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립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도금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022
  • [후보자 인터뷰] “창동차량기지 이전부지 성장동력으로 개발”

    [후보자 인터뷰] “창동차량기지 이전부지 성장동력으로 개발”

    정기완 새누리당 노원구청장 예비후보는 노원구에서 12년이나 공직 생활을 한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이른바 ‘맞춤형 구청장’을 내세운다. 노원 지역 행정에 대해 누구와 견줘도 자신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1983년 월계동에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고 1998~2010년 노원구청에서 일한 노원맨”이라며 “이노근 전 구청장도 그렇지만 ‘프로 행정가’의 진가를 느끼게 하겠다”며 웃었다. 그는 “민선 5기 4년 동안 노원구는 멈춰 있었다. 지역의 변화도 발전도 없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따라서 민선 6기에는 창동차량기지 이전 부지에 동북아를 대표하는 비즈니스센터 건립의 청사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며 지역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인 창동차량기지 이전 부지를 지역 실정에 맞도록 개발하겠다”며 “미래 노원의 성장동력이 되도록 밑그림을 그리겠다”고 덧붙였다. 주거 시설보다는 호텔과 컨벤션 등 지역 발전을 이끌 시설로 채우겠다는 복안이다. 따라서 베드타운인 노원구를 상업·업무 시설로 도심의 활기가 느껴지는 지역으로 만들 계획이다. 재정자립도를 높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역 재정자립도는 22.3%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꼴찌다. 기업이나 상업 시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주거단지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비율 또한 높아 복지비용도 서울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다. 이처럼 열악한 살림살이가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정 후보는 “36년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겠다”며 “이를 통해 세수를 늘리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스스로 ‘복지전문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 봉사활동도 많이 했단다.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복지수요가 많은 지역이라 복지전문가가 당선돼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정 후보는 “민선 6기 노원구에는 여야와 지역에 따른, 생각이 다르다고 불이익을 받는 주민이 없도록 통합하는 구청장이 되겠다”면서 “능력 있는 직원이 승진하고 봉사하는 직능단체에 지원이 더 돌아가는 원칙을 지키고 반칙하면 불이익을 주는 구정을 펴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세월호 계기 기업 책임 다하게 ‘사회적 경제’ 공통공약 추진을”

    “세월호 계기 기업 책임 다하게 ‘사회적 경제’ 공통공약 추진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사회적 역할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이윤 챙기기에 몰두한 청해진해운의 행태가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장인 유승민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 위원장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신계륜 의원은 지난 2일 한목소리로 “여야가 6·4 지방선거에서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취지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공통 공약을 추진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특별대담에서 두 사람은 여야 공동 입법을 통한 사회적경제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왜 지금 사회적 경제인가. 신계륜(이하 신) 새누리당에서 사회적 경제특별위를 만든 것이 의미 있다. 중앙정부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논의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양당이 필요에 의해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유승민(이하 유) 사회적 경제의 필요성은 수십년 전부터 있었다. 양당이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은 협동조합법 등이 생겨서 나타난 측면도 있지만 공감했기 때문이다.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사회적 경제를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 여당이 공명하고 같이 움직여야 국회에서 결실을 맺겠다는 생각이 있다. (새누리당 측) 사회적 경제기본법 당론 발의가 쉽지 않아 우선 64명의 서명을 받아서 했다. 6월 국회는 어려워도 이번 정기국회는 여야가 추진 중인 법안들을 종합해 (공동) 입법화를 했으면 좋겠다. →사회적 경제가 기여할 수 있는 여지는. 유 성공해야 한다고 본다. 성공하면 기여할 부분이 많다. 지금은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진화, 진보라는 분명한 확신이 들었다. 지속 가능하고 성공해야 한다. 잘되기까지 과정은 힘들 것이다. 신 여야가 서로 토론회를 하면 네거티브 토론회가 많다. 포지티브가 없다. 사회적 경제는 양당이 협력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주제다. 정당 사상 초유의 일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주제다. 매우 의미가 크다. 사회적 경제가 등장하면서 시장경제가 더 건강하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경제에서 고쳐 나가자고 말할 수 있는 견제 기능이 될 수 있다. 유 우리가 1997년, 2008년 두 번 금융위기를 겪을 때 양극화가 훨씬 심해졌다. 공동체가 무너지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문제, 세월호 생명 안전의 문제, 사회적 가치 같은 것들이 굉장히 무너졌다. 양극화 대응 방법이 복지 재정을 늘리는 것 외에는 없었다. 사회적 경제가 공동체 안에서 연대와 신뢰 등의 싹을 틔우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에게도 향약, 두레, 계 등 사회적 경제 전통이 있었는데 최근 불씨가 살아나고 있는 것인가. 신 사회적 경제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토착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리도 내부에 (사회적 경제 토양이나 전통이) 있는데 그것을 포착해 우리 것으로 만들어 가면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협조하는 부분이 있나. 신 사회적 경제 용어를 사용한 것은 우리 둘이 처음이다.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제도를 정비하려는 것이라 목표가 대부분 일치한다. 사회경제기본법은 역사적 발걸음이 될 거다. 보완하고 협력해 완성품을 만들 것이다. 공동 행사도 많이 할 것이다. →사회적 경제는 시장경제의 보완인가. 유 사회적 경제가 자유시장경제를 대체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 기능은 대체도 가능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기업의 영역, 시장의 영역하고 이 영역은 차이가 있다. 기업들이 (사회적 경제를) 돕겠다면 연결해 주고 촉진해 주고 하는 것은 정부나 제도의 역할이다.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많다. 민간 기업들이 기여를 하고 싶다면 당연히 받아 주고, 세제 혜택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신 기업의 노동조합이 사회적 기업을 만든 것은 있긴 한데 미미하다. 노조 분들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국내에 수천개의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는데. 문제는 없나. 유 협동조합이든 사회적 기업이든 다양한 분야에서 생기고 있다. 수가 많아지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닐 테고 실패도 나올 것이다. 통계적으로 연연할 필요는 없다. 성공 확률을 높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간 성공에만 집착하면 안 된다. 지원금만 챙기려는 사람들을 잘 식별하면서 장기적으로 보고 소수라도 성공하면 좋겠다. 사회라는 단어가 들어가 사회주의를 연상시킨다며 찜찜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신 아직 태동기다. 시행착오가 많을 것이다. 바른 원칙을 제시하면 대로가 열릴 것이다. 어려움을 고쳐 가는 쪽으로 가야 한다. →정부, 정치권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신 지원은 간접지원이 좋다. 정치권에서 나설 수 있는 문제들은 많다. 유 정부지원금 한 푼 없이도 원리에 충실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돈도 벌고, 분배하고, 재투자하면 된다. (일례로 생협이 성장기에 접어들 때) 제도적 장벽이 많아 소송을 하는 일이 있는데 정부가 빨리 방향을 잡아 줘야 한다. →지원금이 잘 쓰이는지 감시할 수 있는 체계는. 유 투명성 관리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신 사회적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면 임금을 일정 기간 지원하는 정도다. 부정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사회적 경제 공통 공약 개발하나. 유 각 지역에서 지역공동체를 복원하려는 노력과 맞닿아 있다. 지방이 (사회적 경제가) 더 필요하다. 새누리당도 사회적 경제 공약을 할 필요가 있다. 여야 간에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으면 같이 약속을 드리는 것도 필요하다. 지방선거이니까 공통으로 약속할 수 있으면 의미가 있다. 신 전국 사회적 경제매니페스토실천협의회가 있는데 처음으로 하는 거다. 지금까지 여야가 공통 공약으로 하는 게 거의 없었다. 낮은 수준으로 해도 매우 의미 있다. 공통 공약을 내는 것은 좋지만 성과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경제기본법도 정략적으로 가지 않는 게 좋겠다. 우리 둘이서는 할 수 있겠지만 큰 정쟁 때문에 정책을 희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 공약을 표절해서 하는 경우도 많다. 기초의회 폐지 약속 등 비슷한 공약도 많았다. 여야가 같이하겠다는 것은 없었다. →농협, 축협 등 기존 협동조합과의 차이는. 유 8개 개별법에 의해 설립된 농협 같은 것은 (2012년의) 협동조합기본법에서는 제외가 됐다. 운영 원리나 정체성이 너무 다른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갈등이 있기 때문에 제외됐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사회적 경제기본법에는 다 집어넣었다. 사회적 경제기본법에 오래된 협동조합들을 넣어 내부 개혁 같은 것들을 희망해 보자는 생각도 있다. 당장 혼선은 없지만 거부감은 있을 것이다. 신 새누리당이 기존 협동조합을 넣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농협 등 관계된 분들의 충분한 이해와 동의 속에서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 가서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의사를 무시하는 것도 문제다. →사회적 경제의 강점은. 신 사회적 경제라고 말한 공공부문이 중간자 역할로서 시도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공공기업을 민영화시키는 데 사회적 경제를 넣어서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유 사회적 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문제가 있으니까 나온 것이다. 제3의 길, 제3 섹터, 사회적 경제라는 것이 성공만 할 수 있다면 기업들도 정신을 차릴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 때 충분히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고 본다. 사회적 경제의 모든 원리는 아니더라도 일부만이라도 (공기업 민영화에) 적용시키는 방법이 있다면 충분히 생각 가능하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양당 분위기는. 유 새누리당은 뜨악해하거나 저게 뭐지 하는 기류가 있지만 점점 관심도 생기고 있다. 동료 의원들이 뭔지만 알게 되면 대부분 찬성해 줄 것이라고 본다. 신 새정치연합 소속 전체 의원들이 온당하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다. 보편화된 개념이라기보다는 선진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유 아직 사회적으로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현장에서 협동조합이나 자활센터가 생겨나는 것을 보고 알게 되면서 우리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고 있다. 진행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정리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란 자본보다 사람 우위… 부의 분배를 중시 협동조합·공제조합·자활기업이 대표적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는 자본보다 사람을 우위에 두는 경제개념으로 인식된다. 자본시장경제의 대체가 아닌 보완적 역할을 한다. 그래서 SK 등 대기업들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는 협동조합, 공제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비자생협, 사회적 기업 등이 있다. 최근엔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델로 사회적 경제가 조명받는다. 사회적 경제는 그러나 한계와 과제도 많다. 만능열쇠가 아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사회적 경제의 개념을 정립해 가는 것도 과제다.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사회적 경제라는 용어는 프랑스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샤를 뒤느와이에가 1830년 발표한 한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학에서 사회적 경제는 노동계급의 상태 및 노동계급과 타계급의 관계에 대한 연구라고 정의된다. 경제학자 왈라스는 사회적 경제를 사회정의와 부의 분배에 대한 학문으로 정의했다. 호혜와 나눔 정신을 토대로 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은 근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근대적 형태를 갖춘 사회적 경제 조직은 19세기에야 정립됐다. 우리나라도 향약과 두레, 계 등 사회적 경제의 전통이 오래됐지만 일제 식민지를 거치며 거의 없어졌다가 최근 들어 착한 경제 차원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참여주체들에게 협동과 연대, 자립 의지가 요구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스타공무원] 박동혁 여가부 가족지원과장

    [스타공무원] 박동혁 여가부 가족지원과장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과 학교, 합동분향소 등에 돌봄상담 부스를 설치해 피해자 가족을 대상으로 긴급 가족돌봄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고 수습을 위해 애쓰지만 노력한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 같아 아쉽고, 좀 더 잘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느낍니다.” 아이돌봄 및 위기가족 지원업무를 맡은 여성가족부 박동혁 가족지원과장의 요즘 심정이다. 그는 침몰사고 이후 상황을 취합 조정하느라 야간·휴일 근무가 이어져도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생각하면 피곤할 수 없단다. 이번 사고 관련 돌봄 및 심리정서 지원 등 이용은 차츰 늘어나 하루 평균 100여건에 이른다. 박 과장은 “충격적인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예전에는 피해자 개인 지원 위주였으나, 이제는 가족 차원의 접근과 처방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피해 장병과 가족 지원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맞는 위기가족 지원서비스를 30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시행한다. 긴급 가족돌봄 및 상담 등 초기 단계부터 가족기능 및 정서 회복 지원 맞춤서비스를 거쳐 사회활동 지원까지 3단계로 돼 있다. 박 과장은 한부모가족 지원사업도 총괄한다. 한부모가구는 지난해 전체 1820만 가구 중 9.4%인 171만 가구이고 그중 75%가 여성이다. 저소득층이 많으나 정부 지원 대상은 이 가운데 13%인 22만여 가구에 불과하다. 앞으로 지원대상과 지원액, 임대주택 지원을 늘리는 등 한부모가구의 실질적 자립 지원 정책을 중점적으로 펼칠 계획이란다. 박 과장은 한부모 가정의 양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정을 추진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난 3월 공포된 것을 보람으로 기억한다. 양육비 이행관리원을 설치, 내년 3월부터 양육비 이행을 지원한다. 2012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성년 자녀를 둔 한부모가족 중 83%가 양육비를 받은 적이 없고, 양육비 청구소송 경험자는 4.6%에 불과하다. 법원에서 양육비 지급 결정을 받아도 실제 이행 비율은 지난해 24.3%밖에 안 되는 실정이다. 박 과장은 1990년 총무처에서 7급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민권익위원회 창립 멤버로 근무하다 확대개편 직전인 2004년 여가부로 왔다. 29년 전 사고로 요추를 다쳐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불편하지만, 휠체어를 타며 오래 병원생활을 하던 것에 비하면 매우 행복하다”며 웃는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빈곤층 복지형 일자리 ‘취업 메뚜기’ 양산

    정부로부터 취업 지원을 받아 일자리를 얻은 취약계층의 상당수가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근로의욕 저하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일자리의 불안정성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생계급여를 받는 대신 일하는 조건으로 정부로부터 소개받은 열악한 일자리에서 고용과 실업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희망리본사업’을 통해 취업 기회를 제공받은 취약계층 가운데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취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는 61.9%에 불과했다. 고용 형태도 대부분이 단순노무 종사자(26.9%), 서비스 종사자(23.5%) 등 대표적인 저임금 일자리였다. 비정규직 상용직(58.9%)이 대부분이었으나 상대적으로 고용이 더 불안정한 일용직(2.5%), 임시직(2.7%) 종사자도 적지 않았다. 일을 해도 심각한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이 사업을 거쳐 간 취약계층의 고용 형태를 파악하고 있는 복지부는 나은 편이다. 비슷한 성격의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고용노동부는 취약계층이 이 사업을 통해 어떤 일자리에 고용됐는지조차 파악하지 않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취약계층의 취업률이 중요한 것이지, 고용 형태의 문제는 사실상 노동시장 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지 고용률을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근로빈곤층 취업 지원 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근로 능력이 있는 사람을 가려내 취업성공패키지, 희망리본 사업, 자활근로 등을 통해 일을 하게 하는 고용중심 복지정책이다. 만약 근로능력이 있는데도 자활 근로조차 거부하면 수급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자율적 노동이라기보다는 타율적 규제에 더 가깝다. 이런 제재로 인해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노동시장으로 진출하고는 있지만 정부의 관심이 고용률에 주로 쏠려 있다 보니 소위 괜찮은 일자리로 옮겨갈 확률은 낮다. 경력이 쌓이면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지만 단순노무나 서비스직은 그렇지 않다. 돈을 벌어 자립하게 되더라도 여전히 생활은 불안정해질 수 있는 이유다. 게다가 포화 상태인 저임금 노동시장에 취약계층이 몰리면 가뜩이나 적은 임금을 더욱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홍민기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중심적 복지정책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라는 보고서에서 “고용중심적 복지정책은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자리를 맡을 근로자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함께 성장하는 기업] 포스코, 국내외서 사랑의 집짓기… 빈민층 자립 도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 포스코, 국내외서 사랑의 집짓기… 빈민층 자립 도와

    포스코의 사회공헌 활동은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기부와 나눔 등을 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지난해 출범한 ‘포스코 1% 나눔재단’ 활동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지난 1월 첫 이사회를 개최하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1%의 나눔’이라는 비전을 공표했다. 나눔재단은 지난해 포스코와 출자사 임직원이 내놓은 기부금만큼 회사가 같은 금액을 더해 조성한 45억원이 올해 사회공헌사업 자금이다. 먼저 포스코가 진출해 있는 지역사회 역량강화사업으로 에티오피아의 빈민층 자립을 위한 새마을사업을 전개하고 베트남 빈민지역 집짓기 프로젝트인 포스코빌리지 조성을 시행하기로 했다. 포스코빌리지 조성사업에는 포스코청암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베트남 장학생들과 현지에 사업장이 있는 포스코특수강·포스코ICT·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A&C 등의 출자사 직원들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소외계층 지원사업으로는 스틸하우스를 활용해 위기 청소년을 위한 쉼터를 건립하기로 했고 이혼 등의 이유로 해체된 다문화가정 자녀의 정서 회복을 위한 사업과 국내외에서 발생한 긴급 상황에 대한 구제 활동도 함께하기로 했다. 또 포스코의 설립 배경에 걸맞게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보존·계승하고 세계에 알리는 사업을 특화시켜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생활고로 전승 단절 위기에 있는 금속 분야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함께 성장하는 기업] LH, 마을형 사회적기업 세워 일자리 제공

    [함께 성장하는 기업] LH, 마을형 사회적기업 세워 일자리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회공헌 활동은 LH의 고유 업무와 연계돼 이뤄지고 있다. LH의 사회공헌 활동은 저소득층이 밀집해 살고 있는 임대주택 입주민의 복지 향상과 자활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빈곤층의 집중, 노령인구의 증가 등 임대주택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은 입주민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자립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H는 임대주택 입주민에게 일자리와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을형 사회적 기업의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LH는 2010년 시흥 능곡, 청주 성화, 대구 율하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16개의 마을형 사회적 기업 설립을 지원해 오고 있다. 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아동 공부방을 운영해 대학생들과 함께 임대주택 아이들의 일대일 멘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멘토 프로그램인 ‘멘토와 꼬마친구’ 활동은 2008년 서울지역본부를 시작으로 지금은 전 지역본부에서 16개 대학 400여명의 대학생 봉사자가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정의 아동(멘티)들을 대상으로 대학 봉사자(멘토)들이 매주 세대를 방문해 학습지도, 진로상담, 정서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헌법 개정 통해 지방자치 활성화 이뤄야”

    “헌법 개정 통해 지방자치 활성화 이뤄야”

    6·4 지방선거를 42일 앞둔 지난 22일 한국지방자치학회는 서울연구원과 함께 ‘미래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와 리더십 형성’을 주제로 지방자치정부 20주년 세미나를 열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1948년 제헌헌법이 제정되고 1952년 한국전쟁 도중에 시·읍·면의회 선거가 처음 실시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국가 발전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지방자치는 중단된다. 1995년 지자체장 선거가 실시되면서 부활한 지방자치는 박근혜 정부에서 ‘지방3.0’으로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방선거는 중앙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1995년 지방자치가 부활했기 때문에 1997년 야당이었던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될 수 있었다”며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은 기본권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고 밝혔다. 지방자치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 제안이 쏟아졌는데 특히 헌법 개정의 필요성이 두드러졌다. 현재 헌법은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단지 두 개의 조문만을 두고 있다. 한국지방자치법학회 측은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이의 수직적 권력분립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헌법은 이런 권력분립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다”며 “지방자치를 활성화하려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헌법에서 ‘지방자치는 헌법상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필수 구성 요소로서 보장되어야 함’이 확인돼야 하며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권한과 재원 보장이 반영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앙정부와 국회의원만 가진 법률안 발의권에 지방정부도 일정 부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조선 시대에도 ‘우리의 삶은 우리의 손으로’란 철학 아래 지켜져 왔다고 세미나에 참석한 학자들은 강조했다. 헌법 개정뿐 아니라 전국 244개로 획일화된 지방정부의 형태 변화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같은 기초단체지만 인구 112만명인 경기 수원시와 1만 8000여명뿐인 경북 영양군의 정부 형태가 같은 것은 무리라며 주민 의사에 따라 지방정부의 형태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점점 퇴행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 회복이 가장 급하다는 주장이 한목소리로 쏟아졌다. 1995년 66.4%였던 지방의 재정자립도는 2013년 51.1%로 감퇴했다. 어려운 지방재정을 위해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현재 8대2에서 6대4로 확대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복지 부담이 늘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지방에 넘겨 지방의 부담만 가중됐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분명한 기능 배분의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복지업무가 사회복지사와 복지담당 공무원에게만 깔때기처럼 집중되는 현상도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해운사 권익 옹호 단체서 운항·안전 감독 ‘모순’

    해운사 권익 옹호 단체서 운항·안전 감독 ‘모순’

    세월호 침몰 원인을 지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해운조합이다. 세월호에 대한 운항 관리와 안전점검 등 총체적인 관리를 해운조합 인천지부 운항관리실이 맡아 왔기 때문이다. 해운조합은 연안 해운업자들이 1949년 9월 비영리특수법인으로 설립했다. 현재 해운조합은 2100여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전국 270여개의 유인 도서에 100여개 항로를 운항하고 있다. 한국해운조합 홈페이지에는 “연안해운업 조합원사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과 자립 기반 조성,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됐다”고 명시돼 있다. 선사에 대한 감독보다는 이익을 옹호하는 이익단체임을 보여준다. 묘하게도 해운법에는 국내 여객운송사업자는 해운조합으로부터 선박 운영에 관한 지도·감독을 받도록 돼 있다. 해운조합이 임명한 선박 운항 관리자가 해운사의 안전 관리 업무를 맡는다.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이 ‘셀프 감독’으로 여객선 관리에 부실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정부 스스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운항 관리자는 해운조합 직원으로 3급 항해사 또는 3급 기관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운항 관리자는 선박 운항관리규정 이행 상태를 확인하고 구명장비, 소화설비, 탑승 인원, 화물 적재 상태 등을 점검해야 하는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전국 13개 해운조합 지부에 근무하는 인원은 곳당 3~4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운조합 측은 정확한 인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인천항 관계자는 “해운사의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가 회원사들의 안전 관리를 감독한다는 것은 엄청난 모순”이라며 “해운조합이 회원사 운항에 불편을 주면서까지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여객선 안전 관리 부실로 이어졌다. 해양조합 인천지부는 지난 2월 25일 해경 등과 세월호 특별점검을 벌인 결과 수밀문(침수방지시설) 작동 불량 등 심각한 하자가 여럿 발견돼 시정조치를 명했다. 하지만 선사 측은 별다른 보수 조치 없이 ‘지적 사항 시정 조치’라는 형식적인 문서를 보냈고 재점검은 하지 않았다. 게다가 세월호가 출항 전 엉터리로 보고한 승원 인원, 화물 적재량 등에 대해서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인천지검은 23일 한국해운조합 본사와 해운조합 인천지부 운항관리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해운조합이 세월호 사고와 연관성이 많다고 보고 특별수사팀과 별도로 수사팀을 꾸렸다 해운조합은 ‘이상한 제도’를 만들어준 정부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사장을 줄줄이 정부 퇴직 관료에게 맡겨 왔다. 조합 설립 이후 지금까지 12명의 이사장 가운데 10명이 전직 고위 관료 출신이다. 대부분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옛 국토해양부)와 해경 출신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주성호 이사장은 국토해양부 2차관 출신이며 본부장 3명 가운데 한홍교 경영본부장과 김상철 안전본부장 역시 각각 해수부와 해경 고위 간부 출신이다. 해운조합과 상급 주무 부처의 끈끈한 유착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23일 “여객선 안전 운항에 대한 지도·감독을 맡는 해운조합은 정부 부처의 ‘낙하산’들에 의해 오랫동안 운영돼 왔다”고 질타했다. 국내 유일의 선박 검사기관인 한국선급도 12명의 역대 회장 가운데 8명이 해수부나 관련 정부기관 출신이다. 한국선급은 지난 2월 실시한 세월호 중간검사에서 배수와 조타시설, 통신시설, 화물결박장치, 구난시설 등 200여개 항목에 대해 모두 ‘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도 부원찬 이사장이 해수부 출신이다. 공단은 정부의 위탁을 받아 선박 도면 승인 등의 안전검사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 단체를 해수부와 묶어 ‘해피아’(해양 마피아)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해수부는 뒤늦게 운항관리실을 해운조합에서 독립시켜 운항 관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퇴직 관료 챙겨 주기’에 해운조합 등을 달콤하게 활용해 온 해수부로서는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혼자 아이 키우는 청소년 70% 학업 중단

    자녀를 둔 청소년 한부모(24세 이하) 10명 중 7명이 학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은 월평균 총수입이 50만원 미만으로 빈곤했고 10명 중 6명은 정부지원금에 의존해 생활했다. 또 10명 중 3명은 한부모가정 출신으로 빈곤뿐 아니라 가구 유형이 대물림되는 현상이 엿보였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데이터를 재가공해 분석한 ‘청소년 한부모의 생활실태 및 자립지원 방안’ 보고서에서 18일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24세 이하 청소년의 분만 건수는 매년 2만건을 넘고 있다”면서 “최근 10년 동안 청소년이 낳은 출생아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 한부모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공식적인 정부 통계는 없지만, 201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1만 5000여 가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한부모 대상 정부 정책으로는 여성가족부의 자립지원사업이 있는데, 2010년 1222가구에서 2011년 1620가구, 2012년 1831가구로 늘고 있다. 청소년 한부모들은 정규 학교 외에 진로직업교육과 훈련에서도 배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직업교육을 받은 비율은 28.6%였다”면서 “나이가 어릴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영유아기 자녀가 있을수록 청소년 한부모의 직업훈련 경험이 낮았다”고 평가했다. 또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 10명 중 2명만 퇴소한 뒤 원래 가정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답해 시설에서 나간 뒤 주거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결국 청소년 한부모의 자립을 위해서는 포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김 연구위원은 결론 내렸다. 임신, 출산, 양육의 생활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아이를 입양시키는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습권 보장과 취업과 연결되는 직업교육 체계도 자립에 중요하다고 한다. 또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자립지원 체계가 개편되어야 한다고 김 연구위원은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혼자 아이 키우는 청소년 70% 학업 중단

    자녀를 둔 청소년 한부모(24세 이하) 10명 중 7명이 학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은 월평균 총수입이 50만원 미만으로 빈곤했고 10명 중 6명은 정부지원금에 의존해 생활했다. 또 10명 중 3명은 한부모가정 출신으로 빈곤뿐 아니라 가구 유형이 대물림되는 현상이 엿보였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데이터를 재가공해 분석한 ‘청소년 한부모의 생활실태 및 자립지원 방안’ 보고서에서 18일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24세 이하 청소년의 분만 건수는 매년 2만건을 넘고 있다”면서 “최근 10년 동안 청소년이 낳은 출생아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 한부모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공식적인 정부 통계는 없지만, 201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1만 5000여 가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한부모 대상 정부 정책으로는 여성가족부의 자립지원사업이 있는데, 2010년 1222가구에서 2011년 1620가구, 2012년 1831가구로 늘고 있다. 청소년 한부모들은 정규 학교 외에 진로직업교육과 훈련에서도 배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직업교육을 받은 비율은 28.6%였다”면서 “나이가 어릴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영유아기 자녀가 있을수록 청소년 한부모의 직업훈련 경험이 낮았다”고 평가했다. 또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 10명 중 2명만 퇴소한 뒤 원래 가정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답해 시설에서 나간 뒤 주거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결국 청소년 한부모의 자립을 위해서는 포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김 연구위원은 결론 내렸다. 임신, 출산, 양육의 생활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아이를 입양시키는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습권 보장과 취업과 연결되는 직업교육 체계도 자립에 중요하다고 한다. 또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자립지원 체계가 개편되어야 한다고 김 연구위원은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美홈리스 뉴욕 다리 사이에 둥지… 결국 철거

    美홈리스 뉴욕 다리 사이에 둥지… 결국 철거

    미국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 지역을 잇는 명물인 ‘맨해튼 브리지’의 교각 사이에 용감하게 둥지를 튼 홈리스가 결국 경찰에 의해 강제 퇴거 조치되었다고 ‘뉴욕포스트’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에서 온 이민자로 알려진 이 남성은 철로 지어진 맨해튼 브리지 사이 공간을 이용해 절묘하게 둥지를 틀고 생활해 왔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이러한 사실이 ‘뉴욕포스트’에 특종으로 보도되면서 그의 은밀한 둥지는 들통이 나고 말았다. 이날 오전 둥지 철거와 다리에서의 퇴거를 위해 출동한 뉴욕경찰(NYPD) 특수대는 현장에 다가가 경찰임을 밝혔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나무 판지와 스티로폼 등 그의 둥지 구조물을 뜯어내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그는 안에서 태연하게 버티고 있었다. ‘조’라고 이름이 알려진 이 남성은 결국 경찰에 의해 그의 둥지에서 내려왔고 그가 둥지를 지을 때 사용했던 모든 집기들은 철거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남성은 나무 판지와 스티로폼 등을 이용해 완벽한 형태의 둥지를 지었으며 안에는 부탄가스 등을 이용해 난방 장치까지 설치하는 등 각종 조리기구를 비롯해 완벽한 살림살이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철거 과정에 참여한 한 경찰은 “지하철과 많은 차들이 다니는 이러한 소음이 심한 교각 사이에서 그가 어떻게 잠을 청할 수 있었는지가 의문”이라며 “위험한 장소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이 다리 교각에 설치된 홈리스의 둥지를 철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철거를 당해 지상으로 내려온 이 홈리스 남성은 “지난 13년 동안 NYPD가 다섯 번이나 강제 철거를 단행했다”며 “그래서 내가 더 단단하게 집을 지은 것”이라고 밝혀 주위를 더욱 놀라게 했다. 사진= 위에서부터 경찰에 의해 교각 둥지에서 내려오는 홈리스 남성과 다리 교각 사이에 정교하게 지어 놓은 홈리스 남성의 둥지 (뉴욕포스트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축제의 4월, 이제 시작] ‘동행’ 서대문·용산구 장애인의 날 행사

    [축제의 4월, 이제 시작] ‘동행’ 서대문·용산구 장애인의 날 행사

    오는 20일 제3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북돋자는 취지에서 1981년부터 장애인의 날이 제정됐다. 이에 걸맞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한데 아우르는 행사가 봇물을 이룬다. 서대문구는 17일 오전 11시 홍제천 폭포마당 일대에서 ‘2014년 장애인 한가족 한마당 축제’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22개 부스를 마련해 장애인들의 건강과 자립, 문화생활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업체험과 취업상담이 이뤄지는 ‘장애인 취업박람회’, 장애인단체 추천을 받은 8개 팀의 재능 오디션, 행운권 추첨 등이 이어진다. 용산구는 16일 오후 1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더불어 함께 하나되는 우리’라는 주제로 행사를 갖는다. 장애 및 비장애 구민, 장애인단체, 복지시설, 기업 등이 참여한다. 시립용산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의 하모니카 연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장애인 인권헌장 낭독에 이어 어린이·어머니 합창단, 마포노인복지관 우리 춤 체조 등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체험 부스에서는 내 연금 알아보기, 건강검진, 스포츠마사지, 컬링체험, 안마서비스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중증장애인 독립생활연대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도 제공한다. 장애인단체라고 받기만 하는 입장이 아니라 스스로 베푸는 주체라는 자부심이 담겼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행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아동은 票 없다고… 아동복지 공약도 없나요

    아동은 票 없다고… 아동복지 공약도 없나요

    호남권 A시(市)의 김민지(11·가명)양과 연지(8)양 자매는 외삼촌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부모는 방패막이가 돼 주지 못했다. 모두 38개 시·군이 있는 전남·북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은 6곳뿐. A시에는 없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지난해 12월 김양 자매에게 도움을 줬지만 보호기관까지 한 시간 넘게 떨어진 탓에 2주에 한 번 방문도 버거웠다. 반면 수도권 B시에 사는 박초롱(11)양의 사정은 조금 낫다. 알코올의존증인 아버지에게 몇 차례 구타를 당했는데 지역 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발 빠른 도움을 받았다. 서울·경기권에만 19개의 보호기관이 집중된 덕이다. 박양은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증세를 보였지만 보호기관의 도움으로 치료 중이다. 경북 칠곡과 울산에서 계모의 학대로 아이 2명이 숨지는 등 아동 안전·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동복지정책은 2005년 이후 지방자치단체에서 도맡고 있어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나 단체장의 철학에 따라 정책의 질이 천차만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아동 안전·건강 등에 관심 있는 후보를 고르면 우리 아이들의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15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아동복지지출 비율은 전체 예산의 0.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2위에 그쳤다. 올해에는 국내 전체 예산 중 아동복지 예산 비율이 1.4% 수준이었지만 이 중 95.7%는 5세 미만의 보육 예산이다. 5~18세 아동·청소년의 안전·건강 등을 챙길 돈은 거의 없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 예산이 적은 데는 여러 이유가 얽혀 있지만 아이들이 투표권이 없는 데다 아동 권익을 지켜 주려는 목소리가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회 약자를 위한 복지 예산 중 대부분이 ‘표’가 되는 노인 복지 분야로 쏠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지자체별 아동복지 환경도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꼭 지자체 내 아동 수에 비례해 예산이 편성되는 것은 아니며 단체장의 의지 등에 따라 예산편성이 들쭉날쭉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며 학대 피해 아동을 보살피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경우 아동인구(18세 미만) 12만 4000명인 제주도에는 모두 2곳이 있다. 한 곳당 아동 6만 2000명을 책임지는 셈이다. 반면 경남(아동인구 63만 7000명)은 2곳에 불과해 1곳당 31만 8500명을 담당하고 있다. 아동복지시설에서 18세에 퇴소하며 받는 자립지원정착금도 제각각이다. 울산이 600만원, 서울·경기·충남 등은 500만원을 지원하지만 경남과 강원 등은 300만원에 그친다. 아동급식비나 아동보호시설 간식비 등도 천차만별이다. 김은정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은 “과천시장이 지난 선거 때 ‘학교마다 사회복지사를 배치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실제 학교 10곳 중 9곳에 배치했다”며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아동복지가 달라진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최근 각 정당에 보낸 ‘6·4 지방선거 정책 제안서’에서 아동기금 조성 등을 통해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 아동복지 재원을 도울 것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중앙정부가 각 지자체 아동복지정책의 최소 기준을 마련해 강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도봉 ‘1인 1만원’ 햇빛 발전소 세운다

    도봉 ‘1인 1만원’ 햇빛 발전소 세운다

    도봉구민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착한 전기와 착한 소비가 만나는 셈이다. 도봉구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목적으로 지역 주민을 조합원으로 한 ‘도봉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을 발족한다고 15일 밝혔다. 친환경 발전을 사업으로 삼은 협동조합은 있었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처음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반 협동조합과 달리 공익사업을 한다. 도봉햇빛발전은 주민 출자금과 각종 지원금을 재원으로 친환경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게 된다. 우선 도봉문화정보센터 옥상에 20㎾급 시민햇빛발전소 1호를 올해 안에 설치할 계획이다. 발전소 운영에 따른 수익은 빈곤층 전기요금 지원 등에 쓰인다. 일부는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확대하는 데 재투자된다. 조합원이 되려면 1인당 1구좌(1구좌 1만원) 이상 출자하면 된다. 가까운 동 주민센터 또는 창동도봉행정지원센터 내 협동조합추진위원회(070-8867-8672)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 가운데 하나로 구가 비영리민간단체를 지원하며 추진됐다. 지금껏 구는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주택 창호 개선 등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사업, 주민 참여 에너지 절약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 특히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민간 자본을 유치해 100㎾급 태양광발전소를 창도초등학교 옥상에 설치하고,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도봉햇빛발전은 지속 가능한 복지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조합이 자립 능력을 갖도록 설립 초기 단계부터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지자체 재정자립도 40%대로 추락

    지방자치단체 총 재정 규모는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1997년 63%였던 재정자립도가 처음으로 40%대로 내려가는 등 지방재정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행정부는 ‘2014년도 지방자치단체 통합재정개요’를 공개하면서 올해 기금을 포함한 지자체 총 재정 규모는 지난해(166조 2000억원)보다 3.1% 늘어난 171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하지만 지방재정 중 지방세, 세외수입 등 자체 세입 규모는 87조 1000억원에서 75조 1000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국고보조금은 34조 2000억원에서 37조 7000억원으로 늘었다. 이와 함께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지자체 자체 사업의 비중은 지난해 38.3%에서 올해 37.6%로 감소한 것과 반대로 국고보조사업 비중은 41.4%에서 42.4%로 증가했다. 이처럼 국고보조금 등 의존재원 비중 증가와 더불어 세입과목 개편(이월금, 전입금 등 실질적 수입이 아닌 재원을 올해부터 세외수입에서 제외)으로 인해 지방재정 자립도는 지난해 51.5%에서 올해 44.8%로 떨어졌다. 1997년 이래 처음으로 40%대로 지방재정 자립도가 내려간 것이다. 세입과목 개편 전 기준으로 하면 올해 지방재정 자립도는 50.3%다. 또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 수도 지난해(38개)보다 올해 두 배 이상(78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동안 사회복지 예산 비중은 22.3%(35조)에서 24.5%(40조 1000억원)로 커졌지만 국토개발, 수송·교통 등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 비중은 17.7%(27조 7000억원)에서 16.3%(26조 7000억원)로 줄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빚에 허덕이면서 개발사업 남발… 단체장 자정노력 필요

    지자체들은 지역 사업, 일자리 공약과 만성적인 부채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번 평가에서는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시·군·구 기초단위일수록 이런 딜레마가 여실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열악한 지자체 재정상황을 극복하려면 자진해 지자체 사업을 효율적으로 감량하는 결단이 필요하지만 당장 재선에 급급한 선출직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이런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광역단체장들이 주로 국책사업, 사회간접자본(SOC) 등 대규모 예산이 드는 초대형 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한다면, 기초단체장들은 건설업체들과 연관된 지역 내 개발 사업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무총장은 “기초단체장들은 개발사업 공약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데다 당선 후엔 관련 사업의 이권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비리에 얽힐 가능성도 농후하다”면서 “뉴타운 조성, 구역 재개발 같은 사업은 설사 유치에 실패한다 해도 사업추진만으로 땅값이 오르는 효과가 있고 중소규모 개발업자들에게 인허가권을 주는 과정에서 검은돈이 오갈 확률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부채를 줄이려면 사업을 축소해야 하나 단체장들의 자정 노력이 부족한 점은 민선 6기 지자체의 과제로 남는다. 실례로 전남·광주 지역을 비교하면 인구수는 전남(190만명)이 광주(147만명)보다 29% 많은 데 비해 공약 실현에 필요한 예산(36조 1497억원)은 12배나 많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공약 실현에 따르는 재정확보 가능성을 유권자들이 후보 검증 단계에서부터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지자체 예산의 구조적인 불균형 해결이 시급하지만, 자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민자 방식으로 시행하는 사업 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진보여, 이념에서 나와 서민에게 가라

    진보여, 이념에서 나와 서민에게 가라

    진보의 착각/크리스토퍼 래시 지음/이희재 옮김/휴머니스트/768쪽/3만 5000원 “진보라는 관념에 논박할 만한 수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진보를 믿을까?” 역사가 늘 더 나은 방향으로 진보할 것이라는 기대는 무너졌다. ‘공동체’와 ‘모두가 윤택한 삶’을 기치로 내걸어 지지를 얻은 좌파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20세기 말에는 우파가 재부상했다. 복지국가가 자유시장주의를 대체하리라던 좌파의 신념도 무너졌다. 그런데도 진보에 대한 믿음이 여전한 현실을 두고 미국 역사가이자 사회비평가 크리스토퍼 래시는 ‘괴이한 현상’이라고 규정한다. 래시는 ‘진보의 착각’(원제 The True and Only Heaven)에서 이 시대 지식인들이 길 잃은 진보를 향한 맹목적인 낙관주의와 오해에서 깨어나야 한다면서 진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원제(참되고 오직 하나뿐인 천국)의 의미는 곧 진보가 추구하는 이상향이다. 과거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저자는 1970년대 중반부터 성 해방, 여성의 직장생활, 전문기관의 아동 보육 등으로 대변된 좌파의 기획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이때 등장한 새로운 좌파는 초창기 좌파의 역사에 무지해 분파주의는 극에 달하고, 이념적 순결성에 집착하며, 낙오된 사람들의 집단 감상주의처럼 그 역사에서 가장 불미스러운 모습을 자꾸 되살려 내려 했다. 더불어 “미래와 싸운 것이 아니라 후지고 몽매하고 생각이 짧아 진보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싸우면서 우월감을 느끼는 엘리트주의에 매몰됐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진보의 천국은 더이상 없다고 주장하며, 사회 내부의 심리·문화·정신적 질서를 다시 세우는 일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19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진보에 관한 논쟁을 이끌어 온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좌파의 궤적을 고찰하면서 그동안 오독했던 기독교 전통, 계몽주의와 세계주의, 자유주의와 서민주의 등 다양한 이론과 가치관을 재조명하는 이유다. 저자는 좌파와 우파는 생산물의 분배를 두고 극심하게 갈등했으나 양쪽 모두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긍정했다고 해설한다. 대량 생산을 통한 생활 수준의 향상을 추구하면서 결국 환경재앙과 빈부격차의 심화, 전 세계적 폭동과 테러, 기후변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제 미래를 위협하는 것은 좌우의 이념 공방이 아니라 사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리·문화·정신적 기초의 붕괴다. 노동의 즐거움과 안정된 관계, 가정생활, 향토애, 역사적 귀속감 등 정신적 가치가 무너지는 상황이다. 이때에 진보가 추구해야 할 것은 전체주의나 집단주의 등 이념적 재무장이 아니다. 현재의 한계를 명확하게 바라보고 사회·문화적 질서를 바로 세우는 ‘서민 철학’이다. 욕망을 절제하고 한계를 받아들이는 기독교 금욕주의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봤다. 보통 ‘대중 영합주의’로 쓰이는 포퓰리즘(populism)을 저자는 자립과 책임, 검약과 절제를 중시하는 미국 중하류층의 특성을 일컫는 ‘서민주의’로 풀이하면서 진보에 필요한 태도의 연장선에 두었다. 또한 저자는 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호한 인도주의와 보편성 대신 ‘평범한 이들’의 개별적 속성에 눈을 돌리고 향토애에 기반한 공동체 의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를테면 진보는 흑인과 백인이 같은 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살고 싶어 하는 공동체 본능은 생각보다 강하므로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공동체의 보존은 평등 못지않게 소중한 가치인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평등에 꼭 필요한 가치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더불어 다른 진영에 있는 상대방에게도 공동체나 집단에 대한 충성이 있다는 점을 존중해야 진정한 연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관용’이라는 보편주의적 처방이 아니라 ‘용서’라는 종교적 이상이 전제된 것이다. 이 책의 함정은 저자가 사망하기 3년 전 1991년에 나왔다는 점이다. 출간 당시 저자는 좌파에게는 파시스트로, 우파에겐 반기업주의자로 비난받았다. 번역본이 나온 현재 한국에서는 ‘23년 전의 사유가 현재에 적용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생길 법도 하다. 진보 이론을 정리한 사유의 결과물이 서민의 삶과 유리된 채 이념 논쟁과 권력 투쟁을 반복하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지는 것은 분명하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일자리 강남구’… 올 2만 5000개 만든다

    서울 강남구는 주민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2만 5000개 창출을 골자로 하는 ‘2014 지역 일자리 목표 공시제 실행계획’을 8일 밝혔다. 구는 201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고용노동부 ‘지역 일자리 목표 평가’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서울시 평가에서는 2011년과 2012년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등 대외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구는 지난해 2만개를 뛰어넘어 올해 25% 확대를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예산 900억원을 투입하고 3대 전략, 8개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3대 전략은 ▲청·장년층, 경력단절여성, 저소득층 등 대상별 취업·창업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일자리 제공 ▲민·관·학 협력 네트워크와 인프라 구축을 통한 튼튼한 일자리 창출 ▲패션특구와 의료관광, 무역 등 강남 지역산업과 연계한 특별한 일자리 발굴을 기본 줄기로 한다. 또 일자리 창출과 직업훈련, 고용서비스, 고용장려금, 창업지원, 인프라 구축, 기업유치, 지역특화산업육성 총 8개의 세부분야로 나눠 추진한다. 세부 분야별 주요 내용을 보면 일자리 창출 분야는 노인·장애인·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생계지원과 자립을 돕고자 노인 일자리 2295개, 공공근로 578개, 자활근로 333개 등 모두 5677개의 공공 일자리를 만든다. 서주석 일자리정책과장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생각으로 구의 다양한 사업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강남고용노동지청과 강남상공회, 기업, 협회 등 일자리 관련 기관과 고용지원협의체를 구성해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기고] 기업의 사회공헌, 멀리가려면 같이 가야/황상호 한국전력 CSR팀장

    [기고] 기업의 사회공헌, 멀리가려면 같이 가야/황상호 한국전력 CSR팀장

    한전 태백전력소의 등산동호회는 매주 휴일 산에 오른다. 등산동호회가 산에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동호회에는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 산에 오르면서 약초를 캔다. 동호회원들은 약초를 판매한 수익금을 모아 진폐증으로 힘들어하는 이웃의 약값과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약초 값이 얼마 되지는 않지만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그 가치와 진정성을 알기에 한전 직원들과 가족 같은 친밀감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금품기부, 노력봉사와 같은 자선형태에서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직접 사적 기업을 설립해 취약계층의 자립기반을 조성해주는 등 사회공헌 목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기업 본연의 가치도 높이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소비자가 착한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질수록 기업은 사회공헌에 쓰는 돈을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투자로 생각하게 된다. 기업이 어려울 때 사회공헌활동 예산을 넉넉히 책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웃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한전 직원 2만명의 급여 중 1000원 미만 끝전을 모금하면 매달 1000만원 가까이 모을 수 있다. 개인에게는 큰 부담이 없는 몇 백원이지만 2만명이 1년을 모으면 1억원이 넘는다. 한전은 이 돈으로 소외된 이웃의 창업자금을 무담보로 대출해 주는 마이크로크레딧사업을 벌여 매년 수십 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나누어 주는 재능기부 활동도 효과가 크다. 직원의 10%가 넘는 2300여명이 재능기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소외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학습지도, 스포츠 활동, 공연관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또 한전의 전문성을 살려 취약계층의 노후 전기설비 수리, 고효율 조명기기 교체, 빈곤층 요금지원 같은 활동도 시행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안전한 전기 사용을 돕고 에너지 효율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업이 존속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수익창출이라는 점에서 ‘공기업이라도 적자상태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야 하는가’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울수록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청되며,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분야,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접근하면 적은 비용으로 효과만점의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다. 아프리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속담이 있다. 멀리 가려면 즉,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수레의 두 바퀴처럼 구성원의 지혜와 힘을 모아(集思) 꾸준한 이익창출과 사회적 책임(廣益)을 병행해야 한다.
  • [산림경영 길을 찾다] (상) 세계 최대 단일조림지 뉴질랜드 카인가로아 경영림을 가다

    [산림경영 길을 찾다] (상) 세계 최대 단일조림지 뉴질랜드 카인가로아 경영림을 가다

    우리나라는 산림 면적이 전 국토의 64%(637만㏊)에 달하는 산림국가다. 2012년 기준으로 임목 축적(나무의 양)이 1㏊당 126㎥로 산림 녹화 시작 전인 1960년대 초반(10㎥)과 비교할 때 12배 이상 성장했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총 109조원, 국민 1인당 연간 216만원의 ‘무형의 혜택’을 제공한다. ‘숲’이라는 건강 자산을 활용한 산림복지가 실현되는 등 선진국 수준의 그린 인프라도 갖췄다. 숲의 기능과 역할은 확대됐지만 경제성은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목재 수요량(2815만㎥)의 83%(2325만㎥)를 수입했다. 목재 자급률이 하위국 수준인 17%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수요 증가와 자국 산업 보호, 원목세 도입, 수입 쿼터제 등 환경의 변화로 해외에서 목재를 들여오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목재 자립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목재 공급이 가능한 ‘비축 기지’(경제림) 확보가 시급하다. 다행히 우리 산림은 60% 이상이 30~40년생의 성숙기 나무들이라 자원화 기반은 마련돼 있다.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과제인 셈이다. 임업을 기반 산업으로 육성한 뉴질랜드의 산림경영을 2회에 걸쳐 조명한다. 뉴질랜드 최고의 관광도시인 로토루아 인근에는 단일 조림지(라디에타 소나무)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카인가로아 경영림(19만 7000㏊)이 있다. 제주도 면적(18만 4800㏊)에 가까운 평지에 숲이 조성돼 장관을 이룬다. 한국에서 50년 이상 키워야 가능한 지름 40㎝ 이상의 라디에타 소나무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숲을 통과하는 도로와 임도가 셀 수 없이 많은데 도로 곳곳에서는 벌채한 나무를 싣고 어딘가로 향하는 대형 화물차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뉴질랜드의 산림경영 방식은 다양하다. 카인가로아는 땅 주인(마오리족)과 투자자, 관리 운영자가 서로 다르다. 운영 관리는 숲 관리 전문 기업인 ‘팀버랜드’가 맡고 있다. 카인가로아에서 생산되는 목재는 연간 400만㎥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원목 생산량(490만㎥)과 맞먹는다. 1년 평균 재조림 면적이 6000㏊인 점을 감안할 때 숲 전체 벌채가 이뤄지려면 30년이 소요된다. 목재 1㎥란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각 1m인 나무인데 지름이 46㎝, 높이가 15m 되는 나무를 벌채해야 생산할 수 있다. 30년생 라디에타 소나무는 직경이 최대 70㎝, 높이가 45m에 이른다. ‘돈이 되는 목재 생산’으로 관련 산업이 발전했고 750~1000명의 고용도 창출됐다. 평지이고 면적이 넓다 보니 나무를 자르고 운반하는 과정이 기계화됐다. 팀버랜드는 자체 양묘장과 나무공장(KPP), 생산된 목재를 철도로 인근의 타우랑가 항구까지 이동시키기 위한 야적장을 보유하고 있다. 숲을 중심으로 한 경영단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KPP는 1990년대 만들어진 세계 유일의 나무공장으로 나무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 현장에서 가지치기한 목재가 이곳으로 옮겨지는 순간 운명이 결정된다. 컨베이어벨트에 올려진 나무는 나무껍질이 제거된 뒤 레이저로 형상과 밀도를 측정하고 등급·길이별로 절단하는 과정을 거쳐 자동 분류된다. 가장 좋은 나무는 현장에서 방부 처리하고 용도가 떨어지는 목재는 톱밥, 제거된 껍질은 파쇄해 합판이나 바닥용으로 재분류해 가공공장에 보내진다. 벌채된 나무에서 버려지는 게 하나도 없다. 앤드류 패디 팀버랜드 부사장은 “목재산업은 생산 및 물류 비용을 낮추는 것이 경쟁력”이라며 “카인가로아에서 생산된 목재가 항구로 이동해 수출 선적되는 데 7일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한솔이 뉴질랜드에서 처음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한솔은 마오리족과의 합작 사업을 통해 1996년부터 2003년까지 기스본의 마오리족 토지(1만㏊)에 260만 그루의 라디에타를 조림했다. 한솔이 목재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고 벌채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벌채 가능 지역은 8000㏊로 올 하반기 시범 벌채가 예정돼 있어 관심이 높다. 본격적인 벌채는 2017년부터 2031년까지 진행될 계획인데 2017년 9만㎥를 시작으로 총 550만㎥를 생산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원목 수입량(375만㎥)의 1.5배에 달한다. 특히 카인가로아와 달리 일부 산악 지형에 조림이 이뤄져 간벌과 가지치기, 벌채 과정이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석필선 한솔홈데코 뉴질랜드 법인장은 “기스본 지역은 한국에 비해 나무 성장 속도가 5배 이상 빠르고 우수한 육종 기술과 선진화된 임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면서 “30년 이상 장기 투자로 국내 목재 자원 및 탄소배출권 확보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뉴질랜드의 산림산업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연구와 투자, ‘선택과 집중’에 의한 결과다. 목재 수출액은 연간 45억 달러(이하 뉴질랜드 달러·약 4조 1364억원)로 뉴질랜드 전체 수출액의 10%를 차지한다. 2012년 기준 목재 생산량이 2745만 3000㎥로 우리나라의 1년 수요와 맞먹는다. 이 중 50%는 원목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뉴질랜드에서 가공해 소비하거나 수출한다. 2025년까지 연간 3500만㎥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목재 생산은 전체 산림(812만㏊)의 21.2%인 인공림(172만㏊)에서 이뤄진다. 보존 산지는 철저히 관리하되 목재 생산을 위한 경영림은 최적의 생산이 가능하도록 체계화했다. 연간 5만㏊ 조림이 이뤄지는데 4만㏊는 벌채지 조림이고 1만㏊가 신규 조림이다. 조림 수종은 라디에타 소나무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라디에타는 원래 미국 캘리포니아가 원산지로 1860년에 도입됐다. 형태가 좋지 않고 가지와 송진이 많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수종이라 용재수가 아닌 방풍림으로 심었다. 이 과정에서 직경이 크고 빨리 자란다는 점에 주목했다. 뉴질랜드는 1950년대 라디에타 개량을 위한 육종 연구에 나서 ‘뉴질랜드산 소나무’를 탄생시켰다. 이를 발판으로 뉴질랜드는 세계 최대 라디에타 생산국이자 임업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벌채가 가능한 라디에타의 ‘벌기령’은 30년으로 26~32년 사이에 벌채한다. 산림청 산하 녹색사업단의 공영호 글로벌사업본부장은 “뉴질랜드 임업은 정부가 육종 연구와 조림 등의 기반을 갖춘 뒤 민간에서 경영하는 방식으로 관련 시설이 집적화돼 있다”면서 “삽목이나 클론묘목 조림이 이뤄지면서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는 과학적 임업 체계도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는 육종부터 조림, 가지치기 등 전 과정이 우리나라와 차별화된다. 팀버랜드 양묘장(20㏊)에서는 1년에 700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하고 있다. 70%는 우수한 어미목에서 올라오는 새순을 잘라 땅에 심는 삽목 방식으로 생산하고 30%는 씨를 뿌려 묘목으로 키운다. 1000그루 기준 씨앗 식재 때 600~700달러(55만~64만원)가 들지만 삽목은 300~400달러로 경제성이 높다. ‘클론묘’는 품질을 담보할 수 있지만 비용이 높아 별도 관리한다. 양묘장에서 1년을 키운 묘목들은 조림목으로 사용하는데 삽목은 수직근이 없는 대신 좋은 목재의 조건인 굵은 근원경과 여러 개의 뿌리를 가지고 있어 이식을 하더라도 협착력이 뛰어나다. 조림 후에는 나무 주위에 스프레이형 제초제(릴리스)를 뿌린다. 풀이 자라 어린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걸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초기 관리 부담을 최소화했다. 우리나라는 환경 논란 속에 조림 후 3년간 사람이 투입돼 풀베기를 해 주는데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기 때문에 “조림보다 관리가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환경에 대한 규제가 심한 뉴질랜드에서 문제 제기가 없는 것을 고려할 때 검토해 볼 만한 과제다. 목재 품질 향상을 위해 나무가 어릴 적에 가지치기를 한다. 옹이가 생기는 것을 차단해 수형이 곧고 성장이 잘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기후 조건 등을 감안하더라도 1㏊당 연간 목재 생장량(MAI)이 24㎥로 우리나라보다 최대 8배나 많다. 산림과 목질계 재료 및 바이오 소재 등을 연구하는 사이언의 존 무어 연구원은 “나무를 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형질이 좋은 육종을 생산하는 것이 핵심 가치였다”면서 “라디에타 육종 연구과 함께 조림, 간벌, 생산까지 일련의 과정이 체계화됐다”고 소개했다. 국립산림과학원 황재홍 박사는 “여건과 환경이 우리와 다르지만 (뉴질랜드는) 연구 개발 성과가 현장에 그대로 적용되는 등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산림의 생육 환경이 좋아졌기에 목재 생산을 위한 ‘한국형 나무’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로토루아(뉴질랜드)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