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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21년 이후 미술 관련 정기간행물 총집합

    미술계에서 김달진(53)씨를 모르면 간첩이다. 자타가 인정하는 ‘미술자료의 달인’이 그다. 한국미술 자료에 관한 한 그에게 전화 한 통만 걸면 어떤 궁금증이든 순식간에 완전해소된다. 미술 자료 수집을 시작한 지 36년. 그 오랜 노력의 열매를 이제야 땄다. 그동안 모아온 자료정보들을 모아 통의동 국민대 동창회관 건물 지하에다 미술자료박물관을 열었다.60평 남짓한 좁은 지하공간. 하지만 김 관장에겐 세상의 중심이다. 청춘을 바쳐 일궈낸 공간에서 개관을 기념한 첫 전시를 연다.1921년부터 현재까지 이 땅에서 선보인 미술 관련 정기간행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미술 정기간행물을 전시하기는 국내 처음이다. “지금까지 모아온 자료들을 디지털화하고, 작고한 작가들의 기록도 더 늦기 전에 정리해야 할 것같다.”는 김 관장은 “그림 작품을 통해서만이 아닌, 정기간행물을 빌려서도 얼마든지 한국미술을 돌아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미술 정기간행물 1921~2008’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개관 기념전에는 희귀자료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일본강점기 때의 ‘조선미전 도록’(1929)과 처음 공개되는 ‘이왕가 덕수궁 진열 일본미술품 도록 3집’(1936)을 비롯해 1946년의 ‘조형예술’, 1966년 ‘공간’ 창간호 등 희귀본 미술잡지나 동인지 등 정기간행물 100여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잘한 전시 팸플릿에서부터 방대한 작품 도록에 이르기까지 김 관장의 수집 작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공간이 없어 4.5t쯤 되는 자료들을 충북 옥천의 고향집에 어쩔 수 없이 모셔두고 있다.”며 웃는 그는 “인사동 주변에 자그마한 공간을 마련해 누구든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게 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전시는 22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02)730-6216.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설 자리를 잃은 ‘명리학’의 왜곡된 현주소

    설 자리를 잃은 ‘명리학’의 왜곡된 현주소

    지난 반만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오면서 당시 풍습이 고스란히 반영된 학문의 한 분야인 명리학(命理學). 과거 국가의 대소사를 가리는 중책으로 막중한 책임을 다한 명리학이 오늘날에는 그 본질이 왜곡된 채 엉뚱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보존가치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근대에 접어들면서 일제의 한민족(韓民族) 문화 말살정책에 이어 서구화·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점차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평상시 길을 걷다 보면, ‘철학관’ 내지는 ‘역술원’이란 간판이 쉽게 눈에 띈다. 하지만 이런 명칭들이 우리가 청산해야 할 일제의 잔재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 몇이나 될까? 이는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따른 것으로 본래 철학(哲學)이란 추상적인 것으로 단어는 서양의 Philosophy를 일본(日本)에서 번역하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단어이다. 따라서 역학의 한 분야인 명리학은 Philosophy나 철학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단호하게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오행(五行)과 천간지지를 기본으로 하는 명리학(命理學)은 괘(卦)를 이용하는 점서(占書)인 주역(周易)의 역(易)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술(占術)과 혼동하여 명리학을 역술(易術)이라는 엉뚱한 명칭으로 불려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일제 강점기에 명리학의 학문적 명맥이 끊어지면서 나타난 이상 현상들이며 명리학과 명과학의 왜곡된 부분들인 것이다. 따라서 역학의 한 분야인 명리학은 단순한 점술행위도, 인생의 심오(深奧)한 의미를 담고 있는 철학도, 주역의 점술행위인 역술도 아니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 당시 명리학의 위치는 학문적으로 인정을 받던 제도권 안의 학문이었으며,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과는 너무나도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역학의 원리를 기초로 한 오직 명리학과 명과학(命課學) 그 자체인 학문이라는 것이다. 명리학은 명칭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그에 따른 의미처럼 죽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살아 숨 쉬는 것을 그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명리의 명(命)은 목숨 ‘명’자를 쓰며, 실존은 본질을 선행한다는 샤르트르의 말처럼 우리 인간은 실존 즉 살아있는 것 자체가 이미 목적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죽게 되어 있다. 그것이 끝이든 새로운 시작이든 우리는 현재의 육신(肉身)으로 그것을 인식 하지 못하는 데서 시작된다. 살아있는 동안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현재를 편히 살 수 있는 것이기에 사주에 의거하여 일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판단하는 학문이 명리학이다. 이에 따라 명리학은 사주학(四柱學)이라 불리기도 한다. 명리학은 개인의 사주, 곧 생(生)년(年)월(月)일(日)시(時)를 분석해 나무(木)·불(火)·물(水)·쇠(金)·흙(土) 등 5가지 기운의 배합률을 알아낸 다음, 사람이 출생한 연월일시의 간지 여덟 글자에 나타난 음양과 오행의 배합을 보고, 그 사람의 부귀와 빈천·부모·형제·질병·직업·결혼·성공·길흉 등의 제반 사항을 판단하고 이를 다시 특정시간의 공간을 구성하는 5가지 기운의 배합률과 비교하는 학문이다. 자료부족으로 인해 명리학의 유래는 자세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잔존하고 있는 문헌에 따르면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인 락녹자(珞錄子)와 귀곡자(鬼谷子)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중국에서는 주역에 의한 음양의 학설이 먼저 존재했고,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비로소 태양계의 오행성(五行成)으로 운명(運命)을 판단하는 오행이란 학설이 유포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다. 중국에서 연월일시의 간지를 이용해 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서기 126년 이후의 일이다. 이처럼 명리학이 역학의 여러 분야 중의 하나로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 시기는 중국의 당나라 이후로 보인다. 당시까지만 해도 태어난 해인 ‘연주’를 위주로 사람의 운명을 분석하던 것을 이허중이 또다시 태어난 날인 ‘일주’를 위주로 하여 보는 법을 만들어냄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후 당대 초에 원천강에 의해 본격적인 이론체계를 갖추기 시작해, 송(宋)나라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허중(李虛中)·서자평(徐子平), 유기(劉基), 서대승(徐大升) 등으로 이어지는 1400여 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구체적으로 발전을 거듭해온 셈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명리학이 고대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전파된 시기를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나라의 사주명리(四柱命理)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이보다 한참 후인 조선조에 들어와서 조선왕조실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종 원년인 14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종(太宗)의 어머니인 신의왕후 한(韓氏)씨는 아들인 태종의 장래 운명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다. 그리하여 당시 문성윤(文成允)에게 물었을 때 그가 대답하기를, “이 사주(四柱)는 귀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으니, 경솔하게 점장이에게 물어보지 마소서.”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러한 근거로 미루어 볼 때, 우리나라에 명리학이 전래된 시기는 늦어도 고려 말 12~13세기경으로 추정된다는 게 학계의 견해다. 명과학의 설치시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조선 세종 때인 1445년 연소자 10명을 뽑아 서운관에 소속시키고 훈도4~5명을 선출해 3일에 한 번씩 모여 습업하게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서운관은 관상감의 전 기구이므로 그 이전에 이미 설치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문헌에 따르면, 정직의 명과학훈도(命課學訓導)인 정9품인 2명을 두어, 운명·길흉 등에 관한 학문을 가르쳤다고 되어있다. 합격자는 관상감(觀象監)의 관리로 배속되었으며, 1474년(성종5년) 일시적으로 폐지한 것을 제외하고는 조선조 5백 년간 내내 과거시험에서 음양과(陰陽科) 또는 명과학(命課學) 제도가 시행되었다. 제도상으로는 태조 원년인 1392년부터이지만 과거제도의 잡과에 음양과가 편성되면서부터 이다. 초기에는 문신, 후기에는 기술관이 훈도(訓導)에 임명되었으며 과거제도의 음양과는 천문학, 지리학과 함께 명과학을 두어 각 분야별 인재를 등용하는 관문으로 기능했다고 전해진다. 초기에는 문신, 후기에는 기술관이 훈도에 임명되었으며 시험은 관상감에서 주관하여 별도로 훈도를 두고서 생도를 모집하고 명과학의 인재를 양성하였다. 이들이 시험을 치루거나 배워야 하는 과목으로는 원천강(袁天綱) · 서자평(徐子平) · 응천가(應天歌) · 범위수(範圍數) · 극택통서(剋擇通書) · 삼진통재(三辰通載) · 대정수(大定數) · 육임(六任) · 오행정기(五行精記) · 자미수(紫微數) · 현여자평(玄輿子平) · 난대묘선(蘭臺妙選) · 성명총화(星命摠話) · 경국대전(經國大典) 등으로 1차 시험인 초시(初試)와 2차 시험인 복시(覆試)로 나뉘어 3년마다 시행되었으며, 복시는 예조(禮曹)에서도 함께 주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명리학의 위치가 제도권 밖으로 왜곡되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조선 초기부터 과거제도의 명과학이라는 제도권내의 학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한민족 정체성 말살과 민족정기 억압의 강압통치로 인하여 대부분의 학문분야처럼 명리학과 명과학 또한 순식간에 지하로 숨어들면서 그 학문적 명맥이 단절되는 비운을 맞았다는 데 있다. 우리 문화를 말살하기 위한 우민화 정책의 하나로 이용되었던 셈이다. 당시 일제는 조선의 귀신, 조선의 점복과 예언이라는 촌산지순(村山智順)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 민간에서 귀신에 대한 다양한 믿음과 점술이 행하여지고 있는 점에 착안하여 학문적인 체계를 갖춘 명리학(命理學)·명과학(命課學) 보다는 오히려 이들 무속(巫俗)과 점술행위(占術行爲) 등으로 더욱 부추겼다. 일제가 우리 문화를 말살하기 위한 우민화(愚民化) 정책의 하나로 이용되었던 것이다. 조선조 5백년간 과거제도에서 음양과(陰陽科)의 명과학(命課學)으로 시행되어 제도권의 학문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당시의 지배학문인 주자학(朱子學)에 밀려 명리학(命理學)의 토대가 확고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가운데 맞이한 일제 강점기는 일본의 우리 문화말살 정책으로 인해 명리학과 명과학을 민간에서 행해지던 일개 점술행위로 전락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근대 서양의 문물이 우리사회 전반에 넓게 자리 하면서부터 이다. 18세기 들어와 서양은 산업혁명으로 동양에 우위를 점하게 되었고, 19세기 제국주위에 의해 서양은 우등의식, 동양은 열등의식을 갖게 되면서 동양은 서양을 무조건 숭배하기에 이른다. 서양의 분석적 시각이 동양의 조화적 시각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고, 동양 역시 모든 것을 버리고 서양을 숭배하기에 이른다. 결국 명리학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 오늘의 현실에 이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말은, 자연의 이치, 우주의 원리, 나의 근원으로부터 시작된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생극제화로 이루어진 학문(學文)인 명리학(命理學). 사서삼경(四書三經), 그 어떤 책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사상적 깊이가 숨어있다. 모든 학문의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리학이 미신취급을 받으며 제도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모순된 현실을 맞아, 명리학의 발전을 위해 우선 제도권 밖에서 안으로 현주소를 찾고 한걸음 더 나아가 그에 따른 앎의 자세가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 하고자 한다.   ■ 도움말 동방대학원대학교 문화교육원 / 명리학과 노재환 교수
  • 현대문명의 뿌리,‘동양역학’에 있다

    현대문명의 뿌리,‘동양역학’에 있다

    지난 시간에는 역학에 대한 이해와 서양과 동양에서 역학의 의미에 대해 알아 보았다. 이번에는 현대 문명의 눈부신 발전이 수학에서 비롯된 서양과학의 발달 덕분이라고 믿고 있는 독자들에게 현대 문명의 뿌리가 동양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보기로 한다.  컴퓨터, 휴대전화, 자동차, TV 등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현대문명의 뿌리가 서양이 아닌 동양에서부터 비롯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고대 동양 문명이 서양으로 전파된 시기는 언제이며 어떻게 전파되었는가에 대해서 알아보자. 자료부족으로 인해 그에 따른 역학의 유래는 자세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문헌에 따르면, 환웅의 막내아들인 ‘태우’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날 태우는 삼신이 강령하는 꿈을 꾼 후 백두산에서 천제를 지내고 내려오다가, 송화강에서 나온 용마의 등에 나타난 상을 보고 하도와 팔괘를 처음 그려 역(易)의 창시자가 된다.  이 시기 고대 중국은 일개 약소국에 불과해, 강대국인 우리나라의 문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형편이었다. 이후 상과 수로 상징되는 하도와 팔괘가 만고불변의 진리로 세상에 드러나면서 역학의 도맥으로 문왕, 주공, 공자를 거쳐 이어지기에 이른다. ●고대 동양에서 서양으로 전파된 시기는 언제이며, 어떻게 전파되었는가?  약 4000여 년전, 우나라의 임금이 치수공사를 하던 중에 물속에서 기어 나온 거북이 등에 있는 무늬를 보고 낙서를 했다. 낙서의 수를 그대로 옮기면 3차 마방진이 되는데, 가로•세로•대각선의 합계가 모두 15가 된다.  마방진은 한마디로 숫자 속에 숨겨진 우주의 질서를 의미하는데, 그 후 사람들은 마방진의 신비한 이미지에 매혹되었고, 인도•페르시아•아라비아 상인들에 의해 비밀스럽게 중동•유럽으로 전해지게 된다. 이는 서구문명에 지대한 발전을 가져오게 했고 수학이라는 개념을 기초로 한 과학이라는 또 다른 힘을 가져다주게 된다.  이에 따라 서구문명의 발전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수학이라는 막강한 힘을 키워주게 되고 컴퓨터, 휴대전화, 자동차, TV 등 현대 문명의 이기들을 탄생시킨다. 근대수학의 발전에 초석을 다진 대표적인 인물로는 B.C 532년경에 활동한 피타고라스이다. 에게해의 사모스섬에서 태어난 그는 이집트에서 유학하는 동안 동양으로부터 전해진 낙서, 마방진 등의 지식을 얻게 되었고, 이후 이탈리아 남부에 정착하기에 이른다.  탈레스는 우주의 근본을 물이라 보았고, 데모크리토스는 원자라고 본 데 반해, 피타고라스는 우주의 근본을 수라고 정의하게 된다. 그는 수, 수적 비례, 그리고 조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수는 만물의 척도’라고 했으며, 사물은 수들로 구성되어 있고 수는 사물과 닮아, 사물 그 자체라고 정의했다.  이에 따라 수학을 기초로 한 과학은 수학 때문에 발전한 것이고 수학의 원리야말로 만물의 원리를 담고 있는 동양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수학자들도 수천 년 동안 숫자의 합이 일정한 마방진에 관심을 가졌으면서도 아직까지 명쾌한 답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내부의 숫자들이 제멋대로 존재하지 않듯, 이름 모를 잡초라 할지라도 마방진의 숫자처럼 제 위치에서 전체 조건 값에 참여하면서 질서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팔괘에서 시작된 이진법의 원리처럼 말이다.  그 신비한 성질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인지 실체가 무엇인지 설명이 불가능하다. 비록 서양의 수학이 동양의 상수원리에 일관된 뿌리를 두고 발전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수학의 기본개념이 동양의 역학으로 상수원리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령 팔괘의 행렬은 선형방정식의 해법이고, 그 순열조합은 확률론과 게임이론의 기초가 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만물은 무한한 것과 유한한 것이 종합하여 생성하는 것이니, 이것은 수의 홀수와 짝수가 결합하여 변화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라고 피타고라스가 정의 한 것처럼 복잡한 수식을 떠나 수학은 인류문명사를 통해 예술·철학·종교·사회·과학에 개입하면서, 문화의 또 다른 부분들과 연결되어 살아있는 귀중한 사고 덩어리들로 형성된 셈이다.  이러한 모든 정황을 살펴 볼 때, 고대 서양에서도 수에 대해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상수원리와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양역학 즉 과학이 거대한 우주와 대자연을 근본으로 하고 있는 것은 동양역학의 뿌리를 기초로 초석을 다져왔음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도움말 동방대학원대학교 문화교육원 명리학과 노재환 교수
  • 그 밤을 다시 낚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밤은 오랫동안 낮의 이면이었다. 밤은 공포의 대상, 미지의 시간이었다.17세기 초 영국 시인 토머스 미들턴은 밤에 대해 “잠자고 먹고 방귀 뀌는 것밖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그랬을까. 미국 버지니아 공대 역사학 교수인 로저 애커치는 그의 저서 ‘밤의 문화사’(조한욱 옮김, 돌베개 펴냄)에서 역사의 절반이지만 철저히 무시돼 온 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그는 20년간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밤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살핀다. 풍부한 사례와 도판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중세말에서 19세기 초까지 밤문화 총망라 저자는 중세 말에서 19세기 초까지 폭넓게 다루되 근대 초기(1500∼1750년)에 초점을 맞춘다. 때때로 고대 세계를 근대 초기의 관습·신앙과 비교하기도 한다. 지역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지중해까지 유럽 대륙 전역을 포괄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시공간에 걸친 밤의 ‘거의 모든 것’은 주제별로 재구성됐다. 밤은 산업혁명 이전의 사람들에게는 위험한 시간으로 인식됐다. 악령과 범죄, 화재와 약탈이 어둠 속에 도사리고 있다는 현실적·미신적 위협이 사람들을 억눌렀기 때문이다. 물론 밤은 한편으로 일상적 의례와 규제들이 ‘극적으로’ 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밤중의 회합과 밀애, 가장무도회와 지하선술집, 수다 가득한 바느질 모임 등이 그러했다. 요정과 마녀, 무시무시한 계시가 살아숨쉬기도 했다. 요컨대 해가 저물면 성, 권위, 인간관계, 자연, 마법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180도로 바뀌었던 것이다. ‘밤의 혁명’은 과학적 합리주의와 함께 왔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18세기 초부터 자본주의의 성장과 함께 밀려온 계몽주의는 과거에 대한 환멸을 낳았다. 이성과 회의주의가 마법과 미신을 이기면서 대부분의 도시 가정은 밤을 덜 무서워하게 됐다. 두려움과 신비의 대상이던 밤공기는 이제 찬미와 황홀의 대상이 됐다. 그리고 19세기 들어 가스등과 직업 경찰의 발전으로 밤에도 자유와 활기가 넘치게 됐다. 저자는 “개선된 조명 때문에 가정의 내부까지도 행인에게 더 잘 보였고, 이웃집을 엿보기 위해 밤에 산책을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한다. 국가는 통행금지, 야경대원 순찰, 야간 보행자 법령 등 다양한 제도로 밤의 활동을 억압했다.1068년 영국 정복왕 윌리엄은 영국 전역에 8시 통행금지를 실시했고, 비슷한 제약이 중세 유럽 도처에서 가해졌다. 중세 이후에야 통행금지령이 조금 느슨해져 시간이 저녁 9시나 10시로 늦춰졌다. 저자는 “정책이 관대해진 것은 밤의 위험이 줄어서가 아니라, 이같은 제약을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통행금지 시간이 지나서도 곳곳에서 밤을 즐기는 사교행위가 지속됐다. ●“밤의 마법과 미신 떨친 건 과학적 합리주의 덕분” 책은 밤의 노동, 신분에 따른 수면 양태, 침실문화 등 다종다양한 밤의 흔적들에 대해 탐색한다. 미시사, 사회사, 민중사의 성격을 띤 흥미로운 이야기 책이라 할 만하다. ‘낮의 연장선’이 돼 버린 현대의 밤에 대한 성찰도 빼놓을 수 없다.“밤하늘에 남아 있는 아름다움, 어둠과 빛이 바뀌는 주기, 낮의 빛과 소리로부터의 규칙적인 안식처. 이 모든 것이 더 밝아진 조명에 의해 손상될 것이다.” 밤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기보다 어둠을 제거하는 쪽에만 신경을 쏟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이 될 만한 대목이다.2만 5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멜라민 교육기관 사후대처 송곳 질의

    멜라민 교육기관 사후대처 송곳 질의

    멜라민 사태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도 ‘멜라민 국감’으로 치러지고 있다. 그만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의 각오도 남다르다. 최 의원은 이번 국감의 주제를 ‘복지’로 잡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강화된 성장 논리의 이면을 파헤쳐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최 의원은 9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미국은 멜라민 공식발표 이후 관계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대응했지만 우리는 허둥대기만했다.”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했다. 또한 식약청 직원들이 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을 공개해 피감기관 공무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이렇듯 국감 초반 동안 지적한 현안에서 최 의원의 복지철학을 엿볼 수 있다. 대통령의 식품안전철학 빈곤으로 인한 ‘중국 식약관 파견 무산’에 대한 사실을 밝혀냈다. 식품위생관의 부실 문제와 멜라민 사태 확산과정에서 교육기관의 안전관리 문제를 추궁했다. 현안을 다루는 정부기관과 주무 담당자들의 대처가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 의원측은 “정부 자료를 접근하기 어려운 야당 의원으로서 두 세배 더 국감 준비에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국가청소년위원장 출신이라는 전문성이 있긴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58세)에 여의도에 입성한 뒤 매일 자료를 뒤적이며 날밤을 새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최 의원이 방대한 자료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국감이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의원회관 640호에선 여느 의원실과는 달리 산같이 자료가 쌓인 풍경을 찾기 어렵다. 최 의원측은 “국가기관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어, 핵심적인 자료만 요청하고 주요 사안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南北 10·4선언 1년]南北 불신 악순환… 평화·경협8개항 끝모를 ‘동면’

    [南北 10·4선언 1년]南北 불신 악순환… 평화·경협8개항 끝모를 ‘동면’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문’(10·4선언)이 탄생한 지 4일로 1주년이 된다. 남북이 10·4선언을 통해 평화체제·경협 등 8개 항에 걸친 방대한 내용에 합의했지만 참여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바뀌면서 남북 당국간 대화 단절로 남북관계가 경색돼 10·4선언 이행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특히 현 정부는 10·4선언 등 남북간 모든 합의 정신을 존중한다면서도 합의된 대로 경협사업을 이행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10·4선언 1주년에 즈음해 정부는 남북간 모든 합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했던 남북간 모든 합의들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실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해서 실천 가능한 이행 방안들을 마련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10·4선언 1주년에 대한 성명 발표나 당국 차원의 기념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언들의 합의 정신은 존중하지만 지난 정부가 했던 합의인 만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과 ‘비핵·개방·3000’ 등을 내세우며 10·4선언을 이행하지 않으려 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북측에 “기존 모든 선언들의 이행방안을 마련하려면 만나서 대화하자.”고 제안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북측은 이명박 정부가 10·4선언 이행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대화하자는 것은 진실성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의장성명에 10·4선언 문구를 넣는 문제로 남북간 대립하면서 골이 더욱 깊어졌다. 10·4선언을 둘러싼 남북 갈등을 해소하려면 우리측은 10·4선언 중 이행가능한 의제를 추려 북측에 제안하는 등 행동으로 보여주고 북측도 이에 응해 대화에 나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 정부가 10·4선언 이행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합의된 대로 경협사업 등을 모두 추진하려면 수십조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등 국민의 과도한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통일부가 최근 한나라당에 제출한 ‘10·4선언 합의사업 소요 재원 추계’자료에 따르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을 비롯, 철도·도로 개보수, 개성공단 2단계 사업, 자원개발, 농업협력 등 40여개 항목을 이행하려면 재정과 민자를 포함해 14조 3000억원가량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당국자는 “대규모 비용이 소요되니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고 북측과 추가협의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재원 조달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경협 합의는 현 정부와 국민에게 큰 부담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서해지대 조성은 안보적 차원에서 우리측 입지를 축소시키고 이산가족 상봉 확대 등은 구체적 조치가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0·4선언 합의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우리측도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합의된 경협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최대 55조원의 생산·부가가치 유발 등 경제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는 투입 대비 최대 3.6배의 생산 유발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남북관계 경색은 남북 경협 추진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미래의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권력 틀어 쥔 글로벌 파워 대해부

    매년 1월 스위스의 작은 휴양 마을 다보스는 한바탕 소란을 겪는다. 전세계 정·관계 유력 인사와 갑부들이 타고 온 제트기, 헬리콥터, 리무진 등으로 인근 공항과 도로는 북새통을 이루고, 각국 미디어는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잡기 위해 취재 경쟁을 벌인다. 일명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풍경이다. 가진 자들의 고급 사교장이란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포럼의 참석자들이 현재 지구상에서 최상의 권력을 틀어쥔 글로벌 엘리트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바로 ‘슈퍼 클래스’다. 데이비드 로스코프의 ‘슈퍼클래스’(이현주 옮김, 더난출판 펴냄)는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권력과 부를 손에 쥐고, 세계를 주무르는 글로벌 파워 집단의 실체를 해부한 책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이자 국제정책컨설팅회사 로스코프그룹의 CEO인 저자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무 부차관을 지내면서 겪은 체험과 방대한 자료조사, 엘리트 집단과의 심층인터뷰를 토대로 슈퍼 클래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출현했고, 전세계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파헤쳤다. 저자에 따르면 슈퍼클래스는 현재 약 6000명 정도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8세이며, 미국과 유럽의 갑부들이 61%를 차지한다. 남자가 94%로 압도적으로 많고, 대부분 기업체나 금융회사를 소유한 기업가들이다. 그리고 전세계 슈퍼클래스 중 3분의1이 하버드와 예일 등 20개 명문대 출신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CEO,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배우 앤절리나 졸리, 조용기 목사 등이 꼽힌다. 책의 핵심은 슈퍼클래스의 세력 강화로 인한 권력 불평등의 문제다. 개인 자산의 증가는 글로벌 엘리트들의 권력을 강화시켰지만 국가 제도는 약화시켰다. 어떤 국제기구도 글로벌 엘리트 집단을 제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저자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슈퍼클래스를 이해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의 본질과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제시하는 미래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2만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확산되는 멜라민 파문] 美·日거쳐 수입된 中식품도 멜라민 위험

    [확산되는 멜라민 파문] 美·日거쳐 수입된 中식품도 멜라민 위험

    ‘멜라민 파동’의 불똥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외국산 식품 전반으로 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는 유제품 함유 식품과 중국산 대두단백, 밀단백 함유 식품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어서 파문의 끝을 알 수 없는 형국이다. 이같은 막대한 규모의 검사를 통해 멜라민이 계속 검출될 경우 수입식품 전반에 대한 불신을 낳고 식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28일 식약청이 추가로 조사하기로 한 ‘분리대두단백’ 물질은 국민들이 즐겨 먹는 어묵이나 만두 같은 식품과 영양보충용 건강기능식품 등에 첨가되는 식물성 단백질. 멜라민은 식품의 단백질량을 측정하는 간이검사법인 ‘질소측정법’을 조작할 목적으로 주로 쓰인다. 지금까지의 여러 정황을 살펴볼 때 대두단백과 밀단백의 함량을 속이기 위해 멜라민을 첨가됐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게 식약청측의 설명이다. 식약청은 이번 조치가 어디까지나 예방 차원이라며 지나친 염려를 경계했다. 앞으로 추가로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이 큰 식품은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제조한 유제품 함유 가공식품류다. 식약청은 이 지역 농가에서 우유, 분유 등의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처럼 속이기 위해 고의로 멜라민을 첨가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청이 지난 26일 공개한 ‘중국산 분유, 유당, 카제인 함유식품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문제의 산둥성 두칭사(都慶)가 수출한 커피크림은 ㈜유창에프씨 외에도 4개 수입업체가 70여회 국내에 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커피크림을 비롯해 찐빵, 춘권(春卷), 코코넛파이, 고로케 등 산둥성에서 제조된 유제품 함유 식품은 10여개사가 20∼30품목을 국내에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멜라민 검출 가능성이 높은 식품들이다. 식약청은 이들 식품 가운데 5∼10개 제품에서 멜라민이 추가로 검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직수입한 제품이 아닌, 미국·일본 등에서 중국산 유제품으로 제조한 식품에서 멜라민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식약청은 이에 따라 국내에 수입되는 모든 국가의 유제품 함유 식품에 대해 샘플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조사 대상이 식약청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만큼 방대해 현재로는 조사가 언제 마무리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식약청은 일단 중국산 유제품 함유 식품에 대한 조사는 다음달 6일까지 매듭지을 계획이지만, 나머지 식품은 이후에도 계속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글본 ‘화성성역의궤’ 발굴

    조선시대 의궤(儀軌)류 중 목록만 전하던 한글본 ‘뎡니의궤(整理儀軌)’가 발굴됐다.25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뎡니의궤’는 프랑스 동양어학교도서관에 소장된 자료로, 연구원 옥영정 교수가 이날 제13회 장서각 콜로키움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현재 전하는 조선시대 의궤류는 대부분 한문본으로, 한글로 필사된 것은 1828년 편찬된 ‘자경뎐진쟉졍례의궤(慈慶殿進爵整禮儀軌)’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 교수는 ‘뎡니의궤’의 경우 편찬 시기가 ‘자경전의궤’보다 앞서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의궤는 전체 12권 12책 분량이며, 정조 때 대규모 공사에 대한 기록인 ‘현륭원원행’과 ‘화성성역(華城城役)’에 관한 내용을 방대하게 수록하고 있다.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강원랜드 임직원·실무자 소환

    강원랜드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4일 이 회사 건설·설계·시공 업무 관련 실무자와 회계담당자 등 임직원 조사와 함께 전날 압수해온 방대한 양의 자료 분석 작업을 벌였다. 검찰은 또 강원랜드 김모 전 시설관리팀장(구속)의 서류조작으로 K사가 대출받은 97억여원 가운데 용처가 분명치 않은 30억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K사 이모 회장과 정모 사장을 불러 조사했다.K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정모 전 한국중부발전 사장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석유공사 수사에서 갈라져 나온 해외 에너지개발업체 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UI에너지 대표 최규선씨를 두 번째로 소환조사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망친 LEET 논술·면접으로 만회

    고시 전문가들은 법학적성시험(리트)을 망쳤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리트 이후 로스쿨은 구술 면접과 대학 공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1단계 정원 10배수 뽑는 대학 공략할 만 27일 강남의 한 로스쿨입시학원 관계자는 “사실상 법대 교수들은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등이 법학과는 무관하다고 보기 때문에 전형 반영비율을 높이는 데 비판적인 입장”이라면서 “결국 논술과 면접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리트 성적이 좋지 않다면 리트 성적 비중(대학별 15∼60%)이 낮거나 1단계 선발 정원 비율이 높은 대학을 지원해 ‘면접(서면·구술)’에서 뒤집기를 시도해 볼 수 있다. 가령 1단계에서 3배수가 아닌 선발 정원의 10배수를 뽑는 성균관대나 건국·경희대 등에 지원해 볼 만하다. 특히 면접은 전형의 3분의1(대학별 20∼40%)을 차지할 만큼 반영률이 높기 때문에 면접 전형에서 고득점을 획득한다면 얼마든지 리트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리트 가운데서도 논술에 자신이 없다면 논술 비중이 약한 대학을 지원하면 된다. 가령 고려·연세·아주·동아·충남·제주·강원대 등은 논술을 아예 보지 않을 확률이 높다. ●특정영역 반영비율 따져 지원해야 로스쿨은 리트뿐만 아니라 4년간 학부성적, 영어공인성적, 학업계획서, 자기소개서, 기타 사회경력, 봉사활동, 자격증, 수상 자료 등을 모두 고려한다. 따라서 본인이 자신 있는 특정 영역의 반영 비율을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경쟁이 비교적 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대를 전략적으로 노려보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학원에서 만난 수험생 이모(29)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로스쿨로 전향했다.”면서 “시험이 어려워서 일단 안정적으로 지방대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리트결과는 다음달 30일 발표되며,10월6∼10일 원서접수를 거쳐 11월10일(가군)과 17일(나군) 대학별 전형이 진행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주말탐방] 경기도 성남 대통령 기록관

    [주말탐방] 경기도 성남 대통령 기록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이곳 옷장 안에는 오리털 점퍼가 즐비하다. 수은주가 치솟은 바깥 폭염과는 달리 이곳은 서늘하기만 하다. 이 무더위 속에 이 점퍼를 입는 이는 과연 누굴일까. 다름 아닌 ‘대통령기록관’의 서고를 관리하는 직원들이다. 대통령기록관 지하 2층에 마련된 이곳은 대통령의 기록물 가운데 영화필름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서고다.‘저온서고’로도 불린다. 필름의 변형을 막기 위해 온도는 항상 섭씨 0℃를 유지한다. 온도 유지를 위해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쓰이는 ‘초정밀 항온·항습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감시의 사각지대는 없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에 위치한 국가기록원 산하 나라기록관(건물 연면적 6만 2240㎡, 지상 7층, 지하 3층) 내부의 대통령기록관. 이곳에 보관된 대통령 기록물들은 이처럼 철통 보안 속에 엄격히 관리·보존되고 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사저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국가기록물 220만여건을 반출한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었다. 자연히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방대한 국가기록물을 사저로 옮길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대통령기록관에 들어온 기록물의 경우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우선 청사에 들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기 십상이다. 기록물 유출 방지를 위해 건물 안팎 곳곳에 보안시설이 갖춰져 있다 보니 왠지 감시받는 느낌이 든다. 또 청사 건물을 둘러싼 펜스도 모자라 폐쇄회로TV(CCTV)와 적외선 및 접촉 감지시스템 등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군사시설을 방불케 하는 보안건물에 왔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CCTV의 경우 청사내부 176개, 외곽 23개 등 모두 199개가 구석구석을 누벼 발걸음마저 조심스럽다. 물론 경비원도 24시간 감시한다. 건물 안의 보안체계는 더욱 삼엄하다. 일단 ‘출입통제(RFID) 인식시스템’을 통과해야 한다. 청사에 머무는 동안 이 중앙통제센터 감시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렵다.1층의 중앙통제센터에는 모두 7명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청사 내·외곽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가 구축된 곳이다. 기록물의 무단 반·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서고와 작업장, 외부연결 출입구 등에 RFID 인식시스템을 도입했다. 반·출입 여부가 중앙통제실과 서고담당자의 PC 및 휴대폰에 경고 메시지로 울리도록 했다. 상황 발생시 경고음이 울리며 그 상황이 화면에 자동으로 뜬다. 그리고 제한 및 통제구역 출입자에 대한 기록도 동시에 점검이 가능하다. ●비밀서고 직원 두명 동시에 들어가야 문 열려 대통령기록물을 보존하는 서고에 들어서면 더욱 움츠러든다. 서고는 다시 영화 필름을 보관하는 ‘저온 서고’,CD·DVD 등이 있는 ‘전자매체 서고’, 대통령 비밀기록이 있는 ‘비밀 서고’, 대통령 집기 등이 있는 ‘행정박물 서고’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2층 비밀서고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대통령기록관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록물과 자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비밀서고는 일반 대통령 기록물이 보관된 ‘대통령 서고’와 기밀서류로 분류된 ‘대통령 지정서고’로 나뉜다. 비밀서고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중문을 거쳐야 한다. 카드키와 지문인식시스템을 이용한 이중 확인통제시스템을 통과해야 한다. 이들 서고의 경우 담당 직원 4명만이 출입 가능하다. 기록보존과 지찬호 연구관은 “대통령서고도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지만 특히 대통령 지정서고에 들어가기 위해선 담당 직원도 단독으로는 못들어가고 적어도 2명 이상이 함께 들어가야 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지진·폭발에도 끄덕없어요 기록관은 건물의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보가 없는 ‘무량판 구조’다. 공기 순환을 위한 것으로 서울 강남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등에 적용된 공법이다. 건축구조의 경우 서고가 있는 곳과 업무를 보는 곳은 철근콘크리트로 진도 3.5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됐다. 기록물과 자료 등의 무거운 하중도 견뎌낼 수 있다. 특히 외부로부터의 폭발물 공격에 대비해 지붕은 2중으로 설치됐고, 외벽과 건물의 벽은 최소 1m 이상 떨어져 있다. 이른바 이중벽인 셈이다. 특히 모든 서고는 콘크리트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부터 기록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벽면이 ‘무독성 애폭시’소재로 코팅됐다. 여기에 천장을 보면 공사가 제대로 끝나지 않은 듯, 배관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는 배관손상 등 만일의 사태 발생시 신속히 복구하기 위해서다. 만약의 화재에 대비해 이곳 서고는 물로 진화하는 방식이 아닌,‘이너젠’이란 기체를 이용한 차세대 소방체계를 갖췄다. 물로 진화하면 기록물이 훼손될 수 있어 무해한 청정소화약제인 이너젠 가스를 쓰는 것. 서고내 조명도 자외선 차단 등으로 빛에 의한 훼손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기록물 취급시 보호를 위해서도 항상 장갑·마스크 등이 비치돼 있고, 전화선과 네트워크선도 연결돼 비상시 연락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전자매체 서고는 외부 전자파로부터 전자기록물의 안전한 보전을 위해 전자파 차단 시공을 했다. 바닥서고에 보존된 문서는 습도가 너무 높으면 곰팡이 등 미생물이 생기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문서가 바스러지기 때문에 온도·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 서고는 자동으로 제어되는 공조기로부터 24시간 신선한 공기가 공급돼 최적의 환경으로 꾸며졌다. 이형복 연구서비스과장은 “역대 대통령 기록물의 효율적인 보존·열람·활용을 위해 군사시설 못지않게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성남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강진, 정약용家 유물 41점 공개

    강진, 정약용家 유물 41점 공개

    전남 강진군이 청자문화제(9∼17일)에 앞서 4일 조선후기 다산가(茶山家)의 천주교 교리서 등 미공개 유물 41점을 일반인에 공개했다. 공개 유물 가운데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의 둘째형인 정약종(1760∼1801년)이 지은 ‘주교요지(主敎要旨)’가 관심을 끌었다. 이 책은 한글로 지어진 최초의 천주교 교리서로 상·하권 2권이다. 글씨는 조선후기에 완성된 궁체여서 한글 서예 변천사의 흐름도 가늠할 수 있다. 또 다산의 친필인 사후묵상(死後默想)을 비롯, 요리강령 등 희귀 필사본 성경과 간찰(편지), 실학자인 이가환(1742∼1810년) 등 신유사옥 박해 인물들의 필적과 자료 등이 함께 전시됐다. 다산은 1801년 신유사옥 때 강진으로 유배돼 18년 동안 살면서 목민심서 등 500여권의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발표자인 이동국 예술의전당 차장은 “이번 특별전은 조선후기 새로운 학문이자 신앙으로 도입된 천주교의 종교적 입장을 다산가를 중심으로 조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다산가와 천주교’라는 특별전은 강진 다산 유물전시관에서 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열린다. 강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다문화가족법 9월 시행

    우리 사회가 다인종·다문화사회로 급진전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문화사회의 구성원인 다문화가정을 우리 사회에 통합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법적·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이들을 지원하고 적응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들이 결혼이민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외국인 근로자, 외국적 동포, 새터민 등 외국 이주자를 위한 대책은 미흡하다.●결혼 중개업 신고제 전환 사기피해 예방 정부는 9월22일부터 결혼이민자 등을 보호, 지원하기 위한 ‘다문화가족 지원법’을 시행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결혼이민자 등은 교육은 물론 출산 때 도우미 도움, 건강 검진을 지원받게 된다.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상담소와 보호시설도 확대된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국제 사기결혼 피해 근절을 위해 자유업이던 결혼 중개업을 신고제로 바꾸는 내용의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에 들어갔다.또 지난 5월에는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발효돼 정부, 지자체가 국내 외국인의 처우에 관한 정책을 수립·시행토록 했다. 문화 다양성 존중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 제정과 다문화진흥기구 설립도 추진된다. 보건복지가족부의 다문화가족과 이금순 사무관은 “재한 외국인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은 어느 정도 마련됐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이들의 경제적 자립능력 향상 등을 위한 취업 교육에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지자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 지자체의 지원책도 다양하다. 경북도는 지난해 5월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경상북도 거주 외국인 지원 조례’를 제정,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또 같은 해 5월에도 전국 처음으로 도내 결혼이민자 가족(당시 3469가구)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 정책 기초자료를 확보했다.도는 이를 토대로 저소득층 결혼이민자 2750여명을 대상으로 사고시 최고 1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상해보험에 가입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이들의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영어 원어민 강사 및 한글 교사로 양성해 활용하고 ‘중소기업 인턴 사원제’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있다. 다문화연구학교 20곳도 운영하고 있다. 조자근 경북도 가족복지총괄담당은 “도의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이 지난해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과 여성가족부의 우수 정책사례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전국 최우수 정부 포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은행과 공동으로 ‘결혼 이민자 가족 고국방문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경남도는 결혼 이민자 여성 및 지역 여성단체 회원 각 2000명간 1대1 ‘친정 어머니 맺어주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충남도는 결혼 이민자 가정의 영유아 자녀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이민자센터 인력·예산 턱없이 부족 외국 이주자를 위한 새로운 정책 수립과 운영 중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가족부 등에 분산된 외국 이민자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전담기구 설치가 시급하다.또 전국 80곳에 운영 중인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도 운영의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 한 결혼이민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이민자 지원센터에 방대한 업무를 맡긴 반면 인력 및 예산지원은 ‘쥐꼬리식’”이라면서 “이 때문에 지원센터의 상당수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자체들도 외국 이민자 정책 추진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상당수 지자체가 열악한 재정 등을 이유로 중앙정부 정책에만 의존할 뿐 자체 사업 추진에는 인색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외국 이민자 정책의 성공 여부는 중앙정부와 지방 지자체장의 의지와 실천 정도에 달렸다.”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울광장] 전직 대통령이 해야 할 일, 해서는 안 될 일/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직 대통령이 해야 할 일, 해서는 안 될 일/함혜리 논설위원

    청와대 업무처리시스템 ‘e지원’ 서버 1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에 있는 것이 정부 방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청와대 기록물 유출논란의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그런 상식밖의 행동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회고록을 집필하기 위해서’라는 말은 아무래도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기에는 자료의 양이 너무 방대하고, 또 중요한 정보들이기 때문이다. 봉하마을에 가져간 문건들에는 고위직 공무원과 기업계 및 학계인사, 언론인 등 40만명의 인사파일과 전자결재 공문, 주요 정책문서, 북한 관련 정보, 국가정보원의 비밀자료와 국방기밀 사항, 주요 국가의 기밀들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정부의 통제 밖에 있는 국가기밀급의 정보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국가기록원에 넘겨진 자료도 접근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4월 제정된 국가기록물관리법상 전직 대통령은 재임 중 생산한 기록을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접근이 차단돼 있다. 국가기록원에 있는 과거의 통치자료는 국회 재적 3분의2 동의나 법원의 영장없이는 15∼30년간 열람할 수 없다(국가기록물관리법 17조). 이를 종합하면 문제의 핵심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과거의 대통령은 사저에 앉아 국가기밀급의 정보들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현재의 대통령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의 정치는 정보싸움이라고도 하는데 이럴 경우 누가 실질적인 권력을 소유하게 되는지는 어렵지 않게 점칠 수 있다. 청와대 기록물 유출이 퇴임 후 정치활동 계획에 대한 ‘마스터플랜’에 따라 조직적·계획적으로 진행됐다거나,‘인터넷 상왕’으로 군림하며 청와대를 엿보려 한다는 등의 ‘봉하대(봉하마을+청와대) 괴담’이 완전 허구는 아닌 것처럼 들리는 이유다. 노전 대통령 측은 자료회수를 거부했다. 봉하마을의 서버는 복사본이며,e지원 시스템에 대한 지적소유권을 갖고 있고, 열람권이 법적으로 보장돼 있으니 불법유출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국가기록원의 자료를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열람권이 보장된다면 자료를 반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명명백백한 기준이 있다. 대통령 기록물의 소유권은 대통령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를 사유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지적소유권이나 열람권이 있다 하더라도 소유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이 당장 해야 할 일은 반출된 기록물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의 통치자료를 반출함으로써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점도 분명한 사실이다. 위법 사실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도 해서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국정운영의 연속성을 저해하는 법의 맹점도 보완해야 한다. 공자가 제자 금정에게 말했다.“그 직위에 있지 않거든 그 자리의 정사를 논하지 말라.”남의 사사로운 일에 엮이지 말라고 한 얘기였다. 증자가 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런 말을 남겼다.“군자는 절대 자신의 직위를 벗어나 생각하지 않는다.(君子思不出其位)” 노 전 대통령이 떠난 자리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기에 하는 얘기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수입금지 중국산 호두 반입 ‘꼼짝마’

    수입금지 중국산 호두 반입 ‘꼼짝마’

    수입 금지된 중국산 호두를 베트남산으로 원산지를 속여 수입한 업체들이 관세조사관의 끈질긴 추적 끝에 적발됐다. 이들 업체가 2년간 들여온 호두는 연간 국내 생산량의 25%(245t) 규모다. 군산세관 김민세(40·7급) 관세조사관은 이번 사건을 통해 호두 수입업체에 ‘저승사자’로 각인됐다. 호두는 세관으로 반입되지 않는다. 그러나 김 조사관이 호두의 원산지 위장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세관원의 책임감과 호기심 때문이다. 2005년 북한산 호두 반입물량이 1200t에서 300t으로 축소되면서 베트남산이 급증한 것에 주목했다. 당시 웰빙 붐을 타고 호두 수입이 많아졌지만, 중국산은 식물방역법상 ‘코드린 나방 병해충’ 발생으로 국내 수입이 금지돼 있었다. 그는 중국산의 원산지 세탁을 직감했다. 지난해 2월 관할하는 전북지역 호두수입업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지만 곧 벽에 부딪쳤다. 수입업체의 베트남 출입국 사실이 전혀 없었던 것. 이에 중국의 호두 주생산지인 허베이성과 윈난성을 빈번하게 왕래한 사람과 베트남 출입국자를 분석한 결과, 혐의자가 7명으로 압축됐다. 이들에 대한 외환자금 추적과 전화통화내역 분석, 현지 통역자를 찾아내는 등 혐의를 입증하는 데 15개월이 걸렸다. 지난 4월 유통업체 대표들이 소환됐지만 예상대로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방대한 수사자료 앞에 그들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김 조사관은 “열악한 4급지 세관에서 조사를 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국민 건강과 국내 호두농가를 지켜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식용 GM 옥수수에 살충 성분”

    “식용 GM 옥수수에 살충 성분”

    유전자 변형(GM) 옥수수가 국내에 본격 수입된 지도 두달여.MBC 스페셜은 20일 오후 9시55분 ‘밥 한 공기’편에서 우리 밥상 건강의 현주소를 긴급 점검한다. 또 앞으로 10년 뒤에도 우리 식량의 주권이 굳건히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전망해본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 자급률은 95%. 그러나 옥수수 자급률은 0.8%밖에 안 되는 국내 실정상 식용 GM 옥수수는 앞으로도 대량 수입될 수밖에 없다. 살인적인 곡물가 폭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폭동과 소요가 발생할 때조차 별다른 외풍을 타지 않던 국내 분위기가 옥수수 수입 이후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식용 GM 옥수수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알곡이나 잎 등을 먹은 벌레가 죽어버린다는 이유로 일명 ‘살충 성분 옥수수’라고도 불리는 식용 GM 옥수수가 과연 사람에게는 안전할 수 있을까. 미국의 다국적 옥수수 개발 회사인 몬산토는 인체 유해성에 관한 쥐 실험 결과를 정리해 방대한 자료를 내놓았다. 1년여의 법정 소송 끝에 관련 자료를 받아낸 프랑스의 한 식품전문가는 “식용 GM 옥수수에 살충 성분이 들어 있음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동희 프로듀서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식용 GM 옥수수의 안전성을 검증한다지만, 서류상으로만 타당성을 검토해 승인해 주는 시스템이어서 미국 내에서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전세계 유전자변형식품(GMO)생산의 60%를 차지하는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 GMO 재배 농가 및 바이오 에탄올 공장의 실태 등을 생생히 전한다. 또 2007년 우리나라에 각종 먹거리를 수출한 90여개국의 생산현장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생산과정의 안전성을 저울질해 본다. 필리핀, 태국, 칠레 현지 취재를 통해 밥상의 세계화가 어떤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지 그 이면도 들춘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설] 최대 금융사기극, 군 사정기관 뭘 했나

    펀드에 투자해 3개월 안에 50% 이상의 고수익을 내주겠다며 동료 군인과 민간인 등 750명으로부터 무려 40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육군 중위 3명이 군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신규 투자를 유치한 돈으로 원금과 수익금을 상환하는 이른바 ‘돌려막기’식으로 군인들을 등쳤다. 현역 장교들이 저지른 창군이래 최대 규모의 다단계 금융 사기극에 세상물정에 어두운 장교와 부사관 등 군 장기복무자들이 속절없이 피해를 입었다. 놀라운 사실은 피해자 중에는 국군기무사령부와 헌병 요원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기극을 막아야 할 군 사정기관원들이 돈에 눈멀어 자신의 임무를 내팽개친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기무사가 수집해 두 차례나 제공한 첩보를 해당 소속 부대장들이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군사령부와 사단에 근무하는 소속 장교들이 16개월이 넘도록 5억원짜리 람보르기니 스포츠카를 몰고 서울 강남의 고급 호텔과 룸살롱을 제 집처럼 드나들면서 하룻밤에 300만∼400만원을 뿌린 사실을 첩보로 제공받고서도 해당 부대장들은 구두경고하거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직 1개월 결정을 내리는 데 그쳤다. 요원 숫자만 5000명에 이르는 방대한 신경조직을 가진 기무사가 제공하는 첩보가 육군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또 기무사의 경우 일반 사건에 대한 수사권이 없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사건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을 면할 순 없을 것 같다. 인사와 진급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자료와 동향첩보 수집에만 열을 올린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번 사건을 군 사정기관의 첩보 수집·처리 능력을 전면 재검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단독]“盧, 주요인물 40만명 파일 가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청와대 업무전산망이던 e-지원 시스템에서 자신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가져간 200만건의 내부자료 가운데에는 40만명에 달하는 방대한 ‘인사파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인사파일에는 고위 공무원 4000명을 포함한 공직 인사 2만 5000여명과 기자 700명을 비롯해 기업임원, 학계인사, 시민단체 등 민간 인사 35만여명 등이 들어 있다. 여권 관계자는 1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로 가져간 자료 200만건에는 국가의 기밀까지 총망라돼 있다.”면서 “이중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비서관실이 작성한 총리와 장·차관 후보자 등 2만 5000여명에 이르는 ‘존안 파일’을 비롯해 기업임원, 언론인 등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주요 인물들의 인사 파일까지도 가져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부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 의원들이 질의한 후보자의 비리 등은 언론의 검증 작업에서 나온 것도 있지만, 국가기관이 접근하지 않으면 확보하기 어려운 중요한 자료들도 많았다.”고 말해 과거 정부의 존안파일 유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 전 대통령측이 자료를 별도 장소에 옮겼다고 하지만 200만건의 자료에는 FTA협상, 쇠고기 협상 등 주요 기밀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다른 나라는 물론 국내외 기업 등에서도 과거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해킹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노 전 대통령 측에 자료의 조속한 반환과 훼손 방지를 위한 보안 강화를 공식 요청했지만, 전직 대통령의 신분이다 보니 사안의 중대성에도 조사 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자료 유출 여부는 수사기관을 통해서만 밝혀질 수 있는 내용이 아니냐.”고 말해 검찰의 수사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밖에 유출된 자료 가운데는 대운하와 관련된 검토 보고서 등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추진할 주요 정책 전반에 대한 내용이 상당수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5000년 탐험역사 유쾌하게 뒤엎기

    5000년 탐험역사 유쾌하게 뒤엎기

    ‘역사는 승리자를 위해 잘 차려진 말의 성찬’이라고 했던가. 엄밀히 말해 해적의 무리인 바이킹의 후예 영국은 ‘신사의 나라’로 미화되는가 하면, 목숨을 살려준 인디언들의 은혜에 대한 잔혹한 ‘학살의 축제’는 아메리카 대륙 정착에 성공한 것을 감사하는 ‘추수감사절’로 둔갑했다.‘세계 지리 오디세이’(일빛 펴냄)는 인류의 5000년에 걸친 탐험의 역사를 유쾌하게 뒤엎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세계사를 전공한 장서우밍 중국 난징대 역사학과 교수와 가오팡잉 쑤저우대 역사학과 교수. 옮긴이는 중국어 전문번역가인 김태성 한성문화연구소 대표. ●탐험가들, 끝없는 자신의 탐욕 채우려 도전 디아스의 희망봉 발견,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마젤란의 세계일주, 피사로의 잉카제국 정복, 미국 지리 탐험의 선구자 그레이, 아문센의 극지 탐험…. 책은 기원전 7세기 3척의 배에 나눠 타고 2년여간 아프리카 대륙 연해를 일주했던 최초의 항해민족 페니키아인들의 이야기부터 400년 동안 계속된 북극탐험 도전기에 이르기까지 5000여년에 걸친 방대한 인류 탐험의 역사를 파고든다. 이집트의 지리학자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리학’ 등 참고 자료를 토대로 정치한 고증을 거쳤다. 저자들이 추적하는 탐험의 역사는 현재 학계에서 정설로 통하는 그런 역사가 아니다. 사뭇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다. 탐험가들이 자신의 끝없는 탐욕을 채우기 위해 탐험에 나섰다는 주장이 그 한 예다. 책은 먼저 ‘신사의 나라’의 대명사를 불리는 영국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793년 6월8일 새벽, 잉글랜드의 린디스판 주민들은 평온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는 유명한 수도원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그때 갑자기 해적선이 나타나 신을 경배하기는커녕 여성들을 겁탈하고 금은보화를 닥치는 대로 약탈했다.” 이들 약탈자가 훗날 오늘의 영국을 건설하는 선조가 됐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미국인의 선조가 된 영국의 ‘메이플라워호’ 청교도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을 아메리카에 정착하도록 도와준 인디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보다 오히려 잔인한 ‘학살’로 보답했다.“1620년 8월 청교도들이 북아메리카 탐험에 나섰다. 수많은 위기와 희생을 딛고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이들이 절망에 빠졌을 때 인디언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정착에 성공한 이들은 인디언들과 신에게 감사하는 ‘추수감사절’을 제정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자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학살하기 시작했다.” 추수감사절은 이교도인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학살한 데 대한 ‘승리의 자축연’이었던 셈이다. ●추수감사절은 인디언 몰아낸 승리의 자축연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아메리카와 마젤란 해협, 빅토리아 호수, 허드슨강 등의 탐험사도 살핀다. 책은 이들 지역을 발견하고 탐험한 이들을 기념하지만, 이들에게 무고하게 생명과 삶의 터전을 빼앗긴 원주민들을 추모하거나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는 기념물은 거의 없다고 비판한다. 요컨대 서구인들의 강자논리에 따라 역사적 진실이 왜곡됐다는 시각이다.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이들 강대국은 이제라도 자신들이 서술한 역사가 진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2만 3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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