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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니치 27년 만의 구독료 인상…日 진보 위기, 정권 비판 무뎌질까

    마이니치 27년 만의 구독료 인상…日 진보 위기, 정권 비판 무뎌질까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다음달 1일부터 신문 구독료를 6.5% 인상하겠다고 17일 발표했다. 아사히신문에 이어 마이니치신문까지 경영난과 매체 환경 변화를 이유로 구독료를 올리고 있다. 구독료 인상이 자칫 구독자 감소로 이어져 일본 진보계열을 대표하는 아사히와 마이니치의 정부 비판 칼날이 무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조간·석간 한 달 구독료를 기존 4037엔(소비세 포함, 한화 약 4만 1200원)에서 4300엔(약 4만 39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 구독료가 정해진 1993년 12월 이후 27년여 만에 구독료를 올리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 측은 “신문용지 등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고 일손 부족으로 신문 수송·배달 비용이 증대되고 있다”며 구독료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본사로서는 경비 절감, 업무 개선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처해왔지만 이러한 기업의 노력에도 한계가 있어 구독료를 개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아사히신문도 지난 10일 조간·석간 한 달 구독료를 다음달 1일부터 4400엔으로 9%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이 구독료를 올리는 것은 1993년 12월 이후 27년 7개월 만의 일이었다. 아사히신문 측은 “인터넷 보급으로 신문 사업을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지고 판매·광고 수입이 줄어든 반면에 제작비는 늘고 있다”며 신문 구독료 인상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광고 수입이 급감해 올해 3월 연결 결산(2020년 4월~2021년 3월) 기준 441억엔의 순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879년 창사 이래 최대 적자였다.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이 경영난 끝에 신문사로서는 최대 결정인 구독료 인상이라는 카드를 뽑았지만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문 구독 하락이 일본만이 아닌 전 세계적 상황으로 더욱더 구독률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신문사들의 경영난이 일본 정부와 우익에 대한 비판 수위가 약해지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수층을 대표하는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비교해 이 신문들은 집권 여당인 자민당 정권에 날을 세워왔다. 이 때문에 우익들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최근 자신에 대해 비판적 보도를 많이 했던 아사히신문에 대해 “좀처럼 날조 체질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비난했을 정도다. 또 아사히신문은 최근 일본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도쿄올림픽 취소를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요구하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특히 이 두 신문은 한일 관계에서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도 해 이들의 경영난이 한국 입장에서도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마이니치신문은 17일자 사설에서 스가 총리를 향해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개헌 밑작업 끝낸 日…‘전쟁가능국’ 헌법 수정 속도 낼까

    개헌 밑작업 끝낸 日…‘전쟁가능국’ 헌법 수정 속도 낼까

    일본 참의원(상원)이 11일 평화헌법 개정의 첫 단계로 평가되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전쟁 가능국’으로 헌법을 고치는 데 속도를 낼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2018년 6월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제출한 뒤 야당의 반대로 여러 차례 수정돼 지난달 11일 중의원(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11일 참의원에서 가결되면서 효력이 발생하게 됐다.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국민투표법 개정안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많은 교섭단체의 이해를 받아 하나의 결론을 낼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상업시설이나 역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공동투표소를 설치하고 배 위에서 할 수 있는 해양 투표의 대상을 원양어업 중인 수산고등학교의 실습생에게도 확대하는 것 등으로 이뤄져 있다. 국민투표법 개정안의 내용만 보면 전 국민이 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투표권을 확대하는 것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민당의 숙원인 개헌의 사전 작업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1947년 만들어진 헌법상 정식 군대를 가질 수 없다. 이를 바꾸기 위해 자민당은 자국의 안보에만 중점을 둔 자위대의 존재를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에 담으려 하고 있다. 이로써 일본이 정식 군대가 부활하고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헌법을 개정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전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로 개정안을 발의해야 하며 국민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해야 이뤄진다. 국민투표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이번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자민당으로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던 셈이다. 개헌 찬성 쪽으로 미세하게 일본 내 여론이 변화한 것도 자민당으로서는 고무적인 상황이다. 올해 진보 계열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45%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44%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 때보다 개헌 찬성 비율은 2% 포인트 올랐고 반대는 2% 포인트 하락했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도 개헌 찬성은 48%로 반대 31%보다 많았다. 보수 계열인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개헌 찬성은 56%, 반대는 40%로 찬성이 많았다. 모두 지난해보다 개헌 찬성 비율이 올라갔다. 자민당이 오랜 시간 걸려 개헌의 밑작업을 끝냈지만 당장 헌법을 뜯어고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개헌이 평생의 정치 신념이나 다름없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달리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는 개헌에 적극적이지는 않다. 또 코로나19 감염 대책, 도쿄올림픽 개최 등이 최우선 과제인 스가 정권이 개헌에 힘을 분산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가을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중의원 총선거에서 개헌이 총선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위안부 피해자 짓밟는 망언에 맞장구친 일본 외무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짓밟는 일본 정치인의 망언이 나왔다. 집권 자민당의 아리무라 하루코 참의원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위안부가 고향을 떠난 군인의 성욕을 통제하고 성병 만연을 막기 위한 제도였다”면서 “한국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전시 여성의 인권 유린’이란 딱지를 붙여 일본을 깎아내리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역사 인식을 국제사회에 퍼뜨리고 있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망언에 일본 외교 수장이 맞장구쳤다는 사실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동서고금으로 해외에 나간 젊은 병사들을 어떻게 할지 각 나라와 군이 애를 먹었다”면서 “위안부 문제 등 역사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있으나 한국에 의해 골대가 움직여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유력한 총리 후보자의 한 사람인 모테기 외무상이 이런 역사 인식을 갖고 한국을 대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모테기 외무상에게는 ‘고노 담화’를 다시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증언한 뒤 자체 조사를 벌여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명의의 담화를 1993년 냈다. 담화는 일본군의 관여 아래 다수 (위안부)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면서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겠다고 사과와 반성을 뜻을 밝혔다. 역대 내각은 담화를 계승해 왔다. 위안부는 전시 여성에 가해진 추악한 범죄다. 과거를 부정하려는 일본 정치인과 그에 호응한 외무상이야말로 고노 담화의 골대를 옮기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 이들이 일본의 중추로 있다는 사실은 한일 역사 문제 해결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 준다. 그러니 도쿄올림픽 일본 골프대표팀 유니폼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들어가는 것 아니겠는가. 정부는 이런 일들의 재발 방지에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 日성소수자 차별금지법 끝내 무산…보수인사들 극렬 반발에

    日성소수자 차별금지법 끝내 무산…보수인사들 극렬 반발에

    성소수자(LGBT)를 차별하지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일본판 ‘차별금지법’이 갖은 논란만 불러일으킨 채 이번 국회에서 입법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는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사회에 보여주기용으로 추진된 입법이었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사토 쓰토무 총무회장은 28일 ‘LGBT 등 성적 소수자를 둘러싼 이해증진 법안’의 이번 국회 제출을 포기할 의향을 나타냈다. 국회 회기말인 6월 16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보수적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 반발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국회 입법을 포기하는 배경에는 반대파 의원들에 대한 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자민당은 이 법률의 목적과 기본 이념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표현을 넣어 입헌민주당, 공명당, 공산당, 국민민주당, 유신회, 사회당 각 정당들과 만장일치로 가결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당내 보수인사들이 “이 법안이 성립되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소송이 늘어날 것” 등 반론을 펴면서 파행을 겪었다.논의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감정을 서슴없이 뱉어냈다. 야나 가즈오 의원은 “인간은 생물학상 종의 보존을 해야하는데, LGBT는 거기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타니 에리코 의원은 “몸은 남자인데 나는 여자니까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다든가, 미국에서는 여자 육상 경기에 (트랜스젠더가 참가해) 메달을 딴다든가, 바보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법안이 목표로 하는 ‘이해증진’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 있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민당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성적 지향을 포함해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을 권리와 자유를 규정한 올림픽 헌장을 의식, 오는 7월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이 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해 왔다. 국제사회에 LGBT의 인권을 존중하나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올림픽 개막전 입법을 포기하면서 코로나19로 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민당에서는 그동안 보수인사를 중심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발언이 끊이지 않아 왔다. 2018년 7월에는 스기타 미오 중의원 의원이 월간지 기고에서 “(성소수자들은) 아이를 만들지 않는다. 즉 생산성이 없다”, “거기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어떨까”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히라사와 가쓰에이 부흥상도 2019년 1월 야마나시현에서 열린 집회에서 “성소수자만 있어서는 나라가 무너지고 만다”고 발언해 비난을 샀다. 다니카와 도무 중의원 의원도 2018년 인터넷 방송에 나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동성혼의 보장 등을) 법률화할 필요는 없다. 그건 취미와 비슷한 것이니까”, “남자가 남자만, 여자가 여자만 좋아한다면 분명히 이 나라는…” 등 언급으로 논란을 불렀다. 자민당 소속 아다치구 의원인 시라이시 마사테루는 지난해 9월 “일본인이 전부 L(레즈비언)이나 G(게이)가 되면 다음 세대가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L과 G가 우리 아다치구에 완전히 확산되면 아이는 한 명도 태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L도 G도 법에 보장돼 있지 않으냐는 식의 얘기가 되면 아다치구는 망해버리고 말 것입니다.”라고 해 반발을 샀다.자민당에서 성소수자 차별 논란 발언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나카키타 고지 히토쓰바시대 교수(정치학)는 “자민당을 떠받쳐 온 것은 지역의 남성 중심 아버지 사회였다”면서 ‘보수적인 가족관’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아버지 사회에는 밖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자녀로 구성된 이른바 ‘쇼와(히로히토 일왕 시대의 연호)의 가족’이 바람직하다는 보수적 가족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가치관의 바깥에 있는 LGBT 등 소수자에 대해 공감과 상상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일본 내부에서 제기되는 도쿄올림픽 취소 요구

    7월 23일부터 개최될 예정인 도쿄하계올림픽을 취소하라는 요구가 일본 내부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어제 사설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고 도쿄도 등에 발령된 긴급사태 선언의 재연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개최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올림픽을 취소하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앞서 니시니혼신문 등 일부 지방지들도 사설을 내고 일본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는 올림픽 개최 취소를 요구했다. 일본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방역 노력에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어제도 3901명의 신규 확진자가 생겼다. 그래서 일본 정부가 10개 광역지방단체에 내린 긴급사태 선언을 도쿄올림픽 개막 33일 전인 6월 20일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느린 점도 일본인의 불안을 더하는 요인이다.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면 선수와 관계자 9만명이 입국한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해도 자원봉사자 등 수많은 사람이 경기 시설에 집결한다. 세계 각지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본에 모이고 올림픽이 끝나면 다시 각국에 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가 올림픽 이후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국민들의 개최 반대 여론이 80%를 넘었다. 그러나 스가 총리 등 일본 정부의 강행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중의원 선거 승리와 자민당 총재 재선을 노리는 스가 총리의 정치 생명을 위해 국민 생명을 담보로 잡는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개최 포기에 따른 피해는 천문학적 숫자가 될 것이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막대한 이권이 달린 올림픽 개최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할 개최국이 우유부단하면 한국 선수단과 국민 안전을 위해 올림픽 불참을 결단해야 한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 IOC 최고참 위원 “스가가 취소 요청해도 도쿄올림픽 연다”

    미국 정부가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에 대해 최고 단계의 여행경보인 4단계 ‘여행금지’를 권고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미국 선수단 파견 금지는 아니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일본 유력 언론사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향해 올림픽 개최 중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양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국무부가 전날 내린 권고 이후 불거진 미국 선수단 올림픽 불참 가능성에 대해 “선수단 파견을 논의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올림픽에 관한 우리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올림픽 개최를 위한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도 진화에 나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개최를 실현하는 일본의 결의를 지지하는 미국의 입장에 어떤 변화도 없다”며 “대회 준비를 위한 대처를 착실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올림픽 개최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미국의 여행금지 권고 결정은 자국 내 반대 여론에 더욱 불을 붙인 상황이다. 도쿄올림픽 후원사이기도 한 아사히신문은 이날 ‘도쿄올림픽 중지 결단을 총리에게 요구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신문은 “사람들의 당연한 의문과 우려를 외면하고 돌진하는 정부와 도쿄도, 올림픽 관계자들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 커져만 간다”며 “냉정히, 객관적으로 주위 상황을 살펴보고 여름 개최 취소 결단을 내릴 것을 총리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올림픽 개최 강행 여부는 다음달 초 열릴 예정인 집권 여당 자민당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간의 ‘당수 토론’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중 최고참인 딕 파운드 위원이 이날 공개된 일본 주간지 슈칸분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가 중지를 요청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 대회는 열린다”고 말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올림픽 취소 권한은 IOC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최국 의사를 무시할 수 있다는 듯이 말한 것으로, 일본 내 올림픽 반대 여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성소수자는 종의 보존에 배치”…일본판 ‘차별금지법’ 난항

    “성소수자는 종의 보존에 배치”…일본판 ‘차별금지법’ 난항

    LGBT 등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일본판 ‘차별금지법’ 발의가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과격 보수파 의원은 “성소수자는 종의 보존에 배치된다”는 혐오 발언까지 하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내 성적 지향성 시인에 관한 특명위원회와 내각 제1그룹은 합동 회의를 열고 전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 증진 법안에 대해 조건부로 합의했다. 이 법에 반대하는 보수파 의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법안 심의 과정에서 제대로 살펴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자민당은 야당인 입헌민주당 등과 함께 합의해 성소수자 이해증진법을 만들어 처리하기로 했다. 삿포로지방법원이 지난 3월 동성 간 법적 혼인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내용의 판결을 내리자 국회가 나서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여야가 협의해 법안을 만들었지만 정작 자민당 내에서 또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지난 19일 야마타니 에리코 참의원은 당내 회의에서 “몸은 남자인데 나는 여자니까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하는 그런 어리석은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마이니치신문에 “몰상식하고 지금 시대를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 법안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이 많다. 아사히신문은 “보수파 의원들이 인정하지 못한다라는 의견이 있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즈미 준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자민당의 속내는 반대이기 때문에 법안을 없애려 하고 있다”며 “선거의 대쟁점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어도 안 열어도 손해…日 도쿄올림픽 입국 가능 외국인 9만명으로 줄인다

    열어도 안 열어도 손해…日 도쿄올림픽 입국 가능 외국인 9만명으로 줄인다

    일본 정부가 오는 7~9월 열리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위해 일본으로 입국하는 선수 포함 외국인의 규모를 9만 4000여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했던 20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20일 요미우리신문이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올림픽 기간 중 해외에서 일본을 방문하는 해외 선수 및 대회 관계자는 6만 9000명, 패럴림픽은 2만 5000명으로 제한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올림픽 개최 시 선수는 1만 5000명, 감독과 코치 등은 1만명,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언론 등 대회 관계자는 4만 3000명으로 제한한다. 패럴림픽은 선수와 감독, 코치 등을 1만명, 대회 관계자는 1만 5000명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이처럼 일본에 입국하는 외국인의 수를 대폭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특히 IOC, 스폰서 등 (외국인) 관계자를 줄였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올림픽 기간 일본을 찾은 해외 정부 관계자 등이 자국 선수와 면회하거나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전날 자민당 회의에서 외무성이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해외 정부 관계자 등이 선수들을 만날 시) 선수촌에서 집단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올림픽 방역을 놓고 여러 가지 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도쿄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여론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의 야마구치 카오리 이사는 전날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국민의 대부분이 (올림픽 개최에) 의문을 느끼고 있는데 IOC도 일본 정부도 대회 조직위도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평화 구축의 기본은 대화인데 그것을 거부하는 올림픽에 의의는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인 야마구치 이사는 이어 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해 “이제 때를 놓쳤다”며 “그만둘 수조차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실제로 올림픽 개최 여부와 관련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간부는 “개최해도 취소해도 가시밭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연기를 결정하면서 조직위는 시설과 장비 마련 등을 위해 국내외 업자와 약 2000건의 계약을 갱신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업자는 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연기에 따른 추가 부담액만 1980억엔에 달했다. 또 올림픽을 취소하면 조직위는 900억엔 규모의 입장권 수입을 잃게 되는데 조직위가 자금 부족 사태에 빠지면 도쿄도가 보전하게 돼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인권침해 개악” 비판에… 스가, 난민법 개정 포기

    “인권침해 개악” 비판에… 스가, 난민법 개정 포기

    일본 정부와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개악이나 다름없다고 비판받던 ‘출입국 관리·난민 인정법 개정안’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법안을 폐기했다. 난민 신청자의 강제 송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난민법을 손질하려다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것으로, 신장 위구르 자치 지역과 홍콩의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인 일본 정부가 정작 자국 내 인권 문제에는 소홀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가 요시히데(얼굴) 총리는 19일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난민법 개정안을) 여야에서 더는 심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합의가 이뤄졌다”며 “정부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날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도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을 만나 난민법 개정을 포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와 여당이 난민법을 개정하려 한 데는 불법 체류자가 송환을 거부하고 구금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일본 내 불법 체류자 수는 8만 2868명으로 2015년 1월보다 약 2만 2000명 증가했다. 체류 기간을 넘겨 뉴칸(한국의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수용된 불법 체류자는 2019년 말 기준 942명으로 이 가운데 송환 기피자는 3분의2 이상인 649명을 차지한다. 특히 불법 체류자를 구금하면서 관리 소홀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유학생이었던 33세 스리랑카 여성은 체류 기간을 넘겨 지난해 8월 구금됐고 올해 1월부터 구토를 하는 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하지만 석방을 위해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오해받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3월 숨졌다. 심지어 이 여성의 상태를 우려한 의사가 임시 방면을 권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관리 당국은 이 사실을 기록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6월에는 장기 구금에 항의해 단식 투쟁을 하던 나이지리아인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난민법 개정 검토에 나섰지만 더 큰 문제는 난민법 개정안이 오히려 인권침해 요소가 더 컸다는 점이다. 개정안은 난민 신청을 악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세 번 이상 난민 신청한 경우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송환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종교, 민족 등에 대한 탄압으로 여러 차례 난민 신청을 해 겨우 인정받는 상황에서 자칫 본국으로 돌려보내 목숨을 잃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차라리 개정하지 않는 게 낫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올가을 중의원 총선거 등을 앞둔 자민당이 여론 악화를 고려해 한 발 물러났지만 불법 체류자 관리 문제 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로 갈등이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지지율 방어선 30%대 깨질라…올림픽 진퇴양난 日 스가 선택은

    지지율 방어선 30%대 깨질라…올림픽 진퇴양난 日 스가 선택은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 지지율이 취임 1년도 안 돼 반토막이 나면서 스가 총리의 재집권 계획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도쿄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여론이 많아지면서 일본 국민이 스가 정권에 등을 돌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5~16일 전국 유권자 152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33%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때보다 7%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가 정권이 출범한 지난해 9월 조사 때의 65%의 절반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은 코로나19 대응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스가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본 23%에 불과했다. 절반을 훌쩍 넘는 67%가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봤다. 또 스가 총리의 코로나19 대처 자세에 대해 61%가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뢰가 간다”는 응답은 27%뿐이었다. 스가 총리가 도쿄올림픽 개최 의지에 변함이 없지만 조사 결과 응답자의 43%가 취소, 40%가 재연기를 요구했다. 반면 예정대로 개최를 주장하는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오는 9월 임기가 끝나는 스가 총리가 재집권을 노리는 상황에서 지지율 하락은 좋지 않은 신호다. 아베 신조 전 총리,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사토 쓰토무 자민당 총무회장 등 자민당 내 유력 관계자들이 최근 스가 총리의 연임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스가 총리의 지지율 하락이 계속되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10월 중의원 총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스가 정권의 명운을 결정지을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오키나와타임스에 따르면 오키나와현은 이날 코로나19 대책 본부 회의를 열고 정부에 영업시간 단축 등의 긴급사태 발령을 요청할 것을 검토했다. 실제로 오키나와현에 긴급사태가 발령되면 도쿄도, 오사카부, 교토부, 효고현, 아이치현, 후쿠오카현과 함께 7개 지역에 긴급사태가 적용되게 된다. 긴급사태 발령은 오는 31일까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스가 총리 만난 박지원, 한일관계 개선 서두른다

    스가 총리 만난 박지원, 한일관계 개선 서두른다

    스가 총리, 반년 만에 다시 만나“한일관계 정상화 필요성 피력”하반기 선거 정국 전에 매듭 판단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 참석 차 일본을 방문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박 원장은 전날 도쿄에서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정보관이 참석한 3국 정보수장 회의를 전후로 스가 총리를 예방했다. 박 원장은 스가 총리에게 “한일관계가 지금과 같아서는 안 된다”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한일관계 정상화 필요성을 피력했고, 스가 총리도 박 원장의 말에 공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지난해 11월 일본을 찾았을 때도 스가 총리를 만났다. 당시 박 원장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은 새 한일 공동선언을 제안하는 등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다리 역할을 자처했다. 박 원장은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도 전화 회담을 갖고 도쿄올림픽 개최를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시점에 정보당국 수장이 나선 것은 상반기 안에 한일 관계를 풀지 못하면 이 숙제를 다음 정권에 넘길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한일 양국 모두 선거 정국에 들어가면서 양보를 통한 정치적 타협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 김헌주·신융아 기자 dream@seoul.co.kr
  • 박지원 일본행...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 참석

    박지원 일본행...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 참석

    한미일 고위급 인사 연쇄 회동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1일 미국, 일본 정보기관 수장과 회의를 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한미일 외교·안보 분야 고위급 당국자들이 연이어 대면 회의를 하면서 3국 공조 복원에도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박 원장은 일본 도쿄에서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정보관 등과 함께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검토를 끝낸 대북정책에 대한 정보기관 간 조율과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 원장은 일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도 비공개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박 원장은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우리 정부의 한일관계 정상화 의지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가 한미일 3각 협력을 강조하면서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의 대면 회의도 부쩍 느는 추세다. 지난달 미국에서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와 합참의장 회의가 열린 뒤,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김헌주·신융아 기자 dream@seoul.co.kr
  • 日테니스 스타 오사카 “올림픽 개최 다시 논의해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을 놓고 일본에서 ‘개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이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데다 유명 스포츠스타도 올림픽 개최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아 엇박자가 나고 있다. 10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여자 테니스 유력 금메달 후보인 오사카 나오미는 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위험과 불편함을 느낀다면 (올림픽 개최에 관한) 논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나는 운동선수이고 평생 기다려 왔기 때문에 올림픽이 열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사카 선수 외에도 도쿄올림픽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수영스타 이케에 리카코는 일본 국민으로부터 올림픽에 출전하지 말아 달라는 요구까지 받게 됐다. 그는 지난 7일 트위터에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올림픽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라고 해도 저는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다”고 토로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오는 17일로 예정했던 일본 방문을 연기했다.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7000명대로 늘면서, 도쿄올림픽 반대 여론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7~9일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올림픽 개최를 취소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59%에 달했다고 밝혔다. 관중 없이 개최하자는 답변은 23%, 관중 수를 제한한 상태로 개최하자는 답변은 16%에 불과했다. 또 지난 5일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사람들의 생명과 삶을 보호하기 위해 도쿄올림픽 개최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은 닷새 만에 30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해 “앞으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해 개최 회의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집권 여당의 2인자가 지난달에 이어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발언의 무게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반대와 우려에도 일본 정부의 개최 의지는 확고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심의회의에서 “개최에 관한 정부의 기본적인 생각은 ‘선수와 대회 관계자의 감염대책을 확실히 강구하고 안심하고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더불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킨다’는 것”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황성기 칼럼] 라면 나트륨과 오염수 트리튬

    [황성기 칼럼] 라면 나트륨과 오염수 트리튬

    ‘국민식품’ 라면 1개에 함유된 나트륨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량 2000㎎에 가깝다. 건강을 위협하는 나트륨을 줄이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으나 희석시킨다고 물을 더 넣고 끓이면 어떨까. 라면 국물은 묽어져 나트륨 농도는 낮아질 게다. 하지만 국물을 다 마신다면 나트륨 총량은 그대로 몸이 흡수하는 셈이 된다. 다카하시 지즈코 일본 중의원 의원이 국회에서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에게 던진 질문도 같은 맥락이다. 다카하시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500배 희석해서 500배의 양을 방출한다면 같은 게 아니냐”고 물었다. 오염수를 희석해도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바다에 흘러간다는 뜻이다. 오염수를 걸러도 유해한 삼중수소(트리튬) 등은 남는다. 40배 희석해 방류한다지만 몇백 배로 희석해도 트리튬 총량 등은 불변이다. 라면 나트륨과 달리 오염수는 후쿠시마 앞바다에 쌓이지 않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할 것이다. 게다가 수십 년간 방출하니 일본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보통의 원전 배출수와 유해한 핵종이 다수 함유된 오염수는 근본이 다르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인류의 자산인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겠다는 배짱이 놀랍다. 안전이 입증됐다고 주장해 봐야 그들만의 주장일 뿐 두렵고 찜찜함에 반감기(半減期)는 있을 수 없다. 일본 정부가 몇 년 전부터 오염 물질을 처리했다는 뜻의 ‘처리수’를 언론에 쓰도록 권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언론이 정부 의향을 받들어 처리수란 말을 쓴다. 마치 오염이 모두 제거된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트리튬 등이 잔존한 오염수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40배 희석’이란 말도 고안해 냈지만 언어의 트릭에 불과하다는 인상이 짙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리를 더 고민했으면 했다. 처음부터 해양 방출이냐, 수증기 방출이냐가 아니었다. 땅속에 묻거나 오염수 탱크를 늘리고 방사능 반감기를 거치는 5가지 방안이 있었다. 저렴한 해양 방출을 결정해 놓고, 고민하는 척하다가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뒷배만 있으면 주변국의 반발을 누를 수 있을 것으로 잔꾀를 부렸다. 수십 년간 선진국 지위를 누려 온 일본과는 어울리지 않는 결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재미난 익명 칼럼을 실었다. ‘어느새 후진국이 됐는가’라는 912자의 짧지만 도발적인 내용이다. 칼럼은 일본의 6가지 후진성을 꼽는다. 기업이나 정부가 눈앞의 이익만 좇다 개발에 뒤진 ‘백신 후진국’, 5G나 반도체에서 미국, 중국, 한국 등을 쫓아가는 ‘디지털 후진국’,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었으면서도 재생에너지나 전기자동차 개발에서 뒤처진 ‘환경 후진국’. 그리고 남녀평등 지수에서 세계 120위로 추락한 ‘젠더 후진국’, 미얀마의 군부 탄압에 눈감는 ‘인권 후진국’, 마지막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7배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정부 채무를 지닌 ‘재정 후진국’. 일본 실태를 잘 지적했지만 몇 가지 빠졌다. “관계자의 이해 없이 어떤 처분도 하지 않는다”는 정부 약속을 팽개치고 어민 등의 반발과 피해는 돈으로 막으면 된다는 발상을 한 노인·세습 의원 천지인 자민당 정치의 후진성. 그리고 주변국에 미안하다는 마음도 없이 묽게 타 방출하면 끝이라 생각하는 도덕적 후진성이다. 일본을 분석한 ‘국화와 칼’의 저자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 문화를 ‘부끄러움의 문화’라 정의했다. 2년 전 작고한 철학자 우메하라 다케시는 “일본 사회는 부끄러움을 잃었다. 국가를 위한다면서 실은 자신의 권력욕이나 금전욕을 채우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가가 있다”면서 “부끄러움을 되찾지 않으면 일본은 망국의 길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일본의 방출 결정을 전후해 일본 전국지와 지방지 수십 개가 사설을 냈다. 도쿄신문이 방침을 거슬러 ‘오염수’라 표현하고, 히로시마의 주고쿠신문이 유일하게 방출 철회를 요구하는 데 그쳤다. 대부분 신문은 졸속한 결정이라 비판하지만 방출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논조다. 이런 여론이라면 2년 뒤로 맞춰진 오염수 방출 시계는 예정대로 돌아가고 후쿠시마현 앞바다에 오염수가 버려질 것이다. 오염수 방출로 후쿠시마와 인접 지역의 수산물이 ‘풍평 피해’(뜬소문으로 생기는 애꿎은 피해란 일본식 표현)를 볼 것이란다. 하지만 일본이 걱정해야 할 것은 후쿠시마만이 아니라 일본에 쏟아질지 모르는 ‘후진성 백화점’이란 풍평 피해가 아닐까. 안타까울 뿐이다. marry04@seoul.co.kr
  • “스가, 총리직 유지해야”…‘대망론’ 선 그은 아베 왜

    “스가, 총리직 유지해야”…‘대망론’ 선 그은 아베 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가 총리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최근 자민당 일각에서 아베 전 총리가 다시 한 번 총리 자리에 올랐으면 한다며 ‘아베 대망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러한 당내 요구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그가 스스로 선을 그은 것이다. 4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전날 밤 일본 위성방송 BS후지 보도 프로그램인 ‘프라임뉴스’에 출연해 스가 총리가 오는 9월 말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더라도 계속 총리직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총재 선거는 지난해 막 했는데 1년 뒤에 또 총재를 바꾸겠느냐”며 “자민당원이라면 상식을 갖고 생각해야 하고 당연히 스가 총리가 계속 총리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돌연 병으로 사임한 후 준비할 시간도 없었던 가운데 7년 8개월 관방장관 재직 경험을 살려 착실하고 확실히 해주고 있다”며 스가 총리를 극찬했다. 이어 총리로 다시 취임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스가 총리가 코로나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며 “한 명의 의원으로서 전력으로 떠받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에둘러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집권당 총재가 총리로 선출되기 때문에 자민당 총재가 곧 총리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총재가 되기 위해서는 계파로 움직이는 일본 정치 특성상 다수 계파에서 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민당 내 최대 계파는 호소다파로 대표 주자는 아베 전 총리다. 스가 총리는 특정 계파에 속하진 않는다. 지난달 25일 국회의원 재·보궐에서 자민당이 참패한 데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지자 스가 총리 체제로 올가을 예정된 중의원 총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아베 전 총리에게 당 안팎의 시선이 쏠렸지만 정작 아베 전 총리가 이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보수 언론의 시각도 아직은 아베 전 총리가 나설 때가 아니라는 관측이 많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전 총리가 총선에서 역할을 다한 뒤 호소다파에 복귀하면 당내 실력자로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日국민, 오염수 방류 찬성 늘어… “韓中도 방출” 뜬소문 전략 통했나

    日국민, 오염수 방류 찬성 늘어… “韓中도 방출” 뜬소문 전략 통했나

    지난달 13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내리고 3주가 흐른 3일까지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의 계획은 단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거르지 못하는 삼중수소(트리튬)가 담겨 있는 125만t이 넘는 오염수를 최대한 희석해 2년 뒤 바다로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까지 없다. 오염수 희석 방법 등을 심사하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방출 개시 기간을 단축시키는 게 좋다는 의견만 제시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방사성물질에 대한 우려를 단순 ‘후효’(風評·풍평)로 여기고 있다. 후효는 소문 등을 의미하는 일본어로, 오염수 방출에 따른 여러 가지 우려를 단순히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보는 일본 정부의 인식이 용어에서 묻어난다. 일본 정부가 현재까지 제시한 대책 역시 모두 소문 불식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한국 정부의 반발이 크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日국민, 정부 방침에 순응 특성 영향도 일본 정부는 ALPS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오염수를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예 한국이 ‘오염수’라고 부르는 탱크 속 물질을 ‘처리수’(treated water)라고 부른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프레임 작업’은 국내 여론몰이에 효과를 발휘, 최근 일본 내 오염수 방출에 대한 여론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출을 공식화하기 전인 지난해 11~12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오염수 해양 방출 반대가 55%, 지지 응답은 32%, 잘 모르겠다거나 무응답은 13%였다.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이 일본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지난달 18일 조사한 결과 54%가 ‘(방출은) 어쩔 수 없다’고 반응했고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답은 36%에 그쳤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지난달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7%를 기록, 부정 평가인 45.3%보다 다소 우세했다. 여론의 변화는 불만이 있더라도 정부 방침에 순응하는 성향이 강한 일본 특유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오염수 문제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일본 내 해결과제였기에, 최근에야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한국 국민과는 민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일본 언론이 전하는 오염수 방출에 대한 현지 분위기에서 환경단체와 후쿠시마현 어민 등이 반대한다는 목소리만 전할 뿐 일반 국민 사이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니혼TV는 동일본 대지진 후 직격탄을 맞은 후쿠시마현 농산물은 현재 유통량이 회복됐지만 수산물은 지난해 기준 어획량이 대지진 전과 비교해 17% 감소했다고 알렸다. 후쿠시마현 어업인들은 4월부터 대지진 이전 수준으로 어획량을 완전 회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조업에 나서기로 했지만 오염수 방출 결정으로 모든 걸 다시 멈추게 됐다고 한다. 이런 어업인들의 항의 목소리만 나오는 게 전부였다. ●언론, 일반 국민 우려 아닌 어민 항의만 전해 이처럼 일본 내 여론이 오염수 방출에 우호적으로 돌아선 데는 일본 국민의 특성을 넘어서 일본 정부의 ‘소문 불식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당시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밝히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건 ‘소문’에 대한 대책이었다. 그는 “정부가 전면에 나서 안전성을 확실히 확보하는 동시에 소문 불식을 위해 모든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중국과 한국, 대만을 포함해 세계에 있는 원자력 시설에서도 국제 기준에 기초한 각국의 규제에 따라 방사성물질 트리튬이 포함된 액체 폐기물을 방출하고 있다”며 “그 주변에서 트리튬이 원인이 되는 영향은 볼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오히려 한국 정부가 제대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게 문제라는 듯이 역공했다. 이 모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문제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오염수를 놓고 제기되는 모든 우려를 뜬소문으로 치부한 것이다. 오는 9월 임기가 끝나고 재선을 노리는 스가 총리가 일본 내 반대 여론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면 애당초 도쿄올림픽을 100일도 채 남겨 놓지 않고 이런 큰 결정을 내렸을 리 없다는 진단도 있다. 스가 정권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은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촉구해 왔고 국내의 반대 여론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즉각적으로 일본 정부에 힘을 실어 주면서 오염수 해양 방출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악화된 한일관계까지 겹쳐 오염수 방출에 대한 한국의 항의가 일본 내 혐한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가 간 감정까지 실려 오염수 문제가 국제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는 문제까지 생긴 상황이다. 일본 최대 주간지인 주간분이 지난달 24일 오염수 해양 방출과 관련해 한국의 반일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며 일본 불매 운동을 포함해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까지 보도하자 일본 네티즌들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한 일본 네티즌은 “옆 나라는 과학적 근거 없이 감정적으로만 (대응)한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일본 정부는 적극적으로 세계는 물론 일본 국민에게 데이터에 근거한 이해를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한국과 중국도 자국의 원전에서 배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소문 피해 배상위한 정부 지원실까지 설치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방출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농림수산상을 지낸 야마모토 다쿠 자민당 중의원은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이처럼 우려하는 목소리가 소수에 그친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 정부는 더욱더 소문 불식에 힘을 싣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산업성 내에 ‘처리수손해대응지원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23명이 근무하는 지원실은 소문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기간이나 지역, 업종을 한정하지 않고 피해의 실태에 맞는 배상을 실시하거나 피해자 측에 일방적인 피해 입증을 요구하지 않도록 도쿄전력에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의 소문 불식 전략이 미흡하다는 일본 전문가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리 대책 전문가 소위원회에 참여했던 가이누마 히로시 도쿄대 준교수는 니혼TV에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보급하기 위해 먼저 정치인이 접종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정치인은 전면에 나서 자신만의 말로 이야기하는 자세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한국 정부가 좀더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거나 일본 정부에 한국이 직접 조사단을 보내도록 요청하는 방법도 있고 IAEA 모니터링에 참여하거나 한중일이 오염수 보관 및 처리를 공동으로 진행한다든지 다양한 대책이 있겠지만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반응을 살피며 그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택해 대응하는 게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양자 구도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는 글로벌 환경 문제임에도 미일 대 한중이라는 동아시아 지역 내 국제 정치 문제로 변질된 것이 문제”라며 “양자 이슈로 굳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제적 연대로 문제에 대응하고 한국이 IAEA의 오염수 방출 모니터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日 자민당 개헌 전초전 ‘국민투표법’ 처리 속도 내는데 실제 개헌 ‘미적지근’ 왜

    日 자민당 개헌 전초전 ‘국민투표법’ 처리 속도 내는데 실제 개헌 ‘미적지근’ 왜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개헌을 위한 첫 단계인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오는 6일 중의원 헌법심사회에서의 가결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1일 중의원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참의원 심의를 거쳐 다음달 16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전 국회 통과를 완료시킬 계획임에도 본래 목적인 개헌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지지통신은 자민당 내에서 개헌을 향한 움직임이 수그러들고 있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이 코로나19 대응에 급급한 데다 개헌을 평생의 숙원으로 여겨온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달리 스가 총리는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자민당 내에서도 개헌 추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의 한 간부는 지지통신에 “총리가 ‘개헌논의를 하자’고 말하길 원하는 지지자들의 요구가 있는데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다음 중의원 총선거는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간부도 “아베 전 총리에게 있었던 (개헌) 열의가 스가 총리에게는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5000명대에 이르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자민당 내 개헌 추진파에도 변화가 생긴 상황이다. 각료 출신의 한 의원은 “향후 반년은 코로나19 극복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시기”라며 “(이런 시기에) 개헌 같은 것을 말하면 비판받는다”라고 말했다. 당장 당이 총력을 다해 개헌을 추진할 때가 아니라 각 지역구에서 지역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개헌의 화두를 유지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서 자민당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개헌까지는 미적지근한 상황이다.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대형 상업시설 내 공통 투표소 설치 등을 골자로 한다. 국민 투표 참여의 편의성을 높이는 내용 자체에는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등은 자민당이 추진하는 개헌을 위한 국민 투표를 편리하게 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일본에서는 제74주년 헌법기념일로 이를 앞두고 NHK 방송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개헌과 특히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 미세하게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NHK가 지난달 23일부터 3일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533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개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33%, “필요 없다”는 응답은 20%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실시한 조사와 비교했을 때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거의 같았지만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4% 포인트 감소했다. 개헌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을 한 이유로는 “일본을 둘러싼 안전보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4%로 가장 많았다. 또 “헌법 9조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28%, “필요 없다”는 응답은 32%였다. 이 역시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률은 지난해와 거의 같았지만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5% 포인트 감소했다. 헌법 9조 개정에 찬성한 응답자의 59%는 “자위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을 헌법에 분명히 분명히 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日 골든위크 코로나 방어 총력전…“올림픽 전까지 백신 효과 나와야”

    日 골든위크 코로나 방어 총력전…“올림픽 전까지 백신 효과 나와야”

    “올림픽 개막 전까지 백신의 효과가 나타나 감염자 수가 떨어지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30일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한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도쿄도 등 4개 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 내려진 긴급선언을 예정대로 11일에 종료할 수 있을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5000명대에 이르는 일본에서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긴급사태가 진행 중이지만 11일까지 17일간으로 한정한 것은 너무 짧다는 우려가 많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3주 이상은 발령해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자칫 긴급사태를 장기화하면 경제적 타격은 물론 도쿄올림픽 개최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민당 간부는 마이니치신문에 “(5월 17~18일로 조정 중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일본 방문도 (긴급사태 발령 기간 설정) 판단의 소재가 되었을 것”이라며 “방일 전에 긴급사태를 해제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의 올림픽 개최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지난 28일 일본 내 각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도쿄올림픽에 대해 “IOC는 7월부터 개최할 것을 이미 결정했고 각국의 올림픽 위원회와도 확인하고 있다”며 “정부로서도 도쿄도, 조직위원회, IOC와 감염 대책을 포함해 협의를 거듭하고 있고 안전·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기존에 승인한 화이자 백신에 이어 5월 20일쯤 모더나 백신을 승인할 예정으로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 감염을 막을 계획이다. 30일 일본에 도착한 모더나 백신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 도쿄와 오사카에 세워질 백신 접종 센터에서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 정부의 계획과 스가 총리의 의지와는 별개로 올림픽 개최에 대한 회의론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0일 사설에서 “냉정한 눈으로 현실을 마주할 때”라며 올림픽 취소를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일본 내 올림픽 관중 수용 여부를 올림픽 개막 직전인 6월에 결정하기로 판단을 미룬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관중의 유무나 규모가 불명인 채로 의료 체제를 어떻게 구축할 생각인가”라고 꼬집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일까지 이어지는 ‘골든위크’ 기간 코로나19 감염을 최대한 막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계획과 달리 휴일을 맞아 주요 지역이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코모·인사이트마케팅의 위치정보 데이터를 인용해 일본 전국 10개 주요 지점의 휴일 첫날인 29일 오후 3시대의 인파가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1.2~3.3배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이 세 번째 긴급사태 발령인 만큼 외출 자제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도쿄의 번화가 긴자의 첫날 인파는 긴급사태 발령 전인 지난 18일에 비해 29% 감소했지만 지난해 4월 29일과 비교하면 114% 늘었다. 훗카이도 삿포로역은 18일 대비 4% 감소했고 지난해보다는 232%나 증가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포스트 스가’ 없는 日자민당… 다시 떠오르는 ‘아베 대망론’

    ‘포스트 스가’ 없는 日자민당… 다시 떠오르는 ‘아베 대망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세 번째 총리 등판을 바라는 목소리는 당내에도 있다.” 최근 일본 지지통신은 자민당 중진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불만으로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취임 당시보다 낮아진 가운데 다시 ‘아베 대망론’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도 28일 ‘포스트 스가’로서 아베 전 총리가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자 정치권과 언론의 눈길이 기다렸다는 듯 아베 전 총리에게 쏠리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로 재임했지만 지난해 8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해 전격 사임하면서 자신의 정책을 계승하는 스가 당시 관방장관에게 총리 자리를 넘겨줬다. 그는 건강 문제도 문제지만 지난해 말 일본 정치권의 최대 스캔들이었던 ‘벚꽃을 보는 모임’과 관련해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로 정치 생명이 이대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하다는 듯 아베 전 총리는 최근 한 달 사이 광폭 행보를 보이며 정치권에 ‘보수 대표주자’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벚꽃을 보는 모임 관련 의혹은 무혐의로 결론이 나면서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 그는 지난 27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새로운 약을 썼더니 (치료가) 잘됐다”며 건강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등 차기 총리 후보군은 많지만 뚜렷하게 1강으로 여겨지는 인물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계파가 밀어줘야 총리가 될 수 있는 일본 정치권에서 현재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최대 계파인 호소다파에 속한 인물은 아베 전 총리 외에는 없다. 이 때문에 호소다파를 중심으로 인지도가 높고 자기 색깔이 분명한 아베 전 총리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의원모임에서 고문을 맡거나 강연을 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고문을 맡은 자민당 의원 모임인 ‘보수 단결의 모임’에서 지난 22일 강연자로 나서 “보수정당으로서 일본을 일본답게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면서 임해 주길 바란다”고 말해 의원들로부터 공감대를 샀다. 이뿐만 아니라 20일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의 최고 고문으로도 취임했다. 스가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언을 구한 상대도 아베 전 총리였다. 아베 전 총리가 숙원인 헌법 개정을 완성 짓기 위해서라도 개헌에 소극적인 스가 총리를 밀어낼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그는 주변에 “중의원 총선거에서는 계파에 묶이지 않고 젊은 후보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선거에 강한 그가 총선에서 역할을 다한 뒤 호소다파에 복귀하면 당내 실력자로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펀쿨섹좌 日환경상 ‘어렴풋 46%’ 발언 논란에 “설명이 잘린 부분이 있다”

    펀쿨섹좌 日환경상 ‘어렴풋 46%’ 발언 논란에 “설명이 잘린 부분이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이 일본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인 46%에 대해 “실루엣이 떠올랐다”는 황당한 답변을 해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발언이) 잘린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 23일 일본 TBS 방송 인터뷰에서 일본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3년 대비 46% 줄이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 이유에 대해 “선명한 모습이 보인 것은 아니었지만 어렴풋한 모양으로 떠올랐다. 46이라는 숫자가”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다시 묻자 그는 “실루엣이 떠올랐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일본 네티즌은 “아이돌그룹 노기자카46의 팬이라서”, “고이즈미의 출신지인 요코스카시의 시외국번이 046이라서” 등등 고이즈미 환경상의 발언을 비꼬는 등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지난 27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해명했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환경상은 “진지하게 쌓아올린 것을 더해 높은 의욕이 담긴 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작업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대로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46%라는 목표치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22일 종래의 26% 목표치로부터 큰폭으로 끌어올린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스가 총리는 “전력으로 (목표치를) 올리면 그것(46%)이 시야에 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이즈미 환경상이 말실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환경상은 과거 기후변화 문제 해결책을 묻는 인터뷰에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려면 즐겁고(fun) 멋지고(cool), 섹시(sexy)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펀쿨섹좌’로 조롱받고 있다. 그는 차기 총리 후보로도 거론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4월 23~2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2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24%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16%), 고이즈미 환경상(14%), 아베 신조 전 총리(8%),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전 정조회장(5%), 스가 총리(4%) 순으로 나타났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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