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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혁당 재건위 무죄판결] “잘못된 역사 진실 규명 성숙해진 우리사회 실감”

    [인혁당 재건위 무죄판결] “잘못된 역사 진실 규명 성숙해진 우리사회 실감”

    ‘인혁당 재건위’ 사건 재심에서 피고인 전원에 대한 무죄 선고를 이끌어낸 김형태 변호사는 “인혁당 유족들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에서도 ‘빨갱이’로 낙인 찍혀 어울리지 못하던 존재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무죄선고를 통해 ‘레드 콤플렉스’가 사라진 우리 사회가 과거 잘못된 역사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진 게 실감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판결의 의미는. -피고인들은 그동안 이중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 의문사위원회와 국정원 과거사위원회 등에서 이들에 대해 명예회복이 이뤄졌지만, 사법적으로는 여전히 내란음모를 꾸민 사형수들로 분류됐다. 이번 재심 판결은 이들이 사법적으로도 죄인이 아니라는 판결이다. ▶검찰이 아직 항소할 가능성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 -역사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하고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검찰 입장을 이해한다.2005년 12월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진 뒤 검찰은 인혁당 사건에 대해 처벌보다는 진실 규명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실제로도 ‘공익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검찰이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를 포기하기를 기대한다. ▶민청학련 관련자들의 정·관계 진출이 활발하고, 인혁당도 전세계적인 반발 여론을 불렀던 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심 선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인가. -재심 무죄 사건인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과 달리 인혁당 재건위 재심 공판은 사실상 재판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작업이었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잘못된 국가 명령을 집행했던 사람의 증언을 끌어내기가 어려웠다. 반면 일부 경찰관은 “자백을 받으라는 선까지 못받아내면,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며 조작을 암시하는 증언을 내놓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살인사건 2건 미궁속으로

    조선족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그리고 말다툼 끝에 사돈을 살해한 혐의의 60대 여성이 서울고법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허만)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윤모(49)씨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윤씨는 중국 출신의 조선족 김모(당시 35세)씨와 2004년 10월 혼인신고를 했으나 잦은 부부싸움으로 한달 만에 별거했고 이후 고시원에 거주했다. 윤씨는 두달 뒤인 크리스마스 다음날 밤 아내 김씨와 집앞에서 만나 다툰 뒤 고시원으로 돌아갔으나 아내는 27일 아침 인근 주택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경찰은 윤씨의 집에서 발견한 김씨의 혈흔이 있는 운동복과 인근 파출소 외벽에 설치된 CCTV 등을 토대로 윤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CCTV에 촬영된 인물이 윤씨로 단정하기 어렵고, 바지에 묻은 아내의 혈흔이 너무 적어 다른 이유로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앞서 지난달 8일 이 법원 형사7부(부장 고영한)는 자신의 딸과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 온 사돈을 살해한 혐의를 받아 온 이모(6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심과 2심 재판부는 징역 10년을 선고했으나 지난해 6월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조씨를 묶었다는 청테이프나 이불, 섬유 등에서 이씨의 지문,DNA 등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면서 “이씨의 거짓 자백에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신출귀몰 도굴꾼…11년간 무덤 300기 도굴

    신출귀몰 도굴꾼…11년간 무덤 300기 도굴

    “전문적인 도굴꾼 행세를 하려면 적어도 국가 문화재의 명칭과 위치,등급,제작 연대 등은 줄줄이 꿰고 있어야죠.이를 바탕으로 ‘국가 고묘(古墓·고대 무덤)유적지 분포 현황’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참고하라고 건네줬습니다.” 중국 대륙에 10년 이상 고대 무덤 수백기를 흔적도 없이 도굴,신출귀몰한 솜씨를 보여주던 전문적인 유적 도굴단이 붙잡혀,그들의 무자비한 문화재 훼손 행위가 낱낱이 공개되는 바람에 충격 속에 휩싸였다.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시 등지에서 2500년 전인 춘추전국 시대부터 진(秦)·한(漢)나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고묘 수백기를 무차별 도굴한 혐의로 중국 최대 규모의 전문 도굴 조직이 공안당국에 체포됐다고 화상보(華商報)가 최근 보도했다. 이들 전문 도굴단은 지난 11년 동안 산시성 옌안시·웨이난(渭南)시·인촨(銀川)시 등 3개시 8개구·현을 넘나들며 300기 이상의 고묘를 무자비하게 도굴해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특히 이들 도굴단은 고묘에 대한 정보가 상세하게 담긴 ‘고묘 유적지 분포 현황’이라는 소책자를 자체 제작해 배포,도굴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경악케 했다. 전문 도굴단의 총책은 장무(張木)씨와 판광샹(范光祥)씨.이들은 휘하에 25명의 전문 도굴꾼들을 거느리고 무차별 고묘를 파헤쳐 턴 도굴단 보스들이다.고종사촌인 이들중 장씨는 옌안시에 번듯한 골동품 가게를 열어놓고 도굴품을 사들인 뒤 시장에 밀매해왔으며,판씨는 도굴 유적지를 지정한 뒤 휘하 도굴꾼들의 도굴을 총지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옌안시 공안분국에 따르면 이들 전문 도굴단은 지난 1995년 이후 지금까지 옌안시 황링(黃陵)현·웨이난시 바이수이(白水)현·인촨시 등 3개시 8개구·현에 있는 춘추전국시대∼진·한나라시대의 고묘 300기 이상을 도굴,국가급 문화재를 전문적으로 밀매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로부터 국가 2급 문화재 3건,18건의 국가 3급 문화재 등 모두 71건의 국가급 문화재를 압수했다.이들은 고묘를 도굴한 뒤 동정(銅鼎)·동검(銅劍)·청동수(靑銅獸) 등 국가 보호 주요 문화재들만 전문적으로 도굴해왔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공안분국은 전했다. 더욱이 이들 도굴단은 ‘고묘 유적지 분포 현황’이라는 고묘 유적지 전문 책자를 만들어 돌려보며 도굴 대상을 선정했을 정도로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300쪽 분량의 이 책자는 일련번호 별로 명칭,상세한 위치,제작 연대 및 국가보호 문화재 등급 등 5∼6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산시성내 270개 주요 고묘에 대한 정보가 거의 ‘완벽하게’ 실려 있다. 이들이 거둔 가장 ‘혁혁한 전공’은 지난 2004년말 도굴건이다.판씨는 휘하 3명을 데리고 고묘가 곳곳에 산재돼 있는 옌안시 황링현으로 찾아갔다.승용차 기름이 떨어져 산등성이 위에 있는 주유소에 들렀다.판씨는 주유소를 빠져나와 일망무제로 펼쳐진 주위를 둘러보며 심호흡을 하던중 문득 근처에 한나라시대의 유명한 고묘가 있다는 떠올리고는 ‘한탕’하기로 작정했다. 날이 어둡기를 기다린 이들 4명은 어슬렁어슬렁 고묘 쪽으로 다가갔다.이들은 쇠꼬챙이 등으로 고묘를 탐측한 결과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감을 잡았다.땀을 뻘뻘 흘리며 3∼4m쯤 고묘를 파내려간 이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곳에는 동정·동검 등 국가보호 문화재 들이 쏟아져 나왔다.이들이 몇 시간 동안 도굴,밀매한 문화재의 가격만도 5만 위안(약 600만원)이 넘었을 정도다.이때부터 이들은 “산 위에 재물이 있다.”는 조직 모토를 만들어 이에 충실하고자 하는 맹서까지 했다. 1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완벽하게 도굴해오던 이들이 꼬리를 잡힌 것은 실로 우연한 일이었다.옌안시 공안당국이 지난해 10월 공안당국 주요 인물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자,11월 초 한 라오바이성(老白姓·시민)이 장젠(張劍) 정치위원회 국장에게 제보해왔기 때문이다. 공안당국은 즉각 을 장 국장을 팀장으로 하는 TF팀을 구성,특별 수사에 나섰다.1개월여에 걸친 정밀 수사 끝에 이들 전문 도굴단의 실체를 포착,체포했다. 장 국장은 “이들 도굴단의 무자비한 도굴로 옌안시의 지하 고묘들중 훼손되지 않은 것은 거의 없을 정도로 옌안시의 문화재가 심각하게 손상을 입었다.”며 “고묘가 있는 어떤 산은 도굴 구멍이 1000여개 이상이 나 있어 만신창이가 돼 있으며,어떤 고묘의 경우 600∼700m 깊이까지 파내려가 도굴하는 솜씨를 발휘,수사팀을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도굴돼 훼손 된 산에는 도자기 등 고대 문화재 파편들이 나뒹굴고 있으며,2000년전의 시체들도 곳곳에 흩어져 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춘추 전국시대의 황량한 전쟁터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판씨는 “지금부터 11년전 동네 주민 한 사람이 도굴해 짭짤한 재미를 보길래 ‘다른 사람이 도굴하는데,나는 왜 못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도굴에 발을 들여놓아 결국 ‘도굴 인생’이 시작됐다.”며 “처음 도굴을 시작했을 때는 겁이 나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간이 커져 무서운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많은 고묘를 도굴했는데,범법 행위가 되는 줄 몰랐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물론 범법행위인줄을 알았지만,너무 오랫동안 잡히지 않다보니 범죄라는 사실에 대해 감정이 무뎌졌다.”고 덧붙였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형제는 용감했다”…소 65마리 훔치다 쇠고랑

    “형제는 용감했다.” 중국 대륙에 한 형제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짬짜미해 농삿소 수십마리를 후무렸다가 그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영어(囹圄) 속에서 평생을 보내하는 처지가 됐다. 중국 신저우(新洲)구 스먀오(施廟)촌에 살고 있는 황린허(黃林和)·즈강(志剛) 형제가 사건의 장본인들.이들 형제는 인근 농촌지역을 돌아다니며 농우 65마리를 훔친 혐의로 무기징역형과 정치권리 종신 박탈,벌금 2만위안(약 24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고 한망(漢網)이 최근 보도했다. 한망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집 인근 농촌지역을 돌아다니며 농삿소 65마리(약 16만 위안,약 1920만원)를 훔쳐 쇠살쭈 후샤오란(胡孝蘭)를 통해 시장에 몰래 내다판 혐의를 받고 있다. 원래 이들 형제는 조그마한 땅뙈기에 농사를 지어 그날그날 겨우 먹고사는 전형적이면서도 순박한 농민들이었다.하지만 몇년 전부터 농한기를 이용해 배운 마작에 시나브로 빠져들었다.마작에 재미를 붙인 이들은 농삿일은 등한시한채 마을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마작판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처음 재미삼아 조금씩 돈을 걸고 벌이는 마작판에 흥미를 느끼면서 고린전 몇 푼도 만지기 힘든 농삿일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오히려 당연했다. 한번 큰 판을 먹어 그동안의 빚을 단번에 갚으려는 일확천금까지 노리는 이들 형제는 큰 판만 쫓아다니다 보니 집안 꼴이 말이 아니었다.이 바람에 이들은 집안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자연스럽게 빚만 쌓여갔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박을 끊을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도박 자금을 마련하는 데 혈안이 됐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었다.이때 마침 농삿소 생각이 났다.이들 두 사람은 “농삿소 몇 마리만 있으면 한판 크게 벌려 그동안에 잃은 돈을 모두 만회할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의견을 모았다. 해서 인근 농촌지역을 사전 답사를 해본 결과 훔쳐 꽤 짭짤한 수입을 올릴만한 ‘타겟’은 의외로 많았다.이들은 지체없이 실행에 옮겼다.인정사정 볼 것 없이 눈에 보이는 즉시 훔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들은 훔친 소를 싼값에 쇠살쭈에게 넘긴 뒤 이를 다시 불법 도축장으로 넘겼다고 공안당국이 밝혔다.공안 당국은 “이들 형제가 농우를 훔친 것은 순전히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백했다.”며 “수법 등을 고려할 때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여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法·檢갈등 해법 없나(3)] ‘형사소송법 개정안’ 신경전

    [法·檢갈등 해법 없나(3)] ‘형사소송법 개정안’ 신경전

    법원과 검찰의 갈등 해소 방안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다. 법원, 검찰, 변호사가 모두 합의해 국회에 계류돼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국회 통과만 되면 갈등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여전히 적용 범위 등에 대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형소법 개정안, 영장항고제 등 담겨 형소법 개정안에는 공판중심주의와 영장항고제, 조건부석방제도, 재정신청 확대 등 중요한 제도가 포함돼 있다. 법원의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에 검찰은 준항고와 재항고까지 신청했지만 “불복할 절차가 없다.”는 게 법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형소법 개정안에는 법원이 기각한 영장에 대해 검찰이 불복할 경우 항고해서 상급법원에서 다시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영장항고제가 들어가 있다.‘조건부 석방’ 도입도 마찬가지다. 종전에는 판사가 영장을 단순히 발부 또는 기각하는 수밖에 없었으나 형소법에는 미국처럼 보증금이나 신원보증 등을 조건으로 석방할 수 있도록 해 판사의 재량권을 넓혀 놓았다. 구속수사에 집착하는 검찰로서는 떨떠름한 대목이다. 공판중심주의도 처음에는 검찰 조서의 증거 능력을 없애는 쪽으로 추진됐지만 검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피의자의 동의 아래 녹화된 조서 등은 검찰의 증거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절충했다.▲고소사건을 검사가 불기소 처분할 경우 불복하는 제도인 재정신청 확대 ▲형량이나 처벌이 가벼운 사건 신속처리 절차 ▲양형제도 개선방안 등도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검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커” 검찰은 사법개혁안에서 별로 얻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사개추위에 검찰측 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완규 검사는 본인의 ‘형사소송법 특강’이라는 책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사개추위의 형소법 개정안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한다는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불만의 일단을 표출했다. 검찰은 중요 참고인에 대한 강제구인제도와 거짓 진술을 한 참고인을 처벌할 수 있는 ‘사법방해죄’의 도입 등 수사력 강화를 위한 제도는 인권침해 논란 등을 우려해 대부분 제외됐다고 푸념한다. 검찰 관계자는 “당초 사개추위가 법원이 논의를 주도했던 사법개혁위원회에서 논의했던 안건만을 입법화해 사실상 법원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며 불신감을 나타냈다. ●법원 “검찰 반발 입법과정 우위 겨냥” 법원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아직도 검찰의 재량이 많이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되고 있다. 예를 들면 긴급체포 제도를 ‘긴급체포 후 지체 없이 석방’하도록 개선했지만 한 판사는 “‘지체 없이’라는 개념이 불명확하다. 검찰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장실질심사 과정을 조서화해 재판의 증거로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구속을 면하기 위해 자백한 것이 나중에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 편의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같은 불만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법원의 주도로 검찰, 변호사와 함께 어렵게 합의한 형소법 개정안 자체가 자칫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오히려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검찰의 반발을 주시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사개추위 법안에 이미 영장항고제도 등이 포함돼 있는데도 검찰이 준항고, 재항고 등 ‘과격한’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은 정치적 의미가 아니겠느냐.”면서 “결국 형소법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法·檢갈등 해법 없나] (2) ‘구속’ 둘러싼 대립 원인

    [法·檢갈등 해법 없나] (2) ‘구속’ 둘러싼 대립 원인

    법원과 검찰의 갈등에는 ‘사법정의 실현’과 ‘인권 보호’라는 이유가 내재돼 있다. 문제는 갈등에 묻혀 이같은 원인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법원과 검찰의 속내를 들어봤다. ●검찰 “사법정의 실현위해” 검찰은 구속문제를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모든 사건에서 불구속 재판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사법정의의 실현이라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불구속 확대로 인한 부작용 등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피의자가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궐석재판이 늘었다. 궐석재판은 1심재판에서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6개월이 지나도록 2회 이상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아무런 조치도 없이 불구속만을 강조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엄밀히 말하면 궐석재판을 받을 사람들은 구속을 통해 신병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법원의 실형선고 추세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2001년 전국에서 1심을 받은 20만 501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비율은 25.4%, 벌금형은 22.0%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22만 6518명의 경우, 실형비율은 18.4%로 줄고 벌금형 비율은 35.7%로 늘었다. 검찰 관계자는 “사기를 친 어떤 사람이 수사과정에서 불구속으로 조사를 받다가 재판에서도 집행유예도 아닌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면 그 사람이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겠느냐.”면서 “또 사건 피해자는 우리 사법시스템에 대해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영장이 기각된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전국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람 중 1심에서 선고를 받은 사람은 모두 2824명. 이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0.9%인 308명에 불과하다.2089명(74.0%)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310(11.0%)명은 벌금형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당초 법원은 불구속 수사와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되면 단기형이라도 실형을 선고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오히려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원,“재판당사자들의 인권위해” 반면 법원은 구속과 불구속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주장한다. 한 판사는 “현재는 구속되면 가족들이 변호사 선임 등 모든 준비를 한다.”면서 “하지만 불구속됐다면 상황을 가장 잘아는 본인이 증거자료 수집 등 방어 자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의 조서 기록위주로 진행되던 재판이 아니라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공판중심주의에서는 이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또 법원은 공판중심주의를 통해 재판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사건만을 30분에서 3시간까지 재판하고, 사건도 재판 기일을 가깝게 잡는 집중심리 등을 통해 오히려 사건당 처리시간을 현재보다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5번 만에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을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3∼4번이면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백사건이나 다툼이 치열하지 않은 사건은 당일선고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본인의 의견을 충분히 말할 수 있게 되는 공판중심주의 재판에서는 재판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비율도 높아져 항소율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 관계자는 “검찰은 불구속 수사·재판의 확대로 무죄판결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공판중심주의 도입으로 법정에서 검찰조서가 인정되지 않고 피고인은 장황하게 거짓말이나 부인 등으로 일관,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4월 공판중심주의 시범 재판부로 지정된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의 경우,8월까지 모두 181건을 처리했지만 무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비록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공판중심주의를 통해 범죄를 엄벌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인질 사법/우득정 논설위원

    외환위기의 책임을 물어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와 이인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법처리됐지만 결국 법원에서 무죄로 풀려났다. 하지만 당시 재경부 실무자 몇 사람은 옷을 벗고 공직을 떠났다. 정책 잘못에 따른 책임이 아니었다. 국 운영비 명목으로 업체들로부터 밥값을 얻어쓴 것이 검찰이 씌운 죄목이었다. 본안인 외환위기 책임 부분에서 혐의를 찾지 못하자 곁가지로 옭아넣은 것이다. 검찰이 별건수사로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구속한 뒤 본안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돼야 할 잘못된 수사관행이다. 과거의 공안사건이나 재벌수사, 저명 인사 대상 수사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되풀이됐다.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으로 피의자 주변을 저인망식으로 훑고 난 뒤 거기서 잡은 꼬투리를 근거로 자백을 강요하는 방식이다. 정치적으로 반향이 큰 사건일수록 자주 남발된다.‘옷로비사건’이라든지 박주선 전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구속자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환기시키며 영장 발부에 신중하라고 법관들에게 당부한 것도,‘검찰 수사기록을 던져 버려라.’고 일갈한 것도 이러한 수사관행을 염두에 둔 것이다.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과 법원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인분 논란’에 이어 영장 재청구 등 말로는 상호 입장을 존중하자면서도 실제 행태는 패싸움 일보 직전이다. 그러자 영장을 기각했던 민병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사건 대신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영장을 청구한 검찰의 행위를 ‘인질 사법’이라는 일본식 용어를 동원하며 영장기각 당위론을 설파하고 있다. 국민들의 정서에 편승한 검찰의 애국심 논리에 숨겨진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일본에서는 잘못된 수사로 고통을 받은 피의자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때 국가와 더불어 수사를 담당한 경찰이나 검찰도 함께 책임을 묻는다. 그리고 이러한 소송은 다반사로 법원에서 인용된다. 인신 구속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우리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야만 유무죄 판결에 앞서 기소만으로 출세하는 풍조를 바로 잡을 수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책꽂이]

    ●인디아 코드 22(김봉훈 지음, 해냄 펴냄) 인도의 기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1868년 잠셋지 타타가 설립한 타타 그룹이다. 인도 북동부 자르카트 주에 있는 잠셋푸르에는 타타 그룹 100주년 기념관이 있어 그 역사를 엿보게 한다. 타타 그룹은 인도의 인재를 만드는 산실이다. 불가촉천민으로 처음 대통령 자리에 오른 코체릴 라만 나르야난 전 대통령도 ‘타타 장학생’이었다. 민간기업으로는 특이하게 그 첫 번째 윤리강령으로 ‘국가이익’을 내세우고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인도전문 연구위원인 저자가 세계경제의 뉴 아이콘으로 떠오른 인도를 소개한 책.1만원.●중국 처세의 성인 증국번의 인생조종법(증도 지음, 지세화 옮김, 시아출판사 펴냄)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한 지도자이자 서유럽으로부터 근대기술을 도입해 청나라의 자강(自强)을 시도한 양무운동의 추진자 증국번. 마오쩌둥은 “근대의 사람 중 오로지 증국번에게만 탄복할 뿐이다.”라고 칭송했고, 마오쩌둥의 라이벌 장개석은 증국번의 문집과 유작집을 읽고 난 뒤 “각고에 찬 마음과 강한 의지력은 스승으로 삼을 만하다.”며 그의 언행을 책으로 엮어 황포군관학교의 교재로 썼다. 후세 사람들은 증국번을 ‘완인(完人)’, 즉 완전한 사람이라 불렀다. 증국번의 ‘나를 다스리는 법´이 담긴 인생교본.1만 3000원.●김산 평전(이원규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평북 용천 태생인 비운의 독립투사 김산(본명 장지락) 전기. 김산은 상해로 가 안창호·이광수 밑에서 ‘독립신문’ 식자공으로 일했으며 테러리스트 오성륜과 약산 김원봉, 유자명의 영향으로 아나키스트가 됐다. 공산주의를 조국 독립의 방편으로 삼은 그는 비범한 이론가이자 조직가, 선동가였으며 시인, 소설가, 번역가의 면모도 보여줬다. 중국공산당의 근거지인 연안에서 님 웨일스(본명 헬렌 포스터 스노)를 만나 자신의 투쟁과 조국의 독립운동에 대한 증언을 한 김산은 일제 첩자로 몰려 억울하게 처형당했다.1983년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그를 복권시켰다.1만 5000원.●스위스 예술기행(이수영 지음, 시공아트 펴냄) 새로운 현대미술의 메카로 떠오른 스위스 문화탐방기. 스위스는 근·현대 미술에 관한 한 내로라하는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바스티옹 광장과 생피에르 성당 그리고 풍경화가 호들러로 유명한 문화도시 제네바. 포도밭과 레만호수가 정겨운 로잔의 에르미타주재단 미술관, 정신병자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목조건물의 아르브뤼 미술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폴 클레 미술관 등 풍성한 볼거리를 소개한다.1만 5000원.●실록 열국지(좌구명·사마광·사마천 지음, 신동준 엮어옮김, 살림 펴냄) 중국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난세인 춘추전국시대(기원전 770∼221). 이 시대는 제자백가가 출현해 난세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 학문과 사상의 황금기를 구가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동아시아 정치사상의 연수(淵藪)가 된 공자와 맹자, 순자, 한비자 등 수많은 사상가들이 이 시기에 활약했다. 이 책에서는 중국의 3대 역사서 ‘춘추좌전’‘자치통감’‘사기’의 기록을 토대로 춘추전국시대 550년의 역사를 편년체 방식으로 되살렸다. 전3권 각권 2만 3000원.
  • ‘상하이방 최후 보루’ 자칭린 위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캐나다에 도피중인 중국의 거물 밀수업자 라이창싱(賴昌星)이 중국권력 서열 4위의 자칭린(賈慶林) 정치협상회의 주석과의 친분을 시인했다. 자 주석으로서는 부패 혐의 수사가 부인 린유팡(林幼芳)과 자신의 비서장을 지낸 류즈화(劉志華) 베이징시 부시장 등에게까지 좁혀온 뒤의 일이어서 정치생명이 점점 궁지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3일 라이창싱과 인터뷰에서 그가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수사팀에 ‘모종의 조건’으로 수사단서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라이는 “자 주석과 자주 만남을 가지면서 돈 대신에 ‘좋은 선물들’을 건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는 90년대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를 중심으로 미화 100억달러 상당의 석유, 자동차 등을 밀수한 ‘위안화(遠華) 사건’의 주범으로 1999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달아났다. 그간에는 망명 및 신병인도 협의중에서도 중국 고위층과의 관계 폭로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들이 무릎을 꿇고 모든 것을 자백할 만한 내용이며 내가 입을 열기만 하면 그들은 자리에서 쫓겨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90년대 중반 중국무역그룹의 푸젠성 지부장을 맡으며 위안화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 주석의 말레이시아 화교 출신 부인 린유팡이 자신을 모른다고 한 발언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자 주석은 라이가 활동하던 1985∼1996년 푸젠성에서 성장, 서기 등으로 일하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발탁으로 베이징시로 옮긴 뒤 2003년 정협 주석직에 올랐다.중국 당국은 당시 2년간에 걸쳐 3000여명의 수사팀을 동원, 위안화 사건 연루자 1000여명을 조사해 이 가운데 20여명에게 사형 판결을 내렸다. 소식통들은 당 중앙기율검사위가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서기와 황쥐(黃菊) 부총리 등에 이어 금명간 자칭린 주석을 정조준하면서 상하이방을 중심으로 한 장쩌민 계열에 결정타를 날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jj@seoul.co.kr
  • 민노당·구속자가족 김승규 국정원장 고소

    민노당·구속자가족 김승규 국정원장 고소

    ‘일심회’ 사건 구속자 가족들은 2일 “사건을 ‘간첩단 사건’이라고 규정, 언론에 밝힌 김승규 국정원장의 행위는 위법”이라며 김 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들은 또 김 원장과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덕우 변호사를 단장으로 한 공동변호인단은 “김 원장이 공판 청구 이전에 구속자들의 피의사실을 언론에 공표했고,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을 ‘간첩단’이라고 말해 언론에 보도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노동당도 “‘민노당은 이 사건에 대해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김 원장의 발언이 당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면서 김 원장을 고소했다. 변호인단은 또 “피의자 접견 도중 국정원 직원이 ‘빨리 끝내달라.’며 접견을 방해했고, 오후 8∼9시까지 ‘야간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장민호씨가 날인한 사실이 없는 데도 장씨가 실제 서명한 것처럼 돼 있는 문건을 제시하며 다른 피의자들의 자백을 유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지난달 28일 구속수감된 최기영(40)·이진강(43)씨가 단식중이라고 전했다. 장씨는 구속되고 이틀 정도 혐의를 일부 시인했지만, 이후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부터 피의자들의 조사실에 변호인 배석을 허용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중인 공안당국은 장민호(44)·손정목(42)·이정훈(43)씨의 구속기간을 10일간 연장해 달라고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했다. 공안당국은 나머지 구속자인 이씨와 최씨에 대해 3일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키로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나트륨 살인사건’과 CSI 과학수사대

    과학수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해준 미국 드라마 CSI과학수사대. 미국에서는 실제 재판 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쳐 이제는 배심원들도 ‘객관적 증거’를 요구한다고 한다.‘증거가 범인을 말해준다.’는 증거 제일주의를 낳은 과학수사대지만 가끔은 증거가 불충분해서, 또는 증거에 의한 의혹 때문에 다 잡은 범인을 놓치기도 한다. 어느 날 한 고등학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우등생이며 테니스 선수이고 학교의 여왕이었던 한 여학생이 밤늦게 테니스 연습을 마친 뒤 살해돼 운동장에 묻힌 것이다. 과학수사대는 말론이라는 남학생을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곧 그 남학생의 12살짜리 여동생이 범인임을 자백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과학수사대는 12살짜리 영재소녀와 두뇌게임을 벌이면서 누가 진짜 범인인지 ‘합리적 의혹’만 불거지는 상황에 빠진다. 그런데 여기서 범인이 살인에 이용한 방법이 특이하다. 범인은 금속 나트륨을 실험실에서 훔쳐 샤워기의 노즐에 넣어두었다. 피해자가 샤워를 하려고 물을 튼 순간 나트륨이 물과 반응하면서 폭발이 일어나 금속 파편이 튀고 피해자는 상처를 입는다. 놀란 피해자는 샤워 커튼을 잡아채 몸을 가리고 뛰쳐나가다가 계단에서 굴러 사망한다. 장난처럼 시작한 복수가 살인으로 이어지는 이 사건은 고등학교 화학교과에 나오는 나트륨의 폭발실험을 이용한 것이다. ●알칼리 금속인 나트륨, 물과 폭발적으로 반응 나트륨은 주기율표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1족 원소’이다. 대부분의 금속이 단단한 것과는 달리 1족에 속한 리튬, 나트륨, 칼륨 등은 칼로 자를 수 있을 만큼 무른 금속들이다. 알칼리 금속이라 한다. 다른 금속의 표면이 광택을 나타내는 것과는 달리 알칼리 금속의 표면은 산화돼 탁한 색을 나타낸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물과의 반응이다. 나트륨을 손톱 크기만큼 잘라 수조에 넣으면 나트륨이 물과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수소기체가 발생한다. 금속이지만 물보다 밀도가 작아 물 위에 뜬 채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반응을 하면서 금속의 모양이 공 모양을 이루는 것도 특이하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반응시키면 발생하는 열과 기체에 의해 커다란 소리를 내며 폭발하고 금속 파편이 노란색 불꽃을 내며 튄다. 폭발이 끝나고 남은 물은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으로 변해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붉게 변화시킨다. 드라마에서 과학수사대는 샤워기 아래 고인 물의 ph농도를 측정해 수산화나트륨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나트륨에 의한 폭발이 일어났음을 알아낸다. 나트륨은 이처럼 공기와도 쉽게 반응하고 물과는 폭발적으로 반응하므로 보관하는 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공기나 물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석유나 등유 속에 넣어 보관하며 아이들이 장난을 위해 빼돌리지 못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위험한 것이 매력 있다? 나트륨의 폭발 실험은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실험이다. 그래서 오늘도 화학교사들은 다루기 힘든 나트륨을 가지고 씨름을 하며 아이들과 실험을 한다. 교사로서는 안전사고의 위험 때문에 가슴을 졸여야 하지만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실험을 한다면, 아이들에게 평생 남을 학창시절 화학시간의 추억을 선사할 수 있다. 우주의 만물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의 오묘한 성질을 알아보는 데 실험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뭐가 있겠는가. 중국 격언에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직접 한 것은 이해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문정 숙명여고 교사
  • [책꽂이]

    ●아주 사적인 정치비망록(남재희 지음, 민음사 펴냄) “비망록을 일본말로 ‘엔마쪼’라고 하는데 박 대통령의 엔마쪼는 당시 정·관계에서 유명한 화제가 아니었던가. 아마 나의 일도 그 엔마쪼에 기재되고 그것이 후일에 낙하산으로 국회의원 공천을 받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기자로, 정치인으로 권력의 중심부를 지켜본 저자는 자신의 정치입문 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저자는 정치인을 제도형과 비제도형으로 나눈다. 제도형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관계나 기업, 군 등 기존 제도에 오랜 몸을 담은 사람들이고 비제도형은 그 반대의 사람들로 백수건달형이다. 백수건달형이 ‘수호지적’이라면 제도형은 ‘삼국지적’이라고 비유한다.1만 2000원.●오래된 웃음의 숲을 노닐다(류정월 지음, 샘터 펴냄) 조선시대 우스개와 한국인의 유머를 통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살폈다. 조선시대 책만 읽던 선비나 국사를 논하던 조정 대신들도 졸음을 쫓기 위해 ‘어면순’‘어수신화’‘성수패설’ 같은 세속적인 우스개집과 성현, 서거정, 강희맹과 같은 문객들이 펴낸 ‘용재총화’‘태평한화골계전’‘촌담해이’ 등 고상한 우스개집을 읽었다. 옛날 우스개 가운데는 유명인들의 실화가 많다. 사위인 ‘유머의 달인’ 이항복에게 속아 왕과 대신들 앞에서 맨발을 드러내야 했던 권율 장군 이야기,‘설공찬전’의 작가인 채수가 세조의 부마이자 당대 최고 갑부였던 하성부원군을 놀려 먹은 이야기 등이 그런 예다.1만 5000원.●진퇴의 법칙(둥예쥔 지음, 심재석 옮김, 김영사 펴냄) 중국 처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후흑학(厚黑學)’을 통해 현대를 사는 지혜를 들려준다. 후흑학은 1917년 기인으로 알려진 리쭝우(李宗吾)가 제자백가와 중국 역대왕조의 역사를 독파한 끝에 “철두철미하게 낯가죽이 두껍고(厚), 마음 속이 시커멓지(黑) 않으면 위대한 간웅(奸雄)이 될 수 없다.”라는 깨달음을 얻어 쓴 책. 리쭝우는 ”두려움을 모르는 것이 가장 큰 죄”라고 말한다. 이 책은 ‘후흑학’을 서른여섯 가지 ‘파()’, 즉 ‘두려움’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1만 8000원.●검정고무신에서 유비쿼터스까지(임정빈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내의를 입는 것을 일종의 호사로 여겨 소매 끝에 빨강 내의가 조금씩 보이게 입은 여자들, 식량이 부족한 시절 식량을 축내는 쥐가 기승을 부리자 쥐를 소탕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쥐꼬리를 갖고 오게 한 학교, 온힘을 다해 만원 버스에 사람들을 밀어넣고 ‘오라이 오라이’하며 버스를 출발시키던 여차장….1940∼60년대 생활풍속사를 담은 타임캡슐과도 같은 책. 서구인들에게 과거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에두아르트 푹스의 ‘풍속의 역사’가 있다면 이 책은 한국 최근세사의 밑바탕을 탐사한 ‘한국판 풍속의 역사’라 할 만하다.1만 2000원.
  • 대검서 열린 공판중심 형사모의재판 가보니…

    “종전의 재판은 길게 묻고 피의자가 짧게 답하는 방식이었다면 공판중심주의의 재판은 질문은 간략하게 하고 답변이 늘어나게 됩니다.”18일 대검 15층 대회의실에서 금고 안에 있던 1700여만원을 훔친 특수절도 사건에 대한 형사 모의재판이 열렸다. 재판장, 검사, 변호사 역할을 모두 검사들이 맡았다. 모의재판은 공판전담 부장검사 등 54명이 참석한 전국공판검사회의 자리에서 열렸다. 차동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이 재판장, 변철형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검사, 윤장석 대검 검찰연구관이 변호사역을 맡아 모의재판을 진행했다. 재판은 형사사건을 피의자가 혐의를 자백하는 경우, 부인하는 경우, 법정에서 진술을 바꾼 경우로 진행했다. 중간중간 공판중심주의에 해박한 이완규 대검 연구관이 종전 재판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 연구관은 공판검사들에게 공판중심주의에 대해 40여분간 강의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 시범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정무식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증거서류 분리제출을 시범실시하고 있는 김선영 서울남부지검 검사가 나와 경과와 유의점 등을 보고하기도 했다. 공판중심주의는 이달부터 검찰이 증거와 수사기록을 공소장과 분리해서 제출하고 있는 등 점차 전국 법원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법관이나 검사, 변호인 등은 새 재판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화술 훈련과 모의재판 등을 하며 대비하고 있다. 대검 공판송무부는 지난 7월에도 2박 3일 동안 서울·부산고검 소속 공판검사 30여명이 참석한 공판기법 강화 세미나를 열고 공판중심주의가 정착된 미국에서 검사로 활동한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를 강사로 초빙해 화술 등 ‘실전기술’은 물론 법정에서 활용될 수 있는 연극기법도 배웠다. 대검은 이날 회의에서 공판중심주의 재판이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 위증사범을 벌금형 등으로 약식기소해온 관행을 바꿔 되도록 정식재판에 회부하고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거나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을 담당한 공판검사는 재판부에 녹음을 신청해 공판기록을 녹음테이프로 남길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303호 법정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방불케하는 진행을 선보였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서기석)의 심리로 열린 ‘행담도개발의혹 사건’ 속행공판에서 공판검사 대신 사건을 직접 수사한 검사가 법정에 나와 재판부 왼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사건개요와 사실관계·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차례로 보여 주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래마을 ‘영아유기’ 남은 의혹들

    |파리 이종수특파원|“그녀가 세상에 거짓말을 했다.” 서울 서래마을 영아 유기 사건의 범인으로 드러난 프랑스 여성 베로니크 쿠르조(38)를 조사한 한 수사관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수사가 진행될수록 베로니크 입에서는 엽기적 행각이 줄기에 매달린 고구마처럼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베로니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추가 범행을 자백했다. 영아 살해 전력이 모두 3번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오기 전인 1999년 7월 프랑스에서 ‘홀로 출산’ 뒤 아이를 목졸라 죽인 뒤 시체를 불태웠다. 이어 서래마을에서 발견된 두 영아도 이란성 쌍둥이가 아니라 2002년,2003년 두 차례에 걸쳐 ‘홀로 출산-교살-유기’라는 범행과정을 거쳤다고 자백했다. 베로니크는 이날 투르 법원에 출두, 살인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이어 중죄를 담당하는 검사에 해당하는 수사판사에게 넘겨져 오를레앙 구치소에 수감됐다. 남편인 장 루이 쿠르조도 ‘공모 혐의’로 신문받았다. 투르 검찰의 바랭 검사는 “베로니크가 ‘계획적 범행’을 인정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발표했다. 베로니크의 잇단 자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혹이 남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베로니크와 모랭 변호사는 “남편 장 루이는 임신·범행 사실을 전혀 몰랐고 베로니크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장 루이도 이날 살인 공모 혐의로 수사판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바랭 검사는 “장 루이에게 구체적인 혐의는 발견된 게 없지만 그가 세 차례나 벌어진 아내의 범행을 몰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또 베로니크가 한국에 온 뒤 시체를 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냉동고에 보관했는지도 의혹이다. 아울러 어떻게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는지도 수사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수사가 더 진행되면서 프랑스 수사판사가 또 어떤 ‘양파 껍질’을 벗겨내게 될지 주목된다.vielee@seoul.co.kr
  • 佛쿠르조부인 “영아 모두 3명 살해” 자백

    佛쿠르조부인 “영아 모두 3명 살해” 자백

    ㅣ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김기용기자ㅣ 서울 서래마을의 영아 유기의 범인으로 드러난 프랑스 여성 베로니크 쿠르조(38)가 경찰 조사에서 “모두 3명의 아이를 낳은 뒤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12일(이하 현지시간) 경찰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뉴스전문 라디오 프랑스앵포는 “베로니크가 ‘모두 세 차례 영아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며 “그에 따르면 한국으로 출국하기 전인 1999년 다른 아이를 몰래 낳아 죽인 뒤 시체를 불에 태우고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 한국에서 영아를 유기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2003년 출산 뒤 질식시켜 죽인 아이들이 애초 알려진 대로 쌍둥이가 아닐 수 있다고 보도해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베로니크가 이날 아침 남편과 대화를 나눈 뒤 수사관에게 “한국에서 잇따라 임신했고 두 아이 모두 질식사시켰다.”고 자백했다.또 2002년 한국에 들어가기 전에도 다른 아이를 몰래 낳아 시체를 불태웠다고 실토했다.이어 남편 장 루이는 이 사실을 모른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로니크는 이날 저녁 중죄를 담당하는 수사판사로 넘겨졌다.투르 검찰은 곧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프랑스 형법에 따르면 친자 살해의 경우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프랑스는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애초 언론은 한국측 수사 결과에 의혹을 품는 것으로 보였다.그러나 프랑스 경찰과학연구소의 DNA 분석 결과에 이어 베로니크의 자백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12일 오후 베로니크가 한국에 들어가기 전인 1999년에도 아이를 낳아 죽인 뒤 시체를 불태웠다고 실토하자 경악해하는 분위기다.주요 일간지는 물론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냉동 아기 사건’ 등의 제목으로 연일 사건을 대서 특필하고 있다. 앞서 베로니크는 11일 경찰 조사에서는 “더 이상 아이들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욕실에서 15분 간격으로 쌍둥이를 출산한 뒤 질식사시켰다.”고 자백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수사관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한 뒤 “2003년 11월의 출산은 두 아들(9,11세)이 집에 없었던 오전 8시30분에서 오후 4시30분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 인터넷판도 “9세,11세 된 두 아이가 있어 임신을 원하지 않았던 베로니크가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중절 수술을 받기에 너무 늦어서 남편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쿠르조 부부의 변호인인 마르크 모랭 변호사는 전날 이들을 면회한 뒤 “장 루이는 충격에 빠진 상태이고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베로니크의 자백에 앞서 투르 경찰은 이날 앵드르 에 루아르 도(道)의 수비니 드 투렌에 있는 이 부부의 자택을 1시간 정도 수색한 뒤 컴퓨터 본체를 압수했다.당시 집에는 이 부부의 두 아들이 머물고 있었다고 일간지 르피가로는 전했다. 쿠르조 부부는 10일 프랑스 경찰과학연수소의 DNA분석 결과 영아들 부모로 확인된 뒤 경찰에 긴급 체포,수사를 받아 왔다.체포된 뒤에 이들은 “프랑스측 DNA분석 결과도 믿을 수 없다.”며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베로니크가 아이를 원하지 않은 이유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이와 관련,리베라시옹지는 경찰이 부부의 성적 관계는 물론 다른 사회적 관계들이 어떠했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수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vielee@seoul.co.kr
  • [베리타스·한국법학교욱원과 함께하는 PSAT실전강좌] 상황판단 실전연습

    문 1) 다음 문장을 읽고 결론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고르시오. 시장에서 교환되는 재물이나 서비스는, 개인 혹은 조직에 의해 구입되고, 구입된 것은 구입자의 사적재산으로서 다른 사람과 공유될 필요 없이 사용된다고 하는 의미에서 사적인 것이다. 재물이나 서비스는 개개의 단위로 분할가능하며 그 소유권을 손에 넣은 사람 혹은 조직에 의해 독점적으로 소비 혹은 이용할 수 있다. 이것에 대해 공공재와 공공서비스는 생산량을 사람들이 개개의 선호에 따라 구입할 수 있도록 나눌 수 없다는 의미에서 분할 불능이다. 예를 들면 도로나 맑은 공기 등을 분할하여 구입하고, 자신의 자유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불분할성 때문에 이러한 재물이나 서비스는 집단적으로 소유되고 이용되지 않으면 안 되고 사람들은 대개 같은 양을 이용·소비하게 된다. 또 이와 같은 재물·서비스는 시장의 교환 과정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공공재·서비스에 대해서는 이기심으로부터의 소위 무임승차(Free Rider)를 방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대기오염방제장치 부착 여부로 가격차가 5만원이 나는 두 대의 같은 승용차가 있다고 치자. 누구나 맑은 공기를 바라지만 이기심에 의해 비싼 방제장치 부착 차량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수백만대의 차량 가운데 한 대가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고, 많은 사람들이 마찬가지로 방제장치 부착 차량을 사지 않는 한 5만원을 더 지불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대기가 현저하게 맑아진다면 다른 이들은 방제장치가 없는 싼 차를 사려 할 것이다. (1)방제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맑은 공기의 혜택을 받는 것은 가능하다. (2)공공재의 특징과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공공재는 시장원리에는 맞지 않는다. (3)개개의 이기심이 공공재에 초래하는 영향은 거의 없다. (4)사적인 재물과 공공재는 그 성질이 완전히 다르다. (5)정치 프로세스가 시장 프로세스로 대체될 필요가 있다. 정답)(2) ‘공공재에 대한 의사결정은 시장에 있어 교환과정을 통해 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그 이유로 공공재의 불분할성이라는 특징과 이기심으로부터 오는 ‘무임승차’를 들고 있다. 이들 사실로부터 ‘공공재의 특징과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공공재는 시장원리에는 맞지 않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문 2) 다음 문장을 읽고 사건의 해결이 난항을 겪은 원인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고르시오. 어느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에서는 도주하는 범인의 목격자가 다수였으므로 금방 범인이 체포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사건은 미궁에 빠진 채 1년이 지났다. 이 사건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 것은 다른 마을의 도난사건으로 체포된 용의자가 이 사건에 대해서도 스스로 저질렀다고 자백했기 때문이었다. 또 살인사건의 담당자가 그 용의자를 보았을 때 왜 지금까지 체포되지 않았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목격자는 모두 ‘빨간 코트에 빨간 스커트를 입은 화려한 여성’이라는 것과 같이 ‘빨간색’을 강조했다. 또 이 증언에 따라 ‘화려한 여성’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거기에 있던 용의자는 빨간 옷을 입고 있었지만 수수한 복장의 남성이었던 것이다. (1)빨간 옷이라는 금방 바꾸어 버릴 수 있는 특징의 증언이었던 것. (2)범인은 이러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목격자 중에 있었던 것. (3)빨간색으로부터 연상되는 사항을 멋대로 덧붙인 왜곡된 증언이었던 것. (4)아이 등에 의한 신뢰성이 낮은 목격증언이 많았던 것. (5)범인을 모두가 감싸주려고 거짓 증언을 하였던 것. 정답)(3) 목격자들은 실제로 목격하지 않았으면서도 목격 사실로부터 연상되는 사항도 증언했고, 조사원들은 부가 정보에 따라 범인을 찾은 것이 사건 해결을 어렵게 만든 원인이다. 에듀PSAT 연구소 이승일 소장
  • 15년 뇌졸중 아내 “죽여달라”에 우울증 앓아오던 남편이 살해

    지난 8월2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70대 여인 변사사건은 오랜 병구완으로 우울증 등에 시달리던 남편의 범행으로 드러났다. 포항 북부경찰서는 15년간 뇌졸중으로 투병하던 아내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김모(74·무직·포항시 북구)씨에 대해 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8월25일 오후 1시쯤 자신의 집 안방에서 누워 있던 아내 김모(71)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뇌졸중으로 거동을 못하는 아내를 지난 15년간 병구완하다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려 치료를 받아왔다.”며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김씨는 자신이 용의선상에 오르는 데다 살해에 대한 죄의식 등으로 최근 자해를 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김씨는 수도권 등지에 자녀 3명을 두었으나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서 어렵게 지내왔다.”면서 “하지만 자녀들이 부모를 수시로 찾아 위로하는 등 무관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숨진 아내가 남편에게 순간적으로 ‘죽여 달라.’고 말하자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역시 문제는 ‘시간´ ‘인력´ ‘돈´이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공판중심주의 시범재판부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법관·검사·변호사들은 공판중심주의의 현주소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범재판부를 맡고 있는 형사1단독 이한주 부장판사는 재판업무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력이 부족하고 사건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전이면 5분 정도면 끝날 자백사건도 지금은 1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고 했다. ●법원 “관련서류 검찰에 요구할수 있도록 제도 보완해야” 사건 수도 적지 않은데다 개별 사건마다 걸리는 시간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법정에서의 거짓말인 ‘위증’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에서는 법정에서의 위증 여부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위증죄에 대한 처벌을 높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달부터 검찰이 전국적으로 전면 확대실시하기로 한 증거분리제출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사한 내용을 피고인 방어를 위해 변호인들이 알 수 있도록 재판부가 관련 서류를 검찰에 요구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도 재판부가 검찰에 수사기록을 요청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공판중심주의 도입에 따른 검찰의 수사역량 약화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 등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검찰 “공판검사 60~150명 더 필요” 검찰도 사건당 시간이 많이 늘어난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공판중심주의 시범실시 결과 자백사건은 한 건당 평균 30분이, 부인 사건에는 평균 50분이 걸린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조근호 대검공판송무 부장은 “시간이 길어져 오전에 자백사건 4건, 오후에 부인하는 사건 4건 등 현재 속도대로라면 하루에 8건밖에 처리할 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담당하는 공판검사 한 명이 한 달에 새로 맡게 되는 사건이 20∼30건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해결책은 공판검사의 수를 늘리는 것. 그는 “공판중심주의 취지에 맞게 재판부당 전담 공판검사를 두려면 현재보다 60∼150명 가량의 검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현재 공판검사는 210명이다. 이와함께 판사 수와 재판정 수가 늘어나면 필요한 공판검사의 수는 더 늘어난다. 그는 “결국 비용문제가 된다. 과연 우리사회가 사법비용의 추가적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공판중심주의에서 무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대라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현재는 공판검사 한 명당 30∼40건의 사건을 담당하느라 수사기록 파악하기에도 벅찼다.”면서 “공판중심주의가 활성화돼 공판검사가 늘어나고 해당 재판부 사건만 맡게 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무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동시에 재판이 길어진 만큼 플리바게닝과 사법방해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재판상황을 기록하는 공판조서가 너무나 간략하게 작성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판부의 다른 검사는 “재판에서 격렬하게 법적 공방을 벌이거나 반대의견 등을 길게 설명해도 정작 공판조서에는 한 줄로 기록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면서 “재판이 하루에 끝나지 않는 한 판사도 재판상황을 다시 기억해내야 하는데 공판조사가 부실해 결국 조서를 읽어야 한다면 공판중심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피고인들 할말 다해 덜 답답” 변호사들도 공판중심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변호사는 “공판중심주의를 전적으로 찬성한다. 검찰 조사에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변호인도 별다른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는 분위기도 억압적이지만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공개된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니까 덜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 출신의 한 국선변호인은 “조서를 가지고 하는 재판이 공판중심주의에 비해 사건 파악이 빠르고 쟁점정리가 잘 된다.”면서 “법정에서 피고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좋지만 난처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70대 노인이 벌금형을 받을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재판을 사례로 들었다. 문제의 재판에서 그 노인은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말을 끊임없이 계속했다.”면서 “공판중심주의를 하겠다고 했으니 말을 끊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재판 시간이 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예정보다 재판이 길어져 다른 재판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한 사건만 해도 시간이 다 간다. 다른 법원에도 사건이 있으면 결국 이 사건 때문에 늦게 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사성격 고소사건 검찰부담 줄어들듯 9월 현재 판·검사 수는 3800여명. 예비판사를 포함한 판사가 2222명이고, 검사가 1577명이다. 활동 중인 변호사는 7617명이다. 상당수가 학연과 지연, 혈연으로 연결됐다. 사법연수원에서 2년을 동고동락해 기수별 동기의식도 강하다. 검사와 변호사, 판사를 묶어서 ‘법조3륜’이라고 통칭한 용어에 이런 특성이 반영됐다. 검사나 변호사 활동을 한 뒤 선거 등을 거쳐 판사가 선출되는 체계를 가진 미국에서는 법조3륜이라는 말을 쓰는 게 어색하다. 이런 법조3륜의 관계를 ‘님’에서 ‘남’으로 바꾸는 촉진제가 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법 순시 발언은 사실 법조3륜끼리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현상을 각성시킨 측면이 짙다. 일단 한해 사시 합격자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법조계의 소수정예 엘리트 구조에 흠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공판중심주의 도입 등 사법개혁 논의가 뜨거워지면서 법조3륜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는 점이 부각됐다. 검찰은 다음달부터 문서송부촉탁 심사를 강화키로 했다. 사생활 보장 등을 위해 수사비밀과 관계없는 서류만 선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서송부촉탁 심사강화 방침은 장기적으로 민사적 성격이 짙은 고소사건을 줄여, 검찰에 부과되던 심판 기능을 법원의 민사법정으로 옮아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검찰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잃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일선 검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민사적인 분쟁을 형사적으로 처리하려는 관행은 그 동안 검찰 업무를 가중시켜왔고,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 기록을 트집잡아 당사자가 검사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검찰 수사기록보다 법정 진술을 중시한다거나 영장 심리를 강화하겠다는 법원의 움직임도 자체 심판기능을 강화하고 수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용철 연세대 법대 교수는 “3륜끼리 서로 자신의 직역이 최고라고 우긴다면 문제지만, 자신의 공익적 역할을 깨닫고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한다면 대국민 법률서비스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조서재판 회귀 유혹? 공판중심주의 시대에도 신속·효율성을 앞세운 조서재판의 유혹이 떠돌고 있다. 검찰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를 증거로 낼 수 없게 되자 그때그때 증인이나 피고인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신문하는 방법으로 증거능력을 얻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내용을 1심과 항소심 등에서 두세번씩 반복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재판시간이 늦어지고 일정이 길어지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4년 4월 이후 증거분리제출제도를 우선 시행한 결과,1심 재판의 최소기간은 50.4일에서 53.5일로 늘었지만 최장기간은 156.1일에서 106.7일로 줄어들었다. 사법부에서는 일주일에 2,3차례 재판을 여는 집중심리제 시행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에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부인한 검찰조서가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검찰에서 허위자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큰 불만이다. 조서재판의 유혹은 사법부에도 번져 있다. 검찰조서를 통해 사건의 쟁점을 빨리 파악했던 과거와 달리 처음 듣는 순간 사건의 핵심을 짚어야 한다. 예전보다 몇 배 늘어난 시간 동안 법정에서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한주 판사는 “업무로 인해 피로가 쌓여도 법정에서 항상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위증을 가려낼 방법도 미약해 법정이 거짓말 경연장이 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긴장은 몇 배가 된다. 조서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검찰조사내용을 넘겨받아 훑어본 뒤 변론하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증거분리제출제도가 실시되면서 검찰의 전략을 알 수 없게 됐다. 검찰에 맞서 치열하게 법정공방을 벌이는 의뢰인의 기대치에 부응하려면 검찰청으로 자료를 복사하러 다니던 시간에 참고인, 증인들을 만나야 한다. 재판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임사건 수도 줄어들게 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아내가 몰래 아파트 잡히고 가출

    Q젊은 시절 열심히 일해 34평 아파트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가출했고, 뒤이어 은행에서 아파트를 경매에 부치겠다는 통지가 날아왔습니다.30년 동안 고락을 같이해온 아내가 제 인감도장을 몰래 갖고가 아파트를 담보로 잡히고 대출을 받아 쓴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억대의 돈을 갚을 현금도 없고 제가 쓰지도 않은 빚 때문에 제 아파트를 넘기게 된 게 억울할 뿐입니다. - 최순용(50) - A가족이니까 인감도장을 갖고 나가는 것은 쉬울 것입니다. 부인은 이를 이용해 여러 서류를 위조했습니다. 먼저 부인 앞의 위임장을 만들어 동사무소 담당직원에게 인감증명 신청을 해 그 인감이 최순용씨 것이 맞다는 인감증명서를 발급 받았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부인이 은행에 가서 대출신청을 하고 최순용씨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한다는 서류에 인감을 날인하고 인감증명서를 첨부해 최순용씨가 부인을 대리로 은행에 아파트를 담보제공한다는 증거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등기소 담당 직원은 이같은 서류가 제출되면 이를 믿을 수밖에 없고, 최순용씨의 아파트 등기부에 은행을 권리자로 해 저당권이 설정되었다는 기재를 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외부적으로 보기에 최순용씨가 아파트를 담보제공했다는 것을 나타내지만, 최순용씨 말씀대로라면 이 저당권 설정의 기재는 무효입니다. 한편 부인의 행위는 사문서 위조죄와 위조 사문서 행사죄, 공정증서 원본 부실 기재죄에 해당하며, 은행에 대해서는 사기죄를 구성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무효인 담보를 제공해 은행 담당직원의 대출심사를 방해, 결과적으로 은행을 속이고 대출금이라는 이익을 취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피해금액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실무상 3년 정도까지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전상으로는 징역 15년까지 가능합니다. 무효 주장은 최순용씨가 은행을 상대로 저당권을 말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면 가능해집니다. 다만 최순용씨 몰래 부인이 인감을 위조해 최순용씨 재산을 담보제공한 것이라고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인이 앞에 열거한 죄로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며, 최순용씨 본인이 허락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최순용씨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첫째로 그냥 담보제공의 무효를 주장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유야 어찌됐든,30년 동안 같이 살며 고락을 같이해온 아내에 대해 형사처벌을 구하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둘째로 부인을 고소해 처벌을 구하고 은행을 상대로 저당권 설정등기 말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입니다. 사안이 중대하기 때문에 부인이 구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부인을 도망시키고 은행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그저 다른 사람의 진술과 자신의 진술로 저당권등기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이 자신이 대리권 없음을 알고 있었다고 어이없는 자백을 하지 않는 한 반드시 패소하게 됩니다.
  •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上) 법정이 진실이다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上) 법정이 진실이다

    사법부가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고 10월부터 검찰도 증거 분리제출 방침을 결정하면서 형사재판에서 본격적인 공판중심주의 시대가 열렸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구술심리 강화 지시에 따라 민사재판도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닻이 오른 재판혁명을 3회에 걸쳐 살펴 본다. 9월27일 서울중앙지법 5층 한 법정. 지난 4월 공판중심주의 시범 재판부로 지정된 형사1단독 이한주 부장판사의 재판이 열렸다. ●사라진 검찰조서 오전 10시 첫 사건. 위장결혼을 통해 불법체류한 혐의로 기소된 조선족 여성의 속행공판이 열렸다. 증거분리제출 방침에 따라 첫기일에 검찰로부터 재판부가 받은 것이라곤 공소장뿐이다. 피고인이 자백한 것으로 돼있는 검찰조서는 법정에서는 볼 수 없었다. 사라진 검찰조서가 공판중심주의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다. 검찰은 곧 사실관계를 신문했다. 검찰이 피고인에게 “결혼한 게 맞느냐.”고 묻자 피고인은 “밥도 해주고 같이 생활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낮에는 따로 생활해도 밤이면 한 집에서 잠을 잤느냐.”며 보다 구체적으로 물었다. 공판중심주의에서는 법관이 심증을 굳히기 위해 검사와 변호인 못지않게 직접 피고인에게 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짧은 질문, 긴 대답 검찰이 “한국에서 얼마를 벌었습니까.”고 묻자 피고인이 “300만원 정도 벌었습니다.”고 답했다. 예전 같으면 이미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300만원을 벌었죠.”라고 묻고 피고인은 ‘예’,‘아니오’ 가운데 하나만 답하면 됐다. 변호인의 변론 역시 단답형이 아니라 피고인이 직접 자신의 사정이나 사실관계를 진술할 수 있도록 하는 질문이었다. 피고인은 억울한 듯 중국에서 만난 한 남자와 정식으로 혼인신고가 된 줄 알고 한국으로 들어와 식당 등에서 허드렛일을 했던 지난 일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기소내용이나 범죄사실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안이지만 일단 피고인의 말을 끝까지 들어 보는 것도 공판중심주의가 바꿔놓은 법정풍경이다. 하지만 몇 군데에서는 검사와 변호사가 서류에 ‘코를 박은 채’ 장황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있었다. 검찰과 변호인 신문이 끝난 뒤 재판부는 검찰측에 증거목록을 요구했다. 검찰은 참고인들의 검찰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당사자들이 조서가 사실과 다르다고 한 만큼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맞섰다. 검찰은 “그렇다면 당사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공판중심주의 재판에서는 이렇게 검찰조사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당사자들이 직접 법정에 나와서 진술해야 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게 된다. ●당당한 피고인들 오후 2시 사건으로 마약복용 혐의로 기소된 미군이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날은 피고인을 검거했던 증인이 법정에 나와 증언할 차례였다. 증인이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피고인과 마주하지 않겠다고 하자 검사와 변호사가 설전을 벌였다. 이때 피고인이 통역을 통해 “민주국가에서 나를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과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내 권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인이 거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변호인도 있고 나중에 묻고 싶은 내용을 재판부를 통해 묻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고인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위험요소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주장이 공판중심주의의 취지에도 맞는 말”이라며 증인을 출석시켰다. 검찰과 변호인은 증인이 마약거래가 있은 뒤 6개월이 지나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사실이 믿을 만한가를 두고 다퉜다. 현장에서 찍힌 사진이나 폐쇄회로TV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사건이었다. 검찰과 변호사뿐 아니라 피고인도 직접 증인에게 “6개월이나 지나 나를 알아볼 수 있느냐.”며 반박했다. 피고인과 증인과의 설전이 계속되자 검찰이 다음 기일에 하자고 제안했지만 재판부는 “소송지휘는 재판부의 권한”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다음 시간에 예정된 재판당사자들이 재판이 끝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법정을 들락날락거렸다. 결국 30분으로 예정됐던 재판은 2시간을 넘겼다. 결국 재판부는 “사건당 30분 정도로 예상했는데 재판이 길어져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재판부가 이날 처리한 사건은 모두 10건. 몇몇 사건은 결심이라 빨리 처리됐으나 수사식 재판이 진행되면서 오전 10시에 시작된 재판은 오후 7시가 돼서야 끝났다. 이 때문에 1∼2시간 동안 재판당사자들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것은 일상이 돼버렸다. ●검찰 주장과 달리 무죄선고 한 건도 없어 시범재판부는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181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무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검찰은 공판중심주의 도입으로 법정에서 검찰조서가 인정되지 않는 반면 피고인은 장황하게 거짓말이나 부인 등으로 일관,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시범이긴 하지만 공판중심주의를 통해 범죄를 엄벌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형사재판 진화는 계속된다 공판중심주의의 키워드는 ‘신뢰’다.‘보이는 재판’을 통해서 재판을 받는 사람은 재판결과에 승복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사법부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공판중심주의=‘보이는 재판’ 그동안의 형사재판은 한 변호사가 “우리나라만큼 서류위주의 재판이 이뤄지는 곳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할 정도로 재판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알기 어려운 재판이었다. 내 의견을 말할 기회도 적고, 어려운 법률용어에다 곳곳마다 “제출된 서류로 대신하겠다.”는 말로 대신해 재판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는 재판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과연 재판부가 뭘 근거로 유·무죄를 결정했는지, 혹시 내가 모르는 다른 요소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판중심주의는 재판정에서 직접 이뤄지는 증언과 진술, 법적 공방을 통해 소송 당사자들이 “아, 이렇구나.”라고 재판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는 “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라며 이용훈 대법원장이 예를 들었던 독일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과거 나치시절 정권에 이용당한 독일 사법부는 2차대전 이후 잃어버린 신뢰를 적극적인 과거사 청산노력과 함께 공판중심주의 등을 통한 공정한 재판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공판중심주의는 현재 진행형 당장 다음달부터 검찰의 증거분리제출 전국 확대실시가 되지만 이를 통해 전면적인 공판중심주의가 실현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현재 국회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판중심주의에 가깝다.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재출한 이 법률은 미국식 공판중심주의에 가깝다. 미국식 재판은 기본적으로 원고와 피고인의 대결이다. 적법한 증거만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기가 된다. 물론 검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피고인의 위치를 아예 변호인 옆으로 옮겨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한다. 또 공판중심주의를 도입하면서도 사건관계가 단순하고 증거가 명백한 사건은 피고인이 원할 경우 한번 출석한 당일에 선고까지 끝나는 ‘경죄 처리절차’도 도입된다. 내년에도 또 한차례의 변화가 예정되어 있다.2012년 완전도입에 앞서 내년 3월부터 배심·참심 혼합형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된다. 그동안 법률전문가인 법관이 진행하던 것에서 비록 살인 등 중요 범죄에 한해 매년 100∼200건에 불과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재판에 참여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법률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공판중심주의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사도 구술주의?… 글쎄” 민사재판에 불어닥친 재판혁명은 재판장의 앉은 키만큼 쌓였던 서류뭉치들을 사라지게하고 있다.2002년부터 시행돼 정착되고 있는 신민사소송법에 따라 본격적인 변론 전 준비기일에 원·피고측은 서면공방을 통해 쟁점을 정리하고 있다. 때문에 법정에서 서류뭉치 속에 파묻혀 앵무새처럼 주장만 펼치던 변호사들의 예전 모습은 보기 드물다. 하지만 지난 4월 형사재판에서 공판중심주의 강화에 발맞춰 추진해온 민사재판에서의 구술주의 실현은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8일 서울중앙지법 5층 어느 민사법정에서는 아파트 앞 도로건설을 두고 벌어진 소송과 관련해 원·피고측 변호인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변호인은 “당시 도로말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땅이었죠.”라고 물었다.“예, 그러니까…”라며 증인의 말이 길어지자 재판부는 “대답만 하세요.”라며 면박을 주었다. 그 뒤로도 재판부는 증인의 답이 길어질 때마다 서류만 응시한 채 “예.”라고 하며 말을 끊었다. 민사재판을 진행한 판사들이나 변호사들에게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부의 한 판사는 “재판장이 쟁점에서 벗어난 사안이라 중단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민사재판은 준비기일에서 이미 쟁점들을 서면공방에 이어 구술로도 논의하기 때문에 재판부나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직접 공방을 벌이는 것을 수고스럽게 여기는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민사부 판사는 “소송을 제기한 원고측에서 법적 책임을 밝혀야 하고 법적으로 서면제출이 인정되기 때문에 구술주의가 보여주려는 치열한 법정공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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