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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에 자본주의 움 텄다”

    “평양 시내에 신형 승용차와 휴대전화가 눈에 띄게 늘었고,자동차 광고판이 들어서는 등 소비문화가 꿈틀거리고 있다.동시에 경제개혁에서 낙오된 새로운 하층민의 양산으로 평양시내에 빈민가가 생겨나고,대중(對中) 국경무역업자들과 끈이 닿는 당·군·정부의 중간 간부들,경제개혁의 최일선에 선 공장 관리자들이 새 권력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의 먼지더미 속에서 자본주의 발아’라는 제목의 23일자 기사에서 경제개혁 시행 22개월째를 맞은 북한의 변화상을 크게 보도했다.지난달 평양을 비롯해 북한의 5개 도시를 돌아본 토니 브랜버리 세계식량계획(WFP) 아시아 담당관을 비롯해 아시아·서방 외교관,구호단체 관계자 및 한국 정부 관계자,탈북자 등을 광범위하게 인터뷰해 달라진 북한의 세태를 상세히 다뤘다.신문은 북한의 경제개혁은 빈민가 형성 등 부작용에도 불구,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평양시내 승용차·휴대전화 급증 평양시내에서는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소비자 문화’가 움트는 징조들이 보인다고 브랜버리 WFP담당관 등 평양을 직접 다녀온 사람들이 전했다.시내에서는 스페인산 오렌지와 중국산 전자제품들을 시장가격으로 파는 상점들이 늘고 있다.이곳에서는 미 달러화나 유로화로 거래되고 있다.또 시내 곳곳에는 담배와 음료수를 파는 개인들이 운영하는 가판대도 쉽게 볼 수 있다.‘북한산’ 제품들을 파는 인터넷 사이트도 운영되고 있다. 승용차와 휴대전화 이용자들도 급증했다.최신 모델 차들이 눈에 띄게 늘었고 북한에서 조립생산한 피아트 승용차인 ‘휘파람’을 선전하는 도로광고판도 곳곳에 들어섰다.휴대전화를 보유한 평양 시민들도 늘었다.2002년 3000명이던 휴대전화 보유자가 현재 2만명으로 추산된다.휴대전화는 가입비만 1000달러로 공산당 간부가 아니면 감히 엄두도 못내는 고가품이다. 북한은 2002년 7월1일자로 물가통제 해제,성과급제 도입,식량배급제의 단계적 철폐,자유시장 개설 확산,국영 기업체들의 이윤 추구형 기업으로의 개혁 등을 골자로 한 경제개혁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과 국경 남쪽으로 10여㎞ 떨어진 고성읍의 한 선반공장은 임금과 승진에서 성과급제를 시행한 결과 생산성이 2배 이상 늘어났고,중국과 동남아 수출도 증가했다. ●개혁의 그늘:빈민가와 기득권층의 양극화 심화 경제개혁 이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평양 시내에 빈민가가 생겨난 것이다.공산당과 군부 등 기득권층은 기존의 특권을 이용,경제개혁의 과실을 독점함으로써 경제 계급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브랜버리 WFP 담당관은 “한 사회에서 광범위한 경제개혁이 시행되면 승자와 패자가 생기게 마련인데,현재 북한 사회에서도 경제개혁으로 새로운 낙오계층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생산능력 등에 따라 일자리를 재배치하면서 하루아침에 공장 기술자에서 이름 모를 지방의 흙길을 쓰는 단순 육체노동자로 전락한 경우가 허다하다.북한 당국이 임금을 6배가량 인상했지만 쌀값은 같은 기간 9배 이상 급등,임금인상분이 치솟는 생필품 가격을 도저히 따라잡지 못해 새로운 빈민들을 양산해내고 있다. 돈이 돈을 버는 전형적인 자본주의사회의 단면들도 나타나고 있다.그동안 실세를 누려온 당·군 간부들,암시장에 끈이 있는 사람들은 현재도 기득권을 이용,늘어나는 수입품과 합법화된 중국과의 국경무역에서 이득을 챙기고 있다. 북한의 중간 관리들은 낙후된 공장의 고철을 뜯어내 중국·한국 등에 수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김균미기자 kmkim@˝
  • [조정래의 세상보기] 인간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이 문제를 놓고 새삼스럽게 마음 무거워진 당신의 우울을 이해합니다.저도 그 새삼스러움에 맞닥뜨려 우울하기 때문입니다. 저 수천년 전부터 인간은 인간을 알고자 했습니다.그러나 그 일은 지난하기 그지없어 결국은 철학이라는 학문체계까지 이루게 되었습니다.그리고 무수한 철학자들이 그 답을 찾아내려고 골몰해 왔습니다.그러나 그 성과는 아주 보잘것없이 미미했습니다.왜냐하면 인간이란 그만큼 복잡미묘하고 애매모호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라크에서 벌어진 포로 학대를 보고 마음 우울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고,인간 존재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회의하지 않은 사람도 없지 않을까 합니다.그러나 인간이란 그렇게 잔인하고 야비한 존재라는 것을 불현듯 확인해야 하고,그럴 때마다 우리는 슬픈 우울에 잠길 수밖에 없습니다.지금이 인간과 문화에 대한 인식이 약했던 중세도 아니고 인권 존중을 인류의 최상의 가치로 공동인식하고 있는 ‘문화의 세기’에 그런 일이 저질러져 우리의 슬픔은 더 깊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세계는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며 평화의 세기’라고 합창을 했습니다.당신은 그 아름다운 말을 믿었다고 했습니다.저도 믿었습니다.아니,믿고 싶었습니다.그런데 21세기는 첫발부터 전쟁으로 시작되었습니다.“지옥에 다녀온 기분이다.그 지옥을 우리가 만들었다는 게 문제다” 이라크의 포로 학대 장면을 담은 비공개 사진과 비디오를 본 미국 상·하의원들 중 한 사람이 한 말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지성인인 촘스키 교수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 그 부당성을 처음부터 냉정하게 비판해 왔습니다.그 부당함에 더하여 미국은 급기야 포로 학대의 지옥까지 만들었습니다.지금 미국을 향해 쏠리고 있는 세계인들의 우울한 눈초리를 세계의 최강국이라는 미국은 의식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21세기가 문화의 세기이고 평화의 세기라고 했던 것은 몽상적 희망사항일 뿐이었습니다.당신이 회의하고 있는 인간의 속성상 그 희망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0세기를 돌이켜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세기를 보내면서 세계의 지식인들은 20세기의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전쟁과 학살의 세기.전지구적 공해 유발의 세기.과학 발달의 세기.두 가지는 부정적이고,한 가지는 긍정적인 평가였습니다. 첫번째로 전쟁과 학살을 꼽은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20세기 100년 동안에 지구상에서 전쟁이 없었던 것은 겨우 13일 정도이고,그 줄기찬 전쟁 속에서 인간은 인간을 1억명이나 죽였던 것입니다.돈 1억이 아니라 사람이 1억입니다.그것이 인간입니다.서로서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탐욕을 위하여 인간은 거침없고,서슴없고,가차없이 상대방을 죽이는 존재입니다. 20세기와 함께 사회주의권이 몰락해 자본주의는 아무런 견제세력 없이 21세기를 독주하게 되었으니 그 탐욕은 얼마나 커졌겠습니까.그래서 그 시작이 이라크 침공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은 인간을 긍정할 수 없는 것을 괴로워했습니다.그건 당신만의 괴로움이 아니라 인간을 생각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갖는 괴로움이고 외로움일 것입니다.이 세상에 생명 있는 것들은 수없이 많지만,인간처럼 동류끼리 동류를 그렇게 줄기차게 죽여온 일이 없고,더구나 효과적으로 많이 죽이기 위해 머리 싸매고 연구해가며 수많은 무기를 만들어낸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을 긍정하지 않고서야 무슨 의미로 살 수 있겠습니까.또한,인류의 역사 속에는 받들고 우러를 수 있는 참되고 인간다운 인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그런 사람들이 가르치고 실천한 것을 본받아 세상이 바르게 되어 가기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당신의 우울 앞에서 더 이상 다른 말을 할 수 없는 것이 저의 우울이 됩니다. 작가·동국대 석좌교수
  • [조정래의 세상보기] 인간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이 문제를 놓고 새삼스럽게 마음 무거워진 당신의 우울을 이해합니다.저도 그 새삼스러움에 맞닥뜨려 우울하기 때문입니다. 저 수천년 전부터 인간은 인간을 알고자 했습니다.그러나 그 일은 지난하기 그지없어 결국은 철학이라는 학문체계까지 이루게 되었습니다.그리고 무수한 철학자들이 그 답을 찾아내려고 골몰해 왔습니다.그러나 그 성과는 아주 보잘것없이 미미했습니다.왜냐하면 인간이란 그만큼 복잡미묘하고 애매모호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라크에서 벌어진 포로 학대를 보고 마음 우울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고,인간 존재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회의하지 않은 사람도 없지 않을까 합니다.그러나 인간이란 그렇게 잔인하고 야비한 존재라는 것을 불현듯 확인해야 하고,그럴 때마다 우리는 슬픈 우울에 잠길 수밖에 없습니다.지금이 인간과 문화에 대한 인식이 약했던 중세도 아니고 인권 존중을 인류의 최상의 가치로 공동인식하고 있는 ‘문화의 세기’에 그런 일이 저질러져 우리의 슬픔은 더 깊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세계는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며 평화의 세기’라고 합창을 했습니다.당신은 그 아름다운 말을 믿었다고 했습니다.저도 믿었습니다.아니,믿고 싶었습니다.그런데 21세기는 첫발부터 전쟁으로 시작되었습니다.“지옥에 다녀온 기분이다.그 지옥을 우리가 만들었다는 게 문제다” 이라크의 포로 학대 장면을 담은 비공개 사진과 비디오를 본 미국 상·하의원들 중 한 사람이 한 말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지성인인 촘스키 교수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 그 부당성을 처음부터 냉정하게 비판해 왔습니다.그 부당함에 더하여 미국은 급기야 포로 학대의 지옥까지 만들었습니다.지금 미국을 향해 쏠리고 있는 세계인들의 우울한 눈초리를 세계의 최강국이라는 미국은 의식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21세기가 문화의 세기이고 평화의 세기라고 했던 것은 몽상적 희망사항일 뿐이었습니다.당신이 회의하고 있는 인간의 속성상 그 희망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0세기를 돌이켜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세기를 보내면서 세계의 지식인들은 20세기의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전쟁과 학살의 세기.전지구적 공해 유발의 세기.과학 발달의 세기.두 가지는 부정적이고,한 가지는 긍정적인 평가였습니다. 첫번째로 전쟁과 학살을 꼽은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20세기 100년 동안에 지구상에서 전쟁이 없었던 것은 겨우 13일 정도이고,그 줄기찬 전쟁 속에서 인간은 인간을 1억명이나 죽였던 것입니다.돈 1억이 아니라 사람이 1억입니다.그것이 인간입니다.서로서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탐욕을 위하여 인간은 거침없고,서슴없고,가차없이 상대방을 죽이는 존재입니다. 20세기와 함께 사회주의권이 몰락해 자본주의는 아무런 견제세력 없이 21세기를 독주하게 되었으니 그 탐욕은 얼마나 커졌겠습니까.그래서 그 시작이 이라크 침공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은 인간을 긍정할 수 없는 것을 괴로워했습니다.그건 당신만의 괴로움이 아니라 인간을 생각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갖는 괴로움이고 외로움일 것입니다.이 세상에 생명 있는 것들은 수없이 많지만,인간처럼 동류끼리 동류를 그렇게 줄기차게 죽여온 일이 없고,더구나 효과적으로 많이 죽이기 위해 머리 싸매고 연구해가며 수많은 무기를 만들어낸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을 긍정하지 않고서야 무슨 의미로 살 수 있겠습니까.또한,인류의 역사 속에는 받들고 우러를 수 있는 참되고 인간다운 인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그런 사람들이 가르치고 실천한 것을 본받아 세상이 바르게 되어 가기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당신의 우울 앞에서 더 이상 다른 말을 할 수 없는 것이 저의 우울이 됩니다. 작가·동국대 석좌교수˝
  • [데스크 시각] 생명 지속적인 발전/황진선 문화부장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2기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경제정책의 방향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아마 지구가 존속하는 한,먼저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성장론자와 빈부격차 해소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분배론자의 입씨름은 계속될 것이다.그러나 지구촌의 발전 전략과 관련해 최근에 제시되는 대안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창비에서 3월 말에 낸 ‘21세기의 한반도 구상’은 그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필자 중 한 사람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새로운 사회발전의 패러다임’에서 세계화가 무작정 지속될 수는 없고, 현재가 ‘전 지구적 근대’의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내세운다.주요 근거는 생태계의 위기이다.그리고 개발에 무게를 두는 ‘지속 가능한 발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장기 전략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북돋는 일에 중심을 두면서 합당한 발전의 가능성을 찾는 ‘생명 지속적인 발전(life-sustaining development)’을 제시한다.그는 끊임없이 자본축적을 강제하는 경제성장은 자연환경을 파괴해 점점 더 인류가 생존하기 힘든 상태로 만든다고 본다.따라서 자본주의를 넘어 ‘생명’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세계적 석학 이즈쓰 도시히코(1914∼1993)도 ‘전 지구 사회화’ 과정이 인류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그는 최근 국내에 번역된 저서 ‘의미의 깊이(意味の深みヘ)’에서 지구촌의 ‘단일화’는 세계의 생활방식,가치관 등 일체의 존재양식에 획일화·평균화를 가져오지만,인간 내면이 무기력한 단일성에 지배되면서 인간 소외를 일으킨다고 얘기한다.아울러 ‘전 지구 사회화’는 단일화와 정반대로 부조화,불일치,투쟁으로 돌진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이미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인간집단 사이에 정치적·경제적·종교적 갈등과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1979년 게이오대학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이 글은 요즘의 상황과 거의 일치한다.그 통찰력이 놀랍다.저자는 인간 소외와 집단간 대립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공시론적 통합’이라는 동양철학에서 찾는다.그는 지구 사회화를 위해서는 철학의 지구화가 첫 이정표라고 보았다. 스웨덴 출신의 여성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비슷한 이념과 논리들을 알기 쉽게 전해준다.1975년부터 인도의 오지인 라다크에서 16년 동안 살며 쓴 생생한 현장 보고서이자,인류 위기의 본질을 바로 보게 하는 현대의 고전이다.저자는 500여년 동안 정서적·심리적으로 안정과 평화를 누리며 살던 ‘오래된 미래’ 라다크가 서구식 개발에 휩싸이면서 그 생태계와 인간본성이 파괴되는 과정을 꼼꼼하게 살폈다.그리하여 수세기 동안 서구문화가 주도해온 직선적인 진보관과 과학기술의 패권적 지배에 근거한 산업문명이 본질적으로 폭력성과 파괴성을 내포하고 있으며,산업문화의 전 지구적 확산으로 인류의 대재앙이 임박했다고 결론짓는다.라다크사람들이 그동안 삶의 한방식으로 수용해온 티베트 불교의 연기(緣起)론이 ‘공시론적 통합’과 일맥상통하는 것은 흥미롭다. 물론,갈수록 빨라지는 삶의 속도와 익명성,경쟁,부(富)에 대한 욕구 등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감염된 인류에게 이런 얘기들이 설득력있게 들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또 백낙청 교수의 말대로 중·단기적으로는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길을 찾는 작업도 계속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 지구적 근대’와 생태계의 종말이 가깝다는 가설을 근거 없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그것이 바로 ‘생명 지속적인 발전’이 우리의 담론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황진선 문화부장 jshwang@˝
  • 노조의 기업인수 가능할까?

    ‘노동조합이나 사원(우리사주조합)의 기업인수는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이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인수에 노조나 사원들의 참여를 놓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대우종합기계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금융권 차입으로 자산관리공사의 자사 지분(28%)을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보이면서 불을 지폈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노조 등에 인수기회를 줘 경영참여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에서는 가능성이 극히 적다는 분석이다. ●대우종기 등 6개사가 대상 매각때 노조나 사원들의 참여가 가능한 기업은 대우종합기계,대우조선해양,대우건설,대우인터내셔널,대우정밀 등 대우 관련 5개사와 쌍용건설이다.이들 기업은 자산관리공사가 최대 또는 과점 주주이다. 정부는 자산관리공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이들 기업에 대해 노조나 우리사주조합 등에 입찰자격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대우종기는 물론 쌍용건설,대우건설 등도 직원들의 경영참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은 지분의 20%가량을 우리사주조합이 갖고 있어 입찰참여 기회를 주면 직원들의 인수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주식 시장가격보다 2배이상 더 줘야 문제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인수자금 마련이다.일부기업의 노조나 사주조합은 협력업체 등과 함께 인수에 나선다는 복안이지만 해결하기 쉽지 않다. 기업 인수비용은 자산관리공사가 보유주식을 지난 7일기준 종가로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대우조선해양이 4400억원,대우종합기계는 5380억원,대우건설은 6702억원,쌍용건설은 510억원이 든다.비상장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액면가를 기준으로 하면 1743억원이 들어간다. 문제는 이 비용만으로도 인수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인수때에는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가가 결정된다.최근 김희철 회장이 다시 사들인 벽산건설은 당시 시장가가 주당 2800원대였지만 실제 인수가는 5647원으로 두배나 됐다.게다가 자산관리공사 외에 다른 채권금융기관이 보유중인 주식까지 인수하려면 인수금은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노조 등은 정부가 예외를 인정해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정부로서는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대우종기의 경우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22%의 주식을 매입해야만 경영 참여기회를 준다는 전제조건이 붙어 있다.그러나 대우종기 공대위측은 8000억∼9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다.공대위는 자산공사 지분만을 금융권 차입(2000억∼5000억원)으로 인수한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쌍용건설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금융권 대출 등의 방법을 동원한다고 하지만 인수 예상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노조 경영참여 반대 목소리도 부담이다.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지난 7일 대우종기 노조의 경영참가 문제와 관련,“노조의 경영참가는 자본주의의 본질인 경영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노동계는 이 요구가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켜 경제회복 동력을 상실케 할 수 있는 만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곤 김경두기자 sunggone@seoul.co.kr˝
  • 재계 “공정법 개정등 저지” 전면전 태세

    노동조합의 경영참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개혁 로드맵’ 등이 재계를 옥죄어 오고 있다.재계도 ‘사생결단’의 태세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석영 무역협회 부회장 등 경제5단체 상근부회장들은 7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조찬 회동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투자 촉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이 최우선 과제인 현 상황에서 기업활동을 오히려 위축시키는 공정거래법 개정 추진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5단체 부회장들은 매월 정기모임을 가져왔지만 장소를 공개하고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공정위의 ‘시장개혁’ 정책이 본격화된데다 민주노동당의 국회 입성,노조의 경영참여 요구 등 주변 여건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재계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됐다. 부회장단은 ▲출자총액규제 올해중 폐지 ▲금융회사 의결권 축소 금지 ▲계좌추적권 재도입 철회를 촉구하고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정당·국회를 대상으로 이달말이나 다음달초 공동설명회를 갖기로 했다.설명회와 비슷한 시기에 올들어 처음으로 5단체장 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17대 국회 개원에 맞춰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부회장단은 최근 대우종합기계 매각문제,사회공헌기금,경영참가법 제정 등 노조의 경영참여 문제와 관련,정부 및 정치권 일각에서 이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경총 김영배 부회장은 “노조의 기업 인수 참여가 대우종기의 매각 지연을 불러와 ‘주인없는 회사’로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현 부회장도 “경영권은 자본주의의 본질로,열린 경영 차원에서 경영실상을 노동자에게 공개하는 것과 경영권을 공유하는 문제는 별도”라고 못박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김 부회장은 “파트타임,계약직,파견근로 등 비정규직의 종류만 6∼7가지로 종류마다 해법이 제각각”이라면서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이나 위장도급 등 문제가 있으면 개선해야겠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법제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저항’은 성명이나 유감표명 정도에 그치지 않고 산하 경제연구소까지 총동원,정부의 자료를 반박하는 등 ‘논리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나라경제 5월호’에서 “외환위기 이후 기업경영과 고용형태 등에 대해 시민단체와 노조가 온갖 훈수를 두고,정부는 이런 훈수를 받아들여 사사건건 개입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마당] 라면 이야기/황주리 화가

    내가 처음 먹어본 라면은 초등학교 일학년 때 어머니가 삶아주신 일제 라면이었다.하지만 그 라면의 맛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몇 해 후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주황색 껍질의 삼양 라면의 맛은 정말 최고였다. 후루룩 후루룩 냠냠냠 하고 노래하던 삼양 라면의 텔레비전 광고도 잊을 수 없다.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게 바로 라면일 것이다.어쨌든 라면은 먹을 것이 그리 풍요롭지 않던 시절,혜성처럼 나타난 획기적인 식품이었다. 청바지와 코카콜라가 자본주의의 전령이었다면,값싸고 맛있고 편리한 라면의 발명은 적어도 배고파 죽는 시대를 종언하는 식품의 혁명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일본인들이 경영하는 여러가지 종류의 국물로 맛을 낸 라면 전문집에 가면 얄미운 생각이 든다. 별 것도 아닌 것이 분명한 라면을 대단한 전문 음식의 경지로 올려놓는 그들의 재빠른 아이디어가 가끔은 부러울 때가 있다.하지만 우리 입맛에 맞아서인지 몰라도 라면은 한국 라면이 제일 맛있다.혼자 지낼수록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덕분에 오랜 유학 시절 동안 나는 웬만하면 라면을 많이 먹지 않으려고 애썼다.물론 햄버거나 피자도 많이 먹지 않았다.아마 10년 동안 먹은 라면의 개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감기가 걸렸을 때나 몸이 아플 때,간절히 먹고 싶은 게 라면이었다. 감기에 걸려 온몸이 열에 들뜨던 날 각 나라의 라면이 가득 쌓여있는 동양 식품점의 선반 위에서 선뜻 한국의 농심 신라면을 집어들던 풍경이 눈에 선하다.지금 생각하면 라면은 일상이 아닌 비상시에 무엇보다도 그 가치를 발휘하는 소중한 물건이다.배고플 때 먹은 컵라면 한 개의 맛은 잊을 수 없는 맛의 추억이다. 탈북자들이 제일 먼저 놀라는 게 한국의 라면 맛이라 한다.우리가 재난을 당한 이웃을 도울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 또한 라면이다.그 소중한 라면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던 북한에 처음 들어간 것은 1997년 6월.기독교 단체들이 쇠고기 라면 450만개를 지원했다고 한다.흥남항과 남포항을 통해 들어갔던 라면을 북한 주민들은 먹어보기는커녕 보내왔다는 소문조차 듣지 못했다.그 라면들은 어느 곳에서 썩어갔을까? 이번 용천 폭발사고 주민들에게도 우리가 보낸 라면은 전달되지 않고 있다.그 처참한 재해 현장에서 북한 당국은 빠른 복구 사업으로 용천을 지상의 낙원으로 만들겠다고 불필요한 허풍을 떨고 있다.북한을 지상의 낙원으로 선전해오던 북한 당국은 남한의 라면 맛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모양이다.우리는 이런 식의 짝사랑을 아직도 많은 세월 계속해야 할지 모른다.혹여나 맘 상할까 눈치를 보면서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주는 사랑만이 통일이라는 위대한 한 획을 그을 것이다.통일 독일의 옛 서독의 동독 사랑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라면이 전달되지 않을 때야 다른 그 무엇인들 제대로 전달이 되겠는가.문득 우리나라에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100만명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떠오른다.이 어려운 시절에 북한까지 껴안으며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할 것이다.껴안으려 하나 제대로 껴안을 수 없는 겨레 사랑은 출구가 없는 부조리극을 생각나게 한다.불가능한 소통과 닫혀있는 골목들을 지나 우리는 어디까지 가야 열린 통일의 길목에 들어설 것인가? 주는 자의 겸허한 자세와 받는 자의 고마워하는 마음이 만나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황주리 화가˝
  • 말말말˙˙˙

    우리 교회는 천민자본주의의 폐해가 그대로 들어와 있다.종교라는 이름 아래 노동 착취와 인격적 모독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인천 계양지역 기독교회노동조합을 주도한 이길원 목사,교회 세습화 타파 등 교회 내부 개혁이 시급하다며.˝
  • [서울광장] 新 차이나 신드롬의 함정/이기동 논설위원

    도하 신문과 방송을 장식한 희한한 질문 하나가 지난 한주일을 시끌시끌하게 만들었다.국회의원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중시해야 할 우리의 외교통상 상대국이 어디냐.’고 묻는 질문이었다.유럽연합(EU)도 있고 아세안도 있지만 핵심은 미국·중국 중 어디가 더 중요하냐는 질문이다.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열린우리당 당선자 60%대가 중국,30%가 미국을,한나라당 당선자의 60%대가 미국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답했다. 거듭 말하지만 이건 ‘엄마가 좋아,아빠가 좋아.’류의 어리석은 질문,무의미한 답변이다.단기적으로 볼 때,개혁개방 정책으로 지난 25년간 연평균 9.9%의 고도성장을 누리며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중국을 우리가 무시할 수는 없다.마찬가지로 지난 반세기 동안 성장과 좌절을 함께한 동맹국 미국을 제치고 우리가 장기적으로 번영을 이야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중요한 것은 미국이든 중국이든 아니면 거대 통합 EU이든,다변화된 국제관계 속에서 국익 극대화를 위해 우리의 실리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 최고’의 답변에 숨은 반미정서의 함정이다.중국 60대 미국 30의 극심한 불균형을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한나라당 당선자 70%대와 열린우리당 당선자 60%대가 스스로의 이념적 좌표를 보수와 진보로 규정한 것도 중국 중시 답변과 무관하다고 보지 않는다.대북정책,이라크 파병,주한미군 재배치 등 이념색채를 내포한 첨예한 사안들에서 두 당은 비슷한 대칭점을 드러냈다.반미성향이 중국 중시로 나타났을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한 중국경제의 과열 쇼크가 이같은 우리의 중국 만능주의를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그것은 독보다 약이다.돌이켜보면 중국발 과열 경고는 우리가 귀를 막고 있었을 뿐,오래 전부터 울리고 있었다. 가까이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회견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나서서 “과잉투자,원자재 부족 문제가 사스에 버금가는 시험을 불러오고 있다.”고 경고했다.중국 스스로 이번 같은 과열 조정능력을 보여준 것은 다행이다. 우리 경제 역시 이번 쇼크를 수출,투자 등에서 지나친 중국 의존을 줄이는 기회로 삼는다면,그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다.하지만 중국경제의 문제가 과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중국 개혁 자체가 안고 있는 내재적 문제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중국내 학자들까지도 수차 경고해 왔지만 그동안 외면해온 문제들이다.공산당이 주도하는 시장경제 개혁이 필연적으로 내포한 모순과 부정부패의 문제들,상위 인구 3%가 전체 인구 저축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극심한 빈부격차 등 천민자본주의 폐해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는 누적된 경고들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모색하며 자기혁신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체제수렴이론(Convergence theory)’과 이념갈등이 무의미하다는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이 회자된 게 벌써 언제인데,아직도 실용이 우선이니 이념이 우선이니 하는 논란에 매달리는 것은 시대착오다.민생을 우선시하면 한나라당이 주창하는 개혁적 보수와 차이가 없어진다는 열린우리당 개혁파들의 우려는 차라리 희극이다. 미국의 핵발전소 원자로가 과열로 녹아내리면 그 방사능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구 반대편 중국까지 흘러간다는 차이나 신드롬은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예언한 경구다.우리의 많은 선량들이 지금 중국 쏠림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의 차이나 신드롬을 앓고 있다.그 신드롬이 우리가 새겨듣고 대비해야 할 경고이기를 바라지만,그 뒤에 반미정서가 초래한 부정확하고 정제되지 않은 반발심리가 숨어 있다면 곤란하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
  • [CEO 칼럼] 국가경쟁력의 키워드 ‘기업가정신’/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지난 세기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하다가 시장 경제체제의 완승으로 끝났다.오늘날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중국과 타이완,한국과 북한은 엄청난 삶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5000달러인데 반해 러시아는 1000달러도 안된다.일찍이 시장 경제체제를 갖춘 타이완은 1만 4000달러인 반면 중국은 연평균 8% 이상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제 1000달러에 이르고 있다.한국은 1만달러를 넘어 2만달러에 도전하고 있는데 북한은 겨우 700달러일 뿐이다. 일해서 소득을 얻고 그 소득으로 먹고 사는데 어째서 부자와 빈자로 나눠지는가.그것은 일하는 방식과 나눔의 차이에서 연유한다.공동농장의 생산성은 떨어지고 사유지의 소출은 많다.자기 것에 대한 애착이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미국의 폴 케네디는 “세계 일류국가가 되려면 국가 경쟁력의 제고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확충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도덕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당연한 주장을 한다.이런 노력은 법과 질서가 유지되는 안정화된 사회속에서 가능하다.시장경제는 저비용 고효율구조로 개선되어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국가의 경쟁력은 기업의 경쟁력에서 나오고 기업의 경쟁력은 기업가정신에서 나온다. 기업가정신이 없는 사회는 퇴보한다.그 좋은 예를 옛 소련 등 공산국가에서 찾을 수 있다.기업가정신은 ‘무엇인가 이루려고 하는 정신’이다.통찰력,창의성,용기와 결단,희생과 솔선수범,끈질긴 추진력,개척정신이다.기업의 발전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기업이 발전하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누가 정권을 잡든,누가 경제장관이 되든,기업은 눈치 안 보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대표적 물류회사인 이도요가도의 스스키 도시후미 사장은 성공한 전문 경영자다.그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추어라,매출 증가보다 재고를 줄여라,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검증하라,지난날의 성공체험은 과감히 버리라.”고 주장한다. 필자는 사원들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회사 발전방안을 늘 생각해내고 이를 실천에 옮겨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기업 경영은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위험에 빠진다.하물며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면 위험부담이 따른다.따라서 깊은 통찰력과 추진력이 따라야 하며 안이한 투자에는 실패만이 기다릴 뿐이다.소명의식을 가지고 혼신의 노력과 자기 희생이 따라야 한다. 지금 우리경제를 이끌고 있는 5개 산업은 어디에서 왔는가.조선,철강,자동차,반도체,휴대전화의 주역들은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으로서 기업가정신이 투철했던 분들의 유작(遺作)이다. 울산만의 지도 한 장을 들고 일본·미국·영국시장을 누비며 자금을 빌리고 투자를 받아 조선사업을 시작한 뒤 오늘날의 자동차산업을 일군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개척정신,깊은 통찰력으로 스태프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보다 앞서 엄청난 투자를 결단하여 오늘의 반도체 강국을 이룩하게 한 고 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선견력은 기업가정신의 대표적 사례다.또 소명의식이 투철한 제철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일찍이 방직업을 치우고 시멘트 공장을 만들 정도의 결단력을 보여준 고 김성곤 쌍용 창업자,부실기업을 불과 3년만에 모범기업으로 만든 한국전기초자의 서두칠 전 사장 등도 그런 부류이다.이밖에도 많은 기업인들이 오늘도 투철한 기업가정신으로 이 나라를 부자나라도 만들어 가고 있다.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
  • 정형근·노회찬 보수·진보 논쟁

    ‘보수와 진보,공존은 가능한가.’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이 25일 MBC TV의 생방송 프로그램인 ‘이슈 앤 이슈’에 나와 이를 실험해보았다.‘보수의 대변자’와 ‘진보 논객’간의 토론 결과는 적어도 국회 내에서는 프로그램 ‘주제’처럼 되기란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었다. 정 의원은 이날 “민노당의 강령은 자유민주주의 질서의 범위를 넘은 것으로 북한의 노동당 규약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이에 노 총장은 “마치 백인과 흑인이 다른데도 코끼리가 보면 같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민노당 강령은 사유재산제를 부정하지 않으며 헌법과도 모순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거듭 “자본주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강령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고,북한에 대한 비판이 없다.”면서 민노당의 강령을 문제삼았다.노 총장은 “시장을 부정한 적은 없고 잘 활용해야 된다는 입장”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북한을 비판하지 않은 것은 우리를 보전하는 데 급급해 겨를이 없었던 것뿐”이라고 맞받았다. 국가보안법과 관련,정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6·15 정상회담 때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김정일도 이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 총장은 “국보법상 내란죄가 성립된다면 쿠데타를 한 전두환도 국보법으로 잡아넣어야 하지 않겠느냐. 정 의원은 그 밑에서 충성하면서 공직생활하지 않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노 총장은 “기회만 되면 북한을 타도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런 발상으로 어떻게 정치하면서 살아남으려고 하시는지….”라고 공격했다. 또한 노 총장은 “20년 전만 해도 정 의원을 안기부 지하 취조실에서 만났을지도 모른다.”고 비꼬면서 “민노당의 원내 진출은 목욕탕에 찬물 한바가지가 온 것이며 탕 전체가 36.5도로 미지근해지려면 여러 바가지가 더 들어와야 한다.정 의원은 생각을 많이 바꿨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에 정 의원은 “진보는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내에서의 진보이지 민노당 같은 것은 진보가 아니다.왜 북한을 따라가면서 하향 평준화를 하려는가.”라며 시종 보수를 옹호했다. 이지운기자 jj@˝
  • 춘곤증을 확 깨워줄 색다른 영화 2편

    춘곤증을 확 깨워줄 색다른 드라마 2편을 소개한다.30일 나란히 개봉하는 일본 거장감독 이마무라 쇼헤이의 2001년작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과,스페인에서 날아온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두 작품은 이래저래 공통분모를 갖는다.인간내면에 숨겨진 내밀하고 기발한 욕망을 섹스코드를 빌려 경쾌한 어조로 풀어낸,아주 독특한 연애담들이라는 점.소규모 배급망 탓에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채 막내릴 여지도 크다는 점.끝으로 하나 더.일단 보기만 하면 틀림없이 산뜻한 기분으로 극장문을 나설 것이란 사실이다. ●동성애 다룬 스페인 영화 ‘엄마는‘ 유럽영화를 지루하고 어려운 관념의 이미지틀에 가둬놓고 있었다면 이 영화를 계기로 그만 해방돼도 될 듯싶다.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화제작 ‘그녀에게’에서 발레리나로 나왔던 레오노르 와틀링이 상큼한 이미지로 코믹드라마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띄워 올린다. 제목에는 사실과 오해가 반반씩 들어 있다.엄마가 여자를 좋아하는 동성애자란 암시는 ‘사실’.어감으로는 왠지 페미니즘 영화 냄새를 풍기지만 그렇진 않다.엄마의 동성애 때문에 세 딸이 빚는 해프닝을 그렸으되 성에 대한 편견을 노골적으로 공박하지는 않는다. 아빠와 이혼하고 혼자 사는 엄마 소피아(로사 마리아 사르다)가 생일파티에서 폭탄고백을 한다.스무살이나 어린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짐짓 태연한 척하면서도 속으론 경악한 세 딸들이 엄마의 여자애인을 떼놓기 위해 별의별 아이디어를 다 짜낸다. 영화는 소심한 둘째딸 엘비라(레오노르 와틀링)에게 무게중심을 옮겨,엄마의 동성애가 빚은 가족간의 갈등과 개개인의 혼돈을 여러 각도에서 투영해낸다.물론 전체 분위기는 코미디다.출판사에 다니는 엘비라는 인기작가 미구엘과 사이가 점점 좋아진다.하지만 스스로의 성적 정체성을 확신하지 못해 갈팡질팡한다.사랑의 취향이 유전될 수 있다는 정신과 의사의 말에 자신 속에도 있을지 모를 동성애 기질을 애써 찾고 또 부정하기를 거듭한다.세 자매들 중에서도 유독 소극적인 엘비라를 이야기의 축으로 세운 건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매사에 주눅들어 살던 엘비라가 뜻밖에 마주친 갈등을 딛는 과정에서 보기에 따라 다양한 메시지를 잡아낼 수 있다.여주인공의 초라한 내면세계를 유쾌한 시선으로 이끌어낸 점에서는 심리드라마 같기도 하다.또 보수이미지를 대변하는 캐릭터인 엄마가 오랜 사회금기인 동성애에 빠진다는 설정은 성(性)을 단순한 코미디 소재로만 끌어들이지 않았음을 암시한다.농담 속에 알쏭달쏭 진담이 섞인,독특한 질감의 유럽산 코믹드라마다. 스페인 출신인 와틀링은 이 영화로 최근 프랑스 로맨틱 코미디에서 깜찍한 외모로 사랑받는 오드리 토투의 국내팬층을 앗아갈 것 같다.이네스 파리스,다니엘라 페허만 등 스페인의 두 여성감독이 공동연출했다. 황수정기자 sjh@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붉은 다리‘ ‘나라야마 부시코’(1983)와 ‘우나기’(1997)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거머쥔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78) 감독의 2001년 작품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이 30일 개봉된다. 팔순을 눈앞에 두고도 영원한 현역 정신을 자랑하는 거장의 이번 작품은 ‘포르노적인 상상력’에 팬터지라는 옷을 입힌,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실업수당으로 근근이 버티는 40대 가장 요스케(야쿠쇼 고지)는 자신이 묻어둔 금부처를 찾아서 가지라는 ‘거리의 철학자’ 다로(기타무라 가주오)의 유언에 따라 교토의 바닷가 마을로 내려간다.그가 붉은 다리 옆에 있는,보물을 숨겨뒀다는 2층집에 사는 이상한 여인 사에코(시미즈 미사)를 만난 뒤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영화는 팬터지와 우화의 세계로 접어든다. 이따금 몸에 물이 차오르고 그 때마다 성욕이 발동하는 병에 걸린 그녀는 누구에게도 말을 못하는 이 고통을 절도행각으로 누르고 있다.이를 알게 된 요스케는 임시 선원으로 일하며 그녀가 사인을 보낼 때마다 달리기선수보다 더 빨리 달려가 섹스로 달래준다.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달래주고 서로에게 위안을 받는다. 정사 도중 사에코의 몸에서 분수처럼 뿜어나오는 장면이나,그 물이 계단을 지나 수로를 타고 강으로 흘러들면 물고기떼들이 몰려오는 기상천외의 상상력에서 이마무라 쇼헤이만의 저력이 느껴진다.조금 황당해보이는 기발한 상황 설정 속에는 ‘성장 신화’를 향해 질주하느라 메말라버린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일상을 풍자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가 담겨 있다. “21세기는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별로 없어요.”(사에코)나 “자본주의 사회는 감옥과 같아.말없이 일만하는 바보를 원해.”(요스케) 등의 대사에 현실을 향한 감독의 시선이 녹아 있다.실직 뒤의 구직난,아내의 생활난 불평, 구직 독촉에 시달리는 요스케는 일상에 억압받는 현대인들을 상징한다.감독은 그 탈출 방법으로 ‘욕망의 힘’을 강조한다.“욕망에 충실하는게 진짜 삶이야.”라거나 “요즘 인간은 다 병자야.진정한 욕망을 외면한다.”“쫀쫀하게 굴지 말고 욕망에 충실해.” 등의 대사가 곳곳에 포진하면서 원초적인 에너지를 회복할 것을 강조한다.독특한 캐릭터를 지닌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켜 웃음을 더하는 것도 이마무라 쇼헤이의 연륜이 빛나는 대목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민노당 원내 진출’ 시각-재계 ‘분배우선 정강’ 에 긴장

    민주노동당이 4·15 총선에서 10석을 확보,원내 진출에 성공하자 재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노동자의 경영참여확대와 부유세 도입 등 경영전반에 걸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특히 5월부터 임단협이 본격화되면 임금인상 및 주5일제 등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돼 경제활력 회복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이규황 전경련 전무는 “민노당의 정강 등을 보면 분배우선,반시장 정책에 치우칠 가능성이 있으며 노사관련 입법 등 국회활동에서도 기업경쟁력을 고려하지 않고 노조이익만 추구해 결국 근로자들 삶의 터전을 잠식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이 전무는 “민노당이 제도권에 진입한 만큼 국가경제를 생각하는 책임있는 정당의 자세를 보이기를 바란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김효성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총선후 경제회생 노력과 관련해 노사문제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며 “민노당의 제도권 진입이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노사안정에 득이 될지는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경총은 총선 당일 논평을 내고 “민주노동당도 제도권내에 진입한 만큼 사회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고 거시적 안목에서 국민경제 전체를 아우르는 의정활동에 전념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재계의 주문과 달리 당장 올해 임단협부터 노조와의 이견이 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재계가 민노당 공약중 부유세 도입에 대해 “사회주의식 발상”이라며 즉각 반발한 것도 이런 관측을 가능케 한다. 재계는 또 주식양도소득세 신설은 기술적으로 어렵고,동일노동 동일임금 명문화는 동일노동이라도 채용방법에 따라 달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 40시간 및 주5일 근무 전면실시 등은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노동자 경영참여 확대도 경영권을 침해하는 요구며 자본주의체제하에서 재산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공약은 이미 서구 선진국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정책들”이라면서 “재계의 우려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에 보낸 전폭적인 지지를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종락기자 jrlee@˝
  • [서울광장] 民生 현안없는 총선/이상일 논설위원

    이상한 것은 이번 총선이 후보보다 정당을 선택하는 성격으로 변질된 상황에서 전국적인 관심사인 주요 민생 현안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쑥 빠졌다는 점이다. 대통령 탄핵 찬·반 열풍이 한풀 수그러드는 가운데 정당들은 이제 거여(巨與)견제냐,거야(巨野)심판이냐의 세력 구도 선택을 유권자들에게 강조한다.상대가 다수당이 될 경우를 예상해 견제해 달라는 것이다.눈물로 자신의 당을 지지해달라는 촌스러운 호소까지 등장한 판세에서 어차피 인물 대결은 의미가 격감했다. 이상한 것은 이번 총선이 후보보다 정당을 선택하는 성격으로 변질된 상황에서 전국적인 관심사인 주요 민생 현안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쑥 빠졌다는 점이다.정당들은 엇비슷한 경제 공약을 내놓은 뒤 별로 쟁점으로 부각시키지 않는다.실업자와 신용불량자가 넘쳐나고 급등한 부동산 값으로 실의에 빠지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은 데도 정당의 관심은 옅어 보인다. 단적으로 말해 국민 생활의 주름이 펴지려면 직업 소득과 자산가치의 두 기둥이 받쳐줘야 한다.물론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경기침체에다 ‘고용없는 성장’이란 구조적인 상황탓이다. 부동산정책 피해자들이 많고 일부 아파트값이 최근 다시 들먹거리는데도 정당들은 조용하다.대학교수출신 모 정당 공동선대위원장 등 부동산 알부자들이 대거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탓인지는 몰라도 부동산문제를 거론하는 후보는 찾아보기 힘들다.부동산 가격 안정이 경제의 고비용을 낮추고 민심을 잡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간과하는 것 같다. 공약을 봐도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은 기존 정부 정책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오히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등 비현실적인 안에 맴돌고 있다.과연 어느 장사꾼이 폭리의 비난을 무릅쓰고 제조원가를 공개하겠는가. 장사의 본질은 얼마에 만들었는지에 관계없이 수급에 따라 정해진 가격에 파는 것이다.수요가 폭발하면 원가의 10배,100배의 값으로 팔아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난하기 어렵다.아파트는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품으로 그것이 가진 공공성 때문에 가격을 시비하는 것일 뿐이다.설혹 원가를 공개해도 분양가를 낮추라고 압력을 가할 근거는 없다.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일은 오히려 제조원가 중 공공연한 비밀이 된 ‘불필요한 비용’을 사회가 얼마나 제거할 수 있느냐에 있다.무엇보다 건설공사에 빠질 수 없는 게 뇌물 부분이다.8일 구속된 중견 건설업체 ㈜부영 회장은 1000억원이상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과 공무원에게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부영게이트로 총선 이후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있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비자금은 고스란히 이 회사가 지은 아파트 원가에 전가되었을 것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씨는 구체적으로 “건설 공사비의 30∼40%정도가 뇌물로 나가며 나머지 60∼70%비용으로 짓는다.”고 지난 1993년에 발행한 자신의 저서에서 주장했다.그저 옛날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실제 현재 서울에 아파트를 짓는 한 시행사 대표는 “여전히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다.전에는 높은 사람만 주었는데 지금은 아랫사람에게도 줘야 한다.”고 밝혔다.전국에 아파트를 많이 지은 부영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기간은 먼 과거도 아니고 지난 5년간이다.아직도 썩은 부분은 적지 않다.이를 도려낼 수 있다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0여년전 공언한 절반 가격은 아니더라도 아파트 값을 수십%는 내릴 수 있을지 모른다. 총선이후 민생은 쉽지 않을 것이다.정부가 올 들어 집중적으로 돈을 푼 탓에 체감경기가 좀 나아졌지 앞으로 경기와 일자리 호전을 장담할 수 없다.풀린 돈이 다시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까도 우려된다.집값 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정당들은 구체화해야 한다.유권자들은 민생현안을 중시하는 정당과 후보자를 찍었으면 싶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록펠러가의 사람들/피터콜리어·데이비드 호로 지음

    ●100년간 미국 뒤흔든 재벌 록펠러가문 아버지는 더러운 돈을 벌어들였고,아들은 돈으로 왕조를 이룩했다.‘형제들’은 돈으로 미국을 지배했고,‘사촌들’은 돈이 싫다며 가문의 이름을 거부했다.4대 100년간에 걸쳐 미국을 좌지우지한 재벌 록펠러가,그들은 과연 누구인가.‘록펠러가(家)의 사람들’(피터 콜리어ㆍ데이비드 호로위츠 지음,함규진 옮김,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은 세계 최고의 재벌가로 한 세기를 풍미한 ‘록펠러 왕조’의 흥망성쇠를 다룬 책이다. ●1대, 정유업 투자… 검은 돈 불려 ‘록펠러 제국’의 건설자 존 데이비드슨 록펠러 1세.고등학교 시절 늘 우울하고 엄숙해 ‘집사님’으로 통했던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조그만 위탁판매 회사에 경리직원으로 들어갔다.종교적인 신성함을 느끼게 할 만큼 일에 몰두했던 록펠러가 막대한 재산을 모으게 된 것은 정유업에 투자하면서부터다.그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재산을 불렸다.리베이트와 뇌물 증여 등의 편법으로 석유산업의 동맥인 철도를 장악하고 스탠더드 오일을 설립해 전국의 대형 정유회사들을 하나씩 인수했다.기업합동의 원조인 스탠더드 트러스트를 출범시켜 전성기엔 미국 전체 석유 공급량의 95%까지 주무르는 ‘완전’ 독점을 실현했다.이 석유부호는 만년에 들어선 “내 재산은 인류의 복지를 위해 쓰라고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라며 록펠러 의학연구소와 록펠러 재단을 세우는 등 자선 사업가로 변신하기도 했다.하지만 ‘검은 돈’의 오명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다. ●2대, 자선사업으로 인맥 구축 록펠러 1세의 외아들 존 데이비드슨 록펠러 2세는 가업을 이을 황태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심약한 성격으로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살아야 했다.그는 주식투자에 실패하고 온갖 구설수에 오르다 일찌감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자선사업에 몰두했다. 록펠러 2세는 이후 정·재계 및 문화계의 유력인사로 자리잡고 가문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힘썼다.록펠러 재단을 중심으로 콜로니얼 윌리엄스버그·베르사유 궁전 같은 문화유적을 복원했고,옐로스톤 등 각지의 명승지를 국립공원으로 조성했으며,제3세계의 위생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그가 이룩한 거대한 인적 네트워크는 록펠로 가문이 명실상부한 ‘왕조’를 이루는데 결정적인 힘이 됐다. ●3대, 정·재·학계서 왕성한 활동 록펠러 2세의 다섯 아들,이른바 ‘형제들’로 불린 록펠러 3대는 정·재계와 학계에 뛰어들어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그러나 이들의 승승장구는 재산의 낭비와 집안의 분열 등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특히 욕망의 화신인 둘째 넬슨 올드리치 록펠러는 정계에 뛰어들어 가문의 재산을 탕진했으며,대중에게 록펠러가에 대한 나쁜 인식을 심어줬다.넬슨은 ‘백악관’ 을 목표로 가문의 역량을 총동원했다.닉슨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되는 데 맞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공화당이야말로 록펠러가의 부속기관 아닙니까.록펠러 재단과 록펠러 대학처럼 말입니다.” ●4대, 대부분 정신병원 드나들어 록펠러 4대는 21명에 이른다.이 ‘사촌들’의 삶은 각양각색이다.이들은 거의 모두 정신과 병원을 들락거렸다.세계 최고의 부잣집 자손으로 태어났지만 가문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려 애썼다.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들은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록펠러 왕조는 이들 증손자 대에 와서 종말을 맞게 됐다고 말한다.록펠러 1세와 2세가 ‘개같이’ 벌어들인 엄청난 재산을 록펠러 3대가 ‘정승처럼’ 써버렸고 록펠러 4대에 와선 ‘개도 싫고 정승도 싫다.’며 각자의 길로 뿔뿔이 흩어진 형국이라는 것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비스마르크와 함께 록펠러를 ‘현대를 만든 사람’으로 꼽았다.그만큼 록펠러가의 그림자는 넓고 짙다.이 책은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말에 걸친 세계 자본주의의 역사와 미국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록펠러 관련 책들은 록펠러가가 미화되거나 부정적인 예단에 의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그랜트 시걸의 ‘세계 최고의 부자 록펠러’는 록펠러 1세를 위대한 신앙인이자 자선가,사업가로만 묘사한다.또 히로세 다카시의 ‘억만장자는 할리우드를 죽인다.’는 모건가와 록펠러가가 전세계를 주무르는 암흑의 군주라는 전형적인 음모이론에 입각한 책이다.이에 비해 ‘록펠러가(家)의 사람들’은 록펠러가의 흥망사를 비교적 불편부당한 관점에서 다룬다.우리말 번역본으로 900쪽이 넘는 대작이다.3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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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윤택)의 대표작 2편이 잇따라 공연된다.국립극단이 올들어 야심차게 기획한 연대별 대표 레퍼토리 복원작업의 첫번째 무대이다.해외극으로는 ‘뇌우’가,창작극으로는 ‘인생차압’이 각각 선정됐다. 공연시간 4시간30분의 원전 무삭제 연극으로 재탄생한 ‘뇌우’(4월1∼7일,국립극장 달오름극장)와 한국적 전통연희 양식으로 되살려낸 사회풍자극 ‘인생차압’(4월13∼19일)이 반세기의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관객과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50년대 흥행신화 ‘뇌우’ 6·25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 6월6일부터 23일까지 부민관에서 공연돼 7만 5000여명의 관객을 모았다.당시 서울 시민(40만명) 여섯명중에 한명꼴로 봤으니 요즘으로 치면 블록버스터 연극인 셈이다.중국 작가 차오위(曹禹)가 스물넷의 젊은 나이에 발표한 데뷔작으로 중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레퍼토리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격동기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지주집안인 주씨 일가와 노동자계층을 대변하는 노씨 집안 사람 8명이 펼치는 비상식적인 애증의 드라마가 기둥 줄거리.계모와 아들의 불륜,의붓남매의 근친상간,부자지간의 패륜적 행동 등 선정적인 내용으로 초연 당시 공연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1950년(유치진 연출),1988년(이해랑)에 이어 세번째 공연인 이번 무대에는 이윤택 연출감독이 정통 리얼리즘 연극의 계보를 잇겠다며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원작의 앞뒤를 잘라내고 공연했던 전작들과 달리 전막(4막)을 그대로 살려낸 것이 특징.중간 휴식 30분을 포함해 총 공연시간이 무려 4시간30분에 달한다.“작품이 너무 아까워 한 부분도 잘라낼 수 없었다.”는 게 연출가의 변. 1막에서 조금씩 흩뿌리던 비바람이 극의 절정에 이르러 천둥번개와 함께 거세게 몰아치는 대목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이다.권성덕(주복원) 오영수(노귀) 이혜경(주번의) 권복순(주시평)등 중량감 있는 국립극단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휴식시간 로비에서 김밥과 우동을 즐기는 것도 새로운 관극 체험이 될 듯싶다. ●한국적 해학극의 원조 ‘인생차압’ 오영진의 희곡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를 제목만 바꿔 1957년 공연한 작품으로 연극의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 영화화되기도 했다.일제때는 악질적인 친일행위를 하고,해방후에는 혼란기를 타 거부가 된 이중생이 수십년에 걸쳐 사기,배임,횡령,탈세 등 온갖 못된 짓을 골라 하다 결국 몰락한다는 이야기이다.천민자본주의의 속성을 신랄하게 꼬집는 해학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민요,판소리 등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형식적 측면에서도 주목받았다. 당시 이중생역을 맡았던 배우 장민호가 47년 만에 같은 배역으로 다시 무대에서 서는 것도 화제다.서른셋 나이에 파렴치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던 그가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어떻게 무대위에 쏟아낼지 기대를 모은다.개성있는 배우 서희승이 번갈아 이중생역을 연기한다.연출은 ‘피고지고 피고지고’‘불 좀 꺼주세요’로 널리 알려진 강영걸. 한편 국립극단은 매년 순차적으로 연대별 대표작을 올린 뒤 향후 극단의 고정 레퍼토리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산불’‘베니스의 상인’‘세자매’(60년대),‘달집’‘물보라’‘파우스트’(70년대)‘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어이’‘들오리’‘간계와 사랑’(80년대)‘맹진사댁 경사’‘피고지고 피고지고’(90년대) 등이 목록에 올라 있다.(02)2274-350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사나이 울리는 ‘사무라이 정신’

    ‘세계 영화계는 일본 사무라이에 매혹 당했다’. 톰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를 비롯해 2003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감독,관객,디지털 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자토이치’,퓨전 활극을 표방한 지오르다노 게데리니 감독의 ‘사무라이 Samourais’(2002년) 등 2000년대 들어서만 10여편의 사무라이 소재영화가 할리우드와 유럽 영화권에서 공개됐다. 타임,뉴스위크 등 시사 주간지를 비롯해 프리미어,사이트 앤드 사운드 등 권위 있는 영화 전문지들은 앞다투어 특집 기사를 통해 의미를 전하고 있다.‘명예와 상하 충성을 절대적으로 요구하는 사무라이 정신은 자본주의 여파로 인해 가치관 전도 현상속에서 살고 있는 서구인들에게는 도덕재무장의 규범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일본 무사도 정신은 이미 1950년대부터 서양 영화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안겨 주고 있다.에드워드 즈위크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1954년)에 감명 받고 ‘라스트 사무라이’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끝없이 이어지는 정쟁(政爭)으로 치안이 극도로 어지러웠던 16세기 전국 시대.도적질을 일삼는 산적들을 일시에 응징해 마을의 평화를 찾아준다는 내용이 ‘7인의 사무라이’의 줄거리다. 존 스터지스 감독이 이를 리바이블해 만든 영화가 바로 ‘황야의 7인 The Magnificent Seven’(1960년)이다.이 영화는 율 브리너,스티브 매퀸,제임스 코번 등 60년대 쟁쟁한 개성 스타 7명이 총잡이들로 나서 화끈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불구대천의 두 집안이 사무라이를 기용해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음모를 꾸민다는 구로자와 감독의 ‘요짐보 Yojimbo’는 60년대 중반 마카로니 웨스턴 붐을 주도했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황야의 무법자’의 원안이 됐다는 것도 영화계에서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 소재는 월터 힐 감독이 ‘다이 하드’의 주역 브루스 윌리스를 기용해 1996년 ‘라스트 맨 스탠딩’으로 다시 리바이벌시켰다. 서양의 마피아에 해당되는 일본의 검은 조직이 야쿠자.‘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으로 명성을 얻은 시드니 폴락의 초기작중 ‘야쿠자 The Yakuza’(1975년)는 일본 형사와 콤비를 이뤄 야쿠자 조직을 일망타진했던 미국 형사 로버트 미첨이 동료 딸이 검은 조직에 의해 납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목숨을 건 구출 작전을 벌인다는 사연을 담았다.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블랙 레인’(1982년)은 뉴욕 형사 마이클 더글러스와 앤디 가르시아가 오사카 형사들과 공조 체계를 이뤄 야쿠자 조직의 일망타진을 시도하면서 겪는 일화를 극화했다. 이 영화에서는 어두침침한 오사카 밤거리에서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는 야쿠자 열혈 대원들의 공격을 받아 결국 앤디 가르시아가 목숨을 잃게 된다.극중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악행을 자행하는 일본의 검은 조직의 실상을 담아 서구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독일을 대표하는 짐 자무시 감독의 ‘고스트 도그 Ghost Dog’(1999)은 아프리카 출신 미국 마피아 청부살인 요원이 오랜 친구인 사무라이로부터 목표로 삼은 적을 일거에 퇴치하는 요령을 습득해 나간다는 과정을 소재로 했다. 구로자와 아키라를 평생 스승으로 모셨던 조지 루카스는 ‘스타 워스’에서 선보인 광선 검 싸움의 설정을 사무라이극에서 차용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사무라이 정신’은 이처럼 서구 영화인들의 주요 창작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중이다.˝
  • [CEO칼럼] 성숙국가 일본의 속앓이/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해마다 정초에 열리는 일본 경영자들의 신춘 연수회에 참가해 왔다.각 분야에 걸친 열띤 발표와 토론을 들으면서 우리보다 앞서가는 일본이지만 그들도 많은 고민을 안고 있으며,잃어버린 10년에서 탈출하고자 고심하는 속사정을 들여다보게 됐다. 80년대 말까지도 미국을 앞지른다고 기고만장했던 일본 경제는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거품이 꺼지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불안해진 국민들은 소비를 억제하고 번 돈을 저축하기에 바쁘다. 얼마전에 일본 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해 가구당 2만엔어치의 상품권을 돌렸으나 국민들은 물건을 사지 않고 현금으로 바꿔 저축했다.심지어 어린이들까지 설 세뱃돈을 쓰지 않고 저축한다고 한다.일본인은 식료품을 제외하고 더이상 살 상품이 없으며 고령사회의 노후에 대비해 소비를 억제하고 저축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장수국가로 평균 연령이 여자 85세,남자 78세로 한국의 79세,72세보다 7∼8년을 더 산다.따라서 65세 이상의 노인층이 17%인 고령사회가 되었으며,2050년에는 36%가 된다고 한다.‘소자(小子)시대’로 아이를 한명만 두는 경우가 흔하고,아예 낳지 않거나 미혼으로 사는 인구가 늘어 현재 1억 2000만의 인구가 1억 미만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걱정한다.일하는 두 사람이 노인 한 사람을 봉양해야 하는 부담과 연금고갈로 인한 노후 불안 때문에 저축은 해마다 늘어 1000조엔을 웃돈다. 한국은 IMF때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했다.일본은 버블경제를 벗어나려 노력하지만 많은 부실채권과 부실은행이 일본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나라 빚도 700조엔을 넘는다.2차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은 극빈국으로 전락했지만,미국 지원과 한국전쟁의 특수에 힘입어 1955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2%를 차지하는 국가가 되었다.그들의 근면성과 기술 개발은 대량생산,대량소비로 번영해 버블 직전 전세계 GDP 차지 비율이 14.3%까지 올라갔다.버블이 꺼진 2002년에도 13.1%를 유지했다. 미국의 전세계 GDP 비율은 1955년 36.3%에서 88년 21.9%까지 줄었지만 2002년에는 34%로 팽창했다.반면 러시아는 2002년 1.3%에 불과해 자본주의 국가와 공산주의 국가의 차이점을 여실히 보여줬다.일본 국민은 근면성,성실성,질서의식과 단결력이 뛰어나다.기업가 정신과 연구개발 투자로 산업기반을 다지고,세계 각국에 파고들어 오늘의 부와 번영을 성취했다.그래서 더 살 물건이 없고,장수하는 성숙사회로 변화했다. 한국은 1만달러에서 8년을 헤매고 있지만,일본은 3만 5000달러의 고소득 국가로 성숙했다.풍요로운 삶과 장수를 누리게 됐지만 장래가 불안한 그들이다.일본 경제 성장의 세가지 신화로 불리는 종신고용제와 연공서열제,노사협력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이끌어냈다.하지만 신화는 사라졌다. 연금제와 연봉계약제가 도입되어 미국식 경영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백화점의 매출은 계속 줄고 있으며 연간 도산 기업이 1만 2000건이나 된다.한때 4만 8910포인트에 달했던 주가가 계속 떨어져 1만포인트를 오르내리고 있다.실업률이 5.4%에 이르며 집없이 부랑하는 사람이 2만 5000명,범죄가 15만 7000건이나 된다. 일본은 47개 부현(府縣)의 지방자치제 실현과 공공기관의 서비스 부분을 아웃소싱하고 지방은행과 중소기업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20년 뒤 연금이 바닥날 것을 걱정하면서 한편으로 평화헌법을 바꾸어 자주국방을 시도하려는 것이 요즘 일본의 고민이다.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 中 전인대 폐막 안팎

    |베이징 오일만특파원|14일 폐막된 제10기 전인대(全人大) 2차회의에서 사유재산 불가침 조항을 헌법에 명문화시킨 중국은 보다 빠르게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자본주의 요소의 전면 도입으로 21세기 중반 미국·일본 등 주요 경제대국을 따라잡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야심찬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민간기업 활동·경제건설 이정표 이번 전인대 2차회의에서 통과된 헌법 개정안은 1949년 공산 정권 수립 이후 처음으로 자본주의 기본 정신인 사유재산권 보호 조항을 명문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공민의 합법적인 사유재산은 침해할 수 없다.’는 사유재산 보호 조항은 그동안 사영기업과 기업인들의 불안을 씻어내고 기업 활동과 경제건설에 매진할 수 있는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톈진(天津) 재정학원 완톈위(王天雨) 교수는 “사유재산제 보호는 민사권리에서 헌법적 권리의 지위가 상승됐다는 의미인 동시에 중국재산제도의 중대한 변화”라고 분석했다.숱한 논란끝에 사유재산 보호를 헌법에 명기한 배경에는 민간기업 활성화와 중국의 아킬레스 건인 실업난이 맞물려 있다. 경쟁력을 상실한 국유기업 대신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을 최대한 확대한다는 전략인 것이다.국유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엄청난 실업인구를 민간기업에서 흡수시켜 중국의 실업난을 잠재우는 이중의 효과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긴급사태에 대한 규정도 수정,자연재해·전염병·산업재해 발생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국가주석이 긴급 사태를 선포하는 ‘긴급사태법’ 제정의 토대가 마련됐다. ●고도성장에서 균형성장으로 새 정책의 핵심은 각 부문간 균형 발전을 골자로 하는 ‘과학적 발전관’과 ‘인본주의(以人爲本)’로 요약된다.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5일 ‘정부공작보고’를 통해 성장속도를 줄이면서 분배위주로의 정책 선회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9.1%에 달했던 경제 성장률을 올해는 7%로 하향 조정했고 건설국채 발행 규모도 작년보다 20% 축소했다.도농간,연안·내륙간,계층간 소득격차 해소와 자연·인간간 조화로운 발전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5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재정 규모(3198억위안)를 동결시켰다.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는 2.5%수준으로 전년에 비해 0.4%포인트 줄어들었고 재정지출액도 1조 7017억위안으로 총액 기준으로 전년보다 줄어든 규모다.반면 올 국방예산은 전년에 비해 11.6%(218억 3000만위안) 늘려 1년 만에 두자리 숫자로 확대했다. 한편 자춘왕(賈春旺) 최고인민검찰원 원장은 “전국의 각 급 검찰원에 대해 국유기업 개혁,정부사업 계약,금융 대출 등과 관련한 직무 비리와 공무원에 대한 뇌물,조직 범죄 비호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라.”며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oilman@˝
  • [열린세상] 지독한 혼돈 넘어 상생의 길로/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치졸한 경쟁심보다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수치상의 소득증대보다는 삶의 질이 중시되어야 한다. 부패와 정쟁으로 얼룩진 두 정당이 대통령을 심판하겠다고 발의한 탄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권의 대치상황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경악하였고,심란한 마음을 가눌 수 없다.3월10일 각계 원로들의 선언문은 ‘총체적 위기’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 시대의 5년은 아마 20세기 전·후반의 거의 50년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변화가 가능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건데 계속되는 정치 난맥상은 나라의 미래를 염려하는 이들에게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끝모를 혼란을 지켜보면서 군부독재 아래에서 살아가던 과거가 차라리 나았다는 위험한 생각도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다.1930년대 유럽에서 등장하였던 파시즘은 독점자본주의가 위기를 거듭하는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 절차가 지니는 혼돈과 부작용에 인내심을 잃은 대중이 선택한 가장 극단적인 해결방식이었다는 점을 상기하자면,지금 우리에게 이런 위험한 상황을 경고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다. 서구는 민주주의를 일상생활 속에까지 정착시키는데 수백년의 세월을 소요하였다.그 과정에서 그들은 혁명도 겪었고 전쟁과 극악한 파시즘체제의 고통도 감내하여야 했다. 그에 비한다면 우리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는 서구의 시행착오를 교훈으로 삼으면서 직수입된 것이다.우리 민주주의는 속도가 빨라서 이를 따라잡는 국민들로서는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역사는 각각의 진행단계를 단축할 수는 있을지언정,그 자체를 비약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그런 점에서 지금의 혼란은 어쩌면 우리가 치러야 할 당연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불안하고 뒤숭숭한 심정이겠지만,그래도 민주주의를 현실화하고 내면화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이런 위로와 낙관주의에도 불구하고 나를 우울하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적 토론을 통해 합의를 만들려는 노력이 너무 부재한 현실이다.요즈음의 불화는 건강한 사회가 지니는 ‘차이’와 ‘다름’의 공존이 아니라,치졸한 경쟁과 적나라한 집단이기주의가 빚어내는 비열한 각축전이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공존하거나 의견차를 좁히려는 노력보다는 너 아니면 내가 이겨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승부욕이 판치고 있다.더불어서 사회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지식인층 사이의 분열과 대립이 가열되고 있다.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는 토론과 합의를 통해,21세기 한국 사회의 미래상을 만들고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그뿐만 아니라 오늘 한국의 상황은 이제 막 가난과 후진국적 현상들을 빠져나오는 사회가 겪는 혼란과 다름없다.그래서 대통령도 언론도 쉽게 소득 2만달러 시대를 기대하였다.그러나 우리가 범하는 실책은 2만달러 사회를 정말 통계상의 수치로 사고하고 있다는 것이다.많은 국민은 소득 2만달러 시대에 이르면,경제적으로 더 잘 살게 될 것이고,소형차를 몰던 사람이 대형차를 소유할 것이라 기대한다.그러면서 우리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대가는 고려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자면,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조세 부담률은 지금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높아져야 하였다.소득의 재분배를 통해서 사회복지제도가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치졸한 경쟁심보다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수치상의 소득증대보다는 삶의 질이 중시되어야 한다.바로 이런 과정을 밟아가기 위해서는 공론 속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각자의 기득권 일부를 양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서 지적했듯이 대통령 탄핵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치와 갈등을 가져온 내면적 동기는 서로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집단들의 몸부림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그리고 그런 점을 인식하면 할수록,이제 미래사회를 위한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껍데기는 사라져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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