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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거래소 이르면 연내 출범

    한국거래소의 독점 시대를 끝낼 대체거래소(ATS)가 이르면 올해 안에 설립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0일 대체거래소 설립 요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하위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대체거래소란 기존 거래소와 별도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금융위는 대체거래소의 거래량 한도를 시장 전체 대비 15%, 개별 종목 기준으로는 최대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NH투자·KDB대우·삼성·한국투자·현대·미래에셋·키움증권 등 7개 회사가 지난해 자본금 200억원을 모아 대체거래소를 설립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상태다. 금융위는 이날 복합점포의 수수료 분배를 자유롭게 허용하기로 했다. 또 전문투자자 요건을 5억원 이상 투자했거나 연소득 1억원 또는 총자산 10억원 이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로봇, 내 퇴직금을 굴려줘

    로봇, 내 퇴직금을 굴려줘

    25년간 다니던 미국 제약회사에서 한 달 전 은퇴한 빅 브랜던(56). 자산 관리의 ‘자’자도 모르고 돈 버는 데만 바빴던 그는 퇴직금으로 받은 30만 달러(약 3억 6000만원) 가운데 일부를 로보어드바이저에 맡기기로 했다. 상장지수펀드(ETF)·주가연계증권(ELS) 등 복잡한 금융상품을 잘 모르는 브랜던을 대신해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을 ‘알아서’ 관리해 주기 때문이다. 고액의 자산가들이나 이용하는 프라이빗뱅커(PB)를 찾지 않아도 집에서 쉽고 저렴하게 자산 관리를 할 수 있어 부담없이 가입했다. 브랜던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뒤 비밀번호로 본인 인증을 했다. 나이, 소득, 투자 금액, 목표 수익률, 위험 성향, 투자 경험 등을 묻는 질문이 차례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답하듯 차례로 입력하고 저장하자 추천 포트폴리오가 나타났다. ‘계약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예’를 선택했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성과 보고서는 매달 이메일을 통해 받아 보기로 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자문가)가 합쳐진 말이다. 투자 금액, 투자 성향 등 투자자의 정보를 넣으면 미리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 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한마디로 로봇이 자산을 관리해 준다는 얘기다. 최근 자산 관리 방식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뜨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0년 자산운용과 자문업이 발달한 미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로보어드바이저는 상위 11개 업체가 관리하는 자산이 2014년 12월 기준으로 190억 달러(약 22조 7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해 4월 115억 달러에서 3분기 만에 65.2%나 늘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20년까지 로보어드바이저가 관리하는 자산이 2000억 달러(약 239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 바람을 타고 들어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은 이미 투자자문사, 핀테크 업체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구축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5월 로보어드바이저와 비슷한 형식으로 온라인상에서 고객이 직접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는 ‘글로벌 자산배분솔루션’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과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운용사들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 당국도 지난해 10월 발표한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에 온라인 투자자문업 도입을 포함시켰다. 투자자문에 대한 인식이 미미한 국내 자본시장에서 국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쉽게 투자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런 점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저렴한 수수료로 투자자문을 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접근성과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고객이 직접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를 방문해 고액의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상담받지 않아도 종잣돈만 가지고 적정 수준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온라인으로 설계할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도 자산 5억 달러 미만의 25~35세 젊은층이 주요 수요자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투자자문업체 베터먼트(Betterment)는 최소 투자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고 수수료를 0.15~0.35%로 잡고 있다. 직접 상담의 3분의1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최소 투자 금액을 500만원 수준으로 하고 수수료는 최대한 낮춘다는 방침이다. 오인대 KDB대우증권 스마트금융본부 팀장은 “로보어드바이저는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예금보다는 금리가 높으면서도 연 10%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실제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수수료를 주고 자산 관리를 맡기거나 자문하는 일이 보편화된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투자자문을 일종의 서비스 차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수수료가 적다 하더라도 이를 부담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업 투자자문사는 170곳으로 대부분 개인보다는 기관이나 회사를 대상으로 계약을 맺고 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은행 등이 겸업으로 투자자문 인가를 받은 데는 98곳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인가는 받았지만 실제 수수료를 받고 투자자문 영업을 하는 곳은 많지 않다. 정인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자문 서비스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고액 자산가들은 직접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산을) 관리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로보어드바이저가 정착되려면 자산을 쉽고 편하게 굴리는 데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 투자 일임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필요하다. 지금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고 고객의 자산 관리를 자문사가 알아서 해 주는 ‘투자 일임 계약’을 할 때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대면 계약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로봇을 법상 투자 권유 대행인으로 볼 수 있을지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현재 오프라인 위주로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온라인 투자자문업의 일종인 로보어드바이저가 정식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독립된 투자자문업이 아니라 서비스 차원에서만 활용되거나 온라인에서 이용이 어려워진다면 근본적으로 투자자문업의 활성화가 더욱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 연구위원은 “만약 수수료 없이 서비스 차원에서만 제공된다면 오히려 투자자문의 질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화된 투자자문인 만큼 아직 검증이 덜 됐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는 미국 증시가 호황일 때 생겨나 금융위기와 같은 큰 악재를 경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해진 법칙대로만 움직이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이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은행감독청(EBA) 등 유럽의 감독 당국이 최근 자동화된 금융 서비스에 대해 규제 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사이버 보안 문제나 고객 이탈이 쉽다는 점도 거론된다. 우희성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그동안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던 소액 자산가들이 돈을 맡기면서 자산운용 시장이 양적으로 커질 수 있다”면서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점이 추후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기고] 서비스산업 일자리에 청년의 길 있다/박용호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기고] 서비스산업 일자리에 청년의 길 있다/박용호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요즘 대한민국 청년은 희망과 꿈이 있는 설렘의 대상이 아니라 N포 세대라 불리며 답답한 세대가 되었다. 기성세대에겐 평범했던 졸업-취업-결혼-출산의 경로를 요즘 청년들은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청년 실업률은 8%대로 전체실업률의 2배가 넘는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난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으로 취업에 애로를 겪고 있는 청년층은 116만명에 달한다. 청년들의 인생 경로가 순조로워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가 가장 중요하다. 일자리가 있어야 학교에서 나와 노동시장에 뛰어들고 결혼, 출산도 생각할 수 있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일자리 여력이 있고,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그 답은 바로 서비스산업 육성이다.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더이상 제조업에 기대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비스산업의 고용 창출 효과는 제조업보다 2배 정도 높다고 한다. 국내총생산(GDP)이 10억원 늘어나면 제조업 일자리 창출 인원은 9.3명이지만 서비스산업은 16.6명에 달한다.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이나 투자가 선진국의 90% 수준에 근접할 경우 2030년까지 최대 69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5년 10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KDI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콘텐츠, 교육, 금융 등 서비스산업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층이 80%에 달한다.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제로섬 게임을 하기보다 고부가치 서비스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의 파이를 키워나가야 한다. 청년들이 서비스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최인석 아시아 뷰티 MCN 레페리 대표가 있다. 그는 경제적으로 사무실을 구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사무실로 삼고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산업 간 경계를 넘어 서비스산업 융합을 시도했다. 그 결과 지금은 홍콩, 중국 등 세계로 진출, 뷰티 콘텐츠 산업의 선두에 서 있다. 이제는 서비스산업 육성에 정부, 국회, 기업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회는 우리 경제가 성장하고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낼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서비스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서비스산업 발전에 근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및 발전 방안 마련 등 보다 획기적인 정책 방안 마련에도 고심해야 한다. 또 올해부터 크라우드펀딩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이 시행된다. 다양한 콘텐츠와 설명회 등을 통해 대중으로부터 쉽게 자금을 모을 수 있는 대중에 의한 투자 방안이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업들도 청년 고용 창출력이 높은 서비스부문에 투자를 늘리고 산학 협력 연계를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일자리 창출’이 바로 청년 문제 해결의 답이다. 이제는 정부, 국회, 기업 모두가 청년을 응원하고 있음을 보여줄 때이다.
  • 금감원 ‘5%룰’ 공시 위반 엘리엇 제재 검토

    금융 당국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난해 삼성물산 지분을 매집하는 과정에서 ‘5%룰’(지분 보유 공시 의무)을 위반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이 ‘파킹 거래’를 통해 5%룰을 위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제재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해 6월 4일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 5927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며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공시에는 엘리엇이 6월 2일까지 4.95%(773만 2779주)를 보유하고 있다가 다음날 하루 만에 2.17%(339만 3148주)를 추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난다. 자본시장법상 특정 회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되면 5일 이내 공시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 지분 2.17%를 하루 만에 매수하기에는 큰 물량이라는 점에서 엘리엇이 사전에 기관투자가들에게 삼성물산 주식을 매집해 갖고 있도록 한 뒤 미리 합의한 조건으로 매매해 명의를 바꾸는 ‘파킹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감원 조사 결과 엘리엇은 메릴린치, 씨티 등 외국계 증권사들과 삼성물산 주식을 대상으로 총수익스와프(주식 보유에 따른 수익이나 손실이 파생상품 계약자에게 돌아가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아직 파킹 거래 혐의와 제재 여부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외국 펀드에 대한 차별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신중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지금까진 착한 개혁…거친 금융개혁 불사”

    “지금까진 착한 개혁…거친 금융개혁 불사”

    “자본시장법 등 금융개혁 법안들은 어떠한 정치적 이해도 걸려 있지 않고 여야 간 합의를 거쳐 조문 작업까지 마친 것인데도 입법 조치가 진행되지 않아 너무 아쉽고 답답합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토해 낸 발언이다. 지난 28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다. 임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지금까지의 금융개혁은 ‘착한 개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거친 개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금융개혁이 너무 더디고 조용하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수용하고 때로는 그것을 뛰어넘기도 하겠다”면서 “설득해야 할 사람은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새해부터는 좀 더 과감하게 금융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추진했던 금융개혁은 ‘입법 절벽’에 막혀 추진 동력을 잃은 상태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만 해도 연내 국회 통과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게 됐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돼 상당수 기업이 법정관리로 직행할 처지다. 대부업법 개정도 물 건너간 실정이다. 대출금리 상한이 사라져 고금리 대출이 급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 위원장이 휴일인 지난 20일 간부들을 긴급 소집해 “온몸으로 뛰라”고 주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과장들은 ‘할당’까지 받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안면이 있거나 친분이 두터운 국회의원, 같은 고향 출신 등을 맡아 ‘개별 마크’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구조조정 작업과 금융개혁 마무리 때문에 임 위원장이 개각 대상에서도 빠진 것으로 아는데 국회에 발목이 잡히니 (임 위원장의) 줄담배가 늘어 가는 것도 이해가 간다”고 전했다. 담배가 부쩍 늘었다는 임 위원장은 올해 금융개혁 과정을 설명하면서 “어느 회의 석상에선가 금융위가 ‘디테일의 함정’에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쇼크에 빠졌다”고도 했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취임 때) 거대 담론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그 다짐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금융개혁은 앞으로도 현장에 기초해, 또 필요에 의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 강당은 지난 1월 금융 당국과 금융사 대표들이 모여 ‘끝장 토론’을 벌였던 장소다. 당시 농협금융 회장이었던 임 위원장은 당국을 향해 “규제 완화를 절대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그 유명한 ‘절절포’ 직격탄을 날렸다. 그로부터 두 달쯤 뒤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오늘의 눈] 정치와 금융/신융아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정치와 금융/신융아 경제부 기자

    “요즘 어디 관(官)이 치(治)할 수 있는 여건이 되나요. 말이 좋아 ‘관치’이지 관은 파워가 없어진 지 오래됐어요.” 최근 사석에서 한 전직 관료가 법안 처리를 위해 매일같이 국회에 나가 사는 후배들의 고충을 대신해 말했다. 그는 “금융이 우간다 수준이라지만 정치권의 마인드(태도)가 안 바뀌면 앞으로도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못난 금융’ 얘기만 나오면 세계에서 100등(GDP 기준) 정도 하는 아프리카 국가 우간다가 따라 나온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금융 경쟁력 수준이 87위로 우간다(81위)보다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마치 국가 경쟁력을 깎아먹는 주범인 듯 지목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정치인에 대한 신뢰 지수는 이보다도 한참 더 아래에 있다는 점이다. 7점 만점에 2.5점을 받은 우리나라 정치인 신뢰 지수는 94위를 했다. 우간다는 86위다. 굳이 우간다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보호 산업으로 길들여진 국내 금융산업이 점점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지적됐다. 금융개혁이 올해의 화두로 떠오른 배경이다. 그래서 올해 웬만한 규제는 다 풀기로 했다. 금융산업에 활력을 주고자 ‘메기’도 풀어 놓았다. 그런데 정작 국회 앞에서 ‘올스톱’된 형국이다. 지난 주말 금융위 국·과장들을 불러모아 “법안 처리를 위해 목숨 걸고 총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한 금융위원장의 말이 무색하게도 국회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23년 만에 새로운 은행으로서 인가를 받게 된 인터넷 전문은행이 미국이나 일본처럼 2000년대 초반에 생겼으면 어땠을까. 시행착오는 있었겠지만 지금쯤 자리를 잡아 가고 있을 것이다. 기존의 인터넷뱅킹과 별 차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금융권을 넘어 각종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까지 관심을 보인 것은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사업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으로서는 국경이 없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상 지금이라도 인터넷은행의 기반을 마련해 두지 않으면 자칫 주도권을 외국에 완전히 빼앗길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과거 두 차례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권 제한, 현행 의결권 지분 4%) 문제로 실패한 경험이 있는 금융 당국은 일단 인가부터 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해 인터넷은행을 도입했다. 하지만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국회에서 ICT 기업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하면 인터넷은행은 메기 꼴을 한 미꾸라지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은산분리 완화를 담고 있는 은행법 말고도 대부업의 최고 이자를 27.9%로 낮추는 대부업법이나 기업 워크아웃의 근거를 담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은 정기국회에서 잠정 합의를 하고도 여야 간 대치로 연내 통과가 불투명하다. 내년엔 총선이, 그다음 해에는 대선이 있다. 정치권의 각종 이해관계에 부딪혀 시간을 낭비하는 사이 우리 금융산업은 얼마나 또 밀려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정치가 금융을 한다”는 금융권 인사의 자조 섞인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yashin@seoul.co.kr
  • 경제 5단체 “노동개혁법 없인 일자리 창출도 없다”

    경제 5단체 “노동개혁법 없인 일자리 창출도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무협),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5단체가 노동개혁법안과 경제활성화법안의 연내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병원 경총 회장,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 김인호 무협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 낸 지 벌써 3개월이 지났고 정년 60세 시행도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노동개혁법안, 경제활성화법안이 올해 안에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5단체장은 성명에서 “노동개혁법안은 사용자에게 유리하도록 만든 법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용 확대와 취업 증진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고 근로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열 걸음을 가야 할 노동개혁 과제들 중 겨우 한 걸음을 떼는 정도의 내용을 담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경제 5단체 부회장단은 이날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같은 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과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 사장단은 금융투자협회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어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요청하는 내용의 결의를 채택했다. 회의는 지난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기업신용공여 확대와 부동산펀드 운용 규제 완화, 한국거래소 지배구조 개편 등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황 회장은 “핵심 사안은 4가지로 정무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의결하지 못했을 뿐 쟁점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동력인 중소·벤처기업의 활성화와 자본시장 인프라의 선진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임종룡 ‘휴일 비상 소집령’… “국회 설득에 모든 간부 나서라”

    임종룡 ‘휴일 비상 소집령’… “국회 설득에 모든 간부 나서라”

    “국회 설득 작업에 모든 간부가 나서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례적으로 휴일인 20일 ‘간부 소집령’을 내렸다. 22일 예정된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를 앞두고 금융위 모든 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금융개혁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한 막판 설득 작업을 펼치라고 주문한 것이다. 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에서 주요 간부들을 소집해 긴급 입법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올해 한 많은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며 간부들에게 법안 처리를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간부들은 의원 지역구 사무소까지 직접 찾아가 설득 작전을 펼칠 예정이다. 정무위 여야 의원들은 지난 정기국회에서 주요 금융법안의 처리에 잠정 합의했지만 선거구 결정과 노동개혁 법안 등 정치권 핵심 이슈를 둘러싼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다른 법안 논의도 함께 지연되고 있다. 여야가 잠정 합의한 금융법안은 워크아웃의 근거를 제공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대부업의 이자 상한을 낮추는 대부업법, 금융소외층 지원을 위한 서민금융진흥원 설립법,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등이다. 금융위는 특히 거래소의 구조개편을 담은 자본시장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중요해진 만큼 자본시장법 통과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한미약품 대박친다” 내부 정보 이용…연구원·증권맨 수백억원 시세차익

    “한미약품 대박친다” 내부 정보 이용…연구원·증권맨 수백억원 시세차익

    초대형 수출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킨 한미약품의 해외 기술판매 관련 내부 정보를 이용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 중 일부는 2차 정보 수령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당시 법률의 허점으로 형사처벌을 면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 미국의 한 제약사에 면역질환 치료제를 기술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4건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이진동)는 10일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정보를 미리 알고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 회사 연구원 노모(27)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노씨로부터 주식투자 정보를 전달받아 거액을 챙긴 애널리스트 양모(30)씨도 구속 기소하고, 노씨의 대학동기 이모(27)씨를 벌금 7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노씨는 올 1~2월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가 자신의 회사 연구소로 실사를 나오면서 기술 수출 계약 관련 정보를 공식 발표보다 2주 전쯤 알게 됐다. 이후 주식 투자를 통해 87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노씨는 이 정보를 대학 선배인 양씨와 동기인 이씨에게 전달했다. 양씨 등은 주식거래를 통해 각각 1억 4700만원, 12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미공개 정보를 자산운용사 10곳의 펀드매니저 12명에게 퍼뜨렸다. 이들은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 등으로 정보를 건네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얻은 시세차익은 최소 7000만원에서 최대 63억원까지 모두 249억원에 이른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가 업계에서 좋은 평판을 받아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 미공개 정보를 전달한 것”이라며 “실제로 이후 연봉이 10% 정도 오른 상태로 다른 직장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263억원의 부당이득 중 노씨 등 3명이 챙긴 2억원만 환수했다. 양씨로부터 정보를 받은 펀드매니저나 지인들은 2차 정보 수령자라는 이유로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본시장법은 지난 7월에야 2차 정보 수령자에게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 일라이릴리에 면역질환 치료제를 6억 9000만 달러(약 8142억원)에 기술 수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당뇨 신약기술인 ‘랩스커버리’를 5조원에 기술 수출하는 등 올해 4건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이 4건의 계약으로 받은 계약금 규모만도 7000억원을 넘어선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기관투자가 ‘주총 거수기’ 차단한다

    기관투자가 ‘주총 거수기’ 차단한다

    내년부터 기관투자가는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내역과 구체적 사유를 공개해야 한다. 투자한 회사에 대한 상시 점검도 해야 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기관투자가의 책임을 높여 고객을 보호하고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단 강제 사항이 아닌 자율 규준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자본시장연구원은 2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 공청회’를 열고 ‘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이행에 관한 원칙’ 초안을 공개했다. 이 초안은 금융위원회 및 금융 전문가들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개월간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비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높아졌다. 법정 싸움까지 가는 대립에서 국민연금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합병 반대 권고를 무시하고 찬성표를 던졌다. 찬성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기관투자가는 수탁자 책임 정책을 만들고 이를 문서화해 공개해야 한다. 고객과의 이해가 상충될 가능성을 미리 점검하고 방지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투자대상 회사의 이사·감사 추천에 참여하고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해야 한다. 활동 내역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이를 기록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고객은 기관투자가를 보다 신뢰할 수 있게 된다. 기관투자가의 활동을 속속들이 들여다봄으로써 재산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스튜어드십 코드는 강제 사항이 아니다. 모든 기관투자가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서명·가입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시장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이 자율적인 모범 규준을 도입·운영하자는 안이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원칙’에 가입하면 평판이 올라가기 때문에 모든 기관투자가에게 참여 유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경우 2011년 234개사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했지만 4년 뒤 306개사로 증가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영하는 수탁자가 회사와 고객의 이익을 높이려는 책임을 의미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의결권 행사에 관한 충실 의무가 도입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올 1~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정기주총에서 자산운용사(1.8%)나 보험사(0.7%)는 반대 의결권을 거의 행사하지 않고 ‘거수기’에 머물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뉴스 플러스] ‘거래소 지주사 전환’ 정무위 합의

    국회 정무위원회가 27일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바꾸고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 등 시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무위는 30일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 ‘빅4’ 소속 회계사 32명, 미공개 기업정보로 억대 이득

    기업 회계감사를 하며 얻은 미공개 실적 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한 삼일회계법인 등 이른바 ‘빅4’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2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경력이 짧은 회계사들로 학교 동문 등 개인적 친분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이진동)는 감사 대상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 등으로 억대 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삼일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이모(29)씨와 배모(3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상대적으로 적은 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된 장모(29)씨 등 4명은 불구속 기소하고 다른 7명은 벌금 400만~1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정보를 단순히 누설한 혐의를 받는 19명은 금융위원회에 징계를 하라고 통보했다. 이씨 등 6명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31개 주요 기업의 미공개 실적 정보를 파악하고 이 가운데 14개 기업의 주식 등을 사고팔아 6억 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을 주도한 건 이씨였다. 이씨는 혼자서 5억 6000여만원을 챙겼고 자신의 정보를 아버지에게 전달해 추가로 5500여만원의 이득을 봤다. 이씨가 투자한 곳 가운데 자신이 직접 감사한 곳은 한 곳이었지만 학교 동문이나 입사 동기 등 개인적 친분을 이용해 회사 실적 정보를 입수했다. 32명의 소속을 보면 삼일회계법인이 26명으로 가장 많고 삼정회계법인 4명, 안진회계법인 2명이다. 10명은 특정 대학교 동문이었다. 범행 대상이 된 회사는 아모레퍼시픽과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 제일기획, 이마트, 한샘, KB국민카드 등 이름만 대면 쉽게 알 수 있는 대기업이었다. 이들이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카카오톡’, ‘라인’ 등 국산 메신저를 쓰지 않고 이른바 ‘사이버 망명지’로 통하는 ‘텔레그램’ 메신저를 쓰려고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실제로 이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앞으로 주식 관련 얘기는 텔레그램을 이용하자. 이건 대화를 삭제해 더 안전하다고 한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문찬석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는 “자본주의를 지키는 파수꾼인 회계사가 오히려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대규모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을 처음으로 적발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주가조작 징후 실시간 포착… “증권범죄 꼭 잡아낸다”

    주가조작 징후 실시간 포착… “증권범죄 꼭 잡아낸다”

    #1. 지난 4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시스템에 이상거래 징후가 포착됐다. 거래소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을 시작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곧 30대 초반의 회계사 A씨를 중심으로 불공정 거래가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했다.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 9명이 줄줄이 엮여 나왔다. 이들은 감사를 맡은 회사의 실적 정보를 활용해 주식과 파생상품 거래에 투자해 6개월 만에 7억 6300만원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대금만 143억 1800만원에 이르렀다. 전문가 집단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공정 거래를 하다 적발된 최초의 사건이다. #2. 최근 한 증권 사이트 운영자 B씨는 거액을 들여 특정종목을 미리 매집한 뒤 자신의 이름값을 믿고 사이트에 가입한 유료회원 수십명에게 해당 종목을 추천하는 문자 메시지를 돌렸다. 한 시간쯤 뒤엔 사이트 무료회원들도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종목 추천글을 올렸고 이어 포털사이트 주식 게시판에도 같은 글을 옮겼다. 주가가 급등하자 B씨는 곧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고작 하루 만에 B씨는 수백만원을 손에 쥐었다.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10여명의 사이버감시팀 직원들이 뚫어져라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모니터 6개에 증권 관련 각종 정보가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임무는 어디에선가 보이지 않게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검은손’을 찾아내는 것이다. 인터넷 증권게시판에서 활발히 오가는 얘기, 매수 계좌가 쏠리는 종목들, 전문가 추천 종목의 실시간 시세 정보 등이 쉼 없이 올라왔다. 특정 검색어로 걸러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정보도 모니터링됐다. ●추천·매수 급증 종목·SNS 정보 등 모니터링 사이버감시팀은 인터넷 환경에서 날로 진화하는 증권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3년 2월 만들어졌다. 단순 감시뿐만 아니라 증권방송,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한 불공정거래도 들여다본다. 1994년 지금의 시장감시시스템이 도입된 지 20여년 만에 이룬 체계다.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8일 “시장의 매매 트렌드가 바뀌면서 불공정 행태도 그에 따라 변화한다”면서 “새로운 감시기준 개발을 꾸준히 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가 독자 개발한 시장감시시스템은 2011년 필리핀 등으로 수출도 시작했다. 2000개가 넘는 주식 상장 종목과 각종 파생상품 등을 24명 정도의 감시 인력이 담당한다. 산술적으로 1인당 100여개가 넘는 종목을 하나씩 감시할 수는 없지만 고도화된 시스템이 각 종목의 이상 징후를 감지해내면 담당 직원이 좀 더 면밀히 조사하는 방식이다. 주가 등락이나 거래량 변화 등 기준에 따라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만 구체적 기준은 보안사항이다. 악용 우려가 있어서다. 시장감시본부 자체도 국가정보원과 같은 국가보안시설이라 내부 촬영이 철저히 통제된다. 증권범죄는 시대에 따라 양상이 조금씩 달라진다. 최근엔 인터넷의 발달로 SNS, 포털사이트,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이용한 사이버 부정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주로 SNS 단체 채팅 등을 통해 최신 정보를 주고받거나 작전을 짠다.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익을 올리고 빠지거나 동시에 다수 종목을 거래하는 것도 트렌드다. 이런 변화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시장감시위원회가 금융감독원에 통보한 불공정거래 혐의 건수는 전년보다 56건 줄어든 132건이었지만 관련 종목 수는 오히려 33종목 늘어난 289종목이었다. 발행시장에서는 공모 사기, 가장 납입 등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승범 시장감시제도팀장은 “SNS, 포털사이트 등을 이용한 사이버 부정거래가 급증하고 시세조종뿐만 아니라 종목을 추천한 사람 등이 연관된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매매해도 증거 찾아내 더욱 교묘해진 검은손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조사 기법도 첨단화되고 있다. 지난 8월 삼성테크윈 전직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주식 매매에 이용한 사실을 밝히기 위해 자본시장조사단은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처음 도입했다. 이는 컴퓨터나 노트북, 휴대전화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 남아 있는 통화기록, 이메일 기록 등의 데이터를 모두 복구하고 분석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첨단 조사기법이다. 일종의 ‘디지털 해부’이다. 최근 스타 증권맨들을 줄줄이 무릎 꿇린 것도 바로 이런 최첨단 ‘디지털 해부’ 기법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달 상장사 대표와 짜고 시세조종을 한 뒤 시간 외 대량 주식을 매각하는 등 이른바 ‘블록딜’ 작전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현직 증권맨 16명은 증선위 조사 과정에서 불공정 매매뿐만 아니라 금품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황현일 자본시장조사단 사무관(변호사)은 “그동안은 불공정거래 행위가 포착되더라도 범죄 의도를 밝히기 쉽지 않았지만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활용하면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불공정 행위 檢 고발 그쳐 제재 실효·권위 떨어져 최근에는 제보를 받고 기획조사를 통해 불공정거래를 적발하는 일도 많다. 앞서 증권 사이트 운영자 B씨도 제보로 적발된 사례다. 신빙성 있는 제보라고 판단한 사이버감시팀은 100만원가량의 사이트 가입비를 지불하면서 범행을 추적했다. 거래소와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들어온 불공정거래 제보 건수는 41건, 포상금은 2억 526만원이었다. 최대 포상금액은 금감원과 거래소가 각각 20억원이다. 증권범죄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감시와 제재도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증선위의 역할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본시장조사단에서 불공정 행위를 적발하더라도 검찰 고발을 통해 형사 처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조치가 없어 제재의 실효성과 권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형사 처벌 외에도 증선위 차원에서 과징금 등 금전적 행정 제재를 물리고 있다. 고의성이 인정되면 선량한 투자자들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청구하기도 한다. ●형사처벌로는 한계… 징벌적 과징금·손배제 필요 올해 7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기존의 증권범죄 유형(미공개 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에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추가하고 이 행위에 대해서는 증선위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미공개 정보를 직접 누설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장에 영향을 가져온 투자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주요 불공정 거래 행위와 1차 미공개 정보 습득·유출자에 대해서는 과징금이 아닌 형사 조치만 하도록 돼 있어 한계가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형사 처벌만으로는 증권범죄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며 “징벌적 과징금 등 제재를 추가 도입하고 증권업계 스스로 자율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박 대통령, 국회 비판 이유 있다…하지만 ‘선거 발언’은 신중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심판론’ 발언을 놓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박 대통령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소신 있게 일할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치권이 국민의 삶과 경제를 볼모로 삼고 있다”며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 활성화 법안을 처리하지 않는 국회를 질타했다. 이에 야당은 “자신의 사람들을 당선시켜 달라는 노골적인 당선 운동인 동시에 야당과 이른바 비박(非朴)에 대한 노골적인 낙선 운동”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표류하던 국회가 다시 열리긴 했지만 선거구 획정 문제 등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개점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자본시장법 등 경제 활성화 법안은 3년째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이 최근 한 달 만에 무려 15.8%나 곤두박질치고, 기업 50개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외환위기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청년 실업 해소 등을 위한 노동개혁 등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래저래 민생이 말이 아니다. 밖으로는 또 어떤가. 중국의 경제 둔화에 미국의 금리 인상 조짐까지 보여 우리 경제를 더욱 옥죄고 있건만 국회는 뒷짐만 지고 있다. 국회가 허구한 날 정쟁으로 날을 새며 허송세월하니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답답함을 넘어 국회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일 것이다. 민생 살리기는 대통령 혼자 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국회가 개혁 과제들을 구현할 수 있도록 입법으로 뒷받침을 해 주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언이 “경제와 민생을 위한 대통령의 절실한 요청”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국정을 논하는 국무회의 석상에서 선거를 언급한 것 자체가 선거중립 위반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지난 6월에도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언급해 정치적 파장이 컸던 것을 기억한다면 ‘국민심판론’ 역시 정치적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친박 핵심 인사인 윤상현 의원이 ‘대구·경북(TK) 물갈이론’을 지피면서 여권이 술렁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유승민계 죽이기’라는 해석이 나올 법도 하다. 더구나 출마설이 나도는 장관들이나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들의 출마 예상 지역이 하나같이 공천장이 당선을 의미하는 TK 지역이다. 특히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등 내각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던 장관들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기업의 기관장들도 총선 출마를 위해 줄줄이 사표를 냈다.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총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기강이 해이해지기 쉬운 공직사회를 다잡기는커녕 대통령이 나서서 선거판 얘기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적절하지 않다.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내심 총선에서 여권의 승리를 기대하고, 이왕이면 자신과 국정 철학을 같이하는 이들이 국회에 들어가 개혁을 뒷받침해 주길 바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음에서 그쳐야지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발언으로 국정 혼란의 빌미를 주어서는 안 된다. 19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만큼 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들의 대거 물갈이는 불가피해 보인다. 대통령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국민들은 누가 ‘진짜 진실한 사람’인지 가려낼 것이다.
  • 대형 증권사 기업대출 늘린다

    금융 당국이 대형 증권사들의 기업대출 한도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도 키우고 전문투자자를 대거 육성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금융개혁회의를 통해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 개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IB)의 자금 공급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기업대출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로 확대되고 지급보증 한도는 이 대출 한도에서 분리된다. 현재는 기업대출뿐만 아니라 개인 대상의 신용융자, 예탁증권담보대출까지 합산해 자기자본 100% 이내에서만 빌려줄 수 있다. 그 결과 올 7월 말 현재 5개 IB(NH투자·KDB대우·삼성·한국투자·현대증권)의 기업대출 금액은 2조 70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15% 수준에 그친다. 기업금융 기능 강화와 차별화를 위해 2013년 IB가 도입됐지만 그동안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최대 18조원까지 기업대출이 가능해진다. 금융위는 종합금융투자사의 만기 1년 이내 신용공여에 대한 건전성 규제 부담도 은행 수준으로 덜어 주고 점진적으로 중장기 대출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 금융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지정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정책금융기관과 연계해 영업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사다리펀드와 증권금융을 통해 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민관 합동위원회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지정하고 매년 지정 유지 여부를 판단한다. 현재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이 중기 특화 증권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과 일반 법인의 전문투자자 자격 취득 요건도 대폭 완화해 전문투자자 범위도 넓히기로 했다.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 기준은 현재 금융투자상품 잔고 50억원에서 금융투자상품 잔고 5억원, 연소득 1억원 이상이거나 금융투자상품 잔고 5억원, 총자산 10억원 이상으로 변경된다. 일반법인의 자격 기준은 금융투자상품 잔고 100억원에서 금융투자상품 잔고 50억원, 총자산 120억원으로 바뀐다. 규제가 완화되면 현재 133명에 불과한 개인 전문투자자가 최소 1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투자자로 구분되면 파생상품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가 쉬워진다. IB가 비상장주식을 고객과 직접 매매하거나 내부 시스템을 통해 매수·매도자를 직접 중개하는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자본시장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6000억대 불법 채권 판매’ 檢, 골드만삭스 임원 등 기소

    미국계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은행(IB)이 국내에서 금융 당국의 인가 없이 6000억원 규모의 구조화채권을 판매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불법 중개행위로 얻은 수익 168억 1600만원은 국고로 귀속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박찬호)는 구조화채권을 불법 판매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전 골드만삭스IB 서울지점장 장모(49)씨와 홍콩지점 직원 박모(48)씨를 벌금 3000만원과 2000만원에 각각 약식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2012년 1월부터 4월까지 외화 구조화채권 4건(4억 5000만달러 상당)과 원화 구조화채권 2건(1500억원 상당)을 국내 기관 세 곳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은행업으로 인가받아 영업하는 골드만삭스IB는 구조화채권 중개 권한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뉴스 분석] 종합 자산설계 가능 vs 사고나면 책임 불투명

    [뉴스 분석] 종합 자산설계 가능 vs 사고나면 책임 불투명

    금융 당국이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의 문을 열며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카드를 꺼내 들었다. IFA가 활성화되면 금융사 입김에 좌우되지 않고 오로지 ‘성적’대로 소비자에게 ‘착한 금융상품’을 권해 줄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자면 ‘자문 서비스는 공짜’라는 통념을 넘어서야 한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2013년부터 IFA 도입을 추진해 왔다. 내년부터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되면 투자 자문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번에 밀어붙였다. 금융위는 연내 도입을 목표로 잡고 있다. 금융권은 고령화 및 저금리 시대를 맞아 자산 관리의 중심이 예금에서 투자나 자산 관리로 옮겨 가고 있는 만큼 IFA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김주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역은 “IFA가 활성화되면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간택’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할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시장에서의 전문성 강화로 금융시장 활력 제고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종합적인 자산 설계도 가능하다. 예컨대 예금통장 하나 달랑 갖고 있는 ‘투자 까막눈’ 김출발씨도 자문료만 내면 은행과 증권사를 돌아다니는 번거로움 없이 예·적금, 펀드, 퇴직에 대비한 보험까지 한번에 포트폴리오를 수월하게 짤 수 있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지금도 금융사가 일정 요건을 갖추면 투자자문업자로 인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돈’(수익성)이 안 돼 은행권도 소극적이다. 현재 신한·우리은행이 자문업자 인가를 받았고, SC은행은 실적이 없어 인가를 ‘반납’했다. ‘금융사로부터의 독립’이 취지이지만 특정 금융사와 ‘검은 커넥션’을 맺고 몰아주기를 할 우려도 나온다. “IFA가 상품을 추천해 줬다가 투자자가 쪽박을 차더라도 사고나면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려도 있다. 너무 잘돼도, 못돼도 문제다. IFA 시장이 지나치게 커지면 되레 금융사 입지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우후죽순 난립할 경우 IFA 시장이 질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 반면 시행 초기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오히려 용두사미만 되고 시장 자체가 고사될 수도 있다. IFA를 어느 금융업권 범위까지 포함할 것인가는 고민거리다. 고객의 금융 자산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려면 전체 금융권을 아울러야 한다. 하지만 이 내용을 포함한 금융소비자법이 2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금융위는 일단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손질해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자문업을 우선 도입한 뒤 전체 금융상품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잘 자리잡으려면 전문성·독립성을 갖추는 게 기본이라고 지적한다. ‘로보 어드바이저’(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 등 온라인 자문업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출발이라는 조언도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시행 초기에는 예컨대 펀드를 구매할 때 반드시 조언을 받고 상품을 사도록 판매를 유도하는 정책적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용어 클릭] ■독립투자자문사(IFA) 특정 금융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금융상품 추천, 상담 자문, 체결 대행 등을 해 주는 전문 자문업자. 금융사나 금융상품 종류에 구애받지 않는다.
  • 7년 넘은 中企도 신제품 개발땐 ‘크라우드펀딩’ 허용

    창업한 지 7년이 지난 기업도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면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된다. 크라우드펀딩이란 온라인으로 소액 투자자를 모집해 창업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자금 조달 방식을 뜻한다. 투자 한도 제한이 없는 ‘전문 투자자’의 범위에는 벤처캐피탈, 전문 에인절 투자자 등이 포함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의 후속 조치다. 입법 예고된 시행령 개정안은 7년 이하 창업·중소기업 중 주권상장법인과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등 일부 업종의 기업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증권을 발행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비상장 중소기업이 기존 사업과 회계를 분리해 신제품·신기술 개발, 문화사업, 산업재산권 등 이른바 프로젝트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업력이 7년을 넘더라도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간 기술 개발이 요구되는 업종에 따라서는 7년 이후에도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투자자의 전문성과 위험감수 능력 등에 따라 투자 한도도 차등화했다. 예컨대 일반 투자자의 경우 기업당 200만원, 연간 총 500만원이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등 소득 요건을 갖춘 투자자는 기업당 1000만원, 연간 총 20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하라

    [단독]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하라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삼성과 엘리엇의 결투’가 17일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기습 공격은 ‘투기자본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을 먹으려 한다’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2003년 ‘소버린 사태’나 2006년 ‘칼 아이컨 사태’ 등 해외자본에 국내 기업이 공격당할 때마다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됐음에도 지금껏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것은 주주 친화적이지 않은 국내 기업 문화에도 큰 원인이 있다.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각 입찰 결과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주인으로 낙점됐다. 낙찰가는 무려 10조 5500억원으로 감정가의 3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현대차 측은 “(오너인) 정몽구 회장의 통 큰 결단”이라고 강조했지만 나라 안팎에서 “주주 이익을 무시했다”는 후폭풍이 일었다. 이사회 배임 논란까지 불거졌다. 당시 25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반 토막(17일 종가 12만 3500원) 났다. # 2013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은 연봉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러자 연간 수십억원을 받는 재벌 총수들의 이름이 슬그머니 등기임원 명단에서 사라졌다. 올해도 10대 대기업 가운데 LG와 롯데를 제외하고 오너 경영인이 계열사 등기임원인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등기임원이 아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등기임원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직전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들은 법적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체 주주가 아닌 특정 1인(지배주주)의 막대한 권한과 이익을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이런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그로 인한 취약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2의 엘리엇’에 공격당할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위장된 축복이란 외환위기가 우리 경제에 하나의 발전 계기가 된 것처럼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주주 책임경영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이번 엘리엇 사태는 우리 기업 지배구조의 혈을 찔린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한고비 넘겼다고 나태하게 생각하다가는 회복 불가능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삼성도 반성해야 한다. 냉정하게 따져 보면 이런 합병 비율이 주주들에게 어떻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를 보면 시장가만큼도 인정을 받지 못했다”며 “책임 있는 경영진이라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모두 물러났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기획팀장은 “앞으로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 논의가 활발해질 텐데 지금처럼 재벌 총수들이 제왕적 행태를 계속하면서 (방어 수단만) 달라고 하면 오히려 반대 논거만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어 수단에 대해서도 좀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팀장은 “(주식에 따라 의결권을 달리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의 경우 중소기업이나 신생 벤처기업에 적합하다”면서 “선진국도 창업자 1세대에만 적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처럼 이미 오래전 상장된 회사에 도입을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불신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기관투자가협의회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의 상장을 금지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은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최고경영자(CEO), 재무책임자(CFO), 보수 총액 기준 상위 3명의 연봉을 의무공시한다. 프랑스는 국영기업 임원의 연봉을 45만 유로(약 5억 6000만원)로 제한하고 있다. 홍콩이나 중국 상장기업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투자를 하거나 이해관계자와 거래(내부 거래)를 할 때면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사회 결정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소버린(2003), 헤르메스(2004), 칼 아이컨(2006) 등 헤지펀드 공격으로 우리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난 뒤에도 왜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이 무산됐는지를 보여 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주주의 지분에 비해 통제하는 회사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 소유와 지배 간에 괴리가 생긴다”며 “이를 정리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제도를 도입하는 건 지배주주가 적은 지분으로 회사를 쥐락펴락하는 것을 합리화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승계 문제와 순환출자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재벌 지분구조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올해 6월부터 상장기업에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일반 재무제표는 물론 지배구조에 관계된 비재무정보, 공시 이외 정보도 적극 제공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자투리펀드’ 올해 안에 갈아타세요

    금융 당국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자투리펀드’(소규모 펀드)를 올해 안에 대폭 정리한다. 수수료가 싼 온라인 전용 연금 펀드 상품을 늘리고, 펀드 투자위험 등급 분류 기준도 손본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이런 내용의 ‘펀드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개선 대책’을 내놨다. 불건전·불합리한 업무 관행을 개선해 시중에 돈이 풀리도록 펀드 투자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우선 금감원은 운용 기간이 1년 이상이면서 설정 금액이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 정리 작업에 나선다. 운용 자금이 적으니 수익률도 크게 기대하기 힘들고, 최소거래단위가 일정 금액 이상인 채권 같은 자산에는 아예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등 펀드의 장점인 분산투자의 효과를 노리기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현재 소규모 펀드는 전체 공모추가형 펀드 2268개 중 837개로 36.9%다. 소규모 펀드 중 약 절반(49.5%)은 아예 소규모 펀드로 출발해 이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대형 펀드와 소규모 펀드를 합병하고, 기존 모자형 펀드에 소규모 펀드 편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시행령 개정 전에는 소규모 펀드의 환매 수수료 면제를 유도하는 등 ‘펀드 갈아타기’를 권유할 방침이다. 문자 메시지 안내와 금융투자협회 공시 후 펀드를 임의 해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펀드 투자위험등급 분류 기준도 바꾼다. 현재 펀드 투자위험등급은 고위험 자산 비중에 따라 5단계로 분류된다. 예컨대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경우 위험도가 매우 높은 1등급, 머니마켓펀드(MMF)에 주로 투자하면 위험도가 낮은 5등급이다. 하지만 등급이 미리 기계적으로 나뉘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금감원은 실제 수익률 변동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등급을 세분화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소규모 펀드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윤규 금감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수익률이 좋은 소규모 펀드는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수익이 좋으면 진작에 돈이 몰렸을 것”이라면서 “펀드 위험등급을 투자자에게 적극 알려 본인에게 적합한 펀드인지 우선 스스로 판단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세제 혜택 펀드 같은 경우는 시행령이 개정되면 합병 방안이 나오겠지만 부작용이나 피해가 없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연금저축·퇴직연금 펀드의 온라인 전용 상품도 늘릴 계획이다. 또 역외·세제 펀드를 제외한 전체 펀드상품에 대해 이동을 원하는 회사에 신청만 하면 판매회사를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서둘러 추진할 방침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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