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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십·소통·위기 대응 ‘기대 이하’… 스가, 9월 연임 성공할까

    리더십·소통·위기 대응 ‘기대 이하’… 스가, 9월 연임 성공할까

    지난해 9월 16일 스가 요시히데(73)가 제99대 일본 총리(집권 자민당 총재)에 취임했다. 출발점에 선 그의 기세는 거침없고 창대했다. 아베 신조(67)의 7년 8개월 역대 최장기 집권과 특히 정권 막판의 코로나19 대응 난맥상에 넌더리를 내고 있던 일본 국민들은 ‘농군의 아들’을 강조하며 서민형 실용정치를 약속한 70대 새 총리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코로나19 위기로부터 나의 생명을 지켜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그 중심에 있었다. 그때만 해도 아베 전 총리가 남긴 잔여 임기(1년)를 마친 뒤 자민당 총재 선거에 다시 출마해 온전한 3년 임기의 총리에 재등극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다. 그로부터 6개월. 임기의 절반을 마친 지금 취임 당시의 낙관론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다. 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여론 지지율이 폭락을 거듭하면서 “정권이 3~4월을 넘기기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연초 정가를 달궜다. 그러나 이달을 기점으로 몇 가지 상황 반전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과연 그는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다시 나와 한 번 더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8월 말 지병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퇴를 발표함에 따라 치러진 당 총재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당내 7개 파벌 중 5개 파벌로부터 지지 내락을 받았던 그를 당해 낼 경쟁자는 없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권’을 선언했다. 또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기득권 타파와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며 휴대전화 요금 인하, 불임 치료비 건강보험 적용 등 실생활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그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지지율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이 취임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권 지지율은 각각 73%와 65%를 기록했다. 양쪽 조사 모두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2009년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 출범 당시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었다.하지만 국민들과의 밀월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아사히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39%로 떨어진 정권 지지율은 올해 1월엔 33%까지 추락했다. 일본학술회의 임명 거부 파문, 여당 의원들의 뇌물수수 의혹, 스가 총리의 아들이 연루된 총무성 접대 문제 등 다양한 악재 속에 단연 최고는 코로나19 부실 대응이었다. 출범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스가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기대한다”는 응답이 63%로 “기대하지 않는다”(22%)는 응답의 3배에 달했지만, 올해 1월 조사에서는 63%가 스가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데도 무리하게 강행한 정부 차원의 관광 장려 정책 ‘고투(GoTo) 트래블’은 결정적인 패착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동시에 총리의 ‘발신력’(소통능력)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실무관료들이 써 준 답변 원고를 무미건조하게 읽기만 할 뿐 자신의 의견은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주요 결정에서 ‘뒷북’ 논란을 낳는 한 박자 늦은 판단도 비난의 단골 소재였다. 지난 1월 도쿄도 등 수도권에 대한 두 번째 긴급사태 선언 때 우유부단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인상을 준 게 대표적이다. 그의 ‘1년+3년’, 최소 4년 집권 전략은 현재로서는 궤도를 이탈해 있다. 자민당 7개 파벌 중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취약한 당내 기반을 높은 국민 지지율로 상쇄하고 보완한다는 계산이었지만 이게 먹혀들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서의 부실과 무능이 휴대전화 요금 인하 등 ‘플러스’ 요인들을 모두 삼켜 버리는 블랙홀이 돼 버린 탓이다. ‘2인자’ 정도가 제격인 깜냥이었다는 평가도 줄을 이었다. 총리를 할 재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일본 신문의 한 정치부 기자는 “관방장관 재직 중 매일 기자단 정례 브리핑을 하면서 나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의 답변 능력이 결국 허상에 불과했음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며 “스가 총리가 리더십, 소통능력, 위기 대응 등에서 이렇게까지 무기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당내에서도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스가 총리를 간판으로 내세워서는 선거를 제대로 치러 낼 수 없다는 불안이 팽배해 있다. 아베 전 총리의 측근으로 차기 총리 도전에 욕심을 내고 있는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지난 1월 “4월에 있을 2개의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모두 패배한다면 향후 ‘정국’(政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국이란 총리 퇴진 등 정치적 격변을 가리키는 것으로 스가 총리를 대놓고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스가 총리의 앞에 마냥 비관적인 상황만 가로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코로나19의 3차 확산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백신 접종이 시작된 것이 정권 지지율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22일 공표된 아사히 3월 여론조사에서 정권 지지율은 40%로 전월(34%)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43%에서 39%로 줄었다. 교도통신의 3월 조사에서도 정권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2.1%로 전월보다 3.3% 포인트 올랐다. 스가 총리는 최근 들어 부쩍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스가 총리가 주변에 ‘4월 이후에는 좋은 것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은 줄곧 수세에 몰려 있었지만 앞으로는 정부의 실적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공세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가 총리와 자민당이 크게 기대하는 것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미국 방문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뭔가 성과를 발표하면 여론이 급격히 호전될 것이란 계산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대면하는 외국 정상이 스가 총리라는 점은 국민들에게 중요한 홍보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정권의 역점사항인 디지털 개혁 관련 법률의 4월 국회 통과, 고령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의 4월 중순 접종 개시도 호재로 기대하는 부분이다. 도쿄올림픽도 해외 관중을 포기하는 반쪽짜리 올림픽이지만 일단 개막 팡파르는 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스가 총리 방미 직후 중의원 해산 및 이에 따른 총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민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긍정적인 뉴스들이 이어지는 시기에 맞춰 중의원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스가 총리의 앞날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올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는커녕 후보로 출마할 분위기조차 안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 정가 소식통은 “스가 총리가 국민들로부터나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나 구심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당 총재 선거에 재출마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론을 폈다. 주요 경쟁자들에 비해 국민적 선호도도 떨어진다. 요미우리신문이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의 ‘누가 차기 총리로 적합한가’ 물음에 스가 총리를 지목한 사람은 전체의 3%에 그쳤다. 1위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26%), 2위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19%), 3위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17%)은 물론이고 아베 전 총리(9%)보다도 크게 낮다. 그러나 스가 총리가 약체이긴 해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관측도 있다. 고노 행정개혁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은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성격이나 스타일, 과거 행적 등을 들어 비토하는 세력이 자민당 내에 많다. 고이즈미는 2019년 환경상으로 입각한 후 정치인과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남은 6개월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끝내 1년짜리 단명 총리로 권좌에서 물러나게 될지 스가 총리에게 누구보다 중요한 4월이 다가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2000자 인터뷰 50] 이명찬 “한일 갑을관계 시정돼야 혐한도 대립도 해소될 것”

    [2000자 인터뷰 50] 이명찬 “한일 갑을관계 시정돼야 혐한도 대립도 해소될 것”

    일본의 혐한 목도하고 충격받아 책 집필 코로나19 日 아날로그 체질 만천하에 드러내 戰前 체제 온존한 노인 정치가 일본 발전 막아 각 분야의 한일 역전에 분노한 일본 우익들 한국 공격 역사문제 대립 또한 한일역전에서 비롯해 한일역전이 더 진전돼야 양국관계도 풀릴 것2000년대 초반 삼성이 소니를 제치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피겨스케이트 김연아가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누르고 우승했다. 2017년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고, 같은 해 근로자 임금은 근속 5년차부터 한국(월 362만원)이 일본(343만원)을 넘어섰다. 곳곳에서 한국이 일본에 역전하는 일들이 일상화된 가운데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아카데미 4개 부분 수상을 하면서 문화예술 부문에서 역전의 정점을 찍었다. 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명예연구위원은 이런 한일 역전 현상이 지금의 한일 대립의 근간에 있다고 설파한다. 이 위원으로부터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일 역전 현상과 양국 관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이명찬 위원은 1960년생으로 고려대에서 학사·석사를 거쳐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국제정치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20년 동북아 역사재단에서 퇴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Q. 지난 1월 중순 ‘일본인들이 증언하는 한일역전’(서울셀렉션·2만2000원)이란 책을 펴냈다. 책을 쓴 계기는 무엇인가. A. 2019년 1월부터 10월 초까지 일본에 방문연구원으로 생활하면서 그 때까지 가지고 있던 일본의 인상과는 너무나 다른 일본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는데 이 충격이 출간 동력이었다. 첫째, 90년대 초부터 10년 가까이 생활했던 유학 시절의 일본은 한국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회였다. 2019년의 일본은 사회 곳곳에 한국에 대한 언급으로 가득 차 넘치고 있었다. 그런데 보수 언론이나 지상파 방송에서 보이는 한국에 대한 관심 대부분이 혐한에 가까운 것이라 충격적이었다. 다만 지상파 방송을 거의 보지 않는 10~20대 젊은이들은 한류에 폭 빠져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는 비율이 일본 내각부 2019년 6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57% 이상이었다. 둘째, 작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아베 정권을 지켜보면서 아날로그 시스템의 비효율성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 비효율성이 디지털에 취약한 장노년정치의 리더십 부재에 기인하는 것인데 그 근본 원인이 전전(戰前)의 일본을 군국주의로 몰아갔던 그 체제의 온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전전에 뿌리를 둔 구체제는 아날로그에 기반한 것으로 디지털 사회로의 변환을 거부하는 속성을 가진다. 반면 디지털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한국 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은 일본을 압도했다. 셋째, 아베노믹스로 일본 경제가 되살아났다는 평가와는 달리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비롯된 경제적 타격은 ‘잃어버린 30년’간 허덕이던 일본 경제를 가속적인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노출된 일본의 암울한 민낯을 보면서 한일 간 힘의 역전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일 역전이 가지는 의미는 한일관계에서의 갑을 관계를 뒤집어 놓을 동력이 된다. 한일 역사 문제의 장기적 고착은 막강한 힘을 가진 일본과 허약한 한국이 갑을 관계로 맺어진 역학관계의 결과물인 셈이다. 한일역전은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에 내재한 갑을 관계를 새롭게 추동할 것이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려는 게 출판 목적이다.Q. 지금의 일본을 어떻게 보는가. A. 패전을 종전이라 칭함으로써 패전의 책임자를 단죄하고 청산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전전 체제가 온존하고 있다. 봉건제의 잔존을 연상시키는 다수의 자민당 세습 의원, 대대로 물려받아 온 국회의원을 가업으로 인식하는 이들은 민의를 대변하기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한다. 자민당의 노인 정치 특성을 나타내는 다선 세습의원으로 구성된 이 구체제는 지난 1년 비효율성이 만천하에 폭로됐다. 세계 경제는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아날로그로 점철된 일본의 구체제는 일본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할 것임은 불 보듯 명확하다. 일본의 자민당 노인 정치가 디지털 사회로의 탈바꿈을 이끌 것 같지 않다. Q. 한국과 일본의 역전이 일어난 시기는 언제인가. 그리고 그런 역전은 현재 어디까지 진행돼 있다고 보는가. A. 한국과 일본의 역전은 여러 분야별로 각각 시기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이미 시작된 분야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분야로 구분할 수 있겠다.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 대부분은 이미 역전이 이루어졌다. ‘아베 정치’로 상징되는 자민당 정치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정치 분야에서도 민주화를 향해 줄기차게 나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 역전이 됐다고 봐야 한다. 일본의 특기였던 경제는 ‘잃어버린 30년’ 동안 침체가 이어져 한국 대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대부분 영역에서 역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인 정신이 힘을 발휘하여 유일하게 일본의 강점으로 남아 있던 소재, 부품, 장비 영역에서도 한국이 정부와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힘을 합하여 역전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수출규제에서 보여준 것 같은 일본의 갑질이 다시는 통하지 않는 한국이 갑의 위치로 역전이 될 시점은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이내일 것이다. Q. 한 때 아시아를 제패하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며 4위 독일과는 적지 않은 국내총생산(GDP) 차이를 보이는 게 일본이다. 한일역전이 일어나고 있다면 그건 일본이 정체하거나 퇴행하고 있다는 말인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아베 정치’로 상징되는 자민당 세습정치의 비민주성, 비효율성이 그 이유다. ‘잃어버린 30년’으로 상징되는 경제시스템의 비효율성은 아날로그 사회인 일본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과도한 정부 부채(약 270%), 고령화 사회, 일본 사회에 내재한 거품경제의 후유증, 제4차 산업이 미래를 결정지을 격변의 국제사회에서 변화를 싫어하는 초보수 사회. 이에 더하여 역사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않아 빈번하게 일어나는 주변국과의 갈등으로 인한 과도한 국력 소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비효율성의 결정물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정치’가 초래한 이 외교적 우책은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을 격발시켜 지방 관광산업을 초토화시켰고, 한국의 선진적인 코로나 대응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Q. 한일 간 대립이 2011년 헌법재판소의 위안부 부작위 위헌 판결 이후 근 10년간 지속되고 있다. 한일 대립의 배경에 한일역전이 있다고 보는가. A. 자민당 ‘아베 정치’의 구성원들은 아직도 한국을 과거 피식민지 취급을 한다. 억누르면 한국이 굽히고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는데 시대착오적이다. ‘아베 정치’를 지지하는 우익들은 피식민지 국가였던 한국이 일본을 능가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두려워하고 있다. 한국이 더 크기 전에 주저앉혀야 하겠다는 심뽀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일 간 힘의 아노미 상황이 현재 혼란의 근본 원인이다. Q. 일본 우익들이 ‘일본은 언제나 옳고 우월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데. A. 이런 생각을 가진 우익들이 혐한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은 한일 역사에서 나쁜 짓을 한 일이 없으며 한국이 일본에 감히 대드느냐고 생각한다. 이런 우익들을 핵심 지지 세력으로 삼는 아베 정권이 한국과 역사 문제 해결을 하려 했으니 풀리겠는가. 한국 보수 언론들은 정부 대일 외교력을 비판하는데, 무지의 소산이다. 일본의 우익들은 한국과 역사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 Q.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한미일 연대를 위해 한일관계를 중재할 움직임을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한일에 끼어들어 2015년 12월 위안부합의가 나왔다.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한일관계의 복원은 필요하지만 자칫 2015년의 재판이 될 수 있는데. A. 2015년과 2021년의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6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일역전 현상은 상당히 진전되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통해 한국이 그때의 한국이 아니라는 것을 미국이 모를 리 없다. Q. 지금의 한일 대립은 역사문제에 기인한다. 2018년의 강제동원 판결, 2021년 1월의 위안부 판결에 대한 한일의 정치적 접근 없이는 대립을 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일제피해자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가, 일본은 일제피해자가 요구하는 가해 사실 인정과 사죄에 대한 국민적 컨센서스를 얻을 수 있는가인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A. 강제동원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의 정치적 타결은 자민당의 ‘아베 정치’가 지속되는 한 불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민당의 노인 정치 세력은 해결 의도도 능력도 없다. 머지않아 자민당의 ‘아베 정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 세력이 붕괴되고 새롭게 나타날 정치 세력은 한국과 척지고는 일본의 국익 손실이 막대하다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한국 주장에 접근하는 결단을 보일 수도 있다고 본다. 한일역전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양국 관계를 푸는 해법에 대한 컨센서스의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Q. 일본의 혐한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한일이 역사적 화해를 이룬다면 혐한은 소멸할까. A. 혐한은 역사문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며, 혐한은 한일역전으로 인해 심해졌다. 인과관계를 생각해 보면 역사문제가 혐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한일역전을 완성하면 혐한은 급속도로 소멸할 것이며 그 결과 역사문제는 한국의 주장이 많이 반영되는 선에서 결착될 것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한다면 자민당의 ‘아베 정치’(노인 정치)가 활개치는 상황에서는 역사문제는 우리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치적 타협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며 해서도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우리의 국력을 빠르게 증진시키는 길만이 한일 역사문제를 피해자인 우리 국민이 바라는 대로 해결할 유일한 길이다. 늦어도 10년 이내에 그날이 오지 않을까.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속옷은 흰색, 체육복 안엔 노팬티” 日 교칙 논란

    “속옷은 흰색, 체육복 안엔 노팬티” 日 교칙 논란

    최근 일본의 한 지자체에서 상당수의 중고등학교가 학생들의 속옷 색깔을 검열해 논란이 인데 이어 일부 초등학교가 저학년 학생들에게 체육복 안에 속옷을 입지 말도록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일본 인터넷 매체인 허프포스트에 따르면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의 시립 초등학교 일부는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체육복 안에 속옷을 입는 것을 금지했다. 자민당 소속 야마다 에리 시의원은 지난 9일 시의회에서 “초등학생 학부모로부터 속옷착용 금지 규율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많은 아이들이 이에 대해 ‘싫다’고 말하고 있다”라며 비판했다. 일부 남성 교사는 속옷 착용 여부를 판단해 주기 위해 여학생의 가슴 성장 상태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와사키시 교육위원회 측은 “운동 후 땀이나 몸이 차가워지지 않게 하는 등 건강 및 위생상의 문제로, 주로 저학년 학생에 대해 속옷을 착용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는 학교가 일부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인정했다. 야마다 의원은 “초등학생은 성의식이 싹트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성의식을 확실히 길러야 하는 시기인데 이에 역행하는 지도를 하고 있다”라며 어떤 지자체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브래지어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 교육위원회에 체육복 안 속옷착용 금지 규율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일본 일부 초등학교 학생들의 속옷 규정 논란은 어제 일이 아니다. 이달 초에는 나가사키현의 국공립 중·고등학교의 60% 가량이 학생들의 속옷 색깔을 흰색으로 지정하고 검열해 논란이 됐다. 나가사키현 교육위원회는 속옷 색깔 지정과 속옷을 직접 확인하는 행위는 인권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학교 측에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남편 성씨로 안 바꾸고 살래” 日 120년 ‘부부동성’ 바뀔까

    “남편 성씨로 안 바꾸고 살래” 日 120년 ‘부부동성’ 바뀔까

    “메이지유신 시대부터 이어져 온 부부동성(同姓) 120여년 만에 바뀔까.” 일본의 대법원인 최고재판소에서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한 ‘부부동성’ 법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6년 만에 재심리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부부동성 문제가 다시 일본 정치·사회 분야를 뒤흔들고 있다. 현재 일본 민법 750조는 부부의 성에 대해 결혼하면 남편 혹은 부인의 성을 따르도록 했다. 또 부부 중 한쪽이 사망했을 때 남은 배우자는 결혼 전 성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부부동성의 기원은 메이지유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875년 세금 부과를 위해 귀족만 쓰던 성씨를 농민계층도 쓸 수 있도록 했고, 1898년부터는 서양 법을 참고해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규정했다. 이후 120년 넘게 지켜 왔던 부부동성 규정이 이번 최고재판소의 재심리로 깨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부장적이다” vs “전통 지켜야” 이제는 서양 각국에서도 부부동성을 강제하지 않는 시대에 아시아 국가인 일본이 유독 부부동성을 고수하는 이유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가족 모두가 같은 성씨를 쓰면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는 논리가 여전히 설득력을 지니는 것이다. 부부동성에 찬성하는 여성들은 혼인신고를 하고 남편 성을 쓰게 되면서 진짜 가족이 됐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찬성 이유를 밝히고 있다. 또 보수층은 자녀의 성씨가 안정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점에서 부부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많다. 민법에는 남편 혹은 부인의 성을 따른다고 했지만 데릴사위로 가지 않는 이상 부인이 남편의 성을 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일본인과 외국인이 결혼하게 되면 성을 일치시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아사쿠라 무쓰코 와세다대 명예교수는 아사히신문에 “부부동성으로 아내가 남편 성을 따라가는 경우가 96%”라면서 “아내가 개명의 고통을 더 겪는다”고 했다. 이를테면 부인의 성씨만 바뀌면서 관공서며 은행 등에 바뀐 성씨를 알리는 행정적인 번거로움은 모두 여성의 몫이다. 결혼 뒤 이름을 바꾸면서 커리어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물론 정체성을 잃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에게 유독 사회적 불편함이 몰리는 모습은 일본이 선진국이면서도 성평등 의식이 낮은 국가라는 점을 드러내는 모습이기도 하다. 지난해 발표한 유엔개발계획(UNDP)의 성불평등지수(GII)에서 189개국 중 일본은 24위였고, 한국은 11위였다. 또 세계경제포럼(WEF)의 성격차지수(GGI)에서 153개국 중 일본은 121위로 거의 바닥 수준이었다. 한국의 순위도 일본보다는 높았지만, 108위로 역시 낮은 편이다.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여성 폄하 논란을 일으켜 사퇴한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의 근본적 문제도 이런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녀평등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면서 시대 변화에 따라 부부별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15년 NHK 여론조사 결과 부부동성을 찬성하는 응답자는 50%였는데, 별성 찬성자(46%)보다 많았다. 시간이 흘러 지난해 10월 가족법 전문가인 다나무라 마사유키 와세다대 교수가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실시한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 20~50대 남녀 7000명 중 71%는 부부가 동성이든 별성이든 상관없다고 답하며 부부가 다른 성을 써도 된다는 인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015년에는 부부동성 합법 부부동성을 유지할지, 부부별성으로 전환할지 논쟁은 최근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이미 1990년대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돼 20년 가까이 이어진 해묵은 논쟁이다. 법무성은 1996년과 2010년 부부별성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민법개정안을 준비했지만 자민당이 “가족의 일체감을 해칠 수 있다”고 반대하면서 입법에 실패했다. 이어 2015년 최고재판소가 민법상 부부동성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는 등 법 개정의 문턱은 높았다. 최고재판소는 “부부동성은 일본 사회에 정착된 것으로 가족의 호칭을 통일하는 것은 합리성이 있다”고 합헌 이유를 밝혔다. 이후 부부별성을 인정해 달라며 여러 차례 소송이 제기됐지만 최고재판소의 2015년 결정을 근거로 관련 소송이 모두 패소했다. ●자민당, 법 개정 시도할까 이런 상황에서 부부별성에 대한 재심리를 앞두고 최고재판소의 인적 구성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89곳은 최고재판소의 여성 재판관 비율을 3분의1로 늘려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최고재판소는 모두 15명의 재판관으로 꾸리는데 현재 여성 재판관은 2명밖에 없다. 이 가운데 남성 재판관 3명과 여성 재판관 1명이 올해 3분기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시민단체 요구를 따르려면 4명 모두 여성 재판관으로 채워야 한다. 최고재판소가 부부동성 문제를 규정한 민법 조항에 대해 재심리에 들어갔고 위헌 판결을 내린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논쟁의 결론을 내는 것은 정치권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지난 10일 선택적 부부별성 문제를 논의하는 팀을 설치한다며 이달 말쯤 첫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정당에서 정책위의장에 해당하는 시모무라 하쿠분 정조회장은 당 내부나 국민들 사이에서도 부부별성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졸속으로 논의하지 않겠다”며 기간을 정해 두지 않고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자민당이 적극적으로 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자민당이 부부별성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당내 기반인 보수층의 지지를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민법 개정에 앞서 정부의 제5차 남녀 공동참가 기본계획안에 선택적 부부별성을 포함시키는 것을 놓고 당 내에서 반대 의견이 속출하기도 했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 자민당 내 개혁파에 속하는 의원을 제외한 유력 관계자들이 부부별성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뜨뜻미지근한 입장이라는 점도 부부별성 추진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법무상이기도 한 모리 마사코 자민당 여성활약추진특별위원장은 지난 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부부별성 문제에 대해) 국민의 논의를 심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세우자”고 제안했지만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한국의 여성가족부 장관에 해당하는 남녀공동참여담당상인 마루카와 다마요 참의원은 한발 더 나갔다. 그는 지난달 부부별성 제도에 반대하는 서한에 다른 자민당 의원들과 함께 서명해 논란을 일으켰다.마루카와는 “서한의 내용에 찬성한 것은 개인의 신념 때문”이라며 현재 부부가 같이 성을 쓰는 것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마루카와는 같은 당 오쓰카 다쿠 중의원과 부부인데 정작 정치 활동을 할 때는 오쓰카라는 성을 쓰는 게 아니라 마루카와라는 성을 쓰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자민당의 태도에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비판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지난 9일 한 고등학교의 특강에서 부부별성에 대해 “공명당은 일관되게 찬성하고 있다”며 “(부부별성으로 민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유는) 자민당의 일부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인데 전통적인 가족관에만 집착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마스크 스캔들’에 등 돌린 獨민심…메르켈의 기민당 지방선거 참패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집권 여당인 기독민주당(CDU)이 주의회 선거 2곳에서 모두 참패하면서 기민당의 정권 재창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14일(현지시간)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주의회 선거를 실시한 결과 한때 여당의 텃밭이었던 이 두 곳에서 기민당이 패배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회 선거에서는 녹색당이 32.6%를 득표해 24.1%를 득표한 기민당을 누르고 압승했다. 5년 전만 해도 녹색당의 득표율이 30.3%, 기민당은 27%였지만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독일 16개 주총리 중 유일하게 녹색당 소속으로 10년째 집권 중인 빈프레트 크레취만 현 주총리가 다시 연정에 나서게 된다. 현행 기민당·기사당·녹색당으로 구성된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연정이 녹색당·사회민주당(SPD)·자유민주당(FDP)의 연정으로 새롭게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라인란트팔츠주의회 선거에서는 35.7%를 차지한 사민당이 27.7%를 득표한 기민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기민당은 5년 전만 해도 31.8%를 득표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이 크게 떨어졌다. 사민당 소속으로 8년째 집권 중인 말루 드레이어 현 주총리가 다시 연정을 꾸리게 된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는 사민당·자민당·녹색당이 연정을 이루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기민당의 이번 참패는 여당 의원들이 정부의 마스크 조달 사업에 개입해 뇌물을 받은 ‘마스크 스캔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기민당의 니콜라스 뢰벨 의원은 중국산 코로나19 방역 마스크 주문 중개 수수료로 25만 유로(약 3억 4000만원)를 받은 혐의로 지난 5일 연방의원직을 사퇴했다. 또 기민당과 연합 정당인 기사당의 게오르그 뉘슬라인 의원도 코로나19 마스크 공공 발주 물량을 제조업체에 중개해 주고 66만 유로(약 8억 9000만원)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더뎌지면서 기민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다. 기민당의 이번 참패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오는 6월 6일 작센안할트주의 주의회 선거, 9월 26일 베를린시·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튀링엔주의 주의회 선거와 연방하원 선거가 열린다. 이 중 9월 연방하원 선거는 16년 만에 메르켈 총리를 이을 새로운 총리를 결정짓는 선거다. 여당이 앞으로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남은 주의회 선거와 연방하원 선거도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 메르켈’을 꿈꾸는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도 처음으로 진두지휘한 이번 선거가 참패로 끝나면서 그의 입지도 불안해지게 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확대되는 日 접대 스캔들...노다 등 전 총무상들 줄줄이 연루

    확대되는 日 접대 스캔들...노다 등 전 총무상들 줄줄이 연루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아들이 연루된 의혹에서부터 출발한 ‘총무성 접대 스캔들’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 최대 통신기업 NTT가 규제당국인 총무성의 행정관료들뿐 아니라 총무상(장관) 등 최고위직 정치인들에까지 전방위 접대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당초 이 사건을 처음 보도했던 일본의 주간지 주간문춘이 추가로 폭로했다. 11일 NTT 내부 문서를 인용한 주간문춘 보도에 따르면 총무상 혹은 부대신 중 접대를 받은 인물은 4명이며 접대 건수는 6건으로 나타났다.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전직 총무상은 자민당의 유력 여성 정치인 노다 세이코 간사장대행과 다카이치 사나에 중의원이다. 노다 간사장 대행은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국회 입성 동기로 차기 총리 후보군에서 여성으로서는 가장 선두에 있는 인물이다. 다카이치 중의원은 아베 전 총리의 측근으로 아베 정권에서 2014년 9월~2017년 8월, 2019년 9월~2020년 9월 등 2차례에 걸쳐 4년간 총무상을 지냈다. 노다 간사장대행은 2017년 11월 22일 다치카와 게이지 NTT도코모 사장에게, 2018년 3월 29일 무라오 가즈토시 NTT서일본 사장에게 각각 접대를 받았다. 다카이치 중의원은 2019년 12월 20일과 2020년 9월 1일에 사와다 준 NTT 사장 등에게 접대를 받았다. 총무상은 NTT의 임원 선임과 사업계획 등에 대한 승인권을 갖고 있다. 접대 의혹에 대해 노다 간사장대행은 “접대가 아니라 사적으로 만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만나서 업무적인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고, 비용 처리도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앞서 주간문춘은 차관급인 다니와키 야스히로 전 총무심의관 등 총무성 관료들이 고급 식당에서 NTT로부터 접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가 총리 장남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있던 다니와키는 NTT 건까지 추가되면서 경질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로나 장기화에 밀려버린 日자민당의 숙원 ‘헌법 개정’

    코로나 장기화에 밀려버린 日자민당의 숙원 ‘헌법 개정’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오랜 숙원인 ‘헌법 개정’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자 주요 활동 방침 순위에서 뒤로 밀렸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은 지난 9일 당내 의사결정기구인 총무회를 열고 올해 당 활동 방침을 확정했다. 올해 자민당의 정책 방안 1순위는 코로나19 대책과 포스트 코로나 대책이었다. 의료 제공 체제를 충실하게 할 것과 변이 바이러스의 모니터링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기업·행정·개인의 데이터 유통이 가능한 환경을 정비하고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 또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첫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강조한 2050년 온실가스 배출을 사실상 제로(0)로 하고 탄소 중립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삼았다. ‘여성이 개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정한 사회의 실현’이라는 부분도 새롭게 추가됐다. 여성이 디지털 산업 분야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여성 후보를 발굴하고 육성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개헌은 정책 순위에서 가장 마지막에 배치됐다. 개헌 추진에 대한 표현 수위도 약해졌다. 지난해만 해도 ‘헌법개정을 목표로 결의’라는 강한 표현이 사용됐지만 올해에는 ‘헌법개정 원안의 국회 발의를 목표로 한다’는 수준에 그쳤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장관 자리 계속 늘리는 日스가…‘인기도 3%’ 극복 위한 고육책

    장관 자리 계속 늘리는 日스가…‘인기도 3%’ 극복 위한 고육책

    지난해 말 이후 줄곧 지지율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권의 지지율의 하락세는 약간 주춤해졌지만, 개인의 인기는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상태에서 오는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연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내세울 만한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1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지난 9일 기후변동담당상이라는 자리를 신설하고, 여기에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을 앉혔다. 자신이 간판으로 내건 ‘탈탄소’ 정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스가 총리는 앞서 지난 1월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총괄하는 장관직을 신설하고 여기에 고노 다로(전 외무상) 행정개혁상을 임명했다. 지난달에는 사카모토 데쓰시 1억총활약담당상에게 새로 만든 고독·고립대책담당상을 겸임시켰다. 정부 남녀공동참여추진본부 합동회의에서도 ‘제5차 남녀공동참여기본계획’에 담긴 여성 발탁 확대를 위한 정책목표를 6월까지 마련하라고 마루카와 다마요 남녀공동참여담당상에게 지시했다. 총리가 다루기에는 미세해 보이는 부분에까지 직접 손을 대고 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코로나19 방역대책 차원에서 개발 중인 해외 입국자 대상 스마트폰 앱 개발 전담 책임자로 기하라 미노루 총리 보좌관을 지명한 게 대표적이다. 스가 정권은 법에 정해진 대신(장관)의 수를 꽉 채운 상태여서 추가로 인원수를 늘리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전에없이 겸직 대신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를 노려 기존의 체계가 흔들리는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지적도 있다. 고노 행정개혁상을 백신접종담당상에 앉힌 데 대해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후생노동상이 하면 될 일인데 왜 별도의 장관직을 만드나”와 같은 비판이 나왔다. 신속한 백신 접종 성공에 정권의 명운이 걸린 만큼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노를 선택한 것이지만,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스가 총리의 일련의 ‘업무 지정’에는 정권은 물론이고 자신의 존재감을 높여야 하는 절박함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8일 공표한 3월 여론조사 결과에서 스가 정권 지지율은 48%를 기록해 전월대비 9% 포인트 상승했지만, 스가 총리 인기도는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가 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중 57%가 ‘다른 적합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힌 가운데 ‘누가 차기 총리로 적합한가‘에서 스가 총리는 응답자 3%의 선택을 받는 데 그쳤다. 1위인 고노 행정개혁상(26%)의 13분의 1, 2위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19%) 및 3위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17%)의 6분의 1 수준이다. 전임자인 아베 신조 전 총리(9%)보다도 크게 낮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가 오는 9월 다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거짓말일 수도”...일본 女의원, 성폭행 피해여성 비하 ‘최악의 발언’ 1위

    “거짓말일 수도”...일본 女의원, 성폭행 피해여성 비하 ‘최악의 발언’ 1위

    정치인에 의한 성차별 발언 파문이 잦은 일본에서는 1년간 문제가 특히 심각했던 사례들의 순위가 매년 이맘때 공개된다. 전문가 단체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다. 올해의 1위에는 스스로 여성을 비하하고 폄하하며 반인권 의식을 드러낸 여성 국회의원의 발언이 선정됐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차별 발언 워스트 1위’는 성폭행 피해여성을 겨냥해 “여성은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한 집권 자민당 소속 스기타 미오 중의원 의원이 발언이 뽑혔다. 교수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공적 발언의 성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은 해마다 ‘지난 1년간 물의를 빚었던 성차별 발언 중 특히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2개씩 뽑도록 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남녀 3044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실시됐다. 응답자의 33.1%가 스기타 의원의 발언을 최악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당내 회의에서 내각부 관계자가 성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전국에 증설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여성은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라고 발언해 파문을 불렀다.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 중 상당수가 허위 신고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비쳐치는 발언이었다. 스기타 의원은 한국의 위안부 지원단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다고 해서) 성역이 돼서 아무도 추궁하지 못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2위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회장이었던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발언으로 20.2%를 얻었다. 모리 전 총리는 지난달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평의원회에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 회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해 파문을 불렀다. 그는 “여성들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명이 손을 들어 말을 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가 발언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여성 이사를 늘리게 되면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회의가 좀처럼 끝나지 않아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도 했다. 3위는 13.2%를 얻은 도쿄도 아다치구의회 시라이시 마사테루 의원의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구의회 본회의에서 저출산·고령화 관련 질문을 하면서 “일본인이 전부 L(레즈비언)이나 G(게이)가 되면 다음 세대가 태어날 수 있겠나”, “L과 G가 우리 아다치구에 완전히 확산되면 아이는 한 명도 태어나지 않을 것”, “L도 G도 법에 보장돼 있지 않으냐는 식의 얘기가 되면 아다치구는 망해버리고 만다” 등 발언을 했다. ‘공적 발언의 성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 회원인 주오가쿠인대학 미나가와 마스미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문제 있는 공적 발언이 너무나 많다”며 “성차별적인 발언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야말로 사회 변혁의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정부, 한국이 징용·위안부 해법 제시 안 하면 韓대사 안 만나”

    “日정부, 한국이 징용·위안부 해법 제시 안 하면 韓대사 안 만나”

    지난 1월 일본에 부임한 강창일 주일대사가 아직까지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물론이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도 만남을 갖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한국의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유화적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본 정부는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은커녕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며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강 대사가 모테기 외무상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와 옛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문제에서 한국 측이 수용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강 대사와의 만남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 대사에 대한 엄격한 대응은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한국에 대한 사실상의 대항(보복) 조치”라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설명했다. 역대 주일대사는 부임하고 얼마 되지 않아 외무상과 만났다. 현 정부 들어 첫 대사였던 이수훈 전 대사는 부임 14일 뒤에, 이어 남관표 전 대사는 4일 후에 각각 고노 다로 당시 외무상을 면담했다. 남 전 대사의 경우 12일 후에는 아베 신조 당시 총리도 만났다. 일본 정부는 외국 대사가 새로 부임하면 반드시 하게 돼 있는 신임장 사본 제출을 놓고도 한국을 의도적으로 자극했다. 강 대사는 당초 지난달 8일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에게 신임장 사본을 줄 예정이었지만, 일본 측은 면담 직전에 일방적으로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내에서 ‘아키바 차관이 강 대사를 곧바로 만나면 일본과 한국이 사이가 좋다는 인상을 준다’는 말이 정부 안에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소모적인 신경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정가 소식통은 “한국대사가 일본 총리나 외무상을 안 만나더라도 업무수행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그것이 사무차관 이하 공무원 관료들에게 하나의 시그널로 작용해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실무선에서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을 비롯해 여러 차례에 걸쳐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음에도 강경한 대응을 지속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안팎으로 취약한 스가 총리의 정치적 입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보수 정권들은 지금처럼 여론 지지율이 떨어지면 한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는 경향을 보여 왔다. 집권 자민당 총재이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스가 총리가 내부 강경파들을 의식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권의 외교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자민당 외교부회의 수장은 현재 자위대 간부 출신의 극우인사 사토 마사히사 전 외무성 부대신이 맡고 있다. 외교부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 좀더 적극적인 보복조치를 취하라고 정부를 압박해 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국민 10명 중 7명 원전 반대…후쿠시마 비극, 또 터질 수 있어”

    “日국민 10명 중 7명 원전 반대…후쿠시마 비극, 또 터질 수 있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원전 사고가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 강진과 쓰나미는 센다이현과 후쿠시마현 등 동일본 지역을 한순간에 쑥대밭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쓰나미로 인한 정전으로 후쿠시마현 바닷가에 자리잡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냉각장치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노심용융(멜트다운)과 수소 폭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방사성물질이 대량 유출되고 숱한 피난민이 나왔다. 원전의 안전성을 다시 생각하고, 더 나아가 탈원전을 이뤄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논의 자체에 소극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겪은 충격과 비극은 한국에서도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다. 한국 역시 현재 24기에 이르는 원전을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험과 고민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지 일본을 대표하는 반핵 운동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반 히데유키(70) 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와 지난 5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반 대표는 생활협동조합운동을 거쳐 1990년부터 탈원전을 위해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원자력 정책, 특히 방사성폐기물과 후쿠시마 원전 문제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탈원전 운동가다. 한국도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한일 간 민간 교류도 활발히 펼치다 2013년 4월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최근 일본에서 또다시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10년 전 악몽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등 지울 수 없는 상처로 고통받고 있다. 아직도 4000여명이 고향에서 떨어져 지내야 하는 피난민 신세다.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이들 역시 원전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 후쿠시마현에서 생산한 물품은 사지 않고 피하는 사람이 지금도 많을 정도다. 여론조사를 해 보면 대체로 70~80%는 원전을 반대한다고 답한다.”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반핵운동이 활발해졌다. “원전 재가동 반대 투쟁과 재생에너지 확대 운동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 중지를 주장하는 재판 투쟁이 활발해졌다.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생활권 침해와 고향 상실로 인한 손해를 법원이 인정하기 시작했다. 2020년 9월 후쿠시마 사고 주민 3650명이 도쿄전력을 상대로 제기한 ‘생업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데 이어 2020년 12월 오이원전 재가동 승인 취소 판결도 나왔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피난 대책이 없으면 재가동 허가를 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를 압박하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19일에는 도쿄 고등법원에서 원전 주변 주민들을 위한 대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도 나왔다. 도쿄전력 경영진 3명을 형사고발한 재판은 1심에서 패소하긴 했지만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전면 전환과 지역에 필요한 전기를 각 지역에서 생산하자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 문제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당시 간 나오토 총리가 이끌던 민주당 정부는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고 원전을 단계적으로 철수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탈원전 흐름에 저항하는 이들이 존재했던 데다 2012년 선거 패배로 더이상 진전된 결정을 내놓지 못했다. 원전 안전과 관련해서는 자연재해나 테러 대비 등에서 더 엄격해졌다. 예를 들면 후쿠이현 오이원자력발전소 재가동과 관련해 오사카 지방재판소가 지난해 12월 4일 내진 설계 등 안전 문제를 이유로 위법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런 영향으로 원전 관련 비용은 급속히 올라갔다. 이제는 아무도 ‘원전은 저렴하다’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현재 일본 자민당 정부의 원전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아베 신조 내각이나 현 스가 요시히데 내각 모두 원전과 관련해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원자력 발전 의존도를 줄이겠다거나, 2030년까지 신규 원전 건설은 없을 것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말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원자력 규제 위원회가 허가한 원전은 재가동한다고 한다. 그 결과 민주당 정부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을 전면 중단했던 원전 가운데 9기가 재가동 중이다. 정부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제로를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법과 관련해서는 정부 부처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특히 경제산업성에서는 여전히 원전 부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자민당은 원전 문제 자체가 공론화되는 걸 피하려 한다.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자유당, 사회민주당 등 4개 정당이 공동으로 2018년 3월 11일 탈원전 기본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민당이 논의를 회피하면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원전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원전에 대한 미련이 강한 것 같다. “정부에서는 탄소 저감을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려 한다. 향후에는 정부 및 원자력 산업계가 원전 유지 캠페인을 전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부가 원자력 산업계(특히 원자력 발전소 제조업체)를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원자력 산업계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전력 업계는 정부에 대한 압력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원자력 산업계에 협력하는 의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력회사 노동조합 연합체인 ‘전력노련’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전력노련은 탈핵으로 가면 자신들이 실업자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 원전 추진 입장을 취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는 원전 반대를 내세우는 의원이 있으면 아예 상대 후보를 집중 지원하거나 자신들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내세워 낙선시켜 버리는 사례도 많았다. 지금도 자민당 안에서는 전력회사나 전력노련 지원을 받아 당선된 의원들이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전력족’은 지금도 원전 재추진 입장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부 안에서는 경제산업성과 자원에너지청을 중심으로 완고하게 원전에 치우친 정책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원전 정책이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겠다.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일단 국민 여론이 원전에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언론 지형 역시 원전에 우호적이진 않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 원자력 추진 입장이던 주요 미디어 가운데 아사히, 마이니치, 주니치는 완전히 탈원전으로 입장을 바꿨다. 요미우리나 니혼게이자이 역시 원전 추진을 지지하진 않게 됐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도 변화가 있다. 아직 소수파이긴 하지만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 대신을 비롯해 자민당 안에서도 탈원전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지난해 12월에는 현직 자민당 의원이 탈원전을 주장하는 책을 출간한 일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여야를 아우르는 초당파 의원 모임인 ‘원전제로 모임’에 약 10%의 국회의원이 회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는 ‘원자력 발전 제로·재생에너지 100 모임’으로 이름을 바꿔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나 지하철 등 중요 기간산업이 민영화돼 있는데. “철도가 민영화되면서 이용객이 줄어든 노선을 폐지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있었다. 현재 일부 지자체는 수도 민영화에 나서고 있다. 민영화가 되고 나면 수도관 교체 등 인프라 정비가 제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다. 수도관 누수가 많아지거나 도로 함몰 등도 생길 수 있다. 전력 민영화는 이미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뤄졌다. 다만 공익사업이란 점을 고려해 한 지역에 한 전력회사만 허용하는 식으로 지역 독점을 인정하고 전기요금은 허가제로 하는 등 엄격한 제한이 존재했다. 그러다 1995년부터 서서히 전력 자유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소비자가 전력회사와 계약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전력의 완전 자유화가 됐다. 이제 발전 사업은 신고제다. 새 전력회사가 자꾸 생겨나고 있다. 그중에는 이익을 위해 석탄 화력 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고,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회사를 선택하거나, 집에 직접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움직임이 강해진 건 다행스럽다.” -일본의 경험은 한국에 적잖은 시사점을 주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정부 차원에서 구성한 사고조사위원회 하타무라 요타로 위원장은 ‘사고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명언을 남겼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주민들에게 초래한 고통과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 장기간에 걸친 방사능 오염, 폐로에 몇십조엔이 드는 경제적 피해 등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비극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손해배상이나 오염 지역 제염을 포함해 정부가 추산한 비용은 22조엔(약 229조원)이지만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최소 30조엔, 최대 80조엔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웃 나라인 한국에 사는 이들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냉정하게 직시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양국 시민들이 협력해 탈핵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외무성, 램지어 상황 파악”… 日정부 관여한 듯

    “외무성, 램지어 상황 파악”… 日정부 관여한 듯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자발적 매춘부’로 왜곡한 존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논문 사태와 관련해 일본의 극우 정치인이 외무성이 관여하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야마다 히로시 자민당 참의원 의원은 3일 트위터에서 “외무성이 그 교수(램지어)의 현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야마다 의원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한 주체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외무성 또는 야마다 의원이 램지어 교수 방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야마다 의원의 트위터 발언은 지난 1일 우익 성향의 트위터 이용자가 “램지어 교수에 대한 음습한 괴롭힘이 격화하고 있는 것 같다. 저희도 열심히 할 테니 계속 극진한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트윗한 데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야마다 의원은 “알겠습니다. 내일 대응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다음날 문제의 트위터 글을 남기며 외무성이 램지어 사태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것이다. 외무성이 램지어 사태를 살펴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일본 정치인이 램지어 사태를 거론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야마다 의원이 나서면서 램지어 교수 관련 논란에 일본 정치권이 본격 참전하는 것인지 우려도 나온다. 야마다 의원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2014년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스가 요시히데 총리로부터 담화의 근거가 된 피해자 청취 조사 재검토 시사 발언을 이끌어낸 바 있다. 또 지난해 2월엔 한국의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를 반일단체라고 비난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스가 없는 스가” 측근 없는 독선

    “스가 없는 스가” 측근 없는 독선

    “판단 미스다. 총리 관저는 이 문제(스가 장남 접대)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한 일본 각료) 장남인 세이고의 관료 접대 문제로 최대 위기를 맞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독선적 스타일 탓에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남 호화 접대’ 등 잇따른 위기 우려 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스가 내각의 위기관리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스가의 입’으로 불렸던 야마다 마키코 내각공보관이 스가 총리의 장남으로부터 호화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결국 전날 사임했지만, 야마다를 비롯해 총리 관저는 여론의 간을 보며 버티기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 스가 총리는 지난달 말 예정됐던 긴급사태 선언 조기 해제 관련 기자회견을 취소해 사회를 봐야 하는 야마다를 보호하려는 꼼수라는 눈총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총리가 잘못된 판단을 거듭하는 데에는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정권 상황을 “스가 없는 스가”라고 표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당시 관저는 이마이 다카야 정무비서관, 내각은 스가 관방장관(현 총리)이라는 두 축으로 움직이며 아베를 강력하게 뒷받침했는데, 지금 스가 총리에게는 그만한 역할을 하는 보좌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무·인사 혼자 결단하는 독재자 스타일 이는 스가 총리의 업무 및 인사 스타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그는 농촌 출신의 ‘자수성가형’으로 총리 자리까지 올랐다. 그렇다 보니 혼자서 결단하는 일이 많았다. 관방장관 시절 마음에 들지 않는 관료를 좌천시킨 것으로 유명했고, 이 때문에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에 빗대 ‘스가린’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이에 그의 독선에 대해 여당 내에서조차 “자기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위기관리로 바뀌었으면 한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日 민주주의와 일당 지배/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日 민주주의와 일당 지배/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임기가 끝나 가면서 일본에서 그동안 알고 지내 온 사람들과 송별회를 할 일이 많아졌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도쿄 특파원 3년의 소감이나 단상 같은 것을 저녁 자리 등에서 요구받을 때가 있다. 그러면 나는 민주주의 체제와 일당 지배 체제가 공존하는 일본적 특성에 대해 말하곤 한다. 도쿄에 오고 나서 얼마 안 됐을 때에는 ‘동아시아의 영구 집권 3개 정당=중국 공산당, 북한 노동당 그리고 일본 자민당’이라는 농담을 그냥 웃어넘기고 말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일본의 미래에 얼마나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는지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해 준다. 국민들의 심판에 의해 정권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잃은 여당, 정권을 다시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상실한 야당이 합작해 만들어 내는 정치의 부재와 무기력이 이 정도까지일 줄은 일본에 오기 전에는 미처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일본의 신문에는 정치 체제나 제도의 선진화에 대한 기획기사와 전문가 제언이 한국보다 훨씬 많이 실린다. “이대로 가다가는 (과거 식민지였던) 한국에도 추월당할지 모른다”는 일찍이 없었던 위기감의 근원에 생동성과 생산성을 잃은 정치의 문제가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이 사회도 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는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구적 여당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감염 확산 초기의 무능한 대응이야 미증유의 상황에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라 쳐도 국민의 목숨 앞에 보인 안이하고 오만한 태도는 한국에서 온 관찰자를 당혹스럽게 할 때가 많았다. 환자와 가족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데도 검사 수를 더 늘릴 생각이 없다는 말만 녹음기처럼 반복하더니 나중에는 검사가 제대로 안 된 책임을 현장 의료진 탓으로 돌린 후생노동상의 모습은 앞으로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그가 현재 스가 요시히데 정부의 제2인자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이다). 스스로 권한과 기능을 축소하며 책임의 무게를 줄이고 민간이 민간을 통제하는 구도를 조장한 행태는 무책임을 넘어 비겁함에 가까운 것이었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들이 초유의 위기상황 속에 일정 수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를 정부 책임하에 취했지만, 자민당 정권은 법 체계의 한계 등을 이유로 아무런 변화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 어려운 결정은 도쿄도 등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기 일쑤였다. 그러는 사이 이른바 ‘자숙경찰’이 보이지 않는 공권력의 완장을 차고 사방에서 활개치며 사람들을 겁박했다. 민간의 사적 린치를 비판하는 정치 지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9월 당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건너뛴 채 파벌 야합에 의해 스가를 총리로 옹립한 것은 민의에 대한 두려움을 잃은 집권세력의 폐해를 보여 준 클라이맥스와도 같은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자민당이 여당의 지위에서 내려올 가능성은 가까운 장래에는 전무한 게 현실이다. NHK의 이달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35.1%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6.8%)의 5배에 달했다. 일당 지배의 폐해가 고스란히 자신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데도 유권자들은 무관심과 냉소로 일관하며 보다 나은 정부를 얻을 권리와 정치를 바로 세울 의무로부터 고개를 돌리고 있다. 2009~2012년 민주당 정권의 실패는 자민당에 당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철옹성을 구축해 주었다. 현재 구도를 보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정치권력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의 고민은 갈수록 더 커지고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windsea@seoul.co.kr
  • 日남녀평등 주무장관이 “아내가 남편의 성 따르는 제도 유지해야” 물의

    日남녀평등 주무장관이 “아내가 남편의 성 따르는 제도 유지해야” 물의

    일본에서는 결혼을 하게 되면 남편이나 아내 쪽으로 반드시 성(姓)을 통일시켜야 한다. 민법상 의무사항이어서 이렇게 안하면 혼인신고 자체가 불가능하다. 동성·별성 선택이 가능하거나 지역별로 융통성이 있는 미국·유럽 등과 규제의 차원이 다르다. 아내가 남편 쪽을 따라가는 경우가 100쌍 중 96쌍으로 대부분이어서 이 문제는 최근 들어 남녀평등과 여성인권의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그런데 양성평등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부처 장관이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면 어떨까? 우리나라로 치면 여성가족부 장관에 해당하는 일본의 마루카와 다마요(40) 남녀공동참여담당상(올림픽담당상 겸임)이 대부분 여성이 남편의 성에 맞추는 현행 제도를 옹호해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아시히신문에 따르면 마루카와 담당상은 부부가 다른 성을 쓰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에 반대하는 집권 자민당 의원그룹 공동서한에 서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별성 제도의 신설에 반대하는 의원 50명 명의로 된 이 서한은 지난달 30일 부부별성 제도 실현을 주장하는 사이타마현 지방의원 앞으로 발송됐다. 야당은 24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마루카와 담당상을 추궁했다. 남녀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권익을 증진시켜야 하는 부처의 수장이 어떻게 전근대적인 제도의 유지를 주장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오카와라 마사코 의원이 “남녀공동참여담당상으로서 선택적 부부별성 논의를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가“라며 뚜렷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마루카와 담당상은 “이 문제에 대해 국민이 깊은 논의를 할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만 말하며 부부별성 추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같은 날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서한의 내용에 찬동한 것은 나 개인의 신념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루카와 담당상은 TV 아나운서 출신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황성기 칼럼] 미래 없는 한일, 그래도 희망을 걸자면

    [황성기 칼럼] 미래 없는 한일, 그래도 희망을 걸자면

    강창일 대사가 부임지 일본에서 찬밥 신세란다. 그가 반일 DNA를 가졌다는 것이다. 천황을 일왕으로 부르고 일본이 빼앗긴 쿠릴열도를 “러시아 영토”라고 말해 미운털이 박혔다. 그랬으니 20대 국회 한일의원연맹 회장이었으면서도 존재감 없는 ‘일본통’이었다. 친문도 아닌 그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힘을 실어 줬을 리 없다는 의구심도 크다. 잔여 임기 1년짜리 대통령의 심복도 아닌 ‘영양가 없는 반일 대사’라며 무시당한다. 과거에 없던 일이다. 애들 장난 같은 왕따지만, 지난 1월 22일 부임한 강 대사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면담 약속조차 잡지 못하는 것은 좀 이상하다. 외무성 사무차관과 만날 약속을 했다가 연기를 통보받고는 나흘 뒤에나 면담한 일도 있었다. 예의 깍듯한 외교 강국 일본이 한국에 보란듯 결례를 범하다니 많이 변했다 싶다. 2월 12일 한국에 부임한 아이보시 고이치 일본대사는 외무성 3대 국장이나 심의관을 하지 못했다. 도쿄대이지만 법학부가 아닌 교양학부 출신이다. 전임 한국대사 도미타 고지가 미국대사로 발탁되는 바람에 전임처럼 이스라엘 대사를 하던 중 자리를 물려받았다. 외무성의 정통 출세 코스를 거치지 않은 보통 관료다. 이런 점을 들어 한국에서 홀대한다면 어떨까. 10여년 전 비도쿄대 출신으로 국장 경험도 없이 한국대사로 부임해 찬밥만 실컷 먹다 돌아간 일본 외교관이 있긴 하다. 일본 정부나 여당에 혐한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한다. 그 역시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일왕 사과 요구 이후 악화된 양국 관계를 개선하려고 한국이 노력조차 하지 않는 점. 둘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통 크게 내준 위안부 합의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무력화시킨 점. 셋째, 2018년의 강제동원과 2021년의 위안부 판결로 청구권협정을 어기고 있는 점. 약속도 안 지키고, 무례하며, 국제법도 위반하는 나라와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할 수 없다는 게 일본의 논리다. 일본이 트집을 잡는 건 모두 역사 문제다. 한일기본조약 체결부터 지금까지 일본의 깔끔하지 못한 역사 청산으로 일어난 갈등의 책임을 한국에만 떠미는 수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한미일 협력이 강조되자 대미 외교에서 한국보다 우위에 있는 일본은 노골적으로 한국을 깔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방한이 무산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1월의 위안부 판결을 전후해 한국을 돕지 않고, 가르치지 않고, 관여하지 않는다는 ‘비한(非韓) 3원칙’까지 자민당에 생겨났다. 언제 도와 달라, 가르쳐 달라, 관여해 달라 했는지 되묻고 싶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일본인에게 자주 듣는 얘기가 “한국 사람은 낮에는 반일, 밤에는 친일한다”였다. 해가 있을 때는 일본 싫다고 외치다가 해만 떨어지면 이자카야에서 일본 사케 마시는 속과 겉 다른 한국인을 비꼬았다. 하지만 지금 일본은 어떤가. BTS와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일본인이 많아져 제4차 한류 파도가 안방에 밀려들고 있는 현실이야말로 ‘낮에는 혐한, 밤에는 친한’ 아닌가. 한일 관계에 앞날은 있느냐 물으면 대답은 “없다”이다. 과거의 비대칭적 한일에서 대칭적 관계로 이행한 지금에도 양국이 과거의 패러다임만 고집한다. 관계 개선은 100년이 지나도 요원하다. 달랑 56년 된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 하나로 버티는 일본과 반일 민족주의로 무장한 한국이 접점을 찾을 여지는 없다. 또한 여전히 한국을 1945년 패전 전 식민지쯤으로 여기는 보수층이 기반인 자민당 체제의 일본과 민주화를 제 손으로 쟁취하고 일본 콤플렉스에 벗어난 세력들이 주류인 한국은 물과 기름이다. 그래서 ‘사이좋게 지내자’는 주술은 이제 먹히지 않게 됐다. 그게 현실이다. 국제사법재판소(ICJ) 얘기가 한일에서 나오지만, 재판에 가자고 합의에 이르기도 불가능하지만, 만에 하나 손잡고 재판 가서 판결이 나와도 어느 한쪽 혹은 양쪽 모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죽자사자, 정치적 해결밖에 없다. 한국이 피해자 중심주의를 관철시키려면 일제 피해자를 하나로 묶어 협상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이용수 할머니가 팁을 줬듯 과거사 사실 인정과 사죄를 위한 국내적 컨센서스를 이뤄야 한다. 이런 전제 없이 아무리 특사와 묘안이 오간다 한들 파국을 맞아 수렁에 빠져도 할 말이 없다.
  • 日도 백신 불신… “스가, 먼저 맞아라”

    日도 백신 불신… “스가, 먼저 맞아라”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놓고 국내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행정수반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접종 시점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2일 열린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여당인 자민당의 후쿠다 다쓰오 의원은 스가 총리가 코로나19 백신을 솔선수범 차원에서 먼저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쿠다 의원은 의료 종사자를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백신 우선접종이 시작된 것과 관련해 누군가 자신에게 “왜 스가 총리가 가장 먼저 백신을 맞지 않나. 모든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총리가 우선적으로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올해 73세인 스가 총리는 “나 자신은 순서가 오면 솔선해서 접종을 받으려고 한다”며 고령자 대상 접종이 시작되면 그때 가서 맞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스가 총리가 백신을 맞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는 부작용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관측과 함께 지지율 폭락의 위기 속에 의료 종사자도 아니면서 먼저 접종받았다가 공연히 ‘특권’ 논란의 시빗거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 백신의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국정 최고 책임자인 스가 총리가 먼저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명 방송인 신보 지로는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부가 (법률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노력 의무’를 국민들에게 부과하고 있는 만큼 행정수반이 앞장서 백신이 안전하며 효과가 있음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정점을 찍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일본 정부는 수도권(도쿄도, 가나가와·사이타마·지바현)을 제외한 6개 광역단체(오사카·교토부, 효고·아이치·기후·후쿠오카현)의 긴급사태 발령을 이달 말 해제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스가 아들, 접대비리 의혹 ‘눈덩이’…연루 공무원 11명으로 늘어

    日스가 아들, 접대비리 의혹 ‘눈덩이’…연루 공무원 11명으로 늘어

    방송 관련업체에 다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아들이 방송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총무성 간부들을 여러 차례 접대한 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시간이 흐를수록 파문이 확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당초 주장과 달리 식사 자리에서 위성방송 관련 논의를 한 사실이 발각된 데 이어 접대를 받은 공무원이 당초 알려진 4명이 아니라 11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NHK는 22일 “총무성은 아키모토 요시노리 전 정보유통국장과 유모토 히로노부 관방심의관 등 간부 4명과 위성방송 관련업체에서 근무하는 스가 총리의 장남 등의 회식에 관해 조사를 벌인 결과, 해당 간부들이 공무원 윤리규정에 어긋나는 접대를 받았다고 결론내렸다”고 보도했다. 방송업체 도호쿠신샤 직원인 스가 총리의 장남 스가 세이고 등은 총무성 공무원들에게 ‘이해 관계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아키모토 전 국장 등 4명은 2016년 이후 스가 세이고로부터 최소 12회 접대를 받고 헤어질 때 택시 요금과 기념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직무상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접대와 선물을 받는 것은 국가공무원 윤리규정 위반이다. NHK는 “당초 밝혀진 4명 외에 추가로 7명의 총무성 직원들이 같은 형태의 접대를 받은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며 “총무성은 이들의 명단도 모두 공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총무성은 오는 24일 인사원 국가공무원윤리심사회에 조사 보고서를 제출, 심사회 승인이 내려지는대로 당일에라도 11명 전원에 대해 징계 등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총무성은 앞서 19일 아키모토 국장과 유모토 관방심의관을 관방부로 발령내는 사실상의 경질 인사를 한 바 있다. 야당은 현직 총리의 가족이 연루된 중대한 비리 의혹이라고 보고 공세 수위를 높이며 스가 세이고의 국회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은 “민간인을 국회에 부르는 것은 매우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신임 올림픽조직위장에 女장관…‘강제키스’ 전력 아슬아슬

    日신임 올림픽조직위장에 女장관…‘강제키스’ 전력 아슬아슬

    하시모토 세이코(57) 일본 도쿄올림픽담당상(장관)이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러난 모리 요시로(84·전 총리) 도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 회장의 후임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마이니치신문은 18일 도쿄올림픽조직위 회장 후보 선정 검토위원회가 하시모토를 차기 회장 단일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으며, 본인이 이를 수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하시모토가 조직위 회장에 취임하면 겸직금지 규정에 따르 올림픽상에서는 물러나야 한다. 하시모토는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트 1500m에서 3위를 기록해 일본 여성으로서는 빙속 부문에서 처음 올림픽 메달을 땄던 인물이다. 하계올림픽에도 사이클 종목으로 3차례 출전했다. 1995년 참의원으로 처음 당선돼 현재 5선을 기록 중이며 2019년 9월부터 올림픽상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하시모토의 회장 추천과 관련해 큰 논란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과거 성추행 이력이다. 일본스케이트연맹 회장으로 있던 2014년 피겨스케이트 선수 다카하시 다이스케에게 무리하게 키스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실상의 성폭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하시모토의 회장 추천 소식에 트위터 등에는 “여성 차별과 비하로 물러난 전임자의 후임으로 성희롱 전력이 있는 사람을 앉히는 것은 극히 비정상”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하시모토가 자민당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 출신인 모리 전 회장을 ‘아버지’로 호칭했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모리 전 회장이 앞으로도 하시모토를 통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역량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자민당 안에서는 “다른 여성 정치인들보다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은 스타일이라는 점 때문에 스가 총리 등 정권 상층부에서 하시모토를 차기 회장으로 낙점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자민 사무총장 “여성 의원도 중진회의 참석해야지, 단 입은 다물고”

    日 자민 사무총장 “여성 의원도 중진회의 참석해야지, 단 입은 다물고”

    모리 요시로(83)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여성들을 회의에 참석시키면 시간만 길어진다는 어처구니 없는 여성 혐오 발언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며칠 되지 않아 이번에는 집권 자민당의 사무총장이 사고를 쳤다고 영국 BBC가 17일(현지시간) 꼬집었다. 자민당은 남성 의원들만 참석하는 중진회의에 5명의 여성 의원을 참관하도록 허용했다. 니카이 도시히로(82) 자민당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진회의에 여성들의 시각을 반영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1955년 이후 한 번도 정권을 내놓은 적이 없는 자민당 중진회의는 12명으로 구성되는데 현재는 여성 의원이 둘 뿐이어서 5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단 여성 의원들은 회의를 지켜만 볼 뿐 발언하면 안된다는 조건을 붙였다. 나중에 의견을 문서로 사무국에 제출할 수 있게는 허용했다. 니카이 총장은 자민당의 남성 지배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당의 여성 의원들이 “어떻게 정책이 결정되는지 과정을 잘 보고 어떤 식으로 토론이 진행되는지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 보는 것이 (허용된 일의) 전부”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일본 여성은 정치, 경제적 참여가 아주 제한돼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지난해 글로벌 젠더갭 지수에 따르면 일본은 153개 국가 가운데 121위에 그쳤다. 중의원 465명 가운데 여성 의원은 46명에 불과해 10% 밖에 안되는데 세계 평균 25%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BBC 뉴스의 마리코 오이 기자는 “수십년 일본에서 살았는데 불행히도 적응하지 못하는 일이 일본 여성 경시다. 기업 회의나 차 모임, 가족 모임에서도 늘상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우리 다수는 그저 웃으며 못 들은 척하거나 딴 주제로 넘어가버린다. 해서 모리 위원장의 발언을 들었을 때 전혀 놀라지 않았다. 집권당의 결정도 익숙한 전술일 뿐이다. 아베 신조 정부 때도 여성 지도자의 수를 지난해까지 늘리겠다고 했지만 미달할 것처럼 보이자 슬그머니 10년 뒤로 늦춰버렸다. 교육부터 고용 관행까지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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