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민당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759
  • 日자민당 의원, 긴급사태속 女아이돌 출신과 고급술집 출입 물의...스가 또 타격

    日자민당 의원, 긴급사태속 女아이돌 출신과 고급술집 출입 물의...스가 또 타격

    코로나19 긴급사태 속에 일본 집권여당 의원들이 여성접대 심야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은 지 한달도 안돼 비슷한 일이 다시 발생했다. 가뜩이나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는 새로운 돌발 악재다. 일본 시사주간지 주간문춘은 17일 “자민당 시라스카 다카키(45) 중의원 의원이 지난 10일 밤 도쿄도 미나토구의 고급 회원제 술집을 찾아 오후 10시까지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지바현을 지역구로 2012년 처음 당선된 시라스카 의원은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같은 호소다파(세이와정책연구회) 소속이다. 2018년 10월부터 1년간 문부과학성 정무관을 지냈다. 주간문춘에 따르면 시라스카 의원은 당일 중의원 예산위원회를 마친 뒤 롯폰기의 맨션에 들어간 지 약 10분만에 아이돌 출신의 여성 모델을 데리고 밖으로 나와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1만엔 이상의 고급 코스 요리를 먹었다. 이후 택시를 타고 아자부주반에 있는 고급 술집에 도착했다. 이곳은 외부에 간판을 내놓지 않고 영업하는 회원제 업소로, 긴급사태에 따른 당국의 영업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새벽 1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 시라스카 의원은 이곳에 오후 10시까지 머물렀다. 일본 정부는 도쿄도 등 긴급사태가 발령돼 있는 10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해 오후 8시 이후의 불요불급한 외출 및 음식점 영업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달 자민당 3명, 공명당 1명 등 집권여당 의원 4명이 심야까지 도쿄 번화가 긴자의 여성접대업소에서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빚은 데 이어 비슷한 사안이 재발하자 자민당은 크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대응 난맥상 등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커지는 가운데 모범을 보여야 할 여당 의원의 일탈행위가 또다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시라스카 의원은 이날 주간문춘 보도가 나오자 관련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자민당에 탈당계를 제출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스가, 전임 총리에게 “제멋대로 군다” 지적받아…거주지 문제 설전

    日스가, 전임 총리에게 “제멋대로 군다” 지적받아…거주지 문제 설전

    “수도직하형 지진이었다면 어떻게 될까. 도로가 단절될 가능성이 있다. 길이 끊기면 총리가 20분만에 도달할 수가 없다.”(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의원·전 총리) “정부에서 연대해 국민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스가 요시히데 총리) “(그 대답은 나의 지적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노다 전 총리) “(현 거주지에서) 총리관저까지 걸어서 10분이면 된다.”(스가 총리) 지난 15일 일본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여당 현직 총리와 야당의 전직 총리가 설전으로 맞붙었다. 지난 13일 밤 발생한 규모 7.3의 후쿠시마 앞바다 지진을 계기로 스가 총리의 거주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선 노다 전 총리가 지진 발생 때 스가 총리가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관저로 들어오는 데 20분이나 걸린 것을 지적하며 포문을 열었다. 스가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도쿄 나가타정 총리관저에 인접한 총리공관(관사)에 거주하지 않고 500m 정도 떨어진 아카사카의 중의원 숙소에서 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시각 오후 11시 7분을 기준으로, 2분 뒤인 11시 9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했고, 스가 총리는 지진 발생 16분 만에 숙소를 나서 21분 만인 11시 28분 관저에 도착했다.노다 전 총리는 과거 거의 모든 총리들처럼 관저에 인접한 공관에 거주했다면 이번에 좀더 일찍 위기관리를 지휘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관리 의식이 결여돼 있다. 제멋대로(자기 고집대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노다 전 총리는 민주당 소속으로 동일본대지진 후인 2011년 9월부터 1년 3개월간 총리를 지낸 뒤 총선 참패로 자민당의 아베 신조에게 정권을 물려준 야당의 마지막 총리다. 노다 전 총리의 추궁에도 스가 총리는 공관으로 이주하겠다는 방침은 밝히지 않았다. 왜 공관으로 들어가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경호 문제를 포함해 의원 숙소 거주의 폐해가 크다면 공관 입주를 검토하겠다면서 “공관 입주 여부와 관계없이 다양한 긴급사태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 공관은 1929년 지어진 옛 공관을 개수해 2005년 4월 리뉴얼됐다. 2012년까지는 제1차 집권 때의 아베 전 총리를 포함해 역대 총리들이 거주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는 2012년 말 제2차 집권 이후 공관에 입주하지 않고 시부야의 사저에서 생활했다. 아베 전 총리는 그래도 일이 있으면 공관에 가끔 머물기도 했으나 스가 총리는 지금까지 공관에서 밤을 보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스가, 코로나 백신에 ‘정권 존립의 명운’ 올인…“무리수” 지적도

    日스가, 코로나 백신에 ‘정권 존립의 명운’ 올인…“무리수” 지적도

    여론 지지율 30%대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17일부터 시작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정권 존립의 명운’을 걸고 나섰다. 그동안 코로나19 뒷북 대응이 가파른 지지율 폭락을 초래한 만큼 신속한 전국민 백신 접종을 통해 여론의 물꼬를 돌리고 올림픽 개최 반대론도 잠재움으로써 위기를 극복한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일선 보건소의 준비 부족 등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을 서둘러 시작하면서 “그동안은 너무 뒷북을 치더니 지금은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내 백신 접종이 17일 시작되는 것은 백신을 최대한 앞당겨 국민들에 보급한다는 정권 차원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마이니치는 이와 관련해 “백신 접종을 난국 타개의 돌파구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급하게 추진되는 만큼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지 않는 등 풀어야 한 과제가 많은 상태에서의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5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백신은 코로나19 감염대책의 결정판”이라며 “하루속히 국민에게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스가 총리는 지난해 12월 25일 기자회견에서 “2021년 2월 말까지 확보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성, 유효성을 심사한 뒤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정권의 지지율이 추기로 폭락하지는 가운데 위기 극복의 마지막 수단은 백신뿐이이라는 공감대가 정부·여당 안에 형성되면서 일정을 대폭 앞당겼다.실제로 스가 총리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여론의 비판과 관련해 주변에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바뀐다”라며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그가 지난달 18일 백신접종담당상(장관) 자리를 신설해 추진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에게 겸임시킨 것도 접종의 속도전을 위해서였다. 마이니치는 “스가 총리는 총무성, 경제산업성 등 부처간 역할조율이 필요한 상태에서 후생노동성의 업무 진척이 지지부진하자 분통을 터뜨리며 소통능력과 돌파력이 좋은 고노 행정개혁담당상에게 이 일을 맡긴 것”이라고 전했다.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데는 오는 7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도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다음달 7일 해제를 목표로 도쿄도 등 10개 광역단체에 긴급사태가 선언돼 있는 가운데, 이날을 기점으로 6일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이사회 및 총회가 열린다. 이어 25일에는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된다. 3월에는 어떻게든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할지 말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IOC가 최종적으로 개최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빨리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 스가 총리의 생각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에 올인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백신의 부작용 가능성 등 접종계획이 예정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정권의 지지율은 더욱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스가, 코로나 백신에 ‘정권 존립의 명운’ 올인…“무리수” 지적도

    日스가, 코로나 백신에 ‘정권 존립의 명운’ 올인…“무리수” 지적도

    여론 지지율 30%대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17일부터 시작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정권 존립의 명운’을 걸고 나섰다. 그동안 코로나19 뒷북 대응이 가파른 지지율 폭락을 초래한 만큼 신속한 전국민 백신 접종을 통해 여론의 물꼬를 돌리고 올림픽 개최 반대론도 잠재움으로써 위기를 극복한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일선 보건소의 준비 부족 등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을 서둘러 시작하면서 “그동안은 너무 뒷북을 치더니 지금은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내 백신 접종이 17일 시작되는 것은 백신을 최대한 앞당겨 국민들에 보급한다는 정권 차원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마이니치는 이와 관련해 “백신 접종을 난국 타개의 돌파구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급하게 추진되는 만큼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지 않는 등 풀어야 한 과제가 많은 상태에서의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5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백신은 코로나19 감염대책의 결정판”이라며 “하루속히 국민에게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스가 총리는 지난해 12월 25일 기자회견에서 “2021년 2월 말까지 확보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성, 유효성을 심사한 뒤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정권의 지지율이 추기로 폭락하지는 가운데 위기 극복의 마지막 수단은 백신뿐이이라는 공감대가 정부·여당 안에 형성되면서 일정을 대폭 앞당겼다.실제로 스가 총리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여론의 비판과 관련해 주변에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바뀐다”라며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그가 지난달 18일 백신접종담당상(장관) 자리를 신설해 추진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에게 겸임시킨 것도 접종의 속도전을 위해서였다. 마이니치는 “스가 총리는 총무성, 경제산업성 등 부처간 역할조율이 필요한 상태에서 후생노동성의 업무 진척이 지지부진하자 분통을 터뜨리며 소통능력과 돌파력이 좋은 고노 행정개혁담당상에게 이 일을 맡긴 것”이라고 전했다.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데는 오는 7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도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다음달 7일 해제를 목표로 도쿄도 등 10개 광역단체에 긴급사태가 선언돼 있는 가운데, 이날을 기점으로 6일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이사회 및 총회가 열린다. 이어 25일에는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된다. 3월에는 어떻게든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할지 말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IOC가 최종적으로 개최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빨리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 스가 총리의 생각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에 올인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백신의 부작용 가능성 등 접종계획이 예정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정권의 지지율은 더욱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스가, 전임 총리에게 “제멋대로 군다” 지적받아…거주지 문제 설전

    日스가, 전임 총리에게 “제멋대로 군다” 지적받아…거주지 문제 설전

    “수도직하형 지진이었다면 어떻게 될까. 도로가 단절될 가능성이 있다. 길이 끊기면 총리가 20분만에 도달할 수가 없다.”(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의원·전 총리) “정부에서 연대해 국민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스가 요시히데 총리) “(그 대답은 나의 지적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노다 전 총리) “(현 거주지에서) 총리관저까지 걸어서 10분이면 된다.”(스가 총리) 지난 15일 일본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여당 현직 총리와 야당의 전직 총리가 설전으로 맞붙었다. 지난 13일 밤 발생한 규모 7.3의 후쿠시마 앞바다 지진을 계기로 스가 총리의 거주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선 노다 전 총리가 지진 발생 때 스가 총리가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관저로 들어오는 데 20분이나 걸린 것을 지적하며 포문을 열었다. 스가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도쿄 나가타정 총리관저에 인접한 총리공관(관사)에 거주하지 않고 500m 정도 떨어진 아카사카의 중의원 숙소에서 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시각 오후 11시 7분을 기준으로, 2분 뒤인 11시 9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했고, 스가 총리는 지진 발생 16분 만에 숙소를 나서 21분 만인 11시 28분 관저에 도착했다.노다 전 총리는 과거 거의 모든 총리들처럼 관저에 인접한 공관에 거주했다면 이번에 좀더 일찍 위기관리를 지휘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관리 의식이 결여돼 있다. 제멋대로(자기 고집대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노다 전 총리는 민주당 소속으로 동일본대지진 후인 2011년 9월부터 1년 3개월간 총리를 지낸 뒤 총선 참패로 자민당의 아베 신조에게 정권을 물려준 야당의 마지막 총리다. 노다 전 총리의 추궁에도 스가 총리는 공관으로 이주하겠다는 방침은 밝히지 않았다. 왜 공관으로 들어가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경호 문제를 포함해 의원 숙소 거주의 폐해가 크다면 공관 입주를 검토하겠다면서 “공관 입주 여부와 관계없이 다양한 긴급사태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 공관은 1929년 지어진 옛 공관을 개수해 2005년 4월 리뉴얼됐다. 2012년까지는 제1차 집권 때의 아베 전 총리를 포함해 역대 총리들이 거주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는 2012년 말 제2차 집권 이후 공관에 입주하지 않고 시부야의 사저에서 생활했다. 아베 전 총리는 그래도 일이 있으면 공관에 가끔 머물기도 했으나 스가 총리는 지금까지 공관에서 밤을 보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노인지배/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노인지배/황성기 논설위원

    7년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으로 군림하던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사퇴는 노인이 지배하는 일본의 상징적 사건이다. 모리는 지난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 회의 때 여성 이사를 늘리는 문제가 나오자 “여성이 많이 들어온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시대착오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세계 언론이 그의 여성 비하 발언을 보도하고 국내외 여론이 악화되자 마지못해 12일 사퇴를 표명했다. 모리는 1937년 7월생으로 만 83세다. 모리는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셈으로 와세다대학 1년 선배인 가와부치 사부로 전 일본축구협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밀실 인사를 하려 했다. 그러나 가와부치 전 회장이 이곳저곳에 발설해 절차를 따르지 않는 부적절한 인사가 알려지고 “왜 83세가 떠난 자리를 84세가 맡느냐”는 격한 반발이 일었다. 여론을 의식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반대 의사를 전하자 가와부치가 고사를 하는 형태로 후임 인사는 백지화한 상태다. 뿐만 아니다. 모리 발언으로 올림픽 자원봉사자가 무더기로 사퇴하자 스가 총리를 만든 킹메이커인 자민당 실력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새롭게 다시 뽑으면 된다”는 어이없는 모리 옹호 발언으로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니카이 간사장 또한 며칠만 지나면 만 82세가 되는 일본에선 ‘로가이’(老害)의 대표적인 현역 정치인으로 꼽힌다. 2000년 4월 총리에 취임한 모리는 지지율이 8%로 떨어지자 사실상 자민당 내에서 끌어내려져 1년짜리 단명에 그쳤다. 불운했던 총리 시절보다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등의 총리를 배출한 파벌 ‘세와카이’의 사실상 오너로서 영향력을 즐겨 왔다. 평균수명이 짧았던 옛날 같았으면 노익장(老益壯)이라 했을 것을 지금은 나이 든 사람이 주변에 해를 끼치는 로가이라고 야유를 받으면서도 자리를 지키려다 총리 경질 때와 비슷한 불명예 퇴진을 당했다. 로마 제국의 원로원이나 과거 공산국가에서나 성행했던 노인지배(제론토크라시)가 일본에서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고령화의 선두를 달리는 국가여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자민당이 1980년대 세대교체를 위해 도입하려던 ‘국회의원 70세 정년’은 흐지부지됐다. 최근에는 나이를 올려 ‘73세 정년’을 부르짖는 젊은 국회의원들이 있으나 당내 18%에 이르는 70세 이상 의원들의 ‘정력적’인 반대로 사문화했다. 노인의 권력욕을 허용하는 구조를 만든 책임은 그 사회에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제론토크라시는 고령화가 더 빨라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marry04@seoul.co.kr
  • 日스가, 미워하는 고이케에 굴욕의 연속…“선거 줄줄이 패배” 우려

    日스가, 미워하는 고이케에 굴욕의 연속…“선거 줄줄이 패배” 우려

    ‘중요한 선거들을 앞두고 고이케에 줄줄이 연전연패’ 스가 요시히데(73) 총리가 이끄는 일본 집권 자민당의 요즘 분위기는 바로 이것이다. 고이케 유리코(69) 도쿄도지사가 코로나19와 각종 파문으로 어수선한 일본 정국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한층더 뚜렷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도쿄도의회 선거(지방의원)와 중의원 선거(국회의원)를 앞두고 고이케 지사와 앙숙 사이인 스가 총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고이케 지사는 여성비하 발언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려던 모리 요시로(84)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을 퇴출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단에 “지금 여기에서 4자 회담을 하더라도 그다지 긍정적인 발신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모리 회장의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문제 삼아 이달 중순 개최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조직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일본정부, 도쿄도의 4자 회담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발언은 지난 3일 ‘여성들은 말이 많기 때문에 회의시간이 길어진다’는 내용의 여성비하 발언으로 온갖 지탄을 받으면서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던 모리 회장을 벼랑 끝으로 몰았고 결국 사퇴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 결국 모리 회장이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스가 총리는 ‘고이케 극장’에서 주인공에 맞서다 사라지는 조연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고이케 지사는 이전에도 대립형 구도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극장형’ 수법을 자주 구사해 왔다. ‘고이케 극장’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나왔다.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는 자신을 공천하지 않은 자민당에 대해 ‘블랙박스’라고 비난하며 신구 대결구도를 형성, 당선에 성공했다. 이듬해 도쿄도의원 선거에서도 자신의 지역정당 ‘도민퍼스트회’가 의회 제1당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을 발휘했다. 이 과정에서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물론이고 당시 관방장관이던 스가 총리와도 크게 척을 졌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수습 과정에서는 스가와 여러차례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달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 국면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부풀렸다.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다른 수도권 3개 광역단체 지사들과 함께 정부에 긴급사태를 발령하라고 채근했다. 이는 감염 확산의 책임을 지자체보다는 정부로 돌리면서 안이한 스가 총리의 태도를 질타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결국 스가 총리는 등떠밀려 긴급사태를 선언하는 양상의 굴욕을 당했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달 31일 실시된 도쿄도 지요다구 구청장 선거에서도 자신이 지원한 후보가 여당 측 후보를 꺾으면서 또 한번 스가 총리에게 수모를 안겼다. 자민당 안에서는 가뜩이나 스가 총리의 카리스마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고이케 지사의 존재감이 뚜렷해지면서 자칫 정권의 명운이 걸린 중의원 선거에서 막대한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모리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 사퇴…후임에 하시모토 유력(종합)

    모리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 사퇴…후임에 하시모토 유력(종합)

    모리가 후임 지명한 가와부치는 스스로 고사 ‘여성 멸시’ 발언 파문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83)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발언에 책임을 지고 12일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모리 회장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열린 조직위 이사·평의원 합동 간담회에서 “오늘로 회장직을 사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올림픽을 제대로 7월에 개최하는 것”이라며 “그 준비에 내가 있는 것이 방해가 되면 안 된다”며 사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모리 회장은 “이번에 나의 부적절한 발언이 원인이 돼 큰 혼란을 초래했다. 이사 여러분, 평의원 여러분, 많은 분께 큰 폐를 끼쳐 정말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모리 “여성 많으면 회의 오래 걸려” 발언 논란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가 발언하게 된다”는 등의 발언으로 여성 멸시 논란이 제기됐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진 뒤 시대착오적이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모리 회장은 다음 날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지만, 자원봉사자 수백명과 성화 봉송자 여러 명이 모리 회장의 발언을 이유로 사퇴하는 등 모리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내외의 압박이 거셌다. 모리 회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죄하면서도 회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국내외에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결국 사퇴하게 됐다. 문제의 발언이 있고 나서 9일 만이다. 멋대로 후임 지명해 ‘밀실인사’ 논란도…백지화그는 물러나면서도 절차를 건너뛴 채 사실상 후임자를 멋대로 지명해 ‘밀실인사’ 논란까지 불렀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리 회장은 전날 사퇴 의사를 조직위 간부들에게 전달했고, 가와부치 사부로(84)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을 만나 후임 조직위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가와부치 전 회장은 이를 수락하며 모리 회장에게 조직위 고문으로 남아달라고 요청했고, 모리 회장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혼란을 초래한 모리 본인에 의한 ‘밀실에서의 후계 지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직위 정관에 따르면 회장의 선임·해직 권한을 가진 것은 이사회이며, 회장은 조직위 이사 중에 선임하게 돼 있다. 현재 조직위 평의회 의장인 가와부치가 회장으로 선임되려면 우선 이사로 취임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절차도 없이 모리 회장의 ‘입맛’대로 후임자를 결정해버린 셈이다. 이에 가와부치 전 회장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조직위 회장 취임 요청을 받아도 거절할 생각을 나타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NHK는 전했다. 모리 회장에 의한 후임자 지명은 백지화된 셈이다. 하시모토 올림픽담당상, 후임으로 거론조직위는 모리 회장의 후임을 선정하는 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장 교체를 위한 정식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모리 회장의 후임으로는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 담당상이 부상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하시모토 담당상은 이날 중위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자신이 조직위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보도는 알지 못한다”며 “조직위 합동 간담회에서 제대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시모토 담당상은 스피드 스케이트와 사이클 선수 출신으로 동계올림픽에 4차례, 하계 올림픽에 2차례 출전한 바 있다. 모리 발언에 침묵·옹호했던 정부·여당도 타격모리 회장이 국내외의 압박에 굴복해 사임하는 모양새가 되자, 일본 정부와 여당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모리 회장의 여성 멸시 발언에 많은 자민당 의원들이 침묵을 지키거나 심지어 옹호했다. 모리 회장은 총리를 역임했고 은퇴 후에도 정계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자민당의 실세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모리 회장이 조직위를 계속 이끄는 것을 지지한 뒤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의 무더기 사퇴에 대해 새로 모집하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조직위가 독립행정법인이라는 점을 내세워 조직위의 문제라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일본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모리 회장의 발언 파문에 늑장 대응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성 멸시’ 모리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 9일 만에 사의

    ‘여성 멸시’ 모리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 9일 만에 사의

    ‘여성 멸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모리 회장의 사의 표명은 문제의 발언이 있고 나서 9일 만이다. 모리 회장은 12일 오후에 열린 조직위 이사·평의원 합동 간담회에서 “오늘로 회장직을 사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모리 회장의 후임을 선정하는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앞서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해 여성 멸시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 등에선 모리 회장의 발언에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집권 자민당의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은 기자회견에서 모리 회장 발언에 대해 “잘못된 발언이었다”고 직격했다. 노다 대행은 모리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오도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확실히 많은 목소리를 받아들여 스스로 방향을 제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의 최대 후원사 중 하나인 도요타자동차도 모리 회장의 발언에 대해 “도요타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과 달라 정말로 유감”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성멸시’ 모리, 후임 올림픽위원장도 ‘제멋대로’ 지명 논란

    ‘여성멸시’ 모리, 후임 올림픽위원장도 ‘제멋대로’ 지명 논란

    모리 회장, ‘여성멸시’로 오늘 중 사의 표명전날 가와부치 전 日축구협회장에 후임 요청정관상 이사회가 이사 중 선임…밀실인사 논란 ‘여성 멸시’ 발언 파문으로 곧 물러나게 되는 모리 요시로(83)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절차를 건너뛴 채 사실상 후임자를 멋대로 지명해 ‘밀실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리 회장은 전날 사퇴 의사를 조직위 간부들에게 전달했고, 이날 조직위 이사·평의원 합동 긴급회의에서 사임을 공식 발표한다. 모리 “여성 많으면 회의 오래 걸려” 발언 논란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가 발언하게 된다”는 등의 발언으로 여성 멸시 논란이 제기됐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진 뒤 시대착오적이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모리 회장은 다음 날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지만, 자원봉사자 수백명과 성화 봉송자 여러 명이 모리 회장의 발언을 이유로 사퇴하는 등 모리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내외의 압박이 계속 커져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84세’ 가와부치 전 日축구협회장에 후임 부탁 사임 의사를 밝힌 모리 회장은 전날 가와부치 사부로(84)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을 만나 조직위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가와부치 전 회장은 이를 수락했다. 가와부치 전 회장은 모리 회장에게 조직위 고문으로 남아달라고 요청했고, 모리 회장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같은 후임자 지명은 정관에 어긋난 것이었다. 조직위 정관에 따르면 회장의 선임·해직 권한을 가진 것은 이사회이며, 회장은 조직위 이사 중에 선임하게 돼 있다. 현재 조직위 평의회 의장인 가와부치가 회장으로 선임되려면 우선 이사로 취임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절차도 없이 모리 회장의 ‘입맛’대로 후임자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모리 회장 자신이 사임 의사와 이유를 직접 설명하지 않은 단계에서 가와부치 전 회장에게 취임을 요청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日언론 “밀실인사”…“여성 인사가 나았을 것” 아쉬움도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혼란을 초래한 모리 본인에 의한 ‘밀실에서의 후계 지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회장의 선임은 세계의 눈을 의식해 적정한 절차에 근거해 진행해야 한다”며 “조직위 정관에는 회장은 이사회가 선임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위 내부에서도 가와부치 전 회장에 대한 기대보다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두드러진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조직위 관계자는 “(모리 회장과) 마찬가지로 고령인 가와부치 의장으로의 교대를 세상 사람들이 납득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12일 조직위 회의에서 한바탕 풍파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모리 회장보다 1살 연장자인 가와부치 의장은 일본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했다. 조직위의 한 간부는 “이 정도로 여성 멸시 비판과 반발이 있었으니 여성 선수 출신에게 부탁하는 편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모리 회장이 국내외의 압박에 굴복해 사임하는 모양새가 되자, 일본 정부와 여당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모리 회장의 여성 멸시 발언에 많은 자민당 의원들이 침묵을 지키거나 심지어 옹호했다. 모리 회장은 총리를 역임했고 은퇴 후에도 정계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자민당의 실세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모리 회장이 조직위를 계속 이끄는 것을 지지한 뒤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의 무더기 사퇴에 대해 새로 모집하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조직위가 독립행정법인이라는 점을 내세워 조직위의 문제라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일본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모리 회장의 발언 파문에 늑장 대응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도쿄올림픽에 악재된 ‘여성 멸시’…“모리 회장 내일 사퇴할 듯”(종합)

    도쿄올림픽에 악재된 ‘여성 멸시’…“모리 회장 내일 사퇴할 듯”(종합)

    “여성 많으면 회의 길어져” 발언 논란국내외 사퇴 압박에 사임 결심한 듯“모리 회장, 내일 사퇴 의사 표명” 보도 ‘여성 멸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83)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12일 회장직 사퇴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 불가론이 강해지던 상황에서 대회 준비 작업을 이끄는 모리 회장의 ‘여성 멸시’ 발언은 초대형 악재가 됐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모리 회장이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임할 의향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했다며 “조직위가 12일 개최하는 긴급 회합에서 사의를 표명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모리 회장이 여성 멸시 발언과 관련해 사임할 의향을 굳혔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해 여성 멸시 논란이 제기됐다. 모리 회장은 다음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모리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일본 내 목소리는 계속 커졌다. 조직위는 당초 12일 이사·평의원 임시 합동 회의에서 모리 회장의 발언 경위를 설명하고, 모리 회장의 추가 사과와 함께 회장직 유지에 대한 이해를 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국내외의 반발이 계속 커지며 오는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 준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모리 회장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지난 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모리 회장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부적절하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일본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모리 회장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집권 자민당의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모리 회장 발언에 대해 “잘못된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노다 대행은 모리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오도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확실히 많은 목소리를 받아들여 스스로 방향을 제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의 최대 후원사 중 하나인 도요타자동차도 모리 회장의 발언이 “도요타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과 달라 정말로 유감”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전날 발표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참혹한 스가 실정에도…日야당은 왜 바닥에서 허우적대나

    참혹한 스가 실정에도…日야당은 왜 바닥에서 허우적대나

    지난해 9월 16일 출범 직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당시 여론 지지율은 공영방송 NHK 조사 기준으로 62.4%에 달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분의1 수준인 12.8%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5개월이 채 안된 현재 상황은 스가 정권에 있어 참혹함 그 자체다. 지난 8일 NHK의 2월 여론 지지율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난맥상을 비롯한 다양한 악재들로 스가 정권 지지율은 37.6%까지 추락했다. 정권에 반대한다는 응답 비율은 전체의 43.6%로 6%포인트나 더 높았다. 지난 1월부터 정권 유지의 위험수위 경계인 지지율 40%선 붕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스가 총리가 총재를 맡고 있는 집권 자민당에 대한 여론 지지율은 어땠을까. 지난해 9월 조사 때 40.8%였던 자민당 지지율은 이달 조사에서 35.1%로 하락했다. 떨어지기는 했어도 스가 총리 지지율 낙폭과 비교하면 경미한 수준이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같은 기간 3.0%를 유지했다. 야당들은 어땠을까. 지난해 9월과 올 2월을 비교하면 의석 기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6.2%에서 6.8%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은 0.1%에서 0.9%로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1%도 안되는 수준에서 헤매고 있다. 의석이 훨씬 적은 일본공산당(1.7%→3.0%)보다도 낮다. 이밖에 사민당 0.4%→0.6%, 레이와신센구미 0.2%→0.4% 등이다. 큰 틀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입헌민주당·국민민주당·일본공산당·사민당·레이와신센구미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11.7%로 연립여당(자민당+공명당=38.1%)의 3분의1도 안된다. 스가 정권이 아무리 날개없는 지지율 추락을 거듭해도 야당들은 그로 인한 반대급부를 전혀 누리고 있지 못하는 셈이다. 당연히 야당들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9월 국민민주당을 상당부분 흡수하며 체급을 올리고 수권정당으로서 재탄생을 선언했던 입헌민주당의 고민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전당대회에서 올해 실시될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을 탈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단지 목표로서의 의미가 있을뿐 이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입헌민주당의 중의원 의원 수는 지난해 9월 국민민주당 의원들의 대거 입성으로 109명까지 늘어나면서 2009년 자민당 아소 다로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 교체를 달성하기 직전의 옛 민주당과 거의 맞먹는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이유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옛 민주당 정권의 인상을 지우지 못했기 때문’을 첫머리에 꼽는다. 선거 때마다 ‘악몽의 민주당 정권’이라는 표현을 입에 달고 다녔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략도 상당부분 효과를 봤다. 실제로 많은 일본 국민들은 ‘일본은 자민당이 집권해야 잘 돌아가고 민주당이 집권하면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인식이 강해 민주당을 모태로 하는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대표와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 등 핵심 간부들의 면면이 민주당 시절 이래로 거의 그대로인 점도 변화와 도약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입헌민주당 관계자는 “2012년 야당 전락 이후 아베 전 총리의 스캔들 추궁 등 정권에 대한 비판만 했을뿐 자민당에 맞설만한 가치를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고 지지통신에 말했다. 코로나19 부실대응 등 스가 정권의 문제를 날카롭게 추궁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어야 할 이번 정기국회도 별다른 성과 없이 흘려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야당들의 올 1월 대비 2월의 지지율 상승이 거의 없는 데서도 드러난다. 야권 공조도 말뿐인 경우가 많았다. 이를테면 이번 국회의 중요 법안이었던 코로나19 특별조치법 개정에서도 입헌민주당은 찬성을, 공산·국민민주당은 반대를 하는 등 손발이 맞지 않았다.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의 득실 등을 계산하다 보니 서로 생각이 달랐던 것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가 총리의 소통능력 부족에 따른 리더십 결여 문제, 여당 중진의원들의 민간기업 뇌물수수 사건, 여당 간부들의 심야 여성접객업소 술자리 파문, 스가 총리 장남의 총무성 간부 불법 접대의혹,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의 여성 비하 발언 등 줄줄이 이어지는 여권의 악재를 자신들의 호재로 전환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신바 가즈야 국민민주당 간사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야권 전체의 지지율이 안 오르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기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권은 많은 것을 자민당 중심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를테면 코로나19 위기국면에서 야당이 의미 있는 정책 대안을 많이 내놓았지만, 보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야당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공평한 보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치분석가 이토 아쓰오는 니시니혼신문에 “옛 민주당 정권 사람들은 2009년에 자신들이 자력으로 집권에 성공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당시의 정권 교체는 자민당의 자책골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국민들에게 소극적으로 선택받았던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며 야권의 의식 전환과 분발을 촉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위기의 스가가 버티는 방법…코로나 앞엔 몸 낮추고 장남 의혹에 선 긋고

    위기의 스가가 버티는 방법…코로나 앞엔 몸 낮추고 장남 의혹에 선 긋고

    30%대 지지율로 사면초가 상태에 놓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자신을 둘러싼 악재에 대해 투트랙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처를 비판하는 야당의 공세에는 한껏 몸을 낮추는 한편 장남의 불법 접대 의혹엔 ‘프라이버시’라고 선을 그으며 출구전략 마련에 나서는 상황이다. 9일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종료된 중의원 예산위원회의 2021년도 예산안 기본 질의에서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정부 대책을 비판하는 야당에 무난한 답변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스가 총리는 비상사태 선언에 대해 “고민에 고민하고 고통 속에서 스스로 판단했다”며 “판단이 늦었다는 비판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협력해줘서 하루라도 빨리 감염 확대를 막겠다”고 말하며 몸을 낮췄다. 말실수를 거듭해 자질 논란을 일으켰던 스가 총리가 이번에도 말실수를 할지 우려했던 정부·여당도 이번에는 안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한 게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스가 총리는 장남이 총무성 간부를 불법 접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4일 입헌민주당의 의혹 추궁에 스가 총리는 “총무성이 제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규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저의 친족(가족)이라 해도 공인이 아니고 한 명의 민간인이며 프라이버시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서 대답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여성비하 발언 철회했으면 됐지”…정신 못차리는 日집권당 수뇌부

    “여성비하 발언 철회했으면 됐지”…정신 못차리는 日집권당 수뇌부

    지난 3일 모리 요시로(84)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일본 국내외에서 연일 “회장직 사퇴” 요구가 분출하고 수백명의 올림픽 자원봉사자가 사퇴하는 등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간사장이 당사자를 옹호하는 언동을 해 또다시 물의를 빚고 있다. 일본 정치권력의 정점으로 스가 요시히데 총리 옹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니카이 도시히로(82) 간사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모리 회장의 발언에 대해 “(발언의) 철회를 이미 한 것이니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라며 그냥 덮어두고 가면 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리 회장의 거취에 관해서는 “주위의 기대에 부응해 잘 해주기를 진심으로 염원하고 있다”며 사임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모리 회장의 발언에 대해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불참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순간적으로 협력할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하지만, 상황이 진정되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정 그만두고 싶다면 또 다른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수밖에 없다”며 여론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보였다.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에 대해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담당상이 같은 날 국회에서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는 등 정부여당 내부에서의 분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특히 자민당은 “모리 회장의 발언이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사퇴는 안된다”는 입장이어서 가뜩인 스가 정권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현실 인식을 못하고 민의를 외면한다는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 일련의 행태에 실망해 약 390명의 자원봉사자가 조직위 측에 대회 참가 포기를 통보하는 등 대회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 2명도 모리 회장의 발언을 이유로 물러났다. 조직위에는 항의성 전화와 메일이 쇄도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8일 조직위가 개최한 온라인 회의에 참여한 올림픽 스폰서 기업으로부터도 “올림픽 이념에서 벗어난 발언으로 유감”이라는 항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와 관련, “여성이 많은 이사회 회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그는 “여성들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명이 손을 들어 말을 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가 발언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스가 장남, 정부 고위관료 접대 의혹…부친 총리 취임 이후

    日스가 장남, 정부 고위관료 접대 의혹…부친 총리 취임 이후

    코로나19 부실대응 등 국민의 요구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미숙한 정부 운영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게 악재가 또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언뜻 가족 스캔들로 비화될 만한 일이 터졌다. 그의 장남이 정부 고위관료들에게 접대를 한 사실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시점도 아버지가 총리에 오른 이후다. 시사주간지 주간문춘은 위성방송 관련회사 도호쿠신샤에 근무하는 스가 총리의 장남 스가 세이고가 총무성 간부들에게 반복적으로 접대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총무성은 방송·전파 관련 행정을 총괄하는 중앙부처로, 스가 총리가 2006~2007년 이곳 수장인 총무상을 지낸 적이 있다. 접대를 받은 인사는 올해 여름 총무성 사무차관 승진이 확실시되는 다니와키 야스히로 총무심의관, 요시다 마비토 총무심의관, 아키모토 요시노리 정보유통행정국장 등 4명이다. 이 중 아키모토 국장은 위성방송 등 인허가를 직직접 담당하는 인물이다. 주간문춘은 이들이 지난해 10∼12월 4차례에 걸쳐 도호쿠신샤의 요청에 따라 도쿄의 고급식당에서 만나 1인당 4만엔(약 42만원)이 넘는 음식에 선물과 택시비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16일 스가 총리 취임 직후부터 접대가 이뤄진 셈이다. 접대에는 매번 스가 총리의 아들이 동석했으며 이해 관계자와의 만남에 대한 신고 절차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총리의 장남은 아버지가 총무상으로 있던 2006년 비서관으로 기용돼 9개월간 일한 뒤 2008년에 현재의 도호쿠신샤에 입사했다. 현재 미디어사업부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총괄부장으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호쿠신샤는 스타 채널, 바둑·장기 채널, 더시네마 등 위성방송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채널들은 총무성 인가 없이는 운영할 수가 없다. 총무성은 이들의 만남 사실을 인정하고 위법성 여부에 대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주간문춘 보도에 대해 스가 총리는 “나는 전혀 모르고 있다. 총무성에서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야당이 국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진상파악 결과에 따라서는 국민 지지율 하락을 이유로 ‘총리 교체설’을 흘리고 있는 같은 자민당내 반대 세력에게 스가 총리 흔들기의 명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로나 상관없다는 도쿄올림픽 성차별 회의에도 웃음만

    코로나 상관없다는 도쿄올림픽 성차별 회의에도 웃음만

    모리 요시로(84)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여성 이사의 수를 늘리면 곤란하다”며 성차별적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조직위(JOC)는 전체 이사 중 여성의 비율을 4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목표를 잡았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25명 이사 가운데 여성은 5명에 불과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모리 위원장은 3일 온라인으로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의에서 “여성 이사의 수를 늘리게 될 경우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하지 않으면 좀처럼 (발언을) 끝내지 않아 곤란하다”고 말했다.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자들은 경쟁 의식이 강하다”며 “누군가 한 명이 손을 들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이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두가 발언하는 것”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언은 아무런 근거 없이 회의 시간을 여성과 결부시키며 성차별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모리 위원장은 또 “올림픽 준비는 거의 다 돼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어떻게 되든 7월에 개최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 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을 취소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는 외신 보도에 관해 “그런 사실은 없다는 것을 제대로 확인하고 싶다”며 정상 개최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7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은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됐다. 올림픽 124년 역사상 전쟁으로 대회가 취소된 사례는 있었지만 대회 연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도쿄 등 10개 지역에 발령한 긴급사태를 다음달 7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쿄 올림픽을 열지 못하면 총리 퇴진 등 집권당인 자민당 내부의 갈등이 심각해질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악재 이어지는 스가 “日 긴급사태 한 달 더”…올림픽 개최 배수진

    악재 이어지는 스가 “日 긴급사태 한 달 더”…올림픽 개최 배수진

    도쿄 등 10곳 다음달 7일까지 긴급사태코로나 확산 막아야 30%대 지지율 반전지난해 9월 취임 당시 60~70%에 달했던 국민 지지율이 불과 넉 달 만에 30%대로 추락한 스가 요시히데(얼굴·자민당 총재) 일본 총리에게 악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연일 참패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당 요직 인사들의 거짓말 파문까지 나타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본인이 어찌해 볼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많은 경우 미숙한 대응으로 일관하다 더 큰 화를 자초하고 있다. 마쓰모토 준 의원 등 자민당 소속 의원 3명은 지난 1일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도쿄의 번화가 긴자에 있는 ‘클럽’(여성 접객업소)에서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벌여 물의를 빚었던 인물들이다. 당초 지난달 26일 주간지 보도로 이 사실이 폭로됐을 때 3명 중 최고참으로 당시 국회대책위원장대행을 맡고 있던 마쓰모토 의원은 자기 혼자만 현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 후 다노세 다이도 문부과학성 부대신, 오쓰카 다카시 국회대책위원회 부위원장도 있었던 게 드러나면서 ‘거짓말 사건’으로 비화됐다. 코로나19 긴급사태 국면에 나타난 ‘술자리+거짓말’ 파문에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자 스가 총리 등 당 지도부는 이들에게 탈당을 권고하며 사실상 출당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스가 총리의 행동이 또 문제가 됐다. 당초에는 마쓰모토 의원의 당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려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선제 대응을 하지 못하고 또다시 여론의 압박에 몰려 뒷북 대응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따른 민심 이반은 연이은 지방선거 패배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시 시장 선거, 24일 야마가타현 지사 선거에 이어 31일 도쿄도 지요다구 구청장 선거와 기타큐슈시 시의원 선거에서도 모두 자민당이 패배했다. 정권의 명운이 걸린 중의원 선거의 전초전 성격인 지방선거에서 부진을 거듭하자 당내 위기감은 한없이 고조되고 있다. 각료 출신의 당 중진의원은 “나쁜 흐름을 끊어내지 않으면 안 되지만 당장은 호재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요미우리신문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스가 총리는 지난달 8일 도쿄도 등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 11개 광역단체에 발령했던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당초 시한인 이달 7일을 넘겨 다음달 7일까지 연장한다고 2일 발표했다. 당초에는 이달 말까지만 늘리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결국 도치기현 1곳을 제외한 10개 광역단체에 1개월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긴급사태 연장을 오는 7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반드시 성사시켜 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스가 총리가 택한 나름의 승부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5월에 걸쳐 49일 동안 이어졌던 1차 긴급사태 때에 비해 현재 상황이 훨씬 심각해 코로나19 확산이 수습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국민도 참가국도 찜찜하다는데… 스가는 왜 성화를 놓지 못하나

    국민도 참가국도 찜찜하다는데… 스가는 왜 성화를 놓지 못하나

    올림픽의 정치성이 문제가 된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올림픽이 당장 개최국 정권의 존립 자체에 영향을 줄 정도의 중요 변수로 등장한 경우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올여름으로 1년 연기되면서 명칭도 어색해져 버린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하 도쿄올림픽) 얘기를 하고자 함이다. 전 세계 바이러스 확산 상황이나 주최국·참가국의 준비상태 등을 볼 때 32회째인 올해 대회의 개최는 상식선에서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정권은 올림픽의 취소나 연기는 있을 수 없다며 개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참가국들도 큰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만 안간힘을 쓰는 기묘한 현상의 내막을 들여다본다.●3월 성화 봉송 전까지 개최 여부 결정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개최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시한은 실질적으로 3월 하순이다. 전국 성화 봉송이 3월 25일에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전에 판가름을 내야 한다. 지난해 124년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개최 연기 결정도 3월 24일에 이뤄졌다. 역시 가장 큰 걸림돌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이다.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하루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나오지만 백신 접종률은 1% 정도로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바이러스가 여전한 것도 문제이지만, 스포츠 대회로서 준비도 극히 부진하다. 개최까지 6개월도 안 남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예선대회 불발 등으로 출전 선수가 정해지지 않은 종목이 태반이다. 주최국인 일본조차 전체 600명 정도의 선수단 중 20%밖에 선발이 안 돼 있다. IOC 지침에 따라 7월 5일까지는 출전선수 등록을 마감해야 한다. 시간이 너무 빠듯해 일부 종목은 예선 없이 세계 순위 등 과거 성적을 바탕으로 참가자를 정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탈락한 국가나 선수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여건이 나빠도 많은 사람들이 개최를 원한다면 힘을 받을 텐데, 일본 국민의 86%(1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가 ‘취소’(35%) 또는 ‘재연기’(51%)를 주장하고 있다. 예정대로 치르자는 사람은 11%에 불과하다. 주최 측이 크게 두려워하는 것은 “대회 불참”을 선언하는 국가들의 속출이다. 지난해 3월의 연기 결정도 바로 이틀 전 캐나다의 불참 선언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일본 체육계 관계자는 “미주와 유럽의 주요국에서 올림픽 선수단을 보내지 못하게 되면 IOC로서는 중지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일본이 코로나19 방역에 크게 성공을 거둔 것도, 백신 접종에서 앞서가는 것도 아니란 점도 나라 안팎으로 큰 부담이다. 이미 약 60개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일본은 이달 말부터나 코로나19 의료진을 상대로 처음 이뤄진다. 일반국민 접종은 5~6월에나 가능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1만명에 이르는 전 세계 선수단이 한꺼번에 일본에 입국하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국민들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많은 감염증 전문가들은 “현재의 3차 확산이 진정되더라도 올림픽이 열리는 여름 이전 어느 시점에 4차 확산이 들이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자민당 총재 선거 앞당겨 실시할 수도” 그런데도 스가 정권이 올림픽에 목을 매는 것은 ‘올림픽 무산=정권 붕괴’의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 스가 정권 지지율은 지난해 9월 출범 당시 60~70%대의 절반 수준인 30%대로 떨어져 있다. 정권의 붕괴가 머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은 스가 총리의 불명예 퇴진을 막아 줄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고 있다. “올림픽을 열면 좋다”가 아니라 “올림픽이 불발되면 이 정권은 끝장”이라는 강박관념이 총리관저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한 일본 종합지 정치 데스크는 “만일 다음달에 올림픽 취소가 확정되면 오는 9월로 예정돼있는 자민당 총재(총리) 선거를 앞당겨 곧바로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때 도저히 회생이 불가능한 스가 총리는 “나는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 다소나마 모양새를 갖춰 퇴진한다는 얘기다. 야권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희망적 관측만으로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며 올림픽 개최에 유연한 입장을 보이라고 스가 총리를 다그치고 있다. 그러나 대회 무산 가능성의 언급은 스가 총리로서는 절대 금기어다. 정가 소식통은 “스가 총리가 올림픽 중단·연기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내비치게 되면 그 순간 분위기는 ‘중지’ 쪽으로 확 기울어질 것이고 스가 총리에 대한 자민당 내 경쟁자들의 공격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것이 스가 총리가 중지의 ‘중’자도 꺼낼 수 없는 이유”라고 했다. 반대로 올림픽에 성공하면 정권 지지율이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스가 총리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정가 소식통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올림픽이 개막되면 어떻게든 상황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충분히 현실적인 얘기”라고 했다. 그는 “지금이야 막연한 공포심 때문에 국민들 다수가 올림픽에 반대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돼 분위기가 고조되고, 스포츠 특유의 감동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더해 일본 선수들이 선전해서 금메달을 많이 따게 되면 올림픽을 개최하길 잘했다는 정서가 국민들 사이에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른 ‘정권 지지율 상승→오는 9월 총재 선거 및 이를 전후로 한 중의원 해산 총선거 승리→안정적 집권 토대 구축’이 스가 총리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일본 정부는 대회를 무관중으로 하거나 관중석에 내국인만 받아들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과 IOC는 입장료 수입 손실과 경제적 효과 감소 등을 이유로 무관중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불리해지면서 “무관중으로 하고 싶지는 않지만, 여러 가능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지난달 28일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고 입장을 선회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무조건 대회는 연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다른 묘안이 없는 데 따른 궁여지책이기도 하다. 무관중 개최의 타격은 막대하다. 간사이대 연구팀은 도쿄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열릴 경우의 경제적 손실을 약 2조 4133억엔(약 25조원)으로 추산했다.●결국 미국 참가 여부에서 갈린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지금까지의 방침을 바꿔 무관중 개최 가능성을 열어 두기 시작했다. 다음달 IOC 총회에서 안정적인 회장 재선을 노리는 그는 스가 총리와 마찬가지로 개인적 상황 때문에라도 도쿄올림픽 개막 팡파르를 반드시 울려야만 하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와 IOC의 방침이 단호한 상태에서 앞으로 개최 여부 결정에 최대 변수가 되는 것은 미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올림픽 참가를 포기하면 일본이나 IOC로서는 올림픽을 이끌고 갈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다. 올림픽 예산에 압도적인 기여를 하는 방송 중계권료의 절반을 미국 NBC가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주요 종목에서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는 미국 선수들이 안 나오면 대회 자체도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스가 정권 내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원망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래 모리 회장을 비롯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3월 연기 결정 때 “코로나19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우니 2022년 여름으로 2년 미루자”고 했으나 자신의 임기(지난해 9월 돌연 사퇴하지 않았더라면 올해 9월까지) 중 개최에 욕심을 낸 당시 아베 총리가 1년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에 힘입어 최고 권좌에 오른 스가 총리가 도쿄올림픽 불발에 따른 정국 급변으로 조기 퇴진을 하게 된다면 ‘올림픽 1년 연기’는 그로부터 물려받은 여러 ‘부(負)의 유산’ 중 최악의 것이 될 수도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병상 없어 난리인데… 무증상에도 떡하니 입원한 日의원

    병상 없어 난리인데… 무증상에도 떡하니 입원한 日의원

    심야 여성 접객업소 드나든 간부까지“권력자들 백신 접종도 새치기할라”코로나19 와중에 유력 정치인들의 볼썽사나운 특권적 행태들이 이어지며 일본에서 ‘상급(上級)국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보통의 국민과 다른 대우를 받는 사람들을 비꼬아 지칭하는 상급국민은 원래 2015년에 크게 유행했던 말이다. 그러나 2019년 4월 전직 고위 관료가 도쿄 도심에서 사망 2명, 부상 8명의 대형 교통사고를 내고도 수사·기소 과정에서 남다른 예우를 받자 재부각되는 등 일본 사회의 불평등한 현실을 꼬집을 때 단골로 인용돼 왔다. 최근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인물은 집권 자민당의 이시하라 노부테루(64) 전 간사장이다. 자민당 내 7대 파벌인 ‘이시하라파’의 수장인 그는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곧장 병원에 드러누웠다. 하지만 발열이나 기침 등이 없는 무증상인데도 입원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병상 부족으로 입원 차례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멀쩡한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트위터 등에는 “의료체계 붕괴에 책임을 느끼고 대국민 사죄를 해야 할 여당 핵심 인사의 극단적 이기주의 행태” 등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본에서는 최근 도쿄도에서 당뇨병을 앓는 80대 확진자가 입원을 못 해 집에서 사망하는 등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12개 광역단체에서 29명의 환자가 집이나 요양원 등에서 숨졌다. 심야에 여성 접객업소에 드나든 여당 간부들도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됐다. 자민당의 마쓰모토 준(71) 국회대책위원장대행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도야마 기요히코(52) 간사장대행은 각각 지난 18일과 22일 도쿄의 번화가 긴자에 있는 여성 접객업소에서 밤 11시 넘어서까지 술자리를 즐겼다. 긴급사태를 발령하면서 식당·주점의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제한해 놓고 여당 간부들이 이를 거스르는 행동을 한 것이다. 특히 자민당은 현재 방역지침을 위반하는 경우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국민들에게는 연말 모임을 자제하라고 호소하면서 자신은 8인 송년회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최근 자민당이 모든 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키로 한 데 대해서도 “국민들은 고열에 시달려도 검사를 못 받고 있는데 여당 직원이라고 전원 검사의 특혜를 주는 것이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2월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권력자들이 자기 순서를 앞질러 먼저 주사를 맞으려 들 것이라는 수군거림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여당 간부들, 코로나 긴급사태속 ‘여성접대 술자리’ 물의

    日여당 간부들, 코로나 긴급사태속 ‘여성접대 술자리’ 물의

    코로나19 대응 난맥상으로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여당 중진 간부들이 여성 접객업소에서 심야까지 술자리를 가져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주간지 슈칸신초에 따르면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대행을 맡고 있는 마쓰모토 준(71) 중의원 의원은 지난 18일 밤 11시를 넘긴 시간까지 도쿄의 번화가 긴자에 있는 클럽(여성 접객업소) 2곳을 돌며 술을 마셨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도야마 기요히코(52) 간사장대행도 지난 22일 긴자의 한 클럽에 밤 11시 이후까지 머무른 사실이 다른 주간지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지난 8일 도쿄, 가나가와현 등 수도권 4개 광역단체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권역에 ‘긴급사태’를 발령한 상태다. 긴급사태 발령의 핵심은 식당·주점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 단축하도록 한 것이지만, 여권 핵심 간부들이 이에 거스르는 행동을 한 것이다. 두 의원은 이날 밤 국회 기자단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마쓰모토 의원은 “나의 행동이 가벼웠던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했고, 도야마 의원은 “시간이 시간인 만큼 끝내고 돌아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스가 총리가 연일 국회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야당으로부터 난타를 당하고 있는 와중에 연립여당 간부들의 심야 술자리 파문이 터지면서 스가 총리는 한층 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야권에서 두 의원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말 스가 총리의 ‘고급 스테이크 송년회’도 재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가 총리는 지난해 12월 14일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등 7명과 함께 긴자의 고급 스테이크 식당에서 송년회를 가져 물의를 빚었다. 당시는 일본 정부가 “회식을 통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중 5인 이상 모임이 80%를 차지한다”며 국민들에게 4명 이하로만 모일 것을 당부하던 시점이었다. 그래 놓고 정작 정부의 수장이 이를 따르지 않은 셈이었기 때문이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