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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없는 군위, 보건소가 나섰다

    응급실 없는 군위, 보건소가 나섰다

    병원 응급실이 없는 경북 군위군이 취약 시간대에 발생하는 응급 환자를 위해 전국 처음으로 운영 중인 응급의료시스템이 주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2일 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보건소 내에 야간(휴일) 당직진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보건소 당직진료실이 일반 병원의 응급실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한 것으로 전국에서 처음이다. 주민들이 야간 등 취약 시간대에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큰 불편을 겪자 김영만 군수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군위는 지역의 유일한 응급의료기관이었던 군위병원이 지난해 3월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 응급실이 하나도 없는 곳이 됐다. 이에 따라 야간과 휴일 등 취약시간대에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30~40분 거리에 있는 대구와 안동 등의 응급실로 이송해야 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크게 불안해하며 생명의 위협을 받기까지 했다. 군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보건소 당직진료실을 응급실로 운영하기로 했다. 전문의 자격을 가진 공중보건의와 간호사, 행정요원이 1명씩 배치됐다. 식중독이나 고열 등 경미한 환자에게는 간단한 처치와 함께 하루분의 약을 바로 처방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교통사고,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등 위급한 중증 환자는 119안전센터 등과 연계해 곧바로 상급병원으로 이송 조치한다. 이를 위해 군은 군위경찰서, 의성소방서와 지역 응급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재정자립도가 6%대로 전국 최하위권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8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국비와 도비 1억 2500만원을 별도로 확보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쏟았다. 이 덕분에 지난 20일까지 9개월여 동안 주민 1000여명이 응급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밤 9시쯤 뇌혈관 질환으로 진료실을 찾은 박모(76·소보면)씨를 비롯해 일부 응급 환자는 진료실의 신속한 이송 조치로 생명을 구했다. 주민들은 “얼마 전만 해도 노약자들이 많이 사는 우리 지역에 야간이나 휴일이면 문을 여는 병원이 한 곳도 없어 아파도 갈 곳이 없는 탓에 힘들게 참거나 다른 지역으로 나가야 했다”면서 “이제는 보건소에서 그런 고통과 불편을 없애 주지만 그래도 병원 응급실이 빨리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 군수는 “의료 공백을 없애고자 보건소에 24시간 응급의료 체계를 구축했다”면서 “민간 병원 응급실이 조속히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상책이지만 여건상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현재 군위 인구는 2만 4096명이며 이 가운데 65세 노인 인구가 8458명으로 전체의 35.1%를 차지하고 있다. 군위의 노인 인구 비율은 전국 최상위권으로 이미 수년 전에 초고령화사회(유엔 기준에 따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로 접어들었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국·온두라스, 에너지 新산업 손잡는다

    한국·온두라스, 에너지 新산업 손잡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신재생 에너지 및 에너지 저장장치를 통한 친환경 에너지 자립마을 구축 등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두 나라는 이런 내용이 담긴 ‘에너지 산업 협력’ 등 4건의 양해각서(MOU)와 운전면허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된 ‘에너지 산업 협력 MOU’는 친환경 에너지 자립마을 구축 외에 송배전 손실률 개선 및 발전소 건설, 전기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양국 간 관련 분야 협력 등을 통한 에너지 분야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동참하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두 나라는 온두라스의 ‘테구시갈파 매립가스 발전산업’(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활용한 발전시설)과 관련, 녹색기후기금(GCF)을 활용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청와대는 “친환경 에너지 자립마을, 송배전 손실 개선, 전기차 보급사업, 매립가스 발전사업 등은 모두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인 사업으로 우리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두 나라는 전자정부 협력위원회 개최 등을 담은 전자정부협력, 새마을운동 지도자 및 전문인력 양성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새마을운동협력, 치안시스템 전수·공유 등의 내용을 담은 치안협력 등의 분야에서서 MOU를 체결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정상 간 오찬에서 우리나라 경제개발 경험을 배우고 싶다는 의미로 평소 갖고 있던, 경인·경수고속도로 개통식 때 찍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남한도 日도 막히고… 북한 ‘中뿐이야’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남한도 日도 막히고… 북한 ‘中뿐이야’

    “모든 공장, 기업소가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이며 당에서 내세운 전형단위들을 따라 배워 자기 면모를 일신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월 1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말을 전하며 “100% 국산화하는 것이 당 정책을 철저히 관철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3월 31일자에서 “수입병이 초래하는 엄중한 해독적 후과는 사회주의자립경제의 명맥을 끊어 버릴 뿐 아니라 사람들을 사상정신적으로 병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사는 김정은 정권이 북한의 취약한 소비재 산업과 심각한 외화 유출을 우려하는 현실을 보여 준다. 북한은 올해 들어 부쩍 자립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음에도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는 현실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 90%에 달해 1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는 76억 1100만 달러로 2013년에 비해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31억 6400만 달러, 수입은 44억 46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북한의 대중국 무역 규모는 68억 6400만 달러(수출 28억 4100만 달러, 수입 40억 2300만 달러)로 추산된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으로 북한 전체 대외무역의 90.1%를 점유한 셈이다. 중국과의 교역은 북한 전체 수출의 89.8%, 수입의 90.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3년 북한의 대중국 무역 규모 65억 4700만 달러보다 4.9% 증가한 수치다. 2013년에 비해 지난해 중국으로의 수출은 2.5% 줄어들었고 수입은 10.7%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인 대중국 무역 의존도는 2013년 89.1%에서 지난해 90.1%로 상승한 셈이다. 지난해 북한의 주요 수출품은 무연탄, 갈탄 등 광물성 연료(석탄)가 11억 78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7.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97.3%인 11억 4600만 달러가 중국으로 수출된 액수다. 광물성 연료는 북한 대중국 수출의 40.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北 의류 제품 中 수출 급증… 효자 상품으로 북한 수출품 가운데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의류 제품으로 6억 4200만 달러(전체 수출의 20.3%)에 달했다. 이 가운데 96.9%인 6억 2200만 달러가 중국 수출이다. 지난해 북한의 전체 의류 수출액 6억 4200만 달러는 2013년 5억 1800만 달러에 비해 23.7% 증가한 것으로 의류 제품이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지난해 주요 수입 품목은 원유, 정제유를 포함한 광물유(석유)로 전체 수입액의 16.8%인 7억 4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2.5%인 6억 9100만 달러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이다. 이 밖에 전기기기, 음향, 영상설비 수입이 2013년에 비해 54.8%나 늘어난 4억 2500만 달러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98.8%는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에 광물자원을 싼값에 판매하고 중국으로부터 원유, 생필품 등을 구입해야 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 이후 북한의 대외무역은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하지만 2006년과 2009년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과 일본의 교역이 중단됐고, 2010년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부과한 5·24 대북 제재 조치 때문에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경협마저 중단되자 북·중 교역이 북한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북·중 경협이 활발해질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측 요인이 컸다.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따라 광물자원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화력발전소가 주로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국 석탄 수요는 2030년까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탈북자 출신인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의 입장에서도 광물자원을 그대로 팔기보다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여 팔고 싶지만 기술이 부족하고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한계가 있다”며 “북한 정권 입장에서도 당장 외화가 급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北 기술 수준·낙후된 인프라 경제 발전에 한계 북한에서는 석탄이 가장 높은 수출 경쟁력을 가진 품목이기 때문에 많은 중국 기업이 북한 광산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광산 시설은 매우 낙후돼 있고 진입로와 같은 기본 시설이 미흡한 데다 전력과 도로 같은 사회간접자본이 취약하다. 따라서 중국의 대북 광물자원 투자 기업은 상대적으로 이동이 쉬운 북·중 접경지역에 집중돼 있다. 아울러 중국의 북한 노동력 수입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옌볜 지역은 약 2만명의 북한 노동자를 유치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10년 중국과 합의한 출국 시 허가 시한을 10일에서 2012년부터 2~3일로 단축했다. 이에 따라 2010년 16만 8000여명 수준이던 북한 방문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2년 23만 7000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2013년 2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한 관광을 금지했지만 지난해 4월 이를 다시 허락했다. 북한의 중국 경제 의존도는 교통수단에서도 두드러진다. 2000년대 중반까지 북한은 주로 일본에서 자동차를 수입했다. 하지만 일본의 대북한 제재로 북·일 교역이 중단되자 주요 자동차 수입원이 중국으로 바뀌었다. 유엔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92년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자동차는 불과 254대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1만 1187대로 늘었다. 최근 휴대전화의 빠른 보급도 북한 경제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집트의 통신 회사 오라스콤과 합작한 고려링크가 2008년부터 북한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했지만 휴대전화 단말기는 중국산이 대세여서 2010년부터 누적 수입 대수는 3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제 휴대전화는 특히 장사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유용한 통신수단으로 쓰인다. 하지만 북한의 취약한 대외무역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북한의 광물성 연료 수출액 11억 4600만 달러는 2013년보다 17.5% 감소한 수치다. 이는 중국이 전반적인 공해 산업에 대해 감시를 강화해 북한산 석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석탄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연탄은 2012년대 가격이 월평균 t당 82.4달러에서 지난해 73.6달러로 떨어지는 등 가격 하락도 한몫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중국 경제가 둔화됨에 따라 당분간 대중 무역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문제는 북한이 대외 경제 관계 없이 살아갈 수 없는 구조이며 현재로선 대외 경제 관계가 중국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현재로선 지하자원 개발권까지 통째로 중국에 넘기지는 않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가 계속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13년 3월 31일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러시아, 인도, 이란 등과 대외무역을 다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재정 투입 결정이 쉽게 이뤄지는 중국과 달리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북한과 경제협력을 이끌기에 한계가 있어 뚜렷한 가시적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中 의존 계속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 또한 김정은 정권의 경제 발전 방향이 생산성을 제고하기보다 마식령스키장 개설, 라선지역 관광 등 외화벌이 위주로 가고 있어 구조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전 북한 무역에서 차지하는 남북한의 교역량이 30%에 달했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남북 경협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길이 해법이라는 분석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경공업 등 기술을 축적하려면 결국 남북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국고보조금 제도 이대로는 안 된다/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열린세상] 국고보조금 제도 이대로는 안 된다/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우리 경제의 덩치가 커졌다. 세계 경제 깊숙이 편입돼 복잡해지고, 경제구조가 고도로 전문화·세분화되기도 했다. 그런 한국 경제가 요즈음 게걸음을 한다. 한때 세계 10위권까지 도달했던 것이 뒷걸음질을 하더니 몇 년째 14~15위권을 맴돌고 있다.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 보고 하는 질책은 아니다. 발이 자라면 신발을 바꿔야 잘 달릴 수 있듯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려면 국가 운영 시스템이 선진국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1960년대 고도 성장기 때 구축된 “국력 총동원, 효율 극대화” 체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많다. 행정 권한의 중앙 집중과 그물망 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 운영 방식은 더이상 우리 경제의 발에 맞지 않는데도 말이다. 나라 살림살이 하는 방식이 그렇다. 지난 7월 1일로 우리 지방자치는 스무 살이 됐다. 분가해도 될 만큼 성장했다는 말이다. 지방의 행정 체제를 보면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자리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커졌다. 외양만으로는 모자랄 데 없는 성년이다. 그런데 어른 노릇은 아직 옹골지지가 못해 중앙정부의 지원에 기대고 일일이 간섭을 받고 있다. 2015년 정부 예산을 보자.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고보조 사업 수는 940개, 예산은 45조원에 이른다. 같은 해 총지출 규모(370조원)의 12.2%를 차지한다. 2005년에는 총 469개 보조 사업에 예산은 16조 5000억원이 배분됐다. 같은 해 총지출 규모(210조원)의 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총지출 규모가 1.8배 증가하는 사이 보조금 사업 수는 2배 늘었고 보조금 예산은 3배나 증가했다. 당연한 귀결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날개 없이 추락하기만 해 왔다. 같은 기간 지방재정 자립도는 56.2%에서 45.1%로 떨어졌다. 국고보조금이 늘어나니 지방은 재정자립도가 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재정의 건전성과 효율성을 해치게 된다. 그 원인은 매우 많다. 첫째, 정치적 흥정으로 따낸 보조금은 꼼꼼하게 관리되지 않고 낭비적 지출을 초래하게 된다. 둘째, 사업 결정을 중앙이 주도하기 때문에 지방은 주인 의식이 없고 책임성도 부족해진다. 셋째, 지방은 보조사업 분담분에 치여 항상 재원 부족에 허덕이게 된다. 넷째, 보조금은 ‘공짜 돈’으로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 아래 비리·유착·부패의 온상이 된다.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와 지방행정연수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1%가 지방재정의 건전성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국고보조금이 팽창하면 지방재정의 문제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지역 사업 결정권한이 중앙에 집중됨에 따라 정책 지연과 경직적 운영으로 시장활동이 위축된다. 국가 경제의 활력을 잃게 된다. 소소한 지역 사업의 계획·집행·통제에 중앙정부가 관여하면 인력·조직이 중첩적으로 소요돼 정부가 비대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국회까지도 지역 사업에 얽매여 의정활동이 분절화된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 조세의 적정성 감시 등 국회 본연의 임무는 뒷전이고, 지역 사업의 보조금 예산 투쟁에 의정활동을 집중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국고보조금제도에는 많은 문제가 잠재해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국고보조사업 운용평가’에 따르면 보조사업 1422개 가운데 734개(51.6%)만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민간이나 지자체가 스스로 수행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평가단의 조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보조금 예산이 한없이 늘어나는 이유는 이해관계자들의 먹이사슬 때문이다. 재정 당국을 포함해 중앙정부 부처, 지자체, 국회는 서로 예산을 흥정하고 타협하면서 자기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니 보조금 예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관성을 가지게 마련이다. 재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정부 단위별로 자기 책임에 의한 재정운영을 철칙화하는 것이다. 정부 기관끼리의 거래가 필요 없도록 국고보조사업을 원칙적으로 없애자. 여기서 발생하는 재원은 지방교부금에 얹어 주어 지방이 정부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지역 사업을 하도록 하자. 그리고 부실한 성과에는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지방자치의 이념에도 맞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자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담보하는 길이고 선진 경제로 가는 길이다.
  • 노후 최소 생활비 부부 月 160만원…80% “대책 없다”

    노후 최소 생활비 부부 月 160만원…80% “대책 없다”

    우리 국민은 노후에 최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적어도 부부 기준 160만원, 개인 기준으로 99만원의 최소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후에 표준적인 생활을 하는 데는 부부 기준으로 225만원, 개인 기준으로 142만원의 적정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다만 두 가지 경우 모두 ‘건강한 노년’을 전제한 것으로, 의료비는 제외됐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은 만 50세 이상 가구원이 있는 전국 5110가구를 대상으로 2013년 시행한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를 분석해 10일 이런 내용의 ‘중·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가 밝힌 ‘최저 생활’의 기준은 기본적인 의식주만 해결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며, ‘표준적인 생활’은 일상적인 여가·문화 활동이 가능한 정도의 수준을 의미한다. 최소 노후생활비와 필요적정 노후생활비에 대한 기대치는 학력이 높을수록, 취업 형태가 안정적일수록, 농촌보다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이 높았다. 가령 비취업자는 표준적인 생활을 하는 데 부부기준 월 216만원이 필요하다고 한 반면, 임금근로자는 244만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노후시기에 아직 진입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중·고령자의 80.4%는 현재 노후를 위해 경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없었다. 19.6%만이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들은 노후준비 방법(복수응답)으로 1순위 국민연금(50.4%)을, 2순위 예금·적금·저축성 보험(45.0%)을, 3순위 부동산 운용(25.0%)을 각각 들었다. 노후의 경제자립도를 알아보는 질문에선 전체 응답자의 49.3%가 독립적인 경제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8.1세다. 반면 독립적인 경제력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50.7%였으며, 평균 연령은 63.1세로 나타났다. 독립적 경제력이 없다고 응답한 집단은 여성(65.7%), 80대 이상의 고령자(81.0%), 무학(77.9%), 비취업자(77.0%)가 많았다. 한편 조사대상자들은 대개 ‘기력이 떨어지는 시기’부터 노후가 시작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시기는 대략 68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어르신은 용돈·기업은 돈 절감 ‘상생 모델’

    어르신은 용돈·기업은 돈 절감 ‘상생 모델’

    “고스톱을 치거나 잡담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일자리가 생기니까 용돈도 벌고 미래에 대해 새로운 계획도 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8일 만난 경기 파주시 광탄면 동신라메르아파트 경로당 홍종국(78) 회장의 웃음 띤 말이다. 파주시가 추진 중인 ‘노인 일자리 만들기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가 추진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먼저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지역 기업 연계형 어르신 일자리 사업’은 50곳의 경로당을 27개 기업과 연계한 것이다. 기업은 경로당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상자조립, 시트지 포장 등의 일거리를 주고 경로당은 인력과 공동작업 장소를 제공한다. 기업은 인건비와 물류비 등을 절약할 수 있고, 용돈·병원비·손자 손녀 과자값이 아쉬운 노인들은 월 30만원가량의 돈을 번다. 1400명의 노인이 참여하지만, 경로당과 기업들이 연계한 사업이라 시 예산은 한 푼도 들지 않는다. 이재홍 시장의 아이디어다. 앞으로 전담인력을 지원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 내실화를 기해 경로당이 시 지원 없이 자립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 하나는 사회적기업인 싱싱 시니어택배㈜를 통한 ‘마을택배 사업’이다. 경기도 최초로 추진 중인 이 사업은 파주시가 지난달 30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및 CJ대한통운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추진되고 있다. 택배회사는 아파트 단지별로 물건을 배송만 하고 가가호호 배달은 노인들이 하는 방식이다. 택배회사는 각 가정을 일일이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 시간 및 경비를 줄일 수 있고 노인들은 하루 4시간(주 20시간) 근무하면서 월 40만원을 벌 수 있다. 싱싱 시니어택배는 오이원재단과 ㈜큰바위문화복지가 공동 출자했다. 시는 6000만원을 초기 인프라 구축비로 지원했다. 시는 연말까지 3000가구 이상 아파트 3개 권역에 보급해 55명의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라면서 “어르신들은 용돈은 물론 건강과 삶에 대한 즐거움을 얻고, 기업은 비용을 줄이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상생모델을 더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청소·빨래 전문가 도움의 손길…중증장애인 가정 묵은 때 ‘말끔’

    청소·빨래 전문가 도움의 손길…중증장애인 가정 묵은 때 ‘말끔’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사는 중증장애인 박모(47)씨의 집에는 항상 쿰쿰한 냄새가 난다. 화장실에 있는 곰팡이가 내뿜는 냄새다. 박씨는 “중증장애인이라 재가 서비스를 받기는 하지만 도우미 수준이라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전문적인 청소 서비스를 받으면 좋겠지만 그럴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구로구는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을 위해 ‘원스톱 클린 서비스’를 펼친다고 7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장애등급제 개편 시범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사업비 1억원을 지원받는다”면서 “중증장애인 원스톱 클린 서비스 등 구가 자체적으로 계획한 사업들을 12월까지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는 ▲자립준비 지원 서비스 ▲중증장애인 가정 원스톱 클린 서비스 ▲주간활동 지원 서비스 ▲의사소통 지원 서비스 등을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특히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원스톱 클린 서비스에 주민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중증장애인 원스톱 클린 서비스는 장애인등급제 개편 시범사업 공모에 구로구가 직접 제안한 사업으로 장애인 가정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청소와 빨래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구 관계자는 “이제까지의 재가 서비스와 달리 전문적인 청소 업체와 빨래 업체, 이미용 업체가 참여해 장애인들의 생활을 바꿔 주는 서비스”라면서 “곰팡이 제거부터 도배와 장판, 냉장고 소독, 주방 수납 정리까지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는 이 밖에 구로자립생활지원센터와 손잡고 발달장애인의 홀로 서기를 돕기 위한 자립준비 지원 서비스도 마련한다. 또 장애인들의 재활치료를 병행하며 일상생활을 돕기 위한 주간활동 지원 서비스, 구로구 수화통역센터의 인력을 활용한 의사소통 지원 서비스도 한다. 김현숙 사회복지과장은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복지 혜택이 제공되도록 이번 시범사업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금강산 관광 중단 7년] “지역경제 시간 갈수록 피폐…가정 붕괴되는 현실에 눈물…정부가 나서 희망불씨 지펴야”

    [금강산 관광 중단 7년] “지역경제 시간 갈수록 피폐…가정 붕괴되는 현실에 눈물…정부가 나서 희망불씨 지펴야”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정부가 희망의 불씨라도 살려 줄 때입니다.” 윤승근 강원 고성군수는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성 군민들에게 관광길이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북한과 바다로 막혀 있는 지리적인 여건으로 육지 속의 섬처럼 남아 있는 고성군이 새로운 삶의 돌파구를 찾으려 애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윤 군수는 “이제나 저제나 금강산 관광길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리는 동안 지역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주민들은 갈수록 어려워졌다”면서 “이제라도 정부에서 적극 나서서 지역을 살리는 인프라 구축과 지원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렇다 할 자원도 없고 내로라하는 공장도 없어 오로지 관광산업과 소규모 수산업으로 주민들이 삶을 이어 왔는데 관광길이 막히고 어족자원이 고갈되면서 살아갈 길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재정 자립도가 전국 최하위권인 9%에 그쳐 정부 지원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더 딱하다. 그는 “금강산 관광길 대신 인근 속초와 양양으로 이어지는 춘천~속초 간 철길과 고속도로라도 놓이면 수도권 관광객이 찾아 그나마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해 보지만 접경지역이라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어족자원 고갈도 중국 어선들이 동해안 북한 측 바다로 몰려와 싹쓸이를 하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정책에 따라 금강산 관광에 투자하고 가게를 열었다 하루아침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어렵게 살고 있는 주민들이 부지기수로 생겨나 어려운 지역의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된 현실에 눈물이 난다”면서 “시간이 흘렀지만 정부에서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말했다. 가게 문을 닫고 어렵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주민들이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에서 위안을 얻는다. 윤 군수는 “관광길이 막힌 지 7년이 넘도록 관광 재개를 바라는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금강산 관광길을 다시 여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고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거문·추자·덕적·삽시·조도 등 5개 섬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된다

    거문·추자·덕적·삽시·조도 등 5개 섬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된다

    덕적도, 조도, 거문도, 삽시도, 추자도 등 5개 도서가 울릉도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변신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전력공사가 담당하는 62개 도서 가운데 5개 도서에 대해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전환하기 위한 민간 사업자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에너지 자립섬은 올 10월 착공 예정인 울릉도를 포함해 모두 6개로 늘어났다. 선정된 사업자는 덕적도(인천 옹진) KT 컨소시엄, 조도(전남 진도)·거문도(전남 여수) LG CNS 컨소시엄, 삽시도(충남 보령) 우진산전, 추자도(제주) 포스코 컨소시엄이다. 정부는 지난 2월 공모를 통해 29개 사업자로부터 46개 도서에 대한 사업 제안서를 받았다.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은 도서 지역의 디젤발전 시설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친환경 에너지 설비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한전의 섬 지역 발전 부문을 민간 사업자에게 이양해 100% 민간 자본으로 디젤발전 시설을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하고 전력 판매를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신사업 모델이다. 민간 사업자는 생산한 전력을 20년간 한전에 공급하는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는 등 연내 본격 사업에 착수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공공부문 공사, 모바일로 관리

    강북구는 공공부문 공사현장에 모바일 커뮤니티를 활용한 민관 소통창구인 ´모바일 커뮤니티 공사현장관리시스템´를 열었다고 1일 밝혔다. 모바일 커뮤니티 중 하나인 네이버 밴드에 공무원, 설계자, 감리자, 운영자 등 관계자 전원이 참여하는 공사현장 관리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처음이다. 구 관계자는 “휴대성, 신속성, 정보교환 등 모바일 SNS의 특성이 반영된 시스템이 공공부문 공사 추진에 있어 관련 기술자, 전문가 사이에 의견교환을 빠르게 하고 공사과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사별로 개설한 모바일 커뮤니티에 공무원, 설계자, 건축주 등 관계자들이 가입한 후 설계용역부터 준공 이후 건축물 관리까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게시판은 공지사항 전달, 실정보고 결정사항 알림 및 의견제시 등에 활용되고 사진첩은 일일 주간 공정사진을 공유하는 장으로, 채팅방은 설계자 의견조회 및 공정회의 장소로, 캘린더는 공정 관리용으로 활용된다. 구는 이미 1단계 시범사업으로 ‘한빛맹아원 자립관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와 ‘근현대사 기념도서관 신축공사’에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향후 설계용역, 시설공사 및 재정비촉진사업 용역관리 분야에 ‘모바일 커뮤니티를 활용한 현장관리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한 2단계 사업 확대 방안을 추진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 [직격 인터뷰] “민주주의 확장하려면 주민이 甲되는 지방자치가 답이다”

    [단독] [직격 인터뷰] “민주주의 확장하려면 주민이 甲되는 지방자치가 답이다”

    “20년 전 제대로 된 의미의 지방자치제를 실시할 때 ‘시기상조다’, ‘국론까지 분열시키고 말 것’이라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도마 위에 올랐지요. 활발한 주민 참여의 출발점이어서 결국 희망을 엿보게 만든 계기였다고 봅니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이런 말로 ‘지방자치 20주년’이자 취임 1년을 맞은 소감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지만 권위주의를 극복하고 주민소환제 도입 등을 통해 민주주의 측면에서 적어도 제도적으론 갈 만큼 갔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확장하려면 지방자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인터뷰 내내 입을 앙다물며 “아직 보따리를 다 풀지 않았다. 꾸준히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 된 지방자치의 의미와 성과를 평가해 달라. -지방자치의 본질은 지방의 발전과 지방의 문제를 주민, 지방단체장, 지방의회가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하는 것이다. 주인인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공무원은 대민 봉사자로서 역할을 하며, 자치단체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정책을 구현하는 마당이다. 20년 사이 민선 단체장들은 주민 생활 개선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도시환경·문화·복지 등 주민 실생활과 관련된 환경을 적극 개선했다. 전주 한옥마을, 원주 의료클러스터, 임실 치즈밸리 산업 등 지역에 특화된 산업·관광단지 조성으로 지역 경쟁력을 높였다. 충남 보령 머드축제, 전남 순천 정원박람회,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제적인 행사로 발전한 지역축제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가꾸고 공동체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성과도 일궜다. 주민이 지방행정의 주인으로 전면에 등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국민들은 지방자치를 어떻게 평가한다고 보나. 또 미진한 부분은. -국민 80%가 지방자치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20년간 성과에 대해 73.5%가 보통 이상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주민 생활과 관련해 중요한 개선 과제로는 주민 안전, 지역경제 활성화, 환경관리, 보건복지, 주민 참여 순으로 응답했다. 중앙 권한의 지방 이양에 대해 72.2%, 지방재정 건전성엔 54.9%가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나 외양적인 자율성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책임성 확보엔 소홀했다. 해마다 불거지는 지방의원의 역량과 자질에 대한 불신, 외유성 해외 연수, 지방의회 내 정쟁 등이 문제다. 지방의원에 대해 국민 47.7%가, 단체장에 대해 국민 37.3%가 불만족한다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지방재정 불건전성도 빼놓을 수 없다. 무리한 사업으로 인한 재정난은 골칫거리다. 지난해 기준 지방자치단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44.8%에 불과하다.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 해결조차 못하는 지자체가 78개로 32%나 차지한다. 자율성 역시 실질적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사무 비율은 32%, 지방세 비율은 20%로 낮아 지자체의 실질적 권한이 미미하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공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향후 지방자치가 지향할 새 방향은. -새로운 지방자치는 주민 행복을 증진시키는 자치, 주민이 갑(甲)인 자치다. 이를 위해 행자부에서는 공동체 기반 활성화 및 공동체 중심의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현장의 의견에 기반한 지방규제 개혁, 권한 위임으로 주민 생활 편의 제고, 주민의 지방자치에 대한 신뢰 제고를 위한 지방재정 개혁을 골자로 정책을 꾀할까 한다. 올해 역점 정책은 ‘책임 읍·면·동제’ 도입이다. 인구구조 급변, 거주여건 변화 등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한 행정수요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지역 문제 해결 과정에서 주민과 공동체가 직접 참여하는 현장자치 수요가 급증했다. 자치단체가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하에 지역의 여건과 특성에 맞게 읍·면·동을 혁신하려는 취지다. 읍·면·동장이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본래 기능에 더해 시·군 본청의 주민 밀착형 기능까지 함께 제공함으로써 주민에 대한 현장 서비스와 책임을 보다 강화하는 주민 중심 자치모델이다. ‘본청 → 일반구 → 읍·면·동’으로 획일화된 행정구조를 ‘본청 → 읍·면·동’ 2단계로 축소, 2~3개 동을 묶어 중심동에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행정 서비스와 주민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다. →20년 사이에 지방재정이 변화한 양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지방자치가 정착되면서 가장 확연하게 달라진 부분은 자치단체가 재정 운용의 자율성을 갖고 주민을 위해 돈을 쓸 수 있게 된 점이다. 지방재정 규모는 1995년 32조원에서 올해 173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저출산·고령화로 지방예산 지출 비중이 사회간접자본(SOC) 중심에서 사회복지 중심으로 변화해 1995년 SOC 23.2%, 사회복지 10.6%에서 올해 SOC 15.6%, 사회복지 27.0%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소방, 안전 등 새로운 행정수요 발생으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국세(221조원) 대 지방세(59조원) 비중이 8대2라는 구조는 20년간 요지부동이다. 재정자립도는 1995년 63.5%에서 45.1%로 내려앉았다. 더욱이 기초연금 등 신규 복지제도 도입에 따라 내년부터 해마다 3조 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재정 개혁안을 짰다.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지방교부세 등 재정제도 정비, 재정 운용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 등 내용을 담았다. →그중 핵심이 지방교부세 개편이라고 평가되는데 구체적 내용은. -이번 제도 개선은 ‘국민에게 제공하는 기본 행정 서비스의 지역 간 형평성 보장’이라는 지방교부세 제도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국민적 수요 반영, 자치단체의 세입 확충, 세출 절감 노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첫째, 사회복지 및 지역균형발전 수요 반영 확대다. 보통교부세의 경우 사회복지와 지역균형발전 수요 반영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부동산교부세 분야에선 사회복지 비중을 25%에서 35%로 늘린다. 복지 지출이 급증하는 자치구 재정 지원을 위해 특별·광역시와 함께 조정교부율 조정을 추진하겠다. 서울시(25개 자치구)의 경우 이번 확대 방안을 적용할 때 조정교부금은 2322억원쯤 늘어난다. 대신 자치단체의 재정건전화 자구노력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법령 위반, 과다 낭비 지출에 대한 교부세 감액제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자체 배분율을 조정한다는 점에서 통제 논란도 있는데. -자치단체가 ‘스스로 벌어 쓰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려운 가운데 애쓰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 일정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 물론 앞으로 한층 더 노력할 터다. 2013년 9·26 대책을 통해 지방소비세율을 5%에서 11%로 인상했다. 지방소득세의 독립세화, 영유아 국고보조율 인상(15%)도 눈여겨볼 만하다. 비과세·감면 정비와 체납액 징수율 제고 등 자주재원 확충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감면율을 2013년 23%에서 2017년까지 국세 수준인 15%로 정비할 것이다. 또한 지방소비세 확대, 지방교부세율 인상 등 국가와 지방의 재원 조정 방안에 대해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생각이다. 이번 재정 개혁은 과거 중앙부처 중심의 통제에서 벗어나 지방이 보다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변화된 행정환경을 반영해 재정제도를 정비하고 재정 공개, 주민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자치단체가 책임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경북 경주(58) ▶경북고, 서울대 법학과, 경희대 법학석사, 연세대 법학박사 ▶사법시험(24회)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1989), 서울대 법학대학원장(2010), 국회 정치쇄신자문위원장(2013), 검찰개혁심의위원장(2013), 한국헌법학회장(2014) ▶한국공법학회 학술상(1992), 국민훈장 석류장(2012)
  • 현대차,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6 시작

    현대차,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6 시작

    현대차그룹이 자립을 꿈꾸는 어려운 이웃에게 창업용 차량을 선물하는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6’를 시작한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최종 지원대상자는 현대차 포터, 스타렉스와 기아차 봉고, 레이 등 창업계획에 적합한 차량 및 차량 관련 세금과 보험료를 지원받는다. 또 500만원 상당의 창업지원금과 함께 창업교육, 창업자금 저리대출 등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7개월간 매월 5~7명을 선발해 총 40명의 서민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자, 일반 저소득자다. 신청은 이메일과 우편으로 받으며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6 전용 사이트(www.gift-car.kr)에서 신청서 양식을 내려받을 수 있다. 전화문의 02-3453-6724.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270만명 수혜… 불법 사채 ‘풍선효과’ 우려도

    270만명 수혜… 불법 사채 ‘풍선효과’ 우려도

    정부가 23일 서민금융 지원 대책을 내놓은 것은 지난 3월부터 불거진 ‘안심전환대출’ 형평성 논란 때문이다. 무주택자나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취약계층이 정작 안심대출에서 소외된 만큼 이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정치권 압박에 시달려 와서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서민층이 직접 금리 인하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논란 소지가 다분한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연 34.9→29.9%)’라는 강수를 뒀다. 현재 의원 입법으로 대부업 이자율 상한을 29.9%(신동우 의원) 등으로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어 연내 법 개정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면 270만명이 4600억원의 이자 부담 경감 혜택을 볼 것이라는 계산도 내놓았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가장 큰 부작용이 ‘풍선효과’다. 수익성 압박에 내몰린 대부업체가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을 ‘퇴짜’ 놓을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이들은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게 된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원도 “시장을 무시한 일부 업권의 인위적인 이율 낮추기로 (서민 지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햇살론,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등 4대 서민금융 대출상품은 금리(연 12.0→10.5%)를 낮추고 공급액(4조 5000억원→5조 7000억원)은 늘렸다. 금융위가 계산한 대출 수혜 규모는 2018년까지 22조원이다. ‘빚 권하는 정부’라는 비판을 의식해 성실 상환 유도책을 넣으려고 고심한 흔적도 엿보인다. 4대 서민대출을 이용한 채무자가 1년 이상 성실하게 빚을 갚으면 최대 500만원의 ‘긴급 생계자금 대출’을 지원해 준다. 이 대출은 오는 8월 출시 예정이다. 국민행복기금과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24개월 이상 잘 이행하면 월 50만원 한도의 신용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주거비도 신경 썼다. 임대주택 거주자 대상 임차보증금 대출 한도를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다. 대상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42만 가구와 SH공사 등 지역개발공사 임대주택 2만 5000가구다. 은행권의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징검다리 대출’도 11월 출시된다. 고용·복지와 연계해 자활 지원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예컨대 국민행복기금이나 신용회복위원회가 대상자를 추천하면 보건복지부가 자활근로사업 일자리를 주선한다. 대상자가 인건비 중 10만원을 저금하면 정부가 최대 25만원을 매칭 방식으로 함께 저축해 3년간 1300만원의 목돈을 만들어 준다. 계층별 맞춤 대책도 있다. 저소득 가구 자녀의 방과후 학교 및 고교 수업료 등 교육비 지원을 위해 가구당 500만원까지 교육비 대출이 신설된다. 저소득 장애인을 위한 자립자금(연이율 3%, 최대 1200만원)도 빌려 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실 상환자를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주고 일자리를 연계한 것 등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고령층이나 장애인, 차상위계층 지원은 ‘복지’ 개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도 ‘대출’로 해결하려 해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중구 ‘알짜기부’ 아시나요?

    이동준(가명·장충동·중1) 학생과 최슬기(가명·약수동·고1) 학생은 이달부터 매월 5만원씩 후원을 받는다. 이군의 부모님은 이군이 3살때 사업에 실패해 집을 나갔다. 축구선수가 꿈인 이군은 고모부의 도움으로 축구 전문 중학교에 입학했지만 고모부마저 실직해 꿈을 접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최양의 경우는 부모님이 이혼한 뒤 어머니와 살고 있다. 미용사가 되고 싶어 정암 미용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입학을 포기했다. 이군과 최양에게 월 5만원은 꿈을 키우는데 큰 보탬이 된다. 두 학생이 후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중구희망복지지원단과 알짜기부 프로그램 덕분이다. 지원단은 동 주민센터에서 두 학생의 사연을 접하고 직접 집을 방문해 상담했다. 지원단은 기부자와 수혜자의 욕구를 반영한 ‘알짜 프로그램’을 통해 후원자를 두 학생에게 연결시켜 줬다. 23일 중구에 따르면 구가 운영하는 맞춤형 복지서비스가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지원단은 어려움에 처한 가정을 찾아 지역의 복지 관련 기관, 단체 등과 논의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 주민센터와 종합사회복지관, 중구지역자활센터, 길벗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남산실버복지센터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단장을 비롯해 팀원 5명, 통합사례관리사 2명 등 모두 8명이 활동 중이다. 지난해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 일반 저소득 가구 등 119가구 295명에게 희망을 전했다. 특히 지원단은 알짜기부 프로그램과 연계해 기부자와 수혜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기부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몰라 망설이는 기부자에게 지원 목적과 지원 대상, 내용 등을 자세히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기부자와 수혜자의 의견을 반영해 7개 분야, 17개 복지 프로그램을 세분화했다. 최창식 구청장은 “복합적인 복지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이 우선”이라며 “복지지원 컨트롤타워인 지원단과 알짜기부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위기가정 대상자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저소득층 내 집 마련 희망 동대문 62명 ‘만원의 기적’

    “이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2년 동안 매달 1만원씩 청약저축에 꼭 넣어서 임대주택에 입주할 겁니다.” 박민철(63·서울 동대문구 용신동)씨는 2만원이 입금된 생애 첫 청약저축 통장을 보면서 이렇게 다짐했다. 박씨는 서울 동대문구가 2년 동안 저소득 주민 1만원, 구에서 1만원을 매칭해 청약저축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는 ‘1만원의 기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동대문구는 쪽방과 고시원, 여인숙 등 4.95㎡(1.5평) 미만에 사는 지역 저소득 주민을 대상으로 ‘만원의 기적-주택청약저축 매칭사업’을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동대문구에는 쪽방 거주 86가구, 여인숙 228가구, 고시원 1094가구, 비닐하우스 거주 등 주거 취약가구가 1601가구에 이른다. 구와 동 희망복지위원회는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고 내 집 마련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이 사업을 기획했다. 62명의 저소득 주민이 참여했으며 모두 24회 지원한다. 구는 동별로 5가구씩 추천받아 우리은행 동대문구청지점에서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 줬다. 동 희망복지위와 복지 대상자가 매월 21일 구청 명의의 경유지 통장에 1만원씩 2만원을 입금하면 구 담당은 22일 복지 대상자 개인별 주택청약저축 통장에 2만원을 입금한다. 22일 경유지 통장에, 23일 개인 청약저축 통장에 입금된다. 청약저축 통장이 만기되는 2년 뒤면 임대주택 1순위 자격이 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저소득 주민에게 내 집 마련의 희망을 돕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주택청약저축 매칭 사업 참여자 62명이 2년 동안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자립 기반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영동2교 무허가 판자촌 이달말까지 철거

    영동2교 무허가 판자촌 이달말까지 철거

    강남구는 이번 달 말까지 30여년간 무허가 판자촌이었던 개포동 영동2교 주변에 대해 환경정비를 한 후, 꽃단지로 새 단장한다고 22일 밝혔다. 개포로 15길 7지역은 면적 266㎡의 시유지로 30여년 전 주민들이 목재와 비닐, 천 등을 엮어 7가구의 판잣집 및 창고 2동을 만들어 살아온 곳이다. 구는 지난 2월 말 무허가 판자촌 전담부서인 도시선진화담당관을 신설했고, 이 지역 정비에 나서 출범 4개월 만에 정비를 하게 됐다. 이주를 완강히 거부하는 가구가 남아 있어, 이해와 설득을 원칙으로 꾸준히 현장을 찾아 면담을 실시했다고 구는 전했다. 구는 이들 중 중증 환자 등이 있음을 감안해 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맞춤형 복지를 도입해 우선 후원자를 찾고, 동일 생활권인 개포4동 다가구주택(임대주택)으로 이주를 시키기로 했다. 이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 임대제도 보증금과 후원금(자기부담금)을 연계해 지원하고, 주민을 종합사회복지관과 연결해 이주 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달 말 철거 후 정비가 완료되면, 이곳에는 7월 중에 꽃단지를 만들게 된다. 구 관계자는 “이번 주택가 내 무허가 판자촌 정비는 후원자를 연계하고 설득을 통해 이주시킨 사례로, 도시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보상비가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물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면서 “또 이로 인해 예산을 절감하고 도시미관 개선 효과는 물론 판자촌 주민에게는 쾌적한 주거환경과 자립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성공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걸인 10명 중 단 1명만 진짜 집 없는 노숙인”

    “걸인 10명 중 단 1명만 진짜 집 없는 노숙인”

    영국의 한 도시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실제로는 지인 또는 가족과 함께 집을 가진 사람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중북부에 있는 노팅엄 시 경찰은 길에서 구걸을 하는 구걸인 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단 5명 만이 실제로 집이 없는 노숙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1% 정도만이 구걸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 살고 있다는 것. 52명중 26명은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인들이 거저 주는 돈으로 살고 있으며, 16명은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집이 없는 5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도 쉼터 등의 보금자리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팅엄 길거리에서 지난 해 9월부터 구걸을 시작한 존 루스(43)는 “밤이 되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구걸인이 많다”면서 “그들 일부는 내게 좌절감을 안긴다. 왜냐하면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이 있는) 일부 구걸인들 때문에 도움을 줄지 말지 고민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현지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52명 중 27명은 알코올 중독 등 술과 관련한 문제를 겪었으며, 5명은 정신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팅엄 시 공무원들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행인에게 돈을 구걸한 이들에게 최대 200파운드(35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할 뜻을 밝혔다. 소식을 접한 일부 시민들은 해당 도시에서 구걸인들의 구걸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노팅엄시 노숙자 지원 센터 측은 “이번 조사가 사람들이 거리에서 구걸하는 노숙인을 돕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중요한 것은 정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직접적인 돈이 아닌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격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연예 포스토리] ‘화장발’ 미인(?) 1위 김혜수

    [연예 포스토리] ‘화장발’ 미인(?) 1위 김혜수

    연예인들의 옛 사진은 보는 이를 당황시키기도 하고, 웃음짓게도 합니다. ‘아니, 이 아이가 ‘관능미의 대명사’인 그 여배우 맞아?’ ‘밭에서 김이나 매면 어울릴 듯한 이 아줌마가 톱배우 아무개라니….’ 40년 전 사진이라도 단 번에 누군지 알만한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20년 밖에 안됐는데 도무지 가늠이 안되는 사람도 있지요. 사진은 순간의 기록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인물은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물끄러미 응시하다 보면 마치 내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착각이 들기까지 하지요. 한때 한국 연예계의 ‘대세’로 군림했던 연예인들의 희귀 사진앨범을 ‘연예 포스토리’란 제목으로 매 주 한 차례 연재합니다. 사진에 얽힌 이야기는 덤이구요. ‘포스토리’는 ‘포토’(photo)와 ‘히스토리’(history)를 합쳐 만들었습니다. ================================================= [연예 포스토리] <1> ‘화장발’ 미인(?) 1위 김혜수 ● 하루 평균 150통의 팬레터를 받던 ‘한국의 소피마르소’ 열일곱 김혜수의 모습입니다. 지금과 얼굴이 크게 다르지 않죠. 정말 풋풋합니다. 당시 김혜수는 ‘방송가의 신데렐라’였습니다. 1987년 11월 종영한 KBS 일일사극 ‘사모곡’에서 김혜수는 굳세고 지조 있는 양반집 규수댁 ‘보옥’역을 멋지게 소화했지요. 하루 평균 150통의 팬레터를 받았다고 하네요. 당시 ‘한국의 소피마르소’라는 별명이 전혀 아깝지 않은 미모입니다. ● “내가 가진 모든 재능을 보여주겠다” 토토즐 MC로 전격 발탁 주가를 한창 올리던 김혜수는 1992년 5월 최민수와 함께 ‘토토즐’의 MC로 발탁됩니다. 퍼머 쇼컷 헤어스타일이 귀엽네요. 지금 보면 좀 시골스럽지만, 당시엔 최첨단 스타일이었겠죠? 김혜수는 헤어스타일을 숏컷으로 바꾼 뒤 “내가 가진 모든 재능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합니다. ● CF로 5억원대 수입 올려 ‘연예인 고소득자 1위’에 등극 지금도 ‘연예인 주식부자 1위’, ‘연예인 부동산 부자 1위’ 등의 명단이 해마다 네티즌의 눈길을 끌곤 합니다. 90년대에도 ‘연예인의 수입’은 큰 관심거리였나 봅니다. 김혜수는 1992년에 자동차, 음료수, 백화점, 세제 등 8개의 CF에 출연해 5억원대의 수입을 올려 ‘연예인 고소득자 1위’ 자리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 “드라마와 영화 출연, 일시 중단한다” 충격 선언 연예인이 작품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팬 입장에서는 가슴이 찢어지기 마련입니다. 김혜수도 과거 많은 남성들을 울린 적 이 있습니다. 1993년 3월, 대학교를 갓 졸업한 김혜수는 “직업 연기자가 된 만큼 이를 감당할만한 정신적인 성숙과 자립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면서 “드라마와 영화 출연을 일시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당시 연예계 관계자들은 김혜수를 “일에 대한 욕심과 자기주장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고 하네요. ● ‘화장발’ 미인 1위 김혜수(?) 한국 연예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90년대에는 미용전문가들이 ‘미녀 연예인’을 뽑곤 했는데요. 당시 조사에 참여한 미용인은 ‘화장술’, ‘피부관리’, ‘헤어스타일’을 미의 기준으로 삼아 순위를 매기곤 했습니다. 1993년도에 실시된 이 조사에서 김혜수는 ‘화장술’ 부문의 1위를 차지했습니다.   ●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것도 애국하는 일” 김혜수는 아역배우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팬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 김혜수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1994년 3월, 김혜수는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재무부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당시 김혜수의 발언이 참 인상 깊습니다. “꼬박꼬박 영수증을 챙겨 한 푼의 누락도 없이 세금을 낸 결과다.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것도 애국하는 일이다.” ● 북방형 얼굴 vs 남방형 얼굴 ‘북방형 얼굴’, ‘남방형 얼굴’이라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본인의 얼굴이 김혜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면 ‘내 얼굴은 남방형 얼굴이구나’라고 판단하면 될 것 같습니다. 1994년 MBC의 ‘얼굴분석 다큐’에 따르면 한국인의 얼굴은 대부분 쌍커풀이 없고 광대뼈가 나온 북방형 얼굴이지만, 연예인 중에는 눈썹과 입술이 뚜렷한 남방향 얼굴이 많다고 합니다. 이 다큐는 대표적인 북방형 얼굴로 이문세, 도지원의 얼굴을, 남방형 얼굴로는 김혜수, 백지연의 얼굴을 꼽았습니다. ● 화장품 모델이 태권도복 입은 사연 화장품 광고 모델이 ‘예쁜 척’이 아니라 ‘센 척’을 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김혜수는 1994년 한 화장품 업체와 2억원에 전속 모델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김혜수는 ‘태권도’가 2000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에 맞춰 화장품 광고의 고정관념을 깨고 무술장면에 출연했습니다. 해당 업체의 홍보실장은 “김혜수의 매력을 최대한 살려 유약한 미인보다는 건강미 넘치는 미인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네요. ● 공부하는 김혜수 ‘이색적’ ‘공부하는 김혜수’의 모습, 상상해본 적 있으신가요? 워낙 카리스마가 강한 배우인지라 책상 앞에 앉아 정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은 상상이 잘 안되는데요. 김혜수는 ‘공부’에도 열의가 남달랐었나 봅니다. 1995년 김혜수는 성균관대 석사과정에 입학해 언론정보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 가장 멋지게 웃는 연예인 1위 활짝 웃는 얼굴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지 않습니까? 김혜수의 얼굴이 바로 그런 미소를 가진 얼굴인 것 같습니다. 1995년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15-5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멋지게 웃는 연예인 1위’에 김혜수가 뽑혔습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미소를 뽐내는 김혜수의 얼굴을 보며, 웃음을 잃고 사는 현대인의 10년 뒤, 20년 뒤의 표정이 어떨까 상상해보니 씁쓸해집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가슴에 묻은 부치지 못한 편지들… 모정과 응원 버무린 인생 레시피

    가슴에 묻은 부치지 못한 편지들… 모정과 응원 버무린 인생 레시피

    한국의 지성으로 불리는 이어령(81) 전 문화부 장관과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52)이 나란히 딸에게 전하는 마음을 담은 책을 냈다. 이 전 장관은 2012년 먼저 세상을 떠난 딸 이민아 목사를 추모하는 글을 모아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열림원)를 냈다. 딸의 출생과 성장 과정, 첫사랑과의 결혼, 실패의 아픔, 투병 이후 영혼의 눈을 뜨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단편 에세이와 시 등으로 엮었다. 이 목사는 이 전 장관과 강인숙 건국대 명예교수의 맏딸로 태어났다. 남부럽지 않은 삶이었지만 야권 정치인과의 첫 결혼에 실패하고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실명 위기와 첫아이를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목사 안수를 받고 미국 등지에서 청소년 구제 활동을 하다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린 시절 이 목사는 읽고 쓰는 일에만 골몰하던 아버지의 삶 속에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아버지의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며 서재 문 앞에서 그를 불러도 일에 몰두하던 아버지는 등을 돌린 채 딸을 돌아보지 않았다. 아버지는 ‘만일 지금 나에게 30초만 주어진다면’(23쪽)이라고 그 시절을 돌아보며 통한한다. 이 전 장관은 “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딸을 잃은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공지영은 20대 후반의 장성한 딸에게 27개의 초간단 요리법을 알려주며 삶에 대한 따뜻하고 솔직한 응원을 담은 ‘딸에게 주는 레시피’(한겨레출판)를 냈다. 2008년 막 20대에 접어든 딸에게 쓴 편지를 모은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낸 이후 7년 만이다. 딸은 어느덧 대학교를 졸업하고 독립해 홀로 살고 있다. 작가는 “자립한다는 것은 자기가 먹을 음식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며 “스스로 먹을 것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인간의 자존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작가는 시금치샐러드, 불고기덮밥, 훈제연어, 김치비빔국수 등 10~15분이면 뚝딱 만들 수 있는 쉬운 요리법을 소개한다. 요리가 완성되는 동안 작가가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후회했던, 고통을 이겨내며 감사하게 살아왔던 인생 이야기를 하나둘 들려준다. 작가는 말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실은 이거야. 네가 설사 너무 바빠 며칠을 라면만 먹고 산다 해도, 너는 소중하다고. 너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절대로 멈추어서는 안 돼.’(312~313쪽)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연예 포스토리] 20년 전 2억 받은 화장품 모델 누군가 보니

    [연예 포스토리] 20년 전 2억 받은 화장품 모델 누군가 보니

    연예인들의 옛 사진은 보는 이를 당황시키기도 하고, 웃음짓게도 합니다. ‘아니, 이 아이가 ‘관능미의 대명사’인 그 여배우 맞아?’ ‘밭에서 김이나 매면 어울릴 듯한 이 아줌마가 톱배우 아무개라니….’ 40년 전 사진이라도 단 번에 누군지 알만한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20년 밖에 안됐는데 도무지 가늠이 안되는 사람도 있지요. 사진은 순간의 기록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인물은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물끄러미 응시하다 보면 마치 내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착각이 들기까지 하지요. 한때 한국 연예계의 ‘대세’로 군림했던 연예인들의 희귀 사진앨범을 ‘연예 포스토리’란 제목으로 매 주 한 차례 연재합니다. 사진에 얽힌 이야기는 덤이구요. ‘포스토리’는 ‘포토’(photo)와 ‘히스토리’(history)를 합쳐 만들었습니다. ================================================= [연예 포스토리] <1> ‘화장발’ 미인(?) 1위 김혜수 열일곱 김혜수의 모습입니다. 지금과 얼굴이 크게 다르지 않죠. 정말 풋풋합니다. 당시 김혜수는 ‘방송가의 신데렐라’였습니다. 1987년 11월 종영한 KBS 일일사극 ‘사모곡’에서 김혜수는 굳세고 지조 있는 양반집 규수댁 ‘보옥’역을 멋지게 소화했지요. 하루 평균 150통의 팬레터를 받았다고 하네요. 당시 ‘한국의 소피마르소’라는 별명이 전혀 아깝지 않은 미모입니다. 주가를 한창 올리던 김혜수는 1992년 5월 최민수와 함께 ‘토토즐’의 MC로 발탁됩니다. 퍼머 쇼컷 헤어스타일이 귀엽네요. 지금 보면 좀 시골스럽지만, 당시엔 최첨단 스타일이었겠죠? 김혜수는 헤어스타일을 숏컷으로 바꾼 뒤 “내가 가진 모든 재능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합니다. 지금도 ‘연예인 주식부자 1위’, ‘연예인 부동산 부자 1위’ 등의 명단이 해마다 네티즌의 눈길을 끌곤 합니다. 90년대에도 ‘연예인의 수입’은 큰 관심거리였나 봅니다. 김혜수는 1992년에 자동차, 음료수, 백화점, 세제 등 8개의 CF에 출연해 5억원대의 수입을 올려 ‘연예인 고소득자 1위’ 자리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연예인이 작품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팬 입장에서는 가슴이 찢어지기 마련입니다. 김혜수도 과거 많은 남성들을 울린 적 이 있습니다. 1993년 3월, 대학교를 갓 졸업한 김혜수는 “직업 연기자가 된 만큼 이를 감당할만한 정신적인 성숙과 자립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면서 “드라마와 영화 출연을 일시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당시 연예계 관계자들은 김혜수를 “일에 대한 욕심과 자기주장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고 하네요. 한국 연예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90년대에는 미용전문가들이 ‘미녀 연예인’을 뽑곤 했는데요. 당시 조사에 참여한 미용인은 ‘화장술’, ‘피부관리’, ‘헤어스타일’을 미의 기준으로 삼아 순위를 매기곤 했습니다. 1993년도에 실시된 이 조사에서 김혜수는 ‘화장술’ 부문의 1위를 차지했습니다.   김혜수는 아역배우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팬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 김혜수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1994년 3월, 김혜수는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재무부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당시 김혜수의 발언이 참 인상 깊습니다. “꼬박꼬박 영수증을 챙겨 한 푼의 누락도 없이 세금을 낸 결과다.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것도 애국하는 일이다.” ‘북방형 얼굴’, ‘남방형 얼굴’이라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본인의 얼굴이 김혜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면 ‘내 얼굴은 남방형 얼굴이구나’라고 판단하면 될 것 같습니다. 1994년 MBC의 ‘얼굴분석 다큐’에 따르면 한국인의 얼굴은 대부분 쌍커풀이 없고 광대뼈가 나온 북방형 얼굴이지만, 연예인 중에는 눈썹과 입술이 뚜렷한 남방향 얼굴이 많다고 합니다. 이 다큐는 대표적인 북방형 얼굴로 이문세, 도지원의 얼굴을, 남방형 얼굴로는 김혜수, 백지연의 얼굴을 꼽았습니다. 화장품 광고 모델이 ‘예쁜 척’이 아니라 ‘센 척’을 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김혜수는 1994년 한 화장품 업체와 2억원에 전속 모델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김혜수는 ‘태권도’가 2000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에 맞춰 화장품 광고의 고정관념을 깨고 무술장면에 출연했습니다. 해당 업체의 홍보실장은 “김혜수의 매력을 최대한 살려 유약한 미인보다는 건강미 넘치는 미인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네요. ‘공부하는 김혜수’의 모습, 상상해본 적 있으신가요? 워낙 카리스마가 강한 배우인지라 책상 앞에 앉아 정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은 상상이 잘 안되는데요. 김혜수는 ‘공부’에도 열의가 남달랐었나 봅니다. 1995년 김혜수는 성균관대 석사과정에 입학해 언론정보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활짝 웃는 얼굴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지 않습니까? 김혜수의 얼굴이 바로 그런 미소를 가진 얼굴인 것 같습니다. 1995년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15-5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멋지게 웃는 연예인 1위’에 김혜수가 뽑혔습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미소를 뽐내는 김혜수의 얼굴을 보며, 웃음을 잃고 사는 현대인의 10년 뒤, 20년 뒤의 표정이 어떨까 상상해보니 씁쓸해집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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