새생활 궁금…”” 기대半 걱정半

    18일 필리핀 마닐라를 떠나 꿈에 그리던 한국 땅을 밟은탈북자 25명은 길었던 고난의 여정을 마쳤다는 기쁨에 상기된 표정이었다.이들은 공항에서 간단하게 인터뷰를 마친뒤 안가(安家)에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서울의 첫날 밤을보냈다. ■탈북자들은 오후 5시2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취재진과 마중나온 탈북자단체 회원,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했을때 착용했던 야구 모자와 운동복을 벗고 가벼운 점퍼와 청바지 등을 입은 탈북자들은 긴장된 나날로 인해 피로한 기색을 보였지만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생각에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고아인 김향(16)양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한국에서 많이 배워 나보다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유동혁씨는“이제야 자유를 찾은 실감이 난다.”면서 “한국에 가서자유를 찾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나온 ‘피랍 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 회원 10여명은 탈북자들이 버스에 오르기 전 꽃다발을 일일이 나눠줬다. 중국 현지에서 이들을 도운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 박사는 뒤늦게 탈북자들의 귀국 환영 행사장인 공항 귀빈주차장 쪽에 도착,“내가 치료했던 탈북자들을 만나야한다.”며 경찰과 한때 실랑이를 벌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이들은 이미 3∼4년전 북한을 탈출해 자본주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로 휴대폰·인터넷 등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이어 당국이 준비한 45인승 대형버스에 올라 동작구 대방동 안가로 향했다. 공항에서 안가로 향하는 동안 탈북자들은 생전 처음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이 신기한 듯 커튼을 젖히고 유심히 바깥 풍경을 살피며 서로 얘기를 주고 받았다. 정부 관계자는 “탈북자들은 안가에 대기하고 있는 의사3명에게 신체검사와 건강검진을 받은 뒤 오후 10시쯤 잠자리에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탈북자들은 이날 낮 12시40분쯤 삼엄한 경비 속에마닐라의 니노이 아키노 공항에 도착,항공기에 올랐다.기내식으로 나온 쇠고기와 닭고기,캔맥주,포도주 등이 인기를 끌었다. 유동혁씨의 아들 철(13)군은 좌석에 달린 소형TV가 신기한 듯 이리저리 만져보기도 했다.몇몇 어린이는 기내 뮤직방송에 가수 이정현이 출연하자 “이정현이 나왔다.”며즐거워했다. [최병규 한준규기자 마닐라 이영표특파원 tomcat@
  • EU정상회담 폐막·이모저모 “對美 보복조치 전폭 지지”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정상들은 미 수입철강 관세부과와 관련한 EU집행위원회의 보복조치 준비에 대해 전폭적인지지를 천명했다. 또 3,800만유로(우리 돈 437억원) 규모의 유로역내 에너지시장 부분개방 등 주요 경제개혁 조치에 대해서도 합의를도출해냈다. [미에 대한 보복 지지] 정상들은 16일(현지시간)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순번 의장국인 스페인 주재로 15일부터 이틀간 열린 EU정상회담 폐막 성명을 통해 “EU회원국 정상들은최근 EU집행위가 미 수입철강 관세부과에 대한 보복조치로EU자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에 대해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EU집행위는 이에 앞서 미 수입철강 관세부과에 대한 보복조치로 EU가 관세를 인상할 경우 타격을 받을만한 미국 수출상품 목록을 작성중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또 “미 관세부과 조치는 WTO규정에 어긋나며 WTO회원국이 지난해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합의한 세계무역 자유화 정신에도 위배된다”며 미 관세부과 조치를 비난했다. [에너지시장 개방 등 경제개혁안 합의] 정상들은 오는 2004년까지 유로역내 가정용 전기·가스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상용전기 시장을 부분 개방키로 했다.EU 15개회원국내 에너지시장의 60∼70% 규모를 차지하는 상업용 전기·가스 시장에서 회원국내 수요자들은 공급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일반 가정용 전기·가스 등 나머지 에너지시장 개방일정은 향후 1년내에 확정키로 했다. 정상들은 또 2010년까지 교육·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또 같은해까지 현행 58세인 평균 퇴직연령을 65세로 상향조정하는한편 직장여성의 90%가 탁아지원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또 이때까지 정규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최소 2개국어 이상을 가르치도록 했다. 이와함께 최근 실시된 짐바브웨 대통령선거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지적,다음달로 예정된 EU 외무장관회의에서 짐바브웨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회의장 주변 시위 극렬] 정상회담이 폐막한 16일 시내 중심가에는 30만명의 시위대가 모여 반(反)세계화를 외쳤다.이들은 ‘자본주의 유럽 반대’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카탈루냐 광장에서 바르셀로나 항구에 이르는 2㎞구간을 행진하면서 인근 은행과 상점 유리창을 부수는 등 폭력사태를빚기도 했다.이틀 동안 시위와 관련,모두 29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주현진기자 jhj@ ◆EU 정상회담 주요 합의내용. ■미국 수입철강 관세부과에 대한 보복 지지. ■2004년까지 에너지시장 개방등 주요 경제개혁 조치 합의. ■2010년까지 연구개발투자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로인상. 평균퇴직연령 현행 58세에서 65세로 인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유혈사태 중단 촉구. ■EU 정상 및 각료급 회담 효율화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6월 스페인 EU 정상회담에 효율화안 제출. ■30여개의 인공위성을 이용, 지구상의 어떤 지역에서도 목표물의 위치 찾아내는 갈릴레오 위성추적장치 개발.
  • [굄돌] 도구가 목적이 된 사회

    비판철학으로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아도르노는 인간 이성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이성의 도구화를 꼽았다.원래 이성은 종교가 지배하던 중세에서 벗어나 근대의 계몽주의 시대로 접어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해방’의 무기였다.인간은 이성을 이용하여 그 전까지 신의 영역이었던 자연을 지배하고 교회를 대신하여 사회를 관장하게 된다.그 결과 경제적으로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정치적으로 의회정치와 민주주의,학문적으로 근대 과학과 철학이 발달한 것은 주지의사실이다. 여기까지는 좋다.문제는 이성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정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아도르노에 따르면 현대사회에 들어 이성은 “다른 모든 도구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보편적인 도구”가 되었다.급기야 도구적 이성은 건드려서는 안 될 영역,즉 바로 이성의 주인인 인간마저 도구화하기에 이른다.그 결과는 바로 20세기를 핏빛으로 물들였던 파시즘이다.“이성이 사물에 대해 취하는 행태는 독재자가 인간들에 대해 취하는 행태와 같다.”는 게 아도르노의 주장이다.파시즘이라면 어느 민족에 못지않게 익숙한 탓일까? 현재우리 사회에서도 도구적 이성이 비대화되는 경향이 눈에 역력하다.그 한 예가 바로 영어와 컴퓨터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다.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라는 지금,영어와 컴퓨터에 숙달하려는 노력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그러나 설령 실업률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진다 해도 한 가지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그것은 바로 영어와 컴퓨터야말로 도구적 지식 가운데서도 가장 도구적인 지식이라는 사실이다. 알다시피 영어와 컴퓨터도 지식의 한 분야인 것만은 틀림없지만,그것들은 독립된 지식 체계가 아니라 ‘다른 무엇’을하기 위한 매개체이며 도구에 불과하다.이를테면 우리는 그냥 영어와 컴퓨터를 배우고 싶다가 아니라 영어를 배워서 무역을 하고 싶다든가,컴퓨터를 배워서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영어와 컴퓨터라는 도구가 그 자체로목적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텔레비전 뉴스에서 어느 취업 준비생은 “영어와 컴퓨터를 익혀 실력을 쌓고 싶다.”고말한다.도구를 곧 ‘실력’과 등치시키는 사회라면 아도르노가 경고한 이성과 지식의 도구화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남경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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