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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안정 대책 내용 정부가 27일 금융정책협의회를 통해 밝힌 증권시장 대책은 최근 주가 폭락으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조치로 투자 심리 안정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국내 주식시장 불안은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미국 증시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응책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일지는 미지수이다. ◇대책의 배경= 정부는 26일 주가가 급락해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위협받자 당초 28일 열기로 했던 금정협을 하루 앞당겨 개최하는 등 증시 폭락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특히 미국 증시의 폭락으로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지만 우리 증시는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긴급 대책을 촉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그러나 최근 경기회복세와 기업실적 개선 등을 감안할 때 우리 증시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판단,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나섰다. ◇주요 대책= 윤진식(尹鎭植) 재정경제부 차관은 “최근 주가폭락은 우리 경제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과민반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공기업·금융기관의 민영화 및 증자시기,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주식을 집중매도한 금융기관의 자산운용현황을 점검하고,금융기관의 손절매 운용을 점검키로 했다.또 소규모 연기금 운용방식을 대폭 개선해 채권 위주의 운용에서 주식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특히 올해 책정된 국민연금기금 중 아직 집행되지 않은 주식투자자금 6000억원이 조기에 투입되도록 유도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증시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증권분야 집단소송제 도입을 강력히 추진키로 했다.기업회계 부실 및 불공정 거래를 막겠다는 조치다.노사정협의회를 통해 기업연금제도를 조기도입,증시수요를 늘리기로 했으며 은행에 집중된 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자산운용통합법’을 제정키로 했다.특히 은행 불특정금전신탁의 대출업무 비중을 낮춰 조성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실효성은 회의적= 정부는 금융시장에 ‘정부가 현 상황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켰다.그러나 과연 큰 효과를 나타낼지에 대해 증권관계자들은 의구심을 나타냈다.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해외요인이 크기 때문에 정부 대책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안정에,장기적으로는 수급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97년 환란때와 비교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식·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의 늪에 빠졌다.국제 금융시장이 난기류에 휩싸였다는 점에서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와 닮은 꼴이지만 이번 금융불안은 자본주의의 본거지인 ‘미국발’인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사태 전개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과 파괴력은 핵폭탄급일 수 있다는 얘기다.따라서 전문가들은 정부당국이 섣부른 대응을 삼가면서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이 흔들린다= 금융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응능력은 97년에 비할 바가 아니다.외환위기 당시에 89억달러로 바닥을 헤매던 외환보유고는 1096억달러로 12배나 늘었다.약세 압력을 받던 환율은 이제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당 1202.9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376포인트로 떨어졌던 주가지수는 710선을 유지하고 있다.경상수지,경제성장률 등의 거시지표도 좋은 데다 한·중·일 3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외환보유액을 서로 빌려주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외환위기에 대비한 방호벽을 쌓고 있다. 우리의 금융위기 대응능력이 이처럼 훨씬 나아졌지만 ‘미국발 금융불안’이란 점에서 대응수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 연구위원은 “아시아 외환위기 때는 미국이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다시 97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경우 안전판 역할을 기대할 곳이 없다.”면서 “국제자본의 불안기류가 아시아지역을 강타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전망= 미국발 금융불안은 원인이 사라지지 않는 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상무는 “미국의 기업수익이 나아진다는 확신이 서야 금융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조만간 그런 상황이 올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그렇다고 미국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최공필 연구위원은 “미국 금융불안이 일단 진정됐다고 판단될 때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이제 한숨 돌렸다.’고 생각할 때가 오겠지만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따라서 정부당국은 단기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 중장기적인 대응능력을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박정현기자 jhpark@
  • 저자와 함께/’한국인 월드컵 열기’ 좋기만 한 것인가/특별대담

    ‘Be the Reds’를 새긴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연호하는,많을 때는 700만명이나 되던 거리응원단.그 ‘붉은 물결’을 거리에서 혹은 TV로 지켜보는 4800만 한국인은 물론 재외교포들도 눈물을 흘리며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외국 언론을 비롯해 길거리 응원에 동참한 외국인들도 한결같이 한국인들의 단합한힘에 찬사를 보냈다.그러나 그것만이 진실의 전부일까.오슬로 국립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박노자(朴露子·29)교수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귀화한 한국인이다.이토 준코(伊東順子·41)씨는 한국에서 12년째 살면서 일본을 오가며 저널리스트로 일한다.박 교수는 ‘당신들의 대한민국’에 이어 최근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이상 한겨레신문사)를,이토씨는 지난달 ‘한국인은 좋아도 한국민족은 싫다’(개마고원)를 각각 펴내면서 한국인에게 우정어린 충고를 마다하지 않은 이들.한국을 누구보다도 사랑한다는 이들은,여느 외국인과 달리 ‘월드컵 현상’을 대체로 냉혹하게 비판했다.이들의 주장에 대해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부분도 적지않겠지만 우리에게 입에 쓴 보약이 될 수 있기에 그들의 주장을 가감 없이 싣는다. ■피부색 구분 말고 ‘우리 모두' 포용하는 사회로… 박 교수와 이토씨를 만난 26일은 한국팀이 결승 진출 문턱에서 안타깝게 좌절한 그 다음날이었다.대학로는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그들은 지난밤 ‘붉은악마’의 열기를 온몸으로 겪었다.‘한국 민족주의 사학의 비판’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차 노르웨이에서 일시 귀국한 박 교수는 25일 밤 대학로에 위치한 ‘수유연구소’에서,붉은악마들의 ‘대∼한민국’함성 속에 어렵게 강연을 해야만 했다.이토씨는 한국팀 기적의 ‘끝’을 지켜본 뒤 일본 잡지에 칼럼을 써야 했기에 초초한 마음으로 ‘한국·독일전’을 TV로 지켜봤다고 했다. ◇박노자= 저는 본래 조용한 사람인데 응원단의 함성으로 머리가 두조각으로 갈라지는 것 같았어요.응원도 좋지만 ‘남의 공간’까지 침해해도 되는 건지…. ◇이토= 한국 언론에서 ‘4800만이 하나가 되어서’라면서 일체감을 거듭 강조하기에 일본은 언제 이런 일체감을 느꼈을까를 따져 봤어요.1964년 도쿄올림픽 때도 아니었고.제 어머니께서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이겼을 때와 비슷한 풍경일 거라고 했어요.메이지유신(1867년)후 30여년 만에 ‘서양에 이겼다.’면서 온 일본국민이 붉은 연등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와 열광했다고 해요. ◇박노자= 동양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오늘의 한국에서 그때를 떠올릴 겁니다.당시 후쿠자와 유기치(福澤諭吉)는 신문에 “이제 서양국가를 패준 일본이 ‘탈아입구(脫亞入歐=아시아를 벗어나 유럽국가처럼 됨)’가 됐다.”고 환호했죠.1853년 미국함대에 굴욕을 당해 개방을 한 일본이 러일전쟁 승리에 환호한 것이나,이번에 한국인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기의 이면에는 ‘서양(팀)을 이겨야 한다.’는 민족주의적인 콤플렉스가 작용했다고 봅니다.그후 일본 메이지 정권이 국민의 열광(애국심)을 통제하고 휘몰아서 군국주의로 치달은 것은 한번쯤 되짚어 볼 일입니다. ◇이토= 한편으로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좋아할 일이 없었으면 축구경기에 그렇게 열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대구에서 한·미전을 할 때 저도 붉은 티셔츠를 입고 함께 응원했지만,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응원을 하면서 왜 이렇게 좋아할까,의문이었어요.그렇다면 그 흐름에서 떨어져 있고 싶은 개인은 어떻게 해야할까,과연 이 사회가 수용해 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박노자= 냉정하게 말해서 한국이 4강에 진출했다고 해서 민족적 콤플렉스가 해결될까요? 한국 민족주의의 기원은 ‘독립신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신문에서는 “대한제국이 다른 나라와 동등하게 되려면…”이라고 계속 언급하지요.한국의 민족주의는 어찌 보면 다른 나라를 억압하거나 이기는 것이 아니라,동등해지는 것을 바라는 것입니다.그러나 현시대 세계적인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억압하거나 억압받거나 할 뿐이지 동등해진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한국이 제3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고,또 유럽이나 미국의 자본주의처럼 제3세계를 억압하는 다국적 자본이 될 수는 있지만 동등해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토= 일본은 ‘입구'(入歐·서양화)한 건가요? ◇박노자= 일본은 부분적으로 ‘입구'했습니다.제3세계에서 노동력을 착취해 부를 쌓는,또 전형적인 20대80의 신자유주의적인 국가가 됐죠.중국은 노동자들을 통해 국가는 엄청난 부를 쌓지만 일본인의 실업률은 꾸준히 높아지는 것이 그걸 말합니다.일본 국가(자본)의 성공이 반드시 일본 국민 전체의 성공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거죠. ◇이토= 맞아요.30년전과 비교하면 일본의 국민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국민이 옛날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아요.한국은 일본을 따라잡고 싶어하지만 그 따라잡아야 하는 요소가 경제성장은 아닌 것 같아요.‘일본을 닮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박노자= 일본 식민지 시대를 겪은 한국인들에게는 ‘우리’를 억압한 일본을 닮지 않으면 일본에 잡아먹힐 것이라는 압박감이 있습니다.따라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닮도록 돼 있습니다.그러나 일본의 민족주의가 기형적이었던 만큼 그걸 보고 배운 한국의 민족주의도 기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토= ‘4800만이 하나가 돼서 기쁘다.’는 말을 들으면 한국인들이 지금껏 하나가 되지 못해서 불행하다고느꼈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그러나 과연 ‘하나’가 됐을까요? ◇박노자= 축구를 통해 형성된 ‘축제의 시공간’과 ‘일상의 시공간’이 다른 것이 문제입니다.월드컵 응원을 하면서 영·호남이 하나가 됐다고 느꼈겠지만,월드컵기간에 치른 ‘6·13’지방선거의 결과는 영남당과 호남당으로 다시 나뉘지 않았던가요? ‘붉은악마’덕에 레드 콤플렉스가 사라졌다는 주장도 있죠.그러나 레드 콤플렉스는 이념의 문제고,북한과의 관계입니다.앞으로 마녀사냥식의 빨갱이 논쟁이 조금 수그러들 수는 있겠지만,국가보안법이 엄존하는 한 레드 콤플렉스는 여전한 거 아닐까요.지금 한국민들이 느끼는 ‘하나’의식은 일시적 망각,일시적 허위의식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토= 그래도 한 아파트에서 살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던 사람들이 ‘이웃’의 존재를 ‘우리’로 껴안고 확인한 건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제 한국인 친구의 고교생 아들은 “아빠,이제 이민가지 말고 여기서 살자.”고 했답니다.자신의 나라를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것은,한편 슬프기도 하지만 좋은 일 아닌가요. ◇박노자= 나는 지역주의나 분단의 아픔이 ‘동질성의 확인’이 아니라 ‘이질성의 인정’에서 해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개인의 차이뿐 아니라,체제의 차이를 서로 인정할 때 남북 통일이 되지 않겠어요? 단일성을 강조하다 보면 상대에게 배타적으로 됩니다. ◇이토= 한국이 약소국일 때는 ‘민족주의’가 다른 국가나 민족에게 피해를 주지않겠지요.그러나 세계에서 교역 규모가 12위인 한국은 더이상 약자가 아닙니다.한국의 민족주의가 일본의 제국주의처럼 다른 국가와 민족을 착취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박노자= 그렇죠.유럽의 변두리 국가들이 갖는 소외의식도 한국인의 피해의식 못지 않습니다.이번에 이탈리아팀이 한국팀에 패하자,이탈리아에서 FIFA에 전자우편 40만통을 보내 서버를 다운시킨 걸 보면 그들의 소외의식이나 피해의식을 짐작할 만하지 않겠어요? ◇이토= 한국인이 지난해 12월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 종목에서 금메달을 도둑맞았다고 6개월간 분개하다가,이번에 이탈리아팀이 심판의 오심을 지적하자 태도를 바꿔 ‘쩨쩨하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아요.한국에서 계속 이탈리아를 몰아붙이면 그 곳에 사는 교포들이 괴로워진다는 점도 유념해야죠. ◇박노자= 25일 독일과의 경기에서 지고도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정말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유럽에서 축구는 국가간의 ‘예비전쟁’이나 마찬가지여서 폭력사태가 반드시 일어나거든요.한국에서는 통제사회의 잔재와 유교문화에 교화된‘손님치레’가 잘 반영된 것 같습니다. ◇이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4강까지 올라가 아시아인을 하나로 묶은 것도 잘한 일이죠.대구에서 한·미전을 보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스리랑카 근로자들을 만났습니다.모두 빨간 옷을 입고 “아시아인이니까 16강에 진출한 한국·일본을 응원한다.”며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박노자= 한국인들이 이번 월드컵을 ‘일상적인 국제성’‘시민의 얼굴을 한 민족주의’를 성취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국적과 얼굴 생김새를 상관하지 않고‘우리 모두’를 포용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토= ‘일상적인 국제성’이라는 것은 뭔가요? ◇박노자= 한국인 노동자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강한 배타성을 보입니다.제가 보기엔 ‘관제 민족주의’의 유산인데,이것이 한국사회와 노동운동의 성숙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죠.내·외국인에 상관없이 근로조건은 개선돼야 하겠죠.그런데 한국인은 제3국에서 온 노동자들을,선진국에서 그랬듯이 가혹하게 대합니다.개인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돼야 건강합니다.‘잘못된 일을 외국인이 당하니까’하고 모른 척 하면 안됩니다.러일전쟁이후 일본이 제국주의화할 때 가타야마 센(片山潛)이 러시아의 플레하노프와 ‘사회주의적 연대’를 주장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좋은 연대이자 관행이었습니다. ◇이토= 저도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좋습니다.한국사회는 이번에 축구선수들에게 열광했는데 그전까지는 별로 존경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한국은 공부 잘하는 사람만 대접받잖아요.제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대우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박노자= 개인으로 태어나서 개인으로죽는데,국가니 민족이란 색안경을 쓰고 그것에 연연하면 시력만 나빠지죠. ◇이토= 한국인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요번에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의 8강·4강 진출을 진심으로 응원했어요.한국이 4강에 나아갔을 때 일본에 계시는 어머니와 친구들이 “축하한다.”고 전자우편을 보낼 정도였죠.그런데 한국에서는 일본이 터키에 져서 8강 진출이 좌절되자 좋아했다는 보도를 보고 일본의 제 친구들은 정말 섭섭해 했어요. 문소영기자 symun@
  • [사설] 파렴치한 ‘회장’들의 주식 뒷거래

    유력 정치인의 사위와 대기업 대표 등이 컨설팅 회사 C사의 주주가 된 뒤 철강업체 D사와 합병해 300억원대를 챙긴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이들은 D사와 합병한다는 것을 알고 C사 주주로 참여했으며,합병 후 맞교환(스와핑)해 받은 D사주식이 11배 정도 올라 차익을 챙겼다고 한다.코스닥 등록업체인 D사의 주가는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은 대부분 이름을 대면 알만한 재벌 2세들로 비슷한 연배다. 이는 이권청탁 등의 대가로 거액을 챙기는 정치권 및 권력 측근들의 비리와 함께 반드시 근절해야 할 악질적인 범죄다.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내부로부터 붕괴될 수 있는 불씨를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자본주의 사회의 중요한 덕목은 기회의 균등이다.권력과 금력을 가진 정치권과 재벌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독점하거나 부(富)를 고착화한다면 그 사회는 건강성을 상실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IMF 체제 이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우리 사회의 주요한 문제 가운데하나는 치부가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많은 국민들은 특히 재벌2세들에 대해 탐탁지 않은 눈길로 본다. 대기업 대표들은 “주가 조작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한다지만 설득력이 없다.검찰은 D사 전환사채를 사들였다가 팔아 18억원을 챙긴 D사 임원 1명을 구속했다.이임원은 전환사채를 구입하기 위해 한강구조조정기금을 끌어들이면서 이 기금을 운용하는 직원에게 5억 2500만원을 건넸다고 한다.C사와 합병해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내부 정보가 없었다면 건넬 수 없는 거액이다.요즘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유행이다.‘부자 아빠’ 책 시리즈는 공전의 히트였다.우리 모두 그만큼 부의축적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그러나 이래가지고는 국민들에게 좌절만 안겨줄 뿐이다.검찰이 뒷거래와 미공개 정보로 부를 축적하는 기업가들의 파렴치한 범죄를 엄단해야 하는 이유다.
  • [담론2002월드컵] (3.끝)몸과 스포츠에 대한 열광

    잘생긴 얼굴,미끈하게 빠진 몸매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공을 날리는 축구스타를 보면 가슴이 설렌다.기술적 눈속임이 가미된 가상의 공간에서 활약하는 영화스타에 비해 이 축구스타는 실제로 그 큰 그라운드를 누빈다.대형화면이 잡아낸 실제적인 이미지는 더욱 강렬하게 팬들의 마음을 휘어잡는다.‘아,나도 아름다운 몸을 갖고싶다.’이제 ‘몸’은 단연 우리 문화 현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아름다운 몸=전통적으로 우리 사회는 몸을 정신보다 열등한 것으로 취급했다.하지만 산업화가 가속화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욕구와 취향의 다양화를 낳는 소비자본주의의 중심은 바로 몸.몸의 상품가치가 중요해진 시대가 온 것이다.특히 90년대 이후 소비와 여가가 생산과 노동을 앞지르면서 신세대를 중심으로 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서양에서는 20세기 후반부터 이성중심주의에 대한 비판과 소비 대중문화시대에 대한 분석으로 ‘몸 담론’이 급증했다.그동안 억눌려 있던 ‘욕망’이 이론과 현실세계를 넘나들며,인간을 바라보고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는 시선의 중심으로 부활한 것.우리에게는 그 현상이 뒤늦게 유행처럼 번졌다. 이제 한국의 신세대는 옷과 헤어스타일로 자신을 남과 차별화한다.응원이라는 공통된 분모로 묶인 ‘붉은 악마’들도 조금이라도 튀어 보이려 갖가지 치장을 한다.빨간 티 아랫부분을 갈기갈기 찢어서 입고 다니거나 배부분이 드러나게 자르고 문신을 그려넣는 등 몸의 ‘작은’부분이라도 뭔가 특별하게 보이고 싶어한다.페이스 페인팅은 기본이고 뿔을 달거나 가면을 쓰는 사람도 늘었다.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정신에서 몸으로, 이성에서 감각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성(性)담론 개방화와 범람이 몸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킨 두가지 축”이라면서 “몸은 이제 강력한 문화자본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떠오르는 스포츠스타=몸의 중요성이 강조될수록 스포츠 스타는 급부상하고 그는 다시 몸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킨다.특히 달리기가 중심인 축구는 하체를 발달시켜 균형적이고 멋진 몸매를 갖게 한다.격렬한 몸싸움으로 들춰진 유니폼 아래로 드러난 잘 다듬어진 몸은 뭇여성의 무의식에 숨겨진 성적 욕망을 자극한다.아줌마들까지 붉은 티셔츠로는 부족해 양손에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축구스타에 열광하러 거리로 나선다.안정환,라울,베컴,오언,고메즈 등 아름다운 몸과 얼굴을 가진 선수들에 대한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그들이 묵는 호텔의 커피숍은 팬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뛰었다.요즘 일본에서는 베컴의 헤어스타일이 최고 유행이다.한국예술종합학교영상원 심광현 교수는 “비폭력적이면서도 강렬하고 클로즈업을 통해 역동성이 강조되는 축구선수의 몸은 몸에 대한 열망의 최전선에 있다.”면서 “여성 축구팬이 늘어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욕망을 겨냥한 스포츠산업=소비자본주의와 함께 탄생하고 스포츠스타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 몸에 대한 관심은 다양한 스포츠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진다.우선 축구선수가 스타마케팅의 꽃으로 떠올랐다.펩시는 영국의 베컴과 포르투갈의 후이 코스타를 모델로 기용했다.나이키도 브라질의 호나우두,프랑스의 앙리 등 톱스타들을 잡았다.국내에서도 광고에 온통 축구스타 일색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몸을 가꾸기 위한 생활체육 중심의 스포츠산업도 종류가 늘었다.특히 헬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영장·골프연습장·에어로빅 연습실 등 다양한 운동시설과 기능을 갖춘 헬스클럽이 속속 등장했다.화려한 조명,신나는 댄스음악,트렌디한 인테리어가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키는 압구정동의 한 피트니스 센터는 6개월 사이에 회원이 20%나 급증했다. 수원대 체육학부 김종 교수는 “헬스,스쿼시,골프,마라톤,암벽타기 등 종목 자체가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욕구의 다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공 체육시설은 오히려 줄었다.”고 지적했다.산업연구원 김하섭 실장은 “운동에 대한 관심이 산업을 낳는다.”면서 “월드컵을 계기로 시장은 더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는 체육’에서 ‘하는 체육’으로=그렇다면 몸과 스포츠에 대한 열광을 어떻게 봐야 할까.심광현 교수는 “몸을 노동과 기계의 도구로만 보던 사고에서 벗어나 몸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문제는 이벤트·프로스포츠 위주의 지나친 상업화”라고 말했다.생활체육 활성화로 여가생활을 건전하게 즐기는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더욱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활체육을 활성화하려면 기형적인 엘리트 중심 체육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선진국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60∼70%인데 비해 우리는 30%대에 그치고 있다.그나마 대부분 민간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실정이다.중앙대 사회체육학부 안민석 교수는 “선진국은 체육예산을 복지예산의 하나로 책정하고 있다.”면서 “역사적으로 독재정권과 관련 있는 ‘보는 체육’에서 벗어나 생활의 질을 높이는 ‘하는 체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활체육을 제도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은 단순히 공공시설을 늘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해야 한다.김종 교수는 “참여자 중심으로 그들이 부족한 것을 지원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종목별 클럽 중심의 스포츠 시설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경기장 활용을=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서울시는 상암경기장을 내년 5월부터 수영장·스포츠센터·대형할인점 등으로 사용하고 축구장을 시민에게 대여할 계획이다.하지만 이미 지출한 건설비와 1년에 30억∼50억원이 드는 관리비용이 문제.서울시 역시 생활체육보다는 2000여억원이나 들여 만든 경기장의 ‘본전’에 관심이 많다.일부 지자체는 ‘시티 마케팅’차원에서 경기장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창원대 행정학과 송광태 교수는 “정부가 나서서 프로구단과 연계한 클럽축구를 육성한다면 경기장도 활용하고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공공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민간위탁이나 매각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수익성과 공공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을 찾는 것은 지금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 남겨진 과제다. 김소연 주현진기자 purple@
  • [대한포럼] 레드 콤플렉스

    5공화국 시절 민족해방(NL),인민민주주의(PD)계열 운동권 학생들을 취재하면서 “”이제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할 때가 됐다.””는 얘기를 접하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1960,70년대 냉전시대에 우리는 붉은색은 공산주의자,즉 빨갱이를 연상하도록 교육을 받았다.빨갱이는 '6.25사변'을 일으켜 생명과 재산을 빼앗은 원수요,호시탐탐 쳐부숴야 할 악한이자,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광복 이후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은 분단된 땅에서 북한과 적대관계를 유지하며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해 체제 안정의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그러다 보니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는 알게 모르게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이 뱀이 똬리를 틀듯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월드컵 대회를 계기로 붉은 색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사라질 것 같아.우리 경기가 열릴 떄마다 전국 방방곡이 붉은 물결로 넘실댔다.18일 이탈리아 전에서는 400만명의 붉은 응원단의 함성이 전국을 뒤덮었다.길거리 응원은 한국의 브랜드이자 자랑스러운 문화 자산으로 자리잡았다.이제 주요 국제 경기가 열릴 때마다 광화문 일대는 붉은 물결이 가득할 것이다.앞으로 우리 젊은이들은 붉은색을 보면 '붉은악마'를 연상할 것이다.길거리 응원이 붉은색에 대한 우리 내부의 강박관념과 심리적 억압을 깨는 축제였다면 지나친 말일까. '블루,색의 역사'라는 책을 펴낸 프랑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학교의 미셀 파스투로 교수는 색에 대한 우리의 느낌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로마인들은 붉은색을 사랑했다.악마를 파랑색으로 그렸다.'미개한'파란색이 사랑받기 시작한것은 12세기 성모 마리아가 청색 옷을 입고 난 이후이다.앙시앵 레짐하에서 적색기는 사전예방 또는 공공질서의 상징이었다.그러던 것이 프랑스 혁명이 진행되던 1791년 7월17일 파리에서 왕정폐지를 주장하는 공화주의자 50여명이 질서의 상징인 적색기 아래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뒤부터 억압받는 민중,반기를 드는 민중을 상징하게 되었다.동양에서 붉은색은 권력의 상징이었다.중국 역대 왕조는 물론 우리나라도 삼국시대 이후 최고 벼슬아치의관복은 자주빛을 띤 붉은색이었다. 이제 붉은색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는 열정,사랑 ,나눔 등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붉은 물결의 역동성은 우리 사회 발전의 축이 될수 있다.그만큼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동구권이 붕괴된 이후 레드 콤플렉스가 서서히 희석돼 왔다.6.13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광역 시·도의원 비례대표 의원을 뽑는 정당명부식 투표에서 전국적으로 8.1%의 정당 득표율을 얻어 자민련을 제치고 제3당으로 약진한 것도 레드 콤플레스가 극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남북 교류도 활성화된다.방한한 노벨상 수상작가 독일의 권터 그라스는 동서독 통일 과정을 설명하며 “”남북한이 이성적인 태도로 서로 존중하며 대화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체제는 일정 부분 사회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여 자체 모순을 시정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사회민주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이영희씨는 미국의 제시 잭슨목사가 대통령 후보경선에서 '좌'라는 비난을 받자””당신네들,하늘을 나는 저 새를 보시오.저 새가 오른쪽 날개로만 날고 있소?””라고 물었다고 했다.이씨가 1994년 잭슨 목사의 일화를 소개한 책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라는 제목은 바로 레드 콤플렉스를 극목해야 하는 이치를 웅변해주고 있다. 황진선 논설위원
  • [오늘의 눈] 회계법인 ‘기업감시자’로 거듭나야

    미국에서 요즘 '부실회계신드롬'이 심상치 않다. 세계 5대 회계법인 '아서앤더슨'이 에너지거래 기업인 엔론사 분식회계와 관련해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지난 15일 휴스턴 연방지법으로부터 유죄평결을 받고 관련업무를 전면 중단하겠다며 파산선언을 한 상태다. 엔론-아서앤더슨 사태는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나라에서 분식회계, 부실감사, 대정부 로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비리가 공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아서앤더슨의 연루로 미국 주가는 더욱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국증시의 파장으로 유럽·아시아권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엔론-아서앤더슨과 같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실회계의 과거'는 우리에게도 있었다. 사상 최대의 규모인 4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주도한 대우그룹이 한국판 엔론이라면 연간 150억원의 감사 수수료를 받고 분식회계를 묵인한 산동회계법인은 바로 '한국판 아서앤더슨'이다. 엔론사가 파산했듯, 대우그룹은 1999년 해체의 길로 들어섰다. 산동도 2000년 9월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공중분해되는 대가를 치렀다. 당시 외환위기로 국가신용등급마저 몇 단계나 더 떨어진 우리나라로서는 대외신인도에 치명타를 입은 최악의 사태였다. 물론 이를 계기로 '회사 돈을 뒤로 빼돌리는' 기업의 고질적인 관행을 고치고, 회계법인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잇따랐다. 얼마 전에는 분식회계사도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회계법인의 사회적·경제적 책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계법인과 기업과의 공생관계가 과연 투명해졌는지는 의문이다. 기업을 감시해야 할 회계법인이 기업들로부터 컨설팅 등 사업을 더 수주하는 관행도 여전하다. '쥐한테 생선을 얻어먹은 고양이가 쥐를 잘 잡겠느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현실이다. 회계법인은 더 이상 '공인된 장사꾼'이 아닌 '기업의 감시자'로 거듭나야 할 때다. 엔론-아서앤더슨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당국도 필요한 조치를 동원해 회계법인이 공정하게 감사하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주병철 경제팀 기자
  • 부방위, 공무원 행동강령 초안작성…의견수렴/공직사회 “”현실성 없다”” 거센 반발

    공무원들의 부패방지를 위한 ‘공무원행동강령’ 제정 움직임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이 현실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부패방지위원회(부방위)와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부방위는 최근 ‘공무원행동강령’ 초안을 작성,행자부에 내용 검토를 요청했다.이에 따라 행자부는 주무계장 회의 및 실·국별 주무 과장회의,관련 국장 회의 등을 잇달아 열어 일선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공무원행동강령 초안은 일부 선언적인 내용도 있지만 공무원의 일상 행동을 크게 제약하는 내용들도 많다.이에 따라 부방위 초안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일선 공무원들의 반대 의견에 직면하는 등 초반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는 제시된 의견들을 모아 이번주 안에 부방위에 보낼 계획이다.부방위는 행자부 의견을 반영,최종안을 작성한 뒤 부방위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부방위 초안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경조금수수 제한,근무시간외 영리행위 제한,선물·금품수수 제한 등이다.-경조금 수수 제한= 초안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와 관련있는 자로부터 경조금을 일절 받아서는 안된다.직무와 관련 없는 자라 할지라도 5만원을 넘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은 5만원 기준은 현실을 무시한 액수라고 주장한다.가까운 사람에게 경조금을 10만원 이상 하는 상황에서 상한선을 5만원으로 제한한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직무와 관련있는 자로부터는 무조건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지나친 규제라는 지적이다. -근무시간외 영리행위 제한= 부방위 초안은 공무원은 근무시간외 영리행위를 할 때는 연간 보수의 30% 내에서 가능토록 규정하고 있다.이에 대해서도 일선 공무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사교육비 등 생활비가 급등,월급만으론 가계를 꾸려나가기 힘든 상황에서 부업이나 아르바이트 등의 소득 상한선을 설정한 것은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토요휴무제가 본격 시행되면 근무시간외 영리행위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30% 제한은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다.고위직과 하위직간 급여 차가 큰 상황에서 30%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하위직들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일선 공무원들은 ‘공무원의 품위 유지에 위배되거나 직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회 관계자는 “배당소득이나 이자소득 등을 제외하고,근무시간외 영리행위에 대해서만 상한을 두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지나친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선물 및 금품 수수 제한= 초안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 관련자로부터 선물이나 금품을 받아서는 안되고,직무와 관련없는 자라 할지라도 5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선물을 받으면 안된다.또 직무와 관련이 없는 자라 할지라도 동일인으로부터 연간 2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안된다. 이는 친한 친구나 친지일지라도 직무 관련자에게선 무조건 금품을 받을 수도 없다는 것으로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행정과 조직문화를 무시한 채 너무 앞서가는 규정은 지키기가 힘들 뿐더러 사문화될 수 있어 일선 공무원들의정서를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방위 관계자는 “아직 초안에 불과하다.”면서 “공청회와 여론수렴을 거치는 등 합리적인 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연대 손혁재(孫赫載) 운영위원은 “공무원 부패를 막기 위해 행동강령 제정은 불가피하지만 공무원들을 예비 범법자로 취급해선 안된다.”면서 “공무원 비리는 대부분 권력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며,행동강령 제정 이전에 공무원에 대한 사기진작이나 직무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씨줄날줄] 쓸쓸한 6·15 2주년

    2년 전 오늘 역사적인 남북 공동선언이 발표됐다.남북 두 정상들은 “분단 역사상처음으로 열린 상봉과 회담이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자주통일,이산가족 상봉,경제 문화 교류 등 5개항의 합의사항과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명기한 것이다.공동선언 발표는 전국을 설레게 했다.‘설마’하던 정상회담이 실제로 이뤄진 것도 놀랍고 무엇보다도 베일에 가려진 채 설만 난무했던 김정일 위원장의 파격적인 언행이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물론 한 켠에서는 딴소리도 나왔다.정상회담 성사 사실이 하필이면 16대 총선을 3일 앞두고 발표된 것도 빌미가 됐고, “김 부자와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사람들의 극렬 행동도 있었다.하지만 그때만 해도 민족의 화해와 공존이라는 대의에 그런 것쯤은 묻힐 수 있었다. 그로부터 2년,전국은 월드컵 열기로 들 떠 있다.2년 전 설렘과 감격은 붉은 악마의 함성에 묻혀 버렸다.아니 설렘과 감격 자체가 식어 버렸다.정부가역사적인 정상회담 공로자들에게 훈장을 주겠다는 것마저 “정권말기 훈장 나눠먹기냐.”며 질책하는 마당이다.그래 그런지 관계자 150명을 초청한 6·15 두 돌 청와대 오찬이나 기독교,불교 등 일부 종교계와 민화협 등에서 6·15 두돌 행사를 갖지만 왠지 썰렁하다.김대중 대통령의 소회에서도 쓸쓸함은 묻어난다.“남북관계의 현실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점이 많다.합의된 것이 실천되지 못한 채 가다 막히고,가다 막히고 하는 것은 남북 어느 쪽을 위해서나,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나 좋은 일이 아니라고 본다.” 지난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토로한 안타까움이다. 김 대통령의 토로는,약속한 답방은 의부 제사 미루듯 미루기만 하고 사안마다 엇박자로 나오는 북한의 태도에 대한 실망도 있어 보인다.그러나 남쪽의 햇볕은 필요하고 햇볕과 함께 들어올 자본주의 바람은 두려운 것이 북한의 입장이고 보면 애초에 ‘햇볕정책’속에는 참고 기다리는 것까지 계산에 넣었어야 하지 않을까.아직까지 남·남 이견도 해소되지 못한 현실이라면참고 기다리는 것이야 말로 숙명처럼 보인다.어쩌면 지금 쓸쓸하기 때문에 먼 훗날 6·15 선언이 더 빛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 내일 佛총선… 중도우파 승리 예상

    9일 프랑스에서 하원 577명을 뽑는 총선 1차투표가 실시된다.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각종 여론조사기관이 조사결과 발표에 조심스럽지만 중도우파가 승리한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한다.577개 1인 선거구에 입후보자 8633명으로 경쟁률 15대 1이라는 점이 선거결과 예측을 어렵게 하는 한 요인이다.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은 지난4월 치러진 대선 1차투표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이번에얼마만큼 득표하느냐와 좌우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가 이번에 끝날 것인가에 모아진다. 중도우파가 승리,좌우동거정부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은 크게 세가지다.중도우파는 이번 총선을 위해 대통령여당연합(UMP)을 구성,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좌파는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의 대선패배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채 향후 노선과 당권을 두고 분열됐다.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과반수 이상이 좌우동거정부를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하는 우파,헤매는 좌파= 지난달 2차 투표에서 대통령 재선에 성공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즉시임시내각을 구성,감세·범죄소탕·국방비 증액 등의 선거공약실행에 들어갔다.유권자들에게 ‘힘’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또 UMP구성에 성공한 중도우파는 526개 선거구에서 후보를 단일화했다.반면 좌파연합의 후보단일화선거구는 170개에 그쳤다. 현재 좌파,특히 사회당 내부에서는 전통 이데올로기로 회귀할 것이냐 영국의 사회당처럼 자본주의 요소를 받아들일 것이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이번 총선의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앞으로의 5년동안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며 2007년의 대선을 준비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공산당의 지지기반이었던 남부가 FN의 텃밭으로 변하고 조스팽의 사퇴 이후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등 좌파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FN의 당수인 장 마리 르펜은 이번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증가된 지지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르펜 당수는 후보로 출마하지는 않았지만 후보지지 연설에서 “극우파가 프랑스 정치 지형도에서 영원히 일정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지를 표명했다.●프랑스 선거제도= 대선과 총선 모두 1,2차 투표로 구성된다.여기서 유효득표의 과반수를 얻는 사람이 자동 당선되나 대부분 2차까지 진행된다.워낙 후보가 난립하기 때문이다.대선에서는 상위 득표자 두사람이 경선을 벌이는 반면 총선에서는 득표율 12.5%이상을 얻은 후보가 2차투표에 진출한다.따라서 하원 의석수 분표는 2차투표가 실시되는 16일 이후에 최종 결정된다. 전경하기자 lark3@
  • [대한광장] 조용한 함성 ‘인권영화제’

    온누리가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청춘의 건각이 뿜어내는 싱싱한 기운이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전염되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피가 뜨겁다.아니,60억 지구촌 사람들은 인종,국경,종교,빈부의 격차에 아랑곳없이 함께 축제를 즐긴다.식민 종주국을 ‘찍어낸’ 아프리카 작은 빈국의 쾌거를 다같이 기뻐한다.아! 축제란 원래부터 이다지도 설레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인류의 예술과 문화가 발원한 곳은 신에게 올리는 제의의,함께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고 마시는 축제의 마당이었다.21세기 들어 발생한 첫 전쟁은 세계 자본주의의 본거지를 향한 ‘자기의 땅에서 유배된 자’들의 자살테러로부터 비롯했다.그러나 새 세기의 첫 축제는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의 남쪽에서 시작했다.개막축제에서 서울은 세계를 향해 ‘환영’과 ‘소통’과 ‘어울림’,그리고 ‘나눔’의 고귀하고 장려한 메시지를 날려보냈다.최초로 민간이 기획하고 주도한 축제의 컨셉트는 조화와 상생(相生)의 동양정신이었다.장중하고 세련된 미의 극치가 참으로 자랑스럽고 감격스럽다.테러의 동력이 절망과 단절이라면,평화의 환경은 마땅히 소통과 나눔일 터이다. 이 장엄한 축제가 시작되는 날,같은 시각에 조용한 함성이 있었기에 이를 알리고자 한다.‘인권영화제’는 인간을 위한 영상을 찾아나선다.행복하고 부유하고 힘센 인간이 아니라,억눌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인간의 세상을 담고 있다.문명세계의 뒤편에 난무하는 야만을 고발한다. 머리속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재판도 없이 검사의 청구에 의해 죽는 날까지 사람을 가두어 둘 수 있었던 ‘사회안전법’에 걸려 청춘을 고스란히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이가 결성한 ‘인권운동사랑방’이 주최하는 영화제다.놀랍게도 무료로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올해로 6년째인데,해마다 대학 총학생회가 파트너십을 발휘한다.96년 첫해에 표현의 자유를 몸소 실천하는 의미로 사전심의를 거부한 채 상영에 돌입하더니 올해는 겁도 없이 월드컵 기간과 대칭으로 일정을 잡았다.월드컵 축제 기간이라 해서 우리 사회의 인권 현안이 숨는 것은 아니다.장애인의 이동이 도무지 불가능한 현실을 항의하는 장애인단체가 시청 앞에서 일전의 리프트 추락사를 계기로 집회를 갖는가 하면 모진 아동학대의 현장이 드러나기도 한다. ‘인권영화제’의 영상은 대체로 끔찍하다.그래서 보는 이를 고통스럽게 한다.분쟁지역에서 발생하는 일상적 폭력,자카르타 철로변에 사는 빈민들의 처참한 생활,실종되는 여성들,쓰레기 더미 위의 삶,베트남 참전 군인들의 살인 경험담 등 인권영화제의 시선은 인간의 악마성과 집단의 가학성이 일으키는 야만을 쫓아다닌다.그러니 영화로부터 단 한시간 남짓이나마 위안과 오락을 구하고자 하는 고달픈 인생들이 제발로 걸어들어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국제사면위원회는 ‘2001년 세계인권상황’보고서에서 한국의 인권상황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전혀 없는 노조지도자들이 구속돼 있으며,비폭력 평화노선을 신봉하는 신앙 때문에 집총을 거부한 젊은이들의 양심을 범죄시하여 예외없이 감옥에 넣는가 하면 그 안에서의 예배조차 철저히 봉쇄하는 등 한국은 스스로 비준하거나 가입한 인권규약에 반하는관행을 지속하고있다고 앰네스티는 보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는 자는 고단하다.현실의 부조리를 개선하고자 하는 이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지난 세기 내내 유혈을 불러왔던 제3세계 파시즘과 그 아류들은 깨어나 있는 자들의 고통과 그 감염을 막기 위해 손쉬운 마약을 분사했다.3S(sports,screen,sex)정책이 그것이다. 이제 이땅의,충분히 교육받은 국민에게 그것은 효험없는 처방이 되었다.월드컵은우리의 손색없는 고품질의 축제마당이다.대칭으로 ‘인권영화제’ 역시 그러하다.다만,인권영화제는 조용한 함성이며 잠들지 않는 의식의 축제이다.궁금하시면 점심시간에 샌드위치 싸들고 자투리 관람을 해도 당신은 충분히 인간미를 발휘할 수 있다. 유시춘/ 국가인권위원·작가
  • 책꽂이

    ●일하는 아이들(이오덕 엮음)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시골 어린이들이 쓴 시를 엮은 아동시집 개정판.한때 농활에 나서는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꼽힐 만큼 20여년 전부터잘 알려진 어린이 시집이다.엮은이가 “나는 이 아이들에게 시를 가르쳤지만,한편으로는 이 아이들한테서 참된 시를 배웠다.”고 술회할 정도로 진솔한 동심이 곳곳에 넘쳐난다.보리.1만 1000원. ●미생물의 힘(버나드 딕슨 지음,이재열·김사열 옮김) 인간의 적이자 동지인 미생물,즉 세균과 곰팡이의 특성에 근거해 역사적 사건들을 재해석해 냈다.유전공학을 전공한저자가 75가지 짧은 얘기를 역사·문화·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재미있게 설명했다.연령,계층에 상관없이 읽을 수있는 미생물 교양서.사이언스북스.1만 5000원 ●도발·Art Attack(마크 애론슨 지음,장석봉 옮김) ‘아방가르드의 문화사-몽마르트에서 사이버 컬쳐까지’라는좀 장황한 부제를 단 예술문화사가 ‘도발’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팝아트는 물론 초현실주의,다다이즘,입체주의같은 현대예술의 흐름을전통적인 예술과 비견하는 시각에서 서술함으로써 아방가르드의 실체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이후.1만 7000원. ●소로스(마이클 T.카우프만 지음,김정주 옮김) ‘국제적인 환투기꾼’‘자본주의의 악마’또는 ‘세계적인 자선사업가’등 다양한 별칭을 가진 세계적인 헤지펀드 투자자소로소의 평전.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저자는 논란에 싸인 소로스의 삶을 오랜 시간의 대담과 미발표 원고,그의친구 및 가족과의 인터뷰를 통해 객관적으로 서술했다는평가를 받는다.월간 베스트인코리아,1만 5500원. ●일부일처제의 신화(데이비드 P.버래쉬·주디스 이브 립턴 지음,이한음 옮김) 부제가 ‘자연의 짝짓기를 통해 본인간의 욕망과 불륜’.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자신의 배우자를 서로 속이는지,여성·남성은 왜 일부일처제의 속임수에 빠져드는지,인간의 도덕은 자연스러움을 거스를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생물학적인 고찰.해냄출판사.1만 2000원. ●중국이 일본을 추월하는 날(니혼게이자이신문 엮음,이정환 옮김)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사가 ‘변화하는 세력도’란 부제로 엮어낸 중국 경제보고서.중국경제의 잠재력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이비즈니스.1만 3000원. ●디스이화(This Ewha)(김희중 ) 국내 최초로 ‘내셔날 지오그래픽’편집장을 역임한 사진작가의 포토에세이.이화여대 교육공학과 초빙교수로 일한 것이 계기가 돼 지난 2년간 사진을 찍고 편집·디자인·인쇄까지 총괄했다.교정을 배경으로 담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사진 160점도 소개한다.이화여대출판부.4만원. 심재억 문소영 기자jeshim@
  • 6·13 지방선거/ 군소정당 부푼꿈

    군소정당들의 출사표에는 이번 지방선거에 거는 기대감이드러나있다.특히 ‘정당투표제’의 도입에 따라,높아진 지방의회 진출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첫 광역 단체장 배출의 꿈에 부풀어 있는 민주노동당은 “울산시장 선거에 승리하고 서울에서 1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함으로써 이번 지방선거를 진보정당이 대중속에 뿌리내리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광역단체장후보 7명을 포함,215명의 후보를 낸 데 대해 “정부수립 이후 진보정당이 시·도지사 후보를 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출마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감격해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회당은 “한국전쟁이후 불가침의 영역으로 보호받아온 자본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새로운 세상의 비전을 수도 서울에서 나누겠다.”면서 “사회주의자와 함께 지금까지와는 다른 서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미래연합은 “일부러 후보를 많이 내지 않았다.”면서 “당선 가능한 곳에만 후보를 낸 만큼 당력을 집중,당선율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민국당은 “군소정당으로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지는 못했지만,깨끗하고 투명한 선거운동를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 평론가 김명인 ‘김수영, 근대를 향한 모험’ 출간

    ‘自由를 위하여/飛翔하여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무엇을 보고/노래하는가를/어째서 自由에는/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革命은/왜 孤獨한 것인가를/革命은/왜 孤獨해야 하는 것인가를’(푸른 하늘을·1960년) 김수영,그는 난해한 모더니스트인가,과격한 참여주의자인가.아니면 그를 소시민적 자유주의자로 인식해야 하는가,민족시인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타계후 33년 동안 그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이 260여편에달해 시쳇말로 한국 문학계의 ‘뜯어먹기 좋은 빵’으로까지 불리는 김수영의 작품을 논한 김명인의 ‘김수영,근대를 향한 모험’이 출간돼 문학계에 다시 뜨거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진보적 국문학자들이 주축인 ‘민족문학사연구소’를 중심으로 평론활동을 해 온 저자는 이 저서에서 ‘김수영이라는 시인 자체가 완연히 과거 속의 인물이라기 보다 아직도 현재적인 인물’이라고 전제,김수영을 새삼 다시 들추는,얼핏 식상해 보이는 논의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논란은 저자가 설정한 ‘김수영의 한계’에서 구체화한다.김명인씨는 ‘김수영이 근대자본주의 운동논리에 대한 이해와 근대성 일반에 대한 과학적 인식 부족으로 한국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후진적인 것으로 인식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여기에 한국의 현실에서 이뤄지는 구체적인 발전의 계기들을 인식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들었다.이 때문에 그는 쉬 피로했고 그 결과 시적 초월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변했다며 세상에 대한 전면적인 대결이나 탐구의지마저 꺾어버린 1990년대라는 막막한 시대를 김수영이라는 한 치열한 정신을 통해 넘어설 수 있었다.’고 고백,그에 대한 문학적 외경심을 감추지 않았다.몇몇 두드러진 연구성과를 들어 ‘김수영이바뀐 게 아니라 그를 보는 눈이 바뀌었다.’거나 최하림의 김수영평전 ‘자유인의 초상’,김수영과 유학시절을 함께 보낸 김상환의 에세이집 ‘풍자와 해탈,혹은 사랑과 죽음’을 ‘노작(勞作)’으로 평가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김수영을 향한 연모와 열정이 읽히기도 한다. 그는 저간의 김수영론에 대한비판적 시각도 솔직하게 드러내 보였다.그동안의 구체적 연구 사례를 거론하며 “김수영을 잘못 이해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안이하고상투적인 이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런 흐름을 ‘봉사가 코끼리를 만지는 이른바 군맹무상(群盲撫象)”이라고힐난한 것. 김명인은 자신에게 한 시대를 극복할 힘을 부여했다는 김수영의 문학세계를 이렇게 규정했다.“김수영에게서 실패와 성취를 동시에 읽었는데 실패는 세계인식의 실패이고,성공은 세계에 대한 전면적 대결의지와 그 실천에서의 성공”이라고.이같은 김명인의 도발적 문제제기에 대해 이제는 기성 학자 혹은 또다른 신진 기예가 답할 차례다. 심재억기자 jeshim@
  • 한·말聯 정상회담 안팎/ 세계화론 對 아시아적 가치 무승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통령과 마하티르 총리는 25년생으로 77세 동갑내기이다.둘 다 경제이론을 겸비한 지도자답게 뜨거운 장외(場外) 대결을 펼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마하티르 총리의 방한은 8번째이다. 첫 번째 대결은 지난 98년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벌어졌다.당시 김 대통령은 “우리는 금융위기를 적극적인 시장개방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해법을 제시했다.이에 대해 마하티르 총리는 “위기의 주범은 제어할 수 없는 국제자본주의”라고 반 국제통화기금(IMF) 노선을 분명히했다.김 대통령의 ‘세계화론’과 마하티르 총리의 ‘아시아적 가치’가 정면충돌한 것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말레이시아는 한국을 경제개발의 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해 IMF 조기 졸업을 이뤄낸 김 대통령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김 대통령도 “마하티르 총리는 탁월한 지도력을 갖고 있다.”고 화답(和答)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공식환영식,단독·확대정상회담,만찬 등 네 차례 행사에 모두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달 9일 할로넨 타르야 핀란드 대통령 환영만찬행사를 마치고 국군서울지구병원에 입원했다가 14일 퇴원한 뒤에는 외국 정상방문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실제로 같은달 17일 셀라판 라마나단 싱가포르 대통령이방한했을 때는 공식환영식을 갖지 않았으며,이한동(李漢東) 총리가 만찬을 대신했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이제부터는 공식환영식 등 모든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서 “세간에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일부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통령은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말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 본관 앞뜰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잠시 균형을 잃기도 했으나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다시 생각하는 민족주의/ ‘민족주의’ 과연 폐기대상인가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민족’‘민족주의’는 낡은담론으로 치부된다.나아가 단순히 낡았다는 것을 넘어 그폐해를 운위하는 논의들이 강력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한국 근·현대사에서 사상적 중심축을 이뤘던 민족주의가분명 중대한 곤경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보편적 세계시민주의라는 큰 틀 아래 민족주의는 과연 폐기 또는 해체의대상인가,아니면 새로운 개념의 민족공동체주의로 재구성돼야 하는 것인가.계간 황해문화 여름호가 ‘다시 생각하는 민족주의의 빛과 그림자’란 주제로 국제적인 지상토론을 마련했다.토론자는 홍윤기 동국대 교수와 윤건차 일본가나가와대 교수,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토종’인 홍교수가 재일교포 2세인 윤교수,귀화 한국인인 박교수에게 ‘이산과 집산의 민족 정체성:윤건차,박노자에게 묻는다’란 주제로 몇가지 쟁점에 대한 도전적 발제문을내고,두 교수가 이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지상토론이 이루어졌다. ■계간 '황해문화'지상토론 ◆ 쟁점 하나:한국적 민족 담론이 갖는 부정성에 대하여▲윤:인류 역사를 볼 때 민족주의는 진보와 보수의 두 얼굴을 한 채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지니고 있다.한국사회에서 민족주의는 해방후 오랜 기간 독재정권의 통치수단으로 이용돼왔으며,사람들의 일상 의식 차원에서도 타자를 억압하는 작용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확산되는 민족주의 반대 분위기는전 세계를 휘젓고 다니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국가’‘민족’‘공동체’라는 범형(範型)을 낡은 것으로몰아붙이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중요한 것은 민족주의폐기,해체가 아니라 그동안 폐쇄적·독선적·배타적 경향을 띠어온 민족주의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이다. ▲박:진보적 민족주의가 연대감 재확인 등의 순기능을 해온 것은 인정한다.그러나 보편적 이웃사랑이란 관점에서 볼때 민족주의는 순기능보다 그 부작용이 강하다.아프간 침략을 지지한 미국인 90%의 태도,4000만명이 살상된 1차세계대전에서 보듯 세계역사는 수없이 많은 민족주의의 부작용으로 점철돼 왔다.‘민족’이라는 프로그램은 한번 설치된 이상 대체는커녕 업그레이드도 안된다.‘신성 불가침한 경계선’이란 ‘신(神=민족)’이 또다시 전세계 규모의대량 인신 제사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전혀 보이지않는다. ◆ 쟁점 둘:한국 민족주의의 현재적 요구-‘민족 정체성’요구와 ‘민족성’ 중심으로 ▲윤:재일동포인 내게 민족과 민족주의는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정체성 탐구와 불가분의 것으로 다가온다.나의아이덴티티는 물론 중층적·복합적이지만 그래도 나의 인생,사회적 위치를 가장 크게 규정하는 것은 역시 민족이며 국적(국가)이다.전세계엔 560만명의 한국동포가 살고 있고,이들은 1세는 물론 2·3세까지 생활문화 면에서 압도적으로 조국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일본을 비롯한 각국에서 ‘소수자’(minority) 또는 ‘경계인’(marginal man)으로서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민족정체성은 분명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박:민족 또는 민족주의란 일종의 상징기제로서 그와 결부된 일체의 것,즉 국가·언어·문화·역사 등 그 모든 것이 ‘민족 만들기’의 인위적 산물이다.민족성이 결코 천부적이지 않은 것처럼 ‘우리’라는 각 분야의 테두리도 결코 자생적이지 않다.따라서 민족과 결부된 일체의 공동체의식은 그 자체가 허위의식이고 자작된 이데올로기란 결론이 나오며,특히 한국 민족주의는 실체적으로 국가주의,계급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 쟁점 셋:민족 담론의 향방-민족해체? 민족공동체? 세계시민? ▲윤:민족주의를 국가주의 및 파시즘과 동일시하고 민족주의가 지닌 긍정적·창조적 측면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전후보상획득운동,김대중 구출운동,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은 분명 건강하고 진보적인 의미의 민족주의의발로였다고 본다.세계화와 정보화가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면서 민족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민족주의는 중요한 이데올로기,이념으로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민족,민족주의론은 결코 ‘병’이 아니며,매일매일 새롭게 다듬어 나가야 할 존재인 것이다. ▲박:민족 담론의 향방은 민족 담론을 생산·보급하는 근대적 민족국가의 향방에 달려있다.그러나 미국·유럽연합과 같은 초대형 국가에 기대는 핵심부 자본에 의한 지구적·국제적 생존권 박탈과 환경파괴는 결국 역으로 반세계화시위들이 시사하듯 전(全)지구적,초(超)민족적 저항에 부딪치고 말 것이다. 물론 민족적 패러다임의 전체적 해체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그러나 최소한 ‘민족의 찬란한 과거’와 민족정신’‘민족의 지도자’를 찬양하는 19세기말 식의 전형적인 민족주의는 수명이 길지 않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대한광장] 부부사원이 있는 사내풍경

    2005년의 풍경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은행에 취직한 딸이 첫 월급을 받아 홀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드렸다.그동안 온갖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딸을 키운 어머니는 이제 딸 덕분에 고생을 면하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몇 개월 후,딸은 직장에서 좋은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그러나 이때부터 모녀의 마음고생은 시작된다.몇 년에 한 번씩 반복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내부부사원 중 아내직원은 여지없이 ‘잘리게’ 돼 있었기 때문이다. “개명 천지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할지 모르지만,회사에서 남편에게 불이익이 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직서를 내라고 하면 도리가 없다.강제로 사직서를 냈으니 법에서 구제해 주지 않겠는가하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상사가 몇 번 불러서 이야기한 정도로는 강제성이 없으며,몇 푼 얹어준 명예퇴직금이 탐나서 자진사직한 것으로본다는 판결이 있기 때문이다. 딸로서는 자신이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남편이 친정어머니를 보살펴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그러나 남편 월급만으로 살기도 어려운데 친정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보내드리자는 이야기는 차마 꺼낼 수가 없다.어머니가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식당일에 나서는 것이 너무나 싫어 이 남자를포기해볼까도 생각해보지만,돈때문에 사랑을 포기하자니가슴이 무너진다. 2010년의 풍경이다. 엄마아빠에게서 사랑을 흠뻑 받고 자란 딸들이 기가 살아서인지 공부도 잘해 사법고시 합격자 중 여자비율이 높아졌다.그에 따라 법원에도 부부판사가 급격히 늘었다. 그러던 중 법원의 구조개편이 진행되면서 판사직에도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어닥쳤다.법원행정처에서는 판례를 검토한 결과 부부판사 중 아내에게 사직서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법원장들을 통해 부부판사 중 아내들을 불러 사직서를 내라고 종용하기에 이르렀다.“두 사람이나 법원에 있는 것이 지나치지 않은가?남편의 앞길을 막아서야 되겠는가? 명예퇴직금으로 바람이나 쐬고 오지.”라는 말과 함께….아내판사들은 기가 막혔지만 사직서를 내지 않고 버티자니 남편과의 갈등,직장에서 알게 모르게 가해질불이익 등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밤새 뒤척인다. 사내 부부사원을 둘러싼 이러한 풍경들은 불행히도 현재진행형이다. 기혼여성을 값싸고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계약직에 묶어두려는 기업들의 사고가 바뀌지 않는 한,여성조합원들의문제에 뒷짐지고 있는 노조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법원의 판결이바뀌지 않는 한 우리의 누이들과 딸들은 이런 살벌한 풍경 속에서 계속 살아야만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남녀평등은 허구에 불과하다.‘나도 나가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전업주부와 ‘나가 봐야 결혼한 여자에게는 일자리가 없다.’고 여기는 전업주부는 인생의 당당함이 다를 수밖에 없다. 거리낌없고 당당한 딸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던 부모들은 이 딸이 사회에 진출하자마자 부닥뜨리게 될 이 깊은 함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남녀차별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다.아무리 열심히 일하고능력을 인정받았어도 남편이 같은 회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 명예퇴직대상이 되는 것은,신성한 결혼의 자유에대한 부당한 침해가 아닐 수 없다.남편의 불이익과 가정의 평화를 볼모로 아내로부터 사직서를 받아내는 것은 아이를 유괴해 돈을 받아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열하고 악질적인 행위다. 이 사회가 최소한의 상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사내부부사원을 둘러싼 몰상식한 풍경을 이대로 둬서는안된다. △ 박주현 사회평론가·변호사
  • 한나라당 국가혁신과제 허실/ “”사립고에 학생선발권 부여””

    한나라당이 17일 발표한 국가혁신과제는 정치·안보·경제·교육·복지·문화 분야를 포괄하는 것으로 사실상 지방선거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선거공약으로 봐도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김용환(金龍煥) 국가혁신위원장은“지난 1년간 93회의 분과회의,12회의 현장방문,39회의 워크숍을 개최했으며 이 과정에서 외부전문가 237명이 연구와 토론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국가혁신위가 발표한내용 중에는 ‘장밋빛 청사진’에 그칠 것도 적지않다는지적이 나오고 있다.경제성장률을 앞으로 20년간 연평균 6%로 하겠다는 것,또 교육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7%로높인다는 것 등은 실현이 쉽지않은 대목이다.한나라당 발표 내용과 함께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정리한다. ◆ 분야별 내용 정치 차기 대통령 임기중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시대정신과국가비전을 반영하는 헌법 논쟁을 마무리한다.국회에 감사원 감사를 요청할 수 있는 감사지정제를 도입하고 국정조사는 상임위원회 의결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국회와 지방자치단체,지방의회 임기를 행정수반의 임기와 일치시키는 선거제도 변경도 논의해야 한다. 대통령제를 유지한다 해도 제왕적 대통령의 인치(人治)를 막고,법치주의를 확립하는 방안이나 현재의 기형적 국무총리 제도의 존폐여부를 포함해 진정한 정부혁신 방안에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사법부의 권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대통령 사면권 행사의 원칙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가정보원의 활동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국세청장 임기제를 도입한다.감사원의 회계감사 기능을 국회로 넘기는등의 제도개혁도 필요하다.검찰총장은 검찰인사위원회 추천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다.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검찰총장이 검찰인사위의 심의를 거쳐서 한다. 대통령 직계 존·비속의 재산공개를 의무화하고 대통령친인척의 공직임명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정치자금 입출금은 선관위에 신고한 단일계좌를 통해서만 이뤄지도록 하고,선관위에 정치자금 감사권(계좌추적권)을 부여한다. 정치보복금지법을 제정하고,국회에 ‘정치보복금지위’를 설치한다.대통령비서실은 정권 차원의 우선 순위가 높은‘대통령 프로젝트’에 전념토록 한다.최소한 국내총생산(GDP)의 3% 정도를 국방비로 투입한다.전략적 상호주의,국민합의와 투명성,검증이라는 3대원칙에 기반한 신(新) 대북정책을 정립한다. 이지운기자 jj@ ■전문가 평가 고려대 함성득(咸成得) 교수는 “부패방지 관련 분야 등상당수 정책의 경우 혁신위라는 이름에 걸맞게 개혁적인안이 많다.”고 평했다.특히 ‘정치자금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계좌추적권 부여’나 ‘국회 감사 지정 제도’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평가했다. 함교수는 하지만 “대통령 사면권 행사 자제 등은 ‘대선용 정책’의 냄새가 짙고,개헌 논쟁 마무리 등은 추상적”이라고 지적했다.‘상임위 의결로 특검 실시’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외국어대 이정희(李政熙) 교수는 의회 기능 강화,투명성확보안을 높이 평가한 반면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친인척의 공직임명 제한 선언 등에 대해서는 ‘인기 영합적’이라고 꼬집었다. 경기대 김재홍(金在洪) 교수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이 정치개혁 전반에 대한 정책을 정리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개혁정책을 무순으로 늘어놓는 것보다는 개혁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과 실현가능한 것인지를 검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이 헌법개정 논의가 구체적 내용을 제시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다. 사회 교육분야에서는 교육재정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7% 확충과 교원관련 정책의 혁신,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등이 눈에 띈다.또 복지분야에서는 직장·지역 보험재정의 분리,의약분업의 정상화를 위한 포괄수가제 실시 등이 제시됐다. 교육재정 확충 방안으로는 자연증가분과 재정개혁을 통한 재원,교육국채 발행 등을 꼽았다.이를 통해 앞으로 5년간 13조원가량의 재정을 늘려 현재 GDP 대비 5%인 교육재정을 7%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또 중등교원의 질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교원을 양성하는 ‘교원 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한다. 고교 평준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공립학교의 경우 평준화틀 안에서 학교 특성과 지리적인 조건에 따라 선지원 후배정 방식을 확대 적용하고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희망하는학교를 대상으로 학생선발권을 허용한다. 복지분야의 경우 4대 사회보험제도의 내실화를 위해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분리하고 전국민 1인 1연금 체제를 구축한다.또 의약분업제도를 정상화하기 위해 포괄수가제를 실시하고 단계적으로는 총액계약제로 전환한다.건강보험 관리운영 체계를 효율화하기 위해 보험재정 제도의 독립성을 부여하고 직장과 지역 보험 재정은 분리한다. 근로능력이 없는 계층에 대해서는 의료 급여와 교육 급여를 대폭 확대하고 기초생활급여자 자녀의 중·고교 수업료와 입학금·교재비 등을 지원하는 학자금 융자제도도 강화한다. 조승진기자 redtrain@ ■전문가 평가 한양대 교육학과 정진곤(鄭鎭坤) 교수는 “교육 재정을늘린다는 점과 교원의 중요성을 인식해 교원정책의 혁신을 천명한 점은 높이 산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사립학교에 ‘학생 선발권’을 허용하면 사실상 고교평준화를 해체하는 것인데 이 경우 사교육비 증가나 초·중·고 과외과열 등이 우려되는데 이에대한 대비책이 없다.”고 지적했다.교원정년 단축문제나 교원노조 등과 관련,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언급했다.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홍경준 교수는 “전체적으로 크게 새로운 것은 없지만 복지제도와 조세제도의 연결을 감안한 ‘저소득층세액공제제도’나 ‘저소득층에 대한 간접세의 면세혜택 부여’ 등은 참신해 보인다.”면서 “그러나사회보험의 관리운영 체계 효율화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지역단위의 재정분산을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공약은 연금보험과 건강보험의 통합을 염두에 둘 때 더 적합하지만 제시된 정책방안은 분리 쪽에 두어져 있다는 점도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에게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지역사회 중심으로 제공한다는 공약도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경제 앞으로 20년간 최소한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을 뒷받침할수 있는 성장잠재력을 기른다.특히 교육정책과 기술정책의혁신을 새로운 국가전략으로 삼는다.늦어도 오는 2005년까지는 국내총생산(GDP) 3%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동북아 물류중심 국가의 기반구축을 위해 인천공항인근의 연안지역에 월드 게이트(가칭)라는 연안도시나 해상도시를 건설한다.남북 7개 간선노선 및 동서 9개 간선노선을 조기구축하고전국 순환철도망 건설 등을 통해 초고속화에 부응하는 ‘국가 신 교통체계’를 구축한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사업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계약을 맺어 그 집행을 보장하는 ‘지역발전 협약제도’를 도입한다.지역별 특화산업 육성과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경제활성화 특별법(가칭)’을 제정하고 지역경제관련 기능을 전담 수행할 ‘지역경제발전기구’를 설립한다. 공정거래법을 전면 개정해 독과점과 불공정거래행위의 피해를 막도록 하고 공정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 규제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하기 위해 규제혁파 5개년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재벌정책의 혁신은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한국자본주의의 건전성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시장원리에 입각해 추진한다.앞으로 재벌정책은 정경유착 청산,시장원리에 따른 부실대기업의 엄격한 퇴출,부실경영 책임에 대한 엄격한 적용을 핵심으로 한다.금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배격할 수 있는 제도를 엄격히 구축한다. 곽태헌기자 tiger@ ■전문가 평가 이필상(李弼商) 고려대 교수는 한나라당의 공약이 재벌개혁의 후퇴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그는 “재벌개혁의 핵심인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또 “시장원리에 따르겠다는 것은 원론적으로 보면 맞는 얘기지만 법과 제도적인 틀을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원리만 강조하다보면 재벌의 경제력 집중만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역량을 총동원할 때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까지 연평균 5% 선으로 추정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20년간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6%로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과학기술이 향상되고,교육에 대한 개혁이 이뤄져 생산성이 높아지더라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는한계가 있다.”며 “일본의 경우도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수준과 비슷했던 지난 80년대의 성장률은 연평균 4%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게 쉽지도 않지만,실력 이상으로 성장률이 높아질 경우에는 물가상승 압력이 생기는 등 부작용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 노무현 방송기자 토론회/ “”시장경제外 대안 없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7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대북·경제 분야와 관련,한층 온건한 입장을 보였다.반면 언론·대미관은 기존 입장에서 후퇴하지 않았다. [88년 재벌해체를 주장했을 때와 오늘의 재벌이 차이가 있나.]많이 달라졌다.88년 발언은 지나친 경제력 집중은 해체돼야 한다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지금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외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 [산업자본의 은행소유에 반대하나.] 절대 반대다.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가는 사람이 은행의 지분을 소유해 압력을행사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내년 한반도 위기설이 나오는데.] 절대로 한반도에서 무력사용이라든지 실력대결이 있어서는 안된다.북한과 미국을잘 설득해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남한이 잘 해야 한다. [6·15선언에서 현 정부가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사실상 받아들인 것 아닌가.]홍콩과 중국,중국과 타이완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보면,꼭 헌법으로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실질적으로 연합 등 느슨한 관계로 가더라.유사점을 찾느라 그런 것 같다. [특정 언론사와 불편한 관계인데 관계개선을 할 용의는 없나.]있다.그러나 조건이 있다.지금부터라도 사실로만 쓰겠다,조작·왜곡·과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사회적의미에 적절한 비중을 둬야 한다.1단 기사를 톱으로 올린다면 되겠나.심지어 ‘노무현 대책반’까지 조직했다고 한다.내 말이 과장된 게 아니다.기자의 80%가 조선일보가 노무현을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공감한다는 보도가 있다. [노사모의 ‘조폭신문’ 절독 운동을 지지하나.] 그렇다. [사진 찍으러 미국에 가진 않겠다고 했는데.] 일이 있을 때 가지,일이 없을 때 가서 사진찍었다고 국내에 과시할 필요가 있나.미국가서 딕 체니 부통령을 만나고 온 사람(이회창 후보 지칭)이 남북관계에 무슨 도움이 됐느냐.‘미국이 나를 승인한 거다.’라고 국내적으로 얘기한 것 말고 뭐가 있느냐. 전영우기자 anselmus@
  • 책/ ‘오프사이드는 왜 반칙인가?’

    ‘오프사이드’는 원래 공격팀 선수가 공보다 앞쪽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제한 또는 금지하는 규칙.그렇다면 골을 넣어야 이기는 축구에서 옆,혹은 뒤로만 패스를 해야 함은모순이 아닐까? ‘오프사이드는 왜 반칙일까?’는 오프사이드에 얽힌 뒷이야기를 집요하게 추적해 축구의 역사를 파헤친 책이다. 도쿄교육대 체육학부를 졸업하고 히로시마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스포츠평론’주간으로 활약중인 스포츠 전문가답게 축구의 탄생과 규칙,배경,그리고 그에 얽힌 문화사를 깊이 있게 풀어나가 흥미를 준다. 축구(정확히 풋볼)가 공식적으로 등장한 첫 기록은 1314년 영국 런던시장의 ‘풋볼 금지령’.“공공의 광장에서많은 사람들이 풋볼을 함으로써 벌어지는 엄청난 소동은하나님의 용서를 받을 수 없는 수많은 악덕을 만연케 하기 때문”이라는 게 원인이었다. 따라서 축구의 역사는 1314년 전부터 공공연하게 행해지던 서민의 행사요 놀이였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이처럼공동체의 유대를 확인하고 강화하는 계기였던 풋볼은 자본주의적 토지소유에 대한 농민들 저항과 항의의 수단이기도했다. 초기 형태의 축구는 미국으로 건너가면서,영국의 규칙과문화의 답습을 기피한 미국의 문화·사회적인 속성상 지금처럼 변화된 형식의 미식축구 등으로 변형됐고 초기에 비해 오프사이드 규칙도 많이 바뀌었다. 저자는 “축구 변천사를 볼 때 오프사이드는 규칙이 바뀌면 게임의 모습도 바뀐다는 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면서 “스포츠는 단순한 승부대결의 장이 아니라 문화·사회적 요인들을 함축하고 있음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1만 1000원. 김성호기자 kimus@
  • [씨줄날줄] ‘집으로’ 할머니

    올 상반기 국내 영화가의 최대 흥행작인 ‘집으로’의 여주인공 김을분(78) 할머니가 ‘집으로’ 가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조상과 남편의 묘소가 있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두메산골에서 짓던 밭농사도 작파하게 됐다는 것이다.박근혜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은 북한에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김 할머니는 왜 집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김 할머니의 사정은 손녀 이모(23)씨가 관객 300만명을넘어선 직후인 지난 11일 영화제작사인 튜브엔터테인먼트의 인터넷사이트에 글을 올리면서 비로소 알려졌다.이씨는 “당초 문화영화로 찍어 외국에서 상영하겠다던 영화가국내 개봉돼 관객 50만명이 넘으면서 불행이 시작됐다.”면서 “건장한 남자들이 집안을 기웃거리고 할머니는 ‘얼마 벌었느냐.’는 질문에 길을 다니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그는 또 “계속 울리는 전화와 초인종에 잠을 잘 수없고 고3인 남동생은 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노이로제에 걸렸다.”고 전하고 “할머니가 살 작은 집과 땅을 구하고 있지만…장소를 말하면 같은 일이 생길까봐 말을 못하겠다.”고 적었다. 이 글에는 지난해 ‘산골소녀 영자'의 비극이 혹시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당시 강원도 산골에서 순진무구한 삶을 살던 영자는 유명세를 타면서 아버지가 강도에게 살해됐고 결국 출가해 비구니가 됐다. 왜 영자는 이토록 슬픈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야 했고 김할머니는 집을 옮기게 됐을까.이는 우리사회에 팽배한 천민자본주의 때문이다.‘돈이 된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다른사람들이 어떤 괴로움을 받을지 아랑곳하지 않는 세태가 원인일 것이다.따라서 이런 풍토를 고치지 않는 한 제2의 영자,제2의 김 할머니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최근 금강산 상봉 드라마를 연출했던 정귀업(73)할머니 주변에도 한탕을 노리는 파리들이 모이고 있다고 한다.정 할머니까지고향을 떠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금도 못만났으면 내 인생이 완전히 끝날 판이제.아매도 넋새가 되어 울고 다닐거여.” 정 할머니가 50여년만에 남편을 만나 토해낸 이 말은 지금 김 할머니의 심정일 것이다.조상과남편을 묻은 땅을 60여년만에 떠나게 됐으니…. 5월은 가정의 달인데 김 할머니가 보여준 모정에 이렇게 답하는 세상이 안타깝다. 박재범 논설위원 jae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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