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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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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책 어때요 / 상품의 역사

    리사 자딘 지음 / 이선근 옮김 열림카디널 펴냄 문명의 개화,고전학문의 부활,위대한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출현….이런 것들이 르네상스에 대한 전통적 시각을 반영하는 말들이다.하지만 저자(케임브리지대 킹스 칼리지 명예교수)는 유럽문화의 황금기인 르네상스에 대해 근본적인 재해석을 시도한다.런던 국립미술관의 부속건물인 세인즈베리관에 있는 라파엘·미켈란젤로·티티안 등 초기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들을 보면 르네상스는 소유욕구를 찬양하는 시대임을 알 수 있다는 것.르네상스시기야말로 오늘날과 같은 다문화주의 그리고 소비주의 등 자본주의적 요소로 특징지울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2만 8000원.
  • 소설에 담긴 마르크스주의/유기환 상명대교수의 ‘노동‘

    “이 책의 일차적 목표는 노동소설이 어떤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를 밝히는데 있고,부차적 목표는 그 이야기 구조가 어떤 사회정치적 의미를 가지는가를 논하는 데 있다.” 유기환 상명대 불문과 교수가 자신의 박사논문을 정리해 내놓은 ‘노동소설,혁명의 요람인가 예술의 무덤인가’(책세상 펴냄)는 마르크스의 현대적 의미를 문학적으로 되새긴 역작이다. 쌩쌩 나는 것을 타고 앞만 쳐다보는 시대에 느릿한 걸음으로 마르크스주의를 되돌아보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 유 교수의 눈에는 19세기 중반 유럽을 배회한 마르크스의 유령은 이제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그는 이라크 침공,동구 몰락을 가져온 ‘빵의 문제’ 등을 예시하면서 과학으로서의 마르크스주의는 조종을 울렸지만 사상,고통받는 다수를 위한 윤리로서 여전히 의미가 있음을 강조한다. 지은이는 1장에서 노동소설의 의미를 “동일한 집단의식과 동일한 역사적 전망을 가진 사회계급으로서의 노동자들이 보여주는 동태적 이야기”라고 정의한다.이어 자신의 문제의식을 객관적으로 다듬기 위해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막심 고리키의 ‘어머니’,잭 런던의 ‘강철군화’,한설야의 ‘황혼’ 등의 작품에 확대경을 들이댄다.네 작품은 대표적 노동소설로서 다른 자본주의라는 모태에서 태어났지만 비슷한 미학적 특징을 보인다는 데 착안했다. 저자는 먼저 네 작품을 등장인물,시공간 등 다양한 구성요소로 요리조리 비교하면서 노동소설이 이데올로기적 선명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예술성을 해칠수 있다고 주장한다.이어 주인공의 성장구조 등의 분석에서는 노동소설의 낙관주의를 보여준다.또 투쟁관이라는 잣대를 통해서는 모든 문학작품이 하나의 정치 팸플릿일 수는 있지만 그 역(逆)은 아니라고 말한다. 결론은 뭘까? 저자는 “작품의 이데올로기적 선명성이 곧 그 작품의 예술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혁명과 예술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혁명)문학은 예술이며,예술인 (혁명)문학이 시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보장한다.”고 말한다. 이종수기자
  • [젊은이 광장] 대학에 ‘대학문화’가 없다

    여름방학도 이제 끝나간다.곧 2학기 수강신청 기간이고,그래서 친구들은 각자 시간표를 짜느라 바쁘다.하지만 필자는 별 관심이 없다.휴학을 신청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휴학기간 중에 군입대 휴학을 신청하고 군대에 다녀올 테니,적어도 3년이 지나야 다시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년 반 동안의 대학생활을 돌이켜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진정한 ‘대학문화’를 누리면서 살아왔는가? 동시에 새내기 시절의 단상 두 개가 떠올랐다. 설렘을 가득 안고 입학한 대학에서 3월 내내 술을 마셨다.신구 대면식,동기모임,기숙사 입사식 등 명목은 실로 다양했다.하지만 술자리에서 이른바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의 진지한 눈빛을 보긴 힘들었다.대부분의 선배들은 잡담을 늘어놓으며 “마셔,마셔.”를 연발했고,동기들 사이에선 이성과의 불꽃튀는 연애담만이 화제였다.실력보다 낮게 나온 수능점수를 개탄하며 재수나 편입을 고민하는 기막힌 술자리도 있었다.술을 계속 마시면서 술 말고 다른 것이 채워지길 바랐다.그러나 그러한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고,알맹이 없는 술자리는 짜증스러울 뿐이었다. 또 하나의 단상.5월이 오고 대학마다 대동제가 열렸다.친구와 함께 다른 대학의 대동제에 가보았다.정작 본행사에는 관심이 없던 학생들이 인기가수의 공연순서가 얼마 남지 않자 노천극장으로 몰렸다.가수의 공연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열광했다.이윽고 노래가 끝나자,학생들은 썰물처럼 노천극장을 빠져 나갔다.사회자는 학생들에게 “가지 말아달라.”고 외치며 텅 비어가는 자리를 망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나라에 대학문화는 없다.저항과 도전의 정신이 살아 숨쉬던 대학문화는 1090년대 들어서면서 대중문화 속에 완벽하게 흡수됐다.왜 어느 모임을 가도 장기자랑이 TV 코미디 ‘개그콘서트’ 특정코너의 똑같은 모방이어야 하는가.대학생이 주체가 되어 대학 내에서 표현·향유하는 문화적 양상이 곧 대학문화일 텐데,이 시대 대학문화는 자본주의 상품문화의 포로가 돼버렸다.사실 ‘취업양성소’로 전락해 버린 지금의 대학에서 이같은 현상은 필연적인 결과일지 모른다.가치관과 이념의 혼돈속에서 대학생들은 상업적인 자본주의 문화를 아무 말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밤낮으로 북적이는 대학가는 그래서 한없이 적막할 뿐이다. 필자가 복학할 때는 06학번이 새내기로 대학에 들어온다.똑같이 기대감을 안고 대학에 올 그들이 필자와 같은 절망감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어렵지만,희망은 있을 것이다.최근 ‘대학문화연대’라는 이름의 한 인터넷 동호회를 발견했다.대학생들만의 건전한 문화를 창조하며 가꾸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이 동호회에는 2000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서로 소통하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모두가 꿈꾸는 대학생활이라는 것이 취직시험 준비와 학점에만 매달리는 현재 우리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대학생으로 마땅히 해야할 일과 해야할 사고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보려고 한다.” 동호회를 만든 어느 대학생의 말이다. 왠지 대학에 들어올 때 느꼈던 설렘이 전해져 왔다.필자는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기원했다.대학생 스스로 ‘실종된’ 대학문화를 찾아 내려는 이 같은 노력이 계속되기를.대학생들이 문화의 소비자로 만족하기보다 문화의 주체가 되려고 힘쓰기를.실수하고 가끔씩 실패하더라도,새로운 대학문화를 만들기 위한 실험을 중단하지 말기를.그래서 마침내,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답답한 일상으로부터 탈출하는 해방감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양 창 모 외대 신문사 사회부장
  • [열린세상] 북한에도 시장이 있었네…

    작가 황석영씨는 오래 전 북한 방문 소감을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고 하였다.북한을 10여년 넘게 연구하면서 이 말은 곧 나의 학문적 관심사이자 풀어야 할 화두였다.2003년 7월말 대북지원 민간단체의 방북길에 찾아간 북한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었다.’ 3박 4일의 짧은 일정 속에 그들은 우리에게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 주었다.웅장한 기념비적 건조물과 수려한 풍광들을 그들의 해설을 들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하였다.동시에 우리 민간단체들이 지원하고 있는 보건의료기관과 교회도 방문하였다.남쪽 민간단체들의 체계적인 지원과 북쪽 담당자들의 열의와 노력이 돋보이는 남북협력의 시험장이었다. 그 사이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아는 만큼 보았다.만경대 기념매점에서 거스름돈 1유로에 해당하는 모든 물건들을 볼 수 있었으며 백두산 천지에선 맨땅 위에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돌로 눌러 놓고 파는 유화들을 흥정해 보기도 하였다.여자 해설 강사들하고만 사진 찍는다고 투정하는 정일봉의 남자 관리원을 달래기도 하고 삼지연대기념비의 2년차 해설 강사에게는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 주겠다고 이름도 알아 보았다.지하철 영광역을 나와 나도 모르게 인파에 휩쓸려 평양역쪽 대로로 접어들었다가 지도원을 놀래키기도 했고 아파트 1층 집들마다 설치한 쇠창살을 찍다가 안내원 동무의 부끄러워 하는 지적도 받았다.숙소인 고려호텔과 지정된 코스 이외엔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 사람들의 살아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기 위해 나름대로 땀깨나 흘린 여정이었다. 북한을 며칠 방문하는데 드는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다.수십만이 다녀 온 금강산관광도 시장 가격만으로는 더 이상의 관광객을 모집할 수 없을 정도인데 하물며 수도 평양을 방문하는데는 그보다 몇 배나 비쌀 수밖에 없다.외부인에게만 판매하는 기념품이나 음료 등의 가격도 방문자의 호주머니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만수대창작사에는 1만 유로 이상의 그림과 공예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각종 한약 제품들도 중국과 비교할 때 상당히 비싼 편이다.그럼에도 우리 방문단 100명이 1시간 만에 평양수출품전시장 1달 평균 매출액 이상을 올려 주었다고 지배인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창작사 지배인은 전시 예술품들의 값을 깎아 주기도 하였다. 북한은 변화해도 중국식이 아닌 북한식의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한다.중국식 개혁 개방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적극적으로 편입함으로써 이루어졌다면 북한은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경수로 건설에서 북측 노동자 임금을 당초 합의보다 훨씬 높게 요구함으로써 우즈베키스탄인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거나 대북사업 참여에 엄청난 대가를 요구함으로써 기업 자체가 부실화하기도 하였다.퍼주기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남북교류협력사업에는 예외 없이 적지 않은 선물이 남쪽으로부터 건네지고 있으며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를 엄청난 규모로 요구하고 있다.금창리 지하시설 참관 허용만으로 미국으로부터 수십만t의 식량을 받아냈는가 하면 작금의 핵문제가 재차 제기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시장에는 기회비용도 있고 한계효용체감의 법칙도 작용한다.우리 방문단 100명이 전시장에 다시 갈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도 그곳 한달 매상 이상을 구매할 수 있을까.새로 방문단을 구성하든지 신상품이 개발되어야 가능할 것이다.그래서일까.이미 시장의 작동 원리를 깨달은 지배인은 우리들에게 신제품인 평양 고추장을 ‘보너스’로 나누어 주었다.다시 평양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그 평양 고추장을 찾게 될 것이다.8월말 북한 핵문제가 6자회담이란 새로운 다자틀 속에서 다루어지게 된다.새로 짜인 구성원들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북한 당국자도 평양 전시장 지배인에게서 무언가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유 호 열 고려대 교수 북한학
  • 책꽂이

    ●물고기 한마리(양성우 지음,문학동네 펴냄)‘겨울 공화국’으로 필화사건을 겪고,국회의원 ‘외도’ 등 다양한 경험을 한 저자의 새 시집.‘거울 앞에 돌아온 누님’의 심정을 담은 서정시 72편을 모았다.6500원. ●꽃을 주세요(김용택 지음,덕치초등학교 아이들 그림,백년글사랑 펴냄)‘섬진강 시인’인 저자의 산문 19편과,제자들이 그린 그림 45점이 만났다.때묻지 않은 시인의 마음과 동심이 빚는 화음이 아름답다.1만 2800원. ●고전,끝나지 않은 울림(정진홍 지음,강 펴냄)한국의 대표적 종교학자인 저자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와 ‘마담 보부아르’등 문학사의 걸작 8편에 대한 인상적 총평기.‘나를 움직인 대목들’과 그에 대한 단상도 소개.1만원. ●바위 물고기(유익서 지음,문학수첩 펴냄)소설 ‘민꽃소리’의 저자가 새로 낸 작품집.7편의 중단편은 현실에 절망한 주인공들을 등장시키고 있다.작가는 이들에게 상상력이란 무기를 주면서 탈주의 꿈을 얹어준다.8500원. ●일곱개의 단어로 된 사전(진은영 지음,문학과사상사 펴냄)2000년 등단한 시인의 첫 작품집.봄·슬픔·자본주의·문학·시인의 독백·시 등 7개의 단어에 현대사회와 자아의 풍경을 절표하게 그린 표제시 등 46편을 모았다.6000원. ●헬로우 할로윈(조명숙 지음,문학과경계사 펴냄)2001년 문학사상 신인상 수상자의 첫 작품집.단편 9편과 중편 1편에서 작가는 파편화된 일상을 물고 늘어지면서 이기심, 깨진 윤리의식 등을 이야기한다.8500원. ●동강 소나기(신청길 지음,이소북 펴냄)동강의 야성미에 매료돼 정착한 저자가 동강을 소재로 낸 장편.땅꾼 ‘채봉’등 강 주변의 산천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의 애환과 웃음을 담았다.7500원. ●나 이뻐?(도리스 되리 지음,박민수 옮김,문학동네 펴냄)현대 독일의 대표적 작가·감독인 저자의 소설집.단편 17편을 통해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다양한 인물이 꿈꾸는 대안을 이야기한다.9800원.
  • 기고 / 성장과 분배정책 ‘엇박자’

    박자가 맞으면 아름다운 멜로디가 되나 그렇지 못하면 시끄러운 소음이 된다.세상사 모든 일이 마찬가지다. 민주주의란 서로의 생각이나 이해관계를 맞추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제도다.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무시,각자의 주장과 이익만을 내세우는 혼란상태를 경험하고 있다.서로를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만 주장하는 독선적인 ‘엇박자’만을 양산하고 있다. 성장이 제대로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사관계에 이상적인 권리만을 주장하거나,인간의 본질적인 지혜와 능력,인품을 억지로 짜맞추려는 인권론,공산국가의 몰락을 가져온 분배이론 등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를 혼란상태로 빠져들게 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나라마다 경제성장에 있어 선진국으로 뛰어넘기 직전 ‘깔딱고개’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느냐,왜곡되거나 편향된 분배정책,자만과 사치 등 다른 요소 등에 의해 후진국 수준으로 전락하느냐 하는 시점을 말한다.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깔딱고개를 제대로 넘지 못하고 후발국가로 남아 있다.지금 우리 나라도 바로 이런 깔딱고개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보여진다. 인간의 궁극적 삶의 목적은 자유로운 의사와 개인 욕구의 실현,더불어 살아가는 분배적 사회공동체 구성,문화와 복지의 보장 등에 있을 것이다.이러한 가치가 실현되려면 무엇보다 국가의 경제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또 국민의 근면과 양보,이해가 포함되어야 가능하다. 분배나 노사관계,인권과 같은 이상론적 입장만 강조하는 것은 선진국가로의 관문통과를 저지하는 장애요소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성급하게 정책을 이끌어 가다보면 그 동안의 경제성장 노력이 허사가 될 수도 있다.바로 이 점이 국민 모두가 걱정하는 부분이다. 세계 각 국이 살길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얼마 전 각 나라의 이런 모습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호주는 국익이라는 측면에서 국가지도자의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국민의 80%가 이라크 참전을 반대했으나 지도자의 결단으로 참전을 결정하게 되었고,종전 후 국익을 위한 지도자에 대해 80% 이상의 국민이 다시 애국적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몽골의 새로운 도약도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2년 전 처음 찾았던 몽골과 최근의 몽골은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몽골의 상수도와 환경,전기 등 국가기반산업 개발유치를 위한 국제회의장에서,사회주의로 인해 폐허가 된 국가를 자본주의로 바꿔 국가경제를 회생시키고자 하는 몽골 국민들의 생동감과 확고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 지역의 한 기업체가 중국 청도(靑島)에 생산공장을 준공했을 때도 나는 그 곳에서 중국인들의 개발욕구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청도에만 우리 나라 공장이 4000개,인근지역까지 포함하면 6000개의 공장이 있고,7000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었다. 이러한 기업들의 해외이전 이유가 우리보다 10분의1에 불과한 저렴한 임금,노사관계 등에 부담이 작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면 국내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이제 이러한 기업의 도피성 해외 이전은 방관할 수만 없다.경제로 표현되는 ‘돈’은 지나칠 만큼 영리한 생명체라 이익이되는 곳을 스스로 찾아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평등하게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한 인권이나 노사관계,분배 등과 같은 이상실현도 필요하다.하지만 이러한 과정에는 먼저 경제성장의 이념이 강조되어야 한다.풍요로움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망한 남가일몽(南柯一夢)에 불과하다.하느님이 준 인간의 지혜로움으로 서로 박자를 맞추는 성숙한 자세가 우선되어야 한다.성장과 엇박자 난 분배정책은 후진국으로의 퇴보를 가져오게 할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영섭 서울 광진구청장
  • [시론] 참여정부 의료정책 유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19세기 후반부터 성장해온 복지국가의 중심적 기능은 국민의 삶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으로서,질병과 빈곤문제 해결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의료보장은 질병과 빈곤문제 해결의 첫 요소로서 인간 존엄성의 확보와 직결된다.의료보장제도는 의료행위를 통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인간생명을 지켜주고 근로능력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세계보건기구(WHO)헌장이 의료를 생존권적 기본권으로 인정하고,우리 헌법에도 국민의 건강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나라 의료보장 현실은 어떠한가.건강보험의 보험료와 건강보험에 투입되는 정부예산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국민의 보험 혜택은 나날이 줄어들고 보험 재정은 파탄에 이르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한다.4조원에 달하던 법정 적립금까지 고갈돼 보험재정이 파탄나자,2001년 6월부터는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진료비를 지급하게 되었고,이를 보충하기 위해 환자 본인부담 인상,보험적용 약품 축소,차등 의료수가 실시,규격심사 등으로 의료의 공급과 국민의 의료 수요를 강력히 통제했다. 지난 4년간 국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는 매년 29.56%,건강보험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이 매년 45.03%씩 늘어났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올 상반기에 당기 보험재정 흑자를 달성했다고 하는데,국민부담금과 혈세로 만든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보험료 부담 가중으로 인해 의료혜택이 절실한 사회 취약계층은 적절히 치료받을 권리와 가치가 박탈되거나 제약받음으로써 의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같은 현상은 김대중 정부의 잘못된 의료보장 비용조달 방식과 공급 정책에서 초래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의 의료정책을 개혁하기는커녕 그대로 승계해 우리 의료보장제도의 위태로움을 더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는 의보통합을 명분으로 의료보험 운영시스템을 국가사회주의적 획일관리 체제로 변혁시켜 사회보험의 본질인 사회적 합의와 자율경쟁 구조를 폐지했다.그러면서도 사회적 합의구조 아래서만 존재 의의가 있는 건강보험공단이라는 전국적 조직의 거대한 보험자를 새로 설치해 막대한 비용을 쓰는 비효율 구도를 만들어 놓았다.또 의료인에 대한 통제 체제를 확립하려는 속내에서 의약분업을 내세워 의료공급 시스템을 바꿈으로써 국민의 의료비 부담 가중은 물론 새로운 의약갈등 구조를 탄생시켰다. 의료보장 문제가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자 지난해부터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이유로 보건의료를 사회적 소유로 전환하려는 근본적 변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정부이래 추진해온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은 의료 사회화에 경도된 정책으로서 국민에게 부담과 고통만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 의보통합과 의약분업이라는 잘못된 의료정책이 없었다고 한다면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은 지금보다 37.93%,건강보험에 투입되는 정부예산은 44.5%가 경감되고 보험급여비는 30.81%가 줄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형적인 건강보험 시스템과 의약분업 구도를 현실에 맞게 개편한다면 연간 4조 167억여원의 비용(2003년 기준)을 절감해 보험료 부담을 대폭 줄이고,보험급여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자율과 경쟁이 보장되고 국민이 참여하는 의료보장 시스템으로 개혁하고,개인의 신체적·경제적 특성과 질병의 특징에 따라 국민이 다양하게 혜택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김 종 대 한국복지문제연구소장 전 복지부 기획관리실장
  • “재계, 노조를 동반자로 인식해야 노조 과격탈피 ‘파이’ 키울때”/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 전경련강연

    “지금까지 강연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재계 인사들을 상대로 한 것이라 솔직히 신경이 쓰였습니다.” 30일 제주 신라호텔에서는 노동계 수장인 이남순(사진) 한국노총위원장이 800여명의 재계 인사들을 상대로 강연하는 이색 장면이 연출됐다.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공동주최한 제17회 하계세미나 행사장에서다. 전경련 행사에 처음으로 초청받아 ‘발전적 노사문화 창출과 노사화합’을 주제로 강연한 이 위원장은 강의를 마친 뒤 “노동운동에 대한 곡해,노조에 대한 막연한 비판적 시각 등 재계가 갖고 있는 노동계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조금이라도 고쳐주기 위해 전경련의 초청에 응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강연시간의 대부분을 노사 신뢰 회복의 중요성 등에 할애해 재계 인사들을 설득했다.그는 “어차피 자본주의 체제에서 노동조합은 있어야 하고,노조는 태생적으로 투쟁할 수 있는 조직”이라면서 “이런 사실을 부정하면 얘기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인들이 기업가 정신이 결여돼 있고투명성도 약하다며 재계에 대한 고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재계가 먼저 마음을 열어 ‘노조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갖춰달라.”면서 “그러면 노조도 생산성 증대 등 파이를 키우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이제 노조도 삭발하고 빨간 띠 두르는 전투적인 모습에서 탈피해야 하지 않느냐.”는 한 중소기업인의 따끔한 질문에 “노조 투쟁이 좀 과격하고 뭔가 파괴적이며 시끄러워야 한다는 느낌을 갖는 노동자들의 정서도 문제”라면서 “이런 문화도 개선돼야 하지만 하루아침에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을 초청한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의 주제가 ‘상생과 화합을 통한 동북아시대의 성장전략’인 만큼 또 다른 경제주체인 노동계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고 초청 배경을 밝혔다. 제주 박홍환기자 stinger@
  • 편집자에게/ 재벌의 금융지배 개선대책 시급

    -‘5대 그룹 내부거래 38%’기사(대한매일 7월28일자 1면)를 읽고 5대 그룹의 내부거래가 다른 군소재벌보다 많다는 사실이 당국의 발표로 드러났다.이에 더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금융부문의 자산·부채 역시 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즉 전통적인 생산·마케팅·유통뿐 아니라 금융에 있어서도 재벌들의 지배력이 확대·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을 내버려 둔다면 개별 재벌의 성장이 국민경제의 성장과 직접 연결되지 못하게 된다.생산·유통·금융이 내부화됨으로써 성장효과가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재벌 내부에 국한된다.이를 개선하려면 당국이 금융독점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자본주의에서 자본의 지배는 경제의 지배를 뜻한다.따라서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시장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근본적으로는 산업과 금융의 분리를 촉진시키기 위해 계열분리청구제 등이 필요하고,그 이전에라도 대주주의 신용공여 한도 규제 등 재벌이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금융사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한성대 교수
  • 차세대 성장산업 국제회의 / “한국 차세대 성장동력은 교육·문화”

    국제적인 석학 17명이 24∼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차세대 성장산업 국제회의’에 참석,세계와 한국의 성장동력 요인을 분석한다.다음은 24일 ‘세계 경제의 메가트렌드’‘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 등을 주제로 진행된 주제발표문과 토론의 요약이다. ●존 나이스비트 성장에 필요한 10가지 힘을 제시하겠다.▲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한국에도 기업가 정신이 고양되고 있다.▲민영화를 촉진해야 한다.이행 과정에서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세계적 수준의 상품을 생산해야 한다.특히 단순히 생산자를 표시하는 ‘트레이드 마크’에서 상표가 소비자의 믿음과 감정으로 연결되는 ‘트러스트 마크’로 전환돼야 한다. ▲임금인상에 따른 제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생산에 필요한 노동량을 줄여야 한다.▲해외 인재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여행 및 관광산업이 중요하다.관광산업은 성장의 한계가 없다.▲자발적이며 자정능력을 지닌 경제조직을 활성화해야 한다.▲교육개혁이 필요하다.주입식 교육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학습방법을 체득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기술교육과 함께 인간성도 잃어선 안된다.즉 ‘컴퓨터와 시인’이 공존해야 한다. ▲중국과의 동반자적 관계유지가 필요하다.산업혁명 때에는 영국이,그 이후엔 미국이,그리고 20세기의 마지막 3분의1은 일본과 한국이 역할을 했다.30∼40년 후에는 중국이 미국의 라이벌로 부상할 것이다. ●기 소르망 중요한 성장의 동력은 교육과 문화에서 나온다.경제에 있어서 지역통합은 글로벌화의 연장 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이를 위해 지나친 경직성을 피하고 유연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세계화 시대에서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그러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과 같은 돌발변수가 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문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수출상품 등에서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문화는 살아 있어야 하고 세계적이며,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요소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일본 상품의 세련된 디자인 등이 그 예이다.한국은 매력적인 문화적 자산을 갖고 있다.한국문화는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중국은 전통문화가 지나치게 파손되었다.예술인의 창작활동과 해외수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로버트 J 고든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 등에 비중을 두고 발표하겠다.1990년대 말 이례적으로 정보통신투자(ICT)가 늘었으나 앞으론 크게 늘지 않을 것이다.이는 최근까지 과잉투자가 이루어져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또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에 비해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ICT의 생산성은 높아질 것이다. 올해 미국의 성장 전망은 낙관적인 경우 연평균 4%,비관적인 경우엔 1.8%로 전망된다.이같은 차이는 생산성 증가에 대한 전망과 인구증가율의 차이 때문이다.미국 경제는 앞으로 20년간 3% 안팎의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다. 장기적 성장에서 중요한 점은 발명이다.20세기의 혁신적인 발명품은 내연엔진과 전기다.그 다음이 PC와 전화가 연결된 인터넷 등이다.현재 혁신적인 발명품이 나오지 않아 장기적인 고도성장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이 많다.장기전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1인당 노동시간이다.한국도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해선 노동시간에 대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폴 M 로머 과거엔 잠재성장력과 실제 생산과의 차이를 줄이는 경기조절정책을 중요하게 여겨왔다.앞으론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정책이 중요해질 것이다.세계경제의 트렌드는 나노기술과 바이오기술의 향상에서 찾을 수 있다.그러나 실제 생산성은 유통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성공적인 기업을 정부 주도로 육성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국가간의 경쟁은 희석될 것이다. 정부의 정책 목표는 국민 생활수준의 향상에 두어야 한다.상품시장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자본시장,경영지배권 등과 관련된 경쟁이 필요하다.교육은 생산잠재력을 높이고 소득불균형을 완화시킬 수 있다.직접적인 소득 지원보다는 교육지원을 통한 임금격차 축소가 바람직하다.한국은 24세 이상의 인구중에서 기술자 또는 과학자가 되는 비율이 미국보다높다.이것이 노동시장과 연계되면 더욱 높은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장 클로드 베르텔레미 특화된 산업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성을 살린 경제를 추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지금까지 한국은 생산요소 투입을 증대시켜 성장해 왔으나,성장이 한계에 부딪쳤다.한국은 새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우선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미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선진국의 경우 고령화가 지속됨에 따라 이미 문화,레저,의료 등 생명산업 분야의 수요가 활발하다.기존 산업은 개발도상국 특히 중국진출을 통해 활력을 찾을 수 있으나 중국 진출은 신중히 진행돼야 한다.현재 중국에선 자동차부품,섬유 등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한국의 수출 확대는 어려울 것이다. ●요시오 니시 한국은 1980년대 이후 전자산업,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그러나 한국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과거의 성장을 지속시키느냐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아시아의 반도체산업은 국가별로 서로 상이한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중국은 통신과 웨이퍼 가공 등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일본은 포스트 D램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나노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반도체 부문에서 IC와 MEMS(마이크로머신)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한국은 미래기술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 기술의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세부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즉 ▲현 상황에 대한 바르고 빠른 판단과 수행 ▲국제적 산·학 연계의 활성화 ▲연구개발 및 생산에서 현재의 미·일 의존 구도 탈피 ▲높은 교육수준을 바탕으로 한 인적자원 활용의 극대화 등이다.나노기술은 거품을 보였던 정보기술(IT)과 달리 실질적인 성과를 많이 얻을 수 있는 분야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 ■주요 참석자 프로필 존 나이스비트 美 미래학자.중국 난징대 교수.저서 ‘메가트렌드2001’‘하이테크 하이터치’. 기 소르망 佛 문명비평가.국가인권위원회 위원.저서 ‘신국부론’‘자본주의 종말과 새세기’. 로버트 고든 美 노스웨스턴대 경제학 교수.국립경제연구소 연구위원.저서 ‘신제품의 경제학’. 장 클로드 베르텔레미 佛 파리1대 교수.前 OECD개발연구소장.저서‘아시아의 위기’. 요시오 니시 美 스탠퍼드대 교수.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 부사장 .저서 ‘반도체제조논문집’ 폴 로머 美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후버연구소 연구위원.저서 ‘내생적 기술변화’ ■美 디지털 도메인사 로스 대표 미국 디지털 도메인사의 스캇 로스(사진) 대표는 2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지식기반산업 육성에 성공하면 5년뒤 국민소득 2만달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디지털 도메인사는 영화 타이타닉,반지의 제왕 등에서 컴퓨터그래픽을 연출했으며 아이엘엠·픽사와 함께 세계 3대 디지털스튜디오로 인정받고 있다.다음은 일문일답. 지식기반산업이 한국산업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한국은 제조업이라는 파도를 타고 성장을 이뤘다.이어 서비스업이 몰려오겠지만 이것은 잠시일 뿐 지식기반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한국이 세계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지식기반산업 육성에 성공하면 5년뒤 국민소득 2만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다. 일본도제조업에서 지식기반산업으로의 전환에 실패했는데. -일본은 10여년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육성할 때 큰 실수를 했다.유니버설 같은 미국업체를 인수해 경영하려 한 것이다.한국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 아니라 한국이 가진 강점을 살린 선진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한국이 지식기반산업으로 가는 장점은. -정보기술(IT) 기반이 탄탄하고 문화·예술적 유산이 풍부하다.이를 강점으로 삼기 위해 한국 정부는 특허나 지적재산권,노동시장 등과 관련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써야 한다.아울러 콘텐츠에도 투자해야 할 것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휴가철 볼만한 비디오 / 오싹… 까르르… ‘방콕’ 준비 끝

    산으로 바다로 모두들 자석에 이끌리듯 떠나는 휴가철이다.왁자한 행락행렬에 끼이지 않고서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손쉬운 아이템이 비디오다.여름휴가·방학을 맞아 동네 비디오 가게에 나온 신작들 가운데 온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볼 만한 것들을 추렸다. #엠퍼러스 클럽 ‘죽은 시인의 사회’류의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작품.인간의 품성과 예의에 관해 담담한 어조로 성찰했다.케빈 클라인이 말썽많은 제자들을 다독여 인간의 도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덕망높은 철학교수로 나온다.마이클 호프먼 감독. #파 프롬 헤븐 평소 외국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주부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가정에 헌신적인 중년의 여자가,남편이 동성애자란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 뒤 우연히 빠져든 사랑에 갈등하고 방황하는 드라마.불륜,인종문제 등 1950년대 미국 중산층 사회의 취약성을 꼬집었다.연기파 배우 줄리안 무어가 열연했다.토드 헤인즈 감독. #시몬 알 파치노가 ‘원맨쇼’를 하다시피한 코믹드라마.캐스팅에 골머리를 앓던 영화감독이 가상의 사이버 여배우를 내세워 세상을 속이고 ‘농락’하다 그 이미지의 허상에 제 스스로 발목을 잡히는 줄거리.비록 개봉관에선 큰 재미를 못 봤지만 상상력과 메시지는 충분히 유쾌하고 진중하다.‘트루먼 쇼’의 앤드루 니콜 감독. #투게더 ‘패왕별희’의 첸 카이거 감독의 남다른 감수성이 철철 넘치는 최근작이다.아들의 출세에 모든 걸 바치는 가난한 아버지와,바이올린에 인생을 거는 13세 소년이 엮는 감동드라마.중국 5세대 감독의 작품답게 자본주의에 멍든 중국사회를 은근슬쩍 꼬집기도 한다. “아이들이 보고싶대요” 어린 자녀들에게 괜찮은 비디오를 골라주는 건 생각보다 까다롭다.오래 전 TV에서 방영된 뒤 시리즈로 나온 낡은 비디오 말고 ‘따끈따끈한’ 신작을 골라 아이들 손에 쥐어주는 것도 알뜰피서의 한 방법. 최근 출시된 별나라 요정 코미(3탄)는 초등학교 입학 전후의 어린이에겐 ‘안성맞춤’이다.TV에서 인기를 검증받은 일본 애니메이션.주인공 요정 코미의 마법여행길을 아이들이 넋을 쏙 빼고 따라다닐 듯하다. 영웅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좋아한다면,엑스맨 울버린과 사이보그로 변신한 연인 유리코의 맞대결을 그린 엑스맨-울버린의 전설과 스파이더맨이 제격.‘스파이더맨’에서는 밤이면 영웅 데어데블로 변하는 변호사 머독과 스파이더맨의 대결상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이들 모두를 앞지르는,된장냄새 폴폴 풍기는 국산 애니메이션 2편.민들레꽃을 피워내는 강아지똥을 통해 희생정신과 숭고한 자연의 질서를 일깨우는 점토애니메이션 강아지똥과,고아가 된 오누이의 눈물겨운 정을 그린 오세암은 이번 방학기간 중 꼭 보여줄 만한 것들이다. 황수정기자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2)김윤식

    ‘국문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 김윤식 선생을 뵙고 한국문학 연구의 현 단계를 묻기로 했다.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선생이 일생에 걸쳐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직분의 논리다.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밖에 할 수 없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그는 이렇게 말했다.“안일한 나날보다도 비통한 나날을,죽음 이외의 휴식은 없는 것이다.” “노예선의 벤허처럼 눈에 불을 켜야만 나는 사는 것이었다.” 인터뷰 때 찢어진 바랜 잡지를 가리키며 묻는 내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월평 쓰려고 준비하기 위해 갖고 다닌 거요.그 옆에 종이는 작품 읽고 메모해 놓은 거고.월평을 쓰려면 세 번 읽어야 된다고.한 번 읽고,쓸 때 다시 꺼내가지고 읽고,쓰고 난 다음에 대조해가면서 다시 읽고.그래야 돼.외국 갈 때는 잡지를 찢어가지고 가방에 넣어가.안 그러면 무거워서 많이 못 가져가니까.” 김윤식 선생을 만나러 가는 날은 몹시 긴장되었다.내게 무서운 선생님인 까닭이다.강의실에서 선생의 꾸짖는 소리를,고개를 숙이고 숨소리를 죽여 가며 들어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런 무서움에 앞서 선생은 제자들보다 더 일찍 연구실에 불을 켜놓는 부지런함 때문에,날마다 읽고 쓰는 놀라운 규칙성 때문에 존경받는 ‘스승’이었다. 딱딱한 안면,퉁명스러운 말씀을 떠올리며 용산 자택으로 찾아갔다.기어들어 갔다고나 해야 할까.예상 외로 강의실에서와는 달리 선생은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래,어떻게 지내나?” “….” 선생이 건네는 말씀은 독백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렇다할 대답을 하지 않는다.간단한 ‘요식 절차’가 끝나자 인터뷰를 서두른다.여전히 긴장한 탓이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책을 하나 써서 곧 나올 때가 되었어요.우리 세대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연구는 일제 강점기 문학이니까….정년 퇴임 후에 일제말기 한국 작가들이 일본어로 글 쓴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연구해 왔고….한 400페이지 되는 책으로 나올 것 같아요.” “내용이라면?” “유진오,김사량,이효석 이 세 사람이 일본말 창작을 자유롭게 했는데 이중에 이효석이 제일 정확하고 언어감각이 뛰어났어요.그냥 일본말로 바로 창작을 했지요.유진오도 대단히 정확했고 김사량은 그중 제일 서툴렀고….” “일제 말기 일본어 문학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말하자면 그들은 이중어 글쓰기를 했던 셈인데,한국의 근대문학이라고 했을 때 그 문학은 근대국가가 만든 말을 가지고 해야 하지 않겠소? 그게 국어지.그런데 우리는 국가가 망하고 없었으니 조선어학회 같은 곳이 국가 역할을 대행했어요.그런데 일제 말기에 국가를 대행하는 이것을 잡아 가둬 버리기 시작한 것이 1942년 10월이에요.33인을 잡아넣었어요.33인이라는 것은 삼일운동 때 33인,그걸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한 거죠.그래서 그때부터 1945년 광복까지가 암흑기라는 것이오.1942년 10월까지는 조선근대문학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없어요.그럼 작가들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조선근대문학을 할 수 없으니까 그냥 문학을 하는 수밖에 없고 일본어로 문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 “한국근대문학의 고통스러운 운명이 느껴지는군요.” “근대문학이 뭐냐 하면,자본재 생산양식 또는 국민국가주의가 문학에 투영된 것이잖소? 그런데 우리는 근대국가를 만들면서 동시에 일제라는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단 말이에요.근대국가라는 것이 사실은 ‘제국주의’인데 ‘제국주의’가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던 거죠.이 특수성,자기모순,우리 근대문학은 근대문학으로서의 보편성 외에 이 특수성을 반영하는 문학이었어요.” “최근 들어 특수성 대신에 보편성,즉 식민성 대신에 근대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하지 않습니까.” “지금 세계에 176개의 나라가 있지만 근대화하지 않은 나라는 아무데도 없어요.국민국가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고약한 것인가는 천하가 다 아는 거라고.우리만 사람이고 우리 아닌 사람은 다 짐승이고,그래서 잡아먹어도 괜찮다,카니발적인 거라고.카니발리즘.그러나 좋은 점이 하나 있어요.우리끼리는 잡아먹지 말자는 거죠.그러니까 지금 사람이 생각해낸 것 중에서 제일 고약하지만 합당한 원리는 이것밖에 없단 말이에요.” 이 대목에서 선생의 일생을 지탱해온 문학 근대주의자 면모를 새삼 재발견한다.그렇다면 문학 역시 특수성에 연연하기보다는 아직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 근대화를 향해 나아가는 문학이 되지 않으면 안될 터. “그렇다면 한국문학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내가 김현하고 문학 활동하던 그 세대에는,어땠냐면,어떻게 하면 식민지 사관을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임화의 이식문학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이걸 가지고 떠들고 했어요.자본주의가 우리 내부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하려고 했었고.그런데 요새는 어떠냐.안병직씨 이론이 더 맞다고 하잖소.조선은 근대화할 능력이 없었다,일본이 와서 근대를 이식했다는 거지요. 그러면 이식문학 극복하자고 떠들던 우리는 어떻게 되느냐? 국민국가문학,이런 거 하는 것보다도,문학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이게 광복 직후에 김사량이 펼친 주장이잖소.이태준이 김사량 보고 너 일제시대 때 일본말로 글 쓰지 않았느냐 했더니,김사량이 뭐라고 했소.나 큰소리 안 친다 말이야,그러나 당신은 그럼 뭘 했는가.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 않느냐.나는 일본말로 썼든 뭐로 썼든 쓰지 않았느냐. 요즘 시점에서 보면 이 김사량의 입장이 뚜렷한 의미를 갖고 부상하는 것 같습니다.요즘 젊은 세대들은 6·25도 일본하고 전쟁한 거라고 보지 않아요? 이런 세대가 부각되고 있음을 사실로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어딘가 거북해진다.386세대의 일원인 나는 특수성에 목을 매고 살아온 까닭이다. 한편으로 보면 식민성이니 제국주의니 하는 특수성을 떨치고 세계화니 현대화니 하는 보편성을 향해 거침없는 진군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나는 다시 한 번 선생의 관심사를 한국문학이라는 특수성 쪽으로 환기시키려 해 본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한국근대문학의 특질은 무엇입니까.” “한국근대문학사를 공부해 오다 보니까 이게 일본근대문학사로부터 대단한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되지 않았겠소? 한국근대문학을 일본근대문학과 비교하면서 보는 시각은 한국근대문학만 보는 시각하고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중요한 것은 지금 세계의 관심사가 언어와 문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국문학도가 살아남으려면 국문학만 해서는 안됩니다.한국근대문학사의 특질이다,뭐다,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은 어떻고 중국은 어떻다,하는 시각을 갖고 동북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문화틀 속에서 견주어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선생은 오히려 나를 선생의 시각 속으로 끌어 들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현대문학은 세계문학사의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수준에 와 있습니까.한국문학은 세계문학사상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까.” “언어나 문학이나 이제 단일성만 주장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이런 상태에 머물고 있는 나라는 아마 일본이나 한국 정도가 아닐까 해요.다른 문화권은 이미 단일성을 주장하지 않아요.우리만 한국어라는 단일한 전제를 갖고 한국어로 된 문학이 국민정서 전체를 버티고 있는 거죠. 그러나 한국문학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우리 문학이 늘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 문학은 늘 인간은 벌레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어요.인간의 위엄에 어울리는 문학을 우리는 해왔단 말이에요.일제 때도 그렇고,광복 후 분단 문제와노사문제를 다룬 것도 그렇고.그런데 20세기 이후 21세기의 한국문학은 방향이 바뀌고 있어요.거꾸로 인간은 벌레라고 주장하고 있어요.인간은 벌레다,짐승이다,요녀다,물고기다.이런 작품들이 나오고 있어요.이것이 한국문학의 단일한 정체성에 파열구를 내고 그 방향을 바꾸고 있어요.인간을 하나의 생물로 보는 커다란 상상력을 통해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에 곧바로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학 국적성의 해체 국면이군요.” “한글로 쓰든 영어로 쓰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DNA예요.DNA 문제예요.여기서는 한국이고 뭐고 세계가 다 똑같다는 거죠.”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학의 미래는 어떠합니까.” “그렇다 해도 나는 여전히 하버마스 쪽을 지지하고 있어요.이성이 아무리 도구적인 이성이 되어 가지고 유태인을 죽이고 미사일 가지고 실험한다 하지만 창조하는 것도 이성이란 말이에요.인류는 어떻게 하든 간에 이성을 살려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내가 제일 많이 흔들린 때는 구소련이 무너졌을 때였어요.프랜시스후쿠야마가 역사가 끝났다고 하더군요.역사가 끝장났다면 인간은 그럼 뭐냐.나는 역시 이성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이성이 아무리 못된 짓을 많이 했지만 그것을 버리면 허무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정년퇴임한 선생이 나이 어린 나보다 더 젊게 보이는 느낌을 막을 수 없었다.선생은 세계화라는 시대의 대세를 거침없이 받아들이며 또 다른 국면을 펼쳐가고 있는 것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선생의 아파트를 빠져나올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예사 장맛비가 아니라 좍좍 내리 퍼붓는 소나기였다.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험한 비가,장대 같은 빗방울이 내 이마에 꽂히고 있었다.나 또한 매일 젊어져야 하리라.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평론가 김윤식 ●조선 향기 가득한 자택 겉모습만 보면 김윤식 선생은 서구식 멋쟁이다.가운데 가르마를 타서 뒤로 잘 빗어 넘긴 머리칼은 지성을 상징한다.양복과 와이셔츠와 넥타이는 항상 세련된 조화를 벗어나는 법이 없다. ‘모던 보이’ 같은 외모와는 달리 뜻밖에 아파트는 전통미가 살아 숨쉰다.흔한 서구식 응접세트 대신에 자리를 깐 마룻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야 안성맞춤인 낮고 넓은 옻칠 탁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그 위에는 우리네 화병이 하나,흰 접시가 하나,접시 위에는 산수유 열매 몇 점. 한쪽 벽에는 백자며 분청사기가 정갈하게 놓여 있어 고전미를 자아내는데 방문은 모두 격자무늬다.선생의 서구식 외모와는 전혀 다른 ‘조선식’ 생리를 발견한 것이 더할 수 없이 반가웠다. 그런데 내외만 사는 그곳엔 먼지 한 점 찾을 수 없다.여인은 어디론지 나가고 없고 선생 혼자 지키는 대낮의 실내는 적막하기만 하다.선생은 국문학이라는 바다를 헤쳐나가는 고독한 항해자였다. ●문학 유목과 지적 여정 1936년생인 김윤식은 한국 현대소설 및 비평 연구 분야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연구자이자 현재 활동하고 있는 비평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읽고 소화해 내는 현역 비평가다.한국전쟁 이래 한국 현대문학사의 뼈대를 만든 ‘살아 있는 역사’이다. 그는 1960년대 후반 이래 숱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벌여 100권을훨씬 상회하는 한국현대문학 관련 저서를 출간했으니,그로 인해 한국 현대문학 연구는 하나의 독자적인 학문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이광수와 그의 시대’,‘염상섭 연구’,‘김동인 연구’,‘김동리와 그의 시대’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가 연구는 젊은 국문학도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이외에도 ‘한국근대문예비평사’,‘한일문학의 관계 양상’ 등은 한국현대문학사를 일본문학과의 관계 속에서 검토하고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연구서다. 또 ‘황홀경의 사상’ ‘낯선 신을 찾아서’ 등의 예술·기행 산문집은 현대 산문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 “난 레벨 낮으니 그만 살아도 되잖아”/게임 자살

    “줄넘기나 해야지.어,줄에 걸렸네.잠깐 이대로 있어도 괜찮겠지.” 서울대 전기공학부 2학년에 재학중이던 이모(21)씨가 방에서 줄넘기에 목을 매 자살하기 직전 동호회 사이트 초기화면에 올린 글이다.화면에는 실제 목을 맬 때 사용한 줄넘기를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게시판에 올린 유서에 “게임이랑 비슷한 것 같애.지금 나야 레벨이 아직 낮으니까 이런 게임 관두면 되는 거잖아.”라고 적었다.한 명문대생의 ‘게임’같은 최후였다. ●미리 자살 도구와 유서 공개 지난 21일 저녁 8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아파트의 건넌 방에서 이씨가 방안에 있던 철봉에 줄넘기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이씨는 이날 오전 본인이 운영하는 ‘섬광의 끝에서’라는 동호회 사이트 초기화면을 자살을 암시하는 사진과 글로 바꿔 놓고,게시판에는 유서를 남겼다.동호회 회원들은 “이씨가 실제로 자살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유서에서 “목적이야 어떻든 플레이하면서 얻는 아이템 레벨에 대한 집착때문에 아까워서 사는 것 같다.”면서 “스스로 변해 나갈 힘을 잃고,참 나약하잖아.그것만으로도 사라져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이 사이트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게임 등에 관심이 많은 명문대생 1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으며,잔혹하고 엽기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컴퓨터에 빠져 우울증까지 보여 이씨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교수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는 일에 쫓겼고,형이 군에 입대한 뒤부터는 컴퓨터에 빠져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가족은 전했다.부모들은 “죽기 전날 생일 파티까지 하는 등 문제가 없었다.”면서 “컴퓨터 게임과 일본 애니메이션에 심취해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 진단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양하지만 온라인 문화의 마니아적 폐쇄성과 신세대의 냉소주의,신개인주의 경향 등이 이씨의 자살과 연관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대 사회학과 김종엽 교수는 “인터넷 중독이 직접적인 자살동기는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김인 과장도 “인터넷 중독은세상과 벽을 쌓는 수단이자 결과이지 자살의 원인은 아니다.”고 말했다.김시업 경기대 교수는 “이씨의 자살은 그를 인터넷에 빠져 들게 한 원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목할 점은 이씨의 죽음을 최근 젊은 세대에서 확산되고 있는 ‘신개인주의’ 문화와 관련짓는 견해다.일본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오타쿠’라 불리는 마니아 문화가 확산된 것에 때맞춰 애정관계나 금전·가족문제와 연관된 ‘전통적’ 자살이 아닌 ‘신개인주의형’ 자살이 젊은층 사이에 확산됐다.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신개인주의형’자살의 특징은 뚜렷한 동기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젊은층 사이에 마니아 문화와 온라인 공동체 문화가 확산되는 것에 비례해 이같은 자살 유형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신개인주의’의 확산 배경으로 가족·학교·직장 등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과 소비자본주의의 심화를 꼽았다.김 교수는 “사회규범과 윤리에 대한 토론과 합의를 가능케 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자적 공공영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중독 예방 상담센터 김미화 연구원은 “게임을 하다 잘 되지 않으면 그만두고 다시 시작하듯이 생을 스스로 끝내면 된다는 식의 사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실을 단순한 게임의 논리로만 바라보는 비합리적인 생각과 인생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끝내 이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이버문화연구소 김양은 소장은 “심리적인 위축과 위압감을 오프라인에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홈페이지를 통해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실에서의 유대감 약화를 자살의 한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영표 이세영 김효섭기자 tomcat@
  • 기고 / 공공성 훼손하는 국가학벌이 문제

    얼마 전에 끝난,‘수평사회를 만들자’라는 기획의 제2부로 진행된 대한매일의 ‘학벌 타파’기획 연재기사를 빠지지 않고 읽어왔다.근래 사회에서 학벌이 사회적 의제로 등장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관심을 보인 언론은 있었으나,이번처럼 무려 넉달에 걸쳐 다각도에서 학벌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기획은 없었다.그러기에 이번 기획기사는 앞으로 우리사회의 학벌문제를 고민하는 정책담당자나 일반인에게 중요한 자료로 남을 것이다. 기획 측은 학벌을,우리 사회가 수평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억압하고 서열과 차별이 지배하는 수직사회요 닫힌 사회로 만드는 원인자라고 보았다.그리하여 학벌을 ‘현대판 골품제’라고 명명하였는 바,신라시대에 골품제로 인해 많은 능력있는 인재들이 사회발전에 참여하지 못하고 좌절함에 따라 통일신라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자는 강한 호소력을 담고 있다고 보인다. 아울러 18회에 걸친 연재에서 학벌의 실태를 다양한 각도에서 취재한 것으로 시작하여,학벌문화의 정점으로 거론되는 서울대의 문제를과감하게 파헤쳤으며,일본과 유럽 등지의 해외취재를 통해 보다 넓은 시각에서 우리 모습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광범위한 취재를 바탕으로 하여 학벌타파의 해법이 무엇인지를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가며 모색하여 보았으나,학벌문제가 워낙 난마처럼 얽힌 문제라 어디서부터 손을 써나가야 할지 뚜렷한 방향을 보여주지는 못한 듯하다.오히려 이러한 기획이 앞으로 우리사회에서 심도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데 하나의 디딤돌이 되는 것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다하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대안 모색에 있어서는 크게 두가지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하나는 ‘학벌 타파’라는 구호 자체를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의 의구심이다.그들은 이러한 구호에 대해 인위적인 평준화,실력보다는 자리 나눠먹기 등을 말하는가라고 되묻는다.나아가 학벌은 우리 현실에서 유일하게 신뢰할 만한 능력의 지표이며,학벌에 서열이 있고 그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기도 한다.그러기에 학벌타파가 어떤 ‘인위적’인 간섭의 빌미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그러나 현재의 학벌구조는 그 자체가 매우 인위적인 것이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경쟁질서의 형성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기획기사가 학벌문화의 정점으로 서울대 문제를 자세히 다루었는데,바로 국립 서울대가 학벌의 정점에서 군림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인위적인 것이다.그것은 국가가 국립중앙대학으로서 특별히 지원하여 일종의 국가 엘리트 양성소로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시키기 때문인 것이다.이것은 자연스레 대학간에 공정한 경쟁질서와 그것이 가져오는 창의와 역동성을 억압하게 되어 고착된 대학 서열구조가 형성되고 이것이 학벌문제의 핵심인 것이다.우리가 심각하게 문제삼는 학벌은 단순한 동창회 문화가 아니라,마치 구소련의 노멘클라투라와 같이 국가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국가를 사유화하는 국가학벌의 횡포이다. 또 하나 경계해야 할 방향은 학벌문제에 대한 근본주의적이고 사회공학적인 접근이다.교육공화주의,대학의 평준화,대학별 인재할당제 등을 내세우는 일련의 흐름이 있다.이들은 학벌문제는 궁극적으로 고등교육이 시장의 영역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모든 불평등이 생긴다며,대학교육을 전면적으로 국가관리체제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대한민국을 새로이 건국하지 않는 한 이러한 주장이 우리 사회의 동의를 얻으리라는 것은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이 학벌로 인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집단에 의하여,학벌에 대한 문제제기가 마치 대중주의적이고 평등지상주의적인 발상으로 매도되는 데 이용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마침 참여정부에서도 학벌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의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합동기획단을 발족시킨다고 한다.그러나 학벌문제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없이 단순히 지엽적이고 결과적인 현상을 수정하고자 한다면 어색하고 인위적인 정책들만이 나올 것이고 그 실효성도 크지 못할 것이다. 김동훈 국민대 법대학장
  • [시론] 노조도 자기혁신 나서라

    최근 전교조와 관련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자살,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교통대란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부에서 반노조 시민운동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안티전교조 사이트가 생기고 노조를 비판하는 내용의 신문기사가 적지 않게 눈에 들어온다.이러한 움직임은 노동운동에 대한 의구심과 불신,그리고 노조도 이제는 내부 혁신을 단행해야 하는 시기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싶다. 노조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은 대기업 노조를 향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 노조의 절반 이상은 종업원 수가 500인 이상인 사업장에 집중되어 있으며,이들의 리더십이 노동운동 전반의 흐름을 사실상 결정하기 때문이다.반면에 중소기업의 경우 노조가 결성된 사업장이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실제적인 교섭력도 미약한 경우가 많다. 대기업 노조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최근 고조되는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최근 노조 파업으로 노사 당사자가 아닌 시민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사태가 많았다.철도나 은행 파업으로 시민들이 겪은 불편은 참을 수 없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둘째,평균 임금상승이 외환위기에 빠졌던 2년간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노동생산성보다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노조는 노동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상승을 요구하면서 그 이유로 경영자들의 경영실패를 들고 있으나,문제는 양자 모두에게 있다.경기가 악화하면서 노조의 임금상승 요구가 지나치다는 인식이 더욱 증가되고 있다. 셋째,노조사업장의 경우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해 경영혁신이 상당히 지연된다는 비판이다.외환위기 이후 수년간 제조업 생산직의 인력감축은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대기업은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인력조정이 어려워지자 인건비 감축을 위해 사무관리직의 해고를 더 늘리고 일부는 하청중소기업에 비용을 전가한 사례가 많았다.결국 노조가 대표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더 큰 부담이 돌아갔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 넷째,외국인 직접투자와 관련된 비판이다.외국인투자가 최근 큰 폭으로 감소되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애로 사항중 첫째가 노사관계라는 것이다.외국인 투자를 위해 노동운동을 제약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 있는 주장이지만,반드시 흑백논리로 외국인투자와 노조운동을 해석할 이유는 없다.스페인과 같이 외국인투자에 우호적인 노동운동이 전개돼 고용창출이 컸던 사례도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론이 노동운동에 거리를 두는 이유 중 하나는 시민들의 눈에 비친 노조의 과격한 행동과 모습이다.물론 온건한 노조와 노사협력 사례도 많지만 아직도 시민들의 눈에는 빨간 띠를 두른 조합원과 불법시위로 인한 공권력의 투입 등 좋지 않은 인상이 각인돼 있다. 노조활동에 관한 찬반 논쟁은 밤을 새우며 벌여도 결론이 나지 않겠지만 최소한 현재 대기업 노동조합이 시민들의 눈에 이기적인 이해집단의 하나로 비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여론의 호응에서 멀어진 노조운동은 결국 자체의 활력을 잃고 무대에서 사라져갔다는 사실은 선진국 노조운동사에서 수없이 확인할 수 있다.지금까지도 영향력 있는 노동운동은 중산층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조합주의였다.이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생존한 노동운동들이 증명한다. 이제 대기업 노조도 한번 여론에 귀를 기울이는 겸허한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양 동 훈 서강대교수 경영학
  • [시론] 북핵 포기의 전제조건

    현재 북한의 지도부는 핵무기의 개발·보유만이 체제 유지에 있어 절체절명의 조건이며 최후의 생명선이라고 믿고있다.이것은 미국과 일본의 대북 압박 강도와 정비례되면서 더욱 확고한 생존전략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마당에 남한이 북한과의 온갖 접촉을 통하여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호소한다고 해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다만 다음과 같은 두어가지의 조건만 충족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거나 또는 개발을 중지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미국으로부터 체제유지를 보장하는 불가침조약을 약속 받으면서 현재의 대북 봉쇄정책을 중지하는 경우이다.그러나 부시 정권의 대북관은 김정일 정권을 극히 비민주적인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제거 또는 멸망시키려는 것이라고 볼 때 이 조건의 충족은 어려운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북한 김정일 정권의 내부 붕괴를 유도하기 위해 새로운 작전계획 ‘5030’을 수립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 군부 등 지도부는 10년전 1차 걸프전과 최근의 이라크 사태를 보면서 미국의막강한 군사력과 상상을 초월하는 최신예 신무기의 위력에 상당한 충격과 위기감을 가졌을 것이다. 이라크 전쟁이 한창 진행될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상 활동을 갑자기 멈추고 지하 비트(비밀 아지트)에 은신해 있었다는 믿을 만한 정보도 북한이 미국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큰 위기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군사적 약자로서 미국의 힘앞에 맞서는 유일한 선택은 핵무기를 손안에 쥐는 것뿐이다. 다음으로는 그래도 아직까지 맹방으로 남아있는 중국이 외부로부터의 어떠한 침공에도 북한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보호하면서 획기적인 경제원조로 현재의 북한정권에 대한 보호막이 돼 준다는 새로운 조약이나 협약이 있을 경우이다. 물론 북·중간에는 오래전부터 상호방위조약이 결성돼 있다.그러나 중국의 개혁·개방과 함께 서구적인 자본주의화와 합리화로 북·중간 1960년대식 감성적인 혈맹의식은 점점 사라지면서 형식적으로 바뀌고 있고 보면 이러한 핵무기개발 포기조건은 불충분한 것이다.신중국의 리더로 취임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합리적·실용적 외교 노선도 북한에 대한 과거의 온정주의적 대북 시혜 외교에서 벗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북한의 핵무기개발 포기조건이 모두 부정적인 상태에서 과연 남한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하여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인가. 그것은 별수 없이 경제·군사 대국인 미국의 대북정책의 기조에 동참하면서도 가능한 한 군사적인 모험은 자제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북·일간에도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지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에 중요한 중심문제의 하나는 바로 중국이다.왜냐하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가장 영향력을 지닌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노무현 정부는 중국과의 획기적인 경제협력으로 그들에게 이익을 안겨주고,지도부와의 긴밀한 인간관계를 맺어 북한으로 하여금 시대착오적인 권력구조의 개혁을 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맡기는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한편 북한과의 관계는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민간단체들의 상호교류나 원조활동은 장려하되 적어도 정부 차원에서는 그동안의 무원칙적인 경제원조는 지양하고 철저한 상호주의적인 대북관계를 가져야 한다.이제 북한도 떼쓰는 아이들이나 행패 부리는 청소년의 나이는 지났으니 주체정신에 투철한 어른으로 성장하여 국제사회로부터도 대접을 받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김 동 규 고려대교수 북한학
  • [열린세상] 기업지배구조 펀드에 투자를

    며칠전 증권거래소는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주식투자 행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장기투자보다는 단기매매에 치중하고,시장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며,기업 감시기능이 전무하다는 내용이다.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어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기업지배구조 펀드의 조성과 이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를 강조하고 싶다.기업지배구조 펀드란 투자대상기업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사모펀드를 말한다.현금 흐름은 좋지만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중소형 기업을 선정해 지분의 3∼5%를 취득하고,이로 인해 생긴 발언권을 발판으로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유도하며 이것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결국 자본이득을 얻는 펀드를 말한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90년대 말부터 이런 펀드들이 조성되기 시작하였고 현재 대형 연기금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대표적인 기업지배구조 펀드라고 할 수 있는 영국 헤르메스(Hermes)의 ‘UK Focus Fund’는 지금까지 연평균 20%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기업지배구조 펀드에의 투자는 앞에서 지적된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문제점들을 일부 치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다른 긍정적인 효과들도 있다고 본다. 먼저,기업지배구조 펀드는 장기투자를 유도할 것이다.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이에 따른 주가상승은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일단 투자를 하면 상당기간 팔지 않고 가지고 있어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만기가 길고 환매도 자유롭지 못하다. 둘째,기업지배구조 펀드에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들에게는 분산투자의 이익을 제공한다.지배구조펀드는 기본적으로 지배구조가 개선돼야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와 무관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다른 상품의 수익구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투자전략이 독특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장상황에도 덜 민감하다. 셋째,기업지배구조 펀드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이다.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해 그동안 수많은 조치들이 이뤄졌지만 이는 주로 사외이사제도 등 내부통제장치에 국한되었다.외부 기관투자가들의 감시 등 외부통제장치는 아직도 미숙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 펀드가 우리나라 지배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는 경로는 두 가지이다.우선 직적접인 경로이다.기업구조에 의해 투자를 받는 기업은 펀드운용사의 요구 또는 협의에 의해 주주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회사정관을 대폭 손질하게 된다.즉,투자대상기업의 지배구조에 직접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간접적인 경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역량 부족으로 혹은 이해관계 상충으로 주주권 행사를 직접적으로 할 수 없는 기관투자가들이 많은데,지배구조펀드는 이런 기관투자가들에게 간접적으로 주주권 행사 등 기업 감시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역량이 부족한 기관투자가들에게는 외부전문가의 활용과 이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뿐 아니라 주주권 행사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학습효과도 제공한다.이해관계의 상충으로 직접적인 주주권 행사가 부적절한 기관투자가들에게는 이해관계로부터 독립된 주주권 행사를 가능케 한다. 자본주의는 그동안 계속 변모해왔다.미국과영국의 예에서 보듯 1990년 이후 자본주의의 특징은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보유 비중 확대와 이들의 발언권 강화이다.우리나라도 이러한 거대한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다.인구고령화와 노후에 대비한 투자자산 증가는 기관투자가들의 비중을 확대시킬 것이고,또한 이들에 대한 기대수준도 높아지게 한다.우리나라에서도 기관투자가들이 단순한 주식보유자(shareholder)가 아니라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주식소유자 (shareowner)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김 우 찬 KDI교수 경영학
  • [데스크 시각] 노사문제 ‘모델’이 능사인가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는 네덜란드식 노사모델이 집중 도마위에 올랐다.노사합의를 골자로 한 네덜란드 모델은 인력 구조조정을 어렵게 만들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근로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의 유럽모델은 쉽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영미모델보다 경제적 성과가 떨어진다는 국내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도 나왔다. 한마디로 유럽모델은 ‘흘러간 노래’이며 영미모델이 더 낫다는 것이다.이런저런 나라가 등장하는 모델논쟁을 보면서 문득 떠올려지는 것은 10여년전인 1990년대초의 풍경이다.미국 경제가 죽을 쑤던 시절 일본 기업들이 약진,뉴욕의 티파니,모빌과 엑손 빌딩 등의 알짜 부동산을 사들였다.세계 10대 은행 모두가 일본계였던 시절이었다. 이즈음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에서는 ‘일본 배우기’붐이 일었다.일본은 왜 경제적으로 성공했을까? 종신고용,연공서열식 임금과 기업별 조합 등 ‘3종 신기(神器)’가 지목됐다.노사협력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기업들은,해고를 일삼는 서구기업들보다 불량품을 줄이고 질적 개선을 높인다고 너나없이 일본 고용모델을 찬양했다. 이른바 모델론이 또다시 회자된 것은 5년전 외환위기 직후였다.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모델은 ‘정실(情實)자본주의’로 국제통화기금과 미국 등 서구 국가들에 의해 매도당했다.기업의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과 노동의 유연성 등을 특징으로 한 미국 모델이 치켜세워졌고 한국도 열심히 미국을 배웠다. 이제 누구도 일본모델을 벤치마킹하자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지난 10여년의 장기 불황탓이다. 미국 모델 역시 도마위에 올라있다.한껍질 벗기고 본 미국기업들의 난장판 같은 속사정은 지난 수년간 익히 본 바다.엔론 등 유수기업에서 경영자들은 회계수치를 조작하는가 하면 근로자들을 가차없이 해고하면서 뒤로는 엄청난 연봉과 연금을 챙기는 비윤리성을 보여주었다.이런 점에서 근착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특집기사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흥미롭다.미국기업 스캔들에서 보듯 자본주의의 최대 위험은 바로 자본주의의 강력한 옹호자로 자처하는 ▲기업의 경영자 ▲오너와 ▲친(親)기업 성향인 정치인들의 행동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지적했다.경영자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데도 주주와 오너들이 이를 방조하고 정치인들이 규제하지 않아 자본주의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경영자들의 방만과 탐욕이 드러난 미국 모델을 무작정 우리가 따라갈 것은 없다. 물론 일부의 결함을 들어 일본 모델과 미국 모델을 ‘실패’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미·일은 각각 거시금융정책의 잇따른 실패,제도적 허점 탓이 크다.마찬가지로 독일 경제 침체를 들어 독일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몰아치기도 어렵다.도마위에 오른 네덜란드 모델 역시 전적으로 잘못됐다기보다는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특정 모델에 집착하지 말고 노사간에 균형과 형평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어느쪽이든 지나친 힘의 행사와 방만함으로 흐르는 쪽을 눌러주고 견제해야 한다.철도파업 때처럼 독과점을 이용해 실력 행사를 하는 집단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경쟁의 영역을 늘리는 일도 필요하다.특정 모델을 놓고 옳다,그르다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 상 일 경제부장 bruce@
  • 오피니언 중계석 / 현대민주주의의 쟁점과 전망

    인류의 가장 많은 구성원을 정치적으로 동원해낸 이념이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다.그러나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함께 사회주의는 민주주의에 의해 부정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그런데 사회주의는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가 5일 이 대학 사회과학대에서 ‘현대민주주의의 쟁점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연 학술대회에서 최형익(崔亨翼·정치학 박사) 한신대 학술원 연구교수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쟁점과 가능성:이행기의 국가와 사회’라는 논문을 발표했다.그는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의 성취는 이후의 민주주의적 사회주의의 성공적 이행 여부를 가늠하는 것으로 보았다.발표를 요약한다. 지금까지 사회주의 정치이론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론을 중심으로 논의를 해왔다.그러나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론은 사회적 민주주의와 양립하지 못했다.소련의 프롤레타리아트 독재가 그랬듯이,이제는 노동자 국가가 억압적 계급국가의 형태를 재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기왕의 사회주의 체제는 사회적 민주주의와 민주주의적 사회주의의 그 어느 하나도 성취하지 못한 채 일당 독재와 지령식 국가통제경제의 기묘한 결합만을 낳았을 뿐이다.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로 이행의 1차적 쟁점은 국가와 사회와의 관계를 재해석하는 일이다.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시민사회가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통해 사실상 국가를 형성했다.그렇다면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이행기의 국가는 어떤 성격이어야 하는가.아울러 자본주의 체제가 부르주아를 위시한 중간시민계급을 형성했듯이 사회주의를 구성할 정치사회적 주체는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가.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해방’일 것이다.그것은 부르주아 및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인민대중의 정치적·사회적·경제적 해방을 의미한다.그런데 이같은 해방을 향한 혁명은 정치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정치는 어떤 경우든 소멸할 수 없다.억압국가의 해체가 가능하지도 않은데도 가능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무정부주의와 같은 이론적 기회주의로 귀결된다.따라서 마르크스의 정치이론은 정치의 핵심 쟁점인 ‘국가’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 그렇다면 마르크스의 정치 신조와 레닌의 ‘국가와 혁명’ 이론의 지도 아래 진행된 러시아 혁명이 어째서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공적 생활을 파괴하고 억압적인 국가주의 사회를 낳았는가.그것은 이론이 현실을 따라잡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 이론에 현실을 꿰어 맞추려 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혁명 이후 러시아에 요구되었던 것은 국가 소멸을 향해 치닫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국가,곧 민주공화국을 확립하는 작업이었다.로자 룩셈부르크는 그러한 정치민주주의의 확장을 통해 사회·경제적 해방의 문제가 프롤레테리아트 대중정치의 의제로 각인될 수 있음을 이해했다.그람시 역시 ‘아무리 좋아도 해악’이라는 마르크스,엥겔스의 국가관으로부터 벗어나 국가를 적극적·긍정적으로 생각했다.그의 국가론 속의 국가는 단순한 억압적 상부구조의 지위만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다.노동대중들의 사회·경제적 해방이 해방의 정치가 지향해야 할 중심이기 때문에 해방의 정치과정은 국가를 경시할 수 없다고 보았다. 앞으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론의 핵심인 국가론은 어떤 것으로 채워져야 하는가.먼 훗날에 있을지도,없을지도 모르는 국가 소멸에 대한 미래학이 아니라 새로운 민중공화국 형성을 위한 정치이론이 필요하다.국가를 우회해서는 사회·경제적 해방은 결코 달성되지 않는다.아울러 민주주의 사상을 사회주의와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사고해야 한다.민주주의 없이는 사회주의도 없다.제도적 국가권력과 사회에 광범위하게 포진된 대중적 민주주의 권력간의 정치적 구분과 세력 균형이 필요하다.이 두 권력간의 연합이 민중민주주의 헤게모니의 요체이다.당·국가체제만이 아닌,국가권력과 다양한 형태의 사회권력의 공존이라는 정치적 다이내미즘의 확보를 통해서만 국가권력의 관료적 자립화 및 정치지도자들의 독재화를 막고 국가에 대한 인민대중의 민주적 통제를 확보할 수 있다.
  • [먹고 사는 이야기] ‘신의 선물’ 옥수수

    ‘우리 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옥수수알 길게 두줄 남겨가지고…’.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동요,‘옥수수 하모니카’가 생각나는 계절이다.지금쯤 고향집에서는 울타리 위로 솟아오른 옥수수가 수염을 늘어뜨린 채 촘촘히 익어가고 있을 터다.고향이 아니더라도 강원도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어디를 가든 양은 솥단지에 삶아낸 노란 옥수수가 길손을 유혹한다. 쌀,밀과 더불어 세계 3대 곡물로 분류되는 옥수수의 원산지는 남미의 안데스 산맥이다.잉카문명을 일으킨 남미 인디오들에게 옥수수는 ‘신이 내린 곡물’이었다.아날학파의 거두인 페르낭 브로델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에서 잉카의 미스터리를 옥수수로 풀어냈다. 도르레나 바퀴 같은 장비는 물론 말이나 소 조차도 키울 수 없어서 대체 운송수단의 확보가 불가능했던 고대의 안데스 산맥 한가운데.남미 인디오들은 도대체 무슨 힘으로 해발 수천m의 높이에 거대하고도 정교한 신비의 석조건축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을까.브로델은 대규모 인력동원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으며,‘신의 선물’ 옥수수가 있었기에 엄청난 노동력을 유지하는 게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안데스 산맥의 옥수수는 15세기말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진 뒤 전세계로 퍼졌다.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벼나 밀에 비해 소출이 좋은 옥수수는 그 뒤 18세기까지 인류의 기근을 막아주는 최고의 구황작물로 자리잡았다. 20세기 들어 식량으로서의 중요도가 낮아지긴 했지만 옥수수는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다.옥수수의 씨눈은 필수지방산과 토코페롤 성분을 내포하고 있어 노화방지 및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수염은 심장병 약의 원료로 사용된다.또 단맛이 나는 옥수수를 찌거나 삶아서 먹으면 항산화성분이 크게 증가하여 심장병과 암을 막아준다고 한다.게다가 옥수수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다. 물론 문제점은 있다.단백질에는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며,나이아신이라는 비타민도 적어서 옥수수만을 주식으로 먹으면 피부병과 설사를 유발하는 ‘펠라그라’ 결핍증에 걸릴 우려가 있다.우유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최근 식품가공산업의 발달에 힘입어 옥수수는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씨눈에서 리놀레산이 풍부한 기름을 짜내는가 하면,콘스타치라는 옥수수 전분을 발효시켜 만든 고과당의 옥수수시럽은 청량음료,과즙음료,초콜릿 등 각종 인스턴트 소스 등에 감미료로 사용된다. 이렇게 팔방미인격으로 쓰임새가 많다 보니,가끔 엉뚱한 비난을 받기도 한다.그렉 크리스터는 저서 ‘비만한 나라: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민족이 된 미국인’에서 옥수수시럽이 듬뿍 든 청량음료 때문에 모든 국민이 비만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애꿎은 옥수수를 비난하고 있다.어디 뚱뚱보가 되는 것이 옥수수 탓인가.달콤한 맛만 찾는 사람 탓이지.애꿎은 옥수수 탓하지 말고 노란 찰옥수수 한 소쿠리 삶아,고향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떠할까. 임경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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