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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대우건설과 현대, 박창민 사장/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대우건설과 현대, 박창민 사장/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리비아가 안정돼 있던 시절인 2004년과 2008년 두 차례 그곳을 방문했다. 당시는 카다피 대통령을 정점으로 예닐곱 부족이 절묘한 세력 균형을 이뤄 지금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트리폴리나 벵가지, 미스라타 등지를 큰 어려움 없이 활보할 수 있었다. 첫 방문 때 대우건설 벵가지 중앙병원 공사현장 등을 둘러본 뒤 인근 사막지대에 있는 중기사업소 현장 숙소에서 잤다. 현장 소장 등과 ‘사데기’라 불리는 밀주잔을 기울이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다음날 현대건설 말리타 현장으로 취재를 간다고 하자 표정이 금세 변했다. “리비아 하면 대우건설인데 굳이 현대건설 현장까지 가볼 필요가 있습니까.” 술이 확 깼다. 리비아 하면 동아건설의 대수로를 떠올리지만 의외로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리비아에서 공사를 많이 했다. 대우건설의 수주 누계치는 114억 달러나 된다. 옛 얘기를 꺼낸 것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자존심 싸움 때문이다. 역사나 회사 규모 등을 보면 현대건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업체지만, 묘하게도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이를 수긍하지 않는다. 이는 과거 현대그룹과 대우그룹이 경쟁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두 그룹 모두 직원을 그룹 무역상사에서 뽑아 계열사로 보냈다. 이래저래 두 회사는 맞수였다. 그 구도가 건설로 이어진 것이다. 문화는 사뭇 다르다. 현대건설은 ‘하면 된다’는 뚝심과 해외시장 개척자라는 자부심이 있다. 과거엔 현대건설이 진출하면, 다른 건설사가 따라 들어갔다. 대우건설은 순발력과 개척 정신이 남다르다. 다른 업체가 진출하지 않은 나이지리아와 리비아 등 아프리카에서 독자 영역을 구축했다. 공사 도중 몇 차례 직원이 반군들에게 납치당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2000년대 초 불황 땐 오피스텔인 ‘디오빌’ 등 틈새상품으로 위기를 넘겼다. 풍부한 아이디어와 빠른 의사 결정 시스템이 강점이었다. 박창민 사장의 임명을 놓고 대우건설이 시끄럽다. 직원들은 박 사장의 해외 경험 부족과 전 직장 재직 때 미흡한 경영실적 등을 거론하며 ‘낙하산 인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한다. 이외에 가려져 있는 직원들의 불만도 있는 것 같다. 한 직원은 “대우건설 사장으로 현대 출신, 그것도 현대건설의 토목이나 해외 건설 적통도 아닌 현대산업개발에서 왔다는 것에 자존심 상한다”고 털어놓았다. 이런저런 기류 때문에 박창민 사장도 한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렇다면 박 사장은 대우건설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까. 해외 경험이 중요하지만, 필요조건일 뿐이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겪고 있는 무리한 해외 수주에 따른 부작용은 상당 부분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금과옥조(?)처럼 꼽은 해외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저지른 것이다. 해외 부실을 메우기 위해 쏟아부은 수천억원 중에는 아파트 분양을 받은 서민들의 내집 마련 자금도 포함돼 있다. 결과만 보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실적으로 자신의 약점을 가리기 위해 무리한 수주로 손실을 낸 경영진과 구분하기 어렵다. 박 사장의 해법은 간단하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상심한 직원들의 마음도 다스리고, 사기를 살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인사다. 무수히 들어올 청탁을 거부하고, 능력에 따른 인사로 대우의 순발력과 역동성을 되찾아야 한다. 대우건설도 그동안 은행 품에 머물면서 유능한 인재도 많이 잃고, 파벌도 생겼다.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도 일부 드러났다. 채권단과 보이지 않는 손의 눈치에 따라 인사를 하고, 수주나 납품 등을 받다 보면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손을 들고 최고경영자가 됐던 일부 재계의 경영자처럼 퇴임 후 검찰 수사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동안 모아 놓은 돈을 변호사 비용으로 쏟아부으며, 과거의 선택을 후회할 수도 있다. 오래전 민간 기업 사장을 거쳐 공기업 사장을 역임한 분과 저녁을 했다. “김 기자가 내게 한 말 기억나세요. 내가 사장 취임을 준비 중일 때 ‘3년 후를 생각하시라’고 한 말 지금도 난 기억합니다.” 박 사장에게도 지금이 아닌 3년 후 나갈 때를 생각하라고 얘기를 전하고 싶다. sunggone@seoul.co.kr
  • [사설] 신용등급 상승, 한국 경제 재도약 발판 삼아야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S&P가 그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올리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AA 등급은 전체 21개 신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일본보다는 두 단계 높고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수준이다. S&P로부터 한국보다 높은 등급을 받은 나라는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 6개국에 불과할 정도다. S&P가 우리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이유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 수준으로 0.3∼1.5% 수준인 선진국보다 높다는 점과 지난해 대외 순채권국 상태로 전환된 데다 통화정책이 견조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지원해 왔다는 점을 들었다. 이번 신용등급 상승으로 해외 자금의 국내 유인에 도움이 되는 등 국제 금융시장에서 돈 빌리기가 쉬워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가 채무의 상환 능력을 가리키는 신용등급이 높아졌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올 성장 목표를 2.8%로 낮출 정도로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우리의 경제 기반인 수출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고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와 투자도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 등 취약 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고 청년 실업 문제 역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보호무역의 파도가 거세지고 있고 중국의 사드 보복 가능성도 언제 현실화될지 모르는 등 글로벌 경제 환경은 갈수록 악화일로다. S&P가 신용등급 상향의 근거로 제시한 경상수지 흑자조차 사실상 수입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산업 전반의 경쟁력은 추락하고 조선 등 주요 업종은 구조조정 없이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신용등급 상향이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 경제에 모처럼 호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냉혹한 경제 현실이나 체감경기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노동개혁 등 경제 체질 개선의 고삐를 더욱 죄는 동시에 신성장산업 발굴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을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수요 에세이] 우리 모두의 미래, 청년이 답이다/박용호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수요 에세이] 우리 모두의 미래, 청년이 답이다/박용호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요즘 애들은 도무지 이해가 안 돼.” 자라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었던 말일 것이다. 이 말은 수천 년 전 소크라테스도 사용했다고 하니 세대 간 갈등은 인류의 문명이 시작될 때부터였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인 ‘브렉시트’ 사태를 보면 “이제야 우리 목소리를 찾았다”는 구세대의 외침이 있는가 하면 “우리의 장래 결정권을 빼앗겼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신세대 ‘유럽인’들의 목소리가 세대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양상을 보였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세대 갈등’이라는 이슈에 대해 대한민국의 세대 상황은 어떠한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노동 개혁’, ‘임금피크제’, ‘청년 수당’ 등의 키워드가 연일 오르내리는 상황 가운데 각 세대가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현실이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지난 5월 조사한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청년 부모세대 인식조사’를 보면 매우 의미 있는 결과를 볼 수 있다. 약 절반 이상의 부모가 부모역할의 범위를 취업준비 지원(25.8%)과 결혼자금 마련(23%)까지 생각하고 있는 반면, 청년들은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범위를 ‘교육 지원(52.9%)’까지로만 응답했다. 가족 단위 관점으로 보면 두 세대는 분명 갈등 관계가 아닌 세대 간 ’믿음‘과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가족단위에서 형성된 세대 간의 ’배려‘가 여러 주체가 활동하는 기성 사회로의 연결 및 확산에는 미흡함을 느낄 수 있다. 가족이라는 가장 작은 사회단위로부터 세대 그리고 사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세대 간 상생의 구조로 자리잡는다면 분명 더욱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대 간 협력 구조는 어디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을까. 청년위원회 슬로건 ‘한국의 미래를 묻거든 청년이라 답하라’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열정과 패기로 가득 찬 한국 청년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청년들의 역량은 무궁무진한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능력 발휘를 유예시키는 ‘청년 가치절하 태도’가 이미 명품이고 보배인 우리 청년들의 스케일을 축소(Scale down)시키고 있다. 청년들에게 작은 물고기로 그들의 배고픔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것이 아닌 예쁘고 맛있는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는 도전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케이무브(K-move)와 케이스타일(K-style) 프로그램을 통해 지방대를 졸업한 청년이 일본 자동차 회사 닛산에 취직한 사례를 비롯하여 국내가 아닌 해외에 커피숍을 차린 청년, 프랑스 파리에서 셰프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청년 등 대한민국 청년의 꿈과 도전 정신은 더이상 작은 프레임에 갇혀 있지 않다. 또한, 청년의 열정과 패기, 도전정신으로 설립된 청년 스타트업 가운데는 벌써 ‘세니오르(시니어)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성세대 및 실버세대와의 조화로운 협업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한 ‘힐세리온’과 점자스마트워치 개발회사 ‘닷’(DOT)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이디어와 패기를 갖춘 청년 창업가, 그리고 완숙한 기술과 경륜을 지닌 선배가 함께 회사를 멋지게 일구어 나가고 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일본작가 엔도 슈사쿠의 수상록인 ‘회상’에 나오는 비단잉어 이야기가 있다. 비단잉어는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5~7cm 자라는 것에 그치지만, 연못에서는 15~25cm까지, 더 큰 강으로 나가면 90~12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주어진 공간에 따라 비단잉어는 한없이 작은 물고기가 될 수도 있고, 대어로 강물을 누비고 다닐 수도 있다. 청년도 마찬가지다. 청년들의 접힌 날개만을 보고 아직 돌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대착오적 배려에서 청년들이 끊임없이 날갯짓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적 배려를 만들어줘야 할 때다. 청년들을 작은 프레임에 가둘 것인가. 아니면 ‘청년 도전’이라는 무한대 프레임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을 것인가. ‘한국의 미래를 묻거든 청년이라 답하라.’
  • 일러스트레이션+숲=힐링

    일러스트레이션+숲=힐링

    무더위를 식히기에는 산도 좋고 바다도 좋지만 푸른 숲이 제격이다. 도심에서 숲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면서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서울 성수동 서울숲 진입로에 컨테이너박스로 조성된 언더스탠드에비뉴의 아트스탠드에서는 11일부터 ‘일곱 일러스트레이터들의 포레스트(for-Rest)’ 전이 열린다. 잠산, 홍원표, 김지현, 레드몽, 이지은, 허경원, 길쭉청년 등 일러스트레이터 7명의 작품 30여점이 선보인다. 숲이라는 의미와 휴식의 의미를 담은 전시 제목처럼 다양한 숲의 모습을 일곱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전시된다. 작은 나무에서 시작해 시간과 함께 풍성하게 자라지만 항상 제자리에 있는 숲의 모습, 산소를 공급하고 동식물들이 숨 쉬는 생명의 공간, 답답한 일상의 탈출구이자 지친 마음이 쉬어 가는 곳 등 다채로운 숲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다. 전시 기간 중엔 매주 토요일마다 총 5회에 걸쳐 관객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레드몽 작가와 함께 완성하는 ‘라이브 페인팅 체험’, 중·고생을 위한 홍원표 작가의 특별강연, 일러스트 작가들을 위한 허경원과 길쭉청년의 강연, 잠산 작가의 일러스트 드로잉 시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언더스탠드에비뉴 홈페이지(www.understandavenue.com)를 통해 사전 예약 후 참여 가능하며, 일부 참여형 프로그램은 유료로 진행된다. 전시는 다음달 11일까지. (02)2135-8182.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남미의 밥 딜런’ 비틀스 링고 스타… 설렌다, 한국무대

    ‘남미의 밥 딜런’ 비틀스 링고 스타… 설렌다, 한국무대

    해외 유명 뮤지션의 첫 내한 공연 소식이 줄을 잇고 있어 국내 음악 팬들의 마음이 부풀고 있다. 최근 리우올림픽 개막 공연 무대에 섰던 브라질 대중음악의 대부 카에타누 벨로주(74)가 오는 10월 1~3일 열리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첫 한국 공연을 갖는다. ‘남미의 밥 딜런’, ‘남미의 폴 매카트니’, ‘브라질의 다빈치’ 등이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1960년대 후반 브라질 군부 독재에 저항한 문화 운동인 트로피칼리아를 이끌었다. 브라질 전통 리듬에 록을 혼합하고 추상적인 시를 가사로 붙이며 저항 정신을 표현한 그의 노래는 브라질 음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차례 투옥, 가택 연금 끝에 국외 추방됐다가 영국으로 망명하기도 했던 그는 1972년 귀국한 뒤 음악, 시, 영화 등 다방면에 걸쳐 재능을 뽐냈으며 월드뮤직의 바람을 타고 브라질 대중음악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한국에서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 ‘그녀에게’(2002)에 삽입된 명곡 ‘쿠쿠루쿠쿠 팔로마’를 부른 뮤지션으로 널리 알려졌다. 영국이 배출한 전설 비틀스의 드러머 링고 스타(76)도 11월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존 레넌,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에 견줘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비틀스의 숱한 명곡 중 ‘위드 어 리틀 헬프 프롬 마이 프렌드’와 ‘옐로 서브머린’의 메인 보컬을 맡았고 몇몇 곡에선 작곡 솜씨를 발휘하기도 했던 링고 스타는 1970년 1집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꾸준히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비틀스로, 솔로 자격으로 두 차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이번에 내한하는 올스타 밴드에는 록밴드 토토 출신의 유명 기타리스트 스티브 루카서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앞선 두 뮤지션이 전설이라면 오는 13~14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 경기장 일대에서 열리는 서울 솔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에 처음 인사하는 갤런트(24)와 다음달 23일 서울 광장동 YES24 라이브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 앤드라 데이(32)는 떠오르는 샛별이다. R&B 솔 싱어송라이터인 갤런트는 올해 4월 선보인 메이저 데뷔 앨범 한 장으로 국내에서 이미 ‘갓런트’란 별명을 갖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R&B 솔 디바로 떠오른 앤드라 데이는 방송 CF에 삽입된 ‘시티 번스’와 스티비 원더와의 듀엣 곡 ‘섬데이 인 크리스마스’ 등으로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존재감을 알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미래 반기문’ 자라는 용산

    서울 용산구가 제2의 한국인 출신 유엔 사무총장이 될 만한 ‘떡잎’을 발굴하기 위해 영어 토론 대회를 연다. 용산구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지역 8개 일반계 고등학교와 함께 ‘제2회 모의 유엔 대회’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구에서 학생들의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해 진행 중인 ‘청소년 전공연구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지난해 처음 대회를 열었는데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회는 용산아트홀 강의실에서 열리고 용산구와 성심여고가 공동 주최하고 배문고, 보성여고, 신광여고, 오산고, 용산고, 중경고 학생 30명이 참가한다. 참가 학생들은 정해진 의제를 놓고 특정 유엔 회원국의 입장을 대변해 치열한 영어 토론을 벌인다. 토론 주제는 ‘테러 방지를 위한 효과적 방법 모색’과 ‘인신매매에 대한 해결방안 추구’ 등 두 가지다. 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3명이 의장단으로 나서 참여자들의 멘토 역할을 맡는다. 의장단은 주제를 정하는 일부터 국가 배정, 대회규칙 설명 등 대회 전반을 진행한다. 각국 대표단의 모든 공식 발언은 기록된다. 또 학생들의 참여도, 토론내용, 태도 등을 의장단이 종합 심사해 우수학생을 시상한다. 구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국제 감각과 통솔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공 탐색의 기회도 제공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청소년 전공연구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우리 구만의 특화 사업”이라며 “제2회 모의 유엔 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꿈과 지도력을 키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구멍난 등산화 신고 매일 국립묘지 찾는 강북구청장

    구멍난 등산화 신고 매일 국립묘지 찾는 강북구청장

    아침마다 등산로 청소·풀뽑기 분리수거·쓰레기 감량 솔선수범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매일 아침을 북한산 등산로 쓰레기 줍기와 근처 국립묘지 풀 뽑기로 연다. 매달 1일과 11, 21일인 ‘청결강북 대청소의 날’에는 박 구청장이 직접 어깨띠를 매고 빗자루를 들고 나선다. 주민들과 함께 지역 곳곳을 청소하며 올바른 쓰레기 배출요령도 알린다.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열어 재활용품을 골라내기도 한다. 매일 북한산을 오르내리는 그의 등산화에는 자랑스러운 해진 구멍이 뚫려 있지만, 박 구청장은 개의치 않는다. 그는 지난 5년간 추진한 ‘청결강북’ 운동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박 구청장의 솔선수범이 지역 주민들의 의식변화도 이끌어 냈다. 구는 지난달 21일 ‘2016년 상반기 청결강북 평가보고회’를 열어 청결강북 운동에 대한 상반기 현황을 점검하고 하반기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청결강북’은 구민들이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청소체계를 만들어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운동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청결강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청결지킴이 업소 확대, 청소봉사단 활성화, 주민과 함께하는 무단투기 없는 강북구 만들기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를 공유했다. 단독주택이 많은 강북구에서 끊이지 않는 쓰레기 무단투기를 없애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삼각산동은 쓰레기가 쌓여 있던 미아가압장 담장에 벽화를 그리자 쓰레기가 사라지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나들이 장소가 됐다. 송중동에서는 무단투기 방지용 그물망과 화분을 설치했고, 수유1동에서는 무단투기 구역 바닥에 밝은색 페인트를 칠했다. 올해 구는 서울시의 생활쓰레기 직매립 제로 계획에 맞춰 생활쓰레기 30% 감량이 목표다. 박 구청장은 “자라나는 아이들이 재활용 분리수거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메트로 사장에 김태호 전 도시철도공사 사장 내정

    서울메트로 사장에 김태호 전 도시철도공사 사장 내정

    서울시는 8일 비어 있는 서울메트로 사장직에 김태호(55) 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KT, 하림그룹, 차병원 그룹,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에서 근무한 전문경영인으로 지난 2년간 도시철도공사를 경영하며 안전관리 등에서 성과를 거둬 1~4호선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혁신 적임자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시의회 새누리당은 “서울메트로 사장을 임명하려고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직을 공석으로 만든 것은 비상식적이고, 기술전문가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메트로노조도 “이정원 전 메트로 사장이 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통합이 무산된 데 책임을 지고 사퇴했는데, 김 전 사장 역시 문책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홍준표 주민소환 유효서명 3만명 부족… “보름간 보정”

    홍준표 주민소환 유효서명 3만명 부족… “보름간 보정”

    홍준표 경남도지사 주민소환 투표를 위한 유효서명인 수가 모자라 정해진 기간에 이를 채워 투표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가 제출한 ‘경남지사 홍준표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서명부’에 대한 심사 결과 서명자 35만 7801명 가운데 유효한 서명자 수는 24만 1373명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도지사 주민소환투표 청구 요건인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경남도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의 10%인 27만 1032명에 2만 9659명이 모자란다. 15일 동안 무효서명을 유효서명으로 만들어 요건 미달 인원 이상을 채워야 한다. 도선관위는 무효로 결정된 11만 6428명 가운데 3만 5400명은 청구권이 없거나 이름과 서명 불일치, 중복 서명 등으로 원천 무효여서 보정할 수 없는 서명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도선관위는 8만 1028명의 청구인 서명부를 10일부터 오는 24일까지 15일 동안 보정해서 다시 제출하도록 주민소환운동본부에 요구했다. 보정할 수 있는 서명은 주민등록이나 주소, 생년월일, 이름 등이 잘못 기재된 것으로 해당 서명자가 요건에 맞게 직접 고쳐야 한다. 도선관위는 주민소환운동본부에서 청구인서명부를 보정해 제출하면 한 달간 열람과 이의신청, 유·무효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주민소환투표 발의 여부를 결정한다. 보증 서명을 포함해 전체 유효 서명수가 청구요건 수를 넘는 것으로 확정되면 주민소환투표 청구요지 공표와 함께 홍 지사에게 소명서 제출(20일간)을 요청하는 등 주민소환투표를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 소명서 제출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소환투표 발의를 하고 발의일로부터 20일 이상, 30일 이내에 소환투표를 하게 돼 11월 안에 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 도지사 주민소환투표 실시가 결정되면 투표 결과가 공표될 때까지 도지사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홍 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 측은 “주민소환투표 청구요건에 미달된 인원은 보정 기간 안에 채울 수 있어 홍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는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김태의 뇌 과학] 빛으로 뇌를 조절하다/광주과학기술원 융합기술원 의생명공학과 교수

    [김태의 뇌 과학] 빛으로 뇌를 조절하다/광주과학기술원 융합기술원 의생명공학과 교수

    뇌과학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3년 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뇌연구 법안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뇌과학 연구 붐을 일으켰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뇌연구 신흥강국 도약’을 목표로 향후 10년간 총 3400억원 규모의 신규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뇌가 아직 미지의 영역이라는 점과 뇌과학의 발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적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런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인류의 문명이 인간의 작은 뇌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생각할 때 뇌과학의 발전이 가져올 사회·경제·군사·의학적 영향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것이다. DNA를 발견했던 프랜시스 크릭은 18세기 말 마치 예언처럼 이런 말을 남겼다. “현재 뇌과학이 당면한 중대한 문제는 뇌 안의 다른 세포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한 종류의 세포만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뇌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이 얽혀 있어 한 종류의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런데 ‘광유전학’의 등장으로 이런 문제가 조금씩 풀리고 미지의 영역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원래 인체에도 빛에 반응하는 세포가 존재한다. 눈에 있는 ‘원추세포’와 ‘간상세포’가 그렇다. 이들 세포가 빛에 반응하는 것은 ‘포톱신’이나 ‘로돕신’ 같은 광감수성 단백질 ‘옵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 뇌세포를 선택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이런 광수용체를 신경세포에 달아 주면 어떨까? 재미있는 아이디어이지만 인체에 존재하는 광수용체는 1000분의1초 단위의 정밀한 조절을 하기에는 다소 느리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지만 ‘발견의 어머니’이기도 한가 보다. 뜻밖에도 연못 안에 답이 있었다. 연못에 자라는 녹조류의 일종인 ‘클라미도모나스’에서 우연히 ‘채널로돕신’이라는 옵신이 발견됐다. 이것은 양이온 채널과 연결돼 있어 빛을 비추면 빠른 속도로 양이온 채널을 개방하는 성질을 갖고 있었다. 채널로돕신을 신경세포에 발현시킨 뒤 빛을 비추면 인위적으로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자, 이제 채널로돕신을 신경세포에 발현시키기만 하면 된다. 신경세포에 채널로돕신을 발현시키는 것은 ‘분자생물학’을 활용해 가능하게 됐다. 원하는 유전자를 세포에 발현시키기 위해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방법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병을 일으키지 않는 무해한 바이러스에 채널로돕신 유전자를 삽입한 뒤 바이러스를 동물의 뇌에 주입하면 바이러스의 습성에 따라 세포에 침투하면서 해당 유전자를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 채널로돕신 유전자가 세포 내로 들어가면 세포 스스로 채널로돕신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생산된 채널로돕신은 세포 표면에 위치하게 돼 빛만 비추면 반응할 준비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세포가 채널로돕신을 가지고 있다면 특정 세포 유형만을 조절하겠다는 당초 목표는 성취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분자생물학적 기법으로 채널로돕신이 특정 종류의 세포에서만 발현되도록 유전자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광유전학의 기본 개념이다. 뇌과학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광유전학은 어쩌면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강력한 뇌조절 기법일지도 모르겠다. 인류가 앞으로 뇌과학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 걱정과 기대가 함께 다가온다. 일단 조절 능력을 가지게 되면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가’라는 매우 어려운 숙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뇌과학 기술의 개발뿐만 아니라 이러한 흐름에 대한 철학적, 윤리적 고민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연구를 통해 질병의 기전을 이해하고,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덜고 좀더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뇌과학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합리적 인간은 숫자에 민감하다/네오펙트 최고알고리즘책임자(CAO)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합리적 인간은 숫자에 민감하다/네오펙트 최고알고리즘책임자(CAO)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은 합리적 판단을 필요로 하며 합리적 판단은 정보에 의존한다. 정보는 사실과 숫자로 이루어지므로 인생에 등장하는 수많은 숫자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합리적 판단의 시작일 것이다. 선택은 대안을 비교하는 것이며, 비교는 기준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이 기준으로 가장 유용한 것 중 하나가 돈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시간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 일상의 대부분을 투자하며 그 돈으로 필요한 것들을 구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시간과 돈의 교환비율을 생각한다면 좀더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이틀에 한 번꼴로 면도를 하고, 한 번에 3분 소요된다고 할 때 면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제모수술을 고려한다면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수술비용은 100만원 정도이며 수술을 받더라도 1~2년 뒤에 다시 자란다고 하자. 1년 반이면 800분 절약할 수 있다. 병원을 몇 차례 방문하는 시간까지 포함시켜야 하므로 시간 절약을 위해 제모수술을 받는다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라 하기 어렵다. 실제로 나는 합리적 판단을 위해 아침 기상과 함께 습관적으로 모든 것을 숫자로 바꾸어 생각하곤 한다. 5만원쯤 하는 셔츠 하나를 평균 100번 정도 입는다고 하면 감가상각은 500원이다. 세 번 입을 때마다 세탁비 1000원을 써야 하므로 셔츠의 하루 비용은 800원이다. 바지도 셔츠와 비슷하며, 속옷과 양말을 더하면 하루 2000원쯤 될 것이다. 나는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고 있다. 1년쯤 사용했고, 앞으로 2~3년은 더 쓰려고 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하루 500원 정도 가치가 될 것이다. 구두도 그렇다. 몇 켤레를 번갈아 신고 있으니 켤레당 500번쯤 너끈히 신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꽤 좋은 구두도 하루 1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신을 수 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숫자에 민감하다면 물건에 대한 판단을 섬세하게 만들 수 있다. 10년 정도 쓴 지갑을 지난해 바꿨다. 10년 동안 매일 쓴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급 지갑도 하루에 100~200원 정도의 가격이면 된다. 물론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구입비와 통신비를 포함하면 대략 2년 동안 26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2년이 지나면 중고로 팔 수 있으니까 하루 3000원꼴이다. 다른 물건에 비해 비싸지만 함께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이렇게 따지면 내가 하루 사용하는 모든 비용이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출근에는 자가용을 이용하지만 감가상각이 0인 낡은 차다. 연료비는 한 달에 20만원 안팎이 들지만 보험 및 수리비를 합하면 하루에 1만원이 좀 넘을 것이다. 새 차로 바꾸면 감가상각만으로 하루에 1만원쯤이 추가된다. 자동차가 비싼 물건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누군가와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기 위한 물리적 움직임인 이동은 그 자체가 비싼 것이다. 실제로 2014년 미국 전체 에너지 소모량 중 28%가 이동을 위해 사용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렇지만 하루 식사 비용으로 1만~2만원 정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의(衣)보다는 식(食)이 비싸다. 식보다는 주(住)가 더 비싸다. 월세, 전세, 자가든 간에 한국인 가정은 집의 크기에 따라 하루 몇 만원씩을 집에 투입하고 있다. 사는 것 자체가 비용이다. 일이란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당장 돈이 되는 일도 있고 미래에 돈이 될 수 있는 일도 있다. 흔히 후자는 자신에게 하는 투자라고 말한다. 물론 인생에서 돈과 시간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즐겁게 살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쓴다.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라 자신이 가진 것으로 원하는 다른 무언가를 좋은 비율로 구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 뱀의 몸이 길어진 과학적 이유 찾았다 (연구)

    뱀의 몸이 길어진 과학적 이유 찾았다 (연구)

    지구상에서 몸길이가 가장 긴 생명체 중 하나인 뱀의 ‘비밀’이 밝혀졌다. 최근 포르투갈 리스본의 국제생의학연구센터 IGC(Instituto Gulbenkian de Ciência)는 뱀의 몸길이가 다른 동물에 비해 유독 길게 자라나는 과학적 원인을 규명했다고 밝혀 학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연구소 측에 따르면 뱀은 배아 단계일 때 ‘Oct4’라는 이름의 유전자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훨씬 장시간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유전자는 동물의 배아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특히 몸통의 형성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 유전자의 활동에 따라 몸통이 비정상적으로 길거나 짧게 발달할 수 있다. 연구진은 몸통의 길이가 평범한 동종에 비해 더 짧거나 긴 비정상적인 쥐를 연구하던 도중 이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뱀의 Oct4 유전자가 척추동물, 특히 뱀의 몸통 발달에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연구진은 “배아의 발달 과정의 특성상 몸통 형성이 모두 끝난 뒤 꼬리가 만들어지는 유전자가 활성화 되는데, 뱀의 경우 Oct4 유전자의 활동 시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길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 유전자 때문에 뱀은 몸통이 매우 길고 꼬리가 짧은 몸체를 가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유전자의 발견은 인류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척추 내에 위치하는 중추신경의 일부분으로, 뇌와 말초신경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신경인 척수(spinal cord) 재생에도 효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몸통 구조를 오래도록 혹은 무한히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Oct4 유전자를 척수 부상 환자에게 적용할 경우 끊어진 신경을 재생시켜 장애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juampa76 /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메트로 김태호 전 도철 사장 내정

    서울시는 8일 비어 있는 서울메트로 사장직에 김태호(·55) 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KT, 하림그룹, 차병원 그룹,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에서 근무한 전문경영인으로 지난 2년간 도시철도공사를 경영하며 안전관리 등에서 성과를 거둬 1~4호선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혁신 적임자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서울시시의회 새누리당은 “서울메트로 사장을 임명하려고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직을 공석으로 만든 것은 비상식적이고, 기술전문가도 아니다”라로 비판했다. 서울메트로노조도 “이정원 전 메트로 사장이 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통합이 무산된 데 책임을 지고 사퇴했는데, 김 전 사장 역시 문책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외국인 안심순찰대’ 지역화합 시너지 효과 크다

    ‘외국인 안심순찰대’ 지역화합 시너지 효과 크다

    희망을 안고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근로자들은 불법체류자라는 편견 속에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생김새와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외국인 근로자들은 항상 ‘을’의 입장일 때가 많다. 이들을 자연스럽게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융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모색하는 것은 우리들의 임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함안경찰서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앞당겨주기 위해 고민한 끝에 지난해 말부터 관내의 외국인 113명을 모아 외국인 안심순찰대를 만들어 지역 파수꾼의 임무를 부여했다. 외국인들에게 일상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맡김으로써 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게 유도하자는 취지였다. 처음 군민들이 반신반의했던 외국인 안심순찰대는 6개월여가 지난 지금 적지 않은 성과를 얻고 있다. 지역민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외국인들은 한국의 문화 깊숙이 들어와 이웃의 정을 진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는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외국인 범죄예방 등 지역 치안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안심순찰대가 발족한 뒤 최근 6개월간의 관내 외국인 범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줄어드는 효과를 보았다.  각 자치단체들이 지역 치안을 위해 이같은 방안을 적극 활용한다면 외국인 근로자들과 지역민들이 화합해 여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이런 특별하고 훈훈한 경험담은 두고두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영철 함안경찰서장 총경>
  • 여자 양궁 기보배 “금메달은 엄마가 끓여주는 김치찌개맛”

    여자 양궁 기보배 “금메달은 엄마가 끓여주는 김치찌개맛”

    풍부한 경험을 높이 평가받아 올림픽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기보배(28·광주시청)는 말에서도 연륜과 책임감이 묻어나왔다. 기보배는 8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러시아와의 결승에서 5-1(59-49 55-51 51-51) 승리와 함께 금메달을 이끌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을 석권한 그는 통산 3번째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개인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기보배는 장혜진(29·LH), 최미선(20·광주여대)에 이어 마지막 주자라는 부담감 속에서도 기대했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금메달을 결정한 3세트 마지막 발도 기보배의 몫이었다. 러시아는 51점으로 3세트를 마쳤다. 한국은 43점이었다. 8점 이상만 쏘면 금메달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기보배는 긴장한 듯 8점을 쐈다. 한국 여자양궁의 8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기보배는 시상식 이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토록 바라고 원하던 8연패를 달성해서 기쁘다”면서 “선수들과 많은 지도자분들, 임원들이 모두 함께 노력했기 때문에 값진 금메달을 따낸 것 같다.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오는 9일부터 열리는 개인전에서 올림픽 양궁 사상 최초의 2연패를 노린다. 기보배는 “최대한 의식하고 싶진 않지만 내일을 위해선 오늘 아쉬웠던 점, 보완해야 할 점을 차분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꼭 내가 아니어도 우리 선수들이 함께 금, 은, 동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기보배가 담력을 높이기 위해 뱀을 풀어놓고 훈련했다는 소문의 진위를 묻기도 했다. 이에 기보배는 “새벽에 일어나서 밤 10시까지 항상 훈련했다”고 설명한 뒤 “선수 개인마다 높은 목표가 있고 그만큼 노력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우승 원동력을 밝혔다. 이어 뱀을 이용한 담력 훈련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웃은 뒤 “국내에서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기보배는 3번째 맛본 금메달에 대해 “엄마가 끓여주는 김치찌개 맛 같다”고 표현했다. 런던올림픽 때도 기보배는 금메달의 맛을 김치찌개에 비유했다. 기보배는 한국 여자양궁의 단체전 석권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대신 “한국 양궁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이제는 많은 인기를 얻게 됐지만 선배들 시절에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겪었다”면서 “선배들이 일궈낸 영광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저희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험 직원·삼바 강사… 평범한 우리, 리우 수놓다

    보험 직원·삼바 강사… 평범한 우리, 리우 수놓다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개막식 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지난 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만난 올림픽 개막식 공연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삼바의 나라’ 브라질의 열정이 한껏 느껴졌다. 이들은 공연을 불과 4시간여 남기고서도 대기실에 삼삼오오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심지어 인터뷰 대상을 찾고자 쭈뼛쭈뼛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기자에게도 먼저 다가와 한바탕 수다를 떤 뒤 사진까지 함께 찍자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개막식 참가자들은 개막식 공연에 참가하게 된 것이 ‘인생의 행운’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험회사에서 일한다는 파블로 조세프(25·브라질)는 “남미 대륙에서 처음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 공연에 참석하게 돼서 너무 영광이다. 평생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에서 삼바 댄스 강사를 하고 있는 메구미 쿠도(31·여·일본)는 “2004년부터 삼바를 배우기 위해 매년 3~4개월가량 브라질에 머무르고 있다”며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리우올림픽 개막식 공연에 함께하게 됐다. 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멋진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회사에 다니는 카를로스 포트스(41·브라질)는 힘들었던 준비과정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이번 대회 개막식을 위해 두 달 전부터 10회 이상 리허설을 했다. 한 번 모일 때마다 5~6시간씩 진행됐다. 오후 3시에 나와서 10시에 돌아가는 일이 반복됐다. 연습을 위해 회사에 휴가계를 내기도 했었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공연이 여러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15~20번가량 모여서 연습한 파트도 있다”고 귀띔했다. 조심스럽게 치안 문제와 지카바이러스에 대해서 묻자 연기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테슈오 타키타(40·브라질)는 “요즘 치안 인력이 많이 늘어나서 괜찮다. 경찰과 군인이 대거 보강됐다”고 강조했다. 카를로스 포트스는 “모든 나라들이 다 저마다의 문제점은 있다. 리우올림픽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좋은 결과를 낸 대회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펠리페 베라스(28·브라질)는 “우리는 최고의 쇼를 만들어낼 것이다. 세계에 브라질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브라질이 이번에 금메달도 20개 이상 따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의 20분의1에 불과한 예산으로 치러지게 돼 우려를 자아냈던 리우올림픽 개막식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당히 훌륭했다는 평가들이 주를 이뤘다. 이날 만난 개막식 참가자들의 넘치는 열정을 지켜보자니 우려 속에 시작한 리우올림픽도 대회가 끝날 쯤에는 반전 있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사진 리우데자네이루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2016 공직열전] 국무총리비서실

    [2016 공직열전] 국무총리비서실

    비서실은 ‘하루를 48시간으로 살아가는 조직’이라고 불린다. 충성도가 높아야 한다는 뜻이다. 비서(秘書)란 단어도 10세기 중국 후한 때 임금의 기밀문서와 서책을 관리하는 직책에서 발걸음을 뗐다. 춘추전국시대 땐 기밀을 지키려 임금과 함께 비서도 따라 죽어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 공동체 인식을 바탕으로 ‘보스’를 도와 조직을 발전시키는 게 비서실의 목표다. 보스의 ‘손발, 눈, 귀와 입’ 역할을 맡는다. 국무총리비서실은 총리의 대내외 소통을 보좌하는 곳이다. 황교안 총리는 지난해 6월 취임한 뒤 휴일 126일 가운데 48일을 현장 행보로 보냈다. 추석 연휴이던 지난해 9월 26일엔 군부대와 아동복지시설, 다문화가정, 서울지방경찰청 등 5곳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손발’을 자처하는 직원들도 휴일을 반납했다. 준비과정을 감안하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란다. 국무조정실과 함께 국무총리실로 통합돼 총리비서실을 두지 않았던 이명박 정부 5년을 빼고, 1963년부터 2008년 노무현 정부까지 총리비서실장을 지낸 31명 중 60%를 웃도는 19명이 장관(급)이나 국회로 진출한 점은 ‘훌륭한 조력자’란 방증으로 보인다. 2013년 다시 국조실에서 비서실을 떼낸 점도 중요성을 말한다. 차관급인 심오택 비서실장은 뛰어난 정무 감각과 다방면에 걸친 기획력으로 ‘아이디어 제조기’라는 말을 듣는다. 소탈한 성격으로 유머 감각도 곧잘 발휘해 선후배들과 허물없이 지내면서도 큰 스케일을 앞세워 부드러운 ‘큰형님 리더십’을 보인다. 이태용 민정실장은 호탕하면서도 자상한 품성과 ‘믿고 맡기는’ 용병술까지 갖춰 직원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는다. 특히 사안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과 정확하고 치밀한 업무 처리로 민정실을 명실상부한 ‘총리의 눈, 귀’로 이끌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박정현 공보실장은 2014년 언론사에서 자리를 옮겨 3년째 공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을 배려하고 세밀한 분석력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책기사와 미담사례 발굴을 통해 홍보에 기여하고, 여론을 꼼꼼하게 분석해 정책에 녹이는 소질을 갖췄다는 게 중평이다. 장호진 외교보좌관은 대학 3학년 때 최연소로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외교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파견,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등 경험으로 한국, 북한, 미국, 러시아 간의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췄을 뿐더러 각종 회의에서 핵심을 날카롭게 짚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윤창렬 의전비서관은 총리실에서 공직을 시작해 국장 보직 9곳을 거치면서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정책조정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및 핵심 개혁과제 등 부처 사이에 이견이 많은 사안마다 ‘구원투수’ 몫을 톡톡히 해낸다. 24년 전 정무1장관, 12년 전 총리 수행에 이어 올해 다시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돼 ‘시계 한 바퀴 수행주기설’로 유명하다. 전영창 정무기획비서관은 예리한 상황 판단력과 함께 ‘기획통’으로 손꼽힌다. 김외철 정무운영비서관은 정치권 사정에도 밝아 대국회 및 정당 소통과 협력 업무에 적임자라는 말을 듣는다. 평소 소관업무와 관련해 팀워크와 업무 효율성을 중시하며 신속·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해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는다. 한상원 민정민원비서관은 20년간 국조실과 비서실을 거치며 원칙을 앞세운 소신파다. 국조실 민관합동규제개선기획단 부단장 시절 현장 규제애로 해결을 위해 숱한 기업인의 불만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전국을 누비면서 간담회를 열어 해결책을 도출하는 열성을 보였다. 홍원구 시민사회비서관은 사회복지갈등정책과장이란 중책을 원만하게 마친 뒤 사회규제관리관과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실 근무를 거쳐 지난 5월 자리를 옮겼다. 양홍석 공보기획비서관은 행정고시 34회에 최연소로 합격한 뒤 서울 용산구에서 공직에 입문, 세종시이전지원단 총괄기획관 때 중앙부처의 1~2차 세종시 이전 및 정착업무를 원활하게 마무리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총리실 국정홍보 전도사로 ‘정책은 결국 홍보로 말하고 기자는 국민의 눈’이라며 언론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조창수 공보협력비서관은 1990년부터 25년간 민간에서 활동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가다. 1999년 대한민국광고제 대상에서 수상해 ‘스토리텔링 달인’으로 통한다. 김철휘 연설비서관은 27년 공직생활 중 22년간 대통령 4명과 총리 5명의 연설문을 작성해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연설문 안내서 ‘통하는 말 통하는 글’을 펴내기도 했다. 김 비서관은 책에서 “기왕이면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하고 싶겠지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적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월드피플+] 실명되기 전에…6세 소녀의 특별한 버킷리스트

    [월드피플+] 실명되기 전에…6세 소녀의 특별한 버킷리스트

    희소성 질환으로 시력을 잃고 있으며, 언젠가 완전히 실명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한 어린 소녀. 그런 딸을 위해 한 어머니가 특별한 버킷리스트를 함께 만들고 실천 중인 사실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 살고 있는 크리스티나 프로스트와 카일리 헤렐이라는 이름의 한 모녀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크리스티나 프로스트에 따르면, 그녀의 딸은 시력이 점차 약해져 완전히 실명에 이르는 희소성 안질환인 ‘가족성 삼출 유리체망막증’(Familial Exudative Vitreoretinopathy·FEVR)을 앓고 있다. 그녀는 딸이 생후 6개월밖에 안 됐을 때 눈에 무언가 이상이 있는 것을 알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지만, 근시라는 진단만 받았다. 그런데 딸의 눈은 일반적인 근시와 달리 계속해서 나빠졌다. 2세가 됐을 때 비로소 지속적인 시력 손실의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병명은 ‘가족성 삼출 유리체망막증’(Familial Exudative Vitreoretinopathy·FEVR). 망막에 문제가 있어 언젠가 실명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크리스티나의 딸은 3세 때부터 최근까지 총 5번의 레이저 수술을 받았다. 이는 아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장하는 안구와 망막이 분리돼 생기는 출혈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 프로스트는 “딸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했을 때마다 내 감정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오르락내리락거렸다”라면서 “바꿀 수만 있다면 내가 대신 그 병을 앓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가 그런 딸을 위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실천하게 된 계기는 한 친구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8년 전에 시력을 잃은 한 친구가 있다. 난 실명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상상할 수 없어 그녀에게 그게 단지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인지 물어봤었다”면서 “그러자 그녀는 내게 기존에 본 것을 기억하고 있어 내가 ‘노란 셔츠를 입고 있다’고 말하면 그것을 떠올릴 수 있어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즉 해당 친구는 실명하기 전에 봤던 많은 것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그녀는 “이런 이유로 우리는 버킷리스트를 만들게 됐다”면서 “이는 단지 모험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딸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면서 “단지 무지개 색깔뿐만 아니라 적갈색과 진홍색과 같은 것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계기로 이들 모녀는 지난 1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첫 번째 목록을 실천하기 위해 샌디에이고에 있는 바닷가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은 해변으로 가던 길에 임페리얼 샌드 듄스로 불리는 유명 모래 언덕에도 들렸다. 그녀는 “딸이 보고 싶어 한 첫 목록에 모래 언덕도 있었다”면서 “딸은 여기저기를 뛰어다녔고 모래로 천사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녀가 바다를 본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가장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면서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은 두 번째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지난주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이는 카일리가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공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스트는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브랜디에 감사를 표했다. 딸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기 위해 따로 만날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이날 소녀는 모든 공주와 개별적으로 만났는데 아직 어려서 그들이 진짜라고 생각해서인지 경외감마저 가졌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프로스트는 자신의 딸이 완전히 시력을 잃기 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점자 읽기나 지팡이 사용법 등도 가르치고 있다. 또한 다른 버킷리스트로 승마와 암벽 등반, 하이킹 등을 실천하기 위해 시각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에 등록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녀는 “3년 전 어느 날, 카일리가 내게 ‘엄마, 소녀들은 강해요’라고 말했었다. 그녀의 중간 이름은 조이(Joy)인데 이름처럼 항상 행복해한다”면서 “그녀가 앞을 보든 못 보든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며 성공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자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길섶에서] 8월의 라일락/강동형 논설위원

    서울광장과 청계천광장 중간쯤에 최근 조성된 ‘서울마당’에 라일락이 하얀 꽃망울을 터트렸다. 한두 그루가 아니라 10여 그루가 폭염을 이겨내고 은은한 꽃향기를 자랑한다. 공사 전에도 이곳은 봄이 오면 라일락 향기가 가득했다. 서울마당을 단장하면서 10여 그루를 추가로 심었다. 꽃을 피운 건 새로 심은 라일락이다. 철모르고 피어난 라일락 꽃을 보면서 한마디씩 거든다. ‘결핍 상태의 화초에 자양분이 공급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 ‘기상 이변에 따른 생육 주기의 교란’ ‘번식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지만 원인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결핍 상태의 화초에 자양분이 공급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에 손을 들어 주고 싶다. 우리 집 옥상에 자라는 인동초가 봄에 이어 최근 꽃을 피웠다. 예년에 비해 물을 자주 준 것 외에는 달리 한 게 없다. 영양 결핍으로 개회 시기를 늦추다 정성 어린 자양분을 받아 피어났을 것이라 추론한다.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한다고 하지 않나. 못나고 부족해도 정성을 다하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먹음직한 열매를 맺는 게 자연의 섭리 아니겠는가.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생명의 窓] 느긋한 삶의 지혜/고진하 시인

    [생명의 窓] 느긋한 삶의 지혜/고진하 시인

    잡초를 애지중지한다면 당신은 킬킬대고 웃겠지요. 몇 년 전쯤의 저도 그랬으니까요. 마당이나 텃밭에 쑥쑥 자란 잡초를 철천지원수처럼 여겼으니까요. 그런데 작년부터 텃밭에다 잡초를 키운답니다. 잡초를 키우다니! 사실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텃밭에 올라오는 잡초를 온새미로 자라도록 두는 거죠. 물론 우리 텃밭에 자라지 않는 잡초는 그 씨를 일부러 받아두었다가 봄에 뿌리기까지 한답니다. 왜 그렇게 잡초를 애지중지하냐구요? 우리 가족은 잡초를 먹고 사니까요. 잡초요리가인 아내 덕분이죠. 모르는 사람에겐 잡초는 잡초일 뿐이지만, 아는 사람에겐 잡초는 훌륭한 먹거리죠. 또 잡초는 대부분 뛰어난 약성을 지니고 있기까지 하죠. 생명력이 강한 잡초는 웬만한 가뭄에도 쑥쑥 잘 자랍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우리 가족은 채소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텃밭이나 마당에 자라는 잡초가 지천이니까요. 하지만 잡초를 박멸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주위의 농부들은, 잡초를 기르는 우리 가족을 사팔뜨기 눈을 뜨고 바라보곤 합니다. 한 번은 우리 텃밭에 제초제를 쳐주겠다는, 달갑지 않은 호의를 거절하느라 애를 먹은 적도 있죠. 그런 일이 있은 후 저는 텃밭에 ‘잡초재배시험장’이란 팻말을 써서 밭 한가운데 떡 하니 세우기까지 했습니다. 지난해 잡초요리가인 아내와 함께 ‘잡초레시피’란 책을 냈으나, 아직도 잡초에 대한 관심은 지극히 미미할 뿐이죠. 잡초 사랑은 사실 제 가족만 위한 것은 아닙니다. 확신하건대, 잡초는 미래 인류 식량의 한 대안이라 생각하죠.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아니더라도 오늘날 우리의 먹거리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습니다. 대형마트에 가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쌓여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 먹을 게 별로 없죠. 대부분 비닐하우스 속에서 비료와 농약으로 범벅이 된 오염된 먹거리니까요. 우리는 언제부턴가 ‘지속가능한’이란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인류의 삶이 지속될 수 없을 거란 의혹을 품고 있는 말이 아닌가요. 먹거리 문제와 관련하여 말해보자면, 식량의 터전인 땅도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고, 땅심을 잃어버린 그런 땅에서 대량 생산을 꾀하는, 소위 기업농들은 자본의 노예로 전락해버렸죠. 자본의 노예가 된 이들 속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비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저는 최근에 들어 인류의 고전들 속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원형을 찾고 있습니다. 고대 유대인들의 삶의 비전이 담긴 경전 속에서 그런 원형을 발견해내고 무척 기뻤죠. 그들은 나무를 심고 나서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3년 동안은 열매를 따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땅에 떨어진 열매가 그대로 썩어 땅을 비옥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죠.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 사는 유대인들에게는 먹거리가 늘 부족하고 궁핍을 면키 어려웠을 텐데, 그들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오늘의 고통을 인내했던 거죠. 더욱이 나무에도 7년마다 안식년을 두어, 7년째 되는 해에는 열매를 거두지 않았다고 하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요. 과연 우리에게 이런 느긋한 삶의 지혜가 있는지.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며 자본의 노예가 된 이들에게서 이런 지혜를 기대하는 건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겠죠. 하지만 이런 느긋한 삶의 지혜를 복원하지 않는 한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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