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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달인들 지자체 컨설팅 나서

    행정달인들 지자체 컨설팅 나서

    ‘2013년 지방행정의 달인’ 3기 공무원이 참석한 워크숍이 30~31일 이틀간 강원 속초 농협설악수련원에서 진행됐다. 서울신문과 안전행정부가 선정한 3기 달인 공무원 18명은 이번 워크숍에서 1, 2기 선배 달인과 일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나누면서 업무능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안행부는 이날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구성된 행정자문단을 운영하기로 하는 등 향후 발전 방안도 소개했다. 안행부는 6월 지자체를 대상으로 ‘달인 컨설팅’ 수요조사를 한 뒤 컨설팅을 요청하는 지자체에는 이들 행정자문단이 참여하는 교육·자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행정자문단은 행정과 시설환경, 보건위생, 공간개선 등 15개 분야 68명으로 구성된다. 안행부는 또 달인 공무원이 공직자 직무교육 강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분야별 강사 명단을 정리해 지자체와 공무원교육기관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중앙공무원교육원의 ‘달인스쿨’ 등에서 현재 달인 공무원들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3기까지 늘어난 인원이 더 많은 교육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선배 달인과의 대화’ 시간에서는 1기 달인인 전남 순천시 최덕림 서기관의 ‘순천만, 왜 창조인가’ 강의가 진행됐다. 최 서기관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준비 과정을 소개하며 박람회 이후 순천시의 변화된 위상과 지역 일자리 증가 효과 등을 설명했다. 최 서기관은 “23년 공직생활을 문화관광 분야에서 일하며 낙관적인 구상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했다”면서 “대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순현 안행부 지방행정정책관은 “3기 달인들의 활동이 자치단체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과 발전방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속초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서울시 ‘학문 -행정 교류’ 활성화

    다음 달부터 서울시와 서울시립대는 일반직 3, 4급과 교수를,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은 일반직 4급 이하와 연구위원을 서로 교환 근무토록 한다. 학문 연구 활동과 시정을 한데 섞기 위한 것이다. 지금도 간헐적으로 교환근무가 이뤄지고 있지만,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공식화하는 것은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서울시는 이번 달 중 기관별 공식 협약을 맺고 다음 달부터 정식 교환근무에 들어가게 되고 올해에는 8명 수준으로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확대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교환 근무 대상은 주로 정책과 학문의 연관성이 높은 분야 위주다. 가령, 시 공무원은 시립대 객원·초빙교수로 가서 행정·교통·토목 분야 연구 활동을 벌인다. 거꾸로 시립대 교수는 시로 건너와 국제교류사업단장·재정사업단장·조세분석자문관·교통정책자문단장 등으로 활동한다. 연구원도 복지·경제 등 전문분야를 살릴 수 있는 부서에 배치돼 현장 경험을 쌓게 되고, 시 공무원도 연구진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교환근무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하되, 필요 시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환근무에 따른 파견이 인사상 불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부서배치에 교환근무 경력을 고려하고, 근무평가 때도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대통령 직속 청년위 본격 운영

    새 정부 청년 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청년위원회가 본격 운영된다. 국무조정실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공포했다고 7일 밝혔다. 청년위원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균형 있는 인재양성, 소통 활성화, 관련 정책의 기획조정 등에 대한 대통령의 자문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민간위원과 관계 공무원 등 40명으로 구성되며, 위원 구성시 성별을 고려하도록 했다. 위원은 모두 대통령이 위촉하도록 했다. 임기는 1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또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위원회 산하에 분과위원회와 청년정책에 대한 여론 수렴을 위한 자문단을 둘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청년정책과 관련한 민간 전문가 등이 포함된 실무추진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해 위원회 업무를 도울 수 있도록 규정했다. 위원회는 청년정책 현황과 위원회 활동, 정책 권고 사항 등을 포함한 백서를 매년 발간해야 한다. 앞서 대통령 직속 대통합위원회가 민간위촉 위원과 부처 장관 등 60명으로 구성되도록 하는 등 새 정부 대통령 산하 위원회들이 본격적으로 출범하게 된다. 대통합위원회는 산하에 분과위원회와 지역위원회를 두고 실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획단을 둘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의 국민통합정책 관련 실·국장이 참여하는 국민통합정책협의회도 둘 수 있도록 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씨줄날줄] 제5 호칭 ‘Mx’/육철수 논설위원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의미 있는 일을 해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사랑·연인·연애·애인·애정 등 다섯 가지 단어의 뜻을 동성애자 등 성적소수자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바꿨다. 예를 들어 ‘연인’이란 말은 개정 전에는 ‘서로 사랑하는 관계에 있는 남녀, 또는 이성으로서 그리며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개정 후에는 ‘남녀’가 ‘두 사람’으로 바뀌고 ‘이성’(異性)이란 말은 아예 빠졌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뻔했는데 예리한 눈을 가진 대학생들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안했고, 국어원이 이를 받아들여 사전을 바꾼 것이다. 국어원은 ‘결혼’의 정의(남녀가 정식으로 부부관계를 맺음)도 개정을 검토 중이란다. 이미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게이(남성 동성애자)·양성애자·트랜스젠더(성 전환자) 등 성적소수자끼리의 결혼을 법으로 허용하는 나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부 나라에서는 실생활에서 성적소수자를 배려하는 공공시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의 어느 고등학교는 최근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트랜스젠더 학생의 고충을 덜어주려고 유니섹스(남녀공용) 화장실을 마련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 특별 화장실엔 한 번에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다. 학교엔 남자와 여자 화장실만 있어 이 학생은 등교 후에 화장실에 가지 않으려고 하루종일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스웨덴의 한 고교에서도 ‘제3의 성’을 위한 탈의실을 만들었다는 소식이다. 성적소수자에 대한 공간적 배려 못지않게 호칭도 신경써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17~18세기부터 써 오던 미스터(Mr.), 미시즈(Mrs.), 미스(Miss) 등 남녀에 대한 전통적인 호칭과 40년 전부터 혼인에 상관없이 여성을 통칭해 온 미즈(Ms.)로는 ‘제3의 성’을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마침 영국 남부의 브라이튼-호브시(1997년 통합) 의회가 이달 초 이 도시의 공식문서에 제3의 성을 위한 호칭으로 ‘믹스터’(Mx, mix+Mister)를 쓰기로 결의했다고 한다. ‘섞다’는 뜻의 ‘mix’와 남성에 대한 존칭인 ‘미스터’를 합친 신조어다. 이 도시의 ‘성평등 검증 자문단’의 아이디어라는데, 정말 그럴듯하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좋겠는데 성적 분화가 계속되는 게 문제다. 세상에는 제3의 성에도 속하지 않는 ‘제4의 성’도 있단다. 이른바 무성애(無性愛, Asexuality)다. 그런 사람들의 호칭도 일찌감치 생각해둬야 할 것 같다. 영어 호칭은 그럭저럭 해결되겠지만 우리 호칭이 고민이다. 제3, 제4의 성에 군·양·씨(君·孃·氏) 말고 뭘 갖다 붙여야 어울릴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숭례문 복구 선대왕께 고합니다”

    “숭례문 복구 선대왕께 고합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에서 열린 ‘숭례문 복구 고유제’에서 변영섭(오른쪽에서 두 번째) 문화재청장이 첫 번째 술잔을 올리는 ‘초헌관’으로 나서 ‘작헌례’를 치르고 있다. 이번 ‘고유제’는 국보 1호인 숭례문의 복구를 무사히 마친 것을 선대왕께 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숭례문 복구단과 자문단, 참여 장인, 시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2008년 2월 방화로 훼손된 숭례문은 5년 3개월의 복구 작업을 마치고 오는 4일 일반 공개된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車연비 오차 3%이내로 강화

    자동차 연비의 오차를 허용해주는 폭이 줄고 위반 과징금이 늘어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자동차 연비 관리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사후관리 연비의 오차 허용 범위를 내년부터 3%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표시 연비의 5% 이내로 미달하면 문제가 없다고 봤지만 이제 3% 넘게 미달하면 허용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한다. 연비 표시 위반에 대한 제재도 강화한다. 올해 하반기에 근거 규정을 마련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한다. 현재는 표시 위반에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만 물릴 수 있게 돼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비 검증도 강화한다. 제작사가 신고하는 연비를 점검하는 ‘신고 연비 적정성 사전 검증제’를 연내에 도입하고 대상 차종을 점차 확대한다. 사후관리 검증 차종도 늘린다. 현행 3∼4%인데 올해 6%(45개 모델), 내년 8%(60개), 2015년 이후 10%(75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판매량이 많은 차, 연비 향상률이 높은 차, 전년도 사후관리에서 오차가 크게 나온 차, 소비자 불만이 제기된 차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연비 신고 단계의 검증과 사후관리 결과를 대폭 공개한다. 에너지관리공단 홈페이지에 업체명, 차종, 측정 결과, 시험기관 정보를 게시하고 분기마다 업체별, 차종별, 연비 수준·등급·순위를 분석한 자료도 발표한다. 사후관리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우만 공개하게 돼 있는 현행 법규도 개정할 방침이다. 소비자단체가 표시 연비와 체감 연비의 차이를 분석해 정기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사후관리 자문단으로도 참여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세기의 戰場 아프가니스탄에 심는 대한민국/박정동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열린세상] 세기의 戰場 아프가니스탄에 심는 대한민국/박정동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아프가니스탄을 아시나요? 최첨단 의료 수준을 자랑하는 이 시대에 평균수명 43세인 나라. 수도 카불에서 42㎞ 떨어진 인근 지역에서조차 주민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10㎞를 걸어서 가야 하는 나라. 아프가니스탄은 오랜 세월 강대국 간 이해관계의 각축장으로 국토와 국가가 찢기고, 국가 기반이 훼손되고 뽑혀 왔다. 극단적인 정치이념의 대립, 인종 및 종교 갈등, 고립주의의 파행 등으로 인해 극심한 정치·사회적인 혼란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국가 체제는 붕괴되고 경제·사회적 인프라 기반 및 산업 역량은 크게 약화되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재건단 자문단장으로 활동할 때 현지인들은 필자에게 “포탄과 총알이 날아다니는 아프간에서 당신이 살아서 무사하게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나이가 쉰을 넘었으니 충분히 산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것은 보너스이니 (당장 죽어도) 아쉬울 게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할 때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만감이 교차되는 심정이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겪는 인권 침해도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탈레반 정권의 붕괴 이후에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는 큰 변화가 없다. 여전히 많은 여성이 부르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로, 혹은 남편의 구타와 학대를 피해 도망쳤다는 이유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일부 여성들은 분신 자살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세계에서 최극빈국이라 할 수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그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2010년에 우리는 민·관·군으로 구성된 재건팀을 카불과 인접한 파르완주에 파견했다. 재건 사업의 핵심은 고기를 주기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나아가 더 바람직한 일은 농업이나 어업 이후에 무슨 산업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중장기 부흥 재건 계획의 핵심은 농촌 개발, 인적자원 개발, 도시경제 개발의 3개 축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농촌 개발의 경우, 우리의 과거 새마을운동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마을 간에 경쟁 시스템을 도입,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도록 했다. 일부에서는 1960~70년대 박정희식의 경제개발 모델에 대해 그리 큰 가치를 두지 않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외세에 의한 식민 지배와 동족상잔의 내전을 겪으면서 빈곤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제3세계의 경우 성공한 경제발전 모델로서 한국을 최고로 인정하고 있다. 전후 한국은 어떻게 빈곤 퇴치에 성공했으며, 경제 발전을 하는 데 있어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었으며, 새마을운동으로 대표되는 농촌개발 정책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중소기업의 육성 방법, 구체적인 수출 진흥책, 세금의 추징 방법 등을 포함한 자원의 축적 방법 등 대단히 구체적인 정책의 입안, 실행 등에까지 한국의 경험을 배우기 위해 열성이다. 한국전쟁 이후 1인당 국민소득 73달러에서 이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성공 사례를 그들은 열렬히 배우고 싶어하고 따라잡기를 원한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73달러일 때 태국은 3배가 넘는 220달러, 필리핀은 2배가 넘는 167달러였다는 사실에 그들은 눈물을 흘리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힘을 얻는다. 본토에서 홀대받는 박정희식 개발 모델이 머나먼 이국 땅에서 평가받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묘한 기분에 빠지게 된다.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인정하는 것에선 미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아프간의 발전을 위해 한국의 개발시대 경제발전 모델을 활용하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 그 한 예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위한 우리의 이러한 노력이 과연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부지런하고 예의와 명예를 중시하며, 자존심이 강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심성과 국제사회의 공조, 그리고 한국의 개발 경험이 잘 조화를 이루게 될 때, 아프가니스탄도 30여년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도약을 향한 힘찬 비상의 날개를 펴지 않을까 기대한다. 아프가니스탄이여 비상하라! 한국의 개발 경험을 달고!.
  • “한국 고유의 건축역사 보여줄 것”

    “한국 고유의 건축역사 보여줄 것”

    “건축의 담론을 주도해 온 서구와 다른 우리 건축의 고유한 서사를 드러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특정 작가를 중심으로 한 건축의 현재보다는 역사성 위주로 전시를 짜 볼 생각입니다.” 특정 작가의 작품 세계보다는 건축의 역사성을 제시한 뒤 그에 걸맞은 작품을 고르겠다는 의미다. 조민석(47) 매스스터디스 대표는 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4년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2014년 한국관 커미셔너로 지난달 선정됐다. 이번 비엔날레의 총감독인 렘 콜하스가 제시한 전체 주제는 ‘기본’으로, 각 국가관에서는 ‘현대성의 흡수: 1914~2014’(Absorbing Modernity:1914-2014)라는 주제로 전시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대표는 “주제가 ‘현대성의 흡수’인데 여기에 걸맞게 식민지, 냉전, 분단 등 3가지 시대로 나눠 남북의 건축적 진화 문제를 다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 건축도 포함시킨 것에 대해서는 “우리 건축 100년을 돌아보는데 반쪽이 안 되려면 북한 건축을 어떤 식으로든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근현대 건축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건축의 역사를 구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부산 부평깡통시장·동래시장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육성된다

    부산 부평깡통시장과 동래시장이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20일 두 시장이 올해 중소기업청에서 공모한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역사, 문화, 관광자원 등과 연계된 지역 유명시장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국내외 관광객의 시장 방문을 유도함으로써 지역 쇼핑과 관광이 활성화되도록 도움을 주는 사업이다. 부산에서는 그동안 매년 한 곳의 시장만 지원 대상으로 결정됐지만 올해는 두 곳이 선정돼 3년간 각각 최대 20억원(국비 10억원, 시비 1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계속지원사업 대상 시장에도 남항시장(2년차)과 구포시장(3년차)이 선정돼 각각 6억원(국비 3억원, 시비 3억원)과 3억 3000만원(국비 1억원, 시비 2억 3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부산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에 야시장을 개설하는 등 운영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 상설 문화공연 개최, 명물 먹거리 개발, 문화관광코스 개발 등을 통해 내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코스로 전통시장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으로 결정된 전통시장은 시장별로 부산시, 자치구, 시장경영진흥원이 사업추진단을 구성하고 사업계획을 마련한 뒤 5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시장별 문화와 특성을 살린 다양한 행사와 마케팅을 통해 전통시장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평깡통시장은 일제 강점기 이전부터 형성된 부산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동래시장은 조선시대부터 읍내 장으로 개설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시장이다. 동래성 일원의 문화재·관광자원과 연계가 가능하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강서 공동주택 자문단 운영

    강서구는 효율적인 공동주택 관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주택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전문성이 부족한 입주자 대표회의와 관리 주체에게 각종 공사, 용역, 공동체 활성화 사업시행에 앞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자문단은 해당 분야별 자격증을 소지하고 3년 이상 근무한 21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자문료는 무료이며 전화 또는 문서로 신청하면 분야별 전문가들이 현장에 나가 직접 상담을 해준다. 그러나 분쟁, 민원,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등은 제외된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미래연’ 朴처럼 安의 미래 열 ‘싱크탱크’

    ‘미래연’ 朴처럼 安의 미래 열 ‘싱크탱크’

    안철수(얼굴) 전 서울대 교수가 정치 무대 복귀를 위해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안 전 교수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미래연)이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태평화재단을 모델로 한 연구소를 설립해 안 전 교수가 귀국하는 대로 세력화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안 전 교수 측 인사들 사이에서는 4월 또는 10월 재보선 출마설, 3월 귀국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전 교수 측 핵심 관계자는 28일 “봄이 되면 귀국할 것이라는 유추와 소망이 담긴 것으로, 핵심 라인에서 나온 얘기는 아니다”라면서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미국에서 (안 전 교수로부터) 메시지가 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장하성 교수와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중심으로 싱크탱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설립될 연구소는 ‘새 정치’와 ‘혁신 경제’를 위주로 한 정책을 연구하고, 멀게는 5년 후 대선을 위한 맨파워 그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장으로는 대선 당시 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장을 맡았던 장 교수나 국정자문단에 속했던 윤 전 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전 장관은 안식년을 맞아 다음 달 8일 출국해 6개월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 머물 예정이라 연구소가 설립된 뒤 후발대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대선 캠프의 정책 네트워크 ‘내일’에서 정치 혁신 분야를 맡았던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정연정 배재대 교수, 경제 분야의 홍종호 서울대 교수와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연구소 설립 등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전 교수 측은 정치 재개에 앞서 ‘안철수재단’의 이름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교수와 재단 양측의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8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안 전 교수의 이름을 딴 안철수재단의 기부행위가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해석한 뒤 재단은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대선과는 범위가 다르지만 예를 들면 안 전 교수가 출마할 선거구에 기부 행위가 이뤄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경남·전남도에선 이미 해양수산국 신설

    새 정부 출범으로 국정 운영 방향에 변화가 예상되자 자치단체들이 지방행정조직을 어떻게 개편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특히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이 새 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공전을 거듭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자 지자체들은 중앙부처의 기구와 업무가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 방향에 따라 지방행정조직에도 크든 작든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6일 전북도 등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새 정부가 들어서 내각이 구성되면 일선 시·도는 물론 시·군까지 이에 맞게 기구를 늘리거나 줄이고 업무와 인력을 재배치하는 조직 개편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는 새로운 국정 운영 방향에 맞게 지방행정조직을 정비하고 시책사업을 발굴함으로써 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많이 얻어내고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오는 3~4월쯤 중앙정부로부터 조직 개편 지침이 내려올 것으로 예상해 조직을 정비할 구상을 하고 있다. 수산업 비중이 높은 경남은 해양수산부가 부활할 것에 대비해 지난 1월 31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해양수산국을 신설했다. 또 오는 3월에는 새 정부의 국정 목표와 부처 변화에 맞게 조직을 다시 정비할 방침이다. 전남은 이미 해양수산국을 운영하고 있어 새로운 국을 설치할 필요는 없지만 크든 작든 조직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방행정과 연관성이 적지만 부처별로 새로운 국정 목표가 부여되는 상황을 분석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는 정부 조직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타 시·도 조직 관리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중앙부처 움직임을 주시하는 등 조직 개편 방향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북도는 3~4월쯤 정부가 지방 조직 개편 지침을 내려보낼 것에 대비해 도청 조직을 새 정부 국정 운영 방향에 맞게 최적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전북은 연구개발특구 유치, 새만금 조기 개발, 국가식품클러스터, 신재생에너지 등 전북의 전략 산업을 140개 새 정부 국정 과제에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실·국을 재편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국민 행복을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지난달 전국에서 처음으로 민생시책추진단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6개월 한시 기구인 민생시책기획추진단은 ‘도민행복 민생시책’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도민 민생시책 제안센터’를 개설해 도민의 의견을 접수받고 있다. 또한 도내외 전문가, 민생 관련 현장 인사들로 정책자문단을 구성하고, 제주형 민생시책 추진 방안과 과제 발굴 등에 착수한 상태다. 오택림 전북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때는 2008년 5월 당시 행정안전부가 지방조직의 6%를 줄이도록 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 지침을 내려보냈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고 2~3개월 뒤 조직 개편 지침을 하달하면 지자체들은 이에 따라 지역 실정에 맞게 조직을 정비하고 의회 승인을 거쳐 하반기에 인사를 단행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상)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상)

    한국은행 총재, 건설부 장관 등을 지낸 박승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여전히 젊다. 공정 사회에 대한 갈망이 그 누구보다 강하다. 이메일·전자파일 등 정보기술기기를 다루는 데도 능숙하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여전히 많아 천문학과 사진을 배우고 싶어한다. 그의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는 이 같은 소망을 담은 책 제목이다. 1936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박 교수의 집은 가난했다. 소작농이었지만 아버지는 한글 초서 개발에 매진한 학자였다. 아버지가 농촌에서 농사에 전념하지 않는 “반거충이”다 보니 어머니가 농사일을 전담했다. 아버지는 박 교수의 모교인 백석초등학교 설립을 주도했다. 아버지의 한글 초서연구 결과인 ‘한글씨’는 독립기념관에 보존돼 있다. 소년… 수업료 못 내 시험도 못 봐 하루에 14㎞를 걷고, 기차를 타고 이리공업중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수업료를 제때 내지는 못했다. 중간·기말고사 때는 교문 앞에서 수업료 납부 여부를 체크해 수업료를 낸 사람만 시험을 볼 수 있게 했다. “내가 공부를 못해서 성적이 나쁜 것은 내 잘못이지만 수업료를 못내 시험을 못 봐서 성적이 나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고민했지요. 이때의 고민이 나를 성숙시켰습니다.” 지난달 초 태국으로 출국하기 전 서울신문기자와 만난 박 교수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층 간 유동성을 보장하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에 교육은 빈부와 관계없이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은 그때 경험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기차 통학을 같이한 사람들은 10여명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박 교수보다 나이가 1∼2살 많았던 6명은 공산군 점령하에 청년대로 차출됐다. 수복이 되고 난 뒤에 그들은 빨치산이 돼 경찰서 습격사건을 벌이다 죽었다. 2명은 국군, 1명은 인민의용군으로 나가 전사했다. 박 교수는 “나는 나이가 어려서 살아 남았으니 이 또한 운명”이라면서도 “한국전쟁은 동족끼리 서로 죽인 가장 더러운 전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매일 일기를 썼다. 일기장은 갈색 종이를 사서 직접 만들어 썼다. 그중 일부는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일기가 내 일생의 성장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일기에는 그날그날 일어난 일도 썼지만 느끼고 반성해야 할 일도 담았다. 그래서 일기는 매일매일 뉘우치고 기도하는 장소였다. “어려울 때 용기를 주고 잘나갈 때는 겸손을 줬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내가 나름대로 성장할 수 있는 데는 일기의 힘이 컸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는 지금도 간략하게 그날의 일과를 기록한다. 어머니… 베틀북, 개똥 옆에 떨어진 감 박 교수가 어렸을 때 그의 집안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가난한 집안에 먹을 것도 귀했던 시절인지라 그는 일어나면 감나무 밑으로 뛰어가 떨어진 감을 주워 먹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맛있게 생긴 감이 개똥 바로 옆에 떨어졌다. ‘맛있게 보이기는 한데 먹자니 찜찜하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깝고….’ 이런 고민 끝에 그는 감을 어머니에게 줬다. “이렇게 좋은 감은 너가 먹어라”는 어머니 말씀에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어머니는 파안대소하더란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내가 부모를 나처럼 모신 것이 아니고 개똥 옆에 떨어진 감처럼 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 더욱 그 느낌이 강했다. 지금도 그의 서재에는 어머니가 쓰던 유품을 모아놓은 궤짝이 있다. 서재 곳곳에는 작은 유품들도 놓여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각종 기념품이 있는 서가에서 물건을 하나 들어달라는 사진기자의 부탁에 그는 망설임 없이 베틀북을 들었다. 어머니가 길쌈할 때 쓰던 도구다. 어머니가 짠 베를 염색한 뒤 그걸 교복으로 만들어 입고 다녔단다. 박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어려서부터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학을 공부하기를 원했지만 가난하기에 공부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해사를 고른 이유는 학비가 없어도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당시 병약한 부모와 나이 어린 여동생이 농사를 지어야 하는 문제로 이어졌다. 결국 가족회의를 거쳐 1년간 농사를 짓고 공부하면서 서울대 상대 진학시험을 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대학생… 한 손엔 책, 한 손엔 농기구 1년 뒤인 1955년 서울 상대로 시험보러 가던 길에 대한 기억이 지금도 뚜렷하다. 서울 역전과 남대문 일대는 전쟁으로 여전히 폐허 상태였다. 종로 네거리를 지날 때 눈에 띈 간판은 곰탕집, 복덕방 등이었다. “곰탕집은 곰고기를 파는 곳, 복덕방은 무슨 떡집”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그의 점심은 어머니가 싸준 찐 고구마 다섯 개였다. 합격은 했지만 공부만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결국 평소에는 농사를 짓고 시험 볼 때만 학교에 나타나는 학생이 되었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은 고모집 신세를 졌다. 농사를 지으러 내려갈 때는 도서관에서 10여권의 책을 빌려가고, 학교에 있을 때는 친구의 공책을 보면서 경제학을 배웠다. 그래도 대학 4학년 때 동아일보에 매주 실렸던 대학생 논단에 환율, 농촌 개발 등 경제 현안에 대해 3차례나 칼럼을 썼다. 주경야독이었지만 실력은 뒤지지 않았던 것이다. 어느 날은 집에 내려갈 차비가 없었다. 김제까지 걸어갈 수도 없고. 이런저런 궁리 끝에 서울역에서 개찰을 담당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사정 이야기를 했다. 개찰 담당 직원인 김진성씨는 그를 여객 전무한테 데려가서 설명을 하고 인계했다. 그 뒤로 여객 전무의 도움을 받아 몇 번 기차를 타고 왔다. 박 교수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그분을 찾으러 서울역에 갔으나 행방을 찾지 못해 아직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은행… 새 인생을 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학을 배웠고 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다. 그러려면 교수가 돼야 하고 유학이 필요했다. 가정 형편상 유학을 갈 수 없었던 박 교수는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은행을 선택했다. 1961년 한국은행 입행으로 박 교수는 안정과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한은에 들어오면서 직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됐지요.” 한은에 합격한 기쁨에 일기장에 ‘쾌재!’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썼다. 한은에서 국민소득추계의 정확성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1967년 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1968년 박 교수는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다. 당시 서봉균 재무부 장관을 초청해 환율을 크게 올려야 한다는 정책 건의를 했는데 이것이 다음 날 아침 동아일보 1면에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처럼 보도가 됐다. 발설자를 찾기 위해 한은 부총재를 포함해 10여명이 끌려들어가 심문을 당했다. 그러나 발설자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자료를 만들고 보고한 박 교수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발설한 셈이 된다고 해서 그가 징계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나중에 발설자가 드러나면서 한은 내부에서는 그에게 뭔가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던 1970년 한은에 해외 학술연수제도가 생기면서 박 교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36세였다. 2년 동안 석사를 취득하는 조건이었으나 그는 박사까지 따기로 마음먹었다. “내 인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 박 교수는 “전쟁하듯이” 공부를 했다. 보통 박사학위 취득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은 논문 작성이다. 박 교수는 한은 조사부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노동력 과잉 경제에 있어서 외국자본의 경제개발 효과’라는 논문을 썼다. 논문 작성에 걸린 시간은 6개월.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는 권하지는 않는다. 박 교수는 “그건 나처럼 시간이 한정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하는 선택”이라며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학 교수… 나의 꿈, 나의 길 경제학 박사가 돼 한국은행에 복귀하니 두 군데에서 일자리 요청이 왔다. 대통령 경제수석실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과 경제기획원이 제안한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개발자문단이었다. 우리나라와 반대 조건인 나라가 궁금했던 박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했다. 한국에 어머니와 세 자녀가 남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아내와 두 자녀가 동행하는 이산가족 신세가 1년간 계속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아온 뒤 한은에 잠시 머물다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됐다. 평생의 꿈을 이룬 것이다. “꿈을 실현했으니 굿판의 무당처럼” 신나게 가르쳤다. 대학 교수로 일한 시간은 총 26년.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의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보편화돼 있지만 30여년 전에는 낯선 시도를 한 것이다. 시험 채점도 조교에게 맡기지 않고 두번씩 직접 점검해서 점수를 매겼다. 신문에 글을 쓰고 방송에 나가 강연하는 활동도 열심히 했다.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1977년부터 3년간 경제 관련 사설을 쓰기도 했다. 당시는 유신 말기라 정치나 사회 쪽 사설은 쓰기가 어려웠다. 경제로 관심이 쏠리면서 매주 4∼5회 사설을 썼다. 박 교수는 ‘서울신문 100년사’에 “신문 사설을 쓰기 전에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지 못했다”며 “내가 쓴 사설에 정부, 기업, 경제단체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그 중요성을 점차 깨달았고 이 때문에 큰 보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적었다. 1986년에는 한은 금융통화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당시 금통위원은 비상임이라 매주 목요일에만 한은으로 출근했다. <하편에 계속>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박승 前 한은 총재는 1936년 전북 김제 출생 1942~1948년 김제 백석초등학교 1948~1954년 이리공업중고등학교 1955~61년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 1961~1976년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 1972~1974년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 석사 및 박사 1974~1975년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개발자문단장 1976년 9월~2001년 2월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1977~1979년 서울신문 논설위원 1986년 1월~1988년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1988년 2~12월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1988년 12월~1989년 7월 건설부 장관 1993~1996년 주택공사 이사장 1997~1998년 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2001년 2월~2002년 3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2001년 3월~ 중앙대 명예교수 2002년 4월~2006년 3월 한국은행 총재
  • 조계종, 나눔통한 희망 실천 운동

    조계종, 나눔통한 희망 실천 운동

    불교계가 시민사회 속으로 파고드는 사회 참여의 실천적 조치들을 잇달아 천명하고 행동으로 옮겨 교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불교계가 그동안 사회 현안에 비교적 수동적이었다는 비판에 대한 반성과 개선 차원에서 나온 것들이어서 주목된다.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지난달 25일 간담회를 열고 이달 말까지 전국 각 대학별 지도급 불자교수 1250명으로 구성된 교수 자문단을 발족하기로 했다. 그런가 하면 조계종복지재단은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올해 사업 목표를 ‘나눔의 확산을 통한 희망실현 동력 확대’로 천명해 다른 종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중앙신도회의 교수 자문단 활동은 한국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인 전국 국·공·사립대 교수들을 주축으로 한 불교계의 사회 공헌 어젠다 제시 차원에서 도드라진다. 지난달 25일 전국 국·공립대 전·현직 교수 27명이 모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과 설동근 동명대 총장을 공동단장으로 선출하고 불교를 바탕으로 한 사회 공동선 실현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교수들은 각종 사회공헌 분야 사업에 대한 의제 발굴은 물론 공동선 추구에 필요한 어젠다와 담론을 형성하기로 하는 등 책임 있는 역할을 약속했다고 한다. 이달 말쯤 발족할 자문단의 1250명은 부처님 제자 1250 비구를 상징한다. 이들은 앞으로 사회봉사, 공동법회, 템플스테이, 사찰순례 등으로 지역별 공동체를 이뤄 당면 지역 사회의 과제도 함께 풀어나간다. 이와 관련해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17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갖는 불교는 사회 현실에 적극 참여해 왔으면서도 사회 속에서의 역량은 사실상 부족했다”며 “불교가 사회적 공동의제 해결에 일익을 담당하고 사회 공동선 실천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복지재단 측이 ‘나눔의 확산을 통한 희망실현 동력 확대’를 새삼스레 천명한 것도 실천하는 수행의 저변확대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설립 18년을 맞은 조계종복지재단은 140여개의 산하시설을 거느린 불교계 최대의 복지기관. 교계 최초로 구축한 ‘종합전산시스템’을 토대로 올해 저소득계층의 삶의 질 향상과 자립을 돕고 사회양극화 해소에 우선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자원봉사단 진흥위원회를 주축으로 청소년 의지나눔 사업이자 청소년 심성 계발을 위한 ‘내 꿈 찾기 의지나눔’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민주 ‘쇄신 시동’ 불구 계파 갈등 불씨 여전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한 달째인 18일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대선평가위원장과 정치혁신위원장, 전당대회준비위원장 등의 인선을 하면서 뒤늦게 당쇄신에 들어갔다. 비대위의 늑장 가동은 첩첩산중인 민주당의 현주소를 잘 보여 준다. 3개월 안팎의 비대위 활동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민주당의 사활이 걸려 있다. 대선평가위원장에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정치혁신위원장에는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가 임명됐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에는 중도 성향의 비주류 4선인 김성곤 의원이 선임됐다. 대선평가위 부위원장은 3선의 전병헌 의원, 정치혁신위 부위원장은 4선의 이종걸 의원, 전대준비위 부위원장은 3선의 최규성·이상민 의원이 각각 맡게 됐다. 전 의원은 정세균 상임고문계, 이종걸 의원은 쇄신모임 소속 비주류다. 최 의원은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출신이다. 이상민 의원은 계파색이 옅다. 전략홍보본부장에는 언론인 출신인 재선의 민병두 의원이 임명됐다. 각 위원회 위원들은 주말 인선을 마치고 다음 주부터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정성호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뒤 계파 갈등이 심화돼 비대위 활동에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친노(친노무현) 책임론이다. 친노 책임론은 전당대회에서 1차로 가려질 것으로 보이며 친노와 비노의 당 주도권 잡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노선을 둘러싼 계파 간 힘겨루기도 계속되는 양상이다. 중도·비주류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중도층 공략을 위한 당의 중도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친노 주류 인사들은 진보가 민주당의 색깔이라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수시로 발생한 ‘난닝구(실용)-빽바지(개혁) 논쟁’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전대준비위에서 다룰 모바일 경선의 폐기 여부와 새 지도부 임기 문제를 놓고서도 계파 간 가파른 대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전대준비위원장은 지난해 대선경선 과정에서 모바일투표의 폐단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을 발의한 적이 있어 그의 선택이 주목된다. 대선평가위원장에 선임된 한 명예교수는 ‘안철수 대선 캠프’의 국정자문단으로 활동했다. 정치혁신위원장인 정 교수는 문재인 전 대선 후보 캠프의 새정치위원회 간사를 맡아 새정치공동선언 마련 작업 등을 주도했다. 안 캠프 출신의 한 명예교수가 말 많은 대선평가 작업을 맡아 친노 책임론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섹스를 위하여!” 황당한 송년파티 건배

    기업인 출신의 민선시장이 송년파티에서 내년엔 성관계를 많이 갖자며 건배를 했다. ‘섹스 건배’ 소식은 뒤늦게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을 낳고 있다. 23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연방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는 2주 전 대형 송년파티를 개최했다. 파티에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 마리아 에우헤니아 부시장, 임명직 고위 공무원, 자문단 등 시 고위급 관계자가 전원 참석했다. 골든센터의 홀을 빌려 열린 송년파티에는 연예인들이 무대에 모르고 생음악이 연주됐다. 시는 입장권을 배부해 입장을 철저하게 제한했다. 문제의 건배 제안은 파티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을 때 나왔다. 한 테이블에 앉은 지인들과 열심히 얘기를 나누던 마크리 시장은 무언가 영감(?)을 받은 듯 와인잔을 번쩍 들면서 “내년엔 더 많이 섹스를 하도록 건배하자.”며 ‘섹스를 위하여’를 외쳤다. 현지 언론은 “느닷없는 ‘섹스 건배’ 제안에 파티장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고 보도했다. 마크리 시장은 아직 ‘섹스 건배’ 사건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았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퇴직 공무원 사회봉사의 길 ‘활짝’

    퇴직 공무원 사회봉사의 길 ‘활짝’

    퇴직 공무원들이 나선다. 공무원들은 공직자윤리법 취업제한으로 퇴직 이후 위축됐다. 하지만 사회봉사와 재능기부의 길을 터주면서 활동 공간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 해외봉사단 파견 공무원연금공단은 17일 오전 경기 성남 국제협력단(KOICA)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오후 한국자원봉사협의회에 ‘상록자원봉사단’으로 집단 가입하는 MOU를 체결했다. 100만여 퇴직 공무원들이 국내외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멍석이 제대로 깔린 셈이다. 해외에서는 국제협력단이 시행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중장기자문단, 시니어 해외봉사단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중장기자문단은 개발도상국의 정부나 공공기관에 파견돼 교육·농림수산·보건·공공행정·정보화 등 전문 분야별 정책 자문 및 기술 전수 등의 일을 맡는다. 또 시니어 해외봉사단은 파견국의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직접적인 봉사활동을 맡는다. 사전에 적성, 역량, 의지를 꼼꼼히 파악해 맞춤형으로 추진한다. ●‘상록자원봉사단’ 연합체로 묶어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각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퇴직공무원들의 자원봉사단체 90여개와 공단 직원들의 봉사활동을 ‘상록자원봉사단’이라는 연합체로 묶어 확대했다. 소외계층 자녀 학습지도, 보행안전 지킴이, 문화교양강좌 강사 등 다양한 사회봉사활동 분야에서 활동할 전망이다. 그동안 공직자윤리법상의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공무원은 퇴직 이후 2년 동안에는 퇴직 전 5년 동안의 업무와 관련 있는 민간기업의 취업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한편에서는 오랜 시간 쌓은 전문성과 공공성이 묻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내년 1월 대구·전주·제주에 지원센터 공단의 준비가 더욱 체계적인 이유다. 공단은 지난 7월 서울·부산·대전·광주·춘천 등에 퇴직공무원지원센터를 만들었고 내년 1월에는 대구·전주·제주에 지원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퇴직공무원들의 ‘제2의 삶’을 위한 전국적 체계가 완비되는 셈이다. 또 정부 차원에서도 고용노동부·교육과학기술부·행정안전부·지식경제부 등 14개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퇴직공무원 지원협의회 및 실무추진단’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퇴직공무원의 전문인력 풀을 촘촘히 꾸려 전문역량과 공공의식, 경륜을 함께 활용해낸다는 복안이다. 이상영 서울 퇴직공무원지원센터 과장은 “매일 찾는 사람은 40~50명 수준이지만 연금·전직 상담은 물론 재능기부, 사회봉사에 대한 방법 등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조용경 등 자문위원 9명 安과 ‘결별’

    조용경 등 자문위원 9명 安과 ‘결별’

    ‘안철수 진영’의 일부 그룹이 7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안철수 전 후보의 전폭 지원 결정에 반발해 결별을 선언했다. 안 전 후보의 ‘멘토’였던 조용경 단장 등 국민소통자문단 자문위원 9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 인근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전 후보가 선택한 ‘문재인-안철수 연대’에 동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 길은 결코 정치쇄신의 길이 아니며 국민대통합을 위한 길도 아니다.”라면서 “그가 내걸었던 철학이나 신념과는 달리 결국 특정 정파의 계산에 휘말려 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 정치의 기수가 되기는커녕 자기가 규정한 구태 정치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신을 전락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며 안 전 후보를 ‘구태정치인’으로 규정했다. 조 단장은 “안 전 후보가 대선에 뛰어들 때부터 사퇴하기 열흘 전까지 자신이 진영논리의 어느 한편에 가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세 차례에 걸쳐 확언했다.”며 “그 길을 걸을 것이라고 믿고 따라왔는데 결과는 전혀 달랐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깊어지는 내분… 흔들리는 KB금융

    깊어지는 내분… 흔들리는 KB금융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경영진과 사외이사진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지배구조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MB(이명박 대통령)맨’으로 불리는 어윤대(왼쪽) KB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도 도마에 올랐다. 사외이사와 노조는 물론 금융 당국까지 어 회장을 압박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18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문제를 담판지을 작정이다. 하지만 ING생명 인수에 반대해 온 일부 사외이사는 “이사들 각각이 인수안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의견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 회장의 ‘말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KB금융 내부에서는 “사외이사진이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 되는 일이 없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어 회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만취해 소동을 부린 것도 그간 쌓였던 억울함과 서운함이 한꺼번에 분출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베이징 취중 소동’의 진상에 따르면 KB금융 측의 해명과 달리 어 회장이 술병까지 던지며 사외이사들을 향해 격한 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어 회장)이 하는 일에 왜 말이 많냐.”며 사외이사들을 거의 ‘종’ 대하듯 막말을 했다는 전언이다. 어 회장과 사외이사진 간의 반목이 ‘치유 불능 상태’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KB금융 임원은 “술병을 던지거나 주인 등과 같은 격한 표현을 쓴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어 회장의 술자리 언행이 사실로 확인되면 민주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할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 외압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어 회장을 압박하는 사외이사진의 중심에는 이경재(오른쪽) 이사회 의장이 있다. 이명재(전 검찰총장)-이정재(전 금융감독원장) 등 ‘수재 3형제’로 유명한 이 의장은 대구·경북(TK) 인맥의 대표주자로 거론된다. 스펙 자체가 어 회장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데다 사외이사들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어 어 회장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ING생명 인수에도 가장 부정적이다. 이는 어 회장이 자초했다는 냉소도 있다. KB금융은 지난 3월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 5명(이경재, 함상문, 고승의, 이영남, 조재목)을 전원 재선임했다. 통상 한두 명씩을 바꾸는 관례에 비춰 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자격 시비가 일면서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이영남 이사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 자문단에 있으면서 자신을 후보로 추천해 청렴성 시비가, 조재목 이사는 MB 대선캠프의 외곽조직 출신으로 낙하산 시비가 일었다. 당시 신규 선임된 황건호 이사에 대해서도 노조는 “금융투자협회장 4연임을 시도하다 업계와 증권 노조의 반대로 쫓겨난 인물”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함상문 이사는 2008년 9월 KB금융지주 출범 때부터 4년 넘게 장수하고 있다. 조 이사도 3년을 넘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내부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다 보니 어 회장의 말에 호락호락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 회장의 레임덕(임기 말 현상)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어 회장의 임기는 내년 7월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전문위원은 “(선임과정에서) 최고경영자의 의사가 반영돼 있는 이사회 멤버들이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는 것은 CEO의 레임덕 탓이 크다.”면서 “어 회장의 임기 말과 MB정권 말이 겹치면서 사외이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 회장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후배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과 더불어 ‘고경’(고려대 경영학과)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사회의 건전한 견제로도 볼 수 있지만 경영진의 추진력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의미”라며 “KB금융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요인 중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KB금융 계열사인 국민은행 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어 회장이 자신의 치적 쌓기용으로 ING생명 인수를 밀어붙이면 내년 3월 주총에서 대표이사 해임안건 제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安 “文과 이념 차이 느꼈다”

    安 “文과 이념 차이 느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4일 자신에 대한 지지 활동을 해 온 국민소통자문단 위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이념적 차이를 느꼈다. (후보 단일화) TV 토론에서 확인했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안 전 후보는 “난 합리적 보수이자 온건 진보”라면서도 “여야 어느 쪽이든 ‘펀더멘털리스트’(근본주의자)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안 전 후보가 현 여야 정치권을 보수와 진보 극단으로 치우친 근본주의 세력으로, 자신은 양쪽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후보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중식당에서 국민소통자문위원 16명과 2시간 정도 오찬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안 전 후보의 이날 발언은 지난 3일 종로구 공평동 캠프 해단식에서 현 대선 선거 운동을 흑색선전·이전투구로 규정하며 정치권에 대해 강한 비판과 불신을 드러낸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정치권은 안 전 후보가 대선까지는 문 후보를 지원하되 그 이후에는 독자 노선을 밟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 측이 이르면 5일 발족하기로 한 ‘대통합 국민연대’에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민영 대변인은 “정권교체를 위한 노력과 헌신, 기여에 대한 의지를 낮추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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