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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해외 중산층 지원사례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해외 중산층 지원사례

    서구 자본주의 발전과 함께 나타난 병폐 가운데 하나가 양극화 현상이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평소 일자리 창출 혹은 실업자 구직 방안 등 얇아져만 가는 중산층을 보호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몰아닥친 글로벌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긴급 처방을 잇따라 발표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중산층과 서민 지원 정책의 비중을 높였다. 장기적으로 미국은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영국은 사회이동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국가별 중산층 지원 현황과 대책을 점검해 본다. ■미국-기술훈련·대학교육 강화 추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산층이 강해야 강한 미국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경제위기로 타격을 받은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지원해 중산층을 두껍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이든 부통령 TF팀 진두지휘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취임 직후인 지난 1월말 백악관에 중산층태스크포스(MCTF)를 구성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이 위원장으로 태스크포스팀을 이끌며 노동·보건·교육·상무·에너지장관, 국가경제위원회(NEC)와 예산관리국, 국내정책위원회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등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태스크포스의 주요 역할은 중산층을 지원할 수 있는 단·장기 정책들을 개발, 이행하는 데 있다.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고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것 못지않게 기존 정책들 중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들을 재검토하고, 제도개선을 통해 즉각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태스크포스는 교육과 평생 직업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소득을 증대시키며, 일자리의 안전을 확보하고, 퇴직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것도 지속가능한 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녹색 일자리의 창출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7870억달러(약 953조원) 규모의 경기부양법을 중산층을 강화하는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태스크포스는 바이든 부통령 주재로 2월27일 첫 회의를 가진 뒤 한 달에 한 번꼴로 전국을 돌며 공개 정책회의를 열어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적 대안들을 발표하고 있다. 지금까지 7차례 회의를 갖고 녹색 경제와 일자리 창출, 경기부양법과 중산층, 대학 교육의 기회 확대 방안, 제조업 지원대책, 건강보험 개혁과 노년층 지원 대책 등을 논의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는 녹색 경제의 비전과 가능성을 논의했다. 지난 5월22일 덴버에서 열린 4차회의에서는 1차 회의 때 논의된 내용들의 후속조치를 발표,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 미 노동부는 경기부양자금 중 5억달러를 투입, 녹색 일자리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車 부품업체 사업 다각화 유도 교육은 중산층을 두껍게 하는 열쇠다. 미주리대학에서 열린 대학교육 확대와 중산층을 주제로 열렸던 3차 회의에서는 중산층의 교육비 지출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어 지난 9일 뉴욕주 시라큐스대학에서 열린 7차 회의에서는 법을 새로 만들거나 개정하지 않고도 개선할 수 있는 후속조치들이 발표됐다.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한 정책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자동차 등 제조업의 위축으로 타격을 입은 중소 부품업체들이 풍력발전용 터번 등 녹색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도록 정보와 기술 등을 지원해 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kmkim@seoul.co.kr ■일본-아동수당 지급 등 직접지원 선택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국민 스스로 “일본은 부유한 나라라는 말은 옛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단적인 예로 1996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세계 3위를 지켰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7년 3만 4326달러(약 4150만원)를 기록, 19위로 밀려난 데다 주요7개국(G7) 가운데 최하위라는 까닭에서다. 일본 국민들의 80%가량은 한때 중류층 의식이 팽배했다. 중류층은 소득·수입의 ‘흐름’, 중산층은 자산·재산의 ‘축적’의 개념이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종신고용과 연공서열형 임금구조의 정착에 따라 재산의 과다보다 근로소득의 높낮이가 더 중요하게 인식됐기 때문이다. 1970년대 경제성장과 더불어 당시 인구 1억명 전체가 중류층이라는 ‘1억총중류’는 1990년대 초 버블붕괴 때까지 통용이 됐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과 함께 중산층 의식에도 균열이 생겼다. ●전체 근로자 33%가 비정규직 2001년 4월부터 5년 5개월 동안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구조개혁은 사회 격차를 한층 심화시켰다. 비정규직의 양산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정규직은 190만명이나 감소한 반면 비정규직은 330만명이나 증가했다. 지난 4~6월 총무성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5105만명 가운데 33%인 1685만명이 비정규직이다. 근로자 3명 중 1명꼴이다. 또 사회의 중추인 35~54세가 무려 58.6%를 차지했다. 일하는 빈곤층(워킹푸어)도 적잖다. 지난해 12월 현재 생활보호대상자는 115만 9630가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민주, 복지·가계중심 정책 내걸어 정권교체의 배경과도 통하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하토야마 정권은 ‘국민생활이 제일’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앞서 아베 신조 정권은 실패하더라도 몇 번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사회의 건설을 위해 ‘재도전 지원종합대책’를 세웠다. 아소 다로 정권도 ‘안심사회의 실현’을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문제는 총리들이 1년도 안 돼 교체된 탓에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민주당 정권은 자민당과 달리 성장·기업지원 중심에서 복지·가계 중심정책으로 전환했다. 또 직접적인 국민생활 지원책을 선택했다. ‘중류층의 재건’을 겨냥해서다. 예컨대 아동수당을 중학교 졸업 때까지 월 2만 6000엔(약 33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했다. 공립고교의 수업료 무상화, 월 7만엔의 최저 연금보장, 월 10만엔의 직업훈련비 지급 등도 시행한다. 특히 고용보험의 가입조건을 완화하는 한편 시간평균 최저임금도 현행 713엔에서 1000엔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민주당의 정책과 관련, “직접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10~20년 지속발전가능한 장기 플랜을 제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hkpark@seoul.co.kr ■유럽-복지시스템 등 사회안전망 늘려 유럽 주요 국가인 독일, 영국, 프랑스의 경우 평소 일자리 창출 혹은 실업자 구직 지원 정책 등으로 중산층과 서민을 지원하는 데 비중을 둔다. 또 부유세 등으로 고소득층에 대해 세금을 많이 거둬 복지시스템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는 경제위기를 맞아 경기부양 정책을 발표하면서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감세조치 등 직접적인 지원 방안을 강화한 것도 최근 두드러진 변화다. ●英·獨 부유세 거둬 서민층 지원 영국은 1990년대부터 ‘일을 통한 복지’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중산층 강화에 주력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미래전략처가 ‘사회 이동 국가전략’이라는 국가전략을 발표하면서 노동자 직업훈련과 청소년 교육 등에 중점을 둔 중산층 대책을 발표했다. 또 지속적 기술혁신과 저탄소경제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24일 발표한 200억파운드(약 44조 7000억원)의 경기 부양책 가운데 저소득층과 영세업자의 세제지원을 포함했다. 또 연간 15만파운드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 최고 한도를 40%에서 45%로 높였다. 독일의 경우는 2003년부터 사회 모든 분야의 개혁을 목표로 ‘어젠다 2010’을 추진하고 있다. 그 가운데 신규 고용 확대와 일자리 창출 지원, 실업자의 구직 지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산층 강화와 관련해 주목할 부문은 노동시장개혁과 실업대책이다. 구체적으로 실업자 대책을 지원보다는 취업 알선 위주로 전환하고, 청소년 직업훈련 자리 확충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또 노령화 사회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니셔티브 50 플러스’ 프로젝트를 도입, 50세 이상 연령자의 재교육과 재취업을 촉진하고 있다. 연소득 25만유로(약 4억 445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거두던 ‘부유세’를 42%에서 45%로 올려서 중산층과 서민층 지원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도 고질적인 고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경제위기가 시작된 지난해 중산층에 대해서는 소득세 감면 등 호의적 방안을 제시하는 반면 사용주에 대해서는 엄격한 책임을 요구하는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佛 개인사업자 부가세 일괄 인하 또 식당 등 개인사업자에 대해 부가세를 일괄 인하해 중산층과 서민의 구매력 강화를 돕고 있다. 내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업에 부과하는 ‘지방 기업세’를 폐지, 공장들이 프랑스를 떠나지 않게해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스페인은 노동자와 자영업자에게 1인당 400유로씩 소득세를 환급해 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스위스는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으로 650개 회사에 5억 5000만프랑(약 676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中 ‘일가양제’ 척결 나서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요즘 중국에서는 ‘일가양제(一家兩制)’라는 말이 화제다. 원래 홍콩, 마카오 등의 자본주의식 자치권을 인정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에서 빌린 이 말은 처음엔 부부가 공직자(관)와 직장인(민)으로 나뉘어 근무하는 가정을 지칭했지만 최근엔 부패와 관련된 용어로 사용된다. 뇌물 등으로 형성한 재산을 해외에 빼돌려 놓고, 배우자와 자녀들도 외국 국적을 취득시켜 내보내거나 준비 중인 상태에서 태연하게 근무하는 공직자 가정을 ‘일가양제’라고 일컫는다. 위기가 닥치면 손쉽게 외국으로 도망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다른 말로는 ‘다국적 가정’이라고도 한다. 중국 정부가 ‘일가양제’ 척결에 나섰다.14일부터 시작된 중국 공산당의 17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도 ‘일가양제’ 근절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개혁·개방 이후 해외로 도피한 부패 공직자는 모두 4000여명으로 이들이 빼돌린 재산만 500억달러(약 60조 5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2004년까지의 통계여서 최근까지의 해외도피 공직자와 도피재산 규모는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들을 강제로 송환해 처벌하는 게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초부터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유엔반부패협약에 가입하고 돈세탁방지법을 제정하는 한편 세계 40여개국과 범죄인인도협정 및 수사공조협약 등을 맺는 등 강력한 제도를 갖추기 시작했지만 송환돼 처벌받은 공직자 숫자와 재산환수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아예 ‘예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직자들의 재산신고 때 배우자와 자녀 재산을 함께 신고하고, 배우자와 자녀의 외국 국적 및 영주권 취득 현황 등도 보고토록 강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가양제’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stinger@seoul.co.kr
  • 조순 전 경제부총리 초청 모임

    세계미래포럼(이사장 이영탁)은 18일 오전 7시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조순 전 경제부총리를 초청해 ‘경제위기 이후의 자본주의’를 주제로 조찬모임을 갖는다.
  • 이두식표 오방색 추상화 中 대륙을 사로잡다

    이두식표 오방색 추상화 中 대륙을 사로잡다

    │베이징 문소영특파원│ “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생처럼 손발톱과 수염을 안 깎고 그대로 내버려 둘 정도로 떨리고 잠도 못 자고 했습니다.” 이두식(63) 홍익대 교수는 12일부터 열린 중국 베이징 금일미술관(Today Art Museum) 초대전 개막식 행사가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3~4개월 전부터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몸무게도 3~4㎏이 빠졌다. 182㎝의 키에 이목구비가 크고 우락부락한 인상이라 중국 데뷔를 앞두고 초조했다고 말하니 살짝 믿기지 않았다. 이 교수의 그림들은 빨강, 초록, 파랑, 노랑, 검정 등 오방색을 뿌리고 칠하는 추상화다. 이같은 그림을 1988년부터 벌써 20년째 그려와서, ‘이두식 작가’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이 교수는 “매너리즘에 빠진 것처럼 느껴져서 이번 베이징 전시부터 원색을 빼고 그림을 그리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2002년 암으로 작고한 아내의 소망을 뒤늦게 실현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두식표 그림뿐 아니라 색채가 다소 빠져나간 추상화, 수묵 그림, 대학시절부터 1987년까지 그렸던 드로잉 작업들도 선보였다. 이번 전시의 기획자는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중국관 커머셜리스트인 짜오리 중앙미술학원 교수. 그는 개막식에 참석해 “서양 자본주의 영향으로 팝아트적 경향만으로 흐르고 있는 중국현대미술에 수묵정신을 소개하고 동양추상주의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 이 교수를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식에는 광루옌 현대미술대표 작가, 연출가 손진책, 소설가 김정현, 노재순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주중 한국대사와 영사 등이 참석했고 전국방송인 중국의 CCTV가 행사를 보도했다. 이 교수의 원래 그림은 완벽한 데생에 기초한 구상화였다. 경북 영주 이중강 사진관 집 아들이었던 이 교수는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엄지손톱만 한 사진 원판의 주인공을 완벽하게 높은 코와 피부를 가진 인물들로 바꾸어 놓을 수 있었다. 서울예고에 입학하기 전까지 아주 가늘고 연약한 연필로 사진을 교정했단다. 70년대 수출용 풍경화도 생계를 위해 7년 남짓 그렸다. 1976년 명동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은 구상화였다. 그의 그림이 워낙 인기가 있어서 그 후로 구상화를 10여년 계속 그려야 했는데, 그는 그것이 싫었다고 했다. 그래서 “어느 날인가 돈에 아부하는 작가처럼 보이는 것도 싫고 해서 그림을 바꿔야겠다고 마음먹고 대학 때 시도했던 추상화로 건너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4000여점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는 그림이 필요하다고 하면 기꺼이 그림을 그려줬고 그의 손에 남아 있는 작품은 거의 없다. 그는 대한민국 사람 모두 자신의 그림을 한 점씩 소장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쟁이다. 언젠가 자주 가는 홍대 앞 사우나 때밀이가 새로 산 20평대 아파트에 이 교수의 작품을 걸고 싶다며 이 교수 관련 스크랩북을 보여주자 기꺼이 대형 판화를 선물한 기분파이기도 하다. 중국 데뷔 전시라고 하지만 지난 2003년 베이징비엔날레에 참가했고, 그때 작품이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베이징 중국미술관에 소장됐다. 지난해에는 상하이시 정부가 10년간 아틀리에를 무상 제공했다. 그 아틀리에 옆방이 영화 ‘와호장룡’의 음악감독 탄툰의 작업실이란 점도 화제다. 지난 5월에는 루쉰미술대 전시관에서 초대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에 발맞춰 베이징 798예술특구에 위치한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10월 10일까지 이두식 회화전이 열린다. symun@seoul.co.kr
  • 돈·학벌 중심… 12일의 한국 남성상 계보찾기

    돈·학벌 중심… 12일의 한국 남성상 계보찾기

    책 제목이 ‘씩씩한 남자 만들기’이다. 언뜻 제목만 보면 건강하고 튼튼한 아이 기르기를 알려주는 아동교육서나 이상적인 남성상을 찾도록 도와주는 자기계발서가 떠오르기도 한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의 ‘씩씩한 남자 만들기’(푸른역사 펴냄)는 학문적으로 접근한 한국의 남자 이야기이다. ●구한말 급격한 변화 겪으며 ‘몸의 훈련’ 중시 책은 ‘한국에서 남자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저자는 오늘날 각광받는 ‘한국의 남성상’으로, 자본주의의 보편적 원리인 ‘경제력’과 함께 ‘학교’ 간판을 가진 학력 자본의 소유자를 꼽는다.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정기적으로 체력을 단련하는 남성일수록 자본주의적 생산 능력이 좋다는 것이 근대 세계의 통념이다. 구미 남성이 마치 중산계층의 표시처럼 조깅을 하고 몸을 만드는 것도 이런 까닭일 수 있다. 동유럽이나 중남미에서도 ‘근육이 없는 남성’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명문대 졸업생’과 ‘엘리트 대기업 사원’이라면 그 정도의 (체력적으로 떨어지는)결함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심지어 근육질형 남성보다는 밤을 새면서 잔업을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남성이 ‘철인’ 소리를 듣는다. 저자는 ‘경제력’이 최우선인 한국 남성상 속에 서로 무관해보이는 ‘훈련주의’가 묘하게 녹아 있다는 데에 흥미를 느끼며 한국 남성상의 계보를 캐낸다. 학창시절에서 군복무, 직장생활에 이르는 기간동안 거듭되는 훈련으로 한국 남성들에게 ‘훈련주의’는 일상이다. 군대에 다시 끌려가는 것을 ‘악몽’이라고 하면서도, 남자라면 군대에 갔다와야 한다거나 군대 경험담을 늘어놓으며 대화를 이어간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해병대 캠프에서 극기훈련을 받기도 한다. 이런 ‘이중적 모습’이 어떻게 익숙해진 것일까. 저자는 이 원인을 1890∼1900년대에 진행된 급격한 변화에서 찾는다. 퇴계, 율곡 등으로 대표되는 유교적 전통사회의 남성상은 보통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이었지만, 19세기 말 나라가 위태로워지면서 ‘몸의 훈련’이 사회 전반에 중요한 기본으로 인식됐다는 것이다. 전통사회에서 사대부를 비롯한 선비들은 비상한 학습 능력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고, 고상한 몸가짐을 갖춘 이들을 대장부라 불렀다. 세상의 부조리에 화를 내는 비분강개의 정신을 갖췄지만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는다. 폭력 행사라는 것은 ‘상것’들이나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나라의 존립이 위협받으면서 선비들도 행동을 요구받게 됐다. ●미래 남성상은 ‘배려’와 ‘돌봄’ 1904년 러·일전쟁 발발 후 일본의 한반도 점령이 가시화되자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일간지들이 새로운 남성상을 강조하면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켰다. ‘제국신문’은 부국강병, 식산흥업(殖産興業) 등의 담론을 전개했고, 학회지 ‘서우’는 강장(强壯) 활발한 남성을 국가 융성의 기본으로 보며 고정란의 상당부분을 ‘체육 장려’에 할애했다. 급진적 민족지 ‘대한매일신보’의 편집자 박은식은 잡지 기고에서 “문사를 익히고 무예를 배우는…방법이 실로 활동적이요…감히 동작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니 이렇게 하고서야 어떻게 몸을 기를 수 있단 말인가.”라며 새로운 남성적 국민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적 체력을 독립과 근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삼은, 소위 ‘신체적 민족주의’는 운동장에서 더욱 공고해진다. 운동회, 체조, 군사 훈련 등을 애국적이고 심신건전한 국민이 되는 핵심 과정이라 여기면서, 운동장에서 몸을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정해진 규율을 정확히 수행하는 이상적 남성상이 길러졌다. 이 분위기는 유럽 열강에서 들어온 스포츠 문화와 만나 더욱 확산된다. 1890~1900년대 남성상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던 저자는 ‘한국의 남성상의 지향점은 어디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박정희 시대의 ‘체력 단련을 위해 노력하는 국민’, 재벌 시대의 ‘수출 전사’, 2000년대 ‘웰빙족’까지 당대의 남성상을 언급한 저자는 이를 대신할 미래의 남성상으로 ‘배려’와 ‘돌봄’을 할 줄 아는 남성을 제안한다. 가족 안에서는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고, 사회에서는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과감히 자신을 던지면서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애쓰는, 폭넓은 의미의 ‘배려’와 ‘돌봄’이다. 1만 29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여러명 모이면 문제 발생” 佛내무장관 아랍인 비하발언 논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측근인 브리스 오르트푀 프랑스 내무장관이 아랍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일간 르 몽드가 10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52초짜리 동영상을 보면 오르트푀 장관은 지난 5일 남서부 세뇨스에서 열린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 하계 대의원대회에서 아랍 출신 활동가 아민과 이야기하던 도중 “(아랍인은) 언제나 한 명만 필요해. 한 명만 있으면 괜찮은데 여러 명 모이면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동영상이 올라가자 야당과 인종차별 반대 시민단체 등은 즉각 비판했다. 브누아 아몽 사회당 대변인은 “그가 사임하느냐 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그가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장관직 사퇴를 촉구했다. 녹색당과 반자본주의신당 등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흑인시민단체연합회의 파트릭 로제 회장은 “프랑스 장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르트푀 장관 측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려는 저열한 시도”라고 일축한 뒤 “언행의 어느 한 부분도 젊은 활동가의 인종 출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오르트푀 장관이 문제 발언을 한 상대인 아민 역시 “부적절한 발언은 아니었고 모욕적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다.”고 거들었다. 오르트푀 장관의 발언에 반발이 거센 것은 그의 인종 정책이 강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조언자)이자 친구인 그는 2007년 이후 올해 초까지 이민부 장관을 지내면서 프랑스 불법이민자 추방의 선봉에 섰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작품속 사팔뜨기는 중국인 마음의 동요 상징”

    “작품속 사팔뜨기는 중국인 마음의 동요 상징”

    도톰한 입술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매력적인 여인은 왠지 이상하다. 눈 주위를 붉게 아이셰도를 한 것도 그렇지만, 눈동자가 사시(斜視)같이 초점없이 양 옆으로 엇갈려 있다. 피부색은 이상할 정도로 하얗고 눈동자는 점처럼 작다. 요염한 듯하면서도 냉소적이고, 욕망을 가득 담고 있는 듯하지만 백치미가 있다. 중국 현대미술의 2~3세대 작가들 중 앞서 달리고 있는 펑 쩡지에(41) 의 ‘중국초상’ 시리즈의 여인들 모습이다. 펑 쩡지에가 서울 청담동 디 갤러리에서 11일부터 10월10일까지 열리는 초대전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했다. 펑 쩡지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중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사랑하는 핑크와 그린 등 화려한 색감을 앞세워 물질문명은 발달하고 있지만, 내면의 불안함을 숨길 수 없는 중국인의 방황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특히 중국인 속담에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데, 사시는 결국 중국인 마음의 동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변하는 사회적 변화에 남자들도 똑같이 동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똑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다만 시대의 변화와 발전을 여성들의 몸에서, 즉 화장이나 의상, 헤어스타일에서 더 많이 잘 표현되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을 ‘중국초상’에 내세웠다고 말했다. 이 초상화의 여자들은 실존하는 모델들이 아니다. 그는 “중국 패션 잡지들을 수도 없이 많이 사서 모았다. 저 남자가 왜 그렇게 많은 패션 잡지를 살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많이 사서 이미지를 섭렵했다.”고 말했다. 펑 쩡지에는 사천에서 태어나 사천대에서 미술공부를 마쳤고 27살이던 1995년 베이징으로 옮겨와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했다. 1989년 발생한 ‘텐안먼 사건’이 그에게 큰 정신적인 충격과 이미지를 전달했다고 지바 시게오 미술 평론가는 그의 발언을 빌려 말했다. 그러나 그의 그림에는 중국 현대미술의 1세대 ‘사천왕’들과 같은 정치 비판의 이미지가 녹아 있지 않다. 오히려 자본주의적인 냄새가 물씬하다. 대중매체의 홍수에서 나타나는 자본주의의 소비적이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꼭 찝어서 과장하고 왜곡시켜 보는 사람들에게 이질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팝아트적인 그림은 비즈니스 세계의 사람들을 현혹시키기도 했는데, 나이키 사에서는 그와 협력해 한정판 운동화를 만들어 중국에서 팔기도 했다. 2004년 부산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펑 쩡지에는 한국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다. 한류가 한창일 때 김태희의 초상 시리즈를 그리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동양적 정신이나 전통을 연속적으로 생활에서 잘 계승해왔다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작은 감동을 느낀다.”면서 “여러 충격 속에서 단속적이었던 중국과 큰 차이를 느낀다.”고 말했다.(02)3447-0048.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베니스 레드 카펫에서 환대 받은 우고 차베스

    ’반미 반자본주의로 물든 베니스’  남미 대륙의 반미 선봉을 자처하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내리는 베니스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활보했다.또 최근 자본주의가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발언한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도 출품작 ‘자본주의-사랑 이야기’를 들고 레드 카펫을 밟았다.  차베스 대통령은 7일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올리버 스톤 감독의 다큐멘터리 ‘국경의 남쪽’ 시사회에 참석차 스톤 감독과 어깨를 겯고 레드 카펫을 밟으면서 웬만한 영화계 인사 못지 않은 환대를 받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그가 도착하기도 전에 카지노 앞에 몰려들어 스페인어로 ‘환영 대통령’이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들고 열광적으로 환호했다.차베스 대통령은 몰려든 사람들에게 꽃을 던졌으며 가슴에 손을 댄 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차베스는 “재탄생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스톤 감독은 이를 보러 와서 마침내 발견했다.”며 “카메라와 그 자신의 천재성으로 재탄생의 긍정적인 면을 포착해냈다.”고 말했다.  스톤 감독은 75분짜리 다큐멘터리에서 차베스 대통령을 비롯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콰도르,볼리비아,쿠바와 파라과이 정상들을 인터뷰했다.  스톤 감독은 차베스 대통령이 콜롬비아의 FARC 반군과의 인질 석방협상에 매달릴 즈음,베네수엘라를 처음 찾은 다음 지난 1월 다시 현지를 방문해 인터뷰했다.이어 4개국 정상을 차례로 찾아 인터뷰했고 쿠바와 에콰도르 정상과는 파라과이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영화를 완성했다.  그는 또 “어두운 면이라고요? 모든 면에 어두운 면이 있기 마련이지요.그 친구가 좋은 일을 할 때 왜 어두운 면을 찾아야 하는 것인가요?”라고 되물었다.  이 영화의 각본은 최근 ‘캐러비언의 해적-희망의 축’을 집필한 파키스탄계 영국인 타리크 알리가 맡았고 스톤 감독은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경제학자 마크 바이스브롯의 조언을 받았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만화 ‘태일이’로 부천만화대상 수상 최호철

    만화 ‘태일이’로 부천만화대상 수상 최호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만화 ‘태일이’(전5권·돌베개 펴냄)가 최근 부천만화대상을 받았다.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삶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을 그린 최호철(44) 작가를 최근 그가 강단에 서고 있는 청강문화산업대학에서 만났다. 최 작가는 “이 작품 말고는 본격적인 만화 작업이 없어 미숙한 점이 많은데 과분합니다. 다큐멘터리적이거나 사회적인 내용을 담은 만화의 가능성을 높이 산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① ‘전태일 평전’ 읽고 작품 만들 결심 노동자 인권을 위해 목숨을 버린 노동운동가의 삶은 어린이가 받아들이기에는 어둡고 무거운 것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할 법하다. 그러나 최 작가는 어린이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밝고 긍정적인 부분이 전태일의 삶에 많이 담겨 있다고 강조한다. “흔히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승리한 사람만 위인전에 등장하지만, 꼭 그런 사람만 본받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요. 오늘날 사회에 끼친 영향을 볼 때 그는 누구보다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세상을 뜬 분들과 다를 바가 없죠.” 전태일의 삶을 그림으로 옮기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꽤 오래 전. 제대 뒤 ‘전태일 평전’을 읽었던 1990년 즈음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최 작가는 청계피복노동조합을 찾았다. 그러다가 그림 교실을 열고 야학 활동을 하며 그곳의 삶을 직접 접하기도 했다. 당시 전태일에 대한 10쪽짜리 만화를 그렸다. ② ‘와우산’ ‘을지로순환선’ 현대미술관에 2003년에야 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하게 됐다. 다시 시작한 취재 과정에서 전태일의 새로운 모습도 많이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외출할 때 항상 옷을 다려 입고 빵모자를 쓸 정도로 멋쟁이었죠. 유머 감각과 친화력도 뛰어나 좌중을 휘어잡았어요. 동료들이 갖은 고난을 헤치며 그의 유지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면모 덕분일 거예요. 무엇보다 목표를 정하면 빨리 이룰 정도로 추진력이 있었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혼자 성공하려면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동료들을 위해 목표를 바꿨죠. 그래서 위대한 것 같아요.” 전태일은 오늘날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그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전태일’이 많다고 힘주어 말한다.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등이 그들이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의제를 넓히기 위해 만화라는 장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 ③ 회화로 출발 애니·일러스트·만화 등 다양한 작업… 5~6년내 풍속화 작품집 또 낼 것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 절반 이상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기존 질서에 편입하려는 열망과 집착을 보여주는 게 안타깝다고도 했다. 물론 그가 문제 의식과 메시지만 중요시하는 것은 아니다. “만화는 재미있어야 해요. 이러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재미있게 그릴 수 있을지 숙제죠. ‘태일이’에도 전태일의 삶이 잘 녹아들었는지, 재미있게 그려졌는지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1995년 발표한 단편만화 ‘자전거 나들이’가 새싹만화상 대상을 수상하며 만화가로 정식 데뷔했지만 최 작가는 사실 화가이기도 하다. 84학번인 그는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수많은 우리 이웃의 모습을 따뜻하고 현미경 같은 시선으로 그림 하나에 빼곡히 담은 ‘와우산’(1994)과 ‘을지로 순환선’(그림·2000)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을 정도. 지난해에는 10여 년 동안 발품을 팔아가며 우리네 삶을 담았던 그림들을 모아 작품집을 내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를 ‘그림쟁이’ 또는 ‘시각 이미지 생산자’로 부른다. 어려서부터 화가를 꿈꿨고, 순수 회화로 시작했지만 ‘해돌이와 달순이’, ‘오돌또기’ 등 애니메이션과 여러 어린이책의 일러스트레이션, 만화에 이르기까지 순수미술과 대중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작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민중미술 활동을 하며 시야가 넓어졌어요. 포스터, 걸개 그림, 판화 등 여러 매체를 활용하며 미술이라는 게 전시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죠. 한 번 그리고 전시하고는 다시 창고에 처박히는 그림이 아니라 다양하게 복제돼 불특정 다수에게 다가가는 그림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만화를 시작할 때도 그다지 거리낌이 없었어요.” 그는 항상 작은 스케치북을 갖고 다니며 현실 속에서 자신의 눈으로 본 것들을 그린다. 우리 이웃을 그리고, 창백한 신도시보다는 세월과 사연, 기억이 깃든 달동네나 골목을 그린다. 스케치북이 없으면 불안하다는 그는 벌써 300권을 채웠다. 1000권이 넘는 작가들도 있다며 별 것 아니라고 피식 웃는다. 풍경을 그려도 사람 이야기가 녹아 있는 풍경을 그리는 그를 놓고 혹자는 ‘현대 풍속 화가’라고 평한다. 최 작가 스스로도 풍경과 인물에 대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 피터 브뤼겔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5~6년 내에 새로운 컨셉트를 잡아 작품집을 낼 요량이다. 비정규직이나 이주노동자 문제도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보고 싶어 한다. “장르 구분은 중요하지는 않아요. 어떤 장르건 독단에 빠지지 않고 매체 특성을 잘 이해하며 작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이웃들이 내 이야기가 있구나, 내가 주인공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도록 우리 이웃의 긍정적인 힘을 북돋워주는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습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다문화 시대’ 제대로 접근하기

    할리우드 영화와 ‘미드’, 랩 음악, 힙합 패션 등 미국문화가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 만큼 미국 대중문화를 바로 알고 즐기는 것은 21세기의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을 반영하듯, 대학의 영문학과에서도 문학중심주의를 벗어나 문화에 대한 열린 관심을 다양한 교과목들로 표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지구화’, ‘다문화’ 시대의 문화에 제대로 접근하게 하는 이론과 방법을 겸비한 책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인종 다문화 시대의 미국문화 읽기’(이후 펴냄)는 문화 읽기의 이론과 방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문화 서사라는 공통성을 바탕으로 역사, 문학, 영화, 대중음악 영역들을 횡단하고 통섭(通涉)하고자 했다. 미국은 출발부터 다인종 다문화 국가였지만 다인종 다문화 현실을 은폐하고 부인해 왔다. 토착 미국인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노예로 부리고, 치카노와 아시아계 미국인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해 온 역사, 그것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성지라 불리는 미국의 역사다. 그러한 역사와 문화를 수정하고 보충하기 위해 이 책은 지배적인 백인남성 중심 사회가 성, 계급, 인종적으로 배제하여 온 주변부 주체들의 위치에서 미국의 역사, 문학, 영화, 대중음악을 살펴보았다. 미국 안에 엄연히 존재하여 온 주변부 문화를 더 이상 ‘주변’이 아니라 미국 문화의 ‘활기찬 주역’으로서 다시 끄집어내는 과정을 따라가노라면, 성과 인종과 계급에 따라 정교하게 구축된 권력과 착취의 복잡한 사슬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오늘날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이 강력한 사슬을 나는 ‘전 지구적 가부장 체제’로 규정한다. 이 체제아래 부상되어 인정받는 온갖 다양한 문화적 차이들로 21세기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진 것 같다. 하지만 파편화 상태로 방치된 차이들은 차별을 교묘하게 존속시킨다. 이러한 피상적인 다문화 현실은 우리 삶의 궁핍함을 초래한다. 그러나 나는 거기에 대항하려는 공통의 의식이 우리의 심층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 공통성을 바탕으로 주류와 주변부 사이의, 또 주변부들 사이의 차이들을 서로 연결시켜 비교하며 논의하는 소통의 방법론으로서 ‘공통성과 차이의 문화 정치학’을 주장한다. 또 다문화의 이름으로 ‘노동’을 가리며 백인 중심적인 동화주의를 강요해 온 자유주의적 다문화주의를 비판하는 ‘다인종 다문화 관점’을 이 책의 이론적 입장으로 제시했다. 이 책에서 제안된 이론적 입장과 방법론은 특히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토착 미국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치카노들,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줄기차게 외쳐온 해방의 목소리들을 새롭게 들을 수 있게 한다. 이 목소리들이 우리에게 주는 영감과 자극은 지금도 유효한 통찰과 도전을 제기한다. 이 책을 통해 그것들을 잘 갈무리할 때, 자국의 이익 때문에 전쟁을 일삼는 야만을 거부하고 미국 땅에서 힘차고 아름답게 교차하는 아시아-아프리카-라틴 아메리카 대륙의 문화들이 뿜어내는 새로운 기운을 우리 문화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태혜숙 대구 가톨릭대 영문과 교수
  • [책꽂이]

    ●이미도의 영어상영관(이미도 지음, 헌즈 그림, 진명출판사 펴냄) 460여편의 영화를 번역한 저자가 로맨틱 코미디, 로맨틱·멜로 드라마, 코미디 등 영화 장르를 10개로 나눠 50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핵심적인 영어표현과 필수단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1만 3500원. ●세상을 비추는 거울, 미술(줄리언 벨 지음, 신혜연 옮김, 예담 펴냄) 1950년 곰브리치가 저술한 ‘서양미술사’에 필적할 만한 미술사 교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양중심 미술사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일본의 우키요에, 한국의 윤두서 자화상, 인도 세밀화 등 도판 352점을 소개. 21세기 현대미술까지 포괄. 5만 5000원. ●컨트롤 레벌루션(제임스 R 베니거 지음, 윤원화 옮김, 현실문화 펴냄) 정보활동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늘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가 증가하며 본질적으로 정보가 부의 원천이 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또 다른 기원’이란 부제에 걸맞게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발생한 정보를 중심으로 한 제어시스템의 혁신적 발전을 소개. 2만 8000원. ●엄마 헌장(권영숙 지음, 이미지박스 펴냄) 사교육의 틀 밖에서 두 딸을 키우는 엄마의 솔직담백한 이야기. 반항하는 사춘기 첫째, 9살에 한글을 익히는 둘째를 보며 머리가 뜨끈해지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염려하는 한국 엄마의 삶이 공감 100%. 아이를 통제하고 옥죄는 대신 먼저 자유를 주고 배려와 신뢰를 가르치고 싶다면 일단 이 ‘간 큰 엄마’를 엿보자. 1만 2800원. ●공감(이정민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펴냄) 미국 유학생과 새터민 학생은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적응해 가는가. 이 물음을 두고 진행한 심층 인터뷰의 결과를 미국 유학생 루시와 새터민 메리가 주고받은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 미국, 중국, 한국 사회에서 모두 낯선 이방인일 뿐인 루시와 메리의 고백에서 한민족을 부르짖지만 은근히 배타적인 우리 모습이 엿보여 뜨끔하다. 1만 2000원. ●위대한 박물학자(로버트 헉슬리 엮음, 곽명단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최초의 박물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자연의 질서를 세운 칼 폰 린네, 고생물학 창시자 조르주 퀴비에, 진화론을 정리한 찰스 다윈 등 고대부터 19세기까지 유럽과 아메리카에서 활동한 박물학자 40여명의 삶과 성과를 다양한 삽화와 함께 정리했다. 5만원.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고갈’-출구 잃은 인간성 상실 그려

    1964년.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는 공장과 굴뚝과 연기와 폐기물의 광경이 펼쳐진 회갈색 공간에다 ‘붉은 사막’이란 이름을 붙였다. 출구 없는 삶과 소외의 공포에 억눌린 여자는 남자에게 “내 불안을 상상도 못할 거예요.”라고 말한다. 존재감을 잃은 인간, 공간만큼 황폐해진 인간관계를 꿰뚫었던 ‘붉은 사막’의 불안한 앰비언스 사운드는 40여년 지나 만들어진 ‘고갈’에서도 계속된다. ‘고갈’의 사막은 푸른색이다. 공장과 굴뚝과 연기와 폐기물이 다시 등장하는 ‘고갈’에는 이상하게도 인간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부재’는 ‘고갈’의 핵심이다. 여자가 갯벌에서 무언가를 캐내고(혹은 파묻고) 있다. 난폭하게 접근한 남자는 그녀를 모텔로 데려가 씻겨 준 다음 붉은 드레스를 입힌다. 담벼락에 붙여둔 매춘 전단을 본 노동자들이 방문하면, 그녀는 몸을 판다. 어느 날, 딱한 처지를 목격한 중국요리 배달원이 그녀를 비참한 삶 밖으로 끌어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는 남자에게로 되돌아간다. 언뜻 독일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명언 - ‘모든 인간관계는 창녀와 뚜쟁이의 관계다’ - 이 떠오를 법한 내용인데, (쌍둥이형제 김선과 여러 편의 장·단편영화를 만들어온) 김곡이 자본주의사회를 읽는 키워드로 삼는 게 바로 ‘착취’다. 비슷한 시기에 만든 단편영화 ‘자가당착’에서 피지배자를 ‘마네킹’으로 묘사한 김곡은 ‘고갈’의 인물에게도 인간성을 지운다(갯벌에 앉은 여자는 유인원처럼 보이며, 그녀를 범하는 남자들은 비인간적인 형태의 가면을 쓴다). 김곡의 암울한 비전은 현실의 비극으로부터 출발한다. 감독의 눈에 ‘자기 배를 채우기에 급급한 극소수 지배계급, 민중을 보호하기는커녕 공격하는 공권력, 개똥 같은 정보를 제공하느라 신이 난 미디어, 민중의 행복에 무관심한 정부’는 모두 다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며, ‘고갈’은 그런 것들에게 지배당하는 사람들마저 짐승으로 변한 가까운 미래를 다루면서 혁신적 SF영화로 기능한다. 시간의 의미는 인간에게만 존재한다. “만난 지 10개월 됐다.”는 남자의 말에 여자는 미쳐 날뛴다. 흐르는 시간을 인식한 순간, 여자는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곧 태어날 생명이 안겨줄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짐승의 삶에 경악한 그녀는 출구를 찾아 끝없이 달리지만, 출구는 굳건히 막혀 있다. 구원자 또는 천사를 자처한 배달원이 여자를 끝내 구원하지 못하는 이유도 동일하다. 짐승에겐 ‘사랑과 애정’ 정도만 가능할 뿐, 이미 짐승이 되어버린 인간의 구원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김곡은 ‘인간들이 지금처럼 뺏고 뺏기며 사는 세상에는 출구가 없다.’고 선언한다. 표현의 수위와 등급분류 논란으로 인해 한바탕 소란을 치른 ‘고갈’은 ‘충격의 영화’로 불린다. 그러나 루이스 브뉴엘의 ‘안달루시아의 개’ 이후 이미지의 충격은 끝장난 게 사실이며, 실험영화와 예술영화, 대중영화를 넘어 독자적인 세계를 선보인 ‘고갈’은 ‘쇼킹 블루’를 의도한 게 아니라 ‘푸른 사막’에 대해 말하려는 영화다. 영화의 후반부. 잘린 ‘유두’를 ‘두유’ 포장지에 담아 떠나보낸 여자는 통곡을 하지만, 물질화된 인성을 죽음에서 구제할 천사는 이미 사라진 뒤다. 결국 사막에는 두 짐승만 남는다. ‘고갈’은 짐승으로 살던 자들이 악몽에서 깨어나길 원한다. 그러므로 진짜 질문은 영화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내가 본 것은 무엇이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영화평론가
  • 김대중 전 대통령 일기 일부 공개

     지난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일기 일부가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의 유족측은 21일 오전 공식 추모 홈페이지에 김 전 대통령의 일기 일부를 게재했다.  이번에 공개된 일기는 김 전 대통령이 올해 1월1일부터 입원하기 1달전인 6월4일까지 쓴 내용 가운데 일부분이다.  다음은 김 전 대통령의 일기 전문.     2009년 1월 1일  새해를 축하하는 세배객이 많았다. 수백 명. 10시간 동안 세배 받았다. 몹시 피곤했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건강관리에 주력해야겠다. ‘찬미예수 건강백세’를 빌겠다.    2009년 1월 6일  오늘은 나의 85회 생일이다. 돌아보면 파란만장의 일생이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투쟁한 일생이었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 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일생이었다. 내가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    2009년 1월 7일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2009년 1월 11일  오늘은 날씨가 몹시 춥다. 그러나 일기는 화창하다. 점심 먹고 아내와 같이 한강변을 드라이브했다. 요즘 아내와의 사이는 우리 결혼 이래 최상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살기 힘들 것 같다. 둘이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매일 매일 하느님께 같이 기도한다.    2009년 1월 14일  인생은 얼마만큼 오래 살았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얼마만큼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았느냐가 문제다. 그것은 얼마만큼 이웃을 위해서 그것도 고통 받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살았느냐가 문제다.    2009년 1월 15일  긴 인생이었다. 나는 일생을 예수님의 눌린 자들을 위해 헌신하라는 교훈을 받들고 살아왔다. 납치, 사형 언도, 투옥, 감시, 도청 등 수없는 박해 속에서도 역사와 국민을 믿고 살아왔다. 앞으로도 생이 있는 한 길을 갈 것이다.    2009년 1월 16일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    2009년 1월 17일  그저께 외신기자 클럽의 연설과 질의응답은 신문, 방송에서도 잘 보도되고 네티즌들의 반응도 크다. 여러 네티즌들의 ‘다시 한 번 대통령 해 달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다시 보고 싶다, 답답하다, 슬프다’는 댓글을 볼 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    2009년 1월 20일  용산구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 입원했다.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다.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    2009년 1월 26일  오늘은 설날이다. 수백만의 시민들이 귀성길을 오고가고 있다. 날씨가 매우 추워 고생이 크고  사고도 자주 일어날 것 같다. 가난한 사람들, 임금을 못 받은 사람들, 주지 못한 사람들, 그들에게는 설날이 큰 고통이다    2009년 2월 4일  비서관회의 주재. 박지원 실장 보고에 의하면 나에 대해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서(100억 CD) 대검에서 조사한 결과 나는 아무런 관계없다고 발표. 너무도 긴 세월동안 ‘용공’이니 ‘비자금 은닉’이니 한 것, 이번은 법적 심판 받을 것. 그 의원은 아내가 6조 원을 은행에 가지고 있다고도 발표, 이것도 법의 심판 받을 것.    2009년 2월 7일  하루 종일 아내와 같이 집에서 지냈다.  둘이 있는 것이 기쁘다.    2009년 2월 17일  명동성당에 안치된 김수환 추기경의 시신 앞에서 감사를 드리고 천국영생을 빌었다. 평소 얼굴 모습보다 더 맑은 얼굴 모습이었다. 역시 위대한 성직자의 사후 모습이구나 하는 감동을 받았다.    2009년 2월 20일  방한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출국 중 전용기 안에서 전화가 왔다. 그는 전화로 1. 클린턴 대통령의 안부 2. 과거 자기 내외와 같이 있을 때의 좋았던 기억 3. 나의 재임시의 외환위기 수습과 북한 방문시 보여준 리더십 4. 다음 왔을 때는 꼭 직접 만나고 싶다 5. 남편 클린턴 대통령도 나를 만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힐러리 여사가 뜻밖에 전화한 것은 나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 표명으로 한국 정부와 북한 당국에 대한 메시지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아무튼 클린턴 내외분의 배려와 우정에는 감사할 뿐이다.    2009년 3월 10일  미국의 북한 핵문제 특사인 보스워스 씨가 방한했다가 떠나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전화를 했다. 개인적 친분도 있지만 한국 정부에 내가 추진하던 햇볕정책에의 관심의 메시지를 보낸 거라고 외신들은 전한다.    2009년 3월 18일  투석치료. 혈액검사, X레이검사 결과 모두 양호. 신장을 안전하게 치료하는 발명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리 힘이 약해져 조금 먼 거리도 걷기 힘들다. 인류의 역사는 맑스의 이론 같이 경제형태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인이 헤게모니를 쥔 역사 같다.  1. 봉건시대는 농민은 무식하고 소수의 왕과 귀족 그리고 관료만이 지식을 가지고 국가 운영을 담당했다.  2. 자본주의 시대는 지식과 돈을 겸해서 가진 부르주아지가 패권을 장악하고 절대 다수의 노동자 농민은 피지배층이었다.  3. 산업사회의 성장과 더불어 노동자도 교육을 받고 또한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 노동자와 합류해서 정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4. 21세기 들어 전 국민이 지식을 갖게 되자 직접적으로 국정에 참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2008년의 촛불시위가 그 조짐을 말해주고 있다.    2009년 4월 14일  북한이 예상대로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에 반발해 6자회담 불참, 핵개발 재추진 등 발표. 예상했던 일이다. 6자회담 복구하되 그 사이에 미국과 1 대 1 결판으로 실질적인 합의를 보지 않겠는가 싶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씨줄날줄] 오바마케어/김종면 논설위원

    미국 워싱턴 지역의 일간지 이그재미너는 대통령 오바마를 ‘오 버머(O bummer)’로 표현했다. 기대에 어긋나 실망을 주는 것, 실패작이란 뜻의 속어다. 인터넷에선 오바마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등 반(反)오바마 상품이 핫케이크처럼 팔려나가고 있다. 히틀러로 분장한 오바마 사진도 등장했다. 취임 초 70∼80%를 오르내리며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자랑하던 오바마의 지지율은 지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바마스럽다’라는 말이 곧 쿨하다는 말과 동의어로 쓰일 만큼 인기를 누리던 그가 어찌 이런 수모를 겪고 있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의료보험개혁 때문이다. 미국에는 우리와 같은 전국민의료보장제도가 없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적용되는 메디케어나 극빈층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이드 등 최소한의 공적 의료제도만 있을 뿐이다. 일반인이 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민간회사가 운용하는 사보험에 개인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문제는 민간보험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이다. 4인 가족 기준 연간 보험료가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병력이 있으면 보험가입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보험자가 5000만명에 이른다. 미국에선 아프면 안 된다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가진 자만이 살아남는’ 이 정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바마는 전국민의료보험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이 됐다. 그의 개혁안은 지금 의회에서 논의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초당적 협력을 내세웠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민주당 정책을 설명하는 타운홀 미팅은 의보개혁에 반대하는 공화당 등 보수우파에 의해 난장판으로 전락하고 있다. 1인 권총시위까지 벌어졌다. ‘미국 정치의 꽃’ 타운홀 미팅이 벌거벗은 이익의 검투장, ‘타운헬(town hell)’의 아수라장으로 변한 것이다. 진보, 보수라는 이름의 고상한 가치도 개인의 이익 앞에선 한갓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리는 현실. 의료개혁으로 촉발된 미국의 진보·보수 대결정치를 ‘의료관광 1번지’ 대한민국 국민은 어떻게 바라볼까. 타산지석으로 삼을 건 없을까. 우리 사회 또한 의료민영화라는 무거운 화두를 안고 있기에 ‘오바마보험(Obamacare)’에 절로 관심이 간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특별기고-김대중 전대통령 영전에 부쳐] ‘대화의 힘’ 믿은 뼛속깊은 휴머니스트

    [특별기고-김대중 전대통령 영전에 부쳐] ‘대화의 힘’ 믿은 뼛속깊은 휴머니스트

    그는 ‘대화의 힘’을 신봉했다. 뼛속깊이 민주주의자였다. 정치의 정도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집단을 향해 대화와 설득으로 합의와 타협을 이루는 과정이라 했다. ‘공산국가를 향한 억압과 고립화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오로지 개방과 대화만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라고 흔들림없이 믿었다. 역사발전은 이를 실증하고 있다. 철의 장막, ‘중공’의 빗장을 열게 한 것은 닉슨이 먼저 찾아가 대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을 감옥으로 몰아 넣고 생명을 위협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7·7선언’을, 그 대화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그는 납치와 투옥, 감시와 연금 등으로 자신을 모질게 탄압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다. 그는 독재정권을 결코 무시하지 않았다. 그들과의 ‘적대적 경쟁’이 아니라 ‘형제적 경쟁’을 원했다. 상대방을 파멸시키는 경쟁이 아니라 경쟁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원했다. 늘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통행을 갈구했다. 감옥 안에서도 그랬다. 그는 추위를 몹시 타는 체질이었다. 그런데도 머리맡의 물그릇이 얼어 터지는 혹한의 감옥에서도 그는 결코 독재자를 증오하지 않았다. 대신 한달에 한 장만 주어지는 봉함엽서에 깨알 같은 작은 글씨로 가족과 대화를 시도했다. 엽서 주소란까지 촘촘히 메운 사연은 그가 참으로 자잘하고 섬세한 여성적 심성을 가진 남성임을 보여 준다. 이 ‘양성적’인간은 놀랍게도 영하의 감옥에서 오히려 진정한 화해와 용서의 경지에 닿는다. 증오와 복수가 아니라 오래도록 참고 기다리는 사랑의 기술을 터득한다. ‘대화지상주의자’인 그는 1980년대에 택할 수밖에 없었던 ‘장외투쟁’을 싫어했다. 그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사랑했다. 대의정치가 맺은 국민과 대표자 간의 계약과 신의를 존중하고자 했다. 그래서 재임기간에는 거부권을 한번도 행사하지 않았다. 그의 생각으로는 너무도 부당했지만 국회의 결정을 부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 역시 그의 오랜 인내의 결실이다. 그는 북한이 거부하는 조선일보 기자의 방북취재와 김일성 주석이 잠들어 있는 금수산궁전 참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평양으로 향했다. 그는 오히려 평생 동안 자신을 음해하고 괴롭힌 보수신문의 취재허가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마침내 성공했다. 누구 못지않은 빼어난 논리와 달변을 갖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양에 머무는 내내 북한 지도부의 말을 ‘경청’하기만 했다. 그는 극도로 자신의 말을 아꼈다. 대화를 위한 선결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인여천(事人如天)’을 좌우명처럼 여겼다. 친지들에게 자주 붓글씨로 써주었다. ‘때로 잘못 판단하기도 하고 흑색선전에 현혹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이외에는 믿을 대상이 없었던’ 그는 오로지 국민의 힘에 철저히 의지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사면복권되었을 때 그는 국민에 대한 그의 무한신뢰를 확인했다.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는 ‘가난은 나라가 구제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자본주의 정글에서 소외되고 뒤처지는 이들이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며 살 수 있도록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고 믿었다. ‘기초생활보장제’는 간난신고를 거듭했다. 재원도 부족하고 일각에서는 이념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굽히지 않았다. 이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는 굶거나 헐벗는 이들은 없다. 휴머니스트인 지도자의 힘은 그래서 존귀하다. 그는 ‘가난은 나라도 구제못한다.’는 왕조의 수준을 ‘공화국’으로 변환시켰다. 이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두고 군사정권이 조작하고 유포한 거짓들이 아직도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다. 더 기다려야 할까? 만인을 잠시 속일 수 있고, 소수를 오래 속일 수 있지만 만인을 영원히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믿자. 한 시대 대중의 소망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이를 두고 우리는 영웅이라 부른다. 김대중, 그는 진정 민주주의와 평화를 꿈꾸는 우리들의 캡틴이었다. 실로 너무 멀고도 험한 길을 외롭게 걸어온 당신. 이제 더는 음해와 핍박이 없는 하늘에서 부디 평안을 누리소서.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상임위원
  •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균형성장 강조한 인간적 자본주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그의 저작이자 철학인 ‘대중경제론’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1971년 대선 국면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국 근대화론’에 맞서 첫 모습을 드러낸 대중경제론은 ‘지속가능한 경제’, ‘양적·질적 성장의 균형’을 핵심으로 한다. 수출주도 자본주의 산업화 대신 대중 및 민중의 역할과 가치가 회복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정부 출범 전후로 ‘DJ 노믹스’라는 경제 철학으로 구체화됐다. DJ 정부 첫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 소감과 취임사 등을 통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함께 커가는 병행발전론을 일관되게 강조했다.”면서 “국내에서 경제 철학을 가진 첫 대통령이었다.”고 회상했다. 확고한 경제 철학은 당선 직후 불어닥친 외환위기의 조기 극복에도 큰 힘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자금지원 합의를 통해 취임 뒤 불과 한 달만에 214억달러를 도입했다. 금융기관 단기외채에 대한 만기연장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도 성공적으로 이어지면서 환율·금리 안정을 이끌어 냈다.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6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 부실 금융사와 기업의 퇴출작업을 진행한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재벌의 독과점 폐해 견제와 재무구조 건전성 강화, 순환출자 및 상호지급보증 해소 등 시장경제 규율을 확립하는 조치들도 우리나라가 IMF체제에서 4년만에 벗어나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외환위기 극복 이후 기초생활보장제의 첫 도입 역시 김대중 경제 정책의 대표적인 공적으로 손꼽힌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일하면서 혜택을 받는 ‘생산적 복지’의 원형을 손수 빚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복지 확충을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가 필수적인 만큼, ‘인간적인 자본주의’라는 대중경제론의 원점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다만 재벌 계열 카드사들의 과당 경쟁을 막지 못해 발생한 2002년 카드대란은 그의 경제 정책의 큰 오점으로 남았다.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철폐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등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은 국부(國富)의 해외 유출과 중산층 붕괴 등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오는 등 평가가 엇갈린다. 이두걸 이경주기자 douzirl@seoul.co.kr
  • [책꽂이]

    ●사의당지, 우리 집을 말한다(홍경모 지음, 이종묵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18세기 이후 문인들은 귀거래사를 부르는 대신, 도성 가까이 전원주택을 짓고 꾸미며 그 안에서 한가로운 삶을 꿈꿨다. 사의당지는 홍경모(1774~1851)가 6대를 이어 살아온 자신의 집 사의당에 대한 종합보고서. 19세기 이름난 집의 보편성이 제시된다. 1만 4000원. ●저주받은 아이들(장 폴 피카페르·루트비히 노르츠 지음, 강주헌·배영란 옮김, 중앙북스 펴냄)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프랑스 여인들 사이에서 태어난 20만명의 아이들은 모멸과 멸시어린 취급을 받으며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삶을 살았다. 금기로 여겨졌던 역사의 한편이 당사자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밝혀진다. 2만원. ●자본주의의 대안과 사회주의 가치논쟁(알렉스 캘리니코스·마이클 앨버트 지음, 이수현 옮김, 책갈피 펴냄) 반자본주의 운동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주고받은 인터넷 논쟁을 책으로 펴냈다. 이 밖에 ‘좌파의 재구성과 변혁 전략’, ‘한국 NGO의 사상과 실천’, ‘크리스 하먼의 새로운 제국주의론’ 등 오늘날의 마르크스주의를 논하는 시리즈가 한꺼번에 나왔다. 5000~9000원. ●어느 언론인의 고백(톰 플레이트 지음, 김혜영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펴냄) 흔히 언론을 ‘갑’이라고 하지만, 주요 취재원에게 마이너 매체의 기자는 ‘을’이다. 위싱턴포스트 인턴 기자로 언론계에 뛰어든 저자가 ‘뉴욕’ ‘타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의 논설위원과 편집장을 거치는 동안 유명인의 인터뷰를 따내기 위해 기울인 약 30년간의 설움과 영광을 털어놓았다. 2만원. ●조일전쟁(백지원 지음, 진명출판사 펴냄) 우리 역사 진실 추적 시리즈 2탄으로 저자는 임진왜란이 ‘세계 최강 해군국 조선과 세계 최강 육군국 일본의 격돌’이자 동아시아의 전쟁이라며 왜란으로 축소하는 것을 반박한다. 이순신 신화 등 전쟁의 모든 정황에 대해 재분석했다. 1만 3900원. ●지구촌의 마지노선 2015(최영경· 전운성 공저, 강원대 출판부 펴냄) 날로 증가하는 인구, 고갈되는 자원,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의 상승과 고산지대의 물부족 사태, 그로 인한 농업생산력의 저하와 개도국의 기아상황에 대해 서술하고 2015년까지 지구의 복원력을 회복하자는 미래서. 2만원.
  • 최첨단 디지털아트 즐기세요

    최첨단 디지털아트 즐기세요

    백설공주와 왕자님 인형을 만나게 했다. 그랬더니 그림자 영상이 만들어진다. 아니 왕자님이 말에서 떨어져 공주를 만나기도 전에 죽어버리고 만다. 다시 백설공주와 왕자님을 만나게 했다. 그러자 왕자님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바람이 나 도망가버렸다. 다시 백설공주와 왕자님을 만나게 해도 동화책 속처럼 해피엔딩이 될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서효정의 ‘테이블 위의 백설공주’는 이렇게 자유롭게 서사구조를 바꿔놓는 독창적인 결말을 관람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관객이 가장 많이 줄서서 경험하려는 작품이다. ●관객과 작가가 서로 작용하는 작품들 인천세계도시축전 내 디지털 아트관에서 열리는 인천국제디지털아트 페스티벌에서는 이처럼 관객과 작가가 서로 작용하는 다양한 재미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 미국 유럽 등 12개국에서 44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국제행사답게 미국의 크리스티안폴, 오스트리아의 게르프리트 슈토커, 한국의 신혜경 등이 큐레이팅을 맡았다. 카라처럼 길게 조각된 작품 앞에서는 어떤 소음도 새소리와 바람소리 등 상쾌한 자연의 소리로 되돌아오고(김병호 작 ‘조용한 꽃가루’), 두 개의 초상화는 하늘의 해와 달을 따라 관찰하고 움직이며 밤과 낮에 각각 눈을 감는다(존 제라드의 ‘잠들지 않는 초상화’). 자본주의 금융경제의 심벌인 주식시장의 상장종목들을 가지고 나무를 만들어, 관련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면 파란 색으로 시들어가고, 주가가 오르면 붉은 색으로 피어나는 뮌의 ‘우연한 균형’도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살아 있는 듯 주식가격이 나무를 휘돌아 움직이는 모습은 자본주의의 탐욕과 거품을 보여주는 듯한데, 여기서는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차 등이 어떤 나무로 성장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묘미다. 이번 전시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을 직접 눈으로 목격할 수도 있다. 최종훈의 작품인 ‘A storm in a teacup’이다. 전시장 코너에 위치한 테이블 위에 있는 찻잔을 놓치고 지나갈 수도 있으므로 꼼꼼히 잘 봐야 한다. 사람이 붐벼서 찻잔이 위태롭게 보이기도 한다. 십이간지의 동물과 관람객을 연결해 반인반수의 형태를 보여주는 빅토리아 베스나의 ‘혹스 조디악’,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전시장 바닥에 나무 잎사귀를 떨어뜨리고 그것을 빗자루로 쓸어내도록 한 김경미·이강성의 ‘나무의 시간’도 흥미롭다. 자연의 순환을 통한 인생을 은유하는 작품이다. 마이클 비엘리키와 카밀라 리히터의 ‘떨어지는 신문기사’는 꼭 봐야 하는 작품 중 하나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에 대해 정보 소비자인 작가는 대표값(이미지)을 만든 뒤 뉴스정보를 새롭게 가공해 내놓았다. 이미지들은 울고, 웃고, 목을 메고, 총을 쏘고, 전쟁을 일으킨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짐 캠벨의 LED 조명으로 영상을 만든 ‘그랜드 센트럴 스테이션 2009’와 ‘빗속의 노래’에 맞춰 접이식 우산이 펴졌다접혔다 하는 피터 윌리엄 홀덴의 ‘오토진’ 도 장관이다. ●너무 협소한 공간과 비싼 관람료가 흠 작품들은 훌륭한데 전시 환경은 썩 훌륭하지 않다. 이를테면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관람객을 일시에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과, 인천국제도시축전 연계행사로 관람료(1만 8000원)가 무척 비싸다는 것, 전시 날짜는 긴데 개막 두 번째 날부터 일부 인터렉티브 작품이 작동되지 않고 다운된 것 등이다. 10월25일까지. (032)858-7332.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삘릴리~” 부활하는 개구리 왕눈이

    “삘릴리~” 부활하는 개구리 왕눈이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울지 말고 일어나 피리를 불어라.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릴리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릴리….” 1980년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개구리 왕눈이’가 안방극장에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12일부터 EBS TV를 통해 다시 방송되는 것. 매주 월요일~수요일 오후 7시25분 시작한다. EBS가 2007년 가을부터 꾸려온 ‘추억의 애니메이션’의 10번째 시리즈다. 그동안 ‘플랜더스의 개’, ‘미래소년 코난’, ‘톰 소여의 모험’, ‘빨강머리 앤’, ‘은하철도 999’, ‘엄마 찾아 삼만리’, ‘보물섬’, ‘독수리 5형제’, ‘이상한 나라의 폴’ 등이 전파를 탔다. ‘개구리 왕눈이’는 덩치도 작고 힘도 없고 가난한 개구리 집안의 왕눈이가 무지개 연못으로 이사온 뒤 온갖 따돌림과 구박을 당하지만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왕눈이를 비롯해 왕눈이의 여자친구인 아로미, 무지개 연못의 실세이자 아로미의 아버지인 투투, 투투의 부하 가재, 베일에 가려진 권력자 메기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지만 비장미를 곁들이며 사회 비판 메시지를 상당 부분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계급 갈등과 계급을 뛰어넘는 사랑, 자본가의 횡포, 표면에 나타나지 않고 뒤에서 조종하는 세력 등을 우화적으로 녹여내는 것. 이러한 점에서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 기계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냈던 ‘은하철도 999’와 비교된다. 원래 제목은 ‘게로코 데메탄’으로 1973년 일본 다쓰노코 프로덕션이 모두 39화로 만든 TV판 애니메이션. ‘5번 번개호’(원제 마하 고고고), ‘날아라 태극호’(원제 타임보칸), ‘인조인간 캐산’(원제 신조인간 캐산), ‘이상한 나라의 폴’(폴의 미러클 대작전), ‘피구왕 통키’(원제 불꽃 투구아 닷지 단페이) 등으로 유명한 사사가와 히로시가 연출을 맡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세철 교수 등 사노련간부 8명 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윤웅걸)는 11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회주의노동자연맹(이하 사노련) 운영위원장 오세철(65) 연세대 명예교수 등 간부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북한 지령을 받아 활동하는 이적단체가 아니라 사회주의 혁명을 목적으로 자생적으로 조직된 ‘국가변란 선전선동 단체’로 보고 국가보안법 7조를 적용했다. 그러나 법원이 지난해 8월과 11월 오 교수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나 기각한 터라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이들은 지난해 2월 사노련을 조직하고 ‘우리의 입장’ 등 선전물을 제작해 ▲선거와 의회주의 부정 ▲자본주의 철폐로 프롤레타리아 독재 실현 ▲대기업 재산 몰수·국유화 ▲노동자 민병대의 군경 대체 등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부정하며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선전·선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6∼7월 촛불집회에 참가해 이런 내용을 담은 기관지를 배포하며 정치 총파업을 주장하고, 지난 1월 ‘용산 참사’ 집회에서도 폭력시위를 부추겼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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