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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연자 목 매고…지네 먹이고…갈데까지 가는 가학적 오락프로

    게임에 진 팀원들은 표정을 찡그리며 각자의 머리를 ‘벌칙박스’에 집어넣는다.곧이어 상자 안에 쏟아지는 미꾸라지,개구리….카메라는 놀라 소리를 지르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집요하게 확대한다.(SBS ‘뷰티풀선데이’ 중 ‘판도라의 상자’ 코너) 물론 웃자고 하는 일이다.그런데 ‘웃어야 할’ 대목에서는 언제나 웃음소리 효과음과,익살스러운 배경음악,자막을 이용하여 ‘지금이 웃을 때’라고 친절히 가르쳐준다.고통을 당하는 출연자들도 괜스레 심각한 반응으로 분위기를 깨지는 않는다. 가학성 오락 프로그램의 웃음 공식은 간단하다.고통받는 사람이 있고,그 것을 안전한 곳에서 감상하는 사람이 있다.그 과정이 ‘강자에 대한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공격’ 이라면 해학과 풍자로 승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들의 가학행위는 좀 더 안일하고 노골적이다.아예 벌칙을 목적으로 출연자를 직접적으로 괴롭힌다.웃음의 기본 공식이 비슷하다 보니 비슷한 자극에 갈수록 익숙해지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려면 더 많은,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결국 요즘 오락 프로그램은 “누가 더 인기있는 연예인을 데려다가 더 괴롭힐 수 있느냐.”를 놓고 경쟁하는 것 같다. 물벼락이나 물대포,머리에 쟁반 떨어뜨리기 등은 이제 예사로운 풍경이다.엉덩이를 때리고,목을 매는가 하면 지네 같은 혐오식품을 억지로 먹인다.아예 방청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출연자에게 물풍선을 던지는 ‘공개처형’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시청자들이 이러한 오락 프로그램을 즐겁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해당 방송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갈수록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많다.”며 제작진의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위원회 연예오락제1심의위원회 황정태 위원장은 “오락 프로그램의 ‘연예인 괴롭히기’는 주시청층인 청소년들에게 가학이나 ‘왕따’를 당연시하도록 만들 우려가 높다.”면서 “이런 프로그램을 중점심의하여 경종을 울리겠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연예정보프로는 ‘홍보전문’ ? / 3社 자사프로 소개등 41.2%

    드라마 ‘아내’소개가 끝나자 곧바로 ‘비타민’이 이어진다.화면 아래에는 계속 방송일시가 자막으로 뜨고,진행자는 “‘비타민’ 내일 저녁에 먹는 거죠,저녁10시에.정신건강에 좋답니다.”라며 긴 홍보성 코너를 마무리한다.그러나 아직은 끝이 아니다.정답이 ‘비타민’인 ARS퀴즈가 남아 있다.(6월28일 KBS2 ‘연예가중계’) 연예정보 프로그램인가,자사홍보 프로그램인가.방송3사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홍보수단화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지상파 방송3사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조사한 결과 평균 41.2%가 홍보성을 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제3자의 말을 비는 등 객관성을 갖추려고 노력한 기사는 분류에서 뺐다.”는 데도 그렇다. 특히 뉴스를 빙자한 자사 홍보가 많아 곱지 않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홍보 기사 비중이 가장 높은 MBC는 지난달 29일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새로 시작한 자사 드라마 ‘백조의 호수’ 출연진을 총출동시켰다.‘백조의 호수’ 홍보는‘섹션TV 연예통신’ 등에서도 이어졌다.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백조의 호수’ 홍보비는 2억 5000만원”이라며 “단일 드라마로는 MBC 역대 최고”라고 밝혔다.지하철 TV 동영상,버스 홍보 사진,인터넷 광고 등등….물론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홍보비’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방송사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MBC ‘섹션TV…’의 서창만 프로듀서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안걸리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없을 것”이라면서 “가치가 있는 정보를 소개하는 것이지,홍보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다른 방송사의 PD도 “그렇다고 다른 회사 프로그램을 홍보해주란 말이냐.”고 되물었다.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홍보성은 공공성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프로그램의 본령인 대중문화의 동향에 대한 심층적인 기획으로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MBC, 외국인대상 퀴즈프로 제작

    MBC ‘생방송 퀴즈가 좋다’가 방송 최초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특집프로그램을 제작한다.오는 9월14일 추석특집으로 방영예정인 이 프로그램은,한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외국 국적의 사람으로 MC의 한국어와 한글 자막을 이해할 수 있으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출연을 희망하는 외국인은 오는 26일까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신청을 받고,예심과 인터뷰를 걸쳐 10명이 출연기회를 갖게 된다.이 프로그램은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진행된다.
  • 쉬어가기˙˙˙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우리 영화가 개봉관에서 영어자막 버전으로 상영된다고.17일부터 서울 명보극장에서 개봉되는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제작 틴하우스,감독 김문생).2142년 선택받은 도시 ‘에코반’과,버림받은 도시 ‘마르’를 배경으로 난민들간의 전쟁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주인공들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제작사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나 외국인 관광객,해외 교포 등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
  • 시·청각장애인 위한 영화상영

    한국농아인협회(회장 주신기)는 4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사당문화회관에서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해 영화에 자막을 삽입하고 화면해설사를 배치한 가운데 애니메이션 ‘오세암’과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상영한다.(02)871-4405.
  • 해외교민 대상 ‘KBS월드’ 개국

    해외동포를 위해 자막이나 더빙없이 한국어로만 24시간 운영하는 국제위성방송 KBS 월드가 1일 개국한다. KBS 1·2와 국내위성방송 KBS 코리아의 프로그램을 재편성하여 방송하는 채널로 북미,유럽,중동,일본,동남아,오세아니아,아프리카 일부 지역이 시청권이며,내년 이후 남미와 남아프리카로 확대할 예정이다.시청을 원하는 해외교민은 위성전파를 수신하는 현지 방송사에 가입해야 한다. 한편 KBS는 KBS 월드 개국을 기념하는 특집 방송 ‘한민족 네트워크가 열린다’를 이날 오전 10시45분부터 70분 동안 KBS1,KBS월드,KBS코리아를 통해 생방송한다.
  • 인도인 게임자키 등장 / 온게임넷 ‘온라인 특공대 탄트라’

    인도 여성이 한국 방송사상 최초로 게임 방송의 진행을 맡아 화제다. 주인공은 새달 3일부터 케이블 게임채널 온게임넷을 통해 방송되는 ‘온라인 특공대 탄트라’(목 오후9시30분)를 진행할 유학생 기티카 탈와(사진·23·자와할라 네루대학교).개그맨 이동우와 함께 이 프로그램의 공동진행자로 발탁된 기티카는 앞으로 3개월간 방송에서 인도 전통의상을 입고 자국문화를 소개한다.기티카가 말하는 인도어는 자막처리된다. 방송 ‘…탄트라’는 인도신화가 배경인 온라인게임 ‘탄트라’를 소개하면서 게임에 덧붙여 인도 문화를 간접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방송에서 게임 소개는 주로 개그맨 이동우와 프로게이머 강도경이 맡고,‘팔왕전설’ 등 인도 문화와 관련된 부분 진행을 기티카가 맡을 예정이다. 채수범기자
  • “어설픈 예술의 옷 홀딱 벗겨버렸죠”‘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에로감독 봉만대

    “섹스만 하고 사랑은 원하지 않는 사람,사랑은 하는데 섹스는 하지 않는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봉만대(33)감독이 드디어 충무로에 들어섰다.‘작가주의 에로 비디오 감독’이라는 평을 듣는 그가 ‘맛있는 섹스,그리고 사랑’을 들고 27일부터 관객을 찾는다. 지난 16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만난 그는 ‘충무로 입성작’(이미 15편의 에로비디오를 찍었기에)에 대한 ‘기대반 걱정반’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할 말이 많은 듯 ‘장르 영화로서의 섹스 영화’‘주류와 비주류 영화’ 등 이런 저런 주제를 주욱 훑었다.인터뷰 내내 쏟아낸 말은 당당·솔직·도전이란 키워드로 모아진다. ●당당-“이제까지 ‘섹스 영화’는 없었다” 봉 감독은 자신의 ‘섹스영화’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보였다.“한국영화사에 하나의 장르로서의 ‘섹스영화’ 혹은 에로영화는 없었다.”고 강조할 정도다.있었다면 다른 형식을 빌린 에로 필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전 영화에서 섹스는 ‘땡볕’‘포옹’ 등의 작품처럼 문학의 해학미 형식으로 가볍게 터치하거나,‘애마부인’시리즈 처럼 윤리 차원에서 조명받는 정도였다.또 다른 흐름은 너무 예술적으로 어렵고 고차원적으로 풀어서 대중에 다가가지 못했다.그래서 그가 생각하는 ‘에로 영화’는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영화관을 나올 때 ‘성적 흥분’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사랑과 섹스’에 대해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마치 액션영화를 보고난 뒤 통쾌함을 맛보듯이. ●솔직-“대중에게 다 보여줘야 한다” 영화 ‘맛있는…’은 섹스를 단순한 볼거리나 관념으로 다루지 않고 몸으로 보여준다.가면과 탈을 완전히 벗긴다.그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섹스와 사랑에 대한 대화를 속속들이 풀었다.”고 말했다.살갗이 부딪치는 소리를 담고,초콜릿 소품을 사용한 것 등이 그런 예다.그는 관객 혹은 대중에게 눈가림식 영화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어정쩡하게 보여주거나 예술영화의 옷을 걸쳐 버리면 대중은 외면하고 종국엔 섹스영화라는 장르가 사라진다.”라고 솔직하게 말한다.“숨어서 보는 걸 방치할 게 아니라 햇볕을 쪼여 나와서 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섹스는 맛있어야 한다.”는 게 철학이고 ‘맛있는…’은 그 철학을 담은 작품이다.왜냐고 물으니 역시 담백하게 응답한다.“사랑에는 거짓이 있을 수 있지만 섹스에는 거짓이 개입할 수 없다.” ●도전-“주류와 비주류는 상하가 아닌 좌우다” 충무로 입성에 대한 소회를 물었더니 “힘들었다.”고 답한다.약간 뜸을 들였다가 “비디오작품은 팀플레이보다는 감독의 독주에 가까운데 충무로 작품은 스태프와의 호흡이 빚는 협주여서 몇배의 힘이 들었다.”면서도 “에로비디오에 쏠리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이 없어 좋았다.”고 털어 놓았다.그렇다고 그는 비디오시장이 상징하는 비주류를 격하시키지 않았다.비디오는 영화에서 가지를 친 장르이기에 ‘상하가 아닌 좌우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디오시장에서 잘 나갔던 봉 감독이지만 관객은 처음이다.첫 작품의 반응이 어떨 것 같냐고 넌지시 물어 보았다.“흥행요? 제가 점성술사가 아니라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밤마다 300만명 들라고 최면 걸었습니다.제가 아는 사람들을 다 불러서라도 채울 겁니다.”봉 감독의 충무로 진입은 ‘개인 봉만대’에게만 의미 있는 게 아니다.충무로와 비디오시장의 원활한 인적교류라는 시스템이 자리 잡을 징검다리일 수 있다.이래 저래 ‘맛있는…’에 쏠리는 눈길은 만만치 않다. 이종수기자 vielee@ ■‘맛있는 섹스…' 어떤 영화 “내 몸 안에서 꿈틀대고 있는 이 남자의 성기가 나른하게 느껴질 때쯤 다른 남자를 만났다.” 27일 개봉하는 ‘맛있는 섹스,그리고 사랑’(제작 기획시대)은 이렇게 도발적인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너에게 나를 보낸다’‘지독한 사랑’‘거짓말’ 등 작품성 있는 ‘벗기는 영화’를 기획(?)해온 기획시대(대표 유인택)와 ‘에로 비디오’의 거장 봉만대 감독의 만남 자체가 개봉전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 영화 ‘맛있는…’은 젊은 남녀의 사랑 방식을 ‘몸’으로 보여준다.선배와 사귀다 싫증난 의상 디자이너 신아(김서형)와 병원 호스피스 동기(김성수)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틀로 해서,이것 저것재지 않고 감각을 좇아 사랑하는 풍속도를 깔끔하게 그렸다.영화를 지배하는 논리는 ‘몸’이다.우연히 만난 두사람을 한 동안 묶은 것도 ‘몸’이요,헤어지게 한 것도 ‘몸’이다.당연히 끌림이 없거나 심드렁해지면 헤어진다.신아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싫증내는 그 순간을 더 이상 참아내기 싫다.”며 동기 곁을 떠나는 게 사랑방식이다. 작업실,공원 화장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정사 신이 화면을 지배한다.여기에 도발적 대사와 ‘성기로 사과하기,사정으로 위로받기’나 ‘이기적인 사정,입안 가득한 비릿한 맛’ 등 선정적인 자막이 날을 세우고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추하게 다가오지 않는다.‘에로 비디오’에서 쌓은 봉만대 감독의 내공은 살과 살이 부딪치는 장면을 적절한 소리로 처리하면서 작품 의도를 최대화한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토리의 단순함을 메우려는 듯 6개의 에피소드로 나눠 진행한 것도 눈길을 끈다.조연급이었던 여배우 김서형과,모델 출신 김성수도 첫 주연 작품치고는 무난하게 배역을 소화했다. 이종수기자
  • KBS2 ‘막말’ 가장 심하다

    KBS2가 우리말을 가장 엉터리로 쓰는 방송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어문화운동본부는 지난 5월 방송 3사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국어 오용사례를 조사했다.KBS2 ‘자유선언 토요대작전’과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MBC ‘느낌표’‘일요일 일요일 밤에’‘전파견문록’,SBS ‘청춘 버라이어티 가슴을 열어라’와 ‘뷰티풀 선데이’ 등등 조사는 채널당 4회씩으로 균형을 맞추었다. 그 결과 KBS2가 42.3%인 121건으로 오용사례가 가장 많았다.MBC가 38.1%인 109건,SBS가 19.6%인 56건으로 뒤를 이었다.특히 KBS2는 비속어를 자주 써 언어 예절에 문제가 많았다.‘넌 이제까지 날 미친 놈으로 봤다 이거지?’‘놀구들 있네’‘어우 열받네 이거’ 등 사석에서도 민망할 법한 대화가 거리낌없이 오갔다.KBS2는 ‘외국어 남용’에서도 전체 56건 가운데 26건을 차지했다.‘렛츠 고우 체인지스 업 히 비 고우’‘지금 타임적으로 신정환 씨가 끌려 들어갈 타임이 됐는데 지금 타이밍이 아주 딱 좋거든’‘Dream Team in USA’ 등이 주요 사례로 꼽혔다.MBC는 ‘맞춤법에 어긋난 자막’이 많아 전체 92건 가운데 52건이나 됐다.‘너 일줄(너일 줄)’‘화이팅(파이팅)’‘마찬가지에요(마찬가지예요)’‘허준이요(허준이오)’ 등이다. SBS는 전체 오용 사례가 KBS2나 MBC 같은 공영방송 보다 적어 눈길을 끌었으나 외국어 남용은 심했다.‘활력 업 댄스’‘세러데이 이브닝 링 오브 메모리’‘느끼 웨이브댄스’‘느끼 가이’‘해피하고 서프라이즈한 프로젝트’ 등이 지적됐다. 이밖에 ‘날라갔다고(날아갔다고)’,‘놀랬어요(놀랐어요)’,‘쌍까풀(쌍꺼풀) 등 잘못된 발음은 모든 채널에서 자주 나타났다.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은 “인기와 시청률을 이유로 제대로 우리말 교육을 받지 않은 젊은 연예인들을 마구잡이로 출연시킨 방송사에 우리말 오용의 책임이 있다.”면서 “오용이 심한 연예인을 퇴출시킬 수 있을 만큼 우리말 보존에 대한 방송사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한국인 아내·프랑스인 남편 함께 노래한 ‘아리랑’

    최근 대하소설 ‘아리랑’이 프랑스어로 완역된 것은 두가지 면에서 뜻깊다.유럽에서 한국 대하소설이 완역된 것이 처음이란 것과 세계 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에서 한·일 관계의 진실을 알릴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주인공은 7년 동안 휴가 한번 가지 못하고 번역에 매달린 전 파리7대학 교수 조르주 지겔메이어(65)와 한국인 부인 변정원(53)씨.작가 조정래도 “방대한 분량에다 사투리도 많아 아주 힘든 작업을 꼼꼼히 마쳐 원작을 쓰는 것 못지않은 중요한 일을 했다.”며 사의를 표했다.그들이 묵고 있는 서울 플라자 호텔을 찾아 ‘아리랑’ 번역에 얽힌 얘기와 그들의 삶을 들어보았다. “24년 전 외국인과의 결혼을 고심 끝에 허락하신 어머니가 ‘한국과 프랑스를 위해 좋은 다리가 되라.’고 당부하셨는데 ‘아리랑’ 완역으로 보답한 심정입니다.” 외국인과의 결혼을 마뜩찮게 바라보던 시절,오빠들을 비롯한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할 때 지겔메이어를 만나보고 ‘사람이 진국’이라며 결혼을 허락한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恨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말이 유창한 지겔메이어는 “이 번역으로 36년 동안 나치 탄압 못지않은 수탈을 당했던 한국인의 생활상과 ‘한(恨)’이란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선물로 받은 ‘아리랑’을 보고 감동한 변씨가 번역에 착수한 것은 96년.그해에 조정래씨,해냄출판사와 논의한 뒤 프랑스의 아르마탕 출판사와 계약까지 마쳤다.부인이 1차로 번역하고,남편이 재번역하는 등 부창부수(夫唱婦隨)하면서 7년을 내리 ‘아리랑 곡조’에 젖어 살았다. 이들의 결혼은 소설보다 더 극적이다.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74년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유학길에 오른 변씨는 생면부지의 땅에 도착한 뒤 지겔메이어에게 편지를 보냈다.고교 시절 그에게 불어 그룹과외를 받은 기억을 더듬어 이름만으로 수소문해 주소를 알아낸 것.그러나 지겔메이어는 2년 뒤에야 그 편지를 받았다.편지를 받은 부모가 다른 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느라 주말에만 집에 오는 아들에게 깜빡 잊고 전해주지 못한 것이다. ●과외교사와 학생… 결혼도 극적으로 2년 뒤 서랍에서 편지를 발견한 지겔메이어는 ‘한번 만나자.’고 아주 늦은 답장을 보냈다.이후 1년 정도 연정을 키워오다 지겔메이어의 청혼으로 79년 10월 결혼했다. “66년부터 73년까지 경북 문경에서 사제로 활동하며 받은 한국 이미지가 너무 좋아 프랑스 여성과는 살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정원은 호기심 많고 매사에 열심이어서 한 여성이 아니라 ‘한국 이미지’와 겹쳐 보였습니다.”(지겔메이어) “서양이 오히려 배워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마음에 들었어요.특히 ‘한국은 가톨릭의 가르침 없어도 인간답게 잘 살고 있다.’고 평가하는 겸손하고 순박한 모습에 감동받았죠.”(변정원) 지겔메이어의 한국 생활 7년은 삶의 전환기였다.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모습은 신에 귀의한 자신의 선택을 흔들었다.그는 귀국한 뒤 사제생활을 접고 속세로 돌아왔다.한국을 더 배우고자 파리7대학에서 ‘일본 강점기 시대의 한국 경제사’를 주제로 박사과정(DEA) 학위를 받고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그는 당시 경험한 인상적인 일화를 들려주었다. “수업시간에 백제시대 과학자·기술자가 일본에 건너가 문물을 전했다고 강의하자 일본인 학생 몇명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어요.일본이 침략했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그들이 받은 교육과 정반대여서 그랬나봐요.” 이런 기억이 있는 그에게 ‘아리랑’은 한·일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깨달음을 주었다.“신라시대 불교부터 6·25까지 공부한 그였지만 일제 강점기는 빠져 있었다.”는 그는 “작품을 읽은 뒤 일본의 만행이 나치보다 더 심했다는 걸 알았다.”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일본이 먼저 사과하고 한국이 받아들여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아리랑’에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잊어서는 안될 민족의 상처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는 ‘아리랑’의 또 하나의 미덕은 한민족의 특성과 개성을 잘 그려냈다는 것이다.“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동화되어 사는 모습,비록 못살더라도 이웃과 궂은 일을 함께하는 정겨움 등은 서양인이 배울 점”이라고 평가했다.소나무를 이용하는 세시풍속에 대한 것만 2쪽이나 나올 정도로 한국 농경문화를 풍부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한국인들 소중한 전통 쉽게 잊는 듯 이래저래 이들 부부의 ‘한국 사랑’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지난 2000년 2월 영화감독 변영주의 ‘낮은 목소리’가 파리의 ‘시테 유니베르시테르(국제대학생기숙사촌)’ 등에서 상영될 때는 프랑스어 자막을 무료로 번역해주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30여년 전 한국의 모습을 잘 아는 벽안의 이방인이 현대의 한국에 던진 메시지는 얼굴을 확 달아오르게 했다.“한국 문화가 너무 빨리 바뀐다.바뀌는 건 좋은데 머리에 물들이기 등 서양문화의 겉모습만 흉내내는 것 같다.그러면서 소중한 전통문화를 너무 쉽게 망각하는 건 아닌지….또 하나의 의문은 친일파 문제다.한국은,프랑스에서 나치 협력자에게 ‘반인류범죄’를 적용해 엄벌에 처한 것처럼 왜 친일파를 응징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글·사진 이종수기자 vielee@
  • ‘매트릭스2’ 복제본 무차별 살포

    “이건 ‘배포’가 아니라 ‘살포’ 수준입니다.” 전편보다 더욱 현란한 특수효과와 풍부한 캐릭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매트릭스 2-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가 국내에 개봉도 되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불법 복제본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 ●와레즈사이트·사이버폴더 통해 유통 ‘매트릭스 2’는 온라인에서 볼 사람은 이미 다 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네티즌끼리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와레즈사이트와 사이버폴더,메신저 등을 통해 무료 ‘살포’가 이뤄졌다.제작사와 국내 직배사는 “해도 너무 한다.”며 자체 단속에 나섰고,법적 대응까지 강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한 극장에서 마련된 시사회장에는 제작사측이 복제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큰 가방의 반입을 금지하는 등 철통 같은 보안을 펼쳤지만 네티즌의 ‘극성’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국 직배를 맡은 워너브러더스코리아측은 “자료가 퍼지는 속도가 워낙 빨라 당황스럽다.”면서 “미국,일본에도 ‘캠 버전(캠코더 복사본)’ 등의 복제본이 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한국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측은 국내 영화사상 최다기록이자 전체 상영관의 40% 수준인 전국 320개 스크린을 잡아놓는 상황이어서 비상이 걸렸다. ●CD 3장 분량 고화질… 자막번역 탁월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복제 버전은 파일용량과 코딩(Cording)된 형식별로 모두 4종류.지난 15일부터 네티즌 사이에 나돌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조잡한 화질의 ‘캠 버전’이 공유됐지만 해외 개봉 이후에는 한글자막까지 입혀진 CD 3장 분량의 고화질 파일까지 등장했다. 영어에 능통한 네티즌의 자원봉사(?)로 자막의 번역내용도 거의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배·제작사 “불법배포 계속땐 법대응” 급기야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남윤숙 마케팅부장은 “일부 사이트에 경고문을 보내고 있다.”면서 “3차례 삭제요청을 한 뒤에도 계속 불법배포가 이뤄지면 곧바로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이를 위해 불법 유통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인터넷 전담팀을 가동하고,미국영화수출업협회 한국지사측과도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 회사측은 얼마전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개봉 당시에도 인터넷 복제본 때문에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대부분 회원 무료공유… 법적용 곤란” 하지만 일각에서는 워낙 많은 자료가 돌아다니고 있고 실제 유통자들이 네티즌 개인이기 때문에 ‘처벌은 어렵지 않느냐.’라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한 사이트 운영자는 “대부분 회원간 공유 형식으로 오가는 것일 뿐 돈을 받고 유통되는 건 아니다.”면서 “온라인에서 네티즌간 자료를 나눠 보는 것에 법적 잣대를 들이민다면 국내 네티즌 중 범법자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남북관계 해법찾기 부심 / 靑 ‘평양 파행’ 여론동향 민감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5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 첫날 회의가 북측의 위협 발언으로 5시간째 중단됐던 20일 밤 8시.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고위관계자가 남북관계 관련 부처에 전화를 걸었다. “YTN 화면에 ‘핵 문제 해결돼야 쌀 지원’이라는 자막뉴스가 계속 나오는데 사실과 다르니 방송사에 전화해 바꿔달라고 요청하라.”는 내용이었다.쌀 지원은 핵 문제와 관계없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기 때문에 자막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것이다.정부는 5차 경추위가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가에 대해 무척 민감하다.정부 한 관계자는 “이번 회담의 성패는 국내여론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정부 당국자들은 21일 북한의 ‘헤아릴 수 없는 재난’ 발언에 대한 국내 언론 보도내용을 면밀히 검토하며 여론 흐름 파악에 신경을 곧추세웠다. 이번 회담은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이 북핵 위협이 계속될 경우 ‘추가적 조치’를 검토하고,경협을 핵 문제 진행을 봐가며 결정하기로 합의한 이후 처음 열리는 남북간 공식 대화이다. 따라서 정부는 북측에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북한이 오해도 할 필요 없지만,공동성명의 메시지도 간과하지 말 것”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또 북한이 요청한 쌀 40만∼50만t도 북측의 태도를 고려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국내 여론과 미국의 반응을 의식,아예 쌀을 기존의 차관형식이 아닌 인도적 차원으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그러나 북측의 위협 발언 때문에 회담의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우리 국민이 납득할 정도의 조치를 북측이 취하지 않으면 협상이 순조롭게 끝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회담 전례를 볼 때 북측의 강한 불만 표출은 예상했지만,상황이 변한 만큼 우리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상암경기장 공연을 보고/‘투란도트’ 명성 가린 조명탑

    지난 8∼11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오페라 ‘투란도트’를 본 사람은 11만명이 넘는다. 티켓 한장에 50만원을 치른 사람들은 ‘스탠딩 뷔페’를 즐기는 등 특별대접을 받았다.그러나 공연을 손꼽으며 기다렸던 돈없는 음악애호가들에게 투란도트로 가는 길은 멀기만 했다. 지난 8일 기자는 10일 밤 공연의 티켓 한장을 인터넷 판매대행 사이트에서 예약했다.가장 싼 3만원 짜리 일반석이었다.수수료 400원을 더하여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공연 날,중학교 1학년 짜리 딸 아이가 따라나섰다.딸 아이를 위해 한장을 더 구입하기 위해 매표소에 도착해보니 일반석은 모두 팔리고 없었다.판매대행사 직원에게 “일반석을 한 자리 예매했는데,5만원 짜리 C석 두 장으로 바꾸어달라.”고 했다.그는 “환불은 안된다.”고 했다.“더 비싼 좌석으로 교환하는 것이지,환불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지만,소용없었다. ●스탠드 측면서 대형화면 안 보여 다른 공연도 이런 식으로 운영되느냐고 물었더니,그런 건 아니라고 했다.이번 공연을 기획한 회사의 ‘방침’이라는 대답이었다.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획사를 찾아가라.”며 현장 사무실 위치를 대충 가르쳐 주었다. 기자는 “그냥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딸 아이의 손을 잡고,운동장을 반바퀴나 돌았지만,사무실은 찾을 수 없었다.그러다가 주최측 관계자로 보이는 여성이 눈에 띄어 위치를 물어보았다. 그녀는 기자와 딸 아이를 번갈아 훑어보더니,안쪽을 가리키며 “저기에 사무실이 있지만,비표가 없으면 못 들어간다.”며 목에 건 ID카드를 흔들었다.우리 부녀를 공짜표 수소문하러 다니는 불쌍한 ‘중생’으로 여기는 듯했다. 어쩔 수 없이 그동안 ‘투란도트’ 보도 자료를 들고 신문사에 몇차례 찾아왔었고,전화로는 수없이 통화해서 친분이 있는 이 기획사의 홍보담당자가 있는 곳을 물어보았다.그러나 다음 순간 만나기를 포기했다.아차,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청이 아니라,공짜표 청탁으로 받아들이겠지…. 다시 10여분을 걸어 매표 창구로 갔다.이산가족이 될 수는 없는 일이었다.C석 두 장을 샀다.3만400원 짜리 표는 쓰레기통에 넣었다.매표 관계자는 안돼 보였는지 “나중에 기획사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얘기해 보겠다.”며 ‘위로’했다. 좌석을 찾았다.그러나 3층 맨 앞자리에서는 3단 쇠파이프 난간 사이로 무대를 보아야 했다.우리보다 늦게 표를 산 사람들이 시야가 훤한 우리 뒤로 속속 들어와 앉았다.먼저 표를 산 사람에게 좋은 좌석을 배정하는 것은 상식이자,기본이다.주최측은 3만∼5만원 짜리 ‘싸구려’ 자리는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고 표를 판 것이 분명했다. 스탠드의 사이드에서는 조명탑에 가려 무대 양쪽에 설치한 대형화면을 볼 수 없었고,화면에 띄운 자막도 보이지 않았다.이번 공연에서 특히 화려한 조명이 많은 찬사를 받았지만,매회 족히 1만여명은 바로 그 조명탑을 미워했다는 것을 주최측은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먼저 산 관람석의 시야가 더 나빠 공연이 끝난 시각은 10시50분.마을버스를 탔지만 움직일 줄 몰랐다.11시30분 출발하는 막차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한차례 더 일반 버스를 갈아타고 집에 닿으니 1시가 넘었다. 딸 아이는“오페라가 재미 없는 줄 알았는데,볼만했어.”라고 했다.진짜 그랬는지,아빠를 달래려 한 말인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서동철기자 dcsuh@
  • KMTV, 문자메시지 실시간 자막방송

    음악 케이블 KMTV가 시청자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자막방송하는 서비스를 이달들어 시작했다. 기존에 시청자가 휴대전화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무선인터넷으로 메시지를 보내야 했으나,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통 친구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듯 단순한 과정만 거치면 된다. 서비스 프로그램은 월∼토 오후 2시,9시 ‘탱탱 라이브’로 시청자들은 생일축하,사랑고백,신청곡 등 사연을 보낼 수 있다.특정 이동통신회사의 식별번호 없이 2000-243으로 보내면,메시지는 프로그램 화면 아래에 실시간으로 주식시세처럼 나타난다. KMTV는 “젊은이들의 중요한 통신수단인 문자메시지를 방송과 접목시킨 새로운 시도로 시청자들의 참여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독자의 소리/ 일본식 한자어 방송자막 삼가야

    며칠전 TV프로그램에 나온 자막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랐다.진행자들이 전문가에게 검도를 배우면서 볏단을 한칼에 자르는 모습에서 커다란 자막으로 ‘진검승부’라고 내보낸 것이다.‘진검승부’(眞劍勝負=しんけんしょうぶ)란 말은 일본어식 한자어로,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겨루어 이기고 짐을 판가름한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일본의 막부시대에 사무라이들이 벌이던 대결에서 나왔기에 국어사전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또 속뜻을 알고 나면 엄청나게 섬뜩한 의미를 지녀 일반적으로 사용할 단어가 못 된다. 더욱 무서운 것은 미처 그 의미를 이해하지도 못한 채 이런 표현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그 왜곡의 정도가 깊숙이 각인되어 폭력성이나 선정성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많다. 방송 등 언론매체 담당자들은 어휘선택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이런 말이 방송에서 여과 없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우리말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해서가 아닌가 생각한다.만약 이 자막이 적절한 표현이 되려면 대결자 가운데 하나는 죽어야 하기 때문이다.이런 때에는 ‘한판 승부’나 ‘한판 겨루기’ 정도로 표현해야 옳다. 박혁준(인천 부평구 부개1동)
  • [화제의 사이트] 뉴스툰(www.newstoon.net)

    “복잡한 세상의 뉴스를 재미있는 만화로 읽으세요.^)^” ‘만화로 즐기는 열린 세상’을 추구하는 사이트 ‘뉴스툰(www.newstoon.net)'은 주요 일간지와 시사주간지,인터넷신문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만평화가 30여명이 함께 만드는 인터넷 카툰 저널이다.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가 지난 7일 개설한 이 사이트에는 신문 지상에 담지 못했던 예리한 만평과 만화가 주로 실린다. 매일 주요 뉴스를 한 컷의 만평에 담는 ‘데스크 카툰’과 8쪽 분량의 4단 만화로 구성된 ‘베카사의 이판사판’이 특히 인기를 끈다. 네티즌은 1분 30초 분량의 ‘뉴스플래시’에 배꼽을 잡는다.최근 선보인 동영상 만화에는 한 보수 정치인이 양담배를 물고 ‘NO War’를 외치다 ‘금연합시다.’라는 자막에 머쓱해하는 표정이 담겼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특별인터뷰’는 시공간을 초월해 ‘뉴스가치’가 있는 인물과 대담을 나누는 코너다. 최근에는 조선시대 ‘광해군’과 가상으로 인터뷰를 해 ‘정녕 자주정부는 꿈이란 말인가.’라는 주제의 그림을 선보였다. 미국의이라크 침공을 지지하고 국군 파병을 결정한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꼬집은 것으로 네티즌의 호응을 얻었다. ‘뉴스툰’은 대안언론답게 네티즌 독자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하고 있다.‘기자회원’으로 가입하면 누구나 직접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또 아마추어 만화작가들은 날카로운 만평을 직접 그려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뉴스툰’의 최민 편집인은 “만화가 단순히 웃음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건강한 비판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면서 “이를 위해 쏟아지는 뉴스를 시대정신을 담은 날카로운 시각으로 해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anne02@
  • 수화·자막방송 확대 ‘소걸음’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관계당국도 장애인들이 TV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서두르고 있지만, 장애인의 편의를 높이려는 방송사들의 노력은 아직도 소걸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KBS는 1TV에 한정되었던 자막방송을 2TV로 확대하기로 해 그래도 공영방송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자막이 들어가는 프로그램도 ‘월·화드라마’‘주말 연속극’‘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개그 콘서트’ 등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들이다. 또 1TV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는 24일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방송(DVS)을 KBS에선 처음 실시한다.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변화들이다. 그러나 K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4사의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아직도 미약한 편이다. 전체 프로그램의 20% 정도만 자막을 넣고,수화는 4사를 모두 합쳐 1주일 동안 200여분에 불과하다.DVS 서비스도 MBC의 ‘6㎜의 세상속으로’가 유일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그동안 장애인복지법에 규정된 대로 오후 7시에서 10시 사이의 모든 프로그램에 자막방송과 수화방송을 해달라고 당국과 방송위원회,방송사에 끊임없이 요청해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방송을 대폭 확대할 것을 최근 방송위에 건의했고,결국 17일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상파뿐 아니라 케이블 및 위성TV도 장애인 방송에 참여해야 하고,자막·수화방송과 DVS를 크게 늘려야 한다. DVS를 본격화하는 데 따른 문제점도 있다.음성다중 수신이 가능한 TV나,음성채널이 부가된 전용 수신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한국시각장애인협회 등은 “방송위원회가 후원하여 DVS수신기를 보급하고 있지만 아직은 갖고 있는 장애인이 많지 않다.”며 각계의 지원과 관심을 호소했다. 한편 방송4사는 장애인의 날 특집방송을 내보내지만, 모두 단발성 이벤트다.KBS와 MBC,SBS,EBS 각각 2∼3개의 특집을 마련하고 SBS는 2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ARS모금 캠페인도 벌인다. 채수범기자 lokavid@
  • 무너진 후세인 / 아랍언론 “이라크인들 기가 막혀”

    이라크에 동정적 시선을 보내온 아랍 언론들은 바그다드 함락에 기뻐하는 이라크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믿을 수 없다며 허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의 마헤르 압둘라 기자는 9일 “오늘 벌어진 이런 기상천외한 광경은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못한 일”이라며 “아무도 이 일은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며 누군가에게 이 사실을 전해들었다면 나는 분명 그 말을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미국을 지지해 아랍권의 거센 비난을 받았던 쿠웨이트의 한 방송 진행자도 “바그다드에 진격한 미·영 연합군에 보낸 이라크인들의 감사와 환호는 후세인을 지지했던 아랍권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TV의 한 앵커는 이날 저녁 방송에서 ‘우리는 여러분과 이라크 국민들이 전쟁없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자막을 더이상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배신감을 드러냈다.레바논의 알 하얏 LBC 위성방송은 인간방패를 자원했던 한 영국 여성을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했다.그녀는 후세인 정권이 이토록 빨리 붕괴한 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으며 이라크는 연합군이 도착하기 전까지 자유로웠다고 말했다. 또 이집트의 알 곰후리아 신문은 10일자 초판에서 “사담은 이라크와 아랍인들을 기만했으며 바그다드는 수초만에 무너졌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한편 이란의 보수 언론들은 바그다드가 너무나도 쉽게 연합군에 넘어가자 ‘의심스러운 함락’이라며 사담 후세인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간의 뒷거래를 의심하기도 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빌 게이츠 피살” 오보소동

    빌 게이츠가 로스앤젤레스 파티장에서 총을 두 차례 맞고 죽었다는 소문이 퍼져 MBC,SBS,YTN 등이 일제히 보도했으나 오보로 밝혀졌다. MBC는 4일 오전 9시38분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 피살’이라는 자막과 함께 “빌 게이츠가 피살됐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습니다.”라는 아나운서의 멘트를 내보냈다.53분쯤 ‘빌 게이츠 사망설 사실 무근’이라는 자막을 방송한 뒤 58분에 사과 멘트를 방송했다. SBS는 9시47분 자막으로 피살설을 보도했고 5분 뒤 정정 및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YTN도 9시45분 ‘빌게이츠 MS 회장 피살설’이라는 자막을 방송했다가 58분에 “시청자 여러분께 혼선을 빚은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이들 방송사 및 오마이뉴스 등 일부 인터넷 매체가 인용해 보도한 CNN뉴스 사이트(http://cgrom.com/news/law/gatesmurder/index.shtml)는 CNN뉴스 사이트를 가장한 허위 사이트로 밝혀졌다. 한편 이번 오보 소동은 중국 언론사들의 인터넷판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일보사 인터넷판은 지난달 29일 “미국의 CNN 인터넷판이 28일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이 한 자선모임에 참석하던 중 피살됐다.’는 잘못된 뉴스를 내보냈다.”면서 “이 내용은 지난해 4월1일 만우절의 허위 보도였는데 무슨 연유인지 CNN이 실수를 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곧 중국의 주요 인터넷 매체들이 미국의 CNN을 비웃으려다 오히려 가짜에 속은 것임이 드러났다. ‘빌 게이츠 피살설’로 주식시장도 한때 크게 출렁거렸다.4일 종합지수는 약보합으로 출발했으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피살설로 8.54포인트 떨어진 536.70까지 급락했다.이어 피살설이 오보로 확인되면서 오전 9시52분 4.86포인트 떨어진 540.38로 복귀한 뒤 오후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소연 윤창수기자 purple@
  • 앨런 파커 감독의 ‘데이비드 게일’ 사형제에 대한 항변

    스릴러라는 장르에 정치적 메시지를 온전히 담기 위해서는 특별한 솜씨가 필요하다.‘미드나잇 익스프레스’‘버디’‘페임’ 등의 대표작을 자랑하는 앨런 파커(59) 감독이,모처럼 내놓은 신작에서 그 솜씨를 유감없이 펼쳤다.올해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된 덕에 국내팬들이 한껏 기대를 품고 있을 ‘데이비드 게일’(The Life of David Gale·21일 개봉).한 사형수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 사형제도의 불합리성을 웅변하는 영화는,논픽션으로 착각할 만큼 현실감각이 뛰어나다. 제목은 사형수 주인공인 케빈 스페이시의 극중 이름.강간살인범 게일은 사형을 며칠 앞두고 잡지사 여기자 빗시(케이트 윈슬렛)에게 독점 인터뷰를 자청한다.빗시와 사흘동안 면회를 하면서 게일은 자신이 살인범으로 몰린 사연을 들려준다.처음엔 반신반의하던 빗시는 점점 게일이 억울하게 음모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감지한다.하지만 사형까지 남은 시간은 단 사흘뿐. 영화는 두사람의 인터뷰 얼개를 빌려 게일이 사형을 선고받기까지의 과정을 재구성해 보여준다.죽음을 앞둔 한 인간의절박한 이야기는 시작부터 담담한 회고담 형식과는 거리가 멀다.매사에 자신감 넘치는 젊은 철학교수 게일은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 ‘데스워치’의 맹렬회원.그런데 귀찮게 쫓아다니던 여학생의 유혹에 넘어가는 바람에 인생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꼬인다.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풀려나지만 학자로서의 명성과 가족을 송두리째 잃고 만다. 사형제도 반대론자인 감독은 자신의 ‘정치적’노선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대한 오락성을 살리려 했다.스릴러 장르를 빌린 것도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오락적 장치를 대입하려는 복안인 셈.예기치 못한 불행에 허우적대는 한 남자의 삶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던 영화는,아들이 보고 싶어 아내에게 매달리는 부정(父情)을 부각시켜 어느새 스크린을 달궈놓기도 한다. 게일에게 동정이 쏠리기 시작하는 건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게일이 유일한 의지처이자 데스워치의 여자 동료인 콘스탄스(로라 리니)를 강간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즈음이다.누군가의 음모에 억울하게 휘말렸다고 확신한 빗시는 분초를 다투며 단서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재기하려 몸부림치던 게일이 끝내 사형수로 몰릴 수밖에 없었던 ‘진실’은 종결 자막이 올라가기 직전 몇차례 반전을 거듭하며 깜짝쇼처럼 껍질을 벗는다.복선과 반전으로 실화인양 아귀를 맞춰가는 시나리오가 놀랍도록 규모있다. 반전을 귀띔할 힌트.드라마는,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사람들의 음모와 배신에 관한 후일담이라는 것.시시각각 타락해가는 인간성을 투사해낸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다.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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