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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아버지는 훌륭한 경영자...‘최종현 학술원’ 만들 것”

    “아버지는 국가의 100년 후를 위해 사람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세우고 이 땅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는 많은 인재들을 육성하셨습니다. 저도 미약하게나마 그 뜻을 이어가고자 새로운 학술재단인 가칭 ‘최종현 학술원’을 만들겠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최종현 회장 20주기 추모 행사에서 “제 자신이 훌륭한 경영자라는 것은 아직 입증하지 못했으나 아버지가 훌륭한 경영자임은 증명된 것 같아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대회장인 고 최종현 회장은 ‘일등국가가 되기 위해선 세계적 수준의 학자들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뜻에서 1974년 사재를 털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당시 서울의 집 한 채 값보다 비싼 유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했다. 이후 44년 동안 747명의 해외 명문대 박사를 배출하는 등 3700여명의 장학생을 지원해왔다. 최 회장은 “SK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선대회장이 당신 사후에도 SK가 잘 커나갈 수 있도록 뿌리내려주신 덕분에 가능했다”며 고마움의 뜻을 밝혔다. 선대회장은 대한민국을 ‘무자원 산유국’으로 만들고, 섬유회사에 불과했던 SK를 원유 정제는 물론 석유화학, 필름, 원사 등에 이르기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에 참여하며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2차 오일쇼크로 꿈을 접긴 했지만 미래 산업의 중심은 반도체라며 선경반도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선대회장은 SK에 좋은 사업들도 남겼지만 무엇보다 먼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혜안과 변화를 만들어 가는 도전정신을 그룹의 DNA로 남겼다”면서 “우리가 더 큰 꿈을 꾸고, 더 크게 성장하며, 더 큰 행복을 만들 수 있겠다는 용기가 있는 한 선대회장이 꿈꾼 일등국가를 만드는 주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 행사 말미에는 최종현 회장이 SK텔레콤의 AI기술을 통해 홀로그램 영상 및 음성으로 20년만에 환생, 참석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최종현 회장은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선경시절부터 글로벌 기업 SK가 되기까지 청춘을 바쳐서 국가와 회사만을 위해 달려와 준 우리 SK 식구들 정말 수고가 많았다”면서 “앞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할, 더 치열하게 뛰어줘야 할 SK 가족들, 항상 지켜보고 응원하겠다”고 밝혀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홀로그램 영상 속 최종현 회장은 이어 아들과 딸, 손녀 등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기도 하고, 자신을 보러 온 참석자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등 생전에 보였던 사람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나타냈다. 한편 이날 추모 행사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가족을 비롯해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의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전?현직 SK 임직원,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박관용 전 국회의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정계, 학계, 언론계 등 각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 그의 생애와 정신을 돌아보다

    [금요일의 서재]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 그의 생애와 정신을 돌아보다

    1918년 8월 27일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난 장준하 선생은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까지 갔으나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해 한국 광복군에 합류했다. 해방 이후에는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다. 유신 헌법에 반대하는 활동으로 구속돼 15년의 징역형을 받았다가 그해 병든 몸으로 풀려났다. 얼마 후인 1975년 8월 17일 경기 포천군 약사봉 계곡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타살 의혹이 불거졌다.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장준하 선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재조사했으나 여전히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장준하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장준하100년위원회’가 발족한 가운데 그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책들이 때맞춰 새로운 모습으로 출간됐다. ◆어둠 속에 묻힌 의문의 사건, 다시 돌아보는 그날의 진실-2003년 7월부터 제2기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장준하 의문사 사건을 담당했던 고상만 전 조사관은 2012년 장준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돌베개)을 펴냈다. 처음엔 이 책을 쓸 생각이 없었던 그는 국가기록원에서 장준하 사건 관련 자료를 2074년까지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사건의 전말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집필을 시작했다. 책에는 장준하 사건에 얽힌 오해와 진실, 극적으로 찾은 장준하 의문사 관련 기록, 법정 스님으로부터 확인한 장준하 ‘거사’의 실체,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하여 유일한 목격자를 자처한 김용환의 주장에 대한 의혹 등이 담겨 있다. 저자는 2012년 출간된 동명의 책에 머리말과 에필로그를 추가해 개정판을 펴냈다. 개정판 머리말에 저자는 지난 7월 별세한 장준하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어머님의 평생 소원 중 하나였던 남편 장준하 선생님의 의문사 진실을 꼭 밝히겠다”면서 “지난 2012년 8월 1일 ‘스스로 세상에 드러낸’ 장준하 선생님의 타살 의혹에 분명한 마침표를 찍겠다. 그동안 밝혀낸 사실과 새롭게 드러난 진실을 더하여 곧 이어질 진실화해위원회 2기 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히 하는 데 제가 가진 모든 힘을 다 하겠다”고 썼다. 개정판 에필로그에서는 장준하 사건의 비밀을 밝혀줄 단서가 “1975년 장준하 선생 사망 당시 사고 현장을 다녀간 중앙정보부와 보안사령부 요원이 작성한 중요 상황보고서를 존안해 놓고 있는 문서고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문서고 안으로 ‘강제 수사권’과 ‘압수 수색권’을 가진 의문사 사건 조사관이 직접 들어가 문제의 존안 문서를 확보할 수 있다면 지난 40년이 넘도록 굳게 닫힌 ‘비밀의 문’이 마침내 먼지를 털며 열리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바로 그때가 이 나라의 진짜 민주주의가 이룩되는 ‘그날’임을 나는 확신한다”고 적었다. 356쪽. 1만 5000원.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위해 싸운 장준하 선생의 일생-신간 ‘민주주의의 등불 장준하’(사계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장준하 선생의 일대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펴낸 책이다. 1994년 처음 출간한 이 책은 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특별 기념판으로 새롭게 나왔다. 책은 장준하 선생이 1918년 압록강 하류의 남쪽에 위치한 평안북도 의주 땅에서 출생한 날부터 일본 도쿄에서 유학하던 시절, 일본군에 끌려갔다가 탈출한 뒤 광복군 훈련반에서 군사 훈련을 받던 시절,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비서로서 조국으로 돌아오던 여정, 민주 언론의 필요성을 느껴 잡지 ‘사상계’를 창간하게 된 과정 등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책을 지은 김민수씨는 머리말에서 “나날이 새로운 역사를 써 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장준하라는 이름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평화는 지난날 장준하 선생 같은 이들의 의지와 희생 위에서 싹트고 자라날 수 있었다”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평화 통일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하는 우리에게 선생이 보여 준 신념과 용기와 행동은 여전히 소중한 가치다. 우리가 장준하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268쪽. 1만 2800원.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2000원의 경제학

    [박현갑의 틈새보기] 2000원의 경제학

    얼마 전 과태료부과 사전 통지서를 받았습니다.(위 그림 참고) 시속 60km 속도제한에 75km로 주행해 차량 소유자인 저에게 날라온 통지서였습니다. 통지서를 토대로 경찰청, 금융감독원, 보험협회 등을 취재하다 흥미로운 점을 몇가지 알게됐습니다. 우선 범칙금과 과태료에 대한 설명입니다. 기본적으로 교통법규 위반운전자가 확인된 경우에는 범칙금으로, 미확인된 경우에는 과태료로 부과됩니다. 과태료는 무인 카메라가 적발하고, 범칙금은 현장 경찰이 적발합니다. 범칙금은 벌점이 같이 부과됩니다. 벌점 40점 이상이면 면허정지가 됩니다. 누산점수 1년 121점 이상, 2년 201점 이상, 3년 271점 이상이면 면허가 아예 취소됩니다. 40점 미만의 벌점인 경우 최종 위반일로부터 1년동안 벌점이 추가되지 않을 경우 벌점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벌점은 당해 위반일로부터 3년간 누산 관리됩니다. 범칙금을 내지 않으면 형사처벌인 즉결심판을 받게되는 만큼 유념해야 합니다. “3만원 vs 3만 2000원” 사전통지서에는 범칙금은 3만원(벌점 0점)이고, 과태료는 4만원에 사전납부시 20%를 감경해 3만 2000원을 내라고 되어 있더군요.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서를 받고 위반당시 운전자임을 인정하면 인터넷(www.efine.go.kr)을 통해 과태료를 범칙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합리적 선택은 3만원이겠죠. 벌점도 없지 않습니까. 과거에도 이런 경우, 전 3만원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쉽게 결정한 사항이 아님을 알게돼 3만 2000원 납부로 바꿨습니다. 속도위반 2~3회시, 보험료 할증범칙금을 내면 자동차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기때문입니다.(위 표 참고) 보험사는 법규위반 경력이 있는 가입자는 그만큼 사고위험도를 높게 봐 할증하고, 법규위반 경력이 없는 가입자는 사고위험도를 상대적으로 낮게 봐 보험료를 할인하고 있습니다.  표에 나와 있듯이 한차례 속도위반은 기본 적용이지만 속도제한을 2~3회 위반하면 5% 할증대상이고, 4회 이상 위반시에는 10% 할증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대해 “신호위반, 속도제한 등은 벌점이 부과된 경우에만 위반횟수에 따라 할증이 된다”고 안내했습니다. 즉, 벌점없는 3만원짜리 범칙금은 2~3회 내도 보험료 할증이 되지않지만, 벌점이 병행부과되는 6만원 이상 범칙금은 2~3회 위반시 할증이 된다는 것이죠. 운전경력 증명서에도 범칙금은 남아범칙금을 내면 운전경력 증명서에 그 사실이 남는다는 점도 부담이 됩니다.(위 표 참고) 범칙금 납부기록은 이 증명서에 5년간 보존됩니다.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에 취직할 때에 운전경력증명서가 평가자료로 활용된다면 유쾌한 일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특히 버스나 택시회사에 취직하려면 운전경력이 필요한데 범칙금 납부사실이 많으면 곤란할 것입니다. 반면 과태료 납부내역은 운전경력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과태료는 위반사실이 확인된 운전자가 아닌 차량 명의자에게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불가피하게 기준주행 속도를 위반했고, 경제적 부담때문에 범칙금을 낼 요량이라면 보험료 할증기준을 잘 따져보아야 할 것같습니다. 경찰은 과태료 납부를 유도한다? 한편 경찰이 면허정지와 취소라는 강력한 제제수단인 벌점을 앞세워 범칙금보다 과태료 납부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해봅니다. 교통법규는 속도위반 정도에 따라 금전적 제재 수준도 올라갑니다. 주행속도가 높아질수록 교통사고의 위험성 및 피해규모가 증가하는 만큼 과속을 억제하기위해서죠. 그런데 벌점부과 여부에 따라 과태료에 경감혜택을 둬 선택을 고민스럽게 합니다.위반속도가 시속 20km 이하인 경우, 범칙금 3만원에 벌점은 없습니다. 과태료를 선택하면 4만원이나 사전납부하면 3만 2000원만 내면 됩니다.(위 표 참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속도위반을 자주하는 경우라면 2000원을 더 내더라도 과태료를 내는 게 나을 수 있고, 금전적 부담이 된다면 운전경력증명서에 위반사실이 남는 것을 감수하고 범칙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겠죠. 그러나 20km 이상 위반시부터는 사전납부에 따른 감경없이 과태료가 범칙금보다 1만원씩 높게 부과됩니다. 위반운전자임을 인정하고 범칙금을 선택하면 1만원은 절약할 수 있으나 15점, 30점, 60점의 벌점을 떠안아야 합니다. 벌점이 40점 이상이면 면허정지가 될 수 있으니 돈이 아깝지만 과태료 선택이 좋겠죠. 아무리 모범운전자라고 하더라도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게다가 교통법규 위반 운전자 확인이 안돼 차량 소유주에게 과태료를 통지하면서 범칙금으로 전환할 경우에 대한 설명도 고약하게되어 있습니다. (위 이미지 참고) 즉, 범칙금은 위반한 운전자가 경찰서 지구대(파출소)를 방문하거나 인터넷(www.efine.go.kr)에서 범칙금 고지서를 발부받은 경우에만 납부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견제출 기간이 경과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데 자진납부하면 일부 경미한 위반항목은 20%를 감경해준다고 밑줄까지 그어서 친절하게 안내합니다(위 이미지 참고). 납부자용과 수납은행용으로 구분한 사전수납 의뢰서도 함께 오는데 3만 2000원으로 적혀 있습니다. 잘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3만 2000원을 낼 수밖에 없구나 생각하게 만든다고 보입니다. 벌점없는 과태료, 3만원으로 통일해야 무인카메라 단속으로 위반운전자를 확인하지 못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온당합니다. 벌점이 부과되는 속도위반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범칙금보다 1만원 더 거두는 것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벌점이 없는 경우라면 경감 과태료를 3만 2000원이 아니라 3만원으로 범칙금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는게 맞다고 봅니다. 앞서 설명했듯 범칙금은 자동차보험료 할증요인데다 운전경력 판단에 불리한 자료입니다. 불경기에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뜻하지 않게 속도위반을 하는 운전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2000원을 아끼려고 범칙금을 내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속도위반을 한번 더 하고 벌점까지 떠안게 되면 2000원 이상의 보험료 증가요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벌점이 부과되지 않는 과태료 부과금액은 범칙금과 통일시키는 게 국민 부담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봅니다. 경기불황으로 정부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세무조사 유예에 세금감면 등 온갖 지원대책을 쏟아내는 마당 아닌가요?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잘가…고마웠어” 홍이와 마지막 인사

    [김유민의 노견일기] “잘가…고마웠어” 홍이와 마지막 인사

    홍이가 떠나던 그 날 폭염 때문인지 며칠째 입맛을 잃어 거의 먹지 못한 홍이를 안고서 영양제 주사라도 맞힐까 싶어 동물병원 세 군데를 돌아다녔어요. 고령이라 주사쇼크 위험이 있어 세 군데에서 퇴짜를 맞고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왔는데 귀가 들리지 않아 오가는 소리도 듣지 못하던 홍이가 어제는 아빠 출장가신다고 짐 챙겨서 나가시는데 갑자기 큰 소리로 짖었었는데... 그래서 홍이가 이제 기운을 차리나 보다 하고 기뻐했는데... 그것이 온 힘을 다한 마지막 인사였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다가올 마지막을 예감한 듯 다리 가눌 힘도 없던 아이가 아빠를 문 앞까지 따라 나가 아주 오랜만에 큰소리로 배웅을 했어요. 아빠한테 잘 지내라는 고마웠다는 온 힘을 다한 홍이의 마지막 인사였을 겁니다. 그리고 오후, 가쁘게 숨을 쉬며 엄마 품에 안긴 홍이는 백내장 때문에 거의 보이지 않았겠지만 엄마를 그리고 저를 마치 눈에 담고 가려는 듯 한참을 바라보더군요. 17년을 함께 했으니 말하지 않아도 홍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이제 아프지 말고 먼 길 잘 가라고 한참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떠난 모습도 잠든 듯 편안해 보이더군요. 8월 15일 그렇게 우리 가족 홍이는 잠들 듯 편안한 모습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가족으로 함께 한 17년, 소중한 추억들2002년 겨울 제가 수능 보던 날,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며 동생이 친구집에서 새벽같이 데려온 홍이는 긴장되고 정신없는 아침에 선물처럼 우리집 식구가 되었어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줌 크기... 까만 하늘을 담은 것 같은 눈동자를 가진 초콜렛색 토이푸들 홍이는 갓 태어나 엄마와 헤어져서 그런지 왠지 슬퍼 보이기도 했습니다. 걸어가다 힘이 없어 픽픽 쓰러지던 홍이가 제법 잘 뛰어다닐 때쯤 저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정신없이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동안 홍이도 어느덧 무럭무럭 자라서 애교 많고 창 밖 내다보기를 좋아하는 강아지가 되었습니다. 맞벌이 하시던 부모님, 철없는 고등학생 동생은 밤낮없이 바빠서 몸이 불편하셔서 경로당에 가시기 힘들어진 저희 할머니 곁은 자연히 홍이 차지가 되었습니다. 할머니 옆에 누워서 애교도 부리고 가끔은 과자도 얻어먹고, 아주 가끔은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짜장면도 한 두 가닥씩 얻어먹고, 대장암 때문에 돌아가시기 전까지 무료하신 삶을 TV와 함께 보내던 할머니 곁을 우리 가족 대신 지켜주던 홍이.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홍이는 참 고마운 강아지였습니다. 몇 년 뒤 저는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가 되어 서울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일찍 결혼을 한 동생의 출산으로 귀염둥이 조카가 태어났습니다.동생 부부는 타지에서 맞벌이를 하게 되어 조카는 자연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손에 크게 되었고 매일 신천이라는 집 앞 작은 개천 앞에서 지민이가 그네 타는 것을 지켜보다가 잔디밭을 숨이 차도록 달리는 것이 홍이의 행복한 일상이었습니다.그렇게 지민이가 일곱 살이 될 때까지 지민이의 든든한 친구이자 형제자매가 되어주었던 홍이는 참 든든한 강아지였습니다.어느덧 홍이는 열 두살이 되었지요. 여전히 애교 많고 까만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진 우리 눈엔 둘도 없는 귀요미였지만 뜀박질에 예전보다 숨을 가빠해서 우리 마음을 심난하게 하기 도 했어요.홍이의 시간이 우리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야속한 시간은 홍이의 시계만 빨리 돌려서 어느덧 홍이의 까만 하늘을 담은 예쁜 눈동자는 백내장으로 서서히 하얗게 변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홍이눈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게 했어요.그 때문에 처음으로 우리가 홍이와 언젠가는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그때부터 엄마는 전국 방방곡곡을 홍이와 함께 틈나는 대로 여행을 가시겠다고 했습니다.제주도 유채꽃밭에서, 동해 해수욕장에서, 어느 계곡 그늘 밑에서... 어머니는 몇 년간 홍이를 데리고 다니시며 참 많이도 사진을 찍으셨습니다.홍이가 열다섯살이 되면서부터는 우리가 외출하고 돌아오면 숨이 차도록 뛰어와서 반갑게 맞아주던 홍이가 대문을 열고 우리가 불러도 잘 듣지 못 했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온 우리가 홍이 곁으로 달려가서 홍이를 꼭 안아 주었습니다.야속하게도 우리의 1년은 홍이의 7~8년과 같더군요. 헤어짐의 시간이 이리도 빨리 올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몰랐어요.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불러줄걸 그랬어요. 시간은 흐르고 흘러 저는 어느덧 30대 중반의 아줌마가 되었고, 열일곱 살이 된 홍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소파에서 누워서 잠을 자거나 가끔 베란다 창밖 풍경을 꿈꾸는 눈으로 멍하니 보고 있기도 했습니다.홍이의 그런 모습은 긴 여행을 계획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홍이는 긴 여행을 떠났어요.홍이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진짜 우리를 무지개다리 건너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나중에 나를 마중 나올지, 마중 나올 때 내가 할머니가 되어 있어도 나를 기억할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17년간 네가 있어서 우린 정말 행복했어. 홍이야 다음 세상에서도 꼭 우리 가족으로 태어나주렴. 너를 영원히 기억하고 사랑하는 채연 누나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암이라고 행복하지 말란 법 있나요?” 中 특별한 ‘암환자 모임’

    “암이라고 행복하지 말란 법 있나요?” 中 특별한 ‘암환자 모임’

    중국 샤먼(厦门)에는 매우 특별하고 뜻깊은 ‘암 환자 모임’이 있다. 최근 텐센트뉴스에서 운영하는 '중국인의 하루'(中国人的一天) 프로그램은 각종 암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모여 춤추고, 노래하고, 책을 읽으며, 서로의 아픔을 감싸주고 있는 현장을 소개했다. 이들은 훈훈한 온정을 품은 이 ‘제2의 가정’에서 삶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있다. 이곳은 10여 년 전 샤먼 쓰밍구(思明区) 사회복지센터 암케어 부서에서 설립했다. 지금까지 1200여 명의 암환자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암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약물, 항암 치료뿐 아니라 정신과 마음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암 환자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생명이 언제 꺼지질 모른다’는 불안감과 사회적 고립감을 안은 채 이곳에 들어선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잃었던 식욕도 찾고, 수면장애도 사라지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된다. 어디에서도 쉽게 마음속 고통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이들이 이곳에서만은 마음을 열고, 서로를 안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누가 이들이 암 환자라고 알려주지 않으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밝고 건강한 모습이다. 유방암으로 2차례 수술과 4차례의 화학요법을 받으며 우울증에 빠졌던 황먀오센(黄妙璇)은 이곳에서 가무(歌舞)팀 팀장을 맡으며 활기를 되찾았다. 그는 “지난 2006년 이곳에 온 이후 여기는 나의 제2의 가정이 되었다”고 말했다. 가무팀은 수차례 외부로부터 사회 공연 요청을 받기도 했다. 이곳의 모든 활동은 무료로 제공되고, 비즈니스적인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받질 않는다. 마자팡(马家芳, 73)씨는 암으로 고통받는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는다. 그는 여기서 화려한 발레 의상을 입고 ‘미운 오리 새끼’ 공연을 준비 중이다. 그는 “내가 미운 오리 새끼 역을 맡았다”면서 “아내와 사람들이 즐거워하면 얼마든지 춤을 출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이곳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그는 “어려운 길을 함께 걸어야 한다”면서 “항암이란 게, 사실 마음속 흑암을 물리치는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진='중국인의 하루'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40년지기’ 같은 날 2심…박근혜 25년, 최순실 20년

    ‘40년지기’ 같은 날 2심…박근혜 25년, 최순실 20년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박근혜(66) 전 대통령과 그의 ‘40년 지기’인 ‘비선 실세’ 최순실(62) 씨는 24일 같은 법정에서 연달아 항소심 심판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24일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의 판단을 깨고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10월 1심 재판 도중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내내 법정에 불출석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지자들이 재판장에 출석해 “이게 재판이냐, 김문석은 역적이다. 그렇게 법을 배웠느냐”라고 고함을 쳤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공범으로 기소된 최순실씨에겐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으로 별도 재판받은 점을 고려해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다만 벌금액수는 박 전 대통령과 같이 200억원으로 늘었다. 최씨는 선고를 듣고 방청석을 한번 둘러본 후 조용히 구치감으로 이동했다. 최순실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선고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후삼국 시대 궁예의 관심법이 21세기에 망령으로 되살아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부가 삼성·롯데·SK 등 그룹 총수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묵시적 청탁’을 했다고 인정한 것을 비판하며 “앞으로 합리적이고 철저한 제약 없이 묵시적 공모가 확대 적용되면 무고한 사람(죄인)을 많이 만들 것”이라며 “이를 배척하지 못한 것은 법리가 아닌 용기의 문제”라고 비판했다.재판부는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겐 1심보다 1년 낮은 징역 5년과 벌금 6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핵심쟁점이었던 삼성의 뇌물 제공 부분에서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영재센터 후원금도 뇌물로 인정했다. 삼성그룹 내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에 대한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고,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묵시적인 청탁이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대표적인 근거로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평가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하는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은 1심처럼 뇌물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다른 기업들처럼 불이익을 우려해 출연금을 냈을 뿐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승마 지원 부분에서도 1심과 일부 달리 판단했다. 1심은 삼성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지원금 213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적어도 당초 합의한 2018년 아시안게임 때까지는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을 목적으로 액수 미상의 뇌물을 수수하겠다는 확정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1심처럼 말 소유권이 최씨에게 넘어간 점도 인정했다. 다만 말 보험료 2억여원은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원을 지원한 것도 1심처럼 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 재취득을 위한 뇌물로 인정했다. 명시적 청탁은 없었더라도 묵시적으로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포스코, 현대차그룹, 롯데그룹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사건에서도 일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큰 틀에서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유무죄 판단을 마친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부도덕한 거래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시장경제 질서를 왜곡시킨다”며 “이를 바라보는 국민에게 심각한 상실감과 함께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불신을 안겼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이 범행으로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를 맞았고 그 과정에서 국민과 사회가 입은 고통의 크기가 헤아리기 어려운데도,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최씨에게 속았다거나 수석들이 한 일이라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법정 출석을 거부한 것도 따끔히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정 출석을 거부함으로써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는 국민의 마지막 여망마저 철저히 외면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공범인 최씨에 대해선 “피고인의 범행으로 국정질서가 큰 혼란에 빠지는 등 그 결과가 중대한데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국정농단 사건’이 기획된 것으로서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라는 등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미 업무방해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확정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에게는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피고인은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이나 지시에 대해 직언을 하고 바로잡을 위치에 있었다”며 “단지 대통령의 지시에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국가는 왜 그토록 출산율에 집착할까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국가는 왜 그토록 출산율에 집착할까

    가족과 통치/조은주 지음/창비/376쪽/1만 8000원“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를 외치던 시대에 나고 자라,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겠다면 독신세를 거두겠다”는 위협 속에 늙고 있다. 내용은 달라도 개인의 삶에 대한 국가의 영향력만은 수미일관하고 있는 가운데를 관통하며 살아내고 보니 이 책이 말하는 바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둘만 낳아 잘 기르라는데 하필이면 둘째이면서 “또 계집애”로 태어나 장남의 대를 끊어놓은 나는 의도치 않게 봉건적인 친척들의 복잡한 심사를 견뎌내야 했는데, 이제 와서는 ‘정상가족’의 밖에서 사회제도에 편승하려는 이기주의자로 눈총을 받는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다시 말해, 이 책의 부제대로, “인구는 어떻게 정치의 문제가 되었나.” 사회학을 공부하고 생산과 재생산의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저자는 “가족은 이 시대 최대의 격전지이자 각축장이 되었다”고 말한다. 가족이 국가와 개인, 젠더와 계급이 부딪치는 첨예한 현장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 원인으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1960~1970년대 박정희 정권이 벌였던 가족계획사업이다. 국가권력을 근대적으로 재편하는 일은 우리 삶의 근간이라 할 만한 가족 차원에서도 어김없이 일어났다. 저자는 이때 생긴 ‘정상가족’의 이미지가 우리 현실의 직접적인 기원이라고 지목한다. 박정희가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했던 가족의 상은 출산율이 떨어지는 등 다양한 변화를 맞으며 위기에 부딪쳤다. 그러나 국가가 개인의 삶에 개입하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예전 가족계획이 산아제한을 핵심으로 두었다면, 요즘 국가는 출산율 증가를 적극 권장한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을 직접 맡고 있는 여성의 삶은 고려하지 않는다. 2016년 가임기 여성 수를 헤아려 지방자치제에 순위를 매긴 ‘대한민국 출산지도’는 여성들에게 모멸감을 줄 정도였다. 맹목적이고 안이하다. 저자는 지금 무엇이 어떻게 변하는지 짚어 본다. 가족이 붕괴되고 개인이 재생산 단위가 되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보고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한국의 출산율은 문제 그 자체가 아니라 문제를 드러내는 증상이자 징후”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제 인구문제를 통치의 도구로 활용할 때는 지났다는 말이다. 다시 질문할 때가 되었다. ‘정상가족’이란 무엇인가. 이 책의 장점은 풍부한 자료다. 80쪽이 넘는 미주(尾註)를 통해 제시하는 자료의 목록은 풍성하게 넘친다. 사진으로, 만화로, 통계로, 정책에 대한 기록으로, 기사의 발췌로 가까이 다가서서 들여다보고 멀리 떨어져서 분석하기를 반복하며 저자는 역사의 생생한 궤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1심 무죄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1심 무죄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칭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주(69)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경진 판사는 23일 고 전 이사장에게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의 자료나 진술 등을 보면 악의적으로 모함하거나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유민주주의 체제라고 믿어 온 체제의 유지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이론의 여지 없이 받아들일 만한 자유민주주의 혹은 공산주의 개념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논리적 정확성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피고인이 여러 논거를 종합해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평가한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묵시적으로 표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판사는 “공적인 존재의 국가·사회적인 영향력이 클수록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문은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하고, 이는 공론의 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이는 시민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논박을 거치는 방식으로 돼야 하지, 형사 법정에서 (평가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성향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 대통령에 대해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했다.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고,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 형사 고소와 함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는 3000만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나왔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앞에선 회원님, 뒤에선 뚱땡이” 막말한 필라테스 강사의 최후

    “앞에선 회원님, 뒤에선 뚱땡이” 막말한 필라테스 강사의 최후

    최근 페이스북에 올라온 한 글이 네티즌 공분을 사고 있다. 22일 페이스북 페이지 ‘광진구 대신 전해드려요’에는 ‘필라테스 뚱땡이 회원 사건’ 당사자라는 한 네티즌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 A 씨는 해당 글에서 “속상해서 올린 글의 파급력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며 “필라테스 업체가 폐업을 결정했다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A 씨는 앞서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필라테스 업체에서 겪을 황당한 일을 털어놨다. A 씨 설명에 따르면 그는 필라테스 강사 B 씨에게 운동 시간 변경을 요청했다. 강사 B 씨는 또 다른 강사 연락처를 알려주며 그쪽으로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몇 분 뒤, A 씨는 강사 B 씨에게 황당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는다. 내용은 “쌤~뚱땡이가 아침부터 오후에 수업 2시로 앞당길 수 있녜서 그때는 쌤 출근 전이라 안 된다고 했어요”였다. B 씨가 다른 강사에게 보낼 메시지를 수강생에게 보내 버린 것이다. B 씨는 자신이 메시지를 잘못 보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변명을 늘어놨다. 장문의 사과 메시지가 연달아 왔지만, 수강생 A 씨는 “긴말 않겠다”며 수강료 환불을 요구했다. A 씨는 해당 글에서 “비만일 때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했고, 30kg 정도를 감량했다”면서 “여태 이런 마음으로 수업을 했다고 하니 뒤통수가 아프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A 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가 그대로 담겨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은 무례한 강사 태도를 지적하며 A 씨를 위로했다. 일부 네티즌은 해당 필라테스 업체와 강사 신상 정보를 알아내 공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 씨 정보도 공개됐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틀 만에 필라테스 업체는 폐업을 결정했다. A 씨는 수강료를 환불받았다. A 씨는 “파급력 있었던 사건인 만큼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도 제가 설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글을 쓴다”면서 “다른 피트니스 업계에서도 이번 일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페이스북 뉴스팀 seoulen@seoul.co.kr
  • 4층 건물 벽 뚫고 자라는 거대한 바냔나무 눈길 (영상)

    4층 건물 벽 뚫고 자라는 거대한 바냔나무 눈길 (영상)

    4층 벽돌 건물을 벽을 타고 자라는 기이한 나무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국 광둥성에서 발행되는 양청완바오 등 현지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시의 한 마을에서 40년 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나무는 4층짜리 벽돌 건물의 벽을 타고 성장하고 있다. 이 나무는 굵은 몸통의 일부가 건물 외벽 사이에 거의 박혀 있는 상태며, 옥상 위까지 가지를 뻗어 올렸다. 이 때문에 벽돌 건물은 거대한 균열이 생겼고, 흡사 건물과 나무가 마치 한 몸이 된 듯한 기이한 형태가 됐다. 이 나무는 인도가 원산지인 바냔나무(Banyan Tree)로, 가지에서 뿌리가 많이 나와 넓게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현지 주민에 따르면 나무가 자라기 시작한 지는 약 40년 전의 일이다. 불편을 느낄 만도 하지만 오히려 이 건물의 일부 입주민들은 나무 때문에 불편을 겪는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우리는 수 년 동안 이곳에 살면서 (나무가) 안전에 영향을 준 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다만 나무가 너무 커서 놀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임신한 나를 포함해 우리 가족은 이 나무 때문에 불편을 겪었던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새가 이 나무의 씨앗을 건물 근처에 퍼뜨리면서 나무가 건물을 관통해 자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건물이 균열된 틈으로 씨앗이 떨어지면서 나무가 건물 안쪽을 통과하며 자랐다는 것. 지역 당국이 안전을 우려해 나무 상단부분을 자르는 등의 관리를 하고 있지만, 나무의 몸통을 자르거나 완전히 뿌리를 뽑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해당 건물 소유주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으며 나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소유주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도리어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건물과 나무를 관광명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나무로 인해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한 고영주, 1심에서 무죄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한 고영주, 1심에서 무죄

    공개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지칭하는 등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게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경진 판사는 “악의적으로 모함하거나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유민주주의 체제라고 믿어 온 체제의 유지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 전 이사장에게 23일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고 전 이사장은 18대 대선 직후인 2013년 1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당시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해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 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도 고 전 이사장이 문 대통령을 낙선시킬 목적으로 관련 발언을 했다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고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말을 진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확대·전파하기도 했다”면서 “공안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바탕으로 허위 발언을 했고, 관련 민사 소송에서 패소했음에도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판사는 “사회적으로 이론의 여지 없이 받아들일 만한 자유민주주의 혹은 공산주의 개념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점에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공산주의란 개념에 일치된 견해를 가질 수 없어 보인다”면서 “이 표현이 부정적 의미를 갖는 사실 적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논리적 정확성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피고인이 여러 논거를 종합해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평가한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묵시적으로 표현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공적인 존재의 국가·사회적인 영향력이 클수록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문은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하고, 이는 공론의 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 이는 시민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논박을 거치는 방식으로 돼야 하지, 형사 법정에서 (평가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또 고 전 이사장이 문 대통령을 ’부림사건‘의 변호인이었다는 잘못된 사실을 발언하거나,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시절 검찰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그 자체만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를 침해할 만큼 구체성을 띠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 전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보수 성향 인사들로 가득 찬 방청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한국 언론의 자유가 살아 있다”, “사법부 살아 있다”는 등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방청석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있었다. 한편 법원은 문 대통령이 고 전 이사장을 상대로 낸 같은 사안의 민사소송 1심에서는 2016년 9월 명예훼손이 인정된다며 3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유럽 음식에 새겨진 이슬람의 흔적들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유럽 음식에 새겨진 이슬람의 흔적들

    서양 음식사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은 언제였을까. 단골로 언급되는 순간은 1492년, 바로 신대륙이 발견된 해다. 미국의 역사학자 알프레드 크로즈비는 당시 벌어진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간 인적, 물적 교류를 두고 ‘콜럼버스의 교환’이라 이름 붙였다. 말이 좋아 교환이지 실제로는 일방적인 수탈에 가까웠지만 어쨌든 유럽 세계와 신대륙의 문화적 충돌 이후 세계 식문화 지형도는 크게 변했다. 유럽, 그러니까 구대륙에서는 구경도 하지 못했던 토마토, 감자, 옥수수, 고추 등 신대륙의 작물이 유입됐고 이들은 이내 유럽인의 식탁을 점령했다.‘콜럼버스의 교환’은 문화 간 충돌이 대개 비극을 초래하기도 하지만 식문화의 관점에서만 보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순간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후의 영향을 덜 받고 비교적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구황작물인 감자와 옥수수로 인해 유럽은 만성적 기근을 버틸 수 있는 길이 열렸고, 고추나 토마토 같은 작물은 식단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 피멘톤이라 불리는 고추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 중 하나며 남미가 고향인 토마토는 비록 스페인 사람들이 처음 먹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신대륙 발견 말고도 식문화의 극적인 순간은 또 있었다. 두 문화 간의 뿌리 깊은 반목의 역사로 인해 자주 간과되는, 바로 기독교와 이슬람 문화의 충돌이다. 기독교 문화권으로 대표되는 유럽 음식의 근원을 찾다 보면 많은 부분이 이슬람 식문화와 연관이 있음을 종종 목도하게 된다. 유럽의 전통 음식 중 튀기는 요리, 달콤한 디저트, 증류한 술,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이용한 음식 그리고 형형색색 음식에 물을 들여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음식 등은 대부분 이슬람 문화에 빚을 지고 있다. 유럽에서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가장 깊게 새겨져 있는 곳은 이베리아반도와 이탈리아의 남쪽 섬 시칠리아다. 시칠리아는 약 200년, 이베리아반도는 무려 780년 동안 무슬림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이 두 지역이었을까. 이유는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두 지역은 유럽에서 북아프리카와 가장 가까운 곳이다. 무슬림들의 안마당이었던 북아프리카와 가깝다는 건 쉽게 건너갈 수 있었다는 것과 동시에 기후도 비슷하다는 의미도 된다.한국인이 외국에 정착해 살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김치를 담그는 것이다. 배추와 고추가 있으면 좋으련만 없으면 직접 심고 키워야 한다. 낯선 땅을 점령한 무슬림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향의 뜨겁고 건조한 기후와 비슷한 그곳에 그들이 먹는 작물을 심었다. 대표적인 것이 레몬과 오렌지, 가지, 아몬드, 대추야자, 쌀 등이다. 이베리아반도와 시칠리아 두 지역의 식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이다. 스페인 발렌시아가 쌀로 만든 요리인 파에야와 오렌지로, 이탈리아의 시칠리아가 레몬과 아몬드로 유명한 건 이 때문이다. 이슬람 문화는 두 지역의 식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숨이 멎을 정도로 달콤한 디저트 문화는 무슬림이 남겨준 대표적인 유산 중 하나다. 달콤함에서 오는 쾌락을 죄악으로 여기던 기독교와 달리 이슬람 문화에서 달콤함은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하나의 목표였다. 음식 역사학자 레이첼 로던은 무슬림을 두고 ‘현세의 쾌락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오히려 낙원에서 누릴 기쁨의 예시로 여겼다’고 설명한다. 과일과 벌꿀에서 달콤함을 얻은 기독교인들과 달리 무슬림들은 사탕수수에서 뽑아낸 설탕을 가공해 갖가지 디저트를 만들었다. 단맛에 눈뜬 유럽인들이 훗날 아프리카 노예를 동원해 신대륙에서 대규모 사탕수수 재배를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인류가 ‘인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는 걸 당시의 무슬림은 짐작이나 했을까. 무슬림이 남긴 또 하나의 유산은 증류기술이다. 증류는 무슬림들이 선호하는 향수나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됐다. 무슬림의 증류기술을 알게 된 유럽의 연금술사들은 액체를 증류해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데 열정을 다했다.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생명의 물’로 불리는 독한 증류주였다. 지금이야 유흥을 위해 독한 술을 즐기지만 당시에는 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한 진귀한 약이었다. 위스키, 보드카, 테킬라, 코냑 등 오늘날 애주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증류주는 아이러니하게도 술을 마시는 걸 율법으로 금한 무슬림의 기술과 연금술사의 황금을 향한 열정이 빚어낸 산물인 셈이다. 이 역시 무슬림들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 장하성 “호흡 잘 맞아” 김동연 “소득주도·혁신성장 같이 가야”

    장하성 “호흡 잘 맞아” 김동연 “소득주도·혁신성장 같이 가야”

    2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7 회계연도 결산안’ 종합정책질의에는 최근 ‘갈등설’에 휩싸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나란히 참석해 관심이 집중됐다.오후 2시, 둘은 예결위 회의장에서 만나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며 짧게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시종일관 엇박자 논란을 부인했다. 장 실장은 “당연히 사회현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고 현상에 대한 진단도 다를 수 있다”며 “김 부총리와는 우리 경제의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자주 토론하고 또 서로 다른 의견을 서로에게 감추지 않고 명확하게 확인하는 기회를 자주 갖는다”고 했다. 이어 “필요할 때는 대통령을 모시고 같이 토론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경제의 틀은 동일하지만, 그 틀을 가지고 국민들을 잘살게 하는 방법론과 정책의 선택에 있어서는 그동안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도 분명히 있었다”며 “일단 토론을 거쳐서 정책을 선택한 이후에는 지금까지 김 부총리와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도 않았고 현재까지 매우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 대해 ‘동일한 메시지’를 내놓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조화롭게 보고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고,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고용 위기가 연말에 개선될 거라고 밝힌 장 실장의 발언과 회복이 쉽지 않다고 예측한 김 부총리의 이전 발언을 비교하며 압박했다. 그러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두 사람의 관계에는 문제가 없다며 지원사격을 했다. 이 총리는 “엇박자로 보지 않는다. 상황은 같이 보고 있는 것”이라며 “단지 기대가 섞여 있는 경우 냉정하게 보는 경우의 미세한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것을 엇박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즉, 고용 상황의 빠른 시간 내 회복은 어렵다고 한 김 부총리는 ‘냉정하게’, 연말에는 고용 상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한 장 실장은 ‘기대를 섞어서’ 상황을 전망하고 있다고 이 총리는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민생 현장에선 어려운 생활을 하는데 말장난을 하지 말라”고 지적하자 김 부총리는 “말장난이라는 표현은 심하다, 경제 장관들 간에도 회의를 하면 이견이 많아 조율하는 것이 경제 팀의 임무이고 청와대 보좌진과 저와 다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겠냐”고 답했다. 다만 장 실장은 앞서 ‘갈등설’의 빌미가 된 김 부총리의 삼성전자 방문 때 우려 전달과 관련해 “김 부총리에게 삼성전자 방문이 투자 압박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다고 했을 때 우려를 전달했나’라는 한국당 김성원 의원의 질의에 대해 장 실장은 “김 부총리에게 ‘과거 정부에서처럼 정부가 기업을 방문하는 것이 기업들에 압박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도 이날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갈등설에 대해 “두 사람을 포함해 청와대와 기재부가 빛 샐 틈 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의겸 대변인은 “두 사람의 정례회동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SSEN이슈]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신정환에겐 예외다

    [SSEN이슈]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신정환에겐 예외다

    매주 목요일은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 녹화 날이다. 녹화를 하루 앞둔 오늘(22일) 제작진은 어떤 마음일까. 전날인 21일 JTBC 측은 ‘아는 형님’ 룰라 특집을 예고, 이상민과 함께 채리나, 김지현 그리고 신정환이 이번 녹화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고정 출연자인 이상민이 거의 매회 룰라 얘기를 했을 정도로 애정이 깊다”며 “아예 룰라 특집을 준비해 한꺼번에 멤버들이 뭉쳐보자 싶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지 24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중은 성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불법 도박도 모자라 대중을 기만한 그를 다시는 방송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 ‘아는 형님’은 꼭 신정환을 섭외했어야만 속이 시원했나 이런 대중의 마음은 지난해 방영한 신정환 예능 복귀작 Mnet ‘프로젝트S: 악마의 재능기부’ 시청률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예능 천재라 불리기도 했던 신정환이 7년 만에 예능으로 돌아왔지만, 10부작으로 방송된 이 예능의 최고 시청률은 0.4%(닐슨코리아 제공)에 그쳤다. 거의 애국가 시청률 수준이다. 이는 대중은 아직 그를 달갑게 맞이할 준비가 안 됐다는 방증이자, 어쩌면 그에게 주는 벌이기도 하다. 물론 해당 프로그램 이후 더이상 방송 출연은 없었다. 이 점이 ‘아는 형님’ 제작진의 이번 섭외에 의문이 드는 한 가지 이유다. 말하자면 복귀에 실패한 신정환을 다시 약 1년 만에 대중 앞에 세우겠다는 의도가 전혀 가늠이 안 된다. ‘룰라’로 데뷔하긴 했지만 신정환은 ‘컨츄리 꼬꼬’로 활동하며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사실 ‘룰라 특집’에 빠져서는 안 될 인물까진 아니다. 또 ‘재기’를 노리기에 ‘아는 형님’은 그다지 적절한 포맷의 예능도 아니다. 신정환이 ‘아는 형님’에 나와서 무슨 이야기로 시청자에 웃음을 줄 수 있을지도 상상이 안 간다. 신정환이 교복을 입고 나와서 춤을 춘다면? 노래 첫 소절만 듣고 제목을 알아맞힌다면?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신정환이 ‘나를 맞혀봐’ 코너에서 “내가 해외 불법 도박을 했다가 걸렸을 때 거짓말을 했는데...정답은 세글자야!” 정도는 말해줘야, 멤버들이 너도 나도 “정답! 뎅기열!” 정도는 해줘야 그나마 ‘피식’ 정도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제아무리 섭외가 제작진의 몫이라고 하더라도 대중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그 책임과 결과 역시 제작진의 몫일 수밖에 없다. ■ 000는 되고 신정환은 안 되는 이유로 말할 것 같으면 일부 네티즌은 “수많은 연예인이 잘못하고도 다시 방송에 복귀하는데 왜 신정환한테만 박하게 구는 거냐” 묻기도 한다. 물론 여러 연예인이 음주운전, 도박, 심지어 마약에 손을 대며 물의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과 신정환이 다른 이유는 분명 있다. 방송에 복귀해 다시 대중의 사랑을 되찾은 이들은 빠르게 잘못을 인정했고, 자숙의 시간 동안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013년 유세윤은 음주 운전 사고를 냈다며 경찰서에 자수했다. 음주 운전 자체는 잘못된 일이지만 그가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점이 빠른 복귀에 도움이 됐다. 김구라 역시 막말 논란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지만, 본인 잘못을 인정하고 매번 사과했다. 수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일본군 위안부 발언을 했던 것이 뒤늦게 문제가 돼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적도 있지만, 김구라는 방송을 떠난 동안 매주 위안부 복지 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며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신정환은 달랐다. 죄를 짓고도 거짓말로 포장하기 바빴다. 신정환은 2005년 서울 압구정 카지노 바에서 불법 바카라 게임을 하다 적발됐을 때도 “아는 선배를 만나러 갔다가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친 것”이라며 도박에 가담한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하루가 지나서야 결국 혐의를 시인했다. 이후 2010년 9월, 신정환은 돌연 출연 중이던 MBC ‘라디오 스타’, KBS2 ‘스타골든벨’, MBC ‘청춘 버라이어티 꽃다발’ 녹화에 사전 통보 없이 줄줄이 불참했다. 당시 소속사 측은 과로로 인해 스케줄에 불참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그가 필리핀에서 도박한 뒤, 빚 때문에 억류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한번 대중은 실망했다. 신정환은 “도박장에 간 것은 맞지만 지인들과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라며 “여행 중 뎅기열에 걸려 병원에서 지냈다”고 해명했다. 병원에 입원한 사진까지 함께 공개하면서 말이다.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고, 신정환은 뎅기열 때문이 아니라 도박 빚 때문에 체류 된 상태임이 들통났다. 신정환은 결국 외국환관리법 위반과 상습도박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후 신정환은 수차례 귀국을 미뤄오다 2011년 1월이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1억 2000만 원을 빌려 도박을 했다던 신정환은 이날 공항에 고가의 옷을 입고 장난스러운 모자를 쓰고 등장해 또 한 번 질타를 받았다. 2011년 6월 재판에서 징역 8개월 실형 선고를 받은 그는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다”면서 선처를 호소, 항소했다. 그해 12월 성탄절 사면으로 가석방 출소했다.그리고 7년이 지난 2017년 9월. 그가 다시 TV에 등장했다. 신정환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 곧 태어날 아기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어 방송 복귀를 결심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복귀 1년이 지난 지금, 신정환은 부끄럽지 않은 아빠일까. 그에게 기회는 누가 주었을까. 대중은 여전히 명품 옷으로 휘감고 복면같은 모자를 쓰고 나타나 공항에서 고개를 숙이던 그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한혜린 “롤모델은 김민희-공효진, 개성 있는 분위기 좋아”

    한혜린 “롤모델은 김민희-공효진, 개성 있는 분위기 좋아”

    성숙미와 순수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배우 한혜린이 bnt와 화보를 진행했다. 총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서 한혜린은 여성스러운 오간자 레이어드 원피스와 세련된 무드의 옐로우 트위드룩은 물론 걸리쉬한 스포티룩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보 촬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그동안 한혜린이 겪었던 많은 고민과 이를 통해 성숙해진 그의 모습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과거 또래 친구들과 비교하면 연예계에 관심이 없었으나 길거리 캐스팅으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던 그는 “처음에는 연기자라는 사회적 위치, 롤, 역할이 나랑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며 “연기 자체는 정말 좋았지만, 이미지 관리라거나 꾸며진 나의 모습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다”고 연출된 모습과 진정한 모습 사이에서 딜레마를 느꼈다고 전했다. 또 “작품 속의 이미지로 나를 판단하는 분이 많았다. 악역이나 철없는, 약간 통통 튀는 모습이 한혜린이라고 생각하더라”며 “반대로 조금만 다른 연기를 해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이어 캐릭터에 잠식되어가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고. “안 쓰던 감정도 써보고, 감정선도 차이가 크다 보니 진짜 내 모습이 어떤 것인지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정도 인정하고 흥미롭게 느낀다”고 말을 더했다. 배역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느냐고 묻자 “연기는 아무래도 아웃풋이지 않나, 인푹을 위해 여러 가지 많이 보고 듣고 느끼려고 한다”며 “그럼 무의식적으로 틀 안에서 무언가 만들어지더라. 그리고 동시에 비우려고도 노력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특히 MBC ‘불어라 미풍아’ 촬영 당시 갑작스럽게 하반신 마비 연기를 하게 됐다고.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감각이 없고 내 다리 같지 않은 느낌을 살려서 연기했다”며 “마비된 느낌에 무게를 싣고 절망과 신파를 넣었다. 가벼워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추후 맡고 싶은 배역에 대해서는 “오글거리지만 시한부 여주인공 연기도 해보고 싶다”며 잔잔한 연기에 대한 도전 욕심을 보였다. 촬영장에서 분위기 메이커일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과거에는 그랬다”며 “하지만 현재는 촬영장 속 따듯한 침묵을 이해하고 톤을 지키려고 한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드라마 촬영 내에는 댓글 등 시청자 반응은 잘 챙겨보지 않는다고. “반응에 따라 캐릭터에 사심을 넣고 싶지 않다. 악역이 착해지면 안 되지 않냐”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는 “배울 점 많은 사람이라면 모두 롤모델”이라며 “김민희, 공효진 선배님과 같은 개성 있는 분위기가 좋다”고 말을 이었다. 또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냐고 묻자 “광기 있는 연기는 물론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박해일, 신하균 선배님과 함께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자상하고 편안한 사람이 이상형이라는 그에게 실제 연애관에 대해 묻자 “나는 굉장히 진중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약간 트렌디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벼운 척을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옳았다고 느낀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최근에는 수상레저에 빠져 매주 수상스키를 즐기러 간다던 그는 “정말 재미있다. 햇볕에 타도 좋고 물에 빠져서 물을 먹어도 좋다”며 “원스키 스타트에 쉽게 성공해 신동 소리도 듣고 있다”며 자부심 있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원스키 스타트에 성공하면 도와준 사람들에게 장어를 사는 풍습이 있는데, 그는 쉽게 성공해 지킬 필요가 없었다고. 20대의 한혜린과 현재의 한혜린에 대해 정의를 내려달라고 하자 “20대에는 요령도 없이 열정만 앞서 많이 넘어졌다”며 “‘열심히 잘해야지!’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면, 30대가 되고 나니 ‘잘’보다는 ‘즐겁게’ 라는 것에 대한 가치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나’보다는 결과물이 더 중요했지만 이제는 ‘나’를 더 중요시하게 됐다고. 융통성 있게, 넘치게 순수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던 그의 모습에서 성숙한 여성은 물론 티없이 맑고 순수한 어린 소녀의 모습까지 비친 바, 추후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바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전두환 전 대통령 27일 광주서 재판 받는다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회고록 1권·484쪽)’라고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7)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오는 27일 광주에서 열린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이 이번 재판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주지법이 소송 관계인에 대한 신변 보호 요청 등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22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27일 오후 2시 30분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 심리로 이 사건의 첫 공판기일(재판)을 갖는다.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된 전 전 대통령은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두 차례 연기 신청을 해 5월, 7월 각각 열릴 예정이었던 재판이 모두 연기됐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이 이번 재판에 대해 연기신청을 하지 않았고, 그의 변호인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고 있는 만큼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법원은 당초 재판이 예정된 402호 법정이 협소한 만큼 세월호 재판이 열렸던 대법정인 201호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전 전 대통령의 신분을 감안, 신변 문제나 돌발 상황을 고려해 경찰에도 경호를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전 전 대통령이 실제로 법정에 나올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형사재판에서 전 전 대통령이 특별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할 수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배우 이미도 득남 “3.75kg 아들 출산...세상의 모든 엄마 존경해”

    배우 이미도 득남 “3.75kg 아들 출산...세상의 모든 엄마 존경해”

    배우 이미도가 엄마가 됐다. 22일 배우 이미도(37·이은혜)가 득남 소식을 전했다. 이미도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천사 같은 모습으로 엄마 아빠에게 온 내 아기. 엄마 배가 왜 그리 큰가 했더니 3.75kg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줬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최근 태어난 아이의 발이 담겼다. 그는 이어 “이제 새로운 시작이니 아싹이(태명)와 함께 씩씩하게 잘 헤쳐나가 보겠다”며 “처음 임신 소식 알렸을 때부터 축하하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 정말 감사드린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존경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미도는 지난 2016년 2세 연하 일반인 남성과 결혼했다. 이후 지난 5월 결혼 2년 만에 임신 소식을 전하며 많은 이의 축하를 받았다. 사진=이미도 인스타그램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대법원 “피해자에 몰카 전송한 것은 유포 행위 아니다”

    대법원 “피해자에 몰카 전송한 것은 유포 행위 아니다”

    ‘몰카’를 찍어 전송한 상대가 피해자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반포·제공’ 등의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전 여자친구의 나체 사진을 찍고 전송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38)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피해자(전 여자친구)의 동의 없이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려 하다가 이를 제지하던 피해자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의 혐의 중 상당 부분이 1·2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이 중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 1장을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전송한 행위의 유무죄 여부가 쟁점이 됐다. 검찰은 이 행위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1항을 적용했다. 이 조항은 타인의 의사에 반해 찍은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반포’와 ‘제공’은 촬영물을 무료로 타인에게 교부하는 행위로, 여러 명에게 교부할 경우에는 ‘반포’가 되고, 1명이나 소수에게만 교부하면 ‘제공’이 된다. 2심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자신의 신체에 관한 영상이 의사에 반해 타인에게 유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인격권 중 ‘자기정보통제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피해자를 촬영한 사진을 피해자 자신에게 전송하는 것까지 조항의 구성요건에 포함되진 않는다”고 이 행위를 무죄로 봤다. 다만 재판부는 이런 전송 행위로 인해 공포심을 불러 일으켜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할 경우 협박·공갈죄 등으로 처벌할 수 있고, 전송자의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면 성폭력 처벌 특별법 제13조(통신매체 음란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촬영 대상이 된 피해자 본인은 제공의 상대방인 ‘특정한 1인 또는 소수의 사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둥지탈출3‘ 김창열 아들 김주환, 178cm 키+훈훈한 외모 ’중2 맞아?‘

    ‘둥지탈출3‘ 김창열 아들 김주환, 178cm 키+훈훈한 외모 ’중2 맞아?‘

    ‘둥지탈출3’ 가수 김창열 아들 김주환이 폭풍 성장한 모습으로 등장해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2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둥지탈출 시즌3’(이하 ‘둥지탈출3’)에서는 그룹 DJ DOC 김창열과 그의 아들 김주환 군이 출연했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된 김주환은 아빠만큼 키가 훌쩍 자라는 등 폭풍 성장해 놀라움을 줬다. 김주환은 178cm 키를 자랑, 아빠와 엄마를 반반씩 닮은 훈훈한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본 MC 박미선은 “주환이냐? 잘생겼다”며 감탄을 늘어놓았다.이날 방송에서 김주환은 운동 삼매경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등교하기 전 틈나면 운동한다. 그냥 힘을 키우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주환은 “아빠가 자주 집을 비운다. 그러면 집에 저만 남자니까 가족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창열 아내는 그런 아들에게 아침부터 우유와 바나나, 닭가슴살 등을 넣은 셰이크를 직접 만들어줬다. 그는 “주환이가 운동한다고 해서 만들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골고루 먹게 하려고 노력한다”며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tv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멕시코 “다국적 기업, 인디언 전통디자인 그만 베껴라”

    멕시코 “다국적 기업, 인디언 전통디자인 그만 베껴라”

    멕시코가 인디언 전통디자인의 '지적재산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로 했다. 인디언 전통디자인의 표절 또는 도용이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는 수위에 이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립기관인 멕시코 인류학-역사연구소는 인디언 문화유산등록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플랫폼엔 인디언공동체가 대물림하고 있는 전통 디자인이 모두 등록된다. 인디언 전통디자인을 표절 또는 도용한 사례도 함께 등록된다. 멕시코는 플랫폼을 통해 이런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이를 근거로 무단으로 인디언 디자인을 가져다 쓰고 있는 다국적 업체들을 고발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미 이런 사례는 수두룩하다. 스페인의 인트로피아와 자라, 아르헨티나의 랍소디아, 멕시코의 피네다 코발린, 프랑스의 이자벨 마랑과 에르메스 등이 원주민 디자인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목된다. 이들 기업이 훔친다는(?) 디자인은 주로 원주민 자수공예품 등에 나타나는 전통 무늬나 문양이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아구아카테난고 원주민공동체가 고발한 자라의 디자인 표절 사건이다. 원주민 공예가들은 "자라가 우리의 전통 무늬를 이용한 조끼를 만들어 팔고 있다"며 지난달 지적재산권을 보호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 자라는 "디자인을 응용한 것일 뿐"이라며 표절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증이 공개되자 원주민 디자인을 베꼈다고 솔직하게 인정한 사례도 있다. 프랑스의 이자벨 마랑은 지난 2015년 "산타마리아 틀라우이톨테페크 원주민 디자인을 (무단으로) 사용해 블라우스를 만들었다"고 시인했다. 당시 문제를 제기한 건 멕시코의 유명 여자가수 수사나 아르프였다. 아르프가 디자인 도용의 증거라며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자벨 마랑이 판매한 블라우스 무늬는 멕시코 원주민들이 입고 있는 옷과 차이를 찾지 못할 정도로 닮은꼴이다. 멕시코 인류학-역사연구소는 "전통 디자인 도용사례가 수집되면 앞으로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이자벨 마랑이 디자인 도용을 인정한 블라우스와 멕시코 원주민 전통의상. (출처=수사나아르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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