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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버지 죽이지 않았다” 19년의 절규 그날의 진실은

    “내 아버지 죽이지 않았다” 19년의 절규 그날의 진실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무기수 김신혜(42·여)씨에 대한 재심 첫 재판이 오는 6일 오후 4시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호 법정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대법원은 재심을 지난해 9월 확정했다. 수사 과정에서 몇 가지 위법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법 역사상 장기복역 중인 무기수에 대한 재심 확정은 처음이다. 재판부의 정당한 판결이었는지, 억울한 옥살이인지 친아버지 살해범으로 복역해 온 김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당초 지난해 10월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김씨 측의 관할법원 이송 신청 등으로 연기됐다. 김씨는 현재 전남 장흥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2000년 용의자로 수사를 받을 때부터 줄곧 자신은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교도소 수감 후 지금까지 모든 노역을 거부하고 있다. 노역을 하면 죄를 인정하는 셈이어서 무죄라는 것을 끝까지 밝히기 위해서다. 다시 법정에서 가려질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사건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월 7일 오전 5시 50분쯤 전남 완도군 정도리 외딴 버스정류장 앞 눈발이 내리는 도로에서 김재운(당시 53·완도읍 항동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더구나 3급 지체장애인이라 다리를 심하게 절 정도로 혼자 움직이기 어려운데도 자신의 집과 7㎞ 떨어진 지점이라 일부에선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냈다. 사고 현장에는 부서진 승용차 라이트 조각이 흩어져 있었고 시신이 도로 위에서 발견돼 처음엔 뺑소니 교통사고로 여겨졌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치고는 외상의 흔적이나 출혈이 없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시신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303%와 함께 수면유도제 성분인 독실아민이 13.02㎍/ml 검출됐다. 경찰은 누군가 수면유도제와 술을 이용해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틀 뒤인 3월 9일 오전 12시 10분쯤 용의자로 당시 23세였던 큰딸 김신혜를 전격 체포했다. 경찰은 아버지를 살해한 동기를 성추행이라고 봤다. 사건이 발생하기 2개월 전인 2000년 1월 김신혜의 이복 여동생이 아버지 김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그 말을 들은 김신혜가 자신도 중학생 시절 아버지에게서 성추행을 당한 것을 떠올리고 범행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사망 보험금도 큰 이유였다. 김신혜가 아버지 명의로 8개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이유로 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신혜는 아버지 보험금을 노리고 이날 새벽 1시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유도제 30알이 든 술을 ‘간에 좋은 약’이라며 마시게 한 후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운전 중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버스 정류장 앞 도로에 숨진 아버지를 내려놓은 뒤 교통사고처럼 꾸며 현장을 떠났다. 김신혜 고모부가 경찰에 진술했던 “여동생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살해했다는 김신혜의 자백을 들었다”고 밝힌 내용도 주요 증거로 삼았다. 김신혜가 오래전부터 아버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보험금을 얻을 목적으로 저지른 존속 살인으로 결론을 내렸다. 2001년 대법원은 아버지를 살해한 후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과 2심 선고 형량인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친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는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아버지가 성추행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경찰 조사 당시 김신혜는 친척 어른인 고모부가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해야 정상참작으로 풀려날 수 있다고 강요를 받았다고 했다. 연극 생활을 하면서 서울에 살던 김신혜는 사건 발생 전날인 3월 6일 오후 6시쯤 렌터카를 타고 고향 완도로 내려갔다. 잠시 머물던 남동생(당시 19세)을 데리고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금세 용의자로 지목돼 폭행, 폭언 등 자백을 강요하는 강압수사를 받았고, 고모부에게 살인을 자백한 적도 없다고 했다. 3월 8일 밤 11시 20분쯤 고모부가 자신을 불러 남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은데 네가 자백하지 않으면 남동생이 감옥 간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허위로 자백했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보험도 3개는 이미 해지된 상태였다. 범행 도구인 수면유도제와 양주 등의 물증도 일절 발견되지 않았다. 그가 수면제를 갈 때 사용했다고 진술한 행주와 밥그릇에서도 수면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김신혜에 따르면 경찰이 종이 한 장을 내놓더니 자신의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억지로 잡아 지장을 찍고, 서명을 하라고 닦달할 때도 머리와 뺨 등을 때렸다고 했다. 주민들에게 직접 탄원서를 받으며 구명운동을 했던 김신혜 할아버지 김정길(당시 86)씨는 사건 이후 친척들 도움을 멀리한 채 손수 시장을 봐 음식을 차려 먹으며 ‘억울해서 어떻게 눈을 감냐’ 며 통곡을 하다 2017년 가을 결국 눈을 감았다. 마을 사람들은 김신혜를 예쁘고 아주 착한 아이로 기억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선술집을 했는데 손님이 많았다.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가 의처증이 있으면서 폭력을 행사하곤 해 엄마가 집을 나가버렸다. 아버지는 다시 결혼해 1남 1녀를 낳았다. 김신혜는 동생들 공부를 시키고 정성스럽게 챙기는 등 가장 노릇을 다했다고 얘기한다. 최병정(70·완도읍 정도리) 전 이장은 “숨진 김씨와는 중학교 동창으로 아이들을 잘 안다”고 되뇌었다. 이어 “예쁘기도 하지만 아주 상냥하던 신혜가 범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재판을 다시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잘됐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바로 이웃에 살고 있는 이규병(70)씨는 “마을에선 이구동성으로 공부도 잘하는 순하기만 한 아이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신혜가 배우 황신혜처럼 예뻐 연예계 활동도 많이 했는데 이복동생 둘을 모두 살뜰히 챙긴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울던 김신혜를 떠올렸다. “사람이라면 통하는 게 있잖아요. 진짜인가 가짜인가. 거짓말로 나를 속이고 가짜로 우는가. 그런데 날 삼촌이라고 부르며 진심으로 하소연한 게 딱 직감이 오더라. 그럴 애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지.” 김신혜는 재심 결정 이후 변호인을 바꿨다. 원래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 등 기존 변호인을 모두 해임했다. 지난 1월 새로 선임된 대한변호사협회 김학자(52) 인권이사는 “석방 상태에서 재심을 받을 수 있도록 법원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달 초 불구속 재판을 권고 사항으로 내렸다. 적절한 방어권를 위해서라도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새 재판부에 기대한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내 아버지 죽이지 않았다” 김신혜 19년의 절규, 진실은

    “내 아버지 죽이지 않았다” 김신혜 19년의 절규, 진실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무기수 김신혜(42·여)씨에 대한 재심 첫 재판이 오는 6일 오후 4시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호 법정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대법원은 재심을 지난해 9월 확정했다. 수사 과정에서 몇 가지 위법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법 역사상 장기복역 중인 무기수에 대한 재심 확정은 처음이다. 재판부의 정당한 판결이었는지, 억울한 옥살이인지 친아버지 살해범으로 복역해 온 김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당초 지난해 10월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김씨 측의 관할법원 이송 신청 등으로 연기됐다. 김씨는 현재 전남 장흥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2000년 용의자로 수사를 받을 때부터 줄곧 자신은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교도소 수감 후 지금까지 모든 노역을 거부하고 있다. 노역을 하면 죄를 인정하는 셈이어서 무죄라는 것을 끝까지 밝히기 위해서다. 다시 법정에서 가려질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건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월 7일 오전 5시 50분쯤 전남 완도군 정도리 외딴 버스정류장 앞 눈발이 내리는 도로에서 김재운(당시 53·완도읍 항동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더구나 3급 지체장애인이라 다리를 심하게 절 정도로 혼자 움직이기 어려운데도 자신의 집과 7㎞ 떨어진 지점이라 일부에선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냈다. 사고 현장에는 부서진 승용차 라이트 조각이 흩어져 있었고 시신이 도로 위에서 발견돼 처음엔 뺑소니 교통사고로 여겨졌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치고는 외상의 흔적이나 출혈이 없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시신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303%와 함께 수면유도제 성분인 독실아민이 13.02㎍/ml 검출됐다. 경찰은 누군가 수면유도제와 술을 이용해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틀 뒤인 3월 9일 오전 12시 10분쯤 용의자로 당시 23세였던 큰딸 김신혜를 전격 체포했다. 경찰은 아버지를 살해한 동기를 성추행이라고 봤다. 사건이 발생하기 2개월 전인 2000년 1월 김신혜의 이복 여동생이 아버지 김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그 말을 들은 김신혜가 자신도 중학생 시절 아버지에게서 성추행을 당한 것을 떠올리고 범행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사망 보험금도 큰 이유였다. 김신혜가 아버지 명의로 8개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이유로 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신혜는 아버지 보험금을 노리고 이날 새벽 1시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유도제 30알이 든 술을 ‘간에 좋은 약’이라며 마시게 한 후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운전 중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버스 정류장 앞 도로에 숨진 아버지를 내려놓은 뒤 교통사고처럼 꾸며 현장을 떠났다. 김신혜 고모부가 경찰에 진술했던 “여동생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살해했다는 김신혜의 자백을 들었다”고 밝힌 내용도 주요 증거로 삼았다. 김신혜가 오래전부터 아버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보험금을 얻을 목적으로 저지른 존속 살인으로 결론을 내렸다. 2001년 대법원은 아버지를 살해한 후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과 2심 선고 형량인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친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는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아버지가 성추행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경찰 조사 당시 김신혜는 친척 어른인 고모부가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해야 정상참작으로 풀려날 수 있다고 강요를 받았다고 했다. 연극 생활을 하면서 서울에 살던 김신혜는 사건 발생 전날인 3월 6일 오후 6시쯤 렌터카를 타고 고향 완도로 내려갔다. 잠시 머물던 남동생(당시 19세)을 데리고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금세 용의자로 지목돼 폭행, 폭언 등 자백을 강요하는 강압수사를 받았고, 고모부에게 살인을 자백한 적도 없다고 했다. 3월 8일 밤 11시 20분쯤 고모부가 자신을 불러 남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은데 네가 자백하지 않으면 남동생이 감옥 간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허위로 자백했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보험도 3개는 이미 해지된 상태였다. 범행 도구인 수면유도제와 양주 등의 물증도 일절 발견되지 않았다. 그가 수면제를 갈 때 사용했다고 진술한 행주와 밥그릇에서도 수면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김신혜에 따르면 경찰이 종이 한 장을 내놓더니 자신의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억지로 잡아 지장을 찍고, 서명을 하라고 닦달할 때도 머리와 뺨 등을 때렸다고 했다. 주민들에게 직접 탄원서를 받으며 구명운동을 했던 김신혜 할아버지 김정길(당시 86)씨는 사건 이후 친척들 도움을 멀리한 채 손수 시장을 봐 음식을 차려 먹으며 ‘억울해서 어떻게 눈을 감냐’ 며 통곡을 하다 2017년 가을 결국 눈을 감았다. 마을 사람들은 김신혜를 예쁘고 아주 착한 아이로 기억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선술집을 했는데 손님이 많았다.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가 의처증이 있으면서 폭력을 행사하곤 해 엄마가 집을 나가버렸다. 아버지는 다시 결혼해 1남 1녀를 낳았다. 김신혜는 동생들 공부를 시키고 정성스럽게 챙기는 등 가장 노릇을 다했다고 얘기한다.최병정(70·완도읍 정도리) 전 이장은 “숨진 김씨와는 중학교 동창으로 아이들을 잘 안다”고 되뇌었다. 이어 “예쁘기도 하지만 아주 상냥하던 신혜가 범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재판을 다시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잘됐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바로 이웃에 살고 있는 이규병(70)씨는 “마을에선 이구동성으로 공부도 잘하는 순하기만 한 아이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신혜가 배우 황신혜처럼 예뻐 연예계 활동도 많이 했는데 이복동생 둘을 모두 살뜰히 챙긴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울던 김신혜를 떠올렸다. “사람이라면 통하는 게 있잖아요. 진짜인가 가짜인가. 거짓말로 나를 속이고 가짜로 우는가. 그런데 날 삼촌이라고 부르며 진심으로 하소연한 게 딱 직감이 오더라. 그럴 애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지.” 김신혜는 재심 결정 이후 변호인을 바꿨다. 원래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 등 기존 변호인들은 모두 해임됐다. 지난 1월 새로 선임된 대한변호사협회 김학자(52) 인권이사는 “석방 상태에서 재심을 받을 수 있도록 법원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달 초 불구속 재판을 권고 사항으로 내렸다. 적절한 방어권를 위해서라도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새 재판부에 기대한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최후의 1인, 최후의 1각까지 일어나라” 독립 열망 불 지폈다

    “최후의 1인, 최후의 1각까지 일어나라” 독립 열망 불 지폈다

    재심(再審). 확정된 판결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위법행위나 중대한 하자가 있었음이 확인되면 사건을 다시 심판할 수 있다. 군부독재 시절 불법 감금과 고문에 못 이겨 토해낸 거짓 자백과 거짓 증거로 유죄판결을 받은 국가보안법 관련 피고인들은 반세기에 이르러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일제 치하에서 일제가 만든 법으로 일제 사법부에 의해 내란범·치안방해범·강도 등으로 몰린 무수한 독립운동가들이 있다.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재심이 이뤄지길 바라며, 일제의 판결문에서조차 고스란히 드러난 투사들의 독립 의지를 재구성했다.#손병희 외 47명 출판법 및 보안법 위반 혐의, 일본 형법상 소요죄 “피고인들은 조선이 제국의 굴레에서 벗어나 독립국을 형성하는 것을 기도했다. 조선민족 대표자 손병희 등의 이름으로 조선의 독립을 선언하였으며, 선언서를 비밀리에 인쇄하여 조선 전 도(道)에 배부했다. 민중을 선동하여 왕성하게 조선독립 시위를 일으켰다.” (1920년 8월 9일 경성지방법원 다치가와 판사가 쓴 판결문에 담긴 공소사실 일부)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민족대표 33인을 비롯해 초기에 ‘3·1운동’을 주도한 48명은 일제의 판결문에 ‘치안 방해를 선동한 자’로 비교적 가볍게 규정됐다. 독립선언을 주도한 천도교 3대 교주 손병희 선생은 “한때 친일파에 속했다가 병합(한일합병) 이후 자신에 대한 대우가 정당하지 못하다고 불쾌감이 있던 자로,…(중략) 교당 신축 기부금을 반납하라는 명을 듣자 크게 불만을 품고” 독립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폄하됐다. 그러나 일제는 판결문 속 “독립의 희망을 품은” 48명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불러온 힘을 결코 모르지 않았다. “불온한 문서”로 지목된 독립선언문 한 장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알았다. 1920년 3월 22일 고등법원 판사들은 사건 관할에 관한 결정서에서 “독립 사조가 조선에 널리 퍼져 인심이 동요했고, 100만 신도의 추앙을 받는 천도교 손병희의 이름을 거명한 독립선언서는 민중 선동의 커다란 효과로 나타났다”면서 “독립만세의 소리가 도시와 시골을 뒤덮었다”고 두려워했다.●결정·판결문 4건 모두 “최후의 1인” 대목 인용 천도교 인사들을 중심으로 기획된 독립운동은 순식간에 종교와 계층을 아울렀고, 전국에 만세운동을 촉발시켜 독립의 불씨를 키워냈다. 손병희, 보성고등보통학교장 최린, 도사 권동진·오세창 등 천도교 핵심 인사들은 1918년 말부터 독립운동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그해 초 미국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이 제안한 ‘새로운 전후(戰後) 질서의 14개조 원칙’ 가운데 ‘민족자결주의’(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를 빌려 세계에 조선의 식민지배 상황과 독립 의지를 밝히고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대중화·일원화·비폭력’의 독립운동 원칙은 손병희가 세웠고 구체적인 실행은 최린이 맡았다. 역사학자이자 언론인인 최남선은 “조선은 독립국임과 조선인은 자주민임을 선언한다”로 시작하는 독립선언서를 작성했다. 이승훈(판결문엔 본명 이인환) 선생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준비하던 기독교계도 천도교와 함께하기로 했다. 1919년 2월 21일 최린은 이승훈에게 “독립운동은 민족 전체의 문제로 종교가 다르고 같음에 관계없이 합동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흘 뒤 기독교계가 합류하기로 했고, 장로교 길선주·양전백 목사, 감리교 신흥식 목사, YMCA 간사 박희도 등이 이승훈과 민족대표로 참여하기로 했다. 27일엔 강원 양양의 신흥사 승려 한용운과 경남 합천 해인사 승려 백상규(백용성) 등 불교계 인사들도 동참하기로 해 종교계 연합을 이뤘다. 별도로 독립선언을 준비하던 연희전문학교 김원벽, 보성법률상업학교 강기덕 등 학생 대표들도 종교계의 운동에 합류했다. 2월 27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천도교 인쇄소인 보성사에서 독립선언서 2만 1000장이 인쇄됐다. 48명 가운데 인쇄소 사장 이종일과 공장 감독인 김홍규도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헌법 문란의 문서를 인쇄(또는 방조)한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쇄가 끝나자마자 선언서는 서울은 물론 전남, 전북, 충북, 강원, 함경, 평안 등 전국으로 퍼졌다. 48명 중에는 독립선언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을 출발한 지 2~3일이 지나 일본 도쿄와 만주에서 체포된 교사들도 있었다. 3월 1일 오후 2시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기로 한 민족대표들은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음식점인 태화관으로 장소를 옮겼다.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선언서가 낭독됐다. 이들은 경찰에 자수해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일제는 독립선언서 가운데 “최후의 일각(一刻), 최후의 일인(一人)에 이르기까지 독립의 뜻을 밝혀 완성해야 한다”는 대목에 특히 주목했다. 48명에 대한 법원의 결정문과 판결문 4건에는 모두 이 대목이 인용됐다. 일제는 이 문장에서 조선의 독립 의지를 가늠했다.●일제, 3·1운동 초기 주도자들 극형 시도 일제는 독립운동에 불을 지핀 민족대표 등 3·1운동 초기 주도자들을 극형에 처하려 했다. 이들을 수사한 일제 검사는 보안법·출판법 위반 혐의로 1919년 3월 5일 경성지방법원에 예심을 청구했고, 8월 1일 경성지방법원 예심판사 나가시마는 일본 형법 77조 내란죄에 해당하므로 고등법원의 특별 권한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나가시마는 “제국 영토의 일부분인 조선을 제국의 통치에서 벗어나게 할 목적으로 전 조선인에게 교란을 선동하고 헌법을 문란하게 하는 불온한 문서를 공표함으로써 각지에서 조선 독립만세를 게시하게 하고 조선 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을 심리한 고등법원 판사 와타나베, 요코다, 이시카와, 미즈노, 하라는 1920년 3월 22일 “‘최후의 일각, 최후의 일인’까지라는 표현으로 독립의사를 발표했으나, 폭동을 일으키거나 교사한 문구는 없다”며 내란죄가 되지 않는다고 봤고, 사건의 관할이 경성지법에 있다고 결정했다. 민족대표들을 강하게 처벌할 경우 조선인들의 반감을 키울 것을 우려해 일제 의회 등이 법원에 가벼운 형벌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시 보안법 및 출판법 위반 사건을 맡게 된 경성지방법원 다치가와 판사는 1920년 8월 9일 “공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고등법원의 결정문에서 이 사건이 경성지법 관할이라고만 했을 뿐 경성지법에 사건을 송치한다고 밝히지 않았다”는 허헌 변호사의 ‘관할 위배’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사의 불복으로 경성복심법원으로 다시 재판이 넘어갔고, 그해 10월 20일 48명 중 37명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손병희·최린·권동진·오세창·이종일·이승훈·함태영·한용운은 독립선언서의 작성과 인쇄, 배포에 주동적 역할을 하고 조선독립만세를 불러 치안을 방해한 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보안법 위반 혐의의 최고 형량이 2년, 출판법 위반이 1년으로 이들은 혐의별 최고 형량을 선고받았다.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최남선은 출판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진심이 닿다’ 이동욱, 유인나에 기습 고백 “모태솔로의 심쿵 반전”

    ‘진심이 닿다’ 이동욱, 유인나에 기습 고백 “모태솔로의 심쿵 반전”

    tvN ‘진심이 닿다’ 이동욱이 기습 고백으로 숨을 잠시 멈추게 했다. 유인나의 마음을 모르는 줄만 알았던 ‘모태솔록(모태솔로+권정록)’ 이동욱이 유인나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며 심쿵한 반전을 선사했고, 두 사람의 쌍방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극본 이명숙, 최보림/ 연출 박준화/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6화에서는 권정록(이동욱 분)이 오진심(예명 오윤서, 유인나 분)을 향한 마음을 기습 고백해 숨을 멎게 만들었다. 권정록은 ‘임윤희 사건’ 2차 공판을 준비했다. 1차 공판에서 검찰 측이 밝힌 49억여원의 보험금으로 인해 불리해진 상황에서도 오진심은 “전 변호사님이 승소할 것 같거든요. 제가 아는 변호사 중 제일 유능해요”라며 권정록을 향한 무한 믿음을 드러냈고, 권정록은 그 말에 힘을 얻었다. 권정록과 오진심의 공조로 ‘임윤희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사건에 대한 공부부터 사건 현장 방문까지 권정록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오진심의 노력은 계속 됐다. 특히 오진심은 박수명(김대곤 분)을 만나 진실을 밝혀 달라 설득했다. 박수명은 법정에 출두해 임윤희(유연 분)의 폭력 남편을 살해했음을 눈물로 자백했다. 진범을 밝히고 임윤희의 무죄를 입증했지만 권정록은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권정록이 힘들어할 때 그의 옆을 지킨 것은 오진심이었다. 그는 “임윤희씨가 박수명씨 대신 자백을 한 것도, 박수명씨가 대신 살인을 저지른 것도 모두가 이해가 되는 마음이다 보니 오늘은 마냥 기뻐하기가 힘드네요”라며 오진심 앞에서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권정록은 “오늘은 그냥 왠지 둘이서 한 잔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해 힘들 때 함께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오진심임을 밝혔다. 오진심은 권정록과 술잔을 기울이고 가만히 권정록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를 위로했다. 둘만의 회식을 끝낸 후 오진심은 권정록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던 것을 떠올리며 “제가 드라마를 많이 해서 현실 감각이 떨어질 때가 있어요. 사실 내 손 시려운 거 걱정된다고 변호사님 주머니 빌려줄 이유는 없었는데”라며 입김을 불어 시린 손을 녹였다. 권정록은 촉촉한 눈빛으로 오진심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의 손을 덥석 잡아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 쏙 넣어 보는 이들의 심장을 쿵 떨어지게 했다. 권정록표 심장 어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권정록은 오진심과 눈을 맞추며 “걱정됩니다. 오진심씨가 저를 걱정해주고 위로해주는 만큼 저도 이제 그러고 싶습니다”라고 기습 고백해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이에 사랑이 담긴 눈빛으로 권정록을 바라보는 오진심의 모습이 두 사람의 마음이 닿았음을 보여주며 두 사람의 쌍방로맨스를 예고해 설렘을 고조시켰다. 그 동안 오진심의 호감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권정록의 기습 고백이 심쿵을 유발했다. 더불어 오진심과 공혁준을 연인 사이를 오해해 귀엽게 질투하는 권정록의 모습이 광대를 들썩이게 하는가 하면, 감자탕을 좋아한다는 오진심의 말에 둘만의 회식장소로 감자탕집을 선택한 권정록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간질거리게 했다. 이와 함께 서로를 세심하게 챙기는 두 사람의 모습은 기분 좋아지는 엔도르핀 로맨스의 진수를 보여줬다. 6화 방송 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진심으로 천천히 다가가서 자기 마음 표현하는 정록이가 너무 설레고 멋있다”, “연고들 연애하는 거 보려고 내가 이때까지 살았나보다”, “다음주 엔딩은 키스 짝짝짝! 엔딩 맛집 가즈아!”, “그냥 코트에 손 넣은건데 뭔데 심장 설레냐 진짜 생각해봤는데 이 둘이라 설레는 듯”, “점점 빨려 들어가는 드라마네요 계속 키득키득 웃기고 로맨스도 얼마나 달달한지”, “벌써 담주가 기다려지네요~”, “진짜 힐링 받고 있어요” 등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tvN ‘진심이 닿다’는 매주 수,목요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왕이 된 남자’ 여진구, 권해효 향한 분노 폭발 “널 제대로 갖고 놀게야”

    ‘왕이 된 남자’ 여진구, 권해효 향한 분노 폭발 “널 제대로 갖고 놀게야”

    ‘왕이 된 남자’ 여진구가 묵직하고 날 선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극본 김선덕, 연출 김희원,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13회에서는 자신의 정체를 자백한 하선(여진구 분)이 역적 신치수(권해효 분)의 겁박에 무릎까지 꿇으며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친국(임금이 중죄인을 친히 신문하는 일)하는 자리에서 하선이 죄인으로 가리킨 자는 이규(김상경 분)가 아닌 신치수였다. 억울함에 몸부림치는 신치수에게 “내 경고했지? 달래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이제 내 너를 제대로 갖고 놀게야”라고 속삭인 하선은 그의 목에 검을 겨누며 짜릿한 복수를 예고했다. 달래(신수연 분)와의 애틋한 재회도 그려졌다. 신치수의 증인으로 친국 자리에 끌려온 달래는 한눈에 거짓 임금의 행세를 하고 있는 제 오라버니의 존재를 알아챘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순간 하선이 위험해질 것을 직감한 듯, “우리 오라버니는 이제 세상에 없다”는 달래의 거짓말은 하선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누이는 다시 또 작별의 순간을 맞았다. “평생 임금님 노릇을 할 수는 없지 않냐”는 달래의 송곳 같은 말에 마음이 쓰라렸지만 하선은 더 이상 궁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 그저 떠나는 갑수(윤경호 분)와 달래를 배웅하며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하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눈물 대신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드는 달래의 마지막 인사에 눈물을 쏟는 하선의 모습은 가슴이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날이 밝아오도록 이어지는 고문에도 끝내 자복을 거부한 신치수에게는 참수형이 내려졌다. 하선은 달래를 범한 신이겸(최규진 분)에게도 자자형(죄인의 얼굴이나 팔에 죄명을 문신하는 형벌)을 명하며 부자는 나란히 옥살이하는 운명에 처했다. 하지만 신치수는 옥중에서도 오직 주상을 밀어낼 궁리뿐이었다. 목숨까지 내놓고 더 포악하고 악랄해진 그의 계략은 하선을 더 깊은 위기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한편, 소운(이세영 분)은 자신이 더 이상 회임을 할 수 없는 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내의원에서 올린 백화차가 불임을 유발시키는 원인이었던 것. 충격과 슬픔에 빠진 소운을 지켜보던 하선은 그것이 대비(장영남)의 짓임을 깨달았다. 대비 앞에 찻잎이 든 함을 집어던지며 하선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규가 나서 자중시켰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김상궁(민지아 분)을 통해 하선의 정체를 알게 된 대비는 “참으로 재미진 구경이다. 저잣거리 광대놀음이 이만큼 재미질까?”라며 조소를 보냈다. 도발에 참지 못한 하선은 끝내 제 입으로 먼저 폐모 이야기를 꺼내며 대비와의 갈등을 고조시켰다. 그런 가운데 폐모의 절차를 위해 소운의 아버지 부원군(이윤건 분)를 모시러 간 이규가 가슴에 단검이 꽂힌 채 절명해 있는 유호준을 마주하는 충격 엔딩이 펼쳐지며 하선에게 드리울 위기를 암시했다. 이날 여진구는 극악한 역적 신치수를 향한 하선의 분노를 신들린 연기로 폭발시키며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누이 달래가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는 애처로운 눈빛과 눈물 연기도 단연 압권이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드디어 시작된 하선의 통쾌한 복수”, “여진구의 강렬한 눈빛에 소름 끼쳤다”, “달래 떠나보내는 오빠 하선이의 눈물에 가슴 뭉클”, “왕 진구 만날 날도 얼마 안 남았네”,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 갓진구”,“놀라운 연기다! 매회가 레전드 열연” 등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왕이 된 남자’는 임금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를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매주 월,화요일 밤 9시 30분에 tvN을 통해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손성진 칼럼] 한국당과 황교안의 딜레마

    [손성진 칼럼] 한국당과 황교안의 딜레마

    정치에 무거운 발을 담근 황교안 전 총리의 미래가 궁금하다. 제2의 반기문과 지리멸렬한 자유한국당의 구세주 중에 어느 길을 걸을지 짐작하기 어렵다. 그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당권의 문을 두드린 한국당은 여전히 혼돈 상태다. 허무맹랑한 확신범 지만원을 불러 멍석을 깔아 주는 막가파 정치를 자행했다. 이종명·김순례 두 비례대표 의원은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했지만, 당은 뻔한 자해행위를 미리 막지 못할 만큼 제어 능력을 상실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망령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옥중정치라 부르기도 민망한 ‘책상 타령’ 같은 지극히 사적인 견제구에도 당권 도전자들은 움찔댄다. 박근혜를 내치다가는 올드팬에게서 버림받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친박(親朴)의 굴레를 억지 춘향으로 뒤집어쓰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한국당이나 황교안이나 외양부터 봐도 딜레마틱하다. 당이나 황이나 반발과 파문 속에서 떠밀려 마지못해 ‘5·18 북한군 개입 주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취했다. 당은 이·김 두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진정한 사과는 아니었다. 광주에 간 황교안은 “광주는 민주화가 이뤄진 거룩한 성지”라는 말로 점잖게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한국당 지지자 중에는 당과 황교안의 태도에 불만이 있는 이들이 분명히 있다. 주말마다 도심에서 확성기 볼륨을 키우는 ‘태극기파’다. 한국당이 나락에 떨어질 때도 콘크리트 지지로 당의 완전한 몰락을 막은 마지막 10% 미만의 극렬한 지지자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목소리를 마냥 깔아뭉갤 수만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와의 관계를 놓고서는 한국당과 황교안의 딜레마는 더 깊을 수밖에 없다. 우군인 줄 알았던 박근혜의 직공에 황교안은 적잖이 당황했다. 나름대로 보은을 했다고 생각한 황교안으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국정농단 수사팀 박영수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말로 박근혜의 손을 부여잡으려 했다. 그것이 더 큰 실수였다. 자신의 중대한 잘못을 자백한 셈이 됐다. 또한 친박에서 깨끗이 탈출할 기회를 놓쳤다. 2004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많은 ‘구(舊)공안’ 검사들이 검찰을 떠났지만, 황교안은 검사장 승진에 연이어 탈락하면서도 자리를 지켰다. 권토중래를 노리던 황교안은 이명박 정부에서 고검장으로 부활했다. 그러나 사시 동기 한상대가 검찰총장이 되자 검사 옷을 벗었다. 그런 그를 장관과 총리로 승천시켜 준 사람이 박근혜다. 그래서 황교안은 박근혜에게 빚이 있음을 느낀다. 그럼에도 유치하고 졸렬한 ‘책상과 의자’ 일로 황교안은 유승민과 같은 ‘배박’(背朴)이 됐다. 그것이 정치다. 황교안은 원래 나쁜 의미의 정치꾼이 될 인물이 아니다. 그는 공안검사로 뼈가 굵은 사람이다. 우익이든 좌익이든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검사와 배반과 협잡이 판치는 정치는 어울리지 않는다. 검찰총장을 생애 마지막 공직으로 삼았더라면 그를 따랐던 몇 사람한테서라도 존경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김기춘의 말로가 말해 준다. 더욱이 황교안에게는 싫든 좋든 박근혜의 인물, 국정농단의 공범이라는 빨간딱지가 붙었다. 국정농단에 책임을 져야 하니 당권이든 대권이든 나설 자격이 없다는 말은 논외로 하자. 선택하고 심판할 권한과 기회가 당원과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이나 황교안이나 극단의 무리와 친박의 올가미 속에서 진퇴양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지층과 당권을 생각하니 두 가지를 선뜻 포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한국당이든 황교안이든 건전한 보수의 중건을 진정 원한다면 극단, 골수 친박과는 과감하게 결별을 고해야 한다. 극우적 이미지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황교안은 일단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사실 한국당과 황교안의 입장에서는 지금이 절호의 찬스일지 모른다. 문재인 정부의 정치와 행정이 만사 뜻대로 잘 풀리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 실망하고 갈피를 못 잡는 중도, 온건 우파적 유권자들로 넘쳐나는 지금 민심은 정치 문외한이 봐도 물 반 고기 반이다. 극렬과 친박을 옹호함으로써 당권을 쥘 수 있을지언정 대권은 어림도 없다. 민심은 그렇게 무지하거나 호락호락하지 않다. 황교안이 일부에 불과한 그들 지지층의 환상에 빠져 이를 무시한다면 정치 초보의 명찰도 떼기 전에 정치판에서 쓸쓸히 내려와야 할 것이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인니 경찰, 절도 피의자 뱀으로 위협하며 고문 논란

    인니 경찰, 절도 피의자 뱀으로 위협하며 고문 논란

    인도네시아 동부 파푸아 지방 경찰이 절도 피의자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길이가 2m가 넘는 뱀을 동원해 고문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푸아 지방경찰청은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이례적으로 공개 사과했다. 이는 소속 경찰관들이 절도 피의자의 목에 살아있는 뱀을 감아놓고 강제로 자백을 받아내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출돼 비난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파푸아주 자야위자야 지역 경찰서에서 지난 4일 촬영된 1분 20초 길이의 이 동영상은 양손이 등 뒤로 묶인 채 몸길이가 2m가 넘는 뱀에 휘감긴 현지인 남성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경찰관들은 뱀의 머리를 남성의 얼굴에 가져다 대며 “몇 차례나 휴대전화를 훔쳤냐”고 물었고, 오토바이를 이용한 날치기 혐의로 검거된 이 남성은 공포에 질린 듯 비명을 질러댔다. 토니 아난다 스와다야 자야위자야 경찰서장은 문제를 일으킨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하고 다른 지역으로 전보 조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들이 사용한 뱀은 사람에게 길든 것이고 독이 없는 종류였다”라며 “피의자에 대한 직접적인 폭행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지 인권단체는 이번 사건이 파푸아 원주민에 대한 인도네시아 당국의 뿌리 깊은 차별의식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인도네시아는 1969년 파푸아를 자국 영토로 편입한 뒤 원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파푸아 분리주의 단체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바섬 등 여타 지역 주민들을 파푸아로 대거 이주시킨 것에 반발해 수십 년째 무장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여기에는 파푸아 원주민에 대한 차별과 낙후한 경제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파푸아 지역 원주민들은 가혹하게 다루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현지 인권운동가 베로니카 코만은 “인니 경찰은 물론 군부도 파푸아 지역 원주민을 다룰 때 뱀을 이용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며 “심각한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리갈하이’ 서은수, 깜찍 턱받침 애교 작전 포착 ‘진구 반응은?’

    ‘리갈하이’ 서은수, 깜찍 턱받침 애교 작전 포착 ‘진구 반응은?’

    ‘리갈하이’ 서은수가 애교 작전을 펼친다. 진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GnG프로덕션, 이매진 아시아)에서 수임료 5억만을 요구하는 괴물변태, 일명 ‘괴태’ 변호사 고태림(진구)에게 “돈벌레, 인간말종, 괴물, 변태, 사회악”이라고 소리친 서재인(서은수). 거액의 수임료도 황당한데, 의뢰인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을 ‘얼치기’ 변호사 취급하며 독설을 쏟았기 때문. 그런데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돌아섰던 서재인이 태도를 바꿨다. 오늘(9일) 2회 방송에 앞서 공개된 스틸컷에서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양손을 턱에 받친 채 귀엽게 웃고 있는 서재인. “제발 부탁드려요, 네?”라며 애교까지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고태림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황당한 기색부터 한심하다는 얼굴까지, 서재인의 애교작전에 넘어갈 고태림이 아니라는 점이 예측된다. 하지만 서재인에게 믿을 동아줄은 고태림뿐. 서재인은 “나를 무죄라고 믿어주는 사람이 변호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동창 김병태(유수빈)의 부탁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알바생 살인사건’의 변론을 맡았지만 결국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경찰 수사 때 겁먹고 자백한 진술서가 결정적 증거가 됐기 때문에 항소를 하더라도 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운 상황. 그 어떤 변호사도 항소심을 맡지 않겠다던 이유였다. 하지만 고태림은 달랐다. 수임료 5억만 가져온다면 무죄로 만들어준다고 자신한 것. 쓰레기를 주워 다 음식을 만들어 팔았고 여러 손님들이 식중독에 걸린 일명, ‘쓰레기 국밥’ 사건의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뒤집은 변호사도 고태림이었다. 의문의 백발 노인(동방우)의 말대로, 고태림은 증거가 맞고 틀리는 걸 갖고 싸우는 하수가 아닌, 새로운 진실을 찾아내 무조건 이기는 괴태 변호사이기 때문. 이 가운데 공개된 2회 예고 영상(https://tv.naver.com/v/5307717)에서 고태림의 사무장이자 집사인 구세중(이순재)이 “꼭 서변호사여야만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장면이 담겨 눈길을 끈다. 고태림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고 있는 구세중. 심지어 오만방자한 고태림을 벌벌 떨게 만든 괴한을 “제가 한때 브라질 유술계에 몸담고 있었다”며 때려 쫓아낸 사람도 그였다. 고태림의 유일한 컨트롤러인 구세중의 도움으로 서재인은 고태림의 마음을 돌려, 친구를 억울한 옥살이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리갈하이’ 제2회, 오늘(9일) 토요일 밤 11시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악마’는 태어난다, 사회가 소년을 외면할 때

    ‘악마’는 태어난다, 사회가 소년을 외면할 때

    사악한 소년/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김희주 옮김/클/464쪽/1만 8000원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 ‘악마를 보았다’ 류의 청소년 잔혹 범죄들이 심심찮게 신문 지면을 장식한다. 2012년 여름, 영국의 논픽션 작가 케이트 서머스케일도 우연히 100여년 전 신문에서 한 소년이 저지른 흉악 범죄를 발견한다. 그는 당시 재판 기록과 사건을 다룬 기사들을 탐색하고 소년이 살았던 집을 방문하며 하나하나 행적을 더듬어 나간다.1895년 7월 8일, 이스트런던의 한 주택. 에밀리 쿰스라는 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됐다. 그 집에 살던 13세 로버트와 12세 너새니얼 형제. 경찰이 도착하자 형 로버트는 자신이 어머니를 칼로 찔러 죽였다고 자백한다. 형제는 일주일 넘게 시체를 방에 방치해둔 채 크리켓 경기를 보러 가고, 엄마의 시계를 전당포에 맡겨 받은 돈으로 전에 없이 풍족한 생활을 누렸다. 악마가 나타났을 때 사회가 내비치는 반응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세상은 어머니를 칼로 찔러 죽인 아이의 잔혹성에, 일주일 넘게 시체를 방치한 태연자약함에 아연실색했다. 로버트가 당시 영국 노동자 계급 청소년들의 오락거리였던 싸구려 모험소설 ‘페니 드레드풀’을 즐겨 읽었다는 사실은 곧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주범인 김양이 인육을 먹는 이야기가 나오는 미국 드라마에 심취했었다는 것과도 일견 비슷하다.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 하층 계급의 아이들이 사회 전복을 꿈꾸는 반란군으로 자라날 가능성에, 사회는 두려움을 느낀다.책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 가졌던 노동자 계급 소년의 가족 내 위치에도 주목한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소년에게 제공되는 교육은 극히 제한적인데 반해 일찌감치 노동시장에 투입되는 등 책임은 크다. 가장 많은 돈을 벌어오는 가장이 가장 많은 밥을 먹는 가정 내 현실에 따라 제철소를 고작 2주 다니다 그만 둔 소년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었다.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어머니 에밀리와의 관계다. 두 형제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에밀리가 ‘도끼로 찍어버리겠다’며 너새니얼을 위협하자 로버트가 동생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범죄 원인 규명 못지않게 영국 사회가 소년범에게 제공한 교화도 주목할 만하다. 로버트는 범죄를 저지를 당시 정신이상이 인정돼 정신이상 범죄자 수용소인 브로드부어 병원에 무기한 수감된다. 로버트는 신경쇠약에 시달렸으나, 곧 그곳의 생소함과 친절함으로 마음의 빗장을 풀게 됐다. 로버트는 별 다른 제약 없이 재단 일을 배우고 유능한 크리켓 대표로 뛰었다. 의료진 판단으로 17년 만에 퇴원한 로버트는 이후 호주로 이민 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오랜 세월 금욕하며 규율에 따른 삶을 살았던 로버트는 그래서 군대라는 조직에 최적화된 인간이었다. 그리고 폭행 피해를 입은 소년의 손을 잡아주는 이가 된다. 책은 살인 동기나 정신병원에서의 교화 등에 대해 섣부른 판단 대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그를 위해 많은 문헌들, 로버트와 비슷한 듯 다른 사례들도 친절하게 풀어놓았다. 당대에 쓴 글이 아니라서 더욱 객관적인 자세가 유지되는 듯하다. ‘악마’라는 말로 치부하면 범죄자는 그 시대의 돌연변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된다. 악마를 잉태한 사회와 시대상을 분석하기 위해 작가는 그날의 기온, 해가 뜨고 진 시각까지 확인해 당대의 분위기를 묘사했다. 미국 추리작가 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상 범죄 실화 부문을 수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따로 발견된 두 시신, 21년 만에 한인 모자로 밝혀져…백인 남편이 살해

    따로 발견된 두 시신, 21년 만에 한인 모자로 밝혀져…백인 남편이 살해

    1998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각각 발견된 두 시신의 신원이 한인 여성과 그의 아들로 밝혀지면서 21년 만에 진범이 드러났다. 백인 남편이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다른 친척들은 이들 모자가 한국으로 돌아간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지역 신문들은 6일(현지시간) 경찰이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해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1998년 5월 1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북쪽의 스파튼버그 카운티에서 아시아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넉달 뒤인 9월 25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미베인의 고속도로변에서 남자아이의 시신을 발견했다. 여성의 시신에서는 묶인 흔적이 나왔고, 사인은 호흡 부족이었다. 남자아이의 시신은 백골화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됐고,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들이 모자 관계라는 것도 당연히 알지 못했다. 20년이 흐른 지난해 말 경찰관 팀 혼은 최신 유전자 분석 기법을 활용해 남자아이의 신원을 밝혀냈다. 이 아이는 1988년 백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 조모씨 사이에서 태어난 로버트 바비 아담 휘트였다. 1998년 남자아이 사건을 맡았던 혼은 “장기미제 사건 서류가 든 박스를 항상 책상 아래에 두었다”면서 “내가 움직일 때마다 발이 상자에 걸렸고, 그래서 신원 미상의 남자아이를 잊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혼은 바비의 친척들로부터 “엄마와 함께 한국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진술을 듣고는 엄마 조씨도 살해당했을 수 있다고 봤다. 다른 미제 사건들의 유전자와 대조 작업을 벌인 결과 같은 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발견됐던 여성의 시신이 조씨임을 알아냈다. 경찰은 1999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무장강도 사건으로 수감돼 교도소 복역 중이던 바비의 아버지를 찾아가 아내와 아들을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그는 이미 수감된 사건으로 2037년까지 가석방 자격이 없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재미 한국인 모자(母子) 피살사건 범인, 20년 만에 잡혔다

    재미 한국인 모자(母子) 피살사건 범인, 20년 만에 잡혔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한국인 여성과 그 아들의 억울한 죽음이 20년 만에 밝혀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수사관들의 끈질긴 추적 끝에 1998년 미국에서 벌어진 2건의 살인사건이 해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8년 5월 1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 카운티에서 여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지역 수사관 케빈 보보는 “발견 당시 시신은 나체로 손이 결박된 채 숲에 버려져 있었으며, 감식 결과 질식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계라는 것 말고는 이 여성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고 수사당국은 전단을 만들어 신원을 밝히는데 주력했다. 그로부터 4개월 후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350km 떨어진 노스캐롤라이나 더럼에서는 한 소년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잔디를 깎던 일꾼들에 의해 발견된 시신은 훼손 상태가 심각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DNA 감식 결과 아시아인과 백인 혼혈임이 밝혀졌고, 경찰은 전문가의 도움으로 소년의 몽타주를 만들어 미 전역에 뿌렸다. 그러나 이 소년의 신원도 파악되지 않았고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미제로 묻히는 듯 했던 이 두 사건은 지난해 12월, 사건 발생 20년 만에 사우스캐롤라이나 오렌지카운티 주수사관 팀 혼이 소년의 시신에서 채취한 DNA 샘플을 재조사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팀 혼은 살인사건 전문 컨설턴트에게 소년의 DNA 분석을 의뢰했고, 온라인 DNA 데이터베이스에서 친인척으로 추측되는 인물을 발견했다. 팀 혼은 “소년은 미시간에서 태어나 오하이오에서 자란 로버트 보비 아담 위트(10)로 확인됐으며, 친척들은 소년의 어머니 역시 비슷한 시기 사라졌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소년의 어머니 역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경찰은 끈질긴 수사 끝에 소년보다 앞서 시신으로 발견된 아시아계 여성이 소년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 경찰은 “공조 수사를 통해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과 소년이 모자 관계임을 밝혀냈다. 또 친척들의 증언을 토대로 인터폴과 한국 수사당국에 협조를 요청해 여성의 신원 역시 파악했다”고 밝혔다. 미 경찰에 따르면 20년 전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은 한국인 조명화 씨다. 친인척들은 그녀가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귀국한 줄로만 알았다고 전했다.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한 경찰은 즉각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조사에 나섰고, 그가 다른 혐의로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을 확인했다. 이 남성은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아내 조 씨와 아들 로버트를 차례로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살해 시기와 살해 동기, 살해 장소 등 정확한 사건의 개요가 확인되기 전까지 남성을 기소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의 신원 역시 아직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무장강도 혐의로 복역 중인 이 남성은 오는 2037년까지 가석방 자격이 없다. 이번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수사관 팀 혼은 “나는 항상 소년의 사건 파일을 책상 밑에 두었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파일이 내 다리를 쳤고 항상 이 작은 소년의 죽음을 잊지 않았다. 20년이 지났지만 이제라도 억울한 죽음을 밝혀낸 것 같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수사 당국 역시 20년간 사건 해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구체적인 사건 개요를 밝혀 남성을 기소하는데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성매매 수사 무마 대가로 금품 받은 경찰, 2심도 집행유예

    성매매 수사 무마 대가로 금품 받은 경찰, 2심도 집행유예

    성매매 단속에 걸린 노래방 업주에게서 금품과 함께 수사 무마 청탁을 받은 경찰관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알선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59)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경찰관 B(54)씨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9월 성매매 단속에 걸린 노래방 업주로부터 “담당 수사관에게 말해 혐의없음 처리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B씨에게 전달했다. B씨는 해당 사건을 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업주는 “잘 처리해줘서 고맙다. 함께 식사라도 해라”면서 A씨에게 100만원을 전달했다. A씨는 B씨 등과 100만원으로 식사를 한 뒤 남은 50만원을 B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혐의를 자백했던 A씨는 항소심에서 “검찰이 업주의 진술을 근거로 강하게 추궁하며 구속 가능성을 언급해 겁을 먹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진술한 것”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업주가 성매매 알선 피의 사실을 빼달라는 구체적인 부탁은 하지 않았고, B씨에게 친절하게 조사해달란 형식적 부탁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받은 100만원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친분에 따라 추석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는 B씨보다 4~5년 경찰 선배이고 평소 친분이 있는 선후배 사이로 지내왔기에, 업주에 대한 성매매 알선 피의 사건 담당인 B씨에게 법률상 또는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면서 A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양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A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은 경찰 공무원임에도 부정한 청탁을 받고, 동료 경찰관에게 부정한 업무 집행을 요청했으며, 그와 관련한 금품을 받아 나눠가져 대외적으로 수사 업무의 청렴성과 불가매수성을 훼손,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결혼 문제로 어머니와 말다툼하다 살해한 30대 체포

    결혼 문제로 어머니와 말다툼하다 살해한 30대 체포

    전북 익산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A씨(39)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7시 익산시 한 아파트에서 결혼 문제로 말다툼하던 어머니 B씨(66·여)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동생은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자 이튿날인 3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 시신을 아파트 베란다에 숨겨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일본 약대생 시신 실종 2개월 만에 주검으로 발견

    일본 약대생 시신 실종 2개월 만에 주검으로 발견

    실종 사실이 알려진 후 일본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됐던 여대생이 2개월여 만에 차디찬 주검으로 발견됐다. 일본 경찰은 지난달 31일 이바라키현의 한 공터에서 약 50㎝ 깊이에 묻혀 있던 일본약과대학 1학년생(1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학생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직인 35세 용의자를 체포했다. 용의자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피해자와 자신의 차 안에서 시비를 벌이다가 죽인 뒤 자신의 집에서 13㎞가량 떨어진 공터에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의자는 이전에도 SNS로 알게 된 여고생에게 현금을 주고 음란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돼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피해자는 지난해 4월 고향에서 약사의 꿈을 안고 도쿄로 상경했다. 지난 11월 20일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칸스시의 편의점 앞에서 용의자를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한 뒤 체포해 자백을 받아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구속 뒤 응원 꽃바구니 배달 잇따라, 김 지사 옥중편지 전달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구속 뒤 응원 꽃바구니 배달 잇따라, 김 지사 옥중편지 전달

    댓글조작 사건 공모 혐의로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응원하는 꽃바구니가 경남도청 김 지사 집무실로 잇따라 배달되고 있다. 경남도 홈페이지 도지사 소개란에 김 지사를 응원하는 글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1일 경남도에 따르면 김 지사가 지난달 30일 구속된 뒤 개인이나 단체 명의로 김 지사를 응원·격려하는 꽃바구니가 도지사실로 배달되고 있다.꽃바구니에는 ‘김경수 도지사님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등의 응원 글이 적혀 있다. 도지사 비서실은 지사실로 배달돼 온 꽃바구니는 이날 30여개를 포함해 모두 50여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개인이나 단체 이름이 적힌 것도 있고 이름을 적지 않고 보낸 꽃바구니도 있다. 비서실은 배달된 꽃바구니를 비서실안에 놓아 두었다. 비서실 관계자는 “지사가 부재중이어서 집무실 안에 들여놓지 않고 비서실안에 두었다”고 설명했다.경남도 홈페이지 ‘경남도지사 김경수’ 코너 ‘응원한마디’ 란에는 김 지사가 법정구속된 지난 30일 이후 김 지사를 응원·격려하는 내용의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등의 글이 이날까지 550여건 올랐다. 오모씨는 ‘경기도에서 김경수 지사님을 응원합니다’라면서 ‘경남도민은 아니지만 김 지사님을 응원하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진실함을 믿습니다.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이날 경남도내 18개 시·군 시장·군수 가운데 16명은 김경수 도지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발표했다. 시장·군수 16명은 ‘경남경제 재도약을 위해 김경수 도지사의 석방을 촉구합니다’라는 탄원서를 통해 “경남경제 재도약 과정에서 김경수 지사의 부재가 큰 타격임을 헤아려주시길 사법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조규일 진주시장과 윤상기 하동군수는 탄원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김 지사 변호인측은 시장·군수들이 낸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김 지사는 부인 김정순씨를 통해 이날 경남도민에게 명절 인사와 함께 유죄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옥중서신을 전했다. 부인 김씨는 전날 김 지사 접견 때 김 지사가 도민들께 전해달라고 전한 편지를 이날 김 지사 페이스북에 올렸다. ●다음은 김경수 지사 서신 전문 경남도민 여러분, 경남도지사 김경수입니다. 곧 설 명절이 다가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난 6개월간 여러분과 함께 했기에 많은 것들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용기와 힘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와 함께 새로운 경남을 위해 노력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송구합니다.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전에 여러분께 좋지 못한 소식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은 외면한 채 특검의 물증 없는 주장과 드루킹 일당의 거짓자백에 의존한 유죄판결을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저는 진실을 향한 긴 싸움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진실은 아무리 멀리 내다버려도 반드시 돌아옵니다. 진실의 힘을 믿습니다. 도민 여러분, 저는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당분간 행정부지사께서 권한대행을 맡아 도정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부지사 두 분을 중심으로 도정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힘과 지혜를 함께 모아주십시오. 항소심을 통해 1심 재판부가 외면한 진실을 반드시 다시 밝히고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뵙겠습니다. 설 연휴,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고향 가는 길 안전하게 다녀오십시오. 고맙습니다. 2019. 2. 1. 경남도지사 김경수 올림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동료 침묵·2차 가해 딛고 ‘연극계 첫 미투’ 그녀가 이겼다

    피해자 “같은 처지 피해자들 지지받아 연극인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갈 것” 지난해 2월 연극계 첫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연극배우 이명행(43)씨에게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이후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의 시발점이 됐다. 31일 연극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공연 스태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재범 우려가 크며, 유형력(직간접적인 힘의 행사)이 상당히 강했다”며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다만 “동종 범죄 전과가 없고 범행에 대해 자백한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미투 후 1년 만에 가해자 처벌을 이끌어낸 피해자 수민(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지 피해자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재판 과정을 버텨 왔다”며 “앞으로 연극 작업자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수민씨는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고 이후 이씨를 고소했다. ‘이명행 사건’은 2018년 터져 나온 문화예술계 미투의 첫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건보다 대중의 관심을 덜 받았다. 가해자가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컸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외로운 법정 싸움을 택했다. 그는 “미투 이후 자극적인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겪으면서 분노와 무기력을 느꼈다”며 “모든 것을 돌파하고 연극인으로 돌아갈 방법은 정의 실현뿐이었다”고 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2차 피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세상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동료나 지인들의 침묵과 방관이었다. 대신 같은 처지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지지를 보냈다. 수민씨는 “피해 생존자와 대화하고 지지하는 시간은 큰 위안이었다”며 “재판을 통해 모든 생존자들을 대변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을 구하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 준 연극인들도 큰 힘이 됐다. 연극계 성폭력 반대 운동 모임인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측은 “법원이 이씨의 범죄 행위를 대부분 인정하고 징역을 선고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며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법원 판단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민씨와 연대해 온 공연기획자 오성화씨는 “연극계 성폭력이 만연한 원인은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고 덮어 왔기 때문”이라며 “피해를 호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시스템과 조력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숙제 하기 싫어서”…유괴 자작극 꾸민 中 10살 소년

    “숙제 하기 싫어서”…유괴 자작극 꾸민 中 10살 소년

    중국의 10세 남자아이가 황당한 이유로 납치 자작극을 꾸민 사실이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쓰촨성 충칭시에 사는 10세 소년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17일, 하교하던 길에 괴한에게 납치됐었다는 사실을 부모에게 알렸다. 당시 소년은 부모에게 “여성 한 명과 남성 한 명이 강제로 나를 차에 태워 납치했다”면서 “차에 태워진 채 어디론가 끌려가던 중 두 납치범이 휴대전화에 집중해 있는 사이 차 문을 열고 탈출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를 들은 부모는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소년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라고 판단하고 정확한 사건 정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경찰은 납치 및 탈출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는 소년의 태도에서 수상함을 느꼈고, 이를 다시 추궁한 결과 모든 이야기가 소년이 꾸며낸 거짓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년은 경찰 조사에서 “숙제 하기가 싫어서 (부모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소년이 미처 다하지 못한 숙제가 든 가방을 인근 주차장에 버렸다는 진술을 듣고 해당 주차장을 조사한 결과, 그곳에서 실제로 소년이 말한 가방을 발견했다. 소년이 어설프게 납치 및 탈출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의 동영상은 경찰을 통해 SNS에 퍼졌고, 이 일은 곧바로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숙제가 하기 싫어서 과제물이 든 가방을 버리고 납치 자작극을 벌인 소년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어릴 때 상상만 했던 일을 이 소년이 해냈다”, “이 아이는 분명 매우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가 틀림없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아이가 다시는 이런 ‘사기극’을 벌이지 않도록 따끔하게 체벌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법정구속 김경수, 성창호 재판부에 항소장 제출

    법정구속 김경수, 성창호 재판부에 항소장 제출

    선고 직후 “다시 진실 향한 긴 싸움 시작”댓글 조작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경수 지사는 법정구속 판결 다음날인 31일 변호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은 전날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순위 조작에 가담한 사실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그에게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선 징역 2년의 실형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그를 법정에서 구속했다. 김 지사의 변호인 오영중 변호사는 1심 선고 직후 김 지사가 친필로 “다시금 진실을 향한 긴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라고 쓴 입장문을 대독하며 항소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입장문에서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을 외면한 채 특검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였다”며 “특검의 물증 없는 주장과 드루킹 일당의 거짓 자백에 의존한 유죄 판결은 이해도, 납득도 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피 토하며 쓰러진 아내 방치해 사망…“간병하기 싫어서”

    피 토하며 쓰러진 아내 방치해 사망…“간병하기 싫어서”

    지병을 앓던 아내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는데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고 출근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119에 신고하면 병원비도 많이 나오고 간병하기 싫었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인천지검 형사4부(부장 정종화)는 유기치사 혐의로 A(38)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6일 밤 11시쯤 집에서 아내 B(44)씨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졌지만 119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B씨는 쓰러진 지 3시간 만인 다음날 새벽 2시쯤 식도정맥류 파열로 인한 출혈로 숨졌다. B씨는 평소 간경화와 식도정맥류 질환을 앓고 있었다. A씨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쓰러졌을 때 장모에게 전화하려고 했으나 아내가 하지 말라고 했다”며 “고의로 방치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외력에 의한 사망은 아니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 부검 결과를 토대로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고 이 사건을 내사종결 하려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아내가 쓰러졌을 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던 점을 수상하게 보고 피의자 행적 등을 파악하도록 조치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숨진 아내를 안방 침대에 두고 정상적으로 회사에 출근했고 퇴근 후 뒤늦게 처가 식구들에게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를 유기치사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그의 혐의가 무겁다고 보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검찰은 평소 B씨가 간경화 등 치료를 위해 다니던 병원의 의사로부터 “응급조치가 있었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받았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아내가 술을 자주 마셨고 간 경화로 입원한 적도 있다”며 “119에 신고하면 병원비도 많이 나오고 다시 병원에서 간병을 해야 하는 게 싫었다”고 뒤늦게 자백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예상 못한 실형선고에 얼굴 굳어진 김경수 “물증없는 거짓 자백… 유죄 판결 납득 못해”

    金친필 입장문 읽는 변호인단도 당혹 지지자들 “양승태 대법원이 문제” 항의 일부 보수단체 회원 “꼴좋다” 비아냥 30일 법정 구속이라는 예상치 못한 1심 결과가 나오자 김경수 경남지사와 법정을 가득 메운 김 지사의 지지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만약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현직 도지사인 점과 방어권 보장 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치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선고 뒤 친필로 쓴 입장문을 통해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을 외면한 채 특검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였다”면서 “특검의 물증 없는 주장과 드루킹 일당의 거짓 자백에 의존한 유죄 판결은 이해도, 납득도 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입장문은 김 지사 측 오영중 변호사가 대신 읽었다. 변호인들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변호인은 “저희는 지금도 김 지사가 무죄라고 생각하지만 저희의 판단이 충분히 재판부에 전달되지 못했나 하는 생각으로 괴로운 심정”이라고 했다. 공판 시작 전까지만 해도 김 지사는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선고 20분 전쯤 법원에 도착한 김 지사는 취재진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특검 수사부터 재판 과정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협조했고 최선을 다해 임했다. 도정에 전념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드루킹 김동원씨가 실형을 선고받은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제 재판과는 다른 재판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선고가 이어지는 70분간 김 지사의 얼굴은 빠르게 굳어졌다. 특히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자 김 지사는 어쩔 줄 몰라하며 피고인석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얼굴은 물론 귀까지 시뻘게졌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김 지사는 간신히 몸을 움직여 지지자들을 향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고 외쳤다. 목소리엔 울먹임이 묻어났다. 김 지사의 지지자 30여명이 방청석 앞쪽으로 몰려나와 “우리 지사님 어떡하느냐”, “양승태 대법원이 문제”라고 소리치며 특검과 재판부에 항의하고 오열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꼴좋다”고 비아냥대며 법정을 떠났다. 김 지사의 부인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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