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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륜에 방해돼” 처자식 살해한 男…부하직원에 ‘이것’까지 시켰다

    “불륜에 방해돼” 처자식 살해한 男…부하직원에 ‘이것’까지 시켰다

    인도의 한 남성이 “불륜을 해야 하는데 방해가 된다”며 자신의 아내와 두 자녀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2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산림청 보조 관리관(ACF) 셰일레쉬 캄블라(39)는 2022년부터 알고 지낸 여성 산림청 직원과 불륜 관계를 맺어왔다. 경찰은 해당 여성이 범행에 직접적으로 가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건과 관련해 여성을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캄블라는 바브나가르로 전근을 왔으며, 수랏에 거주하던 그의 아내 나야나(40), 딸 프리타(13), 아들 바비야(9)는 최근 휴가를 즐기기 위해 바브나가르를 방문했다. 그러나 이들은 방문 직후 실종됐다. 대대적인 수색이 시작된 가운데 지난 5일 캄블라는 경찰에 자신의 아내와 자녀들이 그가 근무 중이던 사이 경비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동 인력거를 타고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비원은 캄블라의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또한 경찰은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캄블라가 가족이 실종됐음에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자 그를 수상히 여겨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조사 결과 캄블라는 사건이 일어나기 3일 전 부하 직원에게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니 집 뒤편에 두 개의 구덩이를 파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16일 해당 구덩이에서 캄블라의 아내와 자녀들의 시신을 발견했고, 곧바로 캄블라를 체포했다. 캄블라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하며 사전 계획된 살인이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살해 직후 아내의 휴대전화로 마치 아내가 다른 사람과 살기 위해 떠나는 것처럼 자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아내의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전환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캄블라와 아내 사이에 있었던 가정불화가 이번 범행의 주요 동기라고 보고 있다. 캄블라는 “아내가 바브나가르에서 함께 살고 싶어했다”며 “아내가 오면 불륜을 해야 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 암매장 시신 다시 꺼내 ‘지장’ 찍은 40대 女의 엽기행각… ‘깡통’ 하나가 중요 단서로 [듣는 그날의 사건 현장- 전국부 사건창고]

    암매장 시신 다시 꺼내 ‘지장’ 찍은 40대 女의 엽기행각… ‘깡통’ 하나가 중요 단서로 [듣는 그날의 사건 현장- 전국부 사건창고]

    2022년 4월 7일 오전 9시 30분경, 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한 외딴 밭에 40대 여성 이 모 씨(당시 40대)가 도착했다. 마을과 멀리 떨어진 이 한적한 밭은 전날 밤 이 씨가 잔혹하게 살해한 남성 A씨(당시 55세, 부산 거주 의사)의 시신을 암매장한 곳이었다. 이 씨는 삽을 들고 흙을 파헤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싸늘하게 식은 A씨의 시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매장한 시신의 왼팔을 꺼내 지장 찍게 해이 씨의 목적은 시신을 훼손하거나 옮기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A씨의 왼팔을 꺼내 엄지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자신이 미리 준비한 서류에 지장을 찍었다. 서류는 다름 아닌 허위 주식 계약서였다. 이 기이한 행위는 이날 새벽 A씨 아내의 추궁 전화에서 비롯됐다. “내 남편이 당신을 만나러 간 것 아니냐”는 다급한 질문에 이 씨는 직감했다. 둘러대거나 피하면 의심만 커질 것이라 판단한 그녀는, 급히 양산 자택으로 돌아와 컴퓨터로 계약서를 조작했다. 계약서의 핵심 내용은 2021년 말부로 A씨와의 동업 및 채무 관계가 완전히 종료되었음을 명시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지장을 먼저 찍은 이 씨는 곧장 암매장 현장으로 달려가 흙을 파고 A씨의 지장까지 강제로 찍는 대담하고도 소름 돋는 범행을 이어갔다. 그녀는 다시 흙을 덮은 뒤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이 씨는 이 위조된 계약서가 A씨의 실종 또는 사망 후 발생할 경찰 수사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방패가 될 것이라 믿었다. A씨 아내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고, 마지막으로 A씨와 접촉한 이 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그러나 범행이 심야에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경찰은 A씨의 행방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쉽게 잡지 못했다. 근접지에 폐쇄회로(CC)TV도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사건 발생 일주일 후, 경찰은 수색 범위를 넓혀 건너편 마을 농로에 설치된 CCTV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분석 결과, 사건 발생 시점에 A씨의 밭 주변에 1시간 넘게 머물렀던 이 씨의 차량이 포착됐다. 동시에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탐문조사 과정에서 “누가 얼마 전에 밭에서 흙을 팠다”라는 결정적인 제보를 입수했다. 경찰은 즉시 밭을 수색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현장을 꼼꼼히 살피던 중, 땅속에서 오랜 시간 산화된 깡통 하나가 밭에 나뒹구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진술했다. 이 ‘깡통’의 발견은 이 일대에 최근 땅을 판 흔적이 있었다는 명확한 물리적 암시로 작용했다. 경찰은 밭 주인을 찾아갔고, 주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진술을 확보했다. 밭 주인은 “이 씨가 ‘여기에 나무를 심어도 되냐’고 물어 허락했고, 심지어 굴착기까지 불러 땅을 팠다”라는 내용을 진술했다. 이 진술은 이 씨의 범행이 단순 우발이 아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되었음을 시사했다. 경찰이 밭을 파 내려가자, 예상대로 A씨의 시신이 드러났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발견 당시 시신의 왼손 엄지손가락에 아직도 붉은 인주(도장밥)가 선명하게 묻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이 씨가 혐의를 피하려 시신을 이용해 허위 계약서에 지장을 찍은 잔혹한 증거였다. 경찰은 이 씨를 긴급 체포했고, 그녀는 결국 모든 범행을 자백했다. 9년간의 주식 동업, 그리고 1억 원 횡령이 낳은 파국이 씨와 피해자 A씨의 악연은 9년 전인 2013년 말, 한 인터넷 주식 카페에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각자 투자했지만, 2017년 봄에는 양산에 원룸을 빌려 투자 사무실을 차리고 본격적인 동업을 시작했다. A씨는 이 씨가 자신을 ‘주식 전문변호사’라고 소개하고, ‘동생도 의사’라고 주장하는 거짓말에 속아 투자 업무를 대부분 위임했다. 그러나 이 씨의 투자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녀는 초기에 ‘투자 수익금’ 명목으로 A씨에게 매달 수백만 원을 보냈지만, 이는 투자가 성공해서가 아니었다. 결국 A씨의 원금까지 모두 날렸다. 범행 한 달 전에는 사무실 월세마저 4개월이나 밀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결정적인 순간은 A씨가 투자 사무실 컴퓨터를 확인하면서 찾아왔다. A씨는 자신의 투자금 약 6억~7억 원 중 1억 원 가량이 빈 것을 확인했다. 이 금액은 이 씨가 자신의 생활비, 품위유지비, 동호회 활동 등에 사적으로 유용한 횡령금이었다.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인 A씨는 즉각 이 씨에게 상환을 요구했다. 2022년 3월 28일, 부산 금정구의 한 주차장에서 A씨는 이 씨를 만나 1억 원 반환을 요구했으나, 이 씨는 “당장 갚을 능력이 안 된다”라며 거부했다. 이에 A씨는 “그럼 당신 남편을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라고 단호하게 통보했다. 이혼 공포가 부른 살인 계획... 미리 파놓은 ‘살인의 구덩이’이 씨는 A씨에게 “남편에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으나, A씨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판결문은 이 씨의 범행 동기를 명확히 적시했다. “이 씨는 남편이 자신의 주식 투자 사실과 1억 원 채무를 알게 되면 이혼당하고 아들과 헤어질 것이 두려워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가 “4월 4일 집을 찾아가 남편을 만나겠다”라고 통보하자, 이 씨는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 범행일을 4월 7일로 미룬 뒤 치밀한 범행 준비에 착수했다. A씨가 찾아오기로 한 전날인 4월 6일 오후 8시경, 이 씨는 A씨의 아파트 앞에서 그를 태워 10여 분 떨어진 금정구의 한 주차장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승용차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이 씨는 “열심히 일해서 매달 100만~150만 원씩 주겠다. 제발 집에는 찾아오지 말라”고 간절히 빌었다. 그러나 오직 모면에만 급급한 이 씨의 태도에 A씨는 화를 내며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신의 요구가 먹히지 않자, 이 씨는 결국 준비했던 살해 계획을 실행했다. 가방에서 몰래 줄을 꺼내 뒤에서 A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범행 후, 그녀는 A씨 시신을 뒷좌석 쪽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CCTV 혼란을 주기 위해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가발까지 착용했다. 양산으로 향하던 중,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떨어진 A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이 씨는 즉시 차를 세우고 휴대전화를 돌로 내리쳐 부숴버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는 경찰이 위치 추적을 통해 A씨를 찾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었다. 이 씨는 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차를 바짝 붙인 뒤 시신을 끌어내 밀어 넣고 흙을 덮었다. 시계는 밤 11시 안팎을 가리키고 있었고, 이 씨는 범행 후 자택으로 돌아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잠을 청했다. 무기징역에서 징역 30년으로…‘범행 수법의 잔인성’ 논란이 씨는 살인, 사체은닉, 재물손괴,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되었다. 2022년 10월, 1심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28년보다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씨의 범행으로 A씨 유족은 크나큰 고통과 상처를 입었고, 경제적 토대가 붕괴돼 일상생활 유지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씨는 유족에게 어떤 정신적, 경제적 보상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후 23년 2월 열린 항소심의 재판부는 이 씨에게 징역 30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이 씨의 범행 동기나 죄질이 극히 불량하나, 범행 수법이 잔인하거나 포악한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라는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판단을 내렸다. 또한 “이 씨가 반성하고 동종 범행 등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무기징역은 과하다”고 감형 사유를 설명했다. 같은 해 4월, 대법원은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더라도 항소심이 이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라며 이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결국 징역 30년형이 확정되었다.
  • 묻지마 ‘사커킥’으로 17차례 여성 공격한 축구유망주...부산판 ‘돌려차기男’인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묻지마 ‘사커킥’으로 17차례 여성 공격한 축구유망주...부산판 ‘돌려차기男’인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사람 죽인 것 같아”... 전직 축구선수의 잔혹했던 7분, 그리고 징역 25년의 기록 부산의 한 겨울 새벽, 인적이 끊긴 골목길에서 발생한 참혹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묻지마 폭행’의 공포를 불어넣었다. 가해자는 전직 축구선수 출신의 40대 남성. 그는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상대로 마치 축구공을 차듯 머리를 가격하는 이른바 ‘사커킥’을 날렸다. 무려 14범의 전과를 가진 그는 이미 수차례 강력 범죄로 사회와 격리된 바 있었으나, 교화되지 않은 채 다시 거리로 나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본지는 판결문과 수사 기록을 토대로 사건이 발생한 그날의 끔찍했던 7분과, 법정에서 이어진 치열한 진실 공방을 재구성했다. 폭풍전야: 분노로 얼룩진 밤사건의 시작은 2024년 2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에 거주하는 권모 씨(40대)는 이날 여자친구와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다툼은 다음 날인 6일 새벽까지 이어졌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권 씨는 여자친구에게 “다 죽인다”라는 섬뜩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이미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는 부산 중구의 한 식당으로 향했다. 혼자 술잔을 기울이며 분노를 삭이던 권 씨의 눈에 오전 4시 16분경, 한 여성이 들어왔다. 피해자 A씨(29)였다. A씨는 술을 마시러 온 것이 아니었다. 단지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인연도, 원한도 없었다. 그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우연히 머물렀다는 사실이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 악마의 카운트다운: 흉기 구입과 미행약 40분 후, 식당을 나선 권 씨는 우연히 A씨와 같은 방향으로 걷게 되었다. A씨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순간적으로 ‘강도질을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단순한 충동이라기엔 그의 행동은 지나치게 치밀하고 신속했다. 오전 5시 16분, 권 씨는 부산 서구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흉기를 구입했다. 범행 도구를 손에 넣은 그는 흉기를 옷 속에 숨긴 채 다시 거리로 나섰다. 불과 3분 뒤인 5시 19분, 그는 A씨의 뒤를 덮쳤다. 권 씨는 A씨의 목덜미를 낚아채고 약 100m를 끌고 갔다. 그가 멈춰 선 곳은 인적이 드문 어두운 뒷골목이었다. 겨울 새벽의 냉기만이 감도는 그곳에서, 누구도 A씨의 비명을 들을 수 없었다. 잔혹한 7분: ‘사커킥’과 무차별 폭행골목에 들어서자 권 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옷 속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A씨를 위협했다. 공포에 질린 A씨가 떨어진 안경을 줍기 위해 몸을 숙이는 순간, 권 씨는 A씨의 머리채를 잡고 거칠게 벽으로 밀쳤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A씨가 저항하며 권 씨의 모자를 벗기자, 권 씨의 무자비한 폭행이 시작됐다. 그는 주먹으로 A씨를 가격해 쓰러뜨린 뒤, 바닥에 쓰러진 A씨의 머리를 향해 발길질을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발길질이 아니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마치 축구공을 차듯 온 힘을 실어 A씨의 머리를 가격하는 ‘사커킥’을 날렸다. 권 씨는 A씨의 옷과 가방을 뒤지며 금품을 찾는 와중에도 약 2분간 주먹질과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1차 폭행 후 자리를 떴던 그는 곧바로 골목으로 되돌아왔다. 이미 A씨는 1차 폭행의 충격으로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저항조차 할 수 없는 피해자를 두고 권 씨는 다시 발로 차고 소지품을 뒤졌다. 그의 잔혹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권 씨는 골목을 떠났다가 1분 만에 다시 돌아와 똑같은 짓을 반복했다. 또다시 자리를 떴다가 재차 돌아와 폭행을 이어갔다. 오전 5시 26분, 그가 골목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약 7분 동안 이어진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수사 결과 권 씨는 주먹으로 13차례, 농구화를 신은 양발로 17차례나 A씨를 무참히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의식을 잃은 A씨의 휴대전화를 뺏어 도주 중에 버렸다. 방치된 생명, 그리고 검거혹한의 겨울 날씨, 차가운 골목길 바닥에 A씨는 약 2시간 동안 방치되었다. 지나가던 행인이 그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A씨는 목숨은 건졌으나 처참한 부상을 입었다. 턱뼈가 부러지고 얼굴 여러 뼈가 파열되었으며, 치아가 다수 부러지는 등 전치 8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다. 무엇보다 신체적 고통보다 더 큰 정신적 트라우마가 20대 여성의 삶을 덮쳤다. 범행 직후 권 씨는 도주했으나, 그의 도주극은 오래가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경, 부산역 인근에서 경찰이 그를 발견했다. CCTV에는 가방을 움켜쥔 채 전속력으로 달아나다 넘어진 권 씨를 삼단봉을 든 경찰관이 제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범행 당일 오전 9시경, 그는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을 자백하는 듯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나, 사람 죽였어. 내 얼굴과 신발에 피가 너무 많이 묻어 사람을 죽인 것 같아. 내가 죽으려고 나쁜 짓 했어.” 스스로도 자신의 폭행이 살인에 이를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법정 공방: “살인 고의 없었다” vs “미필적 고의 인정”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 씨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상해의 고의만 있었을 뿐,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감형을 호소했다. 검찰의 입장은 단호했다. 검찰은 “권 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피해자의 손에 흉기에 의한 상흔이 발견되었다”며 계획적인 범행임을 강조했다. 또한 “20대 여성이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은 한 인격체를 살해한 것과 다름없다”며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 과정에서 권 씨의 태도는 불량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공황장애’ 등을 핑계로 세 차례나 재판에 불출석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자 지난 7월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선고일이 잡히자 또다시 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계속된 재판 지연에 구속 기한 만료가 임박하자, 재판부는 “교도관이 업어서라도 피고인을 데려오라”고 주문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범행 반년이 지나서야 선고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선고 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피고인 없이 선고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재판은 진행되었다. 쟁점이 된 ‘축구선수’ 경력이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은 권 씨의 ‘축구선수’ 이력이었다. 1심 판결문에는 ‘권 씨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하며 경북지역 대회에서 우승하고 MVP상을 받은 유망주였으나, 고교 2학년 때 자퇴했다’고 적시되었다. 이는 권 씨가 자신의 다리, 즉 ‘발차기’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임을 의미하며, 따라서 머리를 가격한 행위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하지만 권 씨 측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이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권 씨의 축구선수 경력이 과장되었다”며 “초등학교 4~6학년 때만 축구선수였고, 우승이나 MVP 수상 경력은 없다. 유망주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권 씨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살인 병기가 아니었음을 강조하여 형량을 줄이려는 시도였다. 또한 변호인은 “권 씨가 소지품을 잃어버린 A씨에게 소주와 과자를 사주기도 했다”며 애초에 금품 갈취의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권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지법 제7형사부(부장 신헌기)는 1심 선고에서 권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 씨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사커킥’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머리 등 급소 부분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목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찾아와 화풀이하듯 폭행을 반복한 점을 볼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나, 미수에 그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권 씨의 범죄 이력 또한 중형 선고의 배경이 되었다. 그는 전과 14범의 상습 범죄자였다. 2008년 6월에는 20대 여성을 상대로 강도·성폭행을 저지른 뒤, 집에 피해자의 어머니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집까지 찾아가 추가로 금품을 빼앗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인 2016년에는 편의점 2곳에서 흉기로 종업원을 위협하고 돈을 빼앗아 징역 5년을 복역했다. 범죄자의 길을 걸으며 교화의 기회를 수차례 걷어차고 또다시 무고한 시민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권 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에서 그는 “흉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스스로 현장을 떠났다. 피해자의 상태도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며 끝까지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부산고법 형사 2부는 권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징역 25년 선고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자가 입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막대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폭행 사건이 아니었다. 전문적인 운동 능력을 갖춘 건장한 남성이 저항 불능 상태의 여성을 상대로 잔혹한 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단순한 화풀이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징역 25년이라는 판결은 반복되는 강력 범죄와 심신미약 주장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로 해석된다. 그러나 피해자가 겪어야 할 평생의 고통 앞에, 이 숫자가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무거운 질문으로 남는다.
  • 인쇄술의 마녀사냥, SNS 가짜뉴스의 시작

    인쇄술의 마녀사냥, SNS 가짜뉴스의 시작

    축복에서 폭력의 도구 된 인쇄술18세기 공론장 언급하며 대안 찾아기후·불평등 등 인류 직면한 난제과거 흑역사 통해 미래 해법 탐구회복력의 핵심 ‘연대와 행동’ 강조 1533년 독일 남서부 실타흐에서 끔찍한 화재가 발생했다. 다음날 한 여관 하녀가 붙잡혔다. 주술로 불을 질렀다는 혐의였다. 그는 18년 동안 은밀한 관계를 맺은 악마의 도움을 받았다고 자백했다. 가혹한 고문으로 인한 인정이었던 듯하지만 결국 하녀는 부활절에 화형당했다. 이 이야기를 다룬 기사는 살이 붙고 선정적으로 변하며 빠르게 퍼졌다. 여기엔 1440년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만든 인쇄기가 큰 역할을 했다. 16세기 판 가짜뉴스는 더 잔혹했다. 모든 범죄에 마녀를 갖다 붙여 퍼뜨린 기사로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빼앗고 마녀사냥 교본을 제작해 공포정치의 수단으로 삼았다. 호주 출신 사회철학자인 저자가 인쇄기 발명 이후의 시대상을 훑은 건 가짜뉴스의 온상이 된 현대 소셜미디어(SNS)의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서다. 그는 마녀와 양민을 가르고 가톨릭과 개신교를 구분하는 현상은 ‘보수 대 진보’, ‘낙태 찬성 대 반대’ 등으로 공동체를 분열하는 양극화와 다르지 않다고 봤다. 저자는 역사를 ‘미래를 위한 상담자이자 안내자’로 보며 “인류가 직면한 시급한 과제를 해결할 때 과거에서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는지 찾아내고자 책을 썼다”고 했다. ‘신의 선물’이라고 했던 인쇄기가 폭력과 억압의 도구로 악용된 역사에서 SNS 시대를 향한 경고를 읽고 극복할 길을 찾는다. 저자는 SNS로 빠르게 번지는 가짜뉴스가 파괴적 역사를 만들기 전에 이해의 영역을 확장하고 협력할 수 있는 대화의 공간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를 꺼낸다. 문해력이 높아지고 정보가 많아진 이들은 커피하우스를 찾아 낯선 사람과도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공론장이 된 이곳에서 사람들은 ‘고착된 견해와 진부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책은 인쇄술과 SNS를 보듯이 기후, 불평등, 민주주의, 기술 독점 등 인류의 난제들을 역사와 접목하고 더 나은 미래를 탐색한다. 지구촌이 겪는 물 부족 위기 상황은 에스파냐 발렌시아의 ‘물의 법정’을 내세워 민주적 공공 관리시스템을 제안하고, 이민과 난민의 시대에 사회적 관용을 논하기 위해 무슬림과 유대인이 공존했던 에스파냐 콘비벤시아 문화를 소개한다. 여러 역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회복력의 핵심은 ‘집단 연대’와 ‘변혁적 행동’이다. 인도 케랄라주에서 일어난 사회적 봉기나 핀란드의 여성 참정권 운동은 연대로써 불평등과 위기를 극복한 대표적 사례다. 역사는 권력자에 의해 지워지기도, 창조되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집단적 투쟁과 주도적 행동에 초점을 맞춰 역사적 사건과 일화를 선택”해 “역사적 사고가 가진 힘”을 드러냈다. 사안별로 몇백 년 시차를 두고 일어난 역사를 과거부터 현재를 거쳐 제언까지 잘 꿰어 놔 필요한 부분만 펼쳐도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 전 연인 50대男 살해하더니…금목걸이 훔쳐 아이폰 산 20대, 태국 ‘발칵’

    전 연인 50대男 살해하더니…금목걸이 훔쳐 아이폰 산 20대, 태국 ‘발칵’

    태국의 한 20대 여성이 과거 연인 관계였던 50대 남성 경찰관을 살해한 뒤 금목걸이를 훔쳐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17일 태국 매체 타이랏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태국 경찰은 치앙마이 출신 여성 A(20)씨를 살인, 절도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A씨는 연인 관계였던 남성 경찰관 B(53)씨를 살해한 후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지난 11일 치앙마이의 한 경찰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의 친구가 B씨를 방문했다가 1층 거실 침대에 누워 있는 그가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조사한 결과 B씨는 왼쪽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고 침대 근처 바닥에는 권총이 떨어져 있었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근거로 타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지난 10일 한 여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B씨의 숙소를 방문했다가 총성이 한 차례 울린 뒤 숙소를 떠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 현장 조사 결과 B씨가 평소 착용하던 금목걸이가 사라진 것도 확인했다. 경찰은 추적 끝에 해당 금목걸이가 한 쇼핑몰의 금은방에서 거래된 사실을 알아내고 용의자를 A씨로 특정했다. A씨는 조사 결과 처음에는 B씨가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자살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A씨는 끝내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A씨는 18살 때부터 약 2년간 B씨와 교제했으며 최근에는 새 남자친구가 생겨 관계가 멀어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0일 B씨의 숙소를 찾아가 다퉜으며 B씨가 잠들자 B씨의 권총으로 그를 쏴 살해한 뒤 자살처럼 위장하고 금목걸이를 훔쳤다고 진술했다. A씨는 금을 판 돈 30만 바트(약 1350만원)로 오토바이와 아이폰, 금목걸이 2개를 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건 당일 B씨가 술에 취해 자신을 폭행하고 성관계를 강요했다며 이에 분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 ‘제철 방어’ 비싸게 주고 먹었는데…매출 1.5억 식당 ‘충격 반전’

    ‘제철 방어’ 비싸게 주고 먹었는데…매출 1.5억 식당 ‘충격 반전’

    횟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가 일본산 방어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업주가 원산지 둔갑으로 올린 매출은 1억 5000만원에 달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 심학식)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동래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며 2023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산업자로부터 공급받은 일본산 방어 3716.4㎏을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해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방어를 시세보다 높은 1㎏당 약 4만원에 판매해 총 1억 4865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재판부는 “농수산물의 원산지를 거짓 표시해 판매하는 행위는 건전한 농수산물 유통 질서를 해치고 농수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범죄로 엄하게 처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A씨가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동종 범행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방어는 지방이 풍부하고 식감이 뛰어난 겨울철 별미 횟감 어종이다. 특히, 마라도 인근에서 잡아 올린 방어는 그 신선함과 맛으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겨울철 모슬포항은 방어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 “수능 시험장에 폭발물 설치” 협박글 올린 중학생 경찰에 붙잡혀

    “수능 시험장에 폭발물 설치” 협박글 올린 중학생 경찰에 붙잡혀

    대입수능시험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중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은 공중 협박 혐의로 10대 중학생 A군을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A군은 전날 오후 10시 34분쯤 ‘경남 한 수능 시험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혐의를 받는다. 글을 올리고 나서 20분쯤 뒤인 12일 밤 10시 52분쯤 A군은 협박 글을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연기하며 112에 전화를 걸어 신고했다. 경찰 등은 즉시 해당 고교에 출동, 현장 수색과 폐쇄회로(CC)TV 확인 등 안전 점검을 진행해 특별한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동시에 경찰은 A군 집에 찾아가서 A군을 상대로 신고자 조사를 했다. 조사받던 A군은 13일 오전 0시 21분쯤 ‘장난삼아 협박글을 쓴 뒤 경찰에 신고했다’고 자백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A군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수능 당일, 해당 시험장에서는 시험이 정상적으로 치러졌다.
  • “성관계 불법촬영 신고” 합의금 요구한 40대 여친 살해한 20대 ‘징역 14년’

    “성관계 불법촬영 신고” 합의금 요구한 40대 여친 살해한 20대 ‘징역 14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촬영했다가 발각되자 신고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박우근)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이어 보호관찰 2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 11일 대전 유성구 관평동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B(40대)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후 “사람을 죽였다”며 112에 전화해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와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촬영했다가 발각돼 항의받자 신고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합의금 압박을 느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온라인 게임에서 B씨를 알게 돼 교제를 시작했으며 교제 중 B씨가 헤어진다고 말하거나 용돈을 갚으라고 하는 등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가치로 죄질이 좋지 않으며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일관되게 자백하고 있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은 아닌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 나경원, 생방서 “앵커분, 정성호 장관 대변인이세요?”

    나경원, 생방서 “앵커분, 정성호 장관 대변인이세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결정과 관련해, 사실상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며 정 장관과 법무부 차관, 검찰총장 대행 등 지휘부 5명에 대해 사퇴를 요구했다. 나 의원은 11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궤변 중 궤변”이라며 정 장관의 앞선 발언을 비판했다. 정 장관은 항소 포기에 대해 “문제 없다. 성공한 재판과 수사였다”라며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했을 뿐 (검찰에) 지침을 준 적 없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과거 이재명 대통령이 (정 장관에 대해) ‘끝까지 같이 갈 사람, 배신하지 않을 사람이다’고 했다”며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정성호 장관의 눈물겨운 대통령 지키기일 뿐이며 이는 사실상 외압을 자백한 것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외압으로 판단한 배경에 관해서는 “수사 검사들 모두 만장일치 항소하기로 한 뒤 법무부 의견을 구하는 과정에서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한 건 항소 불허를 말한 것 아닌가”라고 짚었다. 나 의원은 또 “어제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이 ‘용산과 법무부의 의견을 고려했다’고 이야기한 것” 역시 외압으로 본 이유라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가 “정 장관이 ‘검사가 남욱 변호사를 위협했다’며 검찰 수사 문제점도 지적했다”고 언급하자, 나 의원은 “앵커분 질문 자체가 정 장관 대변인 같다. 정 장관이 ‘뭐라 했다’며 ‘반박하라’고 하냐. 실망스럽다”라고 불편해했다. 진행자가 “이 질문은 (앞서 인터뷰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에게도 똑같이 했다. 똑같이 해서 여야의 입장을 듣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나 의원은 “그러니까 질문 자체가 정 장관에 대한 걸 계속 물어본다”고 거듭 맞섰다. 그러자 진행자는 “정 장관이 어떤 말을 했고 이 말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여야 의원한테 들은 거다. 같은 질문이었다”고 재차 설명했다. 나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검찰 항소권은 보장되지 않고 이 대통령 면죄권만 적용된 결과를 낳았다”며 “검찰의 가장 굴욕적인 날이었고 검찰의 최대 정치 부역 스캔들인 만큼 이에 책임을 지고 정 장관, 노 검찰총장 대행, 이진수 법무부 차관,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까지 5명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 민주 “친윤 검사 쿠데타적 항명”… 국힘 “외압 자백한 정성호 사퇴”

    민주 “친윤 검사 쿠데타적 항명”… 국힘 “외압 자백한 정성호 사퇴”

    “친윤(친윤석열) 정치 검사의 쿠데타적 항명”(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단군 이래 최악의 수사 외압이자 재판 외압”(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항소 포기가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지만 여야의 공격 포인트는 완전히 달랐다. 민주당은 검찰의 기소 자체를 ‘조작’, 내부 반발을 ‘항명’으로 규정짓고 검찰을 강하게 몰아세우는 반면 국민의힘은 법무부와 대통령실 등 ‘윗선’ 개입 의혹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항소 포기 반발 관련 추가 발언을 통해 “절대 묵과할 수 없고 당에서는 단호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사전 최고위에서도 대장동·대북송금 등 사건을 ‘조작 기소’로 지칭하며 국정조사와 상설특검, 청문회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최고위에서는 검찰의 내부 반발을 강하게 질타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거나 강압적인 정부에는 한소리도 못하는 자들이 마치 뭐라도 된 듯 나대고 있다”고 했고, 김병주 최고위원은 “딴지를 거는 정신 나간 검사들에 대해 법무부는 즉각 감찰에 나서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언급을 두고 사실상 외압 자백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 장관의 아침 발언을 보면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의 발언인지 아니면 대장동 범죄 집단의 변호인인지 구분이 안 간다”면서 “사실상 외압 자백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을 순회 중인 장동혁 대표는 이날 청주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은 결국 대통령과 연관된 사건”이라면서 “이런 중대한 사건에서 법무부 장관이 ‘전혀 몰랐다’, 대통령실이 ‘전혀 몰랐다’라고 하는 것을 국민 누가 믿을 수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관여돼 있다고 하면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대통령까지 보고받고 이를 묵인했다면 탄핵 사유”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번 항소 포기로 7000억원대의 피해 금액이 고스란히 대장동 일당들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을 맡은 곽규택 의원은 의총에서 “법원에서 추징액의 상당 부분을 인정하지 않아 막대한 개발 이익이 대장동 일당에게 넘어갔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1일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항의 방문해 항소 포기를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현안질의 개최를 거부한 여당 측에 반발하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안건 미정’의 전체회의 11일 개최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한마디로 저희가 요구하는 항소 포기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는 긴급현안질의에 관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에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 항소 자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는데 그건 국정조사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라면서 “현안질의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하면 될 문제지, 본회의에서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 野, ‘대장동 항소 포기’에 李대통령 겨냥…“묵인했다면 탄핵”

    野, ‘대장동 항소 포기’에 李대통령 겨냥…“묵인했다면 탄핵”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법무부와 대통령실 등 ‘윗선’ 개입을 의심하며 국정조사를 비롯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언급을 두고 사실상 외압 자백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 장관의 아침 발언을 보면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장관의 발언인지 아니면 대장동범죄집단의 변호인인지 구분이 안간다”면서 “사실상 외압 자백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 장관) 본인이 항소포기는 정당하다고 판단했고 검찰총장에게 의사를 전달했다고 분명히 말했다”면서 “법무부장관이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하며 검찰에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더 윗선’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정 장관 선에서 일어난 외압이 아닌 더 높은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면서 “항소포기는 공범으로 재판받는 정진상, 김용 더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행위를 무죄로 만들기 위한 빌드업”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이 바라는건 5년간 재판을 멈추는 중지가 아니라 재판을 아예 없애버리는 재판삭제”라고 지적했다. 충북을 순회 중인 장동혁 대표도 이날 청주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은 결국 대통령과 연관된 사건”이라면서 “이런 중대한 사건에서 법무부 장관이 ‘전혀 몰랐다’, 대통령실에서 ‘전혀 몰랐다’라는 것을 국민 누가 믿을 수 있겠나”고 반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관여돼있다고 하면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대통령까지 보고 받고 묵인했다면 탄핵 사유”라고 강조했다. 채해병 사건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수사 외압을 주장했던 점을 들며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사 외압이자 재판 외압”이라고 몰아세웠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번 항소 포기로 7000억원대의 피해금액이 고스란히 대장동 일당들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꼬집었다. 당내 법률자문위원장을 맡은 곽규택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형사소송법에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이 있다. 1심 선고 이상의 형을 재판부에서 내릴 수 없는 것”이라면서 “피고인들만의 잔치판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에서 추징액의 상당 부분을 인정하지 않아 막대한 개발 이익이 대장동 일당에게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송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이번 항소 포기 사태가 사법체계를 파괴하는 중차대한 사건이라는 점에 동의했다”면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항소 포기 외압 관련 관계자 전원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일엔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항의 방문해 항소 포기를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추가적인 장외투쟁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 현안질의 개최를 거부한 여당 측에 반발하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야당 간사 내정자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오는 11일 안건 미정의 전체회의 개최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한마디로 저희가 요구하는 항소 포기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는 긴급 현안 질의에 관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어 “결국 항소를 포기시켜서 이 대통령 무죄 만드는 일에 비단길을 깔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에 따르면 여당은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대행, 반부패수사부장, 중앙지검장, 야당은 강백신 검사를 비롯한 수사·공판 관여 검사 등 각각 4명씩을 증인으로 세우기로 했다. 하지만 야당이 증인 명단 초안에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포함한 것을 두고 대립하다 관련 협의가 불발됐다.
  • “檢 조작수사 밝혀야” “대통령실 외압 규명” 여도 야도 국조 꺼내

    “檢 조작수사 밝혀야” “대통령실 외압 규명” 여도 야도 국조 꺼내

    민주 “검찰 반발? 정권이 만만한가” 오늘 국조·청문회·상설특검 논의국힘 “李대통령 공소 취소 빌드업”정성호 법무 긴급현안질의 압박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결정 직후부터 거세게 공방을 벌이고 있는 여야는 9일 일제히 “국정조사를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조작수사 의혹을 밝히는 차원에서, 국민의힘은 항소 포기 외압 의혹을 규명하자는 취지에서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항소 포기를 두고 검찰 내부 반발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검찰은 민주당(정권)이 들어오면 좀 (우리가) 만만해 보이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상설특검으로 바로 가고 싶지만 (야당) 본인들이 이 핑계 저 핑계를 댈 테니 당대표께 이거(국정조사) 해서 철저히 규명하자고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원내대표가 언급한 대장동·대북송금 검찰 수사 관련 국정조사·청문회·상설특검 등 3가지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할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 중 꼭 하나만 정할 필요는 없다”며 “세 개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치검찰조작기소대응특별위원회는 이날 검사로부터 ‘배를 가르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남욱 변호사의 법정 증언을 근거로 “대장동 사건 전체가 조작된 기소였음이 드러났다”며 “(정치 검찰에 대한) 전면적인 감찰과 수사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예정에 없던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의자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빌드업의 1단계 작업으로 이해된다”며 “나아가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함으로써 이 대통령을 완전 무죄로 만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재판중지법은 필요 없다고 자신 있게 브리핑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진짜는 재판 중지 6종 패키지(공소 취소·배임죄 폐지·공직선거법 개정·대법관 증원·4심제 재판소원·항소 포기)였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꺼내 든 청문회·국정조사·상설특검에 대해선 “방귀 뀐 놈이 성질내는 것”이라고 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을 향해서는 “항소 포기 의견 전달은 더 높은 윗선의 압력이 전달된 것이냐”고 지적했다. 나경원·조배숙·송석준·박준태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 장관에 대해 “명백한 탄핵감”이라며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긴급현안질의를 위해 10일 전체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나 의원은 회견에서 “정 장관을 내일(10일) 출석 못 시키고, 법사위 개의를 하지 않으면 대통령실 개입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 정권은 김만배 등 대장동 일당의 공범이자 원팀임을 자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긴급의원총회 개최를 예고했지만 개최 직전에 10일로 순연하기로 했다. 항소 포기 이슈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더 많은 의원이 참석한 상태에서 논의하자는 차원이다.
  • ‘중국 근거지’ 메신저피싱 가담한 한국 여성들…항소심 형량 보니

    ‘중국 근거지’ 메신저피싱 가담한 한국 여성들…항소심 형량 보니

    중국 등에 근거지를 둔 메신저피싱 범죄에 가담한 한국인 여성들이 범죄단체 일원으로 판단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2부(부장 김종석)는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활동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30대 여성 3명의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2~4년 등 원심과 같은 형량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들 중 2명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3월까지 국내외에 거점을 둔 메신저피싱 조직의 송금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74명의 계좌에서 총 14억 1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머지 1명은 이러한 범죄가 용이하도록 해외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전화번호로 둔갑시키는 변작 중계기를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이들이 속한 사기 조직은 총괄 운영, 피해자 유인, 피해금 인출, 변작기 관리 등 각 단계마다 역할을 분담하고 지휘체계를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수익을 체계적으로 현금화하고 분배하는 등 조직적 면모를 갖춘 것으로 판단돼 범죄단체죄가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액이 크다. 피해 보상을 위한 노력도 없다”면서 “다만 자백하고 반성하는 빛을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도 원심의 형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이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 “아들 죽는다” 자백 강요한 ‘형사 누나’ 비구니... 첫 단추 잘못 꿰 미궁속으로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아들 죽는다” 자백 강요한 ‘형사 누나’ 비구니... 첫 단추 잘못 꿰 미궁속으로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유일한 증거는 범행현장 ‘쪽지문’法 “그것만으로 범인 단정 못 해”춘천지법 형사 2부(부장 이다우)는 2017년 12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당시 50세)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2년 만에 극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장기 미제 사건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지는 순간이었다. 재판부는 “지문감정 결과 정씨가 해당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게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범행과 무관하게 지문이 남겨졌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 증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범행 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증거 ‘1㎝ 쪽지문’(조각 지문)이 과학수사의 발달로 범인을 가리켰지만 확정 짓는 데 실패했다. 사건은 2005년 5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정오쯤 강원도 강릉 산골 마을인 구정면 덕현리에 사는 장모(당시 69세) 할머니가 자택에서 손과 발이 묶여 살해된 채 발견됐다. 할머니는 혼자 살고 있었고, 숨진 할머니를 발견한 것은 이웃 주민이었다. 이웃 주민은 경찰에게 “현관문과 안방 문이 열린 채 TV 소리가 들리는데도 인기척이 없어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장씨 할머니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얼굴은 포장용 노란색 테이프로 칭칭 감겼고, 손과 발은 전화선 등으로 묶여 있었다. 안방 장롱 서랍은 모두 열려 있었다. 금반지 등 78만원 상당의 귀금속은 사라졌지만 3000만원이 들어있는 통장과 도장, 현금 등은 그대로 있었다. 부검 결과 장 할머니의 사인은 기도 폐쇄와 갈비뼈 골절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인이 포장용 노란색 테이프로 얼굴을 감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한 뒤 저항하는 장 할머니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보았다. 목격자는 없었고, 테이프에 찍혀 있는 쪽지문이 발견됐다. 1㎝ 크기의 지문이 유일한 증거였다. 경찰은 저항하는 할머니의 얼굴을 테이프로 칭칭 감으면서 속지가 잘 떨어지지 않자 장갑을 벗은 뒤 맨손으로 떼는 과정에서 범인의 지문이 찍힌 것으로 추정했다. 목격자도, 폐쇄회로(CC)TV도 없었지만 쪽지문으로 금세 범인이 잡힐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한 달 뒤 한 이웃 주민이 “내가 범인”이라고 나섰다. 비구니 ‘애먼’ 이웃에 미신 꾸며 자수 강요검찰 송치 후, 그 이웃 “범인 아냐” 번복비구니의 정체는 담당 형사의 ‘친누나’그는 장 할머니와 수양딸처럼 친하게 지내던 이웃 여성 박모(당시 45세)씨였다. 박씨는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해 순간적으로 화가 나 죽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자백은 사건의 정황과 전혀 들어맞지 않았다. 범행 당일 행적도 횡설수설했다. 범행할 때 썼다는 도구도 달랐다. 그는 “훔친 귀금속은 집 앞 밭에 버렸다”고 했으나 아무리 뒤져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자 박씨는 덜컥 겁이 났는지 “나는 할머니를 죽이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3차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가 허위 자수한 이유와 배후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었다. 사건 며칠 후 한 비구니 스님이 박씨를 찾아왔다. 스님은 “죽은 이 집 할머니가 당신 막내아들을 노린다”면서 “당신이 경찰서에 찾아가 범인이라고 자수하지 않으면 아들이 죽을 것이다”고 했다. 박씨는 안절부절못했다. 결국 경찰서를 찾아갔으나 아무런 대비 없이 허위 자백하다 보니 뒤엉켜버린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여승의 정체가 사건 담당 형사의 친누나라는 것이다. 당시 경찰이 ‘면식범에 의한 범행’에만 집중해 박씨를 용의자로 보고 여승인 형사의 누나를 동원해 억지 함정수사를 벌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담당 형사들은 아직도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제 사건의 진실을 밝혀줄 증거는 쪽지문뿐, 당시 과학수사는 걸음마 수준이었다. 뚜렷하지 않은 융선(지문 돌기)을 선명히 분석하지 못했다. 현미경 등으로 분석하는 당시 방식으로 지문의 끊긴 점과 곡선 등 13가지 특징점을 찾아 범인을 지목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이미지 보정 기술과 원본 데이터베이스(융선 특징 좌표화)의 해상도도 지금보다 훨씬 떨어졌다. 지문검색 소프트웨어 기술도 많이 부족했다. 이처럼 지문이 증거능력을 상실한 채 10년 넘게 미제로 묻혔던 사건을 부활시킨 건 과학수사의 발전이었다. 지문을 해독하고 범인을 특정하는 기술이 급속도로 좋아졌다. 고해상도 스캐너가 도입되고, 지문의 융선 특징을 좌표화하는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됐다. 감정 장비의 성능과 감정관들 능력도 향상됐다. 과학수사 발달로 쪽지문 주인 찾았지만검찰 “1, 2심 번복 어렵다” 상고 포기또다시 미궁에 빠지자 유족들 ‘눈시울’그 결과 오래전 쪽지문의 주인을 찾아냈다. 인근 도시 동해시에 사는 정씨였다. 과거에 절도 전과도 있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였다.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도 그의 진술은 모두 거짓이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하던 시간에 그는 “동해시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지만 그 또한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정씨는 강력 반발했다. 그는 “(쪽지문이 나온) 테이프는 낚시할 때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에 싣고 다니다 잃어버린 것이다”면서 “나는 강릉에 가 본 적도 없다.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범인으로 몰았다”고 항변했다. 경찰은 현장의 쪽지문이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을 통해 정씨의 왼쪽 가운뎃손가락 융선과 일치한다며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했지만 1심부터 무너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가운데 배심원 9명 중 8명도 무죄로 판단했다. 정씨는 곧바로 석방됐다. 검찰이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항소심을 진행한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는 2018년 10월 “정씨의 쪽지문이 범행 현장에서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1심이 내린 판단은 적법하다”고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선고 직후 정씨는 “죄가 없으니까 무죄 판결이 난 것 아니겠나. 나는 모르는 사건”이라며 황급히 법정을 떠났고, 장 할머니 가족들은 한동안 법정을 떠나지 못한 채 눈시울만 붉혔다. 할머니 가족은 “비명에 가신 어머니의 한을 풀지 못해 너무 억울하다”며 “지문이 범인을 지목했는데 이제 와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고 했다. 검찰은 “1, 2심 판단을 번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힌 뒤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이후 장 할머니 살인사건은 ‘1㎝ 쪽지문’ 외에 지금까지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아 사건 발생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구 미제로 남아 있다.
  • 15살 아들 성착취물 만들어 판매한 엄마 “이유는…” 발칵 뒤집힌 태국

    15살 아들 성착취물 만들어 판매한 엄마 “이유는…” 발칵 뒤집힌 태국

    태국의 한 여성이 돈을 벌기 위해 어린 아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5일(현지시간) 더타이거에 따르면 태국 사이버범죄조사국(CCIB)의 경찰관들은 최근 한 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 영상에 대한 제보를 접수했다. 제보를 접수한 경찰은 고객인 척하며 영상을 보기 위해 온라인상의 한 그룹 가입에 관심을 나타냈고, 해당 그룹의 관리자는 경찰에게 가입하기 전 회비를 내라고 지시했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판매되고 있었으며, 영상에는 한 여성과 15세 아들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곧 지난 3일 태국 사카오주에 있는 여성 A씨의 집을 수색했다. A씨는 경찰에 아들의 성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A씨의 자택에서 영상에 사용된 휴대전화, 영상으로 얻은 수입을 기록한 공책 등을 압수했다. A씨는 “처음에는 나만 성적인 방송을 진행했지만 회원들 요청으로 아들도 출연시켰다”고 진술했다. 그는 영상을 통해 한 달에 약 1만 밧(약 44만원)의 수입을 거뒀으며 시청자들로부터 선물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성착취물 제작·유포 등 혐의를 받고 있으며, A씨의 아들은 현재 사카오주 아동 및 가족 보호소의 보호를 받고 있다.
  • 김건희 측 “건진법사에 샤넬 가방 2개 받아” 첫 인정… 통일교 청탁은 부인

    김건희 측 “건진법사에 샤넬 가방 2개 받아” 첫 인정… 통일교 청탁은 부인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샤넬 가방 2개를 건네받은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다만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받은 사실이 없으며, 샤넬 가방도 청탁의 대가는 아니었다며 여전히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김 여사의 법률대리인단은 5일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는 전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다”면서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신중히 처신했어야 함에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 드린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통해 선물 받은 샤넬 가방을 같은 브랜드의 다른 가방과 구두로 교환한 사실도 인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 가방 선물을 거절했지만 전씨의 설득에 받게 됐는데 실제로 이 물건들을 쓰지는 않고 전씨에게 모두 반환했다고 김 여사 측은 밝혔다. 또 법률대리인단은 “특검이 주장하는 여러 청탁은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대통령의 구체적 직무 권한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는 전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800만원, 12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와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등을 받고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김 여사는 그동안 특검 조사에서 해당 물품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김 여사가 돌연 입장을 바꾼 배경을 두고  전씨가 최근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씨는 자신이 금품을 잃어버려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못했단 입장을 고수했다가 지난달 15일 공판에서 금품을 유 전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이어 그간 행방이 묘연했던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구두 1개, 샤넬 가방 3개 등을 지난달 21일 특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김 여사가 수수 사실을 부인하는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인 직무 관련성을 부인해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3일 보석을 신청한 만큼 재판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건희 특검의 박상진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공소사실의 일부를 비로소 자백한 것”이라며 “모순되고 거짓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여사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오는 26일에 변론을 종결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초 선고가 날 수 있다.
  • 김건희 “건진법사 샤넬 가방 두 차례 받았다” 첫 인정

    김건희 “건진법사 샤넬 가방 두 차례 받았다” 첫 인정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샤넬 가방 2개를 건네 받은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다만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받은 사실이 없으며, 샤넬 가방도 청탁의 대가는 아니었다며 여전히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김 여사의 법률대리인단은 5일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는 전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다”면서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신중히 처신했어야 함에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통해 샤넬 가방을 같은 브랜드의 다른 가방과 구두로 교환한 사실도 인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 가방 선물을 거절했지만 전씨 설득에 받게 됐는데, 실제로 이 물건들을 쓰지는 않고 전씨에게 모두 반환했다고 김 여사 측은 밝혔다. 또 법률대리인단은 “특검이 주장하는 여러 청탁은 김 여사에 전달되지 않았고 대통령의 구체적 직무권한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는 전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800만원, 12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와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등을 받고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김 여사는 그동안 특검 조사에서 해당 물품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김 여사가 돌연 입장을 바꾼 배경을 두고 알선수재 혐의 공범으로 지목된 전씨가 최근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씨는 자신이 금품을 잃어버려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못했단 입장을 고수했다가 지난달 15일 공판에서 금품을 유 전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이어 그간 행방이 묘연했던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구두 1개, 샤넬 가방 3개 등을 지난달 21일 특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김 여사가 수수 사실을 부인하는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인 직무관련성을 부인해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3일 보석을 신청한 만큼 재판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건희 특검의 박상진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공소사실의 일부를 비로소 자백한 것”이라며 “특검 수사나 공판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보여준 입장이 거짓이라는 뜻인데, 모순되고 거짓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여사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오는 26일에 변론을 종결한다고 밝혔다. 통상 결심공판 후 한두 달 내 선고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초 선고가 날 수 있다.
  • 마세라티로 오토바이 커플 쳐 사망사고 내고 도주한 30대… 감형 확정

    마세라티로 오토바이 커플 쳐 사망사고 내고 도주한 30대… 감형 확정

    징역 10년→7년 6개월… 대법원 확정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등 유죄→무죄 광주에서 마세라티 승용차로 난폭운전 사망사고를 낸 뒤 달아난 30대 남성에게 징역 7년 6개월이 확정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2)씨에게 이같이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24일 오전 3시 11분쯤 술을 마신 상태로 광주 서구 화정동 도로에서 마세라티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추돌해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뒤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배달 일을 마치고 새벽길에 퇴근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남성이 크게 다치고, 동승자인 여자친구는 숨졌다. 김씨는 사고 후 지인들에게 연락해 “음주 교통사고를 일으켰는데 도망가야 하니 대전까지 차량으로 태워달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야 하니 대포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사건 은폐를 시도하고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혐의는 무죄로 보고 도주치사 등에 대해서만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김씨가 섭취한 알코올의 양이 엄격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에 의해 특정된 김씨의 음주량은 수사기관이 추측한 수치에 불과하다”며 “이를 근거로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2심은 김씨의 범인도피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방어권 남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 판례상 범인이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처벌되지 않고, 그에 따라 도피를 위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처벌되지 않는다. 범인도피교사죄는 허위 자백을 하게 하는 등 방어권 남용까지 나아갔다고 판단될 경우에 성립한다. 김씨와 검사 모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기각했다. 한편 김씨가 사망사고를 낸 사실을 알면서도 김씨에게 대포폰을 제공하는 등 도피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모(34)씨는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 “남편 살해죄로 죽을 위기입니다” 12살에 결혼 후 출산…어린 신부의 ‘눈물’

    “남편 살해죄로 죽을 위기입니다” 12살에 결혼 후 출산…어린 신부의 ‘눈물’

    12살에 결혼해 남편에게 학대당한 이란의 한 신부가 거액의 ‘목숨값’을 마련하지 못하면 교수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란 북부 고르간 교도소의 사형수 골리 코우흐칸(25)은 18살이던 7년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코우흐칸에게는 이슬람의 형벌 원칙인 키사스(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이 적용됐다. 경제적 보상(디야)을 제공해 유족 측의 용서를 받지 못하면 교수형이 예정대로 집행된다. 기한은 올 연말이다. 이란 소수민족 발루치족 출신인 코우흐칸은 12살 때 사촌과 결혼해 이듬해 아들을 낳았지만 남편에게서 내내 신체·정서적으로 학대당했다. 견디다 못해 부모 집으로 도망친 코우흐칸에게 아버지는 “흰 드레스를 입혀 보낸 딸은 수의를 입지 않고는 돌아올 수 없다”며 냉대했다. 그러던 중 2018년 5월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은 당시 5살이던 아들을 마구 때렸고 코우흐칸은 다른 친척을 불러 남편을 뜯어말리려 했지만 이 친척과 남편이 싸우는 과정에서 남편이 사망했다. 이 친척과 함께 체포된 코우흐칸은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변호사 조력 없이 강압적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글을 읽지 못했지만 결국 범행을 자백하는 진술서에 서명했고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유족 측에 용서를 구하기 위한 배상금 협상은 교도소 관계자들이 맡았다. 그렇게 정해진 배상금이 100억 토만이다. 인권단체들은 이 사건이 이란의 여성 인권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란에선 아동 결혼이 합법이지만 가정폭력에 대한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소수민족 여성들이 정권의 탄압 대상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루치족 인권 옹호단체 관계자는 “코우흐칸의 사례만이 아니라 (이란의) 여성은 인권이 없다”며 “남편의 말에 복종해야 하고 학교에도 가지 못한다. 부모들은 가난을 핑계 삼아 딸을 시집보내버린다”고 비난했다. ■ 여성 사형 집행 ‘세계 최고’…15년 만에 최악 기록■ “정부 공식 발표는 11%뿐” 불투명한 사법 절차■ 돈 없으면 사형당해야?…‘디야’ 제도 남용 논란도이란은 현재 전 세계에서 여성에게 가장 많이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다. 이란 인권 단체(IHR)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에서는 마약, 살인 및 안보 관련 혐의로 최소 31명의 여성이 사형에 처해졌다. 이는 지난 15년 이상 기록된 여성 사형 집행 건수 중 최고치다. 이란에서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소 241명의 여성이 처형됐다. 114명은 살인 혐의로, 107명은 마약 관련 혐의로 처형됐다. 4명은 안보 관련 혐의였다. 9명은 어린 신부였으며, 3명은 범죄 혐의 당시 18세 미만이었다. 살인죄로 처형된 여성 70%가 남편이나 파트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대부분 가정 폭력이나 성적 학대 등 절망적 상황에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법체계는 정상 참작을 거의 고려하지 않으며, 가정 폭력이나 부부 강간은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심각한 문제는 이란 사법 체계의 불투명성이다. 이란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사형 집행 건수는 통상 IHR 집계의 1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IHR은 현재 이란 정부가 다소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도 사형 집행을 남용하고 있다며 유엔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살인 사건의 경우 유족이 사형 대신 돈을 받고 용서를 선택해 피고인의 사형을 면제해주는 이슬람 관습법 제도 ‘디야’가 시행되고 있다. 2024년에는 649건의 사례에서 유족이 사형 대신 디야를 선택한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매년 사법부가 지정하는 금액은 정해져 있지만, 가족이 얼마를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적 제한이 없다. 이에 피고인이 큰돈을 낼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사형이 집행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단체들은 “여성 사형수의 절대적인 수치 증가는 이란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와 인권이 심각하게 탄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란 당국은 불투명한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국제적인 인권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처제 살해 후 장인에 “도울 일 없나요?”…이춘재, 괴물의 민낯

    처제 살해 후 장인에 “도울 일 없나요?”…이춘재, 괴물의 민낯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이춘재(62)의 전 아내가 31년 만에 침묵을 깼다. 이춘재의 전처 이모씨는 지난 2일 방송된 SBS ‘괴물의 시간’을 통해 “가족들도 나를 원망한다. 나보고 ‘네가 그 사람을 만나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한다”라며 “나도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으면 예쁘게 살았을 것 같다. 한 사람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 그런 사람을 만난 건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건설회사 여직원으로 일하던 시절, 하청업체 직원이었던 이춘재가 먼저 다가왔다고 했다. 그는 “한 번도 시간을 어긴 적 없이 철저했다. 남자가 참 손이 곱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빠보이는 면이 별로 없었다”라며 이춘재를 만났을 당시 그가 출소 직후였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1992년 4월, 두 사람은 결혼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10차 사건(1991년 4월) 발생 1년 뒤였다. 임신 사실을 알고 미혼모 시설이나 수술을 고려하던 이씨에게 이춘재는 “안 된다”며 화성 집으로 데려갔다. 시어머니는 무당의 말에 따라 출산 이후로 결혼을 미뤘다. 눈빛 돌변하는 순간 “지금도 소름” 결혼 생활은 평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씨는 “자신의 루틴이 어긋나거나 뜻대로 안 되면 저한테 그냥 화풀이했다”라며 “눈빛이 돌변하는 순간이 있다. 지금도 소름이 끼치는데, 그러면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고 회상했다. 이춘재는 아내는 물론 두 살배기 아들까지 폭행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춘재를 “내성적이지만 한 번 화가 나면 부모도 말리지 못할 정도의 성격 소유자”라고 규정했다. 이씨는 “이유 없이 저를 때리고 있었는데 아이가 자다 깨서 나왔다. 그 사람이 쳐서 아기가 떼굴떼굴 굴렀다”며 “대들다가 주먹을 정면으로 맞았다”고 증언했다. 견디다 못한 이씨는 1993년 12월 집을 떠났다. 이춘재는 전화로 “내가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아두라”고 협박했다. 동서에게는 “다른 남자와 다시는 결혼하지 못하도록 문신을 새기겠다”고 말했다. 처제 살해 다음 날, 장인 찾아가 “도울 일 없나요” 그러나 집 밖에서 이춘재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처가와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청주에서 벼농사를 짓던 장인을 자주 찾아가 일손을 거들었다. 처제들이 반찬을 만들어주러 이춘재의 집에 자주 들렀고, 이춘재도 장모의 제사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1994년 1월 13일 오후, 이춘재는 처제(당시 21세)를 “토스트기를 가져가라”며 집으로 불러들였다. 미리 준비한 수면제 탄 음료를 마시게 하려 했으나 처제가 “친구와 교회를 가기로 약속했다”며 떠나려 하자 성폭행했다. 이후 둔기로 내려쳐 살해한 뒤 시신을 검은 비닐봉지와 옷, 스타킹 등으로 싸매 유기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김시근 전 형사는 “가까스로 화장실 문고리와 세탁기 밑 장판에서 검출한 피해자 혈흔이 아니었다면 이춘재의 혐의를 밝혀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재는 밤새 증거물을 치우며 완전 범죄를 노렸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범행 다음 날의 행동이었다. 김 전 형사는 “장인어른을 찾아간 이춘재가 ‘도와드릴 일 없느냐’고 했다”며 “딸을 죽여놓고 아버지한테 그렇게 굴 만큼 이춘재는 뻔뻔한 인간이었다”고 말했다. 처가에서 딸의 실종 신고를 할 때도 이춘재가 함께 경찰서에 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처 이씨는 “경찰에서 이춘재가 한 거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말문이 턱 막혔다”며 “‘나는 왜 살려뒀을까, 나는 왜 안 죽였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찰이 ‘아이 엄마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어느 날 이웃집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시체가 실려 나가는 모습을 함께 본 이춘재는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건의 범인도 이춘재였다. “강간 아니라 조작”…끝까지 부인한 이춘재 이춘재가 처제 사건에 대해 직접 말하는 음성도 공개됐다. 그는 “강간을 한 건 아니다. 강간한 것처럼 제가 사후에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때 자살을 생각하고 있던 시기였다. 알약을 미숫가루에 타놓은 걸 처제가 먹은 것”이라며 “당시엔 사형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받기 위해서 처음에는 부인했었다”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뜨악했다.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었다.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진술이었다”고 떠올렸다.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경찰은 “직업이 오리발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춘재를 구속시키고 그다음 날 엄마가 왔다. (이춘재가 자신의 모친에게) ‘변호사 빨리 선임해달라’ ‘집에 남은 거 장판 쪼가리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태워버려라’라고 하는 걸 내가 밖에서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화성 사건에 대한 은폐 시도라고 생각된다”고 증언했다. “착한 애였다”는 이웃들…“이중성 없인 불가능” 이춘재가 30년간 살았던 화성 진안동 토박이 노인 5명은 모두 어린 시절의 이춘재에 대해 ‘착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웃 할머니는 “춘재가 마음도 좋고 성품이 착해. 뭐든지 ‘네네’ 하고 잘 대답하는 아이였어”라고 했다. 옆집에 살았던 한 할머니는 “그 애가 그럴 애가 아니다. 그 사건을 춘재가 그랬다고 하는 건 너무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춘재는 1994년 청주 처제 성폭행·살인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와 상고를 거쳐 무기징역으로 확정됐다. 2019년 DNA 대조를 통해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특정됐다. 그는 1986년부터 1994년까지 14건의 살인과 9건의 성범죄·강도 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모두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초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모든 살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던 이춘재는 프로파일러들과의 장기간에 걸친 심리전과 압박 끝에 모든 범행을 자백했다. 이춘재는 청주 처제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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