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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런데도 매번 ‘퍼준다’고 욕먹는 정책이 있다. 바로 실업급여다. 갑작스러운 실직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이라서 언제나 논란이 따라다닌다. 과연 실업급여는 부질없는 퍼주기 정책일까. 고용보험제도는 1995년 도입된 뒤 내년이면 25주년을 맞는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국민취업지원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야당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실업급여 외환위기 때 43만명 받아 진가 발휘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6만 6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만 1000명 늘어났다. 고용보험법에 따라 1인 이상 근로자를 둔 사업주는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영업자도 원하면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일정 부분씩 부담한다. ‘원치 않은 이유’로 실직했을 때 실업급여가 나온다. 종류는 크게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이 있다. 실업급여의 95%를 차지하는 구직급여에 단연 관심이 쏠린다.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180일 이상인 직장인(자영업자는 1년)이 실직(폐업)했을 때 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 1일로 개정 고용보험법이 시행되면서 지급액과 기간이 다소 바뀌었다. 지급액은 퇴직하기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확대됐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까지 늘렸다. 일일 구직급여 지급 상한액은 6만 6000원이다. 하한액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원래는 최저임금의 90%에다가 소정근로시간(8시간)을 곱한 것으로 올해 기준 6만 120원이다. 그러나 개정법에서는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로 낮췄다. 다시 계산하면 5만 3440원이지만 별도 조항을 둬서 하한액이 6만 120원보다 더 낮아지진 않도록 했다. 내년 하한액도 올해와 같다.자발적인 퇴사로는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는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정당한 이직 사유 항목이 있다. 예컨대 회사에서 성희롱·성폭력 등을 당했을 때, 회사의 이전으로 통근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 등이다. 고용부 공무원들은 올해 내내 구직급여 때문에 진땀을 뺐다. 매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서다. ‘정부의 노력에도 고용시장 한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비판성 보도가 줄을 이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수와 구직급여 지급액 등의 정보가 담긴 ‘고용행정통계’를 발표하는 날마다 설명자료를 첨부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반드시 고용시장 상황이 나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실업급여의 보장 수준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고용안전망이 강화하는 청신호로 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올 1~10월 구직급여 지급 총액은 6조 8900억원이다. 월평균 6890억원이 지급된 셈이다. 고용보험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직업안정법’을 제정하면서 고용보험과 유사한 실업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당시의 경제 수준으로는 제도를 운용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결론이었다. ●고용보험 임금대체율 선진국보다 낮아 문제 다시 공식적 이야기를 꺼낸 것은 노동청이 노동부로 승격된 1981년이었다. 당시 노동부는 경제기획원(기획재정부의 모태)에 실업보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선언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동운동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했고 당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에 공식적으로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건의했다. 1991년 8월 2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고용보험제도를 최종적으로 도입하기로 했고 후속 작업이 이어졌다. 제도를 설계할 때 가장 고려할 부분은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 방지’다. 공무원과 전문가의 열띤 토론과 공방이 계속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고용보험법 제정안은 1993년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노동부에 고용보험과를 신설하는(1994년) 등 마무리 작업 끝에 1995년 제도가 시행됐다. 초기에는 비관론이 강했다. 뚜렷한 사업실적 없이 적립금만 쌓였다. 그러나 진가는 위기의 순간에 발휘됐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한반도를 강타한 것이다.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1997년 1년간 실업급여 수급자는 5만명에 불과했지만 1998년에는 43만 8000명으로 급증했다. 실업급여 지급액도 1997년 787억원에서 1998년 7991억원으로 1년 만에 10배 이상 치솟았다. 1998년 실업급여 보험료 수입은 5760억원이었는데 보험료를 초과(139%)한 것이다. 이런 사태는 제도를 시행한 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물론 고용보험과 실업급여는 당시의 모든 어려움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실직자들이 최소한 기댈 수 있는 버팀목으로서 존재감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 생활 속에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고용부를 이끄는 이재갑 장관은 당시 노동부 고용보험제도 담당 사무관이었다. 사무관이 장관이 되기까지 25년이 걸렸다. 그동안 고용보험은 숱한 비판과 변화를 겪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임금대체율 등이 지적됐고 정부는 지급액과 기간을 늘리고 수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제도의 외연을 넓혀 왔다. 그럼에도 사각지대를 완벽하게 메울 수는 없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실직한 사람 중에서 20%(139만명)만이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자수도 지난 6월 기준 2만명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운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은 여전히 고용안전망에서 소외되고 있다. 고용부 추산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45% 정도는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내년에 도입하려는 국민취업지원제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비롯된다.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에게 맞춤형 취업 상담도 지원한다. 고용부가 2009년부터 운영했던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의 확장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법적 근거가 없어서 매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취성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구직자취업촉진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취업지원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법률 제정안도 현재 국회에 제출했다. 실업급여와 직접일자리 사업에 국민취업지원제까지 합치면 2022년에는 연간 235만명을 포괄하는 중층적인 고용안전망이 갖춰질 거라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플랫폼 종사자 등 전통적인 개념의 노동자에서 벗어나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제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 등 많아져 취업지원제 더 필요 국민취업지원제가 ‘총선용 세금 퍼주기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대를 넘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최근 ‘필리버스터 정국’까지 가세하면서 국민취업지원제는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국회에서 구직자취업촉진법이 반드시 통과되길 바란다”면서도 “만약 통과되지 못하면 기존 취성패처럼 예산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상하는 것보다 규모도 줄고 법적인 안정성도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동작, 재활용 정거장 6곳 추가 설치

    서울 동작구가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재활용 정거장 6곳을 추가 설치한다고 3일 밝혔다. 재활용 정거장은 일반주택가에 재활용쓰레기 거점수거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관리하는 인력을 배치해 주민들의 자발적인 분리배출을 돕는 사업이다. 동작구는 2016년부터 단독·다세대주택 밀집지역 중 쓰레기를 혼합해서 버리거나 무단투기가 빈번한 곳을 대상으로 재활용 정거장 10곳을 설치 운영해 거리환경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재활용 정거장 민관 참여 실행단을 구성하고 대상지 선정과정 전반을 논의했다. 정거장 6곳에는 종이류, 플라스틱류 등 6종 재활용 분리수거함이 설치된다. 지역 내 취약계층 주민을 자원관리사로 채용해 주변 환경 정리 및 분리배출을 지원한다. 정거장마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쓰레기 불법투기도 실시간 단속한다. 동작구는 누구나 살고 싶은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청소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청소 수거차량과 인력을 늘려 격일로 쓰레기를 수거하던 것을 매일 수거로 바꿨다. 지난해보다 11명을 추가 투입해 무단투기 단속인력 20명이 구 전역에 걸쳐 특별 단속과 계도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포토] 환경부, 고농도 계절 미세먼지 저감 자발적 협약식

    [서울포토] 환경부, 고농도 계절 미세먼지 저감 자발적 협약식

    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환경부 고농도 계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식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제철,제강업 참여업체 대표들이 협약서에 서명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 12.3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구하라 천사 #욕받이 직업은 없다 #악플 없어지길

    #구하라 천사 #욕받이 직업은 없다 #악플 없어지길

    루머 대신 긍정적 단어로 바꿔주는 운동 8명 정화 운동 공지글 평균 6000건 공유 생각보다 혐오 커… 많은 동참 필요해요‘구하라 천사’, ‘구하라 사랑해’. 지난달 25일 주요 포털사이트와 트위터 등에 전날 사망한 가수 구하라의 연관검색어로 이런 단어가 갑자기 등장했다. 연관검색어 바꾸기 운동에 나선 네티즌의 ‘총공’(총공격)이었다. 추측성 루머와 폭력적 키워드가 주를 이뤘던 연관검색어 창은 금세 긍정적인 단어로 가득 찼다. 트위터 계정 ‘여자연예인 연관검색어 정화봇’(연검정화봇·오른쪽)이 주축이 돼 벌어진 이 운동은 곽은혜(왼쪽·18)양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악플이나 욕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직업은 없다”면서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곽양이 이 운동에 뛰어든 건 가수 설리의 죽음 때문이었다. 설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그를 애도하던 네티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설리 사랑해’, ‘설리 고블린’(설리 싱글 앨범 제목) 등을 입력해 설리와 관련한 논란성 검색어를 연관검색어 창에서 밀어냈다. 이를 지켜본 곽양은 설리 죽음 이틀 후인 지난 10월 16일부터 아예 여성연예인 연관검색어 정화 운동 계정을 개설했다. 곽양은 트위터를 통해 검색어 정화가 필요한 여성 연예인 제보를 받고, 매주 월요일 ‘총공’에 나설 여성 연예인을 공지한다. 연예인 이름과 함께 ‘파이팅’, ‘좋아해’ 등 연관검색어 예시를 제시하는 것이다. 공지 글을 본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포털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창에 긍정적인 연관검색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운동에 동참한다. 곽양은 “검색어 운동에 동참한 사람의 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공지 글이 평균 6000건 정도 리트윗(공유)된다”고 전했다. 그동안 연검정화봇의 활동으로 여성 연예인 8명에 대한 정화 운동이 진행됐다. 이 연예인들의 연관검색어 창을 가득 채웠던 각종 구설은 ‘천사’, ‘사랑해’, ‘고마워’, ‘당당한 여성’ 등의 단어로 변했다. 곽양은 “성 상품화돼 소비되는 여성 연예인에 대한 악플과 욕설이 당연시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혐오 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계도 느꼈다. 곽양은 “계정 정화를 진행한 연예인 대부분의 연관검색어는 1~2주 내에 대부분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며 “완벽한 정화, 오래 지속되는 정화는 없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혐오의 총량이 생각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면서 “개개인의 동참도 중요하지만 포털사이트와 같이 힘 있는 곳의 노력과 행동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곽양은 어서 빨리 연검정화봇 계정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하든 내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에 대한 혐오나 무차별적 공격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이를 위한 검색어 운동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나눔 실천 뜻 기립니다” 명예의 전당 만든 금천

    “나눔 실천 뜻 기립니다” 명예의 전당 만든 금천

    개인 기부 2명과 기업·단체 32곳 등재 분기별 대상자 발굴… 이름 새길 예정 구청 직원들도 매달 저소득층에 기부 “이웃 사랑 널리 알려 나눔문화 확산”“제가 구청장이 되고 나서 살펴보니 정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많은 분들이 조용히 여러 가지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고 계셨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따뜻한 마음을 전하시는 분들을 공개하는 게 혹시나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우면서도 이웃 사랑의 뜻을 구민들이, 또 우리 아이들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합니다. 이런 온기를 나눔으로써 금천구민 모두가 더 따뜻한 겨울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 금천구청 1층 로비에서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이같이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관계자들과 함께 휘장에 연결된 줄을 끌어당기자 ‘금천구 명예의 전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명예의 전당의 흰 벽면에는 가로, 세로 각 20㎝ 크기의 정사각형 스테인리스 현판 120개가 가지런히 부착됐다. 이 중 현판 34개에는 기부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웃돕기사업 기부자는 금색, 금천미래장학회 장학기금 사업 기부자는 은색으로 구별됐다. 금천구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기부자들의 뜻을 기리고 지역사회의 건전한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명예의 전당을 설치했다. 이날 행사에는 등재 대상자와 구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로비를 가득 메웠다. 등재 대상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웃돕기 사업과 금천미래장학회 장학기금 후원 사업 헌액 대상자 중에 누적 기부금이 지난 6월 기준 현금 개인 3000만원, 기업 및 단체 5000만원 이상, 현물 1억원 이상인 기부자다. 개인 2명, 기업·단체 32곳 등이 등재됐다. 구는 이 밖에도 구청 직원 1인당 1구좌(5000원) 이상 매달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해 직원 기부금을 동 주민센터에서 추천한 저소득층 가구에 지원하는 ‘금천 행복나눔 직원 결연사업’, 서울시 사업의 하나로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동절기 4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 등 다양한 이웃돕기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직원 결연사업 7200만원, 희망온돌사업 7573만원, 기타 이웃돕기 사업 1억 1781만원 등 모두 4억 8370만원 상당의 성금을 모아 이 중 약 79%인 3억 7728만원을 이웃에게 전달했다. 구는 향후 지속적으로 등재 대상자를 추가로 발굴하고, 헌액 행사를 분기별로 개최할 방침이다. 또 명예의 전당에 함께 설치된 디지털 영상장치에서 이달의 기부자, 전달식 영상 등을 보여줘 구청 방문객들에게 홍보할 계획이다. 유 구청장은 “금천구는 서울시 어느 곳보다도 이웃을 사랑하는 공동체 문화가 살아 있는 지역”이라면서 “앞으로도 정을 나누려는 구민들의 뜻을 이어나가 다양한 이웃돕기 사업을 발굴해 ‘동네방네 행복도시 금천’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 식료품·옷값, 뉴욕·도쿄보다 비싸”

    “서울 식료품·옷값, 뉴욕·도쿄보다 비싸”

    서울의 식료품과 의류 물가가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등 주요 대도시보다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통계 비교 사이트인 넘베오가 발표한 도시별 생활물가지수에서도 서울이 상위권에 위치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는 서울이 주요 도시 가운데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넘베오의 도시별 생활물가지수(뉴욕=100)를 보면 서울은 조사 대상 337개 도시 가운데 26번째로 높았다. 스위스 취리히, 뉴욕, 도쿄보다 낮았지만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홍콩 등보다는 높았다. 넘베오는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이용해 주요 국가 및 도시의 생활물가, 부동산가격 등에 관한 통계를 제공한다. 생활물가지수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식료품(128.8), 의류(332.8) 등은 뉴욕(각각 111.7, 298.2)를 앞섰다. 도쿄 역시 식료품과 의류 생활물가지수가 각각 101.2, 319.3로 서울보다 낮았다. 다만 서울의 외식(51.3) 생활물가지수는 뉴욕(109.0), 도쿄(61.3), 파리(81.4) 등보다 낮았다. 교육 생활물가지수(358.2) 역시 뉴욕(2354.3), 도쿄(565.3) 등보다 낮았다. 한은은 “품목별로는 상품가격이 주요 대도시보다 비싸지만 외식, 레저 등 서비스가격과 정부정책의 영향을 받는 교통·통신·교육비는 훨씬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2019년 기준 생활물가지수에 따르면 서울의 빵 1㎏에 대한 생활물가는 15.6으로 뉴욕(8.3), 일본 오사카(5.2)보다 높았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평균 수준에 근접해 가고 있다”며 “소득수준을 고려한 우리나라의 물가 수준은 선진국 평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이혼한 前남편의 냉동정자로 낳은 딸은 누구의 아기?…日법원 판결

    이혼한 前남편의 냉동정자로 낳은 딸은 누구의 아기?…日법원 판결

    아이가 안 생겨 고민하던 일본의 부부가 체외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기로 하고 2013년 각각의 정자와 난자로 수정란을 채취해 냉동보존시켰다. 그러나 부부관계가 틀어지면서 두 사람은 이듬해 별거에 들어갔다. 남편과 떨어져 살게 됐지만, 아이를 꼭 갖고 싶었던 부인은 2016년 남편의 동의 없이 냉동돼 있던 수정란을 체내에 이식해 딸을 출산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지난해 정식으로 이혼을 한 뒤 향후 양육비 지급 등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와 합의하지 않은 출산인 만큼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소송을 법원에 냈다. 1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오사카가정법원은 지난달 28일 40대 남성 A씨가 제기한 이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하고 전 부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출산 당시는 이혼이 아닌 별거 중이었으므로 혼인관계가 완전히 파탄 난 상태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생식보조 의료행위로 출생한 아기도 법적인 친자관계를 조기에 설정해 신분의 법적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남편의 동의가 없었어도 법적인 혼인 상태에서 임신한 아이는 남편의 아이로 보는 민법상 ‘적출추정’의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을 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5년 2월 이후는 전 아내와 교류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부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어쨌거나 별거에 들어가기 전에 체외수정란을 위한 정자를 그 당시 부인에게 자발적으로 제공했던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문의장, 일본군 ‘위안부’ 제외한 강제동원 해법 검토

    문의장, 일본군 ‘위안부’ 제외한 강제동원 해법 검토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으로 내놓은 이른바 ‘1+1+α(알파)’ 법안의 위로금 지원 대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문 의장은 한일 양국 기업과 국민(1+1+α)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기억·화해 미래 재단’(가칭)을 설립해 강제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또는 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당초 위자료·위로금 지급 대상에 위안부 피해자까지 포함하기로 했지만, 최근 위안부 피해자는 빼고 강제징용 피해자에 한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들이 위자료 지급 대상에 위안부 피해자를 포함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 면죄부를 준다”며 거세게 반발한 데다 여야 의원들도 다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27일 문 의장과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법안을 발의한 여야 의원 10명과의 간담회에서도 ‘위안부는 법안에서 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문 의장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문 의장은 ‘화해치유재단’의 남은 잔액(약 60억원)을 재단 기금에 포함하려고 계획했으나 이 또한 위안부 피해자 단체의 반대로 철회하기로 했다. 또 법안에 위자료·위로금 지급 비용을 적시하지 않기로 했다. 얼마나 모금이 이뤄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 의장 측에서는 관련 소송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필요한 비용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문 의장은 12월 하순쯤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적어도 12월 둘째 주에는 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9회] “재판 개입 아닌 재판 지원” 前법원장의 ‘관점의 차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9회] “재판 개입 아닌 재판 지원” 前법원장의 ‘관점의 차이’

    “그것은 관점의 차이입니다.” 법원행정처 간부가 일선 재판부에 재판과 관련한 의견 등을 검토한 자료를 건넨 것을 두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 간부를 지낸 전직 법원장은 재판을 지원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가담했다고 지목돼 정의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탄핵 법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던 윤성원 전 인천지방법원장의 얘기다. 윤 전 법원장은 지난 2월 법원장 정기인사에서 인천지법의 법원장으로 보임됐다가 나흘 만에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여부를 떠나 법원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법원을 떠났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8회 재판에는 행정처 사법지원실장을 지냈던 윤 전 법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부터 사법지원실장을 지낸 윤 전 법원장은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위헌정당 해산결정을 한 통합진보당의 해산 관련 후속조치로 통진당이 보유한 예금계좌에 대한 가압류 신청 사건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일선 재판부에 전달한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박 전 대법관의 지시로 윤 전 법원장이 사법지원실 심의관들에게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를 박 전 대법관에게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해 9월과 2015년 2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의 항소심 전망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재판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심도 받았다. 지난달 30일 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왔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일한 최우진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2014년 12월 22일 통진당 재산 가압류 신청사건을 맡은 일선 법원 가운데 대전지법과 대전지법 천안지원 법관들로부터 문의와 검토 요청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날 오후 최 부장판사는 당시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었던 전지원 대전고법 부장판사에게 일선 법원의 혼선을 전달했고 전 부장판사는 실장이던 윤 전 법원장에게 보고를 했다. ●재판 결론 입장 담은 보고서 재판부에 전달 “재판 개입 아닌 지원 업무” 윤 전 법원장은 그날 오후 전 부장판사로부터 일선 판사들이 통진당 가압류 신청사건에 대해 법리적으로 맞는지 문의를 해와 행정처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리고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법원장(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박 전 대법관에게 “처음 있는 사례라 관련 검토자료를 정리해 일선 판사들에게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의 보고를 차례로 했다. 대면 보고를 했는데도 세 사람으로부터 보고내용에 대한 별다른 지시 또는 반대하는 의견도 듣지 못해 윤 전 법원장은 부장판사급의 재판연구관들에게 의견을 받기로 했다. 이렇게 작성된 ‘통진당 예금계좌에 대한 채권 가압류 신청사건에 관한 검토’ 보고서에는 가압류가 아닌 가처분 방식으로 보전 처분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다음날인 12월 23일 신청사건을 맡은 일선 법원과 재판부에 전달됐다. 앞서 최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판사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공유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보고서 양식을 기존 행정처 공식 문건과 다르게 했다고도 말한 바 있다. 이처럼 행정처가 일선 법원에 특정 사건의 결론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으로 꼽힌다. 일선 법관들의 재판에 개입해 독립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윤 전 법원장은 이날 법정에서 단호하게 재판 개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관점의 차이”라면서 “검찰은 재판 개입이라고 보고 물으시는데 우리가 보면 재판 자료 지원”이라면서 “재판을 지원하는 것이기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행정처의 입장을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올리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적으로 밝히면 재판 개입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부적절하기 때문에 문건 양식도 바꾸고 비공식적으로 법관들에게 보고서를 보냈다는 최 부장판사의 진술에 대해서도 재판 자료를 전달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방법의 문제인데, 필요한 재판부에만 전달할 사항이고 필요 없는 재판부에 줄 이유가 없기에 그런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이 “실무 자료나 기타 공개 자료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서 기획법관 등에게 전달해 공개하는 게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면서도 “통진당 사건과 (전달 방식이) 다르지 않느냐”는 거듭된 지적에 윤 전 법원장은 “이 사건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재판부가 “차원이 다르다고요?”라며 한 번 더 확인을 구했다. 윤 전 법원장은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자료는 모든 법관이 필요한 내용에 대한 것이고 이 사건은 그 사건을 재판하는 담당하는 재판부가 문의를 하며 자료를 요청한 사건이기에 사법지원실의 일반 보통 업무 범위 안에서, 지원행위를 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원행위를 충실히 이행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대전지법과 천안지원 등 두 개의 재판부에서만 문의가 들어왔는데 왜 신청사건을 맡은 모든 재판부에 전달이 되도록 했냐고 검찰이 묻자 윤 전 법원장은 오히려 “그럼 하나 물어보자”면서 “문의를 한 재판부에 주는 것은 가능하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건 아니죠. 같은 논리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송 당사자·청와대에도 전달된 자료가 재판부에… “판사들 영향 안 받을 것 확신” 그런데 윤 전 법원장의 지시를 받아 최 부장판사가 작성했던 이 ‘통진당 예금계좌에 대한 채권 가압류 신청사건에 관한 검토’ 보고서는 청와대에도 전달이 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소송 당사자는 정부였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소송 대리를 맡았다.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은 이인복 대법관이었다. 사법지원실은 이 전 대법관을 통해 선관위로부터 가처분 신청 현황 등 자료를 제공받기도 했고, 최 부장판사가 작성한 보고서가 이 전 대법관에게도 보고가 됐다. 윤 전 법원장은 최 부장판사가 처음 작성한 보고서에 ‘가처분 채무자를 통진당 또는 시·도당으로 해야한다’, ‘재산 채무자를 금융기관으로 해야하고 채권처분 금지 가처분 형태로 (신청이) 되어야 한다’는 등의 신청취지를 추가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이 추가된 내용은 일선 판사들에게 필요한 게 아니라 소송을 수행해야 하는 사건 당사자에게 필요한 내용 아닌가“ 물었고 윤 전 대법원장은 맞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가처분 신청 취지까지 구체적으로 보고서에 담도록 한 이유를 묻자 윤 전 법원장은 “선관위원장인 대법관에게 보고하는 건데 (가압류가 불가능하다면) 가처분의 경우에는 어떤 형태로 가는 게 맞을지 궁금해하시지 않았을까 싶어서”라고 답했다. 검찰은 “검토 보고서가 이미 소송 당사자인 중앙선관위에 전달될 예정이었고 해당 검토자료는 청와대에도 실제로 전달이 됐다”면서 “그런 상황은 사건을 맡은 일선 법관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받은 자료가 알고보니 당사자에게로 나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전달이 되고 이해관계가 동일한 청와대에도 전달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더욱 재판에 영향을 받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윤 전 법원장은 “그것은 사후에 결과론”이라면서 “제 인식 속에는 검토 결과를 보고드린 것 뿐이고 그것이 청와대까지 간다는 게 제 관념에는 없었다”면서 “결과적으로 어떻게 된 것이냐 물어본다는 그쪽(청와대)으로 전달된 쪽에 이야기를 할 것이지 사법지원실에 이야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법원장은 이와 관련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통진당 가압류 신청 사건에 대해 각 재판부가 가압류 기각 또는 신청 취하 등으로 종결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면서 그러한 결과는 “각 재판부가 각자 법리에 대한 견해와 소신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처가 전달한 입장에 영향을 받은 재판 결과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검찰이 물었다. “법리적 견해와 소신에 따라 처리한 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검찰) “그게 법관의 권한이니까요.” (윤 전 법원장) “그렇게 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정도이죠?” (검찰) “그렇습니다. 제가 그렇게 재판을 해왔습니다.” (윤 전 법원장) ●”양승태·박병대 지시 없었다“ 말하자 검찰 ”독단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무엇보다 윤 전 법원장은 통진당 사건의 검토 보고서를 일선 법관들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를 박 전 대법관에게 받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윤 전 법원장은 당시 검토 결과 개인적 의견으로도 가압류가 아닌 가처분으로 신청해야 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재판연구관 3명의 검토 결과도 같은 결론이었고, 이러한 내용을 일선 법관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 역시 자신의 생각이었다고 강조했다. 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재판부에 전달할지에 대해서 최 부장판사와 따로 논의하거나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최종 보고서를 이 전 대법관에게 전달할 때에도 박 전 대법관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에 전달된 자료는 그저 참고자료, 일반적인 배포 자료에 불과해 판사들에게 반드시 따라야만 한다고 압박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은 행정처가 그와 같은 자료를 보내면 일선 판사들이 그대로 따른다는 것인데, 구체적인 자료를 보내며 사실상 재판부에 영향력을 발휘한 사실이 있습니까?” (박 전 대법관 변호인)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료 때문에 결론을 바꾼다는 생각을 안 했습니다.” (윤 전 법원장) “판사들을 부담 느끼게 한 사실이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윤 전 법원장) “공소사실에는 실제 일부 사건을 담당한 법관이 당사자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전처분을 인용하는 데 부정적 심정도 있었지만 (행정처의 입장을 알게 돼) 어쩔 수 없이 인용했다는 판사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변호인) “그런 판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확인할 수 없었고 (행정처의 영향을 받는다는) 관념이 없었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윤 전 법원장) “그럼 판사 자격이 없는 거죠.” (변호인) 윤 전 법원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서도 사법지원실이 작성한 ‘원세훈 사건 1심 판결 분석 및 항소심 쟁점 전망(2014년 9월 18일자)’ 보고서도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양 대법원장에게 아무런 지시를 받은 일이 없다”며 중요한 현안에 대해 직접 나서서 보고를 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재판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법지원실장으로서의 중요 사안에 대한 형식적인 보고였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이 부분을 두고 “기조실장부터 차장, 처장까지 내부에 순차적으로 보고를 했는데, 자료를 일선 재판부에 전달한다는 생각에 증인이 단독을 할 수 있는 문제냐”고 물었다. 윤 전 법원장은 “제 권한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고 곧바로 답했다. “기조실장이나 차장, 처장에게 보고한 사안을 증인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승인은 필요하지 않은 건가”라는 물음에도 “현안보고라 승인 여부는 관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내부적으로 제 권한 범위 안에서 당연히 일선 법관들에게 필요할 거라 생각해서 (배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선 법관들에게 검토 보고서를 전달하겠다고 보고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만약 일선 법원의 담당 판사들에게 전달된 검토 자료가 청와대에 전달될 것을 알았다면 (자료 배포를) 동의했겠느냐”고도 물었다. 윤 전 법원장은 “가정하는 상황에 답을 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검찰이 “부적절한 것은 맞느냐”고 다시 물었고 윤 전 법원장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박록삼의 시시콜콜] 만화가 된 26년 전 ‘무궁화꽃이…’, 현실 속 한반도

    [박록삼의 시시콜콜] 만화가 된 26년 전 ‘무궁화꽃이…’, 현실 속 한반도

    김진명(61)은 누군가에게는 꽤 불온한, 문제적 작가다.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어떤 논리로 이뤄졌는지 보여준 ‘몽유도원’, 혁명 혹은 사태였던 1979년 궁정동 얘기 ‘1026’, 대하역사소설 ‘고구려’, 그리고 최근 ‘직지’에 이르기까지 내놓는 책마다 화제를 일으켰고, 누군가는 늘상 불편해 했다. 더욱이 정식 등단 절차도 밟지 않은 이단아였기에 한국의 주류 문단과 평단은 외면했지만, 거의 모든 책이 100만 부 이상 팔릴 정도로 독자들은 열광하는 기이한 형태의 작품 활동의 연속이었다. 그 시작은 1993년 한 문제작으로부터였다. 한국에서 사는 30대 중반 이상이라면 모를 수 없는 장편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일본이 독도를 공격하고, 한국은 핵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한다. 일본이 독도를 먼저 침공하자 핵무기로 일본을 공격해서 항복을 받아낸다는 발상은 당시 좌우 진영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당시는 1991년 12월 한반도 비핵화를 골자로 하며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이었다. 핵을 개발해서 누군가를 공격한다는 것은 결코 환영받기 쉬운 논리가 아니었다. 그랬기에 군국주의를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역 군국주의를 조장한다, 대중의 얄팍한 국수주의적 정서에 기댄다는 혹평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역사 속에서도, 현실 속에서 여전히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낀 지냈던 약한 나라 국민의 답답함을 갖고 있던 대중은 ‘무궁화꽃…’을 통해 속이 뻥 뚫리는 듯한 후련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지금까지 무려 700만부 이상이 팔린 전무후무한 베스트셀러였으니 김진명의 문제성은 이렇게 또다른 팬덤과 맞닿아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잊혀져가던 그의 장편소설이 26년이 흐른 2019년 만화의 형식으로 몸을 비틀어 다시 나타났다. 제목도 또다른 시의를 반영한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그림 백철/ 새움). 여러 의미를 곱씹게 한다. 지난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담긴 핵심 표현이다. 강제징용, 위안부 등 일제 강점기의 과거사 문제를 정리하며 겪는 진통 속에서 흔히 ‘기묘왜란’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일본과 갈등과 대립이 최고조로 치닫는 시기다. 일본의 초계기 위협 비행 사건, 대한 수출 규제 등 경제적 침략으로 인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선언 등 강대 강 대결 국면은 누군가에게는 위태로워 보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자존심의 영역이었을 테다. 또한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안에 굴욕감을 느끼며 ‘자발적 반미’ 움직임까지 나타내는 점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뉴욕, LA 등 미국 한인 사회에서 이 책을 통해 부는 ‘애국 독서 열풍’ 또한 최근 한국이 겪고 있는 냉엄한 현실과 밀접히 맞닿아 있다.소설이건, 만화건 내용은 너무도 극적이고 갈등의 지점 및 해법 또한 너무 단순한 귀결이지만, 함의하는 부분은 극단적 애국주의만으로 치부하기엔 복잡하거나 대단히 본질적이다. 바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최강대국 사이에 끼인 한반도가 취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다. 군사안보, 경제, 에너지 등 고려해야 할 지점들은 많다. 다만 26년만에 다시 조명되는 이 책을 통해 다자외교, 동북아 균형자론, 중립화통일방안 등 여러 과제에 대해 남녀노소를 떠나 깊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사회적 논의로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시흥시, 다음달부터 미세먼지 저감 공공2부제 시행

    시흥시, 다음달부터 미세먼지 저감 공공2부제 시행

    경기 시흥시는 미세먼지가 빈번히 발생하는 계절인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시흥내 모든 행정·공공기관 관용차량과 소속 임직원의 차량에 대해 상시 2부제를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는 정부의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대응 특별대책’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겨울철부터 이른 봄까지 범국가적으로 미세먼지 저감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시가 선제적으로 공공2부제를 시행한다. 단, 민원인 차량이나 경차·친환경차·취약계층 이용차량 등은 제외한다. 특히 12~3월은 기상여건에 따라 언제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어 선제적으로 평상시보다 강화된 저감대책을 강구해 고농도 발생의 강도와 빈도를 낮추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시는 같은 기간 동안 ▲영세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저감시설 설치지원 확대 ▲불법행위 상시 감시를 위한 계절관리 민간감시원 운영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 집중 관리 ▲고농도 비상저감조치 시 취약시설 밀집지역 살수 확대 ▲친환경보일러 보급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임병택 시장은 “미세먼지 고농도 계절에 먼저 공공기관이 미세먼지 저감에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고 청정도시 시흥시를 만들기 위해 차량 2부제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모두하나데이’… 더 큰 사회적 가치 창출 앞장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모두하나데이’… 더 큰 사회적 가치 창출 앞장

    하나금융그룹이 ‘2019년 모두하나데이’를 맞아 지난 1년 동안 사회공헌을 되돌아보고 연말까지 봉사와 나눔활동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을 목표로 삼고 저소득층과 청소년, 다문화 가족 등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8일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명동사옥에서 ‘2019 모두하나데이’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모두하나데이’ 캠페인은 하나금융그룹 전 임직원들이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축제 기간으로 2011년 시작해 올해로 9년째다. 특히 하나금융은 올해는 기부나 봉사활동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책임경영을 실천할 것을 선포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승 하나금융그룹 사회공헌위원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 하나금융그룹 임직원을 비롯해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앞마당에서 하나사랑봉사단, 가족사랑봉사단 등 임직원들은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도 진행했다. 준비한 김치 1만 1111포기는 사회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구(NGO)인 ‘함께하는 사랑밭’을 통해 아동복지시설인 ‘동강원’ 등 지역 사회에 전달됐다. 심화되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하나금융그룹은 어린이집 100개를 세웠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혁신기업도 지원하고 있다. 각 계열사도 올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했다. KEB하나은행은 모두하나데이를 앞두고 24개 지역영업본부가 봉사활동을 릴레이로 진행하고 해외 봉사활동도 추진했다. 하나카드는 매달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월급에서 자투리 돈을 모아 기부하는 ‘끝전떼기’를 하고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참여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직원과 직원 가족이 참여하는 봉사단을 운영하는 동시에 자매결연부대를 후원하고 임직원 자선바자회 등도 열고 있다. 하나금융티아이는 임직원들이 김장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청라센터 미디어아트 갤러리 등에 신규 작품 전시를 후원했다. 하나캐피탈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자산신탁, 하나저축은행 등은 연말까지 초등학교나 종합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승 하나금융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은 “하나금융그룹 사회공헌활동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더욱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생산적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하나소셜벤처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기업가를 응원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하나금융그룹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롯데홈쇼핑 “취약계층에 온정을”… 쉼 없는 반찬 나눔

    롯데홈쇼핑 “취약계층에 온정을”… 쉼 없는 반찬 나눔

    롯데홈쇼핑은 지역 및 계층별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 지역사회와 나눔을 이어 가고 있다. 단순 기부와 같은 일회성 활동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까지 연계하며 지역사회와 공감할 수 있는 나눔 활동을 지속 전개해 모범적인 기업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지역 소외이웃과 주민들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반찬을 만들어 전달하는 ‘희망수라간’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영등포구는 저소득 계층이 3만 2000여명에 달하고 그중에서도 독거노인 수가 1만 2000여명에 달해 식사 지원과 정기적인 안부 확인이 절실한 지역이다. 2015년부터 롯데홈쇼핑 임직원들로 구성된 ‘샤롯데봉사단’과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가 각종 밑반찬을 만들어 저소득 가구에 전달하고 있다. 2016년에는 영등포구 자원봉사자들이 장소와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상시 밑반찬을 만들 수 있도록 영등포구청 내에 전용 조리시설인 ‘희망수라간’을 건립했다. ‘희망수라간’ 건립 이후 매월 7~8회 영등포 관내 무의탁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등 소외계층에게 반찬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전달하는 등 보다 활발하게 반찬 나눔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롯데홈쇼핑 샤롯데봉사단이 영등포구청 광장에서 김장 김치를 직접 담가 지역 내 어르신들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김장’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대법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대법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3명 ‘문고리 3인방’ 공모 36억5000만원 전달1·2심선 일부만 국고손실죄 인정 판결 이 前원장 적극 나선 2억 뇌물죄도 인정국가정보원장이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를 건넨 것을 뇌물로 볼 수는 없지만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받은 국정원장 특활비를 두고 엇갈렸던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정리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및 뇌물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혐의를 무죄로 봐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도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박 전 대통령과 전직 국정원장들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형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문고리 3인방’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과 공모해 6억원(남재준), 8억원(이병기), 21억원(이병호) 등 모두 35억원의 특활비를 지원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공모해 이병호 전 원장으로부터 특활비 1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36억 5000만원을 뇌물이자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1, 2심 모두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국고손실 규모에 대해서는 1심과 2심 판단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국고손실죄는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데, 국정원장이 회계관계 직원인지를 두고 1심은 맞다고 본 반면 2심은 회계관계 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심은 총 36억 5000만원 가운데 34억 5000만원을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보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에 속하는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얽혀 있는 27억원만 국고손실로, 나머지 7억 5000만원은 업무상횡령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국정원장 3인방도 같은 취지로 1심에서 징역 3년~3년 6개월형을 각각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2년~2년 6개월로 감형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정원장도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이 맞다고 정리했다. 따라서 1심에서 인정된 34억 5000만원 모두를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봤고 여기에 이병호 전 원장이 2016년 9월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2억원 역시 국고손실은 물론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질 무렵 박 전 대통령이 특활비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는데도 이병호 전 원장이 자발적으로 돈을 건넨 것은 국정원장을 지휘·감독하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을 띤 성격이라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이 2억원은 1, 2심에서는 국고손실과 뇌물 혐의 모두 무죄로 판단된 금액이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돈이 종전에 받던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1, 2심의 결론과 같이 이 2억원을 제외한 34억 5000만원은 뇌물이 아니라고 했지만 직무 관련성을 따질 사안은 아니며 횡령금을 내부적으로 분배한 것에 불과하다며 판결 이유는 다르게 제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해자들 ‘2+2+α’ 반발에 다시 힘얻는 ‘1+1+α’ 안

    피해자들 ‘2+2+α’ 반발에 다시 힘얻는 ‘1+1+α’ 안

    여야 간담회도 “1+1+α특별법 합리적” 추모사업 주체 ‘기억화해미래재단’ 검토한일 기업 및 국민의 자발적 성금, 한일 정부 재원으로 기금을 조성해 일제 강제동원·위안부 피해자에게 위로금을 주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초안 ‘2+2+α’에 피해자들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1+1+α’안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강제동원 및 위안부 문제를 한 번에 풀 방안으로 제시됐던 2+2+α안 때문에 외려 양쪽 피해자들이 동시에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문 의장이 지난 27일 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소 관련 법안 발의 여야 의원 간담회’에서도 ‘1+1+α 특별법 발의’가 대체적 공감대였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의원은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멈출 수 있는 가시적인 안이 빨리 나오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일본과 피해자 모두 수용 의사가 있는 1+1+α안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거론됐다”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2+2+α안에서 일본 정부가 2016년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에 투입했던 10억엔(약 100억원) 중 잔액 60억원을 기억인권재단에 출연하는 부분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없는 돈은 받을 수 없다며 돌려주라고 한 건데, 이를 전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날 간담회에 참석한 여권 의원은 “일본 정부가 줬던 것(화해치유재단 기금)을 피해자 재단에 넣으려고 했는데 위안부 단체가 강력히 반발하니 (국회의장실이) 그건 없애려고 하더라”고 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도 “(2+2+α안도) 일본 정부가 간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상징성을 보이기 위한 것인데, 그마저도 시민단체가 반발한다면 억지로 할 생각은 없다”며 “현재의 안은 분명히 1+1+α”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장실은 법안 초안에서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고 추모사업 등을 하는 주체를 ‘기억인권재단’으로 명명했지만 이를 ‘기억화해미래재단’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일 문제를 과거사와 미래 지향적 관계의 투트랙으로 접근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日강제징용 해법 ‘2+2+α’…문희상 기억인권재단 검토

    日강제징용 해법 ‘2+2+α’…문희상 기억인권재단 검토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해법으로 ‘기억인권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1500명의 피해자에게 총 3000억원의 위자료·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한일 양국 기업·정부·국민이 기금을 조성하는 소위 ‘2+2+α’안이다. 문 의장이 지난 5일 일본 와세다대 특강에서 밝힌 ‘1+1+α’(한일 기업+국민 기부금) 방안에 대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의 책임이 빠졌다고 반발하면서 한일 정부가 포함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의장실은 이날 문 의장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소개했다. 2014년 설립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을 ‘기억인권재단’으로 격상하고, 강제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등 피해자와 유족에게 위자료와 위로금 지급 등의 사업을 포괄적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소송 진행자와 예정자 등 1500여명의 피해자에게 1인당 2억여원의 배상액을 주는 방식으로 추계해 총기금은 약 3000억원으로 산정했다. 기금 재원은 일제 강제동원 관련 기업들의 자발적 기부금, 한일 국민의 자발적 기부금, 일본이 2016년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에 투입했던 10억엔 중 남아 있는 약 60억원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위자료 신청은 법 시행일에서 1년 6개월 내에 하도록 제한했다. 이후에는 신청권이 소멸한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법안을 논의했으며, 27일에는 관련 법안을 발의한 여야 의원들과 논의를 이어 갈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설리·구하라 떠나보내고도… 언론·네티즌, 다음 희생자 찾기 혈안

    설리·구하라 떠나보내고도… 언론·네티즌, 다음 희생자 찾기 혈안

    아이돌 그룹 출신 설리와 구하라가 잇달아 짧은 생을 마감한 가운데 분노한 여론이 또 다른 희생자를 찾고 있다. 생전 설리와 구하라를 고통받게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악플’(악성 댓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언론마저 이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한 유력매체는 지난 25일 ‘구하라와 법정공방 최종범 미용실 가보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구하라의 전 연인이자 고인과 법정공방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범씨의 미용실을 찾아갔다. 해당 기사는 비어 있는 미용실 풍경을 전하면서 고인과 최씨와 관계, 법적다툼 경과 등을 기술했다. 고인을 상대로 한 최씨의 상해·협박·재물손괴·강요 등 혐의가 1심 재판에서 인정된 반면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이용)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적었지만, 구하라의 사망 직후 이어진 보도는 비극의 원인을 최씨에게 전가하는 뉘앙스를 띄기 충분했다. 실제로 해당 기사에는 최씨를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가 ‘구하라’ 등 관련 키워드로 도배된 지난 24~25일 ‘최종범’도 실검 목록에 함께 올랐다. 언론 매체들은 실검을 좇아 고인과 최씨의 관계를 자극적으로 조명하는 기사를 쏟아내는가 하면, 아직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최씨의 불법 성관계 영상 촬영 혐의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최씨를 ‘살인자’로 규정한 네티즌들의 “자발적으로 죄값을 치러라” 등 극단적인 댓글 수천, 수만개가 온라인을 뒤덮었다. 정치권도 동참했다. 녹색당은 25일 논평에서 “한때 연인이었던 가해자의 폭력과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으로 고통받고, 도리어 피해자를 조롱하고 동영상을 끈질기게 검색한 대중에게 고통받고, 언론에 제보 메일까지 보낸 가해자에게 고작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사에게 고통받은 구하라가 결국 삶의 가느다란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다”며 구하라 사망의 발단으로 최씨와의 사건을 지목했다. 고인이 신변을 비관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죽음의 이유를 재단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설리 사망 때도 일부 네티즌들은 분노의 화살을 특정 인물을 향해 겨눴다. 2014~2017년 설리와 공개열애를 했던 최자의 인스타그램에는 ‘당신이 설리의 영혼을 파괴했다’, ‘책임져라’ 등 공격적인 악플 테러가 쏟아졌다. 계속되는 악플에 최자는 결국 설리 추모글의 댓글창을 닫았다. 설리와 구하라는 생전 악플로 인한 고통을 여러 차례 호소했다. 구하라는 지난 4월 쌍꺼풀 수술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어린 나이부터 활동하는 동안 수많은 악플과 심적인 고통으로 많이 상처받았다”며 “한 번이라도 곱게 예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설리는 지난 1월 ‘진리상점’ 방송에서 당시 자신의 SNS 논란과 관련해 “기자님들, 시청자님들, 저 좀 예뻐해달라”며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좋고 착하고 예쁜 친구들인데 왜 나 때문에 욕을 먹어야 하지 싶었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설리와 구하라가 현재 분노의 화살이 겨냥하는 특정 인물들을 피해갔다면 악플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2017년 어느 날 지드래곤, 설리, 구하라, 가인이 함께 놀이공원에 간 모습이 찍힌 사진이 화제가 됐다. ‘도촬’로 촬영된 사진이 온라인에 퍼진 것, 그 내용이 가십성으로 앞다퉈 기사화 된 것도 문제지만 사적인 친분조차 조롱하는 악플이 뒤따른 일은 설리·구하라 등에 대한 악플이 일상화된 단면이었다. 당시 “지드래곤과 급이 맞지 않는다”며 설리와 구하라 등을 비하하는 댓글에 ‘공감’한 사람만 수만명이었다. 하지만 그 많던 사람 중 지금이라도 반성한다는 자기고백을 꺼내는 이는 찾아볼 수 없다. 여전히 누군가를 향한 칼날 같은 악플만 되풀이될 뿐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커브스, ‘2019 사랑의 쌀 나눔’ 기부 프로모션 진행

    커브스, ‘2019 사랑의 쌀 나눔’ 기부 프로모션 진행

    무사히 한 해를 보낸 것에 감사하고 바쁜 삶 속에서 잊었던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게 되는 연말은 기부 문화가 활성화되는 시즌이다. 이러한 연말을 맞아 나를 넘어 ‘함께 건강한 삶’을 위해 쌀 기부에 동참하는 기업도 있다. 30분 순환운동으로 익숙한 ‘커브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랑을 나누고 건강을 더하다’라는 슬로건으로 12월 한 달간 ‘2019 커브스 사랑의 쌀 나눔’ 기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2019 커브스 사랑의 쌀 나눔 프로모션은 전국 커브스 가맹점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쌀 나눔에 동참하는 형식으로, 쌀을 기부한 신규 회원에게는 가입비 면제 혜택을, 기존 회원에게는 네이버 커브스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이벤트 참여를 통해 선물 당첨의 기회를 제공한다.커브스 가맹본부와 전국 커브스 클럽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기부 캠페인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더욱 건강한 지역사회를 추구하는데 앞장서 왔다. ‘사랑의 쌀 나눔’ 캠페인은 지난해 11월 (사)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중앙회와의 협약 후 2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2018년 첫 번째 캠페인에서는 20,000kg에 가까운 쌀이 모여 필요한 곳곳으로 전달됐다. 사랑의 쌀 나눔 캠페인을 진행한 커브스 클럽 현장에서는 “회원님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쌀을 기부해주셔서 따뜻한 온정을 실감했고, 신년에도 더욱 건강하게 운동하자는 의지와 결속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2019 커브스 사랑의 쌀 나눔 프로모션은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쉬운 방법과 더불어 이벤트 참여의 재미로 인해 작년의 인기를 더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로모션 관련 자세한 사항은 온라인 커브스 홈페이지나 커뮤니티에서 확인하거나 가까운 커브스 클럽에 문의해 안내받을 수 있으며, 네이버 커브스 커뮤니티에서 ‘2018 커브스 사랑의 쌀 나눔’ 기부 및 이벤트 참여 후기를 엿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 장기이식의 실체… “소수민족으로부터 강제 적출”

    중국 장기이식의 실체… “소수민족으로부터 강제 적출”

    중국이 국제사회를 오도하기 위해 거짓된 장기 이식 및 기증 데이터를 만들어냈으며, 대다수의 장기는 중국 내에서 박해를 받는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으로부터 적출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매체 인사이더가 영국에서 발행되는 오픈 엑세스 저널인 BMC 의료 윤리(BMC Medical Ethics)를 인용한 24일 보도에 따르면, 해당 저널에 보고서를 기고한 전문가들은 중국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장기이식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위조되고 조작됐다는 주장을 뒷받침 할 증거를 제시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시간은 종종 몇 주 또는 며칠에 불과하며, 이는 다른 국가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정도의 수준이다. 그러나 저널에 기고한 사회과학 전문가 매튜 로버트슨, 통계전문가 레이몬드 하인드, 의학 전문가 제이콥 라비 등은 장기기증자 및 수혜자와 관련해 중국이 제출한 자료가 ‘이차방정식’(근의 공식, ax2+bx+c=0)의 그래프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차방정식 그래프와 일치하는 해당 자료는 중국이 실제로 데이터를 수집해 제작한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사실을 통해 자원한 사람의 장기가 아닌 다른 장기들을 어디서 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저널에 기고한 보고서에서 “중국은 자발적인 장기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자발적인 것으로 위장된 것”이라면서 “일부 자발적인 장기 기부자도 자발적인 것이 아닌, 잘못된 분류에 속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자발적 장기 이식은 종종 대규모의 현금 지불에 의해 행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의혹은 변호사와 학자 및 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권자선단체인 중국 내 장기이식 남용 종식을 위한 국제연합(the International Coalition to End Transplant Abuse in China, ICETA)에 의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ICETA는 중국의 장기 이식의 출처를 조사하기 위해 설립된 독립기관으로, 지난 6월 중국이 박해를 받는 소수민족 중 하나인 위구르 무슬림과 파룬궁 종교단체 소속인들로부터 심장과 신장, 폐, 피부 등 수 천 개의 장기를 불법으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얻어낸 장기는 ‘기증자’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적출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5층 석탑, 5칸 대광보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5층 석탑, 5칸 대광보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2018년, 7개 사찰을 묶은 ‘한국의 산지승원’이 또 하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수천개의 불교 사찰 가운데 이들은 건축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도 뚜렷하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충남 공주의 마곡사는 누가 언제 설립했는지, 또 어떻게 변해 왔는지 역사가 명확하지 않다. 반면 다른 6개 사찰의 중흥조는 자장율사(통도사), 의상대사(부석사와 봉정사), 진표율사(법주사), 대각국사(선암사), 서산대사(대흥사) 등 한국 불교 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위인들이다. 불명확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마곡사의 가람배치는 매우 창의적이다. 또한 원초적 모습의 영산전, 측면이 정면인 독특한 대광보전, 희귀한 2층 전각인 대웅보전 등 독특한 건물로 가득하다.●수평으로 늘리고 수직으로 중첩되고 절 이름의 유래도 석연치 않다. 고려 중기에 이 절을 중창할 때 신도들이 밭의 삼(마)과 같이 많아서 마곡사라 했다는 설, 이 절 이전에 마씨들의 마을이 있었다는 설 등 종교시설의 유래치고는 유치할 정도다. 비교적 믿고 싶은 설은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선승이었던 마곡보철의 이름을 땄다는 것이다. 중국 선불교를 일으킨 이는 육조혜능이고, 그의 법맥은 남악회양을 거쳐 마조도일 그리고 마곡보철에 이른다. 신라 말 낭혜화상 무염은 당나라로 유학해 마곡보철의 제자가 됐다. 보철이 혜능의 증손 제자이니 무염은 고손인 셈이다. 무염은 귀국해 보령에 성주사를 세우고 성주산문을 열었다. 인근인 공주 일대는 성주산문의 권역이 됐기에, 이 산문 정통성의 뿌리인 마곡의 이름을 따 절을 세웠을 법하다. 현재 마곡사 가람은 태극 모양으로 휘돌아 흐르는 마곡천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 두 곳에 조성됐다. 남쪽은 영산전이, 북쪽은 대광보전이 중심 전각이 된다. 신라 말 주산인 태화산에서 내려온 산줄기가 마무리되는 곳에 처음의 가람을 세웠다. 지금의 영산전이 있는 남쪽 가람이고, 그저 지역의 작고 소박한 사찰이었다. 한때 폐사가 됐던 마곡사는 고려 중기에 대대적으로 부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밭의 삼과 같이 신도가 많이 모였다니, 절을 크게 확장해야 했다. 개울 남쪽은 땅이 좁아 개울 건너 북쪽 너른 터에 큰 가람을 세우게 된다. 현재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있는 곳이다.확장에는 성공했지만 큰 문제가 발생했다. 개울로 나뉜 두 개의 가람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가. 다리만 놓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기존의 남가람과 새로운 북가람은 산에 가려 서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진입로를 만들어 두 가람을 연결하는 수였다. 영산전 영역 바로 앞에 해탈문을 세우고 그 뒤로 천왕문을 세웠다. 두 개의 문이 겹쳐지면 길이 만들어진다. 그 연장선 위에 극락교를 세워 개울을 건넌다. 남가람에서 북가람으로 향하는 길은 휘어져 있다. 그만큼 연결하기 어려운 지형이다. 극락교를 지나도 북가람의 모퉁이에 다다를 뿐이다. 북가람의 중심에는 5층탑과 대광보전이 놓이고, 그 뒤로 대웅보전이 솟아 있다. 가장 뒤의 대웅보전은 산등성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2층으로 만들었다. 그래야만 대광보전 너머 수직적으로 중첩돼 보이기 때문이다. 마곡사는 가람 확장에 매우 불리한 지형을 가졌다. 개울이 가로막고, 남가람과 북가람의 산은 거의 직각으로 놓여 규칙적인 가람배치를 불가능하게 했다. 그럼에도 문들과 다리를 잇는 강력한 길이 개울을 건너고, 5층탑의 상승감이 수평적인 5칸 대광보전으로 하강하다가 다시 뒤의 대웅보전으로 솟아오른다. 건축적 창의성으로 지형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두 개의 가람을 하나로 통합해 입체적인 건축 경관을 얻었다. 더 나아가 산과 개울이라는 자연과 건축을 일체화했다.●5층 석탑, 불교적 불개토풍 북가람의 중심에 서 있는 5층석탑에 주목하자. 이 석탑은 폭이 좁고 높이가 높은 전형적 비례의 고려시대 탑이다. 2층 몸돌 4면에 부처상을 새겨 마치 사방불탑 같은 성격도 갖는다. 더욱 특이한 것은 가장 위에 놓인 또 하나의 이국적인 탑이다. 보통 한국 탑은 원판과 구슬 모양 석재들을 겹쳐 꽂아 가장 위의 상륜부를 이룬다. 그러나 이 탑의 상륜부엔 이른바 ‘풍마동’이라는 특수한 청동 구조물을 얹었다. 티베트 불교의 불탑 모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유일한 사례다. 티베트 불교는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 산속에서 발달한 밀교의 일종으로, 몽골이 세운 원나라가 국교로 삼았던 종교다. 일명 라마교라 하고 현재도 중요한 중국 불교의 종파다. 베이징 중심부에 있는 묘응사 백탑은 원나라 때 세운 전형적인 라마교의 탑이다. 마치 하나의 봉우리가 솟은 것 같은 높이 50.9m의 이 거대한 탑은 여전히 중요한 베이징의 랜드마크다. 이 백탑을 그대로 축소하면 1.8m 크기의 마곡사 풍마동이 된다. 재료만 청동으로 바뀌었을 뿐 놀랍게도 닮은꼴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청동의 세공기술 또한 고려와는 다른 이국적인 솜씨다. 원의 간섭기인 13세기에 유입된 수입 완제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세계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강력했던 몽골제국이 고려를 침략했다. 결국 항복하고 말았지만 고려는 귀중한 강화조건을 관철했다. “불개토풍(不改土風)-의관은 고려의 풍습을 따른다.” 의관에 그치지 않는다. 비록 몽골의 사위 나라가 됐지만 고려의 언어와 영토와 왕실은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호복과 변발을 강요당하고, 나라 자체가 없어진 유라시아의 대부분 정복국에 비해 파격적인 대우였다. 6차례의 대대적 침략에도 39년간 끈질기게 항쟁한 대가였다. 그러나 한 세기에 가까운 원간섭기에 온전한 토풍을 지키기는 힘들었다. 제국의 문물이 쏟아져 들어와 고려의 유행을 바꿨고, 자발적 친원 행위도 무수하게 벌어졌다. 종교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개성의 대형 사찰들은 원황실을 축원하는 노골적 부역을 자원했다. 개성 근처에 세워졌던 경천사 석탑은 그 명확한 증거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1층 홀에 전시된 이 탑은 강융이라는 친원 귀족이 원나라의 승상 탈탈을 위해 원나라 장인들을 데려와 만든 원나라풍의 기념물이다. 그러나 고려 불교의 수백년 전통은 밀교적 영향을 받았을지언정 라마교가 종파로서 자리잡을 여지를 주지 않았다. 마곡사 5층탑은 고려의 몸통에 몽골의 머리를 얹고 있다. 이 이상한 형상이 바로 당시의 불교적 ‘불개토풍’이었다. 모자를 바꿨지만 몸통은 바꾸지 않았다.●다시 개울을 따르고 건너 대웅보전에서 일단 멈췄던 마곡사는 현대에 들어 다시 확장의 역사를 시작했다. 마곡천을 건너 성보박물관과 템플스테이 건물을 지었다. 상류로 향하다 다시 개울을 건너면 현대적인 일군의 건물들이 나타난다. 한국문화연수원, 2009년에 전통불교문화원으로 지은 수련원 건물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야심작이다. 전통적 내용을 현대적 그릇에 담겠다는 포부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원래 이 땅은 17세기 마곡사 중창을 위해 기와를 굽던 가마터였다. 조사 결과 여러 곳의 가마터가 발굴됐다. 그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가운데에 운동장을 만들었고 남쪽에 숙박동을, 북쪽에 교육동을 지었다. 개울을 경계로 두 가람이 들어선 마곡사의 배치와 유사한 환경이고 유사한 해법이다. 선방, 다도실, 지대방, 강당 등을 수용한 교육동은 하나의 건물이면서도 여러 지붕이 중첩된 모습이다. 마치 여러 동의 기와집이 모여 하나의 가람을 이루는 모습이다. 마당을 중심으로 배열된 숙박동은 현대판 요사채라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는 배흘림 나무 기둥도, 날렵한 처마 선도 없다. 콘크리트 벽과 금속제 경사 지붕만 있는 지극히 현대적인 조형이다. 그럼에도 기와지붕 없는 한옥이고, 중첩된 전통 가람의 배치법이다. 마곡보철이 스승 마조를 따라가다가 물었다. “어떤 것이 큰 열반입니까?” 마조가 답했다. “급하구나.” 보철이 다시 물었다. “급한 것은 무엇입니까?” “물을 살펴보아라.” 문헌기록이 없는 마곡사에서 가람배치의 비밀을 풀고, 5층탑 풍마동의 역사를 밝히려 추정과 상상에 빠져 있었네. 아, 조급했구나! 그저 마곡천의 휘어짐을 살피고 그 흐름에 발길을 따르면 되는 것을. 물길은 장애물이 아니라 건축의 무한한 생명선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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