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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재명X이준호 ‘자백’, 단 1회로 증명한 ‘김철규표 장르물’

    유재명X이준호 ‘자백’, 단 1회로 증명한 ‘김철규표 장르물’

    진짜가 나타났다. 김철규표 장르물로 관심을 모은 tvN 토일드라마 ‘자백’이 첫 방송부터 빈틈없는 완성도를 뽐내며 장르물 팬들의 기대를 환호로 바꿨다. 이를 증명하듯 ‘자백’의 1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4.6%, 최고 5.7%를 기록하며 뜨거운 호평 속에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지난 23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자백’(연출 김철규 윤현기, 극본 임희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팩토리) 1회에서는 5년의 시간차를 두고 발생한 두 개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은 최도현(이준호 분)과 사건의 진범을 쫓는 집념의 형사 기춘호(유재명 분)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거대한 미스터리의 서막을 열었다. 5년전 은서구의 주택 공사장에서 살인사건(이하 ‘양애란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둔기로 머리에 치명상을 가한 뒤 깨진 병으로 사체를 훼손하고, 피해자의 옷가지 등을 불태워 증거를 인멸하는 잔인한 범행수법 탓에 해당 사건은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당시 강력팀 형사반장이었던 기춘호(유재명 분)는 한종구(류경수 분)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다. 이윽고 한종구는 살인죄로 기소됐고 당시 로펌 시보였던 변호사 최도현(이준호 분)이 사건을 수임했다. ‘양애란 살인사건’의 최종 공판 날 춘호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한종구를 진범이라고 확신한 춘호는 자신이 수사한 사실을 가감없이 증언했고 재판의 분위기는 도현과 한종구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도현의 반대 심문과 함께 분위기가 일순간에 전복됐다. 춘호의 증언을 조목조목 반박한데 이어 검사 측이 제시한 정황증거들을 모조리 무력화 시킨 것. 결국 한종구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받았고, 춘호는 범인 검거에 급급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여론의 비난 속에서 경찰복을 벗었다. 그러나 5년 후 ‘양애란 살인사건’과 똑같은 범행 수법을 사용한 ‘김선희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김선희 살인사건’의 증거들이 모두 한종구를 범인으로 가리키며 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종구는 즉각 구속됐고 도현을 변호사로 선임했다. 하지만 5년 전과 달리 도현은 시작부터 커다란 벽에 부딪혔다. 한종구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무죄를 주장하기에는 사건의 정황이 너무나도 수상했고, 검찰의 비협조적인 태도 속에서 온전한 조서(사건에 대해 조사한 사실을 적은 문서) 조차 손에 넣지 못했다. 더욱이 극 말미에는 도현이 조서에서 누락된 내용들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사건 현장에 갔다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는 모습이 그려져 충격을 안겼다. 이에 두 살인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도현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증이 고조된다. 뿐만 아니라 도현의 면회를 거부하는 사형수 아버지 최필수(최광일 분), 도현의 변호사 사무실에 사무보조로 입사한 정체불명의 진여사(남기애 분), 도현의 뒤를 쫓는 춘호 등 드라마 곳곳에 심어져 있는 미스터리들도 궁금증을 자극하는 요소. 이에 강렬한 사건들과 꼬리의 꼬리를 무는 의문들 속에서 서막을 연 ‘자백’이 향후 어떤 전개를 펼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함께 완성도 높은 ‘자백’의 만듦새 역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살인사건을 묘사하는 연출 방식은 ‘김철규표 장르물’의 색채가 강하게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김철규 감독은 범인의 살인 행위 자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분위기와 간접 묘사만으로 공포감과 긴박감을 선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특히 으슥한 골목길을 걷는 피해자를 부감샷으로 쫓아가는 앵글은 마치 피해자를 미로에 가둬버린 듯한 느낌을 주며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일품이었다. 이준호는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와 발성, 예리한 눈빛으로 변호사 최도현을 완성했고 유재명은 지금껏 본적 없는 와일드한 모습과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무엇보다 극중 두 사람이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강렬한 앙상블이 빚어졌다. 또 털털하고 귀여운 매력의 신현빈(하유리 역)과 남기애는 이준호와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고, 살해 용의자로 분한 류경수는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한편 ‘자백’의 첫 방송에 장르물 팬심이 요동쳤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와 드라마가 영화 느낌나네”, “완전 꿀잼! 보는 내내 안 끝나길 바랐다 내일 기대된다”, “진짜 몰입해서 봤어요! 다음 편 너무 궁금해”, “찐장르물의 향기!”, “이준호 유재명 배우 연기 너무 좋아요!”, “이건 찐이다! 오랜만이네 볼만한 장르물”, “넘나 재밌었음! 영상미도 쩔고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 같았음!”, “비숲 이후에 믿고 보는 작감배 탄생”, “대박 조짐이 보인다”, “연출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다 좋네요. 긴장감 몰입감 임팩트 대박입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tvN 토일드라마 ‘자백’은 한번 판결이 확정된 사건은 다시 다룰 수 없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그 법의 테두리에 가려진 진실을 쫓는 자들을 그린 법정수사물로 오늘(24일) 밤 9시에 2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성폭행 누명쓰고 억울한 옥살이한 남자…36년 만에 풀려나다

    성폭행 누명쓰고 억울한 옥살이한 남자…36년 만에 풀려나다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쓰고 36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남성이 자유의 몸이 됐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50대 미국 남성이 36년 만에 누명을 벗고 출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82년 12월 9일,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고 칼로 찌른 혐의로 한 남성이 체포됐다. 용의자는 당시 22세였던 흑인 남성 아치 윌리엄스(58)였다. 아치와 그의 가족은 사건 시각 그가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끝내 종신형이 선고됐다. 사건 현장에서 아치가 아닌 다른 남성의 지문이 발견됐지만 피해 여성이 재판에서 아치를 범인으로 지목한 게 결정적이었다. 1년 후 루이지애나주 교도소에 수감된 아치는 계속해서 억울함을 호소했고, 1995년에는 누명을 쓰고 수감된 사람들을 돕는 비영리단체 ‘이노센트 프로젝트’에 편지를 써 도움을 요청했다. 그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단체는 1999년 정부에 지문 재확인 요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검찰은 아치의 DNA가 현장에서 발견된 정액 샘플과 일치한다고 밝혔다.아치와 이노센트 프로젝트 변호사들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과 DNA 등을 다시 분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2014년에는 현대화된 FBI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지문을 재조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검찰은 끝까지 아치의 유죄를 주장하며 재조사를 거부했지만,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시 법원이 현장에서 나온 지문을 이달 중으로 다시 조회하라고 명령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사건 발생 후 36년 만에 FBI의 현대식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현장 지문을 재감식한 결과, 지문은 연쇄 강간범 스티븐 포브스의 것으로 드러났다. 스티븐은 1986년 아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집에서 3km 떨어진 곳에서 다른 여성을 강간하려다 체포됐으며 1996년 감옥에서 사망했다. 스티븐은 사망 전 아치가 수감된 후 발생한 다른 4건의 강간 사건에 대해서만 자백한 바 있다. 현장 지문이 아치의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난 21일 아치는 36년 만에 감옥에서 풀려났다. 그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아치의 석방을 도운 변호사 바네사 포킨은 “사법당국이 조금만 더 빨리 아치의 억울함에 귀를 기울였다면 그가 젊은 시절을 억울하게 감옥에서 보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치의 고통과 손실은 계량화할 방법이 없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죄수들이 무죄를 입증할 수 있도록 모든 DNA와 지문 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피해 여성이 왜 아치를 범인으로 지목했는지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처음부터 아치를 범인으로 염두에 두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 당시 피해 여성과 이웃들 모두 범인의 인상착의를 아치보다 키가 큰 남성으로 묘사했다는 점이 미심쩍은 부분이다. 이들은 경찰이 용의선상에 오른 남성들의 리스트를 보여주었을 때도 모두 아치를 한 번 이상 지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계속해서 아치의 사진을 보여주며 추궁하자 모두 그를 범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치가 풀려나던 날 이스트 배턴 루즈 지방 검사 힐러리 무어 3세는 “국가를 대표해 사과한다”면서 “무고한 사람이 잘못된 판결로 고통을 받았다. 늦게나마 정의가 바로 세워졌다”고 밝혔다.아치는 출소 후 “36년간 이 날만을 꿈꿨다.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신앙을 통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늘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했다”면서 “나는 풀려났지만 여전히 누명을 쓰고 수감된 사람들을 생각하면 고통스럽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렇게 36년 만에 무죄로 풀려났지만 이제 아치의 곁에 남은 사람은 거의 없다. 아들의 옥바라지를 위해 감옥 근처로 이사했던 어머니는 1999년 사망했으며 아버지 역시 2003년 세상을 떠났다. 사진=이노센트 프로젝트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자백’ 첫방, ‘유재명’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

    ‘자백’ 첫방, ‘유재명’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

    tvN 새 토일드라마 ‘자백’이 오늘(23일) 베일을 벗는 가운데, 이름만 들어도 신뢰를 담보하는 배우 유재명의 뜨겁고 거친 연기 변신이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주 종영한 ‘로맨스 별책부록’ 후속으로 방영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자백’(연출 김철규 윤현기/극본 임희철/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팩토리)은 한번 판결이 확정된 사건은 다시 다룰 수 없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그 법의 테두리에 가려진 진실을 쫓는 자들을 그린 법정수사물로, ‘마더’로 국내외의 호평을 끌어모았던 김철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앞서 공개된 스틸 속 날카로운 눈빛과 명불허전 존재감으로 예비 시청자들의 흥미를 높인 유재명은 5년 전 판결에 불복하고 홀로 진실을 쫓는 전직 형사반장 ‘기춘호’ 역으로 극에 무게감을 싣는다. 기춘호는 한번 사건을 물면 끝까지 해결하려는 집념과 뚝심을 가진 인물. 이 때문에 ‘악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범인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유재명은 사형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변호사가 된 이준호(최도현 역)와 반목과 공조를 오가는 신선한 브로맨스로 안방극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긴장감을 형성하며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유재명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만 또 다른 느낌의 형사 캐릭터, ‘기춘호’만의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드러낸 바 있다. 소통과 조화도 중시했다. 그는 “근래 법정을 주 배경으로 형사 캐릭터가 사건을 추적하는 구조의 작품들이 꽤 나온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차별화를 둘까 고민했다. ‘자백’에서는 긴장감 있는 작품의 호흡과 진실된 인물의 정서를 바탕으로 담백한 연기를 해내고 싶다.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게, 캐릭터와 스토리가 조화롭게 맞물리도록 그 균형을 많이 신경 쓰며 촬영 중”이라는 각오로 진정성 있는 연기를 기대케 했다. ‘응답하라 1988’ 속 ‘동룡이 아버지’에서 ‘비밀의 숲’의 ‘창크나이트’라 불리며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유재명. 어떤 장르에서든 믿음직스러운 연기력을 보여준 유재명의 열혈 베테랑 형사 변신이 기다려진다. tvN 새 토일드라마 ‘자백’은 오늘 23일 토요일 밤 9시 첫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리갈하이’ 승률 100% 진구의 생애 첫 패소? “오늘 밤, 충격 전개”

    ‘리갈하이’ 승률 100% 진구의 생애 첫 패소? “오늘 밤, 충격 전개”

    ‘리갈하이’가 진구의 충격적인 패소를 예고해,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GnG프로덕션, 이매진 아시아)가 오늘(22일) 본방송을 앞두고 공개한 예고 영상(https://m.tv.naver.com/v/5783694)에서는 승률 100% 변호사 고태림(진구)의 첫 패소가 담겼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첫 패배를 기록하셨는데,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패배를 인정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는가 하면, 사무장 구세중(이순재)의 품에서 오열하는 모습까지 포착된 것. “괴태 변호사 좋아하네, 뭐 승률 100%? 그따위로 깨져 놓고 나를 믿으라는거야?”라며 화가 난 세기의 악녀 윤도희에게 “절대 이길 테니 두고 보라고”라며 자신한 고태림. 그의 전략은 자신의 질문엔 ‘아니오’라고 답하며, 검찰측 질문엔 ‘묵비권’을 행사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재판에서 “독극물을 구입한 목적은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섭니다”라고 순순히 자백한 윤도희.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던 그녀가 이렇게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당황한 고태림은 왜 재판장에서 “이게 뭐하는 짓들이냐구”라고 소리친 것일까.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던, “한 번이라도 패소하면 인간이길 포기한다”던 고태림의 엄청난 충격이 예상되는 바. 영상 말미에는 행방불명된 고태림을 서재인(서은수)과 정보원 김이수(장유상)가 찾아다니는 모습까지 담겼다. 이에 제작진은 “오늘(22일) 밤,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충격 전개가 이어진다”며 “항상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고태림이 믿을 수 없는 패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나갈지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과연 고태림은 윤도희의 재판을 다시 뒤집고, 승소하면 그녀로부터 받기로 한 의문의 자료를 얻을 수 있을까. ‘리갈하이’ 제13회, 오늘(22일) 밤 11시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살인죄’ 징역 12년 日 30대 여성, 출소했더니 ‘무죄’ 나올듯

    ‘살인죄’ 징역 12년 日 30대 여성, 출소했더니 ‘무죄’ 나올듯

    살인죄로 12년간 옥살이를 한 일본의 30대 여성에 대해 법원의 재심 결정이 내려졌다. 새로운 증거 등으로 무죄 선고가 내려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이미 청춘은 감옥에서 속절없이 흘러가버린 뒤다. 일본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는 2003년 시가현 히가시오미시 고토기념병원에서 70대 환자가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사건의 재심과 관련한 검찰의 불복 항고를 19일 기각, 재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당시 병원 간호조무사 니시야마 미카(39)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상태다. 앞서 오사카고등법원은 2003년 사건 당시 환자가 지병으로 숨졌을 가능성을 인정해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은 최고재판소에 항고를 했다. 재심에서는 환자의 사망 원인이나 자백에 대한 판단이 뒤집혀 니시야마에게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최고재판소의 검찰 항고 기각 결정이 나오자 니시야마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도록 노력하겠다. 싸움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재심 공판에서 유죄 주장을 계속하는 대신에 하루라도 일찍 무죄를 확정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니시야마는 2003년 5월 당시 72세 남성 환자에게서 호흡기를 떼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니시야마는 수사 단계에서는 “내가 호흡기를 떼냈다”고 자백했으나 재판 과정에서느 “경찰에서 조사를 받다가 범행 진술을 유도당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징역 12년을 선고했고, 2007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2017년 만기 출소했다. 변호인단은 2012년 재심 청구를 하면서 “호흡기가 제거된 것은 3분 동안인데, 이 정도로는 심장마비에 이르지 않는다”는 의사 의견서 등을 새로운 증거로 제출했다. 지방법원은 재심 요청을 기각했으나 2017년 오사카고등법원은 부검에서 나타난 혈액 데이터 등을 들어 환자가 호흡기 문제가 아닌 부정맥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인정, 재심을 결정했다. 법원은 “경찰관의 취조를 받는 과정에서 자백이 유도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니시야마의 자백의 신뢰성도 부정했다. 당시 니시야마는 사건담당 경찰관에게 호감을 느껴 상당부분 그가 이끄는대로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여풍에도 끄떡없는 검찰…남검사, 여검사 업무 따로 있나요

    여풍에도 끄떡없는 검찰…남검사, 여검사 업무 따로 있나요

    검사 ‘꽃보직’ 법무부 검찰과, 여검사 1명 충원위원회 권고에도 중앙지검 주요 부서 10%대30% 달성 언제쯤...성평등위원회 설치 요원법무부 “상반기 내 성평등정책담당관 신설”‘남자검사의 0.5’ ‘전투력 반쪽짜리’ 똑같이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검사로 임관해도 여성은 검사가 아닌 ‘여성’ 검사였다. 여성검사를 부하 직원으로 두는 걸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남성’ 부장검사들도 있었다고 한다. 여성검사 10명 중 8명은 조직 문화가 성평등하지 않다고 답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사회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검찰은 구시대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 이후 검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급기야 지난해 7월 법무부 성희롱·성범죄대책위원회는 검찰 주요 보직의 30%를 여성검사로 채우라고 하는 등 성평등 조직문화 개선을 권고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검찰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9일 법무부에 따르면 전체 검사 2131명 중 여성검사는 647명(30.4%)으로 집계됐다. 평검사 중 여성검사는 577명(40.6%)으로 40%대를 넘어섰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검사 교육을 받고 지난 1일자로 각 부서에 배치된 검사 68명 중 26명(38.2%)이 여성이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평검사 중 여성검사가 50%를 넘는 것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그런데 당시 위원회는 여성검사의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검찰 조직이 성평등한 문화로 바뀐다고 보지 않았다. 대검검사급 중 여성은 검사장 1명(2.4%)이 전부다. 때문에 여성검사가 주요 보직에 얼마나 배치돼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전체 검사 중 여성검사 비율이 30%를 차지한다면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등 검사들의 선호하는 근무지에서도 같은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공정한 인사라는 논리다. 현재 법무부 검찰국 소속 여성검사는 6명(27.3%)이다. 권고 당시만 해도 검찰국 검찰과에는 여성검사가 단 한 명도 없었는데 지난 2월 검사 정기 인사 때 1명 충원됐다. 대검찰청 연구관도 여성(9명) 비율이 27.3%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특수부, 공안부, 강력부 등 인지부서가 몰려 있는 서울중앙지검 2~4차장 산하 부서에 근무하는 여성검사(30명) 비율은 18.6%로 20%가 채 안 된다. 공판부에 소속된 여성검사를 제외하면 그 비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호 부서에 여성검사 비율이 적다는 것은 역으로 비인기부서에 여성검사들이 몰려 있다는 얘기다.위원회 역시 이러한 불합리한 인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성평등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봤다. 검찰의 상급기관인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면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위원회의 결정 사항에 대해 실질적인 집행을 맡을 성평등정책관(국장급) 신설도 권고했다. 하지만 성평등위원회 설치는 아직 요원하다. 성평등정책관 신설도 물 건너간 분위기다. 법무부 관계자는 “상반기 안에 성평등정책담당관(과장급)을 새로 뽑기로 관계 부처와 협의를 마친 상태”라면서 “위원회 설치 작업은 성평등정책담당관이 임명된 뒤에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예전의 자백 위주 조사에서 증거 수집 등 과학수사로 수사 기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는 남녀 차이를 둘 이유가 없다”면서 “법무부와 검찰도 검사 개인의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공무원 채용시켜주겠다며 거액 받고 도주

    지인 아들을 공무원으로 채용해달라‘며 거액을 건넨 5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뇌물을 챙긴 전북도청 공무원은 도주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뇌물공여 혐의로 A(58)씨를 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3일부터 이틀에 걸쳐 전북도청 소속 공무원 B(48)씨에게 5100여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인으로부터 청탁을 받아 B씨에게 돈을 건넸다. A씨는 시일이 지나도 채용이 이뤄지지 않자 환불을 요구했으나 B씨는 ’기다려 달라‘며 시일을 차일피일 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채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주변인 제보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를 조사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그러나 B씨는 지난달 2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B씨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해 A씨를 구속 수사했다”며 “구속 직전에 달아난 공무원도 곧 체포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2차 북미회담에서 김정은의 ‘놀랐다’ 표정…“들통났구나가 아니라”

    2차 북미회담에서 김정은의 ‘놀랐다’ 표정…“들통났구나가 아니라”

    정세현 “볼턴, 한반도 문제 재수 없다는 악역 맡아”“文대통령 중재자 나서야…곧 북미협상 재개 전망”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무산과 관련해 ‘의도된 노딜’로 평가하면서 ‘매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런 결과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이 개최한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날 만남 후) 기자들에게 ‘둘이서 한 얘기를 문서로 만들면 돈 내고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합의가) 다 됐다는 얘기”라며 북미가 사실상 합의에 이른 상태였으나 분위기가 돌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반전 배경과 관련해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과 관련한) 마이클 코언 청문회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바람에 트럼프 대통령이 업셋(upset)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담 둘째 날 확대정상회담에 볼턴 보좌관이 배석한 것이 회담 결렬의 ‘신호’였다고 넘겨짚었다.정 전 장관은 “확대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장면을 보니 난데없이 볼턴이 앉아 있었다. (볼턴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을 보면 인디언 영화에 나오는, 인디언을 죽이면서 양심의 가책 없이 잘 했다고 하는 백인 기병대장이 생각난다”고도 했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만들어낸 것(합의)인데, 자신들이 만들고 깨는 식으로 할 수 없으니 볼턴에게 악역을 맡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볼턴을 시켜 문턱을 높이니, 북한도 제재 해제를 세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라며 “서로 문턱을 올리다가 거기서 더이상 못 나간 것이다. 밤사이에 이뤄진 의도된 노딜, 결렬이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이외의 핵시설을 언급하자 김 위원장이 놀랐다는 말에 대해서는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자백하라는 식으로 하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거쳐 정상에게 보고된 것은 뭐란 말인가 하는 표정을 김 위원장이 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들통났구나’ 해서 놀란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이런 것 아니었겠느냐”고 추측했다.정 전 장관은 “(정상회담이 끝날 때 김정은이) 환히 웃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사정 때문에 미뤄놓고 나중에 만나자, 나무 걱정하지 말아라’고 말하지 않으면 그런 표정이 안 나온다”며 “(합의문에) 도장만 찍으면 되는데, 코언 청문회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게 속상한 나머지 ‘노딜’로 만들었다. 이후 헤드라인은 ‘하노이 회담 결렬’로 나갔다. TV 토크쇼를 했던 사람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감각이 있다”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이런 해석을 바탕으로 볼 때 북미가 곧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특사까지 갈 것은 없고, 지난해 5월 26일처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미팅’을 하는 방법이 있다”며 “문 대통령이 북미 간 나눈 대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절충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코카인 구매·투약’ 쿠시 징역5년 구형 “평생 만회하며 살고싶다”

    ‘코카인 구매·투약’ 쿠시 징역5년 구형 “평생 만회하며 살고싶다”

    코카인을 구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겸 작곡가 쿠시(35·본명 김병훈)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4일 열린 김씨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87만5000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동종 전력이 없고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있으나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5년인 점을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김씨는 2017년 11∼12월 지인으로부터 코카인 2.5g을 사서 주거지 등에서 7차례에 걸쳐 0.7g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그는 그해 12월 12일 오후 5시 4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다세대주택의 무인 택배함에서 코카인 0.48g을 가지러 왔다가 첩보를 입수해 잠복 중인 경찰에 붙잡혀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김씨의 변호인은 “어린 나이에 입문한 연예계 활동이 결코 쉽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극도의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김씨의 상태를 잘 알고 있던 지인이 우울증과 불면증에 좋단 말로 여러차례 회유했고, 끝내 이기지 못하고 이런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이번 일이 있고나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정말 죄송한 마음을 갖고 앞으로 평생 이 일을 만회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6년 ‘쇼미더머니 시즌5’에 출연했고, 가수 자이언티의 대표곡 ‘양화대교’를 작곡했다. 김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8일 오전 10시에 이뤄진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쿠시, 무인택배함에서 코카인 가져가려다..‘징역 5년 구형’ [종합]

    쿠시, 무인택배함에서 코카인 가져가려다..‘징역 5년 구형’ [종합]

    쿠시가 코카인을 수차례 흡입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5년 구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4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작곡가 겸 래퍼 쿠시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마약) 혐의에 대해 징역 5년과 87만5000원 추징금을 구형했다. 검찰은 “쿠시에게 동종 전력이 없고 범행을 전부 자백했으나 본 건의 법정 최고형의 하한이 징역 5년인 점을 감안해 이렇게 구형했다”고 설명했다. 쿠시 측은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입문해 인지도를 얻었지만 만성적인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얻게 됐다. 지인의 권유를 거절하지 못한 것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쿠시는 “이번 일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죄송한 마음을 갖고 평생 이 일을 만회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쿠시는 2017년 SNS를 이용해 코카인 1.8g을 구매한 후 서초구 방배동 무인택배함에서 이를 가져가려다 잠복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2003년 스토니스컹크로 데뷔한 쿠시는 YG 소속 작곡가로 활동하다 2016년 Mnet ‘쇼미더머니 시즌5’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자이언티 대표곡 ‘양화대교’를 작곡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진 = 뉴스1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래퍼 쿠시 마약 혐의 모두 인정 “우울증·공황장애로 유혹에 넘어가 후회”

    래퍼 쿠시 마약 혐의 모두 인정 “우울증·공황장애로 유혹에 넘어가 후회”

    코카인을 구입해 자택에서 수차례 흡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겸 음악 프로듀서 ‘쿠시’ 김병훈(35)씨가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쿠시에게 법정형의 하한인 징역 5년을 구형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는 4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김씨는 2017년 11월부터 12월까지 2차례에 걸쳐 코카인 총 2.5그램을 지인으로부터 사들여 7차례 흡입하고, 3번째 매수 시도는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경찰 조사 및 검찰 수사 과정에서부터 혐의를 모두 인정해왔다.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도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선처를 구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중증의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인해 길거리에서 수차례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자살시도도 수차례 있었다”면서 “지속적 정신과 치료가 절실한 상황이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16세 때부터 연예계 활동을 시작해 오랜 무명 생활을 견뎌내면서 우울증세가 날로 심해졌다”면서 “지인이 우울증과 불면증에 좋다는 말로 수차례 회유했는데 그걸 벗어나지 못하고 범행에 이르러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모두 자백했고, 수사를 받을 때는 마약 판매책과 유통책을 잡기 위한 과정에 적극 협조했다”면서 선처를 구했다. 마지막에 진술할 기회를 얻은 김씨는 “이 일이 있고 나서 정말 소중한 게 뭔지 알았고, 제가 어떻게 행동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는지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평생 만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동종 전력이 없고 범행을 자백하고 있다”면서도 “본 사건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5년인 점을 감안해 징역 5년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김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8일 열릴 예정이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내 아버지 죽이지 않았다” 19년의 절규 그날의 진실은

    “내 아버지 죽이지 않았다” 19년의 절규 그날의 진실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무기수 김신혜(42·여)씨에 대한 재심 첫 재판이 오는 6일 오후 4시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호 법정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대법원은 재심을 지난해 9월 확정했다. 수사 과정에서 몇 가지 위법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법 역사상 장기복역 중인 무기수에 대한 재심 확정은 처음이다. 재판부의 정당한 판결이었는지, 억울한 옥살이인지 친아버지 살해범으로 복역해 온 김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당초 지난해 10월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김씨 측의 관할법원 이송 신청 등으로 연기됐다. 김씨는 현재 전남 장흥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2000년 용의자로 수사를 받을 때부터 줄곧 자신은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교도소 수감 후 지금까지 모든 노역을 거부하고 있다. 노역을 하면 죄를 인정하는 셈이어서 무죄라는 것을 끝까지 밝히기 위해서다. 다시 법정에서 가려질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사건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월 7일 오전 5시 50분쯤 전남 완도군 정도리 외딴 버스정류장 앞 눈발이 내리는 도로에서 김재운(당시 53·완도읍 항동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더구나 3급 지체장애인이라 다리를 심하게 절 정도로 혼자 움직이기 어려운데도 자신의 집과 7㎞ 떨어진 지점이라 일부에선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냈다. 사고 현장에는 부서진 승용차 라이트 조각이 흩어져 있었고 시신이 도로 위에서 발견돼 처음엔 뺑소니 교통사고로 여겨졌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치고는 외상의 흔적이나 출혈이 없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시신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303%와 함께 수면유도제 성분인 독실아민이 13.02㎍/ml 검출됐다. 경찰은 누군가 수면유도제와 술을 이용해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틀 뒤인 3월 9일 오전 12시 10분쯤 용의자로 당시 23세였던 큰딸 김신혜를 전격 체포했다. 경찰은 아버지를 살해한 동기를 성추행이라고 봤다. 사건이 발생하기 2개월 전인 2000년 1월 김신혜의 이복 여동생이 아버지 김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그 말을 들은 김신혜가 자신도 중학생 시절 아버지에게서 성추행을 당한 것을 떠올리고 범행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사망 보험금도 큰 이유였다. 김신혜가 아버지 명의로 8개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이유로 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신혜는 아버지 보험금을 노리고 이날 새벽 1시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유도제 30알이 든 술을 ‘간에 좋은 약’이라며 마시게 한 후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운전 중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버스 정류장 앞 도로에 숨진 아버지를 내려놓은 뒤 교통사고처럼 꾸며 현장을 떠났다. 김신혜 고모부가 경찰에 진술했던 “여동생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살해했다는 김신혜의 자백을 들었다”고 밝힌 내용도 주요 증거로 삼았다. 김신혜가 오래전부터 아버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보험금을 얻을 목적으로 저지른 존속 살인으로 결론을 내렸다. 2001년 대법원은 아버지를 살해한 후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과 2심 선고 형량인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친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는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아버지가 성추행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경찰 조사 당시 김신혜는 친척 어른인 고모부가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해야 정상참작으로 풀려날 수 있다고 강요를 받았다고 했다. 연극 생활을 하면서 서울에 살던 김신혜는 사건 발생 전날인 3월 6일 오후 6시쯤 렌터카를 타고 고향 완도로 내려갔다. 잠시 머물던 남동생(당시 19세)을 데리고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금세 용의자로 지목돼 폭행, 폭언 등 자백을 강요하는 강압수사를 받았고, 고모부에게 살인을 자백한 적도 없다고 했다. 3월 8일 밤 11시 20분쯤 고모부가 자신을 불러 남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은데 네가 자백하지 않으면 남동생이 감옥 간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허위로 자백했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보험도 3개는 이미 해지된 상태였다. 범행 도구인 수면유도제와 양주 등의 물증도 일절 발견되지 않았다. 그가 수면제를 갈 때 사용했다고 진술한 행주와 밥그릇에서도 수면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김신혜에 따르면 경찰이 종이 한 장을 내놓더니 자신의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억지로 잡아 지장을 찍고, 서명을 하라고 닦달할 때도 머리와 뺨 등을 때렸다고 했다. 주민들에게 직접 탄원서를 받으며 구명운동을 했던 김신혜 할아버지 김정길(당시 86)씨는 사건 이후 친척들 도움을 멀리한 채 손수 시장을 봐 음식을 차려 먹으며 ‘억울해서 어떻게 눈을 감냐’ 며 통곡을 하다 2017년 가을 결국 눈을 감았다. 마을 사람들은 김신혜를 예쁘고 아주 착한 아이로 기억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선술집을 했는데 손님이 많았다.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가 의처증이 있으면서 폭력을 행사하곤 해 엄마가 집을 나가버렸다. 아버지는 다시 결혼해 1남 1녀를 낳았다. 김신혜는 동생들 공부를 시키고 정성스럽게 챙기는 등 가장 노릇을 다했다고 얘기한다. 최병정(70·완도읍 정도리) 전 이장은 “숨진 김씨와는 중학교 동창으로 아이들을 잘 안다”고 되뇌었다. 이어 “예쁘기도 하지만 아주 상냥하던 신혜가 범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재판을 다시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잘됐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바로 이웃에 살고 있는 이규병(70)씨는 “마을에선 이구동성으로 공부도 잘하는 순하기만 한 아이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신혜가 배우 황신혜처럼 예뻐 연예계 활동도 많이 했는데 이복동생 둘을 모두 살뜰히 챙긴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울던 김신혜를 떠올렸다. “사람이라면 통하는 게 있잖아요. 진짜인가 가짜인가. 거짓말로 나를 속이고 가짜로 우는가. 그런데 날 삼촌이라고 부르며 진심으로 하소연한 게 딱 직감이 오더라. 그럴 애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지.” 김신혜는 재심 결정 이후 변호인을 바꿨다. 원래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 등 기존 변호인을 모두 해임했다. 지난 1월 새로 선임된 대한변호사협회 김학자(52) 인권이사는 “석방 상태에서 재심을 받을 수 있도록 법원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달 초 불구속 재판을 권고 사항으로 내렸다. 적절한 방어권를 위해서라도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새 재판부에 기대한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내 아버지 죽이지 않았다” 김신혜 19년의 절규, 진실은

    “내 아버지 죽이지 않았다” 김신혜 19년의 절규, 진실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무기수 김신혜(42·여)씨에 대한 재심 첫 재판이 오는 6일 오후 4시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호 법정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대법원은 재심을 지난해 9월 확정했다. 수사 과정에서 몇 가지 위법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법 역사상 장기복역 중인 무기수에 대한 재심 확정은 처음이다. 재판부의 정당한 판결이었는지, 억울한 옥살이인지 친아버지 살해범으로 복역해 온 김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당초 지난해 10월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김씨 측의 관할법원 이송 신청 등으로 연기됐다. 김씨는 현재 전남 장흥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2000년 용의자로 수사를 받을 때부터 줄곧 자신은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교도소 수감 후 지금까지 모든 노역을 거부하고 있다. 노역을 하면 죄를 인정하는 셈이어서 무죄라는 것을 끝까지 밝히기 위해서다. 다시 법정에서 가려질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건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월 7일 오전 5시 50분쯤 전남 완도군 정도리 외딴 버스정류장 앞 눈발이 내리는 도로에서 김재운(당시 53·완도읍 항동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더구나 3급 지체장애인이라 다리를 심하게 절 정도로 혼자 움직이기 어려운데도 자신의 집과 7㎞ 떨어진 지점이라 일부에선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냈다. 사고 현장에는 부서진 승용차 라이트 조각이 흩어져 있었고 시신이 도로 위에서 발견돼 처음엔 뺑소니 교통사고로 여겨졌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치고는 외상의 흔적이나 출혈이 없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시신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303%와 함께 수면유도제 성분인 독실아민이 13.02㎍/ml 검출됐다. 경찰은 누군가 수면유도제와 술을 이용해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틀 뒤인 3월 9일 오전 12시 10분쯤 용의자로 당시 23세였던 큰딸 김신혜를 전격 체포했다. 경찰은 아버지를 살해한 동기를 성추행이라고 봤다. 사건이 발생하기 2개월 전인 2000년 1월 김신혜의 이복 여동생이 아버지 김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그 말을 들은 김신혜가 자신도 중학생 시절 아버지에게서 성추행을 당한 것을 떠올리고 범행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사망 보험금도 큰 이유였다. 김신혜가 아버지 명의로 8개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이유로 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신혜는 아버지 보험금을 노리고 이날 새벽 1시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유도제 30알이 든 술을 ‘간에 좋은 약’이라며 마시게 한 후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운전 중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버스 정류장 앞 도로에 숨진 아버지를 내려놓은 뒤 교통사고처럼 꾸며 현장을 떠났다. 김신혜 고모부가 경찰에 진술했던 “여동생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살해했다는 김신혜의 자백을 들었다”고 밝힌 내용도 주요 증거로 삼았다. 김신혜가 오래전부터 아버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보험금을 얻을 목적으로 저지른 존속 살인으로 결론을 내렸다. 2001년 대법원은 아버지를 살해한 후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과 2심 선고 형량인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친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는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아버지가 성추행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경찰 조사 당시 김신혜는 친척 어른인 고모부가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해야 정상참작으로 풀려날 수 있다고 강요를 받았다고 했다. 연극 생활을 하면서 서울에 살던 김신혜는 사건 발생 전날인 3월 6일 오후 6시쯤 렌터카를 타고 고향 완도로 내려갔다. 잠시 머물던 남동생(당시 19세)을 데리고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금세 용의자로 지목돼 폭행, 폭언 등 자백을 강요하는 강압수사를 받았고, 고모부에게 살인을 자백한 적도 없다고 했다. 3월 8일 밤 11시 20분쯤 고모부가 자신을 불러 남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은데 네가 자백하지 않으면 남동생이 감옥 간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허위로 자백했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보험도 3개는 이미 해지된 상태였다. 범행 도구인 수면유도제와 양주 등의 물증도 일절 발견되지 않았다. 그가 수면제를 갈 때 사용했다고 진술한 행주와 밥그릇에서도 수면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김신혜에 따르면 경찰이 종이 한 장을 내놓더니 자신의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억지로 잡아 지장을 찍고, 서명을 하라고 닦달할 때도 머리와 뺨 등을 때렸다고 했다. 주민들에게 직접 탄원서를 받으며 구명운동을 했던 김신혜 할아버지 김정길(당시 86)씨는 사건 이후 친척들 도움을 멀리한 채 손수 시장을 봐 음식을 차려 먹으며 ‘억울해서 어떻게 눈을 감냐’ 며 통곡을 하다 2017년 가을 결국 눈을 감았다. 마을 사람들은 김신혜를 예쁘고 아주 착한 아이로 기억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선술집을 했는데 손님이 많았다.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가 의처증이 있으면서 폭력을 행사하곤 해 엄마가 집을 나가버렸다. 아버지는 다시 결혼해 1남 1녀를 낳았다. 김신혜는 동생들 공부를 시키고 정성스럽게 챙기는 등 가장 노릇을 다했다고 얘기한다.최병정(70·완도읍 정도리) 전 이장은 “숨진 김씨와는 중학교 동창으로 아이들을 잘 안다”고 되뇌었다. 이어 “예쁘기도 하지만 아주 상냥하던 신혜가 범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재판을 다시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잘됐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바로 이웃에 살고 있는 이규병(70)씨는 “마을에선 이구동성으로 공부도 잘하는 순하기만 한 아이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신혜가 배우 황신혜처럼 예뻐 연예계 활동도 많이 했는데 이복동생 둘을 모두 살뜰히 챙긴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울던 김신혜를 떠올렸다. “사람이라면 통하는 게 있잖아요. 진짜인가 가짜인가. 거짓말로 나를 속이고 가짜로 우는가. 그런데 날 삼촌이라고 부르며 진심으로 하소연한 게 딱 직감이 오더라. 그럴 애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지.” 김신혜는 재심 결정 이후 변호인을 바꿨다. 원래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 등 기존 변호인들은 모두 해임됐다. 지난 1월 새로 선임된 대한변호사협회 김학자(52) 인권이사는 “석방 상태에서 재심을 받을 수 있도록 법원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달 초 불구속 재판을 권고 사항으로 내렸다. 적절한 방어권를 위해서라도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새 재판부에 기대한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최후의 1인, 최후의 1각까지 일어나라” 독립 열망 불 지폈다

    “최후의 1인, 최후의 1각까지 일어나라” 독립 열망 불 지폈다

    재심(再審). 확정된 판결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위법행위나 중대한 하자가 있었음이 확인되면 사건을 다시 심판할 수 있다. 군부독재 시절 불법 감금과 고문에 못 이겨 토해낸 거짓 자백과 거짓 증거로 유죄판결을 받은 국가보안법 관련 피고인들은 반세기에 이르러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일제 치하에서 일제가 만든 법으로 일제 사법부에 의해 내란범·치안방해범·강도 등으로 몰린 무수한 독립운동가들이 있다.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재심이 이뤄지길 바라며, 일제의 판결문에서조차 고스란히 드러난 투사들의 독립 의지를 재구성했다.#손병희 외 47명 출판법 및 보안법 위반 혐의, 일본 형법상 소요죄 “피고인들은 조선이 제국의 굴레에서 벗어나 독립국을 형성하는 것을 기도했다. 조선민족 대표자 손병희 등의 이름으로 조선의 독립을 선언하였으며, 선언서를 비밀리에 인쇄하여 조선 전 도(道)에 배부했다. 민중을 선동하여 왕성하게 조선독립 시위를 일으켰다.” (1920년 8월 9일 경성지방법원 다치가와 판사가 쓴 판결문에 담긴 공소사실 일부)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민족대표 33인을 비롯해 초기에 ‘3·1운동’을 주도한 48명은 일제의 판결문에 ‘치안 방해를 선동한 자’로 비교적 가볍게 규정됐다. 독립선언을 주도한 천도교 3대 교주 손병희 선생은 “한때 친일파에 속했다가 병합(한일합병) 이후 자신에 대한 대우가 정당하지 못하다고 불쾌감이 있던 자로,…(중략) 교당 신축 기부금을 반납하라는 명을 듣자 크게 불만을 품고” 독립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폄하됐다. 그러나 일제는 판결문 속 “독립의 희망을 품은” 48명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불러온 힘을 결코 모르지 않았다. “불온한 문서”로 지목된 독립선언문 한 장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알았다. 1920년 3월 22일 고등법원 판사들은 사건 관할에 관한 결정서에서 “독립 사조가 조선에 널리 퍼져 인심이 동요했고, 100만 신도의 추앙을 받는 천도교 손병희의 이름을 거명한 독립선언서는 민중 선동의 커다란 효과로 나타났다”면서 “독립만세의 소리가 도시와 시골을 뒤덮었다”고 두려워했다.●결정·판결문 4건 모두 “최후의 1인” 대목 인용 천도교 인사들을 중심으로 기획된 독립운동은 순식간에 종교와 계층을 아울렀고, 전국에 만세운동을 촉발시켜 독립의 불씨를 키워냈다. 손병희, 보성고등보통학교장 최린, 도사 권동진·오세창 등 천도교 핵심 인사들은 1918년 말부터 독립운동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그해 초 미국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이 제안한 ‘새로운 전후(戰後) 질서의 14개조 원칙’ 가운데 ‘민족자결주의’(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를 빌려 세계에 조선의 식민지배 상황과 독립 의지를 밝히고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대중화·일원화·비폭력’의 독립운동 원칙은 손병희가 세웠고 구체적인 실행은 최린이 맡았다. 역사학자이자 언론인인 최남선은 “조선은 독립국임과 조선인은 자주민임을 선언한다”로 시작하는 독립선언서를 작성했다. 이승훈(판결문엔 본명 이인환) 선생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준비하던 기독교계도 천도교와 함께하기로 했다. 1919년 2월 21일 최린은 이승훈에게 “독립운동은 민족 전체의 문제로 종교가 다르고 같음에 관계없이 합동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흘 뒤 기독교계가 합류하기로 했고, 장로교 길선주·양전백 목사, 감리교 신흥식 목사, YMCA 간사 박희도 등이 이승훈과 민족대표로 참여하기로 했다. 27일엔 강원 양양의 신흥사 승려 한용운과 경남 합천 해인사 승려 백상규(백용성) 등 불교계 인사들도 동참하기로 해 종교계 연합을 이뤘다. 별도로 독립선언을 준비하던 연희전문학교 김원벽, 보성법률상업학교 강기덕 등 학생 대표들도 종교계의 운동에 합류했다. 2월 27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천도교 인쇄소인 보성사에서 독립선언서 2만 1000장이 인쇄됐다. 48명 가운데 인쇄소 사장 이종일과 공장 감독인 김홍규도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헌법 문란의 문서를 인쇄(또는 방조)한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쇄가 끝나자마자 선언서는 서울은 물론 전남, 전북, 충북, 강원, 함경, 평안 등 전국으로 퍼졌다. 48명 중에는 독립선언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을 출발한 지 2~3일이 지나 일본 도쿄와 만주에서 체포된 교사들도 있었다. 3월 1일 오후 2시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기로 한 민족대표들은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음식점인 태화관으로 장소를 옮겼다.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선언서가 낭독됐다. 이들은 경찰에 자수해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일제는 독립선언서 가운데 “최후의 일각(一刻), 최후의 일인(一人)에 이르기까지 독립의 뜻을 밝혀 완성해야 한다”는 대목에 특히 주목했다. 48명에 대한 법원의 결정문과 판결문 4건에는 모두 이 대목이 인용됐다. 일제는 이 문장에서 조선의 독립 의지를 가늠했다.●일제, 3·1운동 초기 주도자들 극형 시도 일제는 독립운동에 불을 지핀 민족대표 등 3·1운동 초기 주도자들을 극형에 처하려 했다. 이들을 수사한 일제 검사는 보안법·출판법 위반 혐의로 1919년 3월 5일 경성지방법원에 예심을 청구했고, 8월 1일 경성지방법원 예심판사 나가시마는 일본 형법 77조 내란죄에 해당하므로 고등법원의 특별 권한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나가시마는 “제국 영토의 일부분인 조선을 제국의 통치에서 벗어나게 할 목적으로 전 조선인에게 교란을 선동하고 헌법을 문란하게 하는 불온한 문서를 공표함으로써 각지에서 조선 독립만세를 게시하게 하고 조선 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을 심리한 고등법원 판사 와타나베, 요코다, 이시카와, 미즈노, 하라는 1920년 3월 22일 “‘최후의 일각, 최후의 일인’까지라는 표현으로 독립의사를 발표했으나, 폭동을 일으키거나 교사한 문구는 없다”며 내란죄가 되지 않는다고 봤고, 사건의 관할이 경성지법에 있다고 결정했다. 민족대표들을 강하게 처벌할 경우 조선인들의 반감을 키울 것을 우려해 일제 의회 등이 법원에 가벼운 형벌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시 보안법 및 출판법 위반 사건을 맡게 된 경성지방법원 다치가와 판사는 1920년 8월 9일 “공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고등법원의 결정문에서 이 사건이 경성지법 관할이라고만 했을 뿐 경성지법에 사건을 송치한다고 밝히지 않았다”는 허헌 변호사의 ‘관할 위배’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사의 불복으로 경성복심법원으로 다시 재판이 넘어갔고, 그해 10월 20일 48명 중 37명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손병희·최린·권동진·오세창·이종일·이승훈·함태영·한용운은 독립선언서의 작성과 인쇄, 배포에 주동적 역할을 하고 조선독립만세를 불러 치안을 방해한 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보안법 위반 혐의의 최고 형량이 2년, 출판법 위반이 1년으로 이들은 혐의별 최고 형량을 선고받았다.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최남선은 출판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진심이 닿다’ 이동욱, 유인나에 기습 고백 “모태솔로의 심쿵 반전”

    ‘진심이 닿다’ 이동욱, 유인나에 기습 고백 “모태솔로의 심쿵 반전”

    tvN ‘진심이 닿다’ 이동욱이 기습 고백으로 숨을 잠시 멈추게 했다. 유인나의 마음을 모르는 줄만 알았던 ‘모태솔록(모태솔로+권정록)’ 이동욱이 유인나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며 심쿵한 반전을 선사했고, 두 사람의 쌍방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극본 이명숙, 최보림/ 연출 박준화/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6화에서는 권정록(이동욱 분)이 오진심(예명 오윤서, 유인나 분)을 향한 마음을 기습 고백해 숨을 멎게 만들었다. 권정록은 ‘임윤희 사건’ 2차 공판을 준비했다. 1차 공판에서 검찰 측이 밝힌 49억여원의 보험금으로 인해 불리해진 상황에서도 오진심은 “전 변호사님이 승소할 것 같거든요. 제가 아는 변호사 중 제일 유능해요”라며 권정록을 향한 무한 믿음을 드러냈고, 권정록은 그 말에 힘을 얻었다. 권정록과 오진심의 공조로 ‘임윤희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사건에 대한 공부부터 사건 현장 방문까지 권정록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오진심의 노력은 계속 됐다. 특히 오진심은 박수명(김대곤 분)을 만나 진실을 밝혀 달라 설득했다. 박수명은 법정에 출두해 임윤희(유연 분)의 폭력 남편을 살해했음을 눈물로 자백했다. 진범을 밝히고 임윤희의 무죄를 입증했지만 권정록은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권정록이 힘들어할 때 그의 옆을 지킨 것은 오진심이었다. 그는 “임윤희씨가 박수명씨 대신 자백을 한 것도, 박수명씨가 대신 살인을 저지른 것도 모두가 이해가 되는 마음이다 보니 오늘은 마냥 기뻐하기가 힘드네요”라며 오진심 앞에서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권정록은 “오늘은 그냥 왠지 둘이서 한 잔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해 힘들 때 함께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오진심임을 밝혔다. 오진심은 권정록과 술잔을 기울이고 가만히 권정록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를 위로했다. 둘만의 회식을 끝낸 후 오진심은 권정록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던 것을 떠올리며 “제가 드라마를 많이 해서 현실 감각이 떨어질 때가 있어요. 사실 내 손 시려운 거 걱정된다고 변호사님 주머니 빌려줄 이유는 없었는데”라며 입김을 불어 시린 손을 녹였다. 권정록은 촉촉한 눈빛으로 오진심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의 손을 덥석 잡아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 쏙 넣어 보는 이들의 심장을 쿵 떨어지게 했다. 권정록표 심장 어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권정록은 오진심과 눈을 맞추며 “걱정됩니다. 오진심씨가 저를 걱정해주고 위로해주는 만큼 저도 이제 그러고 싶습니다”라고 기습 고백해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이에 사랑이 담긴 눈빛으로 권정록을 바라보는 오진심의 모습이 두 사람의 마음이 닿았음을 보여주며 두 사람의 쌍방로맨스를 예고해 설렘을 고조시켰다. 그 동안 오진심의 호감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권정록의 기습 고백이 심쿵을 유발했다. 더불어 오진심과 공혁준을 연인 사이를 오해해 귀엽게 질투하는 권정록의 모습이 광대를 들썩이게 하는가 하면, 감자탕을 좋아한다는 오진심의 말에 둘만의 회식장소로 감자탕집을 선택한 권정록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간질거리게 했다. 이와 함께 서로를 세심하게 챙기는 두 사람의 모습은 기분 좋아지는 엔도르핀 로맨스의 진수를 보여줬다. 6화 방송 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진심으로 천천히 다가가서 자기 마음 표현하는 정록이가 너무 설레고 멋있다”, “연고들 연애하는 거 보려고 내가 이때까지 살았나보다”, “다음주 엔딩은 키스 짝짝짝! 엔딩 맛집 가즈아!”, “그냥 코트에 손 넣은건데 뭔데 심장 설레냐 진짜 생각해봤는데 이 둘이라 설레는 듯”, “점점 빨려 들어가는 드라마네요 계속 키득키득 웃기고 로맨스도 얼마나 달달한지”, “벌써 담주가 기다려지네요~”, “진짜 힐링 받고 있어요” 등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tvN ‘진심이 닿다’는 매주 수,목요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왕이 된 남자’ 여진구, 권해효 향한 분노 폭발 “널 제대로 갖고 놀게야”

    ‘왕이 된 남자’ 여진구, 권해효 향한 분노 폭발 “널 제대로 갖고 놀게야”

    ‘왕이 된 남자’ 여진구가 묵직하고 날 선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극본 김선덕, 연출 김희원,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13회에서는 자신의 정체를 자백한 하선(여진구 분)이 역적 신치수(권해효 분)의 겁박에 무릎까지 꿇으며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친국(임금이 중죄인을 친히 신문하는 일)하는 자리에서 하선이 죄인으로 가리킨 자는 이규(김상경 분)가 아닌 신치수였다. 억울함에 몸부림치는 신치수에게 “내 경고했지? 달래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이제 내 너를 제대로 갖고 놀게야”라고 속삭인 하선은 그의 목에 검을 겨누며 짜릿한 복수를 예고했다. 달래(신수연 분)와의 애틋한 재회도 그려졌다. 신치수의 증인으로 친국 자리에 끌려온 달래는 한눈에 거짓 임금의 행세를 하고 있는 제 오라버니의 존재를 알아챘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순간 하선이 위험해질 것을 직감한 듯, “우리 오라버니는 이제 세상에 없다”는 달래의 거짓말은 하선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누이는 다시 또 작별의 순간을 맞았다. “평생 임금님 노릇을 할 수는 없지 않냐”는 달래의 송곳 같은 말에 마음이 쓰라렸지만 하선은 더 이상 궁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 그저 떠나는 갑수(윤경호 분)와 달래를 배웅하며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하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눈물 대신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드는 달래의 마지막 인사에 눈물을 쏟는 하선의 모습은 가슴이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날이 밝아오도록 이어지는 고문에도 끝내 자복을 거부한 신치수에게는 참수형이 내려졌다. 하선은 달래를 범한 신이겸(최규진 분)에게도 자자형(죄인의 얼굴이나 팔에 죄명을 문신하는 형벌)을 명하며 부자는 나란히 옥살이하는 운명에 처했다. 하지만 신치수는 옥중에서도 오직 주상을 밀어낼 궁리뿐이었다. 목숨까지 내놓고 더 포악하고 악랄해진 그의 계략은 하선을 더 깊은 위기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한편, 소운(이세영 분)은 자신이 더 이상 회임을 할 수 없는 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내의원에서 올린 백화차가 불임을 유발시키는 원인이었던 것. 충격과 슬픔에 빠진 소운을 지켜보던 하선은 그것이 대비(장영남)의 짓임을 깨달았다. 대비 앞에 찻잎이 든 함을 집어던지며 하선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규가 나서 자중시켰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김상궁(민지아 분)을 통해 하선의 정체를 알게 된 대비는 “참으로 재미진 구경이다. 저잣거리 광대놀음이 이만큼 재미질까?”라며 조소를 보냈다. 도발에 참지 못한 하선은 끝내 제 입으로 먼저 폐모 이야기를 꺼내며 대비와의 갈등을 고조시켰다. 그런 가운데 폐모의 절차를 위해 소운의 아버지 부원군(이윤건 분)를 모시러 간 이규가 가슴에 단검이 꽂힌 채 절명해 있는 유호준을 마주하는 충격 엔딩이 펼쳐지며 하선에게 드리울 위기를 암시했다. 이날 여진구는 극악한 역적 신치수를 향한 하선의 분노를 신들린 연기로 폭발시키며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누이 달래가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는 애처로운 눈빛과 눈물 연기도 단연 압권이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드디어 시작된 하선의 통쾌한 복수”, “여진구의 강렬한 눈빛에 소름 끼쳤다”, “달래 떠나보내는 오빠 하선이의 눈물에 가슴 뭉클”, “왕 진구 만날 날도 얼마 안 남았네”,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 갓진구”,“놀라운 연기다! 매회가 레전드 열연” 등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왕이 된 남자’는 임금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를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매주 월,화요일 밤 9시 30분에 tvN을 통해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손성진 칼럼] 한국당과 황교안의 딜레마

    [손성진 칼럼] 한국당과 황교안의 딜레마

    정치에 무거운 발을 담근 황교안 전 총리의 미래가 궁금하다. 제2의 반기문과 지리멸렬한 자유한국당의 구세주 중에 어느 길을 걸을지 짐작하기 어렵다. 그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당권의 문을 두드린 한국당은 여전히 혼돈 상태다. 허무맹랑한 확신범 지만원을 불러 멍석을 깔아 주는 막가파 정치를 자행했다. 이종명·김순례 두 비례대표 의원은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했지만, 당은 뻔한 자해행위를 미리 막지 못할 만큼 제어 능력을 상실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망령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옥중정치라 부르기도 민망한 ‘책상 타령’ 같은 지극히 사적인 견제구에도 당권 도전자들은 움찔댄다. 박근혜를 내치다가는 올드팬에게서 버림받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친박(親朴)의 굴레를 억지 춘향으로 뒤집어쓰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한국당이나 황교안이나 외양부터 봐도 딜레마틱하다. 당이나 황이나 반발과 파문 속에서 떠밀려 마지못해 ‘5·18 북한군 개입 주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취했다. 당은 이·김 두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진정한 사과는 아니었다. 광주에 간 황교안은 “광주는 민주화가 이뤄진 거룩한 성지”라는 말로 점잖게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한국당 지지자 중에는 당과 황교안의 태도에 불만이 있는 이들이 분명히 있다. 주말마다 도심에서 확성기 볼륨을 키우는 ‘태극기파’다. 한국당이 나락에 떨어질 때도 콘크리트 지지로 당의 완전한 몰락을 막은 마지막 10% 미만의 극렬한 지지자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목소리를 마냥 깔아뭉갤 수만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와의 관계를 놓고서는 한국당과 황교안의 딜레마는 더 깊을 수밖에 없다. 우군인 줄 알았던 박근혜의 직공에 황교안은 적잖이 당황했다. 나름대로 보은을 했다고 생각한 황교안으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국정농단 수사팀 박영수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말로 박근혜의 손을 부여잡으려 했다. 그것이 더 큰 실수였다. 자신의 중대한 잘못을 자백한 셈이 됐다. 또한 친박에서 깨끗이 탈출할 기회를 놓쳤다. 2004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많은 ‘구(舊)공안’ 검사들이 검찰을 떠났지만, 황교안은 검사장 승진에 연이어 탈락하면서도 자리를 지켰다. 권토중래를 노리던 황교안은 이명박 정부에서 고검장으로 부활했다. 그러나 사시 동기 한상대가 검찰총장이 되자 검사 옷을 벗었다. 그런 그를 장관과 총리로 승천시켜 준 사람이 박근혜다. 그래서 황교안은 박근혜에게 빚이 있음을 느낀다. 그럼에도 유치하고 졸렬한 ‘책상과 의자’ 일로 황교안은 유승민과 같은 ‘배박’(背朴)이 됐다. 그것이 정치다. 황교안은 원래 나쁜 의미의 정치꾼이 될 인물이 아니다. 그는 공안검사로 뼈가 굵은 사람이다. 우익이든 좌익이든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검사와 배반과 협잡이 판치는 정치는 어울리지 않는다. 검찰총장을 생애 마지막 공직으로 삼았더라면 그를 따랐던 몇 사람한테서라도 존경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김기춘의 말로가 말해 준다. 더욱이 황교안에게는 싫든 좋든 박근혜의 인물, 국정농단의 공범이라는 빨간딱지가 붙었다. 국정농단에 책임을 져야 하니 당권이든 대권이든 나설 자격이 없다는 말은 논외로 하자. 선택하고 심판할 권한과 기회가 당원과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이나 황교안이나 극단의 무리와 친박의 올가미 속에서 진퇴양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지층과 당권을 생각하니 두 가지를 선뜻 포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한국당이든 황교안이든 건전한 보수의 중건을 진정 원한다면 극단, 골수 친박과는 과감하게 결별을 고해야 한다. 극우적 이미지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황교안은 일단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사실 한국당과 황교안의 입장에서는 지금이 절호의 찬스일지 모른다. 문재인 정부의 정치와 행정이 만사 뜻대로 잘 풀리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 실망하고 갈피를 못 잡는 중도, 온건 우파적 유권자들로 넘쳐나는 지금 민심은 정치 문외한이 봐도 물 반 고기 반이다. 극렬과 친박을 옹호함으로써 당권을 쥘 수 있을지언정 대권은 어림도 없다. 민심은 그렇게 무지하거나 호락호락하지 않다. 황교안이 일부에 불과한 그들 지지층의 환상에 빠져 이를 무시한다면 정치 초보의 명찰도 떼기 전에 정치판에서 쓸쓸히 내려와야 할 것이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인니 경찰, 절도 피의자 뱀으로 위협하며 고문 논란

    인니 경찰, 절도 피의자 뱀으로 위협하며 고문 논란

    인도네시아 동부 파푸아 지방 경찰이 절도 피의자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길이가 2m가 넘는 뱀을 동원해 고문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푸아 지방경찰청은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이례적으로 공개 사과했다. 이는 소속 경찰관들이 절도 피의자의 목에 살아있는 뱀을 감아놓고 강제로 자백을 받아내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출돼 비난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파푸아주 자야위자야 지역 경찰서에서 지난 4일 촬영된 1분 20초 길이의 이 동영상은 양손이 등 뒤로 묶인 채 몸길이가 2m가 넘는 뱀에 휘감긴 현지인 남성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경찰관들은 뱀의 머리를 남성의 얼굴에 가져다 대며 “몇 차례나 휴대전화를 훔쳤냐”고 물었고, 오토바이를 이용한 날치기 혐의로 검거된 이 남성은 공포에 질린 듯 비명을 질러댔다. 토니 아난다 스와다야 자야위자야 경찰서장은 문제를 일으킨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하고 다른 지역으로 전보 조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들이 사용한 뱀은 사람에게 길든 것이고 독이 없는 종류였다”라며 “피의자에 대한 직접적인 폭행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지 인권단체는 이번 사건이 파푸아 원주민에 대한 인도네시아 당국의 뿌리 깊은 차별의식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인도네시아는 1969년 파푸아를 자국 영토로 편입한 뒤 원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파푸아 분리주의 단체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바섬 등 여타 지역 주민들을 파푸아로 대거 이주시킨 것에 반발해 수십 년째 무장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여기에는 파푸아 원주민에 대한 차별과 낙후한 경제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파푸아 지역 원주민들은 가혹하게 다루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현지 인권운동가 베로니카 코만은 “인니 경찰은 물론 군부도 파푸아 지역 원주민을 다룰 때 뱀을 이용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며 “심각한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리갈하이’ 서은수, 깜찍 턱받침 애교 작전 포착 ‘진구 반응은?’

    ‘리갈하이’ 서은수, 깜찍 턱받침 애교 작전 포착 ‘진구 반응은?’

    ‘리갈하이’ 서은수가 애교 작전을 펼친다. 진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GnG프로덕션, 이매진 아시아)에서 수임료 5억만을 요구하는 괴물변태, 일명 ‘괴태’ 변호사 고태림(진구)에게 “돈벌레, 인간말종, 괴물, 변태, 사회악”이라고 소리친 서재인(서은수). 거액의 수임료도 황당한데, 의뢰인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을 ‘얼치기’ 변호사 취급하며 독설을 쏟았기 때문. 그런데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돌아섰던 서재인이 태도를 바꿨다. 오늘(9일) 2회 방송에 앞서 공개된 스틸컷에서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양손을 턱에 받친 채 귀엽게 웃고 있는 서재인. “제발 부탁드려요, 네?”라며 애교까지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고태림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황당한 기색부터 한심하다는 얼굴까지, 서재인의 애교작전에 넘어갈 고태림이 아니라는 점이 예측된다. 하지만 서재인에게 믿을 동아줄은 고태림뿐. 서재인은 “나를 무죄라고 믿어주는 사람이 변호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동창 김병태(유수빈)의 부탁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알바생 살인사건’의 변론을 맡았지만 결국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경찰 수사 때 겁먹고 자백한 진술서가 결정적 증거가 됐기 때문에 항소를 하더라도 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운 상황. 그 어떤 변호사도 항소심을 맡지 않겠다던 이유였다. 하지만 고태림은 달랐다. 수임료 5억만 가져온다면 무죄로 만들어준다고 자신한 것. 쓰레기를 주워 다 음식을 만들어 팔았고 여러 손님들이 식중독에 걸린 일명, ‘쓰레기 국밥’ 사건의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뒤집은 변호사도 고태림이었다. 의문의 백발 노인(동방우)의 말대로, 고태림은 증거가 맞고 틀리는 걸 갖고 싸우는 하수가 아닌, 새로운 진실을 찾아내 무조건 이기는 괴태 변호사이기 때문. 이 가운데 공개된 2회 예고 영상(https://tv.naver.com/v/5307717)에서 고태림의 사무장이자 집사인 구세중(이순재)이 “꼭 서변호사여야만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장면이 담겨 눈길을 끈다. 고태림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고 있는 구세중. 심지어 오만방자한 고태림을 벌벌 떨게 만든 괴한을 “제가 한때 브라질 유술계에 몸담고 있었다”며 때려 쫓아낸 사람도 그였다. 고태림의 유일한 컨트롤러인 구세중의 도움으로 서재인은 고태림의 마음을 돌려, 친구를 억울한 옥살이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리갈하이’ 제2회, 오늘(9일) 토요일 밤 11시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악마’는 태어난다, 사회가 소년을 외면할 때

    ‘악마’는 태어난다, 사회가 소년을 외면할 때

    사악한 소년/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김희주 옮김/클/464쪽/1만 8000원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 ‘악마를 보았다’ 류의 청소년 잔혹 범죄들이 심심찮게 신문 지면을 장식한다. 2012년 여름, 영국의 논픽션 작가 케이트 서머스케일도 우연히 100여년 전 신문에서 한 소년이 저지른 흉악 범죄를 발견한다. 그는 당시 재판 기록과 사건을 다룬 기사들을 탐색하고 소년이 살았던 집을 방문하며 하나하나 행적을 더듬어 나간다.1895년 7월 8일, 이스트런던의 한 주택. 에밀리 쿰스라는 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됐다. 그 집에 살던 13세 로버트와 12세 너새니얼 형제. 경찰이 도착하자 형 로버트는 자신이 어머니를 칼로 찔러 죽였다고 자백한다. 형제는 일주일 넘게 시체를 방에 방치해둔 채 크리켓 경기를 보러 가고, 엄마의 시계를 전당포에 맡겨 받은 돈으로 전에 없이 풍족한 생활을 누렸다. 악마가 나타났을 때 사회가 내비치는 반응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세상은 어머니를 칼로 찔러 죽인 아이의 잔혹성에, 일주일 넘게 시체를 방치한 태연자약함에 아연실색했다. 로버트가 당시 영국 노동자 계급 청소년들의 오락거리였던 싸구려 모험소설 ‘페니 드레드풀’을 즐겨 읽었다는 사실은 곧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주범인 김양이 인육을 먹는 이야기가 나오는 미국 드라마에 심취했었다는 것과도 일견 비슷하다.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 하층 계급의 아이들이 사회 전복을 꿈꾸는 반란군으로 자라날 가능성에, 사회는 두려움을 느낀다.책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 가졌던 노동자 계급 소년의 가족 내 위치에도 주목한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소년에게 제공되는 교육은 극히 제한적인데 반해 일찌감치 노동시장에 투입되는 등 책임은 크다. 가장 많은 돈을 벌어오는 가장이 가장 많은 밥을 먹는 가정 내 현실에 따라 제철소를 고작 2주 다니다 그만 둔 소년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었다.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어머니 에밀리와의 관계다. 두 형제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에밀리가 ‘도끼로 찍어버리겠다’며 너새니얼을 위협하자 로버트가 동생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범죄 원인 규명 못지않게 영국 사회가 소년범에게 제공한 교화도 주목할 만하다. 로버트는 범죄를 저지를 당시 정신이상이 인정돼 정신이상 범죄자 수용소인 브로드부어 병원에 무기한 수감된다. 로버트는 신경쇠약에 시달렸으나, 곧 그곳의 생소함과 친절함으로 마음의 빗장을 풀게 됐다. 로버트는 별 다른 제약 없이 재단 일을 배우고 유능한 크리켓 대표로 뛰었다. 의료진 판단으로 17년 만에 퇴원한 로버트는 이후 호주로 이민 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오랜 세월 금욕하며 규율에 따른 삶을 살았던 로버트는 그래서 군대라는 조직에 최적화된 인간이었다. 그리고 폭행 피해를 입은 소년의 손을 잡아주는 이가 된다. 책은 살인 동기나 정신병원에서의 교화 등에 대해 섣부른 판단 대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그를 위해 많은 문헌들, 로버트와 비슷한 듯 다른 사례들도 친절하게 풀어놓았다. 당대에 쓴 글이 아니라서 더욱 객관적인 자세가 유지되는 듯하다. ‘악마’라는 말로 치부하면 범죄자는 그 시대의 돌연변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된다. 악마를 잉태한 사회와 시대상을 분석하기 위해 작가는 그날의 기온, 해가 뜨고 진 시각까지 확인해 당대의 분위기를 묘사했다. 미국 추리작가 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상 범죄 실화 부문을 수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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