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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 고도제한 해결 범시민대책위, 8일 서울공항서 무기한 1인 시위

    성남 고도제한 해결 범시민대책위, 8일 서울공항서 무기한 1인 시위

    경기 성남시 고도제한 완전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오는 8일 오전 11시 서울공항 정문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간다. 1인 시위는 수정구의 재개발, 재건축 그리고 분당의 재건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성남시에 대해 50년 넘게 적용되고 있는 고도제한 완전해결을 촉구하기 하기 진행하는 것이다. 이번 1인 시위는 성남시 고도제한이 완전해결 되는 날까지 휴일과 날씨에 상관없이 매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고도제한 범대위는 1인 시위에 참가하는 자발적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날 첫 1인 시위에는 고도제한범대위 도봉 상임대표가 입장 발표 후 첫 1인 시위에 나서게 된다. 이번 1인 시위에 대해 고도제한범대위 도봉상임 대표는 “성남시 고도제한 완전해결은 90만 성남시민의 숙원사항”이라며“고도제한이 완전해결 되는 날까지 시민들과 함께 매일 1인 시위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1인 시위에 들어가는 성남시 고도제한 범대위는 지난해 2월 25일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성남시 고도제한범대위는 정치, 종교, 문화, 경제, 사회, 시민사회 등 80여개 시민단체를 비롯해 민,관,정이 한 마음으로 뭉쳐 지역 발전의 최대 걸림돌인 고도제한 완전해결에 손을 맞잡았다. 성남시는 시 승격 50주년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의 고도제한 적용으로 인해 지난 50년간 도시균형 발전이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 쾌적한 주거권 확보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수정구와 중원구 주민들의 염원인 재개발, 재건축은 고도제한으로 또다시 발목이 잡혔다. 1991년 첫 입주를 시작한 1기 신도시 분당구 재건축 추진도 예외가 아니다. 본격적인 재건축에 들어가는 분당지역의 주거 쾌적성을 위해서도 고도제한 완전 해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성남시에 따르면 두 차례의 고도 제한 완화에도 시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른 건축물 높이 제한으로 고밀도 개발에 크게 제약을 받고 있다. 시는 1차 고도 제한 완화를 통해 비행안전구역 제3·5·6구역의 자연 상태 지표면으로부터 12m까지 건축이 허용되던 것을 지난 2002년 45m까지 건축이 허용될 수 있도록 고도 제한을 완화했다. 지난 2010년에는 2차 고도 제한을 완화하는 데 성공했다.
  • 광주은행, 1억8천만원 상당 딤채 구매

    광주은행, 1억8천만원 상당 딤채 구매

    광주은행은 대유위니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역 제품 구매 운동에 참여했다고 5일 밝혔다. 광주광역시는 ‘빛고을 사랑나눔 김장대전’ 행사장에서 딤채 김치냉장고를 전시하고 시청 1층 시민홀에서도 전시 및 판매를 지원하는 등 지역 제품 구매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광주광역시 금고업무를 담당하는 광주은행이 대유위니아그룹 지역 협력업체의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자 힘을 보탰다. 이번 구매 운동은 광주은행 임직원들이 지역기업 생산품 구매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약 1억8000만원 상당의 딤채 김치냉장고를 구매했다. 고병일 광주은행장은 “대유위니아의 빠른 회생 절차가 이뤄져 지역 협력 기업들의 경영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지길 기원한다”며 “앞으로도 광주은행은 지역에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은행은 지난해 11월 광주시와 ‘대유위니아 협력업체 특례 보증지원 협약’ 체결을 통해 대유위니아 협력업체 한 곳당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 언제까지 병사만 ‘까까머리’… 병사·간부 두발 차별 고민하겠다는 군, 2년째 빈말만[취중생]

    언제까지 병사만 ‘까까머리’… 병사·간부 두발 차별 고민하겠다는 군, 2년째 빈말만[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머리 길이와 나라 지키는 건 관련 없잖아요. 머리 길다고 전투력 떨어진다는 과학적 근거도 없지 않나요.” 올해 예비군 6년 차를 맞은 이모(29)씨는 군대 내 두발규정이 늘 이해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다른 예비군 홍모(29)씨 역시 “군에 복무할 때 외박 나갈 때마다 한줄로 세워놓고 머리 길이 검사를 하는 게 너무 폭력적으로 느껴졌다”면서 “머리를 조금 기를 수 있게 해달라고 간부에게 많이 항의했지만 한번도 의견이 받아들여진 적은 없었다”고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병사에게만 짧은 머리를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는 문제 제기가 많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도 2021년 군 간부와 병사에게 다르게 적용되는 두발 규정을 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두발규정 개정을 논의하겠다는 국방부는 2년째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병사는 ‘스포츠형’만…해외선 두발 차별 안해 2021년 인권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모든 군에서 간부에게는 ‘스포츠형’ 또는 ‘간부표준형’ 두발을 선택할 수 있지만 병사에게는 스포츠형만 강제하는 규정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조사에 앞서 인권위에는 ‘병사와 간부들에게 다른 두발규정을 둔 것은 차별’이라는 취지의 진정이 제기됐습니다. 인권위 관계자에 따르면 2020~2023년 사이 인권위에 ‘군대 내 두발규정’ 관련 진정이 제기된 건은 최소 34건입니다. 4년 전부터 꾸준히 병사의 두발규정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는 셈입니다. 당시 각 군은 두발규정의 차등 적용 이유로 ▲병영 단체생활 ▲신속한 응급처치 및 2차 감염 방지 ▲헬멧 등 보호장구 착용 ▲병사 이발을 위한 부대 내 전문인력 부족 ▲병사 간 두발 유형 차이로 인한 위화감 조성 방지 등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도 군 두발규정에 차등이 있는 사례는 드뭅니다. 인권위가 해외 사례를 살펴본 결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모병제 국가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같은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에서도 신분에 따라 군에서 두발규정을 다르게 적용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별 시정하라” 권고에도 2년째 묵묵부답 인권위는 2021년 12월 현재 운용하는 군 두발규정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인 만큼 시정하는 방향으로 두발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듬해 7월 두발규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에도 국방부는 각 군에서 추가 논의를 통해 개정안을 검토하겠다면서도 2년 넘게 확정된 개정안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는 지난 4일 “국방부가 2년에 걸쳐서 두발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직접적인 권고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검토 중’ 또는 ‘미확정’이라고 반복 답한 것은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려는 노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이어 “국방부가 인권위의 권고 수용을 지체하면서 여전히 군에서는 기존 두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고, 인권침해를 호소하는 병사들의 진정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군인권단체 등 게시판에도 두발규정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현재 국방부의 부대관리훈령에 따르면 용모나 두발에 대해 ‘항상 깨끗하고 단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군 내 기강을 다잡는 조건으로 머리 길이보다는 ‘단정한 관리’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입니다. 병사 머리 길이에 대한 차등 기준을 고집하는 것보다 개별 군인에게 최소한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자발적인 기강 확립을 꾀하려는 고민이 보다 생산적이라는 지적을 국방부가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 “혼자 타야 안전해요”…전동킥보드 타다 55명 사망·5570명 부상

    “혼자 타야 안전해요”…전동킥보드 타다 55명 사망·5570명 부상

    최근 3년간 전동킥보드 등 개인용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 교통사고로 인해 55명이 사망하고 557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1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80명이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교통공단은 최근 3년간(2020~2022년) 개인형 이동장치(PM) 교통사고가 총 5018건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55명이 사망, 557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5일 밝혔다. 개인용 이동장치(PM)는 전동킥보드 등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1인용 교통수단으로 단거리 통행 시 짧은 시간 내 이동이 가능하고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편해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교통공단의 ‘운전자 교통법규 인식에 관한 연구’ 결과 개인형 이동장치(PM) 또는 자전거 이용 경험이 있는 운전자 702명 중 63%가 ‘좌회전 방법’에 대해 ‘모른다’고 응답하는 등 안전운전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형 이동장치(PM)는 ‘원동기장치자전거(16세 이상 취득 가능)’ 또는 ‘2종 소형’, ‘1·2종 보통’, ‘1종 대형·특수’ 등 운전면허를 소지해야 이용할 수 있으며,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주행 시에는 자전거도로 또는 차도 우측 가장자리를 이용하고, 횡단보도에서는 내려서 끌고 가야한다. 단, 자전거횡단도는 탑승하고 이용 가능하다. 개인형 이동장치(PM)도 ‘자동차 등’에 해당하므로 음주 후에는 운전해서는 안 되며 전동킥보드와 전동이륜평행차는 2인 이상 승차해서는 안 된다. 특히 13세 미만 어린이는 도로에서 개인형이동장치(PM) 운행이 금지돼 있다. 이민정 도로교통공단 제주지역본부장은 “개인형 이동장치는 두 명 이상 탑승 시 균형 잡기가 어려워 사고 시 두부 손상 등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하고 한 명만 타야한다”며 “음주 후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도 명백한 ‘음주운전’이므로 안전한 운행 문화 정착을 위해 PM 이용자의 자발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최근 3년간(2020~2022년) 개인형 이동장치(PM) 교통사고가 총 78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는 1명, 부상자는 8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0년 6월 제주시 구좌읍 월정해안도로에서 20대 관광객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달리다 설치된 볼라드와 충돌한 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 이준석 신당, 하루만 당원 2만명 모집 “교섭단체 목표”…기세 이어갈까

    이준석 신당, 하루만 당원 2만명 모집 “교섭단체 목표”…기세 이어갈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가칭 ‘개혁신당’이 당원 모집 하루 만인 4일 2만 4000여명을 모집하며 중앙당 창당 요건을 충족했다. 이르면 오는 20일쯤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신당 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신년을 맞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지만, 뒷심 발휘를 위해서는 국민의힘과의 차별화에 성공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혁신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 1시 기준 신규 당원이 2만 4000명을 넘어섰다”며 “온라인 당원 모집 홈페이지 개설 18시간 만에 중앙당 창당 요건과 시도당 7개의 설립 요건을 충족시켰다”라고 뒷전했다. 개혁신당 측은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은 “거대 정당들의 조직 동원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분노를 헤아리고, 양 당 정치가 보여주는 적대적 공생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당 요건을 갖춘 만큼 개혁신당은 속도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행정 절차를 밟는데 2주 정도 걸릴 것”이라며 “오는 20일쯤 창당대회를 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은 개혁신당이 4·10 총선을 앞두고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보일지다. 전날 국민의힘 탈당 및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한 허은아 의원은 이날 교섭단체 지위 확보 요건인 ‘20석 석권’이 총선 목표라며 “자신 있으니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 추세는 나쁘지 않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로 지난 1~2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무선 ARS 100%,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10%의 지지율을 얻어 유의미한 지지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종의 ‘허니문 효과’일 수 있어, 향후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개혁신당의 성패는 최근 ‘한동훈 비대위’를 출범시킨 국민의힘과 대비될 수 있는 선명한 메시지를 낼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는 개혁신당의 첫 정강정책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언론 민주화’ 정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제3지대 인사들과의 연대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권자들에게 ‘정치공학적 결합’으로 비치면 실패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제3지대 연대론에 대해 “선거에서의 유불리만 따져 합친다면 선거 이후 더 큰 분란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 ‘지역 챙기고, 소외계층 돌보고’…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참여 사회공헌 활발

    ‘지역 챙기고, 소외계층 돌보고’…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참여 사회공헌 활발

    HD현대오일뱅크가 임직원 급여 일부를 재원으로 설립한 HD현대1%나눔재단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4일 HD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보육원을 퇴소한 자립 준비 청년 지원 사업 ▲노인복지관 어르신께 중식을 지원하는 ‘1%나눔진지방’ 사업 ▲취약 가구와 시설에 난방유를 지원하는 ‘사랑의 난방유’ 사업 ▲취약 가구 자녀 대상 장학금을 지급하는 ‘청소년 장학사업’ 등이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임직원이 도움이 필요한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자원봉사인 ‘행복 나눔 봉사 프로그램’을 19년째 이어오고 있다. 또한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청각장애 아동들을 위한 ‘인공 와우 머리망 만들기’와 지역 아동 센터 등에 기증하는 ‘사랑의 독서대 만들기’ 활동도 진행했다. 본사가 있는 서산 지역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역 농업인의 쌀을 사들여 충남 내 저소득 가정에 기부하는 ‘지역 쌀 구매 사업’과 인근 바다의 수산 자원 보존을 위해 25만 마리의 우럭 치어를 방류하는 ‘바다 가꾸기 사업’은 올해 21년째를 맞고 있다. 또한 대산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사업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 함께한다.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배리어 프리 영화는 자막과 화면 해설이 포함돼 시청각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를 시작으로 매년 2~3편을 만들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임직원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기부하는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 [문화마당] 시산리 아리랑/이은선 소설가

    [문화마당] 시산리 아리랑/이은선 소설가

    “(중략) 내가 스스로 나섬은 중국을 깨우쳐 나라를 지키고자 함이요, 장차 내가 겪을 고초는 명옥을 얻고자 함이니 그것이 자유와 평등 아니겠습니까?”(강희진, ‘소설 윤봉길’ 중에서) 훙커우공원에서의 거사를 의결할 적에 윤봉길이 외쳤다던 출정의 말이다. 나라를 위한 충절의 마음과 말이 곧게 박힌 문장이다. 새해 벽두에 가져오기에는 다소 의미심장할 수 있으나, 나는 윤봉길의 이 ‘모수자천’(毛遂自薦) 고사를 따라 일생을 토종 씨앗 지킴이와 소설 쓰기를 해 온 작가의 발자취를 용의 그림자라도 따라가 볼 심산이다. 마을 주민들의 창고와 벽장, 전국 방방곡곡 골짜기마다 찾아다니며 한국 토종 씨앗을 모아 온 사람이 있다. 우리 씨앗들의 DNA를 지키는 일이라면 농군, 마름, 청소부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제주도부터 헤이룽장성 모처까지 가서 토종과 관련된 씨앗들을 가져왔다. 아내가 해 오던 슬로푸드운동과 토종 씨앗 모으기를 처음에는 본인의 집에서 시작해 아예 터를 닦고 박물관을 차렸다. 이름하여 한국토종씨앗박물관. 고향의 노인들이 양로원에서 돌아가시는 것을 안타까워하여 지역 공동체를 꾸리고 ‘내 집에서 운명하기’ 프로젝트를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진행한다. 주민들의 일상을 촬영해 시산리 영화제도 꾸린다. 무엇보다 토종 씨앗이 있는 곳이라 하면 그곳이 어디여도 가고야 만다. 동서 끝쪽의 섬들인 가의도와 울릉도까지 톺았단다. 저인망으로 헤집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고, 도무지 열려고 들지 않는 할머니들의 벽장 속을 열 수 있던 그 힘은 바로 토종의 근간을 지키고자 하는 출정사의 마음 그 자체를 씨앗의 주인들에게 가감 없이 보여 준 덕분이다. “세포를 억지로 변화시켜서 생산량만 늘리는 곡물들을 먹은 사람들이 대체 얼마나 건강하게 살 수 있단 말입니까? 웰빙과 힐링을 외치면서 유전자조작식품들을 먹어요. 통탄할 노릇입니다. 게다가 이십여 년 후에는 우리 마을에서 공동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노인들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자식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나고 자라 여기의 땅으로 돌아간 것을 지켜본 사람들이 술 한잔하는 축제의 장이 돼야지요. 토종 곡물로 빚은 막걸리와 청주 정도면 음복하기에 걸맞춤이 아니겠습니까.” 평생 함께 음식과 삶을 나누며 함께 산 이들이 돌아간 하늘 쪽으로 우리 쌀로 빚은 청주 한 잔 올리는 것, 그것을 영화로도 제작해 기록하고 소설을 써서 역사적인 인물도 잊지 않는데, 또 안방으로 돌아와서는 강아지풀을 선물한 손녀의 조막손을 잊지 못해서 들판에 나가기만 하면 발에 채는 그 강아지풀을 벽에 못 박아 걸어 둔 영락없는 할아버지다. 은근슬쩍 박물관에 찾아가 직접 농사지은 우리 밀로 만든 빵을 내오는 그 투박한 손을 오래 쳐다보고 싶다. 아리랑이 꼭 아리아리 쓰리쓰리만을 향하는 노래가 아니듯이 그가 말하여 적고 기록한 것들이 퍼지는 모든 문장이 마을 곳곳의 아프고 외로운 노인들을 우리 가락에 맞춰 용솟음치게 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우리 토종 씨앗을 지켜 주는 든든한 청룡 같은 지킴이가 부르는 시산리의 아리랑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서는 그 힘이다. 그는 청룡을 뒷배로 둔 사람인 걸까. 자못 궁금하다면 시산리로 향해도 좋을 법한 새해다.
  • [단독] 강제동원 재단에 연말 기부 1건 추가…여전히 모자른 ‘제3자 변제’ 재원

    [단독] 강제동원 재단에 연말 기부 1건 추가…여전히 모자른 ‘제3자 변제’ 재원

    정부가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제3자 변제’ 해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 기업을 대신해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대한 기부는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재단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재단에 접수된 기부 건수는 12건으로 총 41억 6345만여원이었다. 박 의원이 같은 자료를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받았을 땐 11건으로 합산 금액이 41억 1400만여원이었다. 석 달새 겨우 한 건의 기부가 더해진 것으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추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 뒤 같은 달 27일 재일한국상공회의소가 4945만 1600원(550만엔)을 기부한 게 전부였다. 지난해 3월 6일 정부가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한 뒤 대일 청구권 자금 수혜 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가 40억원을 출연한 것을 비롯해 주식회사 오토스윙(2000만원) 등 기부에 참여한 기업은 겨우 두 곳에 불과하다. 단체로는 지난해 3월 주한미국상공회의소(금액 비공개)와 서울대 총동창회(1000만원), 서울대 일본 총동창회(500만원)가 각각 참여한 데 이어 이번에 재일한국상공회의소가 추가로 참여했다. 개인은 재일교포 2세인 가네다홀딩스 회장이 개인 명의로 낸 5000만원을 포함해 6건이었다. 재단은 이날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 15명 가운데 11명에게 배상금 등 25억여원을 지급했다”면서 “공탁금 지출 예정액은 12억여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추가 소송’에서 승소한 11명을 비롯해 28일에도 추가 승소 판결이 나오는 등 배상금을 받아야 할 피해자들은 계속 늘고 있다. 대법원에 계류된 소송만 7건이 더 있어 제3자 변제 대상이 될 피해자 및 유족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피해자 1명당 1억~1억 50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받아야 하는데 기부금만으로는 재원이 충분치 않다. 일본 기업은 여전히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재단은 “지연이자 및 소송 비용에 대해서는 추후 파악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3월을 비롯해 여러 차례 밝혔듯 민간의 자발적 기여를 통한 재원 확충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구자료 답변서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 해법을 두고 “앞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재단과 함께 피해자 및 유가족분들께 판결금 지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애초에 ‘보보보’ 당첨 확률은 0%”…넥슨, 116억 과징금 맞아

    “애초에 ‘보보보’ 당첨 확률은 0%”…넥슨, 116억 과징금 맞아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장비 옵션을 재설정·업그레이드하는 ‘큐브’의 확률을 소비자 몰래 내린 넥슨코리아에게 공정거래위원회가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물었다. 3일 공정위는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 42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5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일종의 ‘뽑기’다. 게임 이용자는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큐브를 사고, 큐브를 사용하는 시점에 아이템 종류와 성능 등이 결정된다. 큐브는 게임 내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비의 옵션을 재설정 할 수 있는 장비다. 장비의 큐브를 사용하면 ‘잠재 능력’으로 불리는 3개의 옵션이 임의로 장비에 부여된다. 큐브는 개당 1200원(레드큐브) 또는 2200원(블랙큐브)에 판매됐다. 2000원가량을 내면 원하는 옵션을 뽑을 수 있는 ‘추첨 기회’를 한번 얻게 되는 슬롯머신 또는 복권과 유사한 구조다. 인기 중복 옵션 당첨 확률 ‘0’…등업 확률 낮춰 넥슨은 큐브 상품 도입 당시에는 옵션별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으나, 2010년 9월부터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했다. 2011년 8월 이후에는 선호도가 특히 높은 특정 중복 옵션이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재차 변경했다. 이른바 ‘보보보’, ‘드드드’, ‘방방방’ 등 인기 중복 옵션의 당첨 확률이 아예 ‘0’으로 설정된 것이다. 넥슨은 이러한 옵션 변경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2011년 8월 ‘큐브의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의 거짓 공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게임 이용자들은 단기간에 스펙을 키울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을 반복 구매하곤 했다. 이번 조사에서 큐브를 사느라 한 사람이 최대 2억 8000만원을 쓴 경우도 있었다. 큐브 판매액은 메이플 스토리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였다. 장비 등급 상승(등업) 확률을 임의로 낮춘 사실도 드러났다. 장비에 부여되는 잠재 능력에는 등급이 있다. 등급은 레어→에픽→유니크→레전드리 순으로 높아지며, 높은 등급일수록 더 좋은 옵션의 잠재 능력이 나올 수 있다. 등업은 장비 옵션을 재설정하는 큐브 사용 시 일정 확률로 이뤄진다. 등급이 높아질수록 등업 확률도 낮아지는 구조다. 넥슨은 2013년 7월 장비의 최상급 등급인 레전드리 등급을 만들고, 등급 상승 확률이 높은 ‘블랙큐브’ 아이템을 함께 출시했다. 출시 당시 블랙큐브의 레전드리 등업 확률은 1.8%였지만, 2017년 12월에는 1.4%까지 낮아졌다. 2016년 1월에는 1%까지 등업 확률이 떨어졌다. 넥슨은 이러한 사실 역시 이용자들에게 공지하지 않고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큐브 확률이 처음 변경된 2010년 9월부터 확률이 외부에 공개된 2021년 3월까지 넥슨이 큐브를 통해 55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게임 ‘버블파이터’도 당첨 확률 변경 숨겨 넥슨의 또 다른 게임인 ‘버블파이터’에서도 뽑기형 아이템을 이용한 거짓·기만행위가 적발됐다. 버블파이터는 2015년 2월 게임 내 이벤트로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용자가 빙고판에 적힌 숫자와 같은 카드를 열어 전체 빙고판을 완성하면 이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빙고판 숫자는 일반 숫자 22개와 ‘골든 숫자’ 3개로 구성된다. 일반 숫자 카드는 게임 내 각종 임무를 완수하면 획득이 가능하지만, 골든 숫자 카드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인 ‘매직바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최초 올빙고 이벤트에서는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일정 확률로 골드카드를 얻을 수 있었지만, 2017년 10월 10차 이벤트부터 2021년 3월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바늘 1~4개 사용 시까지 골든 숫자 카드를 획득할 확률이 0%로 변경됐다. 매직바늘을 4개 사용할 때까지는 ‘당첨’이 절대 나오지 않고, 5개째부터 일정 확률로 ‘당첨’ 아이템이 나오는 것이다. 넥슨은 이런 확률 변경을 숨긴 채 이벤트 관련 공지에 ‘매직바늘 사용 시 골든 숫자가 획득된다’는 거짓 내용을 올렸다. 역대 가장 높은 과징금…넥슨 “조사 이전 개선” 공정위는 넥슨이 소비자 선택 결정에 중요한 정보인 확률 관련 사항들을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 구매를 유도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넥슨에 향후 금지명령과 함께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116억 4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영업정지 6개월 제재를 부과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서비스 정지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과징금으로 대체한다는 의미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가장 높은 액수다. 종전 최고액은 2019년 음원 상품 허위 광고와 관련해 카카오에 부과된 1억 8500만원이었다. 공정위 제재에 대해 넥슨은 “이번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로, 현재의 서비스와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 확률 정보를 공개해 자발적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을 완료했다”며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순간 순간 선택이 모여 나를 만든다…‘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

    순간 순간 선택이 모여 나를 만든다…‘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

    ‘10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한국 인문학계를 대표하는 학자 김기현(65)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 인간다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질문을 던졌다. 10년 전의 모습과 다른 모습이라면 왜 그런 것인가.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순간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면서 “그러나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선택을 내가 아닌 AI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가 ‘인간다움’이란 저서에서 ‘공감·이성·자유’를 강조한 것도 현대 사회가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를 직시하자는 취지에서다. 김 교수는 우선 ‘선택의 외주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올라온 콘텐츠가 워낙 방대해 AI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편리함만을 추구한다면 나의 선택은 점점 외주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라고 반문한 그는 “과도한 편의주의로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만족시킬 수 없다”며 현실 인식이 중요하다고 했다.김 교수는 인간다움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인 공감이 위협받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학습을 통해 공감 능력이 발전하는데, 관계의 비대면화로 공감이 도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상)를 얘기하려는 건 아니라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AI 시대 빛과 그림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담론을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김 교수가 주목한 건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인간다움이다. 그는 “상대방의 즐거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인간다울 수 있다”며 “인간의 행복 자체에 공존과 상호 존중 가치가 녹아들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건 인간밖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가 베토벤의 음악,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흉내낸다고 해서 베토벤, 고흐와 같은 존재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AI의 지능이 탁월하더라도 슬픔, 외로움, 절망감, 향수와 같은 의식을 가질 수는 없다”고 짚었다. 이어 “로봇과 인간의 ‘공존의 윤리’도 과장된 얘기”라면서 “AI는 도구이자 수단이지 인격체가 아니다. 감정·의식이 없는 존재를 과도하게 발전시키지 않고 인간의 도구로 잘 활용하는 공동체 규범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왜 이 시점에 인간다움일까. “인간다움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이 시대가 아니더라도 항상 우리 인간들이 문제 삼은 주제다. 이 시대에 더 중요해진 것은 AI 발전과 떼놓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과거의 산업이나 기술의 발전은 인간들의 주변 환경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AI 기술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환경을 변화시켜서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공통적인 측면이 있다. 차이가 있다면 AI 기술은 단지 환경을 바꾸는 것 뿐 아니라 인간의 내부로 들어온다는 점이다. 인간의 판단 내지는 결정, 전통적으로 인간의 마음 속에서 이뤄진 것도 AI가 들어와서 작업하기 시작했다.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인간의 자세에 영향을 준다.” -인간다움을 정의한다면. “사실 인간다움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어떤 각도에서 인간다움을 보느냐에 따라 생각들이 다양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술가라면 초월적인 미적인 관점에서 얘기할 거고, 교육자는 교육 관점에서 얘기할거다. 제가 주목한 건 관계적인 측면에서 인간다움이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점이다. -인간다움이 위협받고 있나. “인간은 나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짐승과는 다른 존재다. 인간은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로 다른 사람도 나처럼 꿈을 꾸고 실현해 나간다는 걸 서로 인정해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다움이 도전받고 있다면 인간다운 관계라는 게 뭔가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정의돼야 한다. 그래야 인간다움이 어떤 위협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진단도 할 수 있다.” -인간다운 관계가 뭔지 설명해달라. “인간다움을 이루고 있는 건 공감, 이성, 자유다. 우선 공감 능력이 없는 존재는 사이코패스다. 인간다움이 없으면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그 다음 필요한 게 이성이다. 공감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한테는 잘 작동하지만 먼 사람한테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이성이 그걸 보완해준다. 이성은 내 행동이나 판단이 어떤 보편적인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나와 먼 사람도 하나의 인격체이고 동등하게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마음이 강압이나 세뇌로 주어진다면 그것도 인간답지 않다. 자발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관계여야 한다.” -공감, 이성, 자유는 인간만의 특징인가. “공감은 인간만의 것은 아니다. 영장류에서도 나타난다. 동물도 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 해결 지능을 넘어 일반적인 원리를 성찰하고 찾아내는 건 인간이 가진 능력이다. 인간 외 다른 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알려면 자아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AI 기술 발전이 인간다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들의 인간다움을 AI도 가질 수 있을까. 가능하지 않을 거다. 인간이 마음 속의 느낌을 갖는 건 의식과 관련이 있다. 죽음을 생각하면서 절망을 느끼고 가까운 사람이 죽었을 때 슬픔을 느끼는 게 인간이다. AI 로봇은 문제를 해결하는 탁월한 지능으로 인간을 초월하더라도 인간이 느끼는 슬픔, 외로움, 절망감, 향수 등 의식 관련 부분은 AI가 가질 수 없다. 공감과 정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유대감을 느끼고 하고 외로운 존재가 아닌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생기게 한다.” -AI 로봇은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인가. “로봇은 그런 걸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의 윤리를 얘기하는데 이것도 과장된 얘기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탁월한 기계이지만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존재와 공존을 얘기하는 게 말이 안 된다. AI는 도구이자 수단이지 인격체가 아니다. 감정, 의식이 없는 존재를 과도하게 발전시키지 않고 인간의 도구로 잘 활용하는 공동체 규범이 필요하다.” -지능 측면에서는 인간보다 앞서는 게 맞나. “이성이라는 건 폭이 크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내놓는 것은 AI가 인간보다 훨씬 탁월하다. 그러나 문제를 던지는 건 AI가 인간을 따라올 수 없다. 과연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내는 AI가 나오겠나. 예를 들어 AI에게 베토벤의 음악을 알려주면 그 틀을 유지하면서 흉내를 잘 하겠지만 AI로부터 또 한 명의 베토벤이 나올 수 있을까.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도 절망, 외로움이 작품에 표현됐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는 것이고 고흐라는 미술 세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AI가 이런 걸 탐지해서 새로운 걸 만들 수 있을까. 가능하지 않다.”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의 범위가 좁혀지고 있다. “10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내 선택들이 모여서 나를 만든다. 그러나 점차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선택을 내가 하는 게 아니라 AI에 의존한다. ‘선택의 외주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는 콘텐츠가 방대해 이 많은 걸 검색해서 선택할 수 없다. 내 성향을 판단해주는 외부의 AI 시스템에 도움을 받는 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편리함만을 추구하다보면 나의 선택은 외주화된다. 이전의 나를 만든 것은 나의 선택이었지만 지금 나를 만든 건 알고리즘 선택이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 -AI 시대 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공감도 관계가 비대면화되면서 위협받고 있다. 한 시대 속에서 공감도 학습이 필요하다.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양식은 달리 나타난다.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람 마음을 읽어내는 학습을 하면서 공감 능력도 발전하는 건데 비대면 관계에서는 학습 능력이 줄고 공감도 약화된다. 그렇다고 해서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상) 미래를 얘기하려는 건 아니다. AI 시대 빛과 그림자가 있을텐데, 이대로 가도 좋은 건지 우리 사회가 담론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기계와 함께 해도 행복을 느낄까.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대화를 하고 위로를 하는 로봇이 있다면 도구로서 정서적 위안을 주는 거니 그건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로봇 속에서는 외로움을 100% 해결할 수 없다. 로봇은 공감하는 척 할 뿐이다. 사람과의 스킨십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가치를 추구하고 서로 인정하고 교류해야 한다. 이게 인간다움이다. 인간다움은 행복해지기 위한 관문이다. 희생을 해야만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인간의 행복 자체에 공존, 상호 존중과 관련된 가치가 이미 녹아들어 있다. 그게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 -기계가 다 알아서 해준다면 인간은 과연 뭘까.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자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관계 속의 존재이다. 인간이 관계 때문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은 딜레마다. 양날의 검이다. 그렇다고 관계로부터 고립된 선택을 한다면 이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인간에 등을 돌리고 AI 시대로 가는 건 똑똑한 선택이 아니다. 관계의 어려움도 관계로 풀어야 한다.” -우리는 뭘 놓치고 있으며 뭘 놓쳐선 안 되나. “진짜 디스토피아적인 얘기를 해보자. 사람의 콘트롤을 벗어난 로봇이 등장하거나 인간이 로봇처럼 공감도, 자발성도 잃고 알고리즘으로 움직인다면 이건 재앙이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도 사람들이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한다면 해결할 능력이 있다. 인간은 그만큼 똑똑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인고의 과정을 거친 인간다움이란 자산을 인식하고 현대 사회가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가를 이해하는 게 문제 해결의 90%다.” -우리는 제대로 인식하고 있나. “아직까지 그렇지 않다. 과도한 편의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삶의 지표를 얘기할 때 감각적인 얘기가 많다. 이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 다른 요소도 함께 있는데 한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어 걱정이 된다. 인간은 그걸로 만족되지 않는다. 우리는 충분히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
  • 미래는 죽은 사물의 시간- 안태운·황유원의 시(①)/박민아[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평론]

    1. 멸종위기종 낭송하기 랩스 프린지 림드 청개구리(Ecnomiohyla rabborum)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Melomys rubicola) 포오울리(Melamprosops phaeosoma) 크리스마스섬집박쥐(Pipistrellus murrayi) 콰가(Equus quagga quagga) 세실부전나비(Glaucopsyche xerces) 스텔러바다소(Hydrodamalis gigas) 타이완구름표범(Neofelis nebulosa brachyura) ―안태운, ‘생물종 다양성 낭독용 시’ 중에서 멸종위기종을 지칭하는 아름다운 이름들. 이 호명이 꽤 아름답고 문학적이라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선언과 낭송의 효과이자 맹점일 것이다. 위 시에서 나열하고 있는 것들은 당연히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의 명칭이다. 우리가 이 “절멸”의 위기에 처한 “생물들의 이름을 반복해서 되뇌”는 때 “크리스마스섬집박쥐”나 “세실부전나비”는 있지만, 당연하게도 ‘러브버그’(Lovebug)나 ‘빈대’(Bedbug) 따위는 없다. 이는 어쩌면 당연하다. 러브버그의 충격이 두 계절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빈대가 기승이고, 이 벌레들은 인간의 생활권 내에서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가한다고 여겨지)는 존재들이다. 이 때문에 인간종이 이들의 박멸을 궁리하면서 동시에 멸종을 걱정하는 일은 난센스에 가깝다. 이 낭독의 대열에 ‘각다귀’나 ‘깔따구’가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각다귀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한 것이, 각다귀는 모기와 비슷하게 생긴 데다 크기도 커서 ‘왕모기’로 종종 오해받는데, 기존 인간의 편의대로 손쉽게 구분해 보자면 각다귀는 일단 익충에 가깝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조차 각다귀를 “남의 것을 뜯어먹고 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정의하는데, 이 때문인지 흔히 고전문학에서 각다귀는 백성의 고혈을 빨아 먹는 탐관오리와 같은 부정적 대상으로 비유돼 왔다. 그런데 이를 차치하고, 어느 생물종의 유해함과 무해함을 나누는 기준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에 불과하다면 이는 어딘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과거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이 수질 오염의 지표인 것처럼 지목됐으나 실제로 깔따구 유충은 수생태계의 중요한 분해자에 해당한다. 또 인간의 편의대로 분류해 보자면 깔따구 역시 익충인 셈인데 여기서 다시금 제기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질문은, 깔따구는 왜 매번 인간종에게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가일 것이다.(②) 벌레는 그 개체수만으로 따지자면 실질적으로 지구를 점유하고 있는 종에 가깝다. 이 실질적 지배자들에 대한 익충 혹은 해충으로의 분류는 다분히 인간중심적이다. 위 시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보호해야 할 종들을 열거하는 ‘낭독’의 방식은 분명 선언적이고 아름다운 데가 있지만 이 아름다운 대열에 끼지 못한, 호명되지 못한 나머지 존재를 누락시킨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현재 지구에는 1000조에서 1경 마리의 곤충이 존재하지만, 수십 년 안에 사라질 멸종위기종 중 절반은 곤충이 될 것으로 보인다.(③) 이 글은 위 시에서의 선언의 정치성이나 효과, 의의를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최근 시인들 사이에서 릴레이처럼 수행되는) 호명과 열거의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배제될 가능성이 있는 개체들을 환기하자는 의도에 가깝다. 기실 최근 안태운의 시는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생물종을 ‘당신’으로 호명하며 그 존재의 희미해지는 몸짓을 기억하고, 복구하고, 기록하고자 시도하면서 사유 대상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기억 몸짓’) 그러나 여전히 인간 세계에서 ‘벌레 같은’ 류의 비유(“당신에게는 깊은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벌레 같은’이라는 관용구를 그 뜻도 모르면서 아무렇게나 사용하는 당신”, 황유원, ‘밤의 벌레들’)가 작동하는 원리를 상기해 본다면 인간이 벌레에게 빚진 바를 우리는 매 순간 의심하고 점검해야 할 것이다. 20세기 초입 카프카의 벌레로의 변신 모티프는 꽤나 강렬해서 인간과 벌레를 둘러싼 상상력에 지대한 공헌을 한 바 있다. 이 모티프는 이후 세대의 문학에 있어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인간종과 벌레종의 교점에 관해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상상력의 방식을 사실상 결정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카프카 문학과의 상호텍스트적 접목을 자주 시도했던 김행숙의 경우 변신 모티프를 아래와 같이 전유한 바 있다. 벌레의 굴욕인가, 밟아도 꿈틀거리며 일어나는 휴머니즘의 진부한 레퍼토리인가. 벌레로서의 벌레는 대체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55킬로그램의 인간* 그레고르 잠자는 왜소했으나, 55킬로그램의 뼈와 살과 피의 새로운 조합으로 탄생한 이 거대한 벌레 앞에서라면 누구든지 경악의 외마디와 함께 뒷걸음질을 치다가 엉덩방아를 찧게 된다. 다시 말해 그 누구든지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막 외계의 생명체를 본 것이다. 당신은 온 우주에 뉴스를 전파하고 싶지만, 공포와 흥분으로 전신이 떨리고 특히 턱이 빠질 듯이 달달달달 떨리게 된다. 나는 완벽한 벌레의 꿈이다. *55kg은 1920년 7월 29일 자 카프카의 몸무게다. (…) ―김행숙, ‘변신’(‘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부분 위 시에서는 카프카의 소설 속 그레고르 잠자가 결국 벌레로서 비극적인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결말을 전복시켜 크기가 줄어들지 않은 “55킬로그램의” “거대한” 벌레가 오히려 가족을 내쫓고 공간을 점유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카프카적 사건 혹은 계기라 할 수 있는 인간종의 벌레종으로의 변신은 이 시에서 세계의 질서를 재편하고자 하는 데 기여하는 물질적 작용으로 전환된다. 이 시에서 벌레의 행위는 들뢰즈-가타리적인 ‘동물-되기’, 즉 ‘탈영토화’의 가능성에 대한 사유 방식으로 대입해 읽어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 지극히 인간적인, ‘인간화된 벌레’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멀리 가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진짜 ‘벌레’는 실종했다. 그리고 벌레 덕분에 인간은 한없이 자유로워졌지만 비인간으로서의 벌레는 여전히 너무나 인간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다. 인간종에게 해악을 끼치는 해충을 박멸하자는 입장이나 인간에게 주는 효용을 고려해 적절히 잘 이용하자는 입장 모두 곤충 입장에서는 같은 결과가 예고돼 있다. 뉴질랜드 한 대학 식품과학 연구팀은 최근 곤충이 식품 공급원으로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④) 곤충종에 대한 인간의 기대와 혐오라는 상이한 정동은 모두 곤충의 입장에서는 그 개체의 죽음이라는 같은 결과를 낳는다. 어떤 개체에 대한 이 도구적 쓰임은 한편으로 근대적 인간에 대한 회고, 자기 생산물로부터의 고립을 초래했던 어떤 소외를 연상시킨다. 그러니까 이 곤충들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충분히 소외돼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소외된 벌레종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고, 또 알아야 할까. 낭송은 아름답고 낭독은 선언적이지만 이는 다시 존재들의 경계를 부각한다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 2. 개미와 여치의 음악성에 대해서라면, 황유원은 뭘 좀 아는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황유원은 꽤나 전문적으로 이를 향유할 줄 안다. 유해와 무해라는 인간의 기준을 잠시 접어 두고, 이들이 내는 소리에 집중해 보자. 인간의 어떤 의지는 때로 어떤 생물종에 유해하다. 인간의 아무 의지도 개입시키지 않고 소리의 배치에 주목해 보면, 슬플 때 슬퍼할 줄 알고 기쁠 때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록 사람이 아닐지라도 개미에게는 개미의 블루스를 여치에게는 여치의 블루스를 ―황유원, ‘블루스를 부를 권리’ 부분 쇤베르크 이래로 ‘소음’으로 여겨졌던 불협화음이 자유를 얻으면서 이후 소음 자체가 음악의 중심에 자리하게 된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됐다. 심지어 존 케이지는 ‘4분 33초’의 침묵 역시 음악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주기도 했다. 소음으로 치부돼 오던 것들이 음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이후 피에르 셰페르에 이르러 더욱 구체화되기도 한다. 기존 음악에서 노이즈는 제거의 대상이었지만 셰페르는 소음 자체를 음악의 재료로 활용한 것이다.(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인간-청자를 기준으로 한다. 우리는 인간에게 인간의 언어 및 인간의 음악이 있는 것처럼 다른 종들에게도 그들의 언어와 음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한여름 매미의 노이즈가 인간의 귀에 음악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청각적 신호를 통해 보이지도 않는 상대에게 보내는 메시지, 황유원은 그것이 개미의 블루스가 아닐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인간의 거주 공간은 무균실이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인간의 몸은 근대적 의미에서의 봉쇄된 육체가 아니라 세계와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봉쇄가 해제된 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⑥) 이러한 존재들의 열림과 마주침, 얽힘에 대한 사유는 이 수많은 존재들의 배치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생물종의 고정된 경계가 없고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라는 애나 칭의 주장은 이 때문에 퍽 설득력 있다.(⑦) 황유원은 ‘밤의 벌레들’에서 인간이 불을 켜는 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그 공간을 구성하고 있었을 배치를 상상한다. 가령 “당신이 불을 켜기 전” “벌레들”은 “어둠” 속에서 “얼마나 아늑하고 그윽한”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을지, “당신이 불을 켜기 전” “벌레들”이 “얼마나 천천히” “얼마나 우아하게 이 욕실 바닥 위를 기어다니고 있었”을지, “세상 편안한 마음으로 스멀스멀 기어다니고 있었을” 벌레들의 평화로운 배치가 깨지는 건, 단지 인간이 그 공간에 불을 켜는 것만으로도 발생 가능한 일임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세계와 회통하고 있으므로 서로의 배치에 얼마간의 방해와 간섭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시가 환기하는 것은 타자의 갑작스러운 침입에 대한 벌레의 생경한 낯섦이라는 감각에 우리가 그간 얼마나 무심하거나 무지했는지에 대한 각성이다. 하지만 이때 경계해야 할 것은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 동원되는 수단 역시 인간의 감각이나 사유 체계 내에서만 비롯되고 있다는 한계에 대한 자각일 것이고, 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타자의 감정이나 감각을 익숙한 인간의 언어로 치환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비인간에 인간화된 관점을 투영할 우려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때 환원된 것이 개념 자체인지, 아니면 비인간의 행위성을 적극적으로 발견하기 위한 재현인지에 대해서는 숙고가 필요하다. 이 시에서 인간화된 생경함과 놀라움이 벌레 입장으로 치환된 것은 평화로운 배치 상태를 깨는 인간의 침입이라는 의미를 구체화하기 위한 설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블루스를 즐기는 개미와 여치는 너무나 인간적이다. 인아영은 인간과 비인간의 신비화되지 않은 조우로서 유계영의 시 ‘두고 왔다는 생각’을 사례로 든다. 이 시에서 개는 세계의 표면과 이면의 차이에 몰입해 있는, 사색하는 철학자로 그려지고 있으며 이는 ‘나’의 생각과 공명한다. 이때 종 차별주의의 핵심적인 기준인 ‘이성적인 사고 능력’을 유계영 시의 ‘사색하는 개’가 갖추게 되면서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저수지가 보이는 카페”에서 각자의 “생각에 도취되어 있”(‘두고 왔다는 생각’)는 사람과 개는 “애정의 경제로 묶여 있지 않으며, 섣부른 접촉으로 서로의 세계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고요하게 지켜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구별이 의미 없어지며 인간과 비인간이라는 대립 역시 긴장을 잃는다고 인아영은 주장한다.(⑧) 그런데 이 “저수지가 보이는” 카페는 물어볼 것도 없이 반려견 입장이 가능한 카페여야 할 것이며 이 카페에 입장하는 순간 개는 카페의 규율에 내재(종속)된다. 개와 인간이 ‘사색’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종 차이가 쉽게 무화될 수 있는 것인지와는 별개로 이때 인간의 지위 혹은 동일한 타자의 지위를 획득하는 데 기여했던 개의 ‘사색’이 과연 개의 고유한 특성이자 개의 일, 그러니까 개가 해야 할 일인 것일까. 애나 칭은 인간과 유기체의 배치와 상호작용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대부분의 동물 연구에서 “그들(비인간-인용자)이 인간과 동등한 자질(의식하는 주체로서, 의도를 지닌 의사소통자로서, 또는 윤리적 주체로서)이 있음을 보일 필요가” 있어 왔음을 지적한 바 있다.(⑨) 개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개가 인간적인 사색을 거듭하는 것, 개와 인간의 공생을 개를 인간화하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문제의 핵심에서도 멀어지는 방식이다. 3. 소진하는 인간, 공터의 흰 개 안태운의 시는 인간과 비인간이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다는 착각을 초래하게 만드는 이러한 연출된 상태를 문제시한다. 동물과의 공생 문제가 대두되면서 익숙하게 소비됐던 낯익은 ‘장면’이 어쩌면 인간의 의식화된 ‘풍경’의 일종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기획 의도에 맞는 일련의 행위들이 인간과 비인간에 의해 자연스레 수행되다가 어느 순간 문득 찾아오는 퍼포먼스의 중지는 인간화된 의도가 노출되는 지점이자 그 공허함이 발설되는 문제적 대목이 된다. 안태운은 인간과 비인간이 각자의 생각에 잠길 뿐이라는 인간-동물 간의 이상적 관계에 대한 설정 역시 인간적인 모종의 어떤 열망이 개입된 것임을 감지하고, 이 연출된 장면을 메타적 관점에서 관찰자의 시선으로 해체한다. 개의 활동 반경을 조금 넓혀 ‘공터’로 개를 데리고 간 안태운의 경우를 보자. 흰 개가 있어. 나와 함께 공터를 산책한다. 흰 개는 나의 개이자 공터의 개 그러므로 나와 함께 공터를 산책하지. 산책하며 서로 사라지기도 하지. 나는 흥얼거리며 흰 개를 두고 달렸다. 흰 개는 나를 따라 달렸다. (…) 나는 공터를 산책하고 있지. 공터를 돌면서 흥얼거린다. 공터의 흰 개, 사람들의 흰 개 그러니 나는 흰 개와 멀어져서 공터를 돌고 있다. 흰 개가 없으니 빨리 달려도 괜찮아 (…) 문득 내 뒤로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 게 슬퍼졌지. 아무도 내 뒷모습을 바라보지 않는 게 낯설었다. 흰 개는 어디에 있나. 나는 흰 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나를 잊었으려나. (…) 흰 개는 공터를 돌았어. 공터를 끝도 없이 돌 것처럼 돌며 돌다가 공터 밖으로 뛰어나가고 있다. 공터를 벗어나자 흰 개는 일어섰다. 일어나서 아주 천천히 걸어 나갔다. ―안태운, ‘흰 개를 통해’ 부분 위 시에서 공터의 개는 저수지를 바라보며 철학자의 사유를 따라가야 하는 고난을 겪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 시에서 나와 흰 개는 명백히 인간과 비인간이 행할 수 있는 일련의 행위들을 행하거나 지위를 바꿔서 패러디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은 물론 개별적이고 특수한 관계를 형성하지만, ‘공터’라는 사회적 장으로 나왔을 때 이들은 사람과 개로서 행할 수 있는, 혹은 기대되는 코드화된 행위들을 수행하는 퍼포머가 된다. 공터에 들어서는 순간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는 사회적 기대에 노출된다. 인간과 개가 행위하는 특성으로 규정지어진 이 공터는 인간과 비인간 모두에게 특정 행위만을 요청한다. 이제 ‘공터’는 특정 목표의 전시장이 되고 때문에 공터에서 할 일은 말 그대로 공터에서 ‘할 수 있는’ 일밖에 없다. 이는 다시 말해 인간-비인간이 공터에서 행할 수 있는 ‘가능한 일’은 공터가, 혹은 공터를, ‘가능하게 하는 일’뿐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인간-비인간의 공생일까. 이에 대해 안태운은 아니라고 답하는 듯하다. ‘흰 개를 통해’의 마지막 장면에서 흰 개가 “일어나서 아주 천천히 걸어 나”가는 장면에 주목해 보자. 송현지는 이 시에 대해 “개가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적인 존재임을 드러내기 위한 우화”로서 읽을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10) “흰 개가 더이상 자신의 존엄성에 손상을 입지 않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서 “주어진 장소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선택한 것”이고, “이미 세계 밖으로 사라진 비인간들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안태운은 직감”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자발적으로 사라질 수 있는 비인간의 거주지를 “세계 밖”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비인간 존재의 육체나 물질성을 고려하지 않은 관념적 차원의 해방에 불과하다. 비인간은 왜 그들의 구체적 삶의 공간, 즉 주어진 장소로부터 벗어나야 하며 이때 그들이 사라질 수 있는 세계 밖은 과연 어디인가. 공터를 잃었네. 있었는데. 옆 사람과 흰 개와 함께 공터 밖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공터를 잃었고 옆 사람은 회상하고 있다. 흰 개는 잃은 공터를 향해 짖고, 못내 짖다가도 지치기를, 나는 바라며 기다렸지만 이내 흰 개를 내버려둔 채 옆 사람과 함께 공터 밖을 산책한다. 둘레의 움직임을 만들면서 걷고 걷다가 내가 바라보는 건 과거의 공터, 고개를 천천히 돌리면 옆 사람을 텅 비우는 공터, 계속 걷자 공터를 처음 잃었던 지점에 도착했는데, 흰 개는 없었다. 짖음도 없었고, 흰 개야. 아무도 없어서, 흰 개가 어디로 갔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나는 흰 개마저 잃어버렸네. 옆 사람은 나를 쓰다듬었지, 상심하지 말라고, 엎드려 흰 개의 흉내를 내며. ―안태운, ‘공터를 통해’ 전문 앞서 살펴본 시 ‘흰 개를 통해’와 위의 시 ‘공터를 통해’는 서로를 반영하는 관계에 놓여 있다. 이 시에서 “공터”와 “옆 사람”, “흰 개”, 그리고 “나”는 한때 “있었”다는 공통적인 속성을 지닌다. 한때 “있었”으나 지금은 “잃어”버린 것들은 “공터”와 “흰 개”이고, 남겨진 것들은 “나”와 “옆 사람”이다. 그런데 공터와 흰 개를 잃어버리고 남아 있는 “옆 사람”과 “나”의 마지막 행위를 보면 “옆 사람은” “상심하지 말라고” “나를 쓰다듬”는가 싶더니 “엎드려 흰 개의 흉내를” 낸다. 앞서 옆 사람이 나를 위로하며 “쓰다듬었”기 때문에 이때 “엎드린 흰 개”를 “나”에 대입해 읽어도 어색하지 않다. 공터와 흰 개가 사라지고 남은 것은 분명 “나”와 “옆 사람”이지만 이들은 공터를 공터이게 했던 행위를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존재가 사라진 곳에서 무의미한 행위만이 부각되고 오히려 행위의 의미는 지워진다. ‘흰 개를 통해’의 마지막 장면을 다시 주목해 보면 “끝도 없이 돌 것처럼 돌며 돌다가 공터 밖으로” 벗어난 “흰 개는” “일어나서 아주 천천히 걸어 나”간다. 공터가 사라지자 흰 개도 사라지고, 공터에서 벗어나자 흰 개도 흰 개의 행위를 벗어난다. 이 장면은 베케트 부조리극의 소진된 인간을 연상시킨다. 들뢰즈에 의하면 “소진된 인간은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하는 자”로서 “가능한 것을 실현하지 않고 가능한 것과 유희”하는 인물들을 가리킨다.(11) 안태운의 시는 베케트 극의 인물들처럼 의미 없는 행위를 돌출시키는 방식으로 공터와 인간과 비인간에게 요구됐던 행위를 점검하고 재사유하게 한다. 이 무의미한 반복은 존재가 사라진 후에도 텅 빈 행위가 지속되는 공간이 돼 버린 기이한 공터의 작위성을 가시화한다. 존재는 지워지고 행위만 남아 있는 공간, 이것이 공터의 본질인 것이다. 하지만 소진하는 인간은 공터를 말 그대로 ‘빈’ 공터의 장으로 재진입시키고 공터의 잠재적 역량을 추동한다. ‘가능한’ 공터의 모든 것을 소진해 버림으로써 공터는 “인간 너머의 드라마가 이루어지는 장소”이자 “인간의 자만심을 해체하는” ‘풍경’으로 거듭난다. 애나 칭에 의하면 풍경은 역사적 행위의 배경이 아니라 그 자체로 활동적이다. “풍경이 형성되는 것을 지켜보면 세계 형성에서 인간이 살아 있는 다른 존재에 합류한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12) 안태운의 시에서 소진의 의미는 결국 잠재적 공터, 무엇이 실현되기 이전의 공터, 인간과 비인간이 무엇으로 규정되기 이전의 상태, 즉 인간과 비인간의 행위를 결정하기 이전의 공터를 복구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이는 어쩌면 도래할 미래를 위한 재귀적 움직임이다. 4. ‘공통 세계’의 주민들-듣는 법 연습하기 황유원은 ‘침대벌레’에서, “파리 배낭여행” 중 ‘나’의 피를 “빨아먹은 벌레”가 “나 없는 침대에서 배를 빵빵히 불린 채/한숨 늘어지게 자고 있을 모습”을 “자꾸 마음속에 그려” 본다. 피부에 피가 날 정도로 “긁어대면서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흡족한 이미지”로 침대벌레를 연상하는 ‘나’는 이를 루브르박물관의 온갖 명화들보다도 생생한 감각으로 느끼면서 내 피를 먹고 배가 빵빵한 벌레의 모습을 “내 머릿속 한구석에 걸려 있”게 한다. 이 그림의 제목은 “침대벌레”이면서 시의 제목이 되기도 한다. 벌레는 벌레의 일을, 나는 나의 일을 했다는 안도감인 것일까, 후에도 ‘나’는 가끔 이 기억에 숙면을 취한다. 이를 인간과 비인간의 공생이나 그 가능성으로 점치는 것은 지나친 낙관주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의 이 흡족함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가령 이 흡족함이 ‘공통 세계’(13)의 자각에 따른 것이라는 가정은 어떨까. 배부른 벌레의 휴식과 그에 대한 나의 이상하리만치 계속되는 연상을 인간과 비인간종의 필연적인 마주침의 흔적 정도로 볼 수 있다면, 공통 세계에서 인간과 비인간은 결국 무균실의 존재가 아니라 서로 교차하고, 서로를 침범하면서 같은 공통 세계를 이루는 하나의 요소들인 것이다. 앞서 보았던 ‘밤의 벌레들’의 후반부를 ‘밤의 풍경들’로 치환해 다시 읽어 보자. 자,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봅시다/ 당신이 불을 켜기 전 벌레들을 뒤에서/옆에서 앞에서/ 감싸고 있던 그/ 그윽한 고독과 어둠을/ 그 어둠의 우월함에 대해 한번 말입니다/ (…) / 당신은 거실에서 혼자 눈감고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 / 사라지는 음악을 두 손으로 움켜잡아 보지만/ 그 음악은 이미 찬바람의 손에 잡혀 갈가리/ 찢겨진 후……/ (…) /그러니 한번 두 눈을 감고/ 이미 다 사라져버린 벌레들을 마음속으로 뒤쫓아가/ 그 단단한 껍질 속으로 들어가봅시다/ 벌레가 되어/ 벌레의 절망감을 조금이나마 나눠 가져봅시다/ 벌레의 내장 깊은 곳에 조금은 남아 있을 어둠을 찾아/ 그 속에 들어앉아/ 아직 채 가라앉지 않은 떨림 속에서/ 아까 듣던 그 음악을/ 계속/ 이어서 들어봅시다 ―황유원, ‘밤의 벌레들’ 부분 황유원은 불의의 습격을 당한 벌레의 황망함을 인간의 입장에 대입해 보기를 권한다. “어둠 속 고독”의 상태에서 밥 대신 깨끗한 음악을 즐기고 있는 순간 찾아온 느닷없는 침입이 무엇보다 문제적인 것은, 두 손으로 움켜잡을 수도 없이 “갈가리” 찢겨지고, “사라지는 음악”에 대해 벌레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황유원은 그러니 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고, “깊이 공감해” 보자고 권하고 있는 것이다. “벌레가 되어”, 벌레가 처한 사태를, “벌레의 절망감”을 “나눠 가”지고, 아직 소멸하지 않았을 벌레의 어둠과 고독과, “떨림 속에서” “듣던 그 음악”을, “이어서 들어” 보자는 것이다. 인간과 벌레는 결국 일정한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공통 세계의 주민들이다. 공통 세계의 존재들은 서로의 존재 방식을 방해하거나 협력하면서 지내 왔고, 또 어떤 존재들은 자신들이 같은 장소에 있다는 사실을 이제 막 인지하게 됐을 수도 있다. ‘배치’가 “존재하는 방식이 모인 것”(14)이라면 이 시에서의 ‘밤의 배치들’에는 벌레뿐만 아니라 불을 켠 “당신”은 물론 이 사태를 전달하는 화자까지 관여하게 된 셈이다. 결국 이들은 서로의 주거지를 조금씩 침범하면서, 또 조금씩 오염시키면서 ‘배치’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때 존재들은 복수의 리듬과 존재 방식을 형성한다. 존재들이 일으키는 각자의 리듬과 각자의 음악은 얼핏 불협화음처럼 들릴 수 있겠으나 이 “다운율의 배치를 연구”함으로써 배치를 “거주 적합성의 공연”으로 인식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15) 쇤베르크는 흔히 다성음악을 지칭하는 ‘폴리포니’(polyphony)의 원리에서 화성법의 해방을 발견하고자 했다. 이는 관습적 화음의 폐기가 동반돼야 가능한데, 이때 불협화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화음은 더욱더 ‘폴리포니적’이 된다.(16) 방금 떠난 벌레의 “떨림”을 잊지 않고, 벌레가 들었을 음악을 “이어서” 들어 보자는 제안은 각자의 음악과, 복수의 음악이 일으키는 불협화음에 귀를 기울이면서, 또 조율해 가면서 밤의 배치를 이해해 보고자 하는 시도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무엇보다 “듣는 법을 연습”(17)해야 한다. 5. 나의 과거가 아닌 ‘너의 미래’ “안데스산맥에서 케추아어를 말하는 사람들”은 “과거란 우리가 아는 것이므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앞에, 바로 코앞에 놓여 있는 것”으로, “미래는 뒤에 놓여 있”는 것으로 여긴다.(18) 이는 인간의 오래된 관습적 시간관을 뒤집는 측면이 있는데, 우리는 이를 통해 과거·현재·미래의 작동 방식이 고정된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인식 체계나 방법에 의해 변화할 수 있는 유동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놀라워, 내가 느낄 수 있다는 것/ 어느 가을, 당신은 계속 자라나고 있었다/ (…) / 어느 여름, 조카가 생기고 나서는 버스를 타고 가는 중 학생을 보며 그는 내 과거가 아니라 조카의 미래라고 문득 여겨졌고/ (…) / 어느 봄, 옛 기억 속 장면에서는 나를 삼인칭으로 인식하게 되고/ 어느 여름, 끝말잇기를 하는 인간/ 아이의 냄새를 맡는다. 아이가 냄새를 맡는다/ 어느 가을, 반딧불이와 노루와 버들치를 알았다/ 어느 겨울, 사슴벌레와 망초와 물범을 알았다/ (…) / 모르는 것이 많았다/ 몸짓들/ 다르고 같다는 걸 알았다/ 같고 다르다는 걸 알았다/ 기억 속에서 어느 날 우리가 여럿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잠들고 꿈꾸고 깨어나는 우리가 여럿이라고 생각하니/ 드넓어지는 마음을 알아챘다/ 우리가 여럿이어서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다짐했다/ 우리가 여럿이라 슬펐다 기뻤다 하염없었다/ 그것/ 흐르는 강물/ 둘레/ 산란과 예감/ 탄성/ 감각들/ 우연/ 시간이 흐르고 있다/ 시간이 흐른다 되돌아온다/ 기척이 스민다 ―안태운, ‘기억 몸짓’ 부분 ‘나’는 나의 과거와 유사한 기억 혹은 장면과 대면하지만 아이를 알고부터는 그것이 나의 과거가 아닌 아이의 미래로 대체된다. 세계의 중심에 아이가 자리하면서부터 “기억 속 장면”에서 ‘나’는 “삼인칭으로 인식”되고 미래의 모든 계절은 아이의 시간, 아이의 감각에 의존하게 된다. 미래의 아이는 “어느 가을” “반딧불이와 노루와 버들치”를, “어느 겨울” “사슴벌레와 망초와 물범을 알”아 간다. 이에 더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이는 자신을 둘러싼 공통 세계의 “존재”들을 알아 갈 것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존재들의 “다르고” 또 같은 “몸짓들”, “같고”도 다른 “우리가 여럿이라는 사실”, “잠들고 꿈꾸고 깨어나는 우리가 여럿”이라는 사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가 여럿이어서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다짐”할 수 있고, “여럿이라 슬펐다 기뻤다”하는 그 마음은 “하염없”다. 분명 안태운의 “시간”은 “흐르고 있”다. 안태운은 시간의 운동성, 즉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흘러간 시간은 반드시 “되돌아온다”, 기억과 함께. 이처럼 안태운이 그리는 미래는 어딘가 재귀적이다. 돌은 걸어갔다, 물론 어느 식당에서건 떠나서. 풍경을 보면서는 순간마다 무언가가 옆에 있다고 깊이 지각할 수 있었는데, 그것들이 귀여워 보였다. 그래서 말 걸고 싶기도 했다. 그중 척삭동물문이며 조강인 까치가 마음에 남아 말 걸고 싶었다. 으흠, 흐음. 까치의 부리와 발가락이 귀여워서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이윽고 돌은 생각했다. 그 부리와 발가락을 쥘 수 있을까.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곧바로 놔줘야지, 하고 혼잣말했는데…… 기억하는 게 미래 같았다. ―안태운, ‘돌과 구름’ 부분 미래는 ‘추측’을 통해 현재에 들어온다. 시간의 이러한 사유 방식은 추측된 미래를 위해 기꺼이 나의 현재를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한다. 미래는 되돌아와 나에게 영향을 준다. 안태운은 이 “살아 있는 미래”(19)를 자신을 구성하는 모든 세계와 함께 나눌 준비를 하고 있다. “돌”로서 사유하고, ‘풍경’을 인식하고, 공통 세계의 주민들을 “귀여워”하면서, “말 걸고 싶”어 하면서 “오랫동안 바라”본다. 하지만 의도적인 접촉은 ‘생각’만으로 접어 두고, 이 모든 일련의 행위들을 “미래”로서 “기억”한다. 이것이 안태운이 나의 과거가 아닌 ‘너의 미래’로서의 “미래”를 기꺼이 증식시키고자 하는 방법이다. 콘에 의하면 ‘미래’는 어쩌면 살아남는다는 것(to survive)이면서 생명을 넘어서는 것 혹은 삶을 넘어서는 어떤 것(super+vivre)이기도 하다. 또한 미래에 살아남는다는 것은 수많은 부재와 관계하는 것, 즉 다른 죽음, 다른 사건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20) 시인은 미래의 ‘죽은 사물’이 될 시를 현재의 지평에서 생성한다. 이 ‘죽은 사물’은 시가 끝나도 계속 날아간다. 어쩌면 시가 내재한 뜻밖의 물질성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나는 그만 이 시를 끝내지만/ 이 시는 끝나고도 계속 날아가고 있다/ 밤의 행글라이더는 밤의 행글라이더”, 황유원, ‘밤의 행글라이더’) ①안태운의 시는 시집 ‘감은 눈이 내 얼굴을’(민음사, 2016), ‘산책하는 사람에게’(문학과지성사, 2020) 외에 ‘시보다 2022’(문학과지성사, 2022), ‘시보다 2023’(문학과지성사, 2023)에서 발표한 작품 역시 논의의 대상으로 한다. 황유원의 시는 시집 ‘이 왕관이 나는 마음에 드네’(현대문학, 2019), ‘초자연적 3D 프린팅’(문학동네, 2023)에 수록된 시들을 논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하 본문에서 시를 인용할 경우 시의 제목만 밝힌다. ②박현주, ‘천하무적이던 곤충이 도처에서 쓰러지고 있다’, 우리교육(2023년 가을), 76쪽. ③우리가 그 종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일어나는 멸종을 일컫는 용어는 ‘센티넬라 멸종’(Centinelan Extinction)이다. 위의 글, 77~81쪽 참조. ④뉴질랜드 한 대학 식품 과학 연구팀은 최근 곤충이 식품 공급원으로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곤충,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 닭고기보다 높아…’, 나침반 36.5도(2023년 9월호), ㈜삼십육점오커뮤니케이션즈, 104쪽. ⑤신예슬, ‘음악의 사물들: 악보, 자동 악기, 음반’, 작업실유령, 2019, 179~185쪽 참조. ⑥김홍중, ‘코로나19와 사회이론: 바이러스, 사회적 거리두기, 비말을 중심으로’, 한국사회학 제54집 제3호, 한국사회학회, 2020, 177~180쪽 참조. ⑦애나 로웬하웁트 칭, ‘세계 끝의 버섯’, 노고운 옮김, 현실문화, 2023. ⑧인아영, ‘개와 나무와 양말과 시’, 문학동네(2022년 봄호), 129쪽. ⑨애나 로웬하웁트 칭, 앞의 책, 280쪽.(10)송현지, ‘어느 순례자로부터 온 편지-안태운론’, 2023 신춘문예 당선평론집, 정은출판, 2023.(11)질 들뢰즈, ‘소진된 인간’, 이정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23~26쪽. (12)애나 로웬하웁트 칭, 앞의 책, 271쪽. (13)스티븐 샤비로, ‘사물들의 우주’, 안호성 옮김, 갈무리, 2021, 118쪽. (14)애나 로웬하웁트 칭, 앞의 책, 58쪽 각주. (15)위의 책, 279쪽. (16)테오도르 W 아도르노, ‘신음악의 철학’, 문병호·김방현 옮김, 세창출판사, 2012, 96~97쪽 참조. (17)애나 칭은 “통일된 화음”과는 반대되는 개념인 다운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다운율을 이해하려면 각각의 선율을 따로 듣고 그 선율들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화음이나 불협화음으로 합쳐지는 것 또한 모두 들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방식처럼 우리는 배치를 이해하기 위해 배치가 존재하는 개별 방식을 주시함과 동시에 산발적이지만 그 결과로 발생하는 조율을 통해 그 선율들이 어떻게 합쳐지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이제 이러한 방식으로 듣는 법을 연습하고자 한다.”, 애나 로웬하웁트 칭, 앞의 책, 280쪽. (18)어슐러 K 르 귄, ‘세상 끝에서 춤추다’, 이수현 옮김, 황금가지, 2021, 250~251쪽. (19)에두아르도 콘, ‘숲은 생각한다’, 차은정 옮김, 사월의책, 2018, 331쪽. 콘은 생명과 미래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성을 퍼스의 “살아 있는 미래” 개념에서 끌어와 사유한다. ‘미래’에 관한 논의 중 일부는 이 책의 6장 ‘살아 있는 미래(그리고 죽은 자의 가늠할 수 없는 무게)’를 참조했다. (20)위의 책, 370~373쪽.
  • HD현대오일뱅크,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앞장

    HD현대오일뱅크,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앞장

    HD현대오일뱅크가 펼치는 다양한 사회 공헌 사업이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밝히고, 어려운 이웃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특히 임직원 급여 일부를 재원으로 설립된 최초의 재단인 HD현대1%나눔재단과 함께 펼치는 다양한 사업은 국내 다른 기업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의 대표적인 사회 공헌 사업으로는 보육원을 퇴소한 자립 준비 청년 지원 사업, 노인복지관 어르신께 중식을 지원하는 ‘1%나눔진지방’ 사업, 취약 가구와 시설에 난방유를 지원하는 ‘사랑의 난방유’ 사업, 취약 가구 자녀 대상 장학금을 지급하는 ‘청소년 장학사업’ 등이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임직원이 도움이 필요한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자원봉사인 ‘행복 나눔 봉사 프로그램’도 19년째 이어오고 있다. 또 올해에는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청각장애 아동들을 위한 ‘인공 와우 머리망 만들기’와 지역 아동 센터 등에 기증하는 ‘사랑의 독서대 만들기’ 활동도 진행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본사가 위치한 서산 지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 농업인의 쌀을 구매해 충청남도 내 저소득 가정에게 기부하는 ‘지역 쌀 구매 사업’과 인근 바다의 수산 자원 보존을 위해 25만 마리의 우럭 치어를 방류하는 ‘바다 가꾸기 사업’은 올해 21년째를 맞고 있다. 또한 대산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사업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 함께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배리어 프리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영화’란 자막과 화면 해설이 포함돼 시청각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를 시작으로 매년 2~3편을 제작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임직원들이 참여해 목소리 기부를 하는 등의 재능기부도 활발하다. 오일뱅크 관계자는 “우리 사회공헌 활동은 어려운 이웃뿐 아니라 환경 보호 등 대한민국 전체로 확장하고 있다”면서 “살기 좋은,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HD현대오일뱅크가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 지적 장애 친구 데리고 다니며 억대 대출 받은 20대들 재판행

    지적 장애 친구 데리고 다니며 억대 대출 받은 20대들 재판행

    지적 장애를 앓는 친구를 이용해 억대 대출을 받고 1년 넘게 피해자를 데리고 다닌 20대 남성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정화)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등 혐의로 A(20·무직)씨 등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2022년 8월 피해자 B(20)씨에게 “매달 이자를 갚겠다”고 속여 그의 휴대전화로 300만원을 은행 대출 받은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같은 해 9월 B씨 이름으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뒤 작업 대출 조직을 통해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 1억원을 송금받기도 했다. A씨 등은 같은 동네에 사는 B씨가 중증 지적 장애를 앓는다는 점을 이용해 일부러 그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일당은 B씨가 지난해 10월 실종 신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올해 12월까지 1년 넘게 그를 데리고 다니며 경기 광주시, 오산시, 충북 충주시 소재 원룸 등에서 생활했다. B씨는 “밖에 나가지 말라”는 A씨 등 말에 순순히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가족들은 B씨와 장기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해 10월 B씨를 가출 신고했다. 신고받은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으나 B씨가 “자발적 가출”이라고 말해 당시 가출 신고는 취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가족은 B씨와 또다시 연락이 안 되자 같은 해 11월 재차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B씨의 생활 반응이 장기간 나타나지 않고 올해 6월 피해자 이름의 대출 연체 고지서를 가족이 받은 점 등을 고려해 올해 9월 강제수사로 전환, 소재 파악 끝에 이달 초 경기 오산시 원룸에 있던 B씨를 발견했다. B씨는 A씨 일당과 지내는 동안 하루에 한 끼밖에 먹지 못해 실종되기 전보다 몸무게가 19㎏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일당은 B씨 이름으로 대출받은 돈을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B씨에게 심리 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 “중견기업 82.1%, 법 집행 앞둔 납품 대금 연동제 계도기간 연장해야”

    “중견기업 82.1%, 법 집행 앞둔 납품 대금 연동제 계도기간 연장해야”

    윤석열 정부의 ‘약자와의 동행 1호 법안’이기도 한 ‘납품 대금 연동제’가 내년 본격적인 법 집행을 앞둔 가운데 중견기업계가 계도기간을 더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29일 ‘납품(하도급) 대금 연동제 시행에 따른 중견 기업계 의견 조사’ 결과 “3개월의 계도기간이 끝나고 2024년 1월 1일부터 연동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이지만 중견기업의 64.9%는 연동제 대응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견기업의 82.1%는 올해 말 종료되는 납품 대금 연동제 계도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수·위탁거래 중견기업 151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납품 대금 연동제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내년부터 탈법행위를 비롯해 연동제 위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나가는 등 법 집행을 철저히 하고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영역이 있는지도 자세히 살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2일 기준 연동제 동행 기업 수는 위탁기업(원사업자) 417개 사, 수탁기업(수급사업자) 9737개 사 등 총 1만 154개 사에 달한다.반면 중견기업인들은 연동제 대응 준비가 미진한 이유로 ‘시간 부족’(49.0%), ‘협력사의 인식 부족’(21.4%), ‘내부 인력 및 예산 부족’(15.3%), ‘모호하고 불명확한 법·규정’(8.2%) 등을 꼽았다. 중견련 관계자는 “중견기업은 수탁기업이자 위탁기업으로서 연동제에 따른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라며 “수많은 기업과의 거래에 있어서 계약 기간과 내용에 따라 수백 개에 달하는 연동 약정을 체결해야 하는 중견기업들이 모든 준비를 마무리하기에 3개월의 짧은 계도기간은 태부족”이라고 설명했다. 납품 대금 연동제는 일부 개정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의 시행에 따라 수탁기업이 위탁기업에 납품하는 물품 등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하는 경우 그 변동분에 연동해 납품 대금을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서면 약정을 체결하는 제도다. 주요 원재료는 물품 등의 제조를 위해 필요한 재료로서 원료와 재료를 포괄하고 천연재료, 화합물, 가공물, 중간재 등을 포함한다. 가격 변동분은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10% 이내의 범위에서 협의해 정한다. 정부는 제도 시행에 따라 계약체결 당시 예견할 수 없는 원재료 가격 변동에 대해 납품 대금을 조정함으로써 공급망 안정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올해 개정된 상생협력법에 따라 모든 수위탁거래에 연동 약정서 발급 의무가 부과됐고, 위탁기업의 탈법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이를 위반한 위탁기업에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개선 요구, 시정 권고 또는 시정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납품 대금 연동의 확산을 위해 납품 대금 연동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포상할 수 있으며 원재료 가격정보 지원, 교육·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연동 지원본부를 지정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전자부품 업종 중견기업 A사는 “연동 대상 50개 협력사 중 연동제를 인지하고 있는 곳은 단 두 곳뿐”이라며 “3개월 동안 협력사들에 연동제를 안내하기도 급급해 연동 약정 체결은 거의 진행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자동차 업종 중견기업 B사도 “한 차종이 장기간 소비되는 시장 특성을 반영한 외관 변경 등에 따라 수천, 수만 개의 부품별로 각각 연동 약정을 체결, 갱신해야 한다”며 “업종의 특수성과 다양한 거래계약 형태가 반영되지 못한 획일적인 제도 설계로 개별 기업의 애로는 물론 기업 간 분쟁 소지를 확대할 소지가 큰 만큼 기업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계도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중견련 관계자는 “중견기업의 실질적인 애로와 요구가 확인된 만큼 계약기간 등을 고려해 최소 1년 이상 계도기간을 연장하고 산업·업종별 부작용을 자세히 분석해 지속적인 보완 작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견기업인들은 연동제 시행에 따른 가장 큰 애로로 ‘기존 거래 관행을 반영치 않은 획일적 규정’(46.4%)을 1순위로 꼽았다. ‘위탁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무와 처벌’(17.9%), ‘연동 약정 체결 및 이행 관련 정보 부족’(12.6%), ‘과중한 행정업무 및 비용 발생’(6.0%), ‘기업 간 갈등 및 분쟁 발생’(6.0%) 등이 뒤를 이었다.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산업·업종별 거래 특수성이 세심하게 고려되지 못한 획일적 규정으로 상당수의 중견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올해 말 계도기간이 종료되더라도 추가 경과 기간을 두는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견인함으로써 제도의 취지를 십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주요 원자재 가격지표 제공 등 기업의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고 충분한 예산과 전문인력을 확보한 지원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메멘토 모리] 권총 좋아하는 이들이 환장한 글록 개발자

    [메멘토 모리] 권총 좋아하는 이들이 환장한 글록 개발자

    온 세상 군인이나 보안요원, 총기 애호가, 범죄자에게 사랑받은 글록 권총을 발명한 오스트리아 엔지니어 겸 억만장자 개스턴 글록이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글록 사는 성명을 내 창업자는 세상을 등졌지만 그의 정신은 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팝 컬처에서 각광받았고 워쇼스키 형제의 공상과학 영화 ‘매트릭스2 리로디드’에 소개될 정도로 이 권총은 많은 총애를 받았다. 하지만 글록은 오스트리아의 한 호숫가 별장에 틀어박혀 은둔자처럼 지냈다. 1990년대 동업자가 그를 살해하려 했을 때, 2011년 첫 번째 부인과 이혼했을 때, 다음해 자신의 사업을 일군 과정을 돌아본 책을 발간했을 때에만 신문 지면에 이름과 얼굴을 내밀었다. 동업자의 살인 의뢰를 받은 이는 프로 레슬러 출신이었다. 고무를 덧댄 망치로 일곱 차례나 글록의 머리를 때렸는데 당시 70세의 그는 거뜬히 반격해 가해자를 거꾸러뜨렸다. 글록 그룹은 창업자가 전략적 방향을 선도해 미래를 대비할 수 있었다며 “작은 무기 세계를 혁신해 권총 업계의 글로벌 리더로 만들었다”고 그의 업적을 정리했다. 1929년에 태어난 그는 빈 단과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빈 외곽의 한 마을에서 소비재 업체를 차렸다. 1980년대 초반 군수품 공장으로 탈바꿈, 오스트리아군이 좀 더 혁신적인 권총을 만들어 볼 것을 주문해 훨씬 가벼운 9㎜ 반자동 권총을 개발하게 됐다. 18발까지 장전할 수 있고 더욱이 쉽게 재장전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곧바로 전 세계 군대와 경찰 인력들이 충직한 고객이 됐다. 책 ‘글록: 미국 총의 융기’(The Rise of America‘s Gun)를 쓴 폴 배럿은 이 총이야 말로 “현대 문명 권총의 구글: 제품 카테고리 자체를 규정한 선구 브랜드”라고 말했다.오스트리아 시장은 너무 작아 미국으로 진출했는데 미국 총기업체들은 ‘플라스틱 권총’으로 깎아내렸고 미국 언론들은 공항 보안대에서 걸리지 않는다며 테러에 쓰일 수 있다고 비판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미국 범죄율이 급증하고 경찰이 총기를 많이 사용하게 된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 시장에서 글록의 수요가 급증했다. NYT는 뉴욕시를 비롯한 미국 각지 경찰기관의 약 3분의 2가 글록 권총을 제식으로 채택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반인도 값싸고 상대적으로 가벼워 소지가 편하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으며 경찰관이 가장 많이 쓰는 권총이면서 동시에 총기난사 범죄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인 조승희와 2011년 청소년 등 77명을 살해한 노르웨이 극우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 등이 이 총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잡지 포브스는 2021년 그의 개인 재산을 11억 달러(약 1조 4162억원)로 추정했다. 글록은 미국 팝 컬처에서 한 지위를 얻었다. 1998년 영화 ‘도망자’(US Marshals)를 보면 토미 리 존스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Get yourself a Glock and lose that nickel-plated sissy pistol”라고 말한다. 미국 래퍼 스누프 도그와 우탕 클랜도 라임으로 글록을 읊조린다. ‘터미네이터 3: Rise of the Machines’에도 등장한다. 오랜 세월 총기 규제 옹호론자들은 글록이 감추기는 더 쉽고 비슷한 총기보다 더 많은 탄알을 장전할 수 있어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고 비판했다. 이라크의 사악한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2003년 미군 병사들에 의해 발견됐을 때 땅바닥 구멍 안에 글록을 숨겨두고 있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2018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미군 해병대 퇴역자 이언 데이비드 롱이 캘리포니아주의 한 바에서 경찰관을 포함해 12명을 살해한 일이 있었다. 그는 글록 반자동 권총을 소지한 데다 캘리포니아에서 불법인 탄창 확장을 해 탄알 수를 늘려 장전했다. 미국의 한 총기 회사는 어린이 완구인 레고처럼 생긴 글록 권총을 맞춤형 글록 피스톨로 제작해 호된 역풍을 맞은 일도 있었다. 생전의 글록은 총기 규제 캠페인에 거의 대응하지 않았으며, 다른 무기 제조업체들이 2000년 미국 정부와 자발적인 총기 규제 협약을 맺을 때도 함께 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딸 하나, 두 아들을 뒀다.
  • 경남도 올해 해양쓰레기 1만 2444t 수거...전년보다 25% 늘어

    경남도 올해 해양쓰레기 1만 2444t 수거...전년보다 25% 늘어

    경남도는 올해 도내 해역에서 해양쓰레기 1만 2444t을 수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25% 증가한 양이다. 도는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카눈 영향으로 하천 등에서 대량 유입된 해양쓰레기 3600t이 증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는 지난해 12월 해양쓰레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줄이고자 ‘해양쓰레기 처리·관리 4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계획 등에 맞춰 경남도는 올해 전국 최초로 도서지역 담당 해양환경지킴이 130여 명을 배치했다. 이들은 접근이 힘든 도서지역 해양쓰레기를 정기적으로 수거하고 있다.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지난 3월 건조한 도 환경정화선을 이용해 육지로 운반한다. 전국 지자체 중 두 번째로 해양환경교육센터 운영도 시작했다. 이와 함께 도는 매월 셋째 주를 ‘범도민 바다 자율 정화 주간’으로 지정해 해양쓰레기 수거 등에 민간 참여를 유도했다. 그 결과 올해 민·관 합동으로 해양쓰레기 963t을 수거했다. 도는 내년에도 해양쓰레기 수거·감축 정책을 이어갈 예정이다.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 친환경 인증부표로 교체, 환경정화선에 바다 부유 쓰레기 수거 역할 부여, 하천 유입 해양쓰레기 저감 방안 마련·도 정책자문위원회 의제 채택 등이다. 어구보증금제 도입·어업인 자발적 폐어구 수거 유도, 해양보호구역 확대·신규 대상지 발굴도 있다. 해양쓰레기 종합 전처리시설 연말 준공도 바라본다. 통영시 명정동에 들어서는 이 시설에서는 해양쓰레기 선별·세척·파쇄 등을 종합적으로 처리한다.현 양식장과 주변해역에 한정해 추진 중인 바다 밑 침적폐기물 수거사업은 전 해역으로 확대하고자 전남도 등 전국 연안 시·도와 공동으로 정부 국비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기존 수거사업은 어업인 참여를 이끌어 내 확대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내년 해양환경지킴이 사업, 친환경 인증부표 교체 등 17개 사업에 481억원을 투입하고 해양쓰레기 전주기 관리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처리시설 등을 조속히 준공하겠다”며 “국비 추가 확보 등으로 관련 기반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내년부터 부안군 공원·놀이터에서 술 못 마신다…적발시 과태료 5만원

    내년부터 부안군 공원·놀이터에서 술 못 마신다…적발시 과태료 5만원

    내년부터 전북 부안군 어린이 놀이터와 공원 등에서 술을 마시면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된다. 부안군은 2024년 1월 1일부터 ‘부안군 건전한 음주문화 환경조성 및 지원 조례’에 의거 공원 2개소(매창공원, 서림공원), 놀이터 3개소(변산 해수욕장 물놀이장 놀이터, 부안 생태놀이터(해뜰마루), 지구사랑 어린이 기후 놀이터) 등 총 5개소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한다고 28일 밝혔다. 군은 부안군민의 책임 있는 음주 습관을 통해 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하고자 지난 7월 31일 조례를 제정했다. 지역주민들의 이용률이 높은 도시공원과 어린이놀이터 5개소를 금주구역으로 지정, 9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계도기간을 운영 중이다. 내년 금주구역 본격 시행을 앞두고 군은 이장 회의, 캠페인, 소식지 등 다양한 홍보 채널을 통해 군민에게 적극 홍보에 나섰다. 부안군 관계자는 “행정 기관·단체 등의 문화·체육행사는 건전한 음주문화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음주를 허용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금주구역 홍보와 지도를 통해 군민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환경이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검찰, 야산에 영아 유기한 미혼모 징역 3년 선고받자 항소

    검찰, 야산에 영아 유기한 미혼모 징역 3년 선고받자 항소

    생후 5일된 영아를 야산에 유기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가 징역 3년을 선고받자, 검찰이 항소했다. 창원지방검찰청은 28일 “피고인 죄질에 비추어 선고된 형이 가벼워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고자 지난 27일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창원지방법원 형사4부는 지난 21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8)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A씨는 2016년 3월 영아를 출산하고 나서 5일 뒤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 야산에 유기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아이 소재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어 살인이 아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이 사건은 올해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출생 미신고 신생아 전수조사(2015~2022년 출생아 대상) 과정에서 드러났다. 미혼모인 A씨는 “친부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고 아이를 양육할 자신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1심 과정에서 A씨는 살인미수가 아닌 영아살해미수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행법상 영아살해죄는 분만 중이거나 분만 직후 영아를 살해했을 때 적용할 수 있다. 아이를 낳고 비정상적인 심리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 살인죄에 비해 감경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출산 후 5일째 되는 날 분만 장소와 떨어진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기에 영아살해미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범행 당시) 신체·정신·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 아니었던 점, 20대 초반 미혼모로 혼자 양육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A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피고인이 친모임에도 자발적 생존이 불가능한 피해자를 만연히 유기한 중한 범죄라는 점을 고려해 항소심에서 이를 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여수시, 전국 최초 산업 폐플라스틱 재활용 협약

    여수시, 전국 최초 산업 폐플라스틱 재활용 협약

    여수시와 여수산단 입주업체들이 전국 최초로 산업 폐플라스틱 재활용 전환 협약을 체결, 민관협업을 통한 2050 탄소중립 실천에 나섰다. 여수시와 환경공단은 22일 여수국가산단 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와 LG화학, 남해화학과 함께 국가산단 등의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전환으로 자원의 선순환 구축과 탄소중립 이행을 실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업무협약에 동참해 기업은 산업 폐플라스틱 단계적 재활용에 적극 협력해 탄소 발생량 저감과 ESG경영을 실천하고 여수시와 한국환경공단은 환경안전컨설팅과 환경 기술 지원, 재활용산업 육성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여수시는 연간 약 1만 톤의 탄소 발생량 감소와 함께 재활용 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수시는 앞으로도 폐플라스틱 재활용 활성화와 탄소발생량 감소를 위해 국가산단 내 입주기업들의 산업 폐플라스틱 재활용 전환 참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의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산단 입주업체가 나서 지역의 친환경정책 등을 선도해야 한다”며 “이번 협약은 민관이 함께하는 ‘탄소 ZERO 여수’ 실현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임종국 서울시의원,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선정

    임종국 서울시의원,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선정

    서울시의회 임종국 의원(민주당, 종로2)이 지난 22일, 시민의정감시단이 선정한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혔다. 시민의정감시단은 서울와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녹색교통운동, 서울환경연합,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 서울풀뿌리시민사회네트워크, 문화연대가 2023년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평가하기 위해 공개 모집한 서울시민으로 구성됐다. 130명의 감시단원은 11월 2일부터 15일까지 행정사무감사 기간 동안 서울시의회 10개 상임위원회, 평가 대상 99명 시의원의 활동을 매일 매일 복수의 단원들이 모니터링하고 점수를 부여해 평가했다.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오세훈 시장이 2021년 4월 보궐선거와 2022년 7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연이어 당선되며 사실상 임기 5년의 서울시장으로 10년 만에 다시 돌아온 이후 세 번째 맞는 행정사무감사였다. 임종국 의원은 오세훈 3기와 4기 시정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장기전세주택 7만호 공급, 다가구·다세대 밀집 지역 모아주택 3만호 공급, 신속통합기획 확대 및 쾌속 추진을 통한 재개발․재건축 주택 26.9만호 공급, 준공 30년 경과 34개 단지 3만 9802호 노후 임대주택 재정비 등 주택분야 공약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아울러 반지하 침수대책, 전세사기 대책,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혼란, 미분양, 인허가, 착공, 분양(승인), 준공(입주) 등 모든 주택경기 선행지표 부진에 따른 공급위축 우려 등 서울시민의 주거환경 전반에 대해 폭넓게 지적하고 대안을 촉구했다. 임종국 의원은 “더 나은 서울시를 위해 시민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평가활동을 이어온 시민의정감시단이 주는 상이라 다른 상에 비해 더 무겁게 느껴진다”라며 “시민의정감시단의 자발적인 평가활동과 서울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서로 상승효과를 내 서울시정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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