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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 1억1196만원 서울시장 연봉 인구 더 많은 경기도지사에 밀리나

    지방자치단체장의 보수가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나 행정 수요에 따라 차등화된다. 이에 따라 장관급과 차관급으로 분리된 17개 시도지사의 연봉 체계도 개선된다. 스스로 ‘지방자치론자’라고 밝히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26일 “지자체장을 보수에 따라 계급을 만들어 구분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기본급 기준을 두되 수당이나 직무보조비를 일정 범위에서 지자체별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연봉 체계의 개편 의사를 밝혔다. 또 안행부가 제시한 인건비 기준 안에서 지자체가 정원을 자유롭게 관리하고 인건비의 1~3%를 재정 여건에 따라 자율 운영하는 ‘기준인건비제’가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현재 지자체장은 총액이 사전에 정해지는 ‘고정급적 연봉제’로, 서울시장의 연봉이 1억 1196만원으로 가장 높다. 광역시장과 도지사, 교육감,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억 873만원으로 이보다 낮다.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장관급 급여를 받는 서울시장의 ‘특혜’는 1962년 ‘서울특별시 행정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서울시만 국무총리 직속으로 지위가 승격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경기도 인구가 서울시를 앞지르는 등 지자체의 규모가 변하면서 경기지사가 국무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따라 안행부는 지자체장의 보수를 재정 자립도나 행정 수요에 따라 차등화하기로 했다. 안행부 구상대로 개선되면 서울시장의 연봉은 낮아지고 다른 광역단체장의 연봉은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장은 장관급, 도지사는 차관급, 시장·군수·구청장은 해당 지자체 부단체장의 직급보다 한 급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지자체장 보수 개편, 기준 잘 세워 신중히 해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어제 “지자체의 행정수요와 재정력에 맞춰서 지자체장의 보수를 탄력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17개 시·도지사의 경우 서울특별시장은 장관급, 시·도지사는 차관급 보수를 받으며 시장·군수·구청장은 인구 수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눠 동일하게 받고 있다. 안행부는 앞으로 지자체장의 이런 동일한 보수체계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사실 지자체장이 자율적인 역량을 갖고 행정을 펼치도록 하고, 그 성과에 따라 연봉을 달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현행 보수체계도 인구 수나 각 지자체의 위상 등을 감안한 만큼 현행 체계의 취지도 살리면서 보완하는 식으로 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히려 부작용 등 논란만 일으킬 수 있다. 유 장관이 이번에 지자체장의 보수 체계에 손을 대겠다고 나선 이유 중 하나는 각 지자체 간의 서열화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지자체장의 경우 모두 선거를 통해 뽑힌 선출직인데 유독 서울시장만 장관급이고 나머지는 차관급으로 계급이 나뉘어지는 것이 과연 옳으냐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실제 그동안 일부 지자체장들은 “국회의원·장관도 지냈는데 왜 차관급이냐”, “서울시장만 장관급인 이유가 뭐냐”는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광역단체장의 연봉 체계를 바꾸는 일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현재의 서열화·계급화를 없애려면 서울시장과 다른 광역단체장 등의 연봉을 어느 한쪽 기준으로 맞추어야 한다. 만일 다른 광역단체장의 연봉을 서울시장과 맞출 경우 이들의 연봉과 연동돼 있는 각 시·도 교육감과 부단체장들의 연봉도 줄줄이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가 재정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각 지자체의 재정여건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안도 있긴 하다. 이 경우 재정 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장이 결국 제일 높은 연봉을 받고, 자립도가 가장 낮은 전남지사는 가장 적은 연봉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면 지자체별 빈부의 서열화가 매겨져 외려 지금보다 더 큰 논란이 생길 수 있다. 까닭에 현행 보수 체계를 크게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게 옳다고 본다. 기본급 등을 똑같이 주되 수당 등 알파 부문에서 지자체장의 성과나 재정자립도 등을 감안해 주는 것이다. 안행부는 아직 구체적 보수체계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디 이런저런 장단점을 잘 살펴 정교하게 기준을 만들어 신중하게 추진하길 바란다.
  • 서울 시내엔 수력발전소가 ㅁㅁ

    서울 시내에 수력발전소가 있다? 정답은 ‘그렇다’다. 수력발전이라면 엄청난 규모의 댐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물의 낙차만 있으면 수력발전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작은 규모의 수력발전이란 의미에서 소수력발전이라고 불린다. 환경파괴와 주민 갈등 소지를 품고 있는 대규모 발전사업에 대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서울시는 21일 수돗물 공급관로에서 생기는 물의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발전소를 국내 처음으로 만들어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설치된 곳은 노량진배수지다. 지대가 높은 암사아리수정수센터에서 하루 평균 30만t의 물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물을 받는 노량진배수지와의 고도 차이가 24m에 이른다는 점을 이용했다. 남원준 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기존 시설을 별다른 환경영향 없이 재활용해 전기를 생산해 낸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방식”이라면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수력발전소는 수차 3대를 이용, 연간 286㎿ 정도의 발전량으로 설계됐다. 466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한국전력을 통해 판매, 연 3억 3000만원의 수익을 안겨 줄 예정이다. 시는 이 시설을 시민에게도 공개할 방침이다. 친환경에너지 홍보와 교육을 위해서다. 수량이 많고 낙차가 큰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북악터널배수지, 삼성배수지 등에도 소수력발전소 건설을 검토한다. 소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인 햇빛발전소 건립도 시민펀드 형식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민 나눔 햇빛발전소’라는 이름이 붙은 이 프로젝트는 300가구가 쓸 수 있는 1㎿ 용량의 햇빛발전소 건설비 26억원을 시민참여펀드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펀드이니만큼 발전소 운영에 따른 수익금은 투자자들에게 배분되는데 ‘나눔’이란 명칭이 붙은 데서 짐작할 수 있듯 수익금은 에너지 복지를 위해 기부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펀드는 일반투자형, 수익금기부형, 원금·수익금기부형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될 예정이다. 1인당 투자액은 10만~240만원 규모다. 부지가 정해지면 오는 4월 중 공모, 6월 중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쓰레기장에 생태연못이… 환경·문화 솟는 ‘자원왕국’

    쓰레기장에 생태연못이… 환경·문화 솟는 ‘자원왕국’

    “자원순환센터는 님비 시설에 대해 자치구가 어떻게 고민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성공 사례입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해마다 이맘때 성산대교 남단의 양화동 자원순환센터에서 확대 간부 회의를 연다. 올해도 어김없었다. 센터를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조 구청장은 20일 혐오시설을 친환경 주민 휴식공간으로 바꿔 님비 현상을 극복한 구정 혁신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원래 부천시에서 취수장으로 쓰던 곳이다. 1999년부터 가동이 중단돼 흉물로 남았던 취수장을 넘겨받아 2009년부터 재활용 및 음식물 쓰레기 적환장으로 사용했다. 하루 293t, 연간 9만t이나 처리할 정도로 큰 역할을 했지만 시설은 낡고 위생 상태는 열악했다. 악취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 주민 민원이 잇따르기도 했다. 적환장이 변화를 꾀한 것은 민선 5기 들어서다. 조 구청장은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부득이한 시설이라면 환경과 어우러지고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만드는 등 상생 방법을 찾고자 했다”고 돌이켰다. 2010년 이름을 자원순환센터로 바꾸고 친환경 리모델링 공사를 벌였다. 우선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고치고 음식물 쓰레기에는 탈취제를 뿌리는 한편, 저장 없이 즉시 분류해 출고시켜 악취를 줄였다. 이듬해에는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 휴게실, 체력단련장, 식당, 샤워실을 만들었다. 작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휴식을 취하던 환경미화원 300여명을 위해서다. 2012년엔 책 2000권을 기증 받아 북카페를 만들었다. 커다란 도심형 텃밭과 함께 동물 사육장, 생태연못, 정자 등 편의 시설도 세웠다. 이젠 주말이면 텃밭을 가꾸려는 주민들로 북적인다. 견학 온 어린이집·유치원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 교실을 만들기도 했다. 센터가 자연학습장, 놀이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자활보호작업장을 마련해 장애인과 노숙인의 자립도 도왔다. 변신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39억원을 들여 재활용 선별장을 새로 꾸미기 시작했다. 지상에는 대강당과 재활용 견학장, 전시홀을 곁들이고 지하엔 탁구대를 들여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로 꾸민다. 다음 달 준공하면 선별한 재활용품 판매로 연간 9억여원의 수익을 올리는 한편, 주민 2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조 구청장은 내다봤다. “현장을 중시하고 소통으로 인식의 전환만 이뤄내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아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내란음모’ 이석기 법원 판결 요지 들여다보니…

    ‘내란음모’ 이석기 법원 판결 요지 들여다보니…

    이석기 1심 선고 판결 요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에 입각하여 남한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지하혁명조직 ‘RO’의 구성원으로 비밀리에 활동해 왔음. ‘RO’의 조직원들은 주체사상과 ‘수령론’을 내면화함으로써 일사불란한 지휘통솔체계를 구축하고 정당, 대중조직, 나아가 국회에까지 침투하여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며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해 왔음. ’RO’의 총책인 피고인 이석기는 북한이 2013년 3월5일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자 ‘전쟁상황’, 즉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임박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조직원들에게 ‘전쟁대비 3대 지침’을 하달한 후 ‘세포결의대회’를 개최하여 결의를 강화하도록 한 다음 2013년 5월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강당’에 조직원 130여 명을 집결시켰음. 피고인 이석기는 현 정세는 ‘전쟁상황’이자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전복할 ‘강력한 혁명적 계기’라고 강조하고 ‘정치·군사적 준비’방안에 대해 토론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나머지 피고인들을 비롯한 130여 명의 조직원들은 주요 국가기간시설 파악과 타격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뒤 그 내용을 조직원 전체에게 발표함. 이어 피고인 이석기는 필승의 신념을 가지고 물질·기술적 준비를 철저히 하여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일제히 폭동에 나설 것을 지시함. 또한 피고인 김홍열은 피고인 이석기와의 사전 교감 하에 회합 전반의 사회를 맡아 진행하면서 ‘통일혁명’을 완수하자고 주장함. 이로써 피고인 이석기, 김홍열은 공모하여 130여 명의 ‘RO’조직원을 상대로 내란의 죄를 범할 것을 선동하고 피고인들은 ‘RO’조직원들과 함께 전쟁상황에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전복하기 위해 ‘RO’상부의 명령이 하달되면 지체 없이 각 권역에서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전국다발적인 폭동에 이를 것을 통모함으로써 내란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음모함. 또한 피고인들은 이와 같이 폭동을 모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선군정치와 미사일·핵무기 개발을 옹호하며, 북한 대남혁명론에 따른 폭동을 위한 방안을 논의·발표하는 등 반국가단체인 북한 또는 그 구성원 등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함. ◇소결론 ▶내란의 주체로서의 ‘RO’의 존재 여부 이OO이 진술하는 지하혁명조직 RO, 즉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대한민국의 정권이 미제에 예속된 파쇼권력이라는 인식하에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그 체제를 변혁하여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한 후 최종적으로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수령관에 기초한 지휘통솔체계를 갖추고 조직 보위를 위해 철저한 보안수칙에 의거하여 활동하는 비밀결사의 존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고, 피고인 홍순석, 한동근과 이OO의 소모임은 위 조직의 하부단위인 세포의 모임이며 피고인들의 2013년 5월10일 및 12일 회합은 RO의 조직원들의 회합이라고 할 것임. 나아가 피고인 이석기가 회합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낸 명령과 지시조의 발언, 130여명의 참석자들 앞에서 자신의 불쾌감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모습, 자신이 지정하는 방향에 즉시 따를 것을 강하게 촉구하고 청중의 의사를 확인하는 태도, 이에 상응하는 피고인 김홍열의 발언과 참석자들의 반응, 압수물의 내용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 이석기가 위 조직의 총책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이상호가 권역별 토론을 장악하는 모습과 피고인 김홍열이 토론의 방향을 유도하고 결의를 북돋우는 등 사전계획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피고인 홍순석 역시 상당한 기간 동안 위 조직의 기본단위인 세포의 지휘성원으로 활동하면서 하부조직원들을 장악하고 이들을 지도·교양해 온 점, 피고인 조양원, 김근래로부터 위 조직의 활동과정에서 하부 조직원이 작성하여 상부 조직원에게 제출하는 총화서로 보이는 상당히 많은 문건들이 압수된 정황 등에 비추어 이들이 위 조직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함. 피고인들을 비롯한 위 회합의 참석자들 130여 명은 모두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철저한 보안수칙과 지위통솔체계에 의거하여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는 RO의 구성원들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들을 형법 제87조가 정하고 있는 내란의 주체로서 조직화된 다수인의 결합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음. ▶국헌문란의 목적 피고인들은 주체사상과 계급투쟁론에 입각한 혁명관에 기초하여 민족사적 정통성을 북한에 두는 한편,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남한사회의 변혁을 목적으로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고 있던 중 남북의 군사적 갈등국면이 고조되기에 이르자 전시 또는 이에 임박한 시기의 후방교란 활동을 통해 무력에 의한 대한민국의 체제 전복과 헌정질서 파괴를 꾀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됨.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는 정도의 폭동인지 여부 피고인 이석기가 현 정세를 전쟁발발에 상당히 임박한 시기로 인식하고 이에 동조하는 피고인 김홍열의 발언, 이어진 권역별 토론과 발표에서 전시를 전제로 논의된 내용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은 위 회합 당시 전쟁발발 시 또는 적어도 이에 임박한 시기를 논의의 전제로 삼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이석기가 “남북의 자주역량”을 결집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최종 결전을 하여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곧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 공산집단의 군사력에 적극 협조하여 전시 또는 이에 임박한 시기의 후방교란 활동을 꾀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함. 피고인들이 회합에서 목표로 삼은 것은 적어도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전국적인 범위에서 국가기간시설 또는 주요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활동으로 그러한 공격이 조직 차원에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아래 실행될 것을 예정하고 있으며 그 임무수행에 생사를 걸어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바, 이들이 목적한 활동은 곧 다수인이 결합하여 폭행, 협박하는 것으로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함. 나아가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폭동을 북한과의 전쟁발발 시 또는 이에 근접한 시기에 북한의 대남공격에 동조하여 실행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바, 이는 직접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기능에 장애를 가져오고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한편 북한에는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게 될 것이 분명하고,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의 전쟁수행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므로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에 그대로 부합하는 내용의 폭동으로서 서로 목적수단 관계에 있다고 할 것임. ▶일반적, 추상적 합의를 넘는 내란모의에 해당하는지 여부 5·12 회합에서 총책의 전체강연과 간부의 토론주도 및 발표, 이어 총책의 집단적인 결의 재확인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130여 명의 조직원들에게 내란 실행의 불가피성을 납득시키기 위한 과정이자 집단적 일체감에 의해 범행결의를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란실행의 모의라고 보기에 충분하고,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과정에 각자의 역할에 따라 직접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음. 그와 같은 합의는 단순한 추상적, 일반적 합의의 정도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특정한 범죄의 실행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것이 명백히 인식될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피고인들 사이에 내란실행의 합의가 있었다고 할 것임. ▶위험성 및 실현 가능성 피고인들을 비롯한 2013년 5월12일 회합의 참석자들은 RO의 조직원들로서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에 의한 사상적 기초 하에 남한사회의 혁명을 목적으로 지속적인 주체사상 학습과 조직활동으로 사상적 일체감을 다져오면서 이를 바탕으로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다가오면 수의 지시에 따라 언제든지 폭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함. 또한 RO의 지휘부는 2013년 3월 초경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기에 이르자 당면한 정세가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근접하였다고 판단하고 주요시설에 대한 정보수집의 지침과 혁명적 결의를 위한 결의대회의 지침을 하달하면서 폭력혁명을 준비해 오다가 같은 해 5월 초경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임박하였다고 판단하고 130여 명의 조직원들에게 내란 실행의 불가피성을 납득시키고 폭동의 준비를 더욱 구체화·다각화시키기 위해 이들을 규합하였다고 봄이 상당함. 위 회합은 이와 같은 조직 상부의 주도면밀한 계획에 의해 조직원 130여 명에게 현 정세가 혁명적 계기임을 납득시키고 즉각적인 준비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자리였으며 이들이 논의한 기간시설 파괴 등 테러 행위는 소수의 인원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당시의 남북관계에 조성된 군사적 대립국면의 정도와 상부의 지침을 철저히 관철하는 조직의 성격에 비춰 보면 비록 위 회합에서 폭동의 세부적인 계획에까지 이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논의된 폭동의 실현가능성과 그 실질적 위험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함. ◇결론 피고인들은 민족사적 정통성이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에 있다는 인식하에 남한에서 사회주의혁명을 완수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혁명조직 RO를 구성하여 비밀리에 활동하던 중 북한의 대남공격에 따른 전쟁발발 시 또는 이에 근접한 시기를 틈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전복하고자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무장한 적어도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 규합하여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후방교란 활동을 구체적으로 모의하였는바,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폭동을 모의한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할 것임. 비록 그 음모가 계획의 세부에까지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모의에서 드러난 총책의 실행의지와 수령관에 기초한 조직원들의 충실성, 적어도 2개월에 걸친 사전준비와 혁명적 결의의 강화과정, 모의에서 밝혀진 구체적인 폭동의 윤곽 등 증거조사 결과 밝혀진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위험성이 실로 높다고 할 것임. 이후 남북 간의 군사적 위기국면이 완화되어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는 아니하였으나 북한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민족해방의 미명 아래 적화통일의 야욕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오랜 정전협정으로 유지되고 있는 휴전상태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므로 그 내란실행의 합의에 실질적인 위험성이 상당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회합에서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의 실행을 모의함으로써 내란음모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임. 나아가 피고인 이석기, 김홍열의 공모에 의한 내란선동죄도 성립한다고 할 것이며 피고인들의 반국가단체의 활동 찬양·선전·동조에 의한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죄도 인정할 수 있음. ◇개별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1.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한동근의 사상학습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한동근은 제보자와 함께 김일성 회고록, 김정일 선집, 북한 혁명영화, 김정은 연설문 등을 교재로 하여 피고인 홍순석은 6회, 피고인 한동근은 5회에 걸쳐 김일성, 김정일의 지도력을 찬양, 미화하거나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으로 무장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사상학습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그 사상학습의 주요 내용이 주체사상 및 수령론에 입각하여 북한의 3대세습을 정당화하며, 김일성·김정일을 미화하고, 그들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것들이고, 이러한 사상학습 모임을 통해 2013. 3. 13. 경 ‘RO‘의 전쟁대비 3대 지침을 공유하고, 2013. 4. 5. 에는 ’세포결의대회‘를 진행하여 사상을 일치시킨 다음, 이 사건 내란음모에 이르렀는바, 위와 같은 사상학습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행위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2. 피고인 이상호의 강연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상호가 두 차례에 걸쳐 혁명세력간의 연대의식과 동지애 또는 혁명세력의 대중투쟁과 세력확장을 강조하는 강연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보자의 진술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있고, 이에 비추어 보면 이상호의 강연 내용이 김정일 저작집 제9권에 수록된 ‘주체의 혁명관을 튼튼히 세울데 대하여’의 주요 내용에 동조하거나 김일성 저작집 제1권에 수록된 ‘유격구를 해산하고 광활한 지대에로 진출할데 대하여’의 주요 내용을 인용하면서 이루어진 것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3.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이석기, 피고인 조양원, 피고인 김홍열, 피고인 김근래의 각 혁명동지가 제창 등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들이 4차례에 걸친 행사에서 ‘혁명동지가’를 제창하였고, 피고인 이석기는 2012. 8. 10. ‘진실선본 해단식’에서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동조하는 취지의 강연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혁명동지가’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미화하고, 대한민국을 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보면서 반미혁명투쟁을 선동하는 이적성이 있는 노래이고, 위와 같은 ‘혁명동지가’의 제창을 통해 혁명투쟁 의식을 고취시키려고 하였음이 인정된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다만, 재판부는 위 피고인들이 2012. 8. 10. ‘진실선본 해단식’에서 ‘적기가’를 제창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제보자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적기가’는 위 행사 중 경기 북부권역의 촌극 발표자들이 촌극 도중 제창한 것으로, 피고인들이 단순한 촌극의 관람을 넘어 적극적으로 위 적기가의 가창에 동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무죄의 판단을 함.  4. 피고인 이상호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상호가 자신의 주거지에 이적표현물 4건(문건)을 보관하고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랩탑 컴퓨터에 이적성이 있는 혁명가요 6곡을 저장하여 각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 바, 재판부는 위 혁명가요 6곡 중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결과 재생이 되지 않았던 ‘녹슬은 해방구’ 음악파일 소지로 인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이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결과, 위 압수수색에 참여하였던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유죄로 인정하였음.  5. 피고인 홍순석의 이적표현물 소지·반포, 피고인 한동근의 이적표현물 취득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홍순석이 사상학습을 진행하면서 제보자에게 총 7회, 피고인 한동근에게 총 4회에 걸쳐 사상학습의 교재로 사용될 북한혁명영화, 문건 등을 소지하였다가 반포하고, 피고인 한동근은 이를 취득하였다”는 내용인바, 그와 같이 반포·취득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저작집에 수록된 김일성 연설문, 김일성 회고록에 수록된 김일성에 관련된 일화, 김정일 선집에 수록된 김정일 연설문, 김정은 연설문, 김일성을 찬양·미화하는 내용의 북한 혁명영화 등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보자의 증언과 녹음파일, 주고받은 이적표현물이 담긴 USB 등을 근거로 위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 홍순석이 소지한 ‘철학강의. txt’파일에 관하여도 “주체사상을 ’사람중심의 철학‘이라고 설명하면서,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미화하기 위해 작성된 북한원전인 ’주체사상 총서 1~3권‘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그 이적성을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음.  6. 피고인 이석기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석기가 자신의 주거지에 문건 형태의 이적표현물 15건, 북한 혁명영화 CD 9개, DVD 6개, 158건의 북한 원전의 문서파일이 저장된 미니CD 1개, 143건의 문서파일이 저장된 CD 1개 등을 보관하여 이를 소지하고,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에 문건 형태의 이적표현물 2건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이석기가 소지하고 있던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8권)’, ‘주체사상 총서 문서파일(1~10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14권)’,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주체의 혁명적 조직관 문서파일’, ‘주체의 수령관 문서파일’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중 검사가 재생불가를 이유로 증거제출을 철회한 북한 혁명영화 DVD 1개(민족과 운명 ‘최현’편의 일부 저장)에 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하였음.  피고인 이석기는 압수된 문건 중 ‘진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문건은 이적성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① 위 문건에는 ‘한국은 미국에게 군사주권을 통째로 넘겨준 나라’, ‘한국경제는 한국인을 위해 복무하는 자립경제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교두보로 기능하는 한미동맹에 복무하는 경제였고, 한국사회가 한미동맹을 위해 사상의 자유를 봉쇄하며 사상획일화를 강요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와 같은 내용은 대한민국을 미국에 예속된 신식민지로 보고,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에 근거하여 남한사회의 변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그대로 동조하는 내용으로 보이는 점, ② 위 문건에 사용된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말은 김일성이 1945. 10. 3. 평양 로농정치학교 학생들 앞에서 한 강의 및 1945. 10. 13. 각 도당책임일군들 앞에서 한 연설 등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홍순석과 피고인 한동근의 2013. 5. 8. 대화가 녹음된 녹음파일에는 ‘진보적 민주주의의 개념을 찾아나가다 보면 사회주의를 에둘러서 얘기한 측면이 있다(피고인 한동근)’, ‘진보적 민주주의의 어원은 수령님(김일성)께서 건설할 때 우리 사회는 진보적 민주주의 사회여야 한다는 내용의 노작에서 비롯된 것이다(피고인 홍순석)’는 취지의 발언이 녹음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진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문건은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부합하는 이적표현물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힘.  7. 피고인 조양원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조양원이 자신의 신체와 가방에 북한원전 등 문서파일 20건이 저장된 SD카드 1개, 북한원전과 씨앤피그룹 직원들의 총화서 등 문서파일 96건이 저장된 USB 1개를 각 보관하여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조양원이 소지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8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14권)’,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 조양원이 2013. 5. 1. 경 피고인 이석기로부터 강연을 청취하고, 그 청취한 강연을 토대로 총화를 실시하고, 총화보고서를 제작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압수된 총화서 파일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입증에 있어서는 전문증거라고 할 것인바, 작성자가 이 법정에 나와서 그 진정 성립을 인정한 바 없고, 각 총화서 파일에는 영문 이니셜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그 작성자가 누구인지 특정되어 있지도 않으므로, 위 총화서 파일의 존재만으로 그에 기재된 바와 같은 내용의 강연이 있었다거나, 피고인 조양원이 이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무죄를 선고함.  8. 피고인 김근래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김근래가 자신의 주거지에 ‘조선의 력사인물’책자, 총화서가 담긴 플로피디스켓,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기초하여 지하혁명조직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선전·선동하고, 북한의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내용이 수록된 ‘URO‘문건이 저장된 플로피디스켓을 각 보관하고, ’하남평생교육원‘옥상방에 14개 문건 파일이 저장된 외장하드디스크 1개, 북한 영화파일 등이 저장된 USB1개, 95개 문건 파일이 저장된 외장하드디스크 1개를 각 보관하여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 3, 5~8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3, 5~14권)’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다만,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당시 그 파일이 실행되지 않았거나, ‘없음’이라는 내용만 저장되어 있는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2권, 4권 각 문서파일’, ‘김정일 저작집 4권 문서파일’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하였음.  한편,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문서파일 중 북한 원전 소설 ‘벗’에 관하여는, “이 소설은 성악배우인 아내와 선반공인 남편이 이혼의 위기를 겪지만, 이혼 사건을 담당한 판사 정진우의 노력 아래 재결합을 이룬다는 줄거리로 주체사상이나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찬양·미화와 관련된 부분을 찾을 수 없고, 북한의 체제를 미화하기보다 북한의 현실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바, 위 소설을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음. ◇양형이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의 점에 관하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의 규범성을 부인하면서 대한민국의 체제를 전복하고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국헌문란의 목적 아래 지하혁명조직 ‘RO’를 조직하고, 국회ㆍ정당ㆍ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암약하며 결정적 시기를 기다리던 중,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전쟁 위기가 한껏 고조되어 있던 2013. 5. 12. 대담하게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무장폭동을 모의하는 중대한 범죄에 나아갔다”면서 “피고인들은 김일성 주체사상과 북한이 선전하는 대남혁명론의 추종 하에 북한의 대남공격이 임박하였음을 예견하고 그 기회를 틈타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내란을 모의하였는바, 그 위험성이 실로 높다고 하지않을 수 없다. 피고인들은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면서 정당, 대중조직, 나아가 국회에까지 침투하여, 가진 것 없는 민중들을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유혹해 어둠 속에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 왔으며, 혁명의 완수라는 미명 하에 조직원들로 하여금 상부의 지시를 철저히 관철하도록 교육해 왔다. 피고인들은 김일성 저작집, 김일성 회고록, 김정일 저작집, 김정은 연설문, 주체사상 총서, 북한 혁명영화 등 북한원전을 버젓이 소지하고 있거나,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이를 이용해 주체사상 학습을 지도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은 2013. 5. 12. 조직원 130여 명과 한 자리에서 내란을 모의하기에 이르기까지, 세포별 결의대회라는 이름으로 폭력혁명의 결의를 강화하고, 국가의 주요 군사시설과 기반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은 내란 모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였는 바, 그 죄책이 몹시 무겁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이어 피고인들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의 점에 관하여는, “북한은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기도 하나, 우리의 자유민주적 헌법질서와 양립할 수 없는 주체사상, 선군사상을 내세우면서, 3대 세습으로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한편, 잇따른 무력 도발을 감행하는 등 아직 적화통일의 노선을 포기하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의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도 정부나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 내지는 지지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존립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내용까지도 무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국가보안법위반 행위가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의 밑거름이 되고, 조직원들의 혁명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나아가, “이 사건에 제출된 여러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아도 이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의심을 일으키는 사정은 전혀 발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별다른 근거 없이 이 사건이 국가정보원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하여 왔는바, 이는 피고인들에게 보장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진실의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기인한 행위이자 적극적으로 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는 행태라고 봄이 상당하여 가중적 양형요소로 참작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음.  이에 따라 재판부는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2003년경 민혁당 사건으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대한민국과 우리 사회가 베풀어준 두 차례의 관용(2003. 사면, 2005. 복권)에도 불구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주도적으로 내란을 선동하고 음모한 피고인 이석기에게는 ‘징역 12년 및 자격정지 10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 있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조양원, 피고인 김홍열, 피고인 김근래에게는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 있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였으나 그 수행정도가 다른 이들에 비해 소극적이었던 피고인 홍순석에게는 ‘징역 6년 및 자격정지 6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였으나 주요임무수행자는 아닌 피고인 한동근에게는 ‘징역 4년 및 자격정지 4년’에 각 처하기로 하고,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이석기,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일부 이적표현물을 몰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음.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범죄사실 적용법조의 법정형  -내란음모․ 선동(형법 제90조 제1항):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무기, 사형 없음)  -반국가단체 등 활동 찬양․ 선전․ 동조(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14항):7년 이하의 징역(자격정지 병과)  -이적표현물 소지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제1항, 제14조 :7년 이하의 징역(자격정지 병과)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열린세상] 2014 지방선거 이미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2014 지방선거 이미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4 지방선거는 향후 우리나라의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을지 의심스럽지만 오는 6월 4일 치러질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미 시작됐다. 2월 4일 시·도지사와 교육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었고 21일부터는 광역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예비후보자 등록이 가능하다. 자치구와 시의회 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도 당초 이번 달 2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일부 지역의 선거구 조정에 따라 오는 3월 2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3월 23일부터 군수와 군 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들은 대부분 등장한 것이다. 예비 후보자로 등록하면 후보자들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자신을 알리고 유권자와 접촉할 수 있다. 정당의 후보공천은 빠르면 3월 하순부터 늦어도 5월 초순 전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5월 15일과 16일이 후보등록이고 22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는 모두 3823명의 “선출직 공무원”을 선택하게 된다. 만약 선거마다 5명이 출마한다면 전국적으로 2만여명의 후보자가 경쟁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는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물론 교육감 선출방식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고 특별시와 광역시의 기초의회 기능이 광역의회에 통합될 수도 있다. 2월까지 활동시한을 연장한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지방선거제도와 교육감 선임방법 등에 대해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 하순으로 접어든 지금 기존 선거제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시간도 촉박하고 여야 모두 제도를 변경할 마음이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4 지방선거는 기존제도에 따라 치러질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지방선거에는 몇 가지 변경된 제도가 적용된다. 정당의 후보자 추천관련 금품제공 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공무원의 선거관련 범죄의 공소시효가 10년으로 연장되어 적용된다. 전과기록과 과거 공직선거 출마기록 등 후보자 정보공개 범위도 확대된다. 그리고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가 자치구와 시·군의회 의원 지역 선거구별로 순차적으로 바뀌는 순환 배열방식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그렇다면 2014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첫째 정치지형의 변화여부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한 정당 또는 정파가 대선과 총선, 그리고 지방선거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3연승한 사례가 딱 한 번 있었다. 그것은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 그리고 2008년 총선을 승리한 한나라당이다. 지금 새누리당은 이 기록에 다시 도전하는 셈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2012년 양대선거 승리가 2014 지방선거의 승리로 이어지느냐가 쟁점이다. 만약 새누리당이 승리하면 2012년 양대선거로 시작된 한국 정치지형의 재편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치지형 재편은 무엇보다 인구구성의 변화와 관련 있다.고령화 사회의 급진전이다. 2002년 5060세대보다 10% 포인트 내외 많았던 2030세대는 2012년 5060세대보다 3% 포인트 내외 적어졌다. 세대구성의 대(大)역전이다. 나아가 2017년 대선 때는 양 세대의 격차가 2002년과는 정반대의 모습일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고연령 세대중심의 유권자 구성은 향후 ‘보수우위 정치의 지속 가능성’을 의미한다. 둘째, 새누리당의 자립(自立)여부다. 새누리당과 그 전신(前身) 한나라당은 지난 10여년 동안 ‘박근혜 선거’를 통해 승리해 왔다. 그런데 6월 선거 유세장에 박근혜 대통령은 없을 것이다. 새누리당 스스로의 힘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정당의 리더를 키워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셋째, 야권대표의 변경여부다. 민주당과 안당(安黨)은 야권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고 승부는 결국 호남에서 갈릴 것이다. 넷째, 수도권과 충청의 선택이다. 두 지역에서 승리해야 지방선거 승리를 선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 지방선거는 2016총선과 2017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러지는 선거다. 따라서 올해 지방선거는 향후 우리나라 정치의 구성과 운영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지방선거가 한국정치의 새로운 틀을 마무리하는 선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궁금하다.
  •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법원 1심 선고 판결 요지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법원 1심 선고 판결 요지

    이석기 1심 선고 판결 요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에 입각하여 남한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지하혁명조직 ‘RO’의 구성원으로 비밀리에 활동해 왔음. ‘RO’의 조직원들은 주체사상과 ‘수령론’을 내면화함으로써 일사불란한 지휘통솔체계를 구축하고 정당, 대중조직, 나아가 국회에까지 침투하여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며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해 왔음. ’RO’의 총책인 피고인 이석기는 북한이 2013년 3월5일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자 ‘전쟁상황’, 즉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임박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조직원들에게 ‘전쟁대비 3대 지침’을 하달한 후 ‘세포결의대회’를 개최하여 결의를 강화하도록 한 다음 2013년 5월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강당’에 조직원 130여 명을 집결시켰음. 피고인 이석기는 현 정세는 ‘전쟁상황’이자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전복할 ‘강력한 혁명적 계기’라고 강조하고 ‘정치·군사적 준비’방안에 대해 토론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나머지 피고인들을 비롯한 130여 명의 조직원들은 주요 국가기간시설 파악과 타격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뒤 그 내용을 조직원 전체에게 발표함. 이어 피고인 이석기는 필승의 신념을 가지고 물질·기술적 준비를 철저히 하여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일제히 폭동에 나설 것을 지시함. 또한 피고인 김홍열은 피고인 이석기와의 사전 교감 하에 회합 전반의 사회를 맡아 진행하면서 ‘통일혁명’을 완수하자고 주장함. 이로써 피고인 이석기, 김홍열은 공모하여 130여 명의 ‘RO’조직원을 상대로 내란의 죄를 범할 것을 선동하고 피고인들은 ‘RO’조직원들과 함께 전쟁상황에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전복하기 위해 ‘RO’상부의 명령이 하달되면 지체 없이 각 권역에서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전국다발적인 폭동에 이를 것을 통모함으로써 내란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음모함. 또한 피고인들은 이와 같이 폭동을 모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선군정치와 미사일·핵무기 개발을 옹호하며, 북한 대남혁명론에 따른 폭동을 위한 방안을 논의·발표하는 등 반국가단체인 북한 또는 그 구성원 등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함. ◇소결론 ▶내란의 주체로서의 ‘RO’의 존재 여부 이OO이 진술하는 지하혁명조직 RO, 즉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대한민국의 정권이 미제에 예속된 파쇼권력이라는 인식하에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그 체제를 변혁하여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한 후 최종적으로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수령관에 기초한 지휘통솔체계를 갖추고 조직 보위를 위해 철저한 보안수칙에 의거하여 활동하는 비밀결사의 존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고, 피고인 홍순석, 한동근과 이OO의 소모임은 위 조직의 하부단위인 세포의 모임이며 피고인들의 2013년 5월10일 및 12일 회합은 RO의 조직원들의 회합이라고 할 것임. 나아가 피고인 이석기가 회합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낸 명령과 지시조의 발언, 130여명의 참석자들 앞에서 자신의 불쾌감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모습, 자신이 지정하는 방향에 즉시 따를 것을 강하게 촉구하고 청중의 의사를 확인하는 태도, 이에 상응하는 피고인 김홍열의 발언과 참석자들의 반응, 압수물의 내용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 이석기가 위 조직의 총책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이상호가 권역별 토론을 장악하는 모습과 피고인 김홍열이 토론의 방향을 유도하고 결의를 북돋우는 등 사전계획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피고인 홍순석 역시 상당한 기간 동안 위 조직의 기본단위인 세포의 지휘성원으로 활동하면서 하부조직원들을 장악하고 이들을 지도·교양해 온 점, 피고인 조양원, 김근래로부터 위 조직의 활동과정에서 하부 조직원이 작성하여 상부 조직원에게 제출하는 총화서로 보이는 상당히 많은 문건들이 압수된 정황 등에 비추어 이들이 위 조직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함. 피고인들을 비롯한 위 회합의 참석자들 130여 명은 모두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철저한 보안수칙과 지위통솔체계에 의거하여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는 RO의 구성원들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들을 형법 제87조가 정하고 있는 내란의 주체로서 조직화된 다수인의 결합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음. ▶국헌문란의 목적 피고인들은 주체사상과 계급투쟁론에 입각한 혁명관에 기초하여 민족사적 정통성을 북한에 두는 한편,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남한사회의 변혁을 목적으로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고 있던 중 남북의 군사적 갈등국면이 고조되기에 이르자 전시 또는 이에 임박한 시기의 후방교란 활동을 통해 무력에 의한 대한민국의 체제 전복과 헌정질서 파괴를 꾀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됨.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는 정도의 폭동인지 여부 피고인 이석기가 현 정세를 전쟁발발에 상당히 임박한 시기로 인식하고 이에 동조하는 피고인 김홍열의 발언, 이어진 권역별 토론과 발표에서 전시를 전제로 논의된 내용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은 위 회합 당시 전쟁발발 시 또는 적어도 이에 임박한 시기를 논의의 전제로 삼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이석기가 “남북의 자주역량”을 결집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최종 결전을 하여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곧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 공산집단의 군사력에 적극 협조하여 전시 또는 이에 임박한 시기의 후방교란 활동을 꾀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함. 피고인들이 회합에서 목표로 삼은 것은 적어도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전국적인 범위에서 국가기간시설 또는 주요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활동으로 그러한 공격이 조직 차원에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아래 실행될 것을 예정하고 있으며 그 임무수행에 생사를 걸어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바, 이들이 목적한 활동은 곧 다수인이 결합하여 폭행, 협박하는 것으로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함. 나아가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폭동을 북한과의 전쟁발발 시 또는 이에 근접한 시기에 북한의 대남공격에 동조하여 실행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바, 이는 직접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기능에 장애를 가져오고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한편 북한에는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게 될 것이 분명하고,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의 전쟁수행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므로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에 그대로 부합하는 내용의 폭동으로서 서로 목적수단 관계에 있다고 할 것임. ▶일반적, 추상적 합의를 넘는 내란모의에 해당하는지 여부 5·12 회합에서 총책의 전체강연과 간부의 토론주도 및 발표, 이어 총책의 집단적인 결의 재확인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130여 명의 조직원들에게 내란 실행의 불가피성을 납득시키기 위한 과정이자 집단적 일체감에 의해 범행결의를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란실행의 모의라고 보기에 충분하고,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과정에 각자의 역할에 따라 직접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음. 그와 같은 합의는 단순한 추상적, 일반적 합의의 정도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특정한 범죄의 실행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것이 명백히 인식될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피고인들 사이에 내란실행의 합의가 있었다고 할 것임. ▶위험성 및 실현 가능성 피고인들을 비롯한 2013년 5월12일 회합의 참석자들은 RO의 조직원들로서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에 의한 사상적 기초 하에 남한사회의 혁명을 목적으로 지속적인 주체사상 학습과 조직활동으로 사상적 일체감을 다져오면서 이를 바탕으로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다가오면 수의 지시에 따라 언제든지 폭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함. 또한 RO의 지휘부는 2013년 3월 초경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기에 이르자 당면한 정세가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근접하였다고 판단하고 주요시설에 대한 정보수집의 지침과 혁명적 결의를 위한 결의대회의 지침을 하달하면서 폭력혁명을 준비해 오다가 같은 해 5월 초경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임박하였다고 판단하고 130여 명의 조직원들에게 내란 실행의 불가피성을 납득시키고 폭동의 준비를 더욱 구체화·다각화시키기 위해 이들을 규합하였다고 봄이 상당함. 위 회합은 이와 같은 조직 상부의 주도면밀한 계획에 의해 조직원 130여 명에게 현 정세가 혁명적 계기임을 납득시키고 즉각적인 준비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자리였으며 이들이 논의한 기간시설 파괴 등 테러 행위는 소수의 인원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당시의 남북관계에 조성된 군사적 대립국면의 정도와 상부의 지침을 철저히 관철하는 조직의 성격에 비춰 보면 비록 위 회합에서 폭동의 세부적인 계획에까지 이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논의된 폭동의 실현가능성과 그 실질적 위험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함. ◇결론 피고인들은 민족사적 정통성이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에 있다는 인식하에 남한에서 사회주의혁명을 완수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혁명조직 RO를 구성하여 비밀리에 활동하던 중 북한의 대남공격에 따른 전쟁발발 시 또는 이에 근접한 시기를 틈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전복하고자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무장한 적어도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 규합하여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후방교란 활동을 구체적으로 모의하였는바,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폭동을 모의한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할 것임. 비록 그 음모가 계획의 세부에까지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모의에서 드러난 총책의 실행의지와 수령관에 기초한 조직원들의 충실성, 적어도 2개월에 걸친 사전준비와 혁명적 결의의 강화과정, 모의에서 밝혀진 구체적인 폭동의 윤곽 등 증거조사 결과 밝혀진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위험성이 실로 높다고 할 것임. 이후 남북 간의 군사적 위기국면이 완화되어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는 아니하였으나 북한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민족해방의 미명 아래 적화통일의 야욕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오랜 정전협정으로 유지되고 있는 휴전상태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므로 그 내란실행의 합의에 실질적인 위험성이 상당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회합에서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의 실행을 모의함으로써 내란음모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임. 나아가 피고인 이석기, 김홍열의 공모에 의한 내란선동죄도 성립한다고 할 것이며 피고인들의 반국가단체의 활동 찬양·선전·동조에 의한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죄도 인정할 수 있음. ◇개별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1.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한동근의 사상학습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한동근은 제보자와 함께 김일성 회고록, 김정일 선집, 북한 혁명영화, 김정은 연설문 등을 교재로 하여 피고인 홍순석은 6회, 피고인 한동근은 5회에 걸쳐 김일성, 김정일의 지도력을 찬양, 미화하거나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으로 무장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사상학습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그 사상학습의 주요 내용이 주체사상 및 수령론에 입각하여 북한의 3대세습을 정당화하며, 김일성·김정일을 미화하고, 그들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것들이고, 이러한 사상학습 모임을 통해 2013. 3. 13. 경 ‘RO‘의 전쟁대비 3대 지침을 공유하고, 2013. 4. 5. 에는 ’세포결의대회‘를 진행하여 사상을 일치시킨 다음, 이 사건 내란음모에 이르렀는바, 위와 같은 사상학습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행위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2. 피고인 이상호의 강연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상호가 두 차례에 걸쳐 혁명세력간의 연대의식과 동지애 또는 혁명세력의 대중투쟁과 세력확장을 강조하는 강연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보자의 진술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있고, 이에 비추어 보면 이상호의 강연 내용이 김정일 저작집 제9권에 수록된 ‘주체의 혁명관을 튼튼히 세울데 대하여’의 주요 내용에 동조하거나 김일성 저작집 제1권에 수록된 ‘유격구를 해산하고 광활한 지대에로 진출할데 대하여’의 주요 내용을 인용하면서 이루어진 것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3.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이석기, 피고인 조양원, 피고인 김홍열, 피고인 김근래의 각 혁명동지가 제창 등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들이 4차례에 걸친 행사에서 ‘혁명동지가’를 제창하였고, 피고인 이석기는 2012. 8. 10. ‘진실선본 해단식’에서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동조하는 취지의 강연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혁명동지가’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미화하고, 대한민국을 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보면서 반미혁명투쟁을 선동하는 이적성이 있는 노래이고, 위와 같은 ‘혁명동지가’의 제창을 통해 혁명투쟁 의식을 고취시키려고 하였음이 인정된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다만, 재판부는 위 피고인들이 2012. 8. 10. ‘진실선본 해단식’에서 ‘적기가’를 제창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제보자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적기가’는 위 행사 중 경기 북부권역의 촌극 발표자들이 촌극 도중 제창한 것으로, 피고인들이 단순한 촌극의 관람을 넘어 적극적으로 위 적기가의 가창에 동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무죄의 판단을 함.  4. 피고인 이상호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상호가 자신의 주거지에 이적표현물 4건(문건)을 보관하고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랩탑 컴퓨터에 이적성이 있는 혁명가요 6곡을 저장하여 각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 바, 재판부는 위 혁명가요 6곡 중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결과 재생이 되지 않았던 ‘녹슬은 해방구’ 음악파일 소지로 인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이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결과, 위 압수수색에 참여하였던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유죄로 인정하였음.  5. 피고인 홍순석의 이적표현물 소지·반포, 피고인 한동근의 이적표현물 취득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홍순석이 사상학습을 진행하면서 제보자에게 총 7회, 피고인 한동근에게 총 4회에 걸쳐 사상학습의 교재로 사용될 북한혁명영화, 문건 등을 소지하였다가 반포하고, 피고인 한동근은 이를 취득하였다”는 내용인바, 그와 같이 반포·취득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저작집에 수록된 김일성 연설문, 김일성 회고록에 수록된 김일성에 관련된 일화, 김정일 선집에 수록된 김정일 연설문, 김정은 연설문, 김일성을 찬양·미화하는 내용의 북한 혁명영화 등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보자의 증언과 녹음파일, 주고받은 이적표현물이 담긴 USB 등을 근거로 위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 홍순석이 소지한 ‘철학강의. txt’파일에 관하여도 “주체사상을 ’사람중심의 철학‘이라고 설명하면서,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미화하기 위해 작성된 북한원전인 ’주체사상 총서 1~3권‘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그 이적성을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음.  6. 피고인 이석기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석기가 자신의 주거지에 문건 형태의 이적표현물 15건, 북한 혁명영화 CD 9개, DVD 6개, 158건의 북한 원전의 문서파일이 저장된 미니CD 1개, 143건의 문서파일이 저장된 CD 1개 등을 보관하여 이를 소지하고,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에 문건 형태의 이적표현물 2건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이석기가 소지하고 있던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8권)’, ‘주체사상 총서 문서파일(1~10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14권)’,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주체의 혁명적 조직관 문서파일’, ‘주체의 수령관 문서파일’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중 검사가 재생불가를 이유로 증거제출을 철회한 북한 혁명영화 DVD 1개(민족과 운명 ‘최현’편의 일부 저장)에 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하였음.  피고인 이석기는 압수된 문건 중 ‘진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문건은 이적성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① 위 문건에는 ‘한국은 미국에게 군사주권을 통째로 넘겨준 나라’, ‘한국경제는 한국인을 위해 복무하는 자립경제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교두보로 기능하는 한미동맹에 복무하는 경제였고, 한국사회가 한미동맹을 위해 사상의 자유를 봉쇄하며 사상획일화를 강요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와 같은 내용은 대한민국을 미국에 예속된 신식민지로 보고,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에 근거하여 남한사회의 변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그대로 동조하는 내용으로 보이는 점, ② 위 문건에 사용된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말은 김일성이 1945. 10. 3. 평양 로농정치학교 학생들 앞에서 한 강의 및 1945. 10. 13. 각 도당책임일군들 앞에서 한 연설 등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홍순석과 피고인 한동근의 2013. 5. 8. 대화가 녹음된 녹음파일에는 ‘진보적 민주주의의 개념을 찾아나가다 보면 사회주의를 에둘러서 얘기한 측면이 있다(피고인 한동근)’, ‘진보적 민주주의의 어원은 수령님(김일성)께서 건설할 때 우리 사회는 진보적 민주주의 사회여야 한다는 내용의 노작에서 비롯된 것이다(피고인 홍순석)’는 취지의 발언이 녹음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진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문건은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부합하는 이적표현물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힘.  7. 피고인 조양원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조양원이 자신의 신체와 가방에 북한원전 등 문서파일 20건이 저장된 SD카드 1개, 북한원전과 씨앤피그룹 직원들의 총화서 등 문서파일 96건이 저장된 USB 1개를 각 보관하여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조양원이 소지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8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14권)’,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 조양원이 2013. 5. 1. 경 피고인 이석기로부터 강연을 청취하고, 그 청취한 강연을 토대로 총화를 실시하고, 총화보고서를 제작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압수된 총화서 파일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입증에 있어서는 전문증거라고 할 것인바, 작성자가 이 법정에 나와서 그 진정 성립을 인정한 바 없고, 각 총화서 파일에는 영문 이니셜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그 작성자가 누구인지 특정되어 있지도 않으므로, 위 총화서 파일의 존재만으로 그에 기재된 바와 같은 내용의 강연이 있었다거나, 피고인 조양원이 이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무죄를 선고함.  8. 피고인 김근래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김근래가 자신의 주거지에 ‘조선의 력사인물’책자, 총화서가 담긴 플로피디스켓,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기초하여 지하혁명조직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선전·선동하고, 북한의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내용이 수록된 ‘URO‘문건이 저장된 플로피디스켓을 각 보관하고, ’하남평생교육원‘옥상방에 14개 문건 파일이 저장된 외장하드디스크 1개, 북한 영화파일 등이 저장된 USB1개, 95개 문건 파일이 저장된 외장하드디스크 1개를 각 보관하여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 3, 5~8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3, 5~14권)’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다만,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당시 그 파일이 실행되지 않았거나, ‘없음’이라는 내용만 저장되어 있는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2권, 4권 각 문서파일’, ‘김정일 저작집 4권 문서파일’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하였음.  한편,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문서파일 중 북한 원전 소설 ‘벗’에 관하여는, “이 소설은 성악배우인 아내와 선반공인 남편이 이혼의 위기를 겪지만, 이혼 사건을 담당한 판사 정진우의 노력 아래 재결합을 이룬다는 줄거리로 주체사상이나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찬양·미화와 관련된 부분을 찾을 수 없고, 북한의 체제를 미화하기보다 북한의 현실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바, 위 소설을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음. ◇양형이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의 점에 관하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의 규범성을 부인하면서 대한민국의 체제를 전복하고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국헌문란의 목적 아래 지하혁명조직 ‘RO’를 조직하고, 국회ㆍ정당ㆍ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암약하며 결정적 시기를 기다리던 중,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전쟁 위기가 한껏 고조되어 있던 2013. 5. 12. 대담하게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무장폭동을 모의하는 중대한 범죄에 나아갔다”면서 “피고인들은 김일성 주체사상과 북한이 선전하는 대남혁명론의 추종 하에 북한의 대남공격이 임박하였음을 예견하고 그 기회를 틈타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내란을 모의하였는바, 그 위험성이 실로 높다고 하지않을 수 없다. 피고인들은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면서 정당, 대중조직, 나아가 국회에까지 침투하여, 가진 것 없는 민중들을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유혹해 어둠 속에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 왔으며, 혁명의 완수라는 미명 하에 조직원들로 하여금 상부의 지시를 철저히 관철하도록 교육해 왔다. 피고인들은 김일성 저작집, 김일성 회고록, 김정일 저작집, 김정은 연설문, 주체사상 총서, 북한 혁명영화 등 북한원전을 버젓이 소지하고 있거나,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이를 이용해 주체사상 학습을 지도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은 2013. 5. 12. 조직원 130여 명과 한 자리에서 내란을 모의하기에 이르기까지, 세포별 결의대회라는 이름으로 폭력혁명의 결의를 강화하고, 국가의 주요 군사시설과 기반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은 내란 모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였는 바, 그 죄책이 몹시 무겁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이어 피고인들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의 점에 관하여는, “북한은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기도 하나, 우리의 자유민주적 헌법질서와 양립할 수 없는 주체사상, 선군사상을 내세우면서, 3대 세습으로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한편, 잇따른 무력 도발을 감행하는 등 아직 적화통일의 노선을 포기하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의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도 정부나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 내지는 지지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존립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내용까지도 무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국가보안법위반 행위가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의 밑거름이 되고, 조직원들의 혁명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나아가, “이 사건에 제출된 여러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아도 이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의심을 일으키는 사정은 전혀 발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별다른 근거 없이 이 사건이 국가정보원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하여 왔는바, 이는 피고인들에게 보장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진실의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기인한 행위이자 적극적으로 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는 행태라고 봄이 상당하여 가중적 양형요소로 참작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음.  이에 따라 재판부는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2003년경 민혁당 사건으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대한민국과 우리 사회가 베풀어준 두 차례의 관용(2003. 사면, 2005. 복권)에도 불구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주도적으로 내란을 선동하고 음모한 피고인 이석기에게는 ‘징역 12년 및 자격정지 10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 있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조양원, 피고인 김홍열, 피고인 김근래에게는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 있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였으나 그 수행정도가 다른 이들에 비해 소극적이었던 피고인 홍순석에게는 ‘징역 6년 및 자격정지 6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였으나 주요임무수행자는 아닌 피고인 한동근에게는 ‘징역 4년 및 자격정지 4년’에 각 처하기로 하고,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이석기,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일부 이적표현물을 몰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음.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범죄사실 적용법조의 법정형  -내란음모․ 선동(형법 제90조 제1항):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무기, 사형 없음)  -반국가단체 등 활동 찬양․ 선전․ 동조(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14항):7년 이하의 징역(자격정지 병과)  -이적표현물 소지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제1항, 제14조 :7년 이하의 징역(자격정지 병과)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인문학 강좌 듣고 인생 다시 사는 기분”

    “인문학 강좌 듣고 인생 다시 사는 기분”

    “제 인생 최초로 졸업을 했어요. 세상을 향한 작은 첫발을 내디딘 오늘, 제 인생은 이미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2일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9기 수료식이 끝난 뒤 주의식(74)씨의 얼굴에는 엷은 미소가 번졌다. 주씨는 “1년간의 인문학 과정을 마치고 나니 앞으로 어떤 일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의 여파로 사업에 실패한 주씨는 가족을 잃고 7년여 전부터 거리를 떠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서울역에서 알게 된 한 노숙인의 추천으로 지난해 3월부터 서울역 인근에서 인문학 수업을 듣게 됐다. 대한성공회유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울시립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는 2005년부터 노숙인 자립을 돕기 위해 ‘성프란시스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인문학 강좌를 진행했다. 안성찬 서울대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된 교수진들이 일주일에 세 번 25명의 노숙인들에게 철학과 문학, 글쓰기, 예술사, 한국사 등을 가르친다. 주씨는 “처음에는 학교에서 공부한 적이 없는 내가 과연 인문학 수업을 이해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면서도 “수업에서 만난 젊은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대화를 하면서 인생을 다시 사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9기 졸업생 회장을 맡았던 주씨는 앞으로도 졸업생들과 매달 한 차례씩 만나 노숙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함께 고민할 계획이다. 주씨는 “현재 서울 지하철 남구로역에서 노숙인들을 상담하는 공공근로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만나게 될 노숙인들에게 인문학 과정을 들어보라고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서울 장애인 인권센터 개원

    장애인 인권 침해 피해 접수부터 권리 구제 및 법률 지원까지 도맡는 서울시 장애인 인권센터가 1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시립 장애인행복플러스센터 4층에 문을 연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장애인 인권 증진 5개년 기본계획’을 12일 발표했다. 이곳엔 변호사 1명이 상주해 법률 지원과 소송을 대행한다. 장애를 딛고 법률가의 꿈을 이룬 김예원 변호사가 자원했다. 법률지원단 27명도 재능 기부를 통해 힘을 보탠다. 더불어 시는 연 2회 각 구를 통해 장애인 인권 침해 실태조사를 벌인다. 피해 사례를 확인했을 때 이제껏 시설장 해임이 최대 행정 처분이었지만 앞으로는 이사진 교체와 법인 허가 취소까지 내린다. 사회적 파급력을 가졌거나 장애인 관점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사건 땐 새로 도입한 장애 시민 참여배심제를 활용한다. 장애 시민 참여 배심원단은 10명 이내, 절반 이상을 장애인으로 구성한다. 오는 7월엔 장애인을 과반수 참여시키는 장애인 인권증진위원회도 출범한다. 특히 시는 복지시설 장애인 3000여명 가운데 20%인 600명이 5년 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대 합격자수 대원외고 1위

    서울대 합격자수 대원외고 1위

    2014학년도 서울대 입시 결과의 승리자는 대원외고로 결론 났다. 대원외고는 수시 62명을 포함, 93명의 서울대 신입생을 배출했다. 역대 가장 많은 서울대 입학생을 배출하던 서울예고는 올해 70명을 서울대에 진학시키며 대원외고, 서울과학고, 용인외고, 경기과학고에 이어 5위에 머물렀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2014학년도 서울대 입학생 합격자 현황’(최초 통보 기준)을 공개하고 “올해 서울대 입시에서도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전국 선발) 쏠림 현상이 극복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일반고 학생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일반고 정상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입생 배출 순위에서 나란히 2위를 차지한 서울과학고와 용인외고는 88명을 서울대에 보냈다. 경기과학고는 72명, 서울예술고는 70명이다. 이어 하나고(61명), 민족사관고(54명), 상산고(53명), 세종과학고(52명) 등이 50명 이상 서울대 신입생을 배출했다. 이 중에는 일반고는 물론 같은 시·도 안에서 광역 단위로 선발하는 자율형사립고(자율고)도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자율고 중에서는 세화고(23명)와 휘문고(21명)가 20명 이상을 서울대에 진학시켰다. 휘문고와 마찬가지로 옛 8학군에 위치했으며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2명을 배출한 중동고는 일반고인 경기고와 마찬가지로 19명을 서울대에 합격시켰다. 여고 중에서는 일반고인 숙명여고(15명)와 서문여고(11명)의 서울대 진학생 수가 자율고로 선정된 다른 여고들의 서울대 진학생 수를 압도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지자체 자주재원 확보 시급… 헌법 바꿔서라도 뒷받침을”

    “지자체 자주재원 확보 시급… 헌법 바꿔서라도 뒷받침을”

    “자치단체장이 중앙정부나 국회에 돈을 얻으러 다니는 게 일인 지방자치는 해서는 안 됩니다. 헌법을 개정해서라도 지자체가 자주(自主)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적 뒷받침을 해야 합니다.” 심대평(73)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이 6·4 지방선거를 110여일 앞둔 11일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나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민선 6기로, 지방자치가 20년이란 성년의 나이에 이르렀지만, 지방재정자립도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1991년 66.4%였던 지방재정자립도는 2000년 59.4%, 지난해 51.1%로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지난해 5월 그동안의 지방자치 관련 2개의 위원회가 발전적으로 통합해 대통령실 소속으로 출범했다. 심 위원장은 지난 연말에 두 달 동안 전국 17개 시·도의 지자체장과 시민을 직접 만나는 ‘자치현장 토크’를 진행, 지방재정 확충 등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들었다. 그는 “서울시에서 국민복지 업무의 20%를 맡고 있는데, 중앙정부의 지원은 그 20%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재정 부담에 대한 불만이 크다. 국가와 지자체가 대등한 위치에서 계약에 의해 일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 발전안을 마련하고 있다. 구체적인 업무별로 국가와 지방의 재정 배분율을 정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올해 5%에서 11%로 늘어난 지방소비세율은 앞으로 20%까지 확대되고, 지방교부세율도 내국세의 19.24%에서 21%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지방법인세, 지방소방세 등을 도입하고 담배소비세 인상, 카지노 등에 대한 레저세 확대로 세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증세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서는 “지방 행정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는 만큼 주민도 세금 부담을 해야 한다. 세금을 많이 걷고 서비스의 질도 높은 지자체, 아니면 세금 덜 내고 낮은 서비스의 질을 감내하는 주민이 생길 수 있다. 결국 주민이 선택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국가가 지방에 업무도 20%, 재정도 20%만 주는 것이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지방에서 업무와 재정 모두 40% 수준까지 끌어올려 지방의 자율성을 높이는 게 위원회의 장기 목표라고 했다. 지방자치에 대한 불신으로 ‘지자체 파산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 위원장은 “파산제는 파산 선언이 목적이 아니라 파산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 경고제도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자체 재정 회생법을 만들어 파산을 예방하는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위원장은 시·도지사와 만난 자치현장 토크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은 솔직한 사람이란 느낌을 받았지만, 지자체의 ‘맏형’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연설에 능할 뿐 아니라 주위 사람에게 공을 돌리는 등 슬기롭게 처신한다”며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또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본질적으로 티격태격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서울에 ‘특별시’란 명칭을 붙이는 것도 민선 지방자치 시대에 적절하지 않다며, ‘서울’이라고만 쓰는 영어 식대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행정고시 4회 출신으로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장 등 공직을 거쳐 17, 18대 국회의원과 32~34대 충남도지사, 자유선진당 대표 등을 지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문턱 없는 맞춤 복지로 장애인 삶의 질 높일게요

    문턱 없는 맞춤 복지로 장애인 삶의 질 높일게요

    “눈 가리고 걸어본 적 있나요? 겨우 1분 버티기도 힘듭디다.” 관악에는 등록 장애인이 2만 1000여명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네 번째로 많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만 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런데 관악에는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없다. 유종필 구청장이 4년 전 출마를 결심했을 때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이다. 그래서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선 뒤 장애인들을 만났더니 “(정치인이) 또 공수표 날린다”고 눈빛으로 얘기했다. 사업비가 130억원이나 됐다. 그래서 더 ‘설마’ 했을 게다. 천리 길에 첫발을 떼는 심정으로 2011년 복지관 건립 기금 조례를 만들고 지난해까지 25억원을 모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복권기금에서 28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서울시도 28억원을 거들었다. 구는 거기에 이자가 붙고 붙어 현재 86억원이 통장에 차곡차곡 쌓였다고 10일 밝혔다. 부지만 확보하면 정부로부터 20억원을 또 지원받는다.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예산 마련 과정에서 복권 1등을 두 번이나 맞은 셈이죠. 복지관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자 요즘엔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함께 꾀했던 장애인 전용 목욕탕 설치가 진척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유 구청장은 장애인들이 눈치 보지 않고 목욕하려면 다른 구에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코끝이 시큰했다고 한다. 기존 목욕탕을 사들여 리모델링하려 했는데 예산을 추가로 따오기가 버거웠다. 현재 복지관 내 설치를 검토 중이다. 유 구청장이 장애인 복지를 위해 바꾼 것은 더러 있다. 신림·봉천사거리를 비롯한 간선도로 14곳, 이면도로 21곳에 횡단보도를 꾸준히 만들었다. 장애인을 비롯한 보행 약자의 보행권을 확보한 것. 지난해엔 공공청사 가운데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바리스타 운영 커피 전문점을 설치했다. 관악산에 무장애숲길도 냈다. 청사 1층 용꿈꾸는도서관에는 문자인식음성출력 기기를 설치,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끌어올렸다. 청마의 해가 밝자마자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 복지팀을 정책팀과 자립지원팀으로 확대했다. “4년 동안 민원 2900여건을 직접 듣고 처리하는 등 구민과 소통하기 위해 발로 뛰었습니다. 보람도 많았지만 아쉬움도 짙어요. 앞으로도 서민의 삶,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진짜 필요한 걸 찾아 채워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연극·난타·볼링… 취미에 장애는 없다

    동대문구가 지역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취미활동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장애인 1인 1특기 사업으로 청각·언어 장애인 40여명이 선물포장과 냅킨아트 과정 등을 수료하는 한편 지적·자폐성 장애인 13명이 난타 교육을 받고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경진대회에 참가하는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구는 다음 달부터 장애인 자활·자립 증진과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4년 장애인 1인 1특기 갖기 사업’을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장애인에게 장애유형에 맞는 여가 활동이나 사회교육(직업훈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번 사업은 ▲청각·언어 장애인 평생교육 배움터 ▲장애인 연극, 난타 활동 교육 ▲이미지메이킹 교육 ▲정신장애인 볼링교실 등 다양하고 알찬 내용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는 지역에 주소를 둔 장애인복지시설이나 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아 심사 중이다. 유덕열 구청장은 “지역 장애인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립할 수 있는 계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소외계층과 장애인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창동기지 개발… 노원의 도약이 동북권의 미래

    창동기지 개발… 노원의 도약이 동북권의 미래

    “드디어 노원구 미래를 걸머질 도봉면허시험장과 창동차량기지 개발사업이 첫발을 뗍니다. 20년 숙원 사업이 해결된 것이죠.” 김성환 구청장은 6일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만큼 이번 프로젝트가 노원의 미래 100년을 이끌 커다란 사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 구청장은 “창동차량기지(19만 9578㎡)와 도봉면허시험장(6만 7420㎡) 등 모두 26만 6998㎡, 코엑스의 두 배에 이르는 부지 개발을 마치면 노원구가 서울 동북부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노원구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시설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곳에는 베드타운인 노원구에 가장 필요한 첨단업무시설과 롯데월드 같은 테마파크, 호텔, 컨벤션홀 등이 들어선다. 창동차량기지는 내년부터 2019년까지 경기 남양주시 진접으로 이전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엔 과제가 여럿 남아 있다. 김 구청장은 “면허시험장 이전 부지 확정,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꼭 통합 개발을 추진하겠다”면서 “통합 개발만이 강남북 격차를 없애고 동북부 랜드마크를 만들 수 있다는 데 서울시도 동의한다”고 귀띔했다. 이런 하드웨어적 지역 개발뿐 아니라 ‘마을이 학교다’와 ‘에코도시’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김 구청장은 “올해 커뮤니티 중심의 마을학교를 운영하겠다”며 “아파트 단지 등 소규모 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마을학교 개설을 지원, 마을공동체 회복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마을학교는 지역 경로당과 아파트 관리실 등 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 교장 선생님으로 동 대표나 부녀회장 등이 나서고 프로그램을 마을 특성에 맞게 개발할 수 있도록 구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즉 마을이 배움터가 되고 주민 모두가 선생님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녹색도시를 만들기 위해 ‘제로에너지 주택’ 건립으로 세계적 친환경 에너지 자립주택단지를 조성하고 태양광을 통해 건물과 주택을 미니발전소로 만드는 ‘태양의 도시 노원 프로젝트’ 추진과 더불어 경춘선 폐선부지 공원 조성사업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더불어 잘 사는 ‘공존의 시대’를 위해선 마을공동체 복원과 녹색도시 건설이 필수”라면서 “미래 서울 최고의 자치구가 될 발판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수원, 지역문화지수 1위

    경기 수원시가 전국 229곳의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지역문화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13 지역문화지표 지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지역문화 지수는 지역문화 발전의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마련한 수치로 2012년에 실시한 ‘지역문화 지표개발 및 시범 적용’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문화정책, 문화자원, 문화활동, 문화향유 등 4개 대분류를 포함해 37개의 지역문화지표가 평가 항목이다. 수원시는 문화정책, 문화향유 부문 지수가 가장 높게 나와 전국 시·군·구 통합 지역문화 지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 부천시, 제주 제주시가 2,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선 지역이나 재정자립도에 따라 지수가 심각한 편차를 드러냈다. 수도권의 지역문화지수 평균은 0.140으로 비수도권의 -0.057과 큰 격차를 보였다. 상위 50위 중 수도권 내 기초자치단체가 23곳을 차지했다. 또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역(상위 30%)의 지역문화지수 평균은 0.101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하위 70%)의 -0.100보다 높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주 국제한식학교 교육생 부족 ‘흔들’

    한식 세계화를 위해 건립한 국제한식조리학교가 출범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4일 전북도에 따르면 한식 세계화를 주도하기 위해 120억원을 투입, 전주시 효자동 전주대학교 내에 국제한식조리학교를 설립했다. 2011년부터 국비 60억원, 도비 31억원, 시비 7억원, 민자 22억원이 투입돼 2012년 문을 열었다. 한식 세계화를 선도할 스타 셰프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한식조리학교는 강의실, 조리실습실, 실습레스토랑, 요리스튜디오 등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개교와 함께 국내 30여개 외식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학생모집 실적이 저조하고 다양한 수익사업을 발굴하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는 국제한식조리학교가 개교 2년 뒤에는 교육생들의 수업료 등을 받아 자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교육생 모집실적이 예상외로 저조한 실정이다. 모집 정원 180명 가운데 1년 또는 2년 정규과정 교육생이 160명 정도는 돼야 안정적인 학교 운영이 가능하다. 2012년 개교 당시 11명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37명의 교육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교육생은 20명에 지나지 않아 하반기에 교육생을 충원한다 해도 학교 운영에 필요한 적정 교육인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국비 지원이 중단돼 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 도는 올해 운영비 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나 내년부터는 이마저 중단할 방침이어서 한식 세계화 사업이 중단될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국제한식조리학교는 “한식 세계화에 필요한 최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졸업생들에 대한 안정적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며 “졸업생들이 좋은 일자리를 갖게 되면 홍보 효과가 커 교육생 모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슈&이슈] 고교 입학 땐 100만원 양육비…시골마을이 ‘꿈의 교육場’으로

    [이슈&이슈] 고교 입학 땐 100만원 양육비…시골마을이 ‘꿈의 교육場’으로

    인구 2만 5000명인 경북 군위군은 전체 가구 가운데 44%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 지방자치단체다. 재정자립도는 5.7%로 전국 꼴찌 수준이다. 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34%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늙은 도시’다. 다른 도시에 내세울 만한 특산물과 축제도 없다. 희망이라곤 전혀 없을 것 같은 이런 시골 동네가 전국 최고·최대의 교육복지를 실현해 주목받고 있다. 교육복지에 관한 한 다른 자치단체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통 큰 투자를 하고 있어서다. 지역 학생들이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돈 걱정 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바탕에는 주민과 출향인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 224억원이란 엄청난 장학기금을 조성한 눈물겨운 노력이 있다. 이 같은 장학기금은 전국 자치단체 장학회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지역 여건은 전국 최하위권이지만 육영사업 열기만큼은 최고를 자랑한다. 군의 본격적인 교육기금 조성 및 장학사업은 1999년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군교발위)가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군위보다 인구가 17배 정도 많은 경북 구미시장학회는 장학기금 183억원 조성에 그치고 있다. 인구 14만명인 칠곡군장학회는 40억원, 역시 인구 5만명과 4만 6000명인 충북 영동군·전남 보성군장학회 각 100억원, 4만 3000명인 강원 평창군장학회가 30억원에 불과한 정도다. 물론 자치단체별 모금 기간은 다르다. 군교발위의 교육기금을 구체적으로 보면 군 출연금 121억원, 출향인 및 지역 주민 성금 74억원, 이자 수익 26억원 등이다. 기금을 낸 사람 중에는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평생 어렵게 모은 전 재산 30억원을 고향 인재 육성에 써 달라며 쾌척한 재일교포 출향 인사를 비롯해 회갑연과 자녀 결혼 비용을 아끼거나 공공근로에 참여, 폐지를 모아 판 돈을 낸 주민도 있었다. 장욱 군수도 5차례에 걸쳐 모두 6400만원을 내놨다. 군교발위는 이를 토대로 각종 장학 및 교육 여건 개선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우선 2009년부터 전국 최초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양육비는 부모와 함께 군위에 거주하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1인당 60만원, 중학교 입학생 50만원, 고등학교 입학생 100만원 등이다. 중학교 3학년생에게도 50만원의 양육비가 지원된다. 지난해의 경우 초등생 77명, 중학생 259명(중 3학생 153명 포함), 고교생 121명 등 모두 457명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파격적인 장학사업도 편다. 국내 우수 7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경북대, 부산대)에 진학하면 최고 1000만원, 수능 시험 1~3위 학생에게는 200만~500만원의 장학금을 준다. 따라서 수능 성적 1위인 학생이 서울대에 진학하면 총 1500만원의 장학금을 받는다. 또 대학 진학자 중 성적 우수 및 효행 등으로 학교장 추천을 받은 20명에게는 각 100만원을 준다. 이와 함께 중·고 입학생 및 재학생 가운데 성적 우수자 각 50명에게는 20만~50만원의 장학금 혜택이 돌아간다. 초·중·고생을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매년 각급 학교 학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3박 4일간의 영어체험학습을 실시하는 한편 고교 성적 우수생 등 30여명을 선발해 해외 연수를 보내고 있다. 학교 운영지원사업도 펼친다. 고교 기숙사 운영과 원어민 영어강사·방과 후 학교 지도교사·진학 지도교사·예체능 지도코치 등의 수당으로 연간 3억원 정도를 지원한다. 특히 지난해엔 연간 7억원의 예산으로 운영하는 공립학원인 군위인재양성원을 개원했다. 현재 이곳에선 선발 시험을 통과한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0명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과 후 4시간 동안 수업을 받는다. 토요일에는 보강 수업을 한다. 강사는 대구 등의 유명 학원에서 초빙된다. 서울·대구 등지 유학생들을 위한 장학숙도 운영한다. 군은 2011년 30억원을 들여 서울 강동구 천호동 6층짜리 건물(연면적 1220여㎡)을 매입, 학숙으로 리모델링했다. 현재 28명이 생활한다. 이용료는 월 15만원으로 대학 기숙사나 원룸 임대 비용의 4분의1~3분의1 정도로 저렴하다. 경북대·영남대·계명대·대구대 등 대구권 4개 대학에는 각 30명, 모두 120명이 이용 가능한 학숙이 있다. 군교발위 관계자는 “군위는 지난해부터 대구·경북에서 최초로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등 ‘교육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으로 ‘전국 최고의 교육복지 도시 군위’ 건설에 행정력을 집중한다”면서 “머지않아 지역 인재육성을 통한 군위 발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문화마당] 갑오년의 역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갑오년의 역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이제 내일이면 갑오년 설이다. 여러 언론매체에서는 지난 1월 1일 양력설에 맞춰 올해가 갑오년 청마(靑馬)의 해라고 크게 다루었으나, 육십갑자는 음력을 따르므로 정확히 말해 내일이 진짜 갑오년 설이다. 일부 역술인들은 갑오년의 운세를 청마에 빗대어 설명한다. 젊은 청마는 역동적이고 활발함을 상징하니, 올 갑오년에는 우리나라에도 뭔가 역동적이고 변화가 많아 큰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풀이다. 그러나 이는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 수준에도 못 미치는 흥미 위주의 예상에 지나지 않는다. 조선 건국 이후 약 600여년 동안 갑오년은 모두 열 번 있었다. 올해는 열한 번째 갑오년인 셈이다. 그런데 그 열 번 가운데 역사적으로 기억할 만한 큰 사건이 발생한 경우는 한 번, 곧 동학농민봉기와 청일전쟁이 연이어 발생한 1894년 갑오년뿐이다. 오히려 갑오년에 나라가 이전보다 안정된 사례가 두 번 있다. 1592년 임진년에 발생한 임진왜란은 전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렇지만 1594년 갑오년에 전선이 동남쪽으로 내려가 3년 이상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조선왕조는 숨을 고르며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1950년에 발발한 6·25동란은 1953년에 끝났는데, 대한민국이 평화를 되찾고 재건을 시작한 때가 바로 1954년 갑오년이다. 나머지 일곱 차례의 갑오년에는 나라에 이렇다 할 큰일이 없었다. 이렇게 보면, 열 번의 갑오년 가운데 역술인이 말하는 청마의 해에 들어맞은 사례는 단 한 번, 오히려 반증 사례가 두 번, 무관한 사례가 일곱 번이다. 열 번 중에서 한 번 맞은 꼴이다. 어떤 예상의 적중률이 10%에 불과하다면, 그런 예상은 차라리 무의미하며, 솔직히 말해 유언비어에 가깝다. 따라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운세를 따지며 시간만 낭비할 게 아니라, 1894년 갑오년에 이 땅을 강타한 큰 사건들을 되돌아보고,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숱한 국내외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동학농민 1차 봉기는 위정자들의 불법과 부정부패가 하늘을 찌르고 가렴주구가 극에 달했기에 자연스레 터져 나온 민심의 분노였다. 항산(恒産)을 침탈하다가 항심(恒心)을 잃은 꼴이다. 요즘 기존 위정자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준법을 몸소 실천하고 민생을 고민하며 밤을 새울까. 톡 치면 그냥 터질 듯한 민심을 계속 무시하다가는 큰 저항을 받아 큰코다칠 것이다. 동학농민군의 기세에 놀란 고종 정권은 청나라에 군사개입을 요청했다. 자기 백성을 유린하다시피 마구 짓밟다가 그 백성이 봉기하자 바로 외세를 불러들인 것이다. 청나라의 군사개입으로 청과 일본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위정자다운 우려는 안중에도 없었다. 요즘 위정자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국가의 자주·자립·자강을 위한 생각에 밤을 지새울까. 아직은 힘이 부쳐 비록 외세의 간섭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지라도, 자존감을 잃지 않고 절치부심하고 와신상담하며 내일을 준비하려는 마음이 뜨거운 위정자는 과연 몇일까. 양극화는 심해지고, 한반도 주변에는 전운이 스멀거리고, 그런데도 전시작전권은 스스로 헌납하면서 추상적인 통일론만 되뇌는 나라이기에 하는 말이다. 올 2014 갑오년은 그저 무사히만 지나가도 다행이겠다.
  • 민관 힘모아 ‘의료음지’ 불 밝히다

    민관 힘모아 ‘의료음지’ 불 밝히다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 성북구 보문동 주민센터 앞. 몸이 불편해 보이는 김모(69) 할아버지가 추위에 떨고 있었다. 직원들이 휠체어를 갖고 나가 주민센터 안으로 옮겼다. 할아버지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다. 여기저기 수소문했더니 강서구에 사는 지인이 그동안 할아버지를 돌봤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인도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할아버지를 주민등록 소재지인 보문동으로 데려왔다는 것이다. 실제 연고는 없었다. 가족과도 연락이 끊어진 지 오래. 할아버지는 자신을 돌봐줄 손길이 절실했다. 마침 보문동 지역사회 복지협의체가 ‘보문골 사랑마을 만들기 사업’ 가운데 하나로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의료기관 연계 사업을 꾸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과, 이들을 지원해 줄 의료기관을 일대일로 이어주며 안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성북구가 보문동을 거점으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 협의체는 김 할아버지를 돌봐줄 곳을 타진했고, 그동안 연계 사업을 놓고 의견을 조율하던 심청요양병원이 흔쾌히 나섰다. 김 할아버지는 이 병원에 한 달 정도 입원해 각종 검사를 받으며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그동안 주민센터는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했다. 긴급구호지원도 요청해 20여만원을 지원받도록 했다.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병원비로 30만원을 모금했다. 나머지 병원비는 병원 쪽에서 모두 부담했다. 김 할아버지는 지난 16일 경기 고양 소재 노인전문요양원에 입소해 전문적인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주민센터는 전했다. 협의체는 올해 연계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 내 의료기관 21곳과 협의하고 있다. 일반 병원, 한의원, 치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 분야별로 적어도 1곳 이상 업무 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김영배 구청장은 28일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민·관이 힘을 모아 취약계층과 의료기관을 연계한 첫 사례”라며 “질병과 장애로 자립 능력을 잃은 구성원을 공동체가 함께 돌보는 시스템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2014년에는 희망을 이야기하자/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2014년에는 희망을 이야기하자/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연말연시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울 광화문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가 얼마 전 100도를 넘겼다. 목표액인 3110억원을 훌쩍 돌파해 역대 최고 금액을 달성했다고 한다. 겨울 날씨에 움츠러든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소식이다. 기업들의 꾸준한 선행도 선행이지만, 그 이상으로 넉넉하지 않은 개인들의 참여 비중이 부쩍 늘어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연달아 전해지는 얼굴 없는 천사들의 고액 기부 행진 속에서 우리는 따뜻한 공동체의 희망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기부금으로 우리 사회의 저변을 추스르기에는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녹록지 않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는 오래전 고착화됐고, 저성장 경제구조도 막기 어려운 흐름이다. 이미 구조화된 청년실업 문제 역시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따라서 이 시대의 진정한 희망 찾기는 결국 ‘반듯한 일자리’로 직결된다. 기부가 돈이나 물건의 형태로 사랑을 나누는 행위라면, 일자리는 장기적인 자립 기반이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더 적극적인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일자리는 곧 가족 모두의 ‘희망’이다. 고용의 불안정은 곧 정치·사회의 불안정으로 이어진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것도 일자리가 궁극적으로 튼튼한 복지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반듯한 일자리는 어떻게 해야 많이 만들 수 있을까. 지금처럼 저성장 구조에서 누구든지 가고 싶어하는 좋은 일자리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원론적으로는 새로운 고용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글로벌 전문기업의 꿈을 키워가는 기업들에서 반듯한 일자리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의 틀을 바꾸어 보면 분명히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우선 출산 및 육아 부담으로 말미암은 여성인력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산업기술 연구개발(R&D)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은 일반 직장여성에 비해서도 일터로의 복귀율이 더욱 저조한 편이다. 경영자나 여성 경력 단절자 모두 시간제 일자리를 활용하면 중소기업의 연구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비수도권에서도 낙후지역이라고 낙담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창조경제는 앞선 하이테크 산업을 통해서만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공예, 식품가공, 관광코스 등 각 지역만의 특징 있는 전통산업도 고민하고 활용하면 얼마든지 고용 창출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일자리 ‘만들기’ 만큼이나 일자리를 ‘찾아서 맺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바로잡는 것이 출발점이다. 정부는 그 과정에서 구인 기업과 구직자들이 정보 탐색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주는 한편, 원하는 조건의 기업과 구직자들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중매인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 지역별, 대학별로 아주 작게 온·오프 모임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다.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인들과 직원들에게 ‘우리가 가진 시간의 단 1%라도 따뜻한 공동체 실현을 위해 할애하자’고 강조한다. 그 밑바탕에 있는 정신은 사랑, 나눔, 희망, 이른바 ‘사·나·희’다. 사랑은 일에 대한, 가족에 대한, 그리고 지역공동체와 주변의 젊은이에 대한 애정이다. 그리고 나눔은 꼭 거액의 기부여야 할 필요가 없다. 작은 물건이라도 기왕이면 사회적 기업·장애인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것, 자신의 지혜, 재능을 주변과 나누는 것, 잘 아는 기업과 젊은 학생을 연결해주는 것도 큰 의미다. 이 같은 사랑과 나눔의 실천은 곧 희망을 실현하는 밑천이 된다. 아무리 작은 노력과 행동이라도 그 소중한 행동이 씨앗과 불씨가 돼서 나중에 임계치에 도달하면 사회 전체적으로 미치는 효과는 엄청나리라 생각한다. 이제 곧 설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능력을 활용해 ‘사·나·희’를 실천할 방법은 없는지 관심을 두고 주위를 둘러보아야 할 때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래도 2014년에는 희망을 꿈꾸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누구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신 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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