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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헌법 개정 재천명

    아베 헌법 개정 재천명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시 헌법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10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오는 4월 지방선거 및 여름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 승리와 헌법 개정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올 여름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에 대한 결의를 강조하고, 헌법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평화헌법 개정 문제에 대해 “드디어 창당 이래 소원이었던 헌법개정에 임할 때가 됐다. 자위대는 이제 가장 신뢰받는 조직이 됐다. 헌법에 이를 단단히 명기해 위헌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4월 지방선거에 대해 “지방의회의 힘이야말로 자민당의 힘의 원천이다. 힘을 합쳐 이기자”고 말했다. 또 “12년 전(2007년)에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했었다. 당시 총재였던 나는 그 때의 책임을 잊은 적이 없다. 정치는 안정을 잃었으며, 악몽같은 민주당 정권이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후생 노동성의 통계 부정 문제에 대해선 “철저히 검사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자민당·공명당 ‘20년 동거’, 아베의 개헌 추진에 균열

    자민당·공명당 ‘20년 동거’, 아베의 개헌 추진에 균열

    자민당과 함께 일본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지난 6일 “(오는 5월 새 국왕 즉위나 10월 소비세 증세 등) 중요한 일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의 합의를 진전시키는 노력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집권 파트너인 아베 신조 총리(자민당 총재)의 헌법 개정 추진에 협조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힌 것이다.자민당과 공명당이 개헌 추진을 놓고 삐걱거리면서 올 가을 20주년을 맞는 일본 양당의 연합전선에 미묘한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오는 4월 지방선거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가운데 공명당은 헌법 9조 개정에 대한 당 지지층의 반발을 큰 우려하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야마구치 대표는 지난 4일 당 신년 간부회에서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공명당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자민당과 성격이 다른 공명당이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 합의를 도출해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의 배경에는 공명당 내부는 물론이고 당의 지지기반인 창가학회에서 “공명당이 정체성을 잃고 지나치게 자민당의 뜻대로만 따라간다”는 우려와 불만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15년 안전보장관련법 등 다른 이념의 정책에서 자민당에 협력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심화됐다.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야마구치 대표는 지지층의 반발이 큰 개헌에 대해서는 자민당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힌 상태다. 이에 따라 공명당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내용의 자민당 개헌안에 대한 여당내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기타가와 가즈오 공명당 헌법조사회장도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개헌 발의는 당치도 않다”고 일축했었다. 국회 헌법심사회는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야당의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개헌 논의에 반대하고 있고, 야당 인사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민당의 개헌안 제출도 수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니혼게이자이는 “양당이 처음 연립여당을 구성했던 1999년 당시에는 오부치 게이조 정권과 공명당 사이에 헌법이나 안보정책 등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현재의 ‘아베 1강’ 체제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명당이 자민당의 개헌에 협조하면 지지기반 동요가 심화되겠지만 그렇다고 연립여당에서 발을 빼기도 어렵다”며 올 한해가 공명당에 있어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힘의 광기에 맞선 ‘펜의 힘’…카슈끄지는 강했다

    힘의 광기에 맞선 ‘펜의 힘’…카슈끄지는 강했다

    1위 자말 카슈끄지 누가 그의 죽음을 사주했을까. 끝내 미궁으로 남게 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 광기의 시대에 맞서 ‘펜의 힘’을 보여 준 카슈끄지 피살 사건은 역설적으로 국제사회에 진실과 정의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며 깊은 울림을 던졌다. 서울신문은 25일 올 한 해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인물로 뽑은 10인 가운데 자국 정부 요원들에 의해 살해된 카슈끄지(사망 당시 59세)를 올해의 인물 1위로 선정했다. 카슈끄지는 사우디의 개혁 성향 일간지 ‘알와탄’ 편집국장을 지내면서 사우디 왕가와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해부터는 미 워싱턴포스트에 비판적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지난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자국 요원들에게 고문으로 추정되는 가혹 행위를 당한 끝에 피살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살해를 지시한 ‘몸통’은 드러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그간 ‘젊은 개혁 군주’에서 잔혹한 독재자로 이미지가 반전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33)를 몸통으로 지목했지만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면죄부를 주며 진실 규명을 덮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를 받은 미국 상원이 “왕세자가 무관할 가능성은 0”이라며 반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귀를 막았다. 카슈끄지의 죽음을 통해 전 세계는 ‘미국 우선주의’의 민낯을 목도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의 위상은 물론 중동의 역학 구도도 뒤흔들었다. 예멘 내전에 개입한 빈 살만 왕세자가 4년간 민간인 6만명이 희생된 재앙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도 지구촌의 흑역사로 기록됐다. 예멘의 참상에 부담을 느낀 미국이 사우디에 휴전을 압박하면서 지난 13일 개전 4년 만에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은 처음으로 정전을 합의했다. “카슈끄지의 영혼이 예멘의 희망을 살려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카슈끄지 피살을 계기로 각국에서 취재 활동을 하다가 투옥되거나 사망한 언론인들의 실상과 헌신이 세상에 전해졌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카슈끄지 등 언론 자유와 진실을 수호하다 숨지거나 탄압받은 언론인들을 선정했다.2위 존 매케인 2위는 포퓰리즘 광풍 속에서 미국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드러낸 고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의원이다. 지난 8월 25일 82세로 영면한 매케인 의원은 민주주의와 정의, 인권 등 전통적 미국의 가치를 부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며 전 세계에 반향을 불렀다. 그는 생전 ‘매버릭’(이단아)으로 불렸다. 보수적 정치인이지만 자신의 신념에 따라 진보적 가치도 아낌없이 지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시간 대립했다. 매케인 의원은 뇌종양 수술 직후였던 지난해 7월 28일 자택인 애리조나에서 워싱턴DC까지 3000㎞를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1호 공약 ‘오바마케어 폐기’ 표결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오바마케어에 문제가 있지만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 했다.3위 트럼프·김정은·메건 마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트럼프 대통령도 올해의 인물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 메건 마클(37) 영국 왕자비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주역이다. 그는 동시에 중국과의 무역전쟁, 이란 핵합의 파기,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시리아 미군 철수 등 독불장군식의 일방적 행보로 정치적 충격을 던져왔다. 이 과정에서 유럽 등 오랜 우방과 갈등을 빚었고 독일 이민자의 후손인 그 스스로가 강경 반(反)이민정책의 기치를 내건 아이콘이 됐다. 1년 내내 좌충우돌한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백악관에 홀로 남아 장장 4시간에 걸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민주당 등 안팎의 ‘적’들을 맹비난하는 분노의 트윗을 쏟아냈다. 어느 때보다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그는 스스로 “(불쌍한 나는) 백악관에 홀로 있다”고 한탄해야 했다. 김 위원장은 올 1월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선언해 평화 무드를 조성했다.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핵을 내려놓고 경제건설 집중 노선을 걷겠다고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4월과 5월, 9월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6월에는 70년간 적으로 맞선 미국의 정상, 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났다.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비핵화 협상은 11월 미 중간선거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다. 내년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마클 왕자비는 할리우드 배우 출신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둘째 손자 해리 왕자와 5월 19일 결혼했다. 이혼 경력이 있고 흑백 혼혈인 마클 왕자비가 영국 왕실의 일원이 되면서 ‘현대판 신데렐라’로 주목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2년 연속으로 ‘올해의 인물 검색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6위 태국 동굴소년·마크롱 등 5명 공동 6위로는 에마뉘엘 마크롱(41) 프랑스 대통령, 아베 신조(64) 일본 총리, 고 조지 H W 부시(94) 전 미국 대통령, 중남미 캐러밴, 태국 동굴소년 등이 선정됐다. 취임 당시 ‘프랑스의 구세주’로 극찬을 받았던 마크롱 대통령은 불통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촉발한 ‘노란 조끼’ 시위로 리더십에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은 그간 추진해 온 개혁안 일부를 철회하는 등 ‘백기’를 들었다. 지난 9월 20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68.5%의 득표율로 3연임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역대 최장수 총리로 가는 길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평소 정치적 소명인 ‘전쟁 가능한 나라’로의 개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아버지 부시’로 불린 미국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41대)은 지난달 30일 94세의 나이로 텍사스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냉전체제에 종지부를 찍은 주역이자, 퇴임 후 초당파적 행보로 존경을 받았던 고인의 사망 소식에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폭력과 가난을 피해 미국 정착을 희망하며 국경까지 4350㎞를 이동한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도 11·6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올여름 기적 같은 생환 소식으로 전 세계에 감동을 안긴 태국 동굴소년들도 빠질 수 없다. 치앙라이주 ‘무 빠’(멧돼지) 축구클럽 소속인 11~16세 유소년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6월 23일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고립됐다. 실종된 지 열흘 만에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서 기적적으로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특파원 칼럼] 차원이 다른 아베의 ‘개헌 드라이브‘/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차원이 다른 아베의 ‘개헌 드라이브‘/김태균 도쿄 특파원

    헌법에 ‘자위대’ 규정을 새로 넣겠다는 일본의 개헌 움직임이 우리에게 뉴스거리가 되는 것은 과거 그들의 군국주의 침략과 그로 인한 고통의 역사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틈만 나면 “개헌”을 외친 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자국민들에게 아직까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일본 국민들을 상대로 정부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 보면 개헌은 대체로 경제, 복지 등의 주제에 밀려 하위권에 머무른다.이런 분위기는 사안 자체가 긴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현실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별로 없었던 이유가 크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다른 차원의 ‘개헌 드라이브’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하며 2006~2007년 1차 집권을 포함,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 아베 신조 총리가 역대 가장 강력한 ‘개헌 비상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내년 11월이면 자국 역사상 최장수 총리의 기록을 세우게 되지만 그걸로 만족할 생각이 없다. 1946년 연합국 최고사령부 치하에 성립된 이후 한 차례도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헌법을 처음으로 바꾸는 데 총리로서 남은 3년을 올인하려고 한다. 총재 3연임에 성공한 뒤 내놓은 첫마디도 바로 “헌법 개정안의 국회 제출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2일 내각 요직을 다른 계파 등에 대거 양보하면서 헌법 개정을 책임질 자민당 내 친정체제 구축에 인사권을 쏟아부은 데서도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에 나설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당 총무회장에는 심복인 가토 가쓰노부 전 후생노동상을 앉혔다. 총무회는 당의 최고 정점에서 인사, 법률 등 중요한 사안을 결정한다. 총무회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다. 이 과정에서 가토 총무회장은 ‘포스트 아베’의 주요 주자로 단숨에 부상했다. 헌법개정추진본부장에는 과거 정치자금 스캔들에 휩싸였던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을 앉히는 한편 본부 내 다른 인사들도 대거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여야 합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기존의 온건파들을 정리하고 강경 개헌파들을 포진시킬 전망이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역시 정치자금 스캔들로 퇴진했던 아마리 아키라 전 경제재생담당상을 임명했다. 아베 총리와 뜻이 잘 통하면서 리더십도 갖고 있다는 평을 받는 인물이다. 모두 눈빛만으로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다. 헌법 개정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한 비상체제를 꾸린 셈인데,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의 필요성과 의지에 대한 언급의 차원을 넘어 이 만큼의 구체적인 행동 조직을 구축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가부키에서 쓰이는 말 중에 ‘쇼넨바’(正念場)라는 것이 있다. 가부키에서 주인공의 존재 이유를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말한다. 쇼넨바에서 주인공이 조금이라도 실수를 했다가는 전체 극이 어그러져 버린다. 아베 총리에게는 지금이 쇼넨바다. 시모무라 헌법개정추진본부장의 개헌안 확정, 가토 총무회장의 개헌안 발의, 아마리 선거대책위원장의 국민투표 관리로 이어지는 3단계가 성공하면 스스로 해피엔딩의 주인공으로 임기의 막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면에 내세운 개헌이 국회 차원에서 어그러지거나, 국민투표에 부의되더라도 부결이 된다든지 하면 최소한 레임덕 아니면 중도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베 총리의 입장에서는 개헌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외통수다. 일본의 개헌은 일본만의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국도 아베 총리가 진행할 쇼넨바를 바라보며 면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으로 다가가고 있다. windsea@seoul.co.kr
  • ‘DJ·오부치 행사’ 깜짝 참석한 아베 “한일관계 개선 중요”

    ‘DJ·오부치 행사’ 깜짝 참석한 아베 “한일관계 개선 중요”

    3연임 뒤 한반도 문제 역할 찾기 나서 “정치 리더십·결단 필요” 우호관계 강조 이수훈 주일대사 “북·일 정상화 협력”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한·일 파트너십 선언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양국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행사에 당초에는 나오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개최일에 임박해 돌연 참석을 결정했다. 지난달 3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평양공동선언이 이뤄지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및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임박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나름의 역할을 찾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통해 “20년 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대단한 결단을 통해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이뤄냈다”고 강조한 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을 때에도 확인한 대로 두 나라의 미래지향적인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리더십과 결단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지난달 3연임을 확정 짓고 국내 정치에서 한숨을 돌린 아베 총리는 한·일 우호관계를 강조하면서 북핵·미사일 및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서 자기 역할을 넓히고 양국 간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 등에서도 자국의 입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도 인사말을 통해 “20년 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의 결단으로 한·일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계기로 두 나라는 경제·문화 및 인적교류 등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이 대사는 이어 “4월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등 현재 한반도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2차 북·미 정상회담도 개최될 예정”이라며 “한반도의 평화 국면에서 북·일 관계의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북·일 정상회담의 조속한 성사를 위해 한국 정부는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당시 일본 외무상이었던 고무라 마사히코 전 자민당 부총재가 기조강연을 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일본 측에서는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이사장,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부회장이, 한국 측에서는 최상룡 전 주일대사, 심규선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내각 우익본색…첫날부터 ‘교육칙어’ 도발

    아베 내각 우익본색…첫날부터 ‘교육칙어’ 도발

    최측근 문부상 “현대적 재해석 검토” 日언론 “전쟁 이전으로 회귀 움직임”지난 2일 새로 임명된 시바야마 마사히코 일본 문부과학상이 19세기 메이지 시대에 만든 ‘교육칙어’의 현대적 재활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아베 신조 총리의 최측근으로 자민당 총재특보를 지내다 이번에 처음 입각했다. 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취임 후 기자회견에서 “교육칙어의 기본적인 내용을 현대적으로 정리해 가르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해석된 형태로 현재의 도덕 과목 등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보편성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칙어는 메이지 시대인 1890년 10월 ‘신민(臣民·국민)에 대한 교육의 근본이념’으로 만들어졌다. 효도·우애 외에 ‘국민은 일왕에 충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일본 패망 이듬해인 1946년 연합군최고사령부(GHQ)에 의해 폐지됐다. ‘교육칙어의 부활’은 지난해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3월 각의(국무회의)에서 “헌법이나 교육기본법 등에 위반하지 않는 형태로 교재로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답변서를 채택하자 야권에서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교육칙어는 과거 군부 등이 사상통제의 도구로 활용했던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 달 후 “교육칙어를 일선 학교에서 가르치도록 촉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도쿄신문은 “문부과학상의 발언에 대해 교육칙어 배제 및 무효를 결정한 국회 결의를 위반하는 전쟁 이전으로의 회귀 움직임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짙어진 극우 내각… 위안부 망언·개헌파 등 13명 대거 기용

    아베 짙어진 극우 내각… 위안부 망언·개헌파 등 13명 대거 기용

    방위상 이와야…군사 대국화 임무 맡을 듯 문부과학상에 ‘야스쿠니 공물’ 시바야마 개헌 가속화·내년 참의원 선거 승리 겨냥 측근 전진배치·파벌 안배로 당 불만 제거지난달 ‘3기 연속 집권’에 성공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내각과 자민당 당직을 개편했다. 각료(장관) 19명 중 13명이 새 인물로 교체됐고, 당 지도부에도 변화가 있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인선에서 ‘헌법 개정’과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친정체제 강화 차원의 ‘측근 전진 배치’와 당내 불만 제거를 위한 ‘파벌 안배’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과거 망언을 일삼았던 인물들도 기용되면서 극우 색채가 한층 짙어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통해 발표된 내각 개편에서 당내 주요 세력 수장이자 정권 재창출 공신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유임시켰다. 스가 장관, 고노 다로 외무상,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 등도 재신임됐다.방위상에는 ‘아소파’의 이와야 다케시 전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이 임명됐다. 그는 개헌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하는 우익 인사로, 군사 대국화의 임무가 맡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8월 일본 종전기념일에 아베 총리를 대신해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납부했던 시바야마 마사히코 자민당 총재 특보는 문부과학상이 됐다.극우 성향 인사들도 입각했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인하며 ‘인터넷 우익’과 교감해 온 가타야마 사쓰키 의원이 지방창생상에, 2016년 “군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발언했던 사쿠라다 요시타카 의원이 올림픽상에 기용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정권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당 총재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 각 파벌을 배려했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내각 개편과 별도로 발표한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을 유임시켰다. 그러나 개헌안의 국회 제출 승인 권한을 쥐고 있는 총무회장에는 자신의 측근인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을 새로 앉혔다. 헌법개정추진본부장에도 최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을 기용하는 등 개헌 추진을 위한 기반을 정비했다. 아베 총리는 올가을 임시국회에 헌법 9조 개정안 제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내년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선거대책위원장에는 아마리 아키라 전 경제재생상을 임명했다. 2016년 대가성 자금수수 의혹으로 물러났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총괄을 위해 최측근을 기용했다. 극우 여성 정치인으로 잦은 말썽을 일으켜 온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은 수석부간사장에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3연임’ 아베 첫 시련...일사천리 개헌 전략 차질

    ‘3연임’ 아베 첫 시련...일사천리 개헌 전략 차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를 향해 기세 좋은 스타트를 끊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불과 10여일 만에 펀치를 크게 한 방 맞았다. 자신의 정치적 야심의 시작이자 끝인 ‘헌법 개정’을 위해 반드시 이기려고 했던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입헌민주당, 일본공산당 등 야권의 도움을 받은 다마키 데니(58) 전 중의원 의원이 55.1%의 득표율로 자민당 등 여권이 지원한 사키마 아쓰시(54) 전 기노완 시장에게 승리를 거뒀다. 오나가 다케시 전 지사가 지난 8월 췌장암으로 사망하면서 치러진 이번 선거는 아베 총리가 3연임을 확정한 뒤 처음으로 맞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로 주목받았다.이번 선거는 단순한 현지사 선출 차원을 넘어서 미 공군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여당)과 ‘지방’(오키나와·야당)이 첨예하게 맞서는 구도로 진행됐다. 아베 정권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지방선거로는 매우 드물게 3차례나 현지에 보내 유세를 돕도록 하는 등 사키마 후보의 당선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현재 ‘기노완시 후텐마 지역’에 있는 미군 비행장을 ‘나고시 헤노코 지역’로 옮기는 문제는 복잡한 정치적·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99년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으로 불리는 후텐마 기지를 헤노코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또한 주민 안전과 환경 보호에 해가 될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다마키 후보는 오나가 전 지사의 유지를 받들어 “미군 기지의 헤노코 이전 철회”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키마 후보는 “헤노코 이전을 조건으로 중앙정부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 내겠다”는 공약으로 맞섰다. 헤노코 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양측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것은 물론, 아베 총리의 행보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그 기세를 내년 지방선거와 참의원 선거까지 이어 가고, 이를 통해 헌법 개정과 소비세 인상, 복지정책 수정 등 다른 정책 추진에도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 패배로 일사천리의 속도전은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자민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특히 총재 선거에서 당초 기대만큼의 ‘압도적인 승리’에 이르지 못했던 터라 오키나와발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아사히신문은 “야권은 이번 승리를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징표로 보고 내년 참의원 선거를 위한 대정부 공세를 한층 강화할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사설] 3연임 아베 총리의 ‘평화헌법’ 개헌 우려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총재 3연임에 성공했다. 곧 열리는 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되면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한다. 내년 8월까지 정권을 유지한다면 지금까지 최장이었던 자신의 종조부(할아버지의 형제) 사토 에이사쿠 총리의 재임 기간 2798일을 넘어 역대 최장 기간 집권하는 총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베 총리는 승리가 확정된 뒤 인사말에서 “자민당원과 당 소속 국회의원 여러분과 함께 헌법 개정에 매진해 나가겠다”며 ‘개헌 의지’를 재확인했다. 자민당의 개헌안은 교전권을 부인하는 현행 헌법 9조의 1항과 2항을 그대로 두면서 자위대의 존립 근거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이 초점이다. 군사적 기능이 합법적으로 가능한 ‘보통국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북한 도발을 빌미로 자위대가 한반도 문제에 직접 간여하는 길이 열린다는 의미다. 미 군정에서 제정된 지금의 일본 헌법은 패전 후 일본의 부흥을 이끄는 동력이 됐다고 해서 ‘평화헌법’이란 별칭이 붙어 있다. 아베 총리는 이런 평화헌법 체제를 깨고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범국가인 일본의 재무장은 중국과 한국 등 동북아시아의 군비경쟁을 불러오며 또 다른 긴장 고조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일 관계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과거사를 부인하는 교과서 확대 등 우경화 작업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소녀상 철거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낼 수도 있다. 아베 총리는 섣부른 폭주에 나서면 안 된다. 북한의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북한과의 수교를 위해서도 일본은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 이런 시점에서 헌법 개정을 서둘렀다간 한국과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동북아시아에서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日 ‘아베 시대’ 3년 더… 3연임 성공 첫 메시지 “개헌”

    日 ‘아베 시대’ 3년 더… 3연임 성공 첫 메시지 “개헌”

    자위대 설치 근거 마련… 외교 마찰 우려 내년 참의원선거 염두 초반 속도전 전망 내년 11월 20일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아베 신조(63) 일본 총리가 20일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역사상 최장기 집권 총리로서 발판을 마련했다. 70%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로 총재 및 총리 3연임을 확정 지은 그의 일성은 “헌법 개정”이었다. 일본이 정식으로 군대를 보유해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헌법에 명시하겠다는 그의 공언은 향후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강력한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아베 총리는 이날 총재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61) 전 간사장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승리, 2021년 9월까지 3년간 ‘아베 시대’를 연장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국회 다수의석 정당의 총재가 총리가 된다. 자민당은 전체 국회 의석 707석 중 57%인 405석을 차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체 810표(국회의원 405표, 당원 405표) 중 68.3%인 553표를 얻었다. 올 2월부터 제기된 이른바 ‘모리·가케 스캔들’ 등 파문으로 한때 ‘3연임 불가론’에 좌초할 뻔했던 그는 자민당 특유의 파벌구도 내에서 형성된 ‘대안부재론’을 동력으로 승세를 굳혔다. 아베 총리는 오는 23~28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 다녀온 뒤 다음달 초 내각·당직 개편을 시작으로 2006~2007년의 1기 집권을 포함, 4번째 임기의 막을 연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당원과 당 소속 국회의원 여러분과 함께 헌법 개정에 매진해 나가겠다”며 당선 소감의 첫 발언부터 ‘개헌’을 앞세웠다. 그는 “확실하게 앞을 향해 일본의 새로운 모습, 새로운 나라 만들기에 도전할 것”이라며 “희망이 넘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일본을 아이들 세대에 넘겨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선거 국면에서 맞상대인 이시바 후보와 달리 ‘조속한 헌법 개정’을 강조하며 당장 올가을 임시국회에 헌법 9조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자위대의 설치 근거를 마련해 군대 보유국으로서 지위를 국내외에서 인정받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는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 및 교전권 보유를 금지한 이른바 현행 ‘평화헌법’의 개정에 대해 반대여론이 강한 것을 의식해 우선은 이 조항들은 그대로 두고 자위대 설치 근거만 추가하는 식으로 수정안을 마련한 상태다.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 등에 있어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 전망이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는 게 주된 근거 중 하나다. 앞선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워낙 압승을 했기 때문에 그때만큼의 의석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한 상황에서 악재들이 발생하면 더 이상 차기 총리에 도전할 수 없는 아베 총재는 급격히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3연임 출범 초의 기세를 바탕으로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 1년 2개월만 중도 퇴진 없이 자리를 지키면 통산 총리직 재임 일수 2887일이 되는 내년 11월 20일, 가쓰라 다로(1848∼1913) 전 총리를 누르고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 승리…첫 메시지는 ‘개헌’

    아베,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 승리…첫 메시지는 ‘개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도쿄 당 본부에서 열린 차기 총재선거에서 승리했다. 앞으로 3년간 당 총재와 총리직을 보장받은 셈이다. 그는 첫 일성으로 ‘개헌’을 꺼내들었다. 평소 정치적 소명으로 내세웠던 개헌 작업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읽힌다. 그는 인사말에서 “방재·감재(재해를 줄이는 것)·국토강인화(强靭化)를 위한 긴급 대책을 3년간 집중적으로 강구해 안심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들겠다”며 “여러분과 함께 헌법 개정을 위해 매진해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희망과 힘, 우리는 확실하게 앞을 향해 일본의 새로운 모습, 새로운 나라 만들기에 도전할 것”이라며 “희망이 넘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일본을 아이들 세대에 넘겨줄 수 있도록 힘을 합쳐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에 박차를 가하고 군비 확충를 구상해왔다.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 및 교전권 보유를 금지한 현행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반대여론이 강한 만큼 일단은 이들 조항을 그대로 두고 자위대 설치 근거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총리의 구상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살 수 있어 동북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베 “김정은 직접 만나 납치 문제 해결해야”

    아베 “김정은 직접 만나 납치 문제 해결해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20일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이날 아오모리현에서 열린 집회 연설에서 “나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주보고 (납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고령이 된 납치 피해자의 가족을 언급하며 “가족이 모두 육친을 껴안는 날이 올 때까지 내 사명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맞붙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평양과 도쿄에 각각 일본과 북한의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 등과 관련해) 말하고 있는 것이 진짜인가 하나하나 검증하는 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아베 총리 경호하던 경찰, 길거리에서 권총 잃어버리고…

    日 아베 총리 경호하던 경찰, 길거리에서 권총 잃어버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경호하던 경찰관이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잃어버렸다가 지역 주민에게 겨우 돌려받는 민망한 일이 일어났다. 당시 아베 총리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후보연설 참석차 와 있던 중이었다.일본 와카야마현 경찰은 현경 기동대 소속 20대 남성 순사(한국의 순경)가 지난 14일 저녁 경찰차 안에서 밖으로 권총을 떨어뜨렸다가 되찾았다고 15일 발표했다. 이 순사는 당일 오후 7시 50분쯤 와카야마 시내에서 경찰차 조수석에 사복 차림으로 탑승해 아베 총리 일행이 탄 차량 행렬을 맨 후미에서 경호하던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잠시 몸을 차창 밖으로 길게 빼 교통통제를 하던 중 옆구리에 채워져 있던 권총이 도로 위로 떨어졌다. 권총이 창틀에 걸리면서 잠금 안전장치가 풀린 탓이었다. 권총에는 실탄이 들어 있었다. 이 순사는 150m쯤을 더 간 뒤 허리춤에서 권총이 없어진 것을 알고 다시 돌아와 찾았지만, 권총은 온데간데 없었다. 결국 상부에 보고해 50여명의 경찰이 수색했지만 권총은 나오지 않았다. 권총은 근처를 지나던 지역 주민의 눈에 띄었고 이 주민은 1시간 20분쯤 후에 경찰에 신고했다. 와카야마현 경찰은 “정복 경찰은 권총 낙하방지용 안전장치 착용이 의무화돼 있지만, 사복일 경우는 그렇지 않다”라며 “앞으로 총기 안전장치 착용을 철저히 하는 등 재발방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일본 총리, 홋카이도 지진 사망자 수 잘못 말했다가…

    아베 일본 총리, 홋카이도 지진 사망자 수 잘못 말했다가…

    지난 6일 발생한 일본 홋카이도 지진으로 9일까지 3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번 재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느 때보다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책회의를 수시로 주재하며 희생자 수를 신속하게 직접 공표하고 있다. 통상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발표해 온 전례를 감안할 때 이례적인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부정확한 발표를 했다가 정부 대변인이 사과를 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오는 20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선거를 의식한 행동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날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진 발생 이튿날인 7일 오전 6시 열린 정부관계장관회의에서 “이번 지진으로 16명이 사망했다”고 발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같은 날 오전에 가진 정례기자회견에서 “사망자는 16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스가 장관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사망자 9명과 심폐정지 7명”으로 수정하고 사과했다. 일본은 의사가 공식적으로 사망했다고 확인하지 않은 심폐정지자는 사망자로 보지 않고 심폐정지자로 별도집계해 발표해 왔지만, 이를 사망자에 포함시킨 것이 문제였다. 마이니치는 “(총리가 직접 발표에 나서는 등 정부가 이례적으로 적극성을 보인 것은) 희생자 집계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총리관저의 주도로 밀어붙인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오는 20일 투표가 이뤄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겨냥해 정부에 위기관리태세가 잘돼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베 총리 측에) 있었을지 모른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아베, 여당 총재 적합도에서 경쟁자 따돌려

    日아베, 여당 총재 적합도에서 경쟁자 따돌려

    자민당의 총재선거를 2주 앞두고 발표된 여론 조사에서 총재에 적합한 인물로 아베 신조 총리가 경쟁자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한 아베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중 누가 차기 총재에 어울리느냐는 질문에 아베 총리가 32%, 이시바 전 간사장이 29%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없다’는 응답은 28%였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응답자를 한정하면 아베 총리 쪽이 65%로, 이시바 전 간사장을 꼽은 비율(18%)보다 더 많았다. 하지만 이번 가을 임시국회에서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방침에 대해선 반대(38%)가 찬성(20%)보다 많았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33%였다. 아베 총리는 현행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명기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7%로, 지난 7월 조사와 같았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내각 비지지율이 지지율보다 높은 것은 6회 연속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와 고이케 그리고 도쿄올림픽/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와 고이케 그리고 도쿄올림픽/김태균 도쿄 특파원

    정치가 개입되지 않은 순수 스포츠 제전으로서의 올림픽은 올림픽헌장 바깥에서는 존재하기 힘들다. 그동안 54회에 걸쳐 하계·동계 올림픽이 치러지는 동안 주최국이든 참가국이든 어디선가 누군가는 늘 정치적 손익이란 계산기를 두드려 왔다. 독재를 향한 분노의 함성과 하얀 최루탄 가스가 거리에 넘쳐나던 상황에서 치러졌던 30년 전 서울올림픽도 결코 거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에 스포츠의 정치적 활용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대회의 양대 축인 아베 신조 총리의 중앙정부와 고이케 유리코 지사의 도쿄도가 정치적 의도가 엿보이는 ‘올림픽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2년이나 남아 있는 행사에 별로 관심이 없는데, 성급하거나 억지스러운 조치들이 속속 취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머타임제 추진이다. 대회조직위원회는 7~8월 도쿄의 폭염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2019~2020년 2년간 시간을 2시간 당기는 서머타임제를 정부에 요청했다. 여론은 냉랭하다. 수면 부족, 근로 환경 악화와 같은 기본적인 어려움도 그렇지만 고작 보름 정도 치러지는 국제행사를 위해 왜 모든 국민이, 그것도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2년씩이나 ‘국위 선양’을 위해 희생해야 하느냐는 반발이 나타나고 있다. 국가 행사에 대한 무관심을 용인하지 않는 ‘전시 국가총동원령’이 연상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머타임은 일본 언론들도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 100년 이상 된 서머타임의 본고장 유럽에서 이뤄지고 있는 최근 서머타임 폐지 움직임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는 건 그래서다. 대회 자원봉사자 목표를 11만명으로 설정한 데 따른 무리수도 이어진다. 대학생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 대학들에 학사 일정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자원봉사의 생명인 자율성은 사라지고 거의 ‘차출’의 분위기로 가고 있다. 버려지는 휴대전화 등에서 추출한 재활용 금속으로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만들기로 해 놓고, 막상 은메달을 만드는 데 쓸 은(銀)의 수거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자 공립학교에 폐가전 수거함을 설치해 수집을 독려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자국 근대화의 출발점이자 제국주의 일본의 모태가 됐던 1868년 ‘메이지 유신’을 종교처럼 신봉하는 인물이다. 정치적 위기가 본격화한 올 2월 이후 주춤해졌지만, 자신의 권력이 절정에 달했던 1월 초에는 신년사, 신년 기자회견, 시정방침 연설 등 대부분의 중요한 발표 자리에서 꼬박꼬박 메이지 유신 정신으로의 회귀를 강조했다. 정부가 국민들을 하나의 구심점으로 묶어 일본의 힘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강력한 인물이다. 고이케 지사는 극우적인 이념과 행동에서 아베 총리를 능가한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1일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인에 의해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를 기리는 추도식에 2년째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다. 95년 전 일본인들에 의해 자행된 학살행위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주변국을 침략하고 전쟁의 참화로 몰아갔던 과거 집단적 사고와 획일성으로 다시는 되돌아가기를 거부하는 일본 사회의 건전한 면역력이 2년 후 올림픽을 기화로 잦아질 정치 지도자들의 국가주의 시도에 얼마나 강력한 저지선을 형성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오는 20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는 중요한 시금석이다. 이미 승기를 굳힌 아베 총리가 총재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면 현행 ‘평화헌법’의 개정 시도를 비롯한 우익보수의 행보가 한층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windsea@seoul.co.kr
  • 北, 억류 일본인 조기석방…북·일 대화 물꼬 트나

    北, 억류 일본인 조기석방…북·일 대화 물꼬 트나

    日요청 수용…보름여 만에 中으로 추방 北 “인도주의 원칙” 양국 관계개선 기대북한이 억류하고 있던 일본인을 전격 석방하면서 북·일 대화에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도통신은 27일 “북한이 석방했다고 발표한 일본인 관광객이 이날 중국에 도착했다”며 “일본 정부가 구속 당시의 상황 파악 및 건강 점검 등을 하고 있다”고 자국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전력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고만 했을 뿐 ‘사안의 성격’을 이유로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밤 “일본 관광객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스기모토 도모유키’가 공화국의 법을 위반하는 범죄를 저질러 해당 기관에 단속되어 조사를 받았다”며 “일본 관광객을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대히 용서하고 공화국 경외로 추방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했다. 영화 제작 종사자로 알려진 이 남성을 억류한 이유나 추방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국민 석방을 북한에 요구해 왔다. 이런 점에서 보름여 만의 석방은 일본의 요청을 북한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로 볼 수 있다. 향후 북·일 정상회담에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북한이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인 형태가 되긴 했지만, 북·일 대화의 재개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도 납치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차기 총리를 가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다음달 20일 끝나고 북·미 대화의 진전 등 추이에 따라 북·일 관계 개선이 시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무너진 계파 투표, 차기 일본 총리 결정에 변수됐다

    무너진 계파 투표, 차기 일본 총리 결정에 변수됐다

    “무너지는 계파 투표가 차기 일본의 총리 결정에 변수됐다” 다음달 20일 실시되는 일본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를 둘러싸고 일본 정계에 전례없던 새로운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의 변화는 같은 정치 파벌, 계파의 경우 일사분란하게 특정인,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던 ‘계파 투표’의 전통이 이례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겸하기 때문에, 총재 선거는 곧 총리 선거가 된다. 최근 NHK,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변화는 일본 정계의 제3대 파벌인 다케시다 파에서 생겨났다. 당초 일본 정계의 1~3대 주요 파벌 모두가 현 총리인 아베 신조에게 몰표를 주겠다고 한 상황에서 다케시다 파 내부에서 반발이 일어났다. 다케시다 파는 내홍을 겪다가 결국 다케시타 와타루(71) 회장이 자율 투표를 결정했다. 최근 나가노에서 열린 다케시다 파벌 회동에서 다케시타 와타루 회장은 ”가능하면 (한 사람에게 파벌 소속원 전원이 몰표를 몰아주는) 단일화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왔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파벌 지지 후보자 단일화를 포기하고 사실상, 각자 알아서 투표하라는 ‘자주 투표’를 선언했다. 당 총무회장을 맡고 있는 그 자신은 이례적으로 아베의 라이벌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타케시다 파는 다케시다의 형, 다케시다 노보루 전 총리가 창당했다. ‘경세회’가 전신이다. 과거는 당내 최대 계파로 전성시대를 누렸고, 타케시다 노부로를 비롯해 하시모토 류타로, 오부치 게이조 등의 3명의 총리를 배출하는 등 절대적 존재감을 과시하며 명문 정파이다. 그러나 근년들어서는 유력한 총재 후보를 내지 못한 채 일본 정계의 3번째 파벌로 떨어진 상태이다. 타케시다파 의원수는 55명에 그치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함의는 결코 적지 않다. 이 같은 결정은 “국민들의 민의를 대변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의 경우, 국민들의 호불호 및 입장에 관계없이, 국회의원들이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정하는 인물이 당 총재가 되고, 총리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 정치에서 국민들의 뜻과 국회의원들의 선호에 괴리가 생기고,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는 총재 선거, 총리 선출이 종종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해부터 불거진 학원 스캔들로 벼랑끝에 몰렸던 상황에서도 기사회생하고, 다음달 총재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는 분위기로 일본 정계의 흐름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의원들의 리그에서 선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케시다파의 결정은 일단 일반 국민들의 관심도 끌었고, 당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뜻도 반영하는 총재, 총리를 뽑아라”는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중의원, 참의원 등 양원 국회의원 405명에 한 표씩을 주고, 100만명의 당원 득표수를 비례 배분해 역시 405표를 할당해 놓고 있다. 아베 총리가 현직 국회의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적인 국민 여론이 아베의 장기집권, 연임을 지지만 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현 자민당 집권파에게는 이방인격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의 대결이 될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는 자민당 내 7개 파벌 가운데 이시바 전 간사장이 이끌고 있는 이시바파 등을 제외한 5개 파벌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6일 자민당 소속 의원의 70% 이상이 아베 총리를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 “총재 선거를 또 국민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너희들(국회의원들 및 정파들) 이해관계로만 결정하려고 하느냐”는 외침들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여파로 다케시다파의 자율 투표 결정이 나왔다. 진원지 가운데 하나는 ‘참의원의 대부’로 불리며 정계 은퇴 뒤에도 다케시다 파벌에 영향력을 가진 원로인 아오키 미키오 전 자민당 참의원 의원회장(84)이 있다. 다케시타 노보루 전 총리의 비서도 역임해 다케시타 파벌과 긴밀한 관계인 그가 이렇게 아베 지지를 피하고 이시바 전 간사장 측에 선 것은 왜 일까. 아오키 전 회장의 생각을 잘 알고 대변해 온 한 다케시다파 국회의원은 “일반 국민들, 일반 유권자 가운데 ‘아베는 이제는 아니다’ 라는 감정이 강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생각하면 아베 총리 대신 이외의 선택을 보이지 않으면 자민당 전체가 가라앉는다. 이시바 전 간사장를 지지하는 것도 아베에 대한 대안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그것밖에 (선택이) 없다”라고 말했다. 침묵하고, 정부와 리더들의 결정을 순응하고 잘 따르는 일본 국민들의 상당수는 아베 총리에게는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아베의 총재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목소리들도 반영해야 된다는 반성이 깔려있다. 겉으로 보는 (아베 총리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수의 대결과 그와 또 다른 내부의 흐름(다른 목소리도 반영하고, 국민의 생각도 고려해야 한다)은 일본 정치의 변화를 상징한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대신 등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도쿄도 출신 국회 의원들이 24일 모임을 열고 다음달 초에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일반 당원 표 획득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의식해서이다. 이들은 ‘불손한’ 움직임에 대응하고, 일반 당원 표를 단도리해야 한다고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은 차기 총재 선거를 다음달 7일 고시한 뒤 20일 투표 및 개표를 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일본 핸드폰요금 “40% 인하 가능”…소비자 들썩

    [특파원 생생 리포트] 일본 핸드폰요금 “40% 인하 가능”…소비자 들썩

    휴대전화 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은 우리나라 소비자들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일본도 사정은 비슷하다. 소비자들 사이에 미국이나 영국 등 다른 나라보다 높다는 볼멘소리가 계속돼 왔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통신비 인하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나섰다. 일본 정부의 통신비 인하 추진 움직임은 지난 21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에서 확인됐다. 스가 장관은 이날 삿포로 시내에 가진 강연을 통해 휴대전화 요금과 관련, “지금보다 40% 정도 낮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등 이동통신 대기업 3사의 이익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본 이동통신 시장은 NTT도코모 등 3사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 체제인 것과 같다. 스가 장관은 이동통신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경쟁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동통신사들에 대해 “국민의 재산인 공공의 전파를 이용하면서 사업에서 지나친 이익을 내서는 안되며, 수익을 이용자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비 지출 인하를 위한 저가 스마트폰의 경쟁을 활성화할 방침도 드러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가 장관은 발언은 일본의 휴대전화 이용요금이 영국 등에 비해서 50% 정도 비싸다는 분석을 담고 있다”며 “경쟁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면 영국 수준의 인하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나타낸 것”이분석했다. 총무성은 이에따라 23일 열린 정보통신심의회 회의에서 휴대전화 이용료의 인하 논의에 들어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총무성은 이통사의 단말기 결합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단말기 구입과 통신서비스 개통을 동시에 하는 방시의 판매가 보편화돼 있다. 소비자들은 통상 휴대전화 단말기 요금을 포함해 월 1만엔(약 10만원) 정도를 내고 있다, 이런 구입 및 판매 형태가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시각이다. 총무성은 올 가을 중 이동통신 요금 인하와 관련한 회의기구를 설치, 구체적 방안을 논의해나갈 방침이다. 회의기구에는 업계뿐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도 참여한다. 요미우리 신문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연계해 사업자 간 건전한 경쟁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갑작스런 정부의 통신비 인하 방침에 대해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총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됨으로써 ‘총리 3연임’을 노리는 아베 신조 총리가 분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띄우가 위해 대다수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휴대전화 요금 부분을 건드리고 나섰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오는 26일 공식 출마선언을 할 계획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文대통령 10월 訪日… 한·일 정상회담 추진”

    “文대통령 10월 訪日… 한·일 정상회담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연내 일본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이 양국 간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외교소식통들은 21일 “한·일 양국이 오는 10월 상순 문 대통령의 방일을 염두에 두고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다음달 20일 아베 신조 총리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고,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이 10월 23일 전후로 조정되고 있어 이를 감안해 문 대통령의 방일 일정도 조정 중이라는 설명이다.●MB 이후 7년 만의 訪日 요미우리신문 등도 이날 “두 정부가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선언한 1998년의 ‘한·일 공동선언’ 서명 20주년인 10월을 축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8년 10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채택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에 역점을 두면서도 오부치 총리의 사죄를 담았다. ●요미우리 “셔틀외교 실현 ”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실현되면 국제적인 다자회의을 제외하고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건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참석차 도쿄를 방문했으나 취임 1주년 행사 등의 일정으로 당일치기로 이뤄졌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했기에 이번에 추진 중인 문 대통령의 연내 방일이 이뤄진다면 같은 해 두 정상이 양국을 서로 교차 방문하는 셔틀 외교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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