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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세출 절감 등으로 예산 137억 확보

    강남구가 지난해 불필요한 세출 절감과 세원 발굴을 통해 약 136억 9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올해 일반회계 예산(약 5906억원)에 비해 2.3%를 아낀 것이다. 예산 규모가 큰 민간위탁사업 125개를 대상으로 예산의 과다 투입 여부, 사업의 적정성, 공무원 직접 사업수행 가능 여부, 사업 개선대책 수립 등을 살펴 사업물량과 인력감축 등을 했다. 이 결과 37개 사업에서 31억 5600만원의 예산을 줄였다. 또 2013년 6월부터 운영 중인 ‘강남환경자원센터’에서 재활용 선별 후 남은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연간 28억 20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재활용품은 수탁업체에 팔아 3년간 21억원을 받기로 했다. 지적대장에만 있고 실제 과세대장에는 누락된 토지 등 4419필지, 학교와 종교단체 소유의 면세대상 토지 중 영업행위를 하는 10필지 등을 찾아 21억 5900만원을 과세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체납징수전담반을 신설해 3개월 만에 1억 4000만원 정도의 세금을 징수했고 부동산신탁 등 체납징수가 어려운 사업장에 대해서 특별징수반을 운영해 체납금 10억 2800여만원을 받아 냈다. 사실 구는 서울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지만 2012년 80.5%에 비해 무려 20.6% 포인트가 하락한 59.9%를 기록했다. 재정여건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구 관계자는 “한 푼의 예산도 낭비되지 않게 철저한 관리와 집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실화·소설에 매달리는 영화계… 창작 시나리오의 가뭄

    실화·소설에 매달리는 영화계… 창작 시나리오의 가뭄

    영화 ‘제보자’ ‘쎄시봉’ ‘더 테너-리리코 스핀토’ ‘강남 1970’ ‘남영동1985’ ‘변호인’ 등을 꿰뚫는 공통점이 있다.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들은 어떤가. ‘아메리칸 스나이퍼’ ‘와일드’ ‘폭스캐처’ ‘언브로큰’ ‘빅아이즈’…. 슬슬 감이 올 것이다. 실화에 근거한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들이다. 또 이런 영화들도 있다. 이들 역시 최근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허삼관’ ‘내 심장을 쏴라’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기생수 파트1’ ‘주피터 어센딩’ ‘백설공주 살인사건’ 등이다. 위에서 언급한 영화들과 같은 범주에서 맞은편 대척점에 있다. 바로 원작 소설(만화)을 각색해 시나리오로 만든 작품들이다. 영화의 핵심 콘텐츠, 즉 시나리오의 원류를 따진 구분이다. 최근 극장가에는 이 같은 두 가지 방식의 영화가 대세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거나 인기 원작을 근거로 한 영화다. 먼저 실화를 영화로 만든 작품에는 어떤 창작 시나리오 못지않은 진실의 힘과 감동이 있다. 다큐영화의 강점을 상업영화가 차용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흔히 ‘이 영화는 실재 사건에 기반했지만 영화 속 인물과 행위는 허구다’라고 일부러 거리를 두곤 한다. 그러나 알 사람은 다 안다. ‘강남 1970’ 속 남서울개발계획을 총지휘한 인물이 허구가 아니라 박종규 청와대 경호실장이고, ‘남영동1985’에서 잔혹한 고문을 가하는 이가 고문기술자 이근안이며, ‘제보자’에 황우석 박사와 한학수 PD가 등장함을 말이다. ‘쎄시봉’이나 ‘아메리칸 스나이퍼’ ‘와일드’처럼 실명을 명시한 작품은 말할 것도 없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영화 속의 극적인 사건들이 허구가 아니라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다는 점이 관객과의 공감대를 더욱 깊게 형성한다”면서 “굵직한 사건 중심으로 구성하고, 여백에는 다양한 영화적 장치들을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제작자들에게 인기 있는 배경은 명료하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의 얼개 및 대중적 인지도 측면에서 검증을 거쳤다는 점이다. ‘내 심장을 쏴라’의 정유정, ‘허삼관’의 위화 등은 물론 ‘은교’를 쓴 박범신, ‘도가니’의 공지영 등은 탄탄한 고정 독자층을 보유한 스타 작가들이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실화에 기반한 시나리오보다 뒤처진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70억원을 들인 ‘허삼관’은 관객 95만명에 그쳤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25만명, ‘내 심장을 쏴라’는 32만명 선에 서 주춤거리고 있다. “원작 소설이 담고 있는 개성 넘치는 문체와 정치한 상황 묘사 등의 미덕이 2시간 안팎의 스크린 위에 제대로 구현되기 힘든 탓”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나마 2011년 ‘도가니’가 466만명, 2012년 ‘은교’가 134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비교적 성공한 작품으로 꼽힌다. 문제는 영화 흥행의 성패가 아니다. 창작 시나리오가 발붙일 여지가 없는 영화계 생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화 콘텐츠의 다수가 외부에 기반하면서 영화계가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구조적으로 조성하지 못한다는 지적들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미국에서는 시나리오 작가가 감독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시나리오가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면서도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대우는 형편없는 수준”이라면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소설 등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영화 제작이 이뤄지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제작사들 역시 대부분 영세하다 보니 창작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작가를 발굴할 여력이 없는 것도 걸림돌이다. 한 메이저 제작사의 관계자는 “몇억원씩 원고료를 떼이는 시나리오 작가들도 비일비재할 정도로 열악하다. 하지만 조금 주목받는다 싶으면 드라마 쪽으로 빠져나가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많아 제작사들 입장에서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달동네 도서관/문소영 논설위원

    ‘달동네’는 하천변이나 산등성·산비탈 등 비교적 높은 지대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를 말한다. 달동네의 영어 표현이 샌티타운(shantytown)이거나 푸어 힐사이드 빌리지(poor hillside village)인 이유는 ‘가난’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달동네는 가난을 표현하면서도 산등성이의 집에서 밝은 달이 가깝다며 이름을 붙였으니 긍정적이고 또 낭만적이다. 달동네에서는 보름달이 뜨면 독서도 가능할 듯하다. 한국의 달동네 형성은 남북 분단으로 월남한 이북 사람들이 산등성이 등에 무허가 판잣집을 지으면서 시작됐다. 박완서의 자전적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을 읽어 보면 그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경기도 개풍 출신인 박완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에 엄마 손에 이끌려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으로 이사 왔다. 달동네는 한국전쟁 종전 직후부터 청계천 등을 중심으로 확산됐고,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 추진으로 급격한 이농 현상이 발생하면서 빠르게 증가했다. 1961년 8만 4440동에서 1970년 18만 7500동까지 배 이상 늘었다. 관악산과 도봉산, 북한산, 불암산, 낙산 등이 위치한 관악구, 도봉구, 은평구, 노원구, 성북구 등에 달동네가 많이 형성됐다. 동네로는 성북동, 신림동, 봉천동, 사당동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에 한국을 알리는 해외문화홍보원의 코리아닷넷(www.korea.net)이 영어 기사 표제로 ‘문 네이버후드 라이브러리’(Moon neighborhood library)를 올려 깜짝 놀랐다. 이런 영어식 표현이 있는지를 접어 두고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달동네 도서관이 된다. 식당 메뉴에 소고기 육회를 식스 타임스(six times)로 번역해 표기한 것에는 ‘저런 콩글리시가!’라며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달동네를 문 네이버후드로 직역해 옮긴 것은 같은 오류라도 허용할 마음이 생긴다. ‘달의 친구들이 사는 동네’라니, 가난이 아니라 낭만에 방점을 찍은 듯하기 때문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 정책’을 소개하는 기사였다. 관악구는 2014년 재정자립도가 25.3%에 불과하고 25개의 서울 자치구 중 하위권인 18등이니 그 지역 전체를 달동네라고 표현한 것이다. 성인 대부분이 책을 읽지 않고,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도서정가제로 책은 더 팔리지 않아 중소서점과 중소출판사들이 아우성을 치는 가운데, 마을 도서관을 더 많이 지으려는 구청장의 노력이 가상하다. 도서관의 증가는 책 판매의 증가이자 독서 인구의 증가이기 때문이다. 그런 덕분에 관악구의 도서관 카드 발급 건수는 2010년 7만 3000건에서 최근 13만 8000건으로 늘었다. ‘지식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지식의 보급은 중요하다. 특히 달의 친구들이 사는 동네, 관악구에서 도서관을 중심으로 펴는 ‘지식 복지’ 운동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면 좋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법령 해석 깐깐하게 ‘매의 눈’ 2배 늘렸다

    법령 해석 깐깐하게 ‘매의 눈’ 2배 늘렸다

    # 지난해 11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선거공약에 따라 자립형사립고 지정을 취소하려던 교육청의 행정집행에 급제동이 걸렸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교육감이 자립형사립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지만, 교육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두고 있다. 여기에서 교육청은 ‘협의’를 ‘단순한 상의·통보’로 간주한 반면 교육부에선 ‘실질적 동의’라고 맞서면서 갈등과 논란을 불렀다. 결국 두 행정기관으로부터 법령 해석을 의뢰받은 법제처는 논의 끝에 이를 ‘의견의 일치’로 결론을 짓고, 양측에 통보했다. 법제처는 이처럼 민원인과 행정기관, 또는 행정기관끼리 법령 해석을 놓고 이견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전문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하는 ‘법령해석심의위원회’의 해석위원 21명을 새로 위촉했다고 3일 밝혔다. 사법부 차원에서 바꿔 바라보면 해석위원이 배심원이자 판사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이병한 변호사 등 2년 임기의 신임 위원들은 직군별로 교수 7명, 연구원 5명, 변호사 9명 등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지방에서 활동하는 전문가가 11명, 여성이 12명이나 된다. 이는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세종시 등 지방으로 많이 이전하면서 지역과 관련된 민원을 현실에 맞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성이 많이 늘어난 덕분이기도 하다. 이로써 541개 정부위원회 중 하나인 법령해석심의위의 여성 비율은 38.4%로 여성가족부가 권장하는 33%를 웃돌고 있다. 아울러 평소에는 10여명 정도가 신규 위원으로 위촉되는데, 이번에는 지식재산권 등 분야를 넓히고, 위촉 인원도 크게 늘려 국민 생활의 불편과 규제를 줄이기로 했다. 한 달에 3~4차례꼴로 법령 해석을 필요로 하는 안건이 생기면 현재 등록된 해석위원 138명 중 일부가 위촉위원이 된다. 법제처 직원인 지명위원과 위원장인 법제처 차장 등 9명이 해석에 필요한 법리와 학설 등을 논의한다. 제정부 법제처장은 “올해는 지방자체제도가 실시된 지 20년을 맞고 있지만, 국민 생활과 밀접한 지자체 조례들은 여전히 불합리하고 모순된 부분이 많다”면서 “지자체 인력과 전문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법제처가 전체 조례 6만개의 정비를 본격화함으로써 법령 해석 안건을 줄이고 숨어 있는 규제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현장 행정] 골목골목 누비며 마을을 배우다

    [현장 행정] 골목골목 누비며 마을을 배우다

    “서울숲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이 나무 심기 작업에 동참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네요.” 성수동 서울숲공원을 방문한 성동구 ‘대학생 행정체험단’의 일원인 함정민(23·숭실대 4학년)씨는 “앞으로 나무 심기 행사가 있으면 참여해 보고 싶다”며 웃었다. 지난달 30일 체험단을 인솔한 이민옥 서울 그린트러스트 사무국장은 착공이 시작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숲의 역사, 성수동 ‘동네 꽃 축제’ 등을 상세히 소개하며 “자신이 사는 동네에 관심을 가지면 더욱 행복한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는 2015년 겨울방학 아르바이트 대학생들로 구성된 대학생 행정체험단 4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동네방네 마을 탐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날은 나흘간의 현장 체험 가운데 마지막 날. 서울숲 투어와 함께 서울시 도시재생 시범사업지구로 선정된 성수동 골목길 투어가 진행됐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20~30대 젊은 사회적 기업가들의 공동주거공간인 디웰(D-Well)이었다. 디웰은 비영리 사단법인인 ‘루트임팩트’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사회적 기업가 16명의 공동주거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2, 3층은 주거공간이고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세미나와 파티를 열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윤재희(21·한양대 1학년)씨는 “20~30대들이 사회적 문제를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나중에 한번 참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골목골목마다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체험단은 도시농업 부자재와 텃밭 가드닝 제품 등을 판매하는 ‘그린플러스’를 지나 아시아공정무역 네트워크, 문화예술 사회공헌 네트워크 아르곤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사회적 기업들이 모여 특색 있는 골목으로 진화하는 모습이었다. 공정무역업체인 ‘더페어스토리’에서는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펜두카’는 아프리카 나미비아 소재 업체로 여성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공예품 업체이고, ‘스마테리아’는 캄보디아 소재 업체로 그물과 페트병 등을 이용해 다양한 가방과 지갑 등을 판매한다. 탐방을 마친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뿐 아니라 현장 탐방까지 경험한 데 대해 다들 흡족한 표정이었다. 성가희(23·단국대 4학년)씨는 “성수동이 원래 공장 이미지였는데 이런 특색 있는 골목길이 조성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 앞으로 이런 골목길이 더 발전해서 좋은 이미지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산소호흡기에 갇힌 아들 위해… “끝까지 싸울 것”

    “기대도 안 했어요.” 체념한 듯한 권미애(38)씨의 목소리가 휴대전화 너머에서 들려왔다. 29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첫 판결에서 패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온 첫마디였다. 권씨는 10년 넘게 산소호흡기를 달고 생활하는 임성준(12)군의 어머니다. 권씨는 성준이가 태어난 무렵부터 문제가 된 업체 중 한 곳인 O사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왔다. 분유와 기저귀를 사러 간 마트에서 해당 제품을 보고 육아에 필요한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돌을 막 지났을 때 ‘감기가 이상하게 오래간다’는 생각에 찾아간 병원에서 성준이는 꼬박 11개월을 중환자실에 머물렀다. 입원하고 며칠 뒤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났다. 이내 급성호흡심부전증이라는 병명이 붙었다. 1년 가까이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치료가 없어 퇴원해야 했다. 그때까지도 권씨는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세 살이 된 성준이는 코에 산소호흡기를 꽂아 숨을 쉬고 목에 구멍을 뚫어 분유를 먹었다. 권씨는 이런 아들의 얼굴 쪽으로 가습기를 돌려놨다. 성준이는 가습기가 망가질 때까지 1년을 더 가습기 옆에서 생활했다. 성준이가 열 살쯤 됐을 때 권씨는 뉴스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입한 피해자 커뮤니티에서 성준이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연을 보고서야 아들의 병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었음을 확신했다. 권씨는 다른 피해자들과 소송을 준비했다. 제조업체를 찾아가고 길거리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보건 당국과 국회가 피해자들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와 보니 바뀐 것은 없었다. 패소 소식에 담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2년 성준이는 오른발 발가락이 부러졌다. 승강기에서 내리다 20㎏이 넘는 산소통이 발 위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어릴 때 중환자실에 오래 있었던 성준이는 골다공증이 생겼고 면역력도 약해졌다. 산소통을 항상 끌고 다녀 친구들과 뛰놀 수도 없다. 그래서인지 성준이가 가장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런닝맨’이다. 매일 같은 방송을 보고 또 본다. 일주일에 두 번 학교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성준이는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고 태권도 학원에 다니는 게 꿈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아들이 8년 뒤 성인이 됐을 때 자립해 살 수 있을지가 어머니의 가장 큰 걱정이다. 권씨는 “회사와 국가를 상대로 한 싸움을 포기할 수 없는 건 아이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지방자치 뒤흔들고 중앙집권 돌아가나”… 기초자치단체 부글부글

    “지방자치 뒤흔들고 중앙집권 돌아가나”… 기초자치단체 부글부글

    정부의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에 대한 기초자치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특별·광역시 기초의회 폐지와 구청장·군수 임명제 도입 등이 20년 풀뿌리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구청장협의회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자치를 사실상 후퇴시키는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지발위)의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주민들과 종합계획 폐지 청원 운동 등을 이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구청장협의회 명의로 성명을 낸 구청장은 총 20명이다. 강남·송파·서초구 등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 5명은 불참했다. 이날 공동 성명을 발표한 노현송 서울 강서구청장은 “풀뿌리 지방자치를 후퇴시키고 중앙집권적 구조로 돌아가는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 구청장은 “특별·광역시의 자치구의회 폐지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 제118조에서 명시한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는 규정에 전면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절차상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염태영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현 수원시장)은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인 시·군·구와의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나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보완해서 더 발전시켜야지 폐지한다는 것은 명백한 민주주의 후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긴급재정관리제도에 대해서도 반발이 극심하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중앙정부의 복지정책 확대에 따라 늘어난 비용 때문에 서울시 자치구 평균 재정자립도가 31.5%로 추락한 것”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을 외면한 채 긴급재정관리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사실상 자치단체 파산제도”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긴급재정관리제도 도입 전에 복지비 부담 완화, 지방재정 확충 방안 등 정부의 지원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 당사자인 기초의회의 반발도 거세다. 이영숙 서울 도봉구의회 행정기획위원장은 “기초의회 폐지는 단지 행정을 효율적으로만 바라본 것이므로 명백히 철회돼야 한다”면서 “오히려 지방재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방분권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옥영 부산 강서구의회 의장은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서 민의를 접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기관인 기초의회를 폐지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며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들이 기초의회를 폐지하고 광역의회 의원 수를 더 늘리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줄어드는 국고보조율… 커져 가는 지자체 한숨

    줄어드는 국고보조율… 커져 가는 지자체 한숨

    지역개발사업이나 복지 분야에 대한 국고보조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지방비 부담률이 높아지는 바람에 자치단체들의 재정 압박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자체들은 숙원사업이 국가사업으로 확정됐으나 국가보조가 적어진 만큼 지방비 부담률이 커져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전북도 등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재해위험지역 정비사업의 경우 국고보조율이 60%였으나 지난해부터 50%로 10% 포인트 낮아졌다. 빗물 저류시설도 국고보조율이 60%에서 50%로 낮아지고 방과 후 돌봄 서비스는 70%에서 50%로 20% 포인트나 줄었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국고보조가 줄어든 만큼 지방비를 부담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전북도의 경우 재해위험지역 정비에 89억원, 빗물 저류시설에 20억원, 방과 후 돌봄 서비스에 38억원 등 147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타 시·도 역시 한 해 150억~200억원의 추가 부담액이 발생했다. 특히 지방비 부담을 할 수 없어 지역개발사업을 반납하기도 한다. 대통령 공약사업인 지리산·덕유산권 산림치유단지 조성사업은 지난해 11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총사업비 989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전북지역에 94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426억원의 부가가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전북도와 진안군은 이 사업을 포기했다. 사업비의 50%를 지방비로 부담할 능력이 없고 매년 80억원의 운영비도 마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타 시·도 백두대간 사업처럼 전액 국비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남 창원시는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승인 고시까지 마친 창원도시철도 건설사업을 지난해 10월 포기했다. 창원시는 총사업비 6468억원(국비 3880억, 도비 1294억, 시비 1294억)이 들어가는 이 사업을 국비와 지방비 등 전액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도비 지원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완공 뒤 적자 우려와 함께 2010년 통합시 출범 뒤 재정자립도가 39.8%로 낮아진 것도 이유다. 안상수 시장은 “재정자립도가 낮아진 데다 복지예산 증가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됐다”고 백지화 배경을 설명했다. 전남 순천시는 2013년 보훈회관을 건립하려다 시비 부담이 많아 포기했다. 총사업비 40억원 중 국가보훈처로부터 5억원을 확보했고 나머지 35억원 중 15억원은 시비로 부담하고, 20억원은 특별교부세를 확보해 추진할 방침이었지만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해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열악한 지방재정 상태로는 예산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美, 아껴둔 대서양 원유 캔다…글로벌 ‘에너지 패권’ 굳히기

    셰일가스 생산으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이 이번에는 그동안 개발하지 않았던 대서양과 알래스카 연안의 외변대륙붕(OCS)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광구 개발에 나선다.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미 의회에서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 난항이 예상된다. 미 내무부와 해양에너지관리국은 27일(현지시간) ‘OCS 석유·천연가스 5개년(2017~2022) 광구 임대 프로그램’의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2012~2017년 OCS 임대 계획의 후속으로, 미 정부는 지난해 6월 관보를 통해 이 프로그램의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2012~2017년 계획에서는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됐던 OCS 개발 지역이 북동부 지역인 버지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주, 조지아주 연안 50마일(80㎞) 밖의 해상으로 넓어졌다. 대서양 연안에 대한 광구 임대 추진은 처음이다. 또 그동안 정보 제공 및 사전 분석만 이뤄지고 있었던 알래스카 연안 3곳도 포함됐으며 멕시코만 10곳도 임대 대상으로 추가됐다. 그러나 환경적으로 민감한 알래스카 연안 일부는 제한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내무장관에게 보내는 메모를 통해 육지와 가까운 곳과 원주민·야생동물을 위한 일부 지역을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샐리 주얼 내무장관은 전화 회견에서 “이번 계획은 기술적으로 확보 가능한 석유와 가스 자원의 80%를 개발하도록 하면서 특별히 보호할 지역은 보호하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이라며 “개발되는 곳은 전체적으로 보면 비교적 작다”고 말했다. 주얼 장관은 이어 “실제 민간 회사들에 시추권과 광구를 임대하는 것은 2021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무부와 해양에너지관리국은 또 과학자들이 환경 문제나 시추에 따른 지진 가능성 등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임대를 철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시추권과 광구를 개발 업체에 임대할 때는 50마일의 완충지대를 둠으로써 원유 시추 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도록 했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에너지 자립도를 100% 가까이 끌어올려 신규 투자, 고용을 확대할 뿐 아니라 중동 지역에 의존하지 않고 러시아, 중국을 견제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에너지 패권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날 의회에서는 즉각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로버트 메넨데스, 코리 부커 상원의원과 공화당 프랭크 팰런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석유 시추를 위해 대서양 연안을 개방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며 “이것은 연안 공동체들에 심각한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에너지 개발에 대한 잘못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알래스카주의 공화당 리사 머코우스키 의원은 “고향에 대한 전쟁”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지역의 미래를 묻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경전철 조기 착공…사통팔달 區 앞장”

    [지역의 미래를 묻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경전철 조기 착공…사통팔달 區 앞장”

    “주민들의 생활이 바뀌지 않는 행정과 발전은 의미가 없습니다. 랜드마크 빌딩을 세우는 것보다 길을 뚫고 교통망을 개선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27일 새해 역점 사업을 묻는 말에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은 “경전철 신림선과 난곡선 착공을 최대한 빨리 추진하고 강남순환고속도로와 신봉터널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선 5기 동안 유 구청장은 작은 도서관과 평생교육 프로그램 등 지식 복지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을 바꾸는 일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관악구는 ‘책 읽는 도시’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 때문에 유 구청장은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구정의 대표 주자가 됐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하드웨어인 경전철과 도로 개통을 역점 사업으로 삼은 이유가 뭘까. 유 구청장은 “하드웨어 중심, 소프트웨어 중심이란 게 의미가 없다”며 “결국 주민들의 생활을 바꾸는 행정이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관악구의 가장 큰 약점은 교통이다. 지하철 2호선과 남부순환로가 있지만 상습 정체 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신림선과 난곡선, 서부선 등 경전철 사업을 빨리 추진하는 게 주민들의 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행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신림선은 여의도와 관악산을 잇는 8.92㎞ 구간으로 하반기 착공, 2019년 완공 예정이다. 유 구청장은 “우리 구에 5개 역이 설치되는데 신림선이 완공되면 주요 업무지구인 여의도와 바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지하철 1·2·7·9호선과 환승이 가능해 말 그대로 사통팔달 교통망의 기초가 다져지는 것”이라며 “여기에 내년 강남순환도로, 2017년에 신봉터널이 완공되면 도로교통 상습 정체도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통 환경도 중요한 복지”라고 덧붙였다. 유 구청장은 “도시의 혈맥인 도로·전철이 뚫리면 지역개발과 발전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면서 “신림사거리와 난곡사거리, 시흥IC사거리를 지구단위계획으로 재정비해 주변에 대형 업무시설과 문화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민선 6기 동안 지속적으로 펼칠 장애인 복지사업을 위한 진형도 정리됐다. 관악구는 이달 장애인복지정책팀과 장애인자립지원팀, 장애인시설팀으로 구성된 장애인복지과를 별도로 신설했다. 유 구청장은 “올해 장애인복지관 조성을 위해 131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며 “지식 복지에 이어 장애인 복지에서도 우리 구가 메카가 되게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빈곤층 5명 중 1명 “죽고 싶다”… 구석까지 못 가는 복지 온기

    빈곤층 5명 중 1명 “죽고 싶다”… 구석까지 못 가는 복지 온기

    “지쳤다. 나는 할 만큼 했다.” 지난 24일 지적장애 1급 언니(31)를 보살피다 자살을 선택한 류모(29·여)씨는 한 줄기 빛조차 보이지 않는 팍팍한 현실에 절망했다. 류씨가 살던 대구 봉덕동 원룸은 두 달치 월세(72만원)가 밀렸고, 아르바이트 수입은 넉넉지 않았다. 류씨는 숨지기 전 언니와 함께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음에도 아무런 보살핌도 받지 못했다. 지난 20일에도 집에서 연탄을 피웠다가 언니가 살려달라며 창가에서 소리치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가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같은 날 서울 신림동에서는 경비원 조모(54)씨가 승용차에서 번개탄을 태워 숨졌다. 조씨는 유서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했고, ”5년 3개월치 추가 수당 900여만원을 받지 못했고, 휴가도 못 갔다”고 회사를 원망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아내의 병시중을 해온 7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목숨을 끊으려 한 사건도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외계층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류씨의 죽음은 지난해 ‘송파 세모녀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들은 류씨 자매의 비극에서 보듯 정작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곳에 복지 혜택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송파 세모녀 이후에도 여전한 ‘복지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1993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9.4명이었지만, 2013년에는 28.5명으로 늘었다. 특히 ‘IMF 구제금융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1998년과 2009년엔 자살률이 전년대비 각각 40.5%, 19.2% 상승했다.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자살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 대부분 경제적 이유”라면서 “상대적 빈곤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빈곤층의 채무가 늘고 있으며 이들의 정서적 불안이 높아져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최저생계비 이하 비수급 빈곤층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빈곤층의 20.2%가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2012년 통계청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자살 충동률이 9.1%로 조사된 것을 고려하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립 기회가 있다고 느낀다면 자살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소외계층은 취업도 쉽지 않고, 취업을 하더라도 저임금 비정규직이 대부분이어서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좌절감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안전망’ 확충과 더불어 성공·경쟁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부원장은 “자살 위험군에 속해 있는 소외계층에게는 정신 상담과 함께 긴박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긴급 복지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경제 불평등을 줄여나가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지 않는 한 자살률은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에선 조금만 낙심해도 쉽게 자살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쟁에 뒤처지거나 성공을 하지 않더라도 존엄감을 잃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지방재정 개혁은 세수 확보의 정공법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재정 개혁에 대해 언급했다. 그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세수는 부진한 반면 복지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국세가 늘면 교부금이 자동적으로 증가하는 현행 제도의 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말정산 파동의 와중에 나온 대통령의 발언은 부족한 복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우회적인 수단으로 지방재정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박 대통령의 지적은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다. 지방재정은 개혁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말한 대로 지방교부세는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 지방교부세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부족한 재정을 중앙정부가 메워 주는 형식이다. 서울처럼 세입이 많은 지자체는 교부세를 아예 받지 못하거나 적게 받는다. 열심히 세원을 발굴하고 탈세를 찾아내 세수를 늘린 지자체들은 도리어 교부세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세수 확보에 소극적인 지자체들이 교부세를 더 많이 받는 현행 제도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각각 내국세의 20%가량으로 법으로 정해진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유동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이 제도를 만든 취지는 안정적인 지방정부의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었다. 교부세와 교부금 비율이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어도 현재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는 50.3%로 199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자체들의 재정 상황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상당 부분을 복지 부문에 사용해야 하는 게 주요인이다. 지금도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에 갈등이 심한 마당에 교부금을 줄이려 하면 격렬하게 반발할 것은 뻔하다. 재정난 속에서도 선심성·전시성 사업으로 예산을 허비하는 지자체들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지방재정이 어려워진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 있다. 지방 또한 경제난으로 세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 와중에 ‘누리 과정’과 무상급식 등 복지 예산은 점점 규모가 커져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지방비가 투입되는 국고보조사업도 늘고 있다.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지방재정을 개혁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지만 그것으로 재정난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또한 중앙정부의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 교부세를 중앙정부가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면 지방자치제와 분권화도 퇴색할 우려가 있다. 가정에서 월급이 줄면 씀씀이도 줄여야 하듯이 나라 살림도 마찬가지다. 호전될 것 같지 않은 세수 부족과 팽창하는 복지 예산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중요도와 우선의 원칙에 따라 예산을 배분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당장 급하지 않은 예산 배정은 경제가 회복된 뒤로 미루는 도리 외엔 없다. 동시에 중앙이나 지방이나 예산 낭비가 없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둘째는 계속 제기되고 있는 증세다. 조세 저항이 두려워 증세를 계속 회피하다가는 국가 재정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지고 말 것이다. ‘증세 없는 복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확인됐다. 위기 때는 정공법을 써야 한다.
  • [지방재정으로 옮긴 증세논란] 농어촌 지자체 “지역사업 접으라는 거냐” 강력 반발

    [지방재정으로 옮긴 증세논란] 농어촌 지자체 “지역사업 접으라는 거냐” 강력 반발

    정부의 지방교부세 개혁 방침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교부세, 교육재정교부금 등의 개혁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부족한 복지재원 확충을 위해 교부세를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재정 자립도가 취약한 지자체들은 벌써부터 사업 차질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경북도와 23개 시·군의 경우 올해 일반회계 16조 4331억원 가운데 교부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1%인 5조 994억원이다. 13개 군 단위는 교부세 의존 평균 비중이 48.8%로 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봉화군과 영양군, 의성군은 교부세 의존도가 각 63.9%, 57.5%, 55.8%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비수도권의 다른 시·도도 교부세 의존도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전남 순천시의 올해 교부금은 2800억원으로 전체 예산 가운데 비중이 38%를 차지하며 충남 청양군 47%, 경남 고성군 38.9%, 충북 청주시 21% 등이다. 이들 지자체는 정부가 자체 재원을 더 확보하는 지자체에 교부세 인센티브를 준다지만 농산어촌 특성상 자주적 재원이 턱없이 적어 이마저도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들은 정부의 교부세가 감소할 경우 사회복지를 비롯한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등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한다. 경북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방교부세에 손을 대겠다고 한 것은 곧 지방정부의 문을 닫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반발했다. 게다가 지난해 기준 전국 244개 지자체 가운데 재정 자립도 50% 미만인 226개 지자체는 정부의 교부세가 감소할 경우 덩달아 재정조정교부금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지방교부세 개혁에 앞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행 8대2에서 6대4까지 조정하는 근본적인 세정 개혁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의 불균형으로 인해 지방재정 부족액이 매년 증가, 전국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는 2003년 56.3%에서 2012년 52.3%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김장주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중앙정부가 중앙집권적 사고를 통해 교부세를 진단해서는 안 되며 현재 우리 도의 세입·세출 구조를 볼 때 오히려 교부세 비율을 국세의 19.24%에서 21.24%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종합·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지적장애 언니 홀로 뒷바라지에 “지쳤다”… 비극 선택한 20대 동생

    지적장애 언니 홀로 뒷바라지에 “지쳤다”… 비극 선택한 20대 동생

    지적장애 언니(31)를 홀로 보살피며 힘겹게 살아가던 2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지기 전에도 언니와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으나 주위는 물론 관할 지자체도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13분쯤 대구 수성구 한 식당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류모(28)씨가 번개탄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안에는 다 탄 번개탄과 휴대전화, 현금 1만 3000원이 든 지갑이 발견됐다 류씨는 휴대전화 메모장에 “할 만큼 했는데 지쳐서 그런다. 내가 죽더라도 언니는 좋은 시설보호소에 보내 달라. 장기는 다 기증하고 월세 보증금도 사회에 환원하길 바란다”라는 글을 남겼다. 또 “언니와 같이 죽으려 했는데 실패했다. 언니를 죽이고 싶은데 힘이 모자란다. 잘해 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류씨는 숨지기 직전까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6만원짜리 대구 남구 봉덕동 한 원룸에서 지적장애 1급인 언니와 살고 있었다. 경찰은 두 달치 월세, 도시가스 사용요금 및 카드할부금 30여만원을 내지 못한 사실을 확인했다. 자동차보험이 만기되고 각종 통지서도 부담이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류씨 자매는 갓난아기 시절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류씨가 유아기 때 재가하는 바람에 연락이 끊겼다. 키워 준 할머니가 지난해 세상을 떠나자 광주에 사는 삼촌 부부와 잠시 지내기도 했다. 삼촌 부부 품을 떠난 류씨는 대구에 한 마트에서 밤낮으로 일하며 언니를 홀로 챙겨 왔다. 2000년 8월 언니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복지 혜택을 받게 됐지만 자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웃은 “2012년 7월 부산시설보호소에 입소했던 언니가 지난 13일 동생과 지내고 싶다며 돌아오자 상황이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류씨는 최근 언니와 수차례 동반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언니가 집으로 돌아온 뒤 제주 여행을 함께 다녀왔지만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류씨는 지난 21일에도 집에서 번개탄을 피워 언니와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연기가 창 밖으로 새면서 목숨을 건졌다. 119가 출동한 사건인데도 이 자매는 대구시와 남구로부터 특별한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씨 언니는 경찰조사에서 “동생이 높은 곳에서 같이 뛰어내리자고도 했지만 죽기 싫어서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지역 장애인 자립센터 등은 류씨가 숨지고 자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뒤에야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상)] 양평·가평 “13개 중첩 규제로 충청보다 낙후… 수도권서 빼주오”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상)] 양평·가평 “13개 중첩 규제로 충청보다 낙후… 수도권서 빼주오”

    “기업들이 지방으로 안 가려는 것은 멀어서가 아니라 수도권에 소비 및 생산 인력이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수도권 파이를 더 키우는 게 우선이며, 그렇게 해서 늘어난 소득을 지방으로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지방을 도와야 합니다.” 각종 규제로 신음하는 경기 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은 26일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입장을 이렇게 펼쳤다. 특히 동두천, 연천, 양평, 가평 지역 시장·군수들은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 37.47%의 절반 정도인 17~20%에 불과하다”면서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시설보호법, 상수원보호구역, 자연환경보전법 등 각종 중첩 규제 때문에 충청 지역보다 더 낙후돼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들은 “경기 외곽과 중첩 규제 지역은 지방과 같은 형편인데 수도권으로 편제돼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 차라리 수도권에서 제외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서 규제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행정2부지사를 지낸 이석우 경기 남양주시장은 “우리 지역에 유일한 대기업인 빙그레가 공장 증설을 못 해 애를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엔저 등으로 국내외 경제 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수도권을 원하고 있다면 그 요구에 맞춰 줘야 한다. 막무가내로 수도권 규제 완화는 안 된다는 주장은 ‘같이 죽자’는 말과 같다”고 강변했다.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 지역에 위치한 가평의 김성기 군수는 “서울에서 대전·천안·청주, 그리고 원주·춘천은 이미 출퇴근이 가능해져 사실상 수도권으로 봐야 한다”면서 “우리 지역에는 들어설 수 없는 공장들이 바로 코앞 북한강 건너 강원 지역엔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김선교 양평군수도 “양평 양동면과 강원 원주시 문막은 상수원 물줄기는 같은데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우리 양동면 지역에만 각종 규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군수는 “양평, 가평에는 13개 중첩 규제가 있어 수정법만 풀어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 지방의 반발만 살 것이 분명하므로 규제를 풀거나 완화하려면 명분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창 동두천 시장은 “60년 동안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재정자립도가 전국 중하위 수준인 17%대에 불과하다”면서 “동두천시의 토지 중 68%가 임야라 개발하기가 쉽지 않고 42%가 미군 공여지라서 손도 못 댄다”고 탄식했다. 이들 수도권 단체장들은 “KTX를 타면 서울~부산 또는 광주를 2~3시간이면 오갈 수 있다. 기업들이 지방이 멀어서 안 가려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수도권 사람들을 지방으로 강제 이주시킬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수도권을 원하면 수도권 규제를 풀어서라도 붙잡아야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관계자는 “어린이가 크면 성인이 되듯이 기업이 성장하면 증설이 필요하다”면서 “수도권에 대기업 신설이 안 된다면 최소한 증설만이라도 허용해야 한다”고 절박함을 표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개를 훔치는 방법’ 제작사 대표, 대통령에 ‘대기업 수직계열화’ 폐해 호소

    ‘개를 훔치는 방법’ 제작사 대표, 대통령에 ‘대기업 수직계열화’ 폐해 호소

    “한국 영화 산업의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몰아주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법으로 동일 계열 기업 간에 배급과 상영을 엄격히 분리시키고, 상영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합리적으로 세워서 한국영화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주십시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제작한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님께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고 이같이 호소했다. 엄 대표는 최근 ‘개훔방’의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이 맡고 있던 배급사 리틀빅픽쳐스 대표직과 영화계 각종 직책 등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개훔방’은 미국의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영화를 본 관객의 호평이 이어지며 SNS 등을 통해 꾸준히 상영관 확대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기준으로 스크린수는 30개다. 엄 대표는 “2주 전부터 예매가 가능하게 한 (대기업의) 자사 계열 배급 영화와 달리 중소배급사 영화는 개봉일에 임박해 예매가 가능하게 하는 등 처음부터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았다”면서 “상영관을 조조·심야 시간대 중심으로 배정해 좌석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예매율과 좌석점유율만 거론해 개봉관을 줄이는 기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애초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영화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구축된 ‘멀티플렉스’라는 시스템이 수직계열화된 대기업 배급사의 ‘와이드 릴리즈 방식’과 함께 오히려 힘없는 영화와 중소 영화사를 사지로 모는 상황으로 악용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엄 대표는 “현재의 영화 산업은 초반에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했는가가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명량’과 ‘국제시장’,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최근 흥행작이 각각 CJ 계열인 CJ E&M과 CJ CGV 작품인 점을 예로 들었다. 엄 대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CJ CGV와 롯데시네마에 과징금을 부과했음에도 “상영관의 독과점 행태는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개훔방’ 사태는 한국영화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기업 수직계열화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영화계는 지독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 대표는 “적어도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적용하고 약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해와 배려가 있다면 영화 산업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배급과 상영의 분리 방안 등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엄용훈 대표의 글 전문. 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불철주야로 바쁘신 와중에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다는 죄송스러움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잘 알기에, 수없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망설이고 또 망설임을 반복하다가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이 서신을 올리오니 잠시 시간을 내시어 읽어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제작/ 배급한 삼거리픽쳐스 대표 엄용훈입니다. 2008년 8월에 ‘삼거리픽쳐스’라는 영화 제작사를 설립한 이래, 초저예산 장편 영화 5편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영화 ‘도가니‘, 2012년 ’러브픽션’을 제작하였고, 금번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영화를 제작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그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소설로 출판되어 스테디셀러 작품으로 검증 받은 미국 작가 ‘바바라 오코너’라는 저명한 원작의 영화화 판권을 구매하여, 국내에서 최초로 미국 소설 원작을 영화화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자고 김성호 감독과 함께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의기투합 하면서 개봉까지 달려왔습니다. 이 영화는, 어느 날 사업실패로 아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하루 아침에 살 집도 없어져 버리자 유일하게 남은 낡은 미니 봉고차에서 엄마랑 주인공 지소와 지석이가 지낸 지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차에서 생활하기를 딱 일주일만 있다가 이사 갈 거라는 엄마 말은 더 이상 믿을 수 없었고, 지소가 우연히 발견한 전단지에서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면 사례금으로 500만원을 준다는 것을 보고, 어린 지소는 집을 구하기 위해 ‘개를 훔친다→전단지를 발견한다→개를 데려다 준다→돈을 받는다→행복하게 끝!’이라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계획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어린 아이의 행동은 결국 자신이 개를 훔치는 것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나쁜 행동임을 깨닫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어른들도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집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된다는 휴먼코미디이자 성장드라마입니다. 저는 영화제작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실제로 가족들을 단칸 월세 방에서 3년여 시간 동안 지울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입혔던 아빠로서,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기 불황으로 애쓰는 세상의 모든 아빠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 영화를 통해 가족들이 이해와 공감 그리고 서로가 치유의 시간을 갖기를 희망하면서 정성껏 준비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그런 마음이 담겨 있음을 아는지 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걸출한 배우 김혜자씨를 비롯해 최민수 강혜정 이천희 등 출연한 모든 배우·스태프들이나 영화를 보신 수많은 관객들이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영화라고 말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지난해 12월 31일 언론 및 시사회 관객의 높은 호평과 큰 응원을 받으면서 많은 기대를 안고 개봉을 하였지만, 개봉 첫 주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개봉관만을 확보하여 출발하였고, 그 다음 주부터는 조조 시간대와 심야 시간대가 주를 이루는 상영시간으로 배정 받음으로서,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아이들과 함께 볼 가족영화가 상영관을 찾아서 지역의 경계를 넘어 다녀야 하는(볼 수 있는) 매우 안타까운 상항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결국 언론의 평가와 관객들의 개봉관 확대의 요구가 들불처럼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개봉 2주차가 지난 지금은 전국에 10여개 극장에서만 영화를 볼 수 있으며, 그나마 대기업 극장 체인점은 거의 사라져버린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 대해 극장 측에서는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이 낮아서 관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자사 계열 배급 영화에 대해서는 영화 예매 오픈시기를 대부분 2주 전에 열어주었지만, 중소배급사 영화의 경우에는 개봉일 1주일도 이내로 임박해서야 열어주었으며, 그 예매 오픈 극장의 수도 지극히 작은 수에 불과했기 때문에, 예매율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으며, 이후 상영관이 조조 및 심야 시간대 중심으로 배정을 함으로서 좌석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 임에도 예매율과 좌석점유율만을 거론하고 개봉관을 줄이는 기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또한 극장은 “관객의 수요가 많으면 스크린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영화산업은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되어 버린 상영관 구조에서,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의 양이 수요를 결정”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애초에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영화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구축된 ‘멀티플렉스’라는 시스템이, 수직계열화된 대기업 배급사의 ‘와이드 릴리즈 방식’과 함께 오히려 영화의 만듦새와 상관없이 힘 없는 영화와 중소 영화사를 사지로 모는 상황으로 악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시간대가 많이 확보된 영화, 상영관이 많이 확보된 영화가 더 많이 팔리게 되어 있는.. 즉, ‘수요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관객에게 어떤 영화를 보여줄지 선택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물론 당연히 영화 자체의 만듦새가 객관적인 기준으로 별로인데 상영관을 많이 확보한다고 해서 잘될 리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영화 산업은 초반에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했는가가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합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예매사이트나 영화관에 가서 예매율이 높거나 상영 횟수가 많은 영화를 보면 “이 영화가 상영관이 많은 걸로 봐서 요즘 잘 나가는가보다. 다들 저걸 보나보네. 그럼 나도 볼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사실 천만이 들었던 영화들 대부분이 대기업 배급사의 것입니다. 예를 들면, ‘최근 천만이 넘은 영화 ‘국제시장’의 투자배급사가 CJ E&M. 그리고 독립영화 신화를 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역시 CJ CGV. ‘명량’도 CJ E&M이 배급한 영화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라는 어느 언론의 리포터가 설명했던 것과 같습니다.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자신의 영화에 대한 자부심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관객의 준엄한 평가에 대해서조차 인정하지 못할 정도로 아둔하고 이기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번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개봉에 관해서는 거의 모든 언론 매체나 SNS를 통해 볼 수 있듯이 대기업 상영관의 자사영화 밀어주기 횡포로 인한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상영관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온라인 청원과 개인들이 자비를 들여서 대관 상영을 하는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듯이 영화산업의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바, 대통령님께 간곡히 호소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산업의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하여 건강하고 공정한 경쟁관계를 조성해 보자는 공공적 목적으로 몇몇 제작자들이 모여 2013년 6월에 설립하여 ‘소녀괴담’, ‘카트’를 개봉한 대안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에서 배급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배급사의 대표직을 맡아 무보수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한없는 무기력감과 함께 일한 스태프·배우 그리고 무엇보다도 용기 있는 투자를 해주신 투자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영화산업은 한류 열풍을 견인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입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백지로 시작해서 수백억의 매출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산업으로서, 박근혜 대통령님의 ‘창조경제’ 정책의 취지가 가장 많이 담겨 있는 산업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렇기에 저처럼 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도 영화 제작자로서의 길을 걷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엄격한 교육과 기술의 연마를 통해 자격증을 획득하여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창작의 욕구와 의지를 가진다면 종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다만 긴 시간 동안 인내해야 하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수년 간의 꿈과 희망이 불과 며칠 만에 사라지는 그 상실감과 무기력함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님께서는 지난해 3월 규제 개혁 점검회의를 개최하셨습니다. 당시 그 자리에 참석한 모 영화감독이 국내 영화시장은 투자부터 제작·배급·상영까지 한 기업에서 이뤄지는 수직계열화로 CJ, 롯데, 메가박스 등 대기업이 전체 시장 대부분을 독식하는 독과점 현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과 이 구조 속에서는 영세한 제작사만 공정한 소득분배에서 제외되는 소득 불균형 문제 등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통령님께서도 “양극화에 시달리는 영화 업체들에게는 (수직계열화 문제가)규제 이상의 엄청난 규제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조치들에 대한 실천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공감과 강력한 의지를 관계부처에 주문하신 바 있으셨으며, 이에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한국의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에 대해 “대기업이 중소 독립 제작사의 시장참여를 박탈하는 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히게 되었습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의해 지난 12월 CJ CGV와 롯데시네마의 자사계열 배급사 차별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55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조치를 했습니다. 당시 저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인 동료들과 이 산업을 이해하는 많은 분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하여 대통령님께 큰 감사와 희망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의 독과점 행태는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사태는 한국영화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놓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영화계는 지독한 쏠림현상과 대기업 배급사에 줄서기를 해야 영화인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을 중 가장 심각한 양극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사료됩니다. 대통령님, 한국영화산업의 역사는 늘 독과점과의 싸움의 역사였습니다. 과거에는 할리우드 영화의 독과점과의 싸움이었고, 그 다음엔 대기업 중심의 자본 독과점과의 싸움이었고, 이후엔 그것으로 인해 파생된 스크린 독과점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즉 지금의 이러한 독과점은 결국 ‘수직계열화’라는 어마어마한 괴물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영화 수출국인 미국도 수직계열화 문제로 골치를 앓았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파라마운트 법(1948년 미국 대법원은 메이저 영화사 파라마운트가 제작과 배급, 상영을 수직계열화한 것을 두고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에 의해서 규제되었습니다. 지금 세계의 모든 영화시장은 멀티플렉스 시스템으로 인한 스크린 독과점 현상의 폐해를 막기 위해 정부와 산업 스스로가 질서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트위터 뉴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올해부터 브라질의 극장에서는 어떤 영화도 같은 기간 35%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될 수 없다”라는 상영관 수 제한정책과 상당 수의 상영관이 그 제한에 동의 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영화라는 상품은 일반 소비재 상품과 달리, 제작 단계에서부터 작게는 몇백만 원에서 크게는 수백억원이라는 제작비 규모의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배급 상황도 빈부의 큰 격차를 보이며 차이가 보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적용하고 약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해와 배려가 있다면, 영화 산업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대통령님께 바라옵건데, 한국 영화 산업의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몰아주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서, 법으로 동일 계열기업 간에 배급과 상영을 엄격히 분리시키고, 상영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합리적으로 세워서 한국영화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주십시오. 극장은 배급과 독립적인 구조를 확보하여 영화에 대한 공정한 경쟁을 위한 원칙을 지키고,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정부 기관은 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 합리적인 지원을 하면서, 작지만 좋은 영화에는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와 공정한 룰을 세워 관리하고, 제작사는 이를 바탕으로 정직하게 영화를 제작하여 진정한 문화강대국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님께서 산적한 국정을 돌보시느라 바쁘신 줄 알고 있습니다만, 잠시 시간을 내주시어 이 추운 겨울 마음 한켠을 따스하게 해 줄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꼭 관람해 주신다면, 대한민국의 문화산업을 더욱 융성케 할 우리 주인공 어린이들과 함께 우리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들고 찾아뵐 수 있기를 학수고대 하겠습니다. 꺼져가는 불씨를 바라보는 저와 그리고 함께 작업한 모든 배우·스태프 그리고 큰 손실로 시름에 젖어 있을 투자자들께 큰 힘이 될 것 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늘 평한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삼거리픽쳐스 대표 엄용훈 배상
  • [부고] ‘원자력계의 대부’ 한필순

    [부고] ‘원자력계의 대부’ 한필순

    원자력 기술자립 신화를 이끌며 ‘국내 원자력계의 대부’로 불리던 한필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소장이 25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82세. 평남 강남군에서 출생한 고인은 공군사관학교와 서울대 물리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 석사, 캘리포니아대 박사를 거쳐 1970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무기국산화 사업에 참여했다. 1982년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전신인 한국에너지연구소 대덕공학센터장으로 부임하며 원자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1년까지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과 한국핵연료주식회사 사장으로 재임하며 한국표준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등 국내 원자력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2013년에는 원전 마피아를 다룬 ‘한국 원전 비리 근원과 근절대책’이란 보고서를 작성해 정부 당국에 제출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기철, 기석씨와 딸 윤주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며 발인은 29일 오전,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02)2258-5940.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IS 일본인 생존 여부 미확인, IS 일 년에 몸값으로만 500억 벌어..

    IS 일본인 생존 여부 미확인, IS 일 년에 몸값으로만 500억 벌어..

    ‘IS 일본인 생존 여부 미확인’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2명을 살해하겠다고 예고한 시한이 지난 가운데 석방 교섭에 일부 진전이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IS가 일본 정부에 제시한 ‘72시간’의 협상 시한이 23일 오후 2시50분을 기점으로 만료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IS로부터 간접적으로 일정한 반응이 있다”며 교섭에 다소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아베총리의 측근은 “아직까지 IS와 직접적인 교섭은 없으며 일본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일본 정부는 현재 나카야마 외무성 부대신을 중심으로 요르단 암만에서 현지 외교루트와 IS에 영향력을 지닌 세력을 중심으로 교섭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협상 시한이 지나 인질들의 생존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일본 정부는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에게도 인질 석방을 위한 중재를 요청했지만, 요르단 정부도 마땅한 창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일본인 인질 2명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 정부에 제시한 ‘72시간’의 협상 시한이 23일 오후 2시50분을 기점으로 종료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NHK 방송은 이날 IS로부터 곧 성명이 발표될 것이란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금까지 ‘IS가 요구하는 2억 달러 몸값을 낼 것이냐’는 질문에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는 원칙론만 반복했으며, 몸값 지불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IS가 인질의 몸값으로 1년간 5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작년 11월 제출된 보고서는 IS가 1년간 3천500만∼4천500만 달러(약 380억∼489억원)의 몸값을 손에 넣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 보고서는 유엔의 요청에 따라 전문가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IS가 몸값 외에 세력권 내의 유전에 채취된 원유 밀수출, 기독교인 등을 대상으로 한 ‘징수’, 기부금 등 다양한 재원을 토대로 경제적으로 자립한 조직이라고 규정했다. 사진 = 방송 캡처 (IS 일본인 생존 여부 미확인) 뉴스팀 chkim@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놀면서도 명문대… 아자부高의 비결은

    [지구촌 책세상] 놀면서도 명문대… 아자부高의 비결은

    ‘이 학교, 뭔가 이상하다.’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부촌 아자부에 있는 아자부고등학교. 가이세이, 무사시고와 함께 도쿄의 ‘3대 진학교(유명 대학에 진학시키는 비율이 높은 학교)’로 꼽힐 정도로 전통의 명문이다. 해마다 도쿄대를 많이 보내는 고교 랭킹 상위를 차지한다. 그런데 아자부고의 교풍은 입시명문고라고 하기에는 조금 독특하다. 교훈이 ‘자주·자립’일 정도로 학생들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한다. 학생들은 머리를 염색하고 옷도 내키는 대로 입는다. 수업보다는 문화제에 심혈을 기울인다. 3년 내내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하는 한국의 고교생들이 보면 꽤 억울할 풍경이다. 도대체 놀면서도 좋은 대학에 가는 비결은 뭘까. 일본 고교야구를 20년간 취재해온 프리랜서 기자 간다 노리유키가 이런 궁금증을 품고 4년간 아자부고의 재학생, 교사, 동문 등을 밀착 취재해 ‘수수께끼의 진학교, 아자부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펴냈다. 저자가 제시하는 아자부고의 성공 비결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아자부고의 시험지는 해답란이 무척 크다. 정답에만 점수를 주는 게 아니라 답에 이르는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보고 부분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시험 문제를 내는 데도 많은 시간을 들인다. 1번 문제는 2, 3번 문제의 복선이 되는 식으로 문제를 구성한다. 이것을 따라 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학생들은 저절로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저자가 인터뷰한 한 학원강사는 “가령 ‘혈액 1㎜ 안에 있는 적혈구의 숫자’를 가르칠 경우 가이세이고(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의 학생은 노트에 그대로 옮겨 적는 반면 아자부고의 학생은 ‘선생님, 어떻게 그 숫자가 나와요?’라고 물어본다. 지식의 양보다는 그것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아자부고의 입시”라고 말한다. 이런 독특한 교육 철학 때문에 동문 중에도 ‘기인’이 많다. 아자부고 출신인 조난신용금고 이사장 요시하라 쓰요시는 원전 관련 기업에 융자 거부 의사를 표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재즈피아니스트인 야마시타 요스케는 팔꿈치로 건반을 치는 독특한 주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학 합격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상적인 교육’과 ‘대학 합격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아자부고의 독특한 학풍이 거센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이에 대해 아자부고의 전 교장 중 한 명은 저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자부고를 운영하는 것은 산의 능선을 걷는 것과 같다. (이상적인 교육과 대학 합격률) 한쪽만 갖고 굴러가지는 않는 것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기업 특집] 현대건설, 15개국에 교육복지센터… 자립 돕는 나눔

    [기업 특집] 현대건설, 15개국에 교육복지센터… 자립 돕는 나눔

    현대건설의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회사는 단순히 돈이나 물품을 기부하는 1차원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짓고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8월 베트남 타이빈에 지역커뮤니티센터를 짓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경제자립 교육을 지원해 오고 있다. 그동안 이 지역에는 주민 교육이나 주민 자치를 위해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전무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재 이 센터는 마을 주민들의 교육과 자치의 구심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회사는 2012년부터 타이빈 내 지역 주민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5가구의 주택을 새로 지었고, 6가구의 주택을 개축했다. 16가구의 위생시설도 보수했다. 현대건설이 가진 장점과 노하우를 사회공헌에 그대로 접목한 셈이다. 앞서 2012년에는 현대건설 임직원 봉사자와 대학생 봉사자로 구성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해외봉사단이 카자흐스탄에 교육복지센터를 짓고 한국어와 한국문화 전파, 식량과 의료품 전달, 무료급식 등의 봉사 활동을 펼쳤다. 현대건설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개 국가에서 15개 사회공헌사업을 완료 또는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모두 15개 국가에서 20여개의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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