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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층에 사람있다”불길속 뛰어들어

    새벽 화재로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홍제동 주택은 벽돌로 지어진 30년이 넘는 부실 건물로 붕괴 위험이 있던 건물이었다.더욱이 화재현장 진입로에는 승용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는 바람에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화재 발생 서부소방서에 화재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4일오전 3시48분쯤.소방서측은 즉시 소방관 46명과 소방차 20여대를 화재현장에 보냈다.그러나 현장에 이르는 150여m의 이면도로(폭 6m) 양쪽에는 승용차들이 빽빽이 주차돼 있어 소방차가 100m밖에 들어가지 못했다. ■붕괴 순간 새벽 3시51분쯤 서부소방서 구조대원 4명 등 11명이 현장에 도착했다.대원들은 호스를 들고 60여m 뛰어가불을 꺼나갔다.하지만 때마침 바람까지 불어 불길은 더욱 거세졌다. 그때 집주인 선모씨(69·여)가 “1층에 아들이 있어요.제발 좀 살려주세요”라며 애원했다.그러나 아들 최모씨(32)는 이미 집을 빠져나온 뒤였다.오전 3시54분 대원들은 이를 모르고 불길로 휩싸인 건물 안으로 3개조로 나눠 들어갔다.구조대원들은 연기로 가득찬 건물 안에서 바닥을 더듬어사람을 찾았다. 오전 4시12분.“조심해 건물이 무너질 것 같아”라는 외마디 소리가 터져나왔다.그러나 뒤를 돌아다볼 새도 없이 ‘퍽’하는 소리와 함께 와르르 무너지면서 대원들을 덮쳤다. ■구조 다른 대원들이 곧바로 구조에 나섰다.오전 4시14분쯤종로·마포소방서 구조대가 도착했고 특수구조대까지 출동했다.매몰된 지 20분이 지난 4시32분.강남길 소방사 등 2명이 구조됐다.중장비까지 동원돼 구조작업을 벌여 오전 5시7분쯤 김철홍 소방교를 구조한 데 이어 매몰된 지 3시간이 훨씬 지난 오전 7시35분쯤부터 20여분 동안 나머지 6명도 찾아냈다.그러나 이들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집주인 아들이 방화 불이 난 뒤 행방을 감췄다 경찰에 연행된 집주인 선씨의 아들 최씨는 “어머니가 술을 먹고 들어왔다고 심하게 꾸지람을 해 순간적으로 격분해 신문지에 불을 붙여 어머니 방에 던졌다”고 자백했다.경찰은 최씨에 대해 방화 및 존속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송한수 안동환 이송하기자 onekor@
  • 민사재판 어떻게 바뀌었나

    대법원이 민사소송 당사자의 진술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증인 일괄신문 등 증거조사 절차에 집중심리제를 적용한 새로운 재판방식을 도입함으로써 한결 신속 정밀한 재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법정에서 서면중심으로 진행되던 민사재판은 미국 영화에서보듯 양측 당사자와 변호인들이 판사 앞에서 공방과 자기변론을 펼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소송 당사자들에게는 법정출석횟수와 법정대기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간단한 사건은 신속 처리] 이전에는 소장부본을 받은 뒤 소액사건은 10일,일반사건은 14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권고했고 답변서를 내지 않아도 재판은 진행이 됐다. 새 방식에서는 소송당사자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기한을 30일로 늘린 반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하는 의제자백으로 간주,곧바로 판결을 내린다. [서면공방과 법정공방] 서면공방은 재판에 앞서 정해진 기한에 준비서면과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내는 절차다.이를 통해 쟁점을 부각시킬 수 있고 재판에 앞서 이견의 상당 부분을해소할 수 있다.법정공방에서는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고 증인신문 후 당사자 진술을 듣게 된다.관련 증인들을 한번의기일에 모두 신문하는 방식을 채택,증인신문의 효율을 높이는 한편,필요한 경우 법정에서 대질신문도 할 수 있다.소송당사자가 법관 앞에서 진술하는 시간을 충분히 보장함으로써 지더라도 ‘제대로 판결을 받았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법정 출석 최소화] 지금까지 민사사건은 대부분 10차례 이상 변론기일을 거쳐 판결이 났다. 새 방식이 정착되면 재판에 앞서 서면공방으로 쟁점을 부각하고 증거 교환이 마무리됨으로써 법정에서는 증인신문과 당사자 진술만 이뤄지게 돼 2∼4번 정도면 재판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또 법정기일이 줄면서 사건의 수도 감소,법원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문제점] 변호인들이 서면 제출과 증인 출석 등 과정에서 재판부에 적극 협조해야만 새로운 재판 방식이 실효를 거둘 수있다.법관도 사건의 핵심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더해진다.감정서류나 사실조회 등 회신이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기관과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한다. 새로 접수되는 사건은 물론,기존 사건도 순차적으로 새로운방식을 적용하게 돼 당분간 혼란이 생길 우려도 있다. 신속한 재판을 위해 법원은 정당한 이유없이 불출석하는 당사자나 증인에게는 구인 또는 과태료 부과 등의 방법으로 강력대처할 방침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민사재판 방식 전면개편

    앞으로는 민사재판 당사자들이 법정에 직접 나가는 횟수가2회 안팎으로 줄어든다.사건별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재판이진행돼 당사자들이 장시간 동안 법정에서 대기해야 했던 불편도 없어진다. 법관에게 직접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호소할 수 있는 변론기회도 최대한 주어져 재판이 당사자 중심으로 바뀌게 된다. 대법원은 해방 후 56년 만에 민사재판 방식을 획기적으로개선,‘새로운 민사사건 관리 모델’을 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법원은 지금까지의 획일적·일률적인 사건처리방식에서 벗어나 ▲당사자의 불출석이나 자백 등으로 원·피고간 다툼이 없거나 ▲소장을 송달받고 30일 내에 답변서를제출하지 않는 경우는 변론절차 없이 곧바로 재판을 열어 선고키로 했다. 다툼이 있는 사건은 주요 쟁점과 주장을 법정 밖에서 정리하는 ‘서면공방절차’와 쟁점을 최종확인하고 관련 증거조사를 집중적으로 벌이는 ‘법정공방절차’로 나누어 진행한다.법정공방절차에서는 당사자들이 법관에게 자신의 주장을펼 수 있는 최후진술 기회를줘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면공방 과정에서 준비서면을 내거나 증거 등을 신청할 때 법원이 정한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더이상 주장을펼 수 없게 된다. 이상록기자myzodan@
  • 野 안기부자금·세무조사 ‘총력 반격전’

    23일 아침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작심한듯 안기부자금 사건의 부당성을 집중 성토했다.“사건 전말에 대한 여권의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부각시키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목요상(睦堯相)정책위의장은 “검찰이 진상을 명확히 규명했다면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말이 어떻게 틀릴 수 있느냐”며 “특검제를 해서 진상을 밝히자”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이 언론 장악을 기도하고 있다”며 언론문제쪽 전선(戰線)을 확대시키며 역공을 시도했다.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언론공작문건을 만든 민주당 고위당직자는 스스로 밝히기 바란다”며 “거부한다면 필요한 시기에 실체를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나라당은 또 성명을 통해 청와대 공보팀 등 정부조직과 KBS·연합뉴스 등 공영 언론매체의 보도 편중성과 인사 편중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KBS는 “부사장 2명 중 방송담당이 영남 출신이고,편성본부장·보도본부장,보도본부내 보도제작국장과 스포츠국장 출신지도 각각 서울·충남·충남·영남이므로 지역편중 인사라는 주장은 KBS를 일방적으로 비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꿰맞춘 편의적 분석”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언론문제에 관해서는 대응을 피했다.그러나 안기부자금 사건에 대해서는 2차례 논평을 통해 공세의 고삐를죄었다.장전형(張全亨)부대변인은 “법무부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이 국가예산임을 밝혔고 돈을 빼내 준 당사자도 자백한이상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변명만 늘어놓지 말고 사과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 ‘쿠르니코바 바이러스’ 범인은 네덜란드 청년

    러시아 테니스 스타 안나 쿠르니코바의 이름을 딴 e메일 바이러스(쿠르니코바 바이러스)를 유포시켜 전 세계 컴퓨터 e메일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린 용의자(20)가 14일 네덜란드경찰에 체포됐다. 바이러스 유포 직후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의 추적을 받아온 이 용의자는 이날 경찰에 자수해 자신이 이 바이러스를작성했다고 자백했다. 현지 경찰은 그가 컴퓨터 프로그램 및 재산손상 혐의로 구금됐으며, 최고 징역 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사생활 보호법에 따라 용의자의 신원은 공개되지않았다. ‘쿠르니코바 바이러스’ 작성자가 꼬리를 잡힌 것은 그가자신의 웹사이트 게시판에 해명 메시지를 띄우면서.‘온더플라이’(OnTheFly)라는 이름을 사용한 그는 13일 웹사이트 게시판에 “누구에게 해를 끼치려 바이러스를 만든 것은 아니다”며 “예상치 못한 파급 결과에 당황하고 있다”고 고백했다.“쿠르니코바의 열렬한 팬이고 그녀는 그 정도 주목을받을 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 게 그의 바이러스 유포이유다. 네덜란드어로 웹사이트를 꾸며온 그는 이날 해명서를 영어로 게재했는데 곳곳에 틀린 철자 등 실수 투성이였다. 자신의 웹사이트 게시판에는 바이러스 제작에 관한 질문사항도 올려놓았다. 김수정기자 crystal01@
  • [조약돌] 뺑소니 운전자 7년만에 쇠고랑

    한 경찰관의 투철한 책임의식이 뺑소니범을 7년 만에 붙잡게 했다. 경주경찰서는 7일 김모씨(40·건설업·경주시 현곡면)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뺑소니)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94년 3월16일 자정쯤 경주시 황오동 동산목욕탕 앞길에서 혈중 알코올농도 0.215%인 상태에서 엑셀승용차를 몰다 손모군(당시 18세·고교3년)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혐의다. 공소시효(10년) 3년을 앞두고 범인을 붙잡은 사람은 경주경찰서 형사계 조현길(趙顯吉·49)경사.94년 당시 사건을 맡았으나 범인 검거에 실패,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조경사는 최근 강도사건을 수사하다 우연히 박모씨(35)로부터 뺑소니 사건과 김씨에 관한 말을 듣고 김씨를 찾아가 “당신도 자식이 있지 않느냐,가족들이 얼마나 가슴 아프겠느냐”며 설득,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조경사는 “유족들과 고인의 한을 풀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경주 이동구기자 yidonggu@
  • 정형근의원 기소장 내용

    검찰은 30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을 불구속기소하면서 ‘DJ 1만달러 수수설’과 ‘서경원·방양균씨 고문’ 등 정의원과 관련해 그동안 다소 불분명했던 부분에 대해 ‘답’을 제시했다. ◆DJ 1만달러 받지 않았다=검찰은 이날 공소장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평민당 총재 당시 서경원(徐敬元) 전의원으로부터 북한의공작금 1만달러를 교부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김대중 당시 평민당 총재가 서 전의원이 북한에서 받은 공작금 5만달러 중 1만달러를 받고 서 전의원의 밀입북을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며 국가보안법의불고지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던 지난 89년의 검찰 수사결과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정의원은 지난 99년 11월 한나라당 부산역 집회에서 “김대중씨는서경원에게서 1만달러를 받았기 때문에 서경원의 밀입국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재판에 회부되자 노태우 대통령에게 싹싹 빌어가지고 정치적으로 타결됐다”고 주장했다.이 발언이 있자 검찰은 서 전의원의밀입북 사건을 재수사했다. 서 전의원은 “고문에 못 이겨 거짓자백을 했다”고 진술했고,검찰은 ‘2,000달러 환전영수증’ 등 당시 수사에서 DJ측에 유리한 증거가 누락된 사실을 밝혀냈다. ◆서경원·방양균씨 고문=검찰은 공소장에서 “정의원이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으로 일하던 89년 6월 서경원·방양균씨를 조사하면서 서경원을 심하게 구타해 왼쪽 눈 주위에 멍이 들게 하는 등 구타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서 전의원 등은 재판 과정에서 정의원 등에게서 고문을 받았다고 줄곧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서 전의원 등이 고소한 ‘수사당국이 밀입북 사건을 수사할때 고문을 통해 증거를 날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이 이들에 대한 고문 사실을 인정한 만큼 증거 날조부분에 대한수사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장택동기자 taecks@. *정형근의원 기소 배경·전망. 검찰이 30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했으나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특히 평소 ‘언행’으로 볼 때정의원이 재판 과정에서 ‘폭탄발언’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상황이다. [기소 배경] 검찰은 ‘장기 미제사건 처리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일선 검사에 대한 정기인사가 다가온 데다 정의원이 23차례나 소환에 불응,무한정 사건을 안고 있을 수 없었을 뿐 ‘다른 배경’은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고육지책’이라고까지 말했다.면책특권을 악용,‘방탄국회’ 뒤에서 모두 23차례나 소환을 거부한 정의원을 다시부르기도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안기부 돈 사건으로 야당과 미묘한 관계에 놓인 검찰이 그동안 미뤘던정의원 사건을 전격 처리한 데는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장기 미제사건 처리 차원’이라는 검찰의 설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기소시점이 지난해 말이었어야 한다는 내부 비판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재판과 수사 전망] 재판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우선 피고소·피고발인인 정의원에 대한 조사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탓에 정의원이공판에 출석,어떤 발언을 할지 가늠하기가 쉽지않다.법조 주변에서는 정의원이 ‘폭탄발언’으로 또다른 쟁점을 만들어나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특히 검찰이 공소장에서 ‘정의원이 지난 89년 서경원(徐敬元) 전의원 밀입북사건 수사 당시 서 전의원을 심하게 구타했다’고 적시,이에 대한 정의원의 대응이 주목된다. 검찰도 관련사건 중 서 전의원과 방양균(房洋均) 비서관이 고소한‘증거날조’ 혐의에 대해서는 이번에 기소하지 않고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한동안 정의원과의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보인다.국가보안법 12조에 따르면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15년으로 검찰은 2004년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미당선생님 영전에

    선생님.저무는 한 해의 끝머리를 조용히 닫듯 세상을 뜨신 서정주선생님.천 수의 시를 남긴 시성으로 추념하는 마음 허전합니다.그러고도 늘 후생에게 따뜻했던 넉넉한 미소가 간절합니다. 사모님을 앞세우고 급격히 나빠진 병환과 더불어 선생님께서 무엇을생각하고 계셨는지 어찌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마는,마침내 종용(從容)한 대왕생이었으리라 믿습니다.거듭 경망을 떨기로는,아내이기보다 ‘안해’라는 옛표현이 얼맞는 사모님 뒤를 따르듯 가신 우연한 경위가 아름답기도 합니다. 공덕동 시절의 선생님댁을 드나들며 얻어마신 막걸리의 기억이 이때어른거립니다.소쿠리에 담은,한참 자란 두릅 맛을 그 무렵에 처음 알았습니다.열무처럼 큰 두릅을 된장에 찍어 먹는 맛이 여린 순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용서하십시오.선생님의 크나큰 시적 성과를 추앙하는 자리에서 하찮은 얘기를 주워섬기기 무엄합니다마는,어차피 작은 개인사를 들어 선생님의 진면목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저는 그만한 일탈이 다 소중합니다. 구이팔 수복 직후 전주에 오셔서,문학강연을 겸한 ‘시국보고’모임의 강사로 나서신 때가 저로서는 선생님을 처음 뵙는 기회였습니다. 흰 두루마기 차림이었습니다.전쟁의 한복판에서 희한하고 놀라웠으나시인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는 인상을 깊이 심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리고…….신문기자의 직분으로 이런 저런 청탁이랄지 인터뷰를 하고,동향의 새까만 후진으로 만나뵈었습니다.정부수립을 전후한 시기에는 동아일보 사회부장을 거쳐 문화부장을 지내셨기 때문에저의 입사 선배이기도 하구요.선생님은 그 와중에 ‘추천사(^^韆辭)’를 쓰셨습니다.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로 시작하는 시를,김삼규(金三奎)편집국장의 ‘지독한 여드름 구멍’을 바라보며 지으셨다고 훗날 술회하셨습니다.똑같은 편집국에 앉아 그런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머금었던웃음이 이런 계제에는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요컨대 선생님은 편했습니다.대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절로 긴장을풀도록 했습니다. 관후한 분위기를 조금도 티 내는 법 없이 풀어 즐거웠습니다.그러나 시를 쓰면서 스스로를 다그치는 내공의시간은 오죽 혈흔이 낭자했겠습니까.‘일언이폐지하여 사무사(思無邪)’라고도했던 깊고 넓은 시의 경지야 감히 근접을 못하는 대로,선생님의 문학적 외유내강이 감히 부럽습니다. 유해를 고향으로 모신다고 들었습니다.아시겠지만 선운사 들머리에는 돌에 새긴 선생님의 시 ‘선운사 동구’가 서 있습니다. ‘선운사 고랑으로/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동백꽃은 아직 일러피지 않았고/막걸릿집 여자의 유자백이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습니다.그것도 목이 쉬여 남았습니다.’ 이 시비 가운데 두어 글자가 훼손되었습니다.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완벽하기 어려운 사람의 일생에 생길 법한 그만한 흠집을 어쩌겠습니까. 아무려나 ‘질마재’로 가시기 잘 하셨습니다.선운사 동백꽃만 보지않고 선생님의 묘소를 찾아가게 되어 좋습니다. 가서, 글줄을 끼적끼적거리며 허락도 없이 선생님의 시를 수없이 인용한 죄를 빌겠습니다.생전에 그토록 즐겨 드신 맥주 한잔 올리고 싶습니다. ♤ 최일남 소설가
  • 고창서 엽기적 연쇄살인

    전북 고창지역에서 지난 19일 10대 남매가 손발이 묶인 채 살해되는등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찰은 20일 고창군 무장면 만화리에서 발생한 남매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인근 송계리에 사는 김모씨(31·무직)를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발생 19일 오후 6시30분쯤 만화리 이동전화기지국 뒷편 야산에서이 마을에 사는 박모양(17·여고2년)이 소나무에 양손과 양발이 묶이고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마을주민 김모씨는 20일 오전 9시30분쯤 오른쪽 다리 부분이 예리한흉기에 의해 심하게 훼손된 채 버려진 박양의 사체를 발견, 경찰에신고했다. 박양의 남동생(13·중1년)도 이날 오전 8시20분쯤 박양이 발견된 지점에서 600m가량 떨어진 논바닥에서 양손이 뒤로 묶인 채 변사체로발견됐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이곳에서 20㎞가량 떨어진 고수면 예지리 논바닥에서 박모씨(70·여·고창군 고창읍)가 상체가 대각선으로 절단되고 오른쪽 팔과 목이 잘린 채 발견됐다. 또 지난 10월 26일 해리면 평지리 야산에서는 정모양(11·초등학교5년)이 옷이 모두 벗겨진 채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범인은 정양의 윗 옷을 가위로 잘라 만든 끈으로 손과 발,목을묶었으며 정양의 책가방에 범행에 사용하다 남은 끈과 옷가지, 정양의 운동화 등을 넣어 두었다. ■수사 전북 고창경찰서는 20일 유력한 용의자 김씨의 집에서 10여m떨어진 하수구에서 숨진 박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훼손된 사체 일부를찾아냈다. 경찰은 또 김씨의 집 안방에서 범행에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는 회칼과 피묻은 청바지,노끈 등을 추가로 확보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삶을 비관해 누구든지 죽이고 싶다는 심정으로 회칼을 갖고 다녔다”면서 “19일 오후 6시30분쯤 만화리 인근 야산을 배회하다 박양 남매를 마주쳐 남동생을 먼저 목졸라 죽이고 박양도 성폭행후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증거품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김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강간·폭력 등 전과 8범인 김씨가 지난 10월 정양 살해사건등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의 범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고창 임송학 조승진기자 shlim@
  • ‘陳承鉉로비설’ 정치권 촉각

    ‘진승현(陳承鉉) 로비설’로 정치권이 어수선하다.여야는 소속 의원들이 로비 대상자로 거론되자 앞으로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는 정치인 연루설이 아직 증권가 루머 수준이라며 겉으로는 태연함을 보이고 있다.하지만 내부적으로 연루 가능성을 탐문하는 등로비설 실체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비설의 내용은 진씨가 열린금고와 한스종금 등에서 모두 2,313억원을 불법 대출받았으며,이 가운데 일부를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썼다는 것.야당 중진의원,진씨 고향인 TK(대구·경북) 의원 3명,여당 실세와 초선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결코 돈을 받은 일이 없으며,후원회 등을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도없다” “내가 젊은 정치인이다 보니 오해를 받는 것 같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치권 관련설이 확산되자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내부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은 “내부 조사결과 우리 당 의원이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말을아꼈다. 한나라당도 사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소속 의원들의 관련 여부를조사하는 등 로비설 실체 규명에 나서고 있다.특히 여권이 공적자금국정조사를 앞두고 검찰을 통해 야당의원 연루설을 흘리고 있다며 공세 위주로 나선다는 방침을 정했다.이회창총재는 “야당 연루설이 많이 나오는데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한다”면서 “야당이 개입됐다면 개입된 대로 검찰은 성역없이 모든 것을 진실 그대로 밝히라”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진승현 로비설’은 무성한 뒷얘기만 남긴 채 미해결사건으로 남을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진씨의 자백이 없을 경우 검찰이 로비자금의 행방을 추적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1년간 억울한 옥살이 배상금 겨우 550만원

    수사과정에서 폭행당하고 1년여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지만 정작배상금은 55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15부(부장 金善中)는 24일 “수사기관이 가혹행위를하는 등 공소권을 남용함으로써 억울하게 구속되는 피해를 입었다”며 장모씨(24) 등 일가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6,800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원고에게 5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사기관에서 폭행당한 사실은 인정되지만그로 인한 원고의 허위자백은 없었고 원고의 진술이 상당부분 엇갈렸기 때문에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다만 폭행당한 사실로 인한 충격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 95년 자신의 집에 침입한 이모씨를 경찰에 신고했다가오히려 이씨의 폭행범으로 몰려 조사를 받던 중 수사관계자들에게 폭행당하고 구속되자 아버지가 홧병으로 쓰러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끝에 98년 대법원에서 무죄확정판결을 받자 소송을 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權영해 3년·吳정은씨 10년 구형

    2년을 넘게 끌어오던 이른바 ‘총풍사건’의 피고인들에 대한 검찰구형이 내려졌다.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 朴滿)는 13일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으로 기소된 전 청와대 행정관 오정은(吳靜恩) 피고인에게 국가보안법의 회합통신죄 등을 적용해 징역 10년 및 자격정지 10년을,함께 기소된 한성기(韓成基)·장석중(張錫重) 피고인에게 같은 죄를 적용,각각 징역 8년과 자격정지 8년을 구형했다.또 이 사건을 보고받고도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전 안기부장 권영해(權寧海) 피고인에게는 국가보안법의 특수직무유기죄 등을 적용,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구형했다.선고공판은 다음달 1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朴龍奎) 심리로 열린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논고를 통해 “지난 96년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휴전선 근처에 대규모 전차부대를 동원했을 당시 전쟁에 대한 공포로 온 나라가 떨었던 경험이 생생한데도 피고들은 다시 대선을 앞두고 이런 행위를 유도하려 했다”면서 “적과 내통하여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이런 범죄에 대해서는역사적 교훈을 삼기 위해서라도 엄히 처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오피고인은 최후진술을 통해 “고문으로 허위자백한 피의자 진술조서 외에 한가지라도 유죄로 입증되는 부분이 있으면 처벌하라”고 반박했다.한피고인도 “당시 북한의 박충 참사를 만나 사업얘기를 했을뿐 총격요청을 한 적은 없다”고 했고,장피고인은 “이 사건은 꾸며낸 허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옷로비’李형자씨 자매 무죄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金大彙)는 9일 옷로비 의혹사건과 관련,지난해 8월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순영(崔淳永)전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55)·영기(英基·51)피고인 자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또 김태정(金泰政)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49)피고인에 대해서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를 적용,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55)·강인덕(康仁德)전 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62)피고인에게는 각각 징역 1년6월과 징역 1년을 선고했다.배 피고인의 변호사법 위반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배 피고인이 증언을 재고하고 항소심에서 항변할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법원의 이같은 판단은 옷로비사건이 이 피고인 자매의 자작극이라고결론을 내렸던 검찰 수사결과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편파수사 논란 등 파장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피고인 자매가 지난 98년 12월18일 정 피고인으로부터연 피고인이 구입한 밍크코트 3벌의 옷값 대납 요구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도 청문회에서 ‘정 피고인으로부터 옷값 대납 요구를 받았다’고 위증했다는 등의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무죄”라면서 “이는 위증의 증거가 없다는 것일 뿐 이 피고인 자매 진술이 모두 진실이라는 뜻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연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대체로 자백하는 등의 정상을참작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지만,배 피고인은 이를 부인하고 있고 정피고인는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데다 법정에서 변명을 늘어놓는 등반성의 빛이 없어 실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검찰과 실형을 선고받은 연·배·정 피고인은 1심 판결에 불복,항소키로 했다. 1심 재판부 김대휘 부장판사는 선고 직후 “검찰 초기 수사에서 관련자들의 통화 내역,수표 기록 등을 조회했더라면 많은 의혹이 해소됐을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청문회 위증 여부에 대한 재판이었던 만큼 의혹의 실체를 규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옷로비 사건 당사자들 반응

    지난 1년10개월간 경찰,검찰,국회 청문회,특검 등의 조사를 받아온‘옷로비’ 4인방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9일 내려지자 당사자들간에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형자씨는 무죄가 선고되자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단과 공평성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진실은 반드시 이긴다고 생각해왔다”며기쁨의 눈물을 흘렸다.이씨 자매와 함께 재판을 지켜보던 횃불선교회 교인 10여명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다 제지를 받기도 했다.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자백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연정희씨는 “항소하겠다”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실형이 선고된정일순씨는 서둘러 재판정을 빠져나갔다.배정숙씨는 실형이 선고되자 당황한 표정으로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변호사와 상의해 항소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옷로비 의혹사건 특별검사팀은 “정일순씨를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고 수사를 벌였던 우리의 수사 방향이 옳았음을 입증하는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법무법인 ‘덕수’에서 변호사로활동 중인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상쾌한 기분”이라고만 소감을 밝혔다.양인석(梁仁錫)전 특검보도 “사법기관이 잘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재수사를 지휘했던 서울지검 공안1부 박만(朴滿)부장은 “항소심에서 이씨 자매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청부폭력’ 검찰반박 사실과 달라 Y변호사가 변호

    모 방송사 미디어텍 전 대표 김광곤(金光坤)씨의 청부폭력 의혹사건과 관련,축소수사 의혹을 제기한 대한매일의 보도에 대한 검찰의 반박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한 첫 보도가 나간 지난 13일 기자들에게 “김씨가 고위 법관 출신 Y변호사의 친 외조카인 것은 사실이지만 Y변호사는 변호를 맡은 적이 없고 검사장 출신 S변호사가 변호를 맡았다”면서 “김씨가 경찰에서 범행을 일부 시인한 것도 강압수사에 의한허위자백”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본보 취재팀의 확인 결과,Y변호사는 김씨가 경찰에 긴급체포된 지난 7월30일부터 김씨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Y변호사는김씨의 영장실질 심사에도 직접 참석,적극적으로 김씨를 변호한 것으로 확인됐다.S변호사는 김씨가 검찰로 송치된 뒤인 8월11일부터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됐다. 경찰의 강압수사 주장과 관련해서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한 변호사는 “경찰의 강압수사가 사실이라면 검찰이 왜 당시 경찰수사관계자들에 대해 책임을 묻고 관련자를 처벌하지 않느냐”면서“‘억울하게’ 24일간 구속돼 있었던 김씨가 경찰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1심 재판부가 ‘김씨가 기소됐더라도 실형을 내리기는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으나 판사는 사건 선고 당시강한 어조로 소씨 등의 범행동기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선고직후에도“범행동기에 대한 검찰수사가 미진하다”고 지적했었다. 법조팀
  • 의문사 진상규명委 梁承圭위원장 인터뷰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의문사 진상규명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梁承圭·가톨릭대 대우교수)는 17일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현판식을 가진 뒤 1차회의를 갖고구체적인 활동방향 등을 논의했다.양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민족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관련 제보를 당부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위원회 조사권 한계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실질적인 수사권한이 없는 위원회로서는 공권력의 고문이나 가혹행위 여부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때문에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협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위원회의 활동은 범법자의 처벌이 아니라 은폐됐던 진실을 밝힌다는 의미가 더 크다.가해자들의 참회와 속죄,피해자의 용서와 화해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그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위원회의 결정으로 고발할 방침이다.하지만 가능하면 그보다는 당사자 스스로의 자백과 양심선언을 통해법의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 것이다.유가족들도 처벌보다는 진상 규명을 원하고있다고 생각한다. ◆조사대상은. 69년 삼선개헌 이후 발생한 사건으로 공권력의 직·간접적인 행사로 사망했다고 추정되는 죽음은 모두 대상이다.95년 문민정부 이후에도 의문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파악된 피해자는. 현재 시민단체 등이 주장하고 있는 의문사 피해자는 75년 장준하(張俊河)선생,73년 당시 서울대 법대 최종길(崔鍾吉)교수 등 44명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접수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의문사 관련 진정서 접수를 시작해 올 연말까지 진행할 것.조사는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하되 필요한경우 1회에 한해 3개월 연장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따라서 의문사에대한 최종 조사결과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조사가 끝나면 1개월 이내에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사건의 진상을 공표한다.진정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고 범죄혐의가 인정되면 검찰총장 또는 해당 군참모총장에게 고발하거나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한다. ◆공소시효에 대한 문제는 없는가. 국내법상으로는 공소시효가 있지만 반인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이다.따라서 문제가 없을것으로 본다. 최여경기자 kid@
  • [대한포럼] 의문사 진상 밝히는 길

    ‘의문사(疑問死)’라는 사전에도 없는 단어는 ‘의문스러운 죽음’이라는 문자상 의미 말고도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일정 부분 함축한다.‘독재정권때 공권력의 직·간접적인 폭력에 의해 민주화운동 관련인사가 희생된 사건 중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 바로 ‘의문사’ 개념이다. 1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주고 또 위원들이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하는 장면을 TV로보다가 문득 1987년 6월을 떠올렸다. 신군부의 독재권력이 막바지 기승을 부린 그때 시위를 취재하느라명동성당 일대에서 살다시피했다.독재의 칼날이 번뜩이는데도 점심시간에는 자연스레 모여든 시민들이 성당 앞길을 메웠다.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회사원들,앞치마를 두른 채 뛰어나온 인근 음식점의 아줌마들,정장을 하고 갈 길을 재촉하던 초로의 신사까지 모두가 한 목소리로 “종철이를 살려내라,한열이를 살려내라”고 외쳤다.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이번엔 다르다.이제는 이긴다”는 확신이 들었다.그것은 ‘항쟁’이 아니라 ‘시민혁명’이었다. 군부독재의 긴 사슬을 끊은 ‘6월 시민혁명’은 두 젊은이의 죽음으로 촉발됐다.그해 1월 서울대생 박종철(朴鍾哲)군이 경찰에 끌려가고문 끝에 숨진 사실이 넉달만에 드러난 뒤 국민의 분노는 들불처럼번져나갔다.6월9일 연세대생 이한열(李韓烈)군이 모교에서 시위 중최루탄을 머리에 맞고 숨지자 분노는 마침내 폭발했다. 경찰은 처음 박군의 사망 원인을 “(책상을)‘탁’치니 ‘억’하고죽었다”고 발표해 쇼크사로 몰아가려고 했다.가톨릭을 비롯한 민주화 세력이 진상을 추적하고 언론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았더라면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은 여태껏 의문사의 하나로 남았을 것이다. 진상이 밝혀져 명예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박군의 죽음은 그나마 덜억울한 편이다.“술 기운에 발을 헛디뎌 저수지에서 익사했다”고 발표된 조선대생 이철규(李哲揆)군,‘녹색사업’으로 군에 끌려가 제대 8일을 남겨놓고 염세자살했다고 처리된 성균관대생 이윤성(李潤聖)군 등 제2·제3의 숱한 ‘박종철’들이 아직도 사인규명과 해원(解寃)을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 있다면 지금 30대 중후반.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나름대로 포부를 펼치면서 삶의 희로애락을 엮어나갈 나이다.그러나 그들은 갔고 우리는 살아 남았다.그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는 민주사회를 이룩해 자유와 권리를 누린다.그러므로 의문사한 넋에게서 굴레를 벗겨내고 그들의 명예를 되찾아주는 일은 ‘살아 남은 자’의 의무다. ‘진상규명위’가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섰지만 솔직히 성과를 크게기대하기 어렵다.위원회는 사건마다 6개월에서 9개월까지 기초조사를 하게 된다.수사권을 갖지 못한 위원회가 길어야 9개월 동안에 은폐된 진상을 파헤칠 수 있을까? 모든 사건이 일어난 지 10년이 넘었는데 과연 물증을 확보할 수 있을까? 결국 기대할 것은 사건 관련자들의 참회와 자백뿐이다.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는 집권후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구성해흑백갈등을 치유했다.가해자인 백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가혹행위의진상을 고백하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우리 사회도 똑같은 원칙에 합의해야 한다.의문사의 진상을 밝히는 주목적은 역사에정의를 세우고 가신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자는 것이지 관련자를 처벌하는 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이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거나,아니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약속하는 방식의 결단이 필요하다. 21세기 민주화한 한국사회에서 ‘의문사’ ‘민주열사’ 같은 말은이제 사라져야 한다.그 단어는 역사책에,그들을 기리는 기념물에,그리고 동시대를 산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 민주주의를 키우고 보호하는 버팀목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용원 논설위원]ywyi@
  • 검찰, 구속 ‘교사자’무혐의처리·행동대원만 기소

    검찰이 청부폭력 혐의로 구속했던 피의자를 기소 직전 뚜렷한 이유없이 무혐의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축소 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법원과 초동수사를 맡았던 경찰은검찰의 사건 처리가 석연치 않다며 강한 의문을 제기,파문이 예상된다.특히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외삼촌인 변호사 Y씨가 변호인으로 선임되면서 축소·왜곡수사가 이뤄졌다는 ‘검(檢)·변(辯) 커넥션’ 가능성도 강하게 일고 있다. 서울지검 형사3부(부장 文晟祐)는 지난 8월1일 청부폭력 행사 혐의로 MBC 미디어텍 대표 김광곤(金光坤·54)씨와 소모씨 등 모두 4명을구속했다. 당시 구속 영장에 따르면 김씨는 인터넷 방송사업을 하는 M사 사장 A씨와 공동으로 추진한 ‘티벳유물전’에 대해 M사의 대주주 K씨가 “수익성이 없다”며 제동을 걸자 소씨 등 3명에게 폭력을 청부했다.소씨 등은 지난 7월12일 서울 서초구 M사 앞에서 K씨의 허벅지를 흉기로 세차례 찔러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힌 뒤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 등 4명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뒤 수사를 벌이다가 8월 24일 기소 직전 폭행을 교사해 구속됐던 김씨는 무혐의 처리하고 소씨 등 3명만 구속 기소했다.김씨는 구속 24일만에 풀려났다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담당 판사는 이에 대해 “검찰이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뒤 스스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의 재판을 맡았던 서울지법 형사8단독 배준현(裵峻鉉) 판사도 지난달 21일 검찰의 수사 미진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소씨 등 2명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죄를 적용해 징역 3년의 실형을,W씨에게는 징역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배판사는 “피고인들은 사건 전에는 K씨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모든 정황을 고려해도 범행동기가 정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면서 “피고인들의 정확한 범행 동기가 되는 청부 교사 부분에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초동수사를 맡았던 서초경찰서 관계자들도 “김씨가 폭력을 청부교사한 것이 분명했다”면서 “김씨의 친척인 Y씨가 변호인으로 나선뒤 검찰 수사가 축소·왜곡된 느낌이 강하다”고 검찰이 김씨를 무혐의 처분을 내린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씨의 범행동기가 분명치 않은데다,소씨등이김씨의 개입 사실을 부인하고,경찰이 김씨에게 허위자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관행화된 검찰의 구조적 비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약자에게 피해를 주고 사법정의를 파괴하는 일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조팀
  • [사설] 검찰수사도 믿지 못해서야

    한빛은행 불법대출 및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 의혹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은 10일 ‘외압은 없었다’는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관심의 초점인 박지원(朴智元)전 문화관광부장관은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불법대출 외압 의혹사건은 아크월드대표 박혜룡(朴惠龍)씨 형제와 은행 지점장이 저지른 사기극이고,대출보증 외압 의혹사건은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의 자작극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씨가 공개한 외압 관련 문건들이 일부 조작됐다는 단서를자작극의 근거로 제시했다.이씨를 도와준 전 국정원 간부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박 장관 전화 후 손 전무에게 전화 보고’라는 대목이 ‘손 전무 직접 방문 보고’로 고쳐진 메모를 발견했다는 것이다.손전무는 이씨의 상사인 신용보증기금 손용문(孫鎔文)전무를 일컫는다. 검찰은 이씨가 아크월드 전 사업본부장이 케이크 상자에 담아 보낸300만원 등 업자 15명에게서 2,700만원 가량을 수수한 사실도 적발했다고 밝혔다.경찰청 조사과(사직동팀)가 이씨를 내사한 것은 이씨와앙숙 관계인 부하 직원의 친구가 조사과 직원을 매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종합하면 이씨는 사직동팀이 들이닥친 데다 아크월드 박 사장과 부하 직원이 동창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권력형 외압’사건으로 포장한 듯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 발표가 모든 사람들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수사의 결론은 외압을 입증할 물증이 없다는 것이지,외압이 없었다는 증거를 찾아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야당은 “모든 정황 증거로 미루어 이번 수사는 짜맞추기의 결정판으로 특검제로 밝힐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여기에는 박 전 장관 등 권력 실세가 어떤 형태로든 개입했을 것이라는 전제가 바탕에 깔려 있다.반면여권에서는 이씨의 배후에 대한 수사 미진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이씨의 도피를 도우면서 특정 목적을 위해 의혹을 ‘확대 재생산’한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에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했을 것으로 여겨진다.국정조사에다 특검제 도입 가능성까지 예고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하지만 결정적인 물증이나 당사자들의자백이 없는 상황에서 의혹의 근본적 해소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번 사건 수사가 지닌 한계다. 앞으로 국정조사가 실시되겠지만 전례로 미루어 정치 공방 수준에그칠 개연성이 크다.특검제 역시 지난해 ‘옷 로비사건’때 경험했듯 ‘만능’은 아니다.결국 의혹 해소의 최종 책임은 검찰 몫일 수밖에 없다.검찰 수사도 믿지 못하는 풍조 자체가 어찌 보면 우리 사회의 ‘불행’이다.검찰이 마무리 수사를 통해 누구나 납득할 만한 결론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 한나라 괴자금 유입설 속앓이

    한나라당이 경남종금 및 안기부 자금 유입설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면서도 검찰수사의 불똥이 어디로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겉으론 태연자약하다.총재단회의나 주요 당직자회의에서도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지 않는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특히 안기부 자금은 검찰이 손을 댈 수 없을 것이라며 다소 여유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도부는 검찰수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96년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 겸 선대본부장으로 선거자금을 주물렀던 강삼재(姜三載)부총재 등이 당에 남아있어 그 파장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5일 이틀째 ‘DJ 비자금’ 문제를 공식 제기하고 나선것도 신한국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둘러싼 검찰수사에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검찰은 DJ 비자금 수사부터 다시 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검찰이 무엇하나 구체적인 것 없이 고속철로비 자금,경남종금과 안기부 자금이 당시 여권에 유입됐다고 예단하면서 ‘야당 목조르기’를 하고 있다”고 수사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이어 “천용택(千容宅) 전 국정원장의 ‘15대 대선 당시 재벌 돈받아썼다’는 자백은 수사도 하지 않는 등 검찰이 DJ 비자금 문제는유야무야하고 있다”면서 “검찰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재벌돈 받아쓴 것을 포함해서 총체적인 DJ 비자금 수사부터 다시 하라”고 역공을 취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검찰이 여권 비리에는 눈을 감고 야당 관련 건만들춰내고 있다며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문제삼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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