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본주의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강남구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라이언스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전국체전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주 52시간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849
  • 쿠바야구의 힘

    #퀴즈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공통점은? 정답은 둘 모두 골수 야구팬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한때 메이저리그 트라이아웃에 도전했던 투수 출신이며, 부시 대통령 역시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를 지냈던 야구광.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앙숙’인 두 나라는 또한번 으르렁댔다. 미 재무부가 경제 제재국인 쿠바의 출전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 쿠바는 우여곡절 끝에 WBC 배당금을 허리케인 카트리나 구호기금에 쓰기로 약속한 뒤 겨우 초청장을 받았다. 하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미국은 2라운드 일본전에서 오심에 힘입어 간신히 1승을 챙겼지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쿠바는 강력한 우승후보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를 거푸 꺾고 결승티켓을 거머쥐었다. 빅리거들이 즐비한 WBC에서 쿠바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아마팀 4000여개에 등록선수 12만명이 쿠바야구의 현주소다. 쿠바 인구가 약 1200만명이니 여자를 빼면 대략 50명 중 1명이 선수인 셈. 국내 프로야구격인 ‘시리에 나치오날’에 16개의 국립클럽팀이 있으며 팀별로 연간 90게임을 치른다. 쿠바야구의 힘은 국민들의 뜨거운 야구사랑과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에 있다. 야구를 ‘자본주의 마약’으로 금지했던 다른 공산국가와 달리 1959년 혁명 이후에도 미국에 맞설 상징적인 스포츠로 활성화됐다.1980년대 국제대회 151연승의 엽기적인 기록과 세계선수권 17회, 올림픽 3회 우승은 쿠바야구의 저력을 말해준다. 쿠바 선수단은 WBC 출전국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인터뷰가 허용되지 않았고 숙소에만 머문 채 외출도 하지 않았다. 빅리그급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해 혹시라도 있을 망명을 경계했던 것. 미국은 안방에서 열린 WBC에서 쿠바의 우승을 절대 바라지 않는다. 토미 라소다 WBC 홍보대사가 “쿠바의 우승은 보기 싫다.”고 노골적으로 말한 것은 미국 주류사회의 인식을 반영한다.‘붉은 군단’ 쿠바가 21일 일본을 꺾고 아마에 이어 프로까지 정복할지 궁금하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운동 되살리기’ 논쟁 한판

    요즘 같은 세상에 ‘진보’, 그것도 ‘진보운동’을 말했다가는 큰일나기 십상이다.‘그래서 어쩌자는 건데?’라는 비아냥에 이어 ‘결국, 아무 대책 없음’이라는 딱지가 척하니 들러붙기 일쑤다.●논쟁이 돌아온다! 이 문제를 고민하기 위해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한국사회포럼’이 열린다.올해로 다섯번째인 한국사회포럼은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의 한마당 축제이다. 올해에도 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문화연대 등 6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참가한다. 올해의 관심사 역시 진보운동의 위기.‘논쟁이 돌아온다’는 포럼 제목부터가 이를 보여준다.상임집행위원장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화 이후 진보진영의 의제가 고갈됐고, 양극화 등 새로운 이슈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시했다. 최근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가 황우석신드롬 등에 대해 걸핏하면 ‘박정희유산’을 들먹이는 진보의 상상력 부재에 실망했다는 주장과 비슷한 맥락이다.이 때문에 특별토론의 주제도 ‘한국사회운동는 위기인가.’로 정했고, 사회운동진영 내부의 민주주의를 점검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외에도 여성·환경·교육운동 등과 뉴라이트로 상징되는 신보수주의에 대한 대응문제도 함께 다룬다. 행사에 대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ocialforum.or.kr)에서 찾아볼 수 있다.●모든 운동이 결합할 허브축은 삶과 문화 계간지 ‘문화과학’ 2006년 봄호도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한국 사회-운동의 문화정치적 쇄신을 위하여’라는 글을 통해 일본의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의 ‘NAM’(New Association Movement)에 주목한다. 그는 사회주의권 붕괴 이래 통합된 운동이 스탈린주의식 전체화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립된 채 움직이고 있는 운동 진영에 비판적이다. 고립된 운동의 빈틈을 ‘국가-자본’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진보인사들은 들뢰즈·가타리를 읊으면서 자본주의에서의 ‘탈주’를 말하는 사이에, 실제 현실은 ‘삼성 공화국’과 ‘FTA’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의 전면적인 확산만 가득차 있다는 것.‘한국사회포럼’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각 부문들이 처한 어려움을 나열식으로 호소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게 심 교수의 비판이다. 그렇다면 다시 운동의 통합이 시도되어야 하되 스탈린 방식의 위험을 피하려면 예전의 노동운동·계급투쟁 대신 ‘삶과 문화’가 허브축이어야 한다. 삶과 문화를 중심에 두고 노동·환경·여성 운동이 다양하게 접속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심 교수의 주장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산업의 위기 극복할 수 있다/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구텐베르크 시대에 인쇄술은 지식을 담는 보물창고였다. 아이젠슈타인 교수가 지적한 바 있지만, 서양 사회는 인쇄술을 이용해 지식을 대량 복제함으로써 르네상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 인쇄술은 17세기에 신문과 만나 또 다른 역사발전의 동력이 되었다. 신문은 정보와 의견을 신속하게 전파하여 민주화를 앞당겼다. 자본주의가 성장하자 상품광고를 병행하면서 신문은 자본주의의 성장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신문의 위상은 그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21세기에 등장한 방송매체가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중심부를 차지했을 때도 신문의 위력은 여전했다. 속보성에서는 방송이 앞서지만 신문은 정보량과 권위로 여론 형성에 주도적 지위를 유지했다. 그런 신문이 인터넷매체 앞에서 이제 초조함을 감출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 신문은 두가지 허구 위에서 생존해야 한다. 독자가 신문으로부터 유익한 정보를 얻는다는 허구가 그 하나다. 신문을 읽는 것이 버릇이 되어서 그렇지 현대인은 더 이상 유익한 정보를 신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기초정보를 얻은 뒤 추가 정보도 거기서 찾는다. 독자는 마지막으로 신문에서 그 정보를 확인할 따름이다. 인터넷 시대에 소비자들이 주로 신문으로부터 상품정보를 얻을 것이라는 허구가 다른 하나이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상품에 대한 초기정보를 찾고 그 상품을 만들거나 파는 기업이나 점포에 대한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반응까지도 확인한다. 사실이 이렇다면 사회정보나 상품정보를 전달하고 구독료와 광고비를 받아 운영하는 신문이 위협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인터넷 시대에 그럼 신문은 문을 닫을 준비를 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텔레비전이 나왔을 때 영화가 죽을 줄 알았지만 살아났듯이 신문도 여전히 사회의 핵심 조직으로 건재할 수 있다. 신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활로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탐사보도나 심층보도가 그런 예에 속한다. 이 두 가지 일만 제대로 해도 신문은 여론을 이끌 것이고 그 보상을 받을 것이다. 신문학자들은 또 신문 장사의 고정관념만 바꾸면 새로운 살 길이 나타날 것으로 믿고 있다. 신문은 뉴스를 파는 사업이다. 그 뉴스는 새로운 것이라야 한다. 신문사는 그래서 한번 신문에 실은 뉴스는 휴지통에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뉴스는 하루살이 상품이다. 더구나 신문에 싣지 않은 뉴스는 채 하루도 살지 못한다. 그러나 신문사가 수집한 그 많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한다면 정보시대에는 낡은 뉴스, 또는 신문에 나지 않은 뉴스도 거대한 수입원으로 돌변할 수 있다.‘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의 유수한 신문사가 뉴스의 수집 배포에서 뉴스의 체계적인 관리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가능성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요즘 학생들은 몇몇 포털업체에 신문 구독료의 여러 곱에 상당하는 돈을 갖다 바친다. 포털업체는 여기저기서 긁어모은, 거의 가공하지 않은 정보나 지식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데 원천기술과 원천자원을 가진 신문은 오불관언이다. 우리 신문은 그저 자나 깨나 다음 정권이 어느 당으로 갈지, 그 거룩한 문제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 신문 산업은 위기인가? 위기의 본질을 아는 신문한테 위기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전기가 될 것이다. 반대로 말끝마다 위기라고 하면서도 시변(時變)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신문한테 위기는 피할 수 없는 화를 안길 것이다. 지금도 초침은 쉬지 않고 돈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송두율 칼럼] ‘한국 모델’의 재구성

    [송두율 칼럼] ‘한국 모델’의 재구성

    얼마전 필자는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관여해 온 독일어권의 제3세계 문제에 관한 전문학술지로서 ‘주변부’를 뜻하는 ‘Peripherie(페리페리)’의 창간 25주년을 기념하는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잡지는 근대화이론과 종속이론 사이의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1970년대를 뒤로하고 제3세계의 발전 전망에 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80년대 초부터 발간되어 제3세계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이론의 부침을 정리해왔다. 제3세계의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렸던 80년대의 비관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성공 신화는 물론, 민족해방과 사회주의 건설을 개발전략의 축으로 설정했던 제3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도 다루었다. 그러나 그러한 신화를 창출한 동아시아 국가들도 90년대 중반부터 세계화를 추동하는 투기성 금융자본의 파도에 휩쓸려 고초를 겪었으며 아직도 그때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인도·브라질 등 인구와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도 세계화의 경쟁대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근에 잡지는 동서냉전의 종결과 함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완전승리를 선언한 ‘역사의 종말’이 전하는 메시지, 즉 제3세계에도 자본주의이외에 어떠한 대안이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을 둘러싼 많은 논쟁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세계화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는 탈규제·자유화·사유화를 근간으로 해서 세계 도처에서 ‘자본주의냐, 야만이냐.’라는 선택을 지금 강요하고 있다. 한때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라는 질문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에 대한 희망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야만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는 지금의 강요는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에 대하여 한번쯤 생각해 보는 여유마저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가능한 세계 가운데 가장 좋은 세계’라고 확신하는, 어떤 의미에서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정서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종말 없는 자본주의’와 ‘세계화’는 ‘역사의 종말’과 동의어다. 그러나 역사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라는 구호 밑에 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밑으로부터의 세계화’가 이를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에 대한 비판은 무엇보다도 사회로부터 유리된 시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난폭한 자본주의(capitalismo selvaje)’에 대한 질타로부터 시작되었다.‘밑으로부터의 세계화’의 핵심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연대’다. 전자는 한정된 자원과 관련된 생태계가 주된 문제이고 후자는 빈곤과 불평등을 극복하는 사회관계의 재구성 문제다. 한국에서 이 두가지 문제는 지금 여러 가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새만금과 양극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80년대 제3세계 개발이론에 있어서 특이한 위치를 점했던 ‘한국 모델’의 비판적 재구성이 현재 절실해지고 있다. 생태계 문제와 양극화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는 길에 결코 왕도는 없다. 얼마 전부터 논의되는 ‘네덜란드 모델’이니 ‘핀란드 모델’이니 하는 성공적인 모델도 참고는 될지언정 그대로 복사해서 사용될 수는 없다. 모델은 이를 설정하는 주체의 역사적·문화적 그리고 사회적 맥락을 떠나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대국 틈새에서 지상의 유일한 분단국가가 세계화의 도전 속에서 재구성해야 하는 것이기에 더군다나 그렇다. 합리적 정책 선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생각의 틀을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 기존의 ‘한국 모델’은 미래를 다분히 ‘현재 플러스 알파’로서 생각해 왔다. ‘한국 모델’의 재구성은 현재가 ‘미래 마이너스 알파’일 수도 있다는 자기반성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서 미래는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적금이 아니라 이미 원금까지 축내고 있는 어음할인과 비슷하다는 것을 먼저 기억하자.
  • [책꽂이]

    ●햇빛 찬란한 나날(조선희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오랜 기자 생활을 접고 6년 전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저자가 장편소설 ‘열정과 불안’, 에세이집에 이어 내놓은 첫번째 소설집. 묵직한 주제의식을 날렵한 문체로 풀어낸 단편 11편이 실렸다.9800원. ●문학의 목소리(김치수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문학과지성’을 창단한 이른바 ‘4K’의 멤버로 지난달 이화여대 불문과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한 저자의 평론집.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의 흐름을 꼼꼼하게 진단했다.1만 5000원.●지옥처럼 낯선(하종오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2004년 출간한 ‘반대쪽 천국’과 짝을 이루는 시집으로 지옥처럼 낯설지만 때론 천국처럼 익숙한 우리네 삶을 담담한 목소리로 진솔하게 그려냈다. 자본주의적인 삶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마케팅 에피소드’연작이 눈길을 끈다.6000원.●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정호승 지음, 비채 펴냄)저자가 시작노트에 적어놓은 67개의 보약같은 말들을 책으로 묶었다.‘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신은 우리가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고통만 허락하신다’ 등 개인적 체험에서 우러난 짧은 글들을 통해 삶의 희망을 전한다.1만 500원.●아쿠아마린(캐럴 앤셔 지음, 양은주 옮김, 민음in펴냄)올림픽에 출전한 동성 라이벌선수 마티에게 사랑을 느낀 17세 소녀 제시.20년 후 순종적인 가정주부,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 가난한 이혼녀라는 세가지 길을 걷는 제시의 모습을 통해 동성애 문제와 페미니즘을 동시에 보여준다.1만원.●도선비기(박혜강 지음, 이룸 펴냄)의상, 원효와 더불어 3대 고승으로 꼽히는 선승이자 풍수지리학의 대가인 도선국사의 일대기. 저자는 5년 전 운주사 천불천탑의 전설과 신비를 그린 대하소설 ‘운주’를 펴낸 바 있다.9000원.
  • [열린세상] 커뮤니티 기업/하성규 중앙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2003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경제 활성화와 도시 저소득층 커뮤니티 재개발을 위한 새로운 정책적 지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름하여 ‘커뮤니티 기업(CIC)’이라는 것이다. “커뮤니티 기업은 최소의 비용과 투자로 질 높은 서비스와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민 중심 커뮤니티 발전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이 새로운 접근으로 경제와 커뮤니티가 동시에 발전하도록 정부는 전폭적으로 지원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블레어 총리는 천명한 바 있다. 커뮤니티 기업이란 무엇인가? 커뮤니티기업은 기업 소유자의 개인 영리 목적이나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고 커뮤니티를 위해 존재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다. 기업에서 생긴 이윤은 또 다른 커뮤니티 기업 설립이나 사회봉사(자선사업)등의 목적에만 국한되어 있다. 이는 일종의 사회기업이며, 사업 내용을 보면 유아원 경영, 재활용사업, 공공주택 관리, 노숙자 취업훈련 및 알선 등 매우 다양하다. 영국에서 커뮤니티 기업을 관장·지원하는 곳은 통상산업부이며 커뮤니티기업의 제도적 시행은 2005년 7월부터다.2004년 현재 약 18만 군데의 자선단체가 등록되어 있으며 일부 자선단체는 커뮤니티 기업의 형태로 활동하기도 한다. 커뮤니티 기업의 사례로서 첫째 공공주택단지의 청소, 빌딩 및 정원 관리업을 맡고 있는 레시코(RESICO)를 들 수 있다. 이 커뮤니티 기업은 2003년 런던의 이슬링턴 및 헤크니 공공주택단지 임차가구 주민들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일종의 주민 중심 서비스 조직체이며 자기들이 거주하는 주거단지뿐 아니라 인근 아파트 단지 관리 업무까지 맡고 있다. 주민들의 평가는 점차 높아져 주변 단지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두번째 사례는 리버풀에 있는 불키봅스(Bulky Bob’s)이다. 이 기업은 매일 각 가정으로 전화를 걸어 사용하지 않는 가구 및 가전제품 등을 수집하거나 기증을 받는다. 이렇게 수집된 중고품을 수리하여 사용에 편리하도록 만들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아주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들이 취급하는 물건은 생활용품으로, 저소득층이 쉽게 구입하기 힘든 고가 제품들이 대부분이며 이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장기간 실업 상태에 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일정기간 관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교육훈련을 받고 고용된다. 영국에서 시행되는 커뮤니티 기업의 긍정적 평가로는 크게 세 가지로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업문제의 해결이다. 커뮤니티 기업을 통해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취업을 통한 기술 습득이 가능해 진다. 두번째로는 커뮤니티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공공주택 단지는 이러한 커뮤니티 기업 활동으로 주민에게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자발적 봉사정신과 기업적 접근을 접목함으로써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소홀히 다루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도시재개발 사업에 커뮤니티 기업의 발상이 필요할지 모른다.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현대식 아파트를 건립하는 것만으로 재개발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 아니고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커뮤니티 기업적 접근은 단순히 경제적인 이윤창출뿐 아니라 주민스스로의 자활의지와 협동적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도시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은 전통적 기업 활동만으로 부족하다. 보다 살기 좋고 질 높은 도시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형 커뮤니티 기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예를 들어 재개발대상 지역마다 적어도 하나의 커뮤니티 기업을 만들게 하는 운동을 펼치는 것은 어떤가? 하성규 중앙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 [코드로 읽는책] 세계화의 두얼굴/로버트 아이작 지음

    언제부터인가 ‘양극화 해소’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부자만 더욱 부를 누리고 가난한 사람은 부를 축적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양극화 현상은, 자국 내 계층간 문제뿐 아니라 부유국과 극빈국의 빈부 격차로까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뉴욕 페이스대 국제경영학과 로버트 아이작 교수가 쓴 ‘세계화의 두 얼굴’(강정민 옮김, 이른아침 펴냄)은 양극화가 20세기 말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계화로부터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20세기 초까지 세계를 주도한 중산층을 제치고 부자들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세계화를 무기 삼아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화는 ‘카지노 자본주의’를 세계경제 체제에 무리하게 적용시킴으로써, 카지노와 자본에 익숙한 소수의 국가와 개인에게 세게의 모든 부를 몰아줬다. 세계화의 수혜를 받으며 부를 축적한 이들은 대중에게 하나의 약속을 했다. 세계화를 통해 모든 국가와 개인이 똑같이 부유해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 드러난 결과는 이런 약속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폭로한다. 세계화에 성공했다는 나라 모두 개인간 빈부격차가 급속도로 심화됐고, 중산층은 하류층에 포섭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기아인구의 폭증, 원인 모를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 대기업의 독과점, 극심해지는 환경오염 등도 세계화가 만들어낸 양극화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같은 양극화 현상의 원인을 제공한 세계화의 부정적인 모습을 구체적인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세계화가 어떻게 국가들 사이의 빈부격차를 고착시키는지, 개인들 사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조장하는지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그러나 세계화의 부정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의 논리 속에서 인류에게 발전과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낸다. 보다 많은 국가와 개인에게 부를 나눠주고자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 그렇다면 저자가 꿈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는 어떤 방식으로 추진돼야 하는 것일까? 우선 국가와 계층간 극단적인 교육격차 해소를 강조한다. 앞으로 세계화가 계속될 것이라 예상할 때 경제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신경제 기술에 접속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극빈국과 빈자들의 지역에 하이테크 공동체와 학습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하이테크 공동체는 상대적 빈자들을 중산층 전문직 종사자로 만들기 위해 교육하는 데 목표를 두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화 이후, 양극화를 넘어서는 제3의 길을 찾아나서는 저자의 고민을 통해 세계화를 바라보고 다루는 시각을 재정립할 수 있다.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윤창현 교수가 본 ‘자본주의 철학자들’

    기업경영은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고도의 실천행위이다. 기업경영을 하다보면 기업 내에서 사람 냄새 나는 훈훈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CEO의 목소리도 들려야 하고 조직구성원간의 유대가 돈독할 필요도 있다. 반면 근로자들에게 최대의 효율성을 추구하도록 독려하면서 이윤을 못내는 인력이나 부서는 과감히 제거하는 냉정한 접근방식도 필요하다. 전자는 경영에 있어서 인본주의적 전통, 후자는 과학적 전통으로서 이 둘은 끊임없는 논쟁과 실천의 대상이 되어 왔다. ‘자본주의 철학자들’(안드레아 가보 지음, 심현식 옮김, 황금가지 펴냄)는 바로 이러한 두 얼굴에 대한 이론적 흐름을 경영사상가별로 정리한 책이다. 이 책에는 13인의 대가가 등장한다. 우선 테일러리즘을 창안한 테일러가 과학적 전통의 창시자로, 그리고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는 매리 파커 폴렛이 인본주의적 전통의 창시자로 나온다. 테일러는 근로자를 지속적 아이디어와 생산공정의 개선을 이끌어내는 잠재력의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는 기계의 부속처럼 생각했다. 근로자를 철저한 기능인으로 파악하면서 생산라인에서의 인간과 기계의 완벽한 조화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연구한 것이다. 반면 테일러리즘에 대항해 ‘산업공동체’로서의 기업을 꿈꾼 매리 파커 폴렛의 주장은 인본주의적인 흐름을 잘 대변하고 있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의 전통은 로버트 맥나마라, 허버트 사이먼, 앨프리드 슬론, 앨프리드 챈들러 등으로 이어진다. 인본주의적 전통이론은 폴렛에서 엘턴 메이오, 프리츠 뢰슬리버거, 에이브러햄 매슬로, 더글러스 맥그리거 에드워드 데밍으로 이어진다. 에드워드 데밍에 와서 통합의 기미를 보인 과학적 전통과 인본주의적 전통은 드디어 20세기 최고의 경영학자 드러커에 와서 통합이 되면서 기업은 이제 단순한 경제적 기관이 아닌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기관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으면서 두 개의 전통이 융합되기 시작한다. 이 책의 한 장 한 장은 이들 사상가들 대한 간략한 전기이다. 출생이나 성장배경 그리고 개인적 이력이 이론과 함께 비교적 자세히 기술된다. 그리고 경영학이 가진 실천적 특성에 맞게 사상가의 이론이 본인의 구체적 경험 및 교류하는 사람들을 통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되는 지도 잘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에드워드 데밍의 경우, 인구조사를 위해 방문한 일본에서의 경험은 일본인들과의 친분관계와 교감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그의 품질경영이론이 일본에서 설파되고 일본기업들이 이를 채택하면서 거꾸로 그의 영향이 막대해지는 과정이 흥미롭게 서술되고 있다. 가끔씩 제시되는 에피소드들도 재미있다. 예를 들어 마지막 장에서는 피터 드러커에 대해 살짝 험담도 늘어놓고 있다. 그의 출생 배경이 모호하다는 부분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고, 그가 “사실을 구미에 맞게 수정하거나 지어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부분도 구체적인 케이스를 들어 지적하고 있다.(GM 캐딜락 사업부문이 흑인매춘여성 2000명을 고용했다는 케이스인데 읽어 보면 좀 황당하기도 하다.) 경영학은 최근 전성기를 맞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에 경영학과가 있고 경영학 지망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은 경영학이 사람에 관한 학문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래서인지 저자의 시각도 인본주의적인 전통에 약간 기울어져 있다. 일종의 경영학 학설사로 볼 수 있는 이 책을 등장인물의 이론에 관한 참고자료와 대조해가며 읽는다면 7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녹색공간] 전쟁없는 나라의 꿈,그 첫 번째/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전쟁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홉스나 루소와 같은 사회계약론자들은 개인들의 자유의 일부를 군주에게 양보하면서 전쟁이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을 유지하고 있는 것보다는 리바이어던에게 조세를 제공하고 편하게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사회계약론의 본질인 셈이다. 이들보다 100년 후에 등장한 애덤 스미스와 다시 100년 후인 데이비드 리카도는 국가와 국가 사이의 거래인 무역이 전쟁을 없애줄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인 것 같다. 포도주의 대명사인 보르도를 영국이 만드는 바보 같은 일을 하는 것보다는 면화로 더 좋은 섬유를 만들어서 교환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것이 국부론의 주장이고, 이 당시의 경제학자들은 국가 간에 무역을 하게 되면 전쟁이 줄게 될 것이라는 행복한 상상을 했던 것 같다. 16∼17세기에 자본주의를 지지한 학자들의 말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어쨌든 시장 사회와 자유무역을 추진하면 결과적으로 세상의 전쟁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가 가장 꽃피었던 20세기에 2차에 걸친 세계대전이 벌어졌다는 점을 상기하면 좀 이상해 보기이기는 하지만, 유럽사에서 전쟁일수가 가장 적었던 시기가 사실은 20세기였다는 점을 환기할 때 아주 틀리다고는 하기 어렵다. 실제로 유럽에서의 자본주의는 15세기에 세계를 지배하던 해적들과의 전쟁과정에서 승리한 시스템이기는 하다. 한 때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했던 국가인 스페인의 재경장관이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훨씬 빠르게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러한 발언들을 근거로 유럽 사학자들은 때때로 15세기의 해적들에 대해서 스페인의 여왕이 비밀리에 지원을 했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그리고 빅토리아 여왕의 함대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쳐부순 사건을 ‘신사’들의 자본주의가 드디어 해적들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비로소 자신의 길을 세운 순간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돌아보면 인류의 역사는 번영이라는 한 가지의 목표와 평화라는 또다른 목표를 일종의 이중 플롯처럼 구성하면서 지금까지 진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한테 만약 잘 사는 사회와 재미있는 사회 그리고 전쟁 없는 사회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전쟁 없는 사회를 고를 것 같다. 좀 가난하거나 좀 재미 없더라도 전쟁이 없다면 그런 사회에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작은 기여라도 하면서 살고 싶다. 냉전이 끝난 지금 과연 전 세계에서 전쟁이 앞으로 20년 내에 발발하지 않을 곳이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해보자. 누구나 스위스를 고를 것이고, 그 다음에는 프랑스와 독일 같은 곳을 고를 것이고, 미국이나 중국 혹은 일본이 앞으로 20년 후에도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고를 사람은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다. 로마클럽 보고서의 연구팀장인 도넬라 메도 여사는 2년 전에 타계하면서 20년 후에 전 세계적인 자원전쟁이 발발할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과연 어떨까? 현재와 같이 세계 10위의 경제규모에서 외국 자원의 의존도를 계속 늘려나가는 상황인 만큼 우리도 해외주둔군을 가지지 않을 도리는 없다. 한국 또한 수비형인 이지스함만이 아니라 훨씬 더 적극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 원양작전 능력을 갖춘 항공모함이 절실히 필요하게 된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인 중국과 일본이 이웃한 동북아 경제의 팽창은 자원경쟁을 요구하고 있다. 과연 20년 후에도 이 땅에 전쟁이 없을까? 가장 간단한 시뮬레이션 모델로도 빠르면 10년, 길면 20년 후에 한국도 사활을 건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우리한테 평화의 조건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이 한반도에 20년 후에도 전쟁이 없게 할 수 있는 평화의 조건이 달성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무척 궁금한데, 대한민국 학계나 그 어느 곳에도 여기에 대한 답은 별로 없는 것 같아 보인다. 내 눈에는 한국은 열심히 전쟁으로 달려가는 것만 같아 보인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남북통합 ‘윈윈전략보고서’] (하) 독일·베트남 사례

    [남북통합 ‘윈윈전략보고서’] (하) 독일·베트남 사례

    분단의 벽을 넘어 통일을 이룬 독일과 베트남의 경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나라의 통일 방식은 정반대이지만 양쪽 모두 영농체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한 경제 통합을 꾀하면서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통일이 되면 북한의 농업구조를 시장 경쟁체제로 전환해야 할 우리로서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지 않을 수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 ‘통일에 대비한 남북통합 대책’에 따르면 “통일 이후 남북간 경제 수준의 차이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지만 주민의 동의에 기초한 점진적·단계적인 경제통합을 추진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독일:원소유자의 재산권 반환요구 등으로 사유화 작업 지연돼 통일 독일은 경제통합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원리를 단기간에 적용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물가가 뛰는 등 여러 부작용이 초래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서독에 거주하는 ‘원소유자’가 재산권 반환을 요구하는 등 소유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사유화 작업은 지연되고 대량 실업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독일은 농업 부문의 통합을 위해 다른 경제 부문의 사유화 방식과는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했다. 즉 원소유자의 파악이 안돼 반환이 불가능한 토지나 국공유 재산은 바로 매각하지 않고 정부 기관이 일정기간 관리하며 장기 임대를 해준 뒤 사유화했다. 보고서는 참고할 만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엄청난 ‘통일비용’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통일 이후 10년간 서독에서 동독으로 들어간 재원은 1조 4000억마르크,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약 70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다. 그럼에도 옛 동독 농가에선 현금이 제대로 돌지 않았고, 비료 등 영농자재 구입이 여의치 않았다. 그 결과 ‘저투입-저산출’의 악순환에 빠졌다. 특히 동·서독간 1대1 화폐교환 비율이 채택되면서 동독의 농촌 경제는 더욱 취약해졌다. ●베트남:과도한 정부 간섭에 따른 주민의 반발로 경제사정 악화 1975년 통일된 베트남의 경우 공산당 지도부가 남부지역을 사회주의 경제체제로 바꾸는 정책을 도입했다. 기업과 토지 소유자 등 자본세력을 해체했고 월남 정부의 재산과 외국인 소유의 생산 시설을 국유화했다. 중앙 정부에서 생산수단을 직접 관리했으며 ‘보조금제도’로 시장가격을 통제했다. 계획된 분배에 따라 물자를 유통시켰다. 초기에는 농민 각자가 토지를 소유하고 집단영농을 통해 상호 협력하는 형태를 취했다. 그러다가 점차 농지와 농기계 등 장비를 공동 소유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보고서는 “중앙 정부가 농작물을 수매하면서 가격이 낮아지자 농민의 반발을 샀고, 생산성 약화로 이어져 집단농업이 해체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식량 증산을 위해 도시 지역 주민을 농촌 등으로 강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범법자나 중국계 주민의 유입이 급증, 집단적 사회화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고 분석했다. ●교훈:주민의 반발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의 속도와 세기 조절해야 보고서는 독일과 베트남의 사례에 비춰볼 때 “남북통합은 ‘흡수형’이든 ‘무력형’이든 통일의 방식이 아니라 정책의 ‘속도 조절’에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과 베트남 모두 ‘주민의 저항과 반발’에 부딪혀 효율적인 통합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남북한이 통일된 뒤 북측의 집단영농체제를 개별영농체제로 성급하게 전환하는 조치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양한 영농조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토지를 실제 경작하는 주민들의 기여도를 인정, 농지분배의 우선권을 제공하는 게 효율적이며 통일 직후 물자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북한의 국영 유통망 기능을 당분간 존속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문화마당] 한류와 아류/이왕주 부산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지난 1,2일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가졌던 ‘비’의 공연을 두고 내외 언론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 국내 언론들은 대체로 ‘한류가 드디어 아메라카에 상륙했다.’며 흥분했으나 미국 현지 언론들은 ‘아직 멀었다.’고 깔아뭉개는 분위기였다. 그쪽 분위기를 정리하자면 모방하는 재주는 있었으나 독창성이 없었고, 가능성은 있었으나 카리스마는 없었다는 것이다.2월4일자 뉴욕 타임스 음악 담당 존 파를리스의 칼럼은 첫문장부터 도발적이고 선정적인 어휘들로 채워져 있다.‘23살의 아시아 슈퍼스타, 한국인 팝 가수 ‘비’가 미국을 정복하러 왔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쉽지 않은 이유가 어떤 새로운 것, 차별화된 것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흉내내기로 일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마이클잭슨의 패션, 베이비페이스의 발라드, 팀버레이크의 가벼운 펑크 팝, 조지 마이클의 중얼거리는 창법 등을 모방하고 적당히 얼버무려서 장난치는 식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를 분노하게 했던 것은 ‘장난친다’는 영어 표현 ‘dabble’이었는데, 이 단어가 행간에서 풍겨주는 뉘앙스는 못 먹는 감 찔러보는 식의 경박한 취미로 이것저것 장난삼아 해본다는 것이다. 나는 이 단어 하나에 저 유서 깊은 저널,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가 ‘비’에 대해 품은 모든 정서가 집약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파를리스의 이 균형 잃은 비평은 한편으로는 아시아에 대한 그들의 우월감, 자부심 등 이른바 오리엔탈리즘의 역겨운 냄새를 풍겨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대중문화의 심장부, 뉴욕 맨해튼이 이 키 작은 아시아 가수에 의해 당장 접수될 위기 상황에라도 내몰려있는 것 같은 그들의 히스테리컬한 불안감도 환기시켜준다. 그러나 그 뒤틀린 의도와 상관없이 거기에는 또한 우리가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할 난제도 정확히 표현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세계 문화 시장에서 한류가 당당히 독립된 하나의 장르로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과 연결된다. 그것은 결국 ‘닮으면서 다르게 하기’,‘특수성 안의 보편성, 보편성 안의 특수성을 어떻게 하나의 문화 상품 안에 담아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색다른 것이면서 감동을 주는 것을 보여달라. 미국 현지 언론이 ‘비’에게 요구했던 것이 정확히 이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에 시비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도 또한 이땅을 기웃거리는 외국의 문화 상품에 대해 같은 것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우리 시대의 문화, 예술의 화두는 차이이다. 독창성이란 이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이고, 다양성이란 이 차이가 서로를 인정하여 나란히 서는 것이다. 왜 우리가 차이에 집착하고 조금이라도 튀려고 안달하는가. 이제 늙어버린 후기 자본주의의 권태 때문일 것 같기도 하고, 독재 권력의 획일주의에 대한 저항 같기도 하고, 독창성이 고갈되어버린 시대에 대한 짜증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것이 문화제국주의의 권력을 등에 업고 제3세계의 대중 문화를 억압하거나 배척하는 이데올로기, 즉 너희는 그래봤자 원조인 우리의 서투르고 엉성한 아류 아니냐는 식의 비판 논리로 둔갑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류가 할리우드의 파고를 넘으려 한다면, 어쨌든 우리는 그런 요구 앞에 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아가는 것만이 아니다. 지켜내는 데에도 뭔가 새로운 것, 다른 것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마침내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이준익의 ‘왕의 남자’와 500만 관객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곽경택의 ‘태풍’이 다른 점은 무엇이었던가. 결국 차이에서의 차이가 아니었나. 할리우드와 닮게 하기에서는 ‘태풍’이 앞섰고, 기존 역사물 코드와 다르게 하기에서는 ‘왕의 남자’가 앞섰던 것 같다. 색다른 이야기, 차이나는 얼굴, 별난 관계, 곧 차이에 대한 끌림이 ‘태풍’에서 ‘왕의 남자’로 사람들의 발길을 돌려놓았던 게 아닐까. 오만과 편견으로 얼룩진 저 칼럼니스트의 글을 ‘한류는 아류가 아님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충고로 받아들이면 이 상처 받은 자존심이 다른 방식으로 보상 받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이왕주 부산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 [공연리뷰] 연극 ‘그녀의 봄’

    먼저 포스터 얘기부터 해야겠다. 웃통을 벗은 채 눈을 감고 있는 한 남자. 아랫배에 새겨진 화려한 문신과 한쪽 귀에 걸린 귀고리가 요즘 유행하는 동성애 코드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연극 ‘그녀의 봄’(김학선 작·연출)은 이 선정적인 포스터가 유포시킨 소문처럼 동성애 연극이 아니라 통일 이후 겪게 될 남북한 사회의 현실적·정서적 괴리를 진지하게 파고든 작품이다. 극중 한기주가 게이로 설정돼 있긴 하지만 그의 성 정체성이 작품을 끌고 가는 핵심 요소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불필요한 선입견을 심어줘 작품을 잘못 읽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포스터는 분명 문제가 있다. 무대는 남북한 통일 시범지구인 항구도시 경도. 신 경제특구인 이곳은 남쪽이나 북쪽 사람들 모두에게 기회의 땅이자 자본의 논리와 생존의 절박함이 첨예하게 맞부딪히는 욕망의 분출구다. 경도호텔 소유주인 남쪽 기업가 소지성과 북쪽 조직폭력배 조용길의 권력다툼은 수십년간 서로 다른 체제와 이념의 틀에 갇혀 있던 남한과 북한의 불안한 동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반면 조용길의 조직에서 러시안 룰렛게임으로 연명하는 김철희(최원석), 소지성의 여자 경호원 리원석(채국희), 기억이 뒤엉킨 동성애자 한기주(최광일)는 남북한에서 버림받고 절망의 진흙탕에서 뒹구는 주변부 인생들이다. 카지노와 타로점이 어울리는 세련된 무대세트, 화려한 조명, 감각적인 음악, 끊임없이 울려대는 총소리는 얼핏 누아르 영화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스타일에 너무 치중한 탓일까. 정작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남북한 양쪽에서 쫓기는 신세인 김철희, 연인인 김철희를 찾아 경도에 온 리원석, 집에 불을 질렀던 과거를 잊으려다 성 정체성마저 변해버린 한기주 등 주요 인물의 비틀린 과거에 대한 설명이 크게 부족한 탓에 이들의 현재 캐릭터와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작품에 빈 공간이 많다는 뜻이다. ‘자본주의는 말이야, 인민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괴물이야.’ 같은 상투적이고 직설적인 대사도 귀에 거슬린다. 통일시대에 대한 남다른 문제의식과 진지한 성찰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숙성 과정 없이 의욕만 앞섰다는 방증이다.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919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제학 콘서트/팀 하포드 지음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 가보면 우선 다양한 메뉴가 눈길을 끈다. 핫 초콜릿, 카푸치노, 카페모카, 화이트초콜릿 모카 등등. 가격도 2000원대에서 5000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가격은 어떻게 결정됐을까? 원가 때문은 분명 아닌 것 같다. 사실 각각의 메뉴를 만들기 위해 커피 용량을 늘리거나, 시럽, 초콜릿 파우더, 혹은 휘핑크림을 조금 더 사용하더라도 생산 원가는 몇십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이것도 작은 이유에 불과하다. 진짜 원인은 고객 차별화에 따른 수익 극대화에 있다. 생산원가는 모두 비슷하지만 다양한 가격을 매겨놓음으로써 스타벅스는 가격에 덜 민감한 고객들과 그렇지 않는 고객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가격에 덜 민감한 사람은 스스로 호사스런 선택을 할 수 있고, 가격에 민감한 사람은 경제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 경제담당 논설위원을 지낸 팀 하포드가 지은 ‘경제학콘서트’(김명철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이처럼 복잡하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우리 일상에 경제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명쾌히 밝혀주는 책이다. 저자는 스타벅스 커피나 슈퍼마켓, 교통체증, 여행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희소성, 내부정보, 효율성, 시장의 힘, 게임 이론 같은 경제학의 중요한 법칙들이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설명해 준다. 뿐만 아니라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차이점,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의 성장 비결 등을 다루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도 소비는 주먹구구로 하는 현대인들이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책이다.1만 3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열린세상] 스크린쿼터 전격 축소부터 사과해야/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정부는 최근 극장의 한국영화 의무상영 일수를 ‘146일 이상’에서 ‘73일 이상’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이른바 스크린쿼터를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하자 영화계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안성기 장동건 최민식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연달아 1인 시위를 벌이더니 지난 8일에는 영화인들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장외집회까지 열었다. 이와는 별도로 영화인들은 남산의 감독협회 사무실에서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영화인들이 맞서고 있지만 국민의 시선은 예상 외로 차분한 것 같다. 수년 전에 동일한 문제로 영화인들이 들고 일어났을 때에 비하면 김이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기저기 사이버광장에 들어가 보면 영화인들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거나 냉소를 보내는 사람이 상당수에 이른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반응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로 미국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경제논리상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보편화한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 시장에서 우리 상품이 점차 일본 중국 또는 인도 상품에 밀려 1988년 5%대에 근접하던 미국시장 점유율이 2005년에는 그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경제인들은 한·미간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우리가 미국시장을 되찾는 데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반발이 예상보다 미지근한 둘째 이유는 의무상영 일수를 반으로 줄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끼치는 영향이 대수로울 것 같지 않다는 낙관론에서 찾을 수 있다. 영화시장에서 우리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를 까맣게 따돌리고 당당하게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시장논리에 맡겨놓아도 극장업자들이 굳이 우리 영화를 외면하고 할리우드 영화를 선호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우리 영화가 전성기라고 해도 될 만큼 호조를 보이는 것은 민주주의 덕에 표현의 자유가 한껏 보장되고 자본주의의 성장으로 영화제작에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스크린쿼터 요인도 조금은 보탬이 됐겠지만 그 영향력은 그리 큰 것이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다. 사실이 그렇다면 영화인들은 종래와 같은 전면적인 반발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옳고 그르고의 문제를 떠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자유무역협정이라는 것도 그런 예에 속한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차선책을 강구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일이다. 스크린쿼터의 축소를, 우리 영화의 어제를 반추하고 오늘을 점검하여 이를 바탕으로 밝은 미래를 모색하는 전기로 삼는 지혜가 아쉬운 것이다. 그러나 영화인들이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하기 전에 정부 당국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시치미 뚝 떼고 밀실에서 뒷거래를 다 해놓고, 마치 국회에서 날치기 하듯이 불쑥 스크린쿼터 축소를 발표한 행태에 대해 영화인과 국민 앞에 사과하는 일이 그것이다. 의제 자체가 일국의 문화주권과 직결된 것일 뿐만 아니라 영화인들로서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것이므로 정부는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충분한 토론과 설득을 시도했어야 마땅하다. 그것을 외면한 것은 정당한 절차를 무시한 것이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외면한 것이다. 국민은 정책의 실패에는 관대할 수 있지만 국민에 대한 오만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토리노 통신]

    ●미국 퍼스트레이디 로라 부시가 미국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동계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 9일 로마에 도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로라 부시는 이날 바티칸으로 이동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하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오찬을 함께 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치안당국은 올림픽 기간에 토리노에 집결하는 반자본주의·반세계화 시위대가 로라 부시를 겨냥한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70)가 10일 오후 8시(현지시간) 토리노 ‘스타디오 올림피코’ 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파바로티는 지난해 3월 척추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그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네차례 월드컵에서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공연하는 등 국제 스포츠 행사에 자주 출연했다. 개막공연은 TV로 생중계 돼 전세계 20억명이 시청할 예정이다. ●토리노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코스가 시위대 때문에 또 변경됐다. 토리노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9일 토리노에서 서쪽으로 24㎞ 떨어진 아비글리아나 지역을 통과하기로 했던 성화봉송 코스를 다른 곳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는 아비글리이나에서 예정된 시위가 격렬해져 성화봉송자와 주민들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사법당국의 권유에 따른 조치이다.
  • [사설] 해방전후사 건전한 토론 기대한다

    1979년에 첫 출간된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반공·보수 일변도였던 한국에서 학문·저술의 자유를 여는 상징적인 책자였다. 이번에는 ‘해전사’가 좌파 시각에서 쓰였다면서 그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 출간되었다. 다양한 학문적 견해가 보장되는 곳이 선진사회이다.‘해전사’와 ‘해전사 재인식’ 논란이 국가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성숙시키는 방향으로 건전한 역사토론의 장에 오르길 기대한다. 건전한 토론에는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정치목적이 깔린 역사해석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해전사’의 분석이 모두 옳다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해전사 재인식’이 ‘해전사’ 뒤집기에 너무 골몰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일제 식민시기의 자본주의와 경제 발전을 일정부분 인정하는 논리는 결국 식민지 근대화론과 연결된다. 일본인 학자의 논문 형식을 빌리긴 했으나 종군위안부 피해책임을 조선사회의 모순에서도 찾으려는 시도는 위험한 시각이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아직 과거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일본 지도자들에게 자칫 면죄부를 줄 우려가 있다. ‘해전사 재인식’이 탈민족주의에 주목한 점은 기존 보수와 다른 관점으로 주목된다. 앞으로 학계 논의와 후속연구를 통해 국가장래에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반면 분단책임, 한국전쟁과 이승만·김일성 평가 분석에서 보수·진보라는 이념적 이분법에 매달린 부분은 아쉽다.‘해전사’를 반박만 할 게 아니라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문제의식을 갖는 편이 나았다.‘해전사 재인식’ 발간은 뉴라이트 네트워크 소속 학자들이 앞장섰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어야 순수성이 유지된다. 동국대 이사회의 강정구 교수 직위해제 결정은 ‘해전사’ 논란과 맥이 통한다.‘6·25는 통일전쟁’이라는 강 교수 발언의 옳고 그름을 떠나 유죄판결이 나지 않았는데 징계를 서두른 것은 유감스럽다. 미국 등의 한국학 교수들이 우리 학문의 획일화를 우려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을 새겨야 한다.
  • [클릭 이슈]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공방 확전

    [클릭 이슈]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공방 확전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도입이 유력한 가운데 개발부담금제에 따른 논란이 위헌논쟁과 정책의 실효성 문제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정부와 여당은 개발부담금제가 중병을 앓고 있는 재건축 시장의 특효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조합 등은 개발부담금제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정부·여당도 개발부담금제가 일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위헌 소지를 없앨 수 있는 방안으로 개발부담금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한 정책이다” 개발부담금제 도입을 제안한 박헌주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장은 공익적 차원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건축 조합원들의 재산권이 일부 침해를 받을 수는 있지만 개발부담금제로 인해 재건축 시장이 바로서게 되면 그에 따른 이익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얻게 된다는 주장이다. 박 원장은 현행제도에는 재건축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 장치가 없기 때문에 조속한 개발부담금제 도입 등의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헌론자들은 재건축 때 일정비율의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짓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나 재건축에 따른 모든 임대주택은 지방자치단체가 재건축조합으로부터 매입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개발이익 환수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건축 때 지어진 임대주택을 지자체가 원가에 매입하면 재건축 조합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개발이익 환수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일부 주택을 무상으로 기부채납하는 방식 등이 뒤따라야 명실상부한 개발이익 환수”라고 덧붙였다. 토지정의시민연대 남기업 사무국장은 “재건축조합이 일정비율을 소형주택으로 지었다 해도 일반에 분양하지 않느냐.”면서 “때문에 소형주택의무비율제도 개발이익환수조치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법률 전문 변호사도 “제도의 효율성 차원을 떠나 정부가 정책 재량 범위 내에서 투기를 방지할 입법 목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재건축 개발부담금 제도를 위헌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소견을 밝혔다. ●“재산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했다” 재건축조합측은 개발부담금제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단언한다. 바른재건축실천전국연합(재건련) 김진수 회장은 “개발부담금제는 과도한 사유재산권 침해일 뿐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현재도 기반시설부담금제, 임대주택의무비율제 등의 제도가 있는데 또다시 개발부담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을 벗어난 제도라는 것이다. 전국 재건축 조합장과 추진위원장들로 구성된 재건축 법률제도개선위원회는 최근 잇따라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당초 오는 10일로 예정된 국회 공청회를 무기한 연기하는 대신 장외투쟁 등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법리검토를 거쳐 헌법소원을 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정창무 교수는 “사업이윤이 확보되지 않는 사업을 하라는 것은 자본주의의 시장경제에 어긋난다.”면서 “신축 아파트에는 물리지 않는 부담금을 재건축에만 물리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합리적 근거를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개발부담금제 정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재건축 대상 단지를 옥죄면, 이미 추진 중인 재건축 아파트나 기존 아파트값만 더 오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전문가는 “재건축은 강남에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재건축을 막아 공급이 줄면 강남의 집값은 오히려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재건축만 규제할 것이 아니라 강북 뉴타운 건설 등 지금까지 내놓은 정책부터 조속히 시행하는 것이 순서”라고 꼬집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SK 제주 연고이전 의미

    프로축구팀인 부천 SK가 제주도로 연고지를 이전하기로 확정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우리나라에도 이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마케팅이 시작되기를 기대해본다. 수익을 내는 것이 프로스포츠의 근본 존재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개인 종목을 제외하고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게 당연한 현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프로 스포츠 시장이 왜곡되어 있다. 단체 스포츠 종목의 프로 구단은 모두 대기업의 홍보 수단으로만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프로스포츠 구단의 흥망은 해당 스포츠의 인기가 아니라 그 팀을 후원하는 기업의 경영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기현상이 반복되었다. 이런 사태가 반복된 원인은 프로스포츠의 태생적 한계 탓이다. 한 푼의 이익을 얻기 위해 십리를 가는 게 장사꾼이라는 옛말은 현대 자본주의에서 더욱 정확하게 나타난다. 스포츠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면 대자본이든 소자본이든 몰려들게 마련이다. 프로스포츠가 발전한 나라는 모두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대자본이 스포츠에 참여했고 목적에 어울리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처음의 기대대로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수익을 만들어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보고 그대로 안 되면 미련 없이 철수해버리는 게 자본의 속성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모델이 나타난 예는 영화와 음반 등 연예 산업이다. 차세대 미디어 산업에 필요한 콘텐츠 확보를 목표로 많은 자본이 이들 분야에 투자되었지만 현재까지 남아서 목표대로 수익을 올리는 자본은 많지 않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 가운데는 전문적인 인력 확보에 실패한 점도 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지만 스포츠와 연예 산업은 전문 인력과 경험이 없으면 실패할 확률이 가장 높은 분야다. 그나마 연예 산업 투자는 수익을 내려는 명확한 목적이라도 있었던 데 비해 스포츠에 투자된 자본은 기업 홍보라는 소극적인 목표에 안주했고 결국 관중수라는 좁은 목표에만 시야가 국한되었다. 현대 스포츠 산업의 수익 창출 경로는 크게 스폰서십, 중계권, 입장권 판매를 비롯한 구장 수입, 라이선싱 등으로 나뉜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단위가 크고 영향력이 강한 수익 창출 수단이 연고지 이전과 신규 가입을 둘러싼 프랜차이즈 마케팅이다. 프로 구단이 이전해 오거나 새로 창단되면 연고 도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이란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주도는 이번 축구팀의 유치에 대한 대가로 2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향후 원정팀이 제주도에 머물며 써야 하는 비용만 해도 그 값어치는 충분하다. 골칫거리이던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문제를 해결하고 제주 유나이티드FC라는 구단 명칭으로 제주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제주도가 투자한 비용의 몇 십 배는 넘어선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전당포 성행…외국인 발길도 북적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전당포 성행…외국인 발길도 북적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좀 더 쳐줄 수 없나요? 급전(急錢)이 필요해서요….” 직원의 표정이 탐탁지는 않아 보인다. 그래도 물건을 이리저리 훑어보는 게 어느 정도 형편을 봐줄 모양이다.‘협상’은 의외로 간단히 끝나고 학생으로 보이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는 몇푼을 받아쥐고 총총히 사라진다. 설(春節)을 며칠 앞두고 있던 지난주 베이징 도심의 한 전당포 풍경.1980년대 중반까지 서울에서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전당(典當)’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업소의 작은 유리 현관문이 제법 바삐 움직이고 안쪽에서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는 이런 모습들이 요즘 베이징에선 그리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중국인민공화국의 출범과 함께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낙인찍혀 전당업이 공식 금지된 과거를 생각해보면, 역시 또 하나의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아닐 수 없다. ●부활하는 전당포 1949년 공화국 출범 이후 공식적으로 금지된 전당업이 서서히 부활한 건 80년대 개혁·개방이 시작되면서부터다. 하지만 그나마 구색을 갖춘 건 지난 10년 남짓이다. 그 넓은 중국땅에 전당포 수는 고작 1400개를 밑돌 정도다. 국가가 업계 진출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업소 등기비용마저 200만위안(약 2억 6000만원)에서 300만위안(약 3억 9000만원)으로 올렸다. 이쯤되면 통념상의 전당포가 아니다. 제법 구색을 갖춘 사(私)금융이랄 수 있다. 베이징에서 전당포 경영자격을 받은 곳도 59개뿐이다. 그럼에도 올해 전국에서 ‘전당포 경영자격’ 신청 예상자가 500여명이라고 하니 전당업이 분명 신(新)산업으로 확장되는 양상임에는 분명하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연말연시와 이번 설에는 매출이 20∼30% 늘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지난해 크리스마스부터 외국인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해 설 들어 절정을 이뤘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외국인 고객 “외국인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요. 대부분 학생들이에요. 무슨 일 때문인지는 안 물어봐요, 업계 관행상…. 개인적인 문제는 절대 물어보지 않거든요. 그래도 느낌으로 대강은 알지요….” 주로 술값이나 유흥비로 펑크난 학비나 과외활동비 등을 메우려 하거나, 갑자기 꾸려진 여행팀에 참가하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국적도 다양하다. 한국, 일본인에서 필리핀 등 동남아인, 미국사람, 유럽사람까지. 외국인 유학생이 많다는 건 한국 유학생도 주요 고객이라는 말과도 같다. 대부분은 알음알음 소개를 받아서 온다고 한다. 외국인 고객의 주축이 학생들이다 보니 주요 품목이라는 게 노트북, 카메라, 휴대전화, 시계, 반지 등이다.“학생들로부터는 귀금속이나 의류·액세서리 가운데 가끔 ‘명품’도 들어오는데 중고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정도로 쳐준다.”고 한 점원이 귀띔해준다. 외국인 가운데는 여행객도 많은데 귀국행 비행기표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외교관도 있다고 하는데 쉽사리 믿기지는 않는다. ●역시 중소기업인이 단골 그러나 역시 업소의 주요 고객층은 중소기업주와 자영업자들이다. 거래량으로 따지면 주민이 60%가량으로 가장 많지만 금액수로 따지면 중소기업주와 자영업자들이 제일 많다. 중소기업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전당포를 찾는 이유는 세계 공통인듯 하다. 역시 은행 문턱이 높아서다.“은행은 수속이 복잡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평가비, 담보비, 변호사비 등을 내야해요. 전당포는 그렇지 않지요. 빠르고, 편하고….” ‘만만디’ 중국에서 전당포가 경쟁력을 얻어가는 이유인가보다. 이유는 또 있다.“이미 은행 대출이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죠. 은행 대출을 연장하거나 대출을 더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전당포를 찾지요.” 특히 설을 앞두고는 많은 기업주들은 상여금 지급 압박을 느끼기 때문에 전당포의 대목은 설이다. 요즘 세상에 상여금을 주지 않으면 직원들이 그냥 나가버리기 때문에 사람을 잡아두려면 전당포를 이용해서라도 상여금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설을 앞두고 회사 공용차 몇대를 한꺼번에 맡기고 돈을 받아가는 기업주들도 많았어요.” jj@seoul.co.kr ■ 3만위안 넘으면 경매… 부동산만 처분금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전당포에는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저당기한과 전당품 처분 방식에서 주택만 유독 달리 대접을 받는 일이 대표적이다. 저당기한은 보통 달로 계산한다. 계약 쌍방이 상의한 뒤 최종 저당기한을 확정하는데 일반적으로는 6개월을 넘지 않는다. 기한이 되면 연기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한이 됐는데도 물건을 찾으러오지 않으면 ‘저당관리방법’ 규정에 따라 처리된다. 물론 판매 처분이다. 다만 인민폐 3만위안(약 390만원)을 기준으로 처리 방식이 달라진다.3만위안 이하 저당품은 전당포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지만 3만위안 이상의 저당품은 반드시 경매를 거쳐야 한다. ●주택은 절대 처분 금지 처분 금지 대상도 있다. 주택 등 부동산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가가 금지하기 때문이다. 전당포로선 억울하지만 돈을 갚지 않으면 잘 구슬러서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 이자율을 낮춰주기도 하고 기간을 연장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인다(銀達)전당주식회사의 천타오(陳濤)는 “부동산을 저당잡히고 찾아가지 않은 사례는 겪어본 적도 없다.”면서 “주변에서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전당 주요 품목 1등은 역시 부동산이다. 평균적으로 부동산이 전체 전당 물량의 60%쯤 되고 업소에 따라서는 90%나 되는 곳도 있다. 가격도 부동산은 후하게 쳐주는 편이다. 현장실사 등을 거쳐 보통 시세의 70%까지 값을 쳐준다. 부동산을 제외하고 주요 품목은 역시 승용차, 각종 채권, 귀금속 등이다. 한때는 주식이 엄청나게 전당포로 쏟아진 적도 있다고 한다.2003년 전당업계 총물량 가운데 70% 이상이 주식이었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2003년을 기점으로 주식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국채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자동차는 대개 50만위안(약 6500만원) 이상 고급차량이 주류라고 한다. 한달 관리비만 해도 5000위안(약 65만원)이 넘기 때문에 가격이 10만위안(약 1300만원) 미만의 차를 전당잡히면 나중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한국 사채보다 낮은 이자율 전당의 약점은 역시 수수료가 비싸다는 점이다. 부동산을 예로 들면 은행은 연 이자율이 5.58%이지만 전당은 월 3.2%, 즉 연 38.4%로 7배 가까이 비싸다. 그래도 한국의 어지간한 사채보다는 싸다. 전당포의 주 수익은 전당수속비에서 온다. 전당수속비는 가치평가비용, 보관비용, 보험 등 종합비용과 이자를 말한다. 이 두가지 비용은 국가가 허가한 합법적인 비용이다. 최근 중국 젊은이들은 집이나 차를 산 뒤 할부금 납부 등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 ‘월급카드’ 등을 맡기고 돈을 빌려간다. 은행감독원이 금지하는 일이지만 종종 벌어지는 일이라고 한다. 유학 지망생들이 유학 수속을 위해 유학서류를 전당잡히는 일도 많아졌다고 한다. 비자발급 과정 등에서 요구하는 20만위안(약 2600만원)의 출국 보증금을 전당포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jj@seoul.co.kr ■ “저당품 평가사 귀한몸 웃돈 얹어서 스카우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사람 빼가기’가 중국의 전당업에서도 예외가 아니에요. 보통 치열한 게 아니지요.” 인다(銀達)전당주식회사의 천타오(陳濤)가 전한 업계 상황이다. “지금까지 전국에 저당품 전문평가사를 육성하는 기관이 없었습니다. 갑자기 수요는 폭증하고 숙련된 인재는 달리니 현직에 있는 분들을 웃돈을 얹어 모셔오는 수밖에요….” 감정사가 필요한 분야는 주로 보석 분야다. 지금 전당포에서 일하는 감정사들의 대부분은 지질대학 보석감정과 졸업자라고 한다. 그는 “좋은 평가사는 복합적인 인재여야 한다.”고 했다. “평가사는 모든 분야의 지식을 알아야 하는데, 예를 들면 저당품의 진위(眞僞)나, 각종 상품의 품질과 가격 등 광범위하게 많은 경험을 축적해야 하지요. 특히 자주 시장에 가서 시세를 알아봐야 되는데, 그러려면 부지런해야겠지요.” 천타오는 “시대 발전의 추세를 보면 전당포의 앞날은 밝다.”고 단언했다. 그는 “왜냐하면 중국 정부가 비교적 전당업을 지지하고 있거든요. 본래 은행이 해야 할 일이지만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수요자들과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전당포가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은 여기서 생기지요.” 중국의 전당포는 수천년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고, 전체적으로 업계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발전의 여지가 많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최근 베이징에 있는 일부 전당포가 경영문제로 문을 닫기도 했기 때문에 전당업에 대한 투자는 조심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인다(銀達)는 현재 전국적으로 1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전당업계의 중견업체다. 올해 1개뿐인 베이징 영업장을 4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jj@seoul.co.kr
  • [기고] 한류와 문화수출정책/최현주 파라다이스 문화재단 상임이사

    한류가 아시아의 대표문화로 살아 남는 길은 무엇일까. 우리는 대부분 몇백만명의 관객이 극장에 왔다는 식의 한류의 상품성과 그 가치에 매달려있으며, 최근 들어 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소 인식한 정도다. 그러나 아시아가 공동으로 수긍할 수 있는, 콘텐츠를 뛰어넘는 한류의 대표적 정신계를 파악하는 길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은 20세기 이데올로기의 실체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붕괴되고 중국의 서양화 이후, 마르크스의 존재감은 우리에게서 지워졌다. 즉 좌파라는 이데올로기의 실체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물론 분단 조국이라는 현실이 우리가 갖고 있는 특수 현상이기는 하지만 국제 관계라는 커다란 지도를 펴놓고 볼 때, 우리는 어쩌면 진정한 이데올로기가 아닌 과거의 습관적 정신계에 집착하며 좌파·우파를 거론하는지도 모른다. 즉 마르크스의 실체보다는 사라진 마르크스의 그림자에 시달리며, 집착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라진 이데올로기의 부재감 속에서 문화가 대중의 정신계를 지배하며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다. 실제적으로 우리보다 약 60년 전 문화 수출에 성공한 미국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이러한 실례가 잘 나타나 있다.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이 선언되자, 미국은 1950년대말과 60년대초, 문화 수출을 통해서 타국에 자신들의 정신계를 심는 전략을 쓰게 된다. 그들은 문화의 본질이 정신계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학자들의 연구를 토대로 ‘자유’라는 미국의 대표정신계를 정립시켰다. 그리고 이 정신계를 동부 유럽과 제3세계의 대중들에게 심기 위한 통로로 할리우드와 로큰롤 같은 대중문화를 창출해냈다. 이 과정에서 미정부는 대중문화를 통해 ‘자유사상’을 전파함으로써 공산화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유럽에 맞바람을 일으켰고, 자유사상을 20세기의 새로운 문화정신으로 수출하였다. 또한 뉴욕에 예술가들을 위한 미술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유럽의 예술가들을 뉴욕으로 이주 정착하게 만들었다. 세계예술의 중심지가 파리로부터 뉴욕으로 이동했던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순수예술을 움직이는 것도 결국에는 자본의 힘이라는 결론으로 치닫게 하였다. 즉 ‘자유’와 ‘자본주의’라는 미국의 정신계를 세계에 심었던 것이다. 그들이 이와 같은 문화 수출 전략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이유에는 그들만의 숨겨진 목적이 있었다. 즉 첫째, 유서 깊은 유럽문화와 비교할 때 그들이 갖고있는 문화적 자격지심을 극복한다. 둘째, 미국민의 정신적, 문화적 자존심을 세움으로써 정치적 위상을 부각시킨다. 셋째, 미국 문화의 세계화에 따른 시장을 확장한다. 넷째, 자유사상을 유럽의 대중에게 이식함으로써 유럽의 공산화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20세기 문화수출 전략의 중심에는 1960년대 미국의 문화제국주의, 그리고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미국이 제3세계의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도전하기 시작한 ‘후기식민지 문화 연구’가 있다. 이들은 자국의 문화뿐만 아니라 세계의 문화와 그 구성원들의 ‘정신계’를 파악하면서 그에 따른 문화적 전략을 모색해왔다. 이와 같이 문화 수출 전략이란 정신계의 장악을 노리는 헤게모니 전쟁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21세기,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정신계를 바탕으로 탄탄한 문화전략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문화는 내용과 형식이 함께하는 진정한 문화 수출 사례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강력한 문화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현주 파라다이스 문화재단 상임이사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